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광주] “내 딸이 오월 정신을 계승하고 있어서 자랑스럽다”

김태현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5/17 [23:04]
  •  
  •  
  • <a id="kakao-link-btn" style="font-variant-numeric: normal; font-variant-east-asian: normal; font-stretch: normal; font-size: 12px; line-height: 16px; font-family: dotum, 돋움, Arial; color: rgb(102, 102, 102);"></a>
  •  
  •  
  •  
  •  
 

▲ 연행 학생 석방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대학생들  © 김태현 통신원

  

  

▲ 연행된 대학생의 어머니가 딸을 면회한 뒤에  발언을 하고 있다.  © 김태현 통신원

 

오늘(17일) 오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사에 항의방문을 하러 간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이하 광전대진연) 회원들이 전원 연행되었다. 

 

이에 광주시민들과 광전대진연은 국민의힘과 경찰을 규탄하는 석방촉구 기자회견을 연이어 개최했다. 오후 3시 국민의힘 광주시당사 앞에서 국민의힘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되었고, 오후 5시와 오후 8시에 광주서부경찰서에서 석방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오후 3시 국민의힘 광주시당사 앞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김선 광전대진연 회원은 “수업을 듣다가 연행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뛰쳐나왔다. 국민의힘은 내일이 5·18인지는 알고 대학생들을 연행하라고 요청한 것인가? 최근 국민의힘이 5·18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묘역을 찾고 묘비를 닦았다. 그런데 정작 5·18 망언에 대해 사과받으러 간 대학생들을 무슨 생각으로 잡아 가둔 것인가? 학살후예 국민의힘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5·18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았다”라고 규탄했다. 

 

박민지 광전대진연 회원은 “5·18민중항쟁 전야제 자원봉사자로 행사를 준비하다가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무엇이 두려워서 학생들을 잡아갔는가? 광주시민들의 목소리가 두려웠다면 대체 왜 광주 한복판에 국민의힘 당사가 버젓이 있는가. 5·18진상규명과 망원의원 처벌하라는 광주의 목소리가 그리도 무서운가? 그렇다면 죄 없는 대학생을 잡아 가두지 말고 국민의힘은 당장 광주를 떠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5시와 저녁 8시에 서부경찰서 앞에서 연행 학생 석방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그런데 서부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기자회견을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집회라고 우기며 이를 방해하고 체증했다. 하지만 소식을 듣고 항의하러 달려온 광주시민들의 응원과 호응으로 무사히 기자회견이 진행될 수 있었다.

 

특히 지나가던 시민은 경찰들의 막무가내의 행태에 먼저 연대 발언을 요청하고 나섰다. 또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연행 학생 어머니가 발언을 했다. 

 

연행 학생의 어머니는 “오월 광주가 내게 이렇게 다시 찾아왔다. 80년 오월광주 그 현장에 있었지만 막상 내 아이가 잡혀갔다니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의연한 모습의 딸을 마주하니 걱정이 사라졌다. 광주의 넋, 광주의 혼은 일개 몇몇 분탕질로는 결코 훼손될 수도 없고 훼손하지도 못할 살아 꿈틀거리는 혼이다. 우리 대학생들이 그리고 내 딸이 귀한 혼을 계승하고 있어서 자랑스럽다. 나도 흔들림 없이 직장에서 광주의 혼을 이어 가도록 더 애쓰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딸을 만나겠다”라고 발언했다.

 

전남대학교 졸업생이라고 밝힌 광주시민은 “5·18망언의원 제명하라고, 5·18진상규명에 적극 나서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한 상식이다. 그런 말을 하기 위해 국민의힘 당사까지 찾아간 대학생들은 정의롭고 용기 있다고 칭찬해야 한다. 그런데 대학생들을 잡아 가둔 것은 국민의힘의 민낯을 보여준다. 대학생들의 행동은 정당하다. 당장 연행자를 석방하라”라고 말했다.

 

한수진 광전대진연 대표는 “지금 이 시각 금남로에서 5·18정신계승 전야제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5·18정신계승을 위해 행동하는 대학생들은 경찰서 유치장에 있다. 5·18에 대해 망언하고 왜곡하려는 자는 처벌받아야 하고 5·18이 진상규명되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상식적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그런 말을 외친 대학생들을 잡아 가두었다. 5·18민중항쟁을 알고 기억하는 광주시민들은 국민의힘과 경찰의 만행을 두고만 보고 있지 않을 것이다. 정의로운 대학생들이 석방될 때까지 이곳에서 함께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속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619명…사흘째 600명대

등록 :2021-05-17 09:32수정 :2021-05-17 09:42

 

중앙방역대책본부 17일 0시 기준
지역발생 597명, 국외유입 22명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 앞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검사를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청 앞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검사를 위해 대기해 있다. 연합뉴스
 
17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19명 발생했다. 신규 확진자는 사흘째 6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597명, 국외유입 사례는 22명이라고 밝혔다. 주말·휴일 검사 건수 감소 영향에도 신규 확진자는 600명대를 나타낸 것이다. 이날까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만2290명에 이른다.

 

국내 신규 확진자 597명 가운데 352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서울 192명, 경기 148명, 인천 12명이다. 비수도권에서는 강원 35명, 경남 30명, 광주 27명, 충북 22명, 대구 19명, 전남 17명, 울산 16명, 제주 15명, 충남 14명, 전북 9명, 대전 2명이 발생했다. 국외 유입 확진자 22명 가운데 9명은 검역 단계에서, 13명은 지역사회 격리 중에 확진됐다. 내국인은 15명, 외국인은 7명이다.

 

격리 중인 코로나19 환자 수는 217명 늘어 8224명이다. 위중증 환자는 1명 늘어 151명이다. 사망자는 3명 늘어 누적 1903명이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전날보다 5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인원은 모두 373만3806명이 됐다. 2차 접종자는 4986명으로 이날까지 94만345명이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이상반응 신고 사례는 2만2199건인데, 2만1275건은 두통, 발열 등 경증 사례였고, 196건은 아나필락시스 의심 사례, 605건은 신경계 이상반응 사례였다. 이상반응으로 신고된 사망사례는 1건 늘어나 모두 123건이 되어 백신 접종과의 인과 관계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서혜미 기자 ham@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995451.html?_fr=mt2#csidxb88af4f8c19470f8223e85d4fc4278b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독]항만노동자 34명 숨졌지만…법원 실형 선고 10년간 1건

조문희·조해람 기자 moony@kyunghyang.com

입력 : 2021.05.17 06:00 수정 : 2021.05.17 07:44

 

2011~2021년 산재 판결 분석 

안전하게 일할 권리 지난달 평택항에서 산재 사고로 숨진 이선호씨 추모 움직임이 온라인상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일하다 죽지 않게’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준헌 기자

안전하게 일할 권리 지난달 평택항에서 산재 사고로 숨진 이선호씨 추모 움직임이 온라인상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1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 ‘일하다 죽지 않게’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준헌 기자

 

30건 중 24건서 사망사고 발생
안전관리책임자는 벌금형·집유
경영 악화 등 이유로 형량 감경
여야는 안전법 논의 않고 방치
 

4.16%. 지난 10년간 항만노동자 사망으로 안전관리 책임자들이 재판에 넘겨져 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24건의 판결 가운데 피고인에게 실형이 선고된 사건(1건)의 비율이다. 항만 안전사고가 반복되자 20대 국회 말에 부랴부랴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해당 법안은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폐기됐다. 경기 평택항에서 무게 300㎏에 달하는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이선호씨(23)의 사고를 계기로 이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부상한 가운데 사법부와 입법부의 무성의한 대처가 또 다른 죽음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대법원 판결문 검색 서비스를 이용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항만 노동 현장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판결 30건을 분석한 결과 노동자 사망까지 이어진 사고는 24건으로 34명이 목숨을 잃고 35명이 다쳤다.

