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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장외투쟁' 이것만 알면 성공한다.

민주당 '장외투쟁' 이것만 알면 성공한다.

 

 


민주당이 국정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무산됨에 따라 '장외투쟁'을 선포했습니다. 원래 8월7~8일로 예정된 청문회를 진행하려면 7월 31일까지 증인채택이 끝났어야 하는데, 새누리당 특위 위원들의 휴가 등으로 여야 합의가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증인채택이 합의되지 못하면서 국정조사는 사실상 무산됐고, 이에 따라 민주당은 강력한 '장외투쟁'을 통해 국정원 사건 진상규명을 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민주당은 기존의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운동본부'를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김한길 당 대표가 직접 본부장을 맡기로 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민주당의 이런 행보가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보면서, 한편으로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성공하려면 기존에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엠피터가 생각한 민주당의 장외투쟁 성공 전략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비난은 한 귀로 흘리고, 언론의 끈은 놓지마라'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선포하자, 새누리당은 즉각 반격에 나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정조사를 민주당 스스로 포기하는 자폭행위"라며 민주당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조선,중앙,동아와 MBC,KBC뉴스도 하나같이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여기에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김한길의 리더십 부재와 위기감으로 몰아, 국정조사 파행의 원인이 아닌 그저 정치적 내분과 갈등으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민주당이 잘해도 비난하는 것이 그들의 생리입니다. 그렇다고 언론을 완전 무시하면 안 됩니다. 조선,중앙,동아일보는 포기해도 방송3사 TV뉴스의 끈은 절대 놓으면 안 됩니다.
 

 

 


민주당 내 언론인 출신으로 언론대책위를 구성해서 상시로 방송 관계자와 기자들과 유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리고 방송 3사 뉴스를 모니터링하면서 잘못된 보도나 왜곡보도가 나오면 방송국을 항의 방문해서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물론, 민주당이 압력을 가한다고 언론이 제자리를 찾거나 올바르게 보도할 리는 만무합니다. 그러나 이런 대책위를 구성한다면 언론도 어느 정도는 왜곡의 수준을 낮출 수 있습니다.

아이엠피터 생각으로는 방송3사에 담당 의원을 배치해 아예 언론에 왜곡 보도가 나오는 즉시 항의 방문 내지는 1인 시위까지 벌여야 합니다. 이런 강경한 모습을 보인다면 방송국 입장으로도 무시할 수 없기에 최소한 극단적인 왜곡보도만큼은 막을 수 있고, 이를 통해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소식과 화면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 민주주의 연대를 구성해라'

1994년 민주당은 이기택 대표를 중심으로 '12.12 군사반란자 재판회부를 위한 국민궐기대회'를 개최했습니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하게 된 배경은 검찰이 '12.12 사건'에 대해 기소유예 결정을 했기 때문이라, 지금과 비슷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당시 민주당이 12.12기소 장외투쟁을 벌이자 김영삼 대통령과 김종필 민자당 대표는 단독 국회를 강행하는 등 여야간 치열한 대립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벌이면서 제일 먼저 했던 일은 경실련과 같은 시민단체나 종교단체,한국노총 등 광범위한 재야단체들과 손을 잡는 일부터였습니다. 기존에는 재야가 민주당에 장외투쟁을 제의했었다면 지금은 민주당이 그들과 함께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렇게 시민단체와 손을 잡고 나가면 전국적으로 더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강경투쟁에 대한 문제에도 봉착할 수 있습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과 지도력입니다.
 

현재 '국정원 시국회의'는 28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들을 단순히 자신들의 장외투쟁의 머슴으로 이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들과 연합하는 협력기구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들과 협력한다면 단순히 지금의 국정원 사건뿐만 아니라 외부세력을 통해 낮아진 민주당의 지지율을 높이는 기존의 성공사례처럼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민주당이 시민사회단체와 협력하기 위해서는 정당이 가진 아집을 버리고 낮은 자세로 가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 지도부와 민주당이 그럴 수 있느냐는 의문도 듭니다.

즉 민주당은 국정원 장외투쟁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리고 나가야 하며, 편협한 마음이나 약은 잔꾀를 절대 부려서는 안 됩니다.


' 새누리당의 장외투쟁 사례를 자꾸 거론해라'

민주당의 장외투쟁 소식이 전해지자 조선,중앙,동아는 신이 났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면서 마구 펜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오늘 신문에서 <민주당,장외투쟁선언,,서울광장에 천막당사>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천막당사'라는 표현을 통해 그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한나라당의 천막당사와 무엇이 다른지는 별로 언급이 없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불법 정당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천막당사를 선택한 것이고, 지금 민주당은 '국정원 사건의 민주주의 훼손과 국기문란'을 위해 천막을 설치했다. 왜 그런 점을 강조하지 못하고 있는가?>


민주당은 박근혜 대표가 이끌었던 한나라당 천막당사와 비교해서 자꾸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해야 합니다. '그녀는 괜찮고 우리는 나쁜가?'를 통해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어떤 정치적 싸움이 결코 아니라 민주주의 회복이라는 말을 이끌어내 줘야 합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거론하면 즉각 '2004년 국보법 폐지 반대를 위한 박근혜의 장외투쟁과 무엇이 다른가?'를 말하면 됩니다.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국가수호비상대책위원회'라는 무시무시한 현판을 걸고 장외투쟁을 벌였고, 이들은 '북한 바로 알기 운동'이나 '종북논란'을 퍼뜨려 보수우익의 결집을 이끌어 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를 말하면서 민주당의 장외투쟁이 당연한 정당 투쟁의 한 방법으로 만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국정원 사건의 연관성을 자꾸 거론하며 이슈를 '국정원 사건,박근혜,부정선거' 키워드로 몰고 가야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분명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을 수 있는데, 그럴 경우는 정치에 관심 없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하면 됩니다. 만약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면 '왜 당신은 괜찮고 우리는 나쁜가?'를 거론하며 그녀의 과거를 들춰내야 합니다.

도대체 누구의 투쟁이 정당한지 아닌지를 따져보는 토론회를 하자고 하는 방안도 좋습니다. (물론 박근혜 대통령은 거부할 것입니다. 과거에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김한길,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시작했고, 이를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주장하는 언론이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김한길 당 대표는 원내 투쟁도 병행한다고 했기 때문에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무조건 건넌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선포한 '장외투쟁'이 좋은 결말로 끌날 수 있다는 희망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결말을 어떻게 끝내고 싶은지를 미리 정해야 합니다.
 

 

 


박근혜 대표가 한나라당을 이끌고 '사학법 촛불집회'를 이끌었을 때, 그녀를 구원했던 사람이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였습니다. 그녀의 장외투쟁이 안팎으로 비난받고 있던 시점에서 김한길 원내대표가 양보하여 '정상화 합의문'을 마련했습니다.

김한길 대표는 당시에 양보했던 것을 꺼내 박근혜 대통령을 압박해야 합니다. 이것이 지금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김한길 대표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이자, 앞으로 민주당을 대하는 국민의 지지율을 높이거나 낮추는 중대한 요소입니다.

아이엠피터는 민주당이 더 빨리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습니다. 국정조사와 장외투쟁을 병행했어야 하지만 지금은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의 모든 역량을 이번에 보여주고 발휘하면 됩니다.

[정치] - 진선미,김현 국조특위 사퇴? 민주당은 거리로 나와라
 

 

 


민주당은 지금까지 국정조사에서 국민을 실망하게 했습니다. 물론 어떻게 하든 그들은 국정조사에 성공하기 위해 노력했고, 많은 의원들이 국정원 사건을 파헤치려고 애를 쓴 점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노력했던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언론과 새누리당의 공작에 매번 패하기만 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했어도 대학에 떨어지면 대학생이 되지 못하듯, 국정조사를 위해 노력했어도 국정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그 노력은 헛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에게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전에 당신들의 능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공부해서 대학에 못 갈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실력이 있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합니다.

민주당이 새누리당의 전략에 패배해 거리로 나왔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그들이 가진 힘과 능력을 보여주고 국민과 함께 손을 잡아야 합니다. 공부 못하는 아이가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성적이 오르기를 기대하는 것이 어리석듯이, 말로만 '국민'을 외치면 안 됩니다.

이제 밖으로 나온 민주당,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그것만이 당신들이 이제 살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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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흙과 나무를 살리는 토목(土木)으로"

"이제는 흙과 나무를 살리는 토목(土木)으로"
[4대강 사업, 죽은 것은 강만이 아니다 ⑤] 김정욱-홍성태 대담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us.co.kr

 

 

입력 2013.08.01 09:20:34

 

 

(편집자주) '광기의 시대'. MB정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으나 4대강 사업이 한국사회에 남긴 상흔은 뚜렷하다. '한국형 뉴딜사업'으로 일컬어졌던 4대강 사업이 불과 몇년만에 '위장 대운하 사업'이었으며 '총체적으로 부실'했다는 게 드러났으나 적극적인 왜곡 혹은 자발적인 침묵으로 4대강 사업을 도왔던 언론들은 아무런 자성도 하지 않는다.

4대강 사업의 진실이 감사원 감사결과로 드러난 지금, 미디어스는 4대강 사업에 대해 언론이 보였던 행태를 집중 조명함으로써 "언론이 부재했던 암흑의 시기"를 기억하고자 한다. 기획은 교수/활동가/종교인이 '기자 역할'을 대신했던 시대에 대한 조명, 방송사 불방일지 정리, 언론계 안팎 인사 인터뷰, 현직 언론인 기고를 거쳐 우리에게 4대강 사업이 과연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대담으로 마무리된다.

사익을 위해 진실을 외면했던 행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언론인들의 자성은 이 기획을 읽는 언론인 당신 스스로의 몫이다.

 

 

MB정부의 4대강 사업은 언론과 정부, 전문가들의 '합작품'이라고 일컬어진다. 감시에 앞장서야 할 언론은 침묵했고 사업을 검증해야 할 전문가들은 양심을 뒤로 한 채 정치, 경제적 이권에 따라 움직였다. 현재 이들 중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모두가 다 그랬던 것은 아니다. 4대강 사업에 반기를 들면 반정부세력으로 몰리는 가운데서도 '할 말은 해야 한다'며 4대강 사업의 부실성을 비판해온 이들이 있다. <미디어스>는 22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4대강 반대 투쟁의 선두에 나섰던 전문가들을 만났다.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와 홍성태 상지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바로 그들이다.

김정욱 교수는 2400여 명의 교수들이 모여 지난 2008년 발족한 '전국운하반대전국교수모임'의 공동대표다. 현재는 '한강시민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성태 교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청계천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해 온 인물이며 전국운하반대교수모임의 집행위원이기도 하다. 이들과의 대담을 통해 우리에게 4대강 사업을 무엇이었는지 고찰해본다. 아래는 대담 전문.

 

   
▲ 4대강복원범국민대책위원회와 4대강조사위원회 회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4대강사업 감사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감사원의 감사결과 22조원에 달하는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이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극이라 주장하며 사업 검증을 촉구했다.(뉴스1)

 

언론의 뒤늦은 받아쓰기

미디어스 : 감사원의 발표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김정욱 : 우리는 처음부터 '운하'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대학 교수들이 모였을 때도 '운하반대교수모임'으로 이름을 지었고. 4대강 사업과 대운하 사업은 공사비와 수로 형태, 댐의 개수 등이 똑같았다. 다른 사업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우리가 말할 때는 제대로 듣지도 않더니, 감사원이 결과를 발표하자 언론들이 받아쓰더라. 원래 감사원이 그렇게 믿을 만한 곳인가?(웃음)

홍성태 : 이런 반응에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이 기여한 거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관은 철저한 언론장악이었다. 운하반대교수모임이 열악한 상황 속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사업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언론들은 철저한 침묵을 지켰다. 그나마 KBS <추적60분>과 MBC <PD수첩>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방송사들은 이를 어떻게든 저지하고자 했다. 감사원의 결과는 몇 년 전부터 지적됐던 것들이다.

김정욱 : 언론 이야기를 하니 과거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다. 4대강 사업 시작하면서 라디오 방송 녹음을 한 적이 있다. '강에 대형댐을 만들어서, 물이 고였고 썩었다'는 말을 했더니 방송에 나가지 못했다. 그 사유가 '보를 만들었는데, 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와 '고인 물이라고 다 썩는 게 아니다'였다.(웃음) 보라고 이름을 지었지만 사실 국제대형위원회 규정에 의하면 다 대형댐이다.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그간 많았다.

미디어스 : 박근혜 정권도 이 문제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홍성태 : 과거 정부와 차별적이고자 노력하지만, 그 어떤 정부도 이런 사업의 문제를 짊어지고 갈 수 없다. 그만큼 이 '대운하사기극'은 원천적으로 잘못됐다. 불가피하게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관련 사업들은 계속되고 있고 구조적 측면에서는 개선 의지가 없다. 즉 면피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김정욱 : 이 사업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 주변에 수두룩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정권 때, 4대강 사업 시행과 관련해 침묵을 고수했다. 범죄를 보고 침묵하는 것도 범죄다. 친박 세력들은 4대강 사업에 다 동조하고 도와줬다.

또 자꾸만 박 대통령은 "중립적, 객관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하는데 엄밀히 조사·평가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지, 이미 끝난 사업을 다시 편을 나누어 찬성, 반대를 운운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 이 사업에 대한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4대강 관련 사업, 이를 테면 임하댐 연결사업과 같은 것은 빨리 중단시켜야 한다.

미디어스 : 학계에서 '4대강 사업'에 찬성한 전문가도 적지 않다.

홍성태 : 정치인들, 공무원뿐 아니라, 학계에서 엉터리 조사로 '과학 사기'를 보여줬던 전문가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대다수의 교수들이 거대한 이권을 바라보며 대운하 사업에 참여했다. 대운하에 반대했던 교수들이 만든 자료들을 가짜라고 매도했고, 심지어 '빨갱이'로 낙인찍기도 했다. 이들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러나 처벌은커녕 사과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한 축으로는 언론이, 다른 한 축으로 학계가 카르텔을 이뤄 '과학 사기'를 만들어낸 것이다.

 

   
▲ 홍성태 상지대 교수 ⓒ미디어스

 

"단군 이래 최대 비리 사업"

미디어스 : 대운하 사업의 숱한 문제점들이 많다. 대표적 문제점들은 무엇이 있었나?

김정욱 : 다 얘기하자면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웃음) 일단 비용 측면에서 22조 사업이 아니다. 50조 내지 100조 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자연스러운 물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조절을 하게 되면 지층에서 물이 빠지지 않게 되고, 지하수위도 올라가게 된다.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 없다. 사후적으로 빚어지는 문제들을 조정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돈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앞서 말했지만 보를 만든다 해놓고 댐을 만들었다. 댐은 원래 암반 위에다 공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외형은 댐인 보를 모래 위에다 세웠다. 그렇다 보니 모래와 물이 새는 부실 공사가 됐다.

홍성태 : 결국 외형은 댐인데 보식으로 설계를 한 것이다. 원천적으로 안정성 확보할 수가 없다. 이명박 정권 내에서 완공을 보려 했다가 낭패를 보게 됐다. 홍수를 막는다면서 상습침수지역을 만들었다. 용수를 공급한다면서 지하수를 파괴, 오염시켰다. 뿐만 아니라 모래는 계속 쌓인다. 또 영주댐를 비롯하여 후속으로 추진되는 영양댐, 지리산 댐 등이 대운하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면서 절차적인 문제는 거의 빼먹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문화재지표조사,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나, 사실상 불법하게 진행해왔다.

김정욱 : 낙동강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간 적이 있다. 그때, 추진 사업 쪽은 EFDC(Environmental Fluid Dynamics Code)를 이용한 보고서를 제출했더라. 이 평가서를 2달 반만에 썼다고 했다. EFDC 입력, 출력 자료를 가져오라고 요청했지만 관련 자료들이 하나도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 모델을 제대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2년이 걸린다. 물의 흐름을 3차원적으로 예측해야 하고 입력 자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현장 조사를 오랜 시간에 걸쳐 해야 한다. 또 분석 자체도 계수들이 복잡해 오래 걸린다. 그런데 2달 만에 완료했단다. 모든 게 엉망이었다는 소리다. 이 분석 자료가 잘못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홍성태 : 뇌물, 비리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토건업과 관련해 발생하는 뇌물, 비리 자금의 수준은 적게는 사업비의 5%, 많게는 40%까지 달한다고 한다. 대기업의 담합으로 빼돌린 혈세만 1조원이 넘고, 운반 장부를 속여 착복한 규모가 1조 원이다. 착복된 자금들은 다시 뇌물로 사용되거나 투기로 흘러들어가는 악순환을 거칠 것이다. 사실상 '단군 이래 최대의 비리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 지난 30일 노컷뉴스의 보도로 이명박 정부가 "1단계로 국토부안(수심 2.5~3m)을 추진하고, 경제가 좋아지고 경인 운하 등으로 분위기가 성둑되면 대운하안(수심 6.1m)을 추진"하려 했던 계획이 알려졌다. (노컷뉴스 관련 화면 캡처)

 

 

토건으로 하나되는 대한민국

미디어스 : 하천의 인공화, 다른 나라 사례는 어떠한가?

김정욱 : 과거 미국도 하천 정비를 많이 했다. 그 결과 70년대 이후로 문제가 생겼다. 피해가 속출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미국은 클린 워터 액트(Clean Water Act), 즉 '깨끗한 물법'을 통해 함부로 강에다 도로, 댐, 둑 등을 만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EU 역시 '물관리기본지침'을 통해 사람의 간섭을 최소화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 사업을 하천 '복원'이라고 했지만 이는 복원이 아니다.

