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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모임 제한 해제…7월 1일부터 거리두기 완화

강경훈 기자 
발행2021-06-20 16:34:26 수정2021-06-20 18:22:34
김부겸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발표하고 있다. 2021.06.20ⓒ정의철 기자
 

정부가 내달 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완화하기로 했다. 당장 수도권에서는 6인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해진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완화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내달 1일부터 14일까지 6인까지, 15일 이후에는 8인까지 사적모임을 허용하기로 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새 지침이 적용되는 7월 1일부터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다.

또한 그동안 5단계로 운영된 거리두기 단계는 4단계로 조정된다. 이에 따라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500명 이하, 수도권 250명 이하일 경우 1단계가 적용된다. 1단계에서는 사적모임과 다중이용 시설 제한이 없다.

 

2단계는 전국 500명 이상, 수도권 250명 이상 확진자가 발생할 때 적용된다. 2단계에서 사적모임 허용 인원은 8명이며, 다중이용시설 영업 시간은 12시까지다.

3단계에서는 현재와 같이 4인 모임까지 가능하며, 영업 시간도 22시까지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향후 열흘간 신규 확진자가 현행 수준을 유지할 경우 수도권은 2단계, 비수도권은 1단계를 적용받게 된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발표했다. 2021.06.20ⓒ정의철 기자

김 총리는 거리두기 완화 배경에 대해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국민적 피로감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이에 따라 방역과 일상의 균형점을 찾아 지속 가능한 방역을 실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역과 백신을 통한 전국민 면역체계를 아직 확실히 이루지 못했다는 현실에 대해 이해해 달라”며 “새로운 거리두기가 적용되고, 백신 접종이 확대되는 7월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여정에서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연말 즈음 수칙을 완화하는 쪽으로 거리두기를 다시 개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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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효과' 경기 살아난다...그런데 우리는?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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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6/20 09:18
  • 수정일
    2021/06/20 09:18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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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입력 : 2021.06.20 08:54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었다. 동시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7월 완화된 방역조치를 적용한 거리 두기 개편을 통해 소비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로 경북 12개 군 지역에 개편안을 시범 적용했더니 한달 평균 소비가 7.8%포인트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9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서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경제 규모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경기지표와 경제 전망은 하나같이 ‘회복’을 가리키고 있다.

모처럼 경기 회복세를 맞았지만 자영업자들은 마음 한켠이 불안하다.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손실보상 문제가 여전히 겉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당정은 과거 손실보상에 대해 소급적용 대신 폭넓고 두터운 피해지원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얼마나 넓고 두터운 지원인지 구체적인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원 규모도 방식도 ‘미정’이다. 앞서 2~4차 재난지원금을 경험한 자영업자들은 부실 지원을 걱정한다. 전처럼 ‘돈 몇푼’ 주고 생색내기에 그칠지 모른다는 우려다.

이런 이유로 자영업자들은 수혜적 ‘지원’이 아닌 정당한 ‘보상’을 요구해왔다. 무엇보다 피해지원은 보상 수준을 명문화한 소급보상에 비해 강제력이 약하다. 그래서 불안하다.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과거 자신들의 피해가 잊힐까 두렵다는 것이다. 앞장서서 ‘소급보상’을 주장했던 여당이 한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꾼 것도 불신을 키웠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불신을 폭넓고 두터운 지원으로 해소할 수 있을까.

 
폐업한 서울 종로구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폐업한 서울 종로구의 한 코인노래방에서 철거작업을 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무산된 소급보상 

노용규씨(46)는 서울 광진구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한다. 지난해 5월 이태원 코인노래방 확진 발생 이후 중점관리시설로 지정돼 집합금지·제한 처분을 받았다. 매출은 바닥을 쳤다. 코로나19 이전(2019년 3월~2020년 2월) 1억4000만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해(2020년 3월~2021년 2월) 3300만원까지 떨어졌다. 비용을 계산해 손익을 따졌더니 1900만원 마이너스였다. 노씨는 6000만원 대출을 받아 간신히 폐업을 면했다. 지난해 정부·지자체로부터 받은 재난지원금은 1350만원이다. 올해 4인 가족 최저생계비 1463만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지난 5월 25일 국회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노씨는 ‘손실보상 소급입법’과 ‘매출 손실분의 최소 70% 보상’을 요구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노씨의 발언에 공감을 표했다. 지원 형평성과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소급보상에 난색을 표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중소기업벤처부 소상공인정책실장을 상대로 ‘소상공인의 어려운 현실을 모른다’며 매섭게 몰아붙였다. 당시 노씨는 “여러 위원께서 좋은 방법에 대해 많이 말씀을 해주었다”며 “오늘 희망의 메시지, 저희 자영업자들이 빛을 본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런데 불과 2주 만에 상황이 달라졌다. ‘소급보상’을 주장했던 민주당은 6월 7일 당정 협의에서 “손실보상법 시행 이전에 입은 피해에 대해 소급적용 대신,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지원금을 제공한다”는 뜻을 밝혔다. 소급적용을 하면 손실 추계에 오랜 시간이 걸려 보상이 늦어지는데다 업종별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더 이상 소급적용 문구 하나 때문에 실질적 보상과 지원이 늦어지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며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폭넓고 두터운 지원이 이뤄지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16일 민주당과 정부가 협의한 대로 소급적용 조항이 빠진 손실보상법이 야당의 반발 속에 국회 소위를 통과했다. 법 공포 이후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보상’하되 법 공포 이전 피해에 대해서는 ‘지원’으로 갈음한다. 부칙으로 “법이 공포된 날 이전 코로나19 관련 조치로 발생한 심각한 피해에 대해서는 조치 수준, 피해 규모 및 기존의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해를 회복하기에 충분한 지원을 한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사실상 소급보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다. 법안 표결에 찬성한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은 “부칙에 명시한 ‘피해를 회복하기에 충분한 지원’은 굉장히 무거운 문구”라며 “소급적용을 통한 보상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락가락’ 신뢰 잃은 당정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불신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먼저 부칙에서 언급한 소급 피해지원 대상과 규모와 방식이 불분명하다. 손실보상법에 따른 보상은 소상공인이 아니더라도 받을 수 있지만, 부칙에 따른 소급 피해지원 대상은 소상공인으로 한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2~4차 재난지원금 때처럼 지원 사각지대가 생긴다. 노씨는 “청문회에서 국회의원들이 같은 편에 서줬기 때문에 기대가 컸는데 이렇게 되니 정말 실망스럽다”며 “소급적용이 무산됐기 때문에 이제는 손실보상법에 대한 기대감도 없다. 말로는 두터운 지원을 한다지만 기존 피해지원금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섭 교수(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는 “입법을 통해 앞으로 발생할 피해에 대한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도 “지금 중요한 것은 이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한 보상이다. 기 발생한 피해에 대한 명확한 보상 방안이 빠진 입법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분노에는 명분이 있다. 민주당은 1월부터 손실보상 법안을 쏟아내며 코로나19 여론을 주도해왔다. 지난 1월 21일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가 자영업자 손실보상 문제와 관련해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신속한 법제화를 요구했다. 사흘 뒤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재정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손실보상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당정이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지난 1월부터 손실보상 법안을 쏟아내며 코로나19 여론을 주도해왔다. ‘소급적용’에 대한 민주당 내 이견은 없었다. 국민의힘과 정의당도 소급적용 손실보상법에 찬성했다.

하지만 소급적용 손실보상법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내세운 기획재정부·중소벤처기업부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제자리를 맴돌던 법안 논의는 3월에 이르러 당정 협의를 통해 소급적용 없는 손실보상으로 중론이 모아졌다. 그런데 4·7 재보궐선거 이후 민주당 내 여론이 달라졌다. 재보궐선거 패인으로 민생 무능을 지목한 민주당 초선의원들은 대안으로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제시했다. 민병덕, 이탄희 등 민주당 초선의원 27명은 4월 14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국민을 필요한 만큼 보살피지 못했다”며 “국가재정 운운하는 기재부의 주장 앞에 멈칫한 채로 골든타임을 계속 흘려보내는 우를 범했다”고 사죄했다.

소상공인들이 손실보상 소급적용 관철을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소상공인들이 손실보상 소급적용 관철을 위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손실보상법 소급적용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당시 선거에 나선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영업 제한으로 인한 손실보상제에서 소급적용을 제외해선 안 된다”며 자신의 대표 정책으로 내세웠다. 소급적용 손실보상법은 민주당 당론처럼 거론됐지만 이후 국회에서 공전을 거듭했고 끝내 무산됐다. 박지호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사무국장은 “자영업자에게는 절박한 문제인데 너무나 쉽게 정책을 뒤집는다”며 “부실한 지원대책 자체도 화가 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오락가락 말을 바꾸는 데 더 분노한다”고 말했다.
 

■전국민재난지원금, 반갑지만 

자영업자의 공통된 바람은 ‘방역 조치로 인해 피해를 본 만큼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다. 2~4차 재난지원금과 같은 이전 방식은 빠르지만 도움이 필요한 대상을 특정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사각지대가 생기는 한편 과잉 지원 부작용 우려도 있다. 당정은 두텁고 넓게 피해지원을 약속했지만, 이전과 같은 일괄 지원 방식이라면 부작용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재난지원금까지는 자영업자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부작용을 감수하면서 지원한 건데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통해 지난해 실제 소득금액 파악이 가능하다. 의지만 있다면 정확한 피해규모를 산출해 보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합리적인 보상이 가능해진 만큼 손실보상 부분을 대충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통한 2차 전국민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착수했다. 재난지원금이 풀리면 경기 회복도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정의당은 재난지원금 지급 전 소상공인 손실보상 문제부터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6월 2일 국회 브리핑에서 “한마디로 ‘심폐소생술을 하다 말고 동네사람들에게 영양제를 나눠주자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밀린 숙제부터 끝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민재난지원금 소식에 자영업자들은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형편이다. 소비 활성화는 반갑지만 경기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피해 보상 요구가 힘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정부가 충분한 피해지원 의지가 있다면 두터운 지원을 하겠다고 할 게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명확한 지원 가이드라인을 줘야 한다”며 “구체적인 그림 없이 법부터 처리하고 나면 피해지원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biz.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2106200854001&code=920100#csidxe9aa4bb9953028aa3cd595b95adc9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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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의 놀라운 김장 솜씨, 불현듯 든 의문 하나

여성의 가사노동은 '당연한 것'이 되는데, 남성의 가사노동은 왜 '놀라운 일'로 여겨질까

21.06.19 19:41l최종 업데이트 21.06.19 19:42l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바로 옆 동네로 이사를 왔는데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집의 구조, 살림살이의 위치, 장보기, 색다른 소음, 생판 모르는 이웃 등등 많은 게 어색하다. 이사한 후 힘이 쑤욱 빠져서 자꾸 눕고만 싶었다. 

옆지기가 주말에 이것저것 다양한 김치를 담가 김치 냉장고에 채워 넣었다. 이때 비로소 나의 몸과 마음도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그의 김치가 나의 지친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일까. 

1박2일 동안 김치를 담근 옆지기

이사 바로 전에 옆지기는 김치 냉장고를 주문했다. 그런데 이사한 곳의 엘리베이터 공사로 배송이 점점 미루어졌다. 드디어 지난주 토요일 배송! 그는 기다렸다는 듯 득달같이 야채가게로 달려갔다. 얼마 후 산더미 같은 짐을 안고 돌아왔다. 오이 2꾸러미, 열무 3단, 얼갈이 1단, 쪽파 2단, 부추 1단, 깻잎, 양파, 소금, 고춧가루, 마늘... 김장이라도 하려나. 

오이 100개, 하나하나 씻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품이 들겠다. 흙도 없고 깨끗하니 씻지 말고 절이라고 귀띔했다. "그럼 그럴까?" 그도 좋아했다. 어느 세월에 씻나 싶었던 모양이다. 꼭지 따고 2등분하는 작업 100번, 십자 모양을 위한 칼질 400번.
 
 그가 오이를 두 꾸러미나 사와서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  그가 오이를 두 꾸러미나 사와서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 박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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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저녁을 먹은 후 소금물을 끓였다. 끓는 소금물로 오이를 절이면 곯지 않고 오랫동안 아삭한 식감을 살릴 수 있다나. 그 과정에서 소금물이 그의 손가락에 튄다. 앗, 뜨거워! 찬물에 손가락을 적신 후 그는 하던 일을 계속한다. 그리고... 그 이후는 잘 모른다. 내가 일찌감치 잠자리에 누웠기 때문이다. 다음날 아침, 밤 12시까지 만들었다며 오이소박이 통을 열어 보인다. 가지런히 담아놓은 것이 일단 비주얼은 만점! 맛은 조금 짭쪼름하다. 점심 때 밥이랑 먹으니 간이 딱 맞았다. 어느새 오이소박이는 밥도둑으로 변해있었다. 


제 2라운드! 일요일 느지막한 오후 그는 열무김치 담기에 돌입했다. 얼마 전 열무 김치를 만들 때 밭에서 뽑아온 열무는 흙이 많이 묻어 있었다. 그는 흙을 털어낸다고 열무를 물에 푹 담가놓았었다. 그리고 여러번 헹구었다고 하는데... 열무 김치에서 흙과 돌이 씹히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지난번 실패로 이번 열무는 흙이 없는데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다듬는다. 

그는 취향껏 25cm 정도 되는 열무를 통째로 절인다. 양파, 마늘, 고춧가루, 찹쌀풀, 멸치액젓, 까나리액젓으로 양념을 만들어 열무를 버무린다. 그다음으로 이어지는 파김치, 깻잎 김치... 뒷정리하고 시계를 보니 밤 10시 30분! 이틀에 걸친 옆지기의 고된 노동으로 우리 집 김치 냉장고는 배송이 오자마자 배가 부르다.

월요일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그는 깻잎 김치를 감탄하며 먹는다. 우리는 다 조금 짜다고 하는데, 그는 하나도 안 짜다고 한다. 김치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친다. 장을 보는 것에서부터 다듬고 씻고 자르고 버무리는 그 모든 과정을 혼자 다 했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의 수고를 알기에 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자랑질도 열심히 한다. 
 
