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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대역죄인 윤석열을 철저히 끝까지 응징해야 한다

[아침햇살128] 역사의 대역죄인 윤석열을 철저히 끝까지 응징해야 한다

 

이형구 | 기사입력 2021/05/25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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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오늘날 보수세력의 유력 대권주자다. 보수세력 안에서는 윤석열 만큼 지지율이 나오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윤석열의 본질은 적폐에 불과하다. 그 실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명백히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윤석열을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

 

1. 윤석열을 사퇴시키지 않고 내버려 둔 결과

 

2019년 하반기에 검찰개혁 촛불이 있었다. 이때 검찰개혁 촛불을 든 사람들 사이에서 윤석열을 대하는 태도가 둘로 나뉘었다. 윤석열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윤석열 사퇴를 주장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윤석열을 사퇴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윤석열이 검찰개혁에 반발하며 개혁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사퇴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퇴시킬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 사람은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기 때문에 사퇴 주장을 하면 문재인 대통령에게 부담이 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또 어떤 사람은 오히려 윤석열을 내버려 두는 게 검찰개혁에 유리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윤석열이 검찰 이기주의 행보를 하면 그걸 본 국민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민주개혁세력의 의견이 모이지 않다 보니 결국 실제로 윤석열을 검찰총장직에서 사퇴시키는 데 실패했다. 그랬더니 결과가 어땠던가. 정말로 윤석열이 스스로 검찰개혁의 필요성만 부각시켰을 뿐이었나? 그렇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조치는 윤석열이 사사건건 반발하는 바람에 매번 논란에 빠져들었다. 그 결과 2019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검찰개혁을 추진했지만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내일신문이 1월 5일에 보도한 새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잘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33.3%가 잘하고 있다, 52.9%가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이 더 이상 검찰개혁을 바라지 않는다는 듯이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겨레가 1월 1일에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의 취지와 절차, 방법이 모두 옳았다는 답변이 17.2%, 취지는 옳았지만 절차, 방법에 무리가 있었다는 답변이 41.9%로 나타났다. 검찰개혁의 취지에 동감하는 여론이 여전히 60%에 이르는 것이다. 국민이 검찰개혁을 바라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데 다만,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걸 볼 수 있다.

 

다른 개혁과제들도 산적해 있었지만, 검찰개혁에서 발목을 잡히는 바람에 다른 개혁과제들은 추진되지도 못했다.

 

그 사이 정국은 보수적폐세력에게 유리하게 변해갔다. 우선 청와대와 검찰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정국은 문재인 대통령 대 윤석열 전 총장의 싸움 구도로 굳어져갔다. 문재인 정부는 자신이 임명한 검찰총장을 제압하지 못하는 힘이 없고 무능한 정권처럼 여겨지게 됐다. 대신 윤석열은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

 

이런 구도가 보수세력에 유리하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검찰개혁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인 공수처도 기형적으로 됐다. 문재인 정부는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를 밀어붙이지 못했듯이 국회에서도 국힘당에 맞서 검찰개혁을 밀어붙이지 못했다. 그 탓에 우여곡절 끝에 공수처장에 김진욱 김앤장 출신 변호사를 임명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김앤장은 적폐세력을 비호하는 법률회사로 유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김앤장 출신 공수처장은 공수처 제1호 사건으로 조희연 사건을 선택했다. 그야말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황당한 소식이었다. 조희연 사건이란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이 민주화운동을 하다 해직된 교사를 특별채용한 것을 말한다. 하지만 서울시교육감에게는 특별채용 권한이 법으로 주어져 있기 때문에 특별채용 자체는 문제 삼을 만한 게 없다. 게다가 공수처가 기소할 수 있는 대상은 대법원장 및 대법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 공무원으로 한정돼 있다. 서울시교육감은 공수처 기소 대상이 아니다. 그런데도 공수처는 굳이 제1호 사건으로 조희연 사건을 골라잡은 것이다.

 

국민은 조희연 사건이 공수처 1호 사건으로 결정된 것을 지지하지 않는다. TBS가 5월 17일에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 46.2%가 조희연 사건은 공수처 1호 사건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고, 적절하다고 답한 비율은 25.4%에 불과했다. 조희연 사건이 공수처 제1호 사건이 된 건 개혁기구가 되어야 할 공수처가 오히려 적폐기구로 전락해버렸음을 보여주었다. 

 

결과적으로 윤석열을 내버려 둔 결과 검찰개혁도 어그러져 버렸다. 그 여파로 검찰개혁 외의 나머지 개혁엔 제대로 손대지 못했다. 윤석열을 사퇴시키지 않고 내버려 둬서 좋은 점이라곤 없었다. 윤석열을 끝까지 철저히 응징했어야 했다.

 

2. 간만 보고 있는 윤석열

 

윤석열은 2021년 3월 4일 검찰총장직에서 자진사퇴했다. 윤석열은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라며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이기 때문에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석열이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 사퇴했다는 게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 윤석열은 사퇴한 후 3개월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 정치행보를 하지 않고 있다. 왜일까?

 

(1) 몸값을 최대한 올리기 위한 시간, 장소 따지는 중

 

윤석열은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윤석열이 선호도 1, 2위를 할 수 있는 건 보수와 중도 양쪽의 지지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석열 지지율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윤석열에겐 변변한 자기 세력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에 나가 승리하려면 국힘당과 손을 잡아야만 한다. 

 

그런데 윤석열이 국힘당과 손을 잡으면 중도층의 지지를 잃게 된다. 윤석열이 국힘당이랑 같은 족속이라는 게 확인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윤석열이 국힘당과 거리를 두고 제3지대에서 독자행보를 하면 보수층의 지지를 잃게 된다. 보수층은 윤석열을 보수의 희망으로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게 확인되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국힘당과 손을 잡는다고 해서 과연 보수층의 지지를 고스란히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윤석열은 2016년 말 특검 수사팀장으로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이끌어 박근혜를 구속시켰다. 박근혜 지지자들은 2019년에 박근혜를 석방하라며 태극기집회를 열기도 했다. 그런 박근혜 지지자들은 박근혜를 구속한 ‘주범(?)’인 윤석열에 반감을 품고 있다.

 

국힘당 안팎에서도 윤석열의 이력을 두고 견제가 이뤄지고 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두 대통령을 정치수사로 구속한 사람(윤석열)에게 입당을 애걸”한다고 꼬집었고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이 박근혜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라며 “과했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석열 본인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고 김용판 국힘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정치 지도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면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사과”라고 주장했다. 

 

이런 지적이 쏟아지자 박근혜 지지층이 두터운 대구경북지역에서 윤석열의 지지율이 주저앉았다.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 케이스탯,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실시하는 전국지표조사에 따르면 3월 31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대구 경북 지역에서 윤석열이 43%,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의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5월 20일에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윤석열은 27% 이재명 지사가 19%를 얻었다. 대구경북지역에서 윤석열의 지지율이 16%가량 빠져나간 것이다.

 

윤석열이 보수층을 잡기 위해서 박근혜를 수사하고 구속한 걸 사과하면, 반대로 박근혜 구속이 옳다고 생각하는 중도층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다.

 

윤석열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보수와 중도 모두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이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래서 윤석열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는 묘수, 절묘한 시기를 찾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해 때를 찾고 있다. 하지만, 보수와 중도 모두의 지지를 얻기 위해선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별다른 묘안이 없다. 그래서 3개월이 다 되어가도록 정치선언조차 하지 못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윤석열의 처지는 오늘날 보수세력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준다. 보수세력이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는 상황이라면 윤석열이 언제 정치에 뛰어들지 심사숙고할 필요가 없다. 언제든 정치선언을 하고 자기 정치 비전을 제시하면 정국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수세력에게는 그런 지지기반이 없다. 국민이 보기엔 보수세력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다. 

 

좋은 정책이라도 내놓으면 국민의 마음을 돌려볼텐데, 보수세력은 그런 대안을 제시할 수가 없다. 왜냐면, 보수세력이 낼 수 있는 안보정책, 경제정책이라고는 북풍공작 같은 색깔론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국힘당이 색깔론을 펴봤자 역시 적폐라며 손가락질만 받게 될 것이다. 최근 보수세력이 문재인 정부 비난에만 매진하는 것도 그것 말고는 자신의 입지를 키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듯 한국 사회를 이끌 전망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건 보수세력이 재집권하는 데서 상당히 큰 난관이다.

 

(2) 검사 후배들이 들이받을 위험성 있다

 

윤석열은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검찰개혁에 반발해 검찰 내 입지를 쌓았다. 윤석열이 정치에 성공적으로 입문하려면 최소한 검찰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야 한다. 검찰 지지기반이 흔들리면 윤석열의 아성도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모든 검사들이 윤석열의 정치입문을 달갑게 여기진 않는다는 점이다.

 

박철완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은 3월 31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 “전직 총장이 어느 한 진영에 참여하는 형태의 정치활동은 아무리 생각해도 법질서 수호를 위한 기관인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에 대한 국민적 염원과 모순돼 보인다”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박철완 지청장은 윤석열과 궤를 같이해온 철저한 검찰주의자다. 박철완 지청장은 2020년 11월, 검사들이 검찰개혁에 반대해 나선 것을 “검찰 역사에 남을 선업”이라고 평가했던 사람이다. 그런데도 윤석열을 비판한다. 

 

박철완 지정창이 윤석열의 정치 입문을 비판하는 건 검찰을 최고로 치고 검찰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검찰주의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검찰주의자들은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길 바라는 것이지 국힘당이나 민주당의 하수인이 되길 바라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선 검찰이 형식적으로라도 어느 정치세력과 직접 연결되면 곤란해진다. 

 

그래서 지금까지 43명의 검찰총장이 있었지만 검찰총장 출신 정치인은 다섯 명 남짓에 불과하다. 박근혜의 비서실장 김기춘이나 1996년 보수정당인 신한국당 소속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김도언 전 총장이 검찰총장 출신 정치인의 사례다.

 

김도언은 1995년 검찰총장이었다. 김도언 검찰총장은 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과 김대중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를 수사했다. 반면, 노태우 전 대통령이 5천억 원의 비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는 수사하지 않았다. 지독한 편파수사를 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 김도언 총장이 1996년 검찰총장직에서 퇴임한 후 단 4일 만에 신한국당에 입당해 국회에 입성했다.

 

검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검찰 동우회보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무너져 내리는 듯한 아픔을 느낀 것은 나 혼자만이었을까?”, “더 높은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중략) 총장의 모범상을 세워달라”라는 비판글이 실리기도 했다. 

 

김도언 때문에 검찰은 중립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었고 위신은 땅에 떨어지게 됐다. 그 결과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검찰총장은 퇴임 뒤 2년 동안 공직 취임과 정당 가입을 못 하도록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이 법조항은 훗날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판결해 사라졌다. 

 

이런 사례처럼 검찰 일각에서는 윤석열의 정치행보를 달갑게 보지 않는다. 윤석열은 조국 전 장관, 추미애 전 장관, 청와대를 수사하면서 숱한 논란을 일으켰다. 그렇기 때문에 윤석열이 정치에 뛰어들면 검찰개혁에 저항했던 게 결국 정치적인 목적에서 한 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윤석열이 국힘당에 입당하기라도 하면 모든 게 국힘당을 위한 것으로 비치게 된다. 윤석열은 검찰주의자들에게 원성의 대상이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검찰이 자기 권력을 지키기 위해 윤석열 공격에 나설 수도 있다. 과거부터 검찰은 위기에 몰리면 따르던 선배라 할지라도 맹렬히 공격했다. 2012년엔 한상대라는 검찰총장이 있었다. 당시 한상대 총장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같은 이명박 정부의 검찰개혁안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검찰 특수통을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최재경 당시 중수부장은 “검찰총장께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시는 것이 검찰 조직을 살리는 길”이라고 엇섰다. 결국 한상대 총장은 후배들의 압박에 밀려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렇듯 검찰주의자들은 윤석열이 검찰의 위상을 위협한다면 윤석열을 공격해 나설 수 있다. 

 

지금도 윤석열 측은 김학의 출국금지 건으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및 청와대를 공격하고 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검찰 내부에 의견이 분분하다. 검찰 내부 게시판엔 “마땅히 해야 할 수사를 하지 않았다면 수사 외압보다 더 큰 문제가 아닌가요?”라면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김학의 출국금지는 검찰이 자기 권한을 행사한 것인데, 윤석열 측이 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이를 문제 삼고 있는 게 못마땅한 것이다.

 

이쯤 되니 보수세력들도 자신들의 유일한 유력 대권주자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되지 않을지 불안해하고 있다. 만약, 검찰총장이 적폐 편을 드는 사람이라면 윤석열에 대한 공격을 막아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검찰총장으로 지명된 사람은 김오수 전 차관이다. 김오수 지명자는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전 장관 시기에 법무부 차관을 지냈던 인물이다. 만약 검찰주의자 혹은 검찰 내 민주당 지지자가 윤석열을 수사한다고 했을 때, 김오수 지명자가 윤석열을 보호해줄지 의문이다.

 

그래서 적폐들은 김오수 지명자가 아니라 현재 검찰총장 직무대행인 조남관을 검찰총장으로 세우고자 발악하고 있다. 국힘당은 청문회에서 김오수 지명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언론은 조남관 검찰총장 대행을 띄우기에 나섰다. 권한대행에 불과한 데도 조남관 대행이 한동훈을 따로 만났다느니, 조남관 대행이 부장검사 교육에서 오로지 국민을 위해야 한다고 말했다느니 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 체제에서 검찰이 윤석열 수사에 나서면 보수세력으로서는 큰 낭패다. 윤석열에게는 비리 혐의도 많다. 부인인 김건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고 장모는 사문서위조 및 사기,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윤석열 본인은 2020년 판사 사찰 혐의 등으로 정직 징계를 받기도 했다. 사법부도 판사 사찰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수세력은 윤석열을 지켜주고 싶지만 딱히 지켜줄 방안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검찰개혁에 맞섰던 윤석열이 검찰주의자에게 공격당할 수 있는 상황이 어떻게 보면 모순적이다. 검찰은 정글 같은 곳이다. 윤석열도 언제까지고 검찰의 비호를 받으며 안전할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3. 파렴치한 윤석열의 5.18 발언

 

윤석열이 철저히 응징해야 할 인물이라는 건 최근 5.18광주민중항쟁 41주기 즈음에 한 발언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윤석열은 5월 17일, “5.18은 41년 전에 끝난 것이 아니고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라며 “역사의 교훈을 새겨 어떤 독재에도 분연히 맞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윤석열은 검찰개혁 조치를 ‘독재’라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한 바 있다.

 

그러면서 윤석열은 이런 발언을 하는 이유로 “(5.18은) 국민이 많이 희생된 사건이고 지금의 헌법이 태동 된 사건인데 여기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공적인 위치에 있었던 인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이 발언에서 윤석열은 그야말로 파렴치하고 무도한 인간이란 걸 알 수 있다.

 

5.18 당시를 되짚어보자. 당시 검찰은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사태처리 수사국에 참여해 5.18 광주학살에 부역했다. 광주학살을 북한과 김대중 대통령의 지령을 받아 일으킨 폭동으로 꾸몄고, 광주학살 피해자들을 도리어 내란범으로 기소해 처벌했다.

 

검찰은 1980년 이후에도 광주학살의 진상을 가리기 위해 발악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아람회 사건이다. 검찰은 1981년, 충남 금산 지역에서 5.18학살을 알리는 유인물을 주민에게 배포했다는 죄로 평범한 친목모임 회원들을 구속했다. 검찰은 불법적인 감금과 고문을 통해 이들이 ‘아람회’라는 반국가단체를 만들었다고 사건을 조작했다. 이렇게 5.18 진상규명을 철저히 틀어막아섰던 게 바로 검찰이다. 

 

검찰은 1987년 6월항쟁으로 군부독재가 끝난 뒤에도 전두환 일당을 비호했다. 검찰은 1995년, 12.12사태와 5.18광주항쟁에 대해 수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정작 검찰은 전두환, 노태우 일당을 처벌하는 게 아니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내렸다. “성공한 내란에 의해 새로운 헌정질서가 창출되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즉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5.18 때 국민을 학살한 국방부의 장관, 육군참모총장도 국정감사 같은 자리에서 5.18학살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만약 국방부 장관이나 육군참모총장이 5.18학살을 사과하진 않고 5.18정신 운운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았을 것이다.

 

그런데 5.18학살에 부역한 검찰만은 사과 한마디 없다. 도리어 윤석열은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은 공적인 위치에 있었던 인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라면서 5.18정신을 운운한다. 윤석열이 사이코패스가 아니라 제정신인 게 맞기는 한가?

 

5.18학살의 주범이면서도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대표적인 사람이 있다. 바로 전두환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언급하니 젊은 시절 전두환이 떠오른다. 30여 년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둘의 모습은 많이 겹쳐 보인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석열은 당시 5.18학살의 부역자, 앞잡이였던 검찰의 총장으로서 국민에게 진솔하게 사죄했어야 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혹시 아직 5.18학살에 부역했던 검사가 검찰에 남아 있다면 당장 척결하고 단죄해야 한다. 또한, 검찰 내에서 5.18학살 부역자를 기념하고 있다면 그런 잘못된 일을 바로잡아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대검찰청에는 역대 검찰총장 사진을 걸어두어 모시고 있다. 여기에 5.18 당시 검찰총장인 오탁근, 김종경 같은 사람의 사진도 걸려있다. 이런 것도 없애야 한다. 윤석열이 이런 행동도 없이 5.18정신을 언급하는 건 인간 같지도 않은 염치없는 행보다. 

 

윤석열은 2020년 2월 20일, 검찰총장으로서 광주지검을 방문한 적 있다. 이때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어머님 5명이 “윤석열 총장! 오월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피켓을 들고 윤석열 총장에게 면담을 요구한 적 있다. 어머님들은 전두환이 재판 중인데도 법정에 출석조차 하지 않고 헬기 사격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하자 속이 타서 검찰총장에게 호소하려 했다. 그런데 윤석열은 어머니들에게 어떤 대답도 하지 않고 아주 불쾌한 표정을 지은 채 외면하며 도망갔다. 그래놓고 1년 뒤에는 마치 민주화 투사라도 되는 것처럼 5.18정신을 언급하다니, 아주 파렴치한 족속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거짓말이나 그 어떤 행각이든 다 할 수 있는 아주 저급한 정치 모리배다. 

 

우리는 이런 윤석열을 용납하고 받아들여선 안 된다. 윤석열은 촛불개혁을 진압하는 데 선봉에 섰던 적폐의 장수다. 윤석열은 촛불혁명을 뒤집는 쿠데타의 주범, 역사의 죄인이다. 온 국민이 나서 윤석열을 철저히 단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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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벼락거지 돼 비트코인 하는 청년들에게 집 가질 희망 줘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백신·치료제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백신·치료제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벼락거지가 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주식에 투자하고 로또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집을 가질 수 있는 희망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청년 관련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송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을 통해 청년몫 최고위원직에 이동학 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을 임명한 소회를 밝히면서 “젠더 논쟁도 중요하지만 우리 청년 세대에게 절실한 것은 미래 대안일 것”이라며 “그와 함께 구체적인 ‘미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꼰대 정당을 벗어나는 방법은 공허한 주장보다 구체적인 현안을 밀고 나가는 데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최고위원과) 함께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같이 고민하면서 우리 청년 세대들이 돈이 없어도 일할 의지와 능력만 있으면 자기 집을 가질 수 있는 시대를 꿈꾸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청년 이동학은 자기 화두가 있는 정치인. 자기 목소리가 있는 정치인”이라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후보가 이동학 최고위원 지명을 축하해주고 이동학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 당선을 지지하는 글을 나누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정치 모습을 꿈꾸게 된다. 생각만으로도 보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동학이 꿈꾸는 쓰레기를 해결하는 새로운 인류문명, 기후 위기 대응 전략을 보면서, 문재인 바이든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2050 탄소 중립사회의 실천적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251023001&code=910402#csidx62592b54d905b52b1ed20444b7ae51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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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권력을 이용해 부정비리 저지른 보수세력

[정권 심판론 분석] 4. 권력을 이용해 부정비리 저지른 보수세력

 

임옥현 주권연구소 객원연구원 | 기사입력 2021/05/25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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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세력이 4.7보궐선거 후 기고만장하다. 보수 세력은 4.7보궐선거를 통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보았고, 실제로 재집권하기 위해서 발악하고 있다. 보수 세력이 재집권을 하기 위해 공들이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문재인 정부 심판론을 유포하는 것이다.   

 

보수 세력은 문재인 정부가 실정을 하고 있다며 자기들이 대안 세력인 것처럼 주장한다. 하지만, 보수 세력이 내돌리는 정권 심판론은 국민을 위한 게 아니라 단지 보수 적폐 세력이 재집권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보수 세력이 내돌리는 정권 심판론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폭로하는 주권연구소의 글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4. 권력을 이용해 부정·비리 저지른 보수 세력

 

4.7보궐선거 이후 보수적폐 세력은 연일 문재인 정권 심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무능하고 부패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진짜 무능부패, 부정·비리의 원조는 누구인가? 바로 보수적폐 세력이다. 지난시기 보수적폐 세력의 부정·비리 사례를 살펴보자. 