홍성태 : 이명박 정권에서 언어가 타락했다는 얘기가 많은데 '복원'도 대표적 단어일 것이다. (웃음) 이명박 대통령은 시장 시절부터 복원을 내걸고 청계천 살리기를 내세웠지만 이는 복원이 아니라 '개발'이다. 외국은 100년 전 강행했던 인공화 작업에 문제가 생겨 50여 년 전부터 자연화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와 반대로 인공화 작업에 열을 올리며, 이를 자연화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디어스 : 무모한 사업이 추진된 배경으로 토건 국가와 개발에 대한 욕망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홍성태 : 지역 개발을 명분으로 해서 주민들을 매수하는 방식은 독재 때부터 있던 방식이다. 이 문제는 민주화 이후 더욱 심해진다. 강제적으로 국가가 개발을 강행하기 어려워지다 보니 개발 관련 보상비를 늘리거나 개발이 투기와 이어지도록 외부 자금을 유입하는 방식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거대 토건으로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결국 전국적 반대 운동이 있더라도 관철되게 된다.

김정욱 : 강 옆에서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땅값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기를 쓰고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한반도 대운하한다고 했을 때 개발로 제한이 풀어질 것이라고 좋아했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나? '4대강 농경지 리모델링' 등으로 땅값이 두세 배 오르고, 관광지와 공단으로 개발될 것라는 기대감을 심어 주었지만 현재는 농사도 못 짓는 형국이다.

 

   
▲ 낙동강 복원 부산시민운동본부가 촬영한 대구 화원유원지의 사문진교하류 모습. 단체는 "본류의 정체로 인해 지천은 심각하게 오염되어 있고 수변부의 나무들은 거의 대부분 죽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낙동강 복원 부산시민운동본부)

 

 

홍성태 : 정경유착이 민주화 이후에는 '정경민유착'으로 변화했다. 사업자들과 정치인들이 이 사업을 위해 자금을 지역주민들에게 풀었다. 결국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은 사라지고, 지역 주민간의 싸움이 돼 버린다. 보상비 책정의 정당성을 따져야 한다. 또 국가 전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개발 이익이 특정인에게 돌아가서는 안 될 것이다. 현장에서 수자원공사 쪽이 저지른 행각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김정욱 : 근본적으로 개발 이득은 주민에게 돌아가기보다 국가가 환수해야 한다. 캐나다가 그런 방식이다. 영주댐 지역도 빨리 동의하는 사람들에게는 보상비를 많이 주고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매장시킨단다. 국가가 되레 지역사회를 파괴하는 꼴이다.

미디어스 : 대규모 토건 사업은 정치 권력과 뗄 수 없는 문제 같다. 최고 정치 권력은 '당선'으로 자신의 모든 것이 정당화된다고 생각한다. 최고 권력자는 자신의 공약을 당연하게 추진하며, 이후 모든 국가기관이 동원된다.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홍성태 : 구조적 차원의 인식이 필요하다. 예산구조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은 토건 예산이 병적으로 비대하다. 최근 토건 예산이 늘어난 나라는 한국뿐이다. GDP 대비 최대 20%에 육박하기도 했다. 일본이 우리와 비슷하지만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토건 사업은 시장의 경제성에 맡기더라도 자연 조정될 부분이다. 그러나 예산 감축에 대한 개발 관련 공적 영역들의 저항은 상상을 넘어선다. 만약 토건 예산 문제가 해결되면 자연적으로 관련 부처들의 통폐합이 이루어질 것이고, 대규모 토건 사업은 크게 축소 조정될 것이다.

또 이 문제는 복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복지국가를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제대로 된 복지국가를 위해서는 토건 예산의 축소가 필연적이다. 복지 예산 확보를 위해 세출 관리가 필수적이다. 복지예산을 위해 세출 관리를 할 수 있는 영역은 토건과 국방뿐이지만 현실적으로 토건 쪽이 용이하다.

 

   
▲ 김정욱 서울대 환경대학원 명예교수 ⓒ미디어스

 

나쁜 토건에서 살리는 토목으로

미디어스 : 망가진 자연을 현실적으로 어떻게 복원해야 할까?

김정욱 : 강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 위주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생태적 가치, 그 자체를 존중해야 한다. 잠실 수중보도 만들고 난 뒤에 모래가 자꾸 쌓이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든다. 대운하 사업도 마찬가지다. 사람 위주로 모든 것을 바꾸다보니 각종 폐해가 잇따르잖나. 이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를 받아들여 작년 서울시는 한강 생태계 복원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한강시민위원회'를 만들었다.

한강시민위에서 설문을 한 결과, 많은 분들이 강의 자연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자꾸만 정책에 의해 180도 뒤바뀌는 일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도 있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할 문제다. 지금은 한강과 관련해서 힘을 쓰고 있지만 4대강도 연장선에 있다.

홍성태 : 인공수로를 만들고 콘크리트로 매립한 한강변을 값싸게 재벌에게 제공해 투기 이득을 봐왔던 것이 토건 세력이다. 서울 한강도 마찬가지다. 신곡보 철거와 일부 구간의 콘트리트 제방 철거가 시급하다. 제방 철거를 해서 자연 그대로 복원한다면 강이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잘못된 대운하 사업의 미래는 제대로 된 '서울 한강 복원'에서 엿볼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스 : 한국식 토건, 토목은 외국의 경우와는 이질적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홍성태 : 토건 국가라는 '워딩'으로 비판적 발언을 하면 '운하반대교수모임'의 박창근 교수가 "토목이 다 잘못된 게 아니라 '나쁜 토건'이 문제"라고 말한다.(웃음) 본래 'Civil engineering'으로 번역되는 게 토목이다. 우리의 토목은 그동안 흙과 나무를 파괴하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흙과 나무를 지키는 토목이 돼야 한다. 시민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토목이 돼야 한다.

김정욱 : 동의한다. 살리는 토목이 돼야 한다. 뉴저지 주 면적은 경기도와 비슷하다. 거기는 주 환경청에 7000명에 달하는 환경 인력이 있다. 이 환경청 건물이 우리 환경부 건물보다 크다.(웃음) 그 고급인력들이 어떻게 하면 지역의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지 고민을 한다. 이들은 "총량규제를 하니, 공장이 들어오기 위해선 다른 공장들이 오염을 줄여야만 한다"고 못을 박는다. 또 환경청에 정한 토지 이용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경기도 가서 "여기 환경부서에는 몇명이나 있냐"고 물으니 7명 일한다고 하더라. 나중에 전체적으로 보니 100명 정도는 일하더라.(웃음) 천지차이인 것이다.

홍성태 : 토목 고용 계수는 '8'이다. 우리나라식 토건에 10억을 사용하면 8명 고용되는 것이다. MB정권은 34만명 고용한다고 떠들었지만 정규직으로 된 인력이 최대 2000여 명 정도에 불과하다. 만약 살리는 토목으로 예산과 구조가 재편되면 더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지만 환경 측면에서는 세계 130위권 수준이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40위권이며, 이는 아프리카와 서남 아시아 수준이다. 그만큼 부패했다는 말이다. 이런 현상은 바로 자살, 스트레스 비율과 같은 삶의 질 문제로 이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으로 복지국가 담론 아래 토건국가 개혁도 같이 논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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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똥구리가 굴리는 경단은 ‘이동식 에어컨’

쇠똥구리가 굴리는 경단은 ‘이동식 에어컨’

 
조홍섭 2013. 07. 31
조회수 374추천수 0
 

동물들의 기발한 여름나기…체온 조절 위한 오랜 적응과 진화

'코끼리는 귀와 성긴 털로, 새는 부리로, 그리고 사람은 땀으로'

 

더위를 이기는 것은 동물에게 종종 생사가 걸린 문제이다. 오랜 진화 과정에서 동물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행동과 몸의 구조를 만들어냈다. 쇠똥구리에서 코끼리까지, 그리고 사람도 여기에서 예외가 아니다.
 
◇ 경단에 올라 증발열로 식혀
 

heat1.jpg » 배설물 경단 위에 오른 남아프피카 사바나 쇠똥구리의 적외선 사진. 푸른색이 낮은 온도, 붉은색은 높은 온도를 가리킨다. 사진=요켄 스몰카


남아프리카 사바나의 한낮 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땡볕에 고스란히 노출된 흙 온도는 57도까지 오른다. 여기서도 쇠똥구리는 부지런히 초식동물의 배설물을 둥글게 뭉친 경단을 굴린다.

 

변온동물인 이 딱정벌레는 어떻게 익어버리지 않을까. 스웨덴 룬트대학의 동물행동학자는 현장 실험을 통해 배설물 경단 굴리기 자체에 비밀이 숨겨져 있음을 알아냈다.
 

지면 온도가 50도 이하이면 쇠똥구리는 부지런히 경단만 굴렸다. 하지만 온도가 높아질수록 쇠똥구리는 경단 위로 올라가 보내는 시간이 많아져, 지면 온도가 60도일 때 경단 위에서 70%의 시간을 보냈다.
 

경단 위에 올라가서는 앞다리로 반복해 입 주변을 쓰다듬었다. ‘방향 잡기 춤’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세히 보니 앞다리로 게워낸 액체를 머리에 발라 그 증발열로 몸을 식히는 행동이었다.
 

지면에 앞다리를 딛고 물구나무를 선 자세로 경단을 굴리는 쇠똥구리에게 앞다리는 가장 쉽게 지열로 달궈진다.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해 보니, 경단을 한 번 굴릴 때마다 앞다리의 온도는 10도씩 올라갔다. 그러나 경단 위에 올라가면 10초 안에 7도가 떨어졌다.
 

경단이 온도를 떨어뜨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지름 3~4㎝에 지나지 않지만 경단은 땅바닥에 견주면 고도가 높아 공기가 더 잘 흐른다. 따라서 경단 위로 올라서는 것만으로도 쇠똥구리는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갓 배설된 똥으로 빚은 경단에는 습기가 많아 증발열 때문에 경단의 온도는 주변보다 훨씬 낮은 31.8도에 지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경단은 쇠똥구리가 일하는 경단 아래 모래의 온도도 1.5도 떨어뜨렸다.
 

결국 쇠똥구리에게 똥 경단은 먹이이자 알을 낳는 번식지에 더해 ‘움직이는 에어컨’ 구실까지 하는 것이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쪼이는 그늘 한 점 없는 사바나의 평원에서 굴려가는 먹이 자체가 온도를 낮춰준다는 얼개는 기발하다. 이 연구는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렸다.
 
◇ 코끼리는 털로 열 식힌다, 컴퓨터처럼
 

heat3.jpg » 아프리카코끼리의 성긴 털. 열을 방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사진=코너 미르볼드


덩치가 큰 동물은 체온조절이 골칫거리다. 단위 무게당 표면적이 작아 열을 방출하기가 불리하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뇌나 내장이 손상되는 치명적 사태가 온다. 그래서 코끼리는 커다란 귀를 펄럭이며 대개 물가에서 멀리 떠나지 않는다.

 

특히 코끼리의 귀는 에어컨의 방열기 구실을 하는데, 표면적이 넓은 귀에 혈관이 많이 나 있어 이곳에서 피의 온도를 식힌다. 체온이 높을수록 귀로 보내는 혈액량이 늘어나고 귀를 부채처럼 자주 펄럭인다.
 

하지만 귀만으로 코끼리가 적절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학계의 논란거리였다. 최근 미국 프린스턴대 연구자들은 코끼리의 몸에 성글게 돋아난 털의 기능에 주목했다. 열을 방출하는 핵심 기관인 귀에도 돋아난 성긴 털은 보온이 아닌 냉각 기능을 하며 체온을 상당히 낮추는 구실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동물의 털은 공기의 흐름을 막아 체온을 유지하는 단열층을 형성한다. 그런데 털의 밀도가 성겨지면서 차츰 그런 기능이 줄어들어 어느 한계에 이르면 더는 단열 기능을 하지 않고 오히려 냉각 기능으로 전환된다.

 

성긴 털의 윗부분의 공기 흐름은 털 아래보다 빠르기 때문에 털 자체가 열을 바깥으로 뿜어내는 통로 구실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컴퓨터에서 과도한 열을 식히는데 쓰는 ‘핀-휜 형 방열판’도 코끼리의 성긴 털처럼 뾰족한 침이 다닥다닥 붙은 모습이다.
 

Muhammad%20Mahdi%20Karim_800px-African_elephant_warning_raised_trunk.jpg » 아프리카코끼리. 혈관이 밀집한 귀를 펄럭여 열을 식힌다. 사진=무하마드 카림, 위키미디어 코먼스

 

연구진은 코끼리의 털이 평균 5% 이상의 열 조절 능력이 있으며, 특히 체온 조절이 절실한 풍속이 낮은 때에 그 효과는 23%에 이른다고 밝혔다. 피부 ㎡당 털이 30만 개보다 적을 때 털은 단열에서 방열로 기능을 바꾸는데, 코끼리의 털은 ㎡당 1500개 정도이다.

 

선인장의 성긴 가시도 코끼리 털처럼 냉각기능을 한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연구결과는 미국 과학공공도서관이 발행하는 온라인 공개 학술지 <플로스 원>에 실렸다.

(■ 자세한 내용은 '코끼리 털은 냉각장치로 밝혀져' 기사 참조)
 
◇ 새들의 부리는 방열기
 
heat2.jpg » 세계에서 가장 부리가 큰 토코큰부리새. 혈관이 겉에서도 보일 정도로 밀집해 있어 혈액을 식힌다. 사진=새라와 레인, 위키미디어 코먼스

 

새는 비행을 하기 때문에 몸의 대사량이 많고 체온도 높다. 무더위 때 체온을 식히는 게 급선무이지만 몸이 깃털로 덮여있어 열을 내보내기가 쉽지 않고, 또 입을 열어 헐떡이다간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 건조한 곳에선 그럴 수도 없다.
 

다행히 부리가 열을 내보내는 방열판 구실을 한다. 부리는 새의 몸에서 깃털로 덮이지 않은 드문 부위인데다 계속 자라기 때문에 혈관이 밀집해 있어 체온을 식히기엔 맞춤한 기관이다.
 

브라질의 연구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부리를 가진 토코큰부리새의 부리가 몸속 열의 60%까지 방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 새가 몸길이의 3분의 1이 부리일 만큼 큰 부리를 지닌 이유를 놓고 짝짓기 상대를 유혹하려는 용도라거나 열매를 먹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분분했지만, 적어도 중요한 기능 하나가 밝혀진 것이다.
 

실험 결과 이 새의 부리는 몸 표면적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데, 혈관이 겉에서 보일 정도로 잘 발달해 휴식 때 내는 열의 4배를 방출하는 능력을 지닌다. 특히 비행 때 급격히 오르는 체온을 식히는 일이 중요하다.

 

이 새는 몸길이가 64㎝나 되는데, 30도이던 체온이 비행 10분 만에 37도로 솟아올랐다. 연구자는 “열을 내보내는 창문으로 코끼리에게 귀가 있다면 큰부리새에겐 부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bird%20bill.jpg » 울참새의 적외선 사진. 혈관이 몰려있는 부리가 주변보다 10도쯤 높다. 사진=러셀 그린버그 외, <진화>

 

최근의 연구에서는 울참새 등 작은 새의 부리도 열 방출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 자세한 내용은 '새들이 더위를 이기는 뾰족한 방법, 부리' 기사 참조)
 
◇ 잊히는 사람의 특권, 땀 흘리기
 

03986820_P_0.jpg » 땀 흘리는 사람. 사진=한겨레 사진 디비


넥타이를 풀고 반소매 셔츠를 입는 시원한 복장(쿨맵시)을 하면 에어컨 설정온도를 2도쯤 높여도 쾌적하다고 정부가 적극 권장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국립환경과학원의 실험 데이터를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대목이 나온다.

 

실내온도가 25도일 때는 일반복장보다 쿨맵시를 한 사람의 피부 온도가 훨씬 낮게 나오는데, 온도가 27도로 오르면 그 차이가 거의 없어지고 기존 복장을 입은 어떤 이는 오히려 피부 온도가 더 낮다. 땀이 나면서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비슷한 다른 연구에서도 이런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에어컨을 트는 시원한 사무실에서는 쿨맵시의 효과가 나지만 온도가 올라가면 ‘땀의 힘’이 두드러지는 것이다. 여름엔 땀을 부채나 선풍기로 식히고 손수건으로 찍어내며 사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사실, 그것은 인간이 진화하면서 획득한 썩 괜찮은 냉각 방식이다.
 

포유류 가운데 땀을 흘리는 동물은 꽤 있지만 사람처럼 대량의 땀을 흘려 몸을 식히는 동물은 사람과 말뿐이다. 피부의 땀 1㎖가 수증기로 증발할 때 빼앗아 가는 열은 580㎈에 이른다.

 

피부 근처로 혈액을 많이 보내 증발열로 식힌 뒤 몸속으로 돌려보내는 방식으로 체온을 낮춘다. 사람은 하루에 최고 8~14ℓ까지 땀을 흘릴 수 있다.
 

게다가 땀에는 ‘덤시딘’이란 항균물질이 들어있으며 땀과 함께 분비되는 페로몬이 미묘한 메시지 전달 기능도 있음이 최근 드러나고 있다. 여름엔 어느 정도 땀을 흘리는 것도 나쁠 것 없다.
(■ 자세한 내용은 '여름철 땀은 내몸 안 천연 에어컨' 기사 참조)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Jochen Smolka et. al., Dung beetles use their dung ball as a mobile thermal refuge, Current Biology Vol 22 No 20

 

Myhrvold CL, Stone HA, Bou-Zeid E (2012) What Is the Use of Elephant Hair? PLoS ONE 7(10): e47018. doi:10.1371/journal.pone.0047018

 

Glenn J. Tattersall et al., Heat Exchange from the Toucan Bill Reveals a Controllable Vascular Thermal Radiator Science 325, 468 (2009); DOI: 10.1126/science.1175553

 

Greenberg R, Cadena V, Danner RM, Tattersall G (2012) Heat Loss May Explain Bill Size Differences between Birds Occupying Different Habitats. PLoS ONE 7(7): e40933. doi:10.1371/journal.pone.004093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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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범죄를 꿈꾸는 자에게 유린당하다

 


공직자가 금품을 받으면 강력한 처벌을 받는 일명 '김영란법'이 7월 3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휴가를 간 사이 통과된 '김영란법'은 국민권익위원장이었던 김영란 전 대법관의 원안과는 거리가 먼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투명성기구(TI)가 해마다 발표하는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순위가 2009년 39위에서 2012년 45위까지 추락했습니다.

