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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퇴진’ 일정 밝히고 사임은 스스로 결단하라”

퇴진행동, 박 대통령 3차 담화 관련 긴급 입장 발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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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9  17: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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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29일 오후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 민조노총에서 긴급 입장발표를 갖고 이날 저녁부터 분노한 국민의 민심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난 몰라. 너희끼리 알아서 해!’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에는 국민들이 듣고 싶어 한 ‘조건없는 즉각 퇴진’에 대한 언급이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자신의 거취를 스스로 결단하지 않고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 결정에 맡기겠다”며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 혼란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방안을 만들어 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떠넘기기와 시간벌기’로 일관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9일 오후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긴급 입장 발표를 갖고 이날 저녁부터 분노한 국민의 민심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퇴진행동은 매일 저녁 소규모로 진행되던 서울파이낸스센터 앞 촛불집회에 이날은 보다 많은 시민들이 모여 ‘즉각 퇴진, 당장 퇴진, 닥치고 퇴진을 외치자’고 호소했다.

또 30일 민주노총 총파업과 시민불복종의 날을 더 큰 규모로 진행하고 12월 3일 계획된 6차 범국민행동의 명칭을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선포대회’로 바꿔 '즉각 퇴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당장 30일 총파업부터 청와대 100미터까지 근접해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청와대 정문앞 분수대,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을 잇는 행진구간을 신고했으며, 앞으로 계속 청와대 집무실에서 직접 듣고 볼 수 있는 거리까지 가서 ‘즉각 퇴진’의 민심을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퇴진행동은 3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과 전국 광역시도에서 박근혜 퇴진을 내걸고 진행되는 역사적인 총파업을 국민들과 함께 진행하고 저녁 6시에는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 지역에서 대규모 촛불행진을 진행한다.

또 12월 3일 ‘박근혜 즉각 퇴진의 날 선포대회’에서는 4시 청와대 포위, 6시 본 대회, 8시 2차 행진을 할 예정이라며, 평소보다 더 많은 국민이 나와 ‘박근혜 즉각 퇴진은 국민의 명령’임을 보여주자고 호소했다.

염형철 퇴진행동 상임위원(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의 발언에는 진심이 들어있지 않다”며, “조건없는 하야를 발표할 때까지 흔들림없이 싸우겠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 수사를 받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도 아니고 국민들에게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 소상하게 밝히지도 않았다는 점에서 담화는 거짓말로 일관한 것이며, 탄핵 일정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봐도 여전히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염 위원은 앞으로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으로 인해 정치권에 혼란이 있을 것을 우려하면서 “오로지 국민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고 탄핵 일정 등 흔들림없이 지켜나갈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권영국 법률팀장은 이날 박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이미 피의자로 입건되었고 검찰에 의해 범죄사실이 낱낱이 밝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있으나 자신은 잘못이 없다는 것”이라며, “이 담화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본인이 잘못했다면 자신의 결단이 필요한 것인데,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것은 혼란을 야기하겠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200만 명의 국민이 광장에 나와 즉각 퇴진을 외쳤는데도 불구하고 국회에 일정을 잡으라는 것은 공범 관계인 새누리당에 시간벌기를 해달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면서 “친박으로 대표되는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호위병인데, 이들과 협의해 일정을 잡아달라는 것은 꼼수를 넘어 되치기 수법”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권 변호사는 “해체되고 처벌받아야 할 대상과 합의하라는 것은 안 된다”며, “여야합의라는 표현은 국민들이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남정수 대변인은 “오늘 담화에서 국민들이 듣고 싶었던 말은 오늘부로 하야 한다. 이후 정국은 국민들에게 맡긴다는 것이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두 번째 담화와 다르지 않은 뻔뻔한 담화였고 국민을 기만하고 농락한 담화였다”고 총평했다.

국회에 공을 넘긴데 대해서는 야당들이 단호한 입장을 표면해야 한다며, 야당은 “국민들의 즉각 퇴진 요구를 받아들여서 거리와 광장에서 국민과 함께 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진 공동상황실장은 “오늘 담화문을 발표한 대통령은 기자들 질문에도 황급히 몸을 감추었다”며, “국민 앞에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대통령이라면 즉각 퇴진해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퇴진행동은 이날 오전 정치권에서 진행중인 탄핵절차에 대한 입장을 발표, “탄핵절차는 ‘전 국민적 즉각퇴진운동’에 부응해 정권의 헌법·법률 위반 사실 및 그 중대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지 않고 범죄 집단과 공범 세력들의 시간 끌기에 명분을 주거나 정치적 주도권을 행사할 목적으로 이제 재판소 심판에 맡기자는 식의 ‘정치의 사법화’로, 광장을 중심으로 한 전(全)국민적 항쟁에 찬물을 끼얹거나 약화시키려는 시도가 있다면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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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선 승리 원한다면 지금 움직여라"

 
[정세현의 정세토크] "지금이 남북대화 선제 제의 적기"
2016.11.29 18:01:00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요구가 봇물 터지듯 나오는 가운데에도 박 대통령은 끝내 검찰의 수사를 거부하는 등 민심에 맞서는 형국이다. 정치권에서는 탄핵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야당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민심을 토대로 탄핵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지만, 정국을 주도하지도, 촛불 민심을 제대로 흡수하지도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대안 세력이 없다는 평가와 함께 '대한민국호'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인터뷰가 진행된 다음 날인 29일 제3차 대국민 담화를 통해 탄핵을 사실상 거부하는 입장을 밝혔다. 편집자)

특히 미국이 정권 교체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현재 권력의 붕괴와 대안 권력의 부재가 맞물린 한국 정치의 혼란은 남북 관계에도 불확실성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북한이 이틈을 노리고 핵 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을 감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누구도 북한을 막을 수 없고 말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핵실험이든 미사일 발사든 뭐든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더 이상 북한이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둬야 한다"며 북한과 탐색적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0.26 직후인 1980년 2월, 북한이 남한에 대화 제의를 한 적이 있다며 이는 남한의 상황을 파악해보려는 '탐색적 대화'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남한은 리더십이 붕괴한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북한의 군사적인 행동은 혼란을 가중시킬뿐만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정 전 장관은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정 전 장관은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특히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주도권을 잡고 상황 관리를 위한 남북 간 탐색적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여당이나 박근혜 정부를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관련 부처 장관들을 불러내서 정책 질의를 하든 간담회를 하든 어떤 방식이든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도록 권고 및 압력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민주당이 이 정도 시도도 하지 못하면 집권할 능력이 없는 것"이라며 "지금 여기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실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인데, 이거보다 확실한 능력 검증이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인터뷰는 지난 28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빠르면 6개월 내에 새로운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우리의 대북 및 대외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중요한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문제는 제대로 된 대안 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단 한 번도 국정의 주도권을 잡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잘못하고 있는 것을 단지 '주워 먹으려'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향후 어떻게 정국을 이끌어갈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청사진이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 없이 주판알을 튕기면서 손익 계산하고 '밥그릇 싸움'만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세현 : 우리가 새 정권이 들어서는 시기와 미국 새 정부의 외교안보 진용이 갖춰지는 시기가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지금부터 내년 6월 사이에 북한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겁니다. 누구도 북한을 막을 수 없고 말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은 핵실험이든 미사일 발사든 뭐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더 이상 북한이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열어둬야 합니다. 지금 통일부 장관이야 박근혜 정부 내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고 지금도 할 수가 없을 것이니 기대할 바가 없습니다.  

그래서 국회가 나서야 합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이 아무리 식물 대통령이 됐다고 해도 법적으로는 살아있기 때문에 국회가 직접 정책을 집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국회가 정책 사안을 공론화해서 방향을 잡고 밀고 나갈 수는 있습니다. 그래야 북한이 마음 놓고 사고 쳐도 대응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핵 실험이나 미사일을 발사하면 안보에도 문제가 생길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탄핵이냐, 좀 있으면 임기 끝나는데 이 위기는 넘기고 가자는 식으로 여론이 생겨날 겁니다. 이 '국난의 시기'에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따라서 박근혜 정부는 대화를 통해 북한의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야권과 비박계는 북한을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치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다음 정권이 들어설 때까지 북한이 더 이상의 사고를 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야당은 "대북, 대외 관계를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에 맡길 수 없다"고 밝히고 국회가 대북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야 합니다. 

프레시안 : 그렇지만 북한은 이미 5차 핵실험까지 진행했습니다. 핵을 가진 북한과 무슨 대화를 하냐는 반론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정세현 : 그건 남북 관계를 아예 하지 말자는 겁니다. 원래 참여정부 때까지만 해도 남북 관계 개선과 북핵 문제 병행이라는 '투 트랙'을 견지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이런 전략은 없어졌습니다.  

만약 야당이 집권해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면 지금부터 목소리를 내서 정부를 압박해야 합니다. 지금 미국도 북한을 제어하지 못하는 정권 교체기에 놓여 있습니다. 북한이 사고를 치기가 딱 좋은 시기입니다. 이 시간 동안 사고 치지 못하도록 전략적인 차원에서라도 남북 대화를 진행해야 하고, 이를 통해 안보에 빈틈이 없게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해야 합니다. 그게 수권 정당의 면모입니다.  
 

▲ 지난해 12월 11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제1차 남북당국회담이 열렸다. 이 회담에서 남북은 어떠한 내용에도 합의하지 못한 채 지금까지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은 황부기(왼쪽 첫 번째) 남측 수석대표와 전종수(오른쪽 첫 번째) 북측 수석대표를 비롯한 대표단이 회담 시작 전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기자협회제공


실제 과거 권력의 격변기 때 남북 대화가 종종 일어났습니다. 1979년 10.26 사태 이후인 1980년 2월, 북한은 느닷없이 총리급 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당시 남북회담을 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이건 사실 대화보다는 남측의 동향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남북 대표들이 만나면 그 과정에서 낌새를 드러내기 마련인데, 이를 통해 감이라도 잡아보겠다는 겁니다. 사실 회담만큼 훌륭한 '휴민트(HUMINT)'도 없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이 회담에 응했습니다. 신군부인 전두환이 직접 회담의 수석대표를 지명했습니다. 이후 이 회담은 그해 8월까지 10번이나 개최됩니다. 접점을 만든다기보다는 상대의 의중을 탐색하는 대화였습니다.  

1970년 초에 열린 적십자 회담 역시 탐색 목적이 강했습니다. 당시는 미국이 자기들의 국제 정책 필요에 의해 소련, 중국에 화해의 손짓을 보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이 한반도에 개입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한국에서는 한미 동맹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정희는 미국이 한국을 버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베트남에서 미군이 빠져나가기도 했으니까요. 마찬가지로 김일성도 소련이나 중국이 미국과 대화하려는 것을 보면 저들이 자신을 버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서로가 불안한 상황에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북쪽의 손을 한 손이라도 잡고 있으면 북한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낌새라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도 비슷한 목적이었을 겁니다. 남한 및 국제 정세에 격변이 일어나는 상황을 파악해 두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양측의 의도가 맞아 떨어져서 남북은 적십자회담을 열었고 결국 7.4 남북 공동성명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스스로가 위기에 처해있다는 현실 인식을 통해 방어적인 차원에서 회담을 진행한 겁니다.  

이번에도 남한은 격변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북한은 남한의 동태 파악이 필요할 겁니다. 우리 역시 북한의 위협을 최소화한다는 측면에서 대화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남한이 먼저 차관급 수준에서 회담을 제의하면 북한도 쉽게 거절하지 못할 겁니다. 

일단 아직까지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동향이 있었으면 벌써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이를 흘렸을 텐데 그런 소식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북한은 어느날 갑자기 뒤통수 때릴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미국의 새 정부에서 누가 국방장관, 국무장관 등을 하게 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당장은 군사 행위를 벌이지 않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미국이 압박 일변도로 나올 것 같다는 것이 분명해지면 북한은 "그래? 한 번 해보자는 거냐" 라는 식으로 더 세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기 전에 우리가 북한을 관리하는 목적의 남북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파악한 "북한은 살살 달래야 하더라"라는 이야기를 미국에도 해줘야 하고. 미국에 새로 들어오는 외교안보팀에 우리가 조언을 해줘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북한은 지금 남한의 권력 공백기를 두고 많은 생각을 할 것입니다. 야당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고,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대단히 높다는 점에 착안, 군부가 나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그런 사람들이 자신들을 이용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북한이 호응할지도 알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최소한 야당이 상황 수습과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는 있습니다. 

대선 이기고 싶다고? 지금 주도권 잡아야 한다  

프레시안 : 북한 변수를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북한과 접촉 시도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일단 야당에 이 정도의 전략 또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또 국회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추진한다고 해도 여전히 1당이자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세현 : 민주당이 이 정도 시도도 하지 못하면 집권할 능력이 없는 겁니다. 여기서 검증을 받아야 합니다. 실제 국정을 운영하는 것인데, 이거보다 확실한 능력 검증이 어디 있습니까? 

그리고 현재 국회를 움직일 추동력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있습니다. 만약 이들이 다음 대선에서 이기고 싶다면 지금 움직여야 합니다. 지금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나중에 대선이 본격화 된 이후에 외치는 구호나 연설보다 훨씬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이게 바로 선거운동이나 다름없습니다.  