 

1) 이명박 사자방 비리

 

2007년 이명박은 경제를 살리겠다고 대통령에 당선된다. 이명박의 대통령 선거 슬로건은 “국민성공시대를 여는 실천하는 경제대통령”이었다. 당시 노무현 정부에 실망한 국민 여론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을지라도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은 이명박에게 기대를 걸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은 이렇게 잡은 권력을 국민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측근 성공을 위해 사용했다. 

 

이명박 관련 비리는 이른바 사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으로 불린다. 2018년 7월,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총비용은 사업비 24조6,966억 원, 유지관리비 4조286억 원, 재투자 2조3,274억 원 등 약 31조 원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원은 “이를 통해 앞으로 50년간 얻을 수 있는 편익은 6조 6,000억 원에 불과하다”라고 언급했다. 여기에 ‘녹조라떼’ 등의 수질 악화라는 비경제적 요소까지 고려하면, 손실은 더욱더 크다.

 

또, 4대강 건설 과정에서 건설사들은 천문학적 예산을 나눠 먹기 위해 담합을 일삼은 것이 드러났고, 각종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 의해 모든 의혹은 덮어졌다. 감사원이 감사를 몇 차례 진행했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었다.

 

이명박은 정부 초기부터 자원외교를 핵심 국정 과제 삼았다. 4%대인 에너지 자원 개발률을 임기 내 25%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운 뒤 국가의 재정을 해외자원 개발에 동원하였으나 국가에 막대한 손실만 남겼다.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자원개발이라는 명목의 사업들에 총 43조4천억 원이 투자되어 13조6천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명박 자원외교의 비리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건은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이다. 하베스트 유전을 4조5천 원에 인수했으나, 원유 중 물이 98%, 석유는 2%인 폐유전으로 나타났고, 이때 발생한 손실액만 무려 3조 원대이다. 

 

이렇게 엄청난 손실에도 자원외교를 계속해서 추진한 것에는 이명박 정부의 비리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당시 자원외교에는 이명박의 형인 이상득과 이명박 정부의 실세로 불리던 박영준 등 이명박의 측근들이 앞장섰다. 이들과 관련된 수많은 비리 의혹들이 제기되었으나 제대로 조사가 된 적은 없다.

 

2)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박근혜는 아버지인 박정희의 후광과 ‘우주의 기운’으로 대통령이 되었다.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상 아무런 준비가 없었고,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내세웠지만, 결국은 자신의 꿈만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만들었다. 이명박이 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였다면, 박근혜는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비선 실세인 최순실에게 넘겨버렸다.

 

2016년 7월 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전두환의 일해재단처럼 박근혜 퇴임 이후를 위한 비자금 조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때 세간에 처음으로 최순실이라는 이름이 알려지면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의 서막이 올랐다. 이후 최순실 딸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사건 발생하면서, 2030 청년 세대에게 공분을 사게 되고, 2016년 10월 JTBC가 대통령연설문을 포함한 국가 기밀이 들어 있는 태블릿 PC를 공개하면서 민심을 걷잡을 수 없이 폭발하게 되었다. 국민은 온 나라에서 촛불을 들고 대통령 탄핵을 외치기 시작했고 박근혜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서 파면되었다.

 

최순실은 어떠한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박근혜의 비호 아래 비선 실세로서 대통령의 의사결정과 국정, 인사 문제 등에 광범위하게 개입하여 사익을 취하고 국정농단을 일삼았다. 최순실의 전횡은 문고리 3인방(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김기춘, 우병우, 안종범, 김종, 문형표 등 대통령 최측근들과 청와대, 행정부 실무진 인사들을 동원하여 전방위로 이루어졌다. 

 

편법과 인맥을 이용한 평창군 지역 대규모 부동산 매입, 부정한 수단을 통한 공사 수주,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자금 세탁, 은행 인맥을 이용한 외화 무단 반출, 행정부 산하기관들을 이용한 인사 청탁이나 예산 남용, 삼성 이재용의 승계 작업 과정에서 뇌물 수수 등 비리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하였다. 

 

3) 오세훈 내곡동 셀프 보상과 거짓말

 

지난 4.7보궐선거로 오세훈은 시장에 당선되었다. 무상급식 반대로 서울시장을 사퇴한 지 10년 만에 다시 시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지난 시장 시절 오세훈이 보여준 용산참사, 우면산 산사태, 세금 낭비 세빛둥둥섬, 양화대교 우회 공사, 아라뱃길 강행, 강남역과 광화문 물난리 ‘오세이돈’ 등으로 그의 무능함은 국민이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오세훈이 시장에 당선된 것은 오세훈이 잘해서 아니라 민주당이 못해서 당선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세훈이 시장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의 비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역시 오세훈 내곡동 땅 문제이다.

 

오세훈은 지난 시장 재직 시절 가족 보유 땅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셀프 지정하고 보상을 받았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8월 서울시는 국토해양부에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고, 같은 해 10월 오 후보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약 1천300평의 땅이 포함된 이 지역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라고 밝혔다. 이때 오세훈 일가가 받은 보상금이 36억5천만 원가량이 된다.

 

문제가 처음 제기되었을 때, 오세훈은 “나는 내곡동 땅의 존재도, 위치도 몰랐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거짓말로 들통이 나자 관훈토론회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 “반성한다. ‘제 의식 속에 없었다’ 이렇게 표현했으면 참 좋았을 뻔했다”라고 파렴치한 해명을 했다. 또, TV 토론회에서 2005년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갔는지, 안 갔는지’ 질문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오리발을 내밀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기억 앞에 겸손해야 한다”라는 희대의 유행어를 남기었다. 

 

4) 윤석열의 가족 비리 

 

윤석열은 검찰총장직을 거치면서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올라섰다.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보수 세력에 지지를 받고 있으나 사실상 그의 능력은 검증된 바가 없다. 또, 부인과 장모의 가족 비리 때문에 대선 행보의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윤석열의 장모 최 모 씨가 2013년 동업자 안 모 씨와 경기도 성남시 도촌동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347억 원 상당의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사용했다. 최 씨는 안 씨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잔고증명서는 허위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최 씨는 허위라도 괜찮다는 안 씨의 독촉으로 위조 증명서를 건넨 것이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것은 2016년 최 씨가 잔고증명서가 위조됐음을 인정했는데도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서 최 씨가 당시나 이후에 수사를 받지 않은 것은 최 씨가 윤석열의 장모이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윤석열 부인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돼 있다. 지난 2009년 1월 코스닥에 우회 상장된 도이치모터스의 주가는 1주당 9천 원가량 됐으나 그해 말 1주당 1,800원대까지 떨어지며 5분의 1토막이 난다. 그런데 2010년 10월쯤부터 갑자기 오르더니 2011년 1월엔 한 주당 7천 원대를 찍었고, 두 달 뒤인 3월에는 8,300원대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 ‘선수’로 통하던 이 모 씨에 의해 주가조작이 되었던 것이다. 김건희 씨는 주가를 조작한 이 씨에게 8억 원 상당의 본인 주식 24만8천 주와 현금 10억 원을 주었고, 이 주가조작으로 12억 정도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김건희 씨가 주가조작에 참여한 의혹이 있어 고발되었으나 김건희 씨는 조사하지도 기소하지도 않았다.

 

5) 적폐청산  

 

적폐 세력은 권력을 잡으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 그들에게 권력은 국민에게 헌신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고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수단이다. 앞에서는 현란한 말과 행동으로 국민을 유혹하지만, 뒤에서는 온갖 부정·비리를 저지르는 것이 그들의 모습이다. 지난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은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을 잡기 위한 술책이다. 국민이 방심하면 적폐 세력은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적폐청산을 위해 촛불을 들고 끝까지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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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귀천의 일과 법] 자본주의의 이면, 사라지는 노동자들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발행2021-05-25 07:07:03 수정2021-05-25 07:07:03

 

예나 지금이나 화려한 자본주의의 어두운 이면에는 가장 약한 노동자를 가장 싼값으로 가장 험한 노동에 내몰아 최대의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비겁한 속성이 있다. 이러한 잔인함은 결국 일하는 사람의 생명을 희생시키는 극단의 비극으로 이어진다. 산업혁명 이후 19세기 중산층 아동들이 굴뚝을 통해 내려오는 산타클로스를 기다렸던 반면, 굴뚝 속으로 들어가 굴뚝 청소를 해야 했던 아동노동자들의 상황은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유의미한 시사점을 준다(강동묵외 13인,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2017, 322쪽 이하).

19세기 영국 런던에는 굴뚝에 들어가서 굴뚝 청소노동을 하는 아동의 수가 2,000명에 달했다고 한다. 이들은 7~8세부터 고용되어 16시간씩 노동을 했고, 굴뚝 안에서 화상을 입거나 질식사하기 일쑤였다. 굴뚝 청소노동을 하는 아동들의 몸에 ‘검댕사마귀’라 불리는 검은 돌기들이 생겼는데, 이는 음낭암이었다. 음낭암을 ‘굴뚝 청소부의 암’이라 부를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영국과 달리 유럽이나 미국의 굴뚝 청소부에게선 음낭암이 드물었다. 외과의사 버틀린은 이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 유럽 대륙으로 건너가 그곳의 굴뚝 청소부들을 직접 만났는데, 버틀린이 발견한 것은 유럽 대륙의 굴뚝 청소부들이 보호 의복을 잘 착용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는 오늘날로 치면 안전보호구나 안전작업복 착용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평택항에서 일하다 산재사고로 숨진 청년 노동자 고(故) 이선호 씨의 부친 이재훈 씨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청 앞에서 열린 추모문화제에서 컨테이너 모형에 추모꽃을 헌화하고 있다. 2021.05.13ⓒ김철수 기자

최근 평택항에서 사망한 고 이선호씨의 나이는 23세에 불과했다. 어떤 죽음이라고 슬프고 안타깝지 않은 죽음이 있겠냐마는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위해 일하던 청년이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떠나야 했다는 사실은 너무나 가슴을 아프게 한다. 그리고 그 죽음 뒤에는 전형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하청, 비정규직, 산재라는 단어들이 또 다시 자리잡고 있기에 분노와 절망감은 더욱 크다. 이 상황에서 법과 제도는 무의미한 것일까. 얼마나 반성하고 얼마나 고쳐야 이 잔인한 죽음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까.

2006년 노동계가 ‘산재사망은 기업에 의한 살인’이라는 기치 하에 주로 영국, 호주 등 해외 입법례를 모범으로 삼아 기업 살인법 제정 운동을 시작한 이후 약 15년의 입법운동과 수많은 노동자들의 희생위에서 2020년 1월 26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되었다. 법 제정이유에 따르면 “사업주, 법인 또는 기관 등이 운영하는 사업장 등에서 발생한 중대산업재해와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을 운영하거나 위험한 원료 및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사고가 발생한 중대시민재해의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및 법인 등을 처벌함으로써 근로자를 포함한 종사자와 일반 시민의 안전권을 확보하고, 기업의 조직문화 또는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해 일어나는 중대재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임.”이라고 밝히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법에서 정하는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에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을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처벌규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업주에게 경고하고자 하는 바는 평소에 안전 및 보건 관리를 철저히 하여 산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하라는 것이다.

 

앞서 2018년 12월 27일에는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국회를 통과해 2020년 1월 16일부터 시행되었다. 법 개정 이유에 따르면,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법의 보호대상을 다양한 고용형태의 노무제공자가 포함될 수 있도록 넓히고,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하고 긴급대피할 수 있음을 명확히 규정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김용균법, 중대재해법 이후에도 이어지는 죽음
소규모 하청업체, 비정규직·고령·외국인 등 취약계층이 피해 사각지대
노동존중사회 만들려면 노동자 생명부터 존중해야

이처럼 산재를 줄이고 막아보겠다는 취지의 법 개정 전이건 후이건 산재 사망의 비극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다. 올해 4월에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사고사망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산재 사고사망자는 882명으로 전년대비 27명이 증가했다.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당시 2022년까지 산재 사고사망자수를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 하에 2020년에는 725명으로, 2022년에는 505명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그렇지만 2020년 사고 사망자수는 2017년 대비 82명 감소했을 뿐이고, 2019년보다는 오히려 27명이 증가했다.

그런데 통계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어디가 약한 고리이고, 산재 사망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은 어느 정도 이미 나와 있다. 먼저, 사고사망 발생 사업장의 규모별 특성을 보면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 81%(714명)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그 중 5인 미만 사업장이 35.4%(312명), 5~49인 사업장이 45.6%(402명)이다. 즉, 산재 사고사망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업장은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이다.

그렇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5~49인 사업장에 대해서는 2024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어서 정작 법을 필요로 하는 사업장에는 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다만, 법에서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이 하청업체 종사자에게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에서 정하는 조치들을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형벌을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소규모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 보장을 위해서는 하청업체에 대한 원청의 안전보건 확보의무가 제대로 지켜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산재 유가족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관계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2400배를 하고 있다. 2020.12.29ⓒ김철수 기자

다음으로, 2020년 산재 사고사망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60세 이상(39.3%, 347명)이고, 50세 이상은 77.3%(354명)이며, 외국인이 10.7%(94명)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유의할 필요가 있다. 언론에서는 주로 청년 노동자들의 죽음을 중심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고령노동자,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망자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다가 죽음의 위험에 놓이게 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요컨대 공식적인 통계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몇 가지 점들은 확실하다. 영세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조치 강구가 시급하고 비정규직, 고령자, 외국인 등 취약계층 노동자들을 산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원청은 하청 노동자에 대해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하고, 하청은 경제적으로 여력이 없다고 하면서 억울한 죽음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현실이 바뀔 수 있도록 집요하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법의 제‧개정은 시작일 뿐, 감독, 수사, 판결 등의 과정을 통해 실효성 있는 법이 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바와 같이 중대재해처벌법은 기업의 조직문화로 인해 일어나는 중대재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기업 내 구성원들,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과 문화가 변화되지 않고서는 산재 사망사고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산재 발생 이후 피해자를 제대로 구제, 보호하고 책임자를 엄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산재가 발생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고자 하는 인식에 기반한 실천이다.

지난 4년간 정부가 부르짖은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당장 일하는 사람의 ‘생명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진지하고 구체적인 노력부터 해야 한다. 수많은 김용균들, 이선호들이 우리에게 일깨우는 것은 ‘돈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의 생명’이라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진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하다 죽는 사람들에 관한 뉴스를 접하면서 노동법 전공자랍시고 그저 글 몇 줄 끄적이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나하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이 든다. 그래서 산재 사망을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이 많이 망설여지기도 했지만, 박노해 시인의 시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반복해 읽으며 일하는 사람의 생명존중을 위한 연대와 희망을 감히 말하고 싶었다.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
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
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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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녹색미래 정상회의 개최에 커지는 비판 목소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5/25 10:35
  • 수정일
    2021/05/25 10: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국 정부 주최 첫 다자간 기후회의 ‘P4G’ D-5, 기후·환경운동 “보여주기식 행사 반대”
‘성추행’ 안태근, 국가로부터 형사보상금 7715만원 받아

이은호 녹색당 기후정의위원장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한 지 오늘로 9일째다. DDP는 오는 30~31일 개최될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이하 P4G) 개최 장소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탄소 중립 계획이 보여주기식 선언에 그친다며 “당장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를 퇴출하라”고 요구한다.

25일 언론은 P4G 개최 5일을 앞두고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최초 다자간 기후 회의에 기대감을 보였다. 한편 일부 언론은 정부의 탄소 중립 선언의 허와 실을 조명하는 기후·환경운동 단체의 항의행동을 강조했다.

▲25일 한겨레 3면
▲25일 한겨레 3면
▲25일 경향 8면
▲25일 경향 8면

 

P4G 주최 측은 이번 회의를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국제사회가 본격적인 행동을 시작하는 첫해인 2021년,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환경 분야 다자정상회의”라고 소개한다. ‘포용적인 녹색회복을 통한 탄소중립 비전실현’을 주제로 정했다. 공동준비위원장은 외교부장관, 환경부장관이다. 세계 각국 정상, 국제기구 정상, 기업 대표, 학계 및 시민단체 인사 등이 참석 대상이다.

아이슬란드 환경운동가인 안드리 스나이르 마그나손이 기조연설자로 나와 탄소 발생량 증가에 따른 대응 방안을 발표한다. 허재영 국가물관리위원장과 시그리드 카드 네덜란드 외교부 장관은 효율적 물관리, 기후변화로 야기되는 물 갈등 해소 방안, 네덜란드 물관리 정책 등을 발표한다. 세계적 물기업 수에즈의 아나 히로스 부사장, 미국 스타트업 케토스의 미나 산카란 대표, 로돌포 라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부문 국장 등도 화상으로 참석한다.

국민일보는 “스마트 물관리로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탄소중립 실현 방안을 논의하는 공론의 장이 이달 말 국내에 마련된다”며 “저탄소 녹색 경제로 전환하는 각국의 현황을 점검하고 민관 협업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이 보여주기에 그친다고 비판해온 기후·환경운동 단체들은 이날 30일 DDP에 모인다. 전국의 기후·환경운동 단체와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모여 각종 기자회견 등 직접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국민일보 14면
▲25일 국민일보 14면

 

24일 청년기후긴급행동은 서울시청에 설치된 ‘P4G 카운트다운’ 조형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여주기식 행사로 탄소중립 립서비스를 하는 것은 정부의 녹색분칠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은호 녹색당 기후정의위원장은 국내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10여 기의 철회와 백지화를 요구한다. 녹색당은 단식이 시작된 지난 17일 “기후위기 앞에서 전 세계가 석탄발전소를 퇴출시키고 있는 때에, 한국은 신규 10기의 석탄발전소를 짓는다. (중략) 새로 짓는 석탄발전소 철회 없는 탈석탄 선언은 녹색분칠(green washing)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P4G) 홍보 영상에서 국민들에게 물 아껴 쓰고, 쓰레기 줍고, 자전거 타라는 ‘행동’을 요구하면서 정작 수백, 수천 배 되는 탄소배출 사업들은 차근차근 추진한다. 이러한 기만적인 P4G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25일 9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갈무리.
▲25일 9개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갈무리.

 

한중관계 ‘시험대’

언론은 지난 22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 이후 “한중 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중·미 외교 갈등이 격화되는 와중, 한·미 정상은 중국이 핵심 이익으로 삼는 ‘대만 해협’과 ‘남중국해’ 표현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서울신문은 “ 중국은 최대 교역국임은 물론 북핵 해결에 레버리지를 가진 사실상 유일한 나라인 만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올인하는 정부로서는 복잡다단한 고차방정식을 받아 들였다”고 평가했다.

22일 발표된 공동성명엔 남중국해·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협력 및 5G·6G 이동통신 협력, 세계보건기구(WHO) 개혁 등 중국 정부에 민감한 표현들이 다수 담겨 있다.

중국 외교부는 24일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순수한 중국 내정이며 관련 국가들은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했다.

▲25일 서울신문 3면
▲25일 서울신문 3면
▲25일 한국일보 1면
▲25일 한국일보 1면

 

한국일보는 한국 정부 의도에 대해 “정부는 공동성명이 미·일 때보다 수위가 낮아야 한다는 내부 목표를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 등의 문구를 명기했지만 중국을 적시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북핵 협상 재개를 위한 문 대통령의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며 “북핵 문제에서 우리 요구를 관철시킨 것에 따른 반대급부로 미국의 중국 견제 동참 압박을 일정 부분 수용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이어 “중국의 반발 강도가 한중관계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이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정부는 지난해 한국 정부의 연내 방한 요청에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확답을 미루고 있는데 정부로서는 불투명한 시 주석 방한보다 눈앞의 바이든 행정부와의 회담이 더 큰 호재였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25일 경향신문 3면
▲25일 경향신문 3면

 

경향신문도 “당장 중국 외교부가 24일 한·미 정상의 대만 문제 언급을 비난하고 나서면서 중국과의 마찰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가 대두했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대중국 정책 여러 분야에서 적극 ‘코드’를 맞췄다”며 “남은 임기가 1년 미만인 정부가 미·중 사이에서 전략적 명확성을 끌어안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성추행’ 안태근, 직권남용 무죄에 7715여만원 형사보상도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시절 후배인 서지현 검사를 추행하고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파기환송심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안태근 전 검사장이 이번엔 정부로부터 7715만원 형사 보상금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51부(부장 고연금)는 최근 안 전 검사장의 형사보상금 신청을 받아들여 “국가가 형사보상금 7715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했다. 형사보상은 무죄 판결 확정이 확정된 때 피고인이 재판을 치르며 소요한 여비, 일당, 변호인 보수 등의 비용을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다.

재판부는 안 전 검사장이 구금된 기간 353일에 하루당 20만원을 곱한 7060만원과 여비, 변호사 비용 등의 보상금 655만원을 책정해 총 7715만원을 보상금으로 계산했다.