부정부패가 심한 사회 구조 속에서 '김영란법'이 만들어진 가장 큰 배경에는 검찰,경찰,공무원 등에 만연된 금품수수와 스폰서 관행의 문제점을 끊고자 출발했습니다.이렇게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한 법안이 엉망이 된 것입니다.


'김영란법'이 어떻게 누더기가 됐고, 정부가 제출한 '김영란법' 수정안이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봤습니다.

'검사와 스폰서, 끊이지 않는 비리 공화국'

한국에서는 검사 하나 알면 무엇이든 해결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터지면 '법조계에 아는 사람 없나'를 외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와 같은 말이 떠도는 이유는 민원이나 법에 연관된 문제가 검사나 판사를 알면 쉽게 해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법조계 쪽에 아는 사람을 만들기도 하고, 그 인맥을 관리하기도 합니다. 이런 관행이 암묵적으로 이루어지다가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MBC PD수첩의 '검사와 스폰서'편 때문입니다.

 

 

 


2010년 4월 20일 MBC PD수첩은 부산의 건설업자가 제보한 비리를 보도했습니다. 부산 경남지역에서 대형 건설 회사를 운영하던 정용재씨가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대검 감찰부장 등 부산경남지역 검사들에게 약 25년에 걸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고 성접대까지 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PD수첩의 보도는 사회에 큰 충격을 줬고, 급기야는 여야가 합의하여 특검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범죄는 고작 검사 10명 징계,인사조치 7명, 28명 검찰총장 엄중경고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박기준 전 부산지검자과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은 면직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은 원고 승소,박기준 전 부산지검장은 3심 재판이 진행 중입니다.

스폰서 검사들이 무죄를 받았다고 그들이 받은 뇌물과 향응이 무죄라는 사실은 아닙니다. 단지 받은 향응과 금품에 비해 면직처분이 적절한 수준인가를 논의했던 부분이었지만, 현행법에 처벌 규정이 없어 무죄가 확정됐던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벤츠 여검사' 사건이라고 불리는 이소연 검사도 전형적인 검찰 비리 사건입니다. 부장판사 출신 최호근 변호사가 이소연 검사와 검사장에게 사건 및 인사 청탁을 했다는 진정서가 대검찰청에 제출됩니다. 그러나 대검은 '혐의없음'이라고 처리합니다.

이소연 검사가 최호근 변호사로부터 법무법인 명의 신용카드와 벤츠 승용차,명품 백을 받은 사실이 언론에 나오자 특임검사팀이 꾸려졌고 기소했지만, 재판은 1심 징역 3년이 2심 무죄로 바뀌고 현재 3심 재판 중에 있습니다.

'그랜저 검사' 사건은 2008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부장 정인균 검사가 친구인 건설업자 김모씨로부터 자신이 고소한 사건을 잘 봐달라는 청탁을 받고, 사건 담당 후배 검사들에게 '기록을 잘 살펴달라'는 등의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입니다. 정인균 검사는 이 사건의 대가로 그랜저 승용차 등 4.600여만원의 금품을 받았지만, 검찰은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그랜저 검사 사건은 2010년 언론과 국정감사를 통해 '봐주기 수사'라는 질타를 받은 후에야 겨우 2년6월의 징역이 선고됐습니다. 만약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다면 처벌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김광준 서울고검 부장검사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측근 등으로부터 검사 수뢰액으로는 역대 최고인 10억원 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현재 재판 중입니다.

이 사건은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을 검찰이 알고 직접 수사한 사건으로 앞서 나온 사건처럼 검찰 내부의 문제를 드러내지 않고 무마하려고 했다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만약 이 사건이 터지기 전에 김영란법의 원안이 법에 명시됐었다면 이렇게 엄청난 범죄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일벌백계에서 솜방망이로 뒤바뀐 잣대'

공무원의 비리 사건에서 검찰을 예로 들은 이유는 법을 다루는 검찰조차 뇌물과 금품,성접대까지 받으며 불법이 난무하는 사회가 바로 한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범죄를 기소해야 할 검사가 스스로 돈을 받고 수사를 엉터리로 하거나 봐주기 수사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강력한 법안임에도 이번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은 법안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정부가 의결한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과 처음 제안된 김영란법의 가장 큰 차이는 '공직자의 직무 관련 여부와 대가성'입니다.

앞서 말한 검사들이 무죄를 받았던 이유 중의 하나가 현행법이 공무원의 뇌물죄 성립에 '직무행위와 금품 사이의 대가관계 인정'이란 뻣뻣한 기준을 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김영란법'에는 직무와 대가성을 불문하고 받은 청탁과 뇌물,떡값 등을 모두 처벌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1백만원 이상 금품을 수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받은 돈의 5배까지 벌금이 내려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대가성에는 처벌하지만 직무 관련성이 없는 경우는 그저 과태료를 내는 처벌 조항으로 후퇴했습니다. 100만원 이하라도 과태료와 징계를 받게 되어 있는 원칙적인 부정부패와 청탁 처벌을 내세운 '김영란법'과 비교하면 핵심내용은 쏙 빠져버린 것입니다.

 

'도대체 누가 진짜 범죄자인가?'


MB정권 기간 동안 총 30명의 검사들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임은정 검사의 경우는 부당한 징계로 판단, 포함하지 않았음) 이 기간에 뇌물을 받은 검사가 무려 14명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받은 처벌은 말 그대로 솜방망이 처벌이었습니다.

 


사기죄 혐의자로부터 200여만원 상당의 금품향응을 받은 검사가 받은 처벌은 고작 '감봉3월'에 불과했습니다. 이처럼 범죄를 처벌해야 하는 검사들은 그들만의 비리는 언제나 너그럽고 관대했습니다.

검사가 기업체 회장으로부터 여행경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이를 동료 검사에게 나눠줬지만 받은 검사만 겨우 감봉3월이었고, 수사 중인 사건의 고소인측 지인이 부담한 골프 회동도 정직3월에 불과했습니다.


 

 

 


검사가 향응을 받고 관련 사건 담당 검사에게 사건을 청탁하거나 자신에게 향응을 제공한 사람의 사건을 각하 처분을 하는 경우도 각각 감봉1월,감봉2월에 그쳤습니다.

만약 김영란법이 원안대로 통과됐다면 이들과 같은 범죄는 무거운 처벌을 받았을 것입니다.그러나 대한민국 박근혜 정부는 '김영란법'이 왜 생겼는지조차 까맣게 잊고 이상한 법안으로 둔갑시켰습니다.

 

 

 


이들을 기억하십니까? 경쟁만능 교육정책 중단과 교육복지 확대 등의 요구를 담은 시국선언을 발표한 전교조 교사들은 최저 선고유예형과 최대 벌금 300만원(일부 교사들은 25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언론독립을 쟁취하겠다고 나섰던 노종면 YTN노조위원장은 1심에서 벌금1천만원,2심에서 벌금2천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BBK 의혹 사건을 제기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누구의 죄가 더 크고 무거운 처벌과 형량이 내려졌어야 합니까? 공무원들의 금품수수는 직책을 이용하여 저지른 개인 비리이지만 공권력과 정부의 불신을 조장하고, 부패 사회를 만들기 때문에 더 단호히 처벌해야 하지만 오히려 대한민국의 법은 거꾸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회 위원장은(남편 강지원 변호사의 대선 출마로 사퇴) 대법관으로 퇴임하면서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고 서강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변호사를 개업하지 않은 이유는 전관예우와 같은 부정부패를 아예 하지 않겠다는 의지였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청탁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금품을 제공하고 더 큰 대가를 얻고자 하는 부정부패를 '발이 넓은 능력자'로 대우를 받습니다. 이것은 처세술이 아니라 '범죄'입니다.

범죄를 처벌하는 법안을 만드는 일에 소극적인 사람은 과연 누구겠습니까? 바로 그 법으로 처벌될 수 있는 범죄자들입니다. 공무원이 뇌물을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 자리가 권력을 휘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는 자를 처벌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영원히 부패한 국가로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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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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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3/07/31 11:10
  • 수정일
    2013/07/31 11:1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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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가진 관변단체에 국민혈세 ‘펑펑’

 
 
[분석] 법으로 ‘특혜-지원’ 보호받는 3대 관변단체
 
육근성 | 2013-07-31 08:58: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관변단체가 논란이 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유·공유 재산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특혜와 함께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 받지만 사업목적에 맞게 자금을 집행하지 않아 국회 예결산 심의보고서가 나올 때마다 지적을 받는데도 매년 빠짐없이 예산이 지원되고 있다.

특혜와 지원... 법으로 보호받는 3대 관변단체

이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시민사회단체가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올해도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를 입수해 대표적 관변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 등 3개 단체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 실태와 사용내역 등에 따른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들 세 단체는 각각 별도의 육성·지원법에 근거해 특혜와 지원을 누리고 있다. 국유·공유시설 무상 사용, 출연금 및 보조금 지원, 조세감면 등이 법에 의해 보호되는 아주 특별한 단체다. 이들에 대한 지원은 국민 혈세로 충당된다.

바르게살기운동조직 육성법 제3조 (출연금의 지급 등)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바르게살기운동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출연금(出捐金)이나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제4조 (국유시설·공유시설의 사용)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바르게살기운동조직을 지원·육성하기 위하여「국유재산법」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도 불구하고 국유시설·공유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할 수 있다.

 

새마을운동조직 육성법 제3조 (출연금의 지급 등)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새마을운동조직의 운영에 필요한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출연금 및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다.

제4조 (국유재산ㆍ공유재산의 대부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새마을운동조직을 육성하기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유재산법」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도 불구하고 국유재산·공유재산을 무상으로 대부·양여하거나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

 

한국자유총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 제2조 (국·공유재산의 대부 및 시설지원)

①국유재산법」또는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등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국·공유재산 및 시설을 그 용도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

제3조 (출연·보조 등)

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총연맹에 그 조직과 활동에 필요한 운영경비와 시설비, 그 밖의 경비를 보조할 수 있다.

제4조 (조세감면 등)

① 정부는 총연맹에 「조세특례제한법」이나 그 밖의 세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조세를 감면할 수 있다.

세 단체 먹여 살리느라 바쁜 안행부

보수관변단체 새 곳에 지원된 국고보조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그 현황은 국회예산정책처가 펴낸 ‘2012 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의 ‘안전행정부편’에 잘 정리돼 있다.

 

안전행정부(안행부)는 매년 ‘성숙하고 따뜻한 사회구현’이라는 단위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사업에 대한 예산은 정부가 100% 보조하고, 위 세 단체가 지원금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안행부가 밝힌 사업의 목적은 ‘성숙한 시민의식 형성, 녹색생활 실천,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 구현’ 등이다.

이 단위사업은 ‘밝고 건강한 국가사회건설’ ‘성숙한 자유민주 가치함양’이라는 소사업으로 나뉘며, 전자는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와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가, 후자는 ‘한국자유총연맹’이 맡아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국민혈세를 털어 이 세 단체에 지원된 보조금 규모는 2010년 20억, 2011년 28억, 2012년 28억원 등이었다.

 

100% 국민혈세, 단순행사와 소모성 사업에 쓰여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들 단체의 대부분 사업이 단순 행사성 사업이고 당초 계획과는 다른 사업에 집행했으며 집행실적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 뒤 “엄밀한 평가를 통해 성과를 반영한 예산 편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업비용 100%가 국민혈세로 충당됐지만 세 단체의 사업내역은 탐방, 전시회, 토론회, 공모전 등 단순 행사성사업에 편중돼 있다. 세 단체 중 가장 많은 보조금(13억원)을 받은 자유총연맹의 사업 실태를 살펴 보겠다.

1억6천만원을 쏟아부은 ‘애국심고취사업’은 사업목적 자체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고 추상적이어서 그런지 전혀 엉뚱한 곳에 예산이 집행됐다. ‘내고장 문화탐방’은 유적지 답사가 고작이었고, ‘내 고장 문화리더 활동’은 포스터와 브로셔 제작으로 대체됐다.

6.25 62주년 평화공존 콘서트는 6월이 아닌 8월로 일정을 변경했다가 사업의 목적과 성격 규명이 쉽지 않자 아예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인터넷방송운영비가 홈페이지개편 비용으로, 엉뚱한 집행 수두룩

3억5천만원이 소요된 ‘인터넷방송센터 운영’ 사업의 집행내역 또한 그 실상이 가관이다. 기자 모집 등을 통해 인터넷방송국을 운영하겠다고 보조금을 받았지만 실제 사용처는 홈페이지 개편과 홍보수첩 제작이 고작이었다.

사이버테러아카데미를 운영하겠다더니 한 일은 민간 연수원을 빌어 회원들간 친목행사를 가진 게 전부였다. 미디에 대제전, UCC영화제 등 나라사랑행사를 하겠다며 보조금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기자 모집 행사비용으로 지출됐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은 국민운동단체들이 추진한 사업들이 국민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하지 않아 공감대가 확산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세 단체를 비판했다.

안행부는 법에 따라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절대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법 자체가 특혜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보수 편향 관변단체를 지원·육성하기 위해 특혜법을 만들고 국민 혈세를 쏟아 붓는 건 크게 잘못된 일로 정부예산 집행의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수백억원 현금 가진 단체에 국민혈세 지원이 가당한가?

공모 절차 없이 사업수행 단체로 선정하고, 보조금을 지원한 이후에도 사업결과에 대한 평가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이들 단체가 보조금을 받아야만 사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금 사정이 열악한 것도 아니다.

자유총연맹은 자신이 지분 51%을 보유하고 있는 한전산업개발(한전 자회사로 출발)이 상장되며 300억원 이상 상장 차익을 거머쥐었다. 이뿐 아니다. 추진하고 있는 지분매각을 통해 또 다시 수백억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넣을 수 있어 재정 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민혈세나 축내는 관변단체를 살뜰히 보살피는 정부에게 관련법(관변단체 지원육성 특혜법) 폐지를 공론화할 의향이 있는지 묻고 싶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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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통일은 민족의 생사존망 가르는 문제

북, 동족대결로 차례질 것은 전쟁뿐
 
조국통일은 민족의 생사존망 가르는 문제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7/31 [04:57] 최종편집: ⓒ 자주민보
 
 

조선이 범민련 등 남측 통일운동 성원들에 탄압을 언급하며 동족대결은 전쟁이고 민족대단결은 통일이라며 남한 정부 당국을 거세게 비난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기관지인 우리민족끼리는 “외세에 의하여 우리 민족이 분열 된지도 70년세월이 가까워오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갈라진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고 하루빨리 조국을 통일하는 것은 단일민족의 생사존망과 관련되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오늘 외세에 의한 민족분열의 비극을 끝장내고 조국통일을 이룩해나가기 위해서는 북과 남사이의 대결상태를 해소하고 민족대단결을 이룩하여야 한다.”고 지지적했다.

이신문은 “지나온 북남관계가 보여주는 바와 같이 동족대결로 초래 될 것은 전쟁뿐”이라는 김정은 원수의 말을 지적하고 “동족대결은 전쟁이고 민족대단결은 곧 조국통일이다. 민족의 힘은 단결에 있으며 온 민족이 단결하여야 안팎의 분열주의세력의 반통일 책동을 짓 부시고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성취할 수 있다. 만일 그 누가 민족단합을 등한시하거나 외면한다면 그러한 사람은 민족의 한성원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우리 매 민족성원들에게 있어서 민족단합을 지향하는가 아니면 동족과 대결하려는가 하는것은 애국과 매국을 가르는 기본 척도로 된다.”며 “동족을 적대시하고 대결하는 것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반대하는 매국역적행위로서 력사와 후세의 저주와 규탄을 면할 수 없다.”고 단죄했다.

또한 “6. 15통일시대를 가로막아보려고 악랄하게 날뛴 이명박 역적패당의 반민족적 망동이 그 실례이다. 이명박 역적패당은 《정권》의 자리에 올라앉자마자 《잃어버린 10년》을 떠들어대며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과 북침전쟁 수행의 돌격대가 되어 북남관계를 최악의 위기에 몰아넣는 죄악의 행적을 남겼다”면서 5.24 조치 등 대북 적대정책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이어 “지나온 과거에서 교훈을 찾고 분발의 계기로 삼아야 다시는 죄악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 현 남조선당국은 이명박역적패당이 저지른 죄악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그들은 온 겨레가 그토록 바라는 화해와 단합, 통일의 길이 아니라 외세와 야합하여 계속 동족대결의 길로 나가고 있다. 지금 남조선당국이 통일애국운동에 앞장에 선 범민련 남측본부성원들을 비롯한 통일애국세력들을 보안법에 걸어 체포, 구금하는 종북세력 쳑결 소동을 벌리는 한편 외세와 야합하여 우리 공화국을 노린 전쟁연습과 반공화국모략소동들을 끊임없이 감행하고 있는 것이 그 일환”이라고 고발했다.

특히 “현 남조선당국이 지금과 같이 동족과 대결하며 북침전쟁연습에 계속 매달린다면 결국 차례질 것은 전쟁밖에 없다.”고 잘라말하고 “온 겨레는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아래 굳게 단합하여 내외분열주의 세력의 동족대결책동을 짓 부시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조국통일의 길을 열어나갈 것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며 민족 화해와 단합을 강력히 촉구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동족대결은 전쟁이고 민족대단결은 곧 조국통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단합된 힘으로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반드시 성취하여야 한다.”고 천명했다.