물론 여당이나 박근혜 정부를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회 이름으로 통일부 장관에게 대북 제의를 하도록 압박하고 국가안보실장도 국회로 불러내서 정책 질의를 하든 간담회를 하든 어떤 방식이든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하도록 권고 및 압력을 넣어야 합니다.  

국회가 나서야 할 명분도 있습니다. 미국은 시스템이 움직이는 국가지만, 우리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이 힘이 빠지면 국정이 사실상 마비됩니다. 대통령이 이렇게 힘이 빠지면 다음 선출 권력인 국회가 움직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 국회의 힘은 현재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나오는 겁니다.  

따라서 어찌 보면 지금이 국가 전체적으로 지금은 굉장한 위기이지만, 정권을 잡으려고 하는 야당에게는 국정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신임을 받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야당에서는 별로 이러한 노력이 안보입니다. 190만 명의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는데, 야당은 '남의 불에 게 잡는다'는 생각으로 거저 얻어가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야당이 지난 다섯 차례의 집회에서 보여준 국민 수준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합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야당이 하는걸 보면 박근혜 정부가 계속 죽 쑤길 바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세현 : 지금 대표적인 대권 후보와 당 대표 모두 쉽사리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측면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 대표도 대권 주자도 아니지만, 그러면서도 당에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움직여야 합니다.  

특히 외치 문제는 외교 안보와 관련해 국정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책기구를 만들어서 북한을 관리하는 부분을 신경 써야 합니다. 비상대책기구나 이른바 '섀도우 캐비넷'을 구성해서라도 책임질 수 있는 정당이라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국정의 주도권을 잡고 다른 당도 따라 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국회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이야기도 하지만, 이제 국정조사도 곧 시작될 것이고 이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국회가 대정부질문을 통해 얼마든지 정부 정책에 영향을 주는 기능을 담당하기도 했었습니다. 이러한 기능을 최대한 확대하고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전환시키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당장 박근혜 정부의 관리들에게 지금까지의 정책 방향에서 벗어나서 각성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요?  

정세현 : 외치 부분은 특히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국방부 장관의 경우,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를 국민의 여론과 반대로 성급하게 추진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제출해야 합니다. 설사 대통령이 이 건의안을 무시한다고 하더라도 보여주는 조치로 필요합니다.  

잠시 GSOMIA 이야기를 해보자면, 매년 이 협정을 이어갈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협정을 종료하려면 협정을 종료하려는 날짜로부터 90일 전에 통보해야 합니다. 협정 최종 서명을 11월 23일에 했으니까, 만약 협정을 중지하려면 내년 8월 23일에 통보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정치 일정상 일본에 협정 무효를 통보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통보한다면 아마도 2018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을 비롯해 야권의원 52명이 함께 효력 정지 특별법을 발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안보 문제라서 잘못 건드리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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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일제히 박근혜 대통령 3차 대국민담화를 맹비난하며 '예정대로 탄핵 추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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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진퇴 결정을 떠넘긴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직후, 야당이 박 대통령을 맹비난하며 예정대로 탄핵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야 3당 대표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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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 "한마디로 탄핵을 앞둔 교란책이고, 탄핵 피하기 꼼수다."

방금 대통령의 세 번째 담화가 있었다. 대통령이 이다지도 민심에 어둡고, 국민을 무시할 수가 있는가. 검찰이 빼곡한 글씨로 30장의 공소장을 적시하면서 대통령을 공동정범, 때로는 주도적으로 지시한 피의자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방금 겨우 718자에 해당하는 짤막한 답변을 했다.

그 답변 내용에는 아무런 반성과 참회가 없었다. 조건 없는 하야가 민심이고, 즉각 퇴진이 국정 농단과 외교적 수치를 막고 국정을 수습하는 지름길이다. 그것이 유일한 길임에도 대통령은 하야에 대한 언급 없이 국회에 그 책임을 떠넘겼다. 한마디로 탄핵을 앞둔 교란책이고, 탄핵 피하기 꼼수다.

대통령은 “절대로 사익을 추구한 바가 없다”고 단언했다. 일언지하에 범죄사실을 부정한 것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단 말인가. 국민은 촛불을 들고 밤마다, 주말마다 무너진 희망을 일으키고, 이 땅의 정의를 바로잡고, 역사를 바로세우기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국정을 책임진 대통령은 어떤 수습책도 내놓지 않고 “자신과 무관하다”, “측근을 잘못 관리한 탓이다”라면서 자신과 자신의 세력 살아남기에, 국면의 모든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에 끝까지 매달리고 있다.

국민은 세 번째 담화를 보고 이제 더 이상 대통령을 일초일각도 용서할 수가 없다는 민심일 것이다. 방금 우리는 헌법이 정하고 부여한 헌법수호기관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의 헌정수호를 위한 양심에 따라 탄핵발의의 서명을 시작했다.

송영길 단장을 필두로 ‘촛불홍보단’이 전국 국민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모아서 탄핵 절차에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단일대오로 나아갈 것이다.

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 민심을 지키면서 민심을 받드는, 민심의 명령에 순종하는, 그래서 우리의 헌정질서를 지름길로 바로잡는 길에 흔들림 없이 나아가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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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 "국민을 무시한 파렴치한 변명, 책임회피"

박근혜 대통령은 역시 무서운 분입니다.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이 집권 18년 동안 군부독재 통치에 대한 국민적인 저항을 인혁당 사건 등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을 수성하는 방법을 온몸으로 체험했기에 역시 권력 수성의 귀재입니다.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도 자신은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였지 사익을 추구하지 않은 공적인 일이었다고 변명하며 자신의 잘못은 없다고 항변합니다. 스스로 퇴진하지 않고, 국회에 퇴진 거취를 퉁치고, 기자들의 질문은 거절하고, 사실은 나중에 밝히겠다고 빠져버립니다.

국민은 진실규명과 책임을 요구합니다. 검찰 수사는 거부하고 나중에 사실을 밝히겠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한 파렴치한 변명, 책임회피이며 또 하나의 헌정파괴 국기문란 입니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검찰 조사를 받아서 진실을 밝히는데 협조하고, 즉각 퇴진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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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표 : "새누리당을 방탄조끼 삼아 탄핵을 모면하려는 꼼수"

박근혜 대통령은 마지막까지 국민을 기만했습니다. 국민의 뜻을 받드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자 했던 국민들을 또 다시 좌절시켰습니다. 비겁하고 고약한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은 대통령직 임기문제를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국민들이 요구한 조건 없는 하야나 질서있는 퇴진을 사실상 거부한 것입니다. 국회로 공을 넘겨 여야 정쟁을 유도하고 새누리당을 방탄조끼 삼아 탄핵을 모면하려는 꼼수입니다. 결국 대국민담화가 아니라 새누리당을 향한 탄핵교란 작전지시입니다.

정의당은 대통령과 친박의 국면전환 시도에 말려들지 않을 것입니다. 두 야당과 함께 흔들림 없이 탄핵안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통과시키는데 매진하겠습니다.

이번에도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조금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또 공적사업 운운하면서 모든 책임을 주변의 잘못으로 떠넘겼습니다. 뻔뻔한 대통령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더 이상 국민 앞에서 변명 늘어놓지 말고 당장 검찰에 출두하십시오.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이야기 했지만 아무것도 내려놓은 것이 없습니다.
국회가 법 절차에 따라 진퇴를 결정해달라는 말은 결국 개헌을 해달라는 말입니다. 현재 대통령은 형사 피의자로 입건된 신분입니다. 대통령직을 방패로 감옥 가는 시점만 늦추고 있을 뿐입니다. 대통령이 이런 저런 조건을 달 입장이 아닙니다.

정의당은 한 달여 전부터 대통령에게 ‘하야’ 민심수용선언을 촉구해왔습니다. 국민들도 지난 26일까지 퇴진을 요구했습니다. 지난 한 달간 철저히 민심을 무시하다가 탄핵을 코앞에 두고 국회에 공을 떠넘기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발입니다. 야3당은 국민들을 믿고 탄핵절차를 흔들림없이 추진해 갈 것입니다. 국민과 함께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유린한 헌정질서를 반드시 바로세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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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감춘 핵발전의 진실 8가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11/30 10:40
  • 수정일
    2016/11/30 10:4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그들이 감춘 핵발전의 진실 8가지

김찬국 2016. 11. 29
조회수 1742 추천수 0
 

환경상식 톺아보기

활성단층 뻔히 알고 핵발전소·방폐장 짓고, 결국은 해체해 10만년 관리해야

결국은 사람이 작동하는 시설, 완벽하게 안전한 핵발전소는 세상에 없어

 

05416968_P_0.JPG» 정부와 원자력계는 시민에게 원전의 위험성과 대대로 이어질 부담을 제대로 알려 주었나.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 선박이 지난해 10월 고리원자력발전소 신고리 3·4호기 앞에 상륙해 신고리 5·6호기 추가 건설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울주/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지진이 나는 곳에 지은 방폐장

 

많은 시민이 평생 모르고 살 수 있다면 더 좋았을 최태민 일가의 가계도를 파악하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던 11월 2일 정부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 선정 절차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그 의미를 간단하게 해석하자면, 경주는 지진이 나는 곳이니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짓지 않겠다는 것이다. 일면 다행이긴 하지만 경주에는 이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하 경주 방폐장)이 있고, 활성 단층대 위에 운영되는 핵발전소가 우리나라에는 아주 많다. 

 

올해 9월 경주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많은 시민이 경주에 있는 우리 이웃의 피해를 안타까워하면서 동시에 그곳에 있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하 경주 방폐장)의 안전을 걱정하기 시작하였다. 핵발전소나 방폐장은 지진이 나지 않는 곳에 짓는다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에 더욱 그랬을 것이다. 

 

05356205_P_0.JPG» 경주 방폐장이 첫 가동을 시작한 지난해 7월13일 오후 경북 경주시 양북면 방폐장 지하 동굴 5번 처분고에서 방폐물 16드럼이 첫 처분되고 있다. 경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그곳에 활성 단층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리고 왜 그 사실을 (경주 시민을 포함하여) 우리에게 알리지 않고 핵발전소와 방폐장을 지었을까? 

 

기억을 되짚어 보면 글쓴이가 대학교에 다니던 약 20여 년 전, 어느 강연에서 우리나라 동남부 지역은 지진이 발생할 수 있어 핵발전소를 두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을 들은 적이 있다. 당시 필자는 대학 학부에서 자연과학과 교육학을 공부할 때니 핵발전이나 지진에 대해 그리 깊이 이해하지도 못했다. 

 

불완전한 기억만으로 글을 쓸 수 없어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적어도 1990년대 중반에는 이 지역에 있는 활성 단층대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을 계기로 우리 정부가 공개하지 않은 보고서 한 편이 최근 주목을 받았다.

 

그것은 2012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소방방재청(현 국민안전처)에 제출한 ’활성 단층 지도 및 지진 위험지도 제작’(연구 기간 2009년 3월~2012년 2월) 연구용역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를 보면, 국내 활성 단층은 1992년 일본 교토대학의 오카다 교수에 의해 양산단층대가 처음 확인됐다. 1995년 굴업도 사태(굴업도 방폐장 건설 반대 주민운동)를 전후로 우리나라 자체 연구도 본격적으로 이루어졌고 특히 핵발전소가 밀집한 우리나라 동남부 지역의 활성 단층이 조사되었다(한국자원연구소, 1998).1) 

03436318_P_0.JPG» 경북 포항에 있는 유계단층의 현장조사 모습. 약 2000년 전 활동한 우리나라 가장 최근 활성단층의 하나이다.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교수.

 

현재 우리나라 핵발전소 주변에 약 50여개 지점에서 활성 단층 노두가 있고, 양산단층, 울산단층 등 17개 활성 단층의 존재를 파악하고 있다. 1993~1999년 당시 일개 대학생이 들어본 내용을 우리 정부나 전문가들이 몰랐을 리는 없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알리지 않은 채로) 2005년 주민투표를 통해 경주에 방폐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였을 것이다. 

 

2016년 11월 정부가 고준위 방폐장 건설 후보지에서 경주 지역을 제외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 지역의 지진에 대한 우리 시민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겠지만, 사실 훨씬 이전부터 이곳에 활성 단층대가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더욱 중요하다. 

 

최근 새누리당 유력 정치인들이 하나같이 최순실의 존재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현직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겪은 많은 정치인이나 우리나라 현대사를 이해하는 언론인 등에게 최태민 일가는 낯선 주제가 아니었던 것은 분명하다. 2016년 우리나라 시민들이 확실하게 알게 된 사실은 최태민 가계의 3대 족보와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곳에 핵발전소와 방폐장이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왜 핵발전소와 방폐장을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곳에 지었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을까? 아니 우리는 왜 진실을 모른 채 지낼 수 있었을까? 이것 말고도 우리가 핵발전에 관해 놓치지 말아야 할 진실이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 먼저 30년 전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사고와 이곳에서 현재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자. 

 

30년 전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일 

 

n1.jpg» 사고 후 콘크리트로 덮어놓은 체르노빌 4호기. 위키미디어 코먼스.

