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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일본 전범기 불타다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일본 전범기 불타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6/0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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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진연 회원들이 일본 전범기를 불태우고 있다.     ©김영란 기자

 

▲ 전범기에 불을 붙이는 대진연 회원  © 김영란 기자

 

 

서대문 독립공원 독립문 앞에서 일본 전범기가 순식간에 불탔다. 

 

일본이 도쿄올림픽 홈페이지에서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표기하는 것에 항의하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회원들이 2일 오후 3시 서대문 독립공원 독립문 앞에서 일본 전범기 화형식을 했다. 

 

대진연 회원은 “우리 민족이 일제 식민 지배에서 독립한 지 76년이 지났지만 현재 2021년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에서 전범기를 사용하고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기하는 등 또다시 우리 민족을 침략하려 하고 있다”라며 “이번 전범기 화형식을 시작으로 하여 일본의 제국주의적 야욕, 기필코 막아내겠다”라고 말했다.

 

대진연 회원들은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 정부 규탄한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전범기에 불을 붙였다. 

 

어제(1일) 일본대사관 앞에 이어 오늘은 독립문 앞에서 전범기 화형식을 한 것이다.

 

한편, 어제 전범기 화형식을 한 대학생들은 현재 종로경찰서에 수감되어 있다. 종로경찰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진연 회원들을 연행했다. 

 

대진연은 연행된 학생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 수가 현재 450여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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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이준석 분석한 한겨레 “보수 본색 여실히 드러나”

4대 그룹 대표 간담회 대통령 사면 발언 인용 보도 즐비, 코로나19 학력 격차 공식 확인… 한겨레 이준석 비판 조명

지난 2일 문재인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를 만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해 긍정적인 취지로 발언하자 중앙일보는 이를 1면 머릿기사로 썼다. 다른 전국 종합일간지도 대부분1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다.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사면을 예측하는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3일 중앙일보 “이재용 8·15 특별사면 유력”하다를 1면 기사 제목으로 붙였다. 2일 낮 문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4대 그룹 대표와 가진 초청 오찬 간담회 내용을 전한 기사다. 구광모 LG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 회장이 참석했다.

▲9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갈무리
▲9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갈무리

 

청와대 대변인은 최태원 회장이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을 건의하자 문 대통령은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 기업에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시기상조 등의 이유로 사면 가능성에 선을 그어온 입장이 미묘하게 바뀐 것.

문 대통령의 발언은 사면에 여지를 열어 두는 쪽으로 서서히 변해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에는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지난달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선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돼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도 밝혔다. 2일엔 이보다 더 나아가 ‘국민이 공감한다’고 언급했다.

▲3일 중앙 1면
▲3일 중앙 1면
▲3일 동아 1면
▲3일 동아 1면

 

3일 9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중 이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기사는 적었다. 조선일보는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8·15 광복절 특별 사면 또는 가석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며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거나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성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 건의(사면)를 고려해달라”는 등의 4대 그룹 대표 발언을 강조했다.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은 문 대통령 입장 변화에 주목했다. 경향신문은 “최근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경제 회복 국면에서 기업의 역할을 부쩍 강조하고 있고,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삼성을 포함한 4대 그룹이 대대적인 대미 투자 보따리로 문 대통령의 방미길에 힘을 실어준 가운데 나온 발언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면서도 “횡령·뇌물 등으로 유죄가 확정된 대기업 총수를 경제 논리를 앞세워 사면해주는 것은 기업 범죄에 면죄부를 주고 사법질서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3일 조선 5면
▲3일 조선 5면
▲3일 한국 3면
▲3일 한국 3면

 

한국일보도 “'국민 공감대'와 '기업 역할론'을 말한 건 '사면을 위한 외형적 조건이 갖춰졌다'는 뜻으로, 문 대통령이 8ㆍ15 광복절 특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됐다”며 “이 부회장 사면은 문 대통령 스스로 세운 원칙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뇌물, 알선수재 및 알선수뢰, 배임·횡령 등 5대 범죄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형을 받은 사범들은 사면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배제한다고 공약했다.

코로나발 기초 학력 붕괴… 교육 격차 더 벌어져

코로나19로 등교, 수업 등에 차질을 빚은 중·고등학생들의 ‘기초 학력 붕괴 현상’이 확인됐다. 지난해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기초 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학생 비율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다.

2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하며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하는 1수준 중학생 비율이 국어 6.4%, 수학 13.4%, 영어 7.1%로, 영어는 지난해(3.3%)보다 두 배 이상, 국어는 지난해 4.1% 대비 2.3% 포인트 늘었다고 밝혔다.

▲3일 서울 9면
▲3일 서울 9면
▲3일 경향 1면
▲3일 경향 1면

 

1수준 고등학생 비율은 국어 6.8%, 수학 13.5%, 영어 8.6%였다. 서울신문은 “고등학교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13.5%로 전년 대비 4.5%나 증가했다”며 “이번 평가 결과는 기초학력 미달 비율의 증가 폭이 빠르고 가파르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통학력’에 해당하는 3수준 이상의 비율은 하락했다. 중학교에서는 3수준 이상 비율이 국어 75.4%, 수학 57.7%, 영어 63.9%였으며 고등학교에서는 국어 69.8%, 수학 60.8%, 영어 76.7%로 나타났다.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기초학력 붕괴 현상이 더 심했다. 남학생의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보면 중학교 16.0%, 고등학교 16.3% 등에 달했다. 서울신문은 “중·고등학교 모든 과목에 걸쳐 남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여학생보다 많게는 4배까지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학업 성취도는 떨어져도 학생들의 행복도는 높아졌다’는 최근 수년간의 흐름도 바뀌었다. 학교생활 행복도가 ‘높다’고 답한 비율은 중학교 59.5%, 고등학교 61.2%로 지난해보다 각각 4.9% 포인트, 3.5% 포인트 줄었다.

2학기부터 전면등교를 실시할 예정인 교육부는 오는 14일부터 등교수업을 확대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에서의 학교 밀집도 기준을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상향 조정하고, 직업계고 학생들은 거리두기 2단계까지 전면등교한다.

▲3일 한겨레 3면
▲3일 한겨레 3면

 

한겨레 이준석 평가 “노골적인 엘리트주의”

오는 11일 국민의힘이 당 대표 선거를 앞둔 가운데 한겨레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정치성을 분석했다. 그의 저서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2018)와 <공정한 경쟁>(2019), 최근 언론 인터뷰 및 토론회 발언 등이 분석 근거다.

한겨레는 “젠더 이슈에 의문을 나타내며 반페미니즘 정서를 노골적으로 부각하는 것은 다른 대중 정치인들과 확실히 차별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이 여성을 포함한 정치적 소수자의 우대 정책에 문제를 제기하는 대목에서 “이런 기조는 ‘트럼프식 갈등 이용 행태’라는 비난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층과 비지지층을 갈라치기 하고 이를 이용하던 모습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또 “‘공정’과 ‘경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배경엔 그의 노골적인 실력주의 가치관이 내재돼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 아버지와 친분관계가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의 인턴으로 정치 경험을 쌓은 점에서 “그의 신념과 배치되는 ‘내로남불’ 행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고도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저서, 인터뷰 등에서 “체제 우위를 통한 흡수통일 외에 방법이 없다. 통일 교육도 필요 없다”고 통일관을 밝혔다. 일자리 문제에선 “기업이 해고를 쉽게 해야 경영 효율성이 높아져 결국 사회에 득이 될 것”이라거나 “청년 일자리를 따로 만들기보다는 육체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의 일자리를 구분해 취업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에 “스스로 ‘진보와 보수의 중간 어디쯤 머문다고 생각한다’고 했던 그의 ‘보수 본색’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3일 국민 1면
▲3일 국민 1면
▲3일 세계 4면
▲3일 세계 4면

 

한편 국민일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지인들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의 익명의 측근은 2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백넘버 2번을 달고 대선에 나가겠다고 밝혔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국민의힘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는 “당 일각에선 윤 전 총장이 이르면 이달 중 평당원 자격으로 입당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며 “대규모 캠프 대신 소규모 참모 조직을 꾸리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대선준비팀을 수행·공보·정무·정책 등 핵심 기본만 구성하고, 윤 전 총장 처가 관련 의혹을 방어했던 법률 대리인들이 합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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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kg 파지더미 깔리기 전날 딸이 한 말 “사고 많이 나던데 아빠도 조심해”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6/03 09:37
  • 수정일
    2021/06/03 09:37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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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사망사고 화물노동자의 21살 둘째 딸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나요”

이승훈 기자 
발행2021-06-02 19:16:30 수정2021-06-02 19:16:30
 

“아빠와 전날 밤 저녁 먹고 같이 얘기를 나눴어요. 최근에 이런 (산재사망)사고 많았잖아요. 그러니까 아빠도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 쌍용 씨앤비 공장 산재사망사고 화물노동자 故 장창우 씨의 둘째 딸 장 모(21) 씨

지난 5월 26일 쌍용 씨앤비(C&B) 공장에서 컨테이너 문을 열다가 쏟아지는 압축 파지더미에 깔려 숨진 화물노동자 故장창우 씨 둘째 딸의 말이다.

21살 둘째 딸 장 씨는 2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평소 우리 가족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 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사고 전날 아버지와 저녁을 먹고 함께 나눴던 이야기를 들려줬다. 장 씨는 아버지가 딸의 걱정 어린 말에 “조심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버지 창우 씨는 다음날 일터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창우 씨는 자기 업무도 아닌 위험 작업을 수행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일 서울 동작구 쌍용 씨앤비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견에는 사망노동자의 두 딸과 처음 사고를 목격했던 동료 노동자가 참여했다.ⓒ민중의소리

파지 부스러기 날린다고 위험작업 지시
산재사망사고 28분 만에 사고현장 청소
사망노동자 둘째 딸의 절망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나”

 

화물노동자들의 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일 서울 동작구 쌍용 씨앤비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견에는 사망노동자의 두 딸과 처음 사고를 목격했던 동료 노동자가 참여했다.

기자회견에서 둘째 딸은 “어떻게 사람이 죽었는데도 어떻게 그렇게 뻔뻔하게 사고현장을 훼손하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나”라며 “그런 행동은 사람 목숨을 공장에 날리는 먼지만도 못한 취급 하며 생명을 멸시하는 행동”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크고 대단한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당연히 지켜달라는 것만 지켜달라는 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라고 한탄했다.

지난달 26일 오전 9시15분쯤 화물노동자 창우 씨는 쌍용 씨앤비 작업장에서 컨테이너 문을 열다가, 경사로 때문에 입구 쪽으로 쏠린 300~500kg의 압축 파지더미가 쏟아지면서 산재사고를 당했다. 창우 씨는 동료에 의해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하게 수술을 받았으나, 다음날 12시15분경 상태 악화로 숨졌다.

쌍용 씨앤비 측은 산재사고 위험에 대해서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과 동료들에 따르면, 1년여 전까지만 해도 “경사로로 내려가기 전에 컨테이너 문을 연 후 컨테이너 내부 짐을 내려놓는 곳까지 후진하여 상·하차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작업장에 파지 부스러기가 날린다고 미리 열지 말고 경사면을 모두 내려온 뒤 컨테이너 문을 열라고 작업 지시를 했다고 동료와 유족은 전했다.

산재사망사고 직후 작업이 재개되는 모습ⓒ화물연대본부 제공 CCTV 화면 갈무리

또 회사는 119가 출발하기 무섭게 사고현장을 훼손하고 작업을 재개했다. CCTV를 보면, 사고 당일 오전 9시40분경 119구급대가 창우 씨를 구급차량에 태운 뒤 이송을 위해 문을 닫았다. 그리고 2~3분 뒤인 9시43분경 지게차로 파지더미를 다시 나르기 시작했다. CCTV에는 사고 현장이 사고 발생 28분 만에 훼손되는 장면도 담겼다. 이날 오전 10시15분경 회사는 지게차로 창우 씨를 덮친 파지더미를 치웠다. 이어 오전 11시쯤 창우 씨가 몰았던 화물차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누구든지 중대재해 발생 현장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둘째 딸이 “사람의 목숨을 공장에 날리는 먼지만도 못하게 취급했다”고 분노한 이유다.

딸 장 씨는 사고 직후 28분 만에 사고현장이 훼손된 사실을 듣고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나” 생각했다고 한다.

박해철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무엇보다 사고 이후 회사가 보여준 작태에 분노한다”라며 “화물노동자가 공장 정규직이 아닌 특수고용직이라고 할지라도, 사람이고 인간이다. 인간의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회사는 오로지 비용만 (따지고) 있었다. 사람은 없었다. 화물노동자는 없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화물연대본부는 2일 서울 동작구 쌍용 씨앤비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민중의소리

위험작업 강제하는 업계의 관행
“자본의 탐욕이 부른 타살” 분통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인명 경시인지, 안전 불감증인지, 화물노동자들을 한낱 그림자 취급하는 것인지…”라며 똑같은 형태로 잇따르는 화물노동자들의 산재사망사고에 한탄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짐을 싣던 화물노동자가 스크루(Screw)에 깔려 숨졌고, 같은 해 11월 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서도 혼자 석탄재를 차에 싣던 화물노동자가 추락해 5분가량 방치돼 있다가 숨졌다. 올해 3월 한국보랄석고보드에서도 석고보드를 하차하던 화물노동자가 적재물에 갈려 숨졌다.

이 사고 모두 화물노동자의 업무가 아닌 상·하차 작업을 업계가 관행처럼 강요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였다.

