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가 말했다

사회운동
[자전거 총궐기 번개!] 에 관련됐을까.

바로 안쓰면 잊어먹게 되니, 쫓기는 와중이지만 얼릉 사진 몇개 올리고 다시 도망가겠음 :)

Critical Mass, 5명이 자전거를 타고 서울 거리를 휘젓고 다녔습니다. 4시에 시청에 모인 그들은 새 깃발, 박스 피켓?을 만들어 달렸다고 하네요. 가을 공원 벤치에서..




집회 참여자를 고립시키는 경찰 버스가 여전히 주위를 둘러쌌지만, 5명의 자전거팀은 그 버스 바깥 차로로 달리며 그들을 비웃어주었다고 합니다. 다만 버스의 매연이 엄청나 고생했다는군요. 돈이 없는게 아닐텐데 한국 경찰 뭐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차 좀 바꾸던가, 걸어다녀! 아니면 우리처럼 자전거 타거나. 이게 낫겠군요. "정부는~, 모든 전경에게 자전거를 지급하고, 버스를 스낵바로 시민에게 제공하라!"


준비를 마친 자전거팀.




행진이 시작됐습니다. 자전거팀은 대오를 따르지 않고, 광화문을 지나 그곳에 있는 경찰을 비웃듯이 옆을 지나쳐갔습니다. 경찰차가 길가에 대는 것을 자전거로 지연시키기도 했습니다 ㅋ 일단 종로3가까지 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의 자전거 메시지를 전하고, 청계천을 따라 와 다시 광화문으로 왔습니다.



야경이 괜찮아서 찍었지만, 흔들렸군요.


대오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기에, 자전거 팀은 다시 광화문 4거리를 지나, 미국 대사관 쪽으로 갔습니다. 소리나 한번 지르고 지나갈까? 했지만, 신난탓에 속도가 빨라서였는지, 할까 말까 하는 새, 순식간에 지나쳐 버리고 말았다는.. -_- 그 다음은 인사동으로 갔습니다. 차가 다니기 어려울 만큼 사람들이 많더군요. 홍보 효과는 확실했을 겁니다. ㅎㅎ

그러고는 다시 청계광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에는 대오와 함께 촛불문화제를 마치고, 다 같이 밥을 먹고는 헤어졌습니다. 오늘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잔차 불로거 지음이 깃대와 깃발 준비를 도와줬지요. 이제 다음주면 떠날 지음, 윤미, 그리고 재활중일 쉐바ㅋ 를 보러 몇은 한강대교를 건너 지음,윤미네로 갔습니다. "일꾼 데려갈께" 했지만 실제로 일은 못 도와주고 술마시고 수다떨고 그러다 전 쓰러져 잤습니다. 아침부터 계속 자전거를 타서 피곤한 탓이었을까요.

이렇게 또 한번의 재미난 시도를 마쳤습니다. 앞으로 도심 곳곳에서, 깃발을 나부끼며 달리는 자전거가 하나 둘 계속 늘어나고, 그래서 더 이상 사람들을 흩어 놓지 못하게 되는 때가 오겠죠. 그날을 상상하며 계속 자전거를 달리렵니다.

어제 못 오신분들, 담에 꼭 함께 해요. 창고에 묵혀둔 자전거, 한번 꺼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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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3 15:27 2006/11/2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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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 2006/11/23 15:32 URL EDIT REPLY
뒤풀이를 같이 못하다니 젠장. 지음네 가면서 연락도 안해주고 미워!
디디 2006/11/23 15:33 URL EDIT REPLY
그나저나 아쉽게도 지각생 사진이 없네. ㅋ
지각생 2006/11/23 15:34 URL EDIT REPLY
아, 생각을 못했네 쏘리염 ^^;
지음 2006/11/23 15:48 URL EDIT REPLY
오. 디디 포스 장남 아님. 마지막 야경은 나름 몽환적인 분위기라 맘에 드네요. 새벽에 술먹고 달릴 때 보는 풍경같은.. ㅋ 다들 애 많이 쓰셨어요.
그나저나... 나는 왜 뒷풀이가 이리 쉽게 끝났을까 생각했더니만... 디디 연락이 안됐던 거구만. 아쉬비.
지각생 2006/11/23 23:35 URL EDIT REPLY
지음 여러모로 많이 고마워요
smilrady 2006/11/24 00:51 URL EDIT REPLY
오 언제 사진을 찍었대!!!
잘 나왔네요 ^^ 와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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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쓰기 싫어~

