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여행했던 친구의 말
"어느 순간 정말 꼼짝하기도 싫고 헬리콥터가 와서 나를 한국으로 실어갔으면 하는
때가 있었어. 장기여행자는 그런 상태가 한 번쯤은 와."
여행은 돌아오니 낭만이고 무용담이다.
하지만 실제 여행은 수많은 삐끼와 장사치와 사기꾼들을 상대해야 하는 아귀다툼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남아공을 여행할때는 이 호객꾼들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모른다.
남아공의 밤거리의 위험함에 대해서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고
장거리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밤에 도착할때 느꼈던 그 압박감과 스트레스... .
그 한꺼풀을 벗겨내야만 배낭여행자들이 염원하는 리얼세계, 현지사람과의 접촉이 가능하다.
이게 어디 쉬운일인가.
똑같은 여행지에서도 저마다 자기 수준만큼 여행한다.
그럴때마다
여행 초보자였던 내가 객지에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은
'호기심을 드높이기'이다.
이는 한번도 가보지못한 공간에 다다르고 그 공간이 어떨까하는 호기심을 마음에 품어
머리의 상념을 날려버리는 방법이다.
잠비야에서 잠베지강으로 뛰어내리는 111미터 번지점프를 신청하고 난 날 밤
내 머리는 내가 왜 100불(몇초 뛰어내리는데 85불, 그 모습을 찍어주는 사진 15불)씩이나 주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걸 신청했을까를 고뇌하고 있었다.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
"떨어질때 그 몇초동안 내 인생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질거야. 그때 그 기분이 어떨까."
난 다음날 머뭇거림없이 사진사에게 억지웃음을 지어보이고 한번에 슉 떨어졌다.
물론 그 순간 내 인생사의 파노라마는 없었지만 곤두박질이라는 단어의 느낌은 알았던것 같다.
여행은 호기심과 그걸 확인하려는 욕구에 의해 지속된다.
그것은 지금도 적용되는 삶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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