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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와 옥수수

종로와 연결된 교보문고에는 유독 기억나는게 많다.

촛불시위 현장에서 낄까 말까를 망설였던 곳이기도 하고..

행진하다가 막히면 뒷다마 까며 밥집으로 향하던 곳이기도 하도..

종종 정리집회하려 앉아있던 곳이기도 하고..

기자회견에 늦으면 늘 뛰는 곳이기도 하고,

종종 종로를 가기 위해 거쳐가는 곳이기도 하고..

내가 가장 꺼려하는 정부기관들도 여러 있는 곳이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약속을 잡는 곳이기도 하다..

 

최근 교보문고와 종로부근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원래 좋은 사람인걸 알았던 사람과 처음만났지만 정말 좋았던 사람.. 




7.20 노동자대회를 마친 한 동지가 연락을 했다.. 요구사항 맥주 한쪼끼 어때?

청와대까지 행진하자던 양대노총 행진대오는 보기 좋게 교보문고 앞에서 마무리 집회를 했단다.. 행진도 맥아리가 없었고, 내용도 맥 빠지고.. 이시기 김대환 퇴진 시키자고 이렇게 거리에 있어야 하는게 성에 안찬 모양이다.. 그럴것도 우두머리 괴수 꼴인 노무현 타도는 못외쳐도 너 정말 그러면 가만 안둬 라는 경고 조차도 날리지 않았다니 주요 타격 대상이 빗나갔다는 판단을 했던 것도 같다..그런 동지의 불만이 좋다..

 

한 동안 금주로 인해 지친 심신을 달레기 딱 좋은 대상을 만났다. 오케..

같이 간 곳은 근처에 있는 낙지 집이었다..그날 먹은 것을 사진을 한 방 남기고..


 

 

인사동까지 헤집으며 다시 내가 발딛고 선 곳의 희망을 얘기한다..

아니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 하면서 다독인다.

우울증에 걸린 동지 소식을 듣고, 붕락거사의 어이없는 행태에 대한 얘기도 하고..

선거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간 동지의 아이들 얘기와 사진도 나눠 본다.

늘 내 기사가 어려워 대중성이 없다고 지적하던 동지는

그날따라 참세상 이꽃맘 기자의 기사가 맘에 든다고 칭찬을 늘어 놓는다..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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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동지를 다른날 교보문고 앞에서 만났다..

처음본 나에게 어색하게 검은 봉다리를 건네준다.

'숙녀한테 이렇게 주면 예의가 아닌데...'

숙녀라니..하하.. 한번 웃어주고.. '고맙습니다' 라고 큰소리로 답례를 한다.

옥수수다 .. 지방에서 올라온 찰옥수수란다.. 가져가서 맛나게 먹으라는데 어찌 그 소박함이 영 맘에 든다..

(이 옥수수를 사무실에 가서 참세상, 진보넷 활동가들과 나눠 먹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가방을 열어 수개의 옥수수를 께네 준다. 집에 가서 아가랑 같이 드시라 했더니 식구들 숫자만큼만 챙기고 다 준다..옥수수도 좋았지만 어찌 그 맘 씀씀이가 정말 좋았다)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참세상 농업 기획의 거품과 현주소가 드러나고

얘기 과정에서 점점 부족함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질문 유도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답하기에 급급하다..

나름대로 당당하게 사는 편인데 여러 주장과 근거들이 늘어놔 지니 어지간히 후달린다.. 

1차는 그렇게 학습 교양처럼..어려운 1차 난관을 마무리 햇다..

 

2차는 인생사로 넘어간다..

보아하니 엔엘 스러운데 어찌 참세상과 인연이 닿았냐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한다. 좌파들이랑 친해질라고 인연을 만들었다고..

학생운동 과거 얘기 끄집어서 하는 것 보다 미래를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동지 자신의 인생과 미래에 대한 꿈을 얘기한다..

아프지만 힘을 내고, 운동도 하면서 다시 힘낸다는 얘기

장애인 카드 발급 받던 얘기..

너덜 너덜 다 떨어진 일본어 책을 보여주며 요즘은

중국어도 공부한다는 얘기..

 

유쾌하다.. 사실 가슴 벅차게 감동스러웠다..

