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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벨트에 몸 감겨 숨진 지 88일 만에…동국제강 공동대표 '공개사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6/17 09:13
  • 수정일
    2022/06/17 09: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동국제강-산재사고 유족 합의…"사과문·안전대책 약속"

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2.06.16. 16:34:19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30대 하청 노동자 이동우 씨가 크레인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숨진 지 80여일 만에, 동국제강이 공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유족과 합의했다.

'고(故)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노동자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지원모임)은 16일 서울 동국제강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돌아가신 지 88일이 지난 오늘에서야 사측과 유족이 여러 차례 협상 끝에 합의하고 조인식을 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 김용균 어머니가 동국제강을 '포위'한 이유)

동국제강은 장세욱·김연극 대표이사 명의로 회사 홈페이지에 합의된 사과문을 일주일간 게시하고, 우발적인 사고를 막는 전원 차단 시스템(ILS)을 설치하는 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또 유족에게 민사배상금과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사고와 관련해 회사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그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별도로 협의하기로 했다. 합의서 체결 이후에는 양측이 신의성실 원칙에 따르기로 했다.

이동우 씨의 부인 권금희 씨는 "남편의 영정사진을 보고 억울하게 죽게 만든 사람의 죗값을 물고 사과를 받겠다고 다짐했다"며 "억울하게 죽은 남편에게 뭔가를 풀어주고 뭔가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왔는데 막상 이런 날이 다가오니 너무 허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권 씨는 "다시는 남편 같은 억울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꼭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돼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한 사람과 한 가정을 파괴한 사람들의 죗값을 치르도록 하겠다"며 "그때까지 이동우의 이름을 잊지 말고, 저희가 끝까지 싸울 수 있게 연대해달라"고 강조했다. 

유족 대리인을 맡은 권영국 변호사는 "여러 난관과 어려움 끝에 오늘 드디어 동국제강과 합의를 하고 조인식을 하게 됐다"며 "지금까지 고인의 목숨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유족들에게 깊은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사측은 이날 조인식에서 "철저한 사고 예방 대책, 안전조치를 준비해 또다시 회사 내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자원을 투입해 안전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6일 동국제강 본사에서 사측과 고 이동우 하청노동자 유가족이 산재사망 관련 합의문 작성 전 묵념하고 있다. 고 이동욱 씨는 지난 3월 동국제강 포항공장 크레인에서 보수작업 중 사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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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 충돌, 피할 방법 있는가?

  • 기자명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  승인 2022.06.16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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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4)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인 관리 방안

조선신보 김지영 편집장이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을 연재했다. 호칭과 맞춤법을 한글식으로 고쳐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연재]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1) ‘전쟁 주적론’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
(2) 핵무력의 ‘두 번째 사명’ 과 결행 시기
(3) “군사적 대결 기도하면 소멸될 것”, 빈말이 아니다
(4) 무력 충돌, 피할 방법 있는가?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며 특정한 국가나 세력이 아니라고 북한(조선)은 공개적으로 밝혔다. 반면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은 여기에 호응할 대신에 북의 자위력 강화조치를 핑계 삼아 대결을 격화하고 있다. 일방이 한반도정세의 안정적 관리에 주력하는데 다른 일방은 막무가내로 전쟁의 불씨를 키우는 형국이다.

격변하는 정세와 불안정한 안보환경

냉전 종식 후 ‘유일 초대국’을 자처하며 ‘일극화된 세계’가 실현될 것처럼 자랑하던 미국의 쇠퇴 몰락은 이미 가시화되었다.

내리막길을 걷는 자들이 강행한 무지막지한 패권주의 정책은 우크라이나사태를 촉발하였고 무력충돌을 둘러싸고 세계를 ‘미국을 추종하는 나라와 그러지 않은 나라’로 갈라놓았다.

‘신냉전’ 구도가 가일층 심화하는 가운데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각국의 안보환경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강권발동에 동조하거나 묵인된 ‘포스트 냉전’ 시대의 종식과 더불어 세계적 판도에서 군비 확장이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사태 이후 크고 작은 나라들이 내 편과 네 편을 구분하며 최신무기의 공여와 구매, 군사동맹의 강화에 대하여 논하고 있다. 말 그대로 힘과 힘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세계의 모습이다.

군비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초점으로 부각할 수 있는 것이 ‘핵무기’에 대한 규정이다.

미국과 소련이 대립한 냉전시대에는 어느 일방이 선제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면 다른 일방은 파괴를 면했던 핵전력으로 확실하게 보복할 것임을 보증한다는 MAD(Mutual Assured Destruction, 호상확증파괴)에 근거하여 핵전략이 세워졌다. ‘핵전쟁에 대한 공포’가 핵무기의 사용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이론이 사고와 행동의 전제로 된 셈이다.

그런데 ‘포스트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시작되는 국제질서의 재편기에는 핵보유국들과 그 핵우산 아래에 있는 나라들이 핵무기의 전투력에 대한 기대, 예컨대 파괴력을 제한한 전술핵무기의 사용을 전제로 삼고 군사전략을 세우게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사태의 와중에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핵태세 검토(NPR)’ 보고서는 “핵무기사용을 핵공격에 대한 반격에 제한한다”라는 ‘유일한 목적’을 부정하고 ‘극단적 상황’에서는 미국과 동맹국, 우방국의 핵심 이익의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한다고 밝혀져 있다.

동북아시아의 위험한 열점 지역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각국의 안보환경이 불안정해진 시점에서 세계최대의 핵보유국이며 오랜 교전국인 미국이 핵선제타격 가능성을 내비친 것만큼 북은 핵전쟁 억제력을 보다 빈틈없이 다져야 한다.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는 4.25열병식 연설의 구절은 바로 그러한 각오와 결심을 표명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사태 이후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져가고, 미국이 이전부터 중국 압박을 위해 긴장을 부추기던 대만해협에 관심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런데 보다 심각한 무력충돌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지역은 한반도이다.

 

이곳은 냉전시대에 시작된 전투행위를 일시중단한 것에 불과한 정전체제 하에 있다. ‘끝나지 않은 전쟁’이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져 온 열점 지역이다.

정전 후에도 미국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를 항시적으로 조성해 왔다.

최근년 간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전쟁위기를 북의 인접국인 중국을 견제하고 압박하기 위한 포위환 형성의 일환으로 삼고 군사도발의 도수를 점층적으로 끌어올려 왔다. 미국, 일본, 한국의 3각 군사동맹을 강화해 북을 겨냥한 타격태세를 갖추는 것을 저들의 패권 유지를 위한 필수적인 공정으로 정하고 실천에 옮겨왔다.

그러나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준비된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전쟁의 불씨를 키우는 것은 종말을 재촉하는 매우 위험한 자멸 행위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져도 미국본토는 무관하며 안전하다고 발뺌할 수 있는 것은 과거의 일이다. 그리고 미군의 해외기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도 존재한다.

첨예한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고 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엉킨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국지전에 국한되지 않고 주변 나라들도 불가피하게 휩쓸릴 수 있다. 미국이 핵선제타격 태세를 갖추고 있는 조건에서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해도 한번 불꽃이 튀면 핵무력이 투입되는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북을 적으로 삼은 대결은 어리석은 행동

북은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전쟁을 막기 위해 핵무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위력을 갖추는 것이 정당한 주권행사라며 이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미국이 북의 전략전술무기 개발을 ‘국제사회에 대한 도발’로 매도하고 군사적 위협과 제재의 도수를 끌어올린다고 해도 이 나라의 국방발전은 멈추지 않으며 한반도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될 뿐이다. 동북아시아의 한복판에 위치한 열점지역의 발화점이 앞당겨진다면 미국의 국가안보는 더욱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 있어서는 조선의 핵을 빼앗으려고 대결소동을 일으키기보다 조선의 핵이 자기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만드는 데로 머리를 굴려보는 것이 쉽고 유익하다.

우크라이나사태에 편승하여 군국화를 이루어보려는 일본의 우익세력들은 조선의 미사일 시험발사를 걸고 ‘반격능력’ 나아가서 ‘핵 공유’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국민의 절대적 다수는 일본이 전쟁의 최전선에 서서 반타격의 대상으로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대북 ‘선제타격론’을 늘어놓은바 있는 윤석열 대통령은 ‘국방백서’에 ‘북은 주적’이라고 명기하겠다고 하지만 오늘의 정세 하에서 사소한 오판과 상대를 자극하는 언동도 위험천만한 충돌로 번질 수 있다. 특히 조선의 전쟁주적론,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동족상쟁의 참화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오판하지 말아야 한다.

조선반도와 그를 둘러싼 지역의 군사적 판세는 냉전 시대와 완전히 다르다.

이곳에서 힘과 힘의 격돌을 피하고 전쟁을 방지하려면 모든 유관자들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심중히 행동하여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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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적 대결 기도하면 소멸될 것", 빈말이 아니다

  • 기자명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  승인 2022.06.1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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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3)

조선신보 김지영 편집장이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을 연재했다. 호칭과 맞춤법을 한글식으로 고쳐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연재]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1) ‘전쟁 주적론’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
(2) 핵무력의 ‘두 번째 사명’ 과 결행 시기
(3) "군사적 대결 기도하면 소멸될 것", 빈말이 아니다
(4) 한‧미‧일이 북을 적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

2022년 4월 열병식이 과시한 힘의 실체

김정은 시대의 첫 10년간에 북미 핵대결 구도는 크게 바뀌었다. 지난 4.25 열병식은 미국을 압도하는 북한(조선) 힘의 실체를 확인케 하였다.

독창적으로 개발된 무기체계

열병식 연설에서 증강된 자위력에 근거한 확신에 넘친 승리 선언이 나왔다. 김정은 총비서는 “지금 우리 무력은 그 어떤 싸움에도 자신 있게 준비되어 있다”라면서 “어떤 세력이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12년 열병식 연설에는 “군사 기술적 우세는 더는 제국주의자들의 독점물이 아니며 적들이 원자탄으로 우리를 위협 공갈하던 시대는 영원히 지나갔다”는 구절이 있었다.

그때로부터 10년, 우열 관계의 역전은 보다 명백해졌다. 지금 북은 국가의 군사기술적 강세, 혁명무력의 절대적 우세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

그동안 ‘화성포’ 계열의 중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북극성’ 계열의 수중 및 지상발사탄도미사일이 북의 특유한 작전적 사명에 맞게 개발 생산되고 핵기술이 더욱 고도화되었다.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규격화, 전술 무기화가 이루어지고 초대형 수소탄도 이미 완성되었다.

지난 1월에는 극초음속미사일, 3월에는 핵탄두의 위력과 탄두 조종 능력이 향상된 전 지구권 타격 미사일 ‘화성포-17’형, 4월에는 전술핵 운영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 강화에서 의의가 있는 신형 전술유도무기의 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김정은 시대에 북의 국방공업은 견본 모방형이 아닌 개발 창조형 공업으로 확고히 전환되었다. 이 나라의 국방과학자, 기술자들은 조선반도와 그 주변의 지리적 조건, 조선인민군의 작전적 구상에 기초하여 전략 및 전술무기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 완성된 최신무기, 예컨대 세계 병기 분야에서 개념조차 없던 초강력 다연발 공격무기인 초대형방사포나 요격하기 어렵고 상용탄두위력이 세계를 압도하는 신형 전술미사일과 중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비롯한 핵전술 무기들에도 역시 특유한 작전적 사명이 부여되고 있다.

미국의 핵무력은 다른 나라를 위협하고 침공하기 위한 수단이다. 한편 북의 핵무력은 무엇보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 존재하는 군사적 위협들을 억제하고 전쟁을 방지하는 힘이며 적의 침략과 공격을 격퇴하고 보복타격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다.

무장력의 주인은 군대와 인민

2022년 4월의 열병식에서는 또 하나의 사명도 천명되었다. “어떤 세력이든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조선의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행한다.”

북의 핵무력이 과거에 비할 바 없이 고도화된 시점에서 이와 같은 새로운 결단이 표명된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열병식에 등장한 여러 종류의 전략 및 전술핵무기들은 북을 반대하는 군사적 행동을 기도하려 드는 적들을 영토 밖에서 소멸할 수 있는 타격수단들이다. 핵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필요하다면 선제적으로 철저히 제압 분쇄하는 힘이다.

그날 열병대오는 북에 대한 핵선제타격을 공공연히 외쳐댄 적대세력들의 군사적 허세를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조선이 과시한 것은 독창적으로 개발된 최첨단무기들로 증명되는 군사기술적 강세뿐이 아니었다.

무장력의 주체는 사람이다.

북의 군대는 조국 보위의 숭고한 사명을 지니고 그 어떤 전쟁과 위기에도 주저 없이 대응할 용기와 능력, 자신감에 넘쳐있다. 미국의 패권주의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동원되는 군대에는 없는 것들이다.

북은 혁명무력의 질적인 우세를 확고히 유지 강화하기 위해 군대의 정치사상적 준비를 군건설의 기본핵으로 틀어쥐고 있다.

군인들뿐만이 아니다. 열병대오의 말미에 등장한 ‘화성포-17’형을 보고 환호하는 인민들은 나라가 추진하는 자위적 국방노선의 열렬한 지지자이며 존엄과 평화를 위한 대결전의 당당한 주인이다.

