1.
여행525일 맑음
일어남 - 그냥있어도 통증 - 씹지못함 - 걱정 - 터키 치통의 원인 - 인터넷검색 치주염 - 나와 걸어 내려가 - 극장 - 짐자무쉬영화 - 빌머래이 황혼의 쓸쓸함 - 대형슈퍼 - 가격잘못암 - 반품 - 트램타고 숙소 - 슈퍼에서 잔돈 소비 - 숙소 - 밥먹고 - 알람맞춰놓고 잠
2.
- 오늘 프라하 마지막날이다. 일주일동안 프라하의 봄을 본것이다. 하지만 정작 느껴야할 프라하의 봄은 보지못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보다 20년전인 68년 3월부터 8월까지 프라하에서 일어난 사회주의의 개혁의 시도와 좌절이 프라하의 봄이다. 68혁명에 대한 우리의 관심도 프랑스를 중심으로한 서유럽에 집중되어있었다. 프라하는 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도시다. 그 당시만 해도 유럽의 중심인 체코를 지배하는 자가 유럽을 지배한다는 공식이 있었단다. 중부유럽 최초의 대학이 프라하에 생겼고 문화적으로 부흥했으며 르네상스 이후 오스트라아와 헝가리의 신성로마제국의 핵심적인 산업지역이 지금의 체코였단다. 그러한 문화역사적인 저력이 소련의 위성국가라는 비아냥거림을 묵과하지 않도록 만들었을까. 68년 3월 소위 개혁파가 체코의 상층권력을 장악하면서 정치 문화 예술 전 영역에 걸쳐서 새로운 개혁의 바람이 불었단다. 소련을 중심으로 관료주의 정치집단들은 이를 위험한 부르주아 요소의 침투라고 경고를 보냈지만 체코의 정부는 이에 굴하지 않았고 결국 68년 8월 소련을 비롯해 동독 폴란드등 5개나라의 군대가 체코로 들어왔다. 체코 역사책에서 이 구절이 인상적이다. 소련군대가 들어오던 그때 한 공장에서 새로운 중앙위원과 의원들이 선출되고 개혁의 원칙을 재확인 했단다. 체코에 들어온 소련군 관료들은 수십년간 굴러온 높은 단수로 서서히 영향력을 형성해나갔고 결국 상황은 제자리로 돌아온 과정이 프라하의 봄의 결말이다. 50년대 유고 티토의 비동맹국가 선언과 70년대 초 폴란드의 자유노조운동과 시차가 어긋난게 아쉬운일이다.
- 그런데 프라하의 봄이고 뭐고 일어나니 오른쪽 어금니쪽 잇몸이 표가날 정도로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하다. 겨우 입 왼쪽으로 음식물을 씹어 아침을 먹었다. 터키에서 그렇게 아프던 것이 이빨이 아니라 잇몸이었나 보다. 인터넷에 증상을 검색해보니 내 증상이 치주염 잇몸염증이란다. 심하면 이빨이 부스러져 떨어져 나간단다. 이빨 정말 중요하다. 제발 앞으로 치솔질 제대로 할테니 이런 비극은 없었으면 좋겠다.
- 도심으로 슬슬 걸어내려가 극장까지 왔다. 빌머래이가 주연인 영화 블로큰플라우어를 한다. 짐자무쉬의 영화중 가장 상업적이라고 팜플렛에 적혀있다. 천국보다 낯설은 같은 분위기 잡는 영화를 만들다 무슨 영화를 만들었는지 보기로 했다. 여자가 떠나버린 집 거실쇼파에 웅크리고 있는 늙은 빌머래이 어떤 편지를 계기로 자기의 과거를 찾아다닌다는 영화다. 황혼기의 쓸쓸함이 배어나오는 영화다. 찾아간 옛 애인들을 다 자신의 공간에 갖혀있고 마지막 자신의 스러져가는 젊음의 상징인 아들도 도망가버린다. 빌머래이는 결국 그 쇼파로 돌아온다. 빌머래이의 능청스러운 연기 꽤 볼만하다. 물론 영어 영화에 체코어 자막이니 제대로 본건 아니다.
- 공산주의 박물관은 비싸서 안가고 남은 잔돈으로 결국 동네 슈퍼에서 1원까지 다 쓰고 숙소로 돌아왔다. 샤워하고 밥을 먹었다. 이집 이모 오래묵으니 식구 같다고 한마디한다. 불가리아에서 산 중국알람시계 안울릴지 불안하기는 하지만 알람을 맞춰놓고 일찌감치 누웠다.
3.
1유로 = 1200원 25체코크라운 = 1000원
잠/ 한인민박 12유로
이동/ 트램 14
입장/ 짐자무쉬영화 블로큰플라우어 100
간식/ 초코바둘 땅콩둘 라면넷 건포도 75 아이스크림 18
총 22750원 = 12유로 208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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