큰사진보기 그가 만든 오이소박이, 열무김치, 깻잎김치, 파김치..이사로 지친 나의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었다!
▲  그가 만든 오이소박이, 열무김치, 깻잎김치, 파김치..이사로 지친 나의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었다!
ⓒ 박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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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나의 가사노동에 대해 고마워할까

여기서 잠깐 의문이 든다. 내가 그의 가사노동에 감탄하는 만큼, 그도 나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가. 그가 요리를 하면 대단한 것이 되고, 내가 요리를 하면 당연한 것이 되는 이 요상함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아내 가뭄>의 저자 애너벨 크랩은 사회 문화적으로 남성의 가사 무능력은 권장 사항이지만, 여성의 가사 무능력은 혐오 대상이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는 지나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꽤나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는 가사 노동이 면제된 사회에서 태어나고 자라났다. 부엌에서 요리하지 않아도 특별히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었다. 엄마, 형수, 아내, 누나가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하나만 드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시대를 살아왔다. 

애너벨 크랩이 이야기한 것처럼, 그동안 그의 가사 무능력은 사회문화적으로 이미 허용된 것이요, 기대된 것이요, 권장된 것이었다. 이런 까닭에 나는 가사노동에 젬병이 아닌 그를 보고 매번 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반면 여자들의 가사 무능력은 혐오의 대상이 된다. 가사가 여자들의 일로 규정된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여성이 본능적으로 가사 노동에 적합한 것처럼 회자된다. 그러니 칭찬과 감사는 여성의 집안일에 어울리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다. 

가사 노동에 대해 성별에 따라 들이대는 잣대가 이렇게 다르다. 잣대가 다르니 똑같은 노동을 해도 보상이 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요리를 하면 할수록 칭찬을 받으며 자존감이 높아지는데, 그녀는 요리를 하면 할수록 당연한 것으로 취급되어 자존감이 떨어진다. 이럴 바에야 그가 요리하는 쪽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그는 점점 더 대단해지고, 그녀는 요리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으니까.

옆지기가 다음 주말에는 배추 김치를 담가보겠단다. 지난번에 그가 만든 배추 김치는 절여지지 않아 생생하게 살아있었다. 이것이 과연 김치가 될까 싶었는데... 의외로 짜지 않고 맛있었다. 배추도 그의 편이다. 그가 배추김치를 만들어야 할 이유는 이렇게 차고도 넘친다. 벌써부터 그의 배추김치를 생각하니 군침이 돈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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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 만에 밝혀진, 31살에 사형된 언론사 사장의 진실

[과거사 정리, 그 아픔과 성과 ②] 5·16 쿠데타 세력의 사법살해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한국사회에는 2000년대 초반 두 번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활동과 2009년 제1기 진실화해위 활동이 있었다. 2기 진실화해위의 활동 개시에 맞춰 1기 진실화해위의 조사 사례를 살폈다. 이를 통해 사건으로부터 수십 년이 지났지만 치유되지 않은 피해자들의 고통과 그런 가운데에도 과거사 조사가 수행되며 남긴 성과를 들여다보려 했다. 그속에서 한국사회가 과거사를 잊어버리지 않고 진상 규명을 지속하는 한편 피해자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밝히고자 했다.

 

<프레시안>에서는 '과거사 정리, 그 아픔과 성과' 기획을 통해 진실화해위 활동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현재의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둘째 편에서는 진실화해위원회의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 진실규명 결과 보고'와 <민족일보 사장 조용수 평전>의 저자인 원희복 씨의 글 등을 바탕으로 5·16 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사법살해된 고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의 이야기와 이후 진상 규명 과정을 다뤘다.

 

 

바로가기 : [과거사 정리, 그 아픔과 성과] ① : 동굴서 양팔 묶인 시신으로 발견된 아들, 진상 밝히려 애쓴 35년

 

5·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난 직후인 1961년 12월 2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서른한살 언론인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그의 이름은 조용수. 진보성향 신문 <민족일보>의 사장을 지낸 이였다.


 

당시 재판부는 '조용수가 주요 정당 간부로서 간첩으로 의심되는 이근영을 통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자금 지원을 받아 신문사를 만들고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는 활동을 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법리적으로나 사실적으로나 잘못된 것이라는 법원의 재심 결정이 있기까지 47년이 걸렸다.

 

▲ '중립화 통일론', '남북 교류 활성화' 외치다 516 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사형된 조용수 <민족일보> 사장. 사형 집행 당시 그의 나이는 31살이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진보 성향, '중립화 통일론' 등으로 큰 성공 거둔 <민족일보>


 

4·19혁명이 있던 1960년 7·29 선거를 분열된 채로 치른 뒤 233개 지역구에서 민의원 5명, 참의원 2명 당선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혁신계 정당과 단체들은 이후 혁신계 정치 세력의 통합과 혁신계를 대변할 신문의 창간을 활동과제로 천명했다.


 

그 결과 1961년 2월 13일 <민족일보>가 창간됐다. 이때 대표이사를 맡은 이가 후일 5·16 군사쿠데타 세력에 의해 사법살해된 조용수다.


 

<민족일보>가 창간 당시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사시(社是)를 밝혔다.


 

민족의 진로를 가리키는 신문 

부정과 부패를 고발하는 신문 

노동대중의 권익을 옹호하는 신문 

양단된 조국의 비원(悲願)을 호소하는 신문


 

창간 한 달도 되지 않아 <민족일보>는 매일 4만 여부를 발행하는 신문이 됐다. 당시의 주요 신문이었던 <동아일보>, <조선일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빠른 성장이었다. 가판 판매 부수는 1위였다.


 

<민족일보>의 대표적 성과는 장면 내각이 추진하던 반공특별법과 데모규제법 등 2대 악법 반대 투쟁에 앞장선 것이었다. <민족일보>는 두 법에 대한 반대 논설과 기사를 적극적으로 실었고 결국 법 제정은 좌절됐다.

 

당대의 주요 관심사였던 통일과 관련해 <민족일보>는 '중립화 통일론'을 내세우고 통일의 전 단계로 남북 교류 활성화를 주장했다. 중립화 통일론은 '미국과 소련의 타협과 보장 없이 남북통일을 이룰 수 없다'는 전제 하에 '동서 평화 공존의 결과물로서 한반도 중립화와 통일'이라는 목표를 세운 뒤 이를 추진하며 국제사회를 설득하자는 생각이다.

 

조용수 역시 특히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아 이에 관한 사설을 직접 작성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족일보 폐간에서 조용수의 사형까지


 

세를 확장하던 <민족일보>는 창간 3개월만인 1961년 5월 27일 92호 발행을 마지막으로 갑작스레 폐간됐다. 5·16 군사쿠데타 세력이 설치한 국가재건최고회의(최고회의, 의장 장도영, 부의장 박정희)의 통고에 따른 것이었다. 조용수는 그 전인 5월 18일 <민족일보> 직원들과 함께 연행됐다

 

같은 해 6월 6일 최고회의는 '국가재건비상조치법'을 제정했다. 이 법에는 '최고회의가 5·16 이전이나 이후의 반국가행위, 반민족행위, 반혁명행위 등을 수사하고 심판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이를 처리하기 위한 혁명재판소와 혁명검찰부를 둘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어 6월 21일 국가재건최고회의는 '혁명재판소 및 혁명검찰부조직법'을 제정해 2심제로 운영되는 혁명재판소가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특수범죄법)'과 '부정축재 처리법' 위반 사건을 심판하도록 했다. 특수범죄법의 부칙에 '3년 6개월을 소급 적용할 수 있다'는 소급입법 조항을 두기도 했다. 

 

조용수 등 <민족일보> 직원 열세 명은 특수범죄법 6조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1961년 7월 23일 혁명검찰부에 의해 기소됐다.


 

특수범죄법 6조에는 "정당·사회단체의 주요 간부의 지위에 있는 자로서 국가보안법 제1조에 규정된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된다는 정(情)을 알면서 그 단체나 구성원의 활동을 찬양, 고무, 동조하거나 또는 기타의 방법으로 그 목적 수행을 위한 행위를 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되어 있었다.
 

 

혁명검찰부는 당시 조용수 등이 '이근영으로부터 조총련계 자금을 지원받아 신문을 만들고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통일을 선전해 사회주의 노선을 밟도록 국내 혁신세력을 규합해왔다'고 주장했다.


 

혁명재판소 1심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을 인정해 1961년 8월 28일 조용수와 안신규 상임간사, 송지영 논설위원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1심이 조용수를 사회단체의 주요 간부로 본 것은 잘못이나 조용수는 정당의 주요 간부"라며 조용수 등 세 명의 사형 판결을 유지하고 다섯 명의 피고인에게 5~10년의 징역, 나머지 다섯 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에는 26살 이회창 씨도 배석해 있었다. 이 씨는 후일 이에 대해 "막 판사 생활을 시작한 신참이었고 혁명재판부로 차출됐는데 선배들이 그 사건에 참가하지 않으려 해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혁명재판소의 판결 이후 국제언론인협회, 세계신문인협회 등에서 조용수 등에 대한 구명운동이 일었다. <워싱턴포스트>가 비판 사설을 싣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안 씨와 송 씨의 형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하지만 조용수는 1961년 12월 21일 서대문형무소에서 사형됐다.


 

▲ 민족일보 조용수 사건의 재판 장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2006년 진실화해위에서 밝혀진 민족일보 사건의 진실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던 민족일보 사건이 재조명된 것은 민주화 이후였다. 1992년 김영삼 대통령에게 민족일보 사건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진정서가 제출됐다. 1994년에는 안복희 씨가 저술한 <민족일보 사장 조용수 평전>이 전국언론노동조합을 통해 간행됐다. 이어 1998년 12월 20일 '민족일보 사건 진상규명위원회'가 정식 출범했다.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은 쉽지 않았다. 민족일보 사건은 김대중 정부가 1999년 12월 출범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대상이 아니었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종필 씨가 민족일보 사건의 주동자 중 한 명이었다는 점이 작용했다

 

노무현 정부 들어 2006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진실화해위)'가 출범하고 나서야 민족일보 사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조사가 이뤄졌다

. 

진실화해위는 2006년 11월 "민족일보 논지만으로 민족일보 사장 조용수에게 극형인 사형을 선고하여 다시는 회복할 수 없도록 생명권을 박탈한 것은 문명국가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비인도적, 반민주적 인권유린에 해당한다"며 피해자와 유가족의 피해 구제와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 및 형사소송법상 재심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결정 요지에는 △ 최고회의의 국가재건비상조치법, 혁명재판소 및 혁명검찰부설치법, 특수범죄법 제정 자체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불법적으로 이뤄진 일이라는 점 △ 특수범죄법 6조에 비춰봐도 조용수는 주식회사 민족일보사의 사장일 뿐 정당이나 사회단체 간부가 아니라는 점 △ 특수범죄법의 소급적용은 형벌불소급 원칙에 위배된다는 점 등도 같이 기록됐다.
 

 

이어지는 결정문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도 기록돼 있다.


 

혁명검찰부에 의해 '간첩으로 민족일보에 조총련 자금을 댄 이'로 지목받은 이영근 씨는 조용수 사형 이후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1990년 사망 뒤 정부로부터 '민족지 <통일일보>를 창간, 대(對) 조총련 투쟁과 재일교포의 법적 지위 향상에 기여했다'는 공적으로 무궁화장을 받기도 했다.


 

혁명검찰부가 북한의 주장에 동조했다고 지목한 '중립화 통일론'과 '남북 교류 활성화' 주장은 당시 널리 퍼진 견해였다. 보수정당인 신민당 소장파 중에도 '중립화 통일론'을 지지한 의원이 있을 정도였다. <민족일보> 자체가 북한체제나 김일성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에 서있기도 했다

. 

진실화해위의 결정문을 받아든 조용수 유족은 2007년 4월 10일 서울지방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서울지법은 2008년 1월 16일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유족들은 이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고 2011년 1월 13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민족일보 사건의 진실은 47년 만에 밝혀졌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나 법원으로부터 이 사건으로 인한 유족의 피해도 인정됐다. 그러나 사형으로 생을 마감한 조용수는 돌아올 수 없다. 가해자들의 사과도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6181453538602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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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50대 남성 8명 얀센 백신 접종해보니..."괜찮다"

[取중眞담] 사람마다 반응 다르지만 48시간 안에 회복... 접종 4일 후 두통 계속되면 병원 가야

21.06.19 11:34l최종 업데이트 21.06.19 11:34l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큰사진보기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코젤병원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코젤병원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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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공여백신을 30세 이상의 예비군, 민방위 대원과 군 관련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접종하기로 하였습니다." 

5월의 마지막 일요일, 근무는 아니었지만 습관처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을 보고 있었다. 정 청장이 얀센 백신 100만 회분을 예비군민방위 대원에게 6월 중순에 접종한다고 말하는 걸 듣고, '정말인가' 싶어서 보도자료를 살펴봤다. 정말이었다. 민방위 4년차인 내가 생각보다 빠르게 접종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었다.

심지어 다음날인 31일에는 6월 1일 자정부터 선착순 예약을 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시간에 딱 맞춰서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에 들어갔고, 무려 20분을 기다린 끝에 집과 가장 가까운 소아과에 예약을 마쳤다.  사실 한국에서 코로나19 치명률이 0.05%에 불과하고 대부분 현역 군인도 아닌 30대가 이렇게 백신을 빨리 접종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한미동맹'의 연장선에서 공급되는 백신이었고, 얀센과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대상에서 빠진 20대 현역 군인 대신 30대 예비군·민방위 대원에게 기회가 돌아간 것이었다. 치명률이나 중증환자를 줄이는데는 큰 기여를 하지 못하겠지만, 활동량이 많은 30대 이상 남성 90만명이 접종한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 있는 일이다. 


나는 지난 16일 정오에 얀센 백신을 접종했다. 처음 가보는 병원이라 약간 걱정했는, 생각할 틈도 없이 의사는 진료실에 들어가자마자 주사를 어깨 부위에 놓았다. 꽤 따끔했지만 어떤 기사에서 본 것처럼 '엉엉 울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조금 쉬고 있다가 점심을 먹고, 쉬고 있다가 낮잠을 잤다.

접종 당일 오후 들어서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었지만, 조금은 멍한 기분이 들었다. 주사를 맞은 왼쪽 팔은 계속 뻐근하고 아팠다. 저녁엔 영화를 보면서 쉬다가 가볍게 40분 정도 산책을 하기도 했다. 

