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흔드는 바람

잡기장
바로 쓰지 않으면 잊어먹게 될 듯 해서, 많은 걸 얻은 모처럼 즐거웠던 이번 주말을 정리.

토요일에는 리차드 스톨만 초청 강연이 있었다. 목요일에 했던 것과는 주제가 다르다. 목욜에는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과 기술적 보호조치", 토욜에는 "GPL v3 와 자유소프트웨어.."다. 주제에서 짐작할 수 있듯 토욜 행사에 더 많은 F/OSS개발자와 관련 기술인들이 왔다. 목욜 강연을 듣고, RMS(Richard M. Stallman)를 보긴 했지만 그 이유때문에 토욜에 또다시 RMS강연을 갔다. 하지만, 늦게 일어난데다 게임 방송 보고, 천천히 밥 먹고 밍기적 거리다가 그만 늦고 말았다. 원래는 사무실 캠코더를 갖고 가서 촬영을 할 생각이었다. 언젠가 F/OSS(Free/Open Source Software: 자유/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관련 다큐를 만들게 될때 소스로 쓰려고. 하지만 늦은 탓에 결국 삼실을 못 들르고 바로 신촌으로 갔다.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반가운 사람을 만났다. 나랑 농구도 많이 하고, 다른 후배들과 달리 거리낌없이 나를 대해 준 한학번 후배녀석. 내 자전거와 깃발을 보고, 그리고 내 모습을 보고는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해준다. :) 나도 모처럼 신나서 학교 밖으로 나가던 것을 붙잡고 함께 강연장소로 갔다. 자전거도 태워줬다.

강연 장소로 가니 KLDP 쥔장이 있다. ^^ 10주년 행사때 네트워커 인터뷰를 하며 얼굴 트고, 얘기도 하고, 멜도 주고 받고 했다. 그때 내가 촬영한 부분에 관심이 많아 언제 편집해 올려줄거냐고, 할때까지 따라댕길거라고 한다. (뜨끔 ^^; 여튼 KSS님이 따라댕긴다면 기분은 좋다) 얼마전에 한국 F/OSS 다큐를 만들어볼까나.. 하는 글을 KLDP에 올린 적이 있는데 그것 관련해서도 묻는다. 에고 이젠 정말 해야되게 생겼다 ㅋ

늦게 간 탓에, 그리고 사람도 많이 와서 통역기도, 자리도 없었다. 내 듣기 능력으로는 자주 쓰는 말만 겨우 알아들을 수 있기에 내용은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완전히 새로운 얘기들이 아닌데다, 단어 몇개만 주워들어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라 어케어케 들으며 끝까지 있었다. 목요일 강연때보다는 좀 귀엽고 재밌는 짓을 많이 했다. 그래도 역시 질문을 참을성있게 끝까지 듣지 못하고 끊고 자기 말 하는 건 여전하더라. KSS님이 스톨만의 그런 성격들 때문에 고생 엄청나게 한 것 같다.

어쨌든, 자유소프트웨어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RMS의 의미는 크다. 기념 사진 찍을때 나도 올라가서 RMS 바로 뒤에 섰다. 사진이 어케 나올까, 이마에 생긴 흉터만 눈에 확 띄면 어떡하나(목욜 강연장 가서 촐싹 덤벙거리다 차 트렁크에 부딪혔다 -_-) 그리고는 바로 빠져 나왔다. KSS, 그리고 다른 F/OSS개발자, User 들과 술이라도 한잔하며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상황이 그럴 것 같지 않아서, 발바리 떼잔차질에 합류하러 갔다. 지음과 통화하니 다행히 많이 못 갔다고 했다. 열심히 달려서 광화문 근처에서 만날 수 있었다.

공덕을 지나, 다리를 건너 여의도까지 와서 떼잔차질이 끝났다. 서로 간단히 소개하고, 깃발 흔들며 기분도 내고, MIC 님과 지음 친구분, 그리고 어느 선생님(이름 까먹었음 죄송 -_-) 윤미, 지음, 스밀라디, 동소심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토요일 저녁이라 열은 식당이 생각보다 없어서 조금 돌아다녀야 했다. 여튼 밥을 맛있게 먹고 (소주 한잔씩도 하고 ㅋ) 새로 알아낸 좋은 술집이 있다기에 갔다. 거기서 한 6시간은 있었나부다. 새벽 3시에 나와서는 노래방. 30대들은 들어가자마자 지쳐 쓰러지고, 과외를 마치고 12시에 합류한 놀랍고 반가운 SP, 지각생, 그리고 스밀라디와 동소심만 신나게 노래를 불렀다. (이 사람은 누구일까요? 2탄은 나오지 못했음. 혹은 내가 아님 ^^) SP, 이날 짱 멋있었음 >.<

아침 6시가 되서 노래방을 나온 것 같다. 다들 자기 집으로~ 가는데 나는 "우리 집에서 자고가지? " 윤미, 지음 한마디에 바로 무너져 따라갔다. 이건 내 성격이다 -_- 누가 보면 원래 그러려고 했던 줄 알것이다. 여튼 다시 한강대교를 건너 지음, 윤미 집으로. 그리고는 잠이 들었다.

