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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한국어

 

입력
 
2021.08.20 04:30
 

©게티이미지뱅크

 

한글판 저자 서문, 한글 자막, 한글 이름, 한글 지명처럼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하여 쓰는 일이 종종 있다. 한글 파괴를 우려하는 기사도 막상 열어 보면 대개는 한글 자체의 문제보다 한국어가 외래어에 오염되어 파괴되고 있다는 주장을 펼 때가 많다. 소리(음성언어)와 문자가 혼동되는 일이 흔하지는 않다. 영어와 로마자를 같은 의미로 섞어 쓰거나 일본어와 가나 문자를 혼동하는 일은 별로 없다. 그런데 유독 한글과 한국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몸처럼 인식된다.

일반적으로 한 (음성)언어와 한 문자의 결합이 필연적인 건 아니다. 하나의 언어가 여러 문자로 표기될 수 있고, 로마 문자처럼 하나의 문자가 여러 언어를 적는 데 쓰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한글과 한국어의 관계는 다소 필연적인 것처럼 보인다. 한국어를 표기하는 데 한글 이외의 다른 문자를 상상하기 어렵고, 한글은 한국어를 적는 고유한 문자체계이다 보니 한글과 한국어가 한몸처럼 보이기도 한다.

 말의 쓰임에 대한 최종 결정권은 그 말을 쓰는 사람들에게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글과 한국어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한다면 그것을 막을 도리는 없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한글에 대한 민족적 자부심이 되레 외래 요소를 지나치게 경계하고 배제하는 태도로 확장되는 것이다.

한글이라는 뛰어난 언어를 가진 민족이 외래의 언어, 특히 영어를 무분별하게 수입하여 쓰는 현실을 개탄하며, 이러다 한글 혹은 한국어가 곧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는 대개 한글이 곧 한국어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한글이 우수한 문자이고 또 한국어를 가꾸고 보존해야 하는 건 맞지만 외래어의 유입으로 우리 언어인 한글과 한국어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남미정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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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하면서 환부 놔두고 멀쩡한 팔다리 자를 건가”

LH 조직개편안 2차 공청회, 참석자들 대다수 ‘절대 반대’ 의견 확인

LH 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환자가 병이 났다. 수술이 필요한 것 같다. 어떻게 수술하지? 라는 고민이 들 때, 어느 의사나 병을 고치는 방향으로 수술하지 않겠나. 그런데, 병을 고치는 것과 무관하게 팔 자르고 다리 자르는 경우가 있나. 그럼 돌팔이지”

한국토지주택공사 조직 개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2차 공청회에서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변호사)이 한 말이다. 20일 개최된 공청회 참석 전문가 대부분은 정부가 추진중인 조직 개편안에 문제가 있다고 날 선 비판을 내놨다.

정부는 LH 분할 방안을 추진중이다. 주요 사업을 쪼개 견제와 균형을 회복하는 한편, LH의 무게 중심을 개발자에서 주거복지 컨트롤타워로 옮기겠다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토지·주택 개발사업을 한 회사로 묶어 자회사로 두고, 주거복지 회사를 지주사 형태의 모회사로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참석자들은 먼저 회사를 분할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자회사가 모회사로 공공임대주택을 판매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간단치 않다”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용 아파트 어디에 얼마나 건설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가격인데, 자회사와 모회사로 구분됐을 경우 가격 협상과 구매 규모를 결정하는데 최소한 1년 이상 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심 교수의 설명이다. 절차가 길어지면서 비용이 늘어나고, 두 회사에서 발생하는 운영 비용 역시 예상보다 클 것이라고 심 교수는 전망했다. 그는 “이렇게 발생한 비용과 비효율은 모두 LH 임대료 부담으로 가고 국민 손해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창무 서울대학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민간 건설사에선 설계·시공·운영관리까지 하나로 해야 효율적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라며 “현재 만들어진 시스템을 분리해 토지·주택개발과 주택관리를 떨어뜨리면서 효율성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LH를 분할하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기대하고 있다. 주거복지부문이 개발부문을 감시하며 견제 역할이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성시경 단국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는 “국토부 구상대로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사와 공사가 수평적인 구조에서 서로를 지배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업에 대한 승인과 감독, 임원 임명, 예산 배분 이 모든 것이 통합되어야 지배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국토부의 방안은 이 구조를 담보하지 못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청회 참가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도 정부 조직개편안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주택개발 자회사가 수익을 내면 그 수익을 주거복지 전담 지주사가 배당 형태로 가져와 그 돈을 쓰겠다는 구상이다.

윤규섭 삼일회계법인 회계사는 “2030년 이후 이 구조가 유효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LH가 수익을 낼 수 있는 3기 신도시 사업은 2030년까지다. 2030년 이후엔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이 사실상 종료된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개발할 땅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윤 회계사는 “3기 신도시 사업이 끝나면 LH 수익이 줄어들고, 반대로 주거복지 사업은 계속해서 확대될 것”이라며 “정부 안대로 변경할 경우 적자 전환 가능성을 우리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정부안은 지속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자회사가 자신의 이익을 순순히 모회사로 이전시킬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심교언 교수는 “어떤 자회사가 자신의 이익을 있는 그대로 모회사로 이전시키겠나, 비용 등으로 처리해 어떻게든 수익을 감출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정부 공언대로 LH가 주거복지 사업 역할이 강화되려면 개발사업에서 수익을 내고 주거복지 사업 손실을 보전하는 교차보조 관행을 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

이강훈 변호사는 “LH를 투기로 몰아넣는 근본적인 문제를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LH는 수도권을 비롯한 전 국토에서 사업을 벌인다. 이 중 수익을 내는 사업은 수도권뿐이다. 수도권 사업에서 수익을 내야 지역 개발에 쓸 돈을 마련할 수 있다. 주거복지 역시 마찬가지 개념이다. 수도권 사업에서 수익을 극대화해야 주거복지에 들어가는 교차보조 예산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이것이 바로 LH의 투기 지향성의 근본원인”이라며 “개발 이익 나눠 먹기가 존재하는 이상 수익성 추구 유인이 줄어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조직 개편 방안 추진은 좀 더 긴 시간을 갖고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용창 서울대학교 지리학과 교수는 “그동안 주택 수가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소유집중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점을 성찰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2006년 이후 연간 불로소득인 양도차익이 발생 거래는 100~130만건, 이로 인해 발생한 불로소득은 1,375조에 달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그는 “불로소득 자본주의에 대한 성찰이 LH라는 중요한 공기업의 사업 모델을 평가하는데 중요한 기준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강훈 변호사는 임대주택지원에 쓰인 주택도시기금 내역을 설명하며 “주거복지 재정 지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1년 임대주택 건설 지원에 쓰일 기금은 출자가 6조3천억원, 융자가 13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가 예산을 통해 지원하는 자금은 3조5천억원에 불과하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공공임대사업에 재정지원이 부족한 것이 우리가 이야기하는 문제를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정치인들도 전문가 의견에 공감했다. 공청회를 주관한 조응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는 “전문가들의 생생한 고견 잘 들었다. LH가 주거복지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무엇일까. 끊임없이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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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미국. 위기의 한반도

  • 기자명 손정목 4.27시대연구원 부원장
  •  
  •  승인 2021.08.20 12:34
  •  
  •  댓글 0
 
 
 

이렇게 볼 때 북이 한미에 ‘엄청난 안보위기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한 경고는 비단 한미연합훈련 기간만이 아니라 올 하반기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동북아는 세계 판도를 가르는 최대 격전장이 되었다.

1. 미군철수 요구의 전면화

현재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상황은 이전과는 다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는 북이 미군철수 요구를 전면에 내걸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한미가 엄청난 안보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최고 수위의 경고를 한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중러가 북의 한미연합훈련 반대를 지지하면서 공동전선을 형성한 것이다. 이 세 가지 특징은 북이 미국의 대북적대행위에 대한 대응의 폭과 강도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를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중요한 변화가 감지됨에도 한미 언론의 분석은 타성적이고 구태의연하다. 한겨레신문은 ‘소규모 방어훈련을 침략연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8.10)고 했고, 미국 관영 미국의 소리(VOA)는 북의 저강도 도발 가능성’(8.12), 북 비핵화와 조건부 양보(8.13), 매우 위협적이지만 아무 의미 없다(8.14)는 둥 안일하고, 무지한 소리만 반복하고 있다.

북의 담화에서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조선반도에 평화가 깃들자면 미국이 남조선에 전개한 침략무력과 전쟁 장비들부터 철거하여야” 한다고 미군철수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당면의 과제로 제기한 것이다. 이 주장은 이어 중러 주재 북 대사를 통해 재확인되었다. 신홍철 러시아 주재 북 대사는 타스통신에 (8.11) ‘한반도의 평화는 주한미군이 철수해야만 가능하다’고 했고, 리룡남 중국 주재 북 대사도 환구시보 인터뷰(8.14)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 미국은 먼저 한국에 배치된 침략 병력과 전쟁 장비를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하여, 미군철수가 북의 당면 과제로 제기되었음을 분명히 하였다.

이것은 트럼프 정부 시기 북미간에 합의했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정의 변화를 의미한다. 당시 북미는 핵시험, 미사일 시험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전제로 한 신뢰구축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합의한 바 있다. 신뢰구축이란 평화협정으로 대표되는 북미간 군사적 대결의 종식이다. 평화협정에는 당연히 미군철수가 핵심이다. 당시 북은 내외의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명시적으로 미군철수를 제기하기보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란 대북적대 철회부터 시작하여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가는 순차적 과정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명목상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준수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도 연합훈련을 강행하고, 나아가 유럽, 일본등과 동맹군을 편성하는 등 적대정책을 강화하였다. 이것은 미국의 싱가포르공동성명 준수 발표가 위선적임을 보여준다. 미국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최소한의 적대정책 철회 의사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 북에게 조건없는 대화, 비핵화 대 제재완화 등 마치 대화 재개를 위해 애쓰는 것 같은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기만적이다. 북이 이미 여러 차례 대북적대정책 철회 없이 대화는 없다고 못을 박았음에도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은 것이다.

이로써 현 시점에서 대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요원해졌다. 싱가포르공동성명에 의거한 순차적 평화체제 구축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적대정책이 지속되는 한 불가능하다. 이에 북은 평화체제의 핵심 사안인 미군철수를 전면에 내걸고, 이를 “절대적 억제력”(핵억지력)과 “강력한 선제타격능력” 등 힘에 의해 달성하겠다고 공식화한 것이다. 강력한 국방력으로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지난 8차 당대회의 결의를 이제 전면화한 것이다.

북의 지난 1월 8차당대회는 (핵무력완성국으로서) 변화된 전략적 지위에 맞는 대외정책을 밝혔다는 점에서 이전 당대회와 다른 전환적 의미를 갖는다. 당대회에서 북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 “이 땅에서 전쟁접경과 완화, 대화와 긴장의 악순환을 영원히 해소하고 적대세력들의 위협과 공갈이라는 말 자체가 종식될 때까지 나라의 군사적 힘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모든 대외정책의 초점을 미국을 ‘제압, 굴복’시키는데 두겠다고 결의한 바 있다. 또한 개정된 규약 서문에는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 무력을 철거시키고”,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배를 종국적으로 청산”할 것을 당면 목표로 제시하였다. 나아가 당원에 대해서도 “주체의 전쟁관점”을 익히고, 전쟁 대처를 위한 “군사지식”과 “기술적 준비”를 갖출 것을 기본 임무로 하는 등 유사시 비상조치와 관련한 여러 조항을 신설, 개정하였다.

이번의 잇단 담화와 보도는 이 결의가 실행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2. 북중러의 전략적 단결과 추락하는 미국

북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지지와 연대를 표하면서 핵무력 완성 3국의 단결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특히 바이든정부가 북중러 3국에 대한 포위 압박을 강화하자 3국은 더욱 단결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었다. 지난 2018년부터 ‘전략적 의사소통, 전술적 협동’을 합의한 3국은 세계 다극화를 향한 국제적인 반제연합전선 강화에 한목소리로 대응하였다. 시리아 문제를 비롯 이란, 베네수엘라, 홍콩, 미얀마, 쿠바시위사태 대응 등 미국과 대립하는 여러 사안에 공동보조를 취했고, 지난 3월에는 유엔에 17개국(팔레스타인 참가) 연합의 ‘유엔헌장을 지키는 친구들의 그룹’을 결성하여 미국의 일방 제재에 반대를 분명히 하였다.

중국은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 반대를 공식적으로 제기하였고, 환구시보 사설을 통해서도 중단을 강력히 요구하였다. 러시아 역시 푸틴대통령이 김정은총비서에게 보낸 8.15 축전에서 호혜적 쌍무협조가 “의심할 바 없이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 전반의 안전 강화에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러는 북의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그 대응에 강력한 지지와 연대의사를 밝힌 것이다. 동시에 중러는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중국 영토에서 처음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하였고, 지난 17일에는 러시아 전략폭격기와 중국 전략폭격기들이 동해와 대만방공식별구역을 비행하였다.

