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이, 개토방에 오다.

from 우울 2001/06/10 21:02
개토의 방은 현재 전쟁터이다.
잠시 휴전 중이기는 하지만(아름이가 밥을 먹고 있다.)
전운이 방안전체에 감돌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모모보다 어린데다가 여독이 덜풀린 아름이가 불리하다.
그러나 아름이는 후퇴를 모른다.(밥먹을 때는 빼고)
모모는 밥먹는 아름이를 슬쩍 건드려보기는 하나 일단 예의는 지켜주는 것 같다.

모모가 집에 온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개토는 생각했다.
'이거야 원, 외출도 할 수 없잖아...하루종일 놀아달라고 보채기나 하고...혼자 두고 나가버릴 수도 없고...거참...난감하군...'
'흠...동생이 필요하겠어...'
다음의 "냥이네"카페에 가서 분양공지를 열심히 뒤져,
모모 못지않게 어여쁜 아가 냥이를 찾아냈다.

그리하여(?), 2001년 6월 10일 오늘, 아름이는 개토방에 오게 된 것이다.
아름이는 태어난지 열흘쯤 되었을때 다른 두 남매와 함께 버려졌다.
엄마냥이가 압구정의 사진관 앞에 아가들을 두고 사라진 것이다.
사진관 아저씨는 아가들을 거두어 아줌마와 함께 아가들이 젖을 뗄 때까지 잘 키워주셨다.
(사실은, 아저씨, 아줌마라고 해봤자 개토만한 사람들이다.^^)
아가들의 이름은, "아름", "다운", "나비". ^0^~
아름이는 모모보다 한달쯤 어리다. 이제 두달정도 되었을까?
주운 아기라서 정확한 생일은 알 수 없다.

다시, 전쟁이야기로 돌아가자.
오늘 오후 5시 10분, 경복궁 지하철역 근처 파파이스에서,
개토는 아름이를 키워주신 아줌마, 아저씨를 만나 아름이를 픽업한다.
한시간쯤 뒤, 6시 30분경, 개토는 방에 돌아온다.
여기서 잠시 당시의 상황을 보자.











겉으로 보기에는 평화로우나, 실은 전쟁이 시작되기 전의 긴장상태이다.
이 후의 전쟁상황은 너무나도 치열하고 잔혹한 장면이기에 이 곳에 올릴 수 없는 점 양해바란다.

아아~ 아름이는 개토의 방에서 모모를 만나기 전까지 너무나 착한 냥이였다.
세상의 냥이가 모두 모모같을 거라고 생각했던 개토로서는 충격적일만치 착한 냥이였다.
방까지 오는 1시간 동안 아름이는 한번도 안울고 얌전히 앉아만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내 니야니야 거리며 발톱을 세우던 모모와는 너무나 달랐다.
방에 도착해서는 천진난만하게 모모의 배밑으로 기어들어가려 했다.
이 때, 모모는..."하악~"이라고 하면서 아름이를 밀어내고...개토의 눈치를 보다가 훌쩍 덤벼 물기 시작한 것이다.

"하악~"이 무슨뜻인지도 모르던 착한 아름이는 마냥 좋아 모모에게 다가갔고...계속 맞았다.
맞던 아름이, 열받아서는 모모가 안 덤비면 지가 먼저 덤비기 시작,
"하악~"을 금새 배워 틈만 나면 "하악~"...-_-;;
.
.
.
두 냥이가 싸우기 시작한지 어언 3시간...둘다 지친 상태지만,
모모는 아름이에 비해 아직 건재하다.
아름이는 너무나 졸립다. 자고 싶다...모모가 건드린다.
다리를 들어보는 아름이, 그러나...아아~ 졸려~

모모, 승리했다는 생각으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밥을 먹으러 가버리다...
아름이, 또 맞을까봐 무서워서 눈은 감지 못하나 일단 눕다...
.
.
.
아름이 잠들고 모모는 세수하다...^^
모모도 잠들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1/06/10 21:02 2001/06/10 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