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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을에 만난 여성들(1)

지난 여름 천안시 여성위원회가 여성 건강 순회교육을 하자고 했고 지금까지 4회 진행했다. 뻐꾸기한테 매우 중요한 경험이기에 꼭 기록해 두고 싶었으나 가슴속에 가득했던 이야기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빠져나가고 가물가물. 그래서 사진 몇 장과 함께 간단히 적어본다.


작년인가 지역노조가 생겼다고 한다. 모두에게 생애 처음일 보건교육을 어떻게 잘 할 것인가 고민을 좀 했지만 잘 모르겠더라. 일단 부딪쳐보자 하고 첫 번째로 우리 병원 용역 노동자들을 만났다. 그 사진은 못 찍었고 아래 사진은 세 번째 교육이었던 대학 환경미화원을 만난 장면. 그 분들이 청소만 하던 공간에서 맘 편히 앉아 그 대학교수한테 보건교육을 받는다는 게 매우 뜻깊은 일이라며 나더러 시간내주어 고맙다는 천안시 위원장의 치사가 있어 좀 쑥스러웠다. 두번째 교육은 대천항 노점상 연합회. 20년동안 장사해왔고 시장형성에 기여했는데 이제와서 나가라는 보령군의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어 전노련에 가입한 게 2년전인데 아직도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못하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분들이다. 금쪽같은 장사할 시간에 교육을 한다는 게 썩 내키지 않는 분들도 좀 있었다. 장소는 수협건물에서, 공무원노조가 도와주었다고 한다. 점심을 먹었는데 엄청나게 화려한 대접을 받았다. 회를 배가 터지도록 먹었으니. 그런데 이 분들은 바다에서 나는 걸 팔다보니 파는 건 먹기 싫어져서 육고기를 주로 드신다고 한다. 그래서 방문객들이 배가 아프도록 먹을 수 밖에 없었다. 네 번째는 당진화력발전본부 용역 노동자들. 역시 환경미화원이었는데 이번엔 마을회관을 빌려서 했다. 여기도 얼마전에 새로 노동조합이 생겼는데 아직 근무시간에 회사건물에서 교육을 할 만큼의 힘은 없는 모양이다. 우리 병원과 학교는 근무시간중 한 시간을 빼서 좋은 장소에서 했는데 언젠가 이 분들도 그런 날이 오길 빈다. 사진은 없지만 이 날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다. 세 번 쯤 해보니까 눈높이를 잘 맞출 수 있겠더라고. 히히 다음은 현대자동차와 만도의 조합원 부인 대상으로 여성의 생애주기와 건강이란 제목으로 두어 차례, 그리고 여성 농민회 교육이 남았다. 하필 산업의학회 날이라 알아보았더니 사람들이 흩어져 있어 연기불가능한 일정이라 하여 이번 학회는 불참할 예정이다. 사실 별로 가고 싶지 않아서 초록도 안 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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