▲25일 세계일보 11면
▲25일 세계일보 11면

 

안 전 검사장은 2018년 서지현 검사가 자신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한 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안 전 검사장이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2015년 8월 자신의 성추행 논란 확산을 막기 위해 서 검사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다.

1·2심 재판부 모두 안 전 검사장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안 전 검사장이 검찰 내부에 추행 사실이 알려지는 걸 막으려고 권한을 남용했다고 인정했다. 2심도 “피고인(안태근) 추행을 목격한 검사가 다수이고, 법무부 감찰관실에서 진상조사까지 나선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은 서 검사를 추행한 사실을 인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임은정 검사도 계속 문제를 제기했다”며 “서 검사가 언론에 공개하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는 피고인 주장은 경험칙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대법원은 검찰국장의 평검사 인사 실무는 인사 담당자의 업무 재량이라며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파기환송심은 대법원 판결대로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이에 재상고를 하지 않아 지난해 10월 무죄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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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4조치 즉각 해제, 남북경협 피해보상법 제정하라"

남북경협사업자들, 5.24조치 11주년 맞아 대통령·국회의장 등에 호소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05.2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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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2
 

"5.24조치 즉각 해제하고 남북경협 피해보상법을 제정하라."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는 5.24조치 11주년을 맞는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24조치 즉각 해제와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제공]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는 5.24조치 11주년을 맞는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24조치 즉각 해제와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제공]

5.24 조치 11주년을 맞는 24일 남북경협사업자들은 정부서울청사와 청와대, 국회를 순회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통일부장관과 국회의장, 대통령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각각 전달했다.

(사)민간남북경제교류협의회(회장 정양근), (사)금강산투자기업협회(회장 최요식), (사)남북경제협력협회(대표 이현철), (사)남북경제협력연구소(대표 김한신), (사)남북경협경제인연합회(회장 동방영만), (사)금강산기업협회(회장 전경수)로 구성된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상임대표 정양근)는 이날 호소문에서 "통행, 통신, 통관을 막아놓은 5.24해제없이 남북관계 개선은 말뿐인 평화경제, 말뿐인 평화협력"이라며, "대통령은 즉각 5.24조치 해제를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5.24조치 10주년을 맞아 통일부는 ''5.24조치의 실효성이 사실상 상당 부분 상실되었으며, 더 이상 교류협력 추진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으나 5.24조치가 해제되었다는 것인지 아닌지 그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며, 즉각적인 5.24조치 해제 선언을 강조했다.

또 "내륙투자기업, 금강산 관광사업 투자자들은 정부의 5.24조치 이후 11년째 사업중단 상태에서 개성공단 폐쇄로 투자자산이 몰수되었음에도 한 푼도 피해지원이 없는 상태"라며, "북한 내륙투자기업, 금강산 관광사업자 피해보상법 제정 및 5.24조치 해제에 대한 국회의 입법과 지원에 대한 신속한 업무처리"를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2010년 5.24조치와 박근혜 정부의 2016년 2월 11일 개성공단 폐쇄 이후 북측은 2016년 3월 10일 평양 및 내륙지역 투자자산 청산 및 계약파기를 선언하고 내륙지역 투자자산과 금강산관광 사업에 투자된 공장 및 설비, 호텔을 비롯한 시설물 등에 대한 몰수조치와 계약파기를 실시했다. 자체 추계로 1조4천억원에 달하는 남측 자산이 몰수됐다.

정부는 개성공단 폐쇄 후 개성기업들에는 6,400억원을 지원했으나, 5.24조치 이후 11년째 사업이 중단된 상태에서 개성공단 폐쇄 이후 투자자산이 몰수된 내륙투자기업 및 금강산 관광사업 투자자들에게는 한푼의 피해지원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불만이기도 하다.

통일부는 그전 내륙투자기업과 금강산기업에 대한 일부 특별지원에 이어 2018년 93개 기업을 대상으로 유동자산 피해에 대해 1,239억원, 454개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운영·관리비 명목으로 92억원 등을 지원한 바 있으나, 이들은 개성기업과의 형평성, 증빙서류 미비로 인해 지원대상에서 누락한 기업구제 등 보완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투자규모가 큰 내륙투자기업의 경우 투자자산에 대한 피해지원이 중요한데, 개성기업과 다른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경협보험 미가입 기업을 기준으로 확인 피해액의 45%를 적용했기 때문에 현실적인 지원이 되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반입·반출에 대한 통일부 제출 서류로 실제 진행된 사업 규모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 거래에 대한 자료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46개 이상의 기업이 대상에서 제외된 점 등이 특히 문제로 제기됐다.

통일부는 개성기업에 대한 지원조치 이후 내륙기업에 대한 지원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수차례 발표했지만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업재개를 위한 그 어떤 지원 조치도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이들이 비판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는 이날 청와대와 국회도 방문해 5.24조치 즉각 해제,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제공]
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는 이날 청와대와 국회도 방문해 5.24조치 즉각 해제, 피해보상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남북경협활성화추진위원회 제공]

정양근 상임대표는 "5.24조치는 이명박 정부가 독단적으로 시행한 대북제재조치이다. 경과규정도, 해제를 위한 조건도 없이 그저 분풀이를 위한 것이었다"고 하면서 "갑작스러운 남북경협 중단으로 인해 남북경협인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와 땀으로 일구어놓은 민간협력통로마저 차단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남북경협 재개는 단순히 기업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통일부는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남북경협기업들이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피해보상법을 제정하는데 앞장서달라. 생존의 위기에 있는 남북경협기업들을 위해 신규 운영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통일부는 이날 "정부는 지난해 5·24조치 발표 10주년을 계기로 5·24조치는 그동안 유연화와 예외조치들을 거치면서 사실상 실효성이 상실되었으며, 이로 인해 5·24조치가 남북 간 교류협력을 추진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도 이러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5.24조치 11주년을 맞는 정부의 기본입장을 밝혔다.

이어 "(남북교역업체, 경협기업 등에 대해) 남북협력기금 특별대출이라든지 긴급 운영경비 무상지원 또는 대출 이자율이나 상환기간 등에 대한 조정 등 여러 가지 피해 지원조치 등을 취해왔다"며, 앞으로도 이들에 대한 지원방안 등을 강구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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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국의 서막 열어놓은 2021년 한미정상회담

[개벽에감 445] 대파국의 서막 열어놓은 2021년 한미정상회담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5/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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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정세를 더욱 악화시킨 최악의 결과물

2. 적대정책 합의한 파국촉진회담

3. 두 개의 전쟁 앞당기는 파국촉진회담

 

 

1. 정세를 더욱 악화시킨 최악의 결과물

 

우려가 현실로 되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최악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심히 우려되었는데, 그런 우려가 급기야 현실로 되고 말았다. 2021년 5월 2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은 한 마디로 말해서 대파국의 서막을 열어놓은 회담이었다. 파국의 서막이 아니라 대파국의 서막이라는 술어를 쓰는 까닭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합의사항들이 한반도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을 포함하는 동북아시아에 엄청난 파국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국이 아니라 대파국이다.  

 

대파국의 서막을 열어놓았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그것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이미 파탄상태에 빠진 남북관계와 조미관계를 파국적 종말로 몰아가도록 촉진했고, 거기에 더하여 대만문제를 둘러싸고 이미 초긴장상태에 빠진 중미관계와 중일관계를 파국적 종말로 몰아가도록 촉진했다는 뜻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대파국의 서막을 열어놓은 파국촉진회담이다. 이 심각한 문제를 분석적으로 고찰해보자. 

 

이번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한미동맹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양측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방도들을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1)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한국을 방어하는 기존 공약을 재확인했다.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하여 한국을 제3자의 무력공격으로부터 방어한다는 것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강조한 것이다. 그런 강조점을 찍은 저의는 무엇인가?  

 

‘한미상호방위조약’ 제2조에는 “당사국은 단독적으로나 공동으로나 자조와 상호원조에 의하여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지속하고 강화시킬 것”이라고 쓰여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정부에 통보하지 않고 단독적으로 제3자의 무력공격을 방지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을 강화할 수 있다. 상호방위조약이라고 했으니, 응당 양측이 상호협의하면서 공동으로 군사행동을 해야 마땅한데, 미국은 그 조약에 왜 단독적인 군사행동을 포함시켰을까? 그것은 미국이 한국 정부에 통보해줄 수 없을 만큼 중대한 군사행동을 단독으로 해야 하는 특수상황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통보해줄 수 없을 만큼 전략적으로 중대한 군사행동은 핵공격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전시에 미국은 제3자에 대한 핵공격계획을 한국 정부에 통보해주지 않고, 비밀리에 단독으로 결정하고, 전격적으로 감행할 것이 확실하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이 “가용한 모든 역량을 사용하여 확장억제를 (한국에) 제공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이번 공동성명에 들어간 까닭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가용한 모든 역량을 사용한다”는 말은 핵무력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이번 공동성명에 들어간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라는 작전개념은 핵우산 제공을 구체화한 핵공격개념이다. 

 

확장억제라는 전략개념이 언제, 어떻게 출현했는지 살펴보자. 미국은 주한미국군기지에 배치했던 전술핵무기를 1991년 12월까지 전부 철수하는 대신,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제공한다고 공약했고, 1992년에 진행된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에 핵우산제공공약을 명시했다. 당시 미국은 실전에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뒤떨어진 구식 전술핵무기를 주한미국군기지에서 철수하는 대신, 실전에서 사용할 신형 전술핵무기로 구성된 핵우산을 한국에 제공하겠노라고 공약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주한미국군기지에서 전술핵무기를 철수한 이후 조선에 대한 핵공격위험이 감소된 것이 아니라 되레 더 증대된 것이다. 

 

그런데 2006년에 진행된 한미안보협의회에서 노무현 정부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미국은 핵우산제공공약을 확장억제제공공약으로 바꿔놓았다. 확장억제라는 것은 미국 본토가 적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와 동일한 수준의 핵공격을 적국에 가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를 비롯한 “가용한” 핵타격수단들을 총동원하여 적국에 핵공격을 한다는 뜻이다. 

 

미국이 2002년에 발표한 ‘핵태세검토보고서(NPR)'에 따르면, 확장억제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를 동원한 핵공격에 더하여 타격정밀도가 높은 저위력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여 선제핵공격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2020년 2월 4일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차관은 신형 저위력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미국 전략잠수함에 탑재되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은 실전에서 사용할, 폭발위력이 5킬로톤인 신형 저위력 전술핵탄두를 실전배치한 것이다.   

 

위에 서술한 것처럼, 2006년에 노무현 정부는 기존 핵우산제공공약을 새로운 확장억제제공공약으로 교체해달라고 미국에 “강력하게” 요청했었다. 이것은 전술핵탄두로 평양을 타격해달라는 끔찍스러운 행동이다. 무대에 나설 때면 줄곧 평화타령을 늘어놓은 노무현 정부가 무대의 막후에서는 전술핵탄두로 평양을 타격해달라는 끔찍스러운 요청을 미국에 제기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은 노무현 정부의 정체를 여실히 드러내 보여준다. 세인의 시선이 집중된 무대 위에서는 평화타령을 늘어놓다가, 세인의 시선이 차단된 무대의 막후에서는 조선에 대한 핵공격력을 증강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하는 위선의 극치는 노무현 정부에게서 문재인 정부에게로 오롯이 계승되었다. 그러므로 문재인 정부의 위선적인 평화타령에 절대로 속지 말아야 한다. 

 

위에 서술한 내용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조선을 조준한 핵공격력을 증강하는 도발의지를 모호한 외교술어 속에 은닉해놓았음을 보여준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대파국의 서막을 열어놓은 파국촉진회담으로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21년 5월 2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 중에 문재인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얼굴을 마주하고 굳은 악수를 나누는 장면이다. 참 다정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 다정한 모습 뒤에서는 가뜩이나 긴장된 정세를 대파국으로몰아가는 어두운 장면이 연출되었다. 그런데도 두 정상은 자기들이 그처럼 엄청난행동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니 태평하게 웃을 수있었다.  

 

2)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은 한미련합군의 북침공격력을 증강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정부보다 더 심하게 무력도발의지를 드러내고, 덩달아 문재인 정부도 이전에 비해 더 노골적으로 무력도발의지를 드러낸 회담이었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과 같다. 

 

이번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미련합방위태세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고, 한미동맹의 억제태세를 강화하기로 공약했고, 합동군사준비태세 유지의 중요성을 공유했고, 싸이버분야와 우주분야 등 여타 영역에서 상호협력을 심화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연합방위태세, 억제태세, 합동군사준비태세라는 것은 모조리 북침전쟁준비태세를 모호한 외교술어 속에 은닉시킨 무력도발개념들이다. 미국 국방부의 전쟁기획자들이 작성한 한미련합군 작전계획(Operation Plan), 그리고 미국군사령관이 지휘하는 한미련합군 작전계획이 방어계획이 아니라 공격계획이라는 사실은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널리 알려졌는데, 그런 북침공격계획에 의거하여 연합방위태세, 억제태세, 합동군사준비태세를 강화한다고 했으니 북침전쟁준비태세를 이전보다 더 강화한다는 뜻이 명백하다. 실제로 지난 몇 달 동안 한미련합군은 북침전쟁준비태세를 다음과 같이 강화해왔다.

 

- 3월 2일부터 3월 7일까지 진행된 한미련합군 위기관리참모훈련(CMTS)

 

- 3월 8일부터 3월 18일까지 진행된 한미련합군 연합지휘소훈련(CCPT) 

 

- 3월 25일 진행된 한미련합해병대 대대급 합동전술훈련 

 

- 4월 30일 한국군 합참의장, 미국군 합참의장, 일본군 통합막료장이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진행한 3자 합참의장회의(Tri-CHOD) 

 

- 4월 16일부터 4월 30일까지 미국 공군 전투기 20여 대와 한국 공군 전투기 50여 대가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편대군종합훈련 

 

- 5월 3일 한국 공군 군수사령부 제60수송전대와 미국 공군 기동사령부 예하 제731공중기동대대, 제607장비물자관리대대가 진행한 연합공수화물 적재-하역훈련 

 

- 6월 10일부터 15일까지 한국 공군이 참가할, 미국 알래스카에서 진행되는 ‘붉은기 21-2’ 훈련 

 

3)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한미미사일지침을 폐기했다. 한미미사일지침은 1979년 미국이 제정하여 한국의 미사일개발을 제한해온 억제장치다. 미국은 한미미사일지침에 의거하여 한국이 제작하는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800km 이내로 제한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말부터 한미미사일지침을 개정하려고 애써왔는데, 이번에 미국은 그 지침을 아예 폐기했다. 그로써 한국은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장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게 되었으며, 우주로켓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게 되었다. 당장 한국은 현무-4 탄도미사일의 탄두중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그 미사일을 개조하여 사거리가 1,000~2,000km인 탄도미사일을 만들어낼 수 있고, 신형 미사일개발에 박차를 가하여 사거리가 3,000km인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한국군은 제주도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조선 전역과 중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이 한미미사일지침을 틀어쥐고 한국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800km로 제한한 것은 중국 전역을 타격할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한 억제조치였는데, 그런 억제조치가 없어지면서 한국이 중국 전역을 타격할 미사일능력을 갖게 된 것이다. 미국은 주한미국군기지에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고, 한국군을 앞세워 조선과 중국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미국이 한미미사일지침을 폐기한 것은 조선과 중국을 극도로 자극하는 행동이다. 그런 행동이 긴장된 정세를 대파국으로 몰아가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대파국의 서막을 열어놓은 파국촉진회담으로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2. 적대정책 합의한 파국촉진회담

 

이번 공동성명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조선정책검토사업을 얼마 전에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가 완성했다는 조선정책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조선정책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내용을 합의했다고 한다. 

 

1)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을 강조”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와 바이든 정부가 공히 거론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란 조선에 대한 미국의 핵위협을 제거하지 않은 채 조선의 핵억제력만 일방적으로 제거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북조선의 핵-탄도미사일프로그램을 다루어나가고자 하는 공동의 의지를 강조”했다고만 밝혔을 뿐, 그에 상응하여 미국이 이행해야 할 비핵화 의무는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 조선이 제시한 미국의 비핵화 의무는 무엇인가? 2016년 7월 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의 비핵화 의무를 제시한 바 있다. 원문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 “남조선에 끌어들여놓고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미국의 핵무기들부터 모두 공개하여야 한다.”

- “남조선에서 모든 핵무기와 그 기지들을 철페하고 세계 앞에 검증받아야 한다.”

- “미국이 조선반도와 그 주변에 수시로 전개하는 핵타격수단들을 다시는 끌어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담보하여야 한다.“

- “그 어떤 경우에도 핵으로, 핵이 동원되는 전쟁행위로 우리를 위협공갈하거나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여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약하여야 한다.”

- “남조선에서 핵사용권을 쥐고 있는 미군의 철수를 선포하여야 한다.“

 

미국이 거론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조선이 거론하는 ‘조선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그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극과 극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극과 극 사이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아내어 비핵화를 실현할 가능성은 없을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9월 6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타협방안을 제시했다. 2020년 9월 15일에 출판된, 미국의 저명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의 책 ‘격노(Rage)’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타협방안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 책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친서에서 “우리는 핵무기연구소나 위성발사구역의 완전한 폐쇄, 또는 핵물질생산시설의 불가역적 폐쇄와 같이 단계적으로, 한 번에 하나씩,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그러나 합리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2월 29일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타협방안을 외면하고 ‘강도적 요구’만 늘어놓았다. 2019년 4월 6일 일본 <요미우리신붕>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의미를 합의하자고 하면서, 자기들이 주장하는 비핵화의 의미를 거론했는데, 그것은 조선의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에 반출하고, 조선의 핵시설 전반을 완전히 해체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미국이 자기의 비핵화 의무를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고, 조선의 핵억제력만 일방적으로 제거하려는 것이야말로 ‘강도적 요구’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번에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똑같이 자기의 비핵화 의무를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고, 조선의 핵억제력만 제거하려는 ‘강도적 요구’를 그 무슨 새로운 정책인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에게 꺼내놓았고, 미국을 추종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무턱대고 그 ‘강도적 요구’에 맞장구를 쳤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한미정상회담이 시작되기 직전,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진행한 훈장수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훈장수여자와 함께 찍은 매우 이상한 기념사진이다. 그 자리에서 훈장을 수여받은 노인은 6.25전쟁 시기에 중국인민지원군전투원들을 상대로 용감하게 싸웠다는 참전로병이다. 정전협정이 체결된지도 70년이 가까운데, 왜 이제 와서 참전로병에게 훈장을 수여했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주목되는 것은, 백악관이 중국인민지원군과 싸운 참전로병에게 훈장을 수여하는 자리에문재인 대통령을 불러들여 미국과 한국이 공동으로 중국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는 점이다.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반중감정이 드러나는자리에 참석하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왜 얼굴을 내밀어 중국을 자극했는가 하는 것이다.  


2)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조선에 대한 정책공조를 계속하겠다고 합의했다. 미국의 대조선접근법과 한국의 대조선접근법이 “완전히 일치되도록 조율해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것은 양측이 공조체제로 조선정책을 추진할 의사를 표명한 것인데, 지금 미국의 조선정책과 한국의 조선정책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앞으로 조율하여 완전히 일치된 정책공조를 수행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양측은 지난 시기 조선이 한미정책공조를 전면 거부했다는 사실을 망각했다. 조선은 트럼프 정부가 2018년 11월 20일 정책공조라는 허울 밑에 조작해놓았던 ‘한미실무단(working group)’을 배격했다. 2020년 6월 17일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북남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상전이 강박하는 <한미실무그룹>이라는 것을 덥석 받아물고 사사건건 북남관계의 모든 문제를 백악관에 섬겨받쳐온 것이 오늘의 참혹한 후과로 되돌아왔다”고 지적했었다. 여기서 말하는 참혹한 후과는 북이 2020년 6월 16일 개성공업지구에 있는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이다. 

 

한미정책공조는 기만술어다. 실제로는 한국이 미국의 조선정책을 추종하면서 정책공조라고 세상을 속이는 것이다. 미국이 개성공업지구를 재가동하지 말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하지 말라고 금지하면, 문재인 정부는 찍 소리도 하지 못하고 그대로 따라야 한다. 자주권을 상실하고 미국의 지배에 굴종하는 것은 남북관계개선을 저해하는 최악의 장애물이다. 

 

3) 바이든 정부는 자기의 조선정책을 완성한 직후, 백악관에서 진행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측이 조선을 더욱 압박하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다시 말해서, 바이든 정부가 완성했다는 조선정책은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을 기조로 하는 구태의연한 정책인 것이다.  