 

1986년 4월 26일 일어난 체르노빌 핵발전 사고는 체르노빌의 원자로 4호기에서 이루어진 실험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발생하였다. 당시 실험은 ‘핵발전소 가동이 일시 중단될 경우 관성으로 도는 터빈이 생산하는 전기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냉각펌프에 전력을 공급해줄 수 있는가’에 관한 것이었다. 즉, 비상용 디젤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하기까지 1분 동안 버틸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다. 

 

실험 당시 운행 미숙으로 열 출력이 떨어졌고, 수동으로 제어봉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제어봉을 너무 많이 끄집어냈다. 게다가 실험 지휘부가 안전을 위해 저절로 멈추려는 원자로를 수동으로 돌리고 비상 노심 냉각시스템마저 끄면서 결국 노심이 녹아내리는 사고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사망 9300명 이상, 피폭 800만 명 이상의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체르노빌 사고 후, 남아있던 핵연료 등에서 방사능이 누출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콘크리트 봉인시설인 ‘석관’을 씌워 원자로 4호기 건물을 덮었다. 하지만 봉인 당시부터 응급처치일 뿐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이 석관은 건설 후 30년이 지나는 동안 노후하여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체르노빌의 현재 모습: 콘크리트는 30년, 강철 덮개는 100년, 그다음은?

 

n2.jpg» 체르노빌 핵발전소 4호기를 덮어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해 만들고 있는 새로운 봉인 시설. 위키미디어 코먼스.

 

체르노빌 핵발전 사고 이후 30년이 지난 현재 체르노빌에는 새로운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체르노빌 4호기를 봉인한 오래된 석관을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봉인시설을 건설하고 있다. 

 

2004년부터 유럽 부흥개발은행(EBRD) 주도로 진행되는 이 사업은 높이 108m, 길이 162m, 너비 275m에 무게는 3만6000t에 달하는 ‘강철 덮개’를 씌우기 위해 총 20억 유로(약 2조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다. 이 덮개는 석관 붕괴의 위험을 예방하고, 방사성 물질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 100년 이상 기능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로 안에 아직도 최소 4t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남아있는데 강철 덮개가 버틸 수 있는 기간 안에 연료봉을 포함한 고준위 방사성 물질을 제거하지 않으면 그때는 강철 덮개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료봉 등의 고준위 폐기물은 10만년 이상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면, 아마 100~200년 이후에는 강철 덮개를 보완하는 더 크고 웅장한 시설을 만들어야 할지 모른다. 

 

그들이 우리에게 말하지 않는 핵발전에 관한 또 다른 진실들

 

05299577_P_0.JPG»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핵발전소 참사 29주년인 지난해 4월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160km 떨어진 슬라부티치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사고 뒤 핵발전소에서 정화작업을 하다가 숨진 작업대원들의 사진 앞에 추모 촛불이 밝혀져 있다. 당시 소련 정부에 의해 사고 현장에 투입된 작업대원들은 장비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채 작업하다 몇주 만에 방사능 오염으로 목숨을 잃었다. EPA 연합

 

겨우 100여 년을 버텨 줄 체르노빌의 거대한 강철 덮개나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흘러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약 4600억 원을 투입한 ‘얼음벽’ 설치 작업의 실패는 핵발전에 대해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진실을 보여준다. 

 

핵발전 사고는 언제든 날 수 있지만 인류는 아직 그러한 사고에 대처할 충분한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 또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정상 작동한 핵발전소도 30~40년 정도의 운행 기한이 지나면 해체해야 하는데 그 해체 기술 역시 확보되지 않았다. 누가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더라도 놓치지 말아야 할 핵발전에 관한 진실 몇 가지를 요약하면 이렇다. 

 

※ 우리나라의 지진 위험이 있는 활성 단층대 위에 핵발전소와 방폐장이 있다. 

 

※ 고준위 핵폐기물은 지진, 지하수 유입이 없는 방폐장에서 10만년 이상, 중·저준위 핵폐기물은 적어도 수백 년 동안 주변 환경으로부터 차단해 안전하게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경주 방폐장은 지진은 물론 지하수 유입으로부터도 안전하지 않다.) 

 

※ 핵발전소는 결국 해체해야 한다. 1978년 가동을 시작한 고리 1호기는 설계수명 30년이 종료된 2007년 가동연장 허가를 받았으나 40년째인 2017년 운영을 영구히 마치게 된다. 

 

※ 우리나라는 2029년까지 핵발전소 12기의 수명이 끝날 예정이지만 아직 해체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다. 

 

※ 상대적으로 안전한 핵발전소는 혹시 있을지 몰라도 완벽하게 안전한 핵발전소는 이 세상에 없다. 

 

※ 핵발전소는 사람이 작동하는 시설이다. 1979년 스리마일 사고, 1986년 체르노빌 사고, 2011년 후쿠시마 사고는 모두 냉각시스템의 작동 이상으로 노심 용융이 발생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운전자의 작동 실수나 판단 착오가 있었다. 

 

※ 세계적으로 핵발전소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스리마일 사고, 체르노빌 사고, 후쿠시마 사고와 같이 노심 용융2)이 발생한 경우만 하더라도 약 7~8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작은 규모의 사고는 매년 수없이 일어난다.

 

※ 핵발전소 주변에 사람들이 매우 많이 살고 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반경 30㎞ 이내에 거주민이 약 17만 명이었는데 반해, 우리나라 고리 핵발전소와 월성 핵발전소는 그 반경 30㎞에 각각 약 380만 명과 약 130만 명이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안전한가? 

 

05199342_P_0.JPG»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활동가들과 간사들이 4월8일 오전 전남 영암군 홍농읍 한빛핵발전소 앞에서 '부실부품을 사용하는 원전 3, 4호기 정지'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한빛핵발전소에서 발생한 원전 사고를 상징하는 십자가 160개로 묘지로 만들고 원전 위험을 알렸다. 그린피스는 한빛원전 3, 4호기의 경우 부실자재 인코넬(Inconel) 600을 원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의 전열관으로 사용해 잦은 사고와 고장이 일어난다며 대형사고가 일어나기 앞서 핵발전소 운전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광/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벌써 30년 전인 1986년 옛 소련의 체르노빌에서 핵발전 사고가 났을 때, 우리나라와 일본의 핵발전 산업 종사자와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의 핵발전소가 체르노빌과 달리 안전한 방식이라고 주장하였다.3) 또한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국내 핵발전 전문가 중에는 ‘다행히’ 우리나라의 ‘가압식’ 핵발전4)은 후쿠시마의 ‘비등식’과 달리 안전하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5)

 

기회가 된다면 이들 발전 방식은 어떻게 다르고 그동안 발생한 주요한 핵발전 사고를 통해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정말 안전한지 다루어 보고 싶다. 우리 스스로 핵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해 알아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05048921_P_0.JPG»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사고가 벌어진 뒤인 2011년 3월28일, 후쿠시마에 위치한 한 피난처로 피신한 여성이 아이를 업은 채 서 있다. 로이터연합

 

그런데, 우선은 핵발전의 안전성이 발전 방식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 핵발전의 안전성은 위치한 곳의 지질학적 안정성, 운행과 안전 관리의 엄격성, 사고 발생 시 대응 체계 등 수많은 요소가 관련되어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있다. 아무리 이론적, 기술적으로 개선된 핵발전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상하기도 힘든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안전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핵발전소 부품 비리가 언론에 수시로 등장한다면(<서울경제> 2016.9.29. ‘원전 비리 수사 중에도 엉터리 부품 공급한 강심장들’

 

-전력 공급 상실, 폐연료봉 추락, 냉각시스템 고장 등의 심각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면 (노컷뉴스2012.03.14. ‘전원상실 사고 은폐 고리 1호기 폐쇄 여론 거세져’

 

-크고 작은 사고를 계속 숨긴다면 (부산일보 2012.04.03. ‘부산 고리 원전 정전사고 은폐의 위험’) 

 

-뻔히 알고 있는 활성 단층대 위에 방폐장과 새로운 핵발전소를 짓는다면 (SBS 2016.9.13. ‘양산단층에 빼곡한 원전·방폐장...안전한가?’) 

 

-지하수가 새는 곳에 방폐장을 짓는다면 (JTBC 2014.08.26. ‘방폐장에 매일 1300톤 지하수 콸콸...방사능 오염 우려’)

 

핵발전소는 기껏 30~40년 사용하기 위해 10만년 이상 기간에 걸친 부담을 지는 결정이고, 그 누구의 작동 실수나 판단 착오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가정에 수많은 이들의 안전을 맡기는 방식이다. 물론, 핵발전 산업 종사자들과 전문가들은 더 많은 이들의 안전을 위해 애쓰고 있을 것에 분명하다. 

 

04477463_P_0.JPG» 핵발전 정책의 폐지와 태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펴라고 촉구하는 시민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새로운 에너지 전환의 시기까지 현재의 핵발전을 한동안 유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나는 그저 작고 소박한 상식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현재 운영되는 핵발전소가 결정적인 사고 없이 그 수명을 다하고 그사이 혹시 발생하는 작은 사고도 투명하게 공개되기를.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핵발전소 운영에서 부품 비리와 같이 저열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핵발전소 해체 이후 남은 핵폐기물은 지진도 지하수 유입도 전혀 없는 곳에서 10만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기를. 

 

소박한 상식이 이루어지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다 보면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김찬국/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 환경과공해연구회 운영위원

 

 

 

 

 

 

1) 한국자원연구소 (1998). 활성단층 조사평가 연구: 한반도 동남부 지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2) 노심 용융(core meltdown) 또는 ‘멜트다운’: 냉각수에 잠겨 있어야 할 연료봉이 대기 중에 노출돼 액체 상태로 녹으면서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는 현상

3) 체르노빌 사고 당시의 핵발전소는 중성자를 흡수해 핵분열을 늦추는 감속재로는 흑연을 쓰는 흑연을, 냉각재로는 물을 사용하는 ‘흑연 감속 비등형 경수로’다. 이에 반해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냉각재와 감속재로 물을 쓴다. 그러니 체르노빌 사고를 냈던 ‘흑연감속로’는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사용된 적이 없는 것이긴 하다. 

4)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핵분열 반응로 발생하는 열로 물을 직접 끓여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비등형’이고,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는 가열한 물이 든 미세관으로 외부에서 끌어온 다른 물을 데워 그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가압형’이다.

5) 동아일보 2011.4.4. 허문명 기자의 사람이야기: 장인순 前 한국원자력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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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타, 새끼와 먹이 뺏는 사자보다 굶주림이 더 무섭다

치타, 새끼와 먹이 뺏는 사자보다 굶주림이 더 무섭다

조홍섭 2016. 11. 28
조회수 5666 추천수 0
 

먹이 50%, 새끼 78% 잃기도 하지만 핵심 먹이터 확보가 더 중요

'공포의 무대' 떠나기보다 주력 믿고 그때그때 상황 따라 대응 전략

 

c1_James Temple.jpg» 나무 밑에서 쉬며 주위를 경계하는 치타 가족. 중간 포식자로 살아가기는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 James Temple, 위키미디어 코먼스

 

세렝게티 평원에는 날마다 맹수와 초식동물 사이에 쫓고 쫓기는 생존경쟁이 벌어진다. 추격전이 포식자와 피식자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다. 최상위 포식자와 하위 포식자 사이도 살벌하긴 마찬가지다.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중형 포식자인 치타가 기껏 잡아놓은 먹이를 사자나 하이에나에게 속절없이 빼앗기는 모습을 종종 보여준다. 먹이를 지키다가 자칫 큰 상처를 입느니 새로 사냥을 하는 편이 낫겠다고 여기는 것 같다. 

 

c4_Nick Farnhill.jpg» 치타는 빠르게 달리기 위해 날렵한 몸매로 진화했지만 그 바람에 덩치가 작아져 다른 포식자에게 종종 먹이를 빼앗긴다. 가젤을 사냥한 치타. Nick Farnhill, 위키미디어 코먼스

 

실제로 치타가 먹이의 25%를 빼앗기더라도 1.1시간만 더 사냥하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관련 기사한국인처럼 살려면 지구가 2.5개 필요하다). 치타가 잡은 먹이의 10~15%를 다른 포식자가 가로채며, 때로는 먹이의 절반을 다른 동물이 가져가기도 한다. 

 

먹이를 빼앗기는 데 그치지 않고 종종 치타는 다른 포식자에게 목숨을 잃는다. 특히 어린 치타의 사망원인 가운데 사자에 잡혀 죽는 비율은 매우 높아 78%에 이르렀다는 연구도 있다. 대형 포유류 가운데 이처럼 새끼 사망률이 높은 종은 없다.

 

c2_Schuyler Shepherd_Serengeti_Lion_Running_saturated.jpg» 먹이를 향해 돌진하는 암사자. 다른 포식자의 먹이 가로채기는 사냥 못지않게 사자에게 중요한 일이다. Schuyler Shepherd,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런 이유로 치타는 사자나 하이에나의 근거지를 피해 먹이 밀도가 낮은 주변부에 주로 서식하는 ‘피난처 동물’로 간주해 왔다. 이런 통념을 깨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양질의 먹이터를 최강자가 차지하면 다른 포식자는 주변의 질이 떨어지는 사냥터로 밀려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은 서로 간의 회피 행동을 통해 양질의 사냥터를 공존한다는 새로운 가설이 나왔다.