이 위원장은 “화물노동자 업무는 운송”이라며 “관련법에 따른 안전운영 고시를 보면, 업무 범위가 명확히 명시돼 있다. 안전사고가 날 수 있는 경우면 해당 업무를 화물노동자에게 시켜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도 회사는 이익을 위해 사고 위험이 큰 경사진 도크 안에서 위험한 노동을 강제했다”라며 “누가 보더라도 자본의 탐욕이 부른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관련해서, 국토교통부도 화물자동차 안전운임 고시 유권해석을 통해 “컨테이너 문을 개방하여 내부를 검사하거나 청소하는 작업이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으면 화물노동자에게 해당 작업을 수행하게 하면 안 된다”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40분경 유가족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화물연대본부와 사 측은 합의안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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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같은 전설의 언니들을 만났다..."길이 보여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야"

[바람 같은 전설의 언니들] ① 동일방직 해고자 김용자 님을 만나

0. 연재 순서

 

<바람 같은 전설의 언니들>① 동일방직 해고자 김용자 님을 만나

<바람 같은 전설의 언니들>② 구로동맹파업투쟁의 김준희 님을 만나

<바람 같은 전설의 언니들>③ 기륭전자분회의 유흥희 님을 만나 

*행사 참여 링크 http://bit.ly/21바람후원행사신청


 

▲김용자 동일방직 복직투쟁위원장. 2019년 톨게이트여성노동자들에게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동일방직복직투쟁위원회

김용자 동일방직 복직투쟁위원장을 처음 만난 건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의 싸움 때였다. 1978년에 있었던 철저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이 40년이 지난 2019년에도 반복되고 있기에, 이들을 응원하고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한국도로공사는 법원도 인정한 직접고용의무를 저버린 채 자회사를 거부한 톨게이트수납노동자들을 집단해고 했는데 대부분이 여성들이었다. 톨게이트여성노동자들도 상의탈의 투쟁, 고공농성, 노숙농성, 단식농성 등 하지 않은 게 없었다. 왜 40년이나 흘렸는데 달라진 게 없을까?
 

 

어용노조를 만들려는 남성노동자들에 맞서


 

70년대 대표적인 여성사업장인 동일방직 투쟁은 어땠는지, 지금도 달라진 게 없는 성차별적인 여성노동자의 현실에 대한 얘기를 들으려 김용자 위원장을 만났다. 김위원장은 단호하고도 차분한 어조로, 43년째 복직투쟁 중이라고 했다.

 

"우리는 돌아갈 현장이 있기 때문에 투쟁도 길게 했어. 동일방직 사건 같은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역사적인 사건들이잖아요. 똥물사건, 나체시위까지. 똥물을 끼얹고 그 사람들을 해고시키고. 피해자들을 내몬 거잖아. 우리도 억울하니까 포기할 수 없었지. 사실 한국노총, 국가권력, 회사 이 3자가 합심해서 우리를 탄압한 거잖아."


 

나중에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동일방직의 민주노조를 없애기 위해 한국노총만이 아니라 중앙정보부도 개입했다. 사찰의 흔적이 국정원과거사진상규명에서 드러났다. 78년 2월의 똥물투척사건도 당시 어용이던 한국노총과 회사의 합작으로 이뤄졌다. 주요 행위자는 남성노동자들이었다. 그 이전의 투쟁인 1976년의 상의탈의 시위도 남성노동자들이 사측관리자와 함께 여성집행부를 불신임하려고 하자 이에 대항하면서 벌어진 투쟁이다.


 

왜 남성노동자들은 사측의 입장에 서서 폭력을 행사했던 것일까.


 

회사는 당시 다수의 여성노동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소수의 남성노동자들에게 특권을 주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성차별적인 편견이 넘쳐났던 시대라 여성노동자에 대한 성희롱과 무시도 극에 달했다. 이른바 성별화된 노동통제다. 여성노동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남녀 성별 권력관계의 차이를 이용해 여성들에 대한 차별과 착취를 극대화한 것이다. 70년대 말 여성노동자들은 남성노동자들의 임금 절반인 5~6만원을 받았다.

 

"동일방직 직원 1300명 중에 남자들이 180명밖에 안됐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자들이 주도권을 잡아야한다고 생각한 거지. 임금도 굉장히 차이가 컸어. 그러니까 노동조합 여성지부장을 탄생시킨 거지, 도저히 안 되겠거든. 3교대인데 화장실 갈 시간이 밥 먹을 시간이 없었어." 

 

국무총리가 나오는 행사를 망치다


 

똥물투척 사건 이후 124명이 해고되었다. 해고된 후 갈 곳이 없었던 대다수 조합원은 인천 도시산업선교회(산선)에서 생활한다. 산선 앞은 항상 사복형사들이 즐비했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미행했다.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의 해고는 국가권력과의 공모로 이루어진 것이니 예상가능한 일이다. 

 

그러다보니 해고싸움은 국가기관에 대항한 싸움과 국가와 공모한 어용인 한국노총에 대항한 싸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장충체육관에서 벌인 시위로 생방송을 중단시키기까지 했다. 1978년 3월 근로자의 날 행사가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국무총리까지 참석하는 규모있는 행사였다. 동일방직 여성노동자들은 행사장에 가서 "우린 똥물을 먹고 살수 없다"며 현수막을 펴고 구호를 외쳤다. 대부분 연행됐다. 나머지는 명동성당에 가서 단식농성을 했다. 나중에 종교 측의 중재로 일부는 현장에 복직했으나 나머지는 들어갈 수가 없었다.


 

"원래 명동성당에서 합의할 때는 조건 없이 복직을 시켜준다고 했어. 그런데 그렇지 않은 거지. 노조도 인정하고 우리가 해고됐던 기간의 임금도 보장하라. 그 조건으로는 못 간다 했지. 124명 중 76명이 남은 거지. 들어간 사람들이 한 달도 안 돼 나왔어. 못 견디고 다 나왔어. 현장에서 일하는데 형광등 깨고 협박하고 그랬나 봐요. 어떻게 혼자 들어가서 제대로 일하겠어. 노동조합이 살아서 (현장에) 들어가도 힘든데, 어리석은 결정인 거죠. 혼자라도 들어가는 게 내가 살 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에요. 동지들을 배신할 수 없어. 그건 내 인생의 패배야. "

 

새롭게 집행부를 꾸리고 싸움을 이어갔다. 한국노총도 점거하고 동일방직을 다룬 연극을 하면서 투쟁을 이어가기도 했다. 1978년 9월 동일방직 똥물투척사건을 다룬 연극을 하던 여성노동자들은 연극을 하던 중 현수막을 들고 종로거리로 나와 시위를 했다. "노동3권 보장하라","유신헌법 철회하라" 경찰은 바로 진압에 나섰다.

 

"연극하고 다 잡혀갔어. 그때 정말 무서웠지. 그때 한 30명 이상은 구류됐어. 안기부, 치안부에 갔지. 매일 밤 11시만 되면 끌려가서 맞고 오고 그랬어. 가차 없었지." 

 

김위원장은 똥물 사건만이 아니라 해고 이후의 싸움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고 이후에 동일방직 노동자들하고 감옥에 간 사람이 60명이야. 구속사유는 폭력. 인천지역 사람들과 연대해서 인천 노동청을 점거 농성했지. 6명 다 구속됐지. 잡혀가면 정말 죽을 만큼 맞았어. 대우 이런 건 없었어. 구류 아니면 구속이지. 그때는 노동자들한테 특히 가혹했지." 

 

투쟁을 통해 얻은 존재감


 

가혹한 탄압을 받았으나 여성노동자의 정신, 사회에 대한 생각을 놓지 않고 살았다. 나중에 들어간 현장에서도 열심히 하다 보니 일곱 번이나 해고당했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동일방직투쟁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을 얻었다며,'동일방직대학교'라고 작명까지 했다.


 

"당시로 되돌아가도 그런 선택을 하냐고 누가 물어. 나는 당연히 그 선택을 할 거 같다고 해. 그렇게 싸움으로써 내 존재감을 알았고 나도 쓸모 있는 인간이란 걸 배웠거든. 해고 안 당했으면 이 자리에 없다고 생각해. 우리는 이름도 없었어. 그때만 해도. 공순이 공돌이였거든. 근데 우리가 그걸 깬 거야. 나는 공순이가 아니다, 내 이름을 불러라. 내 이름이 있는데. 공장에서 나만 일하는 게 아닌데, 똑같은 인간이고, 귀천이 어디 있냐. 뭘 하든 똑같은 인격체로 바라봐야지. 우리가 그걸 주장한 거고. 그런 점에서 우리가 이겼다고 나는 생각해. 그래서 그 삶이 고단했지만 그래도 다시 선택할 거 같아."
 

 

그러면서 그것조차도 동지들과 함께 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했다.


 

"블랙리스트로 취업도 안 되고. 내일 먹을 쌀도 없었어, 너무 무서웠지, 칼 들고 죽는다고 옥상에 올라간 사람도 있었지.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것은 동지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야."


 

그래서인지 43년째 하는 모임인데도, 만나면 서로 밤새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사회문제를 이야기 하느라, 고단했던 투쟁을 이야기하느라 시간이 모자란다고 했다.


 

최근 있었던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투쟁 이야기가 나왔다. 회사가 2천만 원으로 회유해서 몇 명이 투쟁을 접었고 나며지는 나중에 이겨서 현장으로 복귀한다고 했다.
 

 

"자신이 선택할 걸 잘못했다고 후회하면 내가 불행할 거 같아. 어렵게 가진 그 가치관을, 동지들과 이어온 그걸 포기하는 게 진짜 포기지. 그냥 잠시 생계를 위해 쉬는 거랑 다르지."


 

ⓒ동일방직복직투쟁위원회

길이 보여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야


 

어떻게 그렇게 포기하지 않고 싸울 수 있었냐고 묻자 길을 알아서 싸운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알바를 하더라도 마음은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어찌됐든 그런 투쟁의 과정이 있으니까 단단해진 거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그런 거기도 했고. 앞에 길이 보여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야. 너무너무 깜깜한데다 벼랑 끝이라 설 때가 없는 거야, 죽기 살기로 헤쳐 나가지 않으면 길이 없잖아.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지. 노동자들도 권리를 얘기할 수 있고 싸우면 이길 수 있고 얻을 수 있다는 걸 배웠지. 지금도 후배들한테 말해. 우리의 삶 속에 그 정신은 죽을 때까지 가져가야되는 거라고."

 

김위원장은 회사가 폐업했지만 복직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고 했다. 작년에 인천 만석동에 있는 사업장은 문을 닫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복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동일방직에는 계열사도 13개나 있으니까. 방직은 아니더라도 상징적으로라도 나는 복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작년 하반기에 민변하고 만났어. 마지막으로 우리가 회사 상대로 복직 소송을 할 수 있느냐. 팀이 꾸려졌어. 원직복직을 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법리 해석을 했지. 시효도 있고 나이도 있고 공장도 없고 이런 부분에서 볼 때 어려울 거 같다고 그러더라고. 그런데 우리가 그냥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건 난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말했어. 어렵겠지만 시도는 해봐야지." 

 

왜 복직을 하고 싶냐고 재차 물었더니 "억울하니까"라고 답한다.


 

"내가 당했던 것들이 너무 잘못됐기 때문에 그거를 바로잡기 위해서지. 원직복직은 반드시 해야 해.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됐지만 종이때기 하나로 명예회복이 되는 건 아니야, 완전한 명예회복은 현장 복직이야. 하루라도 복직돼야지." 
 

 

43년 만에 복직이라! 한 생애에 걸친 싸움을 하는 모습이 눈이 부시다. 자신이 세운 가치관을 지키며 동지들과 함께 가겠다는 의지가 맑고 그러나 무겁지만은 않다. 김위원장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 싸운다고 했다. 얼마 전 갔던 개울물과 바위가 떠올랐다. 바위틈에 고인 물은 따뜻하지만 이끼가 피었고, 흐르는 저편 물은 깨끗하고 시원했다. 흐르는 물의 생명력이 느껴졌다. 투쟁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역사에서 절대 지워지면 안 되겠구나! 묘한 사명감을 느끼며 인터뷰를 마쳤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6021358339954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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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조국 사과’ 역사···‘검찰개혁’과 ‘마음의 빚’ 사이에 민심을 보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입력 : 2021.06.02 11:20 수정 : 2021.06.02 11:47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조국 사태’를 두고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지위와 인맥으로 서로 인턴을 시켜주고, 품앗이 하듯 스펙 쌓기를 해주는 것은 딱히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들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었다”며 “민주당이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취임 한 달이 되는 날 나온 송 대표의 사과는 지난 2년간 여권의 사과가 ‘부족했다’는 당 안팎의 평가에서 출발한다. 사과를 하면서도 검찰수사가 과도했으며 불법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결과적으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면서 사과의 진정성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식지 않자 재차 사과를 한 것이다.