조선은 사상초유의 강국

90년 전인 1932년 4월 백두의 수림 속에서 인민의 아들딸들로 조선의 진정한 첫 무장력이 탄생했다.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의 중대한 의미는 우리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을 건드리는 자들과는 끝까지 무력으로 결산하려는 견결한 반제혁명사상, 주체적 힘으로 기어이 인민의 자유 해방과 혁명의 승리를 이룩하려는 조선 혁명가들의 굴함 없는 의지를 내외에 선언하였다는 데 있다. 지난 4.25열병식 연설에서 특별히 강조된 대목이다.

북에서는 백두에서 뿌리내린 사상과 정신의 바통을 계승한 군대와 인민이 존엄과 평화를 위한 무적의 절대병기를 틀어쥐고 있다. 이들은 어떤 세력이든 북과의 군사적 대결을 기도한다면 그들은 소멸될 것이라는 최고지도자의 선언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명실공히 역사에 유례가 없는 강국이다.

세계최대의 핵보유국도 주저하지 않을 수 없다. 북을 건드리는 자들과는 끝까지 무력으로 결산하려는 것이 천만군민의 한결같은 의지이다. 이 나라의 군사기술적 강세와 혁명무력의 절대적 우위는 순간의 멈춤도 없이 부단히 향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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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세계경제의 재편에 나서다 |

[해외시각] 서방의 경제 제재는 사실상 실패, 그리고?

박인규 편집인(=정리·번역)  |  기사입력 2022.06.16. 09:13:39 최종수정 2022.06.16. 09:13:40
 

우크라이나전쟁 발발 이후 100일간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액이 1천억 달러에 이르며 이 가운데 6백억 달러는 유럽 국가들이 지불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는 전쟁 이후 매일 10억 달러씩을 벌어들인 반면, 하루 전쟁 비용은 9억 달러라고 한다. 미국/유럽의 경제 제재가 실패한 것이다.

또한 뉴욕타임스 보도에(6월 8일) 따르면 미국 정보기관들이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의 군사 상황보다 우크라이나의 군사 상황을 더 모르겠다며 사실상 정보 실패를 인정했다고 한다. 2014년 이후 계속 우크라이나 군을 훈련시켜 왔고 전쟁 직전까지 200-300명의 CIA 교관을 상주시켰던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사 사정을 제대로 모른다는 것은 대단히 기이한 일이다. 이는 미국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전쟁 상황을 잘못 판단했음을 자인한 것과 마찬가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미리 경고했음에도 우크라이나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가 하면,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평화는 가능하다. 단 평화를 위해서는 2차 대전 당시 핀란드가 했던 것처럼 일정 정도 영토의 양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전황이 불리하게 돌아가면서 미국/유럽이 발빼기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전쟁의 이면을 모두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이 전쟁은 (누군가에 의해) 도발됐거나(provoked), 방지되지 않은(not prevented) 전쟁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일어날 필요도 없었고, 막을 수도 있었던 전쟁이란 뜻이다. 교황은 러시아의 침공은 "야만적이고 잔인하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용감하게 저항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발언이 푸틴을 편드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이번 전쟁은, 서방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러시아의 팽창 야욕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미국/유럽 주도의 약탈적 자본주의 체제를 벗어나기 위한 거대한 경제 전쟁이라는 점이다. 관련해 <팔레스타인 크로니클> 편집자인 언론인인 램지 바루드의 글을 소개한다. 램지 바루드의 다음 글은 우크라이나전쟁의 본질적 측면을 잘 드러내고 있다. 원 제목은 "자유방임의 종말 : 러시아, 세계경제의 재편에 나서다(The End of Laissez-Faire: Russia's Attempt at Reshaping the World Economy)"이며 <카운터펀치> 6월 14일 자에 실려 있다. 편집자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AFP=연합뉴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초까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사우디, 바레인, 아랍에미리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을 순방했다.(이들 국가들은 친미 성향의 산유국이지만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는 동참하지 않았다 : 편집자) 라브로프의 방문 목적은 세계의 지정학적 쟁투와 관련해 러시아와 GCC 국가들 간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중동, 특히 걸프지역은 현재 세계 경제 질서의 유지, 또는 미래의 새로운 경제 질서 창출에 결정적 중요성을 가진다. 만일 모스크바가 세계 경제와 관련된 아랍 국가들의 역할을 새롭게 규정할 수 있다면, 이는 (현재 미국 중심의 단극적 경제 질서에서) 다극적 세계 경제로의 이행을 완수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세계의 지정학적 재편은 단지 전쟁이나 다방면에 걸친 서방의 정치적 영향력에 도전하는 것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서방 간의 대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적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전쟁 이전까지 지구화(globalization)에 대한 도전, 또는 새로운 지구화의 필요성에 관한 논의는 주로 학술적 차원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번 전쟁을 계기로 이러한 이론적 논의는 현실적이며 시급한 문제로 대두됐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은 이 나라의 주권 수호나 독립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서방은 최근까지 자신들이 주도해온 현재의 경제적 지구화를 러시아가 완전히 파괴하거나 최소한 심각하게 손상시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세계는 더 이상 두 개의 거대 군사 진영(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또는 두 개의 거대 경제 진영(미국과 소련)이 투쟁을 벌이는 공간이 아니게 됐다. 1989년 미국의 파나마 침공과 1990년 이라크전쟁 이후 세계는 (미소 대결 체제에서) 미국의 독무대가 됐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 전쟁들의 군사적, 지정학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파나마 침공과 이라크전쟁은 미국 군사력의 압도적 우위 확보를 보여주는 것인 동시에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창립이라는 새로운 경제적 지배력 확보의 계기였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1999년 지구화 반대를 내세운 미국 시애틀에서의 반(反)WTO 시위는 그 규모와 강도 면에서 전례 없는 것이긴 했지만, '기업 주도 지구화'라는 세계 경제의 도도한 흐름을 저지할 수는 없었다. 이 시위는 지구촌 시민사회의 지구화에 대한 강력한 반대를 보여주긴 했으나, 그 반대가 실질적이며 지속가능한 대안을 만들어내진 못한 것이다. 지구화가 미국/서구 주도로 진행되는 한, 약소국들이 자신들의 의지를 반영할 여지는 전혀 없었다. 

(지구화와 관련된 협상에서) 부자 나라들이 자국 산업에 유리한 특권들을 확보하는 동안, 대부분의 남반구 국가들은(Global South) 그저 서방의 주도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미국은 자유무역과 시방 개방을 설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국의 핵심 산업에 대해서는 보호주의를 굳건히 유지했다. 지구화란 자유와 민주주의의 성공 스토리라고 선전됐지만, 실상은 18세기 프랑스의 경제교리였던 '자유방임'의 싸구려 복제판에 불과했을 뿐이다. 

가난한 나라들이 미국/서구의 지배에 왜 제대로 도전하지 못하느냐고 비판할 수는 있다. 사실 그들이 도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도전의 결과는 경제 제재, 정권 교체, 그리고 전쟁이었다. 착취적 자본주의에 맞설 가난한 나라들의 유일한 대안은 빈국들의 경제연합을 결성해 부자 나라들과의 협상에 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왜곡된 세계 경제 질서를 해체하기는커녕 일정한 영향력조차 미치기 어려웠다. 

중국과 같은 거대 신흥국 경제는 지구화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이 세계 경제, 즉 서방 경제의 이익에 기여하는 한도 내에서.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경제력 증대가 정치적, 지정학적 영향력의 확대로 이어지면서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현을 빌자면 '중국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경제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현재 바이든 행정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저지에 급급하면서도 반(反)중국 수사는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WTO 체제는 1994년 마라케시협정에 의해 탄생했고, 그 이전의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은 1948년 출범했다. 이 두 개의 지구적 규모의 경제협정이 모두 지정학적 질서의 대변동 뒤에 태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후자는 2차 대전, 전자는 사회주의 진영의 붕괴 이후에 탄생한 것이다. 

현재 러시아와 그 동맹국들은 우크라이나전쟁의 승리에 집중하고 있는 듯이 보이지만, 이들의 궁극적 목표는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경제적 균형의 씨앗을 뿌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서방의 경제적 헤게모니가 관철되고 있는 현재의 지구화에서 벗어난, 새로운 세계 경제의 창출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러시아는 새로운 세계 경제 체제 출범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그 창설 과정에 동참하려 한다. 반면 서방은 분열돼 있다. 서방은 러시아 국경에 과거와 같은 철의 장막을 설치해 러시아를 고립시키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서방 경제 자체도 제재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앞으로 수년간은 실현 불가능한 해법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말 유라시아경제포럼 연설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키려는 것은 "불가능하며 현대 세계에서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한 서방의 의도를 정확히 간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중동을 비롯한 남반구(Global South) 순방은 대안적 세계 경제 질서 창출을 위한 러시아의 관심을 말해준다. 이러한 모든 시도들은 지정학적 측면에서 세계를 재편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 지구화의 개념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도록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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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승리보다 중요한 것...윤석열 정부 위험하다

[이용석의 전쟁이 묻지 않는 것들] 무기지원 요청 받은 한국 정부가 진정 해야 할 일

22.06.16 06:01최종 업데이트 22.06.16 06:01

▲ 확산탄 소탄 ⓒ 연합뉴스/EPA

 

열흘 뒤면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이다. 한국전쟁은 내전이면서 국제전이었다. 미국, 프랑스, 터키 등 16개국이 대한민국의 편에 서서 전쟁에 참여했다. 파주, 철원 같은 접경지역뿐만 아니라 논산, 부산 등 대한민국 땅 전역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외국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비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전쟁이라는 비극적인 역사를 겪었고, 다른 국가들이 참전해서 도와준 기억 때문인지 우리는 전쟁을 겪는 나라를 돕는 것을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2000년대 초반 이라크 전쟁 때처럼 명분 없는 침략전쟁에서 침략한 나라의 편에 서는 일이라면 한국 사회 내부에서도 여러 입장에 따라 찬반이 갈리고 논쟁이 일어나겠지만, 침략당한 나라를 돕는 일이라면 대다수의 한국 사람들은 흔쾌하고 마땅하게 우리가 할 일이라고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전쟁 발발의 책임에 대해서는 서방 국가들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책임도 무시할 순 없지만, 침략을 일으킨 러시아와 푸틴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것은 명백하다. 더욱이 최근에는 국제사회에서 비인도적인 무기로 인식되고 있는 확산탄(cluster bomb)을 러시아가 사용했다는 정황이 국제앰네스티의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이라면 러시아의 편을 들 수는 없다.

무기를 지원해야 하나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사대국인 러시아와 맞서려면 무기가 필요하다며 연일 국제사회에 무기 등 군사적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월 11일에는 한국 국회에서 화상 연설을 하면서 "러시아의 탱크, 군함,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군사 장비들이 한국에 있다"며 한국 정부에 직접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약 500억 원가량의 비살상 군수물자와 의약품 등을 인도적 지원 명목으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왔지만 살상용 공격 무기 지원은 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책임이 명백하지만 러시아를 자극하는 것이 한국의 경제나 안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각 정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화상연설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직접적인 요청뿐만 아니라 다양한 루트로 간접적인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6월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한국정부에 완곡하게 요청했다고 여러 언론이 전했다. 그에 앞서 캐나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에 포탄을 지원한 뒤 무기고를 다시 채우기 위해 155mm 포탄 10만발 수출을 요청해왔다. 한국 정부가 포탄 제조업체인 풍산에 의뢰하여 정상가보다 낮게 책정된 가격으로 캐나다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우회적인 지원을 요청한 셈이다.

노르웨이와 폴란드 또한 자국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면서 한국산 무기를 수입하고 있거나 검토 중이다. 노르웨이는 K9 자주포를 수입하면서 원래 가지고 있던 자주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 미국 다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으로 무기를 지원하고 있는 폴란드는 국방부 장관이 5월 29일 한국을 방문하여 전차, 장갑차 등의 무기 수출을 요청했다.

 무기지원 요청이 거듭되고, 대통령 선거로 정권이 바뀌면서 한국 정부의 입장도 변화의 기미가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6월 29일~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 유력하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 더불어 일본, 호주, 뉴질랜드, 스웨덴이 우크라이나와 함께 회원국이 아닌데도 초대받은 국가들이다.
우크라이나와 동구권 국가들, 혹은 유럽 중립국들의 NATO 가입이 서방국가들과 러시아 사이 첨예한 갈등의 중심 의제인데다 초대 국가의 면면을 고려한다면 NATO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양한 지원이 논의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외교적 관례를 생각해본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NATO 정상회담 참석해서 공격 무기는 지원하지 않는다는 기존 한국 정부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러시아의 침략 행위가 부당하고, 침략 이후에는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마당이니 국제사회의 주요한 행위자로 한국 또한 우크라이나를 도와야 하는 것은 명백하다. 하지만, 그 방식이 군사적인 지원이어야 할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법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까닭은 전쟁을 끝내고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문제는 '평화'와 '승리'가 같은 의미가 아니고, 때로는 교집합도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를 무찌르고 승리를 거머쥔다 한들 그것이 '평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격렬한 전투가 이어진 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나서, 그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온통 파괴되고 나서 이룩한 승리를 우리는 평화라고 부르면 안 된다.