 

알렉산더 스완슨 미국 미네소타대 생물학자 등 연구자들은 탄자니아 세렝게티 국립공원에 225대의 무인카메라를 설치하고 사자, 하이에나, 치타가 어떻게 사냥하고 상대의 존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실증적으로 조사했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생태학과 진화> 최근호에 실렸다.

 

Erik Damen.jpg» 치타는 사자에게 쉽게 먹이를 빼앗기는 약한 포식자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좋은 사냥터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Erik Damen, 위키미디어 코먼스

 

흥미롭게도 이들 차상위 포식자들은 목숨이 위태롭더라도 훌륭한 먹이터를 쉽사리 포기하지 않았다. 먹이가 풍부해 사자가 많은 곳에는 치타와 하이에나도 많았다. 사자가 득실거리는 본거지를 뺀 모든 곳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

 

무인카메라를 분석한 결과 치타는 사자가 있는 것을 목격한 곳에는 12시간 동안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36~48시간만 지나면 그곳에서 정상적인 사냥활동을 했다. 

 

c5_Prof.Chen Hualin _A_group_of_lions_on_the_tree_in_the_Serengeti_prairies.jpg» 세렝게티 평원의 나무에 올라 휴식을 취하는 사자 무리. 이 나무는 치타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한데, 사자가 보이지 않으면 치타 차지가 된다. Prof.Chen Hualin, 위키미디어 코먼스

 

치타나 사자 모두 평원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나무 밑에서 쉬기를 좋아한다. 치타는 사자가 없을 때는 사자가 자주 오는 곳이라고 피하지 않았다. 사자와 맞닥뜨리더라도 빠른 주력으로 도망칠 수 있으니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대응하는 전략이다.

 

연구자들은 “최근 사자로 인한 치타의 사망률이 알려진 것보다 낮으며 사자가 늘어난다고 치타가 줄지도 않는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며 “좋은 먹이터라면 ‘공포의 무대’로부터 떠나기보다 그대로 눌러앉아 포식자를 회피하는 전략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c3_Marcel Oosterwijk.jpg» 하이에나가 누를 사냥해 물고가고 있다. 누는 사자와 하이에나 모두의 주 먹이이다. Marcel Oosterwijk, 위키미디어 코먼스

 

사자는 하이에나의 먹이를 단골로 가로챈다. 하이에나가 먹이를 먹을 때 내는 소리를 녹음기로 들려주면 사자가 재빨리 그곳으로 접근하는 사실이 실험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먹이뿐 아니라 곳에 따라 하이에나 사망의 71%가 사자에 의한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수가 우세할 때 하이에나는 사자를 쫓아내거나 먹이를 빼앗기도 한다.

 

c6.jpg» 수효가 우세한 하이에나가 사자를 공격하는 모습. 대부분의 경우는 이와 반대로 사자가 하이에나의 먹이를 뺏고 물어 죽이기도 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사자와 하이에나는 서로를 따라다니는 행동을 보였다. 사자가 있는 곳에는 하이에나가 있고 그 반대도 흔했다. 연구자들은 서로를 이끄는 것이 둘 다 청소동물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모두 누를 주요 먹이동물로 삼기 때문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물론 포식자 사이의 이런 관계는 지역과 종에 따라 다 다르다. 아프리카야생개는 치타나 하이에나와 달리 사자 서식지를 멀찍이 회피하는 행동을 보인다. 연구자들은 또 “사자와 달리 매복하는 포식자에 대해서는 하위 포식자가 더 심한 회피 행동을 보인다”라고 논문에서 덧붙였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Alexandra Swanson et al, In the absence of a “landscape of fear”: How lions, hyenas, and cheetahs coexist, Ecology and Evolution

2016;1-12, DOI: 10.1002/ece3.256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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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라인’ 증거인멸 시도?…표창원 “공소장에 檢도 공동정범으로!”

 

휴대폰 교체에 문서 파기까지.. 왜?, 네티즌 “검찰청사 앞에서 촛불 들어야”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 더불어민주당 민주주의 회복 TF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진행된 우병우 전 민정수석 구속 수사를 촉구 천막 농성을 마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른바 ‘우병우 라인’으로 거론되는 검사들이 갑작스레 휴대폰을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시도에 나섰다는 보도가 나왔다.

29일 <한국일보>는 복수의 사정기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평소 우병우 전 수석과 업무상 교류가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진 법무부 간부 A씨가 이달 초 자신이 쓰던 휴대폰 기기를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 현 정부에서 청와대 파견 경험이 있고, 우 전 수석과 개인적으로도 가까운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진 수도권에 근무 중인 B검사도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문서파쇄기를 이용해 다량의 문서들을 모조리 파기했다고 한다고 <한국>은 전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정확히 어떤 문건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련 문서가 아니겠느냐”며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 수사를 본격화하면 훨씬 더 많은 증거인멸 정황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보도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우병우와 김기춘 구속 않고 수사도 제대로 않는 이유, 검찰도 공범이기 때문”이라며 “공소장에 꼭 검찰도 공동정범으로 넣으라”고 꼬집었다.

   

네티즌들도 “법을 다스려야 할 자들이 앞장서서 법을 어기니 누가 처벌하지요?”, “국정농단의 부역자들! 국가와 국민 보다 지들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공직자의 윤리 따위는 내팽개친 쓰레기들!”, “검찰? 지나가는 개가 웃는 집단. 누가 누구를 단죄하리오”, “알아서 옷 벗고 나가라”, “우병우 우군은 검찰내부에 아직 존재하는 듯”,

 

“김기춘이나 우병우는 국민과 민주주의에 대한 천하의 역적이다”, “참담하네”, “공범들이다. 다 잡아 넣어야”, “대한민국 검사가 증거인멸이라. 막장도 이런 막장이. 먹먹하고 참담하고, 그런데 내가 왜 이리 부끄럽고 쪽팔리고”, “휴대폰 바꾼 사람들 우병우 라인으로 보면 됨?”, “촛불집회는 청와대 앞 보다 검찰청사 앞에서 먼저 하는 게 순서다”, “사실은폐, 조작집단”, “조직이 우선이야. 양심이 우선이냐” 등 비난을 쏟아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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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모든 것은 김기춘으로 향하고 있다

다시 모든 것은 김기춘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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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 17일 청와대 비서실장직을 사임한 이후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었던 김기춘이라는 이름이 요즘 다시 떠오르고 있다. 다시 논란이 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문제도 있지만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차은택의 새로운 폭로 때문이다.

차씨의 변호인 김종민 변호사는 2014년 6~7월경 최순실의 지시로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에서 김기춘 전 실장을 만났다고 말했다.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줄 의도로 김 전 실장을 만나게 했다는 것이 차씨 측의 주장.

이 경우 김기춘과 최순실의 관계가 김기춘의 과거 해명처럼 "알지도 못하고 만난 적도 없고 통화한 적도 없는" 사이가 아니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이뿐만이 아니다. 체육계를 한바탕 휘저어놓았던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당시 김 전 실장과 같은 자리에 나와 있었다고 차씨 측은 말했다. 김 전 차관도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씨를 알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 측의 발언 내용이 보도된 후 김 전 실장은 "대통령께서 차은택이라는 사람을 한 번 만나보라해서 공관으로 불러 만났다"고 채널A에 해명했다. 차씨와 10분 간 차만 마셨을 뿐 차씨의 사업에는 관여한 적 없다는 것. 여전히 최순실은 모른단다.

kim ki chun house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자택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김기춘이 계속 최순실을 모른다고 하는 주장하는 것은 법적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의원은 “법조인 출신인 김 전 실장은 지금 상황에서 ‘최순실 씨를 알긴 알았다’는 기초적인 사실관계라도 인정하면 그 다음 수순은 검찰 소환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일단 끝까지 버티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중략) 일각에선 김 전 실장이 최 씨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의도적으로 만남을 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김 전 실장이 최 씨의 ‘힘’을 알게 된 뒤 최 씨의 전횡을 용인하면서도 나중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직접 만나지 않고 철저히 3인방을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의사를 확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11월 28일)

 
 

그러나 상황은 김기춘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김종 전 차관이 "차관에 취임(2013년 10월)한 직후 김 전 실장이 (최씨의 딸) 정유라를 돌봐주라고 말했다... 차관 시절 김 전 실장과 수시로 통화하며 직접 지시받고 보고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헤럴드경제가 28일 보도한 것.

김기춘 전 실장은 지금까지 검찰 조사는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증언들을 볼 때 특검을 피하기는 힘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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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행동, 11월 30일 ‘1차 총파업 및 시민불복종의 날’ 선포

‘총파업+시민불복종’ 국민저항권으로 ‘즉각 퇴진’ 압박퇴진행동, 11월 30일 ‘1차 총파업 및 시민불복종의 날’ 선포(전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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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8  13: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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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진행동은 28일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1월 30일을 '1차 총파업 및 시민불목종의 날'로 선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3주째 주말 100만 명 이상의 시민이 광장에 모여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비롯한 일상적 ‘시민불복종’ 운동’이 가세한다.

전국 1,600여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요일인 오는 11월 30일을 ‘1차 총파업 및 시민불복종의 날’로 선포했다.

퇴진행동은 이날을 모든 시민들이 하루 일손을 놓는 날로 제안하고 저녁 6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평일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각 지역별로 진행되는 민주노총 총파업에 이어 광역시도별로 진행된다.

남정수 퇴진행동 공동대변인(민주노총 대변인)은 “전 국민적 항쟁이 계속되고 있으나 박근혜는 국정마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상태”라며, “박근혜를 하루빨리 청와대에서 내보내야 한다는 전 국민의 일치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11월 30일 총파업과 시민불복종을 선포해 박근혜 퇴진, 정책 폐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퇴진 때까지 주말 대규모 촛불대회는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평일 일상에서도 전체 국민들이 함께하는 저항권을 강력하게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주말대회는 계속 이어 나가되 현재 11월 30일 한차례로 계획된 총파업을 확대하기 위한 논의는 더 진행될 것이며, 시민불복종운동도 좀 더 구체적으로 정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200만명의 시민이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이라는 의사를 충분히 보여주었기 때문에 더 이상 주말 집회의 인원을 추산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으며, 집회 참가자 규모를 예측하고 확인하는 절차도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김욱동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촛불의 힘에 노동자의 총파업을 보태서 박근혜 정권을 즊각 퇴진시켜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속노조가 25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통해 15만 조합원이 70%가 넘는 찬성으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을 결의했으며, 철도 등 공공운수노조, 건설 및 플랜트건설노조 등 건설산업연맹, 서비스연맹 산하 학교비정규직 노조, 민주일반연맹 조합원들이 11월 20일 총파업 돌입을 결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에 따르면, 공무원노조와 전교조는 연가투쟁으로 총파업에 결합하며, 파업 결의가 쉽지 않은 노조에서는 산별 조합원 총회, 교육, 조퇴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총파업에 합류, 11월 30일 전체 35만 명의 조합원이 파업에 나선다.

이번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과 정책 폐기를 전면에 내건 사상 초유의 ‘정치총파업’이 되는데, 전 조합원이 4시간 이상 파업을 진행한 후 각 지역별 총파업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되 연가, 총회, 조퇴 등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총파업에 결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에서는 3시에 서울시청 광장에서 총파업 대회를 진행한 후 박근혜 정권에 뇌물을 바친 삼성과 롯데 등 재벌을 규탄하는 도심 행진을 한 후 저녁 6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국민촛불문화제에 합류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총파업을 “민주노총만의 총파업이 아니라 전 국민과 함께 하는 총파업이고 시민불복종 행동이라고 확장해서 해석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정치총파업의 합법성 여부에 대한 논란과 이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민주노총은 “정치파업이라고 하더라도 임금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노동악법 개악 폐기 연장선에 있다고 판단하며, 감내할 의지가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대학생들의 동맹휴업도 지난 1986년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 규모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5일부터 숙명여대와 성공회대, 춘천교대, 공주교대, 청주교대, 광주교대, 전주교대, 부산교대, 진주교대, 대구교대 등이 동맹휴업을 단행했으며, 연세대와 건국대가 학생총회를 개최했고 서울시립대와 서강대에서는 부분 동맹휴업이 진행됐다.

또 서울대가 11월 30일 동맹휴업을 결정했고 고려대, 홍익대 등이 학생총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인천대, 인하대, 부산대, 가톨릭대 등에서는 12월 1일 동맹휴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인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주말 집회를 준비하기에도 빠듯한 일정이긴 하지만 11월 30일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오전 기자회견, 오후 단체 활동가들이 하는 ‘청와대인간띠잇기’ 등 여러 가지 실천행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농기계를 앞세운 ‘전봉준투쟁단’을 이끈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이번 총파업에 각 농촌지역에서는 이장단의 거부운동을 비롯해 농민불복종 운동을 함께 벌이겠다”며, “현재 평택에 머물러 있는 전봉준투쟁단 트랙터가 반드시 광화문 광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덕휘 전국빈민연합 의장은 “200만 촛불에 담긴 민심은 재벌과 권력의 정경유착을 끊어달라는 것”이라며, 노점상 철시를 비롯한 400만 도시빈민의 국민저항운동을 다짐했다.

