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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4

  오늘 오전 검진에는 유난히 노인 수검자가 많았다. 

31년생으로 시작해서, 28년생, 34년생....

각종 질병으로 고생을 하신 분들은 대개 이런 저런 검사를 자주 하고 싶어서 꼭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오시는 경우들도 많고,

지난 십년간 혹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검진같은 건 받아보지 않았다 하시는 분들도 간혹 있다.

어느 쪽이든 하고 싶은 말들은 많으시고, 내가 딱히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는 별로 없어 시간이 되는대로 그냥 듣는다.   세월의 속도를 늦출 수 없으나 시원하게 이야기라도 하면 가슴이라도 후련해지지 않겠는가. 

 

  노인수검자들을 볼 때는 엄마 생각을 하게 된다.  어제 엄마는 치과수술을 받으셨는데, 아이처럼 겁을 잔뜩 집어 먹고, 마취하러 가서는 다급하게 나를 부르기까지 하셨다.  기다리는 동안 꼼짝말고 수술실 옆에 있으라 신신당부까지 하시더라.   그러던 분이 저녁엔 기운을 회복하셔서 우리들한테 7,5,3 법칙을 역설하셨다.  일주일에 7번 스트레칭을 하고 5번 걷기 운동을 하고 3번 근력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텔레비젼에서 들으시고 실천중이라 하신다.  거기에 눈운동, 혀운동 등등 건강관리에 열심이시라고 시범도 보여주셨다.  다시 에너제틱 할머니로 돌아온 것을 보니 다행이다.

 

 몸이 계속 별로 좋지 않다.  

8월말에 시작한 감기가 증상은 좀 좋아졌으나 아직까지 남아있다. 

조심조심 하려 노력하지만 그저께 급하게 주어야할 강의록을 밤12시까지 만들고,  어저께 새벽같이 서울을 다녀왔더니, 주체할 수 없이 무겁다.   

 

오늘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몸이 말을 건다.

아니, 넌 오늘 좀 쉬어야 해.

그 말을 듣기로 하고 이제 컴을 끄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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