오후 11시(접종 후 11시간)부터 접종 부위의 근육통이 시작됐고, 컨디션이 급속도로 저하됐다. 가벼운 몸살 기운이 나서 타이레놀 한 알을 먹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보니 미열이 있었고 몸이 무거웠다. 다시 타이레놀 한 알을 더 먹었다. 이어 잠이 들어서 17일 오전 10시(접종 후 22시간)쯤 되니 미열은 없었고, 컨디션도 돌아왔다. 물론 왼쪽 어깨는 여전히 아팠고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얀센은 한 번 접종하는 백신인 터라, 접종 후 발열·오한·구토 등이 굉장히 심하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통스러울만큼 아프진 않았다. '백신을 접종하긴 했구나', 싶은 정도였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접종 후 어떤 반응이 나타났는지 궁금해 <오마이뉴스> 기자 7명을 대상으로 증상을 확인했다. 

각자 반응 달랐지만... 48시간 이내에 회복
 
 30세 이상 예비군 등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서울 동작구 경성의원에서 시민들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30세 이상 예비군 등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서울 동작구 경성의원에서 시민들이 얀센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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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30대 중반)
- 6/10 오전 접종
- 체온 변화 없고, 11일 약간의 두통으로 타이레놀 1알 복용했으나, 수면 후 두통 사라짐. 3일 정도 접종 부위가 얼얼했고, 평소보다 피곤했으나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었음.

B(30대 후반)
- 6월 11일 오전 접종
- 접종일 오후 2시부터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고 바로 취침. 접종 14시간 기점으로 맞은 부위 욱신거리고 몸이 가라앉는 느낌. 타이레놀 먹었지만 밤새 불편한 느낌 지속됨. 이후에는 어깨 통증만 3일 정도 이어짐.

C(40대)
- 6월 15일 오후 접종
- 접종일 미열(37도)과 배탈(설사) 증상. 전반적으로 몸이 처지면서 컨디션 나빠짐.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약을 먹고 열 가라앉았으나 배탈과 몸이 무거운 증상은 계속됨. 접종 21시간 후 열감이 느껴지면서 컨디션 다시 악화됐고, 열은 최고 38.2도까지 기록하는 등 첫날보다 컨디션 악화. 해열제 복용 후 천천히 열감 해소됐으며 빠르게 취침. 접종 48시간 째 되어서야 정상 컨디션 회복.

D(30대 후반)
- 6월 15일 오전 접종
- 요산 수치 높아 통풍약 한 달 간 복용, 고지혈증 약도 한달 복용, 혈전 걱정됐지만 접종 의사는 "걱정할 수준 아니다"라고 밝힘.
- 전반적으로 가벼운 몸살을 앓는 몸 상태가 이틀간 지속됨. 목이 쉬는 증상도 있었고, 약간의 미열감이 들었으나 최고 체온은 36.8도여서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음.

E(30대 중반)
- 6월 10일 오전 접종
- 접종 6시간이 지나자 두통 시작, 8시간 지나자 오한이 와서 긴팔을 입고 난방을 가동. 14시간쯤 지나자 열이 39.5도까지 오르면서 오한, 두통, 근육통이 동시에 왔음. 접종 다음날 아침에 38.7도, 접종 36시간 지나서야 정상체온 회복. 접종 후 소화가 안 되고 속이 좀 불편함.

F(50대 중반)
- 6월 15일 오후 접종
- 16일 아침 약간의 미열(36.9도) 이외에는 큰 증상 없었음

G(50대 초반)
- 6월 16일 오후 접종
- 독감 예방접종에 비해 아팠음. 접종 2시간 후에 두통 있었으나 자고 일어났더니 사라짐. 접종 다음날 오후에는 피로감이 있고 몸이 처졌으며, 접종 부위에는 통증, 왼쪽 팔과 손에 가벼운 저림 증상 있어서 타이레놀 복용. 다음날 오전에는 저림 증상 사라짐. 체온은 변화 없었고, 지난해 초 폐렴예방주사 접종시보다 통증 등 부작용 덜했음.


결과적으로 오마이뉴스 기자 8명 중 2명이 38도 이상의 고열 등의 부작용에 시달렸고, 나머지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2명 역시 48시간 이내에 체온이나 몸 상태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거의 대부분이 겪었던 증상은 멍하거나 몸이 무거워지는 느낌과 접종 부위 통증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면 항체형성 과정에서 '엄청 아프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30대 기자 5명 중에서도 고열을 겪은 것은 1명뿐이었다. A역시 "친구 7~8명에 물어본 결과, 1명은 '매우 고생', 다른 1명은 '약간 고생', 나머지는 사실상 무증상에 가까웠다"라며 "심한 통증이나 몸살을 앓는 비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접종 4일 이후에 두통 심해지면 병원 꼭 가야
 
 30세 이상 60세 미만 예비군과 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자 등에 대한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 의료기관이 백신 접종자 및 내원객들로 붐비고 있다.
▲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등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이 시작된 10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코젤병원에서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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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얀센은 지난 16일 기준 이상반응 신고가 1615건 이뤄졌고, 이중 근육통, 발열, 두통 등 흔하게 발생하는 '일반 이상반응'이 1539건으로 대부분이었다. 86만 3938건 접종 대비 이상반응 신고율은 0.19%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시 몸살이나 근육통을 겪거나 그마저도 앓지 않고 지나가게 된다.

하지만 마냥 '괜찮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증 이상반응은 48시간부터 점점 좋아진다. 하지만 접종 4일부터 갑자기 생겨서 점점 심해지는 두통을 조심하자"라고 조언했다. 바로 얀센과 아스트라자네카 백신에서 발생하는 희귀 혈전인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970만 건 접종 중 2건밖에 확인되지 않았고, 첫 번째 환자는 상태가 호전되어 얼마 전 퇴원했다. 하지만 두 번째 환자인 30대 남성은 사망했다.

정 교수는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이 발생하게 되면 접종 후 4일 이후부터 다시 두통이 발생해 점차 심해지고, 이 증상은 최대 28일까지 발생할 수 있다"라며 "4일 이후부터 두통이 생겨서 점점 심해지면 의료기관을 방문해달라"고 밝혔다. 또한 접종 후 4주 이내 호흡곤란, 흉통, 지속적인 복부 통증, 팔다리 붓기가 일어나는 것도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증상이라고 전했다.

이어 "얀센 접종에서 1-2건 이상의 TTS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위험기간은 7월 15일까지다"라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얀센 백신 접종으로 인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은 대부분 50대 이하 여성에게서 발생했다. 그리고 매우 드물다. 하지만 정 교수 말처럼 방심은 금물이다.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회복 가능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빠르게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마 지금쯤이면 대다수의 얀센 접종자들은 원래의 컨디션으로 돌아왔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겨보듯, 4주 정도는 자신과 주변 친구들의 몸 상태를 살펴봐주시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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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 실종 소방관, 결국 숨진 채 발견

지하 2층 입구 50m 지점서 유해 발견...시신 인근 병원 영안실로 이송

이소희 기자 
발행2021-06-19 13:01:00 수정2021-06-19 13:01:00
19일 오전 경기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 안으로 수색인력 등이 진입하고 있다. 2021.6.19.ⓒ사진 = 뉴시스
 
 경기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인명 구조 및 수색을 위해 지난 17일 진입했다 실종된 소방관이 3일만인 19일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12시 10분 경 경기 광주소방서 119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소방경)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의 유해를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신이 발견된 위치는 물류센터 지하 2층 입구에서 직선거리로 50m지점이다.

소방 당국 관계자는 "시신 주변에 잔화는 없었지만, 불에 탄 물품들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다"면서 "화점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고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시신은 경기도 이천시 이천병원 영안실으로 이송됐다.

 

김 구조대장은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 오전 11시 경 불길이 잡혔을 시점에 인명 수색을 위해 소방관 동료 4명과 함께 물류센터 지하 2층에 진입했다. 그러나 곧 불길이 거세져 대피해야만 했다. 그는 동료 소방관들에게 철수 지시를 하고 함께 나오다 홀로 고립됐고 결국 '실종' 처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실종된 인원은 김 구조대장 1명이 전부다.

소방당국은 지난 17일 오후에도 소방대원 20명을 투입해 김 구조대장 구조에 나서려 했으나, 불길이 잦아들지 않아 구조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후 계속 화재가 진화되지 않고 건물의 안전 상태가 심각해지자, 18일엔 전문가 안전 진단 이후 구조대를 투입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날 오전 10시 경 소방당국은 화재가 난 쿠팡 덕평물류센터 건물 안으로 '건축물 구조 안전진단'을 위해 전문가 5명을 투입했다. 전문가들은 수색 인력이 화재가 난 건물 내로 진입해도 안전할 지 여부를 신속하게 살폈다. 그리고는 수색 안전 상 이상이 없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에 따라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40분 경 김 구조대장을 찾기 위해 구조대원 10명과 '동료 구출팀'(RIT·5명 1개조)을 즉각 현장에 투입했다. 이들이 수색 작업 1시간 30분 여 만에 김 구조대장을 발견한 것이다.

한편, 이번 화재는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경 지상 4층, 지하 2층에 연면적 12만7178.58㎡인 물류센터 건물 지하 2층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 콘센트에서 불꽃이 이는 장면을 CCTV 영상을 통해 확인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전기적 요인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하자 근무중이던 쿠팡직원 240여명은 바로 대피했다. 신고 10여 분만에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며 3시간 여만인 오전 8시 경 초진에 성공했다. 그렇지만 잔불 정리 중에 화마가 거세져 재차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18일 오후에야 큰 불길이 모두 잡혔고, 현재까지 현장에서 잔불 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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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한미연합훈련 중단’의 절박한 마음이 모이고 있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6/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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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 임진각 망배단에서 ‘6.15민족선언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서 1,800여 명의 국내외 인사와 180여 개의 국내외 단체가 연명한 6.15민족선언이 힘차게 낭독되었다. 

 

6.15민족선언은 ‘민주개혁 완성, 평화번영통일을 향하여 촛불전진(이하 촛불전진)’의 제안으로 추진되었다. 촛불전진은 7월 27일까지 6.15민족선언을 진행할 예정이다. 6.15민족선언은 남북 정부에 ‘한국 정부가 8월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는 대용단을 내려야 한다. 북한도 이에 호응하여 개성공단 재개·남북철도 연결 등에 대해 9월 남북고위급회담을 열자.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을 열자’ 등을 제안하고 있다. 

 

박준의 촛불전진 준비위원장과 18일 오전 대담을 통해 6.15민족선언의 추진 배경, 참여한 인사와 각계 반향 그리고 이후 활동계획을 알아봤다. 

 

▲ 박준의 촛불전진 준비위원장. 6.15민족선언을 추진하는 한달동안 '한미연합훈련 중단'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김영란 기자

 

[기자]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를 해주시죠.

 

[박준의] 박준의 촛불전진 준비위원장입니다.  

 

[기자] 6.15민족선언을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박준의] 한미 양국이 오는 8월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면 북한도 매우 강경하게 대응할 것으로 보여요. 북한은 이미 이런 입장을 천명해왔잖아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경고해왔죠. 이런 상황에서 8월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된다면 매우 심각한 충돌이 야기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만약 충돌이 벌어진다면 판문점선언은 완전히 무산되고 이 정부에서 그동안 기울여왔던 남북관계 개선의 노력도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이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안에 반드시 판문점선언의 성과를 이어갈 수 있게 남북관계 개선을 하자는 취지로 6.15민족선언을 시작했어요. 

 

[기자] 한 달 만에 6.15민족선언에 참여 인사와 단체가 꽤 많은데요, 대표적인 인사를 소개해주세요.  

 

[박준의]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부총리를 지냈고 2019년 정부와 민간 합동기구였던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한완상 전 부총리가 선언에 참여했어요. 한 전 부총리는 남북관계가 절대로 이대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해요. 한 부총리는 ‘남북이 만나면 얼마든지 합의하고 뜻을 모을 수 있다, 머리를 맞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선언에 참여해주었죠. 그리고 당 차원으로 논의해서 강민정·김의겸 열린민주당 국회의원이 참여했어요. 전대협 5기 의장이었던 김종식 씨를 비롯해 통일운동의 대중화를 이끌었던 전대협·한총련 세대가 6.15민족선언에 많이 참여했어요. 

 

[기자] 그리고 각계의 참여 현황은 어떤가요?

 

[박준의] 이부영 전 의원과 문재인 정부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내신 김거성 목사,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박성준 전 성공회대 교수 등 많은 원로인사가 절박한 심정으로 참여했어요. 또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인 김영식 신부와 명진 스님, 법안 스님, 정종훈 목사, 조헌정 목사 등 종교인들도 참여해주었어요.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우희종, 김호범 교수와 함께 그에 소속된 교수 연구자들이 대거 참여한 것도 눈길을 끌었죠. 예술인으로 김서경 소녀상 작가, 이희아 피아니스트 등도 마음을 내주었어요. 그리고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 정범진 DMZ평화생명동산 부이사장, 문영미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 장헌권 광주NCC 인권위원장 등 시민사회의 대표적 인사도 다수 참여했습니다. 박충식 연천군의원, 김철식 용산구의원과 송미숙 군산시의원, 유재동 익산시의원, 최종태 부산시 수영구의원, 홍복조 대구시 달서구의원 등 지방의원들 10여 명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대변해 이름을 올렸어요. 해외 동포인 박한식 조지아대 명예교수, 오인동 박사, 신은미 씨 등도 적극 참여해주었어요.

 

▲ 6월 12일 '6.15민족선언대회' 한 장면. 한반도기를 들고 대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이 무대의 뒷배경을 장식했다.   ©박한균 기자

 

[기자] 6.15민족선언에 참여한 분들의 마음을 모아서 지난 12일 ‘6.15민족선언대회’를 열었잖아요. 본지도 보도했습니다만 6.15민족선언대회에 대해서도 간략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준의] 대회는 코로나 예방을 위해 현장에 많이 모이지는 않았어요. 현장에 60여 명과 줌으로 참가한 55명 그리고 주권방송·서울의소리·정치일학·신비TV등 유튜브로 생중계된 방송을 실시간으로 동시에 1,400여 명이 시청을 했어요. 거리 집회로 표현하면 1,500여 명이 참가한 것이죠. 특히 한반도기와 꽃, 선전물 등을 들고 줌으로 참여한 사람들은 6.15민족대회를 더 의미 있게 해주었습니다. 최태봉 고양평화시민회 대표·박충식 연천군 의원은 영상을 통해 경기북부의 접경지역 주민들이 군사훈련·대북전단 살포로 겪는 어려움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면서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의 평화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었죠. 그리고 현장에 직접 참여해 발언 한 조천호 대동세상연구회 부회장은 ‘예전 통일선봉대 기억이 떠오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대중 대통령이 만났던 날, 노무현 대통령이 38선을 넘어가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연설 잊지 못한다. 그 감동을 다시 잇자, 우리가 모두 통일선봉대가 되자’라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기자]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많은 사람이 6.15민족선언에 동참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박준의] 모두가 절박하게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지 않고서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없다는 마음이었죠. 촛불전진은 최근에 결성한 단체잖아요. 촛불전진 이름으로 제안했을 때, 어떤 단체인지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죠. 하지만 남북관계를 올해에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는 것,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인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돼야 한다는 것에 모든 사람이 절박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인식의 일치가 있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함께 해주었던 거 같아요.