반면 미국은 아프카니스탄 철수에 이어 이라크에서의 연내 철수도 확약하는 등 군사패권 추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프카니스탄 철수에 대해 미국이 대중포위전선에 집중하기 위하여 전략적으로 병력을 빼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미국의 체면치레를 위한 어리석은 주장이다. 아프카니스탄은 중국 턱밑에 있는 국가로 인도양으로 통하는 관문지역이다. 만약 미국이 탈레반을 제압할 수 있었다면 당연히 아프카니스탄을 타고 앉아 중국 포위를 더 강도 높게 하려 했을 것이다. 미국이 미얀마 시위를 지지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 국경지역에 친미정권을 세워 중국 포위를 강화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온갖 망신을 무릅쓰고 철수하는 것은 대중포위전략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 미군 주둔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군사력, 경제력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 추락은 동반 철수한 유럽 동맹은 물론 쿼드 같은 아시아에서의 반중연대에도 심대한 손상을 끼칠 것이다.

이라크도 마찬가지다. 지난 달 26일 미-이라크 정상화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연내 철수를 약속하였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미국이 반미기세를 가라앉히려 립서비스 한 것이지 실제로는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거나 반대로 중국 포위 강화를 위해 중동 전역에서 미군을 철수하는 전략적 결정이라는 두개의 주장이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라크 민중의 강력한 반미투쟁이다. 이라크 의회의 미군철수 결의와 미군철수를 요구하는 이라크 민병대의 미 대사관과 미군 기지에 대한 거침없는 로케트 공격에 미국은 어쩔 수 없이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이전의 미국 같았으면 중동패권유지를 위해 다시 이라크와 전쟁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눌러 앉으려 했겠지만 지금은 달라진 것이다. 분명한 것은 미국이 이라크만이 아니라 시리아, 사우디 등 중동에서 철수할 흐름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다 주목할 사안은 중남미 거의 전역이 반미, 비미 정부들이 들어섰거나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미 멕시코, 쿠바,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 등에는 자주적 정권이 들어섰고, 내년에는 브라질 룰라의 재집권이 확실시 된다. 브라질은 남미 면적의 45%를 차지하는 대국이다. 그리고 칠레는 새로이 자주적 세력이 중심이 된 제헌의회가 소집되어 과거 아옌데 정부가 추진했던 개혁 이상을 추진하면서 내년 정권교체를 담보하고 있다. 이미 국내언론조차 신 핑크타이드(pink-tide)라고 부를 정도로 중남미는 상당수가 자주적 정부로 바뀌고 있다. 향후 1~2년내 중남미 대부분 나라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결정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세계는 미 패권의 거의 완전한 추락을 보게 될 것이다.

이렇듯 미 패권은 남아시아, 중동 그리고 뒷마당인 중남미에서조차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아프카니스탄에는 카불이 함락되고 거의 모든 해외공관들이 탈주했지만 중러 대사관만 유유히 남았다. 중⸳러는 이미 탈레반 신정권과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이웃인 파키스탄 역시 그간의 눈치 보기를 끝내고 확실히 중러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중동은 이미 중⸳러⸳이란을 축으로 판세가 정리되어 사우디마저 친미태도를 바꾸고 이스라엘만 고립되는 양상이다. 중남미의 자주정부들은 거의 모두 북⸳중⸳러와 우호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렇듯 바이든 정부 들어 미 패권이 빠르게 추락하고 있는 반면 세계반제전선은 더욱 확대 강화되고 있다. 다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 남은 곳은 대립이 가장 심한 동북아(한반도와 대만)와 분열이 심한 유럽이다.

3. 엄청난 안보위기

참으로 답답하고 유감인 것인 문재인 정부나 여야정당 할 것 없이 이러한 지구촌 정세의 근본적 변화를 거의 무감각하게 바라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저 미국만 바라보고 미국 하라는 대로 하는 데 길들여져 다른 생각을 못하니 끌려만 가고 있다.

현재의 엄중한 한반도 긴장상황은 문재인정부가 자초한 면이 크다. 지난 4월부터 여러 차례 남북정상간 친서교환을 통해 어렵게 합의한 사항들이 시작도 해보기도 전에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하는 바람에 파탄 난 것이다. 지난 달 27일 남북은 남북통신선 복원 의미에 대해 “남북 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하고 합의사항들을 실천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호상신뢰를 회복하고 화해를 도모하는 큰 걸음을 내짚을 데 대하여 합의”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호신뢰회복과 화해도모를 위한 별도의 합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남북, 북미관계에서 신뢰회복이란 정치군사조치를 의미하고, 화해도모란 남북교류 등 공동번영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 정상은 단순히 통신선 복원 같은 기술 실무적 조치가 아니라 연합군사훈련 중단 등 신뢰회복을 위한 중요 조치를 합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밝혔듯이 이 합의 발표에 대해 사전에 미국과 협의하였고, 동의를 얻었다고 보여진다. 지난 4월부터 7월 통신선 복원 발표까지 여러 차례의 남북 친서교환 과정에서 한미간 긴밀한 협의가 오고간 정황은 대단히 많다. 지난 5월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의 긴급 방한과 연이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방미, 그리고 6월의 성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방한과 7월 웬디셔먼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 등은 한미간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웬디셔먼 부장관의 방문 시기가 지난 달 27일 남북통신선 복원 발표 시기와 일치하는 것은 미국 측 동의가 있었다는 추정을 가능케 한다. 웬디셔면 부장관이 바로 뒤이어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해 한반도 문제 협의를 가졌다는 보도도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한미간 사전 협의에 의거해 남북합의 발표가 이루어졌음에도 2주도 안 돼 뒤집어진 것은 한미 내부의 수구보수 호전적 세력들의 거센 반발 탓이지만, 무엇보다 문재인대통령이 이들의 반발을 제어할 힘과 의지가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문재인대통령은 지난 4일 이례적으로 군 주요 지휘관 보고회의를 소집하고도 군 통수권자로서 끝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지시하지 못했고, 마지막 기회일 수 있었던 8.15 경축사마저도 흡수통일인 독일통일을 언급하여 스스로 남북합의를 완전히 파탄 내 버렸다. 말이 깃털보다 가볍다. 그러니 신의를 여러 차례 어겨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른다. 이로써 임기 말 문재인정부의 실날같던 남북관계 개선 기대는 완전히 끝났다.

이점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남북관계 개선에 동의해 통신선 복원까지 해놓고 곧바로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한 것은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은 바라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다. 미국은 여전히 동북아 패권유지를 위해 한반도 긴장유지를 더 선호하고, 그로 인한 상황 악화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만 대화를 제기하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통해 시간을 벌면서 유럽, 일본 동맹 등과의 연합훈련과 최신 인공지능(AI) 기반의 통합전역지휘통제체계(JADC2)를 완성하여 한국, 일본, 대만을 잇는 연합방위선을 어떻하든 유지하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주목할 점은 한미연합훈련이 기동훈련을 못하게 되자 한국이 영국, 독일 등과 연합훈련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말 영국 핵 항모전단 퀸엘리자베스와 한국해군이 연합해상훈련을 하고, 11월에는 독일해군과 연합훈련을 한다는 계획은 그간 한미, 미유럽이 각각 진행하던 통합전역지휘체계 훈련을 한영, 한독이 실시해 연합군체계를 완성해 나가려는 것이다.

여기에 영국과 일본은 지난 7월 북의 불법 환적을 단속한다는 명분으로 영국 함정 2척이 동북아에 상시주둔 공동대응하기로 했고, 미국은 10월 동북아에 2개의 항모전단(도널드레이건, 칼빈슨)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을 12월 ‘민주주의정상회의’에 초대해 사실상 독립국 대우를 하려하자, 중국이 대만상공에 중국 전투기가 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대만해협의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고의적으로 북과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북이 한미에 ‘엄청난 안보위기를 시시각각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한 경고는 비단 한미연합훈련 기간만이 아니라 올 하반기 전체를 관통하는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동북아는 세계 판도를 가르는 최대 격전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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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아프간에 등 돌리지 마세요"... 한 여성 감독의 편지

영화감독 사라 카리미의 공개 서한... 전세계적 연대 호소

21.08.20 20:09l최종 업데이트 21.08.20 20:09l
사라 카리미 감독의 공개서한 사라 카리미 (Sahraa Karimi) 감독은 '세상의 모든 영화인과 시네필들에게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아프간의 여성과 아동, 영화인, 예술인들을 탈레반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 사라 카리미 감독의 공개서한 사라 카리미 (Sahraa Karimi) 감독은 "세상의 모든 영화인과 시네필들에게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아프간의 여성과 아동, 영화인, 예술인들을 탈레반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 사라 카리미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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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등을 돌리지 마세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조직 탈레반의 카불 입성으로 세계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한 아프가니스탄 여성 영화 감독의 절절한 호소가 전세계에 메아리치고 있다. 

사라 카리미(Sahraa Karimi) 감독은 '세상의 모든 영화인과 시네필들에게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아프간의 여성과 아동, 영화인, 예술인들을 탈레반으로부터 보호해줄 것을 국제사회에 요청했다. 지난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된 이 서한은 해외의 영화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을 뿐 아니라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필자는 네덜란드 출신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인 헤르얀 자울호프(Gertjan Zuilhof)씨가 페북에 공유하면서 처음 이 글을 접했다. 18일 현재 7000회 이상 공유되며 수많은 영화인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카리미 감독의 트위터 계정도 마찬가지로 비슷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의 좌파성향 일간지 <뤼마니떼(L'Humanité)>에도 '위험에 처한 여성들'이란 제목의 커버사진으로도 소개됐고, 할리우드 영화매체 <데드라인>을 비롯해 독일의 <도이체벨레>, 인도 매체 등에서도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영화인들이 탈레반의 처형 리스트에 오르게 될 것이다"
 

 사라 카리미 감독의 활동은 프랑스의 좌파성향 일간지, 뤼마니떼(L'Humanite)에 '위험에 처한 여성들'이란 제목으로도 소개되었다.
▲  사라 카리미 감독의 활동은 프랑스의 좌파성향 일간지, 뤼마니떼(L"Humanite)에 "위험에 처한 여성들"이란 제목으로도 소개되었다.
ⓒ 사라 키리미 감독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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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카리미 감독은 누구이며, 이 편지는 대체 무슨 내용을 이야기 했을까. 카리미 감독은 극영화 및 다큐 장단편 영화 30여 편을 연출한 베테랑 감독이다. 아프간 여성으로서는 처음이자 유일하게 영화분야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지난 2019년에는 수도 카불에 거주하는 세 명의 아프간 여성의 현실을 소재로 한 장편 영화 <하바(Hava), 마리암(Maryam), 아예샤(Ayesha)>로 베니스영화제와 부산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팔리카(Parlika)>(2016년), <바퀴 뒤의 아프간 여성들 (Afghan Women Behind the Wheel)>(2009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라고 할 수 있는 아프간의 유일한 국영 영화사 '아프간 필름(Afghan Film)'의 대표직을 맡고 있을 정도로 현지 영화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카리미 감독의 임명 당시 유엔난민기구의 친선대사로 활동해온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가 축전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카리미 감독은 1996년에서 2001년 집권 당시 공포정치를 자행했던 탈레반의 입성이 예상되기 며칠 전, 여성으로서 영화 감독으로서 본인이 느끼는 두려움을 가감없이 전하며 국제사회가 침묵하지 않고 관심을 가져줄 것을 적극 호소했다.
 

마음이 산산조각난 저는 여러분들이 우리 아름다운 국민, 특히 영화인들을 탈레반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에 함께 동참해주시리라 간절히 희망하며 이 편지를 씁니다. 영화인으로서 제가 아프간에서 어렵사리 쌓아온 모든 것들이 무너질려고 합니다. 만약 탈레반이 권력을 장악한다면 모든 예술행위를 금지할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다른 영화인들도 이들의 처형 리스트에 오르게 될 것입니다.


그가 고발한 탈레반의 범죄
 

 카리미 감독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미지.
▲  카리미 감독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미지.
ⓒ 사라 카리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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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들과 예술인들이 처한 위험을 강조했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엄격하고 극단적으로 해석하는 탈레반은 종교 의식 이외의 음악을 비롯해 영화라는 예술 자체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여성 가수는 가수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하기도 했다.

카리미 감독은 또한 최근 몇 주간 탈레반이 협상중에도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잔인한 범죄행위를 생생하게 고발했다.
 