한편 조선은 최근 남한에서 일고 있는 통일운동 단체에 대한 당국의 마녀 사냥적 탄압을 규탄하며 6.15와 10.4 공동선언만이 민족의 통일과 운명을 보장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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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게도 "도와줘요", 식물은 소통의 '달인'

새에게도 "도와줘요", 식물은 소통의 '달인'

 
조홍섭 2013. 07. 30
조회수 328추천수 0
 

휘발성 화학물질, 균근 네트워크, 제3의 음향 신호 등으로 소통 밝혀져

동료에 위험 알리고, 천적 불러…곁에 좋은 이웃 있는지도 미리 알아채

 

Andreas Eichler_640px-2012_10_19_-24-Mannheim_Vogelstang-Blattlaeuse.jpg » 식물은 발이 없지만 다양한 방어수단을 갖췄다. 진딧물의 습격에 대해 방출하는 화학물질을 바꿔 천적을 부른다. 사진=안드레아스 아이클러, 위키미디어 코먼스

 

식물은 초식 곤충의 습격을 받으면 휘발성 화학물질을 방출해 주위에 경보를 발령한다. 잔디를 깎을 때 나는 상큼한 냄새가 바로 이 물질이다. 그런데 식물의 소통방식이 이제껏 알던 것보다 훨씬 다양하고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진딧물이 날아와 수액을 빨아먹기 시작했다고 치자. 식물은 방출하던 화학물질 성분을 재빨리 초식 곤충이 싫어하는 성분으로 바꾼다. 이 화학물질은 진딧물에 기생하는 말벌을 끌어들이는 구실도 한다. 말하자면 공격을 당한 식물이 포식곤충에게 “도와줘요!”하고 외치는 꼴이다.
 

그런데 핀란드 연구자들은 참새 목의 작은 새들도 도움을 청하는 식물의 화학신호를 알아챈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새들은 식물에 붙어있는 곤충 애벌레를 귀신같이 찾아내는데, 잎에 벌레가 갉아먹은 흔적이나 시든 잎 등 시각적 단서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lant3.jpg » 새들은 애벌레(A)나 그것이 갉아먹은 잎(B)의 시각적 화학적 단서로 먹이를 찾는다. 핀란드 연구진이 실험을 위해 만든 인공 애벌레(C)와 벌레가 쪼은 모습(D). 사진=엘리나 맨틸래 외, <플로스 원>

 

그러나 시각적 단서를 완전히 차단한 나무 안쪽에서 애벌레가 식물을 먹도록 했는데도 새들은 벌레를 정확히 찾아냈다. 식물이 초식 곤충의 공격을 당했을 때 내는 화학물질을 단서로 보이지 않는 곳의 벌레를 찾은 것이다.

 

물론 나무가 낸 이 화학물질이 새들만을 위한 신호는 아니고 기생 말벌과 포식성 진드기도 유인하는 것이지만, 식물이 무척추동물뿐 아니라 척추동물까지 끌어들이는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연구로 드러났다.

plant2-1.jpg » 뿌리와 균사가 형성하는 균근이 식물의 땅속 의사소통의 통로가 되는지를 실험한 영국 연구진의 실험 얼개. 그림=바비코바 외, <에콜로지 레터스>

 

식물은 잎뿐 아니라 뿌리를 통해서도 화학물질을 분비해 다른 식물과 곤충에게 신호를 보낸다. 그런데 단지 뿌리가 아닌 곰팡이의 균사를 통신망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곰팡이와 식물의 공생은 매우 널리 퍼져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식물 뿌리와 곰팡이의 균사가 땅속에서 얽혀 균근을 이루는 것이다. 곰팡이는 유기물을 분해한 영양분을 제공하고 질병과 기생충도 막아준다. 식물은 곰팡이에게 광합성으로 만든 탄수화물로 보답한다.
 

영국 과학자들은 실험을 통해 균근이 영양분뿐 아니라 경고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 구실도 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진딧물의 공격을 받은 식물의 신호물질이 균근을 통해 이웃 식물에 전달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Scott Bauer_usda_617px-Aleiodes_indiscretus_wasp_parasitizing_gypsy_moth_caterpillar.jpg » 식물이 내뿜은 도움 요청 화학신호를 받은 기생 말벌이 매미나방 애벌레 몸속에 알을 낳고 있다. 사진=스콧 바우어, 미국농림부, 위키미디어 코먼스

 

공기를 통한 화학물질 전달을 차단한 콩에 진딧물을 넣자 균근으로 연결된 콩은 진딧물에 대항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했지만, 균근을 차단한 식물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식물은 땅속에서 균근으로 연결돼 있어 이런 네트워크를 통한 신호 전달은 큰 의미를 갖는다. 진딧물은 한 번 끼면 급속히 번창하기 때문에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식물에 큰 이득이 된다. 또 곰팡이도 자신에게 한 몫이 돌아올 탄수화물을 진딧물에게 빼앗기기는 싫을 것이다. ‘균근 통신망’은 이런 상호 이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진화했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이 발견을 유기농에 응용할 수도 있다. 작물 사이사이에 진딧물에 아주 민감한 식물을 심어놓는다면, 이 식물은 일종의 조기경보 장치로 작동해 다른 식물이 진딧물을 퇴치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도록 해 줄 것이다. 진딧물이 번진 뒤 허둥지둥 약을 칠 필요가 없어진다.

640px-ChristianBauer_stalk_of_basil.jpg » 바실. 고추 씨의 발아를 돕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크리스천 바우어, 위키미디어 코먼스

 

유럽의 농부들은 고추밭에 바질을 함께 심는다. 토양의 습기를 지켜주는 천연 멀칭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바질은 허브의 일종으로 다량의 휘발성 물질을 내보내 잡초를 억제하고 천연 살충제 구실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농부의 지혜가 옳았음이 호주의 생물학자가 수행한 정밀한 실험에서 밝혀졌다. 바질과 함께 심은 고추의 발아율은 그렇지 않은 고추보다 높았고, 반대로 또 다른 허브인 회향과 함께 심은 고추의 발아율은 떨어졌다.

 

고추는 누가 좋은 이웃이고 누가 나쁜 이웃인지 안다는 것인데, 눈길을 끄는 것은 이제까지 식물 사이의 소통을 매개하는 수단이던 빛, 화학물질, 물리적 접촉이 아닌 제 3의 신호를 통해 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감각이 중요한 까닭은 곁에 누가 있는지 씨앗 때부터 알아내 싹틀지 말지, 빨리 자랄지 말지를 미리 정하는 것이 나중에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이 새로운 매체가 음향 신호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세포내 생화학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리로서 세포 골격을 이루는 여러 부위가 "나노 기계적 진동"을 일으켜 만든다는 것이다.

 

식물이 우리가 몰랐던 미세한 음향 소통을 할 가능성을 제시한 것인데, 그래서 음악을 들려주면 식물이 열매를 잘 맺는지도 모를 일이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Maentylae E, Alessio GA, Blande JD, Heijari J, Holopainen JK, et al. (2008) From Plants to Birds: Higher Avian Predation Rates in Trees Responding to Insect Herbivory. PLoS ONE 3(7): e2832. doi:10.1371/journal.pone.0002832

 

Zdenka Babikova et. al., Underground signals carried through common mycelial networks warn neighbouring plants of aphid attack, Ecology Letters (2013) 16: 835.843

 

Gagliano and Renton: Love thy neighbour: facilitation through an alternative signalling modality in plants. BMC Ecology 2013 13:19. doi:10.1186/1472-6785-13-19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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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한국 경제, 동반 추락?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7/30 11:27
  • 수정일
    2013/07/30 11: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정태인의 경제진단] "부동산에 목숨거는 박근혜 정부"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7-30 오전 7:12:07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이 첫 조합원 대상 서비스로 6월 28일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 <주간 프레시안 뷰> 준비호 1호를 냈다. 지난 26일로 준비호 5호를 냈다. <주간 프레시안 뷰>는 정치, 경제, 국제, 생태, 한반도 등 각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뽑은 뉴스다.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흐름으로서의 뉴스', '지식으로서의 뉴스'를 추구한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 발행되는 조합원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유료인 콘텐츠다. <주간 프레시안 뷰>를 보고자 하는 독자는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7월 한달 동안 준비 기간을 거쳐 8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8월 2일부터는 정식판이 나올 예정이다. 내용이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지난 26일 발행된 <주간 프레시안 뷰>에 실린 글의 일부를 게재한다. <편집자>


안녕하세요?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읽어드리는 프레시안 도우미 정태인입니다. 한 주일마다 새로운 얘기를 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상사야 매일 매일이 다를 수 있지만 나라 경제나 세계경제가 한 주일 만에 확 달라지는 사건은 그리 많이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지난주 세계 언론에서 갑자기 폭주한 기사는 중국의 경제상황을 다룬 것들입니다. 역시 폴 크루그만 프린스턴대 교수가 불을 질렀습니다. 중국 경제는, 한국의 70~80년대처럼 투자가 GDP에서 40~50%를 차지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투자(총고정자본형성)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약 25%)의 두 배에 달하죠. 이번 글에서 크루그만은 중국이 루이스 전환점에 도달했다는 것, 즉 농촌에서 무한대로 노동이 공급되는 상황이 종료됐다(한국은 대체로 70년대 말에 도달했다고 봅니다)는 가설을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임금이 올라가고 자본의 한계효율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중국은 이제 만리장성(Great Wall)이라는 벽에 부딪혔다는 겁니다. 단순한 경기 침체를 넘어서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날 거라는 얘기죠. 물론 통계나 계량으로 입증된 가설은 아닙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세계경제 동반몰락?…크루그먼 "中 연착륙 가능성 낮아")

중국의 통계에 관해서 유명한 일화가 위키리크스를 통해 흘러나온 적이 있죠. 리커창 현 총리가 자신도 중국 통계를 믿지 않는다면서 대신 전력소비량, 화물운송량, 그리고 실질 대출 수치를 보고 경기를 판단한다는 얘기를 한 겁니다. 대체로 제조업의 가동률과 투자 수요를 보여주는 수치들인데요,

이 지표를 종합해서 '리커창지수'라는 게 나왔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중국 정부가 발표한 실질 GDP 보다 리커창 지수가 더 많이 떨어져서 5% 부근에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많이 지적된 지방정부와 공기업의 부채, 부동산 거품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터지지 않는다 해도 수출 부진 등으로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태인


이제 세계는 중국의 경기침체 또는 위기를 기정사실로 보고 세계의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역시 발 빠른 크루그만이 "우리는 중국쇼크를 얼마나 걱정해야 하는가"라는 짧은 메모를 남겼는데요.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How Much Should We Worry About A China Shock?)

결론만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1) 수출을 통한 '기계적' 연관은 그리 걱정할 것이 못 된다. 중국이 세계의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2) 에너지나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은 꽤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의 원유 소비는 세계 전체의 11%에 달한다. 3) 더 큰 문제는 정치와 국제적 안정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다. 정치적 정당성을 경제성장에서 찾았던 중국 정부가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서, 예컨대 영토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겁니다.

물론 중국을 향한 수출이 25%에 이르는 한국은(홍콩을 포함하면 30%) "기계적 연관"에서도 직접 타격을 입게 됩니다.

권위 있는 보수지 <이코노미스트>도 가만히 있을 리 없습니다. 이 잡지는 7월 27일 자에 '거대한 감속(The Great Deceleration)'이라는 기사를 실었는데요. (☞ The Great Deceleration)

공식 통계로 봐도 중국(7.5%), 인도(약 5%), 브라질과 러시아(약 2.5%) 등 지난 10년간 세계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신흥시장의 성장률은 반 토막 났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등이 과거의 다른 후진국들처럼 파국을 맞을 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중앙정부가 현재의 부실채권을 감당할 재정 능력을 지니고 있고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환율이 조정될 수 있고 또 부채도 대부분 자국 통화로 이뤄져 있어서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낮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진국과 거대 신흥시장의 동시 침체는 앞으로 세계가 계속 구렁텅이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음울한 예측을 하도록 합니다. 설마 이 기사의 마지막 문단, 신자유주의가 다시 주목을 받을 거라는 <이코노미스트> 특유의 독단, 또는 희망을 믿지는 않으시겠죠?

한국 기사로는 한은의 2/4분기 국민계정 발표와 국토부의 4.1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가 눈에 띕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4일, 2/4분기 국내총생산(GDP)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다음 표를 보시죠.

 

ⓒ한국은행



마지막 네모에 갇힌 숫자들을 보시면 되는데요. 맨 위, 오른쪽의 국내 총생산 1.1%는 2/4분기에 전 분기(1/4분기)와 비교해서 GDP가 1.1% 증가했다는 얘깁니다. 이 속도가 앞으로 1년 동안 유지된다면 4% 남짓(1.1*4) GDP가 늘어난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 옆에 괄호 안의 2.3%는 작년 2/4분기와 비교한 숫자입니다. 즉 두 수치를 종합하면 우리 경제가 3% 내외의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부동산경기 회복에 목숨을 건 박근혜 정부

물론 위에서 본 세계경제 상황, 그리고 내부의 문제점을 고려하면 이런 전망도 그저 낙관일 뿐입니다. 그 아래 수치들을 보면 정부소비, 즉 정부의 재정지출과 건설투자만 평균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고 소비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설비투자는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수치조차 유지하기 힘들 거라는 쪽이 더 객관적이라는 얘기죠. 이런 상황에서는 소득과 자산의 재분배를 통해 서민들의 소비를 늘리는 수밖에 없는데(총수요 확대) 박근혜 정부가 그런 정책을 쓸 리 만무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목숨을 건 곳은 역시 건설투자입니다. 지난주에 발표된 '제2차 투자 활성화 정책'은 '부동산 투기 종합선물세트'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번 주에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아예 앞으로 부동산 공급을 줄이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그는 브리핑에서 "수도권 초과 공급 상황은 상당히 심각하다"면서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는 한 세제지원만으로 시장을 살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2016년까지 4년간 수도권에서 주택 약 18만 가구의 공급을 축소할 방침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한마디로 공급을 줄여서 부동산 가격을 올릴 예정이니 집값이 더 내려갈 때를 기다리지 말고 빨리 주택을 구입하라는 얘깁니다. 제가 청와대 비서관으로서 투기를 막기 위해 좌고우면할 때 이 분은 일관되게 부동산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죠. 당시는 판교 사태가 보여 주듯 공급을 늘린다고 해도, 투기 때문에 수요곡선이 더 빠르게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면 가격이 올라가고, 그게 다시 투기수요를 부추기는 상황(이런 걸 '자기실현적 예언'이라고 하죠)인데도 주야장천 시장 논리만 되뇌는 사람이죠. 이번엔 그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조짐을 보이니까 공급을 줄여서 가격을 올리겠다는 겁니다. 참 순진한, 대책 없는 시장주의자입니다.

우리가 지금 부동산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한다면, 예컨대 젊은이들이 저축을 아무리 많이 해도 20년 이내에 집을 살 희망이 없는 수준이라면 천천히 가격을 떨어뜨리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도 취득세를 인하해서라도 부동산 경기를 살리겠다고 기를 쓰는 건 이 정부가 부동산 투기에 정권의 운명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투기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 참으로 한심합니다. 그럼 대안이 있느냐고요?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를 읽으면 거기 답이 있습니다. (☞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무릎팍 도사'가 왔다!)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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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1685건, 박근혜2214건... 언제 다 봐?"

이상규 의원, '국정원 댓글 증거 은폐' 정황 담긴 경찰 CCTV 추가 공개

 

 

13.07.29 18:45l최종 업데이트 13.07.29 20:44l 최경준(235jun) 남소연(newmoon) 유정아(heydevil) 강연준(magiccastle)

 

 

▲ "문재인 1,685건, 박근혜 2,214건... 언제 다 봐?"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치선거개입 사건과 관련 서울 경찰청의 국정원 댓글 증거 은폐 정황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 동영상은 이상규 의원이 공개한 '서울경찰청 디지털증거분석실 녹화영상'을 담고 있다.
ⓒ 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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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불법 정치선거개입 사건과 관련 서울경찰청의 국정원 댓글 증거 은폐 정황이 추가로 공개됐다.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공개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4실) 녹화영상(CCTV)'에 따르면, 당시 경찰은 선거 여론조작을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의 댓글 정황을 확인하고서도 이러한 내용을 수사결과 발표 때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경찰 분석관들은 국정원 직원 김씨의 개인 컴퓨터(데스크탑·노트북)에서 '문재인·박근혜' 키워드로 3800여건 이상의 캐시(인터넷 임시 저장파일)를 찾아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키워드로도 500여건의 문서(Html)가 검색됐다. 특히 김씨가 인터넷 상에서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한 분석관들이 구글이나 '오늘의 유머' 사이트 등에서 관련 내용을 찾아본 정황도 나온다.

그러나 경찰은 대선을 사흘 앞둔 시점에서 급히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디지털 증거분석 결과, 문재인·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상규 의원은 "당시 경찰은 (문재인·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비방) 댓글이 없다고 발표를 했었는데, 사실은 댓글이 있었다는 것을 이 동영상을 통해 명백하게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4000건이 넘는 문서가 완전히 배제됐다"

이상규 의원이 이날 공개한 영상과 녹취록은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3시 37분부터 49분까지 약 12분간 녹화된 것으로, 경찰 분석관들이 국정원 직원 김씨의 개인 컴퓨터에서 웹 브라우저의 캐시를 분석하며 나눈 대화 등이 나온다.

동영상에 따르면, 당시 분석관들은 수서경찰서에서 요청한 100개 키워드 중 4개 키워드(문재인·박근혜·새누리당·민주통합당)로 축소해서 분석을 했고, '문재인'은 1685건, '박근혜'는 2214건의 캐시파일을 찾아냈다(유저가 특정 사이트 홈페이지를 볼 때, 그림파일·Html·자바스크립트 등이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게 되는 데 이를 캐시파일이라고 한다).

분석관들은 또 김씨의 노트북에서 Html형식의 문서를 각각 새누리당 414건, 민주통합당 121건 찾아냈다. 분석관들은 서로 "언제 다 보냐고", "왜 자꾸 나와"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상규 의원은 "4000건이 넘는 문서가 (경찰 발표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며 "앞뒤 정황상 경찰이 (지지·비방) 댓글을 발견하고 나서도 이를 은폐한 것이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의 대북 심리전단에 소속된 직원의 개인 컴퓨터에서 문재인·박근혜 등의 키워드로 4000여건 이상의 문서, 캐시 등이 검색됐는데도 경찰이 "지지·비방 댓글이 없었다"고 결론 지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영상만으로는 당시 분석관들이 발견한 4000여건의 캐시와 문서가 전부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은 선거 시기 이외에 작성된 정치 개입 관련 글까지 합쳐 불법 게시글 1977건을 찾았고, 국정원이 대선을 앞두고 올린 특정 후보 지지·반대 글은 73건이라고 밝혔다.