 

[기자] 이후 촛불전진의 활동계획을 소개해주세요.

 

[박준의] 6.15민족선언은 ‘한미연합훈련 중단·금강산관광,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철도를 연결하며, 독도지키기 남북공동훈련을 하자’는 제안이었어요. 이 중에서 ‘독도지키기 남북공동훈련과 금강산 관광 재개’의 요구를 제외하고 ‘한미연합훈련 중단, 개성공단 재개, 남북철도 연결’의 내용으로 수정·변경해 7월 27일까지 진행하려고 합니다.  

 

[기자] 왜 내용을 수정하나요?

 

[박준의] 독도지키기 남북공동훈련은 모두 취지에 공감하면서 이렇게 되면 너무 좋겠다는 반응도 뜨거웠어요. 하지만 남북이 대화가 없는 상황에서 군사협력까지 바란다는 것은 너무 앞선 것이 아니냐는 것과 외교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는 것이 선차적인 문제이기에 이를 중심으로 내용을 수정하려는 것이에요. 

 

  © 김영란 기자

 

[기자] 6.15민족선언 이외에 다른 활동 계획은 무엇인가요?

 

[박준의] 6월 19일부터 매주 토요일, 평화행진을 시작합니다. 평화행진은 경기북부 접경지역에서 진행하는데요,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열망을 담아 각계각층과 함께하려고 해요. 19일은 양주에 있는 효순이·미선이 추모공원인 평화공원에서 발대식을 시작으로 파주지역으로 행진을 합니다. 경기북부 접경지역 평화행진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을 반드시 중단하고 남북관계를 꼭 열어내자는 민심을 보여줄 것입니다. 그리고 경기북부 접경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토론회도 연속적으로 하고 있어요. 지난 11일 파주에서 시작했는데요, 김포와 고양도 지역 단체와 준비하고 있어요. 토론회의 주제는 ‘8월 한미연합훈련의 위험성과 경기북부 접경지역의 안보·발전문제’이에요. 파주지역 토론회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분단으로 겪는 어려움, 상처들이 아주 구체적으로 언급됐어요. 지역 주민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왔죠.

 

[기자] 아직 6.15민족선언을 모르는 분들도 많을 거 같아요. 왜 6.15민족선언에 마음을 모아야 하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준의] 국민의 압도적인 여론과 지지가 있어야 정부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미국과의 마찰, 보수 세력의 공격이 예상되는 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정부가 내리기 쉽지 않죠. 그래서 6.15민족선언에서 ‘대용단’이라는 표현을 쓴 거에요. 그래서 국민들의 의지와 힘을 모을 수 있는 방법으로 6.15민족선언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많은 분이 참여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시간을 내어 대담을 해준 박준의 준비위원장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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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신고 뒤가 더 ‘지옥’…그때로 돌아간다면 침묵하겠다”

 

등록 :2021-06-18 04:59수정 :2021-06-18 09:00

 

‘성폭력 피해’ 신고 뒤 결국 전역한 육군 부사관 인터뷰
피해자·가해자 즉시 분리 안 되고 회유·압박 계속 시달려
석달간 체중 10kg나 빠져…“양성평등담당관 민간인으로”
 
ㄱ씨가 〈한겨레〉와의 인터뷰 도중 자신이 받은 상과 취득한 자격증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연 기자
ㄱ씨가 〈한겨레〉와의 인터뷰 도중 자신이 받은 상과 취득한 자격증을 설명하고 있다. 이우연 기자
 

 

‘상관 찌른 여군’ 꼬리표
‘가해자 꼬셨다’는 소문
‘입막음’용 회유와 압박

 

육군 하사였던 ㄱ씨는 전역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군복 입은 중년 남성을 보면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는다. 적성인 줄만 알았던 군대에서 제 발로 걸어 나올 수밖에 없게 한 ‘그 사건’ 때문이다. 지난 15일 지역에서 만난 ㄱ씨는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숨진 공군 이아무개 중사를 보고 과거를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 사건’ 뒤 공황장애 등으로 현재까지 병원에 다니고 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든 버텨서 신고되지 않게 했을 겁니다. 양성평등담당관에게 무슨 피해를 겪었는지 얘기를 하지도 않았을 거고요. 신고 뒤가 더 괴로워서…”

 

ㄱ씨는 고3 때 우연히 군복 입은 여군을 보고 군인을 동경해 부사관 임관이라는 꿈을 이뤘다. 여군은 일을 못 한다는 편견을 깨고 싶어 누구보다 열심히 업무에 매달렸다. 장기복무나 진급에 도움이 될까 싶어 간호조무사, 소방안전관리자, 응급구조사, 한국사, 한자 등 각종 자격증도 땄다.

 

그러나 1년 뒤 참모로 부대에 전입해 온 ㄴ중령(현재 전역)을 만나고 ‘지옥’이 시작됐다. ㄴ중령은 ㄱ씨의 얼굴에 서류를 던지며 소리친 것을 시작으로 “쓸모없는 XX”, “개XX”, “장기(복무) 못하게 네 (인사)평정을 그어버리겠다”고 수시로 폭언을 했다고 한다. 폭언과 괴롭힘은 성희롱과 성추행으로 이어졌다. ㄱ씨는 “그가 악수할 때마다 손가락으로 손바닥을 긁었고, 수시로 팔과 속옷 부근을 쓰다듬었다. 그밖에 다른 일도 많았다”고 잊고 싶은 기억을 다시 꺼냈다.

 

군인의 꿈을 놓을 수 없었기에 1년 넘게 매일 몰래 울고, 속으로 삭이며 버텼다. 그러나 사건은 공론화될 수밖에 없었다. 어느날 ㄴ중령은 간부 20여명 앞에서 ㄱ씨에게 폭언을 가했다. 욕설과 성희롱에 시달린 ㄱ씨는 공황장애 증상을 느껴 화장실로 도망갔다. 이 장면을 본 한 여군이 양성평등담당관에게 신고했고 사건은 참모장과 사단장에게 보고돼 ㄴ중령은 징계 절차를 밟게 됐다.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금세 무너졌다. ㄱ씨의 피해 신고는 공군 이 중사 사건과 비슷하게 흘러갔다. 피해자·가해자 즉시 분리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피해 신고와 사단장 보고 뒤 가해자가 다른 부대로 전출되는 데 3일이 걸렸다. ㄱ씨는 가해자가 전출 전에 자신을 따로 불러 2시간 동안 달래고 압박했다고 말했다. 당시 ㄱ씨가 녹취한 내용을 보면, 가해자는 “딸 같아서 그랬다. 내가 너한테 그런 감정을 가졌겠냐”, “너가 하사인데 나한테 뭘 할 수 있겠냐. 네 맘대로 한 번 해보라”고 했다.

 

이후 ㄱ씨는 영문도 모른 채 다른 부대로 전출됐다. 게다가 가해자가 같은 부대로 전출와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일도 벌어졌다. 혹시라도 마주칠까 봐 화장실도 못 가고 밥도 못 먹은 ㄱ씨는 3개월 동안 10kg이 빠졌다. 양성평등담당관에게도 기댈 수 없었다. “한 번 차 마시러 오라”는 말에 몇차례 면담을 했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현역 군인이었던 담당관이 소문을 낼까봐 믿고 말하기 어려웠어요.” 그 사이 ‘상사를 찌른 여군’이라는 꼬리표가 붙고 ‘ㄱ씨가 가해자를 꼬셨다’는 소문이 부대에 퍼졌다.

 

가해자는 상급자인 자신의 위치를 활용해 끈질기게 ㄱ씨를 압박했다. ㄱ씨는 가해자가 “모욕과 폭언은 인정한다. 중징계를 받을 수 있는 성희롱만은 빼달라”는 요구를 계속 해왔다고 말한다. 가해자와 가해자의 가족들이 ㄱ씨의 어머니를 찾아와 돈을 내밀며 진술을 바꿔달라고 하거나, 가해자 가족이 당직근무 중인 ㄱ씨를 찾아오는 일이 벌어졌다. 가해자와 가까운 사이인 준위와 원사가 ㄱ씨를 식사자리로 불러 회유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더는 버틸 수 없었다. ㄱ씨는 장기복무심사를 앞두고 전역을 결정했다. ㄱ씨는 전역하고 한참 뒤에야 가해자가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뒤 항고했고 이후 전역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군으로부터 사건 처리 관련해 연락은 없었다. 군인사법은 가해자가 징계를 받더라도 피해자가 결과를 통보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ㄱ씨는 전역 뒤 10곳 가까운 정신과 병원과 성폭력상담소를 전전했다. 자살 고위험군이라는 진단까지 받았고 매일 약을 먹어야 잠에 들 수 있었다. 힘든 기억을 꺼내놓은 건 군이 조금이라도 변해, 후배 여군들이 당당하게 군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그는 이 중사 사건을 계기로 군이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성평등담당관부터 내부자인 군인이 아닌 민간인으로 다 바뀌어야 합니다. 모두가 졸면서 듣는 성폭력 예방 교육도 내실 있게 진행해 성인지 감수성을 높여야 합니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요. 오히려 성폭력을 감추려고 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중사 사건 관련자를 제대로 처벌하는 모습을 보여 여군들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선례를 만들어야 합니다.” ㄱ씨는 공군참모총장이 사의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그래선 안 됐다”고 했다. “끝까지 남아서 책임을 져야죠. 게다가 자신이 겪은 일로 참모총장이 물러난다면 여군들이 부담스러워서 신고를 할 수 있을까요.”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9887.html?_fr=mt1#csidx0a476df6aac1cce8cfa81bfe28b7a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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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언론이 이준석 대표에 “실망했다”고 한 이유는

차별금지법 외면하고 5·18 막말 전력 사무총장 내정한 이준석 대표
한겨레 열린편집위 공덕포차 논란에 “스피커 큰 사람 섭외 필요 있었나”

첫 30대 제1야당 대표가 된 이준석 체제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파격적인 따릉이 출근으로 주목을 받은 이준석 대표가 정작 ‘차별금지법’ 제정에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고, 5·18 민주화운동 막말 전력이 있는 인사를 사무총장으로 인선하는 등 ‘기존 보수’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한겨레와 전남일보는 이 같은 이준석 대표 모습에 “실망”이라고 했다.

이준석 ‘차별금지법 시기상조’ 발언에 한겨레 “실망”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한겨레와 인터뷰에서도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내 논의를 많이 진행하지 않아서 당론이라고 할 만한 것이 형성되지 않았다”며 “당 구성원들이 우려와 반발이 있다면 제가 그걸 강행할 명분도 없다”고 했다.

부산일보는 “출근길 따릉이 등 파격 행보로 주목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책적 이슈에서는 기존 보수 진영 입장을 그대로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했다.

▲ 이준석 대표 한겨레 인터뷰 기사
▲ 이준석 대표 한겨레 인터뷰 기사

한겨레는 “이준석 ‘차별금지 입법 시기상조’, 실망스럽다” 사설을 내고 “당론이 정리되지 않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입법을 기약 없이 미루는 것 역시 제1야당을 이끄는 지도자의 태도가 아니다”라며 “차별금지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인간의 존엄성은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하는 게 아니라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할 헌법적 권리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차별금지법을 공동발의해 ‘고군분투’하는 의원들에 주목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차별금지법 제정안을 공동 발의한 한 의원은 황당한 협박 문자를 하루 최소 50통씩 받는다. 이들에게 전달되는 문자를 보면 ‘혐오’적인 시선은 물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면 국가가 붕괴된다거나, 이슬람에 나라 주권을 팔아먹는다는 식의 비약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일보는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은 이런 저항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장혜영 정의당 의원, 이상민 민주당 의원 등의 입장을 전했다. 장혜영 의원은 한국일보에 “이런 힘듦을 견디면서 가는 자긍심도 있다. 이유 있는 괴로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 18일 한겨레 사설
▲ 18일 한겨레 사설

5·18 막말 한기호 사무총장 내정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사무총장에 5·18 민주화운동 관련 막말을 한 한기호 의원을 내정한 데 대해 논란이 일었다. 

경향신문은 한기호 사무총장 내정에 “변화와 쇄신을 말하는 이준석 체제가 맞나며 의아해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며 “한 사무총장은 2014년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북한의 각종 매체에는 5·18을 영웅적 거사로 칭종하고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한다. 왜 북한이 우리 기념일을 이토록 성대하게 기념하는지 궁금하다’며 5·18과 북한과의 관련성을 거론해 논란이 됐다”고 설명했다.

▲ 18일 전남일보 사설
▲ 18일 전남일보 사설

전남일보는 사설을 통해 “이 대표가 취임 이후 광주 방문을 통해 광주의 아픔을 잊지 않겠다는 발언을 한지 3일 만에 나온 인선으로서 호남과의 동행 의지를 의심케 만드는 사안”이라며 “정치권에 돌풍을 몰고온 30대 젊은 당 대표 등장에 정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던 지역민에게 실망감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18일 경향신문 기사
▲ 18일 경향신문 기사

한겨레 열린편집위 “스피커 큰 사람 섭외 필요 있었나”

이날 한겨레는 지면에 독자위원회인 ‘열린편집위원회’의 지난 14일 회의 내용을 게재했다. 이날 회의에는 최근 논란이 된 이준석 대표 ‘공덕포차’ 캐스팅 철회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한겨레는 부제목을 통해 관련 내용을 “애초 섭외 안했으면 더 좋았을 것” “스피커 큰 남성만 3명 뽑은 건 문제” “내부 치열한 논의 독자에 알릴 필요”라고 요약했다.