탈레반은 다수의 아이들을 납치했고, 어린 여아들을 탈레반 남성들에게 강제결혼으로 팔아넘겼고, 복장만을 이유로 여성을 살해하기도 하고 또 다른 여성의 눈알을 빼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코미디언을 고문하고 살해했으며, 시인이자 역사학자도 죽였거니와, 정부의 언론센터장을 살해했고, 정부와 관련된 이들을 암살해왔고, 일부 시민들을 공개적으로 교수형에 처했으며, 무수한 가족들이 고향을 등지게 했습니다.

 
아프간 정부군과 탈레반의 오랜 무력충돌은 미군과 나토군이 철수를 시작한 5월부터 심화됐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의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보복 공격과 암살작전이 자행됐다. 카리미 감독이 이 서한에서 언급한 코미디언은 애칭, 'Khasha Zwan'으로도 잘 알려진 나자르 모하메드(Nazar Mohammad)로 지난 7월 칸다하르에서 총살당했다.

8월 초 시인이자 역사학자인 압둘라 아테피(Abdullah Atefi)는 탈레반에 의해 남부 우루즈간 주에서 살해당했다. 아프간 정부의 국내외 언론업무를 총괄했던 다나 칸 메나팔(Dawa Khan Menapal) 정부정보미디어센터장 또한 8월 6일 기도 중 살해당했다.

당시 탈레반 대변인은 암살을 인정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메나팔은 탈레반의 "특별공격으로 사망했으며,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댓가"라고 평가했다. 탈레반은 그간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언론인, 활동가, 문화예술인들을 주 타깃으로 공격해왔는데 최근 3명의 여성 저널리스트 살해도 이에 포함된다.   
  
카리미 감독은 소녀와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를 박탈하는 탈레반을 비판했다.
 

아프간 국민들은 (세간의 관심에서) 잊혀져 탈레반의 어두운 통치시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아프칸을 포기하는 현 상황하에 우리는 지난 20년간 아프간 및 젊은 세대를 위해 이뤄낸 모든 성과가 이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 과거 탈레반의 집권 당시 학교에 갈 수 있는 소녀는 아무도 없었습니다.<br /><br />(탈레반 퇴출) 이후로는 9백만의 소녀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근 탈레반이 장악한 3대 도시 헤라트에서는 무려 대학교의 절반가량이 여성이었습니다. 이는 국제사회가 잘 모르는 놀라운 성과입니다. 최근 몇 주동안 탈레반은 수많은 학교를 파괴했고, 200만 명의 소녀들을 학교에서 추방하고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현실

지난 18일 첫 기자회견을 열고 소녀와 여성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겠다는 탈레반의 공식 발표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런 배경으로 유엔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탈레반의 약속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카리미 감독은 세계가 아프간의 비극적 상황에 침묵하지 않고 지원해줄 것을 간절히 호소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에 세계가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아프가니스탄 밖에서 우리의 목소리가 되어주세요. 세계는 우리에게 등을 돌리면 안됩니다. 우리는 아프간의 여성, 아동, 예술가, 영화인들을 위해 여러분의 지원과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세상이 아프간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사라 카리미 감독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나는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를 보전하고자 예술가로서 사회에 도전한다"라고 당당하게 자기 소개를 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계정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최근 카불 공항의 혼돈, 거리 모습, 정치적 상황 등 현지 사정을 공유해왔다.

특히 탈레반의 카불 입성 후 자신이 다급히 출국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134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란계 미국인 저널리스트이자 인권운동가인 마시 알리네자드는 이 영상을 공유하며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고 카불의 현실이다. 지난주 영화제를 개최하기까지 했는데 이제 생명의 위협으로 도망가야 한다"면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한 장면 카리미 감독은 지난 2019년에는 수도 카불에 거주하는 세 명의 아프간 여성의 현실을 소재로 한 장편 영화 <하바 hava="Hava" 마리암="마리암" maryam="Maryam" 아예샤="아예샤" ayesha="Ayesha">로 베니스영화제와 부산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하바>
▲ 카리미 감독의 작품 <하바 마리암 아예샤> 한 장면 카리미 감독은 지난 2019년에는 수도 카불에 거주하는 세 명의 아프간 여성의 현실을 소재로 한 장편 영화 <하바 (Hava), 마리암(Maryam), 아예샤(Ayesha)>로 베니스영화제와 부산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 사라카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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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런 아프가니스탄의 암울한 현실은 영화 창작자에게는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기도 한다. 2016년 칸 영화제 감독주간 대상에 빛나는 <늑대와 양>을 연출했던 샤르바누 사다트 감독은 8월 17일 할리우드 <리포터지>와의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상황하에 출국 및 망명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도 아울러 이런 현실이 자신의 창작세계에 미치는 영향도 허심탄회하게 소개했다.

사다트 감독은 이전에는 정치와는 거리가 있는 소소한 아프간인들의 일상을 주로 묘사한 작품을 연출해왔으나 앞으로 살아남는다면 다른 색깔의 창작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여기선 아무도 책을 읽지 않기에, 우리는 최소한 우리의 지난 100년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만들어 이를 통해 과거로부터 배울 수 있다"라며 "역사를 아는 것은 미래 아프간을 위한 한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이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된 역사와 관련된 다른 국가들의 역할에 대해 교육용 역사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사다트 감독은 불안정한 현 상황과 현실에 대한 분노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하고있다. 그는 "이 혼란 속에서도 한 가지 긍정적인 점이 있다면 이 분노가 주는 많은 에너지일 것"이라며 이를 통한 글이나 영화 제작 뿐만 아니라, 뭔가를 조직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조심스레 전망하기도 했다.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탈레반은 과거 집권시 이슬람 율법 '샤리아'로 사회를 엄격하게 통제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윤리경찰 제도로 남성은 수염을 기르고 여성은 온몸을 감싸는 부르카를 강제했고 여성이 공공장소에 남성 없이 외출시에는 구타를 가했던 잔혹한 인권탄압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 탈레반의 판사(Gul Rahim)는 7월 독일 매체 'Bild'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에서는 "동성애 남성을 샤리아법에 의해 죽을 때까지 돌을 던지거나, 벽 뒤에 세워놓고 벽을 사람 위로 덮어버려 처형하고 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여성 오피니언 리더들은 공공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아프간 최초의 여성 영화감독이자 인권운동가인 사바 사하르(46)는 2020년 8월 카불에서 영화 작업을 위해 이동 중 괴한으로부터 총격을 받기도 했다. 2014년 세계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였던 말라라 유사프자이(24)는 불과 15세때 소녀들의 교육권 옹호활동을 이유로 '파키스탄 탈레반'에게 암살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말라라 유사프자이는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탈레반의 귀환으로 "아프간 자매들"에 심한 우려를 표하며 여성인권보호를 위해 국제사회의 연대를 요청했다.
 

"우리는 아프간전쟁에서 무엇이 실패였는지 앞으로 토론할 시간이 충분하다. 하지만 지금 이 긴박한 순간에는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약속되었던 교육, 자유, 미래, 보호를 원하고 있다. 이들을 계속 실망시킬 순 없다. 낭비할 시간이 없다."<br /> 


*사라 카리미 (Sahraa Karimi) 감독의 공개서한 한글 +영문 전문은 여기서 볼 수 있다.
https://docs.google.com/document/d/1N_kMlo21lIo0hdk-YfBEtzdHpg8PPdK856kw6KF8Jh4/edit?usp=sharing⁠
 

 사라 키리미 감독은 1968년 설립된 유일한 국영 영화조직, 아프간 필름 (Afghan Film)의  대표직을 현재 맡고 있다.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라고 보면 된다.
▲  사라 키리미 감독은 1968년 설립된 유일한 국영 영화조직, 아프간 필름 (Afghan Film)의 대표직을 현재 맡고 있다.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라고 보면 된다.
ⓒ 아프간필름(Afghan 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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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잔재 수두룩 '조례'... 언어 독립 언제

일제 잔재 수두룩 '조례'... 언어 독립 언제
  •  김희곤 기자 (hgon@idomin.com)
  •  2021년 08월 20일 금요일
  •  댓글 0
 
 
지방자치단체 사무 규정이지만
일본어식 용어는 무분별 사용
'∼에 대하여' 번역 투도 버젓이

생활 속 흔히 쓰이는 말 중에 일본어식 용어와 표현이 많습니다. 섞이기도 하고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하는 언어의 특성상 일제강점기에 들어오거나 만들어진 용어·표현을 하루아침에 모두 없애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광복절을 맞이해, 될 수 있으면 덜 썼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자치법규 속 일본식 용어와 표현을 찾아봤습니다.

해방 76년이 지났지만 오늘날에도 일제 잔재 용어는 많이 남아 있다. 공공 기관은 일본어식 용어를 없애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규정한 조례에는 아직도 일본어식 용어가 많다.

국회 법제실과 법제처,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알기 쉬운 법률을 만들고자 법률 용어 정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어식, 전문적, 외국어 등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나 표현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고쳐야 할 일본어식 용어 50가지를 추렸는데, 여기에는 아직 일상 속에서도 흔히 쓰이는 말이 많다. 조례도 마찬가지다.

◇조례 속 수두룩 = 법령 속에 보이는 일본어식 용어는 자치법규 속에서도 매우 흔하게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자치법규정보시스템(www.elis.go.kr)에서 '감안'을 검색해 보면 전국에서 조례 5116건, 규칙 1845건, 훈령 1728건 등에 쓰여 있다고 나온다. 다만, 검색 체계가 폐지된 조례 등도 포함하도록 돼 있어 시행 중인 것은 더 적을 수도 있다.

경남 지역 조례를 검색하면 568건에서 감안이 사용됐다. 모두 '~을(를) 감안하여' 식으로 쓰였다.

감안하다는 우리말로 '고려하다', '참작하다', '생각하다', '살피다' 등으로 고쳐 써야 한다.

심지어 올바른 국어 사용을 위한 조례 속에서도 감안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남해군 국어 진흥 조례 4조 2항에는 "군수는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남해 지역어의 발굴 및 보전에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규정한 조례에 아직도 일본어식 용어와 표현이 넘쳐난다. 사진은 경상남도 도시재정비촉진 조례·지방세 세무조사 운영 규칙·경남사랑상품권 발행 및 운영 조례의 일부. /자치법규정보시스템 화면 갈무리
▲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규정한 조례에 아직도 일본어식 용어와 표현이 넘쳐난다. 사진은 경상남도 도시재정비촉진 조례·지방세 세무조사 운영 규칙·경남사랑상품권 발행 및 운영 조례의 일부. /자치법규정보시스템 화면 갈무리

감안(勘案)은 어떤 것에 대해 생각한다는 뜻의 일본식 한자어다. 국립국어원은 2012년 펴낸 <일본어 투 어휘 자료집>에서 "감안은 1938년 2월 25일 자 <매일신보>에서 3면 2단 기사 제목에서 처음 나왔다"고 했다. 제목은 '사업(事業)의 완급(緩急)을 감안(勘案) 시국대책(時局對策)에 치중(置重)'이라고 적혀 있었다. 다만, 감안이라는 단어는 1920년 <동아일보>, 1923년 <조선일보> 기사에서도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감안을 "일제 때 우리말에 들어온 일본어"라고 규정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졌거나 우리나라만 사용하는 한국식 한자 용어를 담은 <한국한자어사전>에는 감안이라는 단어가 없었다는 게 국립국어원 설명이다.

법령 속 일본어식 용어로 정비 대상에 꼽힌 입회, 지불, 명기, 노임, 납득, 저리, 마대, 음용수 등도 조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입회는 참여나 참관, 지불은 지급, 명기는 분명하게 적다, 노임은 임금, 납득은 수긍이나 받아들이다, 저리는 저금리, 마대는 포대나 자루, 음용수는 먹는 물이나 마시는 물로 바꿔 써야 한다. 규칙이나 훈령에는 빈칸을 뜻하는 '공란', 이름표로 고쳐야 할 '명찰' 등도 종종 나타났다.

◇일본어 투·외래어도 많아 = 일본식 용어만 문제가 아니다. 일본어 투 표현이 없는 조례·규칙·훈령 등은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달부터 효력을 발휘한 '경남도 일제 잔재 청산 등에 관한 조례'에는 공공 기관이 사용하는 일제 잔재 행정 용어는 순화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조례에도 16조와 17조에 일본어 투가 쓰였다.

'도지사는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된 사항에 대하여 관련 기관 및 단체 등에 지체 없이 통보하여야 한다', '도지사는 제7조에 따른 일제 잔재 청산 사업을 추진하는 법인·단체 등에 대하여 필요한 사업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 등 두 문장에 나타난다.

'결정된 사항에 대하여'는 '결정된 사항은'으로, '법인·단체 등에 대하여'는 '법인·단체 등이'로 고쳐야 한다.