항만 내 모든 공간은 노동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지뢰밭이었다. 노동자들은 선박에서 발생한 가스 폭발로 화염에 휩싸여 화상을 입거나, 암모니아 등 화학물질 유출로 질식해 죽었다. 부두 내 컨테이너 장치 블록에서 크레인을 따라 하강하는 컨테이너에 깔리고, 조선소 블록 결합 공정을 수행하는 곳에서 떨어진 붐대(타워크레인의 팔에 해당하는 부분)에 맞았다. 물속 시설물을 보수하다가 익사했고, 방파제에 안전 난간을 설치하다 파도에 휩쓸리기도 했다.

법원은 열악한 노동 현실에 무감각했다. 법원은 노동자가 사망한 24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안전관리 책임자들의 재판에서 33%인 8건에 100만~200만원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데 그쳤다. 금고형이나 징역형이 선고돼도 대부분 집행유예로 마무리됐다. 집행유예 없이 실형을 선고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했다.

솜방망이 처벌의 근거로 제시한 양형 이유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한 재판부는 집행유예를 선고하면서 ‘피고인이 회사에서 퇴직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경영악화로 인력 감축이 컸고 손실 보전에 힘쓸 수밖에 없었다’면서 사측의 입장에 서서 이유를 적시한 재판부도 있었다. ‘사측이 유가족에게 합의금을 지급했다’거나 ‘사고가 산재로 처리됐다’는 사유도 빈번하게 등장했다. ‘초범이다’ ‘반성하고 있다’ 등의 구절도 형량 감경 사유로 자주 등장했다.

국회는 항만 안전을 위한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 부산항에서 항만노동자 안전사고가 빈발한 것을 계기로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이른바 ‘항만 김용균법’인 항만운송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당시 20대 국회는 해당 법안을 발의만 해놓고 회의석상에 올리지도 않았다.

같은 내용의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재차 발의됐지만 현장 감독에 나설 ‘항만안전감독관’의 명칭과 권한, 업무 범위 등을 두고 논의가 겉돌고 있다. 이선호씨가 산재로 사망한 지난달 22일 열린 국회 해양수산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항만노동자의 열악한 처우 등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170600005&code=940100#csidx52a59e875f1e7c1b3c7d0a1b9a09d34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아침신문 솎아보기] 동아일보, 사설로 박성제 MBC 사장 비판

조선일보 1면에 ‘문 정부 탄소정책’ 비판, 한국경제·매일경제는 사설로 다뤄
이스라엘 외신 건물 공습, 한국일보 “언론자유 짓밟은 폭거”

17일 동아일보는 일간지 중 유일하게 박성제 MBC 사장이 지난 14일 열린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 기조발표에서 한 발언을 두고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 14일 한국언론학회 학술대회에서 “사회적 이슈에 시대정신과 관점을 적극적으로 담아보는 적극적 공영방송이란 개념을 제시하고 싶다. 시민이 자발적으로 모인 검찰개혁 집회와 광화문에서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 주장하는 종교적 집회를 1대1로 보도하며 민심이 찢겼다. 이렇게 보도하는 게 제대로 된 공영방송의 역할인가. 이런 화두를 끊임없이 사원들에게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제 사장은 공영방송의 역할이 기계적 중립을 넘어서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보이는데, ‘약간 맛이 간 사람들이 주장하는 종교적 집회’ 대목이 부각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17일자 아침신문 1면.
▲17일자 아침신문 1면.
▲지난 15일자 동아일보 4면.
▲지난 15일자 동아일보 4면.

이에 박 사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저는 결코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나 일반적인 보수집회’를 지칭하지 않았다. 또한 여야의 정파적 이슈나 선거보도는 중립적으로 해야 한다고 바로 이어서 강조했다. 그럼에도 제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일부 적절치 않은 표현을 사용한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광화문 집회 맛이 간 사람들’ 공영이라는 MBC 사장의 수준”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박 사장은 지난해 한국방송학회에 발제자로 나와선 MBC를 공영방송으로 규정해 수신료를 지원해 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런 사람이 공식석상에서 ‘맛이 간 사람들’이라는 막말을 써가며 노골적으로 정치색을 드러낸 것이다. 보도국장 시절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조국 수호’ 집회 참가 규모에 대해 ‘딱 봐도 100만 명’이라고 말해 물의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17일자 동아일보 사설.
▲17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어 “방송의 공정성에 대한 박 사장의 인식도 심각한 수준이다. 박 사장은 이날 ‘공영방송의 공공성은 중립성 공정성에서 나아가 시대정신과 상식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조국 수호가 ‘시대정신’이므로 조국 반대 집회와 균등하게 다룰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이런 식이면 의견이 대립되는 이슈를 편파적으로 보도해 놓고 사후적으로 시대정신을 따랐다고 둘러대면 그만인 셈”이라며 “이는 ‘우리는 사회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불편부당한 공정방송에 힘쓴다’고 규정한 MBC 자체 방송 강령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끝으로 “공영방송의 존재 의의는 조국 사태처럼 국민의 첨예한 관심사에 대해 사실관계를 가리고 다양한 견해를 균형 있게 보도함으로써 민주적 여론 형성을 돕는 데 있다. 박 사장은 비뚤어진 언론관으로 분열을 조장하고,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품위를 잃은 막말을 한 데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썼다.

조선일보 1면에 ‘문 정부 탄소정책’ 비판 보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가 일어난 지 10년이다. 지난달 13일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지난 15일 ‘후쿠시마가 낳은 괴물-괴담은 왜 끝나지 않는가?’라는 주제로 후쿠시마 원전 사과와 관련된 일본 내 괴담에 대한 논쟁에 대해 다뤘다. MBC ‘PD수첩’도 지난 11일 후쿠시마 현지 취재를 통해 그곳에 남아있는 사람들과 현장을 살피는 방송을 했다.

▲17일자 조선일보 1면.
▲17일자 조선일보 1면.
▲17일자 조선일보 1면.
▲17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17일자 1면에 “문 정부의 탄소정책이 산으로 가고 있다”며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산림청이 올 1월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탄소 흡수 능력이 떨어지는 오래된 나무를 베내는 대신 어린나무를 심어 탄소를 더 많이 흡수하기 위해 여러 지역에서 산림 벌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강원도 홍천의 산에 있는 나무들이 개벌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며 “본지 취재 결과 이 같은 산림 벌채는 홍천군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16일 지리산국립공원에서 300m 가량 떨어진 전북 남원시 인월면 약 5만평 되는 산자락에서도 나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충북 제천시, 전남 구례군, 전북 무주군 등 곳곳에서 산림이 통째 사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지는 3면 기사에서도 환경단체의 입을 빌려 “정부가 과잉 벌목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7일자 조선일보 사설.
▲17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바이든 정부가 탄소 중립화를 위해 추진하는 소형 모듈 원자로 분야에서 미국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세계 원전 시장을 지배하는 중국·러시아 사이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소식을 전한 뒤 “원자력 기술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소형 원자로뿐 아니라 사용후핵연료를 연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도 사실상 해결된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이 지속돼 국내 원자력 생태계가 붕괴하고 나면 차세대 원전 경쟁에 우리가 끼어들 자리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원자력 산업과 연구의 맥을 이어가려면 하루라도 빨리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 대통령은 자존심 때문에 나서기 힘들다면 여당이라도 뭔가 조치할 것이 없는지 검토해봐야 한다. 다음 정권이라도 원자력 산업을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원자력 기술의 명맥은 남겨둬야 할 것 아닌가”라고 했다.

▲17일자 한국경제 사설.
▲17일자 한국경제 사설.
▲17일자 매일경제 사설.
▲17일자 매일경제 사설.