전쟁의 결과를 승리와 패배로만 상상하는 것은 우리가 전쟁을 전투로만 협소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전쟁은 전투보다 훨씬 크고 넓은 일이고, 전쟁에서는 승리와 패배 사이에도 수많은 길이 존재한다. 2차 세계대전을 겪은 독일의 시인 브레히트는 '앞으로 일어날 전쟁은'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패전국에서 하층 서민들은 / 굶주렸다. 승전국에서도 역시 / 하층 서민들은 굶주렸다."


전쟁이 지속되는 한 그 결과가 승리로 이어지든 패배로 이어지든 평화는 요원하다. 평화는 승리와 패배 바깥에, 존재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전쟁이 일어났다면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피해를 최소로 하는 것이 평화로 가는 길이다.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평화에 이바지하는 일이어야지 전쟁이 길어지거나 전쟁 피해가 늘어나는 방식이어선 안 된다.
 

▲ 부차 집단학살 희생자 묘역에는 침묵만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위성도시 부차의 한 묘지에 러시아군 점령 당시 희생 당한 희생자들이 안장돼 있다. 부차는 지난 3월 키이우를 점령하기 위해 진격한 러시아군에 의해 민간인이 다수 학살된 곳으로 이들의 시신은 부차 시내의 한 성당 앞 공터에 임시로 매장됐다 신원을 확인한 뒤 가족에게 인계돼 다시 매장됐다. ⓒ 연합뉴스

 
물론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물리치면 전쟁이 빨리 끝나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와 국가 사이의 전쟁에서 무 자르듯이 승리와 패배가 결정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미국은 911테러 직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지만 결국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하고 탈레반이 재집권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가장 강한 군사력을 가진 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와 치른 전쟁이 실패로 귀결된 것이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지속되며 전쟁이라는 진창에 미국을 집어넣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전쟁 또한 푸틴은 승리를 자신했지만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에도 쉽사리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못하고 있다. 푸틴도, 젤렌스키도 조지 W. 부시가 그랬듯 이 전쟁에서 쉽게 승리를 거머쥘 수 없다. 

전쟁에서 어느 한 쪽이 드라마틱하게 승리하는 모습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하다. 현실 세계에서는 거듭된 전쟁으로 피해가 늘어나고 서로에 대한 증오와 불신이 커져 다시 전쟁의 재료로 쓰이는 악순환의 고리만 강화된다. 무기 지원은 이 고리를 끊지 못하고 오히려 강화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자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일도 우리의 좋은 의도와는 별개로 크고 많은 전투를 유발해 전쟁이 격화되고 지속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우크라이나의 시민들이고, 무기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군수산업체들은 전쟁이 지속되니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된다.

전쟁이 시작된 지 세 달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세계최대의 군수산업체인 록히드마틴의 주가는 12.2%, 마찬가지로 세계적인 군수산업체 노스롭 그루먼의 주가는 16%, 영국 BAE 시스템스의 주가는 17.7%가 급등했다(5월31일 기준). 앞서 이야기한 캐나다 정부의 요청에 대해 한국 정부는 가격 인하분을 한국 정부가 풍산에 보전해주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전쟁으로 밀가루와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전쟁터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생활물가가 덩달아 치솟는 마당에, 전쟁으로 모두가 크고 작은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도 군수산업체들은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전쟁에서 누군가 승자가 있다면 이들 군수산업체들이 승자일 것이다.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지 말자는 말이, 러시아의 침략에 우크라이나 도시가 파괴되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두고 보자는 말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도시가 파괴되고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무기 지원이 아니라 실질적인 노력을 필사적으로 하자는 이야기다.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이 전쟁이 일어나는 과정을 방관했고, 전쟁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전쟁을 중단하려는 시도와 노력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미국 주도로 러시아에 대한 각종 경제 제재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역시 전쟁을 중단시키지 못하고 있다.
 

▲ 3월 28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동쪽으로 약 400km 정도 떨어진 트로스트시아네츠 마을에서 청소년들이 부서진 러시아 탱크를 보고 있다. ⓒ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휴전에 합의하고 평화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끝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는 것, 그것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한국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다. 미국, 독일, 영국 등 국제사회의 전통적인 강대국들이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이 상황에서 더더욱 한국처럼 서방국가들과는 다른 상황과 처지에 있는 국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정부가 해야 할 일

휴전과 평화협정을 이끌어내는 것 말고도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은 많이 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활동하는 평화단체 '우크라이나 평화 운동 Ukrainian Pacifist Movement'의 사무국장 유리 셸리아젠코는 전쟁 피해자, 난민, 실향민, 병역거부자들을 도와줄 것을 호소한다. 또한 도심의 전장에서 모든 민간인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기관이나 단체들을 지원해 달라고 세계의 시민사회에 호소했다. 전쟁 난민을 받거나 전쟁 피해자를 돕거나, 전쟁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일은 한국 정부와 시민사회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전쟁 당시 16개국의 참전 군인이 전쟁터에서 싸웠지만, 당시 한국 사회가 이런 군사적 지원만을 받은 것은 아니다. 2013년 한국 정부는 존 콘스라는 병역거부자에게 수교 훈장을 수여했다. 존 콘스는 퀘이커 교도로, 한국전쟁 당시에 병역거부를 했고 전후 한국으로 파견되어 대체복무를 수행했다.

의사였던 그는 군산에서 의료 활동을 했는데 당시 전라북도에 전쟁 난민이 20만 명이었고 군산에만 3만 3천 명이 있었다고 한다. 한국 정부가 당시 존 콘스의 대체복무 수행이 한국의 평화 재건에 기여한 바를 인정해서 수교 훈장을 수여한 것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하라는 명령을 거부한 병역거부자가, 대체복무를 통한 재건 활동의 공적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정부가, 한국의 시민사회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해야 하는 지원은 존 콘스와 같은 방식이어야 한다. 군사적 지원이 아니라 인도적인 지원, 전쟁을 지원하는 역할이 아니라 전쟁을 중단하고 끝내는 역할을 해낼 때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올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우리가 받았던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한 지원과 노력을 기억하며,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세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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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리스크' 경고 속에서도 한국경제 "지나친 시비걸기"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6/16 09:27
  • 수정일
    2022/06/16 09:2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금준경 기자 
  •  
  •  입력 2022.06.16 07:07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보수신문들도 ‘우려’하며 제2부속실 필요성 언급, 한국경제만 “시비 지나치다”

16일 아침신문이 주목한 이슈는 ‘김건희 여사 리스크’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들로부터 받은 질문 8개중 4개가 김건희 여사 관련 내용이었다. 김 여사가 봉하마을에 방문한 자리에 자신이 운영했던 회사 전현직 직원들과의 동행이 논란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며 본질을 벗어나는 답변을 했다. 앞서 팬클럽을 통한 대통령실 업무 사진 유출 문제와 팬클럽 인사의 언행도 논란이 됐다.

‘김건희 리스크’에 보수신문들도 ‘우려’ 

이날 주요 종합일간지 다수는 기사 또는 사설로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다뤘다. 보수신문에서도 이 문제를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김건희 여사, 공사 구분하고 있나’ 사설을 통해 “이런 문답이 오가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정상이 아니다”라며 “떠들썩했던 봉하행만이 아니다. 특정 언론과 인터뷰했고, 대통령 집무실에 반려견을 데리고 가 윤 대통령 사진을 찍고 자신의 팬클럽에 공개했다. 역대 대통령 부인 기준으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이 리스크가 되는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고 했다. 

▲ 16일 '김건희 리스크'를 다룬 신문 사설 제목. 한국경제를 제외한 신문들은 우려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 16일 '김건희 리스크'를 다룬 신문 사설 제목. 한국경제를 제외한 신문들은 우려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국민일보는 ‘김건희 여사 행보 논란... 공적 관리 시스템 마련하라’ 사설을 통해 “김 여사 팬클럽도 국민을 조마조마하게 한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지 한달이 채 안 됐는데 대통령 부인의 활동이 도마에 자꾸 오르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의 답변을 언급하며 “갈수록 논란이 되는 김여사 리스크에 제대로 대처할 인식을 가진 건지, 그 안이함에 기가 막힌다”며 “김여사 리스크가 대선 전부터 줄곧 제기됐는데 이제 와서 방법을 가르쳐달라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다수 언론은 사설을 통해 ‘제2부속실 복원’ 등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국민일보는 “제2부속실 복원 여부를 포함해 김 여사의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공적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김 여사 담당의 제2부속실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부활시키겠다고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라며 “그래야만 어수룩한 팬클럽에 사진을 넘기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세계일보 역시 “더 늦기 전에 배우자 리스크를 줄일 전담 조직을 설치해야 한다”며 “정치권 꼬투리 잡기나 사생활로 치부하며 대충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 16일 경향신문 갈무리
▲ 16일 경향신문 갈무리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비판에 나서진 않았지만 기사를 통해 ‘부속실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 부인으로서 활동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일정 준비나 수행, 공보, 관저 생활 등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튀는 한국경제 사설 “시비 지나치다”

국민일보, 매일경제, 서울신문, 세계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가운데 한국경제는 상반된 사설을 냈다. 

한국경제는 “김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비판과 시비 걸기가 지나치다는 생각”이라며 “움직일 때마다 조그만 흠을 트집 잡아 정치적 공세를 퍼붓는 것은 온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부 비호감 여론을 활용해 비열한 공격을 한다는 느낌마저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경제는 봉하마을에 지인과 함께 방문한 일에 관해 “봉하마을에 동행한 지인은 김 여사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라고 한다”며 “이 지인은 김여사가 첫 공개 행보로 지난달 충북 단양 구인사를 방문했을 때도 동행했다. 봉하마을 방문은 공적이고, 구인사 방문은 사적이었나”라고 반문했다.

화물연대 파업 종료, 엇갈린 평가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이 8일 만에 종료됐다.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가 지난 14일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및 품목 확대 등에 합의했다. 다만 조항 해석 등을 둘러싸고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일례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이라는 문구에 관해 화물연대는 일몰조항 폐지로, 정부여당은 일몰기한 연장으로 해석해 이견을 보였다.

안전운임제는 화물 주인, 운수사업자, 화물기사, 공익위원이 매년 모여 화물운송의 적정한 운임을 정하는 제도로 2020년 시행됐으나 올해 말 일몰(폐지)을 앞두고 있었다. 

▲ 16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세계일보와 서울신문은 파업 종료에 따라 활기를 띄는 물류 운송 현장을 조명했다.
▲ 16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세계일보와 서울신문은 파업 종료에 따라 활기를 띄는 물류 운송 현장을 조명했다.

경향신문은 ‘안전운임제 강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안전운임제 강화 방안을 논의할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노정합의를 존중해 국회에서 후속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제계도 일몰 조항 폐지에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무엇이 유리한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때”라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는 ‘법과 원칙’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이들 신문은 열악한 노동 여건과 안전운임제의 필요성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 16일 한겨레 기사
▲ 16일 한겨레 기사

조선일보는 ‘화물연대 뜻대로 끝난 파업, 윤 정부 만만하게 보게 됐을 것’ 사설을 내고 ‘일방적 양보’라며 혹평했다. 조선일보는 “합의 내용을 보면 집단행동과 불법을 앞세운 민노총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양보”라며 “그동안 반복돼온 민노총의 상습적 불법 행동에 윤석열 정부도 면죄부를 주기 시작했다”고 했다.

한국경제 역시 사설을 통해 ‘백기투항’이라고 표현하며 “이번 사태는 노동계에 만연한 집단 실력 행사에 의한 떼법 심리를 재용인해준 격”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이유”라고 했다. 

권익위·방통위원장 사퇴압박에 한겨레 “부당하다”

이날 한겨레는 사설을 내고 윤석열 정부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막고 여당 차원의 압박이 이어지는 데 대해 ‘부당하다’고 밝혔다. 앞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현희, 한상혁 두 기관장을 언급하며 “새 정부에서 버티고 있는 건 몰염치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년여의 임기가 남아 있다.