조국 사태에 대한 민주당 차원의 첫 사과는 2019년 10월30일 나왔다. 당시 이해찬 대표는 조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직에서 사퇴하고 보름여 뒤 공식석상에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이란 대의에 집중하다보니 특히 청년들이 느꼈을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감을 깊이 있게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검찰개혁에 몰두했다고 반성하면서도 검찰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번 일은 검찰의 오만한 권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검찰개혁을 향한 국민 열망도 절감했다”면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으로 공수처 신설과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검찰 내부 조직문화와 잘못된 관행을 철저히 개혁하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내로남불’과 ‘불공정’ 등 청년들의 박탈감에 공감하면서도 ‘검찰개혁 필요성’을 상기시킨 이 대표 사과는 조국 사태에 대한 민주당 공식 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검찰개혁 주장은 결국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과도했다는 ‘연민 의식’을 토대로 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완전한 사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조 전 장관의 관점에서 조국 사태를 사과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불공정 논란을 불러일으킨 자녀 입시 ‘아빠 찬스’ 혜택은 도의적 문제이지 법을 어긴 건 아니지 않냐는 주장이 민주당 기류로 자리 잡아왔다. 이는 “전직 고위공직자로서 정무적·도의적 책임을 무제한으로 지겠다”며 법적 다툼을 이어온 조 전 장관 입장과 사실상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에서 “조 전 장관이 ‘우리 아이가 국민들이 누리지 못한 혜택을 누려 죄송하다’면서 합법적이라는 얘기를 했다”며 “이는 국민들에게 ‘계속 자기를 정당화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예전에 조국 사태가 문제가 됐을 때 지역에 가서 ‘이게 불법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며 “조 전 장관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청년들의 좌절감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도 수 차례 사과했으나 결과적으로 취지가 무색해졌다. 조 전 장관을 연민하는 발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이 사퇴한 직후 “결과적으로 국민들 사이에 많은 갈등을 야기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2019년 10월14일 수석·보좌관회의), “많은 국민들에게 많은 갈등을 주고 국민들을 분열시키게 만든 것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2019년 11월19일 국민과의 대화)며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이듬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지금까지 겪었던 고초, 그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께 좀 호소하고 싶다. 이제는 조국 장관은 좀 놓아주고 유무죄는 재판 결과에 맡기는, 그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제 끝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국민께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보수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조국 옹호에 열을 올린다”(김성원 당시 자유한국당 대변인)는 비판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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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6021120001&code=910100#csidx1a8aabfd0e9806d909f51be059a6c0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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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 위 건물주, 그 위의 '토지주'와 싸우는 노동자들

[작고도 가까운 노동, 그리고 싸움 ⑦] 성기춘 뉴대성전문운전학원지회장을 만나다

아시아나케이오 농성장에서 성기춘 씨를 보았다. 연대자로 온 사람이었다. 그가 일산에서 뉴대성운전학원을 상대로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은 들어 알고 있었다. 걱정스럽다는 투로 이런저런 상황을 묻다가 농성장 이야기가 나왔다.

 

"농성장이 있으시군요."

추임새처럼 한 말에 그가 말끝을 흐렸다.

 

"9개월째인데…."


 

얼굴이 화끈거렸다. 거리에서 1년 가까이 싸우고 있는데, 마치 엊그제 싸움을 시작한 사람을 보듯 해맑게 대했다. 농성장(을 세운 사람들)의 시간은 이토록 다르다. 타인의 일상이 바삐 흘러가는 가운데 홀로 세워진 농성장은 보름, 한 달, 100일. 그러다 해를 넘긴다.


 

'법으로 이긴 싸움도 이 정도인데' 그가 아시아나케이오 문화제에 와서 한 발언을 되새겼다.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은 법으로 이긴 싸움을 하고 있다. 해고 회피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회사는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해고자들은 1년 넘도록 거리 농성을 하고 있다. 회사는 6명의 해고자를 복직시키지 못할 만큼 가난했으나, 판정 불이행에 따른 과태료를 낼 만큼은 부자였다.


 

뉴대성운전학원(이하 뉴대성학원)은 지난해 7월 문을 닫았다. 그곳에서 일한 운전 강사들은 해고 신세가 됐다. 하지만 이들에게 노동위원회 판정 같은 것은 먼 이야기다. '저희 같은 사업장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모를 이야기를 들었다.


 

▲ 인터뷰 중 수첩을 펼쳐 들고 투쟁 상황을 설명하는 성기춘 지회장. ⓒ희정 기록노동자

토지주와 싸우는 사람들


 

일산 백석역에서 성기춘 씨를 만났다. 농성장이 운전학원 앞에 있냐는 내 물음에 그는 아파트 이름 하나를 댔다. 토지 소유주 첫째 아들이 사는 곳이라 했다. 아파트 단지 앞에 농성장을 차렸다. 뉴대성학원 노동자들은 토지주에게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싸운 지 10개월이다.


 

"왜 학원 사장이 아니라 토지주에게 요구를 하시나요?"


 

그는 단박에 이해가 안 되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루 일지가 적힌 수첩을 폈다. 슬쩍 보니, 깨알 같은 글씨가 잔뜩 적혀 있다.


 

"저도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고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어, 들리는 이야기는 다 적어놓은 거예요."

 

토지주가 학원 운영자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은 2019년. 그 후 1년 반에 거쳐 두 사람 간에 학원 운영권을 둘러싼 법정 소송이 시작됐다. 10여 년간 유지한 임대 계약을 갑자기 해지한 토지주의 속내에 일자리를 잃은 운전 강사들의 관심이 쏠렸다. 토지주가 직접 학원을 운영할 계획이라는 데 생각이 모였다. 때마침 토지주는 자신을 운전학원 설립자로 변경 신청했다. 

그러니 작은 소문도 쉬이 지나갈 수 없어 수첩에 하루하루를 꼼꼼하게 기록해둔 것이다. 그 깨알 같은 글씨에서 나는 절박함을 느꼈는데, 그는 자존심이라 했다. 

 

14시간 일했던 시절


 

운전학원 기능강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은 그가 마흔이 되던 해. 이전까지 성기춘 씨는 보일러 설치 영업소를 운영했다.

 

"그때는 어음이라는 게 있었죠. 원래 동네에서 소소하게 공사를 했는데, 한 업자가 자기가 짓는 아파트가 500세대 정도 되는데, 보일러를 좀 대줄 수 없냐고 하는 거예요. 그래? 어음 끊어서 공사에 들어간 거예요."

 

그해 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이후 그에게 닥친 일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한 1년 쉬었어요. 사람도 싫더라고요. 그런데 일은 또 해야 될 거 아니에요. 하루는 서점에 갔는데, 운전기능강사 시험이라는 책자가 있는 거예요. 교육을 받으면 바로 취업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해볼까 하고, 자격증 따고 바로 온 데가 여기예요. 뉴대성학원."


 

1995년 운전전문학원 등록 제도가 생겼다. 도로교통공단에서 운영하는 시험장에서만 운전면허 시험을 치를 수 있었으나, 90년대 들어서자 응시자 수요를 감당하질 못했다. 자동차 소유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그래서 개인 사업자가 운전전문학원을 설립할 수 있게끔 허가를 한다. 다만 그 운영 조건을 도로교통법(제2조 32항)으로 정해두는 등 학원 설립과 운영이 경찰청 책임 하에 있음을 밝혀두었다.


 

그가 강사자격증 시험 원서에서 본 '준공무원 대우'라는 문구는 그런 의미였다. 그런데 막상 기능강사로 취업하니 14시간 수업이라는 장시간 근무에, 생활을 꾸려가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월급이 기다리고 있었다.

 

"학원에 들어와 보니까 노조가 막 생겨 시끄럽더라고요."


 

노동조합 설립에 대한 학원장의 거부감은 엄청 났다. 노조 세우는 것을 막겠다고 용역깡패를 학원 안에 들이기까지 했다. 그 폭행 건이 오히려 원장의 발목을 잡아 어렵사리 노동조합을 세웠다. 그렇게 "사람이 모이고 정당하게 요구해서 월급도 올라가고" 일한 만큼 받는 삶이 시작되려나 했다.


 

하지만 학원장은 토지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폐업 수순을 밟았다. 성기춘 씨는 학원장이 '질려서' 떠난 것이라 했다.

 

"일하는 사람은 할 소리를 한 거지만, 사업주는 참기 힘든 거지. 사람들이 찍소리 못하던 시절을 안 겪었던 원장이면 모르는데. 그전에는 죽어라 일만 하고 저거 했던 사람들이 노조 만들고 나더니만 감히 소리를 내? 이런 거죠."


 

▲ 뉴대성운전학원 문제 해결을 위한 거리 행진. ⓒ희정 기록노동자

고용승계를 요구한 강사들


 

이들이 감히 낸 소리는 근무시간, 월급과 휴일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일. 한마디로 학원장은 노조 생기니 귀찮아서 떠난 것이다.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겠다는 사람이 넘치던 2000년대 초반이었다. 운영권(인가증)만, 아니 그 권한을 살 수 있는 돈만 있다면 어디서든 학원을 열 수 있었다. 그곳에서 '노조 없이' '일한 만큼 주지 않고' 운영할 수 있었다.


 

2002년, 원장이 학원 문을 닫고 떠나자 토지주가 학원을 직접 운영하겠다고 나섰다. 운전학원 땅에 기능시험 코스와 설비, 그리고 인수받을 차량까지 있으니 운영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운영과 임대는 전혀 다른 일. 앉아만 있어도 임대료로 월 3000여만 원씩 받아 가던 토지주가 학원 운영이라는 번거로운 일을 하는 데 질려버린 시간은 겨우 1년이었다.

 

학원은 문을 닫았다. 2년 사이 두 번이나 폐업을 겪은 강사들은 이 자리에 다른 운전학원이 들어올 경우, 고용승계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토지주는 새로운 임대인을 구하지 않고 6개월을 버틴다. 노동조합이 떠나길 기다렸던 모양이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 노조가 떠날 생각이 없자, 결국 새 임차인을 구한다. 그 사이 40여 명이던 조합원은 7명으로 줄었다.
 

 

남은 7명이 토지주와 임차인 앞에서 고용승계를 약속받고 단체협약을 다시 맺었다. 2003년 다시 문을 연 것이 뉴대성운전학원. 그 후로 원장이 바뀌어도 노동자는 떠나지 않았다. 물론 이것은 정직원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다. 2000년대 중반이 되자 운전학원은 아르바이트(알바)와 계약직으로 넘친다. 대다수의 운전학원이 정직원 강사를 뽑지 않으려 했다.

 

"성수기 때 딱 3개월만 쓰거든요. 11개월도 쓰고, 21개월도 쓰고. 퇴직금 안 주려고 무기계약직 안 만들려고."

 

그렇게 강사만 40여 명인 학원에서 정직원 수가 반을 넘은 적이 없다고 했다. 툭하면 알바를 쓰고 제대로 사람을 뽑지 않으려는 학원과 잦은 갈등이 있었다. 그래도 정규 직원 수가 이 정도라도 유지된 것은 노동조합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문 닫기 좋은 학원


 

뉴대성학원의 고용승계는 다른 운전학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했다. 땅 자체에 기본 설비가 갖춰져 있으니 운전 학원을 연다고 크게 자본이 들어갈 것도 없고, 새로운 도전을 할 일도 없다. 회사가 문을 닫고 여는 것이 제재 없이 손쉬울 때 생기는 문제 중 하나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다.


 

마음에 안 들면 떠나겠다는 고용주 앞에서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이유로, 2000년대 초반 우후죽순 만들어졌던 운전학원 노동조합이 지금은 거의 사라져 5곳만 남아 있다. 전국을 다 합쳐도 노조에 가입한 전문운전기능학원 강사가 30여 명이라 했다.


 

2019년에는 한 운전학원에서 원장이 계약직 강사들에게 업무 외 노동을 지시해 문제가 됐다. 충북 영동에 있는 회장 사유지를 제초하거나 운전학원 공사 작업에 동원하는 일이 관행처럼 이뤄졌다. 국내 최대 운전학원이라 일컬어지는 곳이었다. 갑질이 폭로되고 노동조합이 생기자, 학원이 취한 대응은 이것이었다. 돌연 폐업. ('성산운전학원 강사들, 학원 소유주 개인농장에서 강제노역', 유하라, <레디앙>, 2019. 5. 20.)


 

알바와 계약직 같은 고용형태로는 부당한 지시를 막을 방법이 별로 없다. 나가라면 나가야 한다. 나가지 않으면 학원이 문을 닫고 사라진다. 학원의 흥망과 무관하게 20년째 일하는 사람의 고용을 지킨 곳은 '뉴대성'이 유일하다고 했다. 이토록 오래 일한 직장이 성기춘 씨의 자존심이었다.


 

하지만 그 자존심이 위협받은 것은 지난 해 7월. 토지주가 10여 년간 지속된 임대 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학원이 사라졌다. 그 자신이 직접 운전학원을 운영하고 싶었다는 것이 노동조합의 추측이다. 노조는 내용 증명을 보낸다. '임대지에 운전학원을 운영할 생각이 있느냐?' 묵묵부답이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토지주가 학원을 직접 운영 또는 재임대할 경우, 고용을 승계하라.'


 

토지주의 대응은 2003년과 다를 바 없었다. 응답 없이 땅을 비워두었다. 2003년 싸움이 6개월 동안 계속되었다면, 이번에는 10개월이다. 그때도 지금도, 노동조합은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조합원이 4명으로 줄었다. 한 달 임대료 수천 만 원이 없어도 사는 토지주가 버티듯, 한 달에 2~300만 원 없어도 되는 나이 든 노동자와 1인 가구 노동자만 남았다.

 

그리고 올해 3월, '호수'라는 이름을 달고 그 자리에 운전학원이 새로 문을 연다. 하지만 새 원장은 노동조합과 고용승계를 맺을 책임이 없다며 대화를 거부한 상태다.


 

법으로는 책임이 없을 수 있다. 조금 다른 경우지만, 어떤 용역 파견인력 업체도 2년 계약이 끝난 후 노동자들과 고용승계를 맺을 법적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고용을 유지한다. 새 사람 데려다 '쓰는' 일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관례처럼 고용을 유지해오다가, 일하는 사람이 더 번거롭게 굴면(노동조합을 만든다던가) 자신은 법적 책임이 없으니 나가라 한다. 운영하는 사람으로선 번거로움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런데 일하는 사람의 권리는?