"숲속의참치... 댓글 단거잖아", "엄청나게 나오는구나"
 
기사 관련 사진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이 29일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을 수사한 경찰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이 담긴 지난해 12월16일 새벽 폐쇄회로(CCTV) 영상을 추가로 공개하고 있다. 댓글의 흔적을 발견한 분석관들의 대화 내용이 담긴 이 영상이 찍힌 날은 서울경찰청이 '댓글이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한 지난해 12월 16일이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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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관들은 국정원 직원 김씨가 사용한 닉네임 중 하나인 '숲속의참치'가 단 댓글 흔적도 발견했다. 현재까지 경찰 조사에서 밝혀진 김씨의 아이디는 진짜진짜라묜, 토탈리쿨, 반대는비수, 추천만환영, 숲속의참치, 봐봐라, 이지듀 등 11개다.

한 분석관이 "'숲속의참치' 글이 중간에 있으면 어찌 되나"라고 묻자, 다른 분석관이 "아까 찾았던 거, 그건가요"라고 되물었다. 처음 분석관이 다시 "그런데 중간에 있으면 댓글이잖아"라고 말하자, 다른 분석관이 "댓글이예요. 그거"라고 맞장구를 쳤고, 처음 분석관은 "그럼, 댓글 단거잖아"라고 확정지었다. 이들은 댓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 구글이나 진보성향 사이트 '오늘의 유머' 등에서 검색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분석관은 "어쨌든 댓글이잖아, 내용이 뭔지 모르지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벽 3시 49분 영상에서는 한 분석관이 "엄청나게 나오는구나"라고 했고, "지운 거네", "확인이 안 되네. 결국…"이라는 대화도 오갔다. 김씨의 댓글이 삭제가 됐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상규 의원은 "지난 경찰청 기관보고에서도 (경찰 분석관들의 CCTV) 동영상을 봤지만 (경찰은) 댓글이 삭제된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국정원의 선거법 위반과 증거 인멸을 방조한 혐의까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140시간 분량의 경찰 CCTV 분석을 끝내고, 실제 문제가 될 만한 부분들을 작업해 이르면 30일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5일 국정원 국정조사 경찰청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12월 16일 한 분석관이 "댓글이 삭제되고 있는 판에 잠이 와요, 지금"이라고 말하는 발언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성한 경찰청장은 "당사자에 직접 확인했는데, 다른 사람이 일마치고 잠자고 있다고 하니까 '지금이 잘 때냐'라며 농담으로 (댓글 삭제되고 있다고) 한 얘기라고 하더라"고 해명했다.

다음은 이상규 의원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 전문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 녹화영상 4실 녹취록
2012. 12. 16

03:37:36
원래 시스템 불륨 인포메이션에 이런 데이터 남아요?
나도 모르겠어 하면서 처음이야
진호형 어때요? 이런게 남아요? 댓글이?
탬프…. 캐시가 남아요
문재인이 총 몇건이에요
지금 돼있는 거에서?
1685
박근혜가
2214
새누리당이...HTML 파일, 108개.. 데스크탑입니다.
캐시거든요
박사님..HTML 천여개였죠.
HTML? 가져온거 분석한거요
분석한거요 1946개 노트북에..
새누리당.. 새누리당이 414개 민주통합당 121개..감사합니다.
언제다보냐고
...왜 자꾸나와

03:42:52
인력을 사람곱하기 시간으로 해가지고 얼마의 시간, 시간 일력 장비를 투입해서 분석한 결과인가
맨먼스파워? 맨번스파워 말고 또 있던데
브리핑할 때 필요하잖아요. 몇 명이서 몇일동안 했다는거
뭐 있는 거 같은데...
지금 시작인데, 비슷한데, 애가 쓴 글이 있잖아 이게
아이디 닉네임 요거 제목만 나와있지 않나
이거 쓰고 밑에 댓글...
로그인인가 로그인이면 게시판 글이면 숲속의 참치랑 로그아웃 이렇게 나와야 되잖아
서울신문...
로그페이지는 아닌가, 댓글이나 뭘 했다는 거 아닌가, 숲속의 참치..요건가
.......
승현 이것 좀 봐줄래, 숲속의 참치 글이 중간에 있으면 어찌돼나
댓글이?
댓글이지.
아까 찾았던거 그건가요?
댓글 달았어?
댓글 단거 확인 못했어요.
근데 중간에 있으면 댓글이잖아
댓글이에요. 그거.
그럼 댓글 단거잖아.
제목은 뭐에요....... 한 거 있을거 아니예요?
아니 네가......
그걸로 해서 구글로 검색하면 돼잖아.
투데이베스트에서 하면 되는데...
숲속의 참치예요?
그건 이거야 한뿌리만.. 여기에 댓글이 있잖아. 그러고보면
한뿌리만...여기에 댓글이 있는 거잖아.
제목을 알아야죠.
이게 얼마만의 댓글 1위인지...
갑시다. 이건 댓글 아닐까 뭔지 모르지만 여기서부터 시작되거든.
중간에 없었는데...어쨌든 댓글이잖아. 내용을 뭔지 모르지.

03:49:15
엄청나게 나오는 구나.
로큰롤 베이비.
......
번호가 몇 번인지 안나와요?
28217, 기타게시판인데.
......
지운거네
확인이 안되네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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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세금 빼돌린 저축은행에 삼성전자까지 '종편투자'

 


2010년 12월 3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매일경제신문'등을 종합편성채널 사업자로 선정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미디어가 국가경쟁력 제고의 횃불이 되기 위해선 조화로운 경쟁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선정된 종편은 계속해서 선정 과정의 문제점이 제기됐었습니다.

MB정권이 강행했던 종편 선정의 문제점이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다가, 이번에 '언론개혁시민연대'의 정보공개 소송 청구를 통해 드디어 2013년 6월12일 종편 심사 자료가 공개됐고, 이에 대한 1차 검증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종편에 도대체 누가 얼마나 투자했고, 그 투자 과정에서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고객돈에 국민 세금까지 빼돌려 만든 종편'

이번 종편의 투자자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이 바로 저축은행입니다. 종편이 선정되고 바로 다음 달 삼화저축은행은 영업정지를 2월에는 부산저축은행 등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받으며 부실 논란이 표면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시중 저축은행 8개가 종편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300.4억 원이었는데, 이 중에서 5개 저축은행의 영업이 정지됐었습니다.

 

 

 


저축은행의 부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던 시점에서 저축은행은 300억이 넘는 돈을 왜 종편에 투자했을까요?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언론사 주주로 구조조정 압력을 모면하려는 의도였습니다.

비록 부실이 워낙 커 그들이 투자한 금액에 비해 성과는 거두지 못했지만, 이들의 이런 투자는 현재 종편이 돈만 가진 집단에 의해 지배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저축은행은 부실 상태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자금이 투입됐는데, 실제 국민의 세금이었던 자금은 저축은행 회생을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라 이처럼 언론과 결탁하기 위해 투자 됐습니다.

 

 

 



결국, 채널A의 출자금 130억원은 예금자들의 돈뿐만 아니라 국민 전체의 부담이 된 세금입니다. 당장 이것을 회수하고 싶지만, 채널A의 주식으로는 원금도 제대로 회수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그럴 바에는 아예 채널A의 주식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지만, 과연 채널A와 같은 종편이 선정 과정 자체의 문제점이 밝혀진 상황에서도 계속 살아남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우려할만한 상황은 이런 선정 과정의 문제점이 나왔지만, 종편은 정권과의 야합으로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5.18역사 왜곡에 대한 방통위의 징계가 솜방망이였다는 사실은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남을 보여준다.>

' 대기업의 꼼수, 하청업체를 동원한 종편투자'

종편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대기업이 투자하느냐 아니냐는 많은 논란을 가져왔습니다. 당시 청와대와 재벌들은 주주로 참여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종편에 출자했던 기업체를 보면 삼성전자의 하도급업체 9개, 현대기아차의 18개 하도급업체가 종편 사업자의 주주로 참여하였음이 밝혔졌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하도급 업체들이 스스로 종편에 투자했다고 믿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들은 분명 대기업과의 연계성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종편에 투자한 것은 그만큼의 언론 지배력을 가지려는 움직임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종편과 재벌과의 속내를 파헤쳐보면 더욱 끈끈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채널A는 동아일보가 29.31%를 보유하고 있으며 5.15%지분을 가진 삼양사와는 친족관계입니다. 여기에 한국모바일인터넷컨소시엄을 보면 삼성전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TV조선의 지분율을 보며 회사명만 다른 조선일보 계열사가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한진그룹 대한항공과 부영그룹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1.16%의 작은 지분이지만 참여한 일진베어링은 현대자동차가 20%의 지분을 가진 주주입니다.

JTBC는 중앙일보 관련 회사들이 법으로 규정한 30% 지분을 꽉 채우고 있으며, 사돈지간인 성보문화재단이 1.18%를 삼성항공 자회사와 연관된 디아이에셋이 5.2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재벌들이 문어발식으로 종편과 연관된 상황을 보면 종편이 노동자와 재벌이 대립 관계에 있을 때 과연 중립적으로 보도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 누가 이들을 언론이라 부르는가?'

종편을 언론이라고 부르지만, 이들의 보도 행태는 노골적인 보수진영을 옹호하는 입장입니다. 언론사가 특정 성향을 내보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그런 진영을 대변하기 위해 왜곡과 편파 보도를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앞서 말한 대기업의 재벌 구조 속에서 과연 저들이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는지 의심이 들지만, 이들은 한결같이 공정한 언론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언론이라고 함은 공정한 보도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종편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해서는 '8SVB'방식을 해결하기 위해 미래부 출입기자들을 동원해 정부에 협조를 요청하기도 하며, 기획기사 등을 통해 무언의 압력을 자꾸 강요하고 있습니다.

종편은 수신료 분배 요구를 하고 있지만, 과연 의무전송을 강제하는만큼의 공익성과 공공성을 종편이 갖고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습니까? 종편의 선정성 보도와 막말 논란,왜곡 보도를 보면서 그들이 공공성을 가진 언론이라 말할 수 없지만, 이들은 자꾸 특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언론인의 자질도 없는 사람들이 나와 막말을 쏟아내고, 가족을 난도질해서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종편은 대선을 통해 많은 시청률과 영향력을 지녔습니다.

그런 영향력을 가지고 종편이 하는 일은 '종북 척결'을 앞장세우고 있습니다. 옛날 죽창을 든 서북청년단의 확성기와 같은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 방송들이 어떻게 대한민국에서 언론이라고 떳떳하게 살고 있는지 누가 볼까 두려울 정도입니다.

앞으로 종편 선정 과정의 문제점이 더 밝혀질 것입니다. 그러면 이들에게 특혜 선정을 했던 장본인들과 함께 청문회를 열어 종편 퇴출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진실을 감추는 도구로 언론이 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가만히 있다면, 결국 거짓이 승리하는 사회가 될 것이며, 이는 우리를 바보로 만들어놓고 비웃는 자들의 노예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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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13은 미국에 공포의 대상

무장장비관 견문록(5) 내 손끝에 전해진 화성-13의 짜릿한 금속감촉
 
[한호석의 개벽예감](72) 화성-13은 미국에 공포의 대상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3/07/30 [02:27] 최종편집: ⓒ 자주민보
 
 

화성-11과 OTR-21은 서로 무관하다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의 전략로케트관 장방형 전시실에서 내가 끝으로 살펴본 것은 정밀축소모형으로 전시된 화성-11이다. <사진1>은 2010년 10월 10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3축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11인데, 장방형 전시실에 있는 화성-11 정밀축소모형도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실물과 똑같은 모습이다.
 
▲ <사진1> 2012년 10월 10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 화성-11.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에 정밀축소모형으로 전시된 화성-11도 똑같이 생겼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해설강사 김윤희 동무의 말에 따르면, 북에서는 화성-11을 ‘작전로케트’라 부른다고 한다. 거기에 전시된 화성 계열의 다른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들도 모두 작전에 동원되는 미사일인데, 왜 화성-11을 특별히 ‘작전로케트’라고 부르는 것일까? 전시에 화성-11이 단거리미사일타격전에서 주되는 역할을 하는 작전미사일(operational missile)이기 때문에 ‘작전로케트’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하였다.

미국 군부는 화성-11을 ‘KN-02’라고 제멋대로 부르는데, KN은 그들이 북을 지칭하는 국가약호(country code)다. 미국 군부는 화성-11을 ‘KN-02’라는 자의적 명칭으로 부르면서 때로 ‘독사(Toksa)’라는 별칭으로도 부른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화성-11의 탄두중량은 500kg, 탄길이는 6.4m, 탄지름은 0.65m다. 또한 화성-11은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이기 때문에 발사준비시간이 매우 짧다. 그런데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제각기 언급한 화성-11의 사거리는 120km, 140km, 160km 등으로 추정편차가 크다. 아무리 추정이라고 하지만, 편차가 왜 그렇게 큰 것일까? 그 까닭은,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러시아군의 지대지단거리미사일 OTR-21 토취카(Tochka)의 성능지표를 가지고 화성-11의 성능을 추정하였기 때문이다.

몇몇 미사일생산국들이 만든 지대지단거리미사일들은 서로 비슷하게 생겨서 외형만 보고서는 독자개발인지 모방생산인지 구분하기 힘들지만, 화성-11 자행발사대와 OTR-21 자행발사대는 전혀 다르다. <사진2>는 미국 군부가 ‘풍뎅이(Scarab)’라고 제멋대로 부르는 러시아군의 지대지단거리미사일 OTR-21이다. 화성-11을 탑재한 자행발사대는 트럭형 차량이고, OTR-21을 탑재한 자행발사대 ‘BAZ-5921’은 수륙양용차량이다.
 
▲ <사진2> 러시아군의 지대지단거리미사일 OTR-21.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의 화성-11이 OTR-21 모조품이라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harpoondatabases.com), 한호석]


러시아군은 1세대 OTR-21을 1975년에 실전배치하였는데, 그 사거리는 70km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성능을 향상시켜 1989년에 실전배치한 2세대 OTR-21의 사거리는 120∼140km로 늘어났다. 이런 정보를 알고 있는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이 1세대 OTR-21을 역설계하여 화성-11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화성-11의 성능을 2세대 OTR-21만큼 향상시켰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화성-11의 사거리를 120∼140km라고 하였던 것이다.

미국의 군사전문 웹사이트 ‘글로벌 씨큐리티(Global Security)’는 화성-11의 사거리를 가장 짧게 추정하여 120km라고 하였고, 또 다른 군사전문 웹사이트 ‘미사일 위협(Missile Threat)’은 화성-11의 사거리를 그보다 조금 더 길게 추정하여 160km라고 하였다. 남측 언론매체들은 ‘미사일 위협’의 추정자료가 아니라 ‘글로벌 씨큐리티’의 추정자료를 인용하여 화성-11의 사거리를 120km라고 보도하였으며, 그에 따라 남측에는 화성-11의 사거리가 120km로 잘못 알려졌다.

그런데 러시아가 1990년대에 실전배치한 3세대 OTR-21의 사거리는 185km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이 OTR-21을 모방하여 화성-11을 만들었다고 추정하면서도, 사거리가 185km가 되는 3세대 OTR-21을 모방하였다고는 말하지 않고, 그보다 한 급 낮춰 2세대 OTR-21을 모방하였다는 식으로 과소평가하였다.

북이 OTR-21을 모방하여 화성-11을 만들었다는 모조품설은 ‘글로벌 씨큐리티’에 게시된 자료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자료에 따르면, 1996년에 시리아의 미사일기술자들이 두 주간 동안 방북하면서 OTR-21을 북에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서술하였고, 북이 시리아로부터 제공받은 OTR-21을 분해하고 역설계하여 화성-11을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서술하였다.

그러나 아래의 정보를 읽어보면,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언급한 위의 모조품설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알 수 있다.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자료에 따르면, 북이 화성-11을 시험발사한 때는 2004년이고, 생산한 때는 2006년이고, 실전배치한 때는 2008년이다. 그렇다면 북은 시리아에서 OTR-21을 제공받은 1996년으로부터 8년이 지난 뒤에 화성-11을 시험발사한 것이므로 OTR-21을 역설계하여 모조품을 만들기까지 무려 8년이나 걸린 셈이다.

한국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조선일보> 2012년 4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북에서 미사일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전문인력은 10,000 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처럼 방대한 전문인력이 만든 중거리미사일 화성-10을 1993년에 시험발사하였고, 1994년에는 초정밀타격미사일인 화성-9를 시험발사한 북이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이르는 기간에 단거리미사일 모조품을 8년이나 걸려 만들었다는 추론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엉터리다. 모조품설이 억측과 편견이 빚어낸 엉터리 추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은, 화성-11이 OTR-21 모조품이 아니라 북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역설적 논거로 된다.