조례·규칙·훈령 속 대표적인 일본어 투는 '~에 대하여', '~에 관하여', '~에 있어' 등을 꼽을 수 있다. '~에 대하여·관하여'는 일본어 투 표현을 답습한 것이고, '~에 있어'는 일본어를 직역한 것이다.

~에 관하여, ~에 대하여 등은 '~를, ~는, ~로'로 바꾸면 된다. '~에 있어' 표현도 '~에서, ~할 때, ~하는 데'로 고쳐 쓰면 된다.

자치 법규 속 고쳐야 할 외국어·외래어도 많다. 법제처는 외국어·외래어로 가이드라인(지침), 프로그램(과정), 로컬푸드(지역농산물), 멘토·멘티(결원·후원·지도·연결), 워크숍(연수), 컨설팅(자문), 네트워크(사회적 관계망) 등을 꼽았다. 

 

감수 김정대 경남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김희곤hgon@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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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주 연장…수도권 식당·카페 영업 밤 9시까지

등록 :2021-08-20 08:43수정 :2021-08-20 10:01

6시 이후 백신 접종자 포함 4명까지 모임 허용
코로나19 4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난 1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에 손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 4차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지난 15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에 손님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인 현행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식당·카페 영업은 현행 밤 10시에서 9시까지로 단축된다. 다만, 백신 2차 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해 4명까지 저녁 시간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김부겸 국무총리는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4차 유행의 거센 불길이 여전하다”며 이렇게 밝혔다. 일단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로 유지돼 온 현행 거리두기는 앞으로 2주 더 연장된다. 식당·카페의 경우 거리두기 4단계 지역에서 여태까지는 밤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했지만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에 따라 9시까지로 단축된다.다만 정부는 백신 접종 진척 상황을 고려해 저녁 6시 이후 접종 완료자 최소 2명을 포함해 최대 4명까지 식당·카페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정부는 감염 확산 위험이 높아진 일부 시설에 대해 종사자에 대한 주기적 선제검사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방역 수칙 조정 내용은 이날 중대본 회의가 끝난 뒤 발표될 예정이다.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화보] 코로나 4차 유행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08438.html?_fr=mt1#csidx476a83b1898e681a9f10e60754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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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손배에 언론 “의회 독주” “언론 재갈” “위헌”

[아침신문 솎아보기]
9개 종합일간지 동일한 비판 “여당 입법 폭주에 언론 자유 재갈”… 민주당 ‘부자 감세’, 코로나19 대응 의료진 착취 심각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가결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언론중재법)을 두고 언론은 일제히 “여당의 입법 폭주”이자 “언론 자유를 위축시킨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20일 9개 전국단위 아침 종합 일간지는 1면 머리기사로 모두 언론중재법 개정안 가결을 싣고 법안의 언론 자유 위축 효과를 다뤘다. “야당·학계 비판에도 귀 막고 독주하는 與”(국민일보), “巨與의 입법 폭주… '언론자유' 재갈 물렸다”(세계일보), “언론자유와 교육자율 빼앗는 '입법 폭주'”(조선일보), “與 또 입법 폭주… 언론중재법 강행 처리”(한국일보) 등의 기사다.

▲20일 국민일보 1면
▲20일 국민일보 1면
▲20일 서울신문 1면
▲20일 서울신문 1면
▲20일 세계일보 1면
▲20일 세계일보 1면

 

비판 수위가 높아진 이유는 법안 내용의 모호함으로 정당한 언론 활동까지 위축시킬 우려 때문이다. 개정안의 뼈대는 언론이 고의·중과실로 인한 허위·조작 보도로 재산상 손해를 입히거나 인격권을 침해했을 때,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책임을 묻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다.

표결 과정에서 고의·중과실을 규정한 요건은 6개에서 4개로 줄었다. ‘취재과정에서 법률을 위반해 보도한 경우’는 자의적 해석의 여지가 있어서, ‘정정보도 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는 고의·중과실로 보기 어려워서 삭제됐다. 나머지 4개 요건은 △보복적·반복적인 허위·조작 보도로 피해 가중 △허위·조작 보도로 회복이 어려운 손해 △정정 보도가 이뤄진 기사를 충분한 검증 없이 복제·인용 △제목·시각자료를 조합해 기사 내용 왜곡 등 4개 조항이다.

9개 신문 모두 고의·중과실 요건이 모호해 자의적 해석과 남용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언론보도의 주요 대상인 권력집단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막기 위해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는 '전략적 봉쇄 소송'을 부추길 수 있다”며 “공직자 비리에 대한 연속보도 역시 '계속적이거나 반복적인 허위·조작보도'가 될 수 있다는 게 언론현업단체의 꾸준한 지적”이라고 지적했다.

▲20일 한겨레 3면
▲20일 한겨레 3면
▲20일 한국일보 3면
▲20일 한국일보 3면

 

한겨레는 손지원 오픈넷 변호사 인터뷰에서 “공익 보도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적용 대상이 안 되도록 조처했다고 하지만, 보도의 공익성은 법원이 최종 판단할 때 고려하는 것이므로 소 남발로 인한 비판 보도 위축 효과를 예방할 수 없다. 오히려 공익 보도의 범위를 제한한 꼴”이라는 비판을 전했다.

경향신문도 “민주당은 또 수정안에서 공익침해행위나 금품수수 사건, 공적 관심사와 관련된 사항은 징벌적 손해배상 대상이 아니라고 했지만 특정 보도가 공적 관심사와 관련됐는지 아닌지를 가릴 수 있는 명확한 정의나 기준은 마련되지 않았다”며 미국에서도 입증책임을 언론사에서 공인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언론사에 입증책임을 넘기는 법안 구조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국신문협회·관훈클럽·대한언론인회·한국기자협회·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한국여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 등 국내 언론 7개 단체는 19일 오후 공동성명을 내고 “언론에 재갈 물린 위헌적 입법 폭거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동조합·한국기자협회·한국피디연합회는 언론현업 4단체도 공동성명을 내 “자의적 해석과 오남용이 가능한 문제적 골격이 그대로 남아 있어 설계부터 다시 하지 않는 한 ‘허위·조작 정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언제라도 비판적인 언론을 질식하게 하고, 거꾸로 민주당 자신을 겨눌 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20일 경향신문 3면
▲20일 경향신문 3면

 

이날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국회 문체위 소속 의원 16명 중 더불어민주당 8명, 열린민주당 1명 등 9명 의원의 동의를 얻었다. 국민의힘 의원 등은 상임위원장석을 에워싸는 등 표결에 반발했지만 도종환 문체위원장이 표결을 진행했다.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20일 중앙일보 1면
▲20일 중앙일보 1면

 

이에 ‘입법 폭주’, ‘폭거’ 등의 규정도 나왔다. 중앙일보는 “개정안이 일사천리로 상임위 관문을 통과한 데엔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김용민 미디어혁신특위 위원장·박정 문체위 여당 간사·김승원 미디어혁신특위 부위원장 의원.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 등 ‘언론재갈법 5인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당·정·청 내의 동조자들이 침묵의 카르텔로 프리 패스의 길을 열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청와대가 논란에 침묵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방관자적 태도를 보였으며, 미디어혁신특위를 출범시킨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침묵으로 일관한 기자 출신 민주당 의원들” 등을 카르텔로 칭했다.

더불어민주당, 일관된 부자 감세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현행 공시가격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완화되면서 ‘부자 감세’라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한겨레 1면
▲20일 한겨레 1면
▲20일 경향신문 1면
▲20일 경향신문 1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고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추가 공제 금액을 기존 3억원에서 5억원으로 높이는 내용이 골자다. 기본 공제액 6억원을 더하면 총 과세 기준액은 기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완화된다.

경향신문은 “부과 기준인 11억원에 올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 70.2%를 적용하면 현 시세로는 약 15억7000만원 안팎이 된다”며 “공시가 9억원 이상 기준을 적용했을 때의 납부 대상자 중 절반가량인 8만~9만명이 혜택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불과 1년 전 종부세율을 높이는 강화안을 처리했던 국회가 이번에는 종부세를 깎아주는 완화안을 통과시켜 시장에서는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과 집값 불안을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20일 서울신문 2면
▲20일 서울신문 2면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한 공시가격 ‘상위 2%’ 종부세 부과안은 폐지됐다. 종부세 과세기준을 현행 9억원(공시가격)에서 공시가격 상위 2%로 조정하고, 억원 미만의 금액은 반올림해 계산한다는 안이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고가주택 선호 현상이 불거지면 어떡하나. 명백한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똘똘한 한 채, 강남 쏠림 현상이 더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일 국민일보 12면
▲20일 국민일보 12면

 

거리두기 4단계 이어질 듯… 자영업자 신음·의료진 혹사

오늘(20일) 결정될 방역조치가 지금 적용되는 거리두기 조치에 추가 강화 방안이 더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의료 현장에선 유례 없는 ‘번아웃(탈진증후군)’ 증상 호소가 나온다. 거리두기가 장기간 유지된 반면 자영업자 등에 대한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제한적으로 추진되면서, 자영업자 등 거리두기 영향을 직격으로 받는 이들은 꾸준히 생계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0일 오는 23일부터 적용할 수도권·비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결정한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중대본은 현재 적용 중인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4단계·비수도권 3단계)를 2주 연장하면서 확산세를 줄일 수 있는 추가 방역조치도 검토 중이다.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을 현행 오후 10시에서 9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20일 동아일보 10면
▲20일 동아일보 10면

 

국민일보는 “코로나19 4차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의료 인력이 전례 없는 번아웃(탈진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4차 유행에선 하루 1500~2000명씩 늘어나는 확진자로 인해 검사와 역학조사 등 전방위적으로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1년 7개월간 누적된 피로에 전례 없는 유행으로 인한 무게가 더해지면서 의료진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는 것이다.

허목 전국보건소장협의회장은 19일 국민일보에 “매일 엄청난 양의 진단검사를 소화하면서 전국의 보건소는 현재 숨을 못 쉴 지경”이라며 “3차 유행까지는 버틸 수 있었는데 4차는 너무 힘들다. 의사들은 혹사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전국에서 의료진 충원 요구가 빗발치지만 충원 속도는 더디다. 국민일보는 또 “되레 인력 추가 확보는커녕 탈진한 의료진의 ‘탈출 러시(쇄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한 전망도 있다”며 “실제로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 사직한 보건소 간호사는 160명이었다. 지난 3년간 한 해 평균(108명)과 비교해 1.48배 늘었다”고 전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19일 전국 136개 의료기관의 쟁의조정신청 기자회견을 열고 보건의료 인력들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실효성 있는 의료인력 및 공공의료 확대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내달 2일 전면 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136개 기관엔 주요 감염병 전담병원부터 국공립병원, 대형 사립대병원, 민간중소병원, 요양기관 등이 다양하게 포함됐다.

보건의료노조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해 탈진하고 지쳐 사직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인력확충과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며 “실질적인 공공의료 확충, 조속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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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40년 아프간 전쟁, 이제 미국이 그들에 진 빚을 갚을 때

[김재명의 월드 포커스] 미국의 아프간 손익 계산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아프간 철수 결정이 “미국을 위해 올바른 일이다(the right one for America)”라고 주장했다. 일부 국내 언론 매체에선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표현을 썼지만, 원문을 찾아보면, 전임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늘 그랬던 것처럼 노골적인 이해타산의 표현은 아닌 듯하다. 탈레반의 공세에 밀려 목숨이 위태로워진 대사관 직원과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두고 틀린 결정이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프간 개입이 실패로 막을 내리는 것을 지켜보는 미 대통령으로선 마음이 쓰릴 것이다.


 

“무엇이 잘못 됐나" 

 

 

미국이 대외정책에서 참담한 실패를 겪을 때마다 미국 언론은 물론 미 워싱턴의 정치권이나 연구소(싱크 탱크)에서 곱씹어야 할 물음이 하나 있다. “무엇이 잘못 됐나(What went wrong?)"이란 것이다. 여기서 주류를 이루는 것은 세계 초강국인 미국이 왜 제3세계에서 패배하는 모습을 보이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카불이 이제 막 함락당한 시점이므로, 제대로 된 분석 리포트가 나오려면 아직은 이르다. 하지만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면, 올바른 진단을 하긴 어려울 것이다. 제대로 된 답을 찾아내려면? 무엇보다 미국은 선하고 세계를 지키는 ‘자비로운 패권국가’라는 오만함을 버려야 한다. 아울러 상대를 악(evil)으로 모는 미국 특유의 선악 2분법 구도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나라의 재건을 책임 있는 모습으로 도와야 한다.


