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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y writing

  • 등록일
    2006/06/13 01:56
  • 수정일
    2006/06/13 01:56

아침으로 먹은 3분 카레가 어디가 잘못됐는지 종일 속이 불편했다.

아침 9시 넘어 버스를 타고 남도 땅으로 향했다. 어쩜 그리 정확히도 도착시간이 맞는지

네 시간 반을 달렸고, 가는 길에 하나의 약속은 무산되고, 거의 도착해서 확인한 약속은 부분적으로 변동이 있었다.

 

이야기를 나눈 것은 기껏해야 한 시간 남짓.

다시 그 도시-도농복합도시이자, 생산시설은 별로 없고 교육과 소비의 도시이며 '가시내들'이 있는 유흥의 도시에 머무른 시간은 고작 2시간. 다시 네시간 반을 달려서 나는 서울로 돌아왔던 것이다.

 

첫 만남이란 건 어색하게 마련이다. 그 누구였더라도 쉽게 입을 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득 나의 이미지는 어떨까 싶었다. 좀더 얼굴을 태워볼까. 가끔씩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의 손에 눈길이 간다. 손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말해준다고 했던가...

 

이 만남은 과연 기획의도와 얼마나 부합할까. 나는 충분한 성과를 획득하고 돌아가는 것일까. 과연 무엇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 하는 생각들이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밀려들었다.

 

그래도 오랜만에 하는 기차여행은 나쁘지 않았다. 절반쯤은 인터뷰 녹취를 정리하고, 읽어야 할 글을 다 소화했으며, 절반쯤은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고, 열차 안에서 틀어주는 드라마도 한 편 봤으니까.

 

경상도를 가로지르는 것보담 전라도를 가로지르는게 더 재미난다. 경상도는 지나다 보면 산, 산, 산이지만 전라도는 평야가 널찍이 보여서 가끔씩 저 지평선 끝쪽에는 또 뭐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품게 만드는 것이다.

 

서울로 돌아오니 똑같다.

6월 13일. 벌써 6월도 절반이다. 내가 뭘 하고 있지 하는 생각도 잠깐 들고, 제복을 입은 모습을 상상해 보니 한편으론 끔찍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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