북의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에 나올 만한 화성-9와 화성-11

북은 6.25전쟁의 3년을 ‘조국통일대전’의 3일로 대폭 축소하는 전쟁시나리오를 준비해놓은 것으로 보인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전쟁기간을 3년에서 3일로 축소하여 ‘조국통일대전’을 단숨에 끝내야 전쟁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고, 그렇게 전쟁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반도 통일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군사학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가 전쟁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생각될 수 있지만, 인민군에게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는 전쟁소설이 아니라 실제작전이다.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를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병원치료에 비유하면 전신마취와 환부수술을 한꺼번에, 단숨에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의사가 중환자를 수술하려면 긴 시간에 걸쳐 전신마취와 환부수술을 해야 하지만, 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비결은 전신마취와 환부수술을 한꺼번에, 단숨에 실행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인민군의 초단기속결전 시나리오를 예상하면, 남측의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 전산망을 전면마비상태에 빠뜨리는 순간 한미연합군기지들을 초정밀타격으로 동시에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전쟁이 과연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화성-9와 화성-11을 실전배치하였으므로, 초단기속결전은 전쟁소설이 아니라 실제작전으로 될 수 있다.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화성-9 탄두부 꼭지의 타격신관 부위를 화성 계열의 다른 미사일들이 붉은 색으로 칠한 것과 달리 검은 색으로 칠한 것은 화성-9가 남측의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 전산망을 찰나에 암흑 속에 빠뜨릴 전자기파탄두(EMP warhead)를 장착하였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핵탄이 공중에서 터질 때나 전자기파탄이 공중에서 터질 때 모두 전자기파가 방출되지만, 전자기파탄은 핵탄과 전혀 다르다. 전자기파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면 전자기파 파장이 최고점에 이르는 시간이 핵탄이 폭발할 때 걸리는 시간보다 짧으므로, 핵탄폭발보다 훨씬 더 강한 에너지가 방출된다. 그래서 방호시설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핵탄폭발에서 방출되는 주파수는 분석할 수 있지만, 전자기파탄 폭발에서 방출되는 주파수를 분석하는 기술은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개발하지 못했으므로, 전자기파를 막아낼 방호시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2010년 10월 22일 방위사업청이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군이 건설한 모든 방호시설은 핵탄폭발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만 막을 수 있을 뿐이고 전자기파탄 폭발에서 방출되는 전자기파는 막지 못한다. 이런 맥락을 보면, 한국군의 주요군사시설 221개소와 야전방호설비 4,654대는 인민군의 전자기파탄에 완전히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다.

전시에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전자기파탄두를 장착한 화성-9 한 발을 남측 중앙부의 50km 고공으로 쏘아 올려 폭발시키면, 공중폭발원점으로부터 반경 100km 안에 있는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 전산망이 완파된다. 전산망이 그처럼 취약한 것인데도 한국군은 전산망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망중심전(network-centric warfare)’이라는 군사교리에 집착하고 있다. 원래 망중심전 교리는 미국군 합참본부가 1996년에 내놓은 것인데, 한국군이 그것을 따라하는 것은 패전으로 전락하는 지름길이다.

전시에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이 전자기파탄두를 장착한 화성-9를 발사하여 남측의 전력망, 통신망, 교통망, 전산망을 완파하는 것으로 전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두 번째 임무는 초정밀타격능력을 지닌 미사일로 주한미국군기지들과 한국군기지들을 기습타격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피습위험을 느낀 한미연합군은 북의 미사일 기습타격으로부터 살아남는 생존방도를 강구하였다. 그들의 생존술은 강력한 방호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강력한 방호시설로 건설된 군사기지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서울 용산구의 국방부 전쟁지휘소, 서울 관악구의 남태령 전쟁지휘소,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의 청계산 전쟁지휘소, 충청남도 계룡시 신도안면의 계룡산 전쟁지휘소, 경상북도 대구시 남구의 비파산 전쟁지휘소 등이다.

이 전쟁지휘소들은 산을 끼고 강력한 방호시설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북의 1세대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 화성-5로는 타격하기 힘들다. 전시에 북이 미사일로 위에 열거한 전쟁지휘소들을 타격하려면, 타격정밀도가 매우 높은 고성능 지대지단거리미사일이 있어야 한다. 그런 작전목적에 따라 북이 개발한 고성능 미사일이 <사진3>에서 보이는 화성-11이다. 실제로 화성-11은 GPS(위성항법체계)유도장치와 관성유도장치로 비행하기 때문에 초정밀타격이 가능하다. <로동신문> 2013년 3월 6일부에 서술된 “세상이 알지 못하는 우리식의 정밀핵타격수단”이 바로 화성-11인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3> 3축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11. 탄두부의 타격신관 부위에 도색된 붉은 색이 선명하다. 화성-11에는 위성항법체계유도장치와 관성유도장치가 이중으로 내장되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Koh Santepheap Daily), 한호석]


화성-11은 아직 실전에서 사용된 적이 없어서 작전효과를 알 수 없지만, 러시아군이 두 차례 실전에서 사용한 OTR-21의 작전효과를 알아보면 화성-11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이를테면, 1999년 10월 체첸전쟁에서 러시아군이 발사한 OTR-21은 당시 체첸반군이 점령하고 있었던 그로즈니(Grozny)시 중심가를 강타하였다. 또한 2008년 8월 그루지아-오세티아전쟁에서 러시아군은 고리(Gori)시의 타격목표들을 향해 OTR-21 15기 발사하여 전쟁지휘소를 파괴하였다.

러시아군이 OTR-21로 파괴한 전쟁지휘소는 위에 열거한 한국군 전쟁지휘소들 만큼 강한 방호력을 갖춘 기지가 아니다. 그래서 러시아군은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OTR-21 15기를 발사하여 그것을 파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위에 열거한 전쟁지휘소들은 매우 강한 방호력을 갖추었으므로 북이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화성-11로는 파괴하기 힘들며, 따라서 전시에 북은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1을 그곳에 쏠 것으로 보인다.

북에서 인민군의 기습타격에 대해 말할 때 “불벼락을 친다”는 표현을 자주 쓰는 데,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초정밀미사일인 화성-11이야말로 그런 표현에 어울리는 것으로 보인다. 북에서 왜 화성-11을 ‘작전로케트’라는 별칭으로 부르며, 미국 군부가 왜 화성-11을 ‘독사’라는 별칭으로 부르는지 알 수 있다.

2013년 7월 25일 국방부가 국회에 보고한 ‘2014∼2018년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한국군은 전시에 인민군 미사일을 요격할 미사일방어망 구축에 15조2,000억 원(140억 달러)을 쏟아 부을 것이라고 한다. 미국군의 미사일방어망이 30∼33분 동안 한반도 북부에서 미국 동북부로 날아가는 인민군 미사일을 요격하지 못하는 판인데, 미사일방어망 관련기술에서 미국군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뒤떨어진 한국군이 한반도 상공을 2∼3분 동안 순식간에 종단비행하는 인민군 미사일을 막으려 한다는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로 들린다. 실패로 끝나게 될 미사일방어망 구축에 국민의 혈세 140억 달러를 허비하지 말고,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이행을 위해 140억 달러를 쓰면 전쟁위험을 해소하고 평화통일로 나아갈 수 있다.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

내가 다섯 차례에 걸쳐 <자주민보>에 연재하는 무장장비관 견문록에서 마지막으로 서술해야 할 아주 중요한 대상이 있다. 전략로케트관 반구형 전시실에 실물이 전시된 화성-13이다. 미국 군부는 화성-13을 ‘KN-08’이라고 제멋대로 부른다.

지금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은 북이 ‘대포동’이라는 명칭의 장거리미사일 2종을 1990년대 후반에 생산하였다는 추론을 정설로 믿고 있다. 그 추론의 구체적인 내용은 탄두중량이 1,000∼1,500kg이고, 사거리가 1,500∼2,500km인 시제품 ‘대포동-1’을 1997년 또는 1998년에 만들었고, 탄두중량은 ‘대포동-1’과 똑같고 사거리만 4,000∼8,000km로 더 늘어난 시제품 ‘대포동-2’를 1999년에 만들었다는 것이다.

1998년 8월 24일 당시 미국군 합참의장 휴 쉘튼(H. Hugh Shelton)은 미국 연방상원의원 짐 인호프(Jim Inhofe)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이 앞으로 3년 뒤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였지만, 그로부터 한 주간이 지난 8월 31일 북은 광명성 1호를 탑재한 위성운반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하여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원래 ‘대포동미사일’ 추론을 제기한 사람은 북의 군사문제에 관한 집필활동을 오랫동안 계속해온 미국인 군사전문가 조셉 버뮤디즈(Joseph S. Bermudez)다. 그는 1999년에 발표한 논문 ‘조선의 탄도미사일 개발사(A History of Ballistic Missile Development in the DPRK)’에서, 그리고 2000년에 발표한 논문 ‘북코리아의 장거리미사일(North Korea's Long-Range Missile)’에서 ‘대포동미사일’ 추론을 제기하였고, 그것이 서방의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정설처럼 공인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내가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을 참관하면서 파악한 정확한 정보에 따르면, 북에서는 ‘대포동’ 계열의 미사일을 만든 적이 없고 오직 화성 계열의 지상대지상전략로케트만 만들어온 것이 명백하게 실물로 입증되었다. 만일 버뮤디즈가 추정한 것처럼, 북이 정말로 ‘대포동미사일’을 만들었다면, 당연히 그것을 실전배치했어야 하는데,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에 ‘대포동미사일’이 실전배치된 적이 없다. 그러므로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이 정설처럼 믿어온 버뮤디즈의 ‘대포동미사일’ 추론은 근거 없는 소문을 억지로 꿰어 맞춘 허상이다.

서방의 군사전문가들의 머릿속을 오랫동안 지배해온 ‘대포동미사일’의 허상은 <사진4>에서 보는 것처럼,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화성-13 6기가 등장함으로써 깨지고 말았다. 화성-13은 북이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실전배치한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화성-13을 세계 정상급이라고 하면 과대평가가 아니냐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아래와 같은 정보를 살펴보면, 과대평가가 아니라 실제평가라는 점이 자명해진다.
 
▲ <사진4>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세계 5대 핵강국으로 자처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다섯 나라 가운데 지상배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세 나라 뿐이고, 그 중에서도 러시아와 중국이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하였다. 미국에는 원통형 지하격납고(silo)에 집어넣은 대륙간탄도미사일밖에 없고, 자행발사대(TEL)에 탑재한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없다. 인도가 지금 개발하고 있는 사거리 10,000km 수준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애그니(Agni)-6’은 2018년이나 2019년에 가서야 실전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오늘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나라는 전 세계에서 북, 러시아, 중국 세 나라밖에 없다.

러시아가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을 원통형 지하격납고에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때는 1998년인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08년 6월에 가서야 <사진5>에서 보이는 토폴-M 자행발사대 9기를 실전배치하였다.
 
▲ <사진5> 러시아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Topol)-M. 화성-11과 같은 급의 도로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russianmilitaryphotos), 한호석]


그런데 러시아가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 토폴-M을 탑재한 자행발사대 9기를 실전배치한 때로부터 4년이 지난 2012년 4월 15일 북은 화성-13을 탑재한 자행발사대 6기를 세상에 공개하였다. 북이 화성-13을 탑재한 자행발사대를 실전배치하기 시작한 때가 언제인지 알 수 없으나, 그것의 실전배치시기를 2010년이라고 추정해도 러시아와의 시간적 격차는 불과 2년밖에 나지 않는다. 화성-13과 토폴-M은 모두 8축16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되었는데, 차이는 화성-13 자행발사대에는 원통형 발사관이 없고 토폴-M 자행발사대에는 원통형 발사관이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살펴보면, 화성-13이 세계 정상급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화성-13의 존재는 북이 미국, 러시아,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4대 핵강국임을 실물로 입증하였다.

어두운 전시실 한복판에 수직으로 서 있는 화성-13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반구형 전시실에 들어서니, 조명도를 낮춰놓은 실내는 매우 어두웠다. “왜 이렇게 어두울까?” 거대한 반구형 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원통형 벽면에 인공별들이 반짝이는 것을 보고, 나는 그 어두운 전시실이 야간작전상황을 상정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핵타격미사일을 야간에 발사한다는 뜻인가?”
 
▲ <사진6> 무장장비관 전략로케트관 반구형 전시실에 수직으로 세워진 여섯 기의 대형 미사일들. 실내 조명이 어두워 이 사진으로는 식별하기 힘들지만, 자세히 보면 사진 중간부에 반구형 천장의 둥그런 모양이 희미하게 보인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어두운 전시실 내부를 촬영한 사진이어서 피사체들이 뚜렷이 보이지는 않지만, <사진6>에서 보는 것처럼 전략로케트관 반구형 전시실 안에 전시된 여섯 기의 대형 미사일 실물들은 모두 수직으로 곧추세워졌다. 크기가 가장 큰 화성-13을 전시실 중앙부에 곧추세워 전시하였고, 그 주위를 돌아가면서 빙 둘러 화성-3, 화성-5, 화성-6, 화성-7, 화성-9도 곧추세워 전시하였다. 밤하늘을 형상한 반구형 천장을 향해 수직으로 서 있는 여섯 기의 대형 미사일들 속에 들어서서 미사일들을 올려다보노라니 불현듯 압도감이 밀려왔다.

2013년 2월 9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나의 글 ‘화성-13은 왜 흰옷으로 갈아입었을까?’의 <아사히신붕> 보도기사를 인용한 대목에서 나는 동체가 흰색으로 도색되고, 그 동체 위에 화성-13이라고 쓰인 미사일 모형이 전략로케트관 한복판에 곧추세워져 전시되었다고 서술하였다. 그러나 이번에 현장에 가보니,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 동체가 흰색으로 도색되었다는 것, 화성-13 동체에 화성-13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는 것, 그리고 화성-13 모형을 전시하였다는 것은 모두 <아사히신붕>의 오보였다. 거기 전시된 화성-13은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과 똑같이 위장무늬로 도색되었고, 동체에 화성-13이라는 명칭이 아니라 고유번호가 쓰여 있었고, 모형이 아니라 실물이다.

나는 고개를 들어 화성-13을 올려다보았다. 산화제와 연료를 채워 넣었을 때 무게가 약 47t이 되는 그 거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높이가 너무 높고 실내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천장 가까이 닿아 있는 탄두부가 잘 보이지 않았고, 동체 중간쯤에 ‘지지부’, ‘고정띠’라는 흰색 글씨가 적혀 있는 것이 보였다.

해설강사는 화성-13을 올려다보는 내게 “이것은 4단 로케트입니다”고 말했다. 이제껏 세상에는 화성-13이 3단 로켓으로 알려졌는데, 4단 로켓이라니 나는 잠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놀라는 내 표정을 재빨리 읽었는지, 총명한 그녀는 화성-13이 3단 추진부와 1단 전투부로 구성되었다는 추가설명을 덧붙였다. 북에서 탄두부를 전투부라고 부른다는 것을 나는 이번에 알았다.
 
▲ <사진7>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 탄두부에는 이중원뿔형 재돌입체가 장착되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사진7>에서 보는 것처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의 탄두부에는 이중원뿔형 재돌입체(double-conic reentry vehicle)가 장착되었다. 그와 달리, 4축8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5와 화성-6의 탄두부에는 단순원뿔형 재돌입체(simple-conic RV)가 각각 장착되었고, 5축10륜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7의 탄두부에는 삼중원뿔형 재돌입체(triconic RV)가 장착되었다. 이중원뿔형 재돌입체는 단순원뿔형 재돌입체나 삼중원뿔형 재돌입체에 비해 우월한 기술적 특성을 지녔다. <사진8>에서 보는 것처럼, 이중원뿔형 재돌입체는 탄두의 질량중심점(center of mass)과 대기의 압력중심점(center of pressure)이 탄두 뒤쪽에 형성되었고, 두 중심점 사이의 거리가 서로 떨어져 있어서, 재돌입체가 타격목표를 향해 내리꽂히며 초고속 낙하비행을 할 때 탄두가 팽그르르 도는 현상을 방지하고 비행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 <사진8> 화성-13 탄두부에 장착된 이중원뿔형 재돌입체(NRV)는 탄두의 질량중심점과 대기의 압력중심점이 탄두 뒤쪽에 형성되고, 두 중심점 사이의 거리가 떨어져 있어서 다른 원뿔형 재돌입체보다 우월한 성능을 발휘한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Arms Contrl Wonk), 한호석]


나는 2013년 2월 9일 <자주민보>에 발표한 글 ‘화성-13은 왜 흰옷으로 갈아입었을까?’에서 <아사히신붕> 보도기사를 인용하면서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의 탄길이가 26m이고, 탄지름이 2.4m이어서 천장높이보다 더 높기 때문에 탄두부를 떼어내고 동체만 전시하였다고 서술하였지만, 이번에 현장에 가보니 그것은 <아사히신붕>의 오보였다. 해설강사의 말에 따르면, 화성-13의 탄길이는 22m, 탄지름은 2m이며, 탄두부를 떼어내고 전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화성-13의 탄길이는 22m이고, 탄지름은 2m인데, 토폴-M의 탄길이는 22.71m이고 탄지름은 1.85m다. 이것은 화성-13과 토폴-M이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그런데 미국 군사전문가들의 자료를 보면, 화성-13의 탄길이가 17m이고, 탄지름이 1.3m인 것으로 쓰여 있는데, 그것은 미사일전문가라고 자처하는 독일인 마르쿠스 쉴러(Markus Schiller)와 로베르트 쉬무커(Robert H. Schmucker)의 왜곡자료를 분별없이 인용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쉴러와 쉬무커는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을 보고 ‘가짜 미사일’이라고 횡설수설하면서 왜곡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화성-13에 설치된 여섯 개의 로켓발동기
 
▲ <사진9>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2012년 4월 14일에 진행된 무장장비관 개관식 중에 전략로케트관에서 화성-13의 최하단부를 바라보고 있다. 화성-13 실물은 원형기단과 불수강 파이프 지지대 위에 올려져 전시되었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사진9>는 2012년 4월 16일 북의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유투브(YouTube)’에 올린 기록영화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모시고 조선인민군 무장장비관 개관식 성대히 진행 주체101(2012). 4. 14.’에 나오는 한 장면이다. 당시 전략로케트관을 돌아보던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V자형으로 설치된 굵은 불수강 파이프들을 두 손으로 잡고 위쪽을 올려다보고 있다.

나는 그 기록영화장면을 보았을 때,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무엇을 올려다보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번에 전략로케트관 반구형 전시실에 가서 알 수 있었다. 전시실 바닥에 그대로 곧추세워진 다른 미사일들과 달리, 불수강 파이프 여러 개를 V자형 지지대로 전시실 바닥에 설치한 커다란 원형기단 위에 화성-13이 전시된 것이다.