 

내가 노동자로 살려면


 

성기춘 씨의 신입강사 시절 이야기를 듣다가 고개를 갸웃거린 부분이 있다. 아직 수습 딱지도 떼지 않은 신입 사원이 노조에 가입해, 점심시간이면 여기저기 연대 집회를 갔다는 내용이었다. 왜 이렇게 노조 일을 열심히 했나요?

 

"모르니까요. 배워야겠다. 이왕 내가 노동자로 살려면, 노동조합이 있어야겠고. 노동조합이 뭔지 배워야겠다."

 

마흔 살에 다시 노동자가 되어, 노동자로 권리를 지키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를 만나 이야기 듣기 전까지 나조차 운전학원 기능강사가 노동자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나는 '우리는 모두 노동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일할 권리를 지키려는 사람을 대면하기 전까진, 누군가의 '노동자성'을 쉽게 지나친다.

 

노동자는 노동에 관해 권리를 갖는 사람이다. '나는 노동자'라는 말은, 자신의 고용을 지키고 근무 환경을 개선할 권리와 권한을 가지겠다는 선언이다. 인가증을 사고팔고, 설비와 차량 인수인계를 마치고 학원장은 쉬이 떠난다. 새 원장이 왔을 때, 기존 직원을 고용할지 말지는 개인의 선택과 아량이라 한다. 그 말에 반기를 들고 일할 권리를 말하는 것이 성기춘 씨가 노동자로 살아가며 배운 것이다.


 

그런 그조차 여기를 떠나면 3개월짜리 알바가 되거나 정년 촉탁직이 될 것이라 말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일을 하지만 노동자는 될 수 없을까.


 

▲ 일산 토지주 가족 소유 아파트 단지 앞에 자리한 뉴대성자동차전문학원지회 농성장. ⓒ희정 기록노동자

일할 권리를 외로이 묻다


 

내가 의문을 지닌 것은 또 있었다.


 

"한 달에 3000만원 씩 들어오는 땅을 어떻게 반 년 넘게 비워둘 수 있지요? 아무리..."

 

이어지는 말은 삼켰다. '아무리 노동조합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해도.' 나는 그런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고집을 부릴 토지주가 있을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호수자동차운전학원'이 그 자리에 들어오고, 임대료가 월 1000만 원 가량 인상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의문이 해소됐다.


 

누군가 돈 잘 번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특정 업종(운전기능강사)의 75%가 비정규직으로 고용되고, 1년 사이에 임대료가 천 단위로 변경되고, 수십 명을 고용한 사업체가 문을 닫는 과정에서 누군가의 실직은 말하여지지 않는다. 

성기춘 씨는 말한다.


 

"나라에서 해야 할 걸 전문학원이라는 이름으로 권한을 대여해준 거잖아요. 그러면 적어도 공공성의 현실이 어떤지, 노동자들의 처우는 어떤지 최소한 그걸 들여다보는 사람이 있으면, 이렇게까지는 안 되죠."

 

누군들 자신의 일자리가 손쉽게 사라지는 것을 용인할 수 있을까. 하지만 세상은 납득하라고 한다. 노동청은 토지주는 사업주가 아니라는 말로 해고된 노동자를 가볍게 돌려보낸다. 사장이 사업하기 싫다는데 노동자가 떼를 쓰다며 아파트 주민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고용하는 자의 책임을 묻지 않는 세상에서 성기춘 씨와 뉴대성운전전문학원의 노동자들은 오늘도 아파트 길가에 놓은 작은 천막을 지킨다. 새로 개장한 운전학원으로 가서 확성기를 튼다. 그것은 투쟁이자, 일하는 사람이 일할 권리를 외로이 묻는 일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6011233593006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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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손실보다 지원액이 더 많았다? 청문회장 발칵 뒤집은 중기부 자료의 ‘허점’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소상공인정책실
남소연 기자 
발행2021-06-01 18:06:47
장과 최상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에 참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정의철 기자 / 공동취재사진 
 
'지금까지 정부가 지급했던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인 손실추정액보다 더 많았다.'</figcaption>

소상공인 정책의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지난달 25일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 직전 여야 의원들에게 배포한 두 장짜리 자료의 골자다.

해당 자료가 공개되자 청문회장은 발칵 뒤집어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실과 전혀 맞지 않는 내용이라며 자료의 정확성을 문제삼는 지적이 쏟아지면서다.

중기부 추산 자료를 바탕으로 '소상공인 82%가 과다지급을 받았다'라느니, '막 퍼주더니 손실보다 재난지원금을 더 지급했다'는 식의 보도까지 이어지자, 중기부에서 당장 해명자료를 내야 한다는 호된 질타도 이어졌다. 피해 상황을 호소하기 위해 청문회장을 찾았던 참고인들도 자신의 현실과는 너무나도 다른 수치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중기부조차도 추계가 부정확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이 자료에는 대체 어떤 허점이 있었던 걸까.

 

'과소집계' 비판 쏟아진 중기부 추산 자료
여야 의원들 모두 손실액 추계 정확성 지적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25일 열린 손실보상법 입법청문회에서 배포한 '집합금지·영업제한 소상공인 손실추정 및 기지원금 분석' 자료 일부.ⓒ민중의소리

문제의 자료는 '집합금지·영업제한 소상공인 손실추정 및 旣(기)지원금 분석' 자료로,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소상공인에게 얼만큼의 손실이 발생했는지를 중기부가 추산해 정리한 것이다. 국회에서 수개월째 공전 중인 손실보상법 논의를 위한 참고자료인 셈이다.

중기부는 이 자료에서 소상공인 손실추정액 합계를 최소 1.3조원, 최대 3.3조원으로 계산했다. 1.3조원은 영업이익 감소분만을 계산한 것이고, 3.3조원은 영업이익 감소분에 고정비용(인건비·임차료)까지 추가한 것이다.

그동안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새희망자금·버팀목자금·버팀목자금플러스 등으로, 총 지원금액은 5.3조원에 달했다. 여기에 지자체 지원금까지 더하면 소상공인 지원금액은 6.1조원으로 늘어난다. 다시 말해 소상공인의 손실추정액보다 정부의 지원금액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총액이 아닌 업체별로 따져본 자료도 마찬가지였다. 중기부는 손실추정액보다 지원금을 더 많이 받은 업체가 분석 대상 업체 중 95.4%(64.6만개)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반대로, 지원금보다 손실이 더 큰 업체는 3.1만개(전체의 4.6%)에 불과했다. 고정비용까지 반영하더라도 손실보다 지원금을 더 많이 받은 곳이 81.7%(55.4만개)였고, 손실이 더 큰 곳은 18.3%(12.4만개)였다.

중기부는 ▲2019년 일평균 매출액 ▲실제 규제 기간의 2019년 동기대비 매출 감소율 ▲국세청 고시 자료 등을 반영해 '영업이익 감소분'을 계산한 뒤, 손실추정액을 계산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고정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안과 반영한 안, 두 가지로 나눠 추정치를 내놓은 것이다. 고정비용은 통계청 자료 중 2019년 서비스업 조사 자료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을 활용했다. 규제 기간은 지난해 8월 16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반년가량으로 한정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실에 따르면, 중기부는 영업이익 감소분을 추산하는 과정에서 내년 국세청이 발표하는 '단순경비율'을 이용했다. 단순경비율은 매출에서 경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를 의미하는 건데, 이를 수식으로 표현하면 '경비/매출×100'이 된다.

문제는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는 단순경비율을 활용해 영업손실을 계산할 경우 실제 손실보다 과소집계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가령, 매출이 1천만원인 A업체의 단순경비율이 50%이면, 비용은 500만원이고, 소득액은 500만원이다. 이 업체의 매출이 절반으로 떨어져 500만원을 기록했고, 여기에 단순경비율 50%를 적용하면, 비용은 250만원, 소득액은 250만원이므로 손실액 역시 250만원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실제 비용은 크게 줄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비용은 이전에 비해 20%가량 감소해 400만원이라고 한다면, 소득액은 100만원이다. 따라서 실제 영업손실액은 250만원이 아니라 400만원이 되는 것이다. 즉, 단순경비율을 적용해 손실추정액을 계산하려면 매출이 줄어든 만큼 비용 역시 줄어야 하는데 현실은 매출은 급감한 반면, 비용은 크게 줄지 않았기 때문에 오류가 생기게 된다.

17개 중소상인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1월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집한제한·손실보상 관련 요구사항 전달 합동 기자회견에서 고개를 떨구고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21.1.28ⓒnews1

중기부가 고정비용을 반영하기 위해 활용한 자료도 지나치게 축소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기부는 통계청 자료 중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을 활용했는데, 고정비용에는 인건비·임차료뿐 아니라 각종 세금과 공과금, 보험료 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산자위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실에 따르면, 중기부는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을 통상 25~40% 정도가 된다고 봤고, 실제 손실추정액을 계산할 때에는 25%로 적용해 계산했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최승재 의원실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중기부에서는 통상적으로 했다는데, 지금 인건비도 많이 오르고 임대료도 많이 상승된 게 아닌가. 실제 소상공인들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임차료 비중이) 25%가 넘는다고 한다"며 "이것을 너무 낮게 책정하다 보니 손실추정액이 굉장히 낮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상이나 규제 기간을 축소해서 계산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중기부가 밝힌 손실추정액을 계산할 때 밝힌 대상은 버팀목플러스 1차 신속지급 데이터베이스(DB)에 있는 67만 7,941개 업체다. 막대한 손실을 견디다 못해 폐업한 업체는 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또한 중기부는 '집합금지·영업제한'이라는 정부의 직접적인 행정 조치가 시작된 시점을 지난해 8월 16일부터로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22일부터 이미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했고, 일부 시설과 업종에 대해서는 운영 제한 조치도 실시했기에 규제 기간을 8월 16일이 아닌 3월 22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계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중기부 조주현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청문회에서 "작년도에 취해진 조치 중에 국가가 한 것도 있고, 지자체가 한 것도 있고, 좀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소관 상임위 의원실도 모른다는 중기부 산식
청문회 당시 지적된 문제 보완해 다시 손실추정액 내놓을 듯

최승재(앞줄 왼쪽부터) 국민의힘 의원,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손실보상법의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하는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 공동취재사진

현재로선 중기부가 정확히 어떤 산식을 거쳐 이같은 손실추정액을 내놓았는지 알 수는 없다. 산자위 소속 의원실의 설명을 종합해 보면, 중기부는 추정액을 산출한 근거를 구두로만 설명했다. 서면 자료를 제출하긴 했지만, 서면 자료에는 손실추정액을 산출하기 위해 고려한 항목들만 나열돼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청문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자세한 산식을 공개해달라"고 앞다투어 요구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청문회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중기부에서는 각 의원실의 구체적인 산식 자료 요구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산자위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업종별로 영업이익을 어떻게 산출해서 추산한 것인지 자료를 달라고 했는데, 중기부 쪽에서는 계속 미루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만, 중기부에서도 자료의 한계를 인정한 만큼 이후 소위원회 회의가 열리기 전까지는 해당 자료를 다시 보완해 손실추정액을 추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자위 소속 다른 의원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중기부가) 청문회에서도 추계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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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중심 통일교육”, “북, 제대로 알자”

제23회 늦봄통일상, 경기평화교육센터·통일TV 진천규 수상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06.01 23:28
  •  
  •  수정 2021.06.01 23:31
  •  
  •  댓글 1
 

 

‘늦봄 문익환 기념사업회’는 1일 오후 ‘문익환 통일의 집’에서 제23회 늦봄 통일상 축하 잔치‘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문익환 통일의 집' 유튜브 채널과 통일뉴스 등으로 생중계됐다.  

 

“경기평화교육센터와 <통일TV> 진천규 대표는 각각 교육과 미디어 분야에서 오랫동안 늦봄 정신을 실천하며 애써왔기에 오늘 제23회 늦봄통일상 수상에 딱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늦봄 문익환 기념사업회’는 1일 오후 5시 서울 수유리 ‘문익환 통일의 집’에서 제23회 늦봄 통일상 축하 잔치‘를 열어 경기평화교육센터와 통일TV 진천규 대표에게 시상했다.

김거성 심사위원장은 “이번 늦봄통일상 공모에는 총 8건의 단체, 개인들이 참여”했고, “심사위원회는 서류심사와 채점을 거쳐 5월 7일 제2차 회의에서 경기평화교육센터와 <통일TV> 진천규 대표를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제23회 늦봄통일상 심사위원은 심사위원장인 김거성 목사를 비롯해 김귀옥 한성대 교수,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 김용섭 한빛교회 교우, 문용민 음악평론가, 홍상영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이 맡았다.

송경용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장(왼쪽)이 이상선 경기평화교육센터 대표에게 상패와 꽃다발을 안겨줬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송경용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장(왼쪽)이 이상선 경기평화교육센터 대표에게 상패와 꽃다발을 안겨줬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먼저 경기평화교육센터에 대해 “2012년 2월에 새롭게 창립하여 현재까지 학습자 중심의 평화통일교육, 참여 중심의 평화통일교육의 확산과 경기지역의 평화통일교육 활성화에 귀감이 되는 단체”라며 “이전까지 안보 중심에서 평화 중심의 통일교육으로 전환”해 “지역 통일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학생의 발달 수준에 맞는 평화통일교육을 할 수 있도록 초등 1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학년별로 참여형, 체험형 교육방안을 개발하였으며, 아울러 통일교육의 지방화의 모범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고 공적을 기렸다.