한국경제도 사설에서 “여당 대표까지 제동을 걸었다는 것은 ‘탈원전’이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검찰의 월성1호기 경제성평가 조작 의혹 사건 수사도 마무리 단계라고 한다. 미신이 아니라 진실을 마주하고, 이념이 아니라 과학으로 접근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매일경제도 사설에서 조선일보 1면 기사처럼 강원도 홍천군 산이 민둥산으로 변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불법적인 벌목 때문이 아니라 정부가 일부러 울창한 나무들을 베어냈다는데 그 이유가 황당하다. 수십 년 된 나무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묘목을 심기 위해서라고 한다. 벌목과 묘목 조림을 관장하는 산림청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어쩔 수 없다고 강변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는 이어 “문제는 이런 벌목이 과연 과학적인 검증을 충분히 거쳐서 이뤄지고 있느냐는 점이다. 과학 커뮤니티에는 ‘수령이 더 오래된 나무일수록 탄소를 흡수하고 잡아 두는 탄소 저감 능력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는 글도 소개되고 있다”며 일부 네티즌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북한 민둥산과 레벨을 맞추려는 것이냐’고 했다고 썼다.

한국일보 “이스라엘 외신 건물 공습, 언론자유 짓밟은 폭거”

이스라엘이 지난 15일 가자지구 소식을 전해온 카타르 국영 방송 알자지라와 AP통신 등 외국 언론사들이 입주한 12층짜리 잘라타워 건물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6일 미국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완벽하게 정당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베냐민 총리는 “그 건물에는 팔레스타인 테러 조직의 정보기관이 입주해있었다. 따라서 그 건물은 완벽하게 정당한 공격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폭격에 관한 정보를 미국과 공유했다고도 설명했다.

▲(왼쪽부터) 17일자 한겨레 17면, 한국일보 1면.
▲(왼쪽부터) 17일자 한겨레 17면, 한국일보 1면.
▲17일자 한국일보 2면.
▲17일자 한국일보 2면.

게리 프루잇 AP 통신 사장은 “이스라엘군이 AP와 다른 언론사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파괴했다는 것에 충격과 공포를 느낀다. 이스라엘은 이 건물에 오랜 기간 기자들이 상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한 뒤 “우리는 사전에 폭격 경고를 받았으며 기자와 프리랜서 12명은 건물을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왈리드 알오마리 알자지라 이스라엘 지국장은 “인명을 살상하는 자들은 가자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진실을 목격하고, 기록하고, 보도하는 언론을 침묵시키려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고 비판했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한국일보는 ‘언론자유 짓밟은 폭거’라고 주장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충돌 현장의 취재진 부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폭격은 언론 전체에 대한 공격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라고 했다.

▲17일자 한국일보 사설.
▲17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이어 이스라엘 총리의 해명에 반박했다. 한국일보는 “이스라엘은 무장정파 하마스의 자산이 이곳에 배치돼 언론을 방패로 삼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논리라면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거의 모든 곳이 공습 대상이 된다. 오히려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이스라엘이 무자비한 가자지구 공격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해 공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며 “독재 국가나 저지를 법한 폭거에 대한 의심이 커지는 만큼 이스라엘은 납득할 공격 이유와 근거를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도 사설에서 “무차별적으로 민간인 공격, 보도를 막기 위한 언론사 공격은 있어서는 안 될 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더 이상 무고한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당장 싸움을 멈출 것을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촉구한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스라엘을 두둔하는 미국의 태도를 비판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중국과 북한의 인권 문제를 비판해온 바이든 정부는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에 대한 이중 잣대를 버려야만 미국이 주장하는 인권과 가치 외교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국이 정말 사랑한다면 북한이 원하는 걸 줘라”

[인터뷰] 화해평화연대 전수미 이사장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1.05.16 14:06
  •  
  •  수정 2021.05.16 14:36
  •  
  •  댓글 3
 
지난 13일 오후 전수미 화해평화연대 이사장을 만나 미 랜토스 청문회 참석 소감 등을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지난 13일 오후 전수미 화해평화연대 이사장을 만나 미 랜토스 청문회 참석 소감 등을 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미국도 북한 주민들을 정말 사랑한다면, 정말 인권을 개선하고 싶다면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걸 줘라 당신들이 주고싶은 것 말고. 대북 전단은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화해평화연대 사무실에서 만난 전수미 이사장이 미국 하원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 주최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이 자기중심적인 사랑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사랑을 해라 저는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땅콩 알러지가 있는 사람한테 땅콩 초콜릿 주면서 ‘사랑해’ 하는 것은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 (대북전단 살포가) 이와 같다고 생각한다.”

전 이사장은 “청문회 참여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미국 의회랑 미국 국방부가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금 휴전상황, (기술적으로는) 전쟁 중인데 이걸 날린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안보적인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데 미국 의원들은 어쩌면 이렇게 모르기에.”

미국 정치권에 만연한 ‘확증편향’이 도마에 올랐다. “공화당과 민주당 그 어느 의원도 남한 정부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철저히 몇몇 소수 탈북민들과 보수단체의 입장을 진실이라고 이해하고 저한테 모든 질문을 하더라.” 

전 이사장은 “미국 사회가 그걸 알까요? 자신들이 만들어준 (탈북민) 영웅들이 성 착취하는 걸”이라고 개탄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수했다고 생각한다. 탈북민하고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줬다 (...) 탈북자들에게는 어떻게 소문이 나느냐면, ‘이 사람을 건들면 미국 CIA에게 죽는다’고. 성 착취나 성 폭행을 당해도 얘기를 못한다.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북한 비난에 앞장서는 ‘북한인권단체’가 탈북민에게 끼치는 악영향도 지적했다. “그 나라에 대해서 욕하면 어떻게 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예쁘게 보느냐. 북한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만 (남한사회 내에서도) 거기서 오신 분들에 대한 존중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전 이사장은 “(탈북남성뿐만 아니라) 남한 경찰이나 군 관계자에 의한 탈북 여성 성폭행 사건 논의하려고 여러 곳을 찾아갔는데 별 관심이 없더라. 저는 그 말이 제일 가슴 아팠다. ‘변호사님 제가 북한에서 와서 그런거죠’ 라는 피해 여성들의 말이”라고 토로했다.    

“북한 인권 영역이 두 개가 있다”며, “북한 영토 내 인권문제와 남한에 와 있는 탈북민 커뮤니티 인권 문제. 저는 ‘코리아 인권’이라고 부르고 싶다. 북한 인권의 영토를 넓혀서 한반도 전체 북한 사람들의 인권으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전수미 이사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대북전단 문제에 대해 발언하게 된 연유를 들려달라.

■ 원래는 탈북 여성들의 성폭행 피해 문제를 상담하려고 국회를 찾아갔다. 그때 ‘대북전단금지법’을 만들고 있는 중이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에 대북전단 얘기하길래 저도 대북전단 직접 보내본 적 있다고 했다. 그럼 의원들 앞에서 얘기해줄 수 있냐 물어서 비공개인줄 알고 담담하게 제 이야기를 하려 했는데 (공개된 자리여서) ‘어?’ 하고 놀랐죠.

사실 제가 그 자리에 나간 이유가 탈북여성 피해자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 청문회 전날에도 자살기도한 피해자가 있었다. 새벽에 전화가 와서 ‘변호사님 저 지금 산에 올라갑니다’. 이분들에게 최고의 위로는 ‘힘내세요’, ‘힘드셨죠’가 아니라 ‘사실 저도 그런 경험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게 가장 큰 공감인데. 그날도 전화 받으면서 마치 나에게는 그런 일이 없었던, 당신들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것보다 ‘나에게도 그런 일이 있었다’고 국회의원들에게도 말하고 싶어서 갔는데.


□ 엉겁결에 정치의 장으로 뛰어든 셈이군요?

■ 일생에서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제가 일했고 관계하던 전단 관련이나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한테서 미친 듯이 전화가 오는 거예요. 전화나 문자로 계속 연락이 왔다. 사태의 심각성을 (청문회) 끝나고 나서 깨달았다. 그때부터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나 보수단체의 협박이 시작됐다. 사무실 찾아와 직원들에게 ‘전수미 어디 있냐’고 하고. (전화)번호가 돌았는지 저한테도 전화가 오고.      


□ 대북전단살포 단체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요? 