그 원형기단은 강화유리로 만들었다는데, 기단 안에 조명장치가 내장되어 화성-13의 최하단부를 밑에서 훤히 비춰주고 있었다. 지지대를 설치하고 원형기단 안에 조명장치를 내장한 것은, 관람자들이 화성-13의 최하단부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원형기단의 높이는 약 30cm이고, 불수강 파이프 지지대의 높이는 약 2.5m다.

나는 지지대 사이로 들어가 원형기단 위에 성큼 올라섰다. 화성-13의 최하단부 안쪽에 달려있는 또 다른 소형 조명등 두 개가 부분조명을 비춰주고 있었다. 조명광 속에 드러난 화성-13의 최하단부에는 커다란 나팔관처럼 생긴 로켓발동기 분사구(rocket engine nozzle)들과 그것을 서로 연결하는, 이름 모를 금속장치들이 정교하게 설치되어 있었다. 로켓발동기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심층정보까지 파악하지 못했지만, 중앙부에 커다란 로켓발동기 분사구 2개가 설치되고, 그 주위에 빙 둘러 그보다 크기가 작은 로켓발동기 분사구 4개가 설치된 것이 내 눈에 보였다. 화성-13의 강력한 추력(推力)은 바로 그 중심로켓발동기 2개와 보조로켓발동기 4개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화성-13 실물을 보지 못한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중심로켓발동기 4개와 보조로켓발동기가 4개가 설치되었을 것으로 제멋대로 상상하였지만, 그것은 빗나간 상상이다. 그들의 상상이 빗나간 까닭은, 북이 화성-13 1단 로켓을 새로 만들지 않고 미국 군부가 ‘로동-1’이라고 부르는 화성-7에 설치된 로켓발동기를 그대로 화성-13에 설치하였을 것이라고 잘못 추정하였기 때문이다. 1990년에 만든 화성-7의 로켓발동기를 15년 이상 지난 뒤에 그대로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한 것은, 북의 로켓제작기술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의 엉터리 상상이다.

화성-7 로켓발동기의 추력은 27t인데, 만일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추정한 것처럼, 화성-13에 27t급 로켓발동기를 4개나 설치하였다면, 그 추력이 108t이다. 그런데 미국 군사전문가들이 추정한 것처럼, 3t 추력을 내는 보조로켓발동기 4개를 화성-13에 더 설치하였으므로, 화성-13의 총추력은 120t이나 되는 셈이다. 러시아군이 실전배치한 토폴-M의 추력은 100t인데,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3의 추력이 120t이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나는 화성-13에 35t급 중심로켓발동기 2개와 8t급 보조로켓발동기 4개가 설치되었다고 보고, 총추력을 102t으로 추정한다.

6개의 로켓발동기 분사구에서 일제히 시뻘건 화염과 연기를 내뿜으며 창공으로 솟구치는 화성-13 발사장면의 상상이 내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쳐갈 때, 나는 저도 모르게 로켓발동기 분사구를 두 손으로 매만지고 있었다. 짜릿한 금속감촉이 손가락 끝에 전해졌다.

그런 내 모습을 곁에서 바라보던 해설강사 김윤희 동무가 내게 말했다. 화성-13에는 서로 다른 형태와 크기의 각종 대갈못(rivet)이 수없이 들어갔는데, 그처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대갈못을 제각기 다른 치수와 형태에 맞춰 하나하나 정밀제작을 하였다는 것이다. 만일 고성능 컴퓨터로 정밀설계하고 컴퓨터수치제어(CNC)공작기계로 정밀제작하는 첨단기술이 없었다면, 화성-13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혹시 답변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해설강사에게 화성-13의 탄두중량과 사거리에 대해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지만, 그녀로부터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 화성-13의 탄두중량과 사거리를 추산하려면, 다른 나라가 만든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탄두중량과 사거리를 알아보면 될 것이다. 화성-13과 같은 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러시아군의 토폴-M인데, 그 탄두중량은 1,200kg이고, 사거리는 10,500∼11,000km이다. 그러므로 화성-13의 탄두중량도 1,200kg이고 사거리도 10,500∼11,000km에 이를 것이다.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의 고유번호 ㅈ100021618

화성-13과 같은 급인 토폴-M의 탄두부에 강력한 전략핵단두 한 발이 장착되었으므로, 화성-13의 탄두부에도 강력한 전략핵탄두 한 발이 장착된 것이 확실하다. 전시에 전략핵탄두 한 발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직격하면, 미국의 국가운명은 그걸로 끝이다. 함경북도 산악지대에 있는 지하갱도기지에서 워싱턴 중심부까지 직선거리는 10,580km이므로, 북은 처음부터 그 타격거리를 계산하여 화성-13을 설계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토폴-M을 실전배치하기 전에 네 차례 시험발사를 실시하였는데, 인민군은 화성-13의 시험발사를 생략하고 곧바로 실전배치하였다. 북은 시험발사과정을 생략하고 미사일을 실전배치할 만큼 고도의 미사일제작기술을 보유한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군사전문가 핸스 크리스텐슨(Hans M. Kristensen)이 2013년 5월 29일에 발표한 글에 인용된 미국 공군 지구타격사령부(AFGSC)의 정보자료에 따르면,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이 진짜 미사일이기는 하지만, 아직 실전배치되지 않았고, 앞으로 5년 안에 실전배치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고, 그와 달리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 제임스 클래퍼(James R. Clapper)는 2013년 3월 12일 연방상원 정보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하여 ‘KN-08’(화성-13)이 “이미 실전배치를 위한 초기단계의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것은 미국 군부 안에서 화성-13의 실전배치에 관해 자기들끼리도 서로 엇갈리는 소리를 늘어놓고 있음을 말해준다.

러시아군의 경우, 토폴-M 12기를 자행발사대에 탑재하였고, 원통형 지하격납고에 48기를 넣어두었으니, 모두 60기를 실전배치한 것이다. 그러면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에는 화성-13이 몇 기나 배치되었을까?

2012년 4월 15일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은 모두 6기다. <사진10>에서 보는 것처럼, 그 6기의 화성-13 동체들에는 901 또는 904로 시작하는 ㅈ901010418, ㅈ901010212, ㅈ904830215, ㅈ904830216, ㅈ904830218 같은 고유번호가 적혀 있다. 그와 달리, 화성-7 동체에는 30으로 시작하는 고유번호가 적혀 있고, 화성-10 동체에는 70으로 시작하는 고유번호가 적혀 있다. 그런데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 동체에는 ㅈ100021618이라는 고유번호가 적혀 있다. 이처럼 화성-13의 고유번호들 가운데 901, 904, 100으로 각각 시작하는 세 종류의 고유번호가 있는 것은, 화성-13을 실전배치한 세 개의 서로 다른 단위부대가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에 편성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901로 시작되는 고유번호의 화성-13을 배치한 부대, 904로 시작되는 고유번호의 화성-13을 배치한 부대, 그리고 100으로 시작되는 고유번호의 화성-13을 배치한 부대가 각각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10> 인민군 분열행진에 등장한 화성-13 동체에 쓰여진 904로 시작하는 고유번호. 전략로케트관에 전시된 화성-13 동체에 쓰여진 고유번호는 100으로 시작된다.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중국 언론 <환구망> 2013년 6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은 9개 여단 규모로 편성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략로케트군 9개 여단 가운데는 901, 904, 100으로 시작되는 고유번호의 화성-13을 각각 배치한 3개 여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군 전략로케트군은 1개 여단에 토폴-M을 10기씩 배치하였는데, 인민군 전략로케트군의 화성-13 배치상황도 그와 같다고 보면 3개 여단에 총 30기가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자행발사대에 탑재된 화성-13이 30기라면, 갱도진지의 원통형 지하격납고에 들어있는 화성-13은 또 얼마나 되는지 알기 힘들다.

북미관계에서 전쟁위기가 극도로 격화되었던 2013년 봄에 북은 미국에게 “백두산혁명강군의 진짜 불맛이 어떤지를 보여주겠다”고 하면서 미국 본토를 화성-13으로 타격할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사진11>은 2013년 3월 29일 새벽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화성-13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하는 최후결전 핵타격작전을 검토하는 최고사령부 작전회의실 현장을 촬영한 것이다. 그 사진에 보이는 세계지도 위에 그려진 제1직격선은 미국 수도 워싱턴까지 그어져 있다. 당시 김정은 최고사령관의 작전명령에 따라 화성-13 자행발사대들과 지하격납고들은 일제히 발사태세에 돌입하였고, 미국은 공포를 느꼈다.
 
▲ <사진11> 2013년 3월 29일 새벽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미국 본토를 화성-13으로 타격하는 최후결전 핵타격작전을 검토하는 최고사령부 작전회의 현장. [자료사진= 인터넷검색, 한호석]


2013년 봄 북과 미국이 격하게 대립하였던 핵강국 대 핵강국의 대결상황에서 드러난 것은, 화성-13이 미국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고, 북에게는 ‘최후승리의 상징’이라는 사실이다. 북이 미국에게 핵군축회담을 제안하면서 세계의 비핵화를 언급한 까닭을 알 수 있다.(2013년 7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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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승철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

"박근혜의 경제민주화? '전쟁' 없인 불가능하다"

[인터뷰] 신승철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

전홍기혜 편집국장,김윤나영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7-29 오전 7:09:05

 

 

8개월간 지도부 공백 끝에 탄생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 역설적이지만 '온건파'로 평가받기에, 조직 안팎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에 위원장 자리를 맡았다. 내부 갈등을 수습하고 추락한 조직 위상을 바로 잡는 게 1년 6개월 남은 임기 동안 그에게 맡겨진 과제다. 신 위원장을 지난 25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났다.

지도부 선출마저 대의원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는 등 극심한 내부 갈등을 추스르기 위한 방안으로 그는 "숙의 민주주의"를 제시했다. '뻥 파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기존의 관성적인 운동 방식에서 벗어나 내부 합의와 결의를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노총이 처한 어려움은 정파 갈등과 관료화라는 내부 문제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의 확산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는 더욱 복잡하고 심화되고 있다. 진보정당들도 갈갈이 쪼개져 있다. 보수정권이 연이어 집권하면서 대자본의 정치.사회적 힘은 커져만 간다. 동시에 노동 문제는 주요 정치 이슈에서 자꾸만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경영계는 새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의례적인 '축하 성명'조차 생략하더니, 지난 20일 있었던 현대차 희망버스에서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그를 경찰에 고발했다. 신 위원장은 "민주노총 위원장 중 가장 빨리 고발을 당했다"며 헛헛한 웃음을 지었다. '노사정위원회' 참여 등 민주노총이 사회적 합의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비판하지만, 민주노총 입장에선 대법원 판결조차 3년째 이행하지 않는 현대자동차를 용인하는 사회에서 '합의'가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이 정상이라고 할 순 없잖아요?"

그는 사건의 발단이 된 울산 현대차 공장 송전철탑에서 300일 가까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천의봉, 최병승 씨 문제에 대한 얘기를 이어가다가는 감정이 복받쳐 올랐는지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현대차 송전탑 농성 뿐 아니라, 쌍용차, 재능교육, 코오롱, 골든브릿지 등 장기 농성 사업장은 민주노총이 해결해야할 시급하지만, 결코 쉽사리 풀리지 않을 과제이기도 하다.

위원장 취임 인터뷰에서 "절망"과 "어려움"을 토로할 수밖에 없는 게 민주노총, 아니 이 땅의 노동자들이 처한 냉혹한 현실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바닥'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눈물'을 보이는 게 지리한 내부 갈등으로 지도부조차 세우지 못했던 민주노총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첫 걸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집자>
 

▲ 신승철 제7기 민주노총 위원장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당선을 축하한다. 민주노총 내부에 8개월이라는 공백기가 있었고,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위원장이 되셨다. 어떤 심경으로 출마했나?

신승철 : 작년 말에 내가 후보로 거명됐다. 하지만 나는 민주노총이 어려운 시기니 단일 후보를 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후보직을 고사했다. 우여곡절 끝에 선거가 무산됐고, 두 후보가 나왔다. 그러자 경향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친 후보 둘이 경선하면 조직 내 정서가 어려워지니 나보고 출마하라고 여러 군데서 말했다. 중간그룹이 갈 곳이 없고 민주노총의 통합력이 부족해진다는 주장에 동의하고 결국 출마를 결심했다.

프레시안 : 민주노총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를 반영한 결과, 8개월이라는 지도부 공백기가 생겼다. 정파 문제도 있고, 정규직 중심으로 관료화됐다는 비판도 있다. 최우선 과제는 민주노총 내부 갈등을 통합하는 것일 텐데, 공백기를 어떻게 추스를 계획인가?

신승철 : 공조직 중심의 통합력을 바로 세워야 한다. 회의해서 표결하면 소수표를 던진 사람들은 자기가 속한 조직 혹은 자신과 다른 주장에 승복이 안 된다. 갈등이 심하다 보니 공조직의 기강이 무너진 것이다. 내부를 안정화하려면 차이를 인정하고 모아내야 한다. 공조직의 결정 구조가 내용적으로도 설득돼야 한다. 숙의 민주주의, 운영의 민주주의를 만들어야 한다.

하반기 투쟁 의제들이 만만치 않다. 오는 8, 9월에 크게는 공공성 투쟁과 현안 투쟁에 집중할 것이다. 철도, 가스, 진주의료원 등의 공공성 강화 투쟁이 '민영화' 의제를 중심으로 집중돼 있다. 현안 투쟁으로는 현대차, 쌍용차, 재능교육, 골든브릿지, 코오롱 등 74개 장기 투쟁 사업장 문제를 묶어서 쟁점화할 것이다. 그리고 11월에는 경총의 노동법 개악 공세에 맞서 노동법 개정에 주력할 것이다.

"공조직 강화해 내부 추스르고, 대중적으로 알릴 것"

프레시안 : 최근 '을'들의 사회적인 불만이 팽배해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체들의 리더십이 부재하거나 약해져 있다. 민주노총이 주체로 복원되고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현안을 어떻게 사회적 의제로 다시 끌어낼 것인지 로드맵이나 계획이 있나?

신승철 : 쌍용차, 현대차 사내 하청 문제 모두 풀기가 쉽지 않다. 정치권도 집중했다가 아니다 싶으면 빠진다. 사람이 죽으면 쟁점이 됐다가 잘 안 되면 빠져나가는 것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민주노총은 어떤 방식으로든 다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쟁점화할 조건은 지금 충분하다. 우리 사회에 다양한 고용 형태의 비정규직이 많다. 다만 이 사람들이 묶이지 못할 뿐이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을 묶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우선 당사자가 강경하게 투쟁해야 한다. 다만, 대중에게 알리는 방식은 변해야 한다. 변화 방식은 당사자와 이들의 싸움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나와야 한다.
 

ⓒ프레시안(최형락)

내가 아까 숙의 민주주의, 내용적 민주주의를 언급했다. 그간 민주노총의 사업 관행이 의제를 놓고 그 의제에 동의하면 결의하고 수행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조직 대상을 대상화하는 사업 방식이다. 투쟁하는 조직에서는 가장 센 얘기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원칙적인 목소리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사안 전체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이 느끼는 조직 분위기가 있다. 형식적 민주주의가 관성적인 사업, 책임성의 부재를 불러온다.

하반기 의제를 중앙에서 결정해서 지시하거나 선언하듯이 던지기보다는, 토론을 붙일 것이다. 적어도 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동의하고 공감하면, 자기가 처한 조건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의견을 모으는 게 작지만 중요한 변화다. 참여하는 사람들이 대상화되지 않고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그 작은 변화가 하반기 투쟁을 조직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노동 현안을) 사회적으로 쟁점화하는 방법을 놓고는 조금씩 의견 차이가 있다. 주체는 강한 분노로 조직적, 폭력적 행동을 하고 싶어 한다. 내게는 조직된 분노를 만드는 역할도 있지만, 대중적으로 어떻게 알릴 것인가 하는 과제도 있다. 대중이 공감하고 받아들일 상태라고 믿지만, 대중이 받아들이지 못해도 알리는 작업을 포기할 순 없다.

"노사정위원회 참여? 정부와 사측이 대화 의지 보여줘야"

프레시안 :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문제는 심각하지만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피로감을 느낀다. 쌍용차 문제만 해도 국정조사가 이뤄질 줄 알았는데 안 됐다. 그러는 사이 박근혜 정부는 '사회통합'을 내걸면서 대화 파트너로서 한국노총을 선택하는 모양새가 됐다. 민주노총은 자연스레 배제됐다.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해 정부와 협상력을 높일 계획은 없나?

신승철 : 사람들은 자꾸 노사정위에 참여할 것인지를 묻는데, 역으로 묻고 싶다. 정부와 사측은 과연 민주노총을 파트너로 삼고 싶은가? 정부와 사측이 민주노총을 배제할 것인지, 아니면 진짜 지킬 수 있는 사회적 대화를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들이 대화할 준비가 안 됐는데 우리보고 무작정 들어오라고 말하는 것은 올바른 순서가 아니다.

민주노총이 대화하게 하려면 정부와 사측이 정상적인 파트너십을 보여줘야 한다. 민주노총과 함께하겠다고 밝혀줘야 한다. 그래야 조직 내부에서 (노사정위원회를 통해) 신뢰가 쌓이겠다고 판단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내가 (노사정위에 참여하자고) 조직을 설득할 텐데, 밖에서는 내가 (노사정위에) 들어오지 않는 게 문제라는 프레임부터 이미 만들어 놓는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가 경제 민주화와 보편적 복지 공약을 제시했지만, 당선 이후 공약을 뒤집고 있다. 민주노총을 배제하기로 하고 나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할지를 묻는 것은 순서가 아니라고 했지만, 상황은 진행되는데 민주노총이 어떻게 막느냐는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신승철 : 우리가 노사정위에 들어간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노사정이 참여해 논의한) 기초연금 문제만 해도 그렇다. 기초연금을 더 강화하고 공공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공약이 뒤집혔다). (민주노총은 기초연금 제도를 구상하기 위해 정부가 노사정 등 위원을 선정해 꾸린 국민행복연금위원회가 정부의 '들러리' 역할을 한다며 탈퇴를 선언했다. <편집자>) 잘못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하는 조직이 민주노총이다. 그러니 제일 많이 탄압받는다. 사회가 변하지 않는다는 절망감은 있지만, 민주노총이 꾸준히 알리고 쟁점을 만들면 막을 수 있다고 믿는다.