12시에 일어났다. 배도 고프고, 집에 갈까 했지만 지음, 윤미가 일어나지 않으면 갈 수가 없다. 문도 못잠그고, 자전거는 창고에 있으니 ㅋ 시간 때우려 시작한 인터넷에 다시 빠져들어 한참을 허우적거리다 이 앞의 포스팅을 했다. 그리고 드뎌 지음이 일어나 식사를 준비해주었다 ^^ 맛나게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책은 어찌 처리할 거냐고, 글쎄 헌책방에 팔던가 해야겠지, 그러기에 책을 한권 얻었다. "파시즘의 대중심리". 언제 읽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틈틈히 봐야지.

정보통신활동에 대한 얘기도 했다. 지각생이 밀고 있는 위키와 드루팔. 노동넷이 내부적으로 위키를 활용하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미디어문화행동과 엮인 여러 프로젝트에 드루팔을 사용하는 것도 보여주고.. 아이디어/기획과 기술/집행을 잘 엮는 것, 사람들이 원하는게 뭘런지..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영화도 한편 봤다. "보리받을 흔드는 바람". 어디나 마찬가지로, 내부 모순은 반복되는 구나..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현실"적인 운동에 대해 느끼는 답답함, 찜찜함. 다를게 없구나.

이래저래 얻는것, 즐거움이 많은데,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지음, 윤미가 지각생이 아주 필요로 하는, 기분을 좋게 하는 선물을 줬다. "전기밥솥". 사무실에 냄비 하나밖에 없어 밥해먹기도 쉽지 않다고 하니까 준 것이다. 우아.. 돌아오는 길에 삼실에 들러, 바로 밥을 해먹었다. 이렇게 맛있을 수가.. 김치는 아래층 중국집에서 시켜먹을때 남은 거 모아 둔게 있었고, 잠깐 나가 김과 깻잎을 사와서는 밥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즐거웠다. 직접 반찬을 해 먹으면 더 즐겁겠지? 내일은 김치찌개를 끓일까나 :D

오랫만에 쉐바랑 노는 것도 재밌었다. 녀석, 그 새 많이 컸다. 털색도 변하고, 노는게 전에 지각생이 키우던 "아롱이"와 비슷하다 ㅎㅎ 다시 고양이를 키울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주에 수술을 한다는데.. 잘 되고, 새 식구들과도 잘 지내길! 사무실에서 밥을 먹고는, 지음이 복사해준 "내 마음속의 자전거" 1권을 보고는 다시 자전거를 달려 이제 막 집에 왔다. 이번 주말엔 정말 한게 많구나.. 간만에 즐거운 주말이다. ㅎㅎ 오늘(월욜) 있는 두개의 회의 준비를 어케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여튼, 역시 주말은 안하던 짓들을 하면서 재밌게 보내는게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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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0 02:32 2006/11/20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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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6/11/20 15:00 | DEL
한심한 스머프...님의 [3가지가 충분히 조화를 이룬 산행..] 에 관련된 글. 리우스님의 [관악산] 에 관련된 글. 지각생님의 [내 마음을 흔드는 바람] 에 관련된 글. 지각생이 중대한 사실을 폭
ScanPlease 2006/11/20 02:37 URL EDIT REPLY
후후. 이런 식으로 나온다 이거죠.ㅋ 위험한 사람이었군.ㅎㅎㅎ
지각생 2006/11/20 02:46 URL EDIT REPLY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그러삼 :)
아규/娥奎 2006/11/20 03:57 URL EDIT REPLY
보냄서 배고플거라 생각하고 있었으....근데 사무실 들러 해먹구 가셨구만...^^
ScanPlease 2006/11/20 10:17 URL EDIT REPLY
내가 나의 존재를 밝히지 말아달라고 그랬는데, 기억 안나요? ㅋ
didi 2006/11/20 10:40 URL EDIT REPLY
ㅋㅋ이럴줄알았지.세상은 무서운거야 스캔풀아!
지각생 2006/11/20 11:06 URL EDIT REPLY
아규/ ㅎㅎ 두그릇 먹고도 모자라서 계속 한주먹씩 집어먹으며 만화를 봤음

