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2년만에 다시 듣는 목소리..

  • 등록일
    2007/02/02 23:41
  • 수정일
    2007/02/02 23:41
전화번호는 다른 이를 통해 구했다.
하지만 막상 휴대폰의 '통화' 버튼을 누르기란 쉽지 않았다.
아마 상대는 '누구일까? 모르는 번호네' 하면서 받을 것이다.
그러나 전화 건 사람이 확인되는 순간
어떤 반응이 튀어 나올지는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2년이 조금 더 된 것 같다.
같이 활동하던 그 친구는 어느날 홀연히 종적을 감췄다.
당황스러웠고, 집 앞에 가서 지키고 있을까 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여러 번.
다행히 한 달 가량의 시간이 지난 후, 그의 친한 선배에게로 연락이 왔다.
하지만 나는 그 연락의 대상에선 빠져 있었다.

그렇게 그 친구는 운동을 그만두었다.
가끔씩 그 선배를 통해 근황을 전해들었다.
그때마다 섭섭함과 자책감이 교차했다.

왜 그렇게 일방적으로 끊었는가.
한편으론 일방적으로 끊김을 당할 만큼 나의 노력은 부족했던가.

연락처를 알아두고, 언제고 한 번 연락해야지, 연락해봐야지.
만나주든 아니든.. 그러던 것은 차일피일 미루어졌다.
그리고 이제사, 조금은 홀가분한 처지가 되자 연락해 볼 의지가 난 모양이다.

통화는 참 어색하게도 이루어졌지만,
나의 바람대로 만날 약속은 정할 수 있었다.

다시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는 목적이 분명하다.
'그 곳'에 가기 전에 나의 10여 년을 되돌아 보고 싶다는 생각.
나의 시간들은 온전히 나만의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시공에서 관계했던 사람들과 겹치는 것.
그래서 나만의 생각으론 속단할 수 없다.
풀리지 않았던 것들을 풀어보고자 하는 생각.
그렇게 나에게는 너무나 의식적인 만남일 테다.

반대로 그 친구에게는 이 만남이 어떤 의미를 가질까.
전화를 끊고 나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아픈 만남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