황세원 위원(일in연구소 대표)은 “개인적으로는 이 대표를 ‘공덕포차’ 출연진에서 제외한 내부 의사결정은 잘했다고 본다”며 “혐오 발언이나 갈등조장 발언을 할 수 있다는 위험이 감지됐으면 출연 여부를 다시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세원 위원은 “(진중권 전 교수와 함께 나오는) 이 구도로 방송에 나오면 더 자극적인 발언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런 일을 한겨레가 할 필요가 있냐는 생각한다”고 했다. 김민정 위원장(한국외대 교수)은 “이 대표를 처음부터 섭외 안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처음부터 왜 남성 3명만 섭외를 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고 싶다. 이미 너무나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을 한겨레가 섭외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김경미 위원(섀도우캐비닛 대표) 역시 “두 사람은 이미 주목받는 사람들”이라며 “한겨레의 경우 패널을 섭외할 때 투자의 개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 패널은 특히 언론에서 잘 등장하지 않는데, 한겨레가 이런 부분을 더 고민해서 섭외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논의 과정과 소통 방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임자운 위원(법률사무소 지담 변호사)은 “마이크를 줬다가 뺏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배제를 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섭외에 대한 문제 제기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며 “섭외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에서 내부적 기준이나 절차 같은 것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그런 부분을 더 고민해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민정 위원장은 “결론이 어떻게 났건 내부에서 이렇게 열심히 논의한 것이라면 충분히 지지하고 동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만 이런 경우 보통 독자들이 미디어 전문지의 기사를 통해 한겨레 입장이 몇줄만 반영된 기사를 보고 관련한 상황을 알게 된다. 독자들에게 한겨레 내부의 치열한 고민이나 논의, 이견이 수렴되는 과정을 설명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재명 vs 윤석열, 상반된 해석 내놓은 조선·매경

대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지난 14~16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에게 실시한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물은 결과 이재명 지사가 25%, 윤석열 전 총장이 24%로 나타났다.

▲ 18일 매일경제 기사
▲ 18일 매일경제 기사

매일경제는 매일경제와 MBN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1051명을 대상으로 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이 조사 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은 34.1%,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33.2%로 나타났다.

두 여론조사 모두 양대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인 점은 동일하다. 하지만 추이를 보면 조선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 지지율이 올랐고, 매일경제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는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하락하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추이가 달랐던 만큼 언론의 해석도 엇갈렸다. 조선일보는 “윤 전 총장이 최근 공보라인을 정비하고 조만간 본격적인 정치 참여 선언을 검토하면서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지지율이 오른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매일경제는 “이준석 돌풍 이후 윤 전 총장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전언정치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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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노무현 탓이라더니, 이젠 모든 게 문재인 탓?

[공개 편지] 광주의 카페 루덴스 배훈천 사장님께

21.06.18 08:06l최종 업데이트 21.06.18 08:06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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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4일 자 <조선일보> 기사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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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루덴스 배훈천 사장님께.

일면식도 없는데 이렇게 불쑥 편지를 보내게 되어 송구합니다. 직접 뵌 기억은 없지만 운영하시는 카페는 익숙한 이름 탓에 이태 전에 얼핏 가본 듯도 합니다. 프랜차이즈 카페 못지않게 제법 규모도 컸고, 대학생들로 보이는 젊은 손님들이 유독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지난 12일 '문재인 정권의 경제 정책과 호남의 현실'이라는 주제로 광주 4.19혁명 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사장님께서 발표하신 내용을 찾아 읽었습니다. 실은 포털의 메인 화면에 종일 걸려있어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주변의 지인들도 저와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마다 주요 기사로 다뤄지다 보니, 단숨에 이곳 광주에서 가장 '핫한' 인사가 되셨습니다. 요즘 제 주위에 배훈천과 카페 루덴스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사장님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분들이 대다수이긴 합니다만.


대학 입학 연도로만 놓고 보면 사장님은 제가 가장 존경했던 선배 세대입니다. 90학번인 저는 86학번인 사장님 세대가 이끌었던 총학생회의 솔선과 헌신을 보며 대학 생활을 보냈습니다. 공동체를 생각하고 늘 약자의 편에 서서 패기와 열정을 쏟았던 선배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들에게 공감했고 기꺼이 따르며 배우려고는 했지만, 차마 스스로 운동권의 일원이었다고는 말하진 못합니다. 자칫 선배들의 정의롭고 용기있는 실천을 욕되게 할 수도 있다는 부끄러움 때문입니다. 그저 집회에 참여해 팔뚝질하며 구호를 따라 외치는 게 전부였으니 말입니다. 

운동권

사장님께선 스스로 운동권이었다고 밝히셨습니다. 그것도 당시 모든 운동권 학생들이 모범이자 선봉이라고 우러른 '광주전남지역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의 심장 전남대학교(전남대) 출신이시니 옷깃을 여밀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집회 때도 전남대생들이 대거 상경해 시위대의 맨 앞에 섰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당시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불의에 항거한 선배들과 동기들의 분신 소식은 30년도 더 지난 지금까지 가슴속에 영원히 갚지 못할 빚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그들의 죽음 위에 발 딛고 선 성취입니다. 운동권이 조롱당하는 걸 참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적어도 전 운동권이라면 이른바 '까방권'(까임방지권)을 인정합니다. 비록 그가 고단한 세상살이에 '초심'을 잃었다고 해도 감히 손가락질하진 못합니다. 정치권의 '86세대' 운동권들이 기득권층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쏟아지지만, 군사독재정권의 후신인 수구 세력들과 어찌 비교하겠습니까.

사장님에 대한 제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얼토당토않다고 나무랄 테지만, 선배 세대의 전남대 출신 운동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장님의 주장에 동의하진 못해도 인정할 순 있습니다. 사장님 말마따나, 광주라고 '5.18 특별법'을 반대하는 시민이 왜 없겠습니까.

덕분에 지금 자영업자들이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고충을 새삼 깨닫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손실을 서둘러 보상하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시급한 일임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는 이곳 광주와 호남만의 문제일 리도 없습니다.

사장님의 격정 토로에, 어떻게 하면 경제적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지역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잠시 고민했습니다. 아직 '맞춤형 복지'를 청구하기 전인데, 온누리상품권 구매액을 더 늘려야겠습니다. 이왕이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사장님 가게처럼 동네 카페를 이용해야겠다고도 다짐합니다.

주장

그렇지만, 아무리 편견 없이 읽으려고 해도 사장님의 글이 몹시 불편합니다. 십수 년 전 '모든 게 노무현 탓'이라던 매몰찬 그때가 떠올라서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조리돌리는 게 '전 국민 스포츠'였지만, 과연 당시의 사회경제적 어려움이 온전히 그의 정치적 무능 탓이었던가요.

사장님의 글 역시 그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주장의 얼개는 노무현을 문재인으로만 바꾸면 빼다 박은 듯 똑같습니다. 현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충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바지만, 그 진단과 대안이 하도 황당해 어리둥절할 따름입니다.

앞뒤 맥락을 무시하고 발췌한 보수언론의 기사만 본 사람들은 내로라는 보수 경제학자들의 평론보다 사장님의 글이 더 명쾌하다는 찬사를 보냅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이른바 확증편향이 작동한 결과입니다. 정권의 무능을 탓하는 데는 학자들의 고담준론보다 장삼이사의 입을 통한 체험담의 파급력이 훨씬 더 큰 법입니다. 

A4 다섯 장이 넘는 만만찮은 분량이지만, 사장님의 주장을 요약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일일이 거론한 뒤, 그것으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졌다는 결론이 전부입니다. 그러곤 서민을 도탄에 빠트린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갈무리하셨습니다.
 
저임금 근로자 위한다고 최저임금 대폭 올려서 그나마 있던 저임금 일자리까지 씨를 말렸죠? 시간강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겠다고 강사법 시행해서 시간강사 일자리마저 없애버렸죠? 임차인 권리 강화하겠다고 임대차보호법 시행해서 전세대란을 초래했죠? 집값 잡겠다고 규제와 대책을 남발해서 집값 폭등시켜 서민과 지방 사람들을 벼락 거지로 내몰았죠?

배훈천 사장님. 진짜로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서 있는 곳에 따라 풍경이 달라 보인다'지만, 사장님의 주장에 동의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지 의문입니다. 최저시급 인상과 동시에 대기업의 '갑질'을 막기 위한 대책이 허술했다는 걸 지적하셨다면 모를까, 시급 6500원일 때가 '알바'에게도 좋았다고 한다면 대체 누가 수긍할까요. 

정부를 향해 "시급 6500원을 받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해하는 서민들의 삶을 모른다"고 질타하셨습니다. 사장님의 자녀에게 한 번 물어보십시오. 그 돈에 기뻐하고 감사해하며 일할 수 있는지를. 외람되지만, 제 상식으론 그 돈에 '알바'를 부리는 건 노동 착취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목매단 건 안타깝지만 현실입니다. 이는 이직이 잦고 명예퇴직이 횡행하는 데다 과로가 일상인 민간 기업을 꺼리기 때문입니다. 급여가 적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있고 신분이 보장돼서 공무원을 선호하는 것이지, 공무원 숫자가 늘어난 탓이 아닙니다.

정권

사장님께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우리 사회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보는 주장에서는, 늘 약자의 편에 섰던 운동권은커녕 과연 대한민국 사람 맞나 의심스러웠습니다. IMF는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생채기입니다. 견실한 기업들이 해외 투기 자본의 먹잇감이 되고 고용 유연성이 강제되었으며, 경제적 양극화로 신음하게 된 참혹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내쫓겼고, 목숨을 끊은 이들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런데도 민간 부문이 활성화되어 경기가 좋아졌고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겨서 서민들이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었다니요. 그건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을'끼리 갈등하는 현실을 나 몰라라 하는 강자의 논리입니다. 내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자처하셨으면서, 의식이 존재를 배반하는 꼴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공무원, 배달 라이더, 노인 일자리, 이것 말고 뭐 늘어난 일자리 보셨습니까"라고 조롱하셨습니다. 플랫폼 경제는 기술의 진화와 코로나라는 외부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인데 정부와 결부시킨 건 너무 나간 주장입니다. 그렇다면 코로나로 전 세계의 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도 견뎌낸 몇 나라 중의 하나라는 해외 언론들의 찬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모든 걸 정권 탓으로 돌리려다 보니 억측이 난무하고 상식과는 동떨어진 망언까지 거침없이 내놓으셨더군요. 공무원들이 지갑을 닫았다며 애꿎은 '김영란법'을 탓하고, 씀씀이가 큰 민간 사업자들이 많아져야 장사가 잘된다는 말씀에선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리베이트가 오가고 룸살롱에서 법인카드 마구 긁어대던 과거의 '접대 문화'를 그리워하시는 것처럼 느껴져서입니다.

아무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삶이 팍팍해졌다기로서니 "이 정권 들어 조선 시대 사농공상의 신분제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규정하는 건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문재인 정권은 상공업을 천시하고 관이 민 위에 군림하는 가렴주구형 신조선 반봉건사회로 만들어가고 있다"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정녕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이 '권력이 시장에 넘어갔다'고 토로하신 게 이미 15년 전의 일입니다. '삼성 공화국'이라는 비유는 아이들조차 그 의미를 알고 있을 만큼 우리 사회에서 자본의 위세는 막강합니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시장의 실패'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정부가 나서서 자본의 막무가내 횡포를 제어하지 못한다면, 사장님께서 절대적 진리처럼 여기시는 자유시장은 '동물의 왕국'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약자에게 가혹한 사회를 바라는 게 아니라면, 사장님의 분노는 외려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을 부추기는 시장을 향해야 마땅합니다. 하물며 "중국 공안 같은 짓"이라는 표현은 가당찮습니다.

혐오

배훈천 사장님. 스스로 강퍅해진 마음을 다독여주십시오. 사장님께서 그토록 저주하는 문재인 정권의 "운동권 정치 건달들"이 비록 정책 역량이 부족할지언정 늘 약자 편에 서고자 했던 '초심'만큼은 잃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께선 "코로나가 문재인 정부의 모든 실정을 가리고 있다"고 열변을 토하셨지만, 이 또한 과연 몇 명이나 공감할 수 있을까요.

부디 맹목적으로 정권을 혐오하는 색안경을 벗으시고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길 권합니다. 사장님께서 소속된 '상식과 정의를 찾는 호남 대안 포럼'이라는 단체 밖 사람들과 폭넓게 교유하시면 좋겠습니다.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 재검토, 탈원전 정책 반대 등 귀 단체에서 내놓은 정책들을 보면, 'ABM(Anything But Moon, 문재인만 아니면 돼)'이 전부입니다.

이런, 제 소개가 늦었습니다. 사장님 말마따나, 이곳 광주는 좁고 소문이 빨라 이름을 밝히고 공론의 장에 얼굴을 내민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장님처럼 유명 인사는 아니지만, 저 역시 이름과 얼굴이 공개돼 있어 이런 편지글 하나 쓰는데도 무척 조심스럽습니다. 

운암동 루덴스 카페에서 넘어지면 코 닿을 듯한 거리에 사는 주민으로서, 기회가 닿는다면 사장님과 끝장 토론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백면서생일 뿐이지만,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제게도 좋은 성찰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끝으로, 여전히 코로나 와중이지만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광주 살레시오고등학교 '중견' 교사 서부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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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분식회계 피고 이재용, 판결 전 풀어줘도 되나”

[인터뷰] 홍순탁 내만복 운영위원장 “부당합병 수습 과정서 발생한 사건…관점 따라 이미 재범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조한무 기자 
발행2021-06-17 17:50:11 수정2021-06-17 18:48:24
홍순탁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이 지난해 6월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 이재용 부회장 범죄 혐의에 대한 엄정한 법적 처벌을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6.8.ⓒ뉴스1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 요구에 대해 홍순탁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운영위원장·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회계사)은 “4조 5천억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회계분식 사건 피고인을 재판 도중에 풀어주는 건 우스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 회계사는 “이 부회장이 기소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회계분식은 형식으로 보나 규모로 보나 황당한 사건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이 부회장 사면·가석방은 적어도 현재 진행 중인 불법승계 사건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후에나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 뇌물 혐의와 관련한 국정농단 사건 재판 과정에서 출범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에 대해서는 “재판 당시 미흡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한 계획이 흐지부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회장에 대한 어떤 조치도 안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전적·예방적으로 위법 위험성에 대응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바 회계분식, 규모로 보나 수법으로 보나 황당한 사건
간 큰 숫자놀음, 자본주의 하지 말자는 건가

홍 회계사는 지난 2016년 삼바 회계분식을 처음 발견해 세간에 알렸다. 삼바 회계분식을 다루는 불법승계 사건은 지난 4월부터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자신이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기 위해 회계분식을 비롯해 시세조종과 배임 등 위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삼바 회계분식 규모는 약 4조 5천억원이다. 그는 “자본이 6천억원이던 삼바가 하루아침에 7배 이상의 돈을 한번에 벌었다고 한 것이니 어마어마한 규모”라며 “흔히들 비교하는 미국 엔론의 회계분식 규모는 1조 5천억원 수준이었다”고 사안의 중대성을 설명했다.