한겨레는 “이번 국무회의 배제는 망신주기를 통해서라도 사퇴시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며 “현재 검찰이 전 정부 기관장 사퇴 압력 의혹 수사를 확대하는 것과도 모순”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겨레는 “노골적이고 부당한 사퇴 압박을 당장 멈추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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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의 한미동맹 편향, 대북 적대정책 중단시켜야”

6.15남측위, 6.15 22주년 대회 개최...북‧해외 연대사 도착(전문)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2.06.15 21:28
  •  
  •  수정 2022.06.15 2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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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남측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6.15공동선언 발표 22주년 자주평화통일대회’를 갖고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허권 통일위원장, 전국농민회총연맹 하원오 의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양옥희 회장.(왼쪽부터)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남측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6.15공동선언 발표 22주년 자주평화통일대회’를 갖고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허권 통일위원장, 전국농민회총연맹 하원오 의장,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양옥희 회장.(왼쪽부터)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평화를 사랑하는 모두의 힘으로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편향, 대북 대결적대 정책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이하 6.15남측위원회)는 15일 오후 7시 서울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6.15공동선언 발표 22주년 자주평화통일대회’를 갖고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6.15해외측위원회 손형근 위원장은 물론 오랜만에 연대사를 보내온 6.15북측위원회(위원장 박명철)도 한결같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우려를 표하고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6.15남측위원회는 호소문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출발부터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천만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며 “확장억제와 전략자산 전개, 한미군사연습의 확대는 남북대화의 입구 자체를 막는 일일 뿐 아니라 군사적 충돌, 전쟁위기를 부르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남과 북의 소중한 약속, 6.15공동선언을 비롯한 공동선언들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것은 남북대화의 출발선”이라며 “온 국민의 힘으로 윤석열 정부의 반통일정책에 맞서 남북의 약속인 공동선언을 지키고 이행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대회사에 나서 “6.15공동선언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과 북의 자주적인 목소리와 역할이 가장 우선이라는 것을 전세계앞에 당당하게 천명하였고, 어느 한쪽이 먹고 먹히는 통일이 아니라 ‘합의 방식의 통일’, 점진적인 ‘과정으로서의 통일’ 청사진을 밝힘으로써 통일을 현실적인 가시권으로 올려 놓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되돌아 보면 2018년 남북대화가 재개되었을 때, 정부와 민간 모두 북미간 합의에 모든 것을 의지하면서 주도적으로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못했다”거나 “정부는 동맹 강화, 군사력 강화 등 적대적 구조의 강화가 남북관계 발전과는 모순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고집했고, 민간은 그 심각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이창복 의장은 “남북공동선언을 존중하고 계승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각계각층 모든 세력이 함께 힘을 모아 행동하자”며 “군사력 증강과,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멈춰 세우고, 패권적 동맹 강화 정책, 평화와 역사정의를 외면하는 한일협력과 한미일 협력을 막아내자”고 호소하고 “통일이 멀어졌다고 말하기 이전에 남북간 화해 협력을 앞당기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 나가자”고 덧붙였다.

6.15북측위원회 연대사를 김경민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대독하고 있다. 왼쪽은 사회자 이연희 6.15남측위원회 대변인.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북측위원회 연대사를 김경민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가 대독하고 있다. 왼쪽은 사회자 이연희 6.15남측위원회 대변인.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각계 인사들의 영상축사도 상영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영상축사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각계 인사들의 영상축사도 상영됐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영상축사 모습.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북측위원회는 연대사를 보내와 “새로 집권한 남측의 보수세력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실현의 돌격대로 자처하며 ‘북주적론’과 ‘대북선제타격’을 공공연히 떠들면서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강화로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려고 분별없이 놀아대고 있다”고 강력히 성토했다.

이어 “더이상 오늘의 비정상적인 현실을 방관시하거나 에돌아갈 수 없으며 민족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과감하고 적극적인 실천으로 북남선언들을 리행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하고 “우리는 6.15공동선언발표 22돐 자주평화통일대회가 민족자주, 반전평화, 북남선언리행의 기치밑에 내외반통일세력의 전쟁대결책동을 단호히 저지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남녘의 정당, 단체들과 각계 인사들의 드높은 기개를 힘있게 과시하는 의의있는 계기로 되리라고 굳게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6.15해외측위원회 손형근 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미국은 인도 태평양지역에서 아시아판 나토라고 할 수 있는 집단안보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으며 그 중심축으로서 한미일군사동맹의 완성을 획책하고 있다”며 “미국의 부추김으로 일본은 군사대국화와 한반도, 아시아에 대한 재침략의 길로 돌진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나아가 “지금이야 말로 6.15공동선언의 산아인 민족공동위원회가 남북해외 연대연합을 결정적으로 강화하여 민족자주, 반전평화, 남북선언 이행의 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반통일세력들의 대결준동을 짓부시고 기필코 자주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는데 앞장설 때”라며 “특히 남녘의 각계각층,세계 여러 나라 동포들과 평화시민세력들과 함께 8월에 예견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반대하는 어느 때 없이 강력한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6.15남측위원회와 함께 4.27부터 10.4까지를 ‘자주평화통일운동기간’으로 설정하고 공동투쟁을 추진하고 있는 6.15해외측위원회는 “7.4공동성명 50주년 관련사업을 훌륭하게 관철하고 7.27정전협정 69주년, 8.15광복 77주년을 계기로 자주통일운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들의 율동에 참석자들도 박수로 호응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대학생들의 율동에 참석자들도 박수로 호응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시민합창단과 이소선합창단이 여는공연과 마무리공연을 맡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6.15시민합창단과 이소선합창단이 여는공연과 마무리공연을 맡았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연희 6.15남측위원회 대변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대회에는 손진우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등 종교계와 정당 대표들의 영상 축사가 이어졌으며, 흥사단 박만규 이사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전국여성연대 한미경 상임대표, 접경지역 주민과 미래세대인 대학생 등 각계각층 대표들이 연설했다.

6.15북측위원회 연대사는 김경민 한국YMCA사무총장이, 6.15해외측위원회 연대사는 정종성 6.15청년학생본부 상임대표가 대독했으며, 호소문은 전국농민회총연맹 하원오 의장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양옥희 회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허권 통일위원장이 함께 낭독했다. 6.15시민합창단과 이소선합창단은 여는공연과 마무리공연을 선사했고 대학생들은 입장표명과 율동으로 대회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호소문(전문)

6.15공동선언 발표 22주년 자주평화통일대회
국민들께 드리는 호소문

오늘 6.15공동선언 발표 22주년을 맞습니다.
6.15공동선언은 분단 사상 처음, 남과 북 정상이 만나 맺은 약속입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을 따라 남북을 잇는 하늘길, 땅길, 바닷길이 열리고, 금강산에서 개성에서, 평양과 서울에서 남북해외 각계각층 동포들이 만나 통일을 꿈꾸는 놀라운 변화들이 매일같이 일어났습니다. 6.15공동선언이 만든 기적은 사상과 이념, 종교와 정견은 달라도 남북이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한다면 얼마든지 통일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

그러나 남북관계는 더 크게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2018년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북미공동성명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멈춰섰습니다. 그 사이 세계는 대혼란기, 대격변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여파가 전 세계에 미치고 있으며, 대립은 날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와 한반도에서도 강대국 간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분단된 한반도에 신냉전까지 더 해진다면 이 땅은 다시 대결의 전장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대북적대정책에 더해 대중국봉쇄전략인 인도・태평양전략의 선두에 한미동맹, 한미일 군사협력을 세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갓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한미동맹을 최우선으로 국민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강대국의 일방에 선다면 한반도 평화를 지킬 수도 없고, 또 다른 비극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남과 북은 6.15공동선언을 비롯한 남북공동선언들에서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판문점선언 1항)한다는 원칙,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6.15공동선언 1항)한다는 원칙을 합의했습니다.
대격변기에 들어선 세계 질서 가운데 서 있는 우리에게 이보다 중요한 원칙은 없습니다. 강대국의 일방이 아니라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으로 냉전의 열섬 한반도에서 새로운 평화체제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아시아의 평화를 만들어 낼 것이며, 신냉전 대신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발부터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선제타격’과 같은 위험천만한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확장억제와 전략자산 전개, 한미군사연습의 확대는 남북대화의 입구 자체를 막는 일일 뿐 아니라 군사적 충돌, 전쟁위기를 부르는 일입니다. 한미동맹 편향의 외교정책은 한반도를 대중국봉쇄의 전진기지, 전장으로 내몰게 될 것입니다. 전쟁을 용인해서는 안 됩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모두의 힘으로 윤석열 정부의 한미동맹 편향, 대북 대결적대 정책을 중단시켜야 합니다.

화해와 평화의 시작은 신뢰이며 존중입니다. 남과 북의 소중한 약속, 6.15공동선언을 비롯한 공동선언들을 존중하고 계승하는 것은 남북대화의 출발선입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통일외교정책 어디에도 공동선언 존중과 이행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적대와 대결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공동선언을 부정하는 윤석열 정부의 대결정책을 용납한다면 평화는 무너지고,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 온 국민의 힘으로 윤석열 정부의 반통일정책에 맞서 남북의 약속인 공동선언을 지키고 이행해나가야 합니다.

6.15공동선언 발표 22년이 지난 오늘, 한반도를 둘러싼 안팎의 도전이 거셉니다. 그러나 역경을 이기며 험난했던 역사를 개척해 온 우리 국민은 또다시 용기백배해 싸워나갈 것입니다.
이 땅의 평화와 자주롭고 번영하는 통일시대를 만들어 가는 것은 우리 시대의 사명입니다.
민족을 사랑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잡고 새 시대로 나아갑시다. 함께 해 주십시오.

2022년 6월 15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북측 연대사(전문)

6.15공동선언발표 22돐 자주평화통일대회 앞

민족공동의 통일대강인 북남선언들을 변함없이 고수리행하여
나라의 평화와 자주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려는 굳은 각오와 결의를 안고
6.15공동선언발표 22돐 자주평화통일대회에 참가한
남녘의 각계인사들에게 뜨거운 인사를 보냅니다.

돌이켜보면 6.15공동선언발표이후 우리 겨레는
통일의 감격과 환희로 들끓던 6.15시대와 격동의 2018년을 목격하면서
북남선언 리행에 조국통일과 민족의 밝은 미래,
조선 반도의 평화가 있다는 것을 페부로 절감하였으며
선언 리행을 위해 줄기찬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그러나 북남사이의 화해와 통일을 달가와하지 않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은
로골적으로 선언리행을 부정하고
북침합동군사연습을 매일같이 벌려놓으면서
평화의 시계바늘을 과거에로 되돌려놓았으며
지금 이 시각도 각종 핵전략자산들을 조선반도 주변에
대대적으로 끌어들이며 정세를 예측할수 없는 최극단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새로 집권한 남측의 보수세력은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실현의 돌격대로 자처하며
《북주적론》과 《대북선제타격》을 공공연히 떠들면서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강화로 핵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려고
분별없이 놀아대고 있습니다.

내외반통일세력이 감행하는 이러한 대결광란의 근원과 인자를
제거하지 않고서는 북남선언들을 지켜낼 수도 없고
언제가도 평화와 통일의 길을 열어나갈 수 없다는 것이
지나온 북남관계사가 보여주는 심각한 교훈입니다.
더이상 오늘의 비정상적인 현실을 방관시하거나 에돌아갈 수 없으며
민족자주의 기치를 높이 들고 과감하고 적극적인 실천으로
북남선언들을 리행해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6.15공동선언발표 22돐 자주평화통일대회가
민족자주, 반전평화, 북남선언리행의 기치밑에
내외반통일세력의 전쟁대결책동을 단호히 저지시키고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남녘의 정당, 단체들과 각계 인사들의 드높은 기개를 힘있게 과시하는
의의있는 계기로 되리라고 굳게 확신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주체111(2022)년 6월 15일

 

해외측 연대사(전문)

6.15남측위원회 자주평화통일대회에 보내는 연대사

역사적인 남북선언들을 고수 실천하려는 불굴의 의지를 안고 ‘6.15남북공동선언 발표 22주년 자주평화통일대회’에 결집하신 이창복 상임대표의장을 비롯한 남측위원회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며 동지적인 연대인사를 드립니다.
22년 전 오늘 분단 사상 처음으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고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이 발표되었을 때의 감동이 새삼 떠오릅니다. 그날 평화와 조국통일을 간절히 바라는 남북해외 8천만겨레는 열광했습니다.
그리고 4년전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계승한 4.27판문점선언과 9.19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공동선언 이행은커녕 남북관계가 대결시대로 되돌아간 엄중한 상태에서 6.15공동선언 22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안타까운 심정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지속적인 대북적대정책과 더불어 남측에 대두한 보수정권이 남북선언을 전면부정하고 대립을 고취하고 있어 조국반도의 정세는 날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신냉전 아래 북부조국과 중국,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적대와 포위정책은 더 한층 강화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미국은 인도 태평양지역에서 아시아판 나토라고 할 수 있는 집단안보체제 구축을 서두르고 있으며 그 중심축으로서 한미일군사동맹의 완성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추김으로 일본은 군사대국화와 한반도, 아시아에 대한 재침략의 길로 돌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장구를 쳐 윤석열 정부는 한일군사협력과 조국반도에 대한 일본의 군사진출을 용인하는 자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이 강화되고 전략자산이 끊임없이 한반도 남쪽에 반입되여 나가고 있습니다.
몰락의 길에서 빠져 나오려고 최후 발악하는 미국과 극우보수세력들의 대결광기를 좌시한다면 민족의 머리우에 핵전쟁의 참화를 몰아오게 될 것입니다.
평화냐 전쟁이냐, 통일이냐 분열이냐의 중대한 갈림길에서 우리는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고 명기한 6.15공동선언 제1항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
자주 없이 평화도 번영도 통일도 실현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뼈저리게 경험한 교훈입니다.
지금이야 말로 6.15공동선언의 산아인 민족공동위원회가 남북해외 연대연합을 결정적으로 강화하여 민족자주, 반전평화, 남북선언 이행의 열풍을 세차게 일으켜 반통일세력들의 대결준동을 짓부시고 기필코 자주통일의 활로를 열어나가는데 앞장설 때입니다.
해외측위원회는 남측위원회와 공동으로 4.27부터 10.4까지를 ‘자주평화통일운동기간’으로 설정하고 공동투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북공동선언의 원점이라고 할 수 있는 7.4공동성명 50주년 관련사업을 훌륭하게 관철하고 7.27정전협정 69주년, 8.15광복 77주년을 계기로 자주통일운동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남녘의 각계각층,세계 여러 나라 동포들과 평화시민세력들과 함께 8월에 예견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을 반대하는 어느 때 없이 강력한 운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6.15남측위원회 동지 여러분.
우리 함께 통일애국의 뜨거운 열기와 민족의 밝은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가슴 불태우고 오늘의 엄혹한 정세를 단결과 투쟁으로 정면 돌파해 나갑시다.
자주평화통일대회의 성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위원회 위원장 손형근
2022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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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 석유파동 가능성…시민들만 ‘직격탄’

[경기지역 휘발유 및 경유 가격 2000원 선 돌파...서민층 '한숨'

전쟁 등 국제적 경제 위험 요소 여전...추가 인상 가능성↑

유가 고공행진 계속. (사진=연합뉴스 제공)
▲ 유가 고공행진 계속.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제 주변에서 2000원대 주유소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6월 1600원대를 유지하던 기름값은 조만간 30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나 전문가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을 기름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 대한 대안은 딱히 보이지 않는다. 결국, 피해는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 시대 해법은 무엇인지 경기신문이 짚어본다 <편집자주>

 

고유가 시대에 자차에서 대중교통을 선택한 회사원 A씨. A씨는 “직장까지 버스로 편도 1450원이 든다. 하루 2900원, 5일이면 1만4500원을 지출한다”며 “몸은 고달프지만 출퇴근에 5만원 정도 지불해야하는 기름값에 비하면 다행”이라고 말했다.