홍승헌 한빛교회 담임 목사(왼쪽)가 진천규 통일TV 대표에게 상패와 꽃다발을 안겨줬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홍승헌 한빛교회 담임 목사(왼쪽)가 진천규 통일TV 대표에게 상패와 꽃다발을 안겨줬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통일TV> 진천규 대표에 대해서는 “북녘의 국경이 닫히기 직전인 2020년 1월까지 총 17차례 방북, 북녘을 생생히 취재하여 있는 그대로의 북녘을 소개”했고, “남측의 케이블 방송에서 북측 제작 영상물을 방송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가 취재한 내용은 책과 방송, 강연 등을 통해 각계각층에 전파되었고, 왜곡된 북녘에 대한 인식을 극복하고 동질성을 강화하며 나아가 평화공존, 공동번영을 위해 기여한 바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거성 위원장은 “제23회 늦봄통일상을 통해 그동안의 노고에 마음 깊이 감사드리고 그 공로를 기린다”면서 “앞으로 더욱 힘차게 노력하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평화교육센터 이상선 대표는 “평화보다는 대결을, 공존보다는 체제 경쟁을 강조하는 안보중심의 통일교육에 대한 문제인식에서 출발했다”, “어른들은 오랜 시간 미운 감정으로 전쟁의 불안 속에 살아왔지만 이제 아이들만은 미운 감정 없이, 전쟁의 불안 없이 사이좋게 평화롭게 살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상선 대표는 “경기평화교육센터는 청소년과 시민들의 평화통일 의식을 높이기 위해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다”며 △초~고등학교 학년별 맞춤형 교안 제작 △접경지역 탐방 체험 프로그램 △활동 프로그램 교육(통일 만다라트, 통일기차 타고 세계여행, 남북 언어 빙고, 신호등 토론 등) △평화 감수성 교육(통일그림책 교육, 북 바로알기, 미디어 리터러시 등) 등을 성과로 꼽았다. 나아가 “경기도에서부터 평화통일교육의 전국화, 지방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1학년 김다영 학생이 축가를 부르고 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1학년 김다영 학생이 축가를 부르고 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통일TV> 진천규 대표는 “수유리 문익환 목사님 댁에 1988년도 89년도 한겨레신문 사진기자 할 때 김신묵 어머님 취재 온 기억이 새롭게 난다”며 “통일TV라는 매체를 하기 위해서 사실은 방북취재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 국적의 진천규 대표는 미국 영주권자 신분으로 2017년부터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 취재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 정말 너무 왜곡되게 알려져 있고, 너무 거짓되게, 그리고 너무 악의적인 증오에 찬 비방, 비난에 가까운, 저주에 가까운, 이런 것들을 좀 정확히 제대로 알자라고 해서 통일TV를 준비해서 이제껏 왔다”고 강조하고 “5월 6일 3년 만에 등록증을 받아서 12월 개국을 하는데 기초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일TV> 임직원과 부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송경용 신부는 “요즘처럼 평화가 간절하고 우리 늦봄 문익환 목사님, 박용길 장로님의 헌신과 열정이 그리울 때가 또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늦봄통일상이 우리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앞당기는데, 또 그런 기운을 삼천리 방방곡곡에 퍼트리는데 큰 역할을 하리라 믿고 그것이 우리 늦봄 문익환 목사님의 꿈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치하했다.

고 늦봄 문익환 목사 탄생 103주년을 기념한 생일떡 자르기. [캡쳐사진 - 통일뉴스]
고 늦봄 문익환 목사 탄생 103주년을 기념해 생일떡 자르기가 진행됐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송경용 신부는 늦봄 문익환과 봄길 박용길이 ‘로맨티스트’였다며 “어떻게 그렇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나누셨을까, 이런 게 늘 궁금하고 부럽기도 하다”며 “남북이 그런 사랑의 마음으로 평화와 통일을 이루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늦봄 문익환 목사 탄생 103주년 기념일에 나종이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축하 잔치는 남산초 4학년 김건휘 학생의 ‘우리의 소원’ 여는 노래로 시작됐고, 고춘식 기념사업회 이사의 축시 낭독,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1학년 김다영 학생의 축가, 문익환 생일떡 자르기 등이 어우러졌다.

이날 시상식 축하 잔치는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와 한빛교회가 공동주최하고 통일맞이가 협력했으며, 통일뉴스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후원했다. 행사는 ‘문익환 통일의 집’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 라이브, 그리고 통일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기념사진도 자연스럽게 남겼다. 왼쪽 붉은 드레스가 사회자 나종이 아나운서. [캡쳐사진 - 통일뉴스]
기념사진도 자연스럽게 남겼다. 왼쪽 붉은 드레스가 사회자 나종이 아나운서. [캡쳐사진 - 통일뉴스]

‘늦봄통일상’은 분단의 벽을 넘어 민족화해를 실천하고, 통일시대를 선포한 늦봄의 정신을 기리고자 1996년 제정되었으며, “늦봄의 사랑을 오늘에 실천하고 있는 단체와 개인”에게 시상된다.

제1회(1996년) 늦봄통일상은 고 윤이상 작곡가와 민주화실천가족협의회(민가협)이 공동수상했고, 제4회(1999년)는 고 리영희 교수, 제8회(2003년) 고 김대중 대통령, 제11회(2006년) 백낙청 6.15남측위 상임대표, 제16회(2011년) 민족21, 제22회(2020년)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이 수상한 바 있다.

이 상을 주관하고 있는 사)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는 문익환 목사와 박용길 장로가 사시던 ‘문익환 통일의 집’을 2018년에 복원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근현대사의 귀중한 자료들을 보존하고 연구하며 전시와 교육을 통해 평화와 통일을 꿈꾸는 박물관으로 가꾸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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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이 범죄가 아니라 국가보안법 자체가 범죄이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6/01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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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시민사회 원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권오헌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최병모 변호사·문대골 목사·안충석 신부·장남수 유가협 회장·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이종걸 민족화해협력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시민단체 원로들이 참여했다.  © 김영란 기자

 

  © 김영란 기자


시민사회 원로와 부산의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력히 촉구했다. 

 

먼저 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시민사회 원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권오헌 (사)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최병모 변호사(전 민변 회장)·문대골 목사·안충석 신부(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장남수 유가협 회장·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전덕용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이종걸 민족화해협력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진보·시민단체 원로들이 참여했다. 

 

시민사회와 종교계 원로 196명은 이날 선언문에서 “국가보안법의 폐지 없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국가보안법의 폐지 없이, 남북의 화해와 통일은 있을 수 없다”라며 21대 국회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다. 선언문은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국가보안법 사건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리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원로들이 나서서 각 당 대표와 국정원장을 면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 국가보안법폐지 국민행동은 기자회견 후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시민사회 원로 선언문'과 면담 요청서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달했다.   © 김영란 기자

 

각계 원로들은 아래와 같이 국가보안법 폐지 이유를 주장했다.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의 역사적 의미는 첫째로 일제의 식민지 잔재 청산하는 것이고 둘째로 외세에 의해 왜곡되게 집행된 법 체제를 바로잡는 것이며 셋째로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것이다.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은 자주민주통일 운동의 연장이다.” (권오헌 명예회장)

 

“지금이 국가보안법 폐지할 절호의 기회이다. 야당이 반대가 심하더라도 해야 한다. 21세기에 17세기의 법률 같은 국가보안법이 지배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아무리 남북 분단을 고려한다하더라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에 반드시 폐지하자.”(최병모 변호사)

 

“유신헌법과 쌍둥이인 국가보안법은 우리나라 헌법 정신에 가장 위배되는, 절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악령의 주범이다.”(안충석 신부)

 

“문익환 목사는 될 수 있으면 ‘친북을 해라’, 장준하 선생은 ‘통일은 무조건 좋다’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방법은 하나 되는 싸움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위반하는 것이 범죄가 아니라 국가보안법 자체가 범죄이다.”(문대골 목사) 

 

“살아 움직이는 국가보안법을 정말 폐지해야 한다. 최근 종전선언, 평화협정을 체결의 전제도 국가보안법 폐지이다.”(이종걸 민족화해협력협의회 의장)

 

“민족 전체 구성원들이 국가보안법을 반대하고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부끄러운 역사를 청산하고 후대들에게 문명적인 나라, 사회를 남겨주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 (이자훈 여순항쟁 서울유족회 회장)

 

한편,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종문 국가보안법폐지 국민행동 사무처장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 원로들의 선언문’과 면담 요청서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 전달했다. 

 

 

▲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이 1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다.     ©이선자 통신원

 

또한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이하 부산행동)도 같은 날 오전 11시 부산지방경찰청 앞에서 ‘시대착오적인 공안사건 중단하고 관련자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최근 한 달 사이에 발생한 일련의 공안사건들을 보며 우리는 참담함과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고서는 공안기관의 칼날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바라는 그 어떤 단체를 향할지 모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라고 짚었다. 

 

부산행동은 “국가보안법 폐지는 이제 대세이다. 공안기관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대세를 막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행동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국가보안법 폐지 결단을 촉구했다. 

 

이성우 범민련 부산연합 의장은 “국가보안법이 없어질 위기가 되자 통일운동가를 탄압하고 있다. 지금의 공안 통치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인지 공안기관의 작품인지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철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부산지부장은 지난달 29일 민변 총회에서 채택한 ‘국가보안법 폐지 특별의문’을 낭독하며 결의를 피력했다. 

 

민변은 특별결의문에서 “냉전체제의 종식과 함께 역사 속 유물이 되었어야 할 국가보안법이 2021년에도 적용되는 현실에서 진정한 자유와 민주, 평화를 이야기할 수 없다. 더 이상 국가보안법 폐지 논의를 미룰 이유도 없고, 미뤄서도 안 된다”라며 국회와 정부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한 바 있다. 

 

아래는 국가보안법 폐지 촉구 원로 선언문과 부산행동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아래----------------------------------

 

21대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역사적 소명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에게 절대 과반의 의석을 부여한 지 이제 1년 2개월이 다 되어 갑니다.

지난 총선에서 그렇게 한 국민들의 민의는 정부와 여당이 촛불 민의를 관철하고, 적폐를 청산하고 민주 개혁을 힘있게 추진하라는 것이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국가보안법의 폐지입니다.

얼마전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동의 청원이 열흘도 되지 않아 10만명을 넘긴 것은, 이러한 민의를 다시금 보여주었다 하겠습니다.

 

국가보안법은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 관계’인 북측을 적으로 규정하고,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모든 행위를 ‘이적행위’로 볼 것을 강제하는 반통일 악법입니다.

국가보안법은 73년간 수많은 민주 인사들을 희생시킨 반민주 악법이자, 지금까지도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사상을 검열하는 반인권 악법입니다.

국가보안법의 폐지 없이, 민주주의와 인권의 발전은 있을 수 없습니다.

국가보안법의 폐지 없이, 남북의 화해와 통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국회가 응답해야 합니다.

최근 있었던 ‘세기와 더불어’ 출판 논란은, 국민들이 더 이상 국가보안법이 강요하는 대결과 적대를 수용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할 것입니다.

국회는 이미 역사의 무대 뒤로 퇴장하고 있는 대결과 적대의 잔해들에 위축되어, 미래로 나아가는 작업을 회피해서는 안됩니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분단악법을 폐기하여, 단절된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사상검열과 마녀사냥의 근거가 되는 반민주 반인권 악법을 폐기하여,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적극 보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촛불이 명령한 ‘나라다운 나라’일 것입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민의가 분출되기 시작하자, 공안 당국은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을 구속하고, 국민의힘에서조차 문제삼지 않기로 한 <세기와 더불어> 출판 문제에 대해 김승균 대표를 압수수색하였으며, 충북 지역의 활동가들에 대한 압수수색, 범민련 간부들에 대한 기소를 강행하였습니다. 우리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기 위한 공안 당국의 시대착오적 행위를 규탄하며, 우리는 각 당 대표들, 국정원장 등과의 면담을 요구한다.

 

벌써 촛불항쟁 이후 4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더 이상 미루지 말고 21대 국회는 ‘촛불 민의 실현’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다해야 할 것이며, 반민주, 반인권, 반통일 악법 국가보안법 폐지는 그 시작이 될 것입니다.