■ 당시 관계자는 저한테도 ‘돈을 모으기 위한 사업 아이템’이 필요하다고 얘기한 적이 있어요.  공익제보센터를 운영 중인데 탈북 여성과 남성들이 여러 가지 제보를 많이 한다. 성폭행, 임금착취, 사기 등. 대북전단 제보 중 하나는 ‘쓸모도 없는 걸 왜 날리냐’ 했더니 전단살포단체 관계자가 ‘돈 때문에 날린다’라고 얘기했다고. 


□ 미국 하원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에서도 발언하셨는데?

■ 화상으로. 4월 15일이 청문회였으니 적어도 며칠 전에는 미국에 가야 하는데 이틀 전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그날 연락이 와서 화상으로 1시간 동안 인터뷰했다. 제가 어떤 일 하고 탈북민들 어떻게 지원하고 있고. 인터뷰 끝난 다음에 ‘청문회 나와줄 수 있냐 시간은 없지만’ 그래서 8쪽 짜리 발표문 작성하느라 이틀 동안 거의 잠을 못잤다. 몽롱한 상태에서 참여했는데 다른 증인 4명(주-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공동대표, 고든 창, 존 시프턴)의 말은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공동위원장인 스미스 위원은 말이 안 통하는 느낌이었다. 맥거번 의원은 열려있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그래도 굳이 한국으로 따지자면 중도보수 정도. 공화당과 민주당 그 어느 의원도 남한 정부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철저히 몇몇 소수 탈북민들과 보수단체의 입장을 진실이라고 이해하고 저한테 모든 질문을 하더라.       

약 20년 전 탈북단체에서 일할 때 수잔 솔티 여사를 만났다. 그때는 오픈 마인드였고 진심으로 탈북민들을 생각하는 미국인이라고 생각해서 인상이 좋았다. 이번에 본 솔티 여사는,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그렇듯 자신만의 종교적 신념으로 진정으로 북한 인권 개선 집중하는데, 문제는 편향된 커뮤니티에 의존해서 북한을 본다. 게다가 5년마다 바뀌는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 그러다보니 탈북민에게서 나온 말을 절대로 신뢰하고 절대로 진실이라고 생각하는게 강하다. 2~30년 동안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탈북민들과 네트워킹을 해온 게 그렇게 작용하는 거죠.   


□ 탈북민들은 북한인권 관련 ‘피해자’ 또는 ‘증언자’라는 특별한 지위를 가진다. 그대로 다 믿기는 어렵겠지만 경험한 바도 있고 들은 바도 있고.

■ 문제는 시차가 너무 크다. 지금 북한 인권에 대해서 얘기하는 탈북민 단체는 거의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오신 분들. 20~30년전 북한 인권 상황과 지금 상황은 너무 다르다. 저는 변호사니까 아무래도 법제도를 많이 보는 데 김정은 집권 이후 UPR(유엔인권이사회에 각국이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인권상황 검토보고서) 등을 보면 북한이 여성이나 아동 관련 법을 개정하고 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분들은 주로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오신 분들이라 그때 얘기만 하고 있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도 20~30년 전 북한 인권이 지금까지 계속되는 걸로 생각하는 게 문제다. 최근 온 분들 얘기 들어보면 북한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할아버지, 아버지 때의 문제인데 일종의 연좌제에 걸려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운운하니까. 

미국에 대해서도 놀랐던 게 이번에 발표문을 쓸 때 “트럼프”라는 문구를 썼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때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은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고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증언한 사실을 들어 대북전단의 위험성을 말하려 했다. 다른 분이 전화를 해서 “트럼프 행정부”라는 말이 미국에서는 되게 금기어래요. (트럼프 행정부를) “이전 행정부”라고 바꿔줄 수 있냐고 묻더라. 바꿔주긴 했는데 민주당이나 공화당 어느 곳에서든 트럼프 언급이 금지되어 있다는 느낌. 공화당에서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고 민주당은 더 그렇고. 왜냐하면 (인권이나 민주주의 같은) 미국의 고귀한 가치와 리더십이 있는데 트럼프는 상인의 이미지, 미국이 돈의 가치로만 세계를 평가하고 정책을 펼쳤던 이미지를 구축했기 때문에 민주당이나 공화당 둘다 지우고 싶은 거죠 (웃음). 바이든이 대통령 되자마자 트럼프 때 탈퇴했던 유엔인권이사회에 바로 가입하고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바로 참여하는 그 모든 것들이, 바이든이 인권에 가치를 부여하는 외교를 하는 것도 맞지만,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반동이나 지우기로서 그렇게 하는 것도 있지 않나 싶다. 대북전단법도 그 반동으로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 아닌가 저는 생각했다. 청문회 준비하느라 미국쪽과 소통하면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트럼프는 굉장히 금기어구나. 

             
□ 북한 인권 관련하여 미국 정치권이나 언론의 수요가 균형잡힌 접근법이 아니라 쇼킹한 이야기이니까 자극적인 발언을 하는 일부가 주목 받는다. 일종의 악순환인데, 신빙성과 별개로 탈북민들이 피해자, 증언자로서 활동하는 건 존중하지만, ‘인권활동가’를 자처하는 건 조금 다른 문제 같다.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최소한의 소양이나 책임성이 필요하니까.

■ 그게 탈북 여성 성폭행 문제와 연결되니까 문제죠. 20~30년 전에 와서 그때의 인권문제를 제기하며 ‘영웅’이 된 소수 탈북자들이 있다. 탈북 여성들에게 ‘유명해지고 싶지 않냐’, ‘미국 의회에서 증언한 박모 씨 아느냐 내가 만든 거다’ 해서 성 착취하고 성 접대에 동원하고. 남한과 미국 권력에서 부여한 지위를 이용해서 이 사람들이 탈북여성들을 성 착취하는 데 악용할 수 있다. 

미국 사회가 그걸 알까요? 자신들이 만들어준 영웅들이 성 착취하는 걸. 사실 남한 사회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사진찍기는 쉽지 않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수했다고 생각한다. 탈북민하고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줬다. 그들은 SNS에 올리고 ‘나는 미국 대통령과 사진 찍은 위대한 사람’ 식으로 자랑하는데 탈북 여성들은 사실 모르잖아요. (북한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사진 찍는다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탈북자들에게는 어떻게 소문이 나느냐면, ‘이 사람을 건들면 미국 CIA에게 죽는다’고. 성 착취나 성 폭행을 당해도 얘기를 못한다. 미국이 배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런 것들을 미국이 좀 알았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영웅 때문에 탈북 여성들이 남한에서 성적으로 착취 당하고 인권유린 당하고 제2의 피해자를 만드는 이런 메커니즘 아는 걸까 생각이 들었다.

청문회 참여하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미국 의회랑 미국 국방부가 소통이 안 되고 있다는 것.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나 한국에서 한번이라도 군인으로 일해보신 분들은 이쪽 비무장지대(DMZ) 상황이나 민감성을 너무나 잘 알잖아요. 전쟁 중인데 뭔가 머리 위로 날아간다는 건 전쟁 시작과 같다. 원래 대북전단, 삐라라는 게 소련과 미국이 서로 심리전 도구로서 한국전쟁 때도 많이 활용됐던 거죠. 지금 휴전상황, 아직 (기술적으로는) 전쟁 중인데 이걸 날린다? 미국 국방부에서는 안보적인 위험성을 잘 알고 있는데 미국 의회 의원들은 어쩌면 이렇게 모르기에. 한국에서 11,000km 떨어져 있으니 그러는 건지. 


□ 남의 나라 일이겠죠.

■ (미국 사람들은) 멀리서 고고한 인권 얘기하는데 우리는 그냥 전쟁나면 죽잖아요. 끝이잖아요. 대북전단 문제를 쉽게 생각한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이 문제에 대해) 국방부와 소통하고 정보가 있다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고귀하게 인권 외치면서 자기만족을 하지 않을텐데. 