 

수개월째 이어지는 유가 상승으로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민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월 리터당 1600원대 초반이었던 휘발유 가격은 3월 4일을 기점으로 2002원을 기록했고 현재는 그 이상을 훌쩍 뛰어 넘어섰다. 

 

경기도에서 택시운송업을 하는 B씨는 "거리두기 해제로 손님을 좀 맡을 수 있나 싶었더니 택시연료(LPG부탄)는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반해, 택시 요금은 조정되지 않아 더는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퀵서비스 운전기사 C씨는 “퀵서비스는 타 운송업보다 힘들다”라며 “유가보조금 지원이 없기 때문에 유류비 상승에 생계를 유지하려면 더 많이 일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이번 유가폭등은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연초 배럴당 80달러를 웃돌았던 국제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하며 시작됐다. 이후 코로나19가 대확산 된 중국이 상하이 봉쇄령을 내려 유가가 안정되는 듯했으나 현재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폭 상향, 유가보조금 지원 확대 등 여러 정책을 내세워 고유가로 인한 소비자 부담 절감에 나섰다.

 

지난 5월 정부는 앞서 대내외 리스크로 발생한 유가 급등을 안정화하기 위해 유종과 관계없이 유류세 인하 폭을 기존 20%에서 30%로 확대했다.

 

하지만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화물업계는 유류비 부담을 토로하며 파업에 나섰다.

 

화물연대는 "최근 경유가 인상으로 매달 수백만원의 유류비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다"며 지난 7일부터 대규모 총파업에 들어섰고, 일주일 만에 주요 업종에서 약 1조 6000억원 상당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산업연구본부 석유정책연구팀 이달석 명예선임연구위원은 "유럽연합의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와 리비아 정경 불안 등으로 석유 생산이 더뎌지고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목표 생산량 설정에 실패하는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현재 상태를 보인다"며 "정확한 국제 유가 전망은 어렵지만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국제적 문제가 국내 유가에 반영되기엔 일정 시간이 소요되고 아직 영향을 충분히 받았다고 보기 어려워 국내 유가는 조금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도 유류세 인하 등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지만 마땅한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이지민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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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팬클럽에 '팬덤' 규정한 조선일보 "국정 도움 안돼"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6.15 07:58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합의하며 파업 중단
코스피 하락하고 환율 오르고 가상자산 무너지고 경제위기 우려
조선·중앙일보 ‘팬덤정치’ 비판, 김건희 여사 팬클럽도 지적

화물연대의 8일간의 총파업이 중단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가 최저임금제와 비슷한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다만 안전운임제 일몰 조항 폐지를 주장하는 화물연대와, 일몰 연장을 주장하는 정부여당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가 하락해 2500선이 무너지고 원달러 환율이 1290원으로 오르는 등 금융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얼어붙은 영향이 크다. 언론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로 한국 경제가 3중고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3일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 방문목적과 무관한 지인을 대동해 논란이다. 동행한 지인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임원인 김모씨이다. 이외에도 온라인 팬클럽을 통해 대통령 집무실 내부에서 반려견을 데리고 찍은 사진이 퍼지는 등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이 보도됐다. 조선일보나 중앙일보도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의 활동을 우려하는 사설을 실었다.

다음은 15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8일 만에 화물연대 ‘총파업 철회’”
국민일보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화물연대 총파업 철회”
동아일보 “한국경제 복합위기 시작됐다”
서울신문 “누군가의 가족이었던 22만 마리의 눈물 우리는 생명이었을까요”
세계일보 “코스피 2500무너지고 환율 장중 1290원 돌파”
조선일보 “‘안전운임’ 연장한다 화물연대 파업 철회”
중앙일보 “세계가 인정한 내 기술 왜 한국에선 못쓰나요?”
한겨레 “화물연대 파업 종료…안전운임제 유지한다”
한국일보 “퍼펙트스톰 오는데, 정권 초 ‘협치 실종’”

▲15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15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합의하고 8일 만에 파업 종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가 화물노동자의 최저임금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기로 합의해 지난 7일부터 시작된 화물연대의 파업이 8일만에 종료됐다.

화물연대는 14일 오후 8시부터 5차 교섭을 진행한 결과 오후 10시40분쯤 안전운임제를 지속 추진하고, 적용 품목 확대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으로 과로·과적·과속 운행이 고착화된 화물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로, 최저임금제와 같은 성격을 지닌다.

다만 안전운임제의 지속 시행을 놓고 차주 측과 화주 및 운송사업자의 의견을 갈리고 있어 이후로도 갈등의 소지가 될 수 있다.

▲15일 경향신문 1면.
▲15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안전운임제 일몰을 폐지하려면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화물연대는 단순히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주장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힘 쪽에선 화물연대 파업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중단을 요구해왔는데, 안전운임제 자체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화물연대와 국토부 간 합의에 국민의힘은 참여하지 않은 만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반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화물자동차법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매년 10월31일까지 안전운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다음해 안전운임을 공표해야 한다. 만약 일몰되지 않고 내년에도 안전운임제가 유지된다면 다음달에는 위원회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안전운임제를 항시적으로 운영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논의 진척이 없었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지연되는 가운데,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문제 해결을 위한 원포인트 원 구성을 요청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15일 동아일보 4면.
▲15일 동아일보 4면.

동아일보는 1면에서 이어지는 4면기사에서 “화주와 운송사업자 측은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품목별 운임이 30~40% 올랐다고 주장한다”고 썼다. 다만 이번 파업에 대해서는 “사실상 예고된 사태였다는 점에서 정부의 늑장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안전운임제 도입 당시 국회는 일몰 1년 전까지 정부가 운영성과를 평가해 국회에 보고서를 제출하고 지속여부를 정하도록했는데 국회가 공전하는 사이 전체 절차가 지연됐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경제위기와 화물연대 파업을 연결하는 사설을 쓰기도 했다. 이날 사설 “경제위기 태풍 닥쳐왔는데 국회는 휴업, 여야는 내부 싸움 중”에서 경제위기와 함께 화물연대 파업을 언급하면서 “화물연대 파업이 제조업 생산과 수출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데 정치권은 이를 방치하고 있다”며 “정부와 화물연대가 안전운임제를 3년 간 더 연장하는 절충안에 합의하더라도 이를 처리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자체가 아직 구성돼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15일 국민일보 사설.
▲15일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 “극적 타결된 화물연대 파업… 공멸은 피했다”에서 “재계는 안전운임제가 한국에만 있는 불합리한 제도라고 주장했으나 사실과 다르다. 교통연구원이나 안전운임연구단의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제도의 긍정적인 효과를 부인할 수 없다”며 앞으로의 합의에서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코스피 하락하고 환율 오르고 가상자산 무너지고 경제위기 우려

코스피가 연속 하락해 2500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연중 최고치인 1292.5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국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중고에 직면하면서 위기를 지적하는 보도가 쏟아졌다.

동아일보 1면 기사에서는 코스피와 원달러환율 문제와 함께 가상자산 시장도 크게 흔들렸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500여일 만에 3000만원 아래로 떨어지고 이더리움도 140만7000원까지 내려앉아 1년 반 만에 최저치였다.

▲15일 동아일보 1면.
▲15일 동아일보 1면.

조선일보는 이날 1면 기사에서 이러한 경제위기의 원인을 “우크라이나 사태가 예상 밖으로 장기화되며 원유·곡물 가격이 치솟고, 미·중 갈등은 대만·반도체 등을 놓고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로 풀린 돈을 중앙은행들이 거둬들이는 고통스러운 과정도 남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조선일보는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빅스텝(0.5%포인트)’을 넘어 28년 만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소비·투자를 위축시켜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신흥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금융시장이 요동치거나 심한 경우 국가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15일 조선일보 1면.
▲15일 조선일보 1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최근의 증시 하락세는 거품이 빠지는 과정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과거 코로나19 초기 급락했다가 곧바로 회복한 V자형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봤다.

한겨레도 이날 사설에서 “물가를 잡으려면 연준이 연말까지 급격한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밖에 없지만,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식량·에너지 공급난, 미-중 패권 경쟁 속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전세계적 물가 급등과 맞물린 금융 혼란이 쉽게 해결될 기미는 없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경제팀은 중대한 시험대에 섰다. 정부와 한은은 엄중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지 않게 총력을 다해야 한다”며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될 것 같지 않은 만큼, 긴 호흡으로 대처하되 가계부채 위험 관리 방안 마련은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15일 한겨레 사설.
▲15일 한겨레 사설.

김건희 여사 팬클럽에 조선·중앙일보도 우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1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했을 때 방문 목적과 무관한 지인을 대동했는데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임원을 지낸 김모씨였다. 공식 일정에 지인을 동행하는게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보안과 경호 문제 등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또한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활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하는 사설들도 나왔다.

▲15일 경향신문 6면.
▲15일 경향신문 6면.
▲15일 서울신문 8면.
▲15일 서울신문 8면.

서울신문은 이날 8면 기사에서 “김건희 여사가 내조 정치를 본격화함에 따라 지금이라도 대통령실에 공적 보좌 조직을 둬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며 “김 여사가 대외행보를 할 때마다 이런 논란이 불거지는 만큼 전담 공조직의 관리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 “논란 거듭되는 김건희 여사 활동, 공적 지위 맞게 정리돼야”에서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과 권양숙 여사 예방 일정은 사전에 대통령실이 확인하고 다수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설사 비공개·비공식 일정이라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 배우자의 외부행사에는 보안·경호 문제가 수반된다. 참석자는 대통령실 등 공식 계선에서, 행사의 목적과 취지에 맞춰 엄격하게 선정하고 관리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발적 팬클럽 활동을 막을 순 없다 해도, 미공개 사진을 직접 팬클럽에 보내는 일은 삼가기 바란다”며 “대통령 배우자가 ‘사적’ 활동을 한다 해도 국민은 ‘사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15일 조선일보 사설.
▲15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도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등에 우려를 보였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 “대통령 부인도 팬클럽, 국정에 어떤 도움이 되나”에서 “대통령실도 모르게 팬클럽에 집무실 사진을 공개한다면 앞으로 큰 문제를 부를 수 있다”며 봉하마을에 지인을 대동한 것에도 “공적인 일에 사적 관계를 동원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전 정부가 이런 일을 무분별하게 해 비판받았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지금 팬덤 현상이 우리 정치의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치인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묻지마 애정을 보내면서 다른 의견을 공격해 정치를 패싸움으로 만들고 있다”며 “그런데 이제는 대통령 부인의 팬덤까지 생기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국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큰 사태로 악화하기 전에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15일 중앙일보 사설.
▲15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이날 사설 “여야, 국회 닫아 놓고 ‘팬덤 정치’라니”에서 “여권에선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을 자처하는 ‘건희사랑’ 운영자 강신업 변호사의 처신도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다”며 “한 시사평론가가 비판적인 언급을 했다고 SNS에 욕설을 쓰는 등 위압적인 행동을 해서다. 더 큰일이 생기기 전에 김 여사가 정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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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깨문·개딸·양아들…"민주당, '팬덤' 몰두하자 중도층이 떠났다"

野 초재선 토론회 초청 외부 전문가 "이재명 전대 출마 순간 블랙홀에 빠질 것"

조성은 기자  |  기사입력 2022.06.15. 08:07:17

 

'선거 3연패' 더불어민주당에 외부 전문가들의 뼈아픈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열린 한 토론회에서는 "이재명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순간 혁신은커녕 갈등의 블랙홀에 빠질 것"이라는 비판이 공개적으로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탄희 의원 등 민주당 초·재선의원 11명이 공동주최한 '대선·지선 평가 연속토론회'(2차)에서는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발제를 맡겼다. 정치 컨설턴트인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는 이날 발제에서 "대선·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당 대표에 나서는 건 민주적 규범에 안 맞는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46개 구청장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압승했는데 수도권의 민주당 의원들이 다음 총선에서 이길 수 있을지 회의적인 생각이 들 것"이라면서 "'이재명 체제'가 되면 이런 구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데, 이를 지적한 것이다.  

