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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조직적으로도 그렇고

연초에 어머니가 고협압으로 쓰러진 후

부모님도 역시 세월을 비켜가지는 않는구나 새삼 느끼고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포기하면서

나에게 학력이란, 공부란 어떤 의미여야 하는가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지고 

보육교사회에서는 드디어 보육노조를 만들고

나이 마흔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셀럼, 기대와 걱정이 모두 들고..

 

머리로만 알았던 세상을

몸으로 느껴볼 기회를 가진다는 건 내 인생의 행운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예전같지 않은 체력과 나이먹음으로 오는 삶에 대한 책임은 갈수록 만만하지가 않다.

 

친구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에게 " 고생많지? 힘 내라! 한해동안 수고했다."  격려도 하고

아니, 그저 반가운 얼굴보고 숨이라도 돌려보면 좋겠구만

시간은 항상 부족할 따름이다.

 

 

모든 선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는 '새로움'이다.

늘, 뭔가를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그전과는 다르리라는 약속을 한다.

어찌보면 이건 우리 역사의 불행한 면일 수도 있다.

지나간 역사와 활동을 부정하고

다른 사람의 업적에 부정적 평가를 내리는 것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라니...

우리가 온전히 믿음직한 역사와 사람을 갖지 못한 탓일 수도 있으나

그 안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음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성과와 한계, 과제는 늘 하나일 수밖에 없고

냉정한 평가가 의미있는 것은

수정을 통해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자기약속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면에서 과거에 대한 집착이 새로운 길을 가는데 발목을 잡기도 한다.

특히 그것이 자기의 청춘의 증거였을 때는 더욱 그렇다.

 

계승과 발전, 한계극복, 혁신.. 언제나 듣는 말이지만 언제나 어렵다.

 

매년 연말이면 지난 일년을 돌아보며 평가회의를 한다.

사업의 목표와 방향은 무엇이었고

계획에 따라 진행한 것과 못한 것은 무엇이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어떤 결과가 나타났는지?

그 결과는 사업의 목표에 부합하는 것이었는지 평가를 진행한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나의 인생에서 이번 한해의 목표는 무엇이었는지? 어떤 성과와 과제를 남겼는지.

나에게 맡겨진 일을 성실히 수행하고 그걸 통해 세상과 동료들에게 조금쯤 도움이 되고자 했지만

성적표를 받아 든 아이처럼 걱정이다.

혹시, 더 할수 있었는데 쉽게 포기한 것은 없는지?

혹시, 그만했어야 했는데 과욕을 부린것은 없는지?

계획대로 되지 않은 많은 것들에 대한 아쉬움도 남는다.

이번 한해의 성적표가 내 남은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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