전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나가서도 미국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은 잘 알겠는데 제가 연애를 왜 실패했는지 가슴 아픈 얘기를 했다. 제가 연애를 못했던 가장 큰 이유가 내가 가진 가장 좋은 걸 주려고 했다. 나는 당연히 상대방도 좋아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이라 생각했다. 남자들이 다 떠나더라. 이유가 뭘까 생각했는데 상대방이 원하는 걸 주는 게 사랑이더라. 내가 원하는 걸 주는 게 아니라. 미국도 북한 주민들을 정말 사랑한다면, 정말 인권을 개선하고 싶다면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걸 줘라 당신들이 주고싶은 것 말고. 대북 전단은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얘기를 했다. 미국이 자기중심적인 사랑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사랑을 해라, 저는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미국과 북한 주민들의 사랑이 성공했으면 좋겠고 잘 됐으면 좋겠다. 땅콩 알러지가 있는 사람한테 땅콩 초콜릿 주면서 ‘사랑해’ 하는 것은 죽으라는 얘기 아니냐. (대북전단 살포도) 이와 같다고 저는 생각한다.   
  

□ ‘북한인권단체’나 ‘북한인권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여러 겪은 일이 있고 뜻이 있어서 단체를 만들고 활동하는 분들이 있다. 그런데 저는 늘 (그들이) 일부라고 강조한다. 미국이 전체 탈북민 4만 3천명 중 극히 일부의 말을 듣고 판단하는 게 안타까웠다. 그들은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대북전단 찬성한다’고 말하는데 제가 만난 탈북민들은 거의 모두 반대한다. 과격한 일부 사람들 때문에 자기들도 그렇게 비치는 걸 걱정한다. 실제로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탈북민들은 계란 맞았대요. ‘북한으로 돌아가라’고. 그들은 전단 날리지도 않고 와서 그냥 사시는데 남한 사람들한테 ‘테러’ 당하고. 북한에 살고 있는 탈북민 가족들도 대북전단 불거지면 대대적으로 색출작업 벌어지고. 어느 의원은 대북전단이 유일한 대북정보 유입수단이라고 했는데 정말 ‘어메이징’했다. 이미 북중 접경지역에서 USB 등 통해 많은 정보 유입 이뤄지는데, 한국 드라마 영화 다 들어가고. 오히려 대북전단 통해 이런 것 다 차단되고 남한의 물품들이 ‘적성물’로 규정됐다. 대북전단이 유일한 정보유입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대북정보 유입을 막아버렸다. 

저는 미국이 선택적 정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남한의 주민들과 대부분의 탈북민들을 배제한 채 소수의 보수단체와 소수의 탈북민들을 선택해서 대부분의 탈북민들에게 인권유린 피해나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남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걸 도외시하고 있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인권이 보편적 가치라면 선택적 정의를 하지 말고, 대다수 다른 탈북민들의 얘기를 듣고 남한 접경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북한 인권에의 봉사를 멈춰라’, 자제할 필요가 있다. 지금 북한 인권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들은 너무 시차가 심하다. 20~30년 전 걸 가지고 평생 그걸로 문제제기 하는데 북한은 변했다. 지금의 북한을 봐야지 20~30년전 일로 북한을 비난하는 건 굉장히 무리가 있다. 

북한인권단체들의 또다른 문제는 북한을 막 비난한다. ‘나쁜 나라’, ‘붕괴시켜야 돼’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한 내 탈북민 차별을 얘기한다. 앞뒤가 안맞는 게 일반적으로도 떠나온 나라 욕하면 자신들의 이미지도 나빠진다. 북한인권 한다는 사람들이 만든 북한의 이미지 때문에 지금 남한 사회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들 이미지가 안좋은 것이다. 차별과 멸시 왜 하느냐고 항의하는데 본인들이 기여한 게 있다. 물론 남한 사람들 잘못이 크지만. 그 나라에 대해서 욕하면 어떻게 그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예쁘게 보느냐. 북한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만 거기서 오신 분들에 대한 존중이 있을 수 있다는 거다. 그래서 앞뒤가 안맞는 측면이 있다.          

북한 내 인권유린 사례 얘기하되, 북한에 대한 소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남한에도 인권 문제가 있잖아요,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고. 남한 사람들도 북한의 나쁜 점뿐만 아니라 좋은 점을 알아야 북한을 존중할 것이고.  

지금 상당수의 북한인권 NGO는 오직 북한 영토 내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문제만 얘기하고 탈북민 네트워크 내 인권 유린은 얘기하지 않는다. (탈북남성뿐만 아니라) 남한 경찰이나 군 관계자에 의한 탈북 여성 성폭행 사건 논의하려고 여러 곳을 찾아갔는데 별 관심이 없더라. 저는 그 말이 제일 가슴 아팠다. ‘변호사님 제가 북한에서 와서 그런거죠’ 라는 피해 여성들의 말이.    
   
북한 인권 영역이 두 개가 있다고 본다. 북한 영토 내 인권문제와 남한에 와 있는 탈북민 커뮤니티 인권 문제. 저는 ‘코리아 인권’이라고 부르고 싶다. 북한 인권의 영토를 넓혀서 한반도 전체 북한 사람들의 인권으로 다뤄야 한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침략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아이야쉬-250

[개벽예감 444] 침략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아이야쉬-250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1/05/17 [08:35]
  •  
  •  
  •  
  •  
  •  
  •  
 

<차례>

1.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무력충돌의 근원

2. 격돌하는 알카쌈려단과 이스라엘군

3. 하마스의 군민단결력과 이스라엘의 군민이간책동

4. 지하무기공장에서 조립한 파즈르-5 방사포탄

5. 침략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아이야쉬-250

 

 

1.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무력충돌의 근원

 

인류가 철기문명을 건설하던 초기,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3,000년 전 지중해 동쪽 바다와 홍해가 만나는 땅에서 두 민족이 싸우고 있었다. 필리스티아(Philistia)족과 히브루(Hebrew)족이다. 필리스티아족의 후손은 오늘의 팔레스티나 사람들이고, 히브루족의 후손은 오늘의 유대인들이다. 기독교경전인 구약성서에는 필리스티아족이 블레셋족이라고 표기되었다.

 

로마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한 그 땅에서 히브루족이 반로마독립전쟁을 일으켰으니, 그것이 66년부터 73년까지 지속된 유대-로마전쟁(Jewish-Roman War)이다. 그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도 히브루족은 여러 차례 반로마항쟁을 일으켰는데, 기독교경전인 신약성서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John the Baptist)과 그의 친척이자 후계자였던 나자렛 예수(Jesus of Nazareth)도 반로마항쟁을 이끌다가 로마제국 침략군에게 붙잡혀 사형을 당했다. 당시 반로마항쟁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예수는 침략군에게 붙잡혀 사형을 당했는데, 예수와 함께 항쟁에 참가했다가 체포되어 배신한 덕분에 처형을 면한 예수의 제자들은 그에게서 반로마항쟁 지도자의 모습을 지워버리고, 히브루족의 신 야훼(Yahweh)가 세상에 내려 보내 히브루족을 구원할 신의 아들 메싸야(Messiah)로 추앙했다. 피압박 민중의 열망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다가 압제자들에게 붙잡혀 희생된 역사적 인물을 탈정치화-신비화하는 종교현상은 인류사에서 비일비재한 일이다. 기독교의 역사적 기원도 그런 종교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66년부터 73년까지 지속되었던 히브루족의 반로마독립전쟁은 히브루족의 정신적 기둥이었던 예루살렘 사원(Holy Temple)이 로마제국 침략군에게 무참히 파괴되고, 히브루족의 마지막 남은 독립투사들이 마사다 전투(Masada Battle)에서 전원 자결한 것으로 하여 종식되었다. 

 

반로마독립전쟁에서 패한 히브루족은 망국의 한을 안고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 중앙아시아 등지로 뿔뿔이 흩어져 유랑했는데, 이것이 그들을 다이애스포라(diaspora)로 부르게 된 역사적 기원이다. 