유 대표는 발표 자료에서는 "이재명 출마 강행시, 수도권 국민의힘 단체장(46개) 지역구 의원 등이 동요할 것"이라며 "'차라리 지방선거가 더 나았어' 수준으로 다음 총선에서 참패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팬덤 정치에만 의존해 민주적 규범을 파괴한 게 연이은 선거 패배의 본질적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팬덤'은 '대깨문'을 비롯해 최근 대선 전후 대거 유입된 '개딸', '양아들' 등 일부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말한다. 앞서 친문 중진 홍영표 의원은 선거 패배와 관련해 '이재명 책임론'을 주장했다가 강성 지지층이 사무실 문에 비난 대자보를 붙이는 일을 겪었다.  

유 대표는 민주당이 '팬덤'에만 몰두해 중도층을 외면했다며 "(팬덤의 주장이) 국민의 뜻과 다르다. 지금도 그런 양상이 많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에 국민 과반은 반대하는데 당원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이 민주당에 반복된다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선 직후부터 지방선거 직전까지 일어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강행 △이와 관련해 일어난 민형배 의원 '위장 탈당' 논란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와 이재명 의원의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등도 "(유권자 전체로 보면) 부정적인 여론이 훨씬 높았지만 민주당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언행에 대해서도 그는 "(비판적 여론을) 성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 개딸·양아들 등 팬덤을 칭찬하는 발언을 했다. 국민 눈높이와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었던 40대와 광주 지역 투표율이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던 현상도 "중도층으로부터 민주당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환멸을 느끼게 한 것"이라고 그는 분석했다.

유 대표는 "팬덤 정치와의 결별"을 주문하며 "팬덤과 권리당원이 연결된 구조를 혁파하지 않고 민주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권리당원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권리당원 중 민주당의 강령, 당헌·당규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그런 상황에) '국민의 뜻에 따른다'는 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는 뜻"이라고 했다. '당원·국민의 뜻'이라고 얼버무릴 게 아니라 정치인들이 책임감과 사명의식을 보여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민감한 얘기지만 법제사법위원장을 약속대로 (국민의힘에) 넘겨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유 대표는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다수 유권자에게는 "민주당이 왜 존재하는지는 흐릿해지고 '내로남불', '부동산 무능', '대선 불복' 이미지만 남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시작으로 관심이 집중된 '20대 표심'에 대한 분석도 이어졌다. 토론에 참석한 하헌기 새로운연구소장은 "20대를 '전통적 지지층'이라고 해왔다. (지난 선거에서) '지지층을 뺏겼다'고 하는데 뺏긴 게 아니라 재생산에 실패한 것"이라며 "90년대 이후 세대는 민주당을 진보정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도 "리더십의 위기·정체성의 위기·지지기반의 위기"를 지적하며 "탈세계화 흐름 속에서 달라진 20대의 관심사와 가치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은 패널들의 지적에 대부분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패널 발제·토론에 이어 의원들이 참여한 비공개 토론에서는 차분한 분위기에서 팬덤 정치와 계파 갈등, 전당대회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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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 22주년, '남북공동선언 정신 되새기자'

6.15남측위, 민화협, 양대노총 행사..북측 약 3년만에 연대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6.14 17:13
  •  
  •  수정 2022.06.14 23:02
  •  
  •  댓글 0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맞는 6.15공동선언 발표 22주년을 맞아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되새기고 실현하기 위한 대회와 토론회가 진행된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는 15일 저녁 7시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 천도교 중앙총부에서 '6.15공동선언발표 22돌 자주평화통일대회'를 개최한다.

6.15남측위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강경정책과 미국의 패권동맹에 일방적으로 참여하는 대외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공동선언의 계승과 실현에 동의하는 각계각층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민규 흥사단 이사장과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5.15경기농민본부 상임대표 등이 나서 △남북공동선언 이행 촉구 △과거사 해결없는 한일협력, 한미일 협력 반대 △평화협력 외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전단살포 중단 등을 촉구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통일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자주통일의 길, 노동자의 과제'를 주제로 공동토론회를 주최한다.

토론회에는 손정목 통일시대연구원 부원장과 안혜영 민주노총 통일국장, 조선아 한국노총 대협실장이 각각 △미국의 패권전략과 동북아 정세 △노동자 통일운동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제하고, 문병일 한국노총 서울본부 통일위원장과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통일위원장이 '남북 노동자 자주교류 등 실천 과제'를 중심으로 토론에 나선다.

이날 오후 2시에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주최로 '6.15공동선언 22주년·7.4공동서명 50주년-6.15공동선언과 한반도 전환기의 평화모색' 주제의 통일정책포럼이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포럼은 '2022년, 한반도 평화의 길' 주제의 1세션과 '6.15남북공동선언과 우리의 과제' 주제의 2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김성민 민화협 정책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1세션에서 전봉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안보통일연구부 교수(동북아 신 지정학과 한국의 옵션),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북한 대내외 정책변화 평가와 전망),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한반도 평화와 남북 상생을 위한 새 정부의 과제)의 주제발표와 박영호 전 강원대학교 초빙교수, 왕선택 한평정책연구소 글로벌외교센터장의 토론이 이어진다.

2세션은 박인휘 이화여자대학교 국제학부 교수의 사회로 김준형 한동대학교 교수와 김천식 전 통일부차관, 박순성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유호열 고려대학교 명예교수가 참석한 라운드 토론으로 진행된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민화협 포럼과 이날 오후 2시 30분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개최되는 6.15남북정상회담 2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별도의 정부 기념행사는 없다.

이날 북측은 양대노총 토론회에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윈회 위원장 명의로 연대사를 보내와 눈길을 끈다.

북측이 남측 민간의 요청에 공식적으로 답을 보낸 건 2019년 남북관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뒤 약 3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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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력의 ‘두 번째 사명’ 과 결행 시기

  • 기자명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  
  •  승인 2022.06.14 08:56
  •  
  •  댓글 0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2)

조선신보 김지영 편집장이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을 연재했다. 호칭과 맞춤법을 한글식으로 고쳐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연재]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1) ‘전쟁 주적론’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
(2) 핵무력의 ‘두 번째 사명’ 과 결행 시기
(3) "군사적 대결 기도하면 소멸될 것’, 빈말이 아니다
(4) 한‧미‧일이 북을 적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

미국의 핵선제타격 태세에 대한 대항책

김정은 총비서의 4.25 열병식 연설은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북한(조선)이 핵무력의 기본사명에 대한 새로운 결단을 표명한 것.

전쟁방지, 보복타격과 다른 사명

김정은 총비서는 “우리 핵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여있을 수는 없다”라며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의외의 둘째가는 사명”이란?

2013년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이 제시된 데 이어 최고인민회의에서 제정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공고히 할데 대한 법’에서는 “조선의 핵무기는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에 대처하여 부득이하게 갖추게 된 정당한 방위수단이며 조선의 핵무력은 조선에 대한 침략과 공격을 억제, 격퇴하고 침략의 본거지들에 대한 보복타격을 가하는데 복무한다”고 규정하였다.

전쟁 방지와 보복타격이 명기되고 선제타격은 언급되지 않았다. 보복타격에 대해서도 적대적인 다른 핵보유국이 북을 침략하거나 공격하는 경우 그를 격퇴하고 보복타격을 가한다고 하였다.

4.25 열병식 연설에서는 전쟁 방지와 보복타격이 아닌 또 하나의 사명이 언급되었다.

그 사명이 결행되는 조건은 종전과 다르다. 보복타격은 침략이나 공격이 가해지면 결행되지만 ‘두 번째 사명’은 북의 근본 이익에 대한 침탈 기도가 확인되는 경우에 결행된다. 그리고 적대적인 다른 핵보유국뿐만 아니라 어떤 세력이든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그 대상이 된다.

침략성이 강화된 미국 핵교리

북의 오랜 교전국인 미국은 북을 핵선제타격 대상으로 삼았다.

미국은 북의 핵무력을 ‘세계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매도하지만 원래 북을 핵무장으로 떠민 것은 미국이다.

 

2006년 북은 “미국의 반공화국 고립압살 책동이 극한점을 넘어서 최악의 상황을 몰아오고 있는 제반 정세 하에서 우리는 더 이상 사태 발전을 수수방관할 수 없게 되었다.”(조선외무성 성명)며 첫 지하핵실험을 단행했다.

2013년 북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노선을 제시하였을 때 미국은 세계지배를 위한 전략적 중심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돌리고 북을 1차 공격목표로 삼았다. 북의 평화적 위성 발사까지 걸고 들면서 인위적으로 긴장을 격화시키고 그를 구실로 방대한 무력을 끌어들여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을 끊임없이 벌렸다.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조선은 2018년 병진노선이 밝힌 과업들이 관철되었음을 선언하고 핵무기 없는 세계건설에 이바지하려는 입장에서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발사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미국은 호응하지 않았다. 그해에 시작된 관계개선과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가 결실 없이 중단된 책임도 미국 측에 있다.

지금도 미국은 북을 핵무력 강화로 떠밀고 있으며 북을 과녁으로 삼은 미국의 핵교리는 그 공격성, 침략성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바이든 미 행정부가 올해 3월에 발표한 ‘핵태세검토(NPR)’보고서는 ‘극단적상황(extreme circumstances)’에서 미국과 동맹국, 우방국의 핵심 이익의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핵의 선제 불사용(No first use)’과 핵무기 사용을 핵공격에 대한 반격에 제한한다는 ‘유일한 목적(sole purpose)’에 관한 구상이 한때 거론되기도 했으나 결국 채용되지 않았다.

‘신냉전’ 구도가 심화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발발로 국제적인 안보환경이 요동치는 가운데 발표된 이 보고서는 핵을 기본수단으로 삼고 패권주의 정책을 강행하려는 미국의 야망에 추호의 변화도 없으며 미국 핵무력의 침략적인 사명은 절대로 변할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핵공격을 받지 않아도 ‘극단적 상황’이 조성됐다고 인정하기만 하면 핵선제타격을 결행하는 핵교리를 담보하기 위해 전략전술 핵무기의 증강을 다그치고 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위협에 대처

미국 정부와 군부는 “‘핵억제’란 핵무기의 사용을 전제로 한다.”라고 공언해왔다. 핵전쟁위협을 동반하는 미국과의 장기적 대결이 불가피한 조건에서 북은 미국의 침략적인 핵교리에 대해서도 상응한 강도로 대항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은 변하고 있다. 1953년의 정전협정 체결 후 지금까지는 대규모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엉킨 ‘한정적 상호억제’는 작동했지만, 중소규모의 군사적 도발행동이 억제된 것은 아니었고 실제로 군사분계선과 해상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대국들의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고 미국의 침략적인 핵교리가 공개된 지금 한반도에서의 의외의 충돌이 핵전쟁으로 번져가지 않으리라는 보증은 없다.

북은 조성된 군사적 위험성에 대처하여 ‘핵억제’의 실효성을 부단히 높이고 있다. 일단 전쟁상황이 되면 그 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상대방의 전쟁 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 핵전투 무력을 동원한다는 결단도 이미 밝혔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우려들과 위협들을 안정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힘과 수단, 세계의 군사기술발전추세를 앞지르는 전략전술 무기체계를 갖추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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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필·가짜 스펙 돈 주고 사세요” 특권층-유학 컨설팅 ‘위험한 거래’

등록 2022-06-14 05:00
수정 2022-06-14 07:16

엘리트로 가는 그들만의 리그
② 스펙, 그 거짓과 진실
국내 유학 컨설팅의 문제점

 
게티이미지뱅크
‘논문, 출판, 봉사단체 설립, 애플리케이션(앱) 제작 기획, 미술 전시회….’ 국제학교를 다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딸이 쌓아올린 ‘스펙’은 화려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표절·대필 의혹이 숨어 있고, 의혹의 줄기는 케냐를 비롯한 제3세계 청년들의 지적 착취 산업으로까지 이어진다. 한 장관의 딸은 연구 윤리를 어지럽히는 약탈적 저널을 활용하고, 미국 입시전문가인 이모 진아무개(49)씨의 딸들과 스펙을 품앗이해왔다.
<한겨레>는 지난 1~9일 진씨가 활동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등 실리콘밸리 인근을 방문했다. 여기는 한 장관의 딸과 ‘스펙 공동체’를 이룬 진씨 딸들이 고등학교를 다녔고, 미국 명문 대학을 향한 아시아인 학생들이 치열한 입시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이곳에서 만난 이들은 편법적인 기회 획득에 분노하며, 세상의 모든 출발선은 같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규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미국 명문 대학이라는 학벌을 자녀에게 물려주는 과정에 한국 사회 엘리트들이 동원하는 ‘글로벌 스펙 산업’의 실태와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세 차례에 걸쳐 담는다.

 

“요즘 애들은 슈퍼맨에다 똘똘이 스머프가 돼야 하거든요. 걱정 마세요. 학생이 가만히 앉아서 숨만 쉬면 영자신문 특파원, 개인 홈페이지 만들기 같은 프로그램들은 저희가 넣어줍니다. 교사 추천서도 써드리고요. 논문 대회 참가하시려고요? 대필도 가능합니다.”

