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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11/19
    [펌글] 나는 내가 무섭다(1)
    나은
  2. 2004/11/18
    중국음식에는 계급이 있다(2)
    나은
  3. 2004/11/09
    네이버에 공무원노조 광고가?!
    나은
  4. 2004/11/05
    술,.(1)
    나은

[펌글] 나는 내가 무섭다

  • 등록일
    2004/11/19 16:06
  • 수정일
    2004/11/19 16:06

나는 내가 무섭다

16일 아침. 여느 때처럼 출근한 나는 또 한 명의 동료가 열차에 치여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나에게 든 생각이란? "이 죽음이 단체교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쳤다. 이제 내가 완전히 미쳐버린 것이다.
'단체교섭' 이라구? 인간답게 살아보자구 외치고 또 외치고, 온몸으로 저항하고 또 저항해도 변함없이 우리를 재물로 삼는 이 현실 앞에 돌아서는 나를 본다.

새벽 6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경부선 수원부근 선로에서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으며 작업을 하던 고 권진원님은 달리는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즉사했단다. 살이 튀고 피가 엉키고, 들어누운 바닥은 얼마나 차가웠을까? 칠순 노모와 부인, 5남매에게 사랑한다는 외마디 비명조차 질러보지 못하고 어찌 눈을 감을 수 있었을까? 쉰 둘의 나이에 30년 철도 생활, 청춘을 철도에 바치고, 선로를 떠받치는 침목처럼 마지막도 그렇게 간 것이다.  사람이 없어 6일째 혼자 철야작업 중이었단다.

×팔, 동료를 친 기관사는 또 어떻게 하나? 정신없이 술이라도 퍼먹고 엉엉 울음을 터트릴테지. 그리고 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오늘은 무사히'를 간절히 되내이며 가감간을 잡겠지.

올해만 벌써 8명째다. 하루하루 죽음의 행렬이 길어질수록 감각도 무뎌져 아무 생각없이 근조리본을 찾는다.
아니 어찌됐던 줄어든 거 아닌가? 2001년엔 무려 31명이 죽어나갔고, 사람이 없어 사람이 죽어가는 이 철도 현장을 바꿔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하며 파업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2004년이면 실시한다던 약속도 인원충원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여전히 동료들은 열차에 치여 죽어, 과로로 쓰러져 죽고, 죽음의 대기표를 들고 오늘도 철도 현장으로 출근한다.

철도 10년. 지난 여름 난 2명의 친구를 차가운 철길에 묻었다. 그리고 상가집에는 절대 가지 않는다.
한 사무소에서 동고동락하던(24시간 철야맞교대를 하다보니 이틀에 한번은 같은 방에서 잔다) 후배는 안전장치도 없는 전동차 위에서 일하다 떨어져 10여일을 사경을 헤매다 결국 감긴 눈을 뜨지 못했다. 안타깝게도 그이의 마지막 가는 길은 내가 지켜봤다. 실신한 노모를 부여안고 울부짖던 그이의 아내와 철 모르고 병원을 뛰어다니던 다섯살배기 딸애를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그리고 닷새동안 '철도청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그이의 아내와 함께 뜬 눈으로 빈소를 지켰다. 그날 내리던 7월의 장마비는 아직도 나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또 얼마 후 열차 사고 뒷수습을 하던 선배가 열차에 치여 숨졌다는 비보를 들었다. "이렇게 사람이 죽어가는데, 당신들은 당신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거냐"고 울부짖던 형수의 목소리가 나의 심장을 갈기갈기 찢었다.

그리고 아직도 철도노동자인 나는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통과의례처럼 가슴에 까만 리본을 단다. 이제 슬퍼할 힘도, 분노할 힘도 잃어버렸다. '배부른 노동자'라는 멍에를 쓰고 아직도 내 순번이 되지 않은 것을 위안삼는다. 부정과 불의 앞에서도 '참는 것이 미덕'이란 걸 먼저 배운 탓이리라.
동료의 영결식이 있는 오늘, 거기도 가지 못하는 내가 정말 싫다.
故 권진원님!  이 놈의 미친 땅을 떠나서는 행복하시라...

