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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남쪽으로 튀어

 

오쿠데 히데오...

사실 일본 작가를 그닥 좋아라 하지 않는다. 무라카미 식의 후일담류이나 염세적 분위기라는 편견 아니면 에쿠니 가오리 식의 가벼운 소품이 일본 현대 문학이려니 하는 생각을 짧은 독서 경력이 갖게 한 것이다.

 

도서관을 담당하면서 아이들이 하도 열심히 대출해 가길래, 물었다.

"재밌나?"

"예! 진짜 웃겨요."

아 에쿠니 가오리 식의 가벼운 소설이구나 싶었다.

머리 식힐 겸 읽기 시작했다.

아나키스트인 아버지가 희화화되면서 글은 시작한다.

'국민이기를 거부'하는 아버지는 전형적인 극좌아나키스트이다. 그런데 소설이 전개될 수록 이 아나키스트의 인간미와 희망에 점점 공감하게 된다. 종국에는 회화화된 인물이 희망을 잣대가 된다. 아버지와 엄마가 떠나가는 '파이파티로마'라는 섬은 우리네 문학에도 놓여진 '율도국'의 다름 아니다.

희망을 잃고 삶이 있을까? 나는 이 소설을 자본주의와 국가주의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을 정말 재밌게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서관 게시판에 한 학기를 마치며 도서관 담당교사의 강추 도서로 '남쪽으로 튀어'를 적어뒀다. 나는 궁금하다. 학생들은 이 책을 읽고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갖게 되었을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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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진주 귀고리 소녀

 

 

 

잔잔한 재미가 있다. 커다란 사건 없음에도 이렇게 독자를 진득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겠지. 읽으면서 그림을 계속 들쳐보게 한다. 그림 한 장에서 이러한 장편의 이야기를 상상해내는 트레이시 슈발리에가 경이롭다.

 

잔잔한 재미의 아름다운 그림까지... 강추. 누가 읽어도 즐독하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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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문화의 발견-KTX에서 찜질방까지

'신문화사'라고 불리는 영역의 글이다. 대서사의 묻혀있던 소서사의 의미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대강 알고 있는데...읽다보니 예전 대학생 시절, 거의 17년 전쯤 주워들었던 '일상성'이란 용어가 생각이 났다.

 

처음 '방'문화나 '지하철' 등의 장에서는 문화분석에 치중하더니, 뒤로 가면 갈수록 논설문이 되는 경향이 보인다. 그래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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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하는 진보>, 성찰을 통해 진보하기

정치개혁

한국 보수의 미래가 '백범'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남북의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 통일의 터전을 닦기 위한 배범의 노력을 호말만큼이라도 이해한다면 한나라당은 시도때도 없는 색깔론을 펼쳐서는 안 된다. 좀더 진지하고 이성적으로 남북관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이승만 식의 보수는 암울하다는 필자의 얘기에 적극 공감하면서, 새삼 조선일보가 왜 그토록 이승만을 국부로 숭상하고 싶어하는지 그들의 '색깔'의 근원을 알겠다.

 

사회경제개혁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언제부터 만들어진 구호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나라의 많은 도시는 '기업하기 좋은'을 지향한다. 그런데 조국은 '기업하기 좋은'이 만들어 낸 사회가 안타깝게도 '기업범죄하기 좋은'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을 지적한다. 지강헌의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음을, 분식회계(표현은 어렵지만 결국은 횡령이거나 절도이다.)를 저지른 재벌을 벌금으로 용서하거나 교묘한 논리로 면죄부를 발부하는 현 사태를 통해 증명하고 있다. 우리에게 '삼성'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엇이어야 하는지 평등과 정의의 신념으로 명징하게 태도를 취해야 한다.

 

인권지키기

차이가 차별을 낳아서는 안된다는 극히 평범한 신념이 우리 사회에서는 평범하지 않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법과 제도로써 차별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반인권적 억압과 탄압을 자행하는 것을 마땅하다고 여기는 주류들의 집단주의적이고 국가주의적인 최면 상태는 언제나 바뀔까? ㅠㅠ 

 

평화와 통일 만들기

이 단원에서 필자는 '연북'하되 '비북'하자가 말한다. 우리 사회가 비민주적 또는 반민주의 문제가 존재하듯, 북한도 공산일당독재에 의한 비민주와 반민주가 존재한다. 우리 사회가 반인권적 일들이 비일비재하듯이 북한 사회도 그러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진보세력의 일부는 그러한 북한을 옹호하는 것은 '연북'이 아니라 '종복'인 것이다. 북한의 핵도발에 대해 신랄할 수 있는 진보세력이어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은 나의 마음을 그대로 담았다.