잡기장
내일 자전거 총궐기때 맘편하게 다닐려고,
오늘 어떻게든 밀린 일중, 가능하면 빨리 해줘야 하는 세가지 이유에 모두 해당되는 거를 해놓으려고 붙잡고 있다.
1. 급한것, 2. 외부와 관계된 것, 3. 작업 단계의 한 부분을 맡은 것
물론 그런게 한둘이 아니다 냐하~

그 중 또 성격이 비슷한 것 두개 - 네트워커와 문화사회 원고를 쓰려고 하는데, 왜 이리 집중이 안되는지. 대강 주제는 미리 생각해 둔게 있는데 자꾸 맘이 딴데로 간다.


글을 쓰려고 자료를 모으며
지금 하려던 말을 누군가 전에 이미 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내가 지금 이걸 또 말해야 되나? 같은 말을 반복하느니 그 말이 실천되도록 하는 무언가를 해야되는거 잖아."는 생각이 들어 주제를 좀 더 구체화된 것으로 수정하고,
또 그러다보면 "그래도 시간이 지나며 상황이 변했고, 사람들 뇌리속에서 잊혀지기도 했으니, 다시금 신선한 말로 상기시키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너무 구체적인, 기술적인 내용 보단, 그래도 아직까진 그런 내용이 더, 혹은 같이 필요한게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어 다시 수정하고.

계속 뭔가 간극들을 느끼게 된다. 중간이 없거나 얇다. 자유 소프트웨어를 예를 들면, 그걸 쓰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그게 얼마나 좋은지 얘기하고, 반대쪽 입장은 당장의 현실을 얘기한다. 근데 자유 소프트웨어가 좋다는 말은 사실 이미 많이 나왔다. 지금 와서 "다시 잘 들어봐"를 얘기하거나, "이걸 써야만 해" 식으로 얘기해서는 별로 효과가 없거나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 그보단, "좋은데 왜 안쓰는가?"를 생각해보고, 실제로 관심이 있으나 그걸 써볼 엄두를 못내는 사람을 어떻게 실제로 움직일 건지, 그것을 위한 도움말, 장치들을 만드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별로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일(중간, 매개)을 하려면 대개 양쪽에 걸쳐 뭔가가 있어야 되는 경우가 많으니. 자신은 잘 하지만, 여전히 컴맹때 어려웠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는, 그래서 사람들에게 쉽게 얘기해줄 수 있는 사람. (물론 여기서 "잘, 쉽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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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보통신 운동의 철학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고, 기술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 또 그것간의 어울림, 또 다른 영역과의 융합, 조화, 그걸 위한 행동, 그리고 필요하면 정치. 더 실력있는 (그래서 당당하게 어디가서 말할 수 있는 - 지금은 "간단한 거 만드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개발자가 되고 싶고, 그러면서도 너무 기술how 에만 치우치고, "what"을 생각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고, 하지만 둘 다는 커녕 한 부문만이라도 제대로 파고들 여유를 못 찾고 있다.

문득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공부, 말, 행동들이 그 양쪽 극단의 영역을 모두 커버하려는 지나친 욕심에서 나오는 것도 같다. 내 생각과 능력, 그 사이의 간격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다시 지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간극도 느껴진다. 특히 최근에 결합하고 있는 여러 미디어 활동 영역의 프로젝트들. 큰 그림과 실제 구현 사이에 있는 그 "부대끼는" 작업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결국 그게 눈에 보이는 내가 다 해야하거나, 적당히 발을 뺄(다른 중요한, 하고 싶은 일이 쌔고 쌨으니) 궁리를 해야 되는 상황이 또 닥쳐 올거 같다.