 

<한겨레>는 이달 초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유학 컨설팅 업체의 입시설명회에 참석했다. 소수의 인원만 예약을 받아 진행했는데, 이날 업체 관계자가 보여준 컨설팅 내역 자료에는 △교내 과제 에세이 첨삭 △수상경력 관리 △대입 에세이 무제한 교정·첨삭 △논문 대회 참가(대필 가능) 등이 적혀 있었다. 특히 “내신점수(GPA)와 (미국 대학입학시험) 에스에이티(SAT) 점수가 낮더라도 특별한 액티비티 내러티브(활동 서사)를 구성해 불가능을 가능케 해준다”고 장담했다.

 

 또 다른 업체가 진행한 온라인 설명회에는 60여명이 참석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탓인지 이날 설명회에서는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한 장관 딸의 화려한 ‘스펙’이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매체에 광고성 인터뷰 기사를 실은 것을 두고는 “미국 입학사정관이 바보가 아니다”며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주말 봉사활동을 연결해주겠다며 컨설팅 기본 금액으로 550만원을 불렀다. 대회 참가, 에스에이티 준비, 대입 에세이 작성 등 추천 프로그램을 합치면 비용은 2천만~3천만원으로 치솟았다.

 

컨설팅 비용 보통 연간 2천만원…더 내겠다고 하면 1~2억원도

 

“지금 국내 유학 컨설팅 시장은 도덕적 관념이 무너졌다.” 지난 2일 <한겨레>와 만난 박종경 직지아카데미 대표가 말했다. 직지아카데미는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영어 글쓰기·읽기, 미국 수학대회 준비를 위한 수업 등을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수강 학생 200명 가운데 70~80%가 국제학교를 다닌다. 박 대표가 지적하는 국내 유학 컨설팅의 문제는 두가지다. 하나는 대필 문화의 만연이다. “내신 관리 명목으로 학교 숙제를 대신 하고, 대입 에세이 대필도 흔하다. 학생들의 진로를 가이드해주고 국내에선 접하기 힘든 최신 미국 대학 정보를 제공해주는 식이 돼야 하는데 아예 대신 해주는 길로 가고 있다.”

 

다른 하나는 컨설팅 업체들의 장삿속과 결부된 ‘가짜 스펙’ 사업이다. 박 대표는 한달에 한번꼴로 받는 이메일을 소개했다. ‘아이비리그 교수진과 논문 출판(학생은 공저자로 이름 기재)을 할 학생들을 소개해주면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주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보내는 사람은 바뀌는데 내용은 거의 똑같다. 박 대표는 “아이비리그 정교수가 한국 고교생과 논문을 왜 같이 쓰겠냐”며 “전부 사기”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1천만원에 에세이 몇개를 모아 책으로 출판하는 상품이 유행했다고 한다. 그는 “미국 입시에서 내신점수와 에스에이티 등 학업성적을 뒤집을 만한 엑스트라 커리큘럼(봉사·과외활동)이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생·학부모 불안심리 이용한 ‘공포마케팅’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처 이후 탄생한 유학 컨설팅 시장은 2010년 국제학교가 국내에 등장하면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요즘은 “대기업 차장·부장 정도만 돼도 보내겠다고 나설 정도”(박종경 대표) 로 중산층까지 국제학교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국 대학 입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어났다. 미국 대학 입시를 잘 모르는 한국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한 심리를 유학 컨설팅 업체는 ‘공포 마케팅’으로 파고들었다. 앞서 <한겨레>가 참여한 입시설명회에서도 전공과 관련된 교외활동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한국 기준 중학생인) 9학년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외활동으로 “입학 여부를 가르는 곳은 미국 명문 대학인 아이비리그 몇군데뿐”이며, 아이비리그 입학자는 “한국 유학생 10명 중 1명 정도”뿐이다(20년차 해외 교육 컨설팅업체 대표 이아무개씨). 한국 학생 대부분이 진학하지 못하는 게 현실인데도 아이비리그만 따지는 교외활동을 만들기 위해 입시 컨설팅에 돈을 쏟아붓는 게 현실이다. 이씨는 대학 서열에 익숙한 한국인의 특성이 반영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대학은 랭킹보다 전공, 교육의 질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는데 한국 부모는 ‘우리 아이는 아이비리그 아니면 안 보낸다’는 식”이라고 했다.

 

 
2021년 10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해외 유학·이민 박람회에서 방문객들이 참가 업체 부스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특권층, 사회적 지위 재생산 위해 해외로

 

유학 컨설팅 시장에는 통용되는 시세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박 대표는 “컨설팅 비용은 보통 연간 2천만원 수준인데 (부모가) 더 내겠다고 하면 1억~2억원을 받는 사례도 봤다”고 말했다. 시장 규모도 알 수 없다. 유학원이나 컨설팅이라고 밝힌 업체들도 있지만 에스에이티 학원 등을 운영하면서 개인 컨설턴트를 고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현금 거래가 보편적이라서 탈세 가능성도 있다.

 

미국 입시 컨설턴트들이 한국의 유학 컨설팅 시장이 부적절하고 위태롭다고 말하는 이유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미 교육컨설턴트협회(IECA) 소속으로 7년째 컨설턴트로 일해온 이민정(가명)씨는 “미국에서는 옆에서 누군가 조언을 해줄 순 있지만 다른 사람 것을 복제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단 걸리면 큰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10년 넘게 학원을 운영한 임아무개 원장도 “첨삭은 학생이 모든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강조했다. 새너제이에서 12년째 에스케이(SK) 에듀케이션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는 크리스 김(50) 대표는 “한국은 입시 컨설팅의 상품화가 심하다. 한국 출장을 많이 가는데 갈 때마다 상품이 바뀌어 있다. 어떤 때는 펜싱이 잘나가고, 그다음엔 대회 출전, 그다음엔 비영리단체 설립 등이 추천되더라”고 말했다.

 

미국은 에세이 첨삭때도 코멘트만…“학생이 모든 아이디어 제공”

 

미국 현지 컨설팅은 한국과 어떻게 다를까. 이씨는 “9학년은 특별히 컨설팅해줄 게 없다.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하는지 확인만 한다. 10학년부터 흥미나 희망 전공에 따라 학교 수업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조언한다. 졸업반이 되면 대입 에세이 첨삭에 들어가는데 어떤 내용을 더 강화해라, 빼라 정도의 코멘트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 역시 “대입 에세이를 봐주면서 학생 (본인의)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이끈다. 다 써주냐고 묻는 부모도 있는데 그런 방식은 학생의 목소리를 제쳐놓고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밖에 안 된다. (한국식처럼) 멋있고 어려운 단어를 모아둔 게 아니라 학생의 메시지가 녹아들어야 잘 쓴 에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입시 컨설팅 평균 비용은 연간 수천달러에서 1만달러(약 1280만원) 정도다. 5만달러(약 6400만원) 이상은 거의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입시 업체를 운영하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 딸의 이모 진아무개(49)씨를 두고 김 대표는 “너무 한국식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가짜 스펙’이 걸러지지 않고 일부 넘어가니까 계속 상품화했나 본데 학생에게 거짓말로 요령을 피워서 (과정이) 어떻든 (대학 입학만) 하면 되는구나를 가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경원 경기도 교육정책자문관은 “국내 학생부종합전형이 외부 조력을 점차 제한하면서 국내 명문대 진학이 어려워지자 특권층이 사회적 지위를 재생산하기 위해 다른 활로를 찾은 것이 해외 대학 진학”이라며 “다시 한국에 들어와 ‘부모 찬스’로 직장을 구해 사회 지도층으로 행세하는 큰 흐름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 컨설팅업체는 강남 소재 무작위 선택어떻게 취재했나<한겨레>는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 등 실리콘밸리 인근을 방문해 학부모와 학생, 입시컨설턴트 등 22명을 인터뷰했다. 한국의 유학 컨설팅 업체 가운데 일부는 국제학교 재학생의 가족으로 가장해 취재했다. 실수요자가 아닌 한 컨설팅 내용·비용 등을 밝히길 꺼리는 업체 특성 때문에 위장 취재 방식을 택했다. 유학 컨설팅 업체들이 밀집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강남대로, 강남역 사거리에서 무작위로 업체를 선택했다.
 

이유진 장예지 기자, 새너제이/김지은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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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주적론’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

  • 기자명 김지영 조선신보 편집국장
  •  
  •  승인 2022.06.13 19:01
  •  
  •  댓글 0
 
 
 

[연재]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1)

조선신보 김지영 편집장이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을 연재했다. 호칭과 맞춤법을 한글식으로 고쳐 전문을 게재한다. [편집자]

[연재] 핵무력 강화의 배경과 목적

(1) ‘전쟁 주적론’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
(2) 핵무력의 ‘두 번째 사명’ 과 결행 시기
(3) "군사적 대결 기도하면 소멸될 것’, 빈말이 아니다
(4) 한‧미‧일이 북을 적으로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

평화와 안전을 위한 현실적 선택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며 특정한 국가나 세력이 아니라고 천명한 북한(조선)은 이미 보유한 핵무력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를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 배경과 목적을 살펴본다.

우리는 계속 강해져야 한다

지난 4월 25일 사상 최대규모로 성대히 거행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은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는 현실적 힘, 북의 군사 기술적 강세를 시위하였다. 그러나 자기 자신 지키기 위한 힘을 키우는 데서 만족과 그 끝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수난 많은 민족사에서 북이 체득한 교훈이다.

원수복을 입고 열병식 주석단에 나온 김정은 총비서는 연설에서 “힘과 힘이 치열하게 격돌하는 현 세계에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진정한 평화는 그 어떤 적도 압승하는 강력한 자위력에 의하여 담보된다”라면서 “우리는 계속 강해져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국력의 상징이자 우리 군사력의 기본을 이루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국본토를 사정권 안에 두는 전략핵무기와 임의의 전쟁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전술핵무기를 모두 갖추고 그 성능을 부단히 제고한다는 의미다.

북의 오랜 교전국인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나라이며 오늘도 다른 나라를 위협하고 지배하는 패권 수단으로 핵무력을 악용하고 있다.

반면 북의 핵무력은 이와 다른 목적과 기능을 한다. ▲핵무력을 강화 발전시켜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면서 ▲경제건설에 더 큰 힘을 넣어 우리 인민들이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누리는 강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김정은 시대에 제시된 새로운 병진로선의 핵심이었다.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의 병진 노선이 제시된 2013년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금 미국은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우리의 핵억제력을 제일 무서워하며 핵무기를 틀어쥔 우리가 경제적 부흥을 이룩하면 저들의 대북 적대시 정책은 끝장이라고 보면서 최후발악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세월이 흘러 북미 대결전이 장기화된 지금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15년 구상과 전쟁 주적론

핵무기의 소형경량화와 전술 무기화의 심화 발전, 초대형 핵탄두 생산, 전략적 대상들에 대한 명중률 제고와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 고도화를 비롯한 목표와 과업들이 국방발전 5계년 계획으로 종합되어 당대회에서 제시된 것이 2021년이다.

이해에 국가부흥의 중장기 구상도 밝혀졌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대회 후의 5년을 대변혁의 5년으로 되게 하고 다음 단계의 거창한 투쟁을 연속적으로 전개하여 앞으로 15년 안팎에 전체 인민이 행복을 누리는 융성 번영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일으켜 세우자”라고 했다.

 

같은 해의 10월, ‘전쟁 주적론’이 공식화된다.

과거 5년간 개발 생산된 전략 전술 무기들이 집결한 ‘국방발전전람회’ 개막식 연설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한이나 미국 특정한 그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라고 천명했다. 그리고 “후대들을 위해서라도 우리는 강해야 한다”라며 한반도에 조성된 불안정한 현 정세에서 나라의 군사력을 그에 상응하게 부단히 키워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15년 구상과 더불어 ‘전쟁 주적론’이 공식화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전쟁이 없는 푸른 하늘 아래서만 인민을 위한 경제부흥전략은 순조롭게 추진될 수 있다.

그런데 세계를 둘러보면 힘과 힘이 격돌하는 현실, 전쟁국가의 무력행사로 인해 평화가 파괴될 수 있는 우려와 위협들이 엄연히 존재한다.

2021년에 출범한 바이든 미 행정부는 일방적인 편 가르기식 대외정책을 더욱 악랄하게 감행하여 ‘신냉전’ 구도를 한층 더 격화했다.

중국의 내정에 속하는 대만 문제에 간섭하여 ‘항행의 자유’를 구실로 각종 군함들을 대만해협에 들이밀고 정세를 한층 긴장시켰다.

한편 소련과 동유럽 사회주의가 붕괴한 후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를 과녁으로 삼아 추진해 온 고압적인 봉쇄 책동의 수위도 끌어올렸다. 러시아와 서방 나라 사이에서 완충지대로 기능하던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가입과 반러시아 행동을 음으로 양으로 부추겼다.

결국 2022년에 들어 유라시아의 한복판에서 무력충돌이 일어났다.