 

▲난민수용소에서 만난 아프간 모녀. 오랜 전쟁에 지친 모습이 묻어난다 Ⓒ김재명

사이공과 카불의 닮은 꼴 

 

되돌아 보면, 미국의 아프간 철수 과정은 베트남의 판박이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미국은 이른바 ‘베트남 수렁’에 빠져 엄청난 정치 경제적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 수렁에서 빠져 나오려고 미국은 파리평화회담(1973년)을 열었다. 파리회담의 주역은 미국-북베트남이었고, 남베트남의 사이공 정부는 테이블에서 빠졌다. 이번 아프간 철수 과정도 베트남과 닮았다.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미-탈레반 협상에서 카불의 아프간 정부 대표는 없었다.


 

동맹이니 혈맹이니 하는 말이야 듣기에 그럴 듯하지만, 많은 경우 거추장스러울 땐 버려지기 마련이다. 베트남과 아프간의 차이가 있다면, 미국의 동맹이 무너지는 시간의 차이일 뿐이다. 베트남 사이공 정부는 미군이 철수한 시점(1973년 3월)에서 2년이 지난 뒤 무너졌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군이 올해 8월말로 예정된 철수를 마감하기도 전에 카불이 점령됐다. 탈레반의 진격 속도가 빛보다 빠르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대리전쟁으로 빠져든 아프간 수렁 

 

흔히 미국의 20년 전쟁이라 말한다. 2001년 9.11테러를 겪을 뒤 그해 10월부터 오사마 빈 라덴과 그를 보호해주던 탈레반 정권을 상대로 전쟁을 했으니 딱 20년째 전쟁을 해왔다. 하지만 이 ‘20년 전쟁’이란 표현도 정확하진 않다. 돌이켜 보면, 1980년대 1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군을 상대로 한 게릴라전에 미국이 개입했다. 따라서 ‘40년 전쟁’이란 표현이 맞다.


 

1980년대의 냉전시대에 미국의 숙적인 소련의 힘을 빼는 대리전쟁(proxy war)에서 도구로 쓰여진 인물 가운데 하나가 우리가 잘 아는 오사마 빈 라덴이다. 미국은 아프간 무자헤딘(이슬람 전사)들에게 달러와 무기를 대줘 소련군에 맞서 싸우도록 했다. 그 10년 동안 빈 라덴은 미국의 동맹자였다. “국제정치에선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다.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은 빈 라덴의 경우를 보면 딱 들어맞는 말이다.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나자, 미국은 바로 한 달 뒤 아프가니스탄을 공습하면서 전쟁을 벌였다. 그 무렵 미국의 일부 평화주의자들이 “전쟁은 마지막 수단”이라며 외교적 해법을 강조했지만 헛일이었다. 지구상 어디선가 전쟁이 터지기를 바라는 미국의 군수복합체는 9.11테러가 전쟁 특수를 안겨다 주는 절호의 기회로 여겼을 게 뻔하다.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할 당시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의 경우도 그러하다. 체니는 조지 부시 밑에서 부통령에 오르기 전에 핼리버튼 기업의 CEO였다. 거액의 스톡 옵션을 갖고 있던 체니는 핼리버튼에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의 일감을 몰아주었다. 전쟁 특수로 핼리버튼의 주가가 오르면서 체니는 떼돈을 벌었다. 죽음의 상인이 따로 없다고 말해야 할까.

 

한국 국방비 50년 어치 쏟아부어 

 

미국의 아프간 침공 뒤 20년이 지나는 동안 미 시민들은 천문학적인 전쟁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미 브라운대학 부설 왓슨연구소는 '전쟁 비용'(Costs of War) 프로젝트를 통해 2001년 9.11 테러 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벌여온 전쟁의 비용과 희생자들의 규모를 집계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21세기의 초강대국이 전쟁을 벌이면서 치르는 비용은 어느 정도이며, 그 전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가를 자세하게 보여준다.


 

왓슨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2001년10월부터 2021년4월까지 20년 동안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2,442명의 미군 병력을 잃고, 무려 2조 2,610억 달러의 전쟁 비용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년 국방비가 440억 달러 규모라는 점을 떠올리면, 무려 50년 어치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액수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비용은 2년 두인 2003년부터 벌어진 미국의 이라크 전쟁 비용과 거의 같다. 미군 1인 당 비용에선 차이가 난다. 미국 전략예산평가센터(CSBA)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 1인 당 비용에서 아프가니스탄이 이라크보다 2배 많다. 미국이 아프간에서 비싼 전쟁을 치러야 했던 것은 다른 무엇보다 험난한 지형지물 때문이다. 사막이나 평지가 대부분인 이라크와는 달리, 아프간은 산악 지형이라 작전 수행이 어렵기에 비용이 더 들었다.

 

24만명의 죽음은 누가 책임지는가


 

앞서 미군이 2,442명 전사했다고 적었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아프간에서 목숨을 잃었다. 왓슨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21년 사이에 7만명 넘는 비무장 민간인들을 포함해 모두 24만 명쯤이 죽었다. 여기에는 경비 보안 용역 등으로 아프간에 갔던 일반 미국인 3,936명, 국제안보지원군(ISAF)란 이름으로 파병됐던 나토 연합군 1,144명, 아프간 군경 7만5천~7만8천 명, 탈레반 전사 8만4천 명이 포함된다. 

 

왓슨연구소의 사망자 통계 자료는 매우 보수적으로 다뤄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 통계에 잡히지 않은 죽음들이 상당수 있다는 얘기다. 사망자 통계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더라도, 그 죽음들은 헛된 죽음이다. 9.11 테러 뒤 외교적으로 문제를 풀었다면, 그래서 빈 라덴을 국제법으로 다루고 전쟁을 벌이지 않았다면, 지금도 살아있을 생목숨들이다.

 

요행히 전쟁에서 살아남았다 하더라도 많은 아프간 시민들은 집을 떠나 고달픈 난민 신세가 됐다. 유엔난민기구(UNHCR) 통계에 따르면, 2020년말 현재 국경을 넘은 전통적 의미의 난민(refugee)이 220만 명, 국내를 떠도는 피란민(IDPs)이 290만 명에 이른다. 이즈음의 상황을 떠올리면, 난민 숫자는 더 불어났다고 보면 틀림없다. 세계은행 통계를 보면, 아프간 국민의 절반이 빈곤선상에 놓여 있고,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이 통계에 잡힌 228개 국 가운데 213번째다. 오랜 전쟁이 아프간을 최빈국의 나락으로 떨어뜨렸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져야할 책임
 

 

지난 40년 동안 아프가니스탄을 전쟁의 화염 속으로 몰아넣은 것은 외부 요인이 매우 크다. 아프간은 미국과 소련을 양축으로 한 동서냉전의 희생자라 볼 수 있다. 10년 동안(1979~1989년) 무자헤딘들은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옛 소련군과 싸웠다. 하지만 동서 냉전이 끝난 뒤 아프간은 미국으로부터 버려진 땅이 됐다.


 

미국은 아프간의 국가재건을 나 몰라라 했다. 아프간의 한정된 자원을 둘러싸고 내전이 벌어졌고, 최종 승자가 탈레반이다. 1996년 아프리카 수단을 떠난 오사마 빈 라덴이 탈레반의 보호 아래 아프간에 근거지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미국의 잘못된 정책에서 비롯됐다. 아프간 현지취재 때 만난 사람들은 “9.11 테러가 없었다면 미국이 아프간에 다시 개입하지 않았을 것”이라 잘라 말했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바그다드에서 미군 공습을 생중계한 일로 유명해진 기자가 CNN의 피터 아네트다. 지난 2002년 초 아프가니스탄 취재 때 CNN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던 그가 나와 같은 호텔에 묵게 됐다. 그런 인연으로 함께 카불 북쪽 지방에 가득한 지뢰밭 취재를 다녀오던 날 저녁, 아네트에게 슬며시 ‘미국의 아프간 책임론’을 꺼내봤다.

 

“1980년대에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리 전쟁으로 개입했다가, 소련군이 물러나자 아프간을 팽개치는 바람에 오늘 같은 사태가 났다고 보지 않는가?” 노련한 아네트는 내가 뜻하는 바를 알아채고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그 곁에 있던 30대 중반의 한 미국 기자가 내뱉듯 말했다. “나는 미국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불행을 모두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프간 전통 빵인 '넌'을 든 소년들. 이들의 얼굴에서 전쟁의 그늘이 말끔히 걷히는 날은 언제쯤일까Ⓒ김재명

“인도주의적 지원이 미국에 이롭다”


 

이제 탈레반 정권이 들어섰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탈레반의 엄격한 통치로 많은 희생자가 나올 것을 염려한다. 특히 여성에 대해 억압적인 정책을 펼 것인지도 관심사다. 여기서 다시 인권 문제가 떠오른다. 미국이 인권 침해를 명분 삼아 탈레반 정권의 아프가니스탄에 경제봉쇄와 제재를 가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다. 이럴 경우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은 외교관계가 끊어질 것이고 아프간의 이웃 국가 이란처럼 적성국가로 맞설 것이다. 지구촌 평화에 도움되지 않는 일이다.

 

따라서 제재보다는 다른 합리적 수단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 붕괴를 노리고 개입하는 것은 미국을 오히려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 만에 하나 제2의 9.11테러 같은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미국이 오히려 탈레반 정권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놓고 국가재건을 위해 도움을 주는 것이 미국에게 이로울 것이다.

 

워싱턴의 싱크 탱크인 미 전략국제연구센터(CSIS)의 핵심 연구원인 앤소니 코르데스만의 견해는 참고할 만하다. 그는 카불 함락 직후인 8월17일 CSIS 홈페이지에 올린 글(제목은 The Taliban Takeover: Plan Now for the Next Crisis in Afghanistan)에서 아프간에 대한 인도적 지원(humanitarian aid)이 꼭 정답은 아니지만, 탈레반 정권의 국내 억압정책을 순화시킬 뿐 아니라 아프간 외부에 대한 위협을 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썼다

. 

코르데스만은 나아가 조건부이긴 하지만 미국이 탈레반 정권을 외교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그는 대화 물꼬를 터는 것이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어렵다 하더라도, 탈레반 정권에게 작은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여긴다. 그 작은 변화들이 많은 아프간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외교적 인정과는 반대로, 미국이 탈레반 정권에 제재를 함으로써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강공책은 이란이나 북한에서 이미 증명됐듯이 지역 평화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탈레반 제재는 오히려 미국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제2의 9.11테러가 벌어지는 일이다. 탈레반 정권이 국경을 맞댄 이란과 손을 잡고 반미 전선을 구축할 수도 있다. 미국으로선 다행스럽게도, 탈레반은 이란 쪽보다는 파키스탄 쪽과 가깝고 대화 창구도 열려있는 편이다. 
 

 

이제는 빚을 제대로 갚을 때다


 

결론적으로, 다른 무엇보다 미국은 아프간의 40년 전쟁에 나름의 책임이 크기에 이제는 빚을 제대로 갚아야 한다. 진정한 ‘자비로운 패권국가’로서 다른 나라의 존경을 받으려면, 아프간에서 미국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분명해진다. 탈레반과 외교적 만남을 통해 그동안의 갈등을 봉합한 뒤 아프간의 전후 국가재건을 겉치레 시늉이 아니라 제대로 도와야 한다.


 

한 가지 다행스럽다면, 외부의 지원금이 탈레반 체제 아래서 엉뚱한 곳으로 줄줄 샐 염려는 적다는 것이다. 탈레반 정권 지도자들은 부패한 친미 카불 정권의 지도자들과는 성향이 다르다. 이슬람 근본주의를 내세워 엄격한 도덕성을 강조함으로써 21세기에 맞지 않는 전근대적인 행정을 펼치려 들지라도, 카불 친미정권을 안에서부터 무너뜨린 부패는 없을 것이다

. 

‘전쟁의 신’이 있다면 바로 그 신으로부터 저주를 받은 땅이 아프간이다.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어도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정도로 죽음이 휴지처럼 가볍게 여겨지는 곳이 다. 눈을 감으면, 오랜 전쟁에 지친 아프간 사람들의 어두운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에게 늦게나마 진정한 평화의 빛이 깃들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82008075495759#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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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평화의쌀 10만톤 북에 전달한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8/20 09:34
  • 수정일
    2021/08/20 09:3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평화의쌀 추진위, 기후위기 피해 북에 연내 총 53만5천톤 보내겠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08.19 16:51
  •  
  •  수정 2021.08.19 19:29
  •  
  •  댓글 2
 

"2021년 북한의 쌀 부족분 53만5천톤을 함께 만들어 갈 것을 제안하며, 무엇보다 전체 부족분 중 10만톤의 쌀이 추석 전에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한반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평화의쌀 나누기 추진위원회는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올해 추석 전에 북측에 쌀 부족분 10만톤을 우선 보내는 민간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와 이로 인한 1년 반 이상의 국경봉쇄에 더해 최근 함경도 지역 수해가 겹치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북에 쌀 부족분 10만톤을 추석 전에 보내자는 민간 차원의 캠페인이 첫걸음을 내딛었다.