 

법률개혁

소크라테스의 얘기가 나온다. 그는 '악법도 법이다'는 기득권적인 말만을 남긴 것이 아니다. 말이란 것이 전체 맥락을 무시하고 단락을 끊어버리면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소크라테스는 말한다. "나는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그릇된 일에 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복종하지 않을 것이며, 복종하기보다는 차라리 죽겠다."

이 문맥이 소크라테스가 말한 '악법도 법'이란 말의 전제인 것이다.

 

학문과 대학개혁

지식 상인의 길을 가서는 안 된다. 선비의 길을 가야한다. 서울대 법대에는 두 개의 기념홀이 있단다 하나는 '유민홀'이고 또 하나는 '조영래 홀'이란다. 유민 홍진기는 경성제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창씨개명을 하였고, 해방 후 미군정청 법제관을 일했고, 이승만 정권 하에서 3.15부정선거를 총괄하다가 4.19로 쫓겨났다가 사면되어 동양방송, 중앙일보 사장을 지냈다. 그의 큰 딸이 홍라희 씨란다.

조영래 변호사는 서울대 운동권 3인방(+김근태, 손학규)의 한 사람이었단다. 전태일 평전을 썼고 인권변호사로 활동을 하다 1990년에 폐암을 사망했단다. 지금 서울대 법대생들이 닮고 싶은 사람 1위라고 한단다.

 

여성의 새로운 삶을 위해

얼치기 페미니스트라는 고백에 적극적으로 동감하면서 읽었다. 

 

민주화 운동에 대한 기억과 성찰

"17대 총선에서 종철의 아버지 박정기 씨는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 낙선운동을 하다가 운동원들한테 폭행을 당했는데, 종철이가 끝까지 소재를 밝히지 않으며 보호하려고 했던 박종운 씨는 부천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필자는 아이러니라고 말하지만, 아이러니라 말하기엔 너무 아픈 거 아닌가...  

 

 

=>공부도 잘해, 젊은 나이에 교수도 돼, 어려울 듯한 내용도 이토록 쉽게 잘 써, 게다가 인물도 좋은 필자다. 이런 사람 보면 '화난다'. 정말 즐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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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아직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니다

정규직 노동자

 "10년만에 작은 아파트 하나를 장만한 정규직노동자는 출근할 때 아내한테서 일찍 들어오라는 말을 못 들어본 지 꽤 오래됐단다. 일찍 집에 들어왔다가는 오히려 아내의 곱지 않은 눈총을 받는다는 것이다. 며칠 전에도 일찍 퇴근해 들어왔더니 그의 아내가 집 안에 꿀 항아리라도 감춰놓은 거 있어? 왜 잔업도 안 하고 벌써 들어와? 해도 떨어지기 전에...라고 농담처럼 말하더란다."

 

 

여성노동자

 "생리휴가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했더니 산부인과 의사의 진단서를 첨부하랬단다. 여성노조위원장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는 '진단서가 뭐가 필요해. 내가 여기서 벗으면 될 거 아냐.'하며 노조위원장이 정말로 옷을 반쯤 벗어버렸을 때, 직원 몇 명이 급히 달려와 말렸고, 그날부터 생리휴가가 실시됐단다. ...<중략>.. 실제로 그날, 피가 낭자한 생리대가 사람들 앞에 내동댕이쳐졌다." 그렇게 법에만 존재하던 생리휴가가 실재하게 되었단다. 이젠 그것도 주5일제 근무 도입과 더불어, 기업의 이익을 위해 무급화 또는 없애려 한다 하니 참... ㅜㅜ

 

 

이주노동자

  "무단 침입한 단속반원들을 피해 도망가던 이주노동자가 건물 고층에서 떨어져 중태에 빠졌을 때도, 공장에 들어온 한국 사람을 단속반원으로 착각한 이주노동자가 심장마비로 숨졌을 때도, 출입국사무소에서 조사를 받던 이주노동자가 공포에 못 이겨 뛰어내려 숨졌을 때도, 단속반원을 피해 산으로 도주한 이주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을 때도 남의 보듯 했다"는 하종강의 고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이 땅에 얼마나 될까.

 

 

 

그저 몇 개의 얘기만 뽑아 보았다. 우리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나는 자꿈만 눈물이 난다.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기에 도서관에 앉아 애들에게 재밌을 거야 라며 권해줬더니 이틀만엔가 도로 가져와 너무 무거워요, 힘들어요 라고 말하던 아이가 누군지 떠오르지 않지만, 나도 힘들었다고 말해줘야하는데....... 자꾸만 눈물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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