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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웨스턴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C'Era Una Volta Il West, 1968)

 

로버트 드니로가 나오는 '긴'영화 를 만든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이 만든 서부영화. 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무언가 좀 다른 분위기들을 연출한 영화다. 아,, <웨스턴>이 훨씬 먼저 만든건가? 어쨌든 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먼저 봤었다.

 

세르지오 레오네가 <자전거도둑>에도 단역으로 출연했던 이탈리아인 감독이란 걸 알기 때문일까? 이탈리아영화의 사실주의적인 느낌이 살아있는 것 같았다. 영화는 '그냥 서부영화'가 아니라, '이탈리아 서부영화'다. 왠지 19세기 서부에서 일어났을 것만 같은 아주 사실적인 묘사들이 이 3시간반짜리 영화 내내 꿈틀꿈틀 살아움직인다.

 

갈등은 한 가족의 몰살과 서부 사막에 놓이는 '철도'에서 시작된다. 가족은 사막에 펼쳐질 '서부로 가는' 기차길 중간에 역 하나 만들어서 우리가족 행복하게 살자는 가장의 꿈으로 부풀어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초반부에 프랭크 일당에 의해 무자비하게 몰살당한다. (프랭크 일당은 자본가를 등에 업은 총잡이 일당이다.) 그리고 갈등의 핵심은 '철도 공사'인데 이것이 갈등의 근본임은 나중에야 알 수 있다. 영화 속에는 백인뿐만 아니라 중국인들,(그러나 안타깝게도 중국인들은 '배경'으로만 나온다.) 인디언, 아일랜드인, 아프리카인 등 온갖 이주민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서서히 나타나는 자본가와 자본주의, 자본주의와는 어색하지만 그 시대적 배경에 남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는 서부의 총잡이들, 뉴올리언스에서 온 여성, 복수(서부영화의 전형적 이야기 고리)가 영화의 줄기들을 이룬다.

 

이 영화에서 '자본주의'란, 어쨌든 영화의 주제가 대적하는 상대로 비춰진다. 자본가 모튼은 "새로운 서부에서 총보다 돈이 더 중요하다" 말한다. 그러나 그는 총으로 뒈졌고, 철도와 함께 등장하는 서부의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항해 프랭크(헨리 폰다 분)와 샤이런, '찰스 브론슨'(극중 이름 까먹었다-_-)은 '총'으로 대결한다. 허허, '서부영화는 그래도 총'이라고 우기는 식이다.

 

그러나 영화가 끝나가면서, 종반부에 갈등은 해소되지만 우울한 기운 감출길 없다. 새로운 기차역을 둘러싼 살육의 싸움은 끝나지만 서부의 '자유로움'은 사라져간다는 느낌이랄까? 찰스 브론슨이 어디론가 가야하는데 갈데가 없는 것이다. 어디론가 멀리 가버려야 어울리는 캐릭터인데... 결국 역 공사현장으로 돌아오는 찰스 브론슨. 어딘지 쓸쓸하다. 이젠 총잡이들은 갈곳이 없는 신세가 되는 시대가 오는 것인지...

 

뉴올리언스의 여인 질이 물을 떠주려하자, 철도 노동자 수백명이 모여든다. 총잡이들의 로망과 살육으로 지배되던 서부 사막에도 자본주의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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