신규철 전국유통상인연합회 상임이사는 “재벌은 골목상권뿐만 아니라 국민의 노후까지 도둑질한 것이 확인됐다”며, “민주노총과 함께 재벌해체 투쟁에도 나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국민연금을 상대로 한 민형사 고발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퇴진운동은 “상인들이 가게문을 다 닫고 나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1분 소등’, ‘1분 경적’처럼 ‘각 점포마다 하야스티커를 붙이는 운동’을 일상적 저항운동 방안으로 마련해 보겠다”며, “이번 총파업과 시민불복종 운동이 다소 불비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 대대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빠르면 12월 중에 2차 국민저항운동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차 총파업-시민불복종 선언문(전문)

박근혜는 퇴진하라. 즉각 퇴진하라.

26일 우리는 또 다시 200만 항쟁으로 모였다. 분노한 민심이 두렵지 않는가.

이미 고사된 권력을 구차하게 연명하는 것은 당신에게도 굴욕이지만 국민에겐 치욕이다.

지금 당장 퇴진하라.

 

이미 저지른 불법정책만도 차고 넘친다. 아무것도 하지마라. 하는 것마다 재앙이다.

재벌청부 노동개악은 노동자와 청년에게 재앙이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역사왜곡이고 미래세대에게 재앙이다.

미국만을 위한 사드배치는 전 민족에게 재앙이다.

의료민영화와 규제완화는 재벌천국 서민지옥이다.

한일군사협정은 제2의 을사늑약이고, 한일위안부합의는 굴욕적 야합이다.

모두 무효이고 폐기되어야 한다.

박근혜정권 퇴진은 모든 박근혜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어야 한다.

 

박근혜는 단독범이 아니다.

공모, 공범, 교사 세력들이 줄줄이 엮여 있다. 예외 없이 처벌하고 청산해야 한다.

새누리당도 공범이다. 친박 비박 똑같다.

불법 정치공작을 일삼는 국정원과 권력의 호위무사 정치검찰은 청산해야 할 부역자다.

원하는 대로 여론을 조작하고 왜곡해 온 조중동 수구언론은 공범이고 교사범이다.

임기 없는 무한권력으로 정치권력을 좌지우지 해온 재벌자본은 공범을 넘어 몸통이다.

박근혜 정권 퇴진은 모든 부역자를 청산하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11월 30일 박근혜 즉각 퇴진, 단 하나의 요구로 총파업과 시민불복종에 돌입한다.

국정을 농단하고 마비시킨 불법권력에 맞선 정당하고 의로운 저항행동이다.

노동자는 파업으로, 농민은 아스팔트 농사로, 상인은 철시로, 학생은 휴업으로 함께한다.

모든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을 위해 하루 일손을 놓고 함께 할 것이다.

단 하루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2차 총파업과 더 큰 시민불복종 행동으로 박근혜 퇴진의 날을 앞당길 것이다. 우리는 200만 촛불항쟁과 총파업, 그리고 시민불복종으로 박근혜정권을 반드시 역사의 단두대에 세울 것이다.

 

2016년 11월 28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민주노총 / 전국농민회총연맹 /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 전국빈민연합 / 빈민해방실천연대 박근혜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 중소상인 비상시국회의

11월 30일 1차 총파업-시민불복종 대국민 참여호소문(전문)

박근혜가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가 세상을 멈춰 세웁니다.

촛불은 들불이 되었습니다.

바람이 불어도, 첫눈이 내려도 광장은 다시 2백만의 함성으로 가득 찼고 불 꺼진 청와대는 성난 민중의 파도 앞에 오직 경찰을 방패막이삼아 숨어있었습니다.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진다고 했지만 지금 바람 앞의 등불 신세인 것은 다름 아닌 박근혜정권 자신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를 아는지 모르는지, 4%짜리 대통령은 아직도 스스로를 대통령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변호사의 입을 통해 박근혜는 스스로 어떤 잘못도 한 게 없으며 국정운영을 계속할 것이라고 아주 ‘당당하게’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탄핵하려면 해보라’고 합니다. 안하무인에 오만방자라고밖에 할 수 없습니다. 재벌과의 뇌물수수와 세월호 7시간의 비밀, 심지어 약물투여 의혹까지 대통령의 자격이라곤 4%조차도 과분한 범죄피의자가 국민을 상대로 싸우겠다고 선포한 것입니다.

우리는 단 하루라도 박근혜정권의 임기가 유지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박근혜가 멈추지 않겠다면, 우리가 세상을 멈춰 세우고자 합니다.

11월 30일, 민주노총이 사상 최초로 “박근혜정권 즉각 퇴진”을 전면에 내걸고 총파업의 깃발을 올립니다. 중소상인들은 가게문을 닫고 일손을 놓습니다.

학생들은 책을 덮고 수업을 거부합니다. 광장의 함성을 우리가 살아 숨쉬는 모든 현장과 공간에서 다시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 세상을 멈추는 것,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저 부패한 권력과 재벌, 그 부역자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라는 것을 보여줍시다.

박근혜정권의 온갖 적폐를 청산하고 우리 스스로가 세상의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줍시다. 11월 30일, 우리가 세상을 멈춰 세웁시다. 총파업과 전국민적 저항의 거대한 물결로 우리의 일터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광장에서, 다시 한 번 만납시다.

 

2016년 11월 28일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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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자칫하면 선무당이 나라 잡는다

 
[남재희 칼럼] '87년 체제'와 한국 정치의 과제
2016.11.29 06:56:58
 
민정당의 노태우 씨가 전두환 대통령에 이어 간접 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지명 대회를 치렀을 때 4.19 학생 혁명을 방불케 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이 거국적인 민주 항쟁(1987년 6월)에 굴복하여 대통령 직접 선거와 김대중 씨 정치 복권을 내용으로 하는 6.29 선언이 나온 것이다.

이어 헌법 개정 협상이 진행되었는데 경북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신군부 세력의 노태우 씨의 정당,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적인 민주화 세력인 김영삼 씨 중심의 야당, 호남을 중심으로 하는 약간 개혁적인 민주화 세력인 김대중 씨 중심의 야당, 충남을 기반으로 하는 구 군부세력의 공화당 잔존 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김종필 씨 정당 등의 4개 정치 세력이 합의를 보아 이른바 '87년 체제'를 뜻하는 헌법 개정이 이루어졌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통령 직선제이지만 대통령의 비상 대권을 폐지하는 등 비민주적인 조항을 삭제했으며, 헌법위원회를 헌법재판소로 승격시키는 등 향상도 있었다. 일반이 묵과하기 쉬운 것은 국회의원 선거 제도의 개편이다. 1선거구 2인의 선거 제도를 1선거구 1인의 선거 제도로 환원한 것은 중대한 정치적인 의미가 있다. 

국회의원 선거 제도 개혁 협상에 있어 여당 측과 김영삼계 야당, 김대중계 야당 등 3파는 당초 1선거구 2인을 중심으로 하되 큰 곳은 3인, 작은 곳은 1인으로 하는 이른바 '1, 2, 3 선거구제'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합의 후 김영삼 씨가 자파 세력의 우세를 믿어서인지 완전 1인 1선거구 제도로 하자고 태도를 바꾸어 그렇게 된 것이다. 

(88년 4월의) 총선 결과 김영삼계가 김대중계에 눌려 오히려 제3당이 되었다. 그것이 여소야대 정국에서 곧이어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 씨 등 정당의 3당 합당을 촉진하는 결과가 되기도 했다. 헌법 개정과 국회의원 선거법 개정 등을 종합하여 '87년 체제'라고 해야 할 것이다.

'87년 체제' 성립 후 30년쯤 지나면서 우리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시대를 경험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군사 정권의 연장이지만, 여소야대와 3당 합당이라는 정치 상황 속에서 부정 축재 문제 말고는 비교적 무난히 지냈다. 김영삼 정권은 하나회 척결, 전두환-노태우 구속, 금융 실명제 실시 등 반쯤 혁명적인 개혁을 시행했다.

김대중 정권은 미국과 중국 등 국제 관계의 제약 속에서 남북한 관계 개선의 돌파구를 여는데 진일보했다. 노무현 정권은 본인의 진실성과 지방색 타파의 열의로 대통령이 되기는 하였으나, 본인의 경험 부족으로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은 본래가 정주영 씨의 아류이기도 하지만, 토목·건축 등 경험만 믿고 대운하란 어설픈 공사를 추진하는 등 엉성한 정권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바와 같이 사이비 목사에 현혹되어 때로는 주술적 형태를 보이는 등 완전히 실패한 정권이었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총탄에 잃은 트라우마에서 그런 유혹에 빠진 가련한 인간상을 보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30년 된 '87년 체제'가 수명을 다했다고 개헌을 주장하며 야단법석이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되고 미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위태로운 군사적 긴장 상태에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어설피 개헌을 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대통령 중심제의 굳건한 리더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헌론자들의 주장을 보자 첫째로 내각 책임제 주장이다. 우리는 제2공화국의 혼란스러운 경험을 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정당 정치가 충분히 뿌리내리지 못한 상황에 있다. 지난 총선 때 돌연히 거대한 안철수의 제3신당이 탄생하는 등 매우 안정적이지 못한 정당 정치가 아닌가. 

이원 집정부제 주장이 있다. 대통령과 총리 사이의 갈등으로 제대로 기능하기가 어렵다고 본다. 제2공화국 때는 순수 내각 책임제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총리가 심한 갈등을 벌인 것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지 않은가. 

대통령 5년 단임이 너무 단기간이라고, 예를 들어 미국처럼 4년 중임제도로 하자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현대는 매우 급속히 변화하는 정보 시대로 농경 사회나 단순한 산업 사회가 아니다. 그러한 급변하는 시대에 8년은 너무 길다. 지금의 임기가 합당하다고 본다. 물론 개헌 협상 당시의 5년 단임제 합의는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씨 등 모두에 대통령이 될 기회를 주기 위한 타협이었지만 말이다. 또한 그동안의 대통령들을 볼 때 중임했으면 하는 사람이 있었던가.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의 시기를 일치시키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굳이 일치시킬 필요가 없다고 본다. 미국에서도 대통령 선거 중간에 중간 선거라고 의원 선거가 있지 않은가.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의 날이기도 하며 일대 정치 정화의 계기이기도 하다. 굳이 일치시켜 그런 기회를 줄일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밖에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강하니 분권하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직 뚜렷한 개정 방향을 제시하는 측은 없다. 그러나 법률 개정으로도 얼마간의 분권의 실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 지방 분권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세수 배분의 문제가 주가 아닌가. 법률로서 다룰 수 있는 일이다. 

그렇게 볼 때 개헌 논의는 무언가 있는 듯 요란하고 시일을 끌겠지만, '태산명동에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라는 결말이 될 것이 눈에 선히 보인다. 우리는 전쟁으로 치닫는 듯한 남북한 관계의 완화 및 평화적 해결, '부익부 빈익빈'의 빨대 구조에 심화되기만 하는 빈곤 문제의 개선 등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에 당면하고 있다. 

개헌 문제에 말려드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듯 소란만 피우며, 결과적으로 그러한 심각한 문제를 간과해버리는 결과가 될 것이다. 이론적으로 말하면, 개헌을 하려면 기본권 조항의 선진화 등 고쳐야 할 것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시점에서 개헌에 착수할 절실한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개헌할 내용이 있다'는 것과 '개헌할 적절한 시점이냐'는 두 차원의 작량의 문제이다. 
 

▲ 세종시에 문을 연 대통령기록전시관. ⓒ연합뉴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우선 제도 개선의 면에서 보자. 앞서 개헌이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헌이 진행될 경우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이 있다. 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바와 같은 대통령 결선 투표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국정의 총책임자를 과반수 국민의 지지도 못 받는 사람으로 한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는 후보가 없으면 1, 2위 득표자를 상대로 2차 투표를 하여 득표순으로 대통령을 정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민의를 최대한 반영하는 정치에의 길이다.

또한 국회에서 비례 대표 의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이 비례 대표의 문제는 개헌 사항이 아니라, 법률 개정의 문제이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의원의 반수는 지역 선출로, 반수는 비례 대표로 하고 있는데 당장 그렇게까지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비례 대표 확대에 최선의 노력해야 할 것이다. 

19대 국회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0명의 비례 대표 의원 수를 100명으로 하자는 대단히 참신하고 지혜로운 제안을 했었다. 그러나 국회에서의 여야 협상 과정에서 비례 대표 수는 오히려 거꾸로 몇 석이 줄고 말았다. 급속히 진행되는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과 농촌 지대의 인구 과소화 현상 때문에 서너 개 군을 합쳐야 한 개 선거구가 된다는 난처한 지역구 분할의 사정도 무시하기가 참으로 곤혹스럽기도 하다. 

그때 떠오르는 것이 국회의원의 정수 문제다. 어느 학자에 의하면 수많은 국가들의 의원 수를 조사해보니 우리도 상하원 합쳐 500명 수준의 의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에 국회의원을 10만 선량(選良)이라고 했다. 지금의 인구에 비추어볼 때 얼추 비슷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500명까지 확장하자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선 30명이나 50명을 확장하여 그것을 모두 비례 대표 몫으로 하자는 것이다. 