 

히브루족은 그 땅을 떠나 해외 각지로 흩어졌으나, 필리스티아족은 그 땅에 남았다. 무슬림제국, 몽골제국, 에짚트 맘룩왕조가 차례로 필리스티아족의 땅을 점령하고 지배했다. 1516년에는 오토만제국이 필리스티아족의 땅을 점령했다. 그로부터 400년 동안 필리스티아족은 오토만제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20세기 초 오토만제국의 식민통치체제가 붕괴되기 시작했다. 대영제국, 프랑스제국, 아메리카제국, 로씨야제국, 대일본제국은 세계적 범위에서 식민지영토를 재분할하여 자기들끼리 나눠먹으려는 야욕을 품고 도이췰란드제국,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오토만제국을 상대로 전쟁을 벌였는데, 그것이 1914년부터 1918년까지 제국주의국가들끼리 싸운 제1차 세계대전이다.  

 

대영제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오토만제국을 팔레스티나에서 몰아내고 그 땅을 점령했다. 1800년 동안 해외 각지에 흩어져 살던 히브루민족 가운데 유대복고주의자(Zionist)들은 팔레스티나를 점령한 영국의 비호 아래 그 땅으로 이주하여 주인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1936년부터 1939년까지 필리스티아민족은 대영제국 침략자들과 유대복고주의자들에 맞서 무장투쟁을 전개했다. 

 

제국주의국가들끼리 세계적 범위에서 식민지영토를 점령하고 재분할하려고 격돌한 제2차 세계대전은 1945년 8월에 종식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도이췰란드, 일본, 이딸리아를 제압하고 승리한 제국주의국가들은 이른바 ‘전후처리’라는 명분을 내걸고 세계적 범위에서 식민지영토를 제멋대로 점령하고 재분할했다. 그런 흐름에 편승한 유대복고주의자들은 1948년 5월 14일 필리스티아민족의 땅 팔레스티나를 분할점령하고 이스라엘을 세웠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분할점령이 시작된 그날 이스라엘을 신생국가로 공인했다. 만일 영국이 팔레스티나를 점령하지 않았다면, 이스라엘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948년 8월 15일 미국은 우리 민족의 땅 한반도를 분할점령하고 대한민국을 세웠다. 미국은 한반도 분할점령이 시작된 그날 대한민국을 신생국가로 공인했다. 만일 미국이 38도선 이남을 점령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이 각각 제국주의분할점령정책의 산물이라는 점을 말해준다. 

 

군사주권을 자율적으로 행사하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동맹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나, 군사주권을 미국에게 넘겨준 대한민국은 명색이 미국의 동맹국일 뿐 사실상 미국의 점령지로 전락했다. 주한미국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라 합법적으로 주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무기한 주둔을 규정한 대미예속조약이 미국군의 주둔을 합법화해줄 수 없다. 지난 시기 일제침략군이 스스로를 조선주차군이라고 부르며 합법화했던 것처럼, 오늘 미국군도 스스로를 한국주둔군이라고 부르며 합법화하려고 하지만, 명백하게도 그들은 주둔군이 아니라 점령군이다.      

 

미국과 영국의 비호 아래 팔레스티나를 분할점령하고 출현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티나를 물리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높이가 8m이고, 길이가 810km인 거대한 분단장벽을 건설했다. 그러나 미국과 유대복고주의자들이 분할강점한 땅을 되찾아 분단장벽을 철거하고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려는 필리스티나족의 정의로운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그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종미우익세력이 분할강점한 땅을 되찾아 분단장벽을 철거하고 자주통일국가를 건설하려는 우리 민족의 정의로운 투쟁도 계속될 것이다. <사진 1>

 

▲ <사진 1> 2021년 5월 10일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재발했다. 이스라엘 경찰의 유혈진압으로 촉발된 무력충돌이다. 역사자료에 따르면, 필리스티아족과 히브루족은3,000년 전부터 그 땅에서 싸워왔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과 영국의 비호 아래팔레스티나를 강점한 이스라엘은 팔레스티나의 주인인 필리스티아민족을 압살하려는 극악한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2017년부터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집권당 하마스는 무장투쟁으로 이스라엘 침략자들에 맞서 싸우며 자주독립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전력하고 있다.  


 

 

2. 격돌하는 알카쌈려단과 이스라엘군

 

2021년 5월 10일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하여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다른 나라 영토를 침공하고 점령한 날을 국가기념일로 정해놓고, 침략범죄를 미화, 찬양하는 이스라엘의 망동을 보고 팔레스티나 인민은 격분을 금치 못했다. 며칠 전부터 산발적으로 진행되어오던 팔레스티나 인민의 반이스라엘시위투쟁은 그것을 계기로 하여 격렬하게 폭발했다. 화들짝 놀란 이스라엘 경찰은 최루탄, 고무탄, 섬광탄을 난사하면서 팔레스티나 시위군중을 폭력적으로 진압했다. 시위군중 305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반이스라엘시위투쟁은 걷잡을 수 없이 더욱 격화될 것이고, 위험을 직감한 이스라엘 경찰은 시위군중에게 실탄사격을 퍼붓는 광란적 유혈진압을 자행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경찰은 2018년에 팔레스티나 시위군중에게 실탄사격을 퍼붓는 유혈진압을 자행한 바 있다. 2019년 2월 28일 유엔 산하 팔레스티나시위사태조사위원회는 이스라엘군이 2018년 3월 30일부터 12월 31일까지 가자지구(Gaza Strip)에서 시위군중에게 실탄사격을 퍼부어 189명의 사망자와 6,100여 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전쟁범죄, 반인도주의범죄를 자행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팔레스티나 시위군중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옥죄는 살인적인 봉쇄조치를 완화해줄 것과 이스라엘로 밀려난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갈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요구하였다. 너무도 정당한 요구였다. 하지만 입에 피를 물고 날뛰는 이스라엘 집권세력은 팔레스티나 시위군중의 타인 민중의 정당한 요구를 짓밟고, 폭력경찰을 내몰아 광란적 유혈진압을 자행했던 것이다. 

 

반이스라엘무장투쟁을 이끌면서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티나 인민의 집권정당인 하마스(Hamas)는 지난 시기 그런 유혈사태를 여러 번 일어났던 것을 상기하면서 가자지구 시위군중이 이스라엘 경찰의 광란적 유혈진압으로 이번에 또 다시 큰 인명피해를 입게 될 것을 우려했다. 이스라엘 경찰의 폭력진압을 저지할 비상대책이 요구되었다. 그래서 하마스는 당일 오후 6시까지 시위현장에서 이스라엘 경찰병력을 철수할 것과 만일 철수하지 않으면 물리적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통첩을 보냈다. 그러나 입에 피를 물고 날뛰는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통첩에 귀를 기울일 리 만무했다. 

 

2021년 5월 10일 오후 6시 하마스 산하 군사조직인 알카쌈려단(Al-Qassam Brigade)은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을 갈라놓은 분단장벽 너머로 로켓포탄을 100발 이상 쏘았다. 그러자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군사기지들을 공습했다. 2021년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충돌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알카쌈려단은 1987년 12월에 창설되었는데, 지금은 10개 이상의 여단으로 증강되었다. 총병력은 30,000~50,000명이다. 그들은 납치와 암살을 노리는 이스라엘 국가정보기관 모싸드(Mossad)에 자기 신원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 두 눈만 남기고 얼굴 전체를 천으로 가린 채 군사활동을 벌인다. 

 

알카쌈려단의 주적은 이스라엘군이다. 이스라엘군은 현역이 170,000명이고, 예비역이 465,000명이므로, 총병력수는 635,000명이다. 알카쌈려단은 병력수에서 이스라엘군의 1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알카쌈려단은 이스라엘의 살인적인 봉쇄조치로 군사장비를 외부에서 반입하기 힘들다. 그래서 손으로 조립해 만든 원시적인 무기밖에 갖지 못했다. 

 

그에 비해, 이스라엘군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최신 무기를 장비했을 뿐 아니라, 핵무기까지 보유했고,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도 보유했다. 