'한반도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평화의 쌀 나누기 추진위원회'(평화의쌀 추진위)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한국YWCA연합회 4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북한이 겪고 있는 자연재해는 기후변화에 따른 것으로, 기후변화가 다시 식량위기로 악순환되는 기후위기야말로 한반도 전체가 공조와 협력으로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사회를 맡아 진행한 김경민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북측이 식량위기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시민사회가 나서 평화의 마음으로 평화의쌀을 나눔으로써 같은 민족으로서 깊은 우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 이번 운동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평화의쌀 추진위가 이날 보고한 올해 북한의 식량부족분은 106만톤, 이중 해외 수입량 20만톤을 뺀 86만톤이 실제 부족분이며, 쌀 부족분만 53만5천톤. 금액으로는 약 3,000억원 규모이다.

국민 참여성금과 해외동포, 해외인사들이 참여하는 민간주도 평화사업을 전개하여 추석전 10만톤, 연내 53만5천톤의 평화의쌀을 조성해 북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참여계좌 : 신한은행 100-025-468182 (사)겨레하나)

서우영 6.15남측위 기획위원장은 이날 "전국의 노동조합 등 대중조직의 자발적인 참여를 조직하고 있으며, 현재 여러 곳에서 참여방법에 대한 문의를 받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민족의 미래, 평화를 위해서 긴급재난지원금 34조원의 1%에 해당하는 3천억원을 북녘 동포들과 나누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런 규모의 지원계획은 유래가 없었지만 실제 피해규모가 수치로 확인되기 때문에 그렇게 목표치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북의 식량사정에 대한 통계는 지난 6월 14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북한 2020/2021 식량공급과 수요전망 보고서', 7월 13일 유엔경제사회이사회 고위급 정치포럼에 제출한 'VNR(Voluntary National Review, 자발적 국가리뷰) 보고서' 등을 기초로 파악했다.

이밖에도 7월 28일 미국 우드웰기후연수와 전략위기협회가 공동 발표한 '북한의 중첩되는 위기 : 안보, 안정과 기후변화' 보고서와 같은 날 미국 농무부 산하 경제조사 서비스에서 발표한 '국제식량안보 평가 2021~2031' 보고서를 주목했다.

두 보고서는 2035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북측 서해안 쌀과 옥수수 작황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고, 북 인구 2,590만명 가운데 63.1%인 1,630만명이 식량부족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교회협),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한국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 전국YMCA연맹, 전국YWCA연합회, 흥사단, 겨레하나, 한국자전거단체협의회, 주권자전국회의, 우리민족서로돕기 등이 평화의쌀 추진위 참가단체에 이름을 올렸고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개인들도 함께 한다는 뜻을 전해왔다.

평화의쌀 추진위는 지난 8월 2일 교회협이 유엔과 각국 정부, 세계기구들에게 북한의 식량난과 방역협조를 위해 조건없는 인도주의적 협력을 실천할 것을 촉구하고, 8월 13일 한국종교인평화회의가 성명을 발표해 대북인도적 지원에 종교인들이 먼저 나설테니 시민사회도 적극 동참하라고 호소한 것을 언급하면서, 이번 평화의쌀 나누기 운동에 많은 시민사회가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왼쪽부터 이흥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이만열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이사장, 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이흥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이만열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이사장, 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흥정 교회협 총무는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평화의 쌀을 나눔으로써 남북이 교류협력 재개의 계기를 만들자"며, "이웃종단들과 함께 북한 주민과 평화의 쌀을 나누는데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종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2년 가까이 세계가 함께 겪고 있는 병란속에서 남과 북은 더 크게 고통받고 있다.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로 생겼던 희망이 한미군사훈련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많다"고 하면서 "남과 북이 나누는 쌀의 의미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분단 현실을 극복하는 일에 꼭 나서고 싶다"고 했다.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은 "그동안 남북과 남북미는 적대시정책 철회와 화해협력 약속을 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남남갈등을 극복하고 힘을 합쳐서 남북화해를 이루는 일을 벌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만열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이사장은 "쌀나누기운동은 어려움에 처한 동족을 돕는 것이고 동포에 대한 사랑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한반도의 문제는 화해정신과 서로의 이해, 교류, 여기에서 뜻이 있다. 이번에 시작되는 일이 화해와 교류를 증진시키는 귀한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예총) 회장은 "이번 쌀나누기운동에 코리아글로벌피스펀드, 예총, 민예총이 두루 참여한다"며, 많은 국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김경민 YMCA 사무총장은 평화의쌀 추진위 활동을 남북 당국과 사전 협의했는지를 묻는 기자 질문에 "정부 당국과 사전 협의는 없었으나, 앞으로는 공간을 열어두고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측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는 생각도 하고 있지만 일이 전개하는 과정에서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남북 통신연락선 재가동 합의 후 한미군사훈련 중단 상황을 염두에 두고 '평화의쌀 나누기'를 추진했으나 곡절 끝에 훈련이 시작되고 통신연락선도 다시 불통되는 등 상황이 나빠진 것을 우려하지만 그렇다고 손놓고 가만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는 판단으로 읽힌다.

당장 한달 남짓 남았지만 추석전 10만톤 쌀나누기는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고는, 그 탄력으로 53만5천톤 나누기도 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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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통역사와 대통령, 거리를 좁혀라

  •  김철환 활동가
  •  승인 2021.08.20 07:52
  •  댓글 0

 
기념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월 14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 갈무리.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기념일로 지정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월 14일)’에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 갈무리.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시사주간=김철환 활동가] 지난 15일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다. 경축식에 수어통역사도 배치됐다. 경축식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한 것은 관련 규정 때문인데, 지난 6월 이 규정이 개정되면서 모든 국가 기념일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개선되지 않는 것이 있다. 수어통역사와 대통령과의 거리다.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을 할 때 바로 옆 자리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된 적이 없었다. 대통령 후보 시절에는 선거유세에서 몇 번 있었지만 당선된 이후에는 없다.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수어통역사가 배치되었지만 수어통역사와 대통령의 거리도 5m(미터) 정도였다. 그나마 행사가 축소됐기에 그 만큼이라도 거리가 좁혀진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설자와 수어통역사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농인들은 거리감을 느낀다. 그래서 수어통역사는 연설자의 표정 등을 농인이 잘 볼 수 있도록 연설자 가까이에서 통역을 한다. 광복절 경축식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했지만 이를 고려하지 않은 셈이다.

그래도 이정도 만이라도 고맙다 해야 할 입장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연설할 때 수어통역사를 배치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대통령이 연설하는 곳이나 청와대 기자회견장인 춘추관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해야 한다고 장애인들은 주장해왔다. 주장을 넘어 국회를 통해 공식적인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다.

급기야 장애인단체(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가 청와대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진정을 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물론 ‘한국수화언어법’이 시행되고 있는 만큼 청와대의 정보나 대통령의 연설을 장애인의 눈높이에서 볼 권리가 있기에 대통령의 연설이나 청와대 대변인의 기자회견에도 수어통역사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진정에 청와대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대통령의 연설을 방송사가 중계하면서 방송사의 수어통역사가 통역을 하고 있고, 춘추관의 경우 수어통역사 배치를 위해 인력충원 등 예산배정이 필요한 만큼 관련 부서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단체의 의견을 수용해 지난해 12월 청와대에 의견표명을 했다. ‘청와대의 주요 연설을 중계하거나 연설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시할 때에 농인들의 실질적인 정보접근을 보장하기 위하여 수어통역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표명이 나간 지 반년이 넘었지만 청와대는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일부 영상에 수어통역을 넣었을 뿐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연설을 하거나 춘추관에서 대변인이 브리핑을 할 때 수어통역사를 세우지는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 탈권위적(脫權威的)인 모습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소방관들에게 커피를 따라주거나 등산로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하는 등  이전 대통령들에게서 보지 못했던 소탈함을 보였다.

하지만 수어통역과 관련해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 왔다. 연설하는 대통령의 옆에 수어통역사가 없거나 수어통역사가 있더라도 거리는 멀었다. 이처럼 수화통역사와 대통령과의 좁혀지지 않는 간격은 대통령이 보였던 탈권위(脫權威)와 다른 모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사람이 먼저다.’를 강조해왔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이 이러한 약속은 지키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연설하는 곳에는 수어통역사가 함께해야 한다. 청와대 춘추관에도 수어통역사를 배치하고, 청와대 홈페이지를 장애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수어통역사와 대통령, 청와대와의 거리를 좁혀가야 한다. SW

k6469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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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44개 쏟아지는 대선 여론조사, 결과 왜 이리 달라요?

등록 :2021-08-19 04:59수정 :2021-08-19 09:37

여론조사 이면을 보다 ①

조사업체 78곳…4년새 4배 급증
경쟁 치열해 원가보다 싸게 계약
10건 중 7건이 비용 싼 ARS조사
전화면접보다 적게는 5분의1 수준
단순 수치보다 지지율 추이 봐야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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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지표조사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다자대결 이재명 23%, 윤석열 19%, 이낙연 12%, 홍준표 5%, 최재형 3%양자대결/이재명 41% > 윤석열 33%△리얼미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다자대결 윤석열 26.3%, 이재명 25.9%, 이낙연 12.9%, 최재형 6.1%, 홍준표 5.4%양자대결/윤석열 42.1% > 이재명 35.9%

지난 12일 같은 날 발표된 서로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다. 1~2위 주자와 양자대결 모두 결과가 판이한데다 양자대결은 오차범위를 넘어서고도 우열이 엇갈린다. 전국지표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는 전화면접에 무선 100%로 조사한 반면, 리얼미터는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에 유선 10%를 포함하는 등 조사 방법론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조사 기간은 리얼미터가 지난 9~10일, 전국지표조사가 9~11일로 하루 차이뿐인데다 발표 날짜도 같다. 또 지난 15일 발표된 한국리서치의 여야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18.1%의 지지율로 오차범위를 벗어난 2위를 기록했지만, 다음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는 30.6%로 1위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유권자들은 어떤 조사 결과를 믿어야 할까.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월 한달 동안 유권자들은 하루 1.4개꼴로 새로운 여론조사 결과를 접했다. 결과가 들쑥날쑥하다 보니 각 후보 캠프에서는 유리한 결과만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아전인수식 해석을 늘어놓기 일쑤다.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정보값이 대량으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경쟁적으로 조사 결과를 줄줄이 쏟아내면서 여론조사가 정치적 현상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부풀리고 왜곡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한 달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된 대선 여론조사는 모두 44건이다. 지난 1월부터 6개월 동안은 155건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유권자가 매일 0.8개꼴로 여론조사를 접했지만, 대선이 차츰 가까워지면서 점점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양만큼 조사의 정확성이란 ‘질’도 담보되는 걸까.

 

 

7월 조사 방식을 분류해봤더니 자동응답시스템을 활용한 여론조사 비율이 70.4%(31건)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전화면접조사는 12건(27.3%)이었다. 인터넷조사는 1건(2.3%)이었다. 자동응답 방식의 조사 비율이 많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비용이 저렴해서다. 여론조사업계에서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지만 응답자 1000명 규모를 기준으로 하면 전화면접은 1000만~1500만원가량 들지만, 자동응답은 200만~400만원까지 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여론조사는 언론사 입장에서 ‘가성비’ 높은 기사 아이템이다. 지난달 발표된 조사 가운데 언론사가 의뢰한 것은 79.5%(35건)에 육박한다. 여론조사는 기사 조회수를 높여주는 구실을 하고, 여론조사기관은 언론 보도를 통해 업체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어 경쟁적으로 언론사 의뢰 조사에 뛰어든다. 현재 여심위에 등록된 여론조사 업체는 78개에 이른다. 등록제를 처음 시작한 2017년 18개였던 등록 건수가 4년 만에 4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최근엔 전화면접 장비나 자동응답 시스템을 ‘소유’하지 않고 ‘임차’가 가능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치열해진 경쟁 속에 조사업체는 대부분 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으로 여론조사를 계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티비에스>(TBS) 누리집에 공개된 올해 정례 여론조사 용역 계약 내용을 보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5141만원에 계약한 것으로 나와 있다. 자동응답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조사 1개당 111만원(총 46회)에 불과하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티비에스는 그나마 서울시 재단이기 때문에 비용을 많이 지불하는 편이다. 영세 업체가 많다 보니 업체 홍보 효과가 크다는 이유로 아예 무료로 조사를 해주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심화된 경쟁의 여파로 ‘조사 가격 낮추기’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조사를 하다 보니, 자동응답 방식뿐 아니라 전화번호를 얻는 방식에서도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특정 지역에 한정된 여론조사를 제외하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진 26건의 여론조사 가운데 임의전화걸기 방식(RDD) 조사는 76.9%(20건)에 달했다. 통신사에서 가상번호를 구매하는 방식의 ‘안심번호 조사’는 단 6건에 불과했다

 

. 안심번호는 연령·거주지·성별 등 인구 규모에 비례한 정보를 받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편이지만 비싸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안심번호는 올해 기준 한건당 308원(사용기한 20일 기준)으로 책정되어 있다. 보통 조사에 이틀 정도 소요되므로, 한건당 33원(부가세 포함)의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응답자 규모의 20~50배의 전화번호를 사야 하므로 최소 규모(1000명)이더라도 100만원가량이 추가로 든다. 안심번호를 이용해 조사를 진행하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이강윤 소장은 “한 달에만 400만~5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지만, 우리나라 인구 분포와 비슷하게 맞춰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방법론을 연구하는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무작정 랜덤하게 전화를 돌리는 아르디디 방식이 가상번호보다 효율성도 떨어지고, 덜 정확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짚었다

.