 

이번 공동성명은 “판문점선언과 싱가폴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간, 조미간 공약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판문점선언은 문재인 정부가 그 선언에 배치되는 조선적대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이미 2019년에 백지화되었고, 싱가폴공동성명은 트럼프 정부가 그 성명에 배치되는 조선적대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이미 2019년에 백지화되었는데, 이제 와서 그 선언과 성명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를 추진하겠다니 그런 소리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2021년 3월 17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에서 조선은 “이미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접촉이나 대화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립장을 밝혔으며, 따라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4) 이번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조선을 더욱 압박하기 위한 방도를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 양측은 유엔안보리의 조선제재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조선과 국제사회에 촉구했다. 미국의 조선제재는 북침전쟁연습, 정권전복공작과 더불어 조선적대정책의 3대 요소 가운데 하나다. 미국의 적대행위는 제재에서 집중적으로 표현된다. 조선의 술어를 빌리면, 그것은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감행한 최악의 야만적인 제재봉쇄책동”이다. 조선이 나사못 한 개도 해외에서 수입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석탄 한 줌도 해외에 수출하지 못하게 봉쇄했으니, 이를 어찌 최악의 야만적인 제재봉쇄책동이라 하지 않을 수 있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에서 녕변핵시설을 해체할 용의를 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6년과 2017년에 결정한 조선제재조치 5건을 우선 해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합리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 요구를 외면했다. 조선제재를 일거에 전부 해제하라는 것이 아니라, 5건을 우선적으로 해제하라는 요구도 외면했으니, 회담이 결렬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지금 바이든 정부는 조선제재문제와 관련하여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을까? 전혀 아니다. 유연하기는커녕 더 강경하다. 2021년 미국 국무부는 조선의 비핵화가 실현될 때까지 조선제재를 계속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서, 조선의 핵억제력이 제거될 때까지 조선제재를 해제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부분적으로 완화하지도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무슨 수를 써서도 조선의 핵억제력을 절대로 제거하지 못할 것이므로, 바이든 정부는 조선제재를 항구적으로 계속하게 된다. 

 

이처럼 바이든 정부가 ‘최악의 야만적인 제재봉쇄책동’을 항구적으로 계속하고 있으니, 그들이 바라는 조미협상이 재개되기는커녕 조미관계와 남북관계의 대파국을 불러오게 될 것이 뻔하다.  

 

조선은 바이든 정부의 흉심을 이미 간파했다. 2021년 3월 17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에서 “미국이 즐겨 써먹는 제재장난질도 우리는 기꺼이 받아줄 것”이라고 언명했다. 미국의 제재장난질을 기꺼이 받아준다는 말은 제재장난질을 용인한다는 뜻이 아니라, 자력갱생전략으로 제재장난질을 돌파한다는 뜻이다. 2021년 1월 8일 김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는 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우리 당의 자력갱생전략은 적들의 비렬한 제재책동을 자강력 증대, 내적 동력 강화의 절호의 기회로 반전시키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사회주의건설에서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정치로선으로 심화발전되였다”고 언명했다. 

 

조선의 자력갱생전략이 미국의 제재장난질을 돌파하는 현상은 요즈음 조선 각지에서 동시다발로 추진되는 대규모 건설사업들과 산업생산력 증대 및 과학기술도입 성과, 그리고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이후 어렵고 힘든 부문으로 탄원하는 수 천 명 청년들의 집단적 진출로 나타났다. 조선이 그런 멸사복무정신과 집단주의적 단결력과 혁명적 열의를 가졌다면, 미국의 제재장난질을 능히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번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조선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조선이 혐오하고 배격는 조선의 ‘인권문제’까지 들먹인 그 회담이 대파국의 서막을 열어놓은 파국촉진회담으로 되지 않을 수 없다. 

 

2021년 5월 2일 조선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이 떠들어대는 <인권문제>란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말살하기 위하여 꾸며낸 정치적 모략”이라고 규정하고, “미국이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부인하고 <인권>을 내정간섭의 도구로, 제도전복을 위한 정치적 무기로 악용하면서 <단호한 억제>로 우리를 압살하려는 기도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해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였다”고 하면서, “미국은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거망동한 데 대하여 반드시,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언명했다. 

 

그런데 그런 엄중한 경고를 무시하고 양측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조선의 ‘인권상황’을 개선하겠다고 덜컥 합의해버렸다. 그 합의가 조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대파국으로 몰아넣게 될 것이 분명하다.  

 

 

3. 두 개의 전쟁 앞당기는 파국촉진회담

 

이번 공동성명에 따르면, 양측은 “국제질서를 저해하고, 불안정하게 하며,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하며,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지역을 유지할 것을 공약했다”고 한다. “국제질서를 저해하고 불안정하게 하며, 위협하는 행위자”는 중국이고,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지역을 유지하는 행위자”는 미국이다. 한미정상회담의 판단기준에 따르면, 중국은 악이고, 미국은 선이다. 

 

모호한 외교술어로 채색된 위의 공약을 뜯어보면, 미국과 한국은 인도-태평양지역에서 공동의 반중국전선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좀 더 명확히 표현하면, 미국은 이번에 한국을 반중국전선에 깊숙이 끌어들인 것이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지금 미국은 반중국전선에 무력도발책동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해군은 일본해상자위대와 함께 동중국해, 대만해협, 남중국해에 수시로 출동하여 중국을 심히 자극하고, 미국 육군은 대만군의 전쟁연습을 지도한다고 하면서 중국 영토인 대만에 안보지원려단(SFAB) 지휘관들을 파견했으며, 미국 공군은 B-1B 장거리전략폭격기 편대를 괌(Guam)의 앤더슨공군기지에 전진배치해놓고 각종 정찰기를 출동시켜 중국 공습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항공정찰을 감행하고 있다.    

 

이처럼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은 조선적대정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아, 이제는 중국적대정책까지 공동으로 추진할 판이다. 이런 현상은 한미동맹이 조선과 중국을 적대하며 무력도발을 획책하는 침략동맹이라는 진면모를 드러낸 것이다. 이를 어찌 대파국의 서막이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번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중국적대정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도들을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1) 양측은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연계하기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추진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구상”이란 인디아양과 태평양에서 중국의 해양진출을 가로막는 적대정책이다. 미국은 ‘자유’니 ‘개방’이니, ‘구상’이니 하는 외교술어로 분칠해놓았지만, 실상은 중국적대정책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런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자기의 중국적대정책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을 연계시켰다. 원래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중국을 적대하는 정책이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적대정책에 끌려 들어가면 중국적대정책으로 변질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미국의 강요를 뿌리치지 못하고 반중국전선에 끌려들어가는 것은 한중관계의 대파국을 자초하는 행동이다.

 

2) 미국이 구축해놓은 반중국전선의 중심에 쿼드(Quad)가 있다. 쿼드란 미국이 주도하고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인디아가 참가한 4개국 안보대화(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의 영어 줄임말이다. 이번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과 한국은 쿼드를 비롯한 인도-태평양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한다. 양측이 쿼드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것은 미국이 한국을 쿼드의 동조자로 끌어들인다는 뜻이다. 

 

미국은 한국을 쿼드에 공식적으로 참가시키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 까닭은 두 가지다. 첫째, 한국이 쿼드에 공식적으로 참가하는 것은 중국을 극도로 자극하여 중국의 보복을 불러올 것이므로, 한국은 중국의 보복이 두려워 쿼드에 참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 미국은 한국을 쿼드의 동조자로 끌어들인 것이다. 둘째, 일본이 한국의 쿼드참가를 반대한다.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인디아 같은 ‘대국’들이 참가한 쿼드에 미국의 지배를 받는 한국이 동등한 자격으로 참가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의 입장이다. 그처럼 시건방진 태도로 한국을 깔보는 일본의 태도는 일제식민지배의 추잡한 유산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의 강요를 뿌리치지 못하고 쿼드의 동조자로 끌려 들어갔으므로, 중국은 자극을 받았다. 중국은 그에 대한 보복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계획을 취소할 것이고, ‘금한령(禁韓令)’이라고 부르는 경제제재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허울을 쓰고 자행되는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의 지속적인 보복과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이 주변 강대국들의 충돌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서든지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나 중립화로선을 택해야 한다.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한미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5월 20일 알링턴국립묘지를 참배하는 장면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워싱턴 방문에서 돋보이는 것은 그의 방문일정이 전쟁문제와 결부되었다는 사실이다. 어느 모로 보나,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파국촉진회담이었다.  

 

3) 2020년 12월 6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의회는 2021회계년도 국방예산에 태평양억지구상(Pacific Deterrence Initiative) 항목을 신설하고, 거기에 22억 달러(약 2조4,000억원)를 배정했다고 한다. 2014년 연방의회가 신설한 유럽억지구상은 로씨야적대정책을 위한 국방예산항목이고, 이번에 신설된 태평양억지구상은 중국적대정책을 위한 국방예산항목이다. 태평양억지구상이라는 국방예산항목에 배정된 22억 달러의 대부분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반중군사전선을 강화하는 데 소비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2020년 11월 17일부터 4일 동안 미국 해군은 일본해상자위대, 오스트레일리아 해군, 인디아 해군을 참가시킨 가운데 항모타격단을 동원한 쿼드 합동군사훈련을 인디아양에서 진행했고, 2021년 4월 5일부터 7일까지 쿼드 4개국에 프랑스를 참가시킨 해상합동훈련을 인디아양에서 진행했다. 태평양에서 멀리 떨어진 프랑스가 태평양에 구축된 반중군사전선에 머리를 들이민 까닭은 프랑스가 점령한 태평양의 섬들인 타히티, 뉴칼레도니아, 월리스, 푸투나가 중국의 영향권 안으로 들어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번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남중국해를 비롯한 다른 지역들에서 항해의 자유와 항공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을 존중하기로 공약”했으며,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국방예산 22억 달러를 배정받은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반중군사전선을 강화하기 위해 서해, 동중국해, 대만해협, 남중국해에서 중국적대행위를 끊임없이 자행하고 있는데, 중국적대행위가 가장 심하게 자행되는 곳은 대만해협이다. 이것은 미국이 중국의 내전(대만통일전쟁)에 개입하려는 무력침공의사를 드러내는 것이다. 대만의 국가분렬세력이 미국의 사촉을 받아 대만을 중국 영토에서 분리시키고, 이른바 ‘대만공화국’을 수립하려고 광분하기 때문에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은 불가피하다.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을 수행하는 경우, 한미련합군이 그 전쟁에 개입하려는 징후가 보이면, 중국인민해방군은 주한미국군기지들을 제외한 한국군 전략거점들만 골라서 선제공격할 것이다. 중국인민해방군은 강적인 미국군을 선제공격하지 않고, 전투력이 약한 한국군을 선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6.25전쟁 시기에도 중국인민지원군은 미국군을 상대하는 전투를 되도록 피하면서, 전투력이 약한 한국군만 집중적으로 공격했었다. 

 

만일 중국이 대만통일전쟁에 돌입하여 대만군과 한국군을 동시에 공격하면, 조선인민군이 통일전쟁을 주저할 이유는 전혀 없을 것이다. 이전에 내가 <자주시보>에 발표한 몇몇 글들에서 자세히 논한 것처럼, 중국의 대만통일전쟁과 조선의 조국통일전쟁은 거의 동시에 일어날 것이 확실하며, 그 두 전쟁에서 조선과 중국이 각각 승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조선과 중국을 동시에 자극함으로써 두 개의 전쟁을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미동맹을 대파국으로 몰아넣을 조선의 조국통일전쟁과 미일동맹을 대파국으로 몰아넣을 중국의 대만통일전쟁을 앞당기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대파국의 서막을 열어놓은 파국촉진회담으로 보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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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이곳에서 교차 대량학살을 자행했다

[손호철의 발자국] 34. 대전 : 한국 사상범의 유배지 대전형무소에서 사상과 이념을 생각한다

▲ 악명 높은 사상범 수용소 대전형무소는 이전했지만, 오른쪽에 남아 있는 망루가 역사를 증언해주고 있다. ⓒ손호철

"겨울 감옥살이도 힘들지만 정말 어려운 것은 여름 감옥살이다. 겨울에는 다른 죄수들이 추위를 녹여주는 도움의 손길로 느껴지지만 여름에는 더욱 덥게 만들기 때문에 증오하게 만든다."


 

망루를 올려다보고 있자, 오랜 감옥 생활에서 오는 깊은 사색과 휴머니즘에서 나온 아름다운 글로 우리들을 깨우쳐줬던 신영복 선생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신영복의 이 같은 깨달음이 이루어진 곳이 바로 이곳이다. 신영복은 통혁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여기에서 20년 가까이 생활하며 사색하고 붓글씨를 배웠다. 신영복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예술가인 윤이상, 이응로도 1960년대 말 동백림 사건 때문에 여기에서 감옥살이를 했다('손호철의 발자국' 13. 통영 동백림 사건, <프레시안> 2021년 4월 5일자 참조).


 

▲ 해방 후 대전형무소에 수감됐던 이응노, 윤이상, 신영복 등을 설명한 안내판 ⓒ손호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 강점기의 대표적인 독립운동가들인 안창호, 여운형, 심산 김창숙 선생도 여기를 거쳐 갔다. 안창호와 여운형은 독립운동을 하다가 30년대 초반에 2년 반 동안 여기서 감옥살이를 했다, 심산은 1930년대에 복역 중 고문 등으로 하반신이 마비되어 형집행정지 처분을 받아 손수레에 실려 나와야 했다.

 

이처럼, 많은 형무소 중 대전형무소는 우리 근현대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대전형무소가 사상범들을 가두기 위한 특별한 형무소였기 때문이다. 일제는 1920년대 대전형무소를 지으면서 원래부터 장기수와 사상범을 위한 특별감옥으로 설계했다. 따라서 서대문형무소에서 재판을 받고 형이 확정된 많은 독립투사들이 이곳으로 내려와 감옥살이를 했다.

 

망루 옆에는 반공총연맹 대전지부가 운영하는 자유회관이 있고,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대전형무소의 역사를 알려주는 진열품과 유적들을 만날 수 있다. '기억의 터'에는 안창호가 이 감옥에서 부인에게 보인 편지, 그리고 신영복의 여름 감옥살이 글 등이 전시돼 있다.


 

▲ 옛 대전형무소 터에 전시되어 있는 일제시대 대전형무소 모습 ⓒ손호철
▲ 옛 대전형무소 터에는 안창호의 편지,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편지 등을 전시해 놓은 '기억의 터'가 있다. ⓒ손호철

대전형무소는 이름 있는 사상범만이 아니라 독립과 민주화, 통일을 위해 싸우다가 잡혀온 이름 없는 민초들이 갇혔던 곳이다. 특히 1960년대 전국 13곳 형무소에 흩어져 있었던 563명의 비전향장기수들을 박정희 정부가 이곳으로 이감시키면서, 대전형무소(대전형무소 특사)는 좌익장기수 감옥, '현대의 유배지'로 악명을 떨치게 됐다.

 

1970년대가 되자 박정희 정권은 이들을 전향시키기 위해 고문, 집단폭행 등 비인도적인 장기수 전향공작을 벌였으며, 이로 인해 많은 장기수들이 목숨을 잃거나 눈물을 흘리며 전향서를 써야 했다(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소개될 '청주보호감호소' 참조).


 

70~80년대에는 민주화운동으로 이곳에 들어온 학생운동가들이 이들을 만나 오히려 의식화가 되어 나오기도 했다. 1980년대 초 5‧18 학살에 항의해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폭탄을 설치하려다가 체포돼 이곳에 들어온 권운상은 장기수들의 이야기를 채록해, 일제 말의 징병을 피해 산으로 들어간 원조 빨치산의 이야기부터 해방정국으로 이어졌던 빨치산들의 이야기를 다룬 <녹슬은 해방구>라는 대작을 썼다.


 

대전형무소의 비극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대전형무소가 사상범을 중점적으로 수용하던 곳이었던 만큼, 한국전쟁이 터지자 이곳은 학살의 중심지가 되고 말았다. 한마디로, 대전형무소의 역사는 한국 근현대사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고 과언이 아니다.


 

"골로 간다"는 말이 있다. "너 까불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골로 간다"는 말이 대표적인 예다. 이 '골'이 대전 동남쪽에 위치한 산내골을 의미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산내(골령)골이 어떠하기에 이 같은 말이 생겨났을까? 산내골에는 기네스북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보기 드문 광경이 있다. 그것은 '세계에서 제일 긴 무덤'이다. 무덤처럼 잔디가 덮인 흙더미인데, 높이는 별로 높지 않지만 길이가 30미터 이상으로 긴 흙더미다. 한국전쟁 때 '좌파 추정자'들을 집단으로 학살하고 흙으로 덮어 생긴, 긴 무덤이다.


 

▲ 한국전쟁 당시 대전형무소에 갇혀 있던 사상범과 보도연맹 가입자 등을 끌고와 학살한 산내골. 소나무 뒤의 긴 잔디밭은 학살자들을 묻은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린다. ⓒ손호철

1950년 6월 27일 서울을 버리고 대전으로 도주한 이승만은 7월 1일 다시 목포를 거쳐 해군함정을 타고 부산으로 도주했다. 대전이 북한군에 넘어가게 되자 이승만 정부는 6월말부터 7월까지 산내골에서 대량학살을 저질렀다. 정부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1차에 1400명, 2차에 1800명, 3차에 1700명 등 4900명이 학살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1차 학살은 충청남도 지역 보도연맹원(과거 좌익사범들을 전향시켜 가입시킨 조직으로, 이에 대해서는 '손호철의 발자국' 3. 제주 백조일손, <한국일보> 2020년 8월25일자 참조), 2차 학살은 여순사건 관련자 등 그 이전부터 대전형무소에 갇혀있던 좌익사범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보도연맹원들도 일단 대전형무소에 수용했다가 산내골로 끌고 와 학살한 것이다. 정부조사와 달리, 여러 연구들은 약 7000명이 살해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생긴 말이, "골로 간다"는 말이라고 한다.


 

충격적인 것은, 이승만 정부가 이들을 대전형무소에서 미군이 운전하는 미군 트럭에 싣고 와 미군이 촬영하는 감독 하에 대량학살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학살이 '미군 몰래' 자행된 게 아니라 '미군의 지휘 아래' 체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인권의 나라 미합중국 만세다!


 

그래도 그 '덕분'으로, 미군이 찍은 생생한 학살 사진들이 역사적 증거로 남게 됐고, 최근 비밀이 해제되어 공개됐다. 산내골은 기념비 설립 등이 예정된 채 썰렁하게 버려져 있는 상태다(2021년 초 이곳을 다시 방문하자, 시신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라 흙을 파헤치고 푸른 천막천으로 덮어 놓은 상태였다).


 

▲ 미군이 촬영한 산내골 학살 사진이 산내골에 전시되어 있다. ⓒ손호철

비극은 여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북한군이 내려와 2차 학살을 저지른 것이다. 1차 학살과 달리 2차 학살 장소는 대전형무소였다. 반공연맹 대전지부 주차장 구석에는 오래된 우물이 있다. 북한군이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역전되자 후퇴하면서 조국반역죄와 민족반역죄로 대전형무소에 잡아 놓았던 우익 인사들을 산 채로 던져버린 것으로 알려진 현장이다.


 

북한군은 이 우물 이외에도 형무소 후문 북쪽 밭고랑 등에서 우익 인사들을 집단학살했다. 국군이 들어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우물에서 건진 171구의 시신을 비롯해 희생자 수가 1557명에 달했다고 한다. 용산 전쟁기념관에 가면 북한군이 남기고 간 시신들의 사진을 접할 수 있다.




 

▲ 이승만 정권의 좌익 죄수 학살 후 대전형무소를 점령한 북한군은 우익들을 이 우물에서 학살해 171구의 시신을 인양했다고 한다. ⓒ손호철
▲ 북한군이 대전형무소에 남기고 간 우익 학살자들의 시신 사진이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손호철

대전형무소는 이처럼 한국전쟁에서 벌어진 좌우익의 교차 학살의 비극적인 현장이다, 특히 학살을 총지휘한 미군의 촬영과 사신들을 북한군이 그대로 버려두고 도주했기 때문에, 드물게 이 같은 교차 학살의 생생한 사진이 남아 있는 유일한 곳일 것이다.

 

 

일제, 그리고 해방 후 1980년대까지 사상범들의 유배지였고, 한국전쟁 중에는 수많은 교차 학살의 현장이었던 대전형무소는 우리에게 이념이란 무엇이고, 이념이 인간을 위한 것을 넘어서 물신화될 때 얼마나 큰 비극이 일어날 수 있는가를 절감하게 한다.


 

대전형무소를 뒤로 하며 마지막으로 망루를 올려다보자, 문득 괴테의 명작인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의 대화가 생각났다. "젊은이,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살아 있는 것은 늘 푸른 생명의 나무이네." 그렇다. 중요한 것은 추상적인 이념이나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현실, 즉 구체적인 우리 삶의 현실이다.