ScanPlease// 아..쏘리. 근데 스캔이 너무 멋있었던 데다, 사진도 찍어논게 있어서.. 원하면 내릴께용 쏘리~ *^^*

디디// orz 그냥 무서운 지각생으로 굳혀버ㄹ는..
ScanPlease 2006/11/20 14:13 URL EDIT REPLY
ㅎㅎ 굳이 내릴것 까지는 없고.ㅋㅋ
ScanPlease 2006/11/20 14:23 URL EDIT REPLY
근데 '스캔플리즈'를 'SP'라고 써 놓는다고 누가 모르겠어요? ㅋㅋ 그냥 쓰세요.
ScanPlease 2006/11/20 15:05 URL EDIT REPLY
어쨌든 멋있었다고 해주시니, 이제부터 Rapper ScanPlease로 거듭나야겠군요. 으하하
스머프 2006/11/20 15:57 URL EDIT REPLY
스캔이 도대체 뭐가 어떻게 멋있었다는 건지 너무 궁금함..쩝~
(평소에 내가 보는 스캔은 맨날 진지하기만 했는뎅...)
지각생 2006/11/20 17:54 URL EDIT REPLY
스캔플리즈// 으하하 .. 하아 하아 .. 아 .. -_- 사실은 은근히 이렇게 되길 원한거 아녀? ㅋ 시험 잘 됐다니 다행이오.

스머프// ㅎㅎ 사진 올릴까요?

ScanPlease 2006/11/20 23:55 URL EDIT REPLY
멀 은근히 원해요?(뜨금)ㅋㅋ 어쨌든 지나간 일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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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잡기장
어느게 맞는지 몰라 일단 마음 가는대로 행동하려고 애썼지만
계속 뭔가 핀트가 안 맞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상태로 계속 있는 건 나도 힘들고 다른 사람도 힘들게 할 것 같습니다.

솔직한 척하며, 사실은 누군가가 읽어줄 것을 기대하고 계산적으로 글을 쓰는 내 의뭉스러움.
일기를 쓰던 뭘 쓰던 감정 배설은 다른 곳에 가서하고
좀 더, 내게 시간을 주고 편안해질때 다시 쓸까합니다.

뭐, 이래봤자 기껏 며칠 있다가 돌아올지도 모르죠.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이 많아진 것 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글이 나올것 같지도 않습니다. 사실 순진한 척하지만 예민하게 촉수를 세우고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곤 하니깐요. 아직 그런 내모습을 온전한 내모습으로 받아들일만큼 자유로워지지 않았습니다.

당분간 온라인 글쓰기는 자제하고 오프라인 말하기에 전념해볼까 합니다. 온라인이라는 특성에 나를 감추고, 편집한 글쓰기로 자신을 포장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계속 그 자리에 맴돌 것 같아요.
혹, 괜히 "나때문인가" 하는 생각은 마시길 ㅋ 전 사실 어느날 갑자기 훌쩍 떠나는 걸 그럴 듯하게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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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5 01:19 2006/11/15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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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느 2006/11/17 01:18 URL EDIT REPLY
잘가..
쥬느 2006/11/17 05:11 URL EDIT REPLY
참..지각생..지각생..북경대학생 닮은거 같애요..아님 중국에 자전거 타는 청년..
지각생 2006/11/19 13:39 URL EDIT REPLY
잘가라는 말을 들었으니 돌아올 때가 된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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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소프트웨어란

F/OSS
[RMS] 에 관련된 글.

자유소프트웨어란 무엇인가? 다음 네가지 자유를 가진 소프트웨어입니다. (쉬운 말로 바꿨음)

프로그램을 원하는만큼 자유롭게
1. "실행"할 수 있는 자유

2. 내부를 들여다보고, 고칠 수 있는 자유

3.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 자유(복제 포함)

4. 직접 고친 것을, 나눠줄 수 있는 자유


프로그램의 내부를 들여다본다는 것은, 컴퓨터에서 실행될 수 있는 형태의(컴파일된) 코드가 아닌,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설계도", "지시문"이라 할 수 있는 "소스 코드"에 접근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따끈따끈한(10/24?)  리차드 스톨만의 인터뷰 를 읽어보세요(주의 : 영어임 ^^)

덧. 이러니 내가 정말 광신도처럼 보이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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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14 17:39 2006/11/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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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rady 2006/11/14 18:51 URL EDIT REPLY
하루 5개 포스팅~ 우와!(센 것은 쥬느)
지각생 2006/11/14 21:48 URL EDIT REPLY
2개는 사실 어제꺼라는... ㅋㅋ 자기전에 쓴거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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