힘과 힘이 격돌하는 세계

우크라이나 사태의 배경에는 핵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 구도가 있다. 핵무기가 세상에 출현한 이후 세계적 규모의 냉전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여러 지역에서 크고 작은 전쟁들도 많이 있었지만, 핵보유국들만은 군사적 침공을 당하지 않아 왔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어느 핵보유국의 국가안보가 다른 핵보유국에 의해 심히 위협당하는 사태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냉전 시기인 1950년대 한반도는 전쟁터로 화하고 숱한 희생을 치렀다. ‘신냉전’ 구도가 심화하는 오늘날 세계에서 북은 전쟁을 주적으로 삼고 푸른 하늘 아래서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는 길을 선택하고 주저 없이 전진하고 있다. 대결과 분쟁의 조종자인 미국이 무엇을 가장 무서워하는가를 너무도 잘 알기에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보란 듯이 강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라시아에서 분쟁의 불길이 터져 오른 지 2개월 후에 거행된 열병식의 광경, 김정은 총비서의 연설은 역사에 길이 아로새겨질 것이다.

“복잡다단한 국제정세 속에서도 총포성을 울리지 않고 전쟁과 동란, 피난이라는 말과 무관하게 인민을 위한 15년 구상이 빛나게 실현될 때, 세계는 조선이 선택한 결단과 의지가 천백번 옳은 것이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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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외동딸의 마지막 선물... 사고 3일 후 부모님 집에 온 에어컨

[교제살인 두 번째 이야기 - 사람이 죽었다④]
황예진, 그는 어떤 사람이었나
법정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투는 공간이다. 피해자가 사망하면 가해자만 그 공간에 선다. 그렇게 나오는 판결문이 사건의 전모를 다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은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인 교제살인 사건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CCTV 증거 화면이 있어도 피해자는 그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 '왜'가 남는다. 고 황예진씨 사건에서 그 질문을 놓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사건번호 2021고합○○○ 상해치사, 사람이 죽었다. [편집자말]

2021년 7월 28일... 사건 발생 사흘 후 고 황예진씨 부모님댁에 도착한 에어컨이 보인다. 고인이 정규직 전환 후 처음 받은 월급으로 준비했던 '서프라이즈 선물'이었다. ⓒ 한승호

거실 한편, 그 에어컨이 있다. 아직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 에어컨이 경기도 양주에 있는 황예진씨 부모와 외할머니가 사는 집에 배송된 날짜는 2021년 7월 28일이다. 참혹한 사건이 발생하고 사흘 후 도착했다고 했다. 교제 상대에게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던 황씨가 사건 발생 전 집으로 보낸 선물이었다. 가족들은 그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오래된 에어컨을 바꿔 할머니가 좀 더 시원하게 여름을 보냈으면 하는 생각에 몰래 준비한 황예진씨의 '서프라이즈 선물'이었다. 정규직 전환 후 처음 받은 월급으로 산 것이라고 했다.

선물을 보고 깜짝 놀라는 가족들 얼굴을 황씨는 보고 싶었을 것이다. 할머니와 함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거운 한때를 보낼 상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에어컨은 결국 고인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이 되고 말았다.

외할머니

황예진, 그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어머니를 두 차례 만났다. 어렸을 때부터 옆집(사실상 한 집)에 살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외사촌 언니에게도 고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사춘기를 지켜봤던 공부방 선생님을 만나 왜 두 차례나 장례식장을 찾았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고등학교 동창 친구, 대학 동창 친구들도 취재에 응했다. 대학 시절 만난 친구이자 고인과 함께 맞은 편 자리에서 일했던 직장 동료에게서도 황예진씨가 어떤 사람인지 들을 수 있었다.

황예진.
1996년 2월 13일 출생.
슬기로울 예(睿), 참 진(眞).

그의 아빠와 엄마는 1993년 겨울 처음 만났다고 했다. 어느 날 엄마가 잃어버린 회사 출입카드를 아빠 회사 동료가 주웠고, 출입카드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성사된 4:4 미팅. 그 자리에서 시작된 엄마와 아빠의 연애, 이듬해 봄 두 사람은 결혼을 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딸이 태어났다. 맞벌이 부부의 외동딸, 철원에 사는 외할머니는 손녀가 항상 마음이 쓰였던 것으로 보인다. 치과 치료를 위해 서울에 왔던 할머니는 손녀를 돌보는 보모가 영 미덥지 않았는지, 그 길로 아이를 데리고 철원으로 갔다고 했다. 엄마와 아빠는 금요일마다 아이를 보러 철원으로 갔고 월요일 새벽에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다시 서울로 옮겨야 했다고 한다. 황씨는 다섯 살까지 할머니와 살았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고 황예진씨는 외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했다. 외할머니와 고인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다. ⓒ 한승호

황씨가 엄마·아빠와 다시 함께 살게 된 것은 그 다음 해부터. 부부가 빠른 년생이었던 딸의 초등학교 진학을 염두에 둬야하는 때였고, 마침 경기도 양주 한 아파트에 새로운 보금자리도 만든 터였다. 또한 바로 옆집에 황씨 이모가 살고 있었다. 외할머니는 거처를 철원에서 황씨 집으로 완전히 옮긴다. 베란다로 서로 오갈 수 있는 구조, 목재 간이벽을 떼어내고 두 집은 서로 오갔다. 반찬 하면 서로 갖다주고 그렇게 '한지붕 두 가족'으로 10년 넘게 살았다고 한다. 이모 집에는 황씨의 외사촌 자매들이 있었다. 그중 맏언니와 황씨는 나이가 같다. 황씨의 외사촌 언니 생일은 1996년 1월 1일. 그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족이자, 친구이자, 그냥 친자매죠. 그런데 저와는 많이 달랐어요. 엄마가 항상 '예진이는 너무 철든 거 같다고, 이해심이 진짜 넓다'고 얘기했는데, 진짜 어릴 때부터 그랬던 거 같아요. 서로 장난치고 그럴 때는 그냥 애인데, 어떨 때는 언니 같은? 조언을 많이 해줬던 친구예요. 제가 고3때 진로 문제로 부모님과 의견이 엇갈렸는데, 그때 예진이가 그러더라고요. '너는 이모가 지금까지 그렇게 너 믿고 투자해줬으면, 너도 한 번 쯤 부모님 말씀 들어볼 수 있는 거 아니냐'. 뭔가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어요. 그 때 그 말이 아직도 기억나요."

어른스러웠던 외동딸

또래보다 어른스러웠던 사람. 취재를 위해 만난 일곱 명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온 말이었다. 그 앞에 따라붙는 말도 거의 비슷했다. 외동인데, 외동으로 자랐는데, 외동이라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6년 동안 황씨에게 산수와 수학을 가르쳤던 공부방 선생님 기억에 그는 "외동인데도 맏이 같았던 아이"다.

"보통 아이들은 용돈 쓰기 바쁜데, 예진이는 용돈을 모아요. 그래서 가족 생일 다 챙겨줬어요. 예진이가 할머니하고 엄마, 아빠를 참 많이 생각했어요. 할머니가 자신을 길러주셨고, 부모님은 맞벌이하느라 바쁘다는 걸 다 아니까, 또래들에 비해 철이 들어 있었죠. 엄마나 아빠한테 뭐라 요구를 잘 안 하고...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려고 하는 아이였어요. 애가 속이 깊었죠. 예진이는 사춘기가 없는 아이였어요."

 

고 황예진씨가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는 그의 똑 부러진 면모가 나타난다. 아버지에게 금연을 권하는 편지에서 그는 "저를 사랑하시는 걸 알지만, 만지는 거는 싫어한다"고 쓰기도 했다. ⓒ 이주연

어른스러움이 어른에 대한 '순종'을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황씨는 어려서부터 자신의 생각이 분명한 쪽에 속했고, 자신이 보기에 '이건 아니다' 싶으면 당차게 나서기도 했다. 공부방 선생님에게 황예진씨는 '강강약약'의 면모도 있었던 아이로 기억된다. 그는 "약한 여자아이를 짓궂게 괴롭히는 남자아이들과 맞서는 모습을 볼 때는 내 딸도 저렇게 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저 어린 시절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대학 동창 친구들은 "예진이가 남자를 볼 때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한테 어떻게 대하는지, 그걸 참 예민하게 봤다"고 말했다. 대학교 기숙사 생활 시절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기숙사에는 통금 시간이 있잖아요. 기숙사 경비하시는 분이 70대 정도로 나이가 많으신 분이었는데, 통금 시간이라고 문을 안 열어주니까 학생들과 실랑이가 있었다고 해요. 어떤 학생이 너무 버릇없이 구니까 그걸 보고 예진이가 대신 나서 싸웠던 모양이에요. 본인이 무슨 정의의 사도라고... 나중에 기숙사에 예진이 짐 뺄 때 갔었는데, 경비하시는 분한테 그 얘기를 들었어요. '예진이 잘 키웠다'고 그러시더군요."

'어른스러움'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의 똑 부러지는 이런 면모는 주로 자신과 관련된 선택을 할 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는 "학원 다니려고 여러 군데를 함께 돌아보더라도 왜 거기를 다니려고 하는 건지 이유를 밝히며 최종 선택은 항상 예진이가 했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진학 문제를 두고서도 황씨는 공부방 선생님이나 어머니에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켰다고 한다.

이 같은 책임감에는 '외동'이라는 황씨 상황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친구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 있다고 했다.

"시험 기간에 저희가 같이 놀자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해도 걔는 안 갔어요. 도서관 남아서 밤새 공부하고 그렇게 되게 열심히 했어요. 예진이가 만날 했던 말이 자기는 외동이라서 엄마하고 아빠 돌아가시면 진짜 나 혼자 남기 때문에 혼자서 잘 해야 한다고 그랬어요." (대학 동창 친구들)

"우리가 친해지게 된 게 둘 다 외동이라서... 예진이가 '우리는 외동이니까 부모님께 너무 기대면 안 된다'고, '내가 잘 돼야 한다'고, '빨리 자리 잡아서 엄마랑 아빠랑 이것저것 해드리고 싶고, 짐 좀 덜어드리고 싶다'고 자주 말했어요." (고등학교 동창 친구)

 

"진짜 혼자 남으니까... 혼자서도 잘해야 해"

고 황예진씨가 받았던 상장들. 중앙에 보이는 장학증서는 고인이 대학생 시절 기숙사 경비 할아버지에게 거친 언사를 하는 학생들과 맞선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받은 것이다. ⓒ 한승호

"외동이니까 혼자서도 잘해야 돼."

'혼자' 될 미래를 그려보면 주변 사람들이 더 각별하게 다가왔을 터다. 황씨는 자신에게 곁을 내준 이들을 늘 챙기려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교 동창 친구는 "내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한없이 퍼주는 사람"이었다고 했다. 그의 기억에 황예진씨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어느 날 가방에서 스윽 꺼내 '이런 거 좋아하지?' 하면서 선물을 줘서 더 감동을 줬던 사람"이었다. 대학 동창 친구 A씨는 "내 고민을 얘기하면 며칠 후에 잊지 않고 '그거 잘 됐냐'고 계속 신경을 써줬던 친구"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알게 돼서 직장 동료로 함께 지냈던 친구는 황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예진이가 첫 월급 받고 저한테 선물을 보냈더라고요. 그냥 업무 관련해서 동료로서 도움을 준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예진이가 그걸 좀 많이 고마워했던 것 같아요. 워낙 본인이 뭔가 받았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친구였어서... 본인 입으로 들어가는 게 좀 적더라도 자기한테 뭔가 해준 사람들한테는 보답을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강했던 친구였어요. 사무실 그 친구 자리를 정리하다가 이면지에 적은 메모가 있어서 봤더니, 취업에 도움을 줬던 사람들한테 첫 월급을 어떻게 쓸지 적혀 있더라고요."

"본인 입으로 들어가는 게 좀 적었다"는 친구의 말, 소박했다는 이야기다. 외사촌 언니는 립스틱 이야기를 꺼냈다.

"얘 진짜 수수하고 소박했어요. 한 번은 예진이 방에 놀러갔는데, 파우치 안에 오래된 립스틱이 하나 들어있더라고요. 저는 립스틱이 많거든요. 남들 눈에는 다 같은 색 같지만 그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예진이는 그런 게 없었어요. 그래서 '좀 사라, 새 걸로 좀 바꾸면 안 되겠니?'라고 그랬었죠. 예진이도 관심은 가져요. 제 거 보면서 '이거 얼마야' 그래요. 그런데 다시 만나 막상 보면 또 없어. 사 달라고 안 해. 저 같으면 외동딸이니까 사달라고 그랬을 거 같은데..."

황씨가 대학교 입학할 때 어머니는 이른바 브랜드 옷을 사주려고 했다고 한다. 돌아온 딸의 말은 "됐어, 엄마, 괜찮아". "살면서 용돈 가불 한 번 한 적 없다"는 그의 딸이 취업 후 한 일 중 하나는 "할머니가 쓰는 체크카드에 몰래 자신의 돈을 넣어드린 것"이라고 했다. 그의 방에는 생전에 마지막으로 보냈던 어버이날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가 어머니에게 보낸 카드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하루빨리 엄마의 수고를 덜 수 있는 딸이 될게. 사랑해."

고 황예진씨가 쓰던 가방들. 고인의 소박했던 성품을 보여준다. ⓒ 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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