 

2021년 6월 1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시민사회 원로선언 참가자 일동

 

원로 선언 명단(196명)

 

<시민사회>

강순정, 고철환, 구연철, 권광식, 권낙기, 권영길, 권오창, 권오헌, 권처흥, 김경민, 김교영, 김동한, 김병길, 김삼열, 김삼웅, 김세균, 김승균, 김시현, 김영만, 김영승, 김영식, 김영옥, 김영진, 김영표, 김영호, 김영훈, 김재하, 김종철, 김준기, 김칠준, 김한성, 김해섭, 김현우, 김형태, 김흥현, 나창순, 남상헌, 노수희, 노중선, 단병호, 명탄, 문경식, 문일승, 문홍주, 박덕신, 박석운, 박순자, 박순희, 박중기, 박진도, 박행덕, 박홍섭, 박희성, 배종렬, 배행국, 변숙현, 서경원, 성해용, 소순관, 송두환, 송무호, 신승철, 안재웅, 안학섭, 양길승, 양득승, 양연수, 양원진, 양희철, 원희복, 유선근, 유영표, 윤한탁, 이갑용, 이광석, 이광석, 이규재, 이길재, 이김현숙, 이명준, 이문교, 이문상, 이병창, 이부영, 이삼열, 이수호, 이시재, 이용위, 이윤, 이윤배, 이자훈, 이적, 이종걸, 이창복, 이천재, 이철, 인태순, 임방규, 임성규, 임옥상, 임재경, 임종대, 임종인, 임진택, 임헌영, 장남수, 장영희, 장임원, 전기호, 전덕용, 정강주, 정동익, 정해숙, 정현찬, 정혜열, 조성우, 조순덕, 조영건, 조준호, 조회환, 지은희, 천영세, 최병모, 최열, 하일민, 하해룡, 한기명, 한도숙, 한찬욱, 한창우, 한택근, 한충목, 홍갑표, 황건, 황금수

 

<종교계>

강해윤 교무, 금영균 목사, 김동준 신부, 김병균 목사, 김병운 신부, 김병환 신부, 김순태 신부, 김영신 신부, 김영태 신부, 김재열 신부, 김준호 신부, 김진소 신부, 김태윤 신부, 김환철 신부, 나궁렬 신부, 리수현 신부, 명진스님, 문규현 신부, 문대골 목사, 문정현 신부, 박덕신 목사, 박종근 신부, 박종상 신부, 박중신 신부, 박진량 신부, 박창신 신부, 범선배 신부, 범영배 신부, 법타스님, 서석구 신부, 서일웅 목사, 성태수 신부, 시공스님, 안충석 신부, 양재철 신부, 양홍 신부, 엄기봉 신부, 오현택 신부, 왕수해 신부, 원행스님, 유장훈 신부, 유종환 신부, 윤종관 신부, 이계창 신부, 이재후 신부, 이태주 신부, 이해동 목사, 전대복 신부, 정승현 신부, 정태현 신부, 조헌정 목사, 지선스님, 청화스님, 한기호 신부, 함세웅 신부, 현유복 신부, 호인수 신부, 홍성현 목사, 황상근 신부, 황용연 신부, 황인규 신부

 


 

국가보안법 폐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다!

시대착오적인 공안탄압 즉각 중단하고 관련자를 석방하라!

 

국가보안법 폐지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망은 국회 10만 입법청원을 통해 여실히 증명되었다. 국회입법 청원 사례 중 가장 최단기인 10일 만에 달성된 결과를 보며 이제 국가보안법은 그 생명을 다해가고 있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들은 이러한 현실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국가보안법을 앞세워 자신의 무소불위 권한을 유지해 온 공안기관만큼은 이런 현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모양이다.

최근 한 달 사이에 발생한 일련의 공안사건들을 보며 우리는 참담함과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 4.27시대 연구원 이정훈 연구위원의 구속, ‘세기와 더불어’ 출판사 김승균 대표 압수수색, 청주지역 진보적인 활동가들에 대한 압수수색, 범민련 간부들 불구속기소를 보면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고서는 공안기관의 칼날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바라는 그 어떤 단체를 향할지 모른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우리는 국가보안법이야말로 촛불국민들이 바라는 적폐청산의 우선과제라고 생각한다. 국가보안법을 그대로 두고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촛불 민주주의 진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으며, 일련의 공안사건을 보더라도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단체나 개인의 목소리는 불온시 되어 국가보안법으로 처벌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국가보안법 폐지는 이제 대세이다. 공안기관들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대세를 막을 수 없다. 국가보안법과 공안기관의 명줄은 이제 촛불국민들이 쥐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결단할 것을 촉구한다.

촛불항쟁을 통해 국민들이 민주당에 만들어준 180여석의 의석은 우리 사회 부조리한 적폐들을 중단 없이 청산하라는 명령이었다. 그 과제중의 우선과제가 국가보안법 폐지이다.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결단만 한다면 국가보안법 폐지는 올해 가기 전에 가능한 사안이다.

문재인 정부 또한 재임기간 최대의 성과라고 할 수 있는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만들어진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라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결단해야 할 것이다.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은 시대착오적인 공안기관들의 공안사건 조작음모를 규탄하며 관련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또한 21대 국회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위해 더 많은 부산시민들과 함께 활동해 나갈 것임을 천명한다.

 

2021년 6월 1일

국가보안법폐지 부산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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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 ‘남한 혁명통일론’ 버렸다…국보법 존폐 논쟁 새국면

등록 :2021-06-01 06:56수정 :2021-06-01 07:10

 

헌법과도 같은 노동당 규약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문구 지우고
“전국적 범위 자주·민주적 발전” 대체

남북 격차로 체제 생존 내몰린 북
현실-이데올로기 괴리 해소 차원
통일보다 ‘남북 공존’ 방향 선회
한국사회 보안법 논쟁 영향 줄 듯
 
북한이 올해 1월14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노동당 8차 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이 검은 털모자를 쓴 채로 만족한 듯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올해 1월14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노동당 8차 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이 검은 털모자를 쓴 채로 만족한 듯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남한을 ‘혁명 대상’으로 명시한 조선노동당 규약 속 ‘북 주도 혁명 통일론’ 관련 문구를 지난 1월 당대회에서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한겨레>가 31일 조선노동당 새 규약의 서문을 확인한 결과,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으로 제시됐던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이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조선노동당 새 규약은 올해 열린 ‘8차 당대회’ 닷새째인 1월9일 수정·채택한 내용이다.


이는 김일성 주석이 1945년 12월17일 ‘민주기지론’(북은 남조선혁명과 조선반도 공산화의 전진기지라는 이론)을 제창한 이래 80년 가까이 유지해온 ‘북 주도 혁명 통일론’의 사실상 폐기이자, 남북관계 인식틀의 근본적 변화를 뜻한다. 아울러 노동당 규약의 ‘북 주도 혁명 통일론’ 문구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여기는 국가보안법 존치론의 핵심 근거로 인용돼온 사정에 비춰, 한국 사회의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 변화이기도 하다.

 

북한은 새 당규약을 채택하며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을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적인 발전 실현”으로 대체했을 뿐만 아니라, ‘북 주도 혁명 통일론’을 뜻하는 기존 규약의 여러 문구를 대폭 삭제·대체·조정했다.

 

기존 노동당 규약 서문의 “조선노동당은 사회의 민주화와 생존의 권리를 위한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성원”한다는 문구가 사라졌고, “민족의 공동 번영을 이룩”이라는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노동당 규약 본문의 “당원의 의무”(4조)에서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적극 투쟁하여야 한다”는 문구는 대체 표현 없이 삭제했다.

 

노동당 규약은 남쪽의 헌법과 마찬가지로 절대적 권위를 지닌 최상위 규범이다. 당이 국가를 만든 ‘당·국가 체제’로 스스로를 인식해온 북한은 헌법 11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규정했고, 노동당 규약엔 “인민정권(정부 기구)은 당과 인민대중을 연결시키는 가장 포괄적 인전대(引傳帶)”라며 “인민정권이 당의 영도 밑에 활동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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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이 ‘북 주도 혁명 통일론’을 사실상 폐기한 조처는 그 의미를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짚을 수 있다.

첫째, 1990년대 초반 ‘비대칭 탈냉전’(한-중·한-소 수교, 북-미·북-일 적대 지속)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남과 북의 국력 차이로 ‘북 주도 통일’은커녕 ‘체제 생존’ 모색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현실’과 ‘통치 이데올로기’의 격차 해소 조처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후계 구도’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3차 노동당대표자회(2010년 9월28일)에서 이전 당규약의 “남조선에서 식민지 통치 청산” 문구를 삭제하고,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에서 ‘인민’을 삭제해 ‘남조선혁명론’의 급진성을 완화하는 등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격차를 조심스레 줄여왔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012년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모색해온 “두개 조선”(Two Korea) 지향이라는 한반도의 미래상을 노동당 규약이라는 최상위 규범에 공식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남북 사이 표준시에 30분의 시차를 둔 “평양시간”(2015년 8월15일~2018년 5월4일) 제정을 통한 ‘시공간 분단’ 시도, 김일성·김정일 “두 영원한 수령”의 ‘민족’ 담론을 ‘국가’ 담론으로 대체한 “우리 국가제일주의 시대” 천명 등으로 ‘통일’보다 ‘국가 정체성’ 강화에 집중해왔다.

 

둘째, 1991년 남과 북의 유엔 동시·분리 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 등의 현실을 반영한 ‘공존’으로 방향 선회다. 첫째 이유와 맞닿은 이런 방향 선회는 북한이 앞으로 ‘통일’보다 ‘공존’ 모색 쪽에 대남정책의 무게중심을 싣는 추세를 강화하리라는 전망을 낳는다.

 

셋째, 북쪽의 노동당 규약 ‘혁명 통일론’ 폐기가 한국 사회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첫 남북정상회담 때 “국가보안법은 도대체 왜 폐기를 안 합니까? 우리도 남쪽에서 제기하는 옛날 당 규약과 강령을 새 당대회에서 개정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서로 하나씩 새것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10월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상호 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각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10·4 정상선언’ 2조)고 약속했다. 이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적대시하는 대표적 법·제도인 노동당 규약과 국가보안법의 개폐를 염두에 둔 합의다.

 

한편,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관련한 노동당 규약 문구는 이번에도 삭제하지 않았다.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무력을 몰아내고”라는 기존 문구를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무력을 철거시키고”로 대체했다. 아울러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군국주의의 재침 책동을 짓부시며”라는 기존 문구를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배를 종국적으로 청산하며 온갖 외세의 간섭을 철저히 배격하고”로 바꿨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97464.html?_fr=mt1#csidx27456394516ed659dad676c75039b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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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망언 사죄없는 국민의힘...광주 합동연설회는 기만”

대학생들,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설회 규탄 기자회견

김태현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5/3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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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설회를 규탄하는 대학생 기자회견이 열렸다.

 

국민의힘이 6월 11일에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겸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전북·주 지역 합동연설회이자 첫 합동연설회를 개최하자 대학생들이 즉각 반발에 나선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5·18과 관련 당 내부에서의 왜곡과 폄훼, 망언 행위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있으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설회를 광주에서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기자회견 주최·주관 단체인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을 비롯하여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 강원대학생진보연합 등이 모였다. 기자회견에서는 각지에서 온 대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 3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대학생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현 통신원

 

광주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한 대학생 발언자는 자신이 지난 17일 5·18 망언과 역사왜곡처벌법 전원 기권·반대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며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에 면담 요청을 하러 갔다가 경찰에 연행된 학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정 5·18에 대해 사죄한다는 정당이 면담 요청을 한 대학생들을 가차 없이 연행하는 게 옳은 행동이냐며 분노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런 모순된 만행을 저지른 국민의힘이 이곳 광주에서 당대표 후보 연설회를 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그는 규탄했다.

 

대전에서 온 대학생 발언자는 5·18에 대한 망언과 왜곡, 폄훼를 자행한 것도 모자라 사죄 한마디 없이 뻔뻔하게 광주 땅에서 당대표 후보 연설회를 할 수가 있냐면서 이러한 모습에 너무나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그는 국민의힘이 5·18 망언, 왜곡, 폄훼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를 하기 전까지는 광주를 방문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춘천에서 내려온 대학생 발언자는 예전에 춘천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김진태가 5·18 관련 망언을 한 이후 지역민들이 ‘5·18 망언 김진태는 사퇴하라’라고 목소리 내었으며 결국 춘천시민들의 힘으로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진태를 낙선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진태를 비롯한 국민의힘이 여전히 본인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뻔뻔하게 광주 땅에 와서 5·18 묘지 참배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에서 당대표 후보 연설회까지 한다는 게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대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뒤, 김대중컨벤션센터 일대에서 5·18 망언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있는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피켓팅을 진행했다. 피켓팅 도중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탑승한 버스가 컨벤션센터로 들어오자 대학생들은 버스 주변으로 가 분노의 목소리를 외치며 당대표 후보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규탄했다.

 

▲ 3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대학생들이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현 통신원

 

▲ 3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대학생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현 통신원

 

▲ 3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대학생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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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이끄는 G7이 인정한 한국?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

[권신영의 해리포터 너머의 영국]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동-서 관계

21.06.01 07:28l최종 업데이트 21.06.01 07:28l
 2019년 8월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  2019년 8월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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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위기 속에서 세계 10위 경제 강국에 진입했고, 1인당 GDP에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제쳤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G7에 연속으로 초청되는 나라가 될 만큼 국가적 위상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두 문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연설(2021년 5월 10일) 전문의 일부로 한국 내 G7의 권위를 보여준다. 현 경제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로 언급되니 말이다. 여기서 제쳤다는 국가는 이탈리아고 초청받은 회의란 영국 맨 남서쪽 콘월(Cornwall)에서 6월 11~13일 사흘간 열리는 제47회 G7 회의를 가리킨다.  

정치학자 치아라 올다니의 말을 빌리면, G7은 "산업화된 국가들 중 마음이 통할 것 같은 멤버를 자체적으로 뽑아 결성한 클럽(self-selected club)"이다. 마음이 통할 만한 가치란 자유·인권·민주주의·법치주의·번영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 추구로, 대체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중세에서 근대 사회로 전환한 서구 사회의 가치이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공식 회원 역시 전형적인 서구로 여겨지는 유럽의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와 북미의 미국·캐나다다. 결국 G7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서구 사회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뜻으로 한국은 여기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서구 사회란 무엇일까. 서쪽은 동쪽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다. 방향이 기준에 따라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 형태의 지구에서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서'로 묶인 데는 대서양 중심의 공간 의식이 있다.

대서양 중심의 세계관

지도의 역사는 인간 공간 의식의 확장과 성장을 보여준다. 지금이야 인공위성으로 어느 외딴 마을의 가로수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어 그 의의가 많이 희석되었지만, 인간은 정확한 지도를 만들려고 청동기 시대부터 고군분투했다.

지리학적 지식은 곧 권력이었다. 정치권력이 뻗치는 영토와 세금을 부과하는 토지와 경제 활동 공간을 표시한 지도는 통치에 필수적 도구였다. 지도에 담긴 지형에 대한 정보는 군사력에 버금가는 무기였으며, 항해에 있어서는 생사를 결정했다. 