"비례는 대표의 원리이고 다수는 결정의 원리"라는 명언이 있다. 가령 1선거구 1인의 국회의원 선거 제도에 있어서 약간의 표차는 당선과 낙선을 가른다. 통계를 내보지 않았지만, 전 유권자가 던진 표 가운데 30% 내지 50% 정도의 표가 죽은 표 즉 사표가 되지 않나 생각한다. 국회의원 전원을 예를 들어 이스라엘처럼 비례 대표로 선출할 경우 사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비례 대표에만 의존할 경우, 정치의 안정성을 담보하기가 어렵다고도 한다. 지역 대표는 그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독일 방식을 목표로 꾸준히 비례 대표의 확대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민의를 보다 더 충실히 정치에 반영하도록 하는 가장 중요한 길이다. 

다음 우리가 당면한 심각한 문제인 남북 관계를 생각해보자. 우선 말해둘 것은 북한 체제의 실패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경제는 완전히 실패하였다. 수많은 탈북 난민들의 증언에서 알 수 있다. 또한 독제 체제 아래서의 인권 상황은 비참하다. 매년 거듭되는 유엔(UN)에서의 북한 인권 탄압 규탄 결의안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중국이 건재한 북한은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하다. 중국은 6.25 한국 전쟁에서 무엇보다도 그들 국경 주변의 완충 지대를 보존하기 위해 무수한 희생을 치르며 싸웠다. 모택동(마오쩌둥)의 아들까지도 참전하여 희생되었다. 중국이 그런 북한을 포기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비유적으로 말하여 중국의 동북방에 있는 동삼성(길림, 요녕, 흑룡강성) 옆에 성이 하나(북한) 더 있다는 동사성이라고 생각하여 지원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핵무기라는 것은 몇몇 강대국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다만 핵전쟁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중소국의 핵무기 개발을 금지하려고 강대국 간에 합의하여 핵무기 개발 금지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강대국들은 중소국에 대한 핵무기로 인한 위협을 방지해줄 의무가 있음은 당연하다. 만약 그런 군사적 위협을 방지해 주는 보장이 없다면 중소국들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막을 명분이 없다. 

북한과 미국 간에는 클린턴 행정부 말, 관계 개선의 좋은 조짐이 있었다.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고 북한의 조명록 차수가 워싱턴의 백악관을 방문했으며, 클린턴 대통령마저 평양 방문을 준비했다. 그런데 다음 대통령으로 당선된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반대하여 아깝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아들 부시 대통령과 군수 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체니 부통령은 매우 호전적이었다. 이라크, 이란, 북한 등을 '악의 축'이라고 악마화하였으며, 핵무기가 없는 이라크를 무조건 침략하여 때려 부수기도 했다. 이라크 침략은 아들 부시의 '푸들 강아지'라고 불리게 된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의 지원도 받았는데, 석유 이권을 확보하고 이스라엘에의 안보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해석되고 있다. 그러한 '악의 축'의 악마화 정책이 지금도 계속되고 군사위협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질 스타인 녹색당 후보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뉴딜정책'을 실시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군사 산업 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의 위험성'을 경고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을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군산 복합체의 위력은 대단한 것이다. 군사와 외교 정책까지도 지배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 군산 복합체에 그들을 유지하고 팽창시킬 명분이 필요할 것이다. 비유하자면, 고양이에게는 갖고 놀 쥐가 필요한 것 아닌가. 거칠게 결론지어 말하면 미국의 대외 정책에 그러한 요인이 게재되어 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 정책에도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과 아울러 그러한 면이 없지 않아 있을 것으로 본다. 

세계 최강의 미국이 휴전이 6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북한과 평화 조약은 물론 불가침 조약도 맺고 있지 않으며, 북한 주변에서 가공할 무기를 동원하여 군사 훈련을 계속하고, 심지어는 북한의 수뇌부를 제거한다는 참수 작전 운운하고 있다. 한국의 이명박 정권은 북한이 곧 망할 것이라고 임기 내내 북한과의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다시피 하였다.

박근혜 정권은 '통일 대박' 운운의 요상한 이야기를 하며 남북 관계를 전쟁 일보 직전의 상황으로 몰고 가기만 한다. 영어로 '브링크맨십(brinkmanship)'이라는 말이 있다. 전쟁에 아슬아슬하게 접근하여 펼치는 전략은 매우 위험하여 고도로 유능한 군사, 외교 전략가들만이 펼칠 수 있는 전략이다. '선 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아마추어가 함부로 택할 전략은 아니다. 국민은 박근혜 정권의 극단적 대북 정책에 불안하기만 한 것이다.

남북은 공존하며 대화로 앞날을 열어갈 수밖에 없다. 권총을 든 강도에게 권총을 내려놓으면 안전도 보장하고 원조도 하겠다고 한들 설득이 되겠는가. 안전도 보장하고 원조도 하는 절차를 진행하며 설득해, 종국에는 권총을 내려놓게 하는 방법을 택하여야 할 것이다. 같은 이치로 북핵의 폐기를 선행 조건으로 삼지 말고, 미국은 북한을 승인하고 불가침 조약을 체결하며 경제 협력을 하는 등의 절차를 병행하면서 핵무기 폐기 협상을 진행해 종국에는 핵무기를 제거하는 성과를 거두어야 할 것이다. 

미국과 북한의 평화 성취 노력, 그리고 남북한 간의 화해 노력이 우리가 힘써야 할 초미의 제1과제임은 분명하다. 그와 같이하여 남북한 간, 미국-북한 간의 평화가 이루어질 때 북한도 점차 그들의 정책을 변경하여 아직도 세계에 잔존하는 공산 국가인 중국, 베트남, 쿠바의 예에서 보듯이 점차 경제에서의 자유화의 길을 걸으며 정치적 탄압을 완화해나갈 수도 있을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거쳐 30년 또는 50년 안에 남북 분단은 봄날의 얼음 녹듯이 해소될 것이 아닌가. 

지난한 과정일 것이지만, 우리는 그런 장기적인 전망에 희망을 걸어야 할 줄 안다. 지금의 우리 시대는 그와 같은 남북한 간 화해와 타협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런 결단을 감히 내리는 용기를 가진 정치 지도자를 갈구하고 있다. 이번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아시아 회귀 정책이라고 말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온 미국의 오바마 정권의 정책을 계승하고 더 강화하겠다는 클린턴 후보가 패배하고 미국 중심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이는 트럼프가 당선됨으로써 한반도의 사정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아주 오래 전에 미국 국제 관계 전문지에서 '빙하를 움직이기 위하여'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훌륭한 논문을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 남북한 관계의 극한적인 군사적 대치를 해소하고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이끄는 일은 마치 움직이기가 거의 불가능 하다시피 한 빙하를 인력으로 움직이는 일과 같이 지난한 일일 것이다. 

(이 글은 잡지 <씨알의 소리> 송년호에 실린 것으로, 필자와 잡지사 측의 양해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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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박근혜‧최순실과 ‘한통속’ 구속수사 해야”

 

차은택 “최씨 지시로 김기춘 만나”.. 김기춘 “대통령 지시로 차은택 만나”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최순실씨의 최측근인 차은택 씨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최씨의 지시로 만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김 전 실장은 ‘박근혜게이트’의 몸통 중 한명으로 꼽히고 있는 만큼, 차씨의 이 같은 폭로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검찰이 최순실 씨와 함께 국정농단의 핵심 인물인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을 비롯한 5명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한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차은택 씨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27일 차은택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최순실 씨가)‘어디를 좀 찾아가 봐라’ 해서 가봤더니 거기가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이었고 거기서 김기춘 비서실장을 만났다”고 말했다.

차씨 측은 “2014년 6월인가 7월경에 차은택, 김종 차관, 당시 정성근 문화체육부 장관 내정자를 김기춘 비서실장 공관에서 만난 사실이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김 변호사는 “차씨가 김 전 실장에게 송성각(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을 직접 소개했다고 전해진 건 오보”라며 “최씨에게 송씨를 추천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폭로가 나오자, 김 전 실장은 <채널A>에 “대통령의 지시로 차은택 씨를 만났다”며 “대통령께서 차은택이라는 사람을 한 번 만나보라해서 공관으로 불러 만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최순실씨는 여전히 모른다는 입장이다.

   
▲ <이미지출처=채널A 방송화면 캡처>

그러나 김 전 실장의 이 같은 해명이 거짓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구속 수사해야 한다는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관련기사 ☞ 이상호 기자 “114번째 소송 시작.. 김기춘-최순실 관계 밝힐 기회”>

“김기춘, 박근혜‧최순실과 한통속 구속수사 해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순실의 국정개입을 몰랐다며 자괴감 들 정도라는, 거짓말을 넘어 기억상실 수준의 말을 하고 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과 한통속이었다는 정황증거들이 나왔다”며 “즉각 구속수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지금 한국에서 대통령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자백과 반성이 필요한 사람은 김기춘”이라며 “최순실에게 상납했다 압수수색 전 돌려받은 70억원, 롯데비자금 의혹 핵심의 수사회피에 김기춘․우병우‧신동빈 라인이 있다고 저희는 의혹을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부두목 김기춘 전 실장이 지금이라도 제 발로 검찰로 찾아가 수사를 자처하라고 요구한다”며 “김 전 실장이 제 발로 출석하지 않으면 검찰은 김기춘‧우병우‧신동빈을 반드시 구속수사 해야 함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주진우 “거짓말쟁이, 최순실과 함께 나라 절단 낸 사기꾼”

한편, <시사인> 주진우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기춘 어찌 거짓말만 하시나요? 어찌 부끄러움을 모르시나요?”라며 “그 거짓말이 당신의 발목을 잡을 것입니다. 당신을 구속할 것입니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거짓말쟁이, 최순실과 함께 나라를 절단 낸 사기꾼, 결코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쁜 놈이라는 명예는 당신 몫입니다. 저주 받을 것입니다! 김기춘 비서실장님”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그런가하면 배우 문성근 씨는 “결국 돌고 돌아 모든 건 박근혜씨 책임. 서로 삿대질 할 줄 알았지만 거~참”이라고 힐난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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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사면, 국제법 위반 명백”

KAL858사건 과거사위원회 기록 열람 (2) - 박강성주
박강성주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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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28  0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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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성주 (KAL858기 사건 연구자)

 

1987년 11월 29일, 중동지역 승객 115명을 태우고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858편 비행기가 통째로 흔적없이 사라졌다. 대통령선거를 하루 앞두고 KAL858기 폭파범으로 지목된 북한 공작원 김현희가 서울로 압송됐고, 87년 6월항쟁으로 쟁취한 첫 대통령 직선제는 전두환의 후계자 노태우 후보의 승리로 귀결됐다.

안전기획부(안기부)의 수사결과 발표 당시 안기부가 제시한 김현희의 어린시절 화동(花童) 사진부터 거짓으로 드러났고 숱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결국 김현희의 자백 만으로 이 사건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실종자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고, 오는 29일에도 오전 11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어김없이 29주기 추모제를 열어 진상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다.

KAL858기 사건을 주제로 석.박사 논문을 쓴 박강성주 박사는 그동안 우리 정부와 외국 정부를 상대로 KAL858기 사건 관련 행정정보 공개 청구를 꾸준히 진행해왔고, 일정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관련기사 보기] 박강성주 박사는 이번에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재조사 관련 자료를 열람하고 그 내용에 대해 기고문을 보내왔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 천안함사건과 세월호사건에 대한 숱한 의혹에도 불구하고 진상규명이 속시원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은 이미 KAL858기 사건이 의혹에 묻힐 때부터 예고된 것인지도 모른다. KAL858기 사건 30주기 전에는 이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를 기대하며, 박강성주 박사의 기고문을 몇 차례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주

 

“국정원의 그림자는 너무 짙었다"
KAL858사건 과거사위원회 기록 열람 (1) - 박강성주

 

잘 알려져 있듯이, 김현희는 대법원에서 사형 확정 판결을 받았지만(1990년 3월 27일) 노태우 대통령으로부터 곧바로 특별사면을 받는다(1990년 4월 12일). 이와 관련된 다음 의견을 들어보자.

“김현희가 사면이 될 경우 아국의 국제법 위반이 명백하고 지금까지 858기 처리시 우방을 동원하여 북한을 규탄한 근거를 상실한 결과가 됨. 또한 추후 858기 사건과 유사한 사건의 재발시 아국은 국제기구에서의 사건 규탄 입지를 상실할 우려가 있음”(DA0799703, 8쪽).

사면 추진이 국제법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은 물론 일관적이지도 않다는 이야기다.

김현희 사면의 ‘불법성’

   
▲ KAL858기 폭파범으로 사형판결을 받은 김현희는 이례적인 과정을 거쳐 특별사면을 받았다. 2009년 3월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 씨의 가족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는 당시 외무부가 작성한 문서의 내용으로 ‘원칙적으로’ 사면이 불법적이며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외무부는 “김현희를 일단 수감하여 일정기간 복역(예: 84년 중공 민항기 납치범)케한 후, 단계적으로 특별감형, 형집행정지 또는 특별사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하지만 특별사면은 17회 국무회의에서 당일 10건의 안건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대외비로 의결된다(DA0799645). 참고로 당시 대검 공안부장으로 검찰 수사를 지휘했던 이도 진실위원회와의 면담에서 “즉시 사면된 점은 정치적 고려일 것”이라고 밝혔다(DA0799650, 54쪽).