민주노총이 변혁의 주체로 바로 서는 것이 중요하다. 민주노총과 주변에서 뜻을 같이했던 진보 진영, 시민 사회 단체가 위축됐다. 오히려 민주노총이 80만 조직원을 중심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기대가 커진 측면도 있다.

정부는 민영화를 안 하기로 해놓고 자꾸 단서를 단다. 단서를 다는 건 꼼수다. 정당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개인은 그런(민영화에 반대하는) 성향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약속을 못 지키는 것은 그 주변을 둘러싼 정치권력의 문제다. 정치권력들이 자본에 더 많은 시장을 주기 위한 민영화 정책을 그리 쉽게 버릴 수 있겠나. 내부의 진통이 있더라도 민영화 반대를 약속한 사람이 결단해야 한다.

프레시안 :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집단의 문제라고 했다. 대선 기간 경제 민주화나 재벌 개혁 의지를 표명했지만, 현재로선 박근혜 대통령이 이 약속을 지키리라는 데 다들 회의한다.

신승철 : 박근혜 정부를 구성하는 그 주변 권력의 핵심에는 이를 떠받치는 재벌들이 있다. 사람들은 민주노총을 이익집단처럼 매도하지만, 오히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철저히 자기 이익에 가장 충실한 집단은 경총이다. 권력과 돈으로 우아하게 자기 이익을 포장하지만, 본질은 가장 추악한 집단이다. 이익을 위해 사람이 죽어도 상관없고, 부도덕함을 저질러도 상관없다. 재벌들의 의지를 이 정부가 몇 사람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나? 없다. 그렇다면 전쟁해야 한다. (경제 민주화와 같은 구호는) 선거용으로 나온 얘기고, 만약 박 대통령 본인이 의자기 있었다면 이미 벽에 부딪혀서 졌다고 보여진다.

"진보정당 연합하고, 지역 정치·생활 정치 구현해야"

프레시안 :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과 정치 연대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고, 지금은 연대하는 정당이 없다. 내년에 당장 지방선거가 있다. 박근혜 정권이 보수 정권이기에 정치적 파트너가 중요할 텐데, 정치 방침은 어떻게 구상하나?

신승철 : 조직적 결정은 아니다. 내 개인적인 견해를 말하자면, 먼저 정치위원회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 진보정당 분열 사태를 거치면서 멈춘 정치위원회의 활동을 재건할 것이다. 진보정당 운동에 대해 다시 평가하고 전망을 세울 것이다. 기존 정당과의 관계를 정리할 것이다. 나는 연합정당론을 지지한다. 갈라진 진보정당들을 조합원에게 내놓을 수 없다.

정당과의 관계로 정치 문제를 푸는 것은 반쪽짜리 해법이다. 다음으로는 민주노총이 지역 노조를 중심으로 생활 정치, 지역 정치를 구현해야 한다. 대리 정치, 인물 정치의 흥망성쇠에 따라 정치 세력이 활성화됐다가 침체하기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민심에 기반을 둔 지역 정치, 공장의 울타리를 넘어선 생활 정치에 파고들어야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이 운동의 주체로 설 기반이 생긴다.

"희망버스, 자본의 기획된 폭력 공세"

프레시안 : 지난 20일 현대자동차 희망버스 행사에서 재계가 '폭력성'을 부각했다. 희망버스 행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프레시안(최형락)

신승철 :

내가 민주노총 역대 위원장 가운데 제일 빨리 고소, 고발되는 기록을 세웠다. 나는 기아차 노동자다. 당선 이후 기아차에 인사하러 갔다가 고소, 고발 소식을 듣고 "(회사가) 매너 없다"고 얘기했다. 자기들 식으로 말하면 나는 현대기아차 그룹의 '종업원'인데, 그들이 매너가 있으면 "고소, 고발하니 이해해달라"고 얘기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현대그룹은 자기들이 위기에 몰리니 폭력을 기획했고, 거기에 민주노총은 당했다. 울산에 내려가기 전부터 회사 관리자들이 우리가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든 폭력 투쟁을 할 것이라고 거짓 소문을 냈더라. 희망버스에 대응하려고 회사가 (쇠)파이프를 끊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300일 가까이 철탑에 올랐다. 억지로 뭘 해달라는 게 아니다. 대법원 판결이 난 지 3년이 지났는데 (현대차가 정규직 전환을) 실행하지 않는다. 그 당사자들은 얼마나 절망을 느끼겠나. 그 사람들이 보이진 않지만 끊임없이 자행되는 폭력에 저항하러 올라갔는데, 노동자로서 분노하지 말라고 하나? 나는 차마 그렇게 얘기할 수도 없었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분노가 더 통제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가진다. 하지만 이 사회가 그들에게 저지른 보이지 않는 폭력, 보이지 않는 잔혹한 벽은 어떡하나.


프레시안 : 2011년 한진중공업 희망버스가 김진숙을 내려오게 했고, 새로운 연대 방식과 희망을 줬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해결된 건 없다. 한진중공업, 쌍용차,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연대라는 방식이 사회적 의제는 만들었지만, 해결하지 못한 것은 한계다.

신승철 : 희망버스가 자본의 입장과 태도를 변화시킬 수는 없다. 우리가 희망버스 행사를 몇 번을 더 해도 현대 자본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현대 자본을 변화시키는 것은 첫째, 비정규직 노조와 정규직 노조의 연대, 그리고 금속노조의 교섭력과 투쟁력이다. 둘째, 두 비정규직 노동자가 철탑에서 장기간 오른 일로 사회 전체가 현대 자본을 규탄하면 현대가 변한다.

희망버스는 비정규직 노조가 너무 힘들고 희망을 찾을 수 없으니 지지하는 사람들이 힘을 보태자는 의미에서 연 행사다. 민주노총이 변화를 만들려면 투쟁하고 대중과 호흡을 같이 해야 한다. 다만, 민주노총이 제 역할을 못하고, 그들이 절망하고 고생하니 '내려오라'고 얘기하려고 간 게 희망버스의 핵심이다.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린다.

신승철 : 내가 기아차에 입사한 지 28년, 노동 운동한 지 26년이 지났다. 나보다 더 큰 절망을 쌍용차, 재능교육, 현대차 동지들이 느끼리라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다. 세상이 정상적이었으면 좋겠다.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진실을 얘기하기엔 너무 많은 왜곡과 보이지 않는 폭력이 진실을 가로막는다. 그걸 깨뜨리기 위해서 끊임없이 싸우는 게 민주노총이다. 곱게 봐줬으면 좋겠다.

 
 
 

 

/전홍기혜 편집국장,김윤나영 기자(정리)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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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패에 휘말린 야당, 남은 수단은 ‘민중의 촛불‘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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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3/07/29 15:41
  • 수정일
    2013/07/29 15:4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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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종식? 여당 ‘고점 매도’ 야당 ‘손절매’
 
여당 패에 휘말린 야당, 남은 수단은 ‘민중의 촛불‘
 
육근성 | 2013-07-29 13:43:38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여야가 NLL 정쟁 중단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이 먼저 NLL 논란을 종식시키자고 제안했고 민주당이 이에 동조한 것이다. NLL 정쟁 때문에 여론이 악화돼 출구전략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민 위하는 척하며 갑자기 ‘휴전’한 이유

NLL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건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래도 뭔가 찝찝한 여운이 남는다. 여야 모두 올바른 행동을 하는데 전혀 익숙하지 않은 집단 아닌가. 사생결단을 내겠다며 서로 으르렁대다가 갑자기 ‘휴전’을 선언한 진짜 이유가 뭘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치고받다가 국면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 되면 ‘모범생’같은 표정을 지으며 국민을 위하는 척 민생을 얘기하는 게 정치권이다. 이번도 역시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NLL 논란 종식을 선언하며 “NLL에 관련한 일체의 정쟁을 중단하고 민생현장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이 현명해야 한다. 구태정치인들이 벌이는 꼼수와 패악에 속지 않으려면 저들의 행동과 말 뒤에 숨어있는 것들을 꼼꼼히 들춰내 볼 필요가 있다. NLL 논란 종식 선언 이면에는 어떤 정치적 노림수가 도사리고 있는 걸까.

NLL논란과 국정원은 ‘실과 바늘’

NLL 논란은 대선 두 달전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사실상 포기하는 발언을 김정일에게 했다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었고, 이로 인해 여야간 NLL 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대선 무렵 박근혜 후보는 NLL 논란을 야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정쟁으로 비화된 때는 대선 직전이었다. 국정원 여직원 댓글사건이 터진 직후 수위가 한층 높아지게 된다. 선거 3일 전에는 김무성 선대위 총괄본부장이 단상에 올라 NLL 대화록 발췌본 일부를 그대로 낭독함으로써 대화록 불법유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NLL논란은 국정원과 인연이 깊다. 여야 정쟁의 핵심으로 부상하게 된 계기도 국정원 댓글사건이었고, 대화록 발체본과 전문을 공개해 ‘NLL 정국’을 만든 장본인도 국정원장이다.

NLL 논란 종식? 여당은 ‘고점 매도’, 야당은 ‘손절매’

선언적이지만 어쨌든 NLL 논란이 9개월만에 종식된 셈이다. 여권은 NLL 논란으로 챙길 건 거반 챙긴 상태에서 ‘민생을 위한 정쟁 종식’을 명분으로 내걸고 출구전략를 구사했지만, 야권은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한 채 여당의 종식 제안을 받아들인 꼴이 되고 말았다.

주식에 비유하자면 새누리당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는 주식매수매도의 불문율을 제대로 지키며 고점 매도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대선 때 ‘NLL 포기 발언’ 의혹을 부추겨 그런대로 재미를 봤고, 대선 후에는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를 물타기하는 데도 적극 활용됐다. 또 ‘대화록 실종’으로 결론을 내며 문재인 의원과 친노세력을 궁지에 몰아넣었으니 ‘NLL 패’로 큰 것 몇 건 건진 셈이다.

민주당이 NLL 종식 제안을 받아들인 것은 일종의 ‘손절매’(loss cut/stop loss)에 해당한다. 보유한 주식의 가격 상승이 어렵거나 더 하락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판단될 때 손해를 감수하고 매입가격보다 낮게 매도하는 행위를 ‘손절매’라고 한다.

애당초 ‘승리’ 없는 싸움, 그래도 막판까지 간 민주당

민주당에게 애당초 얻을 게 별반 없는 싸움이었다. NLL 포기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한다 해도 여권의 역공세로 인해 노획물의 태반을 잃게 될 수밖에 없는 일전이었다. 그런데도 문재인 의원과 친노진영은 ‘이기기 위한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 대통령기록관을 뒤져 NLL 원본을 공개하자고 제안했던 것이다.

불행하게도 원본을 찾는데 일단 실패했다. 원본을 찾았다면 최소한 여권에 밀리지 않으며 전선을 형성할 수 있었을 테지만, 검색 실패로 민주당에게 크게 불리한 상황이 도래하고 말았다.

민주당의 상황 대응은 엉성했다. ‘대화록이 실종됐다’는 여당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했고, 그러자 새누리당은 기세를 몰아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기에 이른다. 구체적인 고발대상자를 적시하지는 못했지만 문재인 의원,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 노무현 정부 당시 기록관련 비서진 등을 혐의자로 지목한 거나 다름없다. 검찰도 새누리당과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는 듯 신속하게 김 전 국정원장 등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포기 발언’에서 ‘대화록 폐기’로 변질된 논란

NLL 포기 발언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게 쟁점이었다가 대화록 실종 사태가 벌어지며 ‘폐기 책임론’으로 변질돼 새누리당으로 부터 마치 범행 주체인 양 취급받아도 잠자코 있는 민주당이다. 야당이 가져야 할 야성과 독기가 없다. 발톱 빠지고 날개 꺾인 독수리 같다.

여당의 패에 말려 큰 손실을 감수한 채 ‘손절매’를 단행한 민주당이 실망스러울 뿐이다.

새누리당이 NLL 논란을 끝낸 거라고 보는 건가. 그렇다면 민주당은 ‘바보 정당’이다. 민주당 인사와 노무현 정부의 사람들을 대화록 실종시킨 범인으로 몰아 검찰에 고발까지 했는데 어찌 NLL 논란 종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검찰에게 공을 넘겼을 뿐이다. NLL 논란은 대화록 실종 사태로 더 몸집을 키워 야권의 발목을 잡을 게 분명해 보인다. 정치검찰을 활용하면 NLL 논란을 더욱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실질적인 패를 손에 쥘 수 있다고 판단해 ‘NLL패’를 검찰에게 ‘매도’한 것이다.

여당 패에 휘말린 야당, ‘NLL 매수자’는 정치검찰

‘NLL 매수자’가 정치검찰이다. 이전 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민주당은 대화록 실종 국면이 지속되면 더 불리해질 수 있다 싶어 서둘러 ‘손절매’를 감행했지만 또 다시 악수를 두고 만 꼴이다.

설령 대화록에 ‘NLL 수호 발언’만 있다는 게 확인된다고 치자. 여당이 궁지에 몰릴까? 아닐 것이다. 정치검찰이 대화록 실종 책임을 문재인 의원 등 친노측에 묻는다면 여권에게는 출구가 만들어질 테고, 야권에게는 다 잡은 사냥감을 놓치는 결과가 되지 않겠나.

남아있는 수단이 있다면 여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민중의 촛불이다. 새누리당이 정쟁 종식 선언을 하며 NLL 카드를 손에서 털어버린 것도 ‘촛불집회’와 무관하지 않다. 수백명이 모여 시작된 촛불집회가 1달 만에 참가자가 2만 5천명으로 늘어나는 등 계속 확산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수단은 ‘민중의 촛불’

새누리당이 국정원 국정조사를 물타기할 목적으로 NLL논란을 부추겼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국민 태반이 그렇게 이해하고 있다. 게다가 촛불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판에 NLL을 오래 붙들고 있는 건 새누리당에게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자칫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을 자극하는 결과를 초래할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새누리당으로서는 NLL으로부터 손을 뗄 타이밍을 찾아야 했을 거다. 그러다가 ‘대화록 실종 사건’ 검찰 고발을 ‘고점’으로 판단해 ‘NLL 카드’를 검찰에 ‘매도’하며 손을 뗀 것으로 보인다.

사특하고 영악한 여당과 무기력한 야당이 싸움을 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촛불’의 분발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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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새 기술 도입된 축포야회 진행

 
 
시민들, “최후 승리로 통일광장에서 축포 터치자"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3/07/29 [06:18] 최종편집: ⓒ 자주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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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지난 27일 수도 평양에 새로 준공된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앞에서 김정은 원수가 참가한 가운데 조국해방전쟁승리 60돐 경축 축포야회 《우리는 영원히 승리하리라!》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재일동포 신문인 조선신보는 “전승기념탑 대문과 마주선 중심주제 조각 《승리》상 좌우켠에서 축포야회의 시작을 알리는 여러 발의 흰색 축포 탄들이 발사되었다.”며 “천지를 진감하는 축포의 장쾌한 폭음과 함께 각양각색의 꽃보라가 천태만상의 조화를 부리며 전승 60돐을 경축하는 수도의 밤하늘 가에 불의 예술의 신비경을 무수히 펼쳐놓았다. 붉은색, 미색, 보라색, 녹색 등의 연화탄들과 형형색색의 무수한 축포탄들이 연해연방 야공에 날아올라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과 그 주변일대는 말 그대로 황홀경의 극치를 이루었다. 활화산처럼 터져 오른 축포가 오색영롱의 꽃보라 되어 쏟아지고 무수한 불줄기들이 밤하늘을 향해 승벽내기로 치달아 올라 황홀하게 부서져 내리며 아름다운 일만경을 펼치자 사람들은 환성을 터뜨리며 박수를 쳤다.”고 축포 야외 광경을 그렸다.

 
▲ © 이정섭 기자


조선신보는 “이날의 축포야회는 지난 1950년대 김일성주석님의 불멸의 전승업적을 길이 전하며 미제의 패망상을 집약적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많은 전리품들이 전시된 곳에서 진행된 것으로 하여 큰 역사적의미를 담고 있다.”며 “축포야회는 지난 세기 조선인민이 피로써 쟁취한 전승의 역사를 대를 이어 빛내며 김일성주석님과 김정일장군님의 위대한 전승업적, 선군혁명업적이 있고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현명한 영도가 있기에 승리는 영원히 조선인민의 것이라는 것을 내외에 널리 과시하는 중요한 계기로 되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번 축포야회는 세계적경지에 오른 조선축포기술발전과 조형예술화수준을 잘 보여주었다.”면서 “조선에서는 김일성주석님의 탄생 97돐을 맞으며 2009년 4월 14일 첫 축포야회로서 《강성대국의 불보라》가 진행되었다. 그때부터 거의 해마다 특색 있는 축포야회가 성대히 진행되고 있다. 2010년 10월 8일 조선로동당창건 65돐 경축 축포야회 때에는 조형예술적으로 독특하게 개발된 자기식의 현대적인 축포를 쏴 올렸다. 그간 축포기술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이번에는 나선형으로 타래쳐 올라가다가 다시 원형을 그리며 터지는 축포탄도 발사되여 사람들의 주목을 모았다.”고 축포 역사와 이번 진행 된 축포의 발전된 형태를 소개했다.

신문은 “이날 축포야회를 관람한 수도의 각계층 시민들은 김정은 원수님께서 사회주의강성국가건설과 반미대결전을 승리적으로 이끄시기에 최후승리는 반드시 우리의 것이라는 확신에 넘쳐 원수님을 하루빨리 통일의 광장에 높이 모시고 승리의 축포야회를 관람하자고 한결 같이 말하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선은 전승절(정전협정일)을 맞이하여 사상 최대규모의 열병식과 더불어 문화예술공연 연회 연환 모임 등을 개최하며 조국통일, 강성대국, 최후승리를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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