이렇게 여론조사가 매일같이 쏟아지는 것을 두고 다양한 정보가 거의 날마다 제공된다는 점에서 유익하다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 과도한 ‘밴드 왜건’(대세를 따라가는 현상) 효과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엇갈린다. 특히 언론사 의뢰 조사에서 이른바 ‘잘 팔리는 기사’를 위해 특정 주자 간의 양자대결만 의뢰하거나 현직 공직자 등 정치에 입문하지 않은 인사들까지 대선 후보군에 넣는 일이 벌어진다. 실제로 지난달 조사로만 봐도 언론사 의뢰로 이뤄진 조사에서 양자대결 의뢰가 68%(24건)로 높게 나타났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대선이 아직 7개월가량 남아 있는데 단지 지금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 좀 앞서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부만 양자대결을 붙일 경우 그들의 정보만 더 많이 제공되고, 선거 구도에 대한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최소한 선거 여론조사는 본인이 출마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사람에 대해 한정해야 한다”며 “단발적인 조사는 위험하기 때문에, 단순 수치보다는 정기적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기관의 지지율 추이가 어떤지 흐름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이번 보도를 계기로 <한겨레>도 지금까지의 대선 여론조사 기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고 더 나은 보도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08228.html?_fr=mt1#csidxa8aa1d65fbb56688da9a7ad18f81e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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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연습은 미국을 위한 전쟁연습이다!”

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한미군사연습 중단 촉구 공동행동’ 2일차 진행

  • 기자명 이기영 통신원 
  •  
  •  입력 2021.08.19 00:23
  •  
  •  댓글 0
 

제국주의는 반드시 실패한다는 걸 보여준 아프간 전쟁

탈레반이 15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을 접수하고 “이제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했다. 탈레반 정권이 미국의 침공에 의해 카불에서 쫓겨난 지 20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한 것이다.

미국이 세운 친미 정부는 미군철수와 함께 모래성 무너지듯 삽시간에 무너졌다. 오직 자신들의 이익과 패권을 위해 벌여온 미국의 20년 아프간 전쟁은 베트남전쟁처럼 미국의 패배로 끝이 났다.

제국주의 세력이 한 나라의 자주권을 유린하고,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강요하는 침략전쟁은 결코 승리하지 못한다는 역사적 교훈이 또 한 번 입증되었다.

미 제국주의 패권과 대북 적대정책으로 인해 한반도는 단 하루도 전쟁연습이 없는 날이 없을 정도로 상시적인 전쟁위험 속에 놓여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한미군사연습이 벌어지고 있다. 한미군사연습은 어떠한 명분과 구실로도 가릴 수 없는 명백한 침략행위이자 범죄행위이다. 입으로만 대화 운운하고 손에는 총칼을 들고 덤벼드는 한미군사연습의 그 끝은 정세 악화와 남북관계 파탄이다.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를 위해 ‘미군철수’ 해야”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보듯이 미군이 개입하고도 한 번도 평화를 이룬 적이 없다”면서 “하루 빨리 이 땅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장남수 유가협 회장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보듯이 미군이 개입하고도 한 번도 평화를 이룬 적이 없다”면서 “하루 빨리 이 땅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원회가 18일 ‘한미군사연습 중단 촉구 공동행동’ 2일차를 광화문 미대사관 앞에서 진행했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회장은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70년 이상 이 땅을 점령하고 있는 것이지 결코 우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미 발전된 한국이 지금도 남의 나라에 의지해 나라를 지키겠다고 군사훈련을 같이 하냐”며 한미군사연습 강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어 “미국은 자신의 이익에 반할 때면 언제든지 우리를 버릴 수 있는 존재이지 평화와 통일을 같이 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고 말하고, “한반도 평화와 절대 같이 갈 수 없는 미군은 하루 빨리 이 땅을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족반역의 오점을 남길 것인가!”

노수희 부의장은 “76년 전 미군이 이 땅을 밟을 때 점령군으로 입성을 했으며 오늘날까지 그 본질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1) [사진-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노수희 부의장은 “76년 전 미군이 이 땅을 밟을 때 점령군으로 입성을 했으며 오늘날까지 그 본질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1) [사진-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은 “동족인 북을 공격하겠다고 벌이는 한미군사연습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전쟁의 화근이자 분단의 원흉인 주한미군이 철수할 때 자주통일의 문도 열릴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장기가 내려오고 성조기가 올라간 이후 한국은 단 하루도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면서 “미국이 돈 내라 하면 돈 내고, 전쟁연습 하라고 하면 전쟁연습 하면서 미군강점 76년 동안 굴욕적이고 예속적인 세월을 보냈다”고 개탄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까지 미국에 끌려 다니며 민족 반역의 오점을 남길 것인가”라고 일침을 가하며 “지금이라도 민족의 입장에서 한미군사연습 중단하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남북관계 파탄! 평화위협! 전쟁연습 당장 중단하라!”

김혜순 양심수후원회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합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한미군사연습을 강행함으로써 민족을 배신하고, 실낱같았던 남북대화의 끈마저 무참히 끊어 버렸다”고 질타했다. [사진-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김혜순 양심수후원회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합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한미군사연습을 강행함으로써 민족을 배신하고, 실낱같았던 남북대화의 끈마저 무참히 끊어 버렸다”고 질타했다. [사진-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김혜순 (사)정의·평화·인권을위한양심수후원회 회장은 “한미군사연습은 동족을 압살하려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며, 정세를 위태롭게 하는 북침핵전쟁연습”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방어적 성격이요, 축소된 훈련이라고 늘 주장하지만 훈련의 목적, 목표, 수단 등을 볼 때 북에 대한 선제타격과 지도부제거, 전면전 등이 포함된 북을 향한 명백한 전쟁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연습 중단만이 우리 민족끼리 평화와 번영, 자주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첫 걸음”이라고 주장했다.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 문재인 정부에게 있다”

모성용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은 “통일은 갈라진 나라를 잇는 것이 아니라 원래 하나였던 나라를 온전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남북사이 분열을 조장하는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모성용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은 “통일은 갈라진 나라를 잇는 것이 아니라 원래 하나였던 나라를 온전한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남북사이 분열을 조장하는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촉구했다. [사진-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

모성용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가 남북선언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날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문재인 정부에게 오늘날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따져 물었다.

이어 “남북 연락선이 며칠 만에 끊어진 것은 남북사이 신뢰를 저버리고 군사연습을 강행했기 때문”이라며 “명분 없는 전쟁연습을 계속 진행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 민족은 남북선언이 발표될 때마다 기대와 설렘으로 평화와 통일을 그려왔다”면서 “남북이 굳게 손잡을 때만이 전쟁의 기운도 사라지고 새 희망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다시 화해의 손을 잡으려면 한미군사연습부터 중단해야 한다”면서 “26일까지 한미군사연습 중단을 위한 공동행동을 계속 벌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촉진대회 준비위는 오는 26일까지 매일 미대사관 앞에서 ‘공동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며, 한미군사연습을 반대하는 여론과 의지를 계속 모아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2일차 공동행동에는 유가협 장남수 회장, (사)양심수후원회 김혜순 회장, 범민련 남측본부 노수희 부의장과 모성용 부의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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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논란에 한겨레·중앙일보 “이재명 결자해지하라”

[아침신문 솎아보기] 신문들, 탈레반의 여성 총살 소식 다뤄
조선일보, 야당 없이 통과된 언론중재법 개정안 비판 1면
 
 

황교익 논란에 한겨레·중앙일보 “이재명 결자해지” 한목소리

민주당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로부터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로 지명돼 ‘보은 인사’ 논란에 휩싸인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지난 18일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오늘부터 청문회 전까지 오로지 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씨의 이 같은 발언에 앞서 이낙연 캠프의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이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씨에게 “일본 음식에 대해서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한국 음식은 그 아류라는 식의 멘트를 많이 했다.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 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황씨도 이 전 대표를 향해 “이낙연은 일본 총리하세요”라고 맞받았다.

▲ 19일자 조선일보 2면과 3면
▲ 19일자 조선일보 2면과 3면
▲ 19일자 아침신문 1면
▲ 19일자 아침신문 1면

내홍은 여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전 제주지사 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원 전 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를 하던 중 이 대표가 ‘저거 곧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문제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원 전 지사는 ‘저거’의 뜻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에 녹취록 일부를 공개하며 ‘저거’는 윤 전 총장이 아니라 윤 전 총장과의 갈등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여야 모두를 비판하는 사설을 썼다. 두 신문은 모두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황씨의) 논란이 된 ‘전문성 유무’를 떠나 공직 후보자로서 기본 자질을 의심케 한다”고 지적한 뒤 “결국 인사권자인 이 지사가 결자해지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도 “민주당은 인사 논란을 초래한 이 지사가 황씨의 사퇴 수순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19일자 한겨레 사설
▲ 19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국민의힘 녹취록 진실공방에 대해 “대선 경선에 들어가기도 전에 당대표와 대선 주자들이 편을 갈라 치고받으며 감정의 골을 키우고 있으니, 한심하고 딱하다”고 평가한 뒤 “이준석 대표는 이미 윤석열 캠프와 당내 토론회 개최를 놓고 거칠게 충돌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왜 당내 불신 표출이 잇따르는지 깊이 성찰하기 바란다”며 당 대표로서 이 대표의 처신에 대해 당부했다.

중앙일보는 “여야에서 날마다 낯뜨거운 집안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내부 갈등 와중에 주고받는 언어나 방식도 저급하기 짝이 없다. 앞으로 여야가 대선에서 어떻게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한 뒤 “여야가 벌이는 내분은 각 지지층이 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이러니 정치가 4류라는 비판을 듣는 것이다. 정말 국민에게 정권을 맡겨 달라고 할 생각이라면 두 당이 경쟁적으로 빨리 수습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 19일자 중앙일보 사설
▲ 19일자 동아일보 사설
▲ 19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원 전 지사와 이 대표 모두를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공개된 녹취 내용으로는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이 정리된다고 꼭 집어 말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양한 해석이 여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원 전 지사가 단정적으로 이 대표를 몰아붙이면서 갈등을 키우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태도다. 이러니 원 전 지사가 다른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원 전 지사의 행동을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이 대표의 처신도 문제”라며 “이 대표가 가벼운 언행으로 잦은 논란을 일으키다 보니 당 장악력과 지도력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다. 어제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이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서로 ‘경고한다’고 말싸움을 벌이는 낯 뜨거운 장면까지 벌어졌다. 이 대표의 경선 관리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이준석 리스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사사건건 말싸움을 벌여 상대를 이기겠다는 태도로는 제1야당 대표의 막중한 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신문들, 탈레반의 여성 총살 소식 다뤄

지난 17일 아프간 북동부 타하르주의 주도 탈로칸에서는 한 여성이 부르카를 안 입고 거리에 나왔다가 탈레반의 총에 맞아 숨졌다. 탈레반은 여성뿐 아니라 아이도 폭행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수도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 19일자 동아일보 1면
▲ 19일자 동아일보 1면
▲ 19일자 조선일보 4면
▲ 19일자 조선일보 4면

동아일보는 1면에 이 소식을 다루며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무장 반군 탈레반이 다시 권력을 잡으면 참혹한 폭정과 인권 유린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지 않고 거리에 나선 여성이 탈레반에 총상을 당했다. 아프간을 떠나려 공항 근처에서 대기하던 여성과 아이들은 채찍질에 쓰러졌다. 탈레반이 아프간 국기를 든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쏴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 19일자 조선일보 4면
▲ 19일자 조선일보 4면
▲ 19일자 경향신문 사설
▲ 19일자 경향신문 사설

조선일보도 4면 기사에서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던 탈레반이 하루도 안 돼 약속을 어겼다”고 비판하며 여성과 아이들의 안위를 걱정했다. 조선일보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통치하게 되면서 여성 인권이 암흑기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여성 인권이 암흑기로 빠져들고 있다.특히 여성 억압을 상징하는 부르카를 입지 않으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벌써 부르카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성이 총살됐다는 보도도 나온다 ”고 우려한 뒤 “탈레반이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약속 이행의 의지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일은 새 정부 구성에 여성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슬람 율범의 엄격 적용을 완화하는 조치를 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야당 없이 통과된 언론중재법 개정안 비판 1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18일 오후 9시 허위·조작보도에 대해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 등을 포함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서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여당의 강행처리에 반발하며 회의에 불참했다. 여당 의원들이 전원 불참하자 도종환 국회 문체위원장은 안건조정위원으로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을 선임했다.