객관적 정보가 일차적 요소지만, 지구를 평면화시키는 과정에서 주관성이 발생한다. 대륙을 자르지 않기 때문에 지구를 평면화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로, 아래에 보다시피 대서양을 자른 태평양 중심의 지도와 태평양을 자른 대서양 중심의 지도가 있다.

한국은 태평양 중심의 지도(위)를, 유럽과 미국은 대서양 중심의 지도(아래)를 사용한다. 대륙의 배치는 꽤 의미심장하다. 양쪽 모두 자국 중심적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욕망을 표출한다. 역사적으로 중요했던 대외 관계의 범위, 문화권도 가늠할 수 있다.
   
 태평양 중심의 세계지도
▲  태평양 중심의 세계지도
ⓒ 위키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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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서양 중심의 세계지도
ⓒ 위키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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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도에서든 객관적 거리는 똑같다. 문제는 상대적인 공간 개념이 언어로 표현될 때 발생하는 지적 헤게모니다. 동경과 서경, 서구(the west), 극동(Far East)과 같은 어휘가 그 예로, 이들은 19세기 근대 지리학을 주도한 영국이 형성한 대서양 중심의 세계관에서 비롯되었다.

태평양 중심의 지도에서 보면, 한국이 굳이 극동일 필요가 없고 오히려 영국과 유럽이 극서 (Far west)가 되는 것이 옳다. 또 태평양 시각에서는 서쪽의 유럽과 동쪽의 미국을 서구로 같이 묶기가 곤란하다. 한국과 아시아는 19-20세기 초 지식 헤게모니에서 밀렸기 때문에 태평양 중심의 공간 개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서양 중심의 지리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동-서의 기준

현재 동-서 구분의 국제적 기준은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로, 이 과정의 숨은 공신은 철도다. 산업 혁명 이후 석탄 및 광물을 신속히 운반할 기술 개발 노력 끝에 영국은 1804년 증기 기관차를 개발해 19세기 주요 산업 도시들을 철도로 잇기 시작한다.

영국의 증기 기관차와 철도 기술은 1830년대 미국·프랑스·독일 등으로 수출된다. 영국은 1850년대부터 식민지인 인도·이집트·남아프리카에도 철도를 부설해 식민지 사회로 좀 더 깊이 침투했다. 철도로 물리적 거리를 어느 정도 극복한 19세기 후반에는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인적 물적 교류가 수월해지고 우편과 체신 산업도 빠르게 성장했다.

철도 발달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것은 지역 간 시간차였다. 당시 각 지역들은 고유의 시간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가령 런던·맨체스터·버밍햄의 시간은 몇 분 혹은 몇 십분 간격으로 달랐다. 이것은 기차의 출발·도착 시간 표시에 일대 혼란을 일으켰다. 결국 영국은 전국적으로 통일된 시간 개념을 도입해 런던과 중서부 도시 간 철도 노선 시간표를 1840년에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철도 시간표지만, 사실은 지역 시간(local time)에서 전국적으로 통일된 시간(national time)으로의 전환이라는 의의가 있다.
 
큰사진보기 1852년도에 제작된 그리니치 표준시
▲  1852년도에 제작된 그리니치 표준시
ⓒ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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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인 영국은 국내 시간 통합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의 시간을 표준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작업의 핵심 인물이 런던 그리니치 천문대 소속 왕립 천문학자 조지 비덜 에어리(George Biddell Airy, 1801-1892)다. 1835년부터 그리니치에 재직한 에어리는 기존 자오선(천구의 두 극과 천정을 지나 적도와 수직으로 만나는 큰 원, 시각의 기준)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 1851년 그리니치 자오선을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 식민지들이 에어리의 그리니치 자오선를 사용하면서 이후 항해 및 각종 지도 제작에 이용되었다.

항해 무역과 전신 전보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19세기 후반 나라별로 존재하는 자오선이 혼란을 일으켰고, 표준화된 국제 기준을 원했던 미국은 1884년 워싱턴 D.C 에서 국제 자오선 회의를 개최했다. 세계 26개국이 참가해 그리니치 자오선을 전 세계 시간 체계의 기준으로 정했다. 파리 자오선을 사용하던 프랑스가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유보 입장을 보였지만, 프랑스도 1911년에 받아들인다.

G7의 이면

19세기 영국의 지식·권력·자본이 만들어낸 대서양 중심의 동-서 개념은 한국에 수용되지만, 시대적 가치에 따라 함의하는 바는 바뀌었다. 19세기 말까지 서구는 위협적인 존재였다. 처음 청나라를 통해 소개되는 서구 문물은 그저 낯설고 새로운 것이었지만, 서학(천주교)의 평등사상이 신분제 질서를 기반으로 한 성리학과 충돌하면서 천주교 박해나 쇄국 정책 등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자유주의가 팽배했던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동-서는 전통(구)과 근대(신)를 의미했다. 서양과자, 단발, 서양식 교육, 유럽식 주택, 핵가족, 육아 등 대중 소비문화와 모더니즘이 유행했다. 전통적 젠더 질서와 부딪친 신여성과 자유연애는 사회적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구 근대 문물의 유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공황 이후인 1930년대부터 2차 대전이 끝나는 1945년 사이 동-서는 각각 공동체주의와 개인 이기주의를 상징했다. 이 담론을 주도한 것은 일본 제국주의로 개인의 권리를 기반으로 한 서구 법질서를 아시아와 맞지 않는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일제는 그 대안으로 가족 공동체주의를 외치며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과 도덕적 국가를 이상화했다. 경제적으로는 서구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국가가 주도하는 통제 경제를 주장하며 서구와 맞설 수 있는 대동아 공영권을 구상했다. 공영권의 지도자로 일본 자신을 설정한 후 조선과 대만에서 황국 신민화 정책을 추진했다. 

해방 후 동-서 관계는 후진국과 선진국의 관계로 전환된다. 1950년대 서구 사회는 소비에트와 동유럽의 사회주의화 속에서도 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인정하는 민주주의와 사적 소유를 보장하는 자본주의를 수호하는 사회로 그려졌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은 서구식 민주주의의 안정적 실행과 서구식 경제 발전을 목표로 세운다.

1970년대는 여기에 하나 더 보태진다. 동-서를 정신과 물질로 구분해 한국의 전통적 가치, 특히 효와 충에 기반을 두어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경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경제적으로는 더 강화된 국가 중심의 경제 발전 논리, 정치적으로는 소위 한국식 민주주의인 유신 체제로 귀결된다.

이후 1990년대 민주화, IMF 금융위기, 국제화를 거치며 서구의 제도는 '발달된' 혹은 '합리적' 국제 기준으로서 환기되고 주요 참고 자료로 인용되었다. 2021년의 'G7을 제쳤다'와 'G7 연속 초대'에서 보이는 G7의 권위는 이 흐름 위에 있다. 

결론적으로 G7의 권위는 동-서 관계 해석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상대적인 것이다. 
 
큰사진보기 영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워터에이드(WaterAid) 회원들이 25일(현지시간) 런던 타워브리지 앞 포터스 필즈 공원에 3.5m 높이의 모래시계를 설치하고 있다. 이 모래시계는 내달 11~13일 런던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물 부족을 초래하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2021.5.25
▲  영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워터에이드(WaterAid) 회원들이 25일(현지시간) 런던 타워브리지 앞 포터스 필즈 공원에 3.5m 높이의 모래시계를 설치하고 있다. 이 모래시계는 내달 11~13일 런던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물 부족을 초래하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2021.5.2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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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을 인정했을 때 한국은 G7이 현재 불평등과 환경 문제에 지대한 책임이 있음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매년 회의장 근처에서 대규모 반 G7시위가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위대는 G7이 지난 수십 년간 남미와 아프리카의 자원을 이용해 환경을 희생시켜 자국 이익을 극대화했고, 불평등을 악화하는 신자유주의를 지지해 왔다고 비판한다. 다행히 올해는 환경, 코로나 백신, 다국적 기업 세금 등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초청국까지 합치면 세계 경제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이 어떤 합의를 도출해 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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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이 박물관을 뛰쳐나온 이유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6/01 07:49
  • 수정일
    2021/06/01 07: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민플러스
  •  
  •  승인 2021.05.31 13:51
  •  
  •  댓글 2
 
 
 

꺼져가던 국가보안법이 연일 칼춤을 춘다. 5월에만 벌써 4건째다.

▲4.27시대연구원 이정훈 연구위원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 압수수색과 구속(14일),

▲범민련 원진욱 사무처장 외 1명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등 혐의 기소 통보(15일)

▲민족사랑방 김승균 대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 압수수색(26일),

▲충북청년신문 손종표 대표 외 3인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 압수수색(27일).

박물관에 있던 국가보안법이 왜 지금 뛰쳐나온 것일까?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청원이 달성돼 존폐 위기에 몰린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고, 국정원법 개정으로 대공수사권이 경찰청 안보수사국으로 이전되는 것도 이유일 수 있다. 말하자면 국가보안법으로 연명해 온 검경 내 공안세력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 것. 하지만, 진짜 이유는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다.

민주정부 하에서 국가보안법이 준동한 예는 드물다. 특히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공안사건이 이렇게 터질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거나 최소한 제7조(찬양 고무 등)만이라도 개정하겠다고 공약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수 있는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상태다. 그런데 왜 문재인 정부는 국가보안법의 칼춤을 묵인 방조했을까?

문재인 정부가 과거 분단독재 세력들처럼 국가보안법을 공안탄압에 악용할 리 없다. 그렇다면 왜? 칼춤 뒤의 가면을 벗기기 위해선 국가보안법 사건의 90%를 차지하던 7조(찬양 고무 등)가 아니라 8조(회합 통신 등) 위반 사건이 속출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제8조는 사문화돼 있었다. 왜냐하면, 6.15공동선언 이전에는 북한(조선) 사람과 회합 통신이 불가능했고, 이후에는 누구나 회합 통신을 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평양 방문자 4만 명, 금강산을 200만 명이 다녀온 데다가,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자유롭게 북한(조선) 동포와 소통이 가능해졌다.

사실 회합 통신으로 죄를 묻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이정훈 연구위원, 원진욱 사무처장, 손종표 대표에 8조를 적용했고, 김승균 대표에까지 회합 통신 여부를 취조했다.

혹시 여론에 밀려 국가보안법 7조가 폐지될 경우를 대비해, 대신 8조를 적용한 판례를 만들려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더 깊이 숨어있다.

국가보안법과 대북제재 사이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보안법 8조(회합 통신 등) 위반을 걸고 드는 이유는 대북제재와 관련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확인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승인 없이는 대북 경제교류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런데 사업가들이 개별적으로 대북 투자를 진행할 경우 마땅한 제재 방안이 없다. 남북교류협력법으로는 부족하다. 그렇다고 미국의 대북제재를 우리 기업가들에 적용할 수도 없는 일.

결국, 남북 경제교류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8조(회합 통신 등)를 적용, 만남 자체를 차단함으로써 미국에 우리의 대북제재 의지를 증명하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상 회합 통신 혐의로 감옥 가고, 압수수색 받는 광경을 보고 나서 누가, 어떤 사업가가 대북 경제교류에 나서겠는가. 개성에 이미 자기 공장이 있는 기업가들도 겁이 나서 몇십억 투자금을 홀라당 날리고도 입도 뻥긋 못하는 판이다.

이런 선례는 IT사업가 김호 씨 사건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미국이 한국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에 의혹을 가지던 2018년 8월, 김호 씨는 국가보안법상 기밀누설, 금품수수, 편의제공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국정원은 “김호 씨 사건은 이념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혀, ‘내국인을 대북 제재 위반으로 기소할 수 없으니 국가보안법을 적용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샀다.

공안정국 조성용으로 악용되던 국가보안법이 문재인 정부 들어 미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대체법안으로 기능한다. 국가보안법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 걸면 코걸이 식의 위험한 악법임이 또 한 번 입증되었다.

공안당국은 국가보안법 8조(회합 통신 등)를 자의적 판단에 따라 민간교류에만 선별 적용한다. 이로 인해 남북 간 민간 차원의 모든 교류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다. 앞으로 설사 코로나19 상황이 풀린다 해도 국가보안법 8조가 두려워 남북 간 민간교류와 기업의 경제협력은 불가능해 졌다.