 

▲ 2021년 봄 다시 찾은 산내골에는 유골 발굴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손호철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52118043138018#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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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취재’하고 ‘부업’하는 전국의 기자들

‘부업하는’ 주재 기자들, ‘사익↔보도 거래’ 일탈 전국적 현상… 언론계, 부업 조장하며 관리·감독 전무

 “매일 군청 각 과·실 사무실을 출근하다시피 들린다. 공무원을 1~2시간 잡아두는 건 보통이다. 반말·막말을 일삼고, 대화보다 자기 주장만 밀어붙인다. 과도한 정보공개와 막말 취재가 심해진 때 공무원들이 알아봤더니 본인과 지인이 군청 보조금 지원 사업 신청에 떨어진 직후더라. 기자가 이래도 되는가?” (전남 지역 ㄱ기자)

#. 임순남뉴스 발행인, 포커스1 프리랜서 기자, 임실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 사무국장. 임실군의 A기자는 기자와 지역 문화기관 직원을 겸직했다. 6년 가량이다. 임실군청의 보조금을 받는 이 문화기관은 A기자 인건비도 매년 2700만원씩 보조금에서 냈다. 최근 A기자가 비판기사를 거론하며 각 공공기관에 광고 계약을 강요한 정황이 드러나자 경찰은 그를 공갈 혐의로 수사 중이다.

언론 외 수익 활동을 겸직하는 지역 언론인의 윤리 위반 문제가 전국으로 퍼져 있다. 대부분 기자 권한을 사익 추구에 남용해 벌어진 일탈이다. 불법 소지가 적어 수사기관이 개입할 여지가 좁은 데다 보복성 취재가 우려돼 피해자들이 적극 나서지 못하면서 문제 개선은 더디다.

청주 소재 한 미세먼지 방진망 ○업체는 지난 3월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린다. 조달청부터 대전시교육청, 광양시청, 충북도청 등 관급 계약을 체결한 공공기관에 ○업체를 비방한 민원이 문서나 전화로 꾸준히 접수됐다. ‘특허 침해’부터 ‘시험성적서 사기’ 주장까지 사실을 왜곡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명예훼손 문제와 더불어, 업체는 각 기관에 일일이 해명까지 해야 해 한동안 업무가 마비됐다.

모두 ㄴ일보 세종본부장 B기자와 지인의 민원 제기였다. 그런데 B기자는 강원도 소재의 한 방진망 업체 임원을 겸직하고 있었다. 해당 업체 사장이 B기자 부인이다. 동종 업계 종사자가 경쟁 관계에 있는 특정 업체의 민원을 계속 내는 셈이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민원 과정에서 기자 권한이 활용됐다. 지난 4일 있었던 대전시교육감 면담이 예다. B기자는 또다른 지역 기자 C·D씨 2명과 함께 대전시교육감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B기자 등은 ○업체의 문제점을 교육감에게 말했다. 관급 계약 문제로 기관장을 즉시 면담할 수 있는 업체는 많지 않다. 대전시교육청 안팎으로 ‘기자 직위로 교육감을 만나 자기 계약 관련된 애기를 했다’는 말이 나왔다.

B기자는 “○업체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정당한 업무수행을 위해서 지적한 것”이라며 “사익을 꾀한 게 없다. 문제 제기로 계약을 더 수주한 것도 아니고, 음해를 한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B기자 대신 민원을 넣었던 C씨도 “행정사로서 민원을 넣었지 기자로서 한 게 아니”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체는 B기자의 특허 침해나 시험성적서 사기 주장이 왜곡임을 증명하는 증빙자료를 각 기관에 제출했다.

지원 사업 탈락 후 시작된 집중 취재… 사무실 고성도

곡성군은 군청 출입기자의 보복성 취재 논란이 거세다. ㅈ온라인 신문의 E기자가 논란의 중심이다. E기자를 포함한 특정 출입기자들의 막말 취재는 군청에서 줄곧 논란이었다. ‘출근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매일 업무 공간에 찾아와 오랜 기간 머물거나 두어시간씩 담당자를 붙잡고 취재하기가 다반사였다. 청사 밖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담배 피우는 공무원 사진도 무단으로 찍었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직원이 늘어나자 공무원노조 곡성군지부는 지난 3월30일 ‘민원인의 막말과 폭력은 범죄’라는 1인 시위를 시작해 50일 넘게 진행 중이다.

▲공무원노조 곡성군지부 조합원이 군청 부지 내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공무원노조 곡성군지부 홈페이지
▲공무원노조 곡성군지부 조합원이 군청 부지 내에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공무원노조 곡성군지부 홈페이지

 

보복 취재 의혹은 최근 E기자가 자신이 신청한 지원 사업을 중심으로 집중 취재를 하며 불거졌다. E기자는 친분이 있는 F기자의 아들이 곡성군 청년 농업인 지원 사업에서 떨어지자 심의위원 명단을 정보 공개 청구했고, 대면 취재도 이어갔다. E기자도 2000만원 상당의 중년 창업 지원 사업과 700만원 규모 소상공인 지원 사업에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이후 각 부서에 ‘불공정한 심사 과정’을 지적하며 사무실에서 고성으로 항의도 했다. 군수, 부군수 등도 직접 만났고, 불합리하게 행정을 집행했다며 담당 공무원의 사과문도 요구했다. 군청 관계자들은 ‘갑질’, ‘횡포’ 수준이라고 호소했다고 알려졌다.

E기자는 이에 “사익과 관련 없다. 이미 떨어진 걸 복구해달란 취지가 전혀 아니다. 취재를 해보니 십 년 넘게 심사위원을 하고 있거나 전문 역량이 없는 심사위원이 확인됐다. 이런 문제점을 군청에 조목조목 짚어 줬다”며 “군수, 부군수를 만나 잘못 인정을 받았고 이 문제에 대한 담당자 사과도 받았다”고 밝혔다. 막말 취재도 “그런 적 없다. 공무원에게 불편한 취재를 하니, 그런 부분에서 곡해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도-사익 거래’ 이해 충돌 전국 다반사

비방 보도를 중단하는 대가로 자기 가족 업체에 일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2018년 충북의 한 지역 주재 기자 형제 2명은 시멘트 회사의 협력업체와 ‘일체 보도를 하지 않는다’는 조건과 함께 ‘향후 발생하는 일에 대해 협력할 뿐 아니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합의서를 썼다. 당시 이 업체는 두 기자가 왜곡된 사실로 비방 보도를 내 민·형사상 대응을 준비했다. 언론중재위가 두 기자 측에 ‘정정보도를 해야 한다’고 직권 조정(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을 낸 후였다.

당시 합의 사정을 아는 업체 관계자는 “‘돈독한 관계’가 영업 편의였을 것”이라며 “합의 이후 주재 기자의 또 다른 형제가 운영하는 물류업체와 거래량이 늘었고, 이 물류업체는 얼마 후 위 업체 부지로 아예 사무실을 이전했다”고 밝혔다. “비방 보도를 시작한 이유도 애초 일감을 주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거나 계약을 더 따내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지역사회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최근 임실군 A기자의 겸직 공론화는 이례적이다. 전남 지역 한 군청 관계자는 “시·군 단위 지역이면 사회관계망이 좁다. 기자와 취재원이 대부분 선·후배 관계로 얽혀 문제 공론화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불법이 아니라 비윤리 문제니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기도 힘들다. 보복성으로 2·3차 취재가 이어져 당사자들이 대부분 입을 닫는다”고 말했다.

임실군 A기자는 군청 보조금을 지원받는 기관의 직원으로서 언론사 기자를 겸직한 ‘겸직 금지 의무’ 윤리 위반이 문제다. A기자는 임순남뉴스 발행인이자 포커스1 전북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 지역 언론들은 “기자는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1회 100만원, 연 300만원 취업 제공을 받아선 안된다”며 김영란법 위반 문제도 거론한다.

▲지난 18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관례대로 더 달라, 집요한 광고비 요구" 갈무리.
▲지난 18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관례대로 더 달라, 집요한 광고비 요구" 갈무리.
▲전북공무원노조(위원장 김진환)는 지난 10일 임실군청 앞에서 부당한 갑질을 일삼은 언론사에 대해 사죄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북공무원노조 제공.
▲전북공무원노조(위원장 김진환)는 지난 10일 임실군청 앞에서 부당한 갑질을 일삼은 언론사에 대해 사죄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북공무원노조 제공.

 

‘기자 부업’ 조장하면서 관리감독 수수방관

지역 주재 기자 상당수가 부업을 가지고 있다. 언론사들은 통상 시·군 단위의 주재 기자와는 사업 계약을 맺는다. 지사·지국 영업권을 주고 그 대가로 기자로부터 지자체 등의 광고와 신문 대금을 받는 계약이다. 본사에 납부할 대금이 미리 정해져 있어 이를 채우지 못하면 주재기자들은 사비를 털어 메꾼다. 취재·보도로 안정적인 소득을 벌 수 없으니 다른 소득원을 두게 되는 구조다.

남원 지역의 ㄴ기자는 “출입 기자 중 정상적으로 언론 활동을 하는 기자는 15~20% 가량, 50% 이상이 부업을 갖고 있고 30% 정도는 명함만 파놓고 취재는 안하는 기자”라고 실태를 전했다. 몇 년 전 남원시청 출입기자 25명 가량 중 최소 13명이 부업을 하고 있었다. 인쇄업, 덤프트럭 차주, 중고자동차 판매, 건설회사 사장, 면 발전협의회장, CCTV 제조회사 이사, 골재 채취 업체, 식료품 판매 등이다. ㄴ기자는 "고추장을 파는 한 기자는 명절 등 지자체가 선물을 구매하는 대목 때마다 각 과장들에게 자기 고추장을 사라며 홍보한다"고 말했다.

ㄴ기자는 “부업 자체 보다 기자 자질을 검증하지 않고, 관리조차 하지 않는 언론사가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등록된 출입기자가 없으면 해당 지자체에서 광고를 못받으니 일간지들조차 검증을 하지 않고 사람만 급하게 구한다”며 “사람을 못 찾던 한 일간지는 지역 라이온스클럽 회장을 지낸 사람에게도 부탁하더라. 남원엔 과거 폭력 조직 소속이거나 뇌물 수수 등 돈 문제로 형사 처벌을 받은 기자만 5명이 더 있다”고 전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주재 기자들이 사익 추구 유혹에 빠질 수 있는 걸 알고 있음에도 언론계가 방관한다는 비판이 높다. 이달 임실군 출입기자의 겸직 논란 후 전북민언련은 “대부분 인터넷 신문사는 지역독립법인이라는 이유를 들어 지역 일에 관여하지 않으며, 지역본부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해당 기자 보도를 관리 감독하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자들이 이해충돌과 이권개입에 쉽게 노출된다는 건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기자 윤리 준수 여부를 방만하게 관리하는 것은 지역 언론 환경을 악화시키는데 동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북민언련은 지자체 등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이해충돌 사안이 발생한 데는 행정의 세밀하지 못한 보조금 지침 운영 측면도 크다”며 “‘김영란법’ 제정 이후로는 언론인의 겸직에 대한 사항을 검토하고 보조금을 수령하는 범위가 부정청탁에 해당되는지 꼼꼼하게 확인했어야 함에도 해당 지자체와 책임 소재를 떠넘기며 안이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십년 되풀이된 문제임에도 언론계가 경각심을 가지지 않는 점에 비춰 시민사회 감시 역량을 키우는 게 실효적이란 평가도 있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광고홍보학)는 “서울·지역 불문하고 언론과 지자체는 악어와 악어새 관계다. 유권자 주민을 의식하는 지자체장은 언론 보도를 관리하려 들기 마련이고, 지자체 광고를 중심으로 유착되면서 감시, 견제, 비판이란 언론 본연의 사명은 후순위로 밀린다”며 “기자의 일탈 때문에 지자체가 대응에 나서도 ‘훈계’ 정도에 그칠 것이다. 유착하지 않도록 폭로하고 감시하는 외부 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유착 관계에선 개혁의 동력은 보이지 않는다”며 “지역의 언론 비평 매체나 언론 감시 단체, 나아가 각 분야의 시민단체들이 관련 쟁점을 다루는 언론을 감시하는 방식 등으로 언론 밖의 섹터에서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고 문제에 침묵하지 않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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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정책·백신협력·미사일지침 종료’ 합의한 한미 정상…여야 평가 ‘온도차’

남소연 기자 
발행2021-05-23 16:31:15 수정2021-05-23 16:31:15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첫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여야는 4.27 판문점 선언과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북미 간 합의를 바탕으로 한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대목과 백신 협력 강화,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등을 주요한 성과로 꼽았다.

다만,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빠진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정부의 추가적인 외교 노력을 당부했다.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고무된 민주당
"성공적" "기대 이상의 성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호평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환영한다"며 "양국 정상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동의하며 2018년 판문점 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회담의 성과를 이어가기로 한 것은 미국이 한국의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외교 노력의 결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한 데 대해 "미국의 북핵 문제 해결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반갑게 환영하며, 양국 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용적이고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 정상은 21일(현지시각)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 성명 등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그동안 고착 상태에 빠져 있던 남북, 북미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2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방미의 가장 큰 성과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추진하기 위한 동력이 확보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공동성명에 담긴 내용이 북한에 상당히 "긍정적인 메시지"로 작용할 것이라며 "북한이 긍정적으로 부응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간의 대화, 협력, 관여를 지지한다'는 문장이 포함된 데 대해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북한과의 협력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정책적인 공감, 여유가 그만큼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아울러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백신 협력과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등의 의제와 관련해서도 의미있는 합의로 평가했다.

그는 "국군과 미군에 대한 동맹 차원의 코로나19 백신 직접 지원, 그리고 미국의 백신 핵심 기술과 한국의 바이오 생산 능력을 결합하는 '포괄적 파트너십'은 한국뿐 아니라 인도 태평양 지역의 코로나 종식을 앞당기게 될 글로벌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42년간 묵은 숙제로 남아있던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및 해외원전 공동 진출이라는 협의 성과를 낸 외교당국의 노고도 아울러 치하한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송영길 대표 역시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를 두고 "전통적 의제인 동맹과 안보뿐만 아니라 백신과 경제협력, 양국의 파트너십 확대에 이르기까지 두 분 정상들이 논의한 모든 의제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이뤘다"고 총평했다.

송 대표는 특히 "판문점 선언 및 싱가포르 대화를 기초로 남북관계를 풀어가기로 한 것은 우리 외교력이 한 단계 도약했다는 의미"라며 "그동안 많은 언론들이 문재인 정부가 싱가포르 회담 승계를 바이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외교적 참사가 될 것이라 비판했지만 기우였다는 게 확인됐다. 우리 정부의 일관된 주장이 수용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 대표는 한국 미사일 사거리를 제약해 온 한미 미사일 지침이 42년 만에 종료된 데 대해서도 "미사일 주권의 확립"이라며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이로써 우리나라는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큰 장애물을 넘을 수 있게 되었고 우리 힘으로 우주 시대를 열 수 있게 됐다"며 "이제 미사일 지침 폐기를 시작으로 미완의 과제였던 전시작전권 회수 문제를 완결해야 한다. 전시작전권회수를 조건부로 할 것이 아니라 기한부로 바꾸는 일에 대해서도 저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야권도 "한미 정상회담 결과 환영"
구체적 내용 빠졌다며 아쉽다는 평가도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정양석 사무총장.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제1야당 국민의힘도 "한미 양 정상의 발표를 환영한다"고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22일 구두 논평을 통해 "핵심 의제였던 백신 문제에 대해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55만명 한국군에 대해 백신 지원 협력을 도출한 것에 대해서는 성과였다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선언 역시 "또 하나의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한다"며 "우리 정부는 이를 한반도 안보 강화 및 북한의 핵 억제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는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일부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백신 협력 관련 합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결여됐다며 아쉽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병길 대변인은 23일 "중요한 것은 한미정상회담 이후"라는 제목의 추가 논평을 통해 "무엇보다 '글로벌 백신 허브'라는 두루뭉술한 홍보보다 구체적 실천방안과 백신 확보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제시했다.

안 대변인은 "이제부터 대통령이 해야 할 것은 자화자찬이 아닌, 백신 협력 방안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국민 앞에 설명하는 일"이라며 "백신 국내생산 시 물량은 어떻게 분배되는지, 국민에게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 등에 대해서도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도 성과와 아쉬움을 동시에 짚었다.

정의당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판문점 선언 등 북미 간 남북 간 합의에 기초하기로 한 것은 북미 관계, 남북 관계 복원에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바이든 대북정책에서 밝혔던 '실용적 접근, 단계적 접근, 외교적 해결'이라는 방향만 다시 반복적으로 언급했을 뿐 정작 중요한 문제였던 '구체적 행동계획(실행전략)'이 논의조차 안 된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대북정책에 한미일 공통의견이 반영되었다고 하지만, 대북정책을 주도하고 결정하는 것은 결국 미국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우리 정부는 자의적 해석을 경계하고 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정부 차원의 외교적 노력을 당부했다.

백신 협력에 대해서도 "결과적으로 파격은 없었다"며 "반도체, 배터리 등 한국 기업의 44조 대규모 투자에 비해 미국 측이 내놓은 포괄적 백신 파트너십에 구체적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왼쪽 세번째).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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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도쿄올림픽 취소하고 싶어도 못하는 이유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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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1/05/24 08:02
  • 수정일
    2021/05/24 08:0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분석] IOC 계약서는 불평등조약?... 취소는 개최국 아닌 IOC 권한... 결국 '돈' 문제

21.05.24 07:03l최종 업데이트 21.05.24 07:03l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모습.
▲  도쿄도 신주쿠구에 있는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모습.
ⓒ ANN뉴스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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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일을 겨우 두 달 남겨놓은 도쿄올림픽의 운명이 기구하다.

당초 예정대였다면 벌써 1년전에 치러졌어야 하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 코로나19 때문에 한 해가 미뤄졌다. 1년 지나면 괜찮겠지 했지만, 코로나라는 복병은 그렇게 간단한 상대가 아니었다. 1년 후인 지금 코로나는 오히려 작년보다 더 강해져 도쿄올림픽은 강행이냐, 취소냐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있다.
 
한때 8000명선까지 육박하던 일본 전체 확진자수가 긴급사태선언 발령 이후 5000~6000명 선으로 떨어졌지만, 언제 다시 치고 올라올지 안심할 수 없는 수치다. 게다가 확진자 절반 이상이 변이바이러스로 인한 감염이고, 입원이 필요한 중증환자수는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실시한 일본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림픽을 취소(43%)하거나 재차 연기(40%)해야 한다는 의견이 83%나 달했다. 우익들이 점령했다고 하는 일본 최대포털 <야후재팬>조차 올림픽 관련 기사 인기 댓글들은 정부의 대응을 조롱하고 비판하는 여론이 압도적이다.
 
한 변호사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올림픽 취소' 청원에는 열흘 남짓만에 무려 40만 가까운 사람들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 21일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의 한 지자체장은 "강행했다가 일본이 멸망하는게 아니냐"는 다소 과장된 발언까지 내놨다.
 
해외 언론들은 연일 일본의 코로나 확산 상황과 일본 정부의 무기력을 질타하며 도쿄올림픽 취소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고, 해외 각국 선수단이 감염을 우려해 일본 지자체의 사전 훈련캠프를 취소한 사례가 45곳을 넘는다.
 
아직 개최국인 일본 정부나 개최도시인 도쿄도, 그리고 도쿄올림픽조직위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취소'나 '재연기'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이 모습이 무모한 목표를 세워놓고 '진격 앞으로'를 외치는 제국주의 일본 군대와 비슷하다는 목소리까지 들린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위험을 무릅쓰고 도쿄올림픽을 강행하려 하는 걸까?
 
최근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 사무총장은 '만약에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는 경우, IOC로부터 배상청구를 받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질문이 늘어나고 있지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짐작이 가지 않는다"고 시치미를 뗐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20일 일본 주간지 <프레지던트 온라인>은 국내외 압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쉽사리 도쿄올림픽을 취소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분석했다.

IOC 계약서 보니... 옛날 서양과 맺었던 불평등조약?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10일 오후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문제 등 현안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10일 오후 열린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문제 등 현안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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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가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뒤 IOC와 맺은 '개최도시계약'에는 IOC가 대회를 취소할 수 있다고 돼 있다.
 
IOC는 전쟁이나 내란, 보이코트, 금수조치 또는 교전, 또는 참가자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등에 계약을 해제하고 대회를 취소할 권리가 있다.
 
계약서에는 이어서 도쿄올림픽조직위도 '합리적인 계약 변경을 고려하도록 IOC에 요청할 수 있다'고 돼있어 마치 일본 측도 취소할 수 있는 것처럼 비친다. 그러나 그 뒤에 '계약 변경은 IOC에 대해 악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고, 그 재량은 IOC에게 일임돼있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조직위가 대회 취소를 요청할 수는 있지만, 그 결정은 IOC가 한다는 얘기가 된다.
 
다시 말해 대회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진 경우 취소를 결정하는 모든 권한은 IOC에 있고 개최도시는커녕 조직위에도 권한 자체가 없는 것이다. 결국 일본 정부나 도쿄도, 조직위 등 일본 측은 계약상 올림픽을 취소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합리적이다. 이 잡지는 이 때문에 이 계약을 마치 막부 말기에 일본이 서양 열강과 맺은 '불평등조약'과 같다고 풀이했다.
 
계약에는 또한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의 손해배상에 대해서도 규정돼있었다.
 