운동이 왜 이러냐고, 민주노총 왜 그러냐고 날 타자화 하고..

참세상 활동가들을 소 닭 보듯 하고...

영어를 못해 짜증나고, 모르는게 많아 답답하다고..

불만투성이의 찌푸둥한 내 맘 속에

시원한 산 바람이 후~욱 쓸고 간 느낌 이었다..

 

나도 다른 동지들에게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좋.은.사.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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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일반이사회가 개최된다.

WTO 일반이사회가 27일 부터 29일까지 3일간 제네바에서 진행된다.

제네바 현지에는 민중동맹이 꾸려져 600여명이 활동가들이 포럼도 하고 캠패인도 한다고 한다. 뭐.. 아직 그럴듯 한 소식은 없다. 오늘 기자회견을 가면서 내게 정해진 기자회견 장소들에서 언제나 이렇게 반복되는 얘기들을 하면서 우리가 꾸는 꿈이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자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칸쿤 회의가 결렬된 것은 이경해 열사를 비롯해 멕시코의 농민단체등 민중의 거센 저항도 있었지만 WTO 회원국들간에 '정말 협상 할 수 없는 사안들'의 접점과 대립점 때문이었다고.

 

WTO는 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무역기구이다. WTO의 모체인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이후 세계무역질서의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다. WTO는 2004년 현재 회원국이 148개국이고, 이 회원국들의 무역량은 세계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마디로 WTO에 끼지 않으면 세계적인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는 주장은 엄살이 아닌 자본이 정렬해 놓은 뛰어넘기 힘든 현실의 상황이다. 그들의 조직은 공고하나, 이해관계가 언제나 대립되고, 이제 좀더 강화된 형태의 새판을 짜려 하고 있다. 

 

이런 그림에 FTA 나 대륙별 경제 연합들이나 서로관의 무역 관계를 설정하는 관계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거부해야 한다 생각하고, 대안적인 무역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은 언제나 민중 정권을 세워야 하고, 일국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여야 한다는 조건을 함께 고민하게 만든다. 그리고 한국 노동사회 운동진영의 실력과 일련의 사건들도 주마등처럼 스쳐가며 왠지모를 씁쓸함도 들게 한다.

 

WTO 탄생은 위기에 처한 자본의 생존 전략이라고 했다. 동구권의 붕괴에 따른 냉전의 소멸과 새로운 시장의 확대, 세계자본주의의 생산의 포화정도, 개도국들의 성장 등 GATT무역의 관세만 갖고 논하기에는 무한의 상품시장이 확대된 그들의 사고와 IMF, WB라는 기구들의 선봉적 역할도 한 일익을 담당했다. 그리고 민주노총이 출범하던 95년 WTO도 탄생했다.

 

그들의 질서에서 WTO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 한 나라의 예산에 버금가는 벌금을 요구하며 소송을 벌이기도 하고, 구조조정을 위한 공적 자금 지원도 이들에게는 특혜로 간주된다. WTO 권력의 상징인 분쟁해결기구(Dispute Settlement Body)는 분쟁 발생 시, 사건 해결을 위해 패널을 구성할 권한과 패널의 결정과 항소의 결과를 받아들이거나 거절할 전권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그 권고와 판정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조사하고, 권고와 판정을 받은 국가가 제대로 의무를 이행하고 있지 않을 경우 보복조치를 승인할 수 있다. 그럼 보복조치가 국제적 용인 하에 가능해 진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하고, 국민의 기본적 생활과 안전을 영위한다는 헌법의 기본 정신을 버리며 기업과 자본에 권리와 의무를 양도하고 있다. 무력한 국가, 정부가 할일은 이제 없을 지도 모른다.. 최근 X 파일 사건도 거시기 한데..그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해야 하는 것인가..


캐나다 메카넥스는 캘리포니아 주가 식수오염을 일으키는 가솔린 첨가제인 MTBE를 금지시키자 캘리포니아주를 NAFTA에 제소했으며, 5억 달러 배상을 요구했다. 글라미스 골드 역시 캘리포니아주가 원주민 전통 장례장을 보존하기 위해 글라미스 광업 활동을 규제하자 배상을 요구했다. 아티구아바르부다는 미국 유타 주가 인터넷 도박을 불법화 하자 WTO에 유타를 제소했다. WTO는 인터넷 도박 금지 조치가 오락 서비스에 대한 외국인 차별이라며 유죄판결을 내렸다.