이어 “엔론은 여러 회사 설립하는 등 복잡한 과정을 통해 가공의 이익을 만든 반면, 삼성은 삼바 회계 한 줄로 대규모 분식을 처리했다”며 “규모로 보나 수법으로 보나 황당한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은 최근 회계분식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엔론 경우 분식 규모는 삼바의 3분의 1 수준이었으나, CEO는 징역형 24년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회계분식 위험성에 대해 홍 회계사는 “자본주의 체제 근본을 흔드는 위협”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기업 활동은 숫자로 기록되고, 그 숫자를 근거로 투자·거래·입사 등 모든 경제 활동이 이뤄진다”며 “의사결정 기초가 되는 숫자로 장난을 쳤다는 건 자본주의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바 회계분식은 2016년 공시된 재무제표에서 이뤄졌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2015년 9월) 직후다. 홍 회계사는 삼바 회계분식 배경에 대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이후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이상징후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삼바가 대규모 적자를 내면 이 부회장에 유리한 합병을 위해 그간 삼바가 거짓 공시를 했다는 게 드러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삼바 회계분식 관련 회사와 이 부회장 간 지배구조는 ‘이 부회장-제일모직-삼바-삼성바이오에피스(에피스)’로 이어진다. 이들 회사 가치가 올라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이 부회장이 이득을 보는 구조다.

에피스는 삼바가 미국 바이오젠과 세운 합작사다. 삼바의 에피스 지분은 90% 이상으로 표면적으로는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졌으나, 바이오젠은 언제든 에피스 지분을 절반을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한, 에피스는 주요 결정 사안에 대해 바이오젠의 동의를 받아야만 했다. 세부적인 계약 조건을 보면 삼바가 에피스를 지배한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삼바는 에피스에 대한 자사 지배력에 불리한 계약 조건을 공시하지 않았다. 삼바 가치를 부풀려 합병이 이 부회장에 유리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합병법인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회계법인은 바이오젠이 가진 콜옵션을 1조 8천억원으로 잡았다. 삼바가 그만큼 부채를 지고 있다는 의미다. 삼바 자본은 6천억원으로 콜옵션 부채를 반영하면 자본잠식에 빠지는 상황이었다.

삼바는 콜옵션 부채 반영에 따른 대규모 적자를 회피하기 위해 회계분식을 저질렀다. 그간 바이오젠과의 계약 조건을 은폐하며 에피스를 종속기업으로 처리하다가, 돌연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관계사로 전환했다. 종속기업에서 관계사로 전환하면 당해 1회에 한해 장부가액이 아닌 공정가치로 평가하게 된다. 장부가액은 취득원가를 바탕으로 산출하는 반면, 공정가치는 회계법인 등 평가기관이 값을 낸다. 에피스 장부가액은 3천억원, 공정가치는 5조3천억원이었다.

애초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이 없었던 삼바가 에피스를 종속기업에서 관계사로 전환한 점과 에피스 공정가치를 과대평가한 점이 회계분식 골자다.

홍 회계사는 “에피스 공정가치를 평가한 회계법인 보고서를 보면 삼성이 제공한 사업 계획과 예상 매출 등 자료를 그대로 수용했다”며 “아무리 공정가치에 미래 사업 성장성을 반영한다고 해도, 장부가액과 유사한 수준으로 산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수익이 커질 것이라는 자료를 근거로 3천억짜리 회사를 5조원으로 불린 것”이라며 “웬만큼 간이 크지 않으면 시도도 못 할 규모의 회계분식”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들이 지난 2018년 5월 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의 감리결과와 관련해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불법승계 재판 결론 전 사면·가석방 납득 안 돼
준감위 보완 계획 흐지부지…삼성은 법 위에 존재하는가

홍 회계사는 이 부회장 사면·가석방 주장에 대해 “현재 진행 중인 불법승계 재판 결론이 나기 전에 풀어주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며 “만약 사면이나 가석방을 해줬는데, 이후에 실형이 나와서 다시 수감되면 우스운 일이 된다”고 일축했다.

이 부회장의 재범 우려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이미 재범이 발생했고, 그에 대한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며 “적어도 불법승계 재판이 끝나야 사면이든 가석방이든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정농단 사건과 불법승계 사건은 별개 사건이지만,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라는 단일한 흐름으로 연결된다”며 “경영권 승계를 위해 뇌물을 주고, 부당 합병 이후 제기될 문제를 무마하기 위해 회계분식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풀어주는 건 “사법체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홍 회계사는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 과정에도 일부 참여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이 부회장 측에 삼성의 준법감시 시스템 구축을 권고하며 양형 반영 의사를 내비치자 삼성은 준감위를 설치했고, 홍 회계사 등 3인으로 구성된 전문심리위원회가 준감위 실효성을 평가했다. 당시 홍 회계사는 준감위가 총수 위법행위를 예방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준감위 설치를 이 부회장 양형에 반영하지 않고 86억원 회사자금 횡령 등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준감위 평가 당시 홍 회계사는 두 가지 기준에 집중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예상되는 위법 행위를 유형화했는지 여부와 준법감시 시스템이 일반 직원뿐 아니라 총수에게도 적용되는지 여부다. 홍 회계사는 “상당히 미흡했다”고 말했다.

홍 회계사는 현재의 준감위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그는 “지난 1월 변호인 측은 미흡한 점을 보완할 테니 양형에 반영해달라고 했으나, 재판부가 불가능하다고 배척했다”며 “이후 준감위 보완 계획은 흐지부지된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준감위가 이 부회장 인사조치에 대한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데 대해 “준법감시 시스템은 사법적 판단에 앞서 사전적 예방적으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가령 위법행위가 의심되면 일단 직무배제하고 자체조사를 해야 하는데, 현재 준감위는 이 부회장 인사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법을 준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현행법상 삼성전자에서 직책을 유지할 수 없다. 특경가법에 따르면, 5억원 이상 횡령·배임을 저지른 범죄자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범죄 행위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은 여전히 삼성전자 직책을 유지하고 있어 또 다른 위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 위반에 대해 홍 회계사는 “법무부의 취업제한 통보를 무시하는 모습은 ‘삼성은 법 위에 존재하는가’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며 “외국 바이어 입장에서 왜곡된 기업 문화를 가진 곳과는 거래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총수인 이 부회장이 수감 상태에 있으면 기업과 국가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홍 회계사는 “총수는 법을 위반해도 책임지지 않고 풀려나는 모습은 국가와 기업이 제대로 운영되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부회장 사면·가석방은 오히려 국가와 기업에 대한 대외적인 신뢰도를 하락시킨다”고 경고했다.

이 부회장 사면·가석방을 둘러싼 경제위기론과 총수역할론에 대해서는 “현대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몰이해”라고 꼬집었다. 그는 “경영자 한 사람이 기업 성패에 영향을 주는 건 소규모 기업일 때나 적용되는 얘기이지, 일정 단계를 넘어가면 시스템으로 돌아간다”며 “글로벌 기업 삼성은 한 사람의 부재로 의사결정을 못 하는 단계는 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결정과 장기 전략은 총수의 혜안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임직원이 현업에서 다양한 사안을 치열하게 검토하고 이사회가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 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11.30ⓒ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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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180명,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다짐

국회서 관련 단체들과 기자회견...종전선언·평화협정 촉구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06.17 13:23
  •  
  •  댓글 0
 
국회의원 180명과 관련 단체들은 17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 평화협정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국회의원 180명과 관련 단체들은 17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 평화협정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새로운 여야 관계에서도, 우리 여야가 대한민국 헌법의 국시인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 평화와 대화의 실마리를 만드는 한미 양국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과 싱가포르 회담을 대한민국 국회도 뒷받침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오전 11시 국회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회는 판문점 선언, 싱가포르 선언을 초당적으로 뒷받침해서 한반도 평화의 실마리를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72년 7.4공동성명부터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10.4선언,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등 남북 정상이 합의한 공동선언의 국회비준동의를 촉구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휴전선넘자시민행동이 공동주최했다.

송영길 의원은 “아직 정부에서는 국회에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만약 정부에서 이것을 제출한다면 오늘 180여명 의원들의 결의가 비준동의 관철에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당 의원만으로도 비준동의가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그리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우리 대한민국 국회 180여명 국회의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면서도 “내전을 70년 넘게 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 있느냐.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안타까운 현실을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헌법은 국가 간 조약에 대해서 국회의 비준을 통해서 국내법과 동등한 지위를 부여하게 된다”며 “비준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게 되면 비준을 바라는 우리 모든 국회의원님들과 우리 국회를 바라보는 국민 여러분의 뜻을 실어서 비준동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0년 이상 분단국가라는 민족의 비극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결코 안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로 남북협력과 교류의 획기적 전환을 맞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6.15남측위원회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조성우 상임대표는 “남북합의 이행은 정부만의 일이 아니며,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이행을 위한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많이 늦었지만 남북합의 국회비준동의를 통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그동안 국회비준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남북관계의 활로를 여는데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며, “남북이 갈라선지 70년의 세월이 흘렀고, 더 이상 지나면 남북은 영토의 갈라짐과 함께 민족의 공통성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문에는 국회의원 180명과 250여 국내외 단체들이 연서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기자회견문에는 국회의원 180명과 250여 국내외 단체들이 연서명했다. [사진 - 통일뉴스]

참석자들은 국회의원 180명과 국내외 250여 단체가 연서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가 정상 간 합의는 국가 간 조약에 준하며, 남북정상 간 합의도 실천으로 이행되어야 마땅하다”며 “남북공동선언과 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과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국회에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안을 조속히 제출하고, 남북공동선언 실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과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하고 “오늘 함께 한 180명의 국회의원은 정부가 남북공동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는 즉시 국회 절차를 밟을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외 시민사회단체들은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체결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이를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촉구 기자회견문(전문)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하자!

우리는 70년 이상 분단국가라는 민족의 비극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는 간절한 열망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난 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2018년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

한미정상이 중요성을 재확인한 4.27 판문점 선언의 핵심은 민족 자주의 원칙으로, 이미 채택된 남북 선언들과 모든 합의들을 철저히 이행함으로써 관계 개선과 발전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종전선언, 일체의 적대 행위 중단, 평화협정 전환을 위한 남북미 3자회담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는 극도로 경색되었고, 2020년 6월 16일 급기야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전히 남북 대화 창구는 굳게 닫혀있다. 남북정상 합의사항이 이행되었다면 남북관계가 지금처럼 교착상태에 빠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가 정상 간 합의는 국가 간 조약에 준하며, 남북정상 간 합의도 실천으로 이행되어야 마땅하다. 만약, 합의사항이 이행되지 않으면 국가 간 신뢰가 무너지고 갈등으로 비화한다.

국민의 환호와 기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20대 국회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 폐기는 4.27 판문점 선언의 실천과 집행력을 저하하는데 일조하였다.

남과 북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총 여섯차례의 중차대한 남북합의 및 공동선언을 하였다.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을 통해 조국통일의 원칙을 밝힌 7.4 남북공동성명, 남북 간의 화해·교류협력·상호 불가침을 천명한 남북기본합의서, 통일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6.15 공동선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10.4 선언, 한반도의 평화, 번영 통일을 위한 4.27 판문점선언,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지대를 만들기 위한 9.19 평양공동선언 등은 모두 남북이 자주적이며 평화롭게 교류하고 협력하며 우리 민족이 대단결하여 종전선언을 통해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제, 남북공동선언과 합의에 대한 철저한 이행과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정치적 이념이나 소속 정당을 넘어서는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는 막중한 현안이다.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맞아 우리 180명의 국회의원과 250여개 국내외 평화·통일 시민사회단체들은 한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촉구하고 결의한다.

하나, 정부는 국회에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안을 조속히 제출하고, 남북공동선언 실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하나, 정부는 70년 이상 이어져 온 한국전쟁의 종식을 위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을 요구한다.

하나, 오늘 함께 한 180명의 국회의원은 정부가 남북공동선언 비준동의안을 제출하는 즉시 국회 절차를 밟을 것을 결의한다.

하나, 국내외 시민사회단체들은 남북공동선언 국회비준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체결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이를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이다.