IOC가 만족할 만큼 시정되지 않는 경우 IOC는 개최도시, 조직위 등에 의한 대회의 조직을 즉시 취소하며, 모든 손해배상 및 그 외 이용가능한 권리와 구제를 청구하는 IOC의 권리를 해하지 않고 즉시 계약을 해제하는 권리를 갖는다.
 
이 잡지는 미국 기업간 계약에 밝은 변호사의 분석을 빌려 "이 조항은 IOC가 일본 측에 대해 갖고 있는 손배배상금청구권, 또는 다른 모든 법적 권리 또는 구제권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즉 도쿄도와 일본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을 취소하는 경우, IOC는 일본측에 대해 무한적인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일본을 방문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올림픽의 취소는 오직 IOC만이 할 수 있다.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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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손해배상 요구 가능성은 불투명... 결국 문제는 '돈'
 
그러나 계약에 그런 조항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IOC가 손해배상을 요구할 지는 알 수 없다.
 
이 변호사는 계약의 원문을 찾아본 결과, 문안의 톤이 "이상하게 엉성하다"며 "IOC가 실제로 무한책임을 지울 생각이었다면 보다 강권적인 문안을 넣어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IOC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남겨놨지만, 실제로 요구할 가능성은 적지 않을까"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만약 IOC가 일본 측에 엄청난 손해배상을 요구했을 경우, 향후 그러한 위험을 감수하고 올림픽을 개최하려고 하는 나라나 도시는 없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낮게 보는 해외 언론도 많다.

그러나 IOC가 올림픽을 강행하려고 하는 이유가 '돈' 때문이라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또한 IOC가 손해배상을 반드시 청구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지난 15일 영국의 공영방송 BBC은 "올림픽을 취소할 권한은 개최 도시가 아닌 IOC에 있다"며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이 참가자들의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지 판단하는 것 역시 IOC의 고유 권한"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그러면서 "만에 하나 IOC가 대회를 취소할 경우 막대한 액수의 보험금을 받겠지만, 올림픽 관련 직접투자가 아닌 간접투자에서 나오는 손실은 메우기 어려울 것"이라며 올림픽 강행의 이유를 분석했다.
 
20일자 싱가포르의 <스트레이트 타임즈>는 도쿄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일본 측이 물어야 할 최소배상액으로 방영권료 15억 달러(1조6905억 원)를 들었다. 이 금액은 IOC 총수입의 3/4에 해당한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사정에 의한 취소이므로 IOC가 그리 쉽게 일본 측에 배상을 요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수입 대부분을 잃게 되면 IOC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지므로 어떻게든 받아내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IOC는 코로나 사태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경기단체, 특히 마이너 종목의 단체들에 주는 배분금 때문에 올림픽을 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IOC 위원장 "올림픽 꿈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어느 정도 희생 치러야"
 
물론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면 이 모든 걱정과 계산은 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주중 도쿄도의 신규확진자수는 600명 전후. 우리 나라 전체 확진자수와 비슷하다. 일주일 전의 854명보다는 확실히 줄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도쿄의 대규모접종센터는 다른 사람 이름을 넣어도 예약이 될 정도로 엉망이고, 중증자수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는 오사카는 의료붕괴 직전에, 마라톤이 열리는 홋카이도도 확진자수가 사상 최고치다.
 
이런 가운데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2일 낸 성명에서 "도쿄올림픽이 드디어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며 올림픽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더 나아가 "올림픽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어느 정도의 희생을 치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네티즌들은 "올림픽이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열어야 하는 것인가", "지금까지 가장 악질적인 발언이다, 올림픽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사람이 죽어도 할 수 없다는 것인가", "바흐 위원장 자신은 대체 어떤 희생을 치를 것인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태그:#도쿄올림픽, #IOC,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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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명 희생자 이름과 묘지 번호, 아이들도 숙연해집니다

[아이들은 나의 스승] 5.18 학생 희생자 열여덟 분을 계기수업 주제로 삼은 까닭

21.05.22 20:34l최종 업데이트 21.05.22 20:35l
▲ 학교 복도에 설치한 김평용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기억벽
ⓒ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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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이었던 윤상원 열사의 모교에 근무하고 있다. 그 인연으로 해마다 오월이면 5.18 묘역에 상주하다시피 하고 사적지 답사와 해설을 소명처럼 여기며 지내고 있다. '오월을 위해 태어난' 윤상원 열사의 불꽃 같은 삶을 스승으로 삼고 있어서다.

학교엔 김평용 희생자도 있다. 5.18 당시 고등학교 2학년으로, 5월 24일 귀갓길에 계엄군의 총에 학살된 후 암매장당한 뒤 가까스로 시신이 수습됐다. 김평용 희생자와 같이 당시 학살당한 사망자 중 광주 관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은, 지금까지 모두 16개 학교의 18명으로 집계됐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지난 2015년부터 5.18 당시 학살당한 학생들에 대한 추모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5.18을 비롯해 현대사에 무관심한 요즘 세대에게 역사의식과 공감 능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당시는 한창 '일베'가 준동하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던 때였다. 교정에 윤상원 열사의 흉상이 세워진 건 오래 전이지만, 김평용 희생자를 추모하는 기억의 벽이 설치된 건 시교육청의 지원 덕분이다. 그곳에서 5.18 작은 음악회 등 추모 행사를 열면서 상징적인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젠 윤상원 열사처럼 김평용 '선배'를 모르는 아이들은 없다.


시교육청의 지원과 지속적인 교육의 힘이다. 한 분은 열사로, 다른 한 분은 희생자로 불리긴 하지만, 그들의 희생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됐다는 점에서 굳이 아이들은 둘을 구분하지 않는다. 현재 묘역을 관리하는 국가보훈처에서는 모두 '민주유공자님'으로 호칭을 통일하고 있다.

기억할 의무 

5.18 추모 주간인 지금, 당시 희생된 학생 희생자들을 주제로 계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내친김에 다른 학교의 희생자도 두루 소개하기로 했다. 당시 계엄군에 의해 고립된 광주에서 내 학교, 네 학교 따졌을 리 없다. 세월이 흘러 해당 학교의 후배가 선배를 기리기 위한 것일 뿐,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건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의 의무다.

18명의 희생자 중 어느 분부터 소개해야 하나 멈칫하게 된다. 그들의 안타까운 죽음 앞에 순서를 정하는 것조차 무척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름의 가나다순이 좋을까. 사망 당시의 나이순으로 소개할까. 그도 아니면 사망 당시의 날짜를 기준으로 삼을까.

그들의 희생을 통해 열흘간의 항쟁 기간을 살펴볼 수 있다면, 사망일 순이 계기 수업에 가장 적절할 듯싶다. 굳이 수업 내용을 여기에 남기는 건, 1980년 당시 그들과 지금의 또래 아이들을 대조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물론, 교사로서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참고로, 희생자 이름 뒤 괄호 안에 그들이 잠든 묘소의 번호를 적어둔다. 앞의 숫자는 국립 5.18 민주 묘지 내 묘역의 번호이고, 뒤의 숫자는 해당 묘역 내 묘의 번호다. 나중 그곳에 가시거든, 묘비 옆 교복 차림의 앳된 얼굴들 앞에서 발길을 잠시 멈춰주십사는 부탁에서다.

당시 중3이었던 박기현(1-8)님은 5월 20일 계엄군의 폭행으로 희생됐다. 작고 날랜 몸집에 시위대의 연락책이었으리라는 억측만으로 무자비한 구타를 당했고 끝내 일어서지 못했다. 그의 묘비에는 '못다 핀 젊음이 묘지 앞 민들레로 피어나길' 바라는 애틋한 모정이 새겨져 있다.

같은 나이였던 김완봉(1-18)님과 박창권(1-32)님, 고3이었던 전영진(1-51)님, 고2였던 이성귀(2-20)님과 김기운(4-95)님 등 다섯 분은 21일 오후 금남로에서 희생됐다. 애국가를 발포 명령 삼아 시민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그때다. 그들 중엔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도 있지만, 어머니와 친구가 걱정돼 거리에 나왔다가 죽임을 당한 경우도 있다.

박창권님은 열여섯 나이에 '비상계엄 철폐' 구호를 외쳤고, 전영진님은 전날 계엄군에 폭행당한 뒤 가족 몰래 시위대에 합류해 '독재 타도'를 외치다 총에 맞아 숨졌다. 전영진님은 5.18 기념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박석무 선생의 제자이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당대표의 같은 반 친구였다. 그의 묘 앞에는 스승과 친구가 가져다 놓은 꽃이 놓여 있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금희 님, 박기현 님, 김완봉 님, 박창권 님, 전영진 님의 묘.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박금희 님, 박기현 님, 김완봉 님, 박창권 님, 전영진 님의 묘.
ⓒ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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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숨진 박금희(1-26)님은 계엄군의 야만성을 증명한 사례다. 피 흘리며 쓰러져 가는 시민들을 위해 헌혈한 뒤 병원을 나서는 순간 헬기의 기총 소사에 의해 사망했다. 그의 모교에서는 해마다 오월이면 헌혈 캠페인을 전개하며 선배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고 있다.

모른 척 갈 수 없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기운 님, 박현숙 님, 황호걸 님, 양창근 님, 이성귀 님의 묘.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기운 님, 박현숙 님, 황호걸 님, 양창근 님, 이성귀 님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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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묘역에 오순도순 모여 잠든 다른 분들과는 달리 김기운님의 묘는 4묘역에 외따로 떨어져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 리 없지만, 공교롭게도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무명 열사들의 묘 옆자리다. 찾는 이 없는 그들과 나란히 어깨동무한 채 위로해주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고1이었던 양창근(1-38)님은 5월 22일 옛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쓰러졌다. 항쟁 마지막 날 도청에서 총에 맞아 숨진 문재학(2-34)님의 친구로, 그가 끝내 도청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였다. 그는 어머니의 애끓는 만류를 뿌리치며 이렇게 울부짖었다. 문재학님은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실제 주인공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어머니, 창근이가 총에 맞아 죽어서 바닥에 드러누워 있어요. 관에도 담을 수 없는 지경인데, 어찌 모르는 척 그냥 놔두고 가겠습니까."

두 달 뒤 첫 출근을 앞두고 있던 고3 박현숙(2-3)님과, 같은 나이의 시민군이었던 황호걸(2-13)님은 계엄군의 천인공노할 만행으로 회자되는 주남 마을 버스 총격 민간인 학살 사건의 희생자다. 시신을 수습할 나무 관을 구하기 위해 화순을 향해 가다 화를 입었다. 둘을 포함해 당시의 피해자는 모두 33명으로, 22구의 주검은 아직 행방조차 묘연한 상태다.

두 분의 집은 상급 학교 진학을 꿈조차 못 꿀 정도로 가난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우등상을 놓치지 않았던 박현숙님은 상업계고를 선택했고, 황호걸님은 그마저도 어려워 광주일고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서 배움을 이어나갔다. 이웃의 고통에 나몰라라 하지 못했던 이유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방광범 님, 김부열 님, 김평용 님, 전재수 님, 김명숙 님의 묘.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방광범 님, 김부열 님, 김평용 님, 전재수 님, 김명숙 님의 묘.
ⓒ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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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1이었던 방광범(2-18)님은 5월 24일 동네 친구들과 저수지에서 멱감고 놀다가 계엄군의 무차별 총격으로 숨졌다. 유효 사거리라면 어른인지 아이인지 식별이 가능했을 테지만, 피에 굶주린 야수들에겐 그럴 필요도 이유도 없었다. 묘비 옆 영정 사진 속 교복을 입은 그의 얼굴은 유난히도 앳되다.

같은 날 숨진 초등학교 4학년 전재수(2-22)님은, 지금 소개하고 있는 학생 희생자 중 가장 어리다. 총소리에 놀라 도망가다 고무신이 벗겨져 주우러 돌아서는 순간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다. 열흘 전 그의 생일 때 어머니로부터 고무신을 선물 받았는데, 오래 신으라고 너무 큰 걸 사준 게 화근이 된 셈이다.

그의 부모는 어린 아들의 어처구니없는 죽음을 평생 자책했다. 아버지는 그때 시끄럽다며 집 밖에 나가서 놀라고 다그치지만 않았어도 총에 맞지 않았을 거라고 한탄했다. 최근 그의 사진이 발견되어 묘비 옆에 새겨졌다.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그의 얼굴에 총을 겨눴다는 게 상상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하다.

고3이었던 김부열(2-29)님은 계엄군에 맞서 총을 든 시민군이었다. 그는 5월 24일 계엄군이 도시 외곽으로 물러나는 과정에서 추격하다 총에 맞아 쓰러졌다. 야산에 버려진 그의 시신은 목과 팔 등이 잘리고 난도질당한 상태로 수습되었다. 사타구니에 있는 점으로 신원을 확인했을 정도였다. 그는 '폭도'로 낙인찍혀 유가족에 지급되던 위로금조차 받을 수 없었다.

중3이었던 김명숙(2-28)님은 항쟁 마지막 날인 27일 친구에게 책을 빌리러 집을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딸의 황망한 죽음을 애통해할 겨를도 없이, 그의 부모는 성마른 이웃들이 찧어대는 입방아에 내내 시달렸다. 딸의 목숨값인 보상금이 도리어 생때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삶을 옥죈 셈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안종필 님, 박성용 님, 문재학 님의 묘. 항쟁 마지막 날 도청을 지키다 총에 맞아 숨진 분들로, 묘비 앞에 '도청의 최후를 지킨 15인의 전사들' 팻말이 별도로 놓여있다.
▲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안종필 님, 박성용 님, 문재학 님의 묘. 항쟁 마지막 날 도청을 지키다 총에 맞아 숨진 분들로, 묘비 앞에 "도청의 최후를 지킨 15인의 전사들" 팻말이 별도로 놓여있다.
ⓒ 서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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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학님과 함께 도청에서 삶을 마감한 안종필(2-41)님과 박성용(2-37)님은, 모두 친구들의 죽음을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끝내 도청을 떠나질 못했다. 고1이었던 문재학님과 안종필님은 같은 학교 동급생이었고, 박성용님은 대학 진학을 앞둔 고3이었다.

이들이 살아 있다면

그들은 총을 드는 대신 항쟁 마지막 날까지 시신을 닦고 관에 안치하거나 부상자들을 옮기고 돌보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것이 친구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일이라 여기며 스스로 위안 삼았다. 이들은 모두 27일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그들의 묘비 앞에 '도청의 최후를 지킨 15인의 전사들'이라는 영예로운 팻말이 놓인 이유다.

존칭을 생략하고 열여덟 분의 이름을 다시 떠올려본다. 박기현, 김완봉, 박금희, 박창권, 전영진, 이성귀, 김기운, 양창근, 박현숙, 황호걸, 방광범, 전재수, 김평용, 김부열, 김명숙, 문재학, 안종필, 그리고 박성용. 교사로서도 그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과연 교육의 본령에 충실하고 있는지를 반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의 아이들이 5.18과 같은 상황을 겪게 된다면? 이는 아이들에게 묻기 전에 교사를 비롯한 기성세대 자신에게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다. 저들이 살아 있다면, 지금 여야의 주류 정치인들과 동년배다. 저들의 숭고한 희생에 지금 권력을 틀어쥔 '또래'들은 과연 보답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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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대북 유인책’ 제시 못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에 성김...‘한·미 미사일지침’ 종료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1.05.22 09:21
  •  
  •  수정 2021.05.23 07:36
  •  
  •  댓글 2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만났으나, 남북-북미대화의 장으로 북한을 불러낼만한 ‘유인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상회담 직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긴장을 완화하는 실용적 조치를 취하기 위해 북한과 외교적으로 관여할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오늘 저는 문 대통령에게 미국이 한국과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지속적으로 우리의 전략과 접근법을 다듬어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렸다”면서, 이 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성김 대사를 대북정책 특별대표로 임명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이 함께 이뤄야 할 가장 시급한 공동과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며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과거 합의를 토대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북한과의 외교를 모색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성김 특별대표 임명에 대해서도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통한 외교를 할 것이며 이미 대화의 준비가 되어 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대화가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는 데 필수적이라는 믿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긴밀히 소통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접근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별다른 ‘유인책’ 제공 없이 ‘일단 대화에 나오라’고 북한 측에 공을 넘긴 셈이다.  

한미 정상 간 단독회담에 이어 소인수회담이 열렸다. [사진제공-청와대]
한미 정상 간 단독회담에 이어 소인수회담이 열렸다. [사진제공-청와대]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 기후변화, 인도주의 등 분야에서 남북 협력을 추진해 갈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미가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가 몇 시간 후 삭제한다고 알린 내용이다. 성김 특별대표 임명도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 나오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핵무기, 긴장 완화 측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나 약속’이 있다면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전제조건을 고집한 것도 좋은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 

“나는 최근에 행해졌던 걸 하고 싶지는 않다. 그가 찾고 있는 모든 걸 주고 싶지 않다”면서 “국제적으로 적법하게 인정받는 것이나 그가 전혀 진지하지 않은데 진지한 것처럼 보이도록 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을 거부한 것이다.      

한미동맹 관련, 문 대통령은 “우리 두 사람은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하고 전시작전권 전환을 위한 양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쁜 마음으로 미사일지침 종료사실을 전한다”고 밝혔다. 42년 만에 ‘미사일주권’이 회복되고, 탄도미사일 뿐만 아니라 우주발사체 개발을 가로막았던 족쇄가 풀린 셈이다. 
 
이어 “당면과제인 코로나 극복을 위해 힘을 모을 것”이라며, 미국의 선진기술과 한국의 생산역량을 결합한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의 협력은 전세계에 백신 공급을 늘려 코로나의 종식을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을 공급하겠다며, “한국군과 미군 모두의 안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포괄적인 백신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내년까지 인도·태평양 지역을 포함해 수십억명에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공급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삼성과 SK 등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분야에 2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공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해리스 부통령을 만났다. [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해리스 부통령을 만났다. [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의약품을 비롯한 첨단 제조업 분야의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해외 원전 시장 공동 진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각) 백악관이 공개한 ‘한·미 정상 공동성명’은 “우리는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과 같은 과거 남북-북미 합의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룩하는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명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 내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남북-북미)협상의 연속성을 확보하였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공동성명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남북 간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북한 인권 개선 협력, △대북 인도적 지원, △남북 이산가족 상봉 촉진을 명시했다. 북한 문제, 공동 안보와 번영, 공통 가치, 규칙 기반 질서 등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견제’ 동참을 희망하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된 문구들도 눈에 띈다. “규칙 기반 국제질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남중국해에서 항해 및 비행의 자유” 등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대만이 명시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양안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하면서 양국이 그 부분에 대해서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인 랄프 퍼켓 예비역대령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에도 참석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은 한국전 참전용사인 랄프 퍼켓 예비역대령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에도 참석했다. [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오후 2시(한국시각 22일 오전 3시)부터 단독-소인수-확대 회담 형식으로 170분간 만났다. 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면담했고, 한국전 참전용사인 랄프 퍼켓 예비역 대령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에도 참석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현지 브리핑에서 “오찬을 겸해 37분간 진행된 단독 회담에서 미국 측은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해서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메인으로 하는 메뉴를 준비했다”고 알렸다.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 것도 기쁜 일이지만, 처음으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담을 갖게 된 것은 정말로 기쁜 일”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개인적으로 동질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한미 정상 공동성명>
2021.5.21.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동맹은 70여년 전 전장에서 어깨를 맞대고 함께 싸우면서 다져졌다. 공동의 희생으로 뭉쳐진 우리의 파트너십은 이후 수십 년 동안 평화 유지에 기여함으로써 양국 및 양국 국민들의 번영을 가능하게 하였다. 안정과 번영의 핵심축인 한미 동맹은 양국을 둘러싼 국제정세 변화에 따라 꾸준히 진화하였다.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환경이 더욱 복잡다단해지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기후변화 위협에 이르는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들로 인해 세계가 재편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철통같은 동맹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한다.

한국과 미국은 국내외에서 민주적 규범, 인권과 법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지역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우리는 지역 및 세계 질서의 핵심축이자, 양국 국민들에게 평화와 번영이 지속되도록 하는 파트너십을 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우리의 관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대에 발맞춰나가겠다는 결의를 함께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양국 간 파트너십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기 위해 대한민국의 문재인 대통령을 워싱턴에서 맞이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한미동맹의 새로운 장을 열며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한국 방어와 한미 연합 방위태세에 대한 상호 공약을 재확인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가용한 모든 역량을 사용하여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공약을 확인하였다. 우리는 동맹의 억제 태세 강화를 약속하고, 합동 군사 준비태세 유지의 중요성을 공유하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였다. 우리는 또한 새로운 위협에 대한 효과적인 공동 대응을 확보하기 위해 사이버, 우주 등 여타 영역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연합방위태세를 향상시키고 동맹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보여주는 다년도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서명을 환영하였다.