 

막강 WTO도 합의안을 폭력적으로 도출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그러니 그렇게 질질 싸며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지. 이제 노동조합의 실무교섭인 WTO 일반이사회가 시작된다. 조합에서는 임단투 시기를 앞두고 요구안을 만들고, 장소및 일정, 교섭 대상 등 안건에 대한 사전 협의를 한다. 그리고 실무교섭을 통해 요구안을 공개하고, 서로간의 의견을 조율하며 협상을 진행한다. 쟁점이 부각될 수록 최종 합의는 대표교섭에서 결정되고 곁가지를 치는 실무교섭은 협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역할을 한다. 그런 실무교섭 격인 일반이사회가 제네바에서 진행된다. 12월 홍콩 각료회의라는 대표교섭을 앞두고..

 

최근에 G8을 반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참세상의 동영상을 보면서, 그리고 여기 저기서 긁어 오는 메일과 홍콩 투쟁을 준비한다며 방문한 홍콩민중동맹 활동가들이나, 비아깜페시나 활동가들을 보면서 세계적으로 이렇게나 동지들이 많구나를 새삼 느낀다. 또한 그들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에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물론 나의 짧은 영어에도 무기력해 지기도 하고..

 

많은 것들이 술렁이는 시기. 타인을 탓하고 더운 날씨를 탓하고 .. 욕심 부리는 만큼 풀리지 않는 상황을 탓하는 내 모습에 '너 너무 덜자랐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따라가기 기사가아니 조직적이고 담론을 형성하는 기사를 위해 WTO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해야 겠다. 자본과 국가는 이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그들의 생존을 모색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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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을 아끼는 사람들

오래간만에 블로그에 또 왔다.

계절도 바뀌었으니 사진을 좀 바꿔야 겠다. 누구 말대로 더워 보이는 군..

 

가끔 입장이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셋 중의 하나를 택하게 되는 것 같다. 화제를 돌리거나, 열변을 토하며 썰을 풀며 갑론을박을 하거나, 아님 '어디 한번 질러 보시지'하며 한쪽 귀를 맘껏 열어 흘려 보내며 들어주는 '척'을 하는 것이다. 이번의 경우는 '어디 한번 해보시지'의 경우다. 푸는 썰이 아닌 왜 그러냐는 거니까..

 

최근 SK(주)의 주식을 모두 팔아버린 소버린의 사태를 보면서 도대체 내 생에 만져라도 볼까 싶은 거대한 액수에 놀라고, 그들의 노력과 작전에 놀란다. 2년 넘게 벌여온 그들의 치밀한 계획과, 시간외 매매등의 방식을 통해 거액을 챙겨 가는 그들 나름의 끈질김이나 지속성이라고 할까. 물론 그게 다 돈의 힘이겠지만...

 

1조원에 가까운 차익을 남겼다는 소버린을 두고 '국부유출'에 격분하고 '세금 부과' 여부에 대해 초점을 모으고 있다. 물론 참세상의 기사도 세금부과에 초점이 됐다. 그리고 이들 이렇게 돈을 벌었더라면서 다른 언론들과 같은 내용이 있다. 그리고 소버린의 빽을 자청했던 참여연대 김상조 소장에 대한 얘기도 있다. * 민중언론 참세상[소버린은 세금 낼까?] 에 관련된 글.

 

기사의 라인은 그렇다. 일반적인 투기자본의 행태를 집고, 그들의 동조자들을 고발하고, 그들의 동상이몽을 드러내고 마지막으로 '착한' 자본이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세금에 대한 부분은 현 체제 내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회적인 부가가치의 환원법이라는 것에 착목 해 강조했다.  



