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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을 울은 덕에
사람을 잘 따라 발밑의 그늘 같기만 했다 발발이였는데 이름을 다롱이라고 했다 눈이 초롱하고 영특해서 붙여주었다 한다 세상을 나와 두어 달 만에 상경한 어린 것을 어머니가 두어 평 남짓한 마당에 묶어 놓았는데 혼자서 매일 밤을 울었다고 한다 그래도 사람이 제 옆을 지날 때면 목줄이 끊어져라 뛰어올랐다 수컷을 들여다 놓아도 새끼는 통 들이지 못하던 것이 2년을 울고서는 처가댁으로 옮겨가서 포도밭 하나를 가지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울음이 뚝 그친 것이다 그리도 장하고 대견했을까 포도밭이 제 몫인 것을 확인하느라 뒹굴고 등을 비벼댔다 무슨 조환지 해마다 새끼를 들이고선 제 새끼가 시들시들 앓다 죽자 마당에 떨어진 살구꽃처럼 납작 엎드리기도 했다 8년을 목줄 없이 나이를 먹어 갔다 이빨이 숭숭 빠지고 꼭 사람마냥 눈꼽을 달기 시작하더니 처가 할머니 생전처럼 마당 한 쪽을 없는 듯 차지하고 있더니 늦가을 일주일을 통 보이지 않았단다 하루는 장인어른이 포도밭에 나가 그 녀석을 보셨는데 땅을 파고 낙엽을 깔고 그 속에 제 몸을 쏙 뉘여 잠이 들었다고 한다 개는 죽을 때면 저의 뉠 자리를 만든다고 하셨다 2년을 울은 덕에 다롱이는 죽어서도 포도밭을 가지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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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이네요. 일흔이 된 아버지와 열살이 넘은 강아지 모녀와 살고있는데조만간 셋 다 사라지고 저만 남는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면 눈물이 흐릅니다.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소중히 여기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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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는 죽음의 사연이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하는 동안 따뜻하다면 그리 될 수 있겠지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