양측은 전 세계적 비확산과 원자력 안전, 핵 안보, 안전조치가 보장된 원자력 기술 사용과 관련된 제반 사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동맹의 핵심적 징표임을 재확인하였다. 미국은 비확산 노력을 증진하는데 있어 한국의 국제적 역할을 평가하였다. 한국은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개정 미사일지침 종료를 발표하고, 양 정상은 이러한 결정을 인정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과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루어나가고자 하는 양측의 의지를 강조하였다. 우리는 북한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의 안보를 향상시키는 실질적 진전을 위해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이를 모색한다는, 정교하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취하는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완료된 것을 환영하였다. 우리는 또한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의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동의 믿음을 재확인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남북 대화와 관여, 협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우리는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동의하고,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계속 촉진하기로 약속하였다. 우리는 또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 촉진을 지원한다는 양측의 의지를 공유하였다. 우리는 또한 우리의 대북 접근법이 완전히 일치되도록 조율해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우리는 북한 문제를 다루어 나가고, 우리의 공동 안보와 번영을 수호하며, 공동의 가치를 지지하고, 규범에 기반한 질서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의 근본적인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한미 관계의 중요성은 한반도를 훨씬 넘어서는 것으로서, 우리의 공동 가치에 기초하고 있고,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우리 각자의 접근법에 기반을 두고 있다. 우리는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연계하기 위해 협력하고, 양국이 안전하고 번영하며 역동적인 지역을 조성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하였다. 한국과 미국은 아세안 중심성과 아세안 주도 지역 구조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였다. 우리는 법 집행, 사이버 안보, 공중보건, 녹색 회복 증진과 관련한 역내 공조를 확대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한국, 미국 및 동남아 지역 국민 간 더욱 심화된 인적 유대를 발전시키는 한편, 아세안 내 연계성 증진과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또한 메콩 지역의 지속가능한 개발, 에너지 안보 및 책임 있는 수자원 관리를 증진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또한 태평양도서국들과의 협력 강화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쿼드 등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하였다.

한국과 미국은 규범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저해, 불안정 또는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반대하며, 포용적이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지역을 유지할 것을 약속하였다. 우리는 남중국해 및 여타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합법적이고 방해받지 않는 상업 및 항행・상공비행의 자유를 포함한 국제법 존중을 유지하기로 약속하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대만 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다원주의와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우리는 국내외에서 인권 및 법치를 증진할 의지를 공유하였다.

우리는 미얀마 군경의 민간인들에 대한 폭력을 결연히 규탄하고, 폭력의 즉각적 중단, 구금자 석방 및 민주주의로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계속 압박하기로 약속하였다. 우리는 모든 국가들이 미얀마 국민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미얀마로의 무기판매를 금지하는 데 동참할 것을 요구하였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포괄적 협력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현 시대의 위협과 도전과제로 인해 새로운 분야에서의 양국간 파트너십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였다. 우리는 기후, 글로벌 보건, 5G 및 6G 기술과 반도체를 포함한 신흥기술, 공급망 회복력, 이주 및 개발, 우리의 인적교류에 있어서 새로운 유대를 형성할 것을 약속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1년 4월 22일 기후 정상회의 주최를 통해 글로벌 기후 목표를 상향시키고자 한 미국의 리더십을 환영하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5월 30일~31일 P4G 서울 정상회의를 주최함으로써 포용적이고 국제적인 녹색 회복 및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달성에 기여하기를 기대하였다. 미국은 상향된 국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제출하였고, 한국이 지구 평균기온 상승 1.5도 제한을 위한 노력과 글로벌 2050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달성 목표에도 부합하는 상향된 잠정 2030 NDC를 10월 초순경에 발표하고 상향된 최종 NDC를 COP26까지 발표한다는 계획을 환영하였다. 우리는 2030 NDC 및 장기전략 등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고, 탄소배출을 감축하는 데 있어 세계 지도자들 사이에서 모범사례를 제시하는 한편, 해양, 산림 등 천연 탄소흡수원을 보존·강화하며, 양국의 장기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기술·혁신 분야에서 무엇보다 필수적인 협력을 확대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석탄발전 신규 공적 금융지원 중단 선언과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위기 대응 행정명령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은 저감되지 않은 해외 석탄발전소에 대한 모든 형태의 신규 공적 금융지원을 중단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여타 국제 논의 계기에 협력할 것이다. 

한미 양국은 2050년 이내 글로벌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 달성 및 2020년대 내 온실가스 배출량 대폭 감축 달성을 위해 국제 공적 금융지원을 이에 부합시켜나갈 것이다. 한국은 파리협정 하 신규 post-2025 동원 목표를 위한 기후재원 공여 관련 미국 및 여타국들의 노력에 동참할 것을 기대한다. 

한국과 미국은 그간 코로나19 대유행과 오랜 글로벌 보건 도전과제에 있어 핵심적인 동맹국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핵심 의료물자를 다급히 필요로 했던 당시에 한국이 이를 기부한 것에 대해 사의를 표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는 과학 ·기술 협력, 생산 및 관련 재료의 글로벌 확대 등 중점 부문을 포함한 국제 백신 협력을 통해 전염병 공동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하였다. 한국과 미국은 각국의 강점을 발휘하여 국제적 이익을 위해 엄격한 규제 당국 또는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평가를 받고,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받은 백신 생산 확대를 위해 협력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의 수요 증가를 적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동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전염병 대유행을 종식하고 향후의 생물학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코백스(COVAX) 및 감염병혁신연합(CEPI)과의 조율 등을 포함하여 전 세계 국가들에 대한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데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파트너십 이행 목적으로 과학자, 전문가 및 양국 정부 공무원으로 구성된 고위급 전문가 그룹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전문가 그룹을 발족할 것이다. 양국은 코백스의 성공을 보장하기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며, 한국은 금년 40억불을 기여한 미국의 대담한 결정을 평가하였다. 이를 위해, 그리고 한미 양국이 코로나 대응을 함께 선도함에 비추어, 한국은 코백스 AMC에 대한 기여 약속을 금년 중 상당 수준 상향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잠재적 보건 위기에 대한 조기의 효과적인  예방・진단・대응을 통한 팬데믹 방지 능력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증진하며, 독립성을 보장함으로써 세계보건기구를 강화하고 개혁하는 데 협력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또한 코로나19 발병의 기원에 대한 투명하고 독립적인 평가・분석 및 미래에 발병할 기원 불명의 유행병에 대한 조사를 지원할 것이다. 우리는 인도-태평양 지역 내 전염병 대유행 준비태세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을 결의하고, 모든 국가들이 전염병 예방・진단・대응 역량을 구축해 나가도록 함께 그리고 다자적으로 협력할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한국은 글로벌보건안보구상 선도그룹(GHSA Steering Committee) 및 행동계획워킹그룹(Action Package Working Groups)에 대한 관여를 확대하고, GHSA 목표를 지지하고 협력국간 격차 해소를 지원하기 위해 2021-2025년 기간 동안 2억불 신규 공약을 약속한다. 또한, 한국과 미국은 지속 가능하며 촉매 역할을 할 새로운 보건 안보 파이낸싱 메커니즘 창설을 위해 유사입장국들과 협력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은 상호 최대 무역・투자 파트너 국가 중 하나이며,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KORUS FTA) 등 강력한 경제적 유대는 굳건한 기반이 되고 있다. 양 정상은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불공정 무역 관행에 반대한다는 공동의 결의를 표명하였다.

기술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우리는 공동의 안보・번영 증진을 위해 핵심・신흥 기술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합의하였다. 우리는 해외 투자에 대한 면밀한 심사와 핵심기술 수출통제 관련 협력의 중요성에 동의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동통신 보안과 공급업체 다양성이 중요함을 인식하고, Open-RAN 기술을 활용하여 개방적이고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개방된 5G, 6G 네트워크 구조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하였다. 이를 위해, 우리는 반도체, 친환경 EV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의약품 등과 같은 우선순위 부문을 포함하여, 우리의 공급망 내 회복력 향상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였다. 또한, 우리는 상호 투자 증대 촉진 및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자동차용 레거시 반도체 칩의 글로벌 공급을 확대하고, 양국 내 최첨단 반도체 제조를 지원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차세대 배터리, 수소에너지, 탄소포집·저장(CCS) 등과 같은 청정에너지 분야 및 인공지능(AI), 5G, 차세대 이동통신(6G), Open-RAN 기술, 양자기술, 바이오 기술 등 신흥 기술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미래 지향적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협력할 것을 약속하였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 우주 탐사, 과학, 항공 연구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약속하고, 한국의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 서명을 위해 협력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국제 원자력 안전, 핵안보, 비확산에 대한 가장 높은 기준을 보장하는 가운데, 원전사업 공동 참여를 포함한 해외 원전시장 내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약속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 간 개발협력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 우리는 미국국제개발처와 한국국제협력단 간 보다 긴밀한 협력 촉진을 위해 우리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 우리는 또한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들로부터 미국으로의 이주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함을 인식하였다. 이를 위해, 한국은 2021~2024년간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와의 개발 협력에 대한 재정적 기여를 2.2억불로 증가시킬 것을 약속하였다. 또한, 미국은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지역 내 국가들과 디지털·녹색 협력 등 협력을 확대한다는 한국의 이니셔티브를 환영하였다.

한미 양국의 지속적인 우정은 양국 간 활발한 인적 유대를 통해 더욱 강화되고 있다. 1955년 이후 170만 명 이상의 한국 학생들이 미국 교육기관에 입학하였다. 200만 명 이상의 한국 시민들이 미국을 방문하거나, 미국에 근무 또는 거주하고 있으며, 20만 명 이상의 미국 시민들이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을 포함하여 1만 명 이상의 한미 양국 시민들이 후원 교환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우리는 제1기 한미 풀브라이트 장학생들의 상대국 방문이 60주년을 맞이한 데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이는 한미 양국 국민들 간 오랜 유대의 깊이와 힘을 보여준다. 한미 간 폭넓은 교환 프로그램은 양국 공동의 목표 달성을 촉진한다. 우리는 환경 등 핵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청년 환경 지도자들 간 쌍방향 교류를 확대하기로 합의하였다. 나아가, 우리는 한미 양국에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혁신과 경제적 회복력의 견고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 전문가 간 교류 확대를 지원하고 여성의 역량을 증진하는 데 특별한 중요성을 부여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국내외에서 민주적 가치와 인권 증진을 위한 노력을 배가하기로 하였다. 우리 민주국가들의 힘은 여성들의 최대 참여에 기반한다. 우리는 가정폭력과 온라인 착취 등을 포함한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학대를 종식시키고, 양국 모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성별 임금 격차를 좁혀나가기 위한 모범 사례들을 교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부패 척결, 표현・종교・신념의 자유 보장을 위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였다. 끝으로, 우리는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도서국 공동체에 대한 폭력 규탄에 동참하고, 한국계 미국인을 포함한 모든 미국인들이 존엄성 있고 존중 받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협력해나가기로 약속한다.

국제적 난제와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미국 및 세계가 직면한 저해 요인들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한미간 협력을 통해 한미동맹이 국제적 역할을 확대함으로써 중대한 도전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할 것임을 인식한다. 우리의 동맹은 호혜성과 역동성을 바탕으로 70년 넘게 변함없는 국력의 원천이 되어 왔다. 우리는 한미동맹이 향후 수십 년 동안에도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따뜻한 환대에 사의를 표하고, 바이든 대통령을 방한 초청하였다.  

(비공식 국문본, 자료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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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애 청년노동자의 죽음, 그리고 1년

[포토스케치] "장애인 목숨이 파리 목숨처럼 여겨지는 사회..."

중대 재해의 80%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0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노동자의 77.8%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한다. 5인 미만이 40.2%, 5인 이상 50인 미만이 37.6%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5인 미만 사업장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시행을 3년 미루기로 했다. 장애인 노동자의 대부분이 2024년까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유예기간 이후에도 40.2%의 장애인 노동자는 여전히 방치된다는 얘기다. 

김 씨가 숨진 사업장에서는 2014년에도 폐목재 파쇄기에서 60대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처벌이 가벼운데 안전에 돈을 쓸 사업주가 있을까? 6년 만에 똑같은 사고를 낸 사업주는 법정에 서기 전까지 작업자의 부주의를 탓했다. 많은 노동자들의 죽음과 기업의 안일함을 멈추기 위해 제정된 중대재해처벌법은 정작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들을 법망에서 밀어내고 있다.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故 김재순 씨의 1주기 추모제가 열렸다. 한 발언자가 "장애인의 목숨이 파리 목숨처럼 여겨지는 사회"이라는 표현을 썼다. 끔찍한 김 군의 사건에서, 숱한 죽음을 바탕으로 만들었을 그 허술한 법에서, 그리고 모인 사람들의 절망적인 얼굴에서 '지나치다 싶었던' 그 말의 무게가 느껴졌다. 이날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 21일 故 김재순 씨의 1주기 추모식이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열렸다. ⓒ프레시안(최형락)
▲ 경계성 지적장애를 가진 김재순 씨는 폐합성수지 파쇄기에 걸린 폐기물을 제거하려다 파쇄기에 빨려들어가 사망했다. 1994년생으로 그의 나이 27살이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일이 힘들어 퇴사한 김재순 씨는 결국 다른 일을 구하지 못해 다시 조선우드에 재취업해야 했다. 그 후 불과 10개월만에 사고를 당했다. 장애인을 차별하는 노동 현실이 김 군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지적이 지나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프레시안(최형락)
▲ 추모제는 빗속에서 치러졌다. ⓒ프레시안(최형락)
▲ 참가자들은 장애인 노동자 노동환경 전수조사와 중대재해처벌법 재개정을 촉구했다. ⓒ프레시안(최형락)
▲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는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을 촉구하는 농성장이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은평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하모니음악단의 카혼 연주. ⓒ프레시안(최형락)
▲ 중대재해의 80%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한다. 장애인 노동자의 77.8%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한다. ⓒ프레시안(최형락)
▲ 검찰은 박상종 조선우드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 협의로 기소하고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달 28일에는 결심공판이 열린다. 김 씨의 아버지 김선양 씨는 '살인기업주 박상종'을 법정 구속해 달라며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장애인의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장애인 노동자들은 점점 열악한 곳으로 내몰린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52121582813305#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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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자식이라는 ‘희망’ 잃고 ‘유가족’으로 다시 서다

김민아 선임기자 ma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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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훈씨(59)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들 이름은 ‘삶의 희망’이었다. 대학생이던 아들은 지난달 22일 경기 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 300㎏ 무게의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졌다. 스물세 살, 이선호씨다.

    김혜영씨(63)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들 이름은 ‘나의 희망’이었다. tvN PD이던 아들은 2016년 10월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과 부당한 업무 강요를 고발하며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스물일곱, 이한빛씨다.

    ‘희망’을 빼앗긴 아비와 어미들은 투사가 된다. 초등학교 교사의 딸로 자라 중·고교 교사로 평생을 살아온 김혜영씨도 그랬다.

    김씨가 대학 4학년이던 해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재학 중이던 충북대 캠퍼스에서도 집회가 열렸지만 “전두환 타도” 구호가 무섭기만 했다. 교사이던 남편 이용관씨(65)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됐을 때도 ‘노동’이란 말이 낯설었다. ‘근로라는 말도 있는데 왜 굳이 노동을 쓰지’ 생각했다.

    아들의 죽음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중학교 교감의 안온한 일상은 사라졌다. 아들을 죽음으로 몰고간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디든 쫓아갔다. 마이크를 잡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 가족이 겪는 슬픔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회사 측의 사과를 받아내고, 보상금으로 미디어산업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한빛센터)를 세웠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한 싸움에도 앞장섰다.

    지난해 8월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김씨가 최근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후마니타스)라는 책을 냈다. 한빛센터 홈페이지에 연재한 글 80여편 가운데 50여편을 가려 뽑고 새로 쓴 글 10편을 보탰다. 그는 책날개에 “이름처럼 빛나는 삶을 살았던 아들의 꿈을 기억하며, 남겨진 사람으로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썼다.

    지난 18일 경향신문사에서 김씨를 만났다. “지금까지는 ‘유가족’이란 말을 쓰지 못했습니다. 너무 슬프고, 동정받는 것 같아 내키지 않았어요. 책을 내면서 달라졌습니다. ‘나는 유가족’이라는 정체성이 생겼어요. 그러고 나니 할 일도 많아졌고요. 제 힘이 닿는 한, 현장에 찾아가 어려운 이들의 곁에 있을 겁니다.”

    김씨는 지난 1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고 이선호씨 추모문화제’에 참석했다.

    ■아들 떠난 후 시간이 멈춘 듯, 껍데기로 살아…‘유가족’ 단어 받아들이고 나서 달라져

    2017년 4월18일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기자회견에서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오른쪽). 이한빛 PD 3주기를 하루 앞둔 2019년 10월25일 추모제 ‘다시는’에서 김혜영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지윤·권도현 기자

    2017년 4월18일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기자회견에서 고 이한빛 PD의 어머니 김혜영씨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오른쪽). 이한빛 PD 3주기를 하루 앞둔 2019년 10월25일 추모제 ‘다시는’에서 김혜영씨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지윤·권도현 기자

    세월호 연대·KTX 해고승무원 등에
    적금 대신 ‘후원금’ 보냈던 이한빛씨
    아들의 고민 알아주지 못한 게 ‘후회’

    - 아드님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한빛이 스물일곱에 떠났습니다. 떠나고 나서 보니까, 한빛에 대한 기억이 스물일곱에 멈추는 거예요. 지금, 여기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일기장에도 ‘한빛이 이랬었는데’ 과거형만 쓰고 있더라고요. ‘한빛아, 지금 어떻게 지내니’ 물어보고 싶어도 카톡을 보낼 수도 없고요. 너무나 그리운데도 기억이 금방 흐릿해지는 게 무서웠어요. 그래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홈페이지의 ‘빛이 머문 시간’ 코너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쓰면서 ‘이 작업은 단순한 일기가 아니고 한빛을 기억하기 위한 하나의 의식(儀式)’이란 생각이 들게 됐어요.”

    - 책으로 묶어내는 과정이 고통스럽지 않았나요.

    “(자식을 잃은) 다른 엄마들은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을 자주 들여다본다고 해요. 저는 그것도 잘 못해요. 마지막 원고 교정 볼 때는 너무 힘들어서 진이 빠졌어요. 책은 내면 뭘 하나, 아들이 살아돌아오는 것도 아닌데 싶기도 했고요.”

    원고 교정작업은 충남 도고의 집에 가서 했다. 마침 지난해 말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29일간 단식했던 남편 이용관씨(한빛센터 이사장)가 휴식하며 보식을 해야 하던 터였다. 부부만 도고에 가서 “통곡하며” 교정을 봤다.

     김혜영 지음"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none; outline: none 0px; vertical-align: top; background: none 0px 0px repeat scroll transparent; display: block; max-width: 710px;">

    <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김혜영 지음

    아들을 기억하기 위해 쓴 글 출판
    내고 싶었지만…내고 싶지 않았던
    결국엔 그래도 ‘내게 힘이 된 책’

    - 책을 내고 나니 어떻습니까.

    “책 읽고 글쓰는 걸 좋아했고, 평생 국어 교사로 일했어요. 퇴임하기 전에 책을 쓸 거란 희망은 늘 품고 있었지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책을 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내 운명이 왜 이렇게 됐지?’ 싶어서 많이 슬펐어요. 하지만 책으로 묶는 작업을 하면서 한빛에게 ‘약속’을 하게 되고,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한 동력을 얻었습니다. 한빛 추모제 때마다 ‘빚을 갚겠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책으로 내고 나니 조금은 갚은 느낌이 듭니다. ‘내고 싶었지만, 동시에 내고 싶지 않았던’ 책, 그러나 ‘결국에는 힘이 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 착취’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팠어요. 물론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 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하는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이한빛의 유서 중에서)

    2016년 10월26일. 이한빛이 조연출로 일하던 드라마 <혼술남녀>가 종영한 다음날이었다. 그는 마지막 글을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그해 1월 CJ E&M의 케이블채널 tvN에 정규직 드라마PD로 입사한 그는 촬영 준비, 촬영장 정리, 정산, 편집 업무 등을 맡았다. <혼술남녀>는 방영을 한 달가량 앞두고 촬영·장비·조명 담당 외주업체를 대거 교체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계약직 스태프가 일자리를 잃었다. 이한빛은 아버지에게 “계약금으로 받은 돈을 이미 다 썼는데, 반환하라고 독촉하는 건 정말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시절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연대하고 투쟁했던 이한빛은 “스스로 경멸하는 삶”을 이어가는 대신 죽음을 택했다. 입사 9개월 만이었다.

    생전의 이한빛 PD. 김혜영씨 제공

    생전의 이한빛 PD. 김혜영씨 제공

    - 한빛씨는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는데요. 원래부터 PD를 꿈꾸었나요.