대선을 앞둔 문재인 정부는 남북교류보다 한미동맹에 더 충실하다는 것을 미국이 믿어줘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보는 듯하다. 그렇다면 2018년 평양에서 한 연설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2018.9.19)이라던 그날의 약속을 저버린 후과는 어떻게 감당할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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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죽음 헛되지 않게 힘 되어주세요”...산재사망 화물노동자 딸의 호소

청와대 국민청원 “인명 사고 없다는 이유로 위험작업 개선 안 해”

이승훈 기자 
발행2021-05-31 18:21:43 수정2021-05-31 18:21:43
<figcaption itemprop="caption description" style="box-sizing: border-box; text-size-adjust: none; margin: 10px 0px; padding: 0px; border: 0px; outline: 0px; color: rgb(153, 153, 153); font-family: "Apple SD Gothic Neo", "Malgun Gothic", "맑은 고딕", "Noto Sans", Dotum, 돋움,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75px;">쌍용 씨앤비 공장 화물노동자 산재사망사고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figcaption><figcaption itemprop="caption description" style="box-sizing: border-box; text-size-adjust: none; margin: 10px 0px; padding: 0px; border: 0px; outline: 0px; color: rgb(153, 153, 153); font-family: "Apple SD Gothic Neo", "Malgun Gothic", "맑은 고딕", "Noto Sans", Dotum, 돋움,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75px;"> 지난 26일 조치원 쌍용 씨앤비(C&B) 공장에서 발생한 화물노동자 산재사망사고와 관련해 유족이 쓴 것으로 보이는 호소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재해자의 딸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화물노동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회사의 위험 작업 지시 등이 있었다며 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힘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figcaption>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치원 쌍용 C&B 공장에서 산재사고로 사망한 52살 화물노동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해당 청원에서, 작성자는 회사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알고도 파지 부스러기가 날린다는 이유로 위험한 작업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화물노동자 산재사상사고 장소ⓒ화물연대본부 제공

그는 “짐을 내리는 곳에는 큰 경사면이 있었고, 여기를 후진으로 내려가면 짐이 문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곳의 작업 환경은 안전하지 못했다”라며 “이를 알면서도 쌍용 C&B는 평지에서 컨테이너 문을 열고 작업장으로 내려오면 파지 부스러기가 날린다고 경사면을 내려온 후 컨테이너 문 개폐 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짚었다. 이어 “원래는 평지에서 컨테이너 문을 개폐 후 작업장으로 내려가 짐을 내리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됐었다”라며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파지 부스러기가 날린다며 작업장으로 내려가 차가 기울어진 상태로 컨테이너 문을 열라며 작업방식을 바꿨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작업 방식으로 작업을 하다가 컨테이너에 실려 있던 화물이 떨어진 적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인명 사고가 없었다는 이유로 위험한 작업환경을 개선하지 않았다. 아빠나 (동료) 화물노동자가 아닌 전문 인력을 고용해서 작업했다고 해도,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작업환경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경사면이 있어서 트럭을 후진하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안 적재물이 입구 쪽으로 쏠릴 위험이 농후해 보인다. 재해자 장 모(52) 씨 또한 컨테이너 문을 여는 과정에서 안쪽 적재물이 쏟아지면서 300~500kg의 파지더미에 깔렸다. 정 씨는 곧바로 병원에 실려 갔으나, 다음 날인 27일 중환자실에서 장기파열로 인한 과다출혈로 숨졌다.

작성자는 컨테이너 문 개폐 작업이 화물노동자의 고유 업무가 아닌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작성자는 “컨테이너 문 개폐 작업은 쌍용 C&B 회사에서 전문 인력을 고용해 안전과리자를 배치한 후, 전문 인력이 해야 하는 일”이라며 “컨테이너 문 개폐, 컨테이너 내부 청소는 (재해자와 같은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라 화물노동자가 하지 못하게 되어 있고, 국토부에서도 ‘이러한 작업을 차주에게 수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는) 비용절감과 관행이라며 이 위험한 일을 화물노동자에게 시켰고,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작업환경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전문 인력을 고용하지 않았다”라며 “더군다나 이 위험한 작업을 하는 곳에 안전관리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라고 분노했다.

산재사망사고 피해 노동자 유족ⓒ화물연대본부 제공

또 작성자는 “화물노동자들은 작업현장에서 힘이 없기에 컨테이너 문을 개폐하라면 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일을 주지 않거나, 작업 순번을 끝으로 미룬다거나 출입을 못 하게 하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라며, 화물노동자들이 고유 업무도 아닌 일을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회사는 아빠 사고가 있었던 당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똑같은 위험한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갔고,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며 사고 현장을 훼손했다”라며 “부당한 사고를 만들고 사람을 죽인 쌍용 C&B는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뺌하며, 책임 전가만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살다 간 우리 아빠를 위해, 아직도 안전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며 일하는 남은 화물노동자들을 위해, 더 이상 어느 누구도 희생당하지 않게, 쌍용 C&B가 잘못을 인정하고 위험한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힘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현재 ‘검토 중’ 상태다. 검토 기간에도 청원에는 참여할 수 있으며, 31일 오후 6시20분까지 4705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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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남북 관계 성과, 골든타임은 6월 한달”

등록 :2021-05-31 04:59수정 :2021-05-31 07:21

 
정세현·문정인 특별대담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왼쪽)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 27일 서울 중구 민주평통 사무실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왼쪽)과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 27일 서울 중구 민주평통 사무실에서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를 주제로 대담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과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한겨레> 특별대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호평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남북 협력 지지”를 공동성명에 명시한 사실을 특히 중요한 성과이자 대북 신호로 꼽았다. 다만 두 원로는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가 남북, 북-미 관계 개선 등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으로 이어지려면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구슬이 서 말은 된다. 그런데 꿰어야 보배”라며 “북이 호응해 나올 수 있는 매력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가 없다”고 짚었다. 문정인 이사장도 “총론적인 그림은 잘 그려졌는데 각론적인 인센티브가 하나도 없다”고 평했다. 이들 모두 ‘8월 한-미 연합군사연습’ 강행 또는 취소·중단 여부가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를 가를 핵심 가늠자가 되리라고 봤다. 대담은 27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실에서 이제훈 선임기자의 사회로 1시간30분 남짓 이어졌다.

 

사회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회담에서 나온 대북 메시지를 분석·평가한다면?

 

정세현(이하 정)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공동성명 문구가 확 눈에 띈다. 그 문장을 보고 ‘한-미 워킹그룹은 끝났구나’라고 생각했다. 과거에는 ‘한-미 워킹그룹’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바이든 정부에서는 잘하면 남북 관계가 한 발짝 앞서가며 북-미 관계 개선을 유도하고, 북핵 문제 해결의 디딤돌을 놓을 수 있겠구나 싶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잘됐다고 생각한다.

 

문정인(이하 문) 문 대통령이 그 문구를 근거로 유엔 제재 결의를 위반하지 않는 한 남북 관계에서 치고 나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정부가 얼마나 결기 있게 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우선 그걸 미국 대통령이 동의를 표해줬다는 사실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 다만 “대북 접근법이 완전히 일치되도록 조율”이라는 공동성명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다툼의 여지는 있겠지만 두 정상이 기본 틀을 짜놨기 때문에 미국 쪽에서도 많이 수용을 해줄 것이다.

 

 문 이사장이 이미 지적했지만 미국이 ‘완전한 조율’이라는 명분하에 우리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한 것이 한-미 간 대북 정책의 기본 원칙이 되게 해야 한다.

 

사회 북이 일주일 넘게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미동도 없는 걸 보면 조금 북한 성에 차지 않는 것 같다.

 

 북한 쪽에서 불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북의 실질적 협상 대상자는 미국인데, 내가 북이라면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구상을 지금으로선 가장 잘 아는 남쪽과 비공식적으로라도 우선 접촉을 해서 미국의 생각이 뭔지 좀 물어봐야 될 것 같다.

 

 북이 한·미 정상의 구체적 논의 내용을 굉장히 궁금해할 것이다. 그런데 북한 사람들이 먼저 와서 설명해달라고 할 넉살은 없다. 코로나19 상황이라 특사 파견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고, 우리가 먼저 판문점에서 만나 설명을 하겠다고 물밑으로 전달하면 그쪽에선 아마 ‘불감청고소원’(청하지 못하지만 바라던 바)이라는 식으로 나오지 않겠나. 우리가 반드시 그 정도는 해야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선 이번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실존적 문제이고, 상당히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라 신중을 기하는 듯하다. 남북이 조기에 판문점에서 만나면 좋은데, 기왕이면 정상 만남이 제일 좋다. 그런데 지금 시간이 없다. 북이 빨리 (협상장에) 나와야 한다. ‘8월 한-미 연합군사연습’ 얘기가 늦어도 7월부터는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북이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가 훈련을 일방적으로 중지하자고 미국에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이 전향적으로 움직여야 8월의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남북 사이에 뭔가 만들 수 있다. 결국 골든타임은 6월 한달이다.

 

 그런 일정을 아마 북도 감지하리라 본다. 6월 상순 중에 우리 쪽에서 먼저 움직여야 한다. 문 대통령이 5당 대표를 만나 코로나19 때문에라도 한-미 훈련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운을 뗀 사실에 주목한다. 우리가 강하게 주장하고 밀어붙이면 미국도 거기에 호응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금 한-미 훈련을 강행하면 문재인 정부 임기 중에 남북 관계는 희망이 없다고 본다.

 

사회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사상 처음 대만해협이 명기됐다. 미-중 전략 경쟁 구도 속 한-중 관계를 짚어본다면?

 

 미국 요구를 거절하기 참 어려웠을 거다. ‘중국’을 명시하지 않고 대만해협이라고 쓴 것만 해도 우리가 굉장히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바로 (비판하는) 반응이 나왔다. 그래도 중국이 한-중 관계의 특수성을 모를 리 없다. 대만해협은 우리 신남방 정책이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만나는 연결 통로가 아닌가. 그런 면에서 한-중이 협력할 여지가 있다고 중국을 잘 설득해야 한다. 우리가 조심해야겠지만, (이번 일이 한-중 관계를 악화시킬) 산불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하나의 중국’ 원칙과 관련한 정부 정책에 변화가 있다면 중국이 사드 보복 이상의 조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유지하고 있고,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 필요 언급은 중국뿐만 아니라 대만과 미국한테도 하는 소리다. 누구든 평화를 깰 정도로 과하게 하지 말라는 우리의 의지가 들어가 있는 표현이다. 사실 이는 양체츠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도 모두 미국에서 사용한 표현이 아닌가. 기본적으로 ‘한-미 동맹, 한-중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 병행’이라는 정부의 기조는 트럼프 행정부 때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 일부 언론이 이번에 문재인 정부가 드디어 친미로 갔다고 얘기하는데,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일부 언론은 대미 편중을 확실히 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대미 편중만 해서는 살 수 없는 처지다. 그건 미국도 알 것이다. 지정학적 특수성과 한-중의 밀접한 경제협력 관계 탓에 우리는 도리 없이 미-중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 외교를 할 수밖에 없다. 그게 국익에 부합한다.

 

사회 한-미 정상회담에서 첨단산업·과학·기술 분야 협력이 한-미 동맹의 핵심 영역으로 급부상한 느낌이다.

 

 동맹의 성격 변화가 있다. 일방향적인 수혜 동맹에서 쌍방향적인 호혜 동맹으로, 군사·안보 동맹에서 비군사 분야를 아우르는 포괄 동맹으로,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적 차원으로 뻗어가는 전략 동맹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동맹’은 아니어야 한다. 경제 동맹을 지향한다는 것은 배타적 경제블록으로 간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는 기본적으로 다자주의와 협력과 통합의 열린 지역주의를 표방해왔다. 앞으로도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경제·과학기술 분야의 한-미 협력 긴밀화가 경우에 따라선 군사동맹과 밀접하게 연결되는 식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 본다. 일찍이 김대중 대통령이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도랑에 든 소가 양쪽 둔덕의 풀을 뜯어 먹는 것과 같은 외교를 미-중 사이에서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분야의 협력이 경제 동맹화하고 결국 군사 동맹과 한 덩어리로 뭉쳐 돌아가면 유연한 외교를 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 44조원을 주고 코로나19 백신 55만 도스밖에 못 얻어왔다는 정치인과 언론도 있더라.

 

 시장경제 체제에서 기업이 국가이익을 위해 손해 보는 거 봤나? 말이 안 되는 소리다. 백신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포괄적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구축은 애초 우리 쪽 아이디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만족해하면서 문 대통령의 진정성과 창의성을 높이 평가한 것도 바로 이 대목에서다. 사실 지금 미국이 ‘백신 이기주의’라고 세계로부터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야당이 지자체장을 맡은) 서울·부산·제주도만이라도 백신을 주면 좋겠다”고 청했다는 어느 정치인의 말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을뿐더러 미국의 처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행보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복원하고 다자 외교를 중시한다면서도 미국인부터 백신을 접종한 바이든 대통령의 곤혹스러운 처지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대안을 제시한 게, 바로 한국에 생산거점을 만들어 국제사회의 공공재로 쓰자는 ‘백신 글로벌 파트너십’이다. <시엔엔>(CNN) 보도를 보면 결국 바이든 대통령이 문 대통령한테 감명받은 게 그 제안 때문이라고 한다. 외교의 격이 달라 보인다.

 

 백신 스와프가 80점이라면 백신 파트너십은 1000점짜리다.

 

사회 마무리 당부 말씀 부탁한다.

 

 한국의 대외관계사에서 큰 의미가 있는, 북한식으로 표현하자면 ‘사변적 사건’(epochmaking event)으로 기록될 만한 정상회담이라고 본다. 한국의 국격이 확 올라갔음을 확인한 회담이다. 특히 남북 관계 측면에서 미국 대통령이 직접 자기 입으로 남북 협력을 지지한다고 밝히게 한 건 상당히 큰 성과다. 이걸 우리가 ‘완전한 조율’ 논리의 포로가 되지 않고 줏대 있게 풀어간다면, 2018년 봄처럼 한국 정부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촉진자 구실을 다시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대단한 기회의 창이 열렸다.

 

 한-미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미국과 한국의 초기 구상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그걸 우리가 아는 회담 결과로 만들어낸 데에는 문 대통령의 진정성과 바이든 대통령의 동맹 배려는 물론, 치열한 협상을 한 청와대 안보실과 외교부 팀의 노력도 크게 기여했다. 역대 한-미 정상회담 중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미완의 과제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선 대북 접근법에서 “완전히 일치된 조율”, 이게 앞으로 어떻게 작동할지, 미국과 완전한 조율이 안 됐을 때 한국 정부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둘째, 미-중 갈등의 와중에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도 큰 과제다.

 

김지은 기자,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97290.html?_fr=mt1#csidxe44456f4cd8f2229bd72f6bead7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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