오늘 아침 진보넷의 브레인(?)인 규만옹이 잠들기 직전 내게 와서 말을 건다. "재밌는 글이 있다"고. 읽어보니 재밌다. 기사를 쓰면서 다수의 '소버린 옹호'의 글과 '자본은 원래 그런거야' '주식시장이 원래 투자해서 이익 남기는 거 아니냐'라는 식의 시장주의자들의 반론글을 봤지만 이건 좀 재밌어서 옮겨 본다.하하 ^^; 재밌으면 안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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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버린이 없었다면 세상이 더 좋았을까

[데일리서프]입력 :2005-07-19 17:01   장경순 경제부장 
 
디즈니 만화 ‘라이온 킹’을 보고 울고 웃던 애들이 커서 벌써 중학생이 됐다.

이 만화에서는 주인공 심바의 삼촌 스카가 가장 악한 캐릭터다. (나는 조카를 둔 사람의 입장에서 이 만화가 삼촌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로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다.)

 

스카 다음으로 나쁜 이미지로 굳어버린 것이 바로 하이에나다. 어쩌면 이 만화로 인한 피해는 실존하는 하이에나들이 가공 캐릭터인 스카보다도 더 막심하게 입고 있다.

이제 중학생이 된 애들은 스카를 기억 못할 지도 모르지만 하이에나에 대해서는 ‘더럽고 추하고 악한’ 동물이란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하이에나를 멸종시키면 초원이 좋아질까

 

위풍당당하고 근엄한 사자가 카리스마를 갖고 통치하는 아프리카 초원에서 하이에나는 얼마나 추하고 더러운 동물인가.

 

‘동물의 왕국’ 프로그램을 보면 하이에나는 뛰는 것부터 울어대는 소리까지 하나도 시청자 기호에 맞는 것이 없다. 떼로 몰려다니는 것부터가 추악하다. 사자 종족의 우두머리인 숫사자가 없는 틈을 타서 암사자와 새끼들을 위협할 때는 비겁하기까지 하다. 이런 더럽고 비열하고 탐욕스러운 하이에나를 초원에서 전부 없앤다면 초원은 얼마나 좋아질까. 그러나 만약 하이에나가 없어진다면 그 결과는 아프리카의 대재앙 자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오찬시간에 하이에나와 실랑이를 벌이지 않아도 되는 치타의 부양능력이 대폭 증가한다. 한배에서 한 두 마리 정도가 생존하는 비율이 서너마리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초원 전체가 110km로 질주하는 치타들로 덮여버릴 지도 모를 일이다. 아프리카 초원이 치타의 개체 수 조절에 실패한다는 얘기다. 당연히 육식 동물 전체의 기근을 초래할 일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심각한 것은 초원의 청소부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사자를 비롯해 각종 맹수들이 먹다 남은 고기가 뒤처리가 안되고 그대로 부패하게 된다. 인근의 초원도 오염될 것이고 생태계 전체의 위생상태가 급격히 저하될 것이다. 하이에나가 사라진 초원은 동물의 낙원이 아니라 박테리아의 낙원을 의미한다. 소버린이 없다면 세상은 좋아질까

 

외환위기 이후 국내에 들어온 외국 투기자본들은 심심치 않게 ‘하이에나’로 비유된다.

뉴브릿지캐피털이 제일은행을 헐값에 사들이고 공적자금을 냅죽 받아먹고는 1조원을 넘는 차익을 챙겨갔다. 소버린의 수법도 이와 비슷하다 해서 이들 자본들을 묶어 금융계의 하이에나로 간주하고 있다.

 

이들이 하이에나를 닮은 또 하나의 속성이 있다. 실적이 좋고 지배구조 또한 대주주 전횡이 불가능한 기업은 투기자본의 공격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무리 하이에나가 무리를 지어 몰려 다니지만 초원을 차지한 숫사자를 공격하는 법은 없다.

 

하이에나는 피를 줄줄 흘리는 사냥감이 있으면 멀리서도 냄새를 맡고 삽시간에 몰려든다. 실적이 나빠 주가가 폭락하고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는 기업은 투기자본의 좋은 사냥감이다. 이런 기업을 거둬서 가차없이 인원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자산을 처분하면 그럭저럭 회사도 살리게 되고 또 살 때보다 몇 배나 비싼 값으로 다시 내다 팔 수 있다.