    “중학교 때부터 꿈이 신문기자였어요. 학교신문 편집장도 하고 그랬어요. 대학 갈 때도 ‘기자 되려면 정외과 가야 해’ 하더라고요. 그런데 고학년이 되면서 영화에 관심이 커졌습니다. 계절학기에 영화 강의 듣고, 공군 복무할 때는 외박 나왔다 들어가며 영화를 많이 다운받아 가더라고요. 휴가 때도 조조영화 보고요. 서울대 ‘대학문학상’ 영화평론부문 가작을 받기도 했어요. 결국 메시지를 대중에게 바로, 쉽게 전달하는 드라마 PD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하고 아이 아버지는 속으로 기자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믿어줬습니다.”

    tvN에 입사한 아들에게 어머니는 “너 결혼할 때 집 못 사준다”며 적금을 들라고 잔소리를 했다. 그러마 하던 아들은 몇 달이 지나도록 적금을 들지 않았다. 어머니가 서운해하자 “사실 돈 벌면 기부하고 싶은 데가 많았다”며 월급을 세월호 4·16연대, 기륭전자, KTX 해고승무원, 빈곤사회연대 등에 후원금으로 보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년엔 꼭 적금 들겠다”고 약속했다. 아들은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 한빛씨 생전에 이런 사정을 알고 계셨습니까.

    “구체적으론 몰랐어요. 유서에도 이렇게 썼어요. ‘엄마 아빠, 제 통장에 남은 돈은 힘들고 어려운 곳서 일하는 제 친구들한테 주세요.’ 죽은 아들 통장을 정리한다는 게 얼마나 힘들어요…. 한빛 아빠가 정리하며 대성통곡을 했지요. 생활비 빼곤 다 후원금으로 나갔더라고요. 사실 지난해 제가 정년퇴직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후원금 리스트 정리였어요. 꼭 내야 될 곳만 내게 되더라고요. 한빛의 결정이 쉬운 게 아니었구나 다시 한번 실감했어요.”

    - 한빛씨는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로 사는 현실에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어머니에게 이런 고민을 이야기한 적이 있나요.

    “그런 대화할 시간도 없었어요. 꼭두새벽에 나가서 한밤중에 들어오니까…. 함께 식사할 때 한두 번 이야기한 건 기억나요. ‘비정규직이 너무 많다’면서 ‘비정규직은 하루아침에 해고될 수도 있고, 일회용품처럼, 도구처럼 취급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어요. 그런데 제가 말을 중간에 끊었나봐요. ‘원래 사회생활이 다 그래.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 어쩔 수 없는 거야’ 하고요. 정말 후회돼요. 용균이 엄마(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용균이가 일하는 곳이 그런 줄 알았으면 안 보냈을 것’이라고 했는데,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 엄마들이 어찌 알겠어요. 유서에 보면 ‘원래 그런 것은 없다’는 구절이 있어요. 그게 한빛의 소신이었는데, 저는 ‘세상이 원래 다 그런 것’이라고 했으니…. 대화를 길게 했으면 ‘그럼 그 회사 나와서 다시 공부해. 어디 못 들어가겠니’ 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요. 그래도 죽으면 안 되는데…. 하지만 한빛은 스스로 경멸하는 삶을 살 수도 없고, 혼자만 살겠다고 나오는 것도 어려웠을 거예요.”

    이한빛이 떠난 뒤, 가족들은 회사 측에 객관적 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측은 고인의 성격과 근무태도 탓으로 돌렸다. 불성실했다, 적응을 못했다, 사람들을 함부로 대했다…. 가족들은 믿을 수 없었다.

    - 분노가 컸겠습니다.

    “사람이 스물일곱 해 동안 성실하게 살다가 9개월 만에 휙 변할 수 있습니까. 회사 관계자를 만나는 자리에 지인과 함께 갔어요. 이 지인이 옆에서 듣고 있다가, 사측이 말하는 한빛과 자신이 알던 한빛이 다르다고 생각해 녹음을 시작했어요. 이 녹음이 나중에 진상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한빛의 동생 한솔(31)은 형이 숨질 당시 군 복무 중이었다. 이한솔은 휴가 나올 때마다 <혼술남녀> 외주업체 관계자들을 찾아다녔다. 대부분 만나주지도 않았지만, 몇몇은 용기 내 진실을 증언했다. 청년유니온은 고인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분석 등을 통해 <혼술남녀> 제작환경이 열악하고 노동착취적이었음을 입증했다. 유가족과 청년유니온 등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사건 대책위원회’는 2017년 4월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을 공론화했다. 김혜영은 싸움의 중심에 섰다.

    아들이 세상을 뜨기 전 김혜영은 평범한 교사이자 주부였다. 책에 이렇게 썼다. “졸업 후 줄곧 학교에서만 근무했기에 나는 노동자로서 사회의 흐름에 민감하지 않았다. 비정규직이란 말도 관심 밖이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군에 대해 이야기하며) 무슨 법 제정까지 필요하다고 하는 한빛이 좀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 아들의 부재가 어머니의 삶을 바꿔놓은 건가요.

    “저는 시골에서 자랐고,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였어요. 제가 어느 정도 ‘순진’했냐면…. 1980년 대학(충북대 사범대) 4학년 때 5·18이 있었거든요. 교문 앞에서 집회가 열렸는데 아무런 관심이 없었어요. ‘신현확 타도, 전두환 타도’ 하는데 그냥 무섭기만 했어요. 81년 2월에 졸업하고 3월부터 교사로 일했습니다. 3년 있다가 야간에 고려대 교육대학원에 다니게 됐어요. 고대 갔더니 4~5월이면 매일 데모를 해요. 그때 최루탄 냄새를 처음 맡아봤어요. 5월이 되니까 고대 학생회관 앞에 5·18 관련 사진들이 전시돼 있어요. 수업에 조금 일찍 간 날, 한 번 봤습니다. 처참해요. 마치 그림같이 느껴져서 몰래 긁어보기도 했는데, 사진이더라고요. 혼란스러웠지요. 결혼 후 남편이 전교조 사건으로 해직됐어요. 그때도 ‘근로라는 말도 있는데, 왜 굳이 노동이란 말을 쓸까’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 2017년 4월18일 기자회견에도 원래 남편이 참석할 예정이었다면서요.

    “맞습니다. 당시 저는 교감이었는데, 학교에서 괜찮은 척하고 지냈어요. 동정받기 싫었거든요. (한빛의 사인을) 교통사고라고 숨겼어요. 아들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어서 대책위에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회견 이틀 전 한빛 아빠가 간농양으로 입원하게 됐어요. 한빛이 떠난 후, 남편은 밤마다 제가 잠들고 나면 술을 마시거나 수면제를 삼켰다고 해요. 그러다 간에 무리가 온 거죠. 회견 전날 밤 우리를 도와주던 청년유니온 관계자가 와서 ‘어머님이 하셔야 합니다’ 하는 겁니다. 앞이 캄캄했지요. 한빛의 죽음만으로도 힘든데, 돌아가는 상황도 한빛 아빠만큼 알지 못하는데, 회견 전날 밤에 갑자기 회견문을 써야 했어요.”

    김혜영은 책에서 술회한다. “기자회견을 앞두고 정신 차리기로 마음먹었다. (중략) 자식 잃은 부모의 감정은 조롱거리가 되기 쉬웠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단식투쟁을 할 때 그 앞에서 피자 100판과 치킨, 핫도그 등을 먹었다는 기사를 본 뒤 인간이 어디까지 극악할 수 있는가 싶어 치를 떨었던 기억이 소환됐다. 한빛을 두 번 욕되게 할 수는 없었다.”

    내가 할 일은 진상 규명을 넘어서
    그들에게 먼저 이겨야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는 것
    청년들 더 이상 불행해져선 안 돼

    - 그 후 수많은 곳에 가서 아드님 이야기를 했지요.

    “한빛에 대해 알릴 수 있다면 어디든 갔습니다. 광화문광장에도 섰고요.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으니 눈물도 안 났어요. 가끔은 ‘내가 왜 이렇게 담담할 수 있지’ 싶을 정도였습니다. 단순한 진상규명을 넘어서 이겨야 되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어요. 우리 가족이 겪는 슬픔을 누군가 다시 겪어선 안 된다, 청년들이 불행해져선 안 된다, 더 이상 죽어가선 안 된다, 생각하니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제가 가톨릭 신자인데요. 그 전까지는 주로 제 가정과 아이들 중심으로 기도를 드렸는데, 그 무렵부터 타인을 위해 기도하게 됐어요. 그동안은 나 스스로 성실하고 민폐 안 끼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걸로 충분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옆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바라보아야 하고, 옆사람이 힘들면 손을 잡아줘야 된다, 비빌 언덕이 돼줘야 한다, 옆 사람이 잘 살아야 나도 잘 살 수 있다…. 제 변화에 스스로 놀랐습니다.”

    ■산재 참사는 누구에게든 닥칠 수 있어 힘 닿는 한 연대하며 살 겁니다

    지난 1월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이 통과된 뒤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월8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이 통과된 뒤 고 이한빛 PD 아버지 이용관씨(가운데)가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졸지에 유가족 되고 멈춰버린 시간
    산 사람은 살라는데…잘 안되더라
    자식의 죽음은 버티고 견딜 수밖에

    CJ E&M 측은 2017년 6월14일 이한빛 PD 유가족과 대책위에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 책임자 징계, 회사 차원의 추모식, 이한빛 PD 사내 추모편집실 조성, 고인 뜻을 기릴 수 있는 기금 조성에 관한 재정적 후원을 약속했다. 또 적정 근로시간·휴식시간 등 포괄적 원칙 수립, 외주사와 스태프 간 계약 시 합리적 표준 근로계약서 마련 권고 등 방송 제작환경 개선을 위한 과제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가족이 받은 보상금과 회사 측 기부금으로 2018년 한빛센터를 설립했다. 한빛센터는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방송·미디어 분야 노동자들의 권익 옹호를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 기자회견 두 달 만에 사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습니다.

    “(외주업체 스태프 등) 진실을 말해주신 분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당시 청년과 시민들이 대단히 우호적이었어요. 기자회견 다음날부터 회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는데, 정말 많은 분들이 동참하겠다고 해서 ‘1인 시위 예약자’가 밀릴 정도였습니다. 관련 기사에 지지하고 응원하는 댓글도 많이 달아주시고요. 그분들이 힘을 주시지 않았다면 결코 이기지 못했을 겁니다.”

    견디기 수월한 슬픔이란 없다. 하지만 위로조차 보태기 어려운 슬픔은 흔치 않다. 자식을 앞세운 사람들의 슬픔이 그럴 것이다. 김혜영은 쓴다.

    “제사상 앞에서 형제자매 중 누가 돌아가신 부모님을 찾을 때와는 다르다. 그때는 막내의 ‘엄마가 보고 싶다’는 말 한마디에 같이 훌쩍이다가도 언니가 우스갯소리를 하면 금방 깔깔대기도 한다. 자식의 죽음은 다르다. 남편이나 나나 매일매일 공허하다. 한집에 살면서도 각자의 방법으로 슬픔을 마주한다. 그리움에 지치면 부둥켜안고 엉엉 울면서 덜어내도 될 것 같지만 나도 남편도 참고 참는다. 오히려 서로에게 더 큰 고통을 줄까 봐 두려워한다.”

    - 책에서 “나는 졸지에 유가족이 되었고 유가족은 이래야 한다고 학습하지 않은 채 유가족이 되었다”는 대목이 가장 슬펐습니다.

    “죽음이라는 게, 한 세계의 끝이잖아요. 한빛이란 세계의 끝. 고 이선호씨 추모문화제에도 가봤는데, 아버님(이재훈씨)이 ‘선호의 죽음으로 한 가정이 박살났다’고 하시더라고요. 박살이란 말, 그보다 정확한 표현이 없어요. 흔히들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돼요. 살아갈 의미가 모두 사라집니다. 한빛이 떠난 이후 4년가량 더 교직에 있었는데 어떻게 지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껍데기로 산 느낌이랄까요. 지금 당장은 제가 인터뷰에 몰입하고 있지만, 끝나고 나가서 지하철만 타도 ‘왜 살지?’ 하는 생각을 하게 돼요. 한빛이 떠난 이후로 시간이 멈춘 느낌이 듭니다. 오늘도 없고, 내일도 없고…. 산다는 말보다 버텨낸다, 견뎌나간다는 말이 더 어울리죠. 자식 잃은 부모는 모두 같을 겁니다.”

    - 이선호씨 사고 소식을 접했을 때 심경을 여쭤봐도 될까요.

    “이선호씨 아버님이 휴대전화에 아들을 ‘삶의 희망’이라고 저장해 놨다지요. 제 휴대폰에도 한빛이 ‘나의 희망’으로 저장돼 있어요. 저는 희망이라는 말이 운명보다 강하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운명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이지만, 희망은 이런 운명조차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라고요. 선호 아버님도 그런 의미로 썼을 것 같아요. 선호 소식을 듣고, 사람 목숨이 낙엽처럼 떨어지는구나 싶어 가슴이 아팠습니다. 남편이 지난해 말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요구하며 29일간 단식했는데요. 법이 통과되고 두세 달 만에 젊은 친구가 안전요원도 없는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어요. 이건 사회적 타살입니다. 개인적인 죽음이 아닌 사회적인 죽음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선호나 용균이나 한빛처럼 선하게, 평범하게 살던 젊은이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사회는 비정상적인 사회입니다. 바뀌어야 됩니다. 저도 다시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 눈곱만큼이라도 역할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 이선호씨 아버님, 그리고 자식을 먼저 보낸 모든 부모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자식을 먼저 보낸 사람에게는 어떤 위로도 소용이 없습니다. 저도 위로를 받아봤지만 사실 위로가 안 됐어요. 전에 고양시에 살 때 경의선 타고 서울로 나오는데, 상암DMC역이 다가오면 눈을 감아버립니다. 한빛이 다니던 회사가 상암동에 있으니까요. 지하철 2호선 타면 서울대입구역도 못 지나가요. 한빛이 예전에 그 역 근처 원룸에 살았거든요. 2호선이 순환선이잖아요. 서울대입구역을 지나 여섯 정거장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어도 반대방향으로 타고 스무 개쯤 갑니다. 스스로에게 이야기해요. ‘혜영아, 너 이겨내야 돼. 언제까지 이렇게 살 거야?’ 지난해 말에야 조금 극복했어요.”

    아직도 한빛센터에는 잘 가지 못한다. 상암동에 있어서다. 아파트 앞마당에 들어서는 CJ대한통운 택배차량만 봐도 떨린다. “선호 아버님이나 용균 어머님도 그럴 겁니다.” 김혜영의 소망은 이런 슬픔을 겪는 가족이 더 이상 생기지 않는 일이다. 가족 모두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에 앞장섰던 이유다.

    처벌보다 안전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취지 살려야 제2의 용균·선호 안 나와
    사회 안 바뀌면 반복될 수밖에 없어

    - 산업재해 유가족들의 목숨 건 투쟁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제정됐습니다.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 대상에서 빠지고, 5~49인 사업장은 적용이 2년 동안 미뤄졌습니다. 최근에는 시행령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용자 측이 대표이사를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법의 취지는 처벌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안전을 지키자는 데 있습니다. 취지를 살리지 못하면 제2, 제3의 용균이, 선호가 나올 수 있어요. 제가 교장으로 일해본 경험에 비춰보면, 최고경영자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예컨대 학교에서 교장이 안전 문제에 책임감을 가지면, 안전에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투입하고 교사 연수도 실시하게 됩니다. 교장이 솔선수범하면 교사도 의욕을 갖고 더 열심히 챙기게 되고요. 교장이 책임을 나 몰라라 하고 ‘안전 문제는 담임이 알아서 책임지라’ 하면 어떻게 되겠어요. 최고경영자가 안전에 최종 책임을 져야 할 이유가 여기 있어요. 사람이 죽은 다음에 보상금을 주면 뭘 합니까. 사람이 죽지 않게 해야지요. 사람 목숨과 기업 이윤 가운데 뭐가 중요한지는 초등학생도 압니다.”

    - 한국에선 해마다 2000명 이상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사회적 참사’입니다. 그럼에도 사고 발생 직후에만 공분이 일 뿐, 분노가 오래도록 지속되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남의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저도 그랬습니다. 저도 제 아들이 죽을지 몰랐고, 나와 내 가족이 열심히 살고 행복하면 된다고 여겼어요. 사실 좁게 살았어요. 지금 대부분 사람들이 그럴 겁니다. 그런데 언제든 누구한테든 닥칠 수 있는 일이에요. 사회가 바뀌지 않는 한, 나와 내 가족의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내 일처럼 생각해 귀를 기울이고, 서로 업고 업히고, 기대고 등 내주고 이런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런 연대가 없으면 ‘매일 7~8명이 퇴근하지 못하는’ 현실이 바뀌지 않아요.”

    고 이한빛 PD 어머니 김혜영씨. 박민규 선임기자

    고 이한빛 PD 어머니 김혜영씨. 박민규 선임기자

    교단서 노동교육 못한 게 가장 후회돼
    생명이 이윤보다 우선이라는 가치관
    모두 배웠다면 함께 잘 살았을 텐데

    4·7 재·보궐 선거 이후 청년세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같은 20대라 해도 그 내부에 지역·가정·학력·직업 등에 따른 격차는 존재한다. 이한빛은 서울대를 나온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였다. 김용균과 이선호는 하청기업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40년간 아이들을 가르쳐온 김혜영에게 기성세대의 책임을 물었다.

    “한빛이 떠난 뒤, 제가 가르치던 중학생들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들도 5~6년 후면 청년이 되고 사회에 나갈 텐데, 자기가 추구하던 가치가 사회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좌절하면 얼마나 힘들까…. 교사로 일하면서 학생들에게 실질적 노동교육을 하지 못한 게 가장 큰 후회가 됩니다. 그래서 지난 12일 전곡중학교에서 열린 교사 연수에 갔을 때 노동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우리는 누구나 일을 하고 살아가는 노동자이며 사회 구성원이 됩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노동자로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일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그 많은 아이들이 노동자가 되든, 하청업주가 되든, 대기업 사장이 되든 생명이 이윤보다 앞서야 한다는 가치관이 확립돼 있으면 지금처럼 사람이 사람에게 가혹하게 대하는 일은 사라질 거라 생각해요. 그럴 때 출신 지역이나 배경이나 학력이나 직업이 달라도 모두 함께 잘 사는 사회가 될 수 있을 테고요.”

    - 한빛씨 가족들은 한빛센터를 세워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센터를 운영하며 어떤 보람을 느낍니까.

    “한빛이 죽음으로 고발함으로써, 오랜 시간 주목받지 못했던 방송·미디어노동 현장의 열악한 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방송 하면 화려한 이미지의 연예인만 떠올리던 시청자들이 ‘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다’는 인식을 갖게 됐어요. 비정규직 방송노동자들이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를 만드는 등 조직화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도 보람이고요. 한빛센터의 목표는 비정규직·프리랜서·일용직 등 모든 방송노동자가 근로계약서를 체결해 ‘노동자성’을 보장받는 겁니다.”

    - 힘든 점도 있을 텐데요.

    “가장 큰 문제는 재정입니다. 후원금으로 운영되는데, 후원할 만한 분들이 넉넉지 못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서요. 보상금과 기부금을 받은 후 청년유니온에 일부 기부하고, 나머지 금액은 모두 센터 설립에 쓰기로 가족회의에서 결정했습니다. 물론 곶감 빼먹듯이 빠져나가고 있어요. 이번에 책을 쓰면 인세를 받아 조금 도움될까 했는데, 인세로 큰돈 모으는 게 쉽지 않다면서요?(웃음). 사무국장 1명만 상근이고, 3명은 공공상생연대기금 등에서 지원받아 고용하는데 1년 단위로 근무하다 떠나니까 업무의 연속성이 부족합니다. 이 기사 나간 뒤에 책도 많이 팔리고 후원자도 늘면 좋겠어요.”

    한빛센터는 21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제4회 6월민주상 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6월민주상은 2017년 6·10민주항쟁 30주년을 기념해 제정된 상으로, 한국 사회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발굴해 시상해오고 있다.

    - 책날개의 저자 소개를 보면 “남겨진 사람으로서,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나와 있어요. 어떤 일들을 시작하려 합니까.

    “여태까지는 제 슬픔에 겨워 못 일어났어요. 퇴직하기 전에는 학교 핑계도 댔고요. 지난해 8월 퇴직한 후 조금 헤매다가 올해 책이 나오면서 자기암시를 걸었어요. 그동안 저는 유가족이란 말을 안 썼습니다. 너무 슬프고 동정받는 것 같고, 피해자인 것 같아서요. 이제는 ‘유가족’이라는 정체성이 생겼습니다. 그러고보니 할 일도 많아졌고요. 일흔 살 될 때까지는 힘이 닿는 한 현장에 찾아가 연대해야겠다 마음먹고 있습니다. ‘말해 봤자 뭘 해’ 이런 생각은 더 이상 안 합니다. 무엇이든 제가 알릴 수 있는 만큼 알리고 싶습니다. 유가족이란 정체성을 갖는 건 동정을 바라서가 아닙니다. 사회적 연대를 위해서입니다. 동료 시민들에게 새로운 세상으로, 더 좋은 세상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고 싶습니다.”

    자리에서 일어서던 김혜영은 비닐봉지를 내밀었다. 도고 집 텃밭에서 키운 채소가 담겨 있었다. 빛깔이 유난히 푸르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220600025&code=940100#csidx96574bb64ff712b9bf7ca245a162b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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