 

http://nohak.jinbo.net/bbs/zboard.php?id=connection_board&no=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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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에는 계급이 있다

  • 등록일
    2004/11/18 01:34
  • 수정일
    2004/11/18 01:34

세계 3대요리 중의 하나라고 불리는 중국 음식.

기적 중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산업 발전의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가는 중국.

지친 몸을 끌고 집에 들어와 TV를 켜니 다큐멘터리를 하고 있다.

 

중국의 도시에는 매일같이 높디높은 고층빌딩이 죽죽 올라가고 있는데,

여기에 동원되는 이들이 바로 민공이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노가다. 건설잡부. 건설일용노동자. 민공들은 농촌에서 올라와 도시에서 건설작업에 종사하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란다.

 

이들은 식당에 가서 밥을 먹지 않는다. 이들은 길거리에 앉아 쉬면서 배급을 받는다.

배급받는 것은 밀가루빵 4개, 쌀죽 혹은 배추국 한 그릇, 짠지 한 줌.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하루 14시간씩 일하면서 세 끼를 모두 그렇게 떼운다.

그 다음 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민공들은 6개월에서 1년 동안 계약을 맺고 일해서 계속 그것만을 먹으면서 일을 한단다.

민공들의 하루 일당은 약 3000원. 그래서 그들은 가장 싸구려 식당에 가서 밥 한 끼 먹지를 못 한다. 가장 싼 식당-현장소장들이나 가는 식당-의 한 끼 값은 1200원.

돈을 모으면 식당에 갈 수 있지 않을까? 1년에 한 번 쯤은... 민공들은 임금을 계약기간이 끝나고 받는다고 한다. 노예가 아니고 대체 무엇인가.

 

우리나라의 십장과도 같은 현장소장들이 가는 식당은 한 끼에 1200원.

 

화이트칼라나 자영업자들이 가는 식당은 한 끼에 3000원.

 

다큐멘터리는, 어느 나라에나 음식에도 계급이 있다지만, 중국만큼 분명한 곳은 없다며 마무리한다.

 

끝나는 자막이 나오고 나서 나지막히 던져보는 물음.

그래, 계급이 있다.

그러면,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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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공무원노조 광고가?!

  • 등록일
    2004/11/09 22:40
  • 수정일
    2004/11/09 22:40

네이버에 접속해 보니 첫화면에 공무원노조 광고 배너가 떡 자리잡고 있지 않은가!

놀랬다. 지난 LG칼텍스 파업 때 사측에서 노조원들 복귀시한을 네이버 첫화면 광고로 때리는 걸 보고 경악했었는데.

얼마 전에 노동자의 힘 기관지에서 위 사례를 예로 들며 인터넷 공간도 자본의 영향력으로부터 점점 자유롭지 못한 공간이 되어가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던 글 생각이 난다.

그런데 이렇게 공무원노조의 배너 광고를 보니 조금 당황스러우면서도, 신기하다는 생각이..

역시 투쟁기금 100억의 위력인가...^^;

 

공무원들의 노동3권 쟁취투쟁은 공무원 노동자들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아닐 것이다.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는 노동3권이라는 것이 현실에서는 너무나도 쉽게 무시된다.

또한 국가는 그것을 제대로 시행하였던가?

이러한 현실을 돌이켜 보면, 노동3권을 지키는 것은 노동자의 자주적인 투쟁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공무원노조의 투쟁이 승리한다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3권을 쟁취할 수 있는 길이 분.명.히. 열릴 것이다.

 

공무원도 노동자다! 노동3권 보장하라!

모든 노동자가 힘을 합쳐 비정규직 철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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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 등록일
    2004/11/05 11:43
  • 수정일
    2004/11/05 11:43

한동안 안 마시다가

지난 일요일 이후로 하루 빼놓고 계속 술이다.

옛친구건, 지금 동지건, 혼자이건..

많이 먹든 적게 먹든 취하는 건 매한가지다.

술이 누적되다 보면 점점 일어나기 힘들어지나보다.

결국 오늘도 땡땡이..

내내 했던 이야기들도 기억이 안 나고.

다만, 총파업이든, 공무원파업이든 뭐든 잘 되는 것만 하나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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