그나마 얼마 안되는 정보통신활동가들, 그리고 나름 눈에 보이는 진보적인 IT노동자/기술자 들. 그 사이에도 나는 간극과 가능성을 동시에 본다. 어쩌면 그 사이 어느쯤엔가 내가 있는데, 내가 있는 주변에는 사람이 많지 않고 양쪽 끝에 몰려있거나, 여기에 오래 있지 못하고 어느 한쪽, 혹은 다른 영역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있는 내 자신을 생각하면, 마치 남들이 안 쓰는 무언가를 쓸때의 그 느낌이랄까? 나의 특이함 자체가 즐거우면서도, 또한 내 약함을 항상 느끼는 사람으로서 그런 위치에 있는데서 오는 지속적인 불안감.

지금 현재 이 자리에서도 나는 많은 말을 할 수 있고, 많은 행동을 할 수 있으며, 또 그 자체로 굉장히 의미 있긴 하지만, 때로는 "내가 하고 싶은 혹은 하면 좋을, 그리고 할 수 있는 일들"의 거대한 원 속에서 작아지기도 한다. 천성인지 성장 배경 때문인지 모르지만 일단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다가 긍정적으로 돌아서고, 움츠려 들었다가 탄력을 받아 부풀어 오르는, 그리고 그걸 반복하는 나이기에, 계속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한다. 호기로 가득차고, 신남, 열정으로 채워졌다가, 어느 순간엔가 다시 돌아보면, 나는 어느 한 부분에서 맴돌고 있다는 느낌, 정체되고 있다는 느낌, 길을 잃었다는 느낌, 그리고 지금 내가 움켜쥐고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에서 다시 움츠려들기도 한다.

지금은? ㅎㅎ 약간 바람이 들어가 팽팽한 상태인데, 어찌 될지 모르겠다. 내 맘 한 구석에 있는 바람구멍을 어케 할 것인가가 문제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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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2 02:29 2006/11/22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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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 2006/11/22 08:52 URL EDIT REPLY
나도. -_- 글 써야하는데 쓰기 싫어 죽다가 그냥 잤으. ㅋ 몰라몰라
지각생 2006/11/22 12:16 URL EDIT REPLY
결국 하나만 쓰고 잤음 =_=; 넷워커 사람들.. 쏘리요 ^^;; 내 위키가 접근이 안되서 orz
스트롱베리 2006/11/24 11:34 URL EDIT REPLY
http://kldp.org/node/75621 이런 행사가 담달에 있다죠.
지각생 2006/11/24 11:58 URL EDIT REPLY
좋은 정보 감사 :) 일정 조정해 봐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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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총궐기 번개!

사회운동
일단 터뜨립니다. 22일 수요일, 민중총궐기날, 모두 일정 비워놓으셨죠? :) 자전거 있는 분들 자전거로 총궐기합시다~ 깃발도 만들어 달고, 경찰을 비웃어주며 도심을 종횡해보는게 어때요? ^^

12시부터 프로젝트 반찬팀의 거리 퍼포먼스, 2시 서울역대회, 4시에 본대회, 그리고 7시에는 촛불집회가 있다고 합니다. 디디님 말씀대로 "꼭 큰 판을 함께 따르지 말고, 우리 나름대로 행진팀을 조직해서 서울시내를 쏘다니며 선전전을 한 후 촛불집회에 결합"하는 것도 좋겠군요. 
평일 낮이라 어떨지 모르지만
 1. 일단 부문별 대회를 하고 4시쯤 모여서 떼를 이뤄 주위를 돌아다닌다. 2. 자전거 타실 분들이 각자 가까운 곳의 사람들을 꼬드겨 돌아다니고, 저녁에 모두 모인다. .. 번호를 매겼지만 세번째가 생각나지 않는군요. -_-

