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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햄 해고자동지 날적이-천막농성 4일차(해고 237일차)

천막농성 이틀째인 그저께는 비가 하루종일 내렸다.

하루종일 밖에서 비구경한건 이십여년 전에 농사일 도우러 촌에 간 이후로 처음인것 같다.

아침 일찍부터 연대투쟁에 나선 외노집, 웅상상담소 여성동지들과 힘겹게 세운 천막은 부는 바람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그냥 노상에서 농성을 하는데 하루종일 비가 내리니 막판 퇴근시간에 세차게 내리는 비는 야속할 정도였다.

오늘은 언제 비를 뿌렸냐는듯 하늘은 활짝 개이다 못해 너무나 햇볕이 쨍쨍했다.

비 오는 것 보다는 해가 나니 농성할 만하다며 바람에 무너진 천막대신 새로 장만한 천막을 치고 천막농성 나흘째를 맞이했다.

비오는 것 보담 낫다며 큰소리 뻥뻥 치고 오늘하루를 보냈는데 가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운 날씨도 힘들기는 매한가지였다.

사측에서 화장실을 쓰지 못하게 하여 한일제관 해고자와 경비아저씨와 큰소리가 좀 오고간것 외에는 별다른 일없이 또 하루가 갔다. 해고자들이 화장실을 가면 무슨 큰 일이라도 날듯이 생각하는지...해고자도 똑같은 사람인데 그리 화장실을 못쓰게 하는지 ...

조합원들은 지난주 생산1과를 논산으로 합병한다는 발표이후 구체적인 대책을 회사가 내놓지않고 있는 상태라 불안하긴 하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듯 하다. 그러나 정말 위로금 한푼 없이 그동안

뼈빠지게 일해온 직장을 하루아침에 나가라 한다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비록 사측의 술수로 인해 조합원들이 뜻을 한곳으로 모아내지 못하고 있지만 해고자의 천막농성이 조합원들에게 힘이 되고, 고용안정에 도움되길 바라며 이후 투쟁을 결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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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로부터의 자유.. 윤대녕,"호랑이는 왜 바다로 갔나"

윤대녕의 소설이 어떠냐면, 만만치 않다.

이 소설은 트라우마로 시작하여 트라우마의 극복이라고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읽힌다.

80년 군부독재의 서슬 퍼런 억압 속에서 겪어야 했던 주인공 '영빈'의 트라우마는 형의 자살이었다.

90년대 청년기를 보낸 '해연'의 트라우마는 어머니의 외도와 아버지의 죽음이었다.

그리고 이 둘은 성수대교 붕괴를 불과 '10미터' 앞에서 목도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트라우마)를 겪게 되는 것이다.

 

이 둘을 엮어 주는 것은 바다이다. 소설에서대로 한다면 더 정확한 것은 '낚시'이다. 바다가 생명의 탄생을 비유한다면 낚시는 생명의 발견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빈은 해연의 아버지가 죽은 물목에서 대형 돔을 낚고 다시 바다로 돌려보낸다. 해연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고 말한다. 불교의 방생을 연상시키는 듯하지만, 이와는 다른 느낌이다. 영빈의 행위는 방생이라기 보다는 존재의 확인이지 않나 싶다. 내 안 에 존재하는 것. 그것이 '호랑이'일 수도 있고 '돗돔'일 수도 있겠지만 결국 놓아주는 것이다. 이는 존재의 확인이 자유로움에 있다는 것이다. 자유로움이란 결국 자신의 삶의 여적에 놓여진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아니겠는가.

 

속도감 없는 전개가 처음엔 다소 지루할 수 있으나 나의 트라우마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내 트라우마라...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장애, ,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신체적인 손상 및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후 나타나는 정신적인 장애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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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매하자, 이랜드-상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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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지도=수업방해

어제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청소를 했단다. 이유는 장학지도가 다음 날이라는 이유였단다. 오늘 아침부터 또 청소를 시킨다. 청소를 완료한단다. 손님 맞이를 위해 자기 집 청소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냐는 논리이다. 그래 그게 무슨 문제이겠는가.

 

우리 학교는 스승의 날에도 야간자습을 했다. 하루 종일 스승의 날 노래 부르다가 자습이 제대로 되겠는가. 그래도 했다. 교감이 억지를 부렸다. 그리고 다음 날인가 저녁을 먹으면서 교감이 그런다.

"우리 학교만이 야간자습을 했더라. 우리가 지역에서 제일 열심히 공부한다."

정말 '헉'이다. 그날 애들은 태반 야자를 '쨌'다. 눈치 보느라 남은 아이들도 시간만 떼운 것이 진실이다.

지난 축제가 있었다. 축제 때 3학년들은 여전히 자습을 했다. 학교가 들썩들썩거리는데, 무슨 공부가 되겠는가. 어쨌든 중요한 고3 시기이니 자습을 해야한단다.

 

그런데 한낱 장학사 온다고 어제 야간 자습 한 시간을 째고, 오늘 아침 자습도 째고. 장학지도는 애들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냥 밥이나 얻어 먹고 오랜만에 만난 사이면 인사나 하고 줄대기 할 수 있으면 지네들끼리 하는 것에 만족하고 갈 것이지, 뭘 안다고 '지도'야.

 

교무랑 아침부터 가볍게 한 판 하고, 교감 들으라고 애들 공부 방해하는 장학사라고 큰소리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책만 들고 하는 수업 하지 말라고 해서, 물컵 하나 들고 가서 물 마시면서 수업했다. 장학지도는 언제나 기분이 나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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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로 쓰는 소설사,, 북학파의 정치입문???



방각본 살인 사건
김탁환 저
황금가지
 
 


이 소설은 작가의 말대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어한 의지가 틈틈히 보이는 책이다.

대중성으로 역사의 진지함을 보여주고 싶음이 추리 소설이라는 형식을 취했고, 백탑파(북학)들의 삶이 작가는 추리 소설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 소설은 정말 우연히 수학여행을 떠나면서 심심할까 싶어 이성구 선생님께 재밌는 책이 뭐 없냐 했더니 권해주어 보게 되었다. 처음 읽으면서 그간 내가 읽고 있던 정민 선생님의 <비슷한 것은 가짜다> 연암 박지원의 글들이 같은 맥락에서 인용됨을 보고, 작가가 <비슷한 것은 가짜다>를 참고했구나 생각하며 나의 꽤나 박식한 독서에(^^) 스스로 감탄하며 읽은 소설이다.

 

강추다.

우선 재밌다. 추리 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기에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을 만큼이나 재밌다. 밤을 새워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두번째는 소수파(볼세비키) 박지원과 같은 북학의 추종자들의 정계 진출과 그 음모 등등이 현대와 많이 닮았다. 그래서 옛날을 소재로 함에도 불구하고 결코 옛날 이야기로 읽히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흥미진진하다.

세번째는 아주 개인적인 취향인데, 지적 허영을 채워줄 만큼 작가는 박식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다. 나의 허영과 잘 맞아떨어져 특히 읽으면서 즐거워 했다.

 

아포리즘, 작은 이야기,,

이책을 읽고 난 후, 북학파들의 혁명성과 2005년의 우리 사회를 소재로 치열하게 토론할 사람 어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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