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좋아했던 알란 파슨즈 프로젝트 그룹의
올드 앤 와이즈라는 서정적인 노래가 생각난다.
여행지에서 만난 늙어 현명해보였던 사람들... .
중국 광저우에서 토미토리(2층침대 여러개가 한방에 있어 값이 싼)에서 만난
네덜란드 할아버지. 그의 나이가 일흔 여섯이었다.
하얀 백발에 풍만한 체구의 장기 투숙자로 동네에선 싼타할아버지로 불리웠다.
다 벗고 잠을자다 밤에 화장실 갈때면 동네 중국사람들이 깜짝깜짝 놀란단다.
그는 그 나이에 섹스 씨디와 잡지를 침대위에 늘어놓고 나에게 권하기까지 했다.
그 에너제틱한 감성에다가 내가 가지고 있는 세계지도를 펼치자
이 중국보다 작디작은 유럽의 패권주의가 문제라며 역사의식 또한 보여주셨다.
이 70대 배낭여행자의 모습은 내 40년뒤 모델로서 아직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인도 마날리에서 만난 사우디에서 사업하다가 매년 여행 온다는 한국 아저씨
그의 나이 예순이었나 예술 둘이었나 그랬다.
큰 가방 두개를 짊어지고 혼자 다니는데 여행의 맛이 있단다.
아직 미혼인거 같은데 김치를 얼마나 맛나게 담궈드시고 음식을 잘하는지
사우디의 한인 모임 부인들이 겸연쩍어 할 정도란다.
내 숙소 배란다에 의자놓고 술 한잔하면서 서로 군침흘리며 먹는 얘기를 나누었었다.
사람은 얼굴도 얼굴이지만 목소리에 나이가 든다.
그런데 이 아저씨 아직 청년의 감성 그대로의 목소리다.
헤어질때 아쉬워하며 나에게 그 귀한 참치캔 세개와 라면 세봉지를 분양해 주셨다.
이 한갑나이 배낭여행자의 모습은 내 한갑때 모델로서 아직도 생생하다.
현명해지는것은 변하지만 변치않는 것이다.
나도 그들같이 그렇게 늙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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