 

투기자본들은 시장의 생태계 관점에서 보면 마치 초원을 부패시킬 고기를 먹어 치우듯 경제에 주름살을 주고 주주들을 기만하는 부실 기업들을 가지고 ‘피의 잔치’를 벌이며 돈을 챙긴다.

관치에서 벗어나 시장에 의한 지배가 이뤄지는 오늘의 경제에서 투기자본은 시장 자체의 먹이사슬과 생태계를 완성하는 역할을 나름대로 수행한다는 사실을 유감스럽게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언론들이 칭송해 마지않는 시장경제주의를 자처한다면 더욱 그렇다.

 

왜 하필 SK가 사냥감이 됐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번 소버린의 투자 과정에 안타깝기 그지 없는 것은 SK그룹과 같은 유력 재벌이 소버린의 공격 대상이 돼서 3년이나 시달렸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에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SK그룹의 속사정을 보면 소버린처럼 SK그룹을 공격해서 돈을 챙기는 수법을 왜 다른 하이에나들은 못했는가가 궁금해질 지경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일가가 갖고 있는 주식의 의결권 승수가 무려 15배를 넘고 있다. 똑같은 주식이 정상적 주주보다 15배나 많다는 의미이니 이런 것은 시장경제라고 할 수도 없다. 자본주의의 근본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태기도 하다.

 

그나마 2004년 20배에서 2005년 15배로 낮아져 소버린으로부터 혹독한 교훈을 받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는 하다.

 

의결권 승수가 이처럼 높다는 것이 그룹 총수의 경영권을 지키는 불가피한 수단이라고 재벌들은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세력이 이런 그룹의 계열사 하나만이라도 차지하게 된다면 이 세력 또한 최태원 회장 못지 않은 의결권 승수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경영권을 지키기는 커녕 그룹 전체를 뺏기기 딱 좋은 구조가 되는 것이다. 2003년 SK에서 분식회계 사건이 터져 주가가 폭락한 자체가 소버린에게는 훌륭한 만찬으로의 초청이었다. 더욱이 의결권 승수에서 보듯 SK의 한심한 지배구조를 놓고 본다면 소버린을 제외한 다른 투기자본이 달라붙지 않은 것을 기적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8000억원의 값비싼 수업료를 낸 대신 SK텔레콤과 옛날의 초 우량기업 유공을 국적기업으로 지켜내는 데는 성공한 결과가 됐다. 또 재벌 총수들이 SK와 소버린의 ‘3년대첩’을 교훈 삼아 지배구조를 손질하는 일에 착수한 것도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소득이다.

문제는 이런 냉엄한 국제 경제의 현실에는 일고의 이해가 없는 언론인들이다. 정작 기업인들은 뭔가 잘못 됐다고 인식해 가려는 마당에 당사자도 아닌 아첨 언론들이 더 호들갑을 떨어대는 양상이다.

 

‘참여연대 때문에 8000억원을 뺏겼다’는 투의 인식으로는 앞으로 제2, 제3의 소버린이 튀어나와 한국 기업들의 경영권을 마구 농락할 수 밖에 없는 일이다. 기업 총수들 입장에서는 “귀에는 듣기 좋은 말이 몸에는 독이 된다”는 관점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해 가는 게 마땅하다.

 

거듭 얘기하지만 지배구조를 개선하라는 얘기가 ‘당신네 회사를 뺏겠다’는 말이 아니란 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룹 전체를 정말로 송두리째 뺏기고 싶으면 지배구조를 그대로 놔두라’는 뜻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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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사태를 보면서 그리고 기업들의 지배 구조가 개선 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별로 없다.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니까. 

 

2003년 6월, 최태원 회장은 1조 2천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실형 선고 받아 수감됐었다. SK에서는 투명경영위원회와 제도개선위원회 등 이사회내 위원회들의 신설하며 상황 개선의 의지를 밝혔으나 SK㈜의 주주들은 그룹 내에서 발생한 수조원대의 손실에 대해 어떤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한다. 2004년 SK㈜의 계열사인 SK해운의 손길승 회장이 이사회 승인 없이 부실계열사인 아상에게 2,490억 원을 제공했다. 380억원에 이르는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도 있고, 이사회 승인 없이 무려 7,880억 원을 무단으로 인출하여 선물투자, 손실을 초래한 사태도 있다. 그리고 120억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 등과 이런 각종 불법행위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도 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다. (SK 노동자들 대단하다.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대고 있었으니..왜 벌기만 하나 찾아와야지..)