▲ 19일자 조선일보 1면
▲ 19일자 조선일보 1면

더불어민주당은 19일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표결로 해당 법안을 처리한다. 숙려기간 5일을 거쳐 오는 24일 법제사법위원회,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조선일보는 1면에 “사실상 여당인 김 의원을 ‘야당 몫’으로 배정해 강행 처리를 위한 의결정족수를 확보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회법 취지를 무시한 ‘김의겸 알 박기’라고 반발하며 조정위 회의에 불참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언론 자유 수호를 위한 편집자 및 언론사 임원들의 단체인 국제언론인 협회의 성명을 보도했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면 이 협회는 “이 법안이 대선을 앞두고 집권자들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침묵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어 한국의 언론 자유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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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 구속보다 중요한 것은…” 민주노총이 ‘10월 20일 총파업’ 예고한 이유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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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8/19 09:07
  • 수정일
    2021/08/19 09:0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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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의제 발표한 양경수 위원장 “정부 진정성 있는 대화 나서야”

서울 도심에서 방역지침을 위반하고 대규모 집회를 잇달아 주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08.18ⓒ김철수 기자

 1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실이 입주한 빌딩 앞에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다. 경찰이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집행을 시도하면서다. 양 위원장은 그 시각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양 위원장은 “당면한 노동자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위원장으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구인을 위해서 온 경찰에 협조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속영장 집행에 협조해달라”고 요구하며 한동안 대기하다가 양 위원장의 불응에 ‘유감’을 표한 뒤 결국 철수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탓에 건물로 진입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양 위원장은 지난 7월 3일 서울 도심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여는 등 5~7월 여러 차례 집회 및 시위를 주도했다는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감염병예방법 위반)로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3년 임기로 취임한 지 불과 반년이 지난 상태다. 양 위원장은 경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도 받고 모든 혐의를 인정하기도 했지만, 경찰은 기어코 구속영장을 신청해 발부받았다.

양 위원장은 “무조건 구속수사 하겠다는 상황이 많이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면서도 “회피할 수 없는 문제이고 회피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의 문제를 정부가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위원장도 법과 제도에 따라 신변의 문제를 판단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진정성 있게 노동계와 대화를 한다면 ‘구속’에도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총파업, 전환의 시기 함께 대비하자는 제안”

양 위원장은 사무실에 머물며 10월 20일로 예정된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총파업은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민주노총의 가장 큰 무기다.

민주노총은 이날 총파업 투쟁의 5대 핵심의제와 15대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 중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법 전면개정 ▲정의로운 산업전환과 일자리 국가보장 ▲주택·의료·교육·돌봄 공공성 강화를 ‘총파업 3대 쟁취 목표’로 선정했다. 양 위원장은 “불평등한 한국사회를 바꾸기 위한 총파업”이라며 오는 23일 온라인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고 기업도 이야기하듯이 현재 한국사회는 굉장한 변화를 마주하고 있다”며 “그 변화의 표현은 다양하게 표출된다.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기후위기로 인한 산업구조의 재편, 플랫폼 노동의 증가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직면했던 노동환경의 변화, 사회전반의 변화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를 들 수 있다. 당시 우리 사회는 사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다. 외환위기라는 환란을 통해서 신자유주의 정책이 강제로 한국사회에 이식됐고 그것에 대한 대비를 정부도, 자본도, 노동도 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의 4차 산업혁명, 플랫폼 노동의 증가, 기후위기로 인한 산업구조의 재편, 이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고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과 정부가 함께 이에 대해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총파업을 통해 노동계와 직접 대화에 나서도록 정부를 압박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양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정부를 그저 믿고 있을 수 없는 현실적인 이유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취업사이트 보면 가장 많은 노동자들을 구하는 곳이 쿠팡 같은 플랫폼 노동이다. IMF 때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이 됐듯이, 지금 산업구조 재편의 시기에 밀려난 노동자들은 급격하게 플랫폼 노동으로 빨려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플랫폼 노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대표적으로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가 그것을 드러내고 있다. 심지어 이들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도 ‘대한민국 대전환 한국판 뉴딜’이라고 이름을 지어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나”라며 “지금 노동환경에 대한 급격한 변화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걸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정책을 내고 펴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국방예산 삭감’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 공공주택을 확대하라는 것이 총파업 투쟁 의제로 나온 것을 두고 보수언론이 트집을 잡고 있는 데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집값이 폭등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금 조금 오른다고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양 위원장은 “노동자들은 한국사회에서 가장 많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민의 절반인 약 2천만에서 2천500만 명이 노동자로 분류된다. 이들이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하고 적당한 소득을 보장받고 가정으로 돌아가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새로운 노동력을 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것이 보장되지 않는 한 단순히 일터에서 노동강도를 완화하고 고용을 보장받고 임금을 보전하는 것에 머물러서는 노동자들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한국사회는 자살률 1위 국가, 출산율 최하 국가 아니냐. 한국사회는 가장 불안한 사회”라며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 코로나 방역을 무시한 민주노총에 책임이 있을까, 아니면 이 사회를 그렇게 만들어왔던 정부와 기득권과 자본에 그 책임이 있을까”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것이 민주노총이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지난 7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3가 인근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1.07.03ⓒ민중의소리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가장 규모 있는 투쟁될 것”

양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 투쟁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번 총파업 투쟁은 19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가장 규모 있는 노동자 투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1995년 민주노총을 결성하고 노동조합을 통해서 현장을 바꾸고 사회를 바꾸자고 했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서울교통공사를 포함해서 (전국) 6개 교통공사가 (파업 참가)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 외 학교비정규직, 건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조업, 서비스업 노동자들이 자체적으로 총파업을 의결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각 조합원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어떻게 총파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10월 20일 총파업 전에 9월 정기국회를 겨냥한 의제별 투쟁도 이어질 예정이라고 양 위원장은 전했다. 한 예로 코로나19와 최전선에서 싸우던 보건의료노동자들도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전날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산하 120여 곳의 지부가 중앙노동위원회와 각 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양 위원장은 “작년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보건의료노동자의 사회적 공헌에 대해서 사회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다”며 “그런데 불과 10%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 환자의 90%를 담당하고 있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병원인 대형병원은 코로나19에 대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현장의 보건의료노동자들은 공공의료를 확충하라고, 의료인력을 늘려달라고 요구했지만 1년 반이 넘도록 외면당했다”고 전했다.

이어 “올해 예산에서 공공의료와 의료인력 확충 예산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코로나19에 맞서왔던 보건의료노동자들이 총파업이라는 걸 결단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을 누가 만들어놓았는지, 정부는 책임 있게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양 위원장은 총파업 투쟁이 대규모 집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객관적 상황에 따른 다양한 방식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파업은 집회를 하기 위한 게 아니라 생산을 멈추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요구를 귀담아들으라는 노동자들의 권리”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오히려 정부가 먼저 나서서 다양한 의견을 표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하고, (민주노총이) 공식적으로 요청한 대화 테이블을 빠르게 구성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거버넌스(governance)를 구성하는 것이 성숙된 시민의식을 보장하고 비판적인 목소리, 절박한 목소리를 (법과 제도에) 반영하는 과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경찰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입주 건물 앞에서 영장 집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1.08.18ⓒ김철수 기자

“코로나19 아니었으면 한국사회에서 노동 문제는 전면적으로 제기됐을 것”

양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 집회 및 시위를 둘러싼 논란, 이로 인한 자신의 구속 문제에 대해서만 사회적 관심이 쏠리는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의 본질을 가렸다는 것이다.

양 위원장은 “코로나19라는 상황이 민주노총의 요구를 가릴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것이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한다”며 “지금 이 시기에 코로나19가 없었다면 한국사회에서 노동의 문제는 전면적으로 제기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둔 현재 노동에 관한 문제를 고민하는 대선후보는 보이지 않는다고 양 위원장은 지적했다. 그는 “그저 정쟁만 있을 뿐”이라며 “그런 모습 속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우리 국민들은 도대체 어떤 희망을, 어떤 기대를 품어야 하나”라고 한탄했다.

나아가 양 위원장은 “양극화, 불평등의 악순환을 멈추는 건 말로만 해서는 되지 않는다”며 “대선 주자들이, 정부가, 정치인들이, 국회가, 그리고 많은 재부를 쌓아놓고 있는 재벌과 대기업이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절규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나라를 나라답게 만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양 위원장은 거듭해서 노정 대화를 촉구했다. 그는 “당장 절박한 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정부가 정말 민주노총, 그리고 조합원들과 진정어린 대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민주노총 위원장 인신의 구속을 미뤄둘 필요도, 하반기에 총파업 투쟁을 강행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7월 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진행한 이유도 그렇고, 10월 20일 총파업을 준비하는 것도 발전적 대화를 모색하기 위함이지 무조건 우리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려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속영장 실질심사) 출두를 연기한 이유도 당장 급한 문제를 해결하고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구속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만약 제가 바로 구속됐더라면 그 이후에 민주노총에 대한 관심은 아예 사라졌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양 위원장은 “언젠가는 출두하고 사법적 판단을 받을 수밖에 없을 텐데, 그 기간을 어떻게 판단할 거냐는 정부의 태도와 연동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진정성 있게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편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무조건적으로 야외에서의 집합 집회를 강행했던 건 아니다"라며 7월 3일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쯤 김부겸 국무총리를 공관에서 직접 만나 나눈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양 위원장에 따르면 당시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긴급한 현안을 의제로 하는 ‘노정 대화 테이블’을 가질 것을 요구했다. 그는 “구체적인 현안 얘기는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며 “현장의 목소리, 노동자의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부겸 총리도 그 자리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존재하는 조건, 한국노총이 존재하는 조건 등을 고려해서 제한된 의제를 가지고 함께 얘기해보자, 그리고 그런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보자’고 화답했다고 양 위원장은 전했다. 양 위원장은 “실무적인 라인도 구축해보자는 이야기로 진전되기도 했다”며 “민주노총은 산별노조 대표자 간담회도 요청했고, 총리도 코로나 방역 상황을 지켜보면서 빠른 시간 내에 그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소개했다.

양 위원장은 “그런 논의의 테이블이 이어지고 정부가 진정성 있게 그 사안들을 집행했다면 민주노총은 야외에서의 집합 집회를 강행 이유가 없었다”며 “하지만 그 이후 총리의 답은 민주노총을 ‘방역 방해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이었고, 실질적인 논의 과정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고 대책도 세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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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투 표현 ‘~에 관하여‘는 쓰지 말아야

[쉬운 우리말 쓰기] 일본어 투 표현 ‘~에 관하여‘는 쓰지 말아야

허과현 기자

hkh@

기사입력 : 2021-08-18 06:00

[한국금융신문 허과현 기자] 국어 등을 ‘쉬운 우리말’로 정비하는 것이다. 법령에서는 사찰, 시건 등 일본식 용어 37개를 정비했으며, 일본어 투 표현도 정비(안)을 내 놓았다.

일본어 투 표현으로는
1. ~에 관하여, ~에 대하여가 있다. 이 표현은 일본어 투 표현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므로 되도록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예를 들면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관하여는~’은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으로 써도 이해에 어려움이 없다.

2. ~에 있어서는 일본어의 ‘~に おいて를 직역한 표현이므로 ’에서‘, ’하는 경우‘ 등으로 고쳐 쓴다. 예를 들면 ’승진에 있어서 남녀를 차별해서는 아니 된다‘->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해서는 아니 된다‘로 써도 이해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3. 도구나 방법・수단을 나타내는 ‘~으로써’는 한문(以)과 일본어(~を もって, ~を 通じて)에서 온 표현이다.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보호의 정신을 높임으로써 이들을 옳고 아름답고~’는 ‘어린이에 대한 사랑과 보호 정신을 높여서 어린이를 올바르고 아름다우며~‘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외에도 긴급을 요하거나->긴급한 경우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목적에 한하여->목적으로만 등으로 고쳐 쓰면 일반 국민의 일상 언어와 차이가 없어 이해하기가 한층 쉬울 것이다.

※ 자료 : 일본어 투 용어 순화 자료집(국립국어원)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허과현 기자 hk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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