 

알카쌈려단과 이스라엘군의 무력격차가 그처럼 크게 벌어진 까닭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마구 퍼주는 군사지원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스라엘에 퍼주는 미국의 군사지원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를테면, 2016년 9월 13일 미국 국무부는 2019년부터 10년 동안 이스라엘에게 연간 38억 달러의 군사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까지 연간 31억 달러의 군사비를 원조해오다가 2019년부터는 연간 38억 달러로 증액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는 미사일방어체계 ‘철갑지붕(Iron Dome)’을 개발하는 데 들어간 2억500만 달러도 미국의 재정지원과 기술지원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퍼주고도 더 퍼주고 싶어 안달하는 미국은 이스라엘 영토에 미국군이 전시에 사용할 미사일, 전차, 장갑차, 포탄을 비롯한 8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비축해놓았다. 또한 미국군은 이스라엘군과 함께 ‘주니퍼 코브라(Juniper Cobra)’라는 작전명칭을 내걸고 격년제로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해오고 있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하마스 산하 군사조직인 알카쌈려단 전투원들이 갱도진지에서 무기를 점검하는 장면이다. 알카쌈려단은 이스라엘군에 비해 너무 빈약해보이는무장력을 가졌지만, 가자지구 인민들과 함께 결사항전으로 이스라엘군을 물리치고있다. 그들의 갱도전법은 이스라엘군을 공포에 떨게 할 만큼 위력적이다.  


 

 

3. 하마스의 군민단결력과 이스라엘의 군민이간책동

 

위에 열거한 사실을 보면, 알카쌈려단의 무장력은 이스라엘군의 무장력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세다. 그런 알카쌈려단이 이스라엘군과 맞붙으면, 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으나, 정반대의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시기 무력충돌이 일어났을 때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뒤로 물러서지 않고 용맹스럽게 싸워 이스라엘을 번번이 죽음의 공포에 몰아넣었다. 승리의 비결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정당한 요구를 제기한 데 있다. 그들의 정당한 요구는 다음과 같다.

 

1) 이스라엘은 1967년 6월 5일부터 6월 10일까지 지속된 제3차 중동전쟁에서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 싸이나이반도, 골란고원을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1973년 10월 6일부터 10월 25일까지 지속된 제4차 중동전쟁에서 패하여 싸이나이반도에서 철군했지만,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요르당간 서안지구, 골란고원은 오늘도 여전히 점령하고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철군하여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에 설정되었던 국경을 복원하라는 것이다. 

 

2)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것은, 팔레스티나 영토에서 자유선거를 허용하라는 것이다.  

 

3)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요구하는 것은, 팔레스티나 난민이 자기 고향으로 돌아가서 생활할 귀환의 권리를 인정하라는 것이다.

 

만일 이스라엘이 위와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고 이행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행사를 중지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더욱이 이스라엘을 무조건 지지하는 미국, 일본, 유럽련합은 정당한 요구를 제기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무장투쟁을 전개하는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규정하는 망동을 저질렀다. 

 

위에 열거한 사실들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침략자들을 상대로 정의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고, 이스라엘침략자들은 하마스를 상대로 불의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의로운 반침략전쟁은 반드시 승리하고, 불의한 침략전쟁은 반드시 패하는 것은 사회력사발전의 법칙이다. 정의로운 반침략전쟁에서 하마스와 가자지구 인민은 힘을 집중시킨 단결력으로 결사항전을 벌이지만, 불의한 침략전쟁에서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인민은 각자 제 살 궁리만 하는 바람에 단결하지 못하고 힘을 분산시킨다. 그래서 하마스는 승리하고, 이스라엘은 패한다. 

 

이런 내막을 알게 된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가자지구 인민을 분리시키는 이간책동을 자행했는데, 그것이 곧 가자지구에 대한 살인적인 봉쇄조치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인민의 지지를 받으며 2007년 6월 가자지구 집권당으로 등장했을 때,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완전히 봉쇄하는 만행을 자행했다. 군사장비반입을 금지한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민간부문에서 사용하는 각종 물자들은 물론 심지어 생활필수품까지 반입을 금지시킨 야만적인 봉쇄다. 그런 야만적인 봉쇄 때문에 가자지구에 사는 인구 200만명은 기아와 궁핍에 빠지게 되었다. 가자지구에는 8개의 난민촌이 형성되었다. 가자지구 총인구 200만명 가운데 난민촌에 들어간 인구는 무려 140만명이다.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완전봉쇄는 가자지구 인민을 오랜 기간에 걸쳐 소리 없이 집단학살하는 살륙만행이다. 

 

2010년 5월 31일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비롯한 700여 명의 국제구호활동가들은 완전봉쇄로 고통을 겪는 가자지구 인민들에게 전달할 구호물품을 실은 수송선 6척에 나눠 타고 가자지구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헬기에 탑승한 이스라엘 특공대는 가자지구 해안으로부터 약 130km 떨어진 공해 상까지 날아가 구호품 수송선을 기습공격했다. 이스라엘 특공대의 살륙만행으로 국제구호활동가 15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고, 30여 명이 부상당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오판했다. 이스라엘이 살인적인 봉쇄로 가자지구를 옥죌수록 하마스에 대한 가자지구 인민의 지지와 성원은 더욱 커졌고, 그들의 단결력은 더욱 견고해졌다. 죽음과 고통도 하마스와 가자지구 인민을 갈라놓지 못했다. <사진 3> 

 

▲ <사진 3> 위의 사진은 가자지구에서 각계각층 인민들이 하마스를 지지하는 시위를벌이는 장면이다. 시위군중 속에는 어린아이들의 모습도 보이는데, 이것은 하마스가가자지구 인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완전봉쇄하여 가자지구 인민들을 기아와 빈궁에 몰아넣으면 그들이 하마스에 등을 돌릴 것으로 어리석게 타산하고 이간책동을 감행했지만, 하마스와 가자지구 인민의 단결력은 시련 속에서 더욱 견고해졌다.  

 

 

4. 지하무기공장에서 조립한 파즈르-5 방사포탄

 

2021년 5월 14일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은 로켓포탄, 방사포탄, 탄도미사일 8,000~10,000발을 지하무기고들에 분산, 비축해놓았다고 한다. 이것은 알카쌈려단이 엄청난 양의 화력을 보유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의문이 생긴다. 이스라엘의 살인적인 봉쇄로 모든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자지구에서 알카쌈려단은 어떻게 그처럼 엄청난 화력을 보유할 수 있었을까? 구체적인 사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알카쌈려단은 카쌈 로켓포를 보유했다. 이 로켓포는 사거리가 16km이고, 탄두중량이 20kg이다. 카쌈 로켓포는 알카쌈려단 무기생산기지들에서 자체로 만든 무기다. 로켓포라고 하지만, 질소비료, 설탕, 질산칼륨을 적당한 비률로 섞은 혼합물을 가지고 로켓추진연료를 만들고, 상용폭약(TNT)과 질소비료의 혼합물에 파편으로 쓰이는 못이나 베어링을 박아 넣은 작은 탄두를 장착한 원시적인 무기다. 카쌈 로켓포는 사거리도 짧고, 폭발력도 약하고, 비행속도도 느리고, 유도비행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타격대상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 발사현장을 촬영한 영상자료를 보면, 카쌈 로켓포탄은 카메라 받침대(tripod)처럼 엉성하게 생긴 세발 받침대에 세워놓고 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요즈음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로 날아오는 로켓포탄을 반항공망으로 거의 모두 요격했다고 떠들어대지만, 그들은 원시적인 무기인 카쌈 로켓포로 요격해놓고 대단한 반항공망을 가동한 것처럼 큰 소리를 치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발사하는 타미르 요격미사일(Tamir interceptor)의 비행속도는 초당 750m인데, 카쌈 로켓포탄은 초당 600m의 비행속도로 날아가므로, 이스라엘군은 카쌈 로켓포탄을 요격할 수 있다. 이런 사정을 보면, 카쌈 로켓포는 이스라엘에 그리 위협적인 무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2) 알카쌈려단은 로씨야산 122mm 40관 그래드(Grad) 방사포탄을 보유했다. 이 방사포는 원래 3축6륜 발사대차에 탑재되는데, 사거리가 20km이고, 초당 2발씩 40발을 짧은 시간에 연발로 사격할 수 있다. 탄두중량은 25kg이다. 2010년 11월 23일 조선인민군 방사포부대는 그래드 방사포의 조선식 개량형을 연평도포격전에서 사용했다. 연평도포격전보다 2년 앞선 2008년 12월 알카쌈려단은 사상 처음으로 122mm 그래드 방사포탄 2발을 이스라엘 남부 도시 브에르 쉐바로 발사했었다.  