모두 모여서 떼를 지어 우르르 몰려다니는 것도 좋겠고(이러면 자신 없는 분들도 같이 다닐 수 있음. 문제는 멀리 계신분들이 한데 모이는 게 문제.) 각자 소규모 분산된 팀을 꾸려 하고 싶은데로 하고 저녁에 모여 정리, 뒷풀이하는 것도 좋겠습니다.(자신 없는 분들이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것도 엄청 재밌을 겁니다 ^^ 깃발을 어케 할건지 생각해봐야겠지만, 여러분들 말씀대로 박스나 다양한 방법으로 깃발을 만들 수 있겠죠) 분산된 경우에는 일정 시간 동안은 서울에서 골고루 퍼져 다니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겹치지 않고

깃발은 지음의 도움을 받아 챙겨보겠습니다. 철안드는 진보블로거, 그리고 자전거를 사랑하는, 그리고 억압받고 분통터지는 모든 사람들 거리로 나갑시다~!


(사진은 아일랜드 인디미디어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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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1 14:02 2006/11/2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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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6/11/23 15:27 | DEL
[자전거 총궐기 번개!] 에 관련됐을까. 바로 안쓰면 잊어먹게 되니, 쫓기는 와중이지만 얼릉 사진 몇개 올리고 다시 도망가겠음 :) Critical Mass, 5명이 자전거를 타고 서울 거리를 휘젓고 다녔습니
지음 2006/11/21 05:36 URL EDIT REPLY
정말 갖가지 방식으로 깃대를 다는구낭.
깃대는 화요일나 수요일 행사 전에 나랑 같이 가보고...
깃발은 내가 나름 가격비교해서 꽤 싸다고 생각해서 거래했던 데가 여기... http://worldflag.co.kr/ 종로3가에 이런 곳이 모여있음.
근데 발바리들처럼 종이를 코팅하거나 골판지에 붙여서 고무줄로 자전거 앞에 달거나 몸에다 붙이는 것도 좋을 듯.
didi 2006/11/21 07:26 URL EDIT REPLY
이야! 멋지다! 그거 좋아! 박스에 매직으로 써서, 자전거에 다는 것도 꽤 괜찮아요!
didi 2006/11/21 07:35 URL EDIT REPLY
글고.. 혹시 발바리에도 이거 제안해서 같이 가면 어떨까요? 발바리에서 만난 대항지구화행동 사람들과도. 발바리엔 아무래도 네임밸류가 있는 지음이 올려주면 좋겠당. 대항지구화행동에는 내가 슬쩍 말걸어 볼께요. ㅋ
디디 2006/11/21 11:09 URL EDIT REPLY
내일 12시부터 프로젝트 반찬팀이 거리 퍼포먼스를 한대요. 2시 서울역대회, 4시에 본대회, 그리고 7시에는 촛불집회. 자전거팀도 일정 잡아봅시다! (꼭 큰 판을 함께 따르지 말고, 우리 나름대로 행진팀을 조직해서 서울시내를 쏘다니며 선전전을 한 후 촛불집회에 결합해도 좋겠죠?)
지각생 2006/11/21 13:46 URL EDIT REPLY
지음/ 오늘은 어렵겠고, 내일 같이 가죠 (저녁에 메신저 들오삼). 다양한 방식의 깃발 좋아요~ ^^

디디/ 좋은 생각 :) 발바리는 지음에게 부탁. 글에 업뎃할께요
지각생 2006/11/21 17:41 URL EDIT REPLY
윽, 덧글이 안열리고 있었구낭 ㅡㅜ
티코 2006/11/22 14:09 URL EDIT REPLY
방문 2시 막 넘어가는군..결국 4시밖에 없겠군 ㅋㅋㅋ 경찰??? 경찰 우습죠.. '도로교통법(자전거는 차도로..) 위반' 불법강요죄로 그들을 처벌할 수 없을까 싶을 정도로 막 나가는 경찰 보면...씁쓸합니다...오히려 떳떳하니 그들 앞에 뭐 하나 꿀릴게 없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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