사건의 성격상 외무부는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처음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사전에 어느 정도의 교감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외무부는 안기부(현 국정원)가 작성한 특별한 문건에 등장하기도 한다. 이른바 ‘무지개 공작’이다.

이는 KAL기 사건을 “대선사업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하는 데 활용했던 안기부의 공작으로, 관련 문건의 발견은 국정원 발전위의 중요한 성과라고 하겠다(물론 공작의 내용은 어느 정도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추측할 수 있었고, 중간발표 뒤 사본의 일부가 <통일뉴스>에 의해 공개되기도 했다). 문건에 따르면 추진 기간은 1987년 12월 2일부터 1988년 5월 31일이었고, 예산은 당시 돈으로 13,478,825원($10,215)이 배정되었다(DA0799650, 44쪽).

여기에서 외무부는 12월 5일 정도에 장관 명의로 “북괴가 사건 배후에 게재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진행사항의 중간발표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 발표가 국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도록 하는 것이 무지개 공작의 초기 목표다. 넓은 맥락에서 이 공작에 포함된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외무부의 비밀문서에는 당시 정부가 해외 일부 언론에 영향력을 많이 행사한 것으로 나온다.

언론 유도 및 여론 형성

   
▲ KAL958기 가족회는 2006년 11월 15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상규명을 신청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예컨대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이 작성한 문서에 따르면, 대사관 관계자는 1988년 1월 27일자 “주재국 최대 일간 유력지 KOMPAS지에 북한의 KAL기 테러행위 부인과 미국의 대북괴 제재조치 반발은 자신의 얼굴에 먹칠하는 행위라는 제목으로 … 사설을 게재토록 유도”했다(DA0799652, 1쪽).

말레이시아 주재 대사관 역시 최대 유력지인 “UTUSAN MALASIA”지의 1988년 1월 27일자 관련 기사는 “당관의 반테러 여론형성 요청을 받은 편집총국장”의 호의로 작성되었다고 말한다(DA0799655, 93쪽).

언론 유도 작업의 대상에는 당시 12명의 바레인 특파원들도 포함됐다. 공식 수사발표를 따른다고 했을 때 김현희가 자백을 하기도 훨씬 전인 1987년 12월 3일, 바레인 주재 한국 대사는 “금번 사건은 각종정황으로 볼 때 북괴의 사주하에 조총련 또는 북괴가 직접 개입된 것으로 추정되는바 자연스럽게 동건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유도하겠음”이라고 보고했다(DA0799683, 135쪽).

벨기에 주재 대사관의 경우 1988년 1월 15일자 문서에서 “LE SOIR”지의 한국 담당 기자를 오찬에 초대했다고 밝힌다. 이 기자는 한국의 정치에 비판적이었는데 “공보관의 수사결과 배경 설명에 앞서 과거에 종종 안보문제가 국내정치에 이용된 일이 있는데 이번건은 사실이냐?”고 물었다(DA0799701, 21쪽). 하지만 김현희의 인적사항 등을 설명하자 의심을 풀었다고 한다. 다만, 범행목적 관련해서는 “왜 무고한 근로자가 탑승한 비행기 폭파를 선택하였겠느냐는 의문을” 보였다.

   
▲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2006넌 8월 1일 'KAL858기 폭파사건 조사결과 중간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그 실체가 알려졌던 '무지개 공작'. 통일뉴스의 행정정보공개신청을 통해 '무지개 공작' 사본이 공개됐지만 내용의 절반 이상이 비공개 처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다시 무지개 공작으로 돌아가자면, 그 내용에는 “탑승 희생자의 유가족을 포함한 국민 각계의 대북 규탄 집회.성명 및 논설 등 수단 총동원, 북괴 규탄 분위기 확산”도 포함된다. 이와는 별도로 1988년 1월 14일 안기부가 작성한 ‘대한항공858기 폭파사건 수사결과발표 및 관련조치계획’에는 “반공연맹, 이북5도민회 등 반공 및 안보관련 단체의 대북괴 만행 규탄 운동전개”가 제시되어 있다(DA0799670, 7쪽).

위와 비슷한 차원에서 진행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해외 교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방식의 반북 여론 형성이 시도되었던 듯하다. 반기문 당시 미국 주재 총영사(현 유엔 사무총장)는 1988년 1월 15일 “교포 언론사가 주최한 시국 강연회에 참석 … 교포 사회의 대북 경각심을 제고”시켰다(DA0799701, 62쪽).

스웨덴 대사관의 경우 당시 전체교민의 3분의 1 정도인 “200-300명이 … 시위를 당지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1월 23일에 할 예정이라고 알려왔다(105쪽).

중동에서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쿠웨이트 주재 대사가 작성한 1988년 1월 28일자 문서에 따르면, 대사관은 “당초 1) 주재국이 정치성 집회를 금지하고 있고, 2) 칼기 폭파사건이 근로자들의 희생이며, 3) 근로자 및 교민들의 자발적 행사라는 것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FINTAS 현대건설 현장에서 궐기대회를 갖기로” 했다(133쪽). 하지만 현대건설 현장소장이 주재국의 “공사감독관에게 평면적으로 통보, 동감독관이 불허하자 대회 하루 전날에야 행사개최 불가를 통보해옴으로써 범교민규탄대회가 당초 의도대로 진행”될 수 없었다. 이에 대한 대사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현장 소장이 행사의 중요성내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고, 작업상 사소한 차질을 우려한 비협조적인 자세로 업무를 너무 평면적으로 처리하는데 기인함. 당관은 문제된 현장소장등을 불러 엄중경고, 질책한 바 있아오나, 본행사의 범국민적 의의와 금후 유사한일의 재발방지를 위하고 해외파견 건설회사들의 자세정립과 국익증진을 위해 현대건설측에 행정상 제재등 가능한 조치를 취하여 주시기 건의하며 …”(같은 쪽).

과연 이 부분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일단 대사관 주최의 규탄대회를 근로자와 교민들의 "자발적 행사"로 내세운 것도 문제지만, 주재국 법규에 따라 취소된 행사에 대해 왜 현장소장에게 책임을 묻는가. 나아가 이 사건으로 50명 넘게 직원을 잃은 현대건설에 오히려 제재를 가해야 한다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실종 29년, 추모제를 앞두고

   
▲ 지난해 11월 29일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KAL858기 사건 28주기 추모제 헌화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편 이번에 자료를 살펴보면서 안기부가 1987년 12월에 작성한 ‘KAL기 폭파사건 관련 대북 및 해외심리전 활동지침’이라는 대외비 문서를 확인했다. 여기에는 “사건 진상은 미상이나 … 제반정황이 두 혐의자가 북괴공작원이며 폭파범이라는 단정을 갖게” 한다고 되어 있다(DA0799654, 164쪽).

그리고 심리전의 목적을 “북괴의 KAL기 폭파테러 만행을 최대로 내외에 폭로 규탄, 북괴를 세계적인 테러집단으로 재부각시켜 체제존립의 가치마저 박탈하고 선거를 위요한 국내 정국 혼란 및 올림픽 방해 책동과 향후 대남도발기도를 사전좌절시키는데 있음”으로 규정했다.

사건 진상이 “미상”인 상태에서 전개된 안기부의 심리전과 무지개 공작, 나가서는 국제법에 위배된 김현희 사면과 주재국 법규까지 무시하며 추진된 반북 여론 형성. 그렇게까지 무리를 해야 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실종 29년, 또 추모제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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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로 한반도 전쟁위기 가중

북,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로 한반도 전쟁위기 가중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11/28 [06:2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일본 정찰기, 일본의 정찰위성과 정찰기 등의 정보가 한국에 필요해서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다고 국방부에서 말하고 있다. 결국 그런 정보들을 미국이 종합하여 북중러에 대한 군사적 대응력을 높이려는 것이 이 협정체결의 배경이라는 지적이 있다. 결국 이로 인해 북중러의 반발 대응을 불러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북이 외무성 담화를 통해 강력히 비난했다.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를 통해 "미국의 사촉(사주)하에 일본과 남조선이 우리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구실을 내들고 군사정보보호협정을 강행 체결한 것은 우리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적대행위"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한일 군사비밀정보협정 체결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협정 체결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우리 인민과 국제사회의 지향에 대한 로골(노골)적인 도전"이라고 비난하고 협정체결로 한미일 3각 군사동맹이 현실화됐다면서 "세계 최대 열점지역인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정세는 더 불안정해지고 평화와 안전은 새로운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외무성은 담화에서 이번 협정이 일본의 군사 대국화와 한반도 재침략 야망실현, 통치 위기에 빠진 한국의 위기 모면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미일은 이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체결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북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북은 오히려 이번 협정체결로 전쟁위협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즉 한미일 군사공조가 북침위협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 군국주의 부활과 박근혜 정부와 같은 반북 수구정권의 기반을 다지고 현재 조성된 비선국정농단 사태를 모면하여 정권을 연장하기 위한 책동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도 이에 대한 물리적 대응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

 

사실, 중국과 러시아도 이번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사드배치를 위한 것이라며 강력한 반대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벌써 중국은 한국 연예인들이 나오는 방송 중단 조치를 확대하는 등 무역보복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도 이런 한미일에 대한 대응 차원의 무력을 러시아 극동지역에 증강배치할 것이 예견된다.

 

결국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에 이은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협정 체결로 한반도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며 한중, 한러 무역 등 교류협력 사업에도 적지 않은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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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국정교과서, 어떻게 썼나 봤더니

 

<오마이뉴스>가 살펴본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① 예상대로 박정희 성과 부각

16.11.28 11:18l최종 업데이트 16.11.28 12:22l

 

이 기사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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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신헌법의 긴급조치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이 크게 제약된 것을 두고 '기본권은 대통령의 기본 조치에 의해 제한되었다'라고 짤막하게 서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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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역사> 교과서 역시 박정희 정권의 성과를 부각시켰다. 박정희 정권을 다룬 '5·16 군사 정변 이후' 관련 설명글에는 유선 체제나 독재 관련 내용이 없다.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 내용.
▲  고등학교 <한국사> 국정교과서 내용.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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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중·고등학교 역사 국정교과서에서 새마을운동을 미화하는 등 박정희 정권의 성과를 부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는 28일 오후 고등학교 <한국사>·중학교 <역사> 국정교과서 공개에 앞서 이날 오전 국정교과서를 입수해 분석했다. 

우선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살펴보면, 교육부는 현대사 부문에서 박정희 정권의 성과와 한계를 모두 서술하면서도 비판적인 부문은 축소하고 성과를 부각시켰다. 

 

교육부는 1961년 박정희 당시 육군 소장이 주도한 5·16 군사 쿠데타를 설명하면서 '민주 정부를 전복시키고 군권으로 부당하게 권력을 장악하였다'라고 서술했다. 또한 민정 이양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군복을 입은 박정희 소장의 사진은 실리지 않았다. 

교육부는 유신 체제에 앞서 경제 개발 성과를 설명했다. 다른 교과서는 박정희 정권의 독재 체제와 경제 개발 부문을 분리하고 있다. 

박정희 정권 이후 현대사를 다룬 '냉전시기 권위주의 정치 체제와 경제·사회 발전' 주제의 첫 번째 소주제는 '박정희 정부의 출범과 경제 개발 계획의 추진'이다. 교육부는 '경제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박정희 정부는 경제 기획원을 설립하고 경제 개발 계획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 1, 2차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기간에 수출은 연평균 36%로 급격히 늘어났다'라고 서술했다. 

이어 두 번째 소주제 '유신 체제의 등장과 중화학 공업의 육성'에서 유신체제가 다뤄졌다.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한 독재체제였다'라는 평가를 넣었지만, 유신헌법의 긴급조치에 따라 국민의 기본권이 크게 제약된 것을 두고 '기본권은 대통령의 기본 조치에 의해 제한되었다'라고 짤막하게 서술했다. 

하지만 이전 교과서들은 유신헌법과 긴급 조치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현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중에서 가장 점유율이 높은 미래엔 교과서는 긴급조치 1호의 내용을 설명하고, '유신 헌법의 본색'이라는 소주제에서 유신을 비판하는 야당의 선언문도 소개했다. 비상교육 교과서는 유신헌법과 긴급 조치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새마을운동 성과 부각돼

미래엔 교과서는 새마을운동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반면, 국정교과서는 새마을운동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성과를 강조했다.

'1960년대 이후 경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농촌과 도시간의 소득 격차가 커지고, 이촌향도 현상이 심화되었다. 이로 인해 농촌이 공동화되고 소외되자, 정부는 이중 곡가제를 실시하고 새마을운동을 통해 농촌 사회를 안정시키고자 하였다.