​2021년 6월 17일

제21대 국회의원 180인과 국내외 250여개 시민사회단체 일동

▣ 함께하는 국회의원 180인

강득구 강민정 강병원 강선우 강은미 강준현 강훈식 고민정 고영인 고용진 권인숙 기동민 김경만 김경협 김교흥 김남국 김두관 김민기 김민석 김민철 김병기 김병욱 김병주 김상희 김성주 김성환 김수흥 김승남 김승원 김영배 김영주 김영진 김영호 김용민 김원이 김윤덕 김의겸 김정호 김종민 김주영 김진표 김철민 김태년 김한정 김홍걸 김회재 남인순 노웅래 도종환 류호정 맹성규 문정복 문진석 민병덕 민형배 민홍철 박광온 박범계 박상혁 박성준 박영순 박완주 박용진 박재호 박 정 박주민 박찬대 박홍근 배진교 백혜련 서동용 서삼석 서영교 서영석 설 훈 소병철 소병훈 송갑석 송기헌 송영길 송옥주 송재호 신동근 신영대 신정훈 신현영 심상정 안규백 안민석 안호영 양경숙 양기대 양이원영 양정숙 양향자 어기구 오기형 오영환 오영훈 용혜인 우상호 우원식 위성곤 유기홍 유동수 유정주 윤건영 윤관석 윤미향 윤영덕 윤영찬 윤재갑 윤준병 윤호중 윤후덕 이개호 이광재 이규민 이낙연 이동주 이병훈 이상민 이상헌 이성만 이소영 이수진(지) 이수진(비) 이용빈 이용선 이용우 이원욱 이원택 이은주 이인영 이장섭 이정문 이탄희 이학영 이해식 이형석 인재근 임오경 임종성 임호선 장경태 장철민 장혜영 전용기 전재수 전혜숙 정성호 정일영 정정순 정청래 정춘숙 정태호 정필모 조승래 조오섭 조응천 조정식 주철현 진선미 진성준 천준호 최강욱 최기상 최인호 최종윤 최혜영 한병도 한준호 허영 허종식 홍기원 홍성국 홍영표 홍익표 홍정민 황운하 (가나다순)

▣ 참여시민단체 250여개

▶ 국내단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휴전선넘자시민행동, 희망래일, (사)남북경제협력 포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련 통일협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무원노동조합, 광복회, 국학운동시민연합, (사)그린월드, (사)남북민간교류협의회, (사)대한물리치료사협회, (사)대한민국팔각회, (사)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사)민족일보기념사업회, (사)민족통일촉진회, 민족통일협의회, 백두산문인협회, (사)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사)여성인권을지원하는사람들, (사)코리아미술교류협의회, (사)평화통일연대 한국교회여성연합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 YMCA 전국연맹, 천도교 청년회, (사)한국여성정치연구소, (사)한민족통일여성협의회, 불평등한 SOFA 개정국민연대(26개 산하단체), (사)아시아사회과학연구원, 유라시아평화의길, 촛불민심관철시민연대, (사)평화통일시민연대, (사)남북경협국민운동본부, 촛불대헌장제정범국민회의, 한국비전2050포럼, (사)우리누리평화운동, (사)전국민주화운동동지회, (사)전북겨레하나,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사)통일맞이, (사)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 (주)한라에서 백두까지, 3.1서울민회, 환경안전에너지분과위원회, 6.15 경기중부본부, 6.15 대경본부, 6.15 전북본부, 6.15 제주본부, 6.15 충북본부, 6.15 학술본부, 강제징집 녹화선도공작 진실규명추진위원회, 경기중부기독교교회협의회, 경북대학교 민주동문회, 김천혁신포럼, 대구경북겨레하나, 대구경북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 대구경북주권연대, 대구경북진보연대, 대구여성회, 대구통일열차,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무궁화총연합회, 무리교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미군문제연구위원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통일위원회, 보훈개혁연대, 불자들의 통일연구회 통일바람, (사)열린포럼, 사월혁명회,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선한시민의 힘, 세종민주평화연대, 아나키스트의열단, 온누리평화시민대학, 전국민주화운동동지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조선일보 폐간운동본부, 주권자전국회의, 진보당 대구시당, 촛불전진(준), 크라스키노포럼, 통일코리아 지도자회, 평화사협의회, 평화통일대구시민연대, 포럼 지식공감, 한국진보연대, 한국YWCA연합회, 한울회, 새로운 100년을 여는 통일의병, 조선의열단기념사업회, 강명구평화마라톤시민연대, 전대협동우회, (사)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통일농수산, 평화철도, 평화의길, 전국농민회총연맹, AOK한국,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남북민간교류협의회, 한국자전거단체연합회, 통일중매꾼, 한겨레평화통일포럼,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남북풍력사업단, 대륙학교, 하늘농부유기농영농조합, 한옥공예교육원, 경기평화교육센터, 부산인권포럼, (사)우리만화연대, 한반도평화경제회의, 부·울·경 5.18민주유공자회, (사)한반도평화와번영을위한협력, 유라시아 원이스트씨 포럼, 천주교 정의구현 상주연합, 중국한국인회 동북3성연합회, 사회양극화연구소, 민주통일평화포럼,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인터넷미디어윤리위원회, 전북겨레하나, 코리아경제포럼, 인디아프로젝트, 참교육학부모회 상주지회, (사)독립유공자유족회, (재)생명정치, 바른불교재가모임, 희망나눔후원회, 통일염원시민회의,통일광장,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 민주화운동 청년연합동지회,숭실대학교 민주동문회, 안양YMCA

▶ 해외단체

Action One Korea 미국, 중국 재중항일역사기념사업회, 독일 한민족유럽연대,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세계한인민주연합 인도네시아, 더좋은세상 뉴질랜드 한인모임, 오렌지카운티 민주연합, Aculine Australia, 호주민주연합, 한민족유럽연대, 독일 세계한인민주회의, 프랑스 한글학교 협의회, 민주평통 핀란드, 홍콩 민주연합, 세계 한인민주회의 독일지부, 뉴질랜드 민주연합, 세계한인민주회의 몽골, 베트남 다문화 가족협회, 세계한인민주회의(라오스 민주회의), 해외한인민주회의, 베트남한인재난상조위원회, 민주회의 독일 중부지역, 남북(북남)공동선언실천시카고위원회, 영국 세계한인민주회의, 미얀마 민주연합, 미국 세계한인민주회의, 세계한인체육회총연합회, 재 인도네시아 대한체육회, 재 영국 대한체육회, 재 사이판 대한체육회, 재 말레이시아 대한체육회, 홍콩 대한체육회, 재 싱가포르 한인체육회, 사람사는세상 오타와(캐나다), 재 아르헨티나 대한체육회, 재 브라질 대한체육회, 미국 LA민주연합, 달라스 민주연합(미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일본근기협의회, 중국심양 호남향우회, 미주희망연대(미국), 토론토 민주포럼, 민주평화통일 토론토협의회, 재 캐나다 대한체육회, 세월 사람 평화 해외연대, 우리는 해외 독립군, 시애틀 민주연합, 세계한인민주회의 보스턴, 워싱턴 시민학교, 중국 대한체육회, 베트남 대한체육회, 워싱턴 시민학교(미국), 개혁국민운동본부 미국, 해외개혁국민운동본부, 함께맞는비 휴스턴·달라스·샌안토니오·오스틴(미국), 시애틀진보연대, 휴스턴 민주회의(미국), NC진실희망연대(미국), 시애틀 늘푸른연대(미국), 미주한인 우리 세상, 민주평통 토론토협의회, 노바밸리 한인회, 민주평통 브라질협의회, 세계한인민주회의 미동남부지부, 캐나다 호남향우회, 미주한미인권연구소(United States of America), 세계 한인민주회의 미국, 온타리오 호남향우회(캐나다), 베트남 세계한인민주회의, 워싱턴 한인민주회의, 세계 민주한인회의 미국 뉴잉글랜드지부, 상하이 민주연합, LA민주연합(미국), 중국 대련민주연합, 민주평통 뉴욕협의회, 애틀랜타 민주평통, 밴쿠버민주연합, 미주희망연대, 민주평통 동남아서부협의회(베트남·태국·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 오사카 우리민주연합, 미얀마 한인회, 세계한인민주대회, 민주포럼, 터키 민주평통, 라오스 민주회의, 세월.사람.평화 해외연대 파리, 우리들(일본), 재일한국양심수동우회(일본), LA민주연합, Good Friends USA, 호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마이애미 한인회(미국), 세계한인민주회의 시카고(미국), 세계한인민주회의 미국 동남부지역, 미국남부 콜로라도 한인회, 뉴욕 민화협, 시드니 평화의 소녀상 연대,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사람들, 세월호를 기억하는 샌디에고 사람들, 세계한인민주회의 샌프란시스코, 민주평통 휴스턴협의회, 민주평통 마이애미협의회, 민주평통 선양협의회, 중국 동북아경제문화교류협의회, Korean Peace Alliance, 한독문화예술교류협회, SASASE-CHICAGO, 뉴욕민주연합, 민화협 베를린지부, S.P.Ring세계시민연대(미국·호주·뉴질랜드·노르웨이·독일·아일랜드·인도네시아· 오스트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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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다음 ‘뉴스 편집’ 완전히 손 뗀다

곽희양·박광연 기자

민주당·포털사업자, 불공정성 논란 ‘AI 알고리즘 뉴스 추천’ 폐지 합의
“자극적 기사 사라질 것” “진입장벽 높아 다양성 축소” 평가는 엇갈려

 네이버·다음 ‘뉴스 편집’ 완전히 손 뗀다"

더불어민주당이 ‘인공지능(AI) 알고리즘 뉴스 추천’ 등 포털사이트 내 뉴스 편집권을 전면 없애기로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사업자와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포털사이트가 뉴스 화면을 편집하지 않고, 이용자가 포털에서 구독을 선택한 언론사의 뉴스만 제공받는 식이다.

민주당이 포털사업자들에게 뉴스 편집권을 없애자고 제안했고, 네이버·카카오 등도 이를 전격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털사이트의 뉴스 편집권과 AI 추천 뉴스에 대한 불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자 내놓은 대안이다. 하지만 군소 언론사의 진입 장벽을 더 높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포털 길들이기’라는 야당의 비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는 ‘알고리즘 뉴스 추천’ 폐지, KBS·EBS 등 공영방송 임원진 국민 추천, ‘미디어 바우처’, 언론보도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언론사 내 편집위원회 신설 등 총 5가지 방안을 미디어 환경 개선 방안으로 확정하고 17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특위의 알고리즘 뉴스 폐지안은 포털이 운영하는 알고리즘 뉴스 제공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는 것”이라며 “네이버·카카오 등 사업자들과 수차례 논의를 했고, (사업자들도) 사실상 이 방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포털사이트에서 자신이 구독을 선택한 언론사의 뉴스만 보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는 해외 포털사업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보다 구체적인 방안은 포털사업자와 언론사, 시민단체 등으로 꾸려진 기구에서 향후 논의키로 했다.

그동안 포털의 AI 알고리즘 뉴스를 놓고 정치권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공정’ 논란이 거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포털이 ‘뉴스 알고리즘’을 내세워 여론 지형과 시장을 자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며 “국민이 언론으로부터 직접 뉴스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개별 언론사 구독 형태와 알고리즘 추천 기사를 7 대 3 비율로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 포털사이트와 카카오톡 메신저 뉴스서비스에서 알고리즘 추천 방식으로 뉴스를 제공 중이다.

특위는 KBS·EBS 등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 추천을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이사 후보 추천 국민위원회’에 맡기는 방식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가 국민에게 일정 액수의 바우처를 지급하고, 국민이 이를 신뢰하는 언론사에 후원하는 ‘미디어 바우처’ 또한 추진한다.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를 손해배상하는 방안과 편집위원회를 설치해 언론사의 독립성을 높이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알고리즘 뉴스 폐지안을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특위 관계자는 “포털의 뉴스 제공이 전면적으로 ‘언론사 구독’ 방식으로 바뀌면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한 자극적인 기사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협력실장은 “포털의 구독 언론사에 포함되기 어려운 군소 언론사의 진입 장벽은 더 높아져 여론의 다양성이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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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언론 '기레기' 소리 들을 때 우리에겐 들어와 찍으라 했다"

[장수프로] KBS2 <다큐멘터리 3일> 이지운 PD·장소영 작가가 말하는 성공 비결

21.06.16 21:12최종업데이트21.06.16 21:12
의 장소영 작가와 이지운 PD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KBS <다큐멘터리 3일>의 장소영 작가와 이지운 PD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지난 1년 동안 <다큐멘터리 3일>이 가장 많이 기록했다고 저는 자부한다. 너무 아까워서 이 기록들을 버릴 수가 없다. 저는 사비 250만 원을 들여 외장하드를 사서 다 모으고 있다. 너무 생생한 한국의 아카이브다." (이지운 PD)

2007년부터 15년째 방송되고 있는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아래 <다큐 3일>)은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72시간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아침 7시 누군가의 문 앞에 택배 상자를 배달하기 위해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부터, 안내견 학교의 시각 장애인과 안내견 이야기, 서울 도봉구에서 구로구까지 달리는 160번 버스, 길 위의 동반자였던 자동차의 마지막을 보여준 인천 폐차장 편 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이 멈추고, 모두가 마스크를 쓰는 낯선 풍경이 익숙해진 지금도 여전히 <다큐 3일>은 대한민국의 곳곳을 기록하고 있다. 이지운 PD가 '생생한 한국의 아카이브'라고 자신하는 까닭이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제작진 이지운 PD와 장소영 작가를 만났다.

매주 방송을 만드는 제작진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반드시 72시간을 촬영하고 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것. 2019년부터 이 프로그램에 합류했다는 이 PD는 "<다큐 3일>은 포맷이 아주 강력한 프로그램이다. 1회 때부터 지금까지 만드는 사람도, 여건도 변했지만 포맷에 대한 약속은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72시간을 찍는다. 그리고 찍은 순서대로 방송에 낸다. 셋째날 찍은 걸 첫째날 상황에 갖다 붙이거나 그러지 않는다. 이 원칙을 지금도 지키고 있는데, 그러느라 저희가 잃는 게 굉장히 많다. (방송의) 구성이라는 게 사실은 이야기의 강약을 위해 이리저리 붙일 때도 많은데 (저희는) 철저히 (그걸) 안 한다. <다큐 3일>이 15년 정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도 그 원칙을 지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보시는 분들도 (방송이) 꾸미지 않은 사실이라고 믿어주시는 것 같다."

그러한 믿음을 지켜왔기 때문일까. <다큐 3일> 팀은 언제 어느 곳에서 카메라를 들더라도 비교적 시민들의 환대를 받을 수 있다고. 그래서 시사교양국 PD들 사이에서도 꼭 가보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단다.

이 PD는 "프로그램 희망원을 받아보면 (<다큐 3일>은) 다들 오고 싶어하는 곳이다. 시사고발 프로그램같은 경우에는 현장에서 자기를 싫어하고 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해야 하지 않나. 반면 <다큐 3일>은 시민들이 좋아해주시니까. 그게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6년 촛불집회 당시 자랑스러웠던 기억을 꺼내놓았다.

"촛불집회 때 <다큐 3일> 팀이 현장에 나갔었다. 당시에는 KBS를 포함해서 모든 방송사, 신문사들이 '기레기'라는 비판을 받았을 때였다. 촬영하기도 다들 힘들고. 그런데 <다큐 3일>이라고 하니까 (시민들이) 들어오라고, 와서 찍으라고 해주시더라. 저희 팀 VJ들은 아무런 트러블 없이 촬영을 할 수 있었다. 시민 분들이 먼저 나서서 이거 찍으라고 알려주시고, 설명도 해주시고. 그게 되게 자랑스러웠거든. 그동안 우리가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아왔다는 걸 (시민들이) 알아주시는구나 싶었다."