 

그러나 하이에나의 노력이 가상하다. 썩은 고기만 먹으려 하니..얼마나 괴롭겠는가.. SK 뿐만 아니라 국민은행, 포스코, 현대자동차, 삼성 전자 등 이미 외국자본들의 비중이 50%를 넘긴 굴지의 기업들이 있다는 것이다. 국내 잘나간다는 기업들의 외국 자본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고, 이는 기업들이 건전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런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익 내 주기 때문이다. 자본에 건전자본 불량 자본이 어떻게 나눌 수 있겠나. 하이에나 소버린이 썩은 SK를 먹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한국의 기업 조건과 IMF 이후 조건 변화를 고려할 때 단편적인 해석에 불과하다.

 

그래도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참여연대도 위의 장 부장도 굉장히 순수한 '그들만 짝사랑'에 완전히 도취되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소버린이나 기타 많이들 언급되는 투기자본들, 헤르메스, 론스타나 뉴브릿지나, 칼라일 등 국내에도 사고 경험이 많은 이들 자본들은 기업구조 개선이나, 노동자 고용, 복지 등에 대해서는 일체 사고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언론의 포화를 받던 중 뉴브릿지가 사회공헌기금을 내놓기도 했지만 그건 언론의 집중포화와 국세청의 조세를 좀 피해보고자 하는 의도가 충분히 깔려있는 정치적 계산의 결과였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수 있는가에 만 착목 한다. 어떻게 하면 초기 투자했던 돈을 더 불려서 주주들에게 나눠주고, 다시 또 돈을 벌 수 있게 돈을 모아 또 다른 수익을 낼까 등 오직 '돈'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배당을 챙겨가고, 주가를 띄우기 위한 액션을 지속적으로 벌이는 것이다.

 

소버린은 수시로 말을 바꿔 왔고, 경영참여를 운운하면서도 그럴 의도도 없었고, 그럴 전략도 아니었다. 소버린의 경영권 분쟁이나 헤르메스의 삼성물산 매각 등을 봐도 다 그런 자본의 공식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의 기업구조 개선이나 선진 경영 기법은 오직 '돈'을 벌기 위해 법의 허점을 이용하고, 언론을 기회로 활용하고.. 말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그들에게 무슨 '순진한' 짝사랑을 그리도 찐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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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 준비 중

음.. 간만에 블로그에..

사무실에 나와서 시원한 곳 찾아 와서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블로그에까지 발이 미쳤다..흐흐흐..젠장이란 글씨가 압권인데..^^;

그치..노트북 떄문에 저번주에도 기사 다 날리는 명쾌한 사고가 있기도 했지..츠츠

 

사회 생활하는 친구들이 많아지면서..

여름 휴가를 같이 잡는 경우가 생긴다..

어차피 협소한 인간관계와 빠뜻한 살림이지만..

1년 열심히 모아 여름 한판, 겨울 한판 나름대로 기분 풀어내는 것도

낛이니..

 

그리보면 매번 여름휴가때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 풀어내지 않고서는 못 견딜 만큼 괴로워 하면

극기훈련에 돌입하는게 나의 휴가 방법이었는데..

 



어쩌면 내년이면 다시 이렇게 다 모이기 힘들어 질 것 같은

동기들과 변함 없는 성남 지역 인간관계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 보고 싶었던 곳을 가려고 한다..

 

성고협 녀석들과는 8월 20-21 주말로 낙찰..

매년 가는 레프팅을 갈 것 같고..

동기녀석들과는 국내판 한번 국외판 한번 두 번의 판이 벌어질 것 같다..

워낙에 극기 훈련 프로그램과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번에는 다들 한량 처럼 놀고 싶다는 요구가 높아서..

다소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코스가 흘러가긴 하지만..

다 같이 간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나만의 극기훈련 프로그램은 따로 비치하기로 했다..

내가 이런 휴가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참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모두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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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노트북은

왜 이러는거야..

간만에 사무실에 나왔더니 노트북에 메뉴가 뜨질 않는다..