1971년 정부는 전국의 마을에 시멘트를 제공하여, 마을 환경을 개선하도록 하였다. 새마을 운동은 정부의 독려로 시작되었지만, 농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농촌의 자립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었다. 새마을 운동은 근면, 자조, 협동 정신을 강조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도로 및 하천 정비, 주택 개량 등 농촌 환경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유신 체제 유지에 이용되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한편, 2013년 유네스코는 새마을 운동 관련 기록물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하였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 역시 박정희 정권의 성과를 부각시켰다. 박정희 정권을 다룬 '5·16 군사 정변 이후 정치와 경제는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주제 설명글에는 유신 체제나 독재 관련 내용이 없다. 

'5·16 군사 정변 이후 등장한 박정희 정부는 반공 체제를 강화하고, 한일 협정 체결, 한국군 파병 등을 추진하였다. 또한, 수출 중심의 경제 발전 전략을 추진하여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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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과 우병우 모두 최순실의 사람이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11/28 12:19
  • 수정일
    2016/11/28 12:1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기춘과 우병우 모두 최순실의 사람이었다

 
강경훈 기자 qwereer@vop.co.kr
발행 2016-11-27 23:41:06
수정 2016-11-28 09: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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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 범행의 공모자로 광고감독 차은택이나 안종범, 정호성 등 청와대 비서관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그보다 훨씬 고위급에 있는 거물들이 최씨의 휘하에서 국정농단을 조력했거나 최소한 묵인·방조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점점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속속 드러나는 최순실-김기춘 관계 = 우선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최순실의 관계를 설명해주는 신빙성 있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최씨의 측근으로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던 차은택(47)씨는 27일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최씨의 지시로 김기준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차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법무법인 동인)는 이날 차씨가 구속기소된 직후 취재진과 만나 “2014년 6~7월께 청와대 비서실장 공관에서 당시 김 비서실장과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정성근 문체부 장관 내정자를 만난 사실이 있다”고 폭로했다.

김 전 실장이 그동안 “최순실을 전혀 알지 못한다”, “최씨의 국정개입을 까맣게 몰랐다”며 최씨와의 관계를 부인해온 것과 상반되는 내용이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양지웅 기자

앞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을 통해 최순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김 전 실장은 최씨 일가가 주로 이용하면서 박 대통령 대리처방까지 했던 차움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것은 물론 비타민 주사를 투약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 2014년 11월 공개돼 파문이 일었던 청와대 문건(정윤회 문건)에 최순실이 등장하고, 해당 문건 파동 때 김 전 실장이 검찰의 수사를 봉합한 정황도 이미 드러났다. 이것들만 놓고 봐도 문건 내용을 인지한 김 전 실장이 최씨를 몰랐다는 말의 앞뒤가 맞지 않다.

이 문건 작성을 위한 ‘초안’ 성격의 ‘시중여론’에는 정윤회 관련 첩보와 함께 최순실의 국정개입이나 그 영향력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이 나온다. 여기엔 정씨와 ‘문고리 3인방’을 포함한 이른바 ‘십상시’ 모임에서 “이 나라 권력 서열 1위는 최순실, 2위는 정윤회, 3위는 박근혜”라는 ‘극치의 말’이 오갔다고 적혀 있다.

따라서 김 전 실장은 최소한 문건 파동을 전후해 최씨의 존재와 국정농단 가능성을 인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한 당시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문건 파동에 대해 “누설은 쓰레기 같은 짓”이라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수사가 한창이던 12월 13일 “수사를 조기 종결토록 지도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검찰은 이듬해 1월 5일 수사 한 달여 만에 문건에 나오는 비선실세 의혹이 가짜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순실은 어떻게 우병우를 품게 됐나 = 검사장 승진에 실패한 우병우 전 수석이 청와대 내 요직 중 하나인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된 배경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통상 민정수석은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공을 세운 인사이거나, 그 인사의 직계 라인이 맡아왔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으로 발탁되기까지 과정이 명확하지 않다.

여기서 최순실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온다. 현 정권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월 대정부질문에서 “우병우 수석의 민정비서관 발탁 배경에 최순실과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우 전 수석과 최씨의 인연을 가늠할 수 있는 건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씨가 골프회동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삼남개발 대표가 2014년 6월 최씨를 자신이 소유한 경기도 화성 기흥컨트리클럽(CC)에 초대해 함께 골프를 쳤다는 이야기가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부터 돌기 시작했고, 차은택씨의 변호인인 김종민 변호사는 27일 이 의혹이 사실이라고 폭로했다. 기흥CC는 우 전 수석의 처가가 최대 주주인 골프장이다.

우 전 수석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내정된 시기는 그해 5월이었다. 따라서 우 전 수석의 장모가 사위의 청와대 입성에 대해 최씨에게 감사를 표한 것이 아니냐는 추론이 나올 수 있다.

또한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 마무리된 직후인 지난해 2월 우 전 수석은 민정수석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골프계에서는 “최순실이 기흥CC에서 초특급 대우를 받으며 골프를 쳤던 것으로 안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에 내정되기 전인 그해 4월에는 최씨의 차명 소유 회사인 ‘티알씨’와 우 전 수석의 처가 회사인 삼남개발이 커피 원두 거래를 한 내역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우 전 수석을 매개로 처가와 최씨가 지속적인 교류를 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우 전 수석 발탁에 최순실의 힘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하다.

◆‘정유라 특혜’ 비리 이화여대와 최순실-우병우 커넥션 = 우병우 전 수석과 최씨 관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로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입학 및 학사관리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일 제기된 이화여대가 있다.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대표는 지난해 12월 이화여대 교내 기숙사 신축 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이대가 올해 펴낸 ‘창립 130주년 대외협력처 연간 보고서’에는 김 대표가 기부자 6명 중 한명으로 등장한다. 김 대표는 6명 중 이화여대 학부 졸업생이 아닌 유일한 인물이다.

공교롭게도 이대는 최근 김 대표가 운영하는 골프장인 기흥CC에서 골프대회를 열 계획도 세웠었다.

이 골프대회 관련 공문에는 이대 측 참석자 5명 중 최경희 총장 외에 이인성 교수가 포함돼 있다. 이 교수는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참석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았다는 특혜 의혹이 제기된 여름 계절학기 수업인 ‘글로벌 융합 문화체험 및 디자인 연구’의 담당 교수다. 이 교수는 2015년 7월 이후 3건의 정부 지원 연구를 수주해 총액 55억원의 연구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 전 수석과 최씨 모녀가 이대를 매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모습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정의철 기자

이 같은 연결고리들을 감안해본다면 우 전 수석이 최씨의 국정농단 및 이권 챙기기 행보에 개입하거나 최소한 묵인·방조했을 것이라는 의심에 설득력이 더해진다. 특수통 출신 변호사로 평범한(?) 법조인 생활을 하던 우 전 수석에게 최순실이 출세의 길을 걷게 해 준 은인이라면 더욱 납득이 쉽다.

검찰은 이미 우 전 수석이 최씨의 과도한 국정개입이나 미르·케이스포츠재단 강제모금 과정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직무유기 혐의)과 관련해 우 전 수석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 단계에 돌입했다.

이밖에 우 전 수석은 롯데그룹이 케이스포츠재단에 복합 체육시설 건립 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줬다가 지난 6월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 돈을 돌려받은 과정에서 최씨에게 수사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통상 검찰의 주요 수사 정보는 대검찰청을 통해 법무부에 보고되고 법무부장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청와대에 보고한다. 검찰 수사 정보는 민정수석실이 수집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우 전 수석에게 의심의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현 정권 최고위급 참모를 지냈던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의 역할 정도에 따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갖는 무게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열흘 정도 시한이 남아 있는 검찰 수사나 곧바로 이어질 특검, 국정조사 등을 통해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을 둘러싼 의혹이 추가로 규명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두 사람은 나란히 국정조사 증인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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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만명 촛불집회 마무리, 박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경고

[11·26 촛불집회]190만명 촛불집회 마무리, 박 대통령에 대한 마지막 경고

정희완·노도현·이유진·이진주·허진무·김원진 기자 roses@kyunghyang.com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5차 촛불집회’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수많은 집회 참가자들이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며 촛불을 밝히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6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촉구’ 제5차 촛불집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전국에서 190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마지막 경고’를 날린 자리였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오후 9시40분 기준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 150만명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사상 최대 인원인 100만명을 넘어섰다. 지역을 비롯해 전국에 총 190만명이 집결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 눈과 비가 내리는 등 춥고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인원이 모여 박근혜 대통령 퇴진의 목소리를 냈다. 자신의 피의자로 규정한 검찰의 수사 내용을 ‘사상누각’으로 폄훼하며 조사를 거부한 박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2만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부산, 광주, 춘천,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시민들은 “박근혜 퇴진”“박근혜 구속” 등의 구호를 외쳤다.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횃불’을 들었다. 이후 안전을 우려해 횃불을 껐지만, 꿈적하지 않고 있는 박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답답함을 보여준 장면이다.

10대부터 70대 이상 노인들까지 거리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로 빼곡했다. 오후 6시부터 시작한 본집회에서 가족들과 함께 자유발언에 나선 한 남성은 “첫눈이 하얗게 내렸는데 박 대통령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도록 ‘물러나라’를 5번 외쳐달라”며 “애 태우고 속 태우는 박근혜는 물러나라”고 외쳤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6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서울 도심인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26일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일당의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서울 도심인 광화문과 세종로 일대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가수 안치환, 양희은씨가 무대에 올라 ‘광야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로’ ‘상록수’를 부르자 시민들은 떼창으로 화답했다. 눈물을 훔치는 시민들도 보였다. 오후 8시에는 저항의 의미에서 ‘1분 소등’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광화문광장 일대가 암흑으로 변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8시 정각 촛불을끄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26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촛불집회가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리고있는 가운데 8시 정각 촛불을끄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시민들은 본집회 전 오후 4시부터 청와대에서 불과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이 허용된 오후 5시30분이 되자 일부 시민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본 집회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했다. 

본집회 이후에는 자하문로와 경복궁역 인근 내자동 로터리, 동십자각 등을 지나는 사직로·율곡로가 시민들의 행렬로 발 디딜틈이 없었다. 경찰은 통의동 교차로와 세움아트스페이스 앞에 차벽과 경력을 배치하고 시민들과 대치했지만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가 청와대 인근까지 모였으나 연행자와 부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한 시민의 경찰의 폴리스라인 앞에서 ‘박근혜 물러나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이유진 기자

한 시민의 경찰의 폴리스라인 앞에서 ‘박근혜 물러나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이유진 기자

시민들은 대치하는 과정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고 자유발언을 했다. 경기 고양에서 온 중3 학생은 “저는 어리지만 역사속 한 장면을 함께하고 싶어서 나왔다”며 “우리의 함성 소리를 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내려가길 바란다. 날도 춥고 발도 시려운데 집에 안녕히 가세요”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에서 온 한 시민은 “어느사이 기성세대라고 후배들한테 욕을 먹기도 하고, 좋은 세상 만들기 위해 얼마나 힘들게 싸웠는지 질문을 받기도 한다”며 “세월호 7시간은 우리 모두가 끝까지 잊지말고 밝혀야 한다. 우리는 법을 지키고 법의 보호를 받고 평생을 그렇게 살았는데, 왜 경찰은 박근혜와 비아그라를 지키고 있느냐”고 했다. 수능을 치른 고3 학생은 박 대통령을 지목해 “2016년이 지고 있는데, 한명이 안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진태 의원이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했는데, 이것은 산불이다. 바람이 불수록 더 커진다”라고 했다. 

삼청로에서 광화문까지 배치된 경찰 버스 20여대에는 박 대통령의 긴급체포를 촉구하는 체포영장이 붙기도 했다. 시민들이 붙인 체포영장에는 ‘박근혜는 모든 것을 무시하는 바보’‘왜 태어났니’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26일 경찰 버스에 붙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영장’ | 이유진 기자

26일 경찰 버스에 붙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영장’ | 이유진 기자

26일 경찰 버스에 붙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영장’ | 이유진 기자

26일 경찰 버스에 붙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긴급체포영장’ | 이유진 기자

이날 집회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후 10시 세움아트스페이스 인근 삼청로에 모인 시민들은 스마트폰 플래시와 촛불이 들고 함성을 지른 뒤 촛불 파도타기를 진행했다. 내자동 로터리 인근에서는 음악 소리에 맞춰 시민들이 몸을 흔들기도 했다. 

‘꽃 스티커’로 도배된 경찰 버스 앞에서 사진을 찍는 시민들도 보였다. 이 스티커는 경찰 차벽에 저항하는 의미에서 시민들이 붙인 것이다. 시민들이 버린 촛불을 모아 손질한 뒤 다른 시민들에게 나눠준 사람도 눈에 띄었다. 지난 집회들과 마찬가지로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줍는 시민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의 ‘꽃 스티커’로 도배된 경찰의 버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이진주 기자

시민들의 ‘꽃 스티커’로 도배된 경찰의 버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이진주 기자

26일 한 시민이 자발적으로 쓰레기 봉투를 마련해 쓰레기를 모으고 있다. | 이진주 기자

26일 한 시민이 자발적으로 쓰레기 봉투를 마련해 쓰레기를 모으고 있다. | 이진주 기자

 

시민들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평화로운 5차례의 대규모 촛불집회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사상 최대의 이날 집회에서도 시민들은 청와대 안 권력자에게 마지막 경고를 보냈다. 2016년 11월 26일 오후 11시 박 대통령은 여전히 청와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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