"이렇게 오랜 기간 방송할 수 있을 줄 몰랐다"
 
의 장소영 작가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KBS <다큐멘터리 3일>의 장소영 작가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장소영 작가는 지난 2011년 제작팀에 합류해 꼬박 10년을 함께 일해온 인물이다. 그의 손을 거쳐간 에피소드만 100여 개 가까이 된다는 장 작가는 일상을 살 때는 생각 못하다가 이런 시간이 되면 새삼 프로그램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그는 "늘 특별하고 유명하고 잘난 사람들 이야기만 듣다가,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보지 않았던 이웃집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촬영한 내용들을 보다 보면 이게 정말 소중한 기록이구나 확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작가는 팀에 처음 합류했을 때에는 이렇게 오랜 기간 방송할 수 있을 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10년 전에 이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해도 몇 년이면 끝나겠지, 대한민국 8도가 얼마나 넓다고 언젠가는 (소재가) 고갈되겠지라고 생각했다. 신기한 건 매주 아이템을 찾을 때마다 (새로운 게) 나온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것도 있고, 비슷한 공간이라도 사는 사람들이 다르다. <다큐 3일>은 연출로서 의도하지 않고 인연과 우연이 겹치면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주제로 삼는다. 그렇다보니 현장에서 우리가 누구를 만날지 모르는 거다. 어떤 사람이 무슨 돌발상황을 일으킬지도 모르고 거기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저희도 (촬영에 가기 전에) 막연하게 짐작하고 그림을 그리지만 그대로 꼭 되리라는 법도 없다.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때로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할 때도 있다. 그 공간에 가서 그곳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공간을 재해석했다는 것만으로도 새로워진다. 그래서 이렇게 오래하게 될 줄 몰랐지."(장소영 작가)

특정한 공간의 72시간을 빼곡히 담아내기 위해 현장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바로 VJ다. 각자 카메라를 들고 공간에 직접 들어가 그 곳에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장면을 만들어내는 이들을 제작진은 '현장 디렉터'라고 부른단다.

이지운 PD는 <다큐 3일>의 제작 시스템에 대해 "연출진이 기획의도를 공유하고 사전 브리핑을 하면, 4명의 VJ들이 각자 독립적인 연출권을 갖고 현장으로 흩어진다"며 "PD는 VJ들의 보고를 받는다. 각자 흩어진 현장의 정보를 모아서 업그레이드 해서 '이렇게 가봅시다' 하고 방향을 제시하고. 그게 반복되는 연출 구조"라고 설명했다.

"PD는 몸이 하나기 때문에 이 사람들을 다 따라다닐 수 없다. <다큐 3일>에 처음 온 PD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실수가 4명의 VJ들 중 한 명을 따라다니는 거다. 직접 인터뷰 하려고 하고. 그게 관습대로 하는 건데, 결국에는 다시 센터 자리로 돌아온다. 현장에서 무엇을 물어볼 것인지, 이 사람을 계속 찍을 것인지, 다른 사람을 더 찾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VJ가 전적으로 판단 권한을 갖고 있다. 정교한 메시지 플레이는 어려운 대신 굉장히 둥근 상태의 기획 원안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 현장에서 VJ들이 여기에 어긋나지 않는 행위들을 해야 나중에 (촬영분을) 모았을 때 애초에 서로 약속한 대로 갈 수 있다."

이날 두 사람은 방송을 완성하기까지 VJ들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연신 강조했다. PD가 아이템에 따라 성향이 맞는 VJ를 선발하고 조합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 다음은 VJ에게 온전히 맡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테랑 VJ들이 <다큐 3일> 팀에 많이 포진돼 있는 이유도 그래서라고 했다.

장소영 작가는 특히 "기술 면에서도 베테랑이지만 무엇보다 진정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열린 마음으로 이분의 말을 들어야지 하는 마음이 있어야 상대방이 카메라를 들고 있다는 것도 점점 잊어버리고 얘기하게 되는 거다. 처음에는 '카메라, 어우 짜증나'라고 하시지만, 이틀째 삼일째가 되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VJ와 출연자가 대화를 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VJ들이 흔히 겪게 되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어떤 할머니가 어느 VJ한테는 '나는 이런 거 너무 싫고 인터뷰 안 하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둘째날 셋째날 엉뚱하게 다른 감독님한테 잡힐 때가 있다. 그 분이랑은 또 성격이 맞는 거다. 그러면 미주알 고주알 자기 이야기를 막 털어놓으신다. 처음 VJ는 이 할머니가 여기 가서 인터뷰한 걸 모르지 않나. '아 실패했어, 그 분은 안 될 것 같아'라고 했는데 테이프를 까보니까 다른 카메라에 실컷 수다 떠는 할머니가 그 할머니였던 거다. 퍼즐이 그런 식으로 맞춰지는 일이 자주 있다. 이런 건 예상이 안 되는 부분이다." (장소영 작가)

"촬영분을 보다 보면 다 보인다. 첫날에는 계속 거절 당했다가, 둘째날에는 이 공간에 사는 사람들을 알게 되고. 누가 왔다갔다 하는지, 그 중에 재미있는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 셋째날에는 그 사람 집에 가보기도 하고. 이게 뭘 뜻하는 거냐면, 그만큼 처음이 어렵다는 얘기다. 상황을 뚫는 것은 VJ 개인의 힘이 굉장히 크고 이들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다 있다. 길 가다가 카메라가 와서 물어보면 보통 경계하고 싫어하지 않나. 방송만 봐서는 그런 고통을 모르는데, 전체 촬영분을 보면 보인다. 우리나라에 이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VJ 풀이 많지 않다. 단언할 수 있다." (이지운 PD)

3000분 촬영 중 방송에 담기는 건 45분

72시간 동안 4대의 카메라가 꼬박 촬영한 3000분 내외 분량의 영상 중에 방송에 담기는 것은 겨우 45분 정도다. 그렇다 보니 안타깝게 잘라내야 하는 장면들도 많단다. 장  작가는 "편집은 버리는 게 묘미라고 하던데,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은 그게 아니다. 이것도 넣고 싶고 저것도 넣고 싶고 늘 아쉽다"고 토로했다. 방송에 담지 못한,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두 사람은 "그거 얘기하자면 밤도 샐 수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를 만나지 못하게 된 한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방송에는 안 나갔지만 작년에 만난 충청도 할머니가 제작진을 만나서 우시는 장면이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경로당이 문을 닫았다.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경로당에 모여서 서로 안부도 묻고 밥도 함께 해드셨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되니까. 자식들이 일일이 살펴야하는데 그게 힘드니까 요양원으로 보내버리신거다. 아직 건강하신데. 평생 옆집에 사시던 할머니가 울면서 '나도 이제 저렇게 될 날이 머지 않았다'고. 근데 이해는 한다. 경로당이나 마을이 돌보던 노인을 이제 자식들이 돌봐야하는데 노인을 누가 돌보겠냐. '알지만 너무 슬프다, 내 친구 어떡하냐'고 우셨지." (장소영 작가)

매주 바쁘게 돌아가는 제작 일정이지만 그 와중에도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제작진들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장 작가는 "요즘 프로그램의 인기가 예전같지가 않아서 고민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과 새롭게 해나가야 하는 것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느라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지상파 밖에 머물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여기는 오래된 지상파의 맛집인데, 여전히 맛있다'는 걸 어떻게든 알리고 싶다. 사실 제작진들의 고민이 많다. 예전에는 줄서서 먹는 맛집이었는데 지금은 식당도 많아지고 맛있는 것도 많아졌지 않나. 우리는 여전히 우리 음식에 자신이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왜 옛날처럼 줄을 안 설까. 그 많던 시청자들은 다 어디로 갔나. 그것만 찾았었는데, 이제는 움직이려고 한다. 전단도 돌리고. 홍보도 해야지." (이지운 PD)
 
<다큐 3일> 제작진들의 이러한 고민은 모바일 전용 콘텐츠 '조연출 다이어리'로도 이어졌다. 본 방송 이틀 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조연출 다이어리는 AD들이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 5분 내외의 영상이다. 내용은 대개 본방송에 나오지 않는 비하인드 스토리로 채워진다. 안산 다문화특구 편에서는 주요한 AD가 직접 다문화 미용사에게 머리를 맡기기도 하고, 카약 특집에서는 72시간 카약 타기에 도전하기도 한다. 정제된 분위기의 본방송과 달리 인터넷 '밈'을 활용하는 등 속도감 있고 자유로운 편집도 재미 포인트다.
 
의 이지운 PD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KBS <다큐멘터리 3일>의 이지운 PD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이지운 PD는 "본방송 위주의 경직된 유통을 좀 벗어나 보고 싶었다. 그런데 예산은 없고, 잘려나가는 B컷들이 아깝기도 했다. 우리 조연출들 실력이 되게 좋아서 직접 만들어보라고 했다"며 "(조연출이 직접 체험하는) 과정들도 매번 촬영 테이프에 녹아있었는데 그동안은 그걸 다 버렸다. 그런 걸 한 번 공개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탄생 계기를 설명했다. 

앞으로도 <다큐 3일>의 본령을 잊지 않고 일상을 기록해 나가겠다는 제작진들은 무엇보다 휴머니즘에 그치지 않으려 한다는 고민과 다짐을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얘기만 하는 프로그램으로 비쳐진다. 그 부분이 작가로서 되게 고민이다. 좋은 얘기만 하려고 한 건 아니다. '예쁜 얘기만 하시잖아요', '미화하시잖아요' 이런 반응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어떤 한 공간의 음과 양을 같이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게 점점 쉽지 않다. 좀 더 치열하게, 더 많은 사람과 더 밀착적으로 얘기를 해야 되는데 아직은 마스크를 끼고 있고. 현재로서는 요즘 세태를 그려내기에 바쁘다. 코로나를 지나 좀 더 시기를 기다려야 하나. 고민을 더 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다." (장소영 작가)

"<다큐 3일>을 휴먼 다큐로 규정하시면 좀 서운해하는 제작진들이 있을 거다. 그동안 훌륭한 저널리즘의 기능을 수행해왔고, 앞으로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사직격>이나 <KBS 스페셜>같은 프로그램에서 현안을 다루는 시각과 문법이 있겠지만, 우리 프로그램만의 해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정인이 사건(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 사건)을 <다큐 3일>의 방식으로 다룬 게 지난 2월에 했던 나주 영아원 편이다. 르포와 다큐멘터리 사이, 이 이야기는 저희 제작진 내부의 굉장히 오래된 논쟁이다. 언제나 고민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이지운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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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사회적합의기구 ‘가합의’... 우체국 택배는 추가 논의키로

민간택배 노사 사실상 잠정 합의... 우체국 택배는 입장차 여전

윤정헌 기자 
발행2021-06-16 20:13:51 수정2021-06-16 20:13:51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 택배노동조합 소속 우체국 택배 노동자들이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상경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6.15ⓒ김철수 기자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2차 사회적합의가 ‘가합의’를 이뤘다. 전국택배노조(택배노조)와 우정사업본부간에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최종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택배노조와 우정사업본부는 오는 18일 최종 합의를 목표로 추가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figcaption>

택배노동자를 대표해 사회적합의기구에 참여 중인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16일 오후 5시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2차 사회적합의 결과보고대회’를 통해 “사회적 합의 6개월만에 가합의를 이뤘다”면서도 “우정사업본부와의 이견으로 최종합의에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CJ·롯데·한진, 내년 1월1일부터 택배기사 분류작업서 전면 배제키로

진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 사회적합의기구에서는 그동안 쟁점이 됐던 택배기사 분류작업 전면 배제 시점과 노동시간 감축에 따른 총수익 보전 문제에 대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차 사회적합의의 거듭 파행은 택배사들이 “합의안 이행을 1년간 유예해 달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즉시 합의안을 이행해야 한다”는 택배노조와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결과다.

 

진 위원장은 “분류작업과 관련해 택배사가 2021년 안에 분류인력 투입을 완료하기로 했다”면서 “여건상 분류인력 투입이 비효율적인 택배사의 경우엔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을 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때는 택배사가 최저임금 수준, 기존분류인력보다 높은 분류비용을 택배기사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회적 합의에서는 택배노동자의 과로 방지를 위해 노동시간을 주 60시간, 일일 1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설과 추석 등이 속한 2주간은 추가 노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최대 저녁 10시를 넘지는 못하도록 했다.

만약 주 60시간, 일일 12시간 노동을 4주 연속 초과할 경우에는 물량감소, 구역조정 등을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갈등조정위원회(갈등조정위)’를 구성한다. 갈등조정위 구성은 택배사와 택배노조가 공동으로 추천하면 국토부가 지정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물량감소로 수익이 감소하는 데 대해 수수료를 인상해 택배노동자들의 총수익을 보존해 달라는 택배노조의 요구는 정부 여당과 택배사들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진 위원장은 “수수료 인상을 관철시키진 못했다”면서도 “과로에 노출될 수 있는 택배노동자들이 물량을 축소할 경우 국토부가 지정하는 갈등조정위를 통해 대리점 소장들의 일방적인 횡포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표준계약서는 국토부가 공정거래위원회나 고용노동부, 택배노사 의견을 듣고 작성하기로 했다. 다음 달 27일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물법) 시행 시점에 맞춰 새로운 위수탁계약서를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생물법은 물론 새로운 표준계약서에는 6년간 택배 위탁계약을 해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별도로 명시된다.

사회적합의기구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진경호(왼쪽)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우정사업본부-택배노조 입장차 못 좁혀... 추가 논의 통해 결론 낸다

이번 사회적 합의가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하게 된 원인인 우정사업본부와 택배노조간의 입장차는 추가 논의를 통해 결론 내기로 했다.

앞서 이달 4일 우정사업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1차 사회적 합의에 따라 연말까지 개별 분류작업을 시행하고, 그 기간까지는 분류비용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종 합의가 예정돼 있던 지난 8일 우정사업본부가 “우체국 택배노동자들의 수수료에 이미 분류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회적 합의에 진통을 겪었다.

이에 따라 택배노조가 이번 사회적 합의에서 우정사업본부에 노사 협의 이행계획을 수립·시행한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담도록 요구했지만, 우정사업본부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차 사회적 합의부터 사회적합의기구에 참여한 로젠택배는 경영구조의 특수성을 고려해 2차 사회적 합의 체결일로부터 2개월 동안 분류인력에 대한 별도방안을 마련토록 하고, 9월 1일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사모펀드가 100% 소유한 로젠택배는 경영상 특수성으로 인해 사회적합의가 일괄 적용되지는 않는다.

진 위원장은 “로젠택배 노사가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며 “협의 결과가 나오면 이를 2차 사회적 합의에 명문화하고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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