젠장..젠장..젠장...

메뚜기처럼 남의 컴을 쓰고 있다..

사무실만 비우면 슬리퍼가 사라지거나

컵이 사라지거나..

노트북처럼 티를 낸다..

젠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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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싫을 때

뭔가를 하기 싫을 떄 ..



갑자기 속에서 뭔가가 확 받힐때가 있다..

내가 그렇게 하기 싫어도 해야 할 때..

결국에야 하겠지만 엄청난 받힘을 참아야 한다..

'해야 한다' '해야한다'는 주문을 외우면서...

특히 일정이 많고 겹칠때 그러나 생각처럼 되지않을때

이런 증세가 이렇게 나를 압도하게 되면..

그날은 그냥 손을 놔 버리지..

속된말로 도망치는 거지..그냥 뒤도 안보고..

물론 이후에 더많이 쌓인 일이나 풀리지 않은 일들에 대한

무게감은 내내 나를 짓누르지만...

그리고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해 버린다..

이건 맞지 않아 라는 이명을 들으며..

이런 일상의 강박이 언제나 나를 누른다..

오늘 유난히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강박에서 벗어나서..

 

하고 싶은게 있지..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얼르며 꽤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조바심 내지 말고 조급해 하지 말자고 그렇게 주문을 걸어도..

이번 주문의 약발이 너무 빨리 떨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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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선생님

* 민중언론 참세상["노동운동은 '몰개'가, 참세상은 '나네'가 되어야 해"] 에 관련된 글.

 

창간일 행사를 하면서..

정말 닭살 돋는 경험을 했다..

심장도 떨리고..

한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투덜투덜 했던 모습을 좀 지우고..

나 부터 우선 추스려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듣고나니..

한글 공부를 하고 싶어졌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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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을

미디어센터에서 맞고 있다.

사람관계 맺고 끊음이 분명한데..어찌 부탁에는 약하다..

말이 안맞나?

누구는 일 중독증 때문이라 하지만..

이제는 몸 축나는 부탁은 좀 사양하는 연습을 미리 해야 겠다.

그럴싸하게 둘러대는 연습..

상대방이 섭섭하지 않게..

그리고 나도 인간답게 살수 있게..

 

한잔술에..

밤샘작업..

좀 힘이 드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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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딸 얘기가..

두 딸의 얘기를 들었다. 나한테 숨겨진 딸이 있다는게 아니라.. 참 다르게 살지만 아버지에게 존재를 인정받을 수 없었던 딸들이 눈에 보였다는 거다. 김대중의 숨겨둔 딸. 그리고 아버지를 넥타이로 목졸라 죽인 비정한 존속살인자 14살 짜리 딸. 글쎄...나도 내 아버지의 딸이긴 하지만 참 다르게 살아왔다는 생각에 참이나 고맙고 미안했다. 전자의 딸은 이유야 어떻든 2채의 집과 vip 통장이 있다고 했고 후자의 딸은 현재 유치장에 있고 선처를 호소하는 반친구들의 서명지가 전달된 상태다. 숫가락을 챙겨가라 전화를 했다는 후자의 딸의 행동에 어처구니가 없고, 민감한 정치기에 엄마가 자살해 버린 전자 딸의 삶이 황당하기만 하다.. 왕후장상의 씨앗이 따로있냐는 농담이 아니라 생명을 부여받은 부모들에 의해 규정될 수 밖에 없는 기본적인 조건들이 참이나 답답하고 안타깝다. 이들의 인생이 의도하던, 하지 않았던 간에 지금의 결과는 현실로 있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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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터가 죽었다

몇일 전서 부터 한쪽 발을 잘 못쓰고 비쩍 비쩍 걸어다니는 것이..

영.. 걱정 스러웠는데..

아침에 사과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나왔는데..

집에 가니 통이 비워져 있었다..

뚱땡이 녀석은 집앞 산에 묻혔다..

 

남은 한마리도 증세가 영 나쁘다..

혼자가 되서 맥아리가 없는 건지.. 뭔가 아픈건지..

아침에 해바라기씨 주고 왔는데..

 

죽음은 ..슬프고 .. 답답한 일이다..

그 빈공간이 크게 드러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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