 

여기서 제기되는 의문은, 알카쌈려단이 40발을 연발로 사격할 수 있는 그래드 방사포탄를 왜 2발만 발사했을까 하는 것이다. 발사현장을 촬영한 동영상자료를 보면, 알카쌈려단은 평시에 방사포탄을 갱도진지에  숨겨놓았다가 발사명령을 받으면, 포병 7명이 동아줄로 방사포탄을 들어 올려 사격지점까지 운반한다. 사격지점에는 약 60도 각도로 땅을 파고 묻어놓은 발사관이 있는데, 그 발사관 속에 들어있는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방사포탄을 발사관 안에 들여놓으면 잠시 후 폭약이 터지면서 방사포탄에 점화되고, 방사포탄이 폭약의 폭발력으로 허공으로 솟구쳐 오르면서 타격대상을 향해 날아가게 된다. 포병들은 방사포탄을 발사한 뒤에 신속히 다른 곳으로 회피한다. 

 

그런데 방사포탄을 그런 식으로 발사하면, 연발사격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방사포탄 40발을 발사대차에 탑재해놓고 연발사격을 하지 못하고, 위에 서술한 식으로 2발만 쏜 것이다. 

 

알카쌈려단이 발사한 그래드 방사포탄은 초당 690m의 비행속도로 날아가므로, 비행속도가 초당 750m인 타미르 요격미사일을 이스라엘군이 쏘면 이론상 요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전상황에서는 이론적으로 규명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돌발적인 요인들 때문에 요격률이 떨어진다.  

 

2021년 5월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과 이스라엘군의 무력충돌이 시작된 5월 10일부터 알카쌈려단은 이스라엘의 타격대상들을 향해 2,900여 발을 발사했는데, 이스라엘군의 반항공망은 그 가운데서 1,150여 발을 요격했고, 450발은 가자지구를 벗어나지 못하고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런 발표내용을 보면, 알카쌈려단이 쏜 각종 발사체들 가운데 450발은 가자지구에 추락했고, 1,150여 발은 이스라엘군 반항공망에 걸려 요격되었고, 1,300여 발은 이스라엘군 반항공망을 뚫고 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  

 

3) 2012년 11월 17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은 이란에서 생산한 파즈르(Fajr)-5 방사포탄을 보유했다고 한다. 파즈르-5 방사포는 구경이 333mm이고, 사거리가 75km이며, 탄두중량은 175kg이다. 원래 이란에서는 3축6륜 발사대차에 파즈르-5 방사포 4문을 탑재한다. 

 

2012년 11월 27일 <CNN> 보도에 따르면, 이란에서 생산된 파즈르-5 방사포탄이 이란에서 아주 멀리 떨어졌을 뿐 아니라, 이스라엘의 살인적인 봉쇄에 갇혀있는 가자지구로 반입되었는데, 그 반입경로는 다음과 같다. 이란이 방사포탄 부품을 수단으로 보내면, 거기서 수송차량에 실어 에짚트 사막지대를 거쳐 싸이나이반도 북쪽 국경지대에 있는 갱도를 통해 가자지구로 반입한다. 그러면 다른 경로로 은밀히 가자지구에 들어간 이란의 미사일기술자들이 가자지구의 지하무기공장에서 반입부품들을 조립하여 파즈르-5 방사포탄을 완성한다. 

 

이런 사실을 간파한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파즈르-5 방사포탄 부품을 가자지구로 운반하는 수송로를 차단하려고 광분했다. 2009년 3월 29일 영국 일간지 <썬데이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009년 1월 무인타격기를 수단 동북부 영공으로 불법침입시켜 가자지구로 방사포탄 부품을 수송하는 차량 17대를 파괴했고, 수송차량에 타고 있던 50여 명을 살해했다고 한다. 원래 그 수송차량은 홍해를 통해 수단으로 들어간 방사포탄 부품을 싣고 에짚트 사막지대를 거쳐 가자지구로 향하던 길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차단작전에 광분한다고 해서 방사포탄 부품 수송로가 차단되는 것은 아니다.   

 

방사포탄 부품은 그런 식으로 가자지구에 반입될 수 있지만, 이스라엘의 감시망과 봉쇄망을 뚫고 3축6륜 발사대차를 가자지구에 반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알카쌈려단은 파즈르-5 방사포를 싣고 사격점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발사대차를 보유하지 못했다. 발사대차가 없으면, 4발을 연속사격하지 못하기 때문에, 파즈르-5 방사포의 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알카쌈려단은 2012년 11월 처음으로 파즈르-5 방사포탄 14발을 발사하여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외곽지대를 타격했다.    

 

▲ <사진 4> 위의 사진은 알카쌈려단 전투원들이 발사한 카쌈 로켓포탄이 이스라엘을향해 날아가는 장면이다. 카쌈 로켓포탄은 완전봉쇄를 받는 가자지구에서 알카쌈려단이 자체로 만든 원시적인 무기다. 그래서 이스라엘군은 반항공망으로 카쌈 로켓포탄을 요격했다고 떠들어대지만, 알카쌈려단은 그들이 요격하지 못하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5. 침략자를 공포에 떨게 하는 아이야쉬-250

 

2021년 5월 16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이 쏜 발사체 가운데 120발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타격했다고 한다. 가자지구 북측 지역에서 텔아비브 중심부까지 직선거리는 70km이므로, 알카쌈려단이 가자지구에서 쏜 발사체 120발이 텔아비브를 타격한 것은 알카쌈려단이 사거리가 70km인 무기를 보유하였음을 말해준다. 카쌈려단이 보유한 파즈르-5 방사포의 사거리가 75km다. 그러므로 카쌈려단은 파즈르-5 방사포탄 120발을 발사하여 텔아비브를 타격한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스라엘은 파즈르-5 방사포탄 120발이 떨어진 텔아비브에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 인민들은 반항공대피훈련이 잘 되어 있고, 지하대피소들도 곳곳에 구축되어 있으므로 파즈르-5 방사포탄 120발을 맞았어도 텔아비브에서 큰 인명피해를 입지는 않고, 건물손괴피해만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스라엘군은 텔아비브가 방사포탄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한 앙갚음으로 2021년 5월 15일과 16일 전투기를 연속 출격시켜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이스라엘 공군 전투기들은 5월 15일 외국언론기관들이 입주해 있는 건물을 공습, 파괴하고, 가자지구 난민촌을 공습, 파괴했으며, 5월 16일에는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Yahya Sinwar)의 살림집과 그의 동생 무함마드 신와르(Muhammad Sinwar)의 살림집을 공습, 파괴했다. 

 

이스라엘군이 그처럼 군사기지를 파괴하지 않고 민간시설을 공습, 파괴한 것은 그들이 공습대상을 더 이상 찾아내지 못했음을 말해준다. 알카쌈려단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위험을 피해 땅속에 갱도진지를 건설해놓았으므로, 이스라엘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가 땅속에 있는 갱도진지를 찾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군은 민간시설을 공습, 파괴하는 전쟁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  

 

그런데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이 7일째로 접어든 2021년 5월 16일 뜻밖에도 세인의 시선을 집중시킨 두 가지 중대한 사건이 일어났다. 

 

1) 2021년 5월 16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공습을 중단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 국가안보회의를 긴급히 소집했다. 만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습을 계속할 생각을 하고 있다면, 국가안보회의를 긴급히 소집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공습을 계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중단해야 하는지를 결정할 국가안보회의가 소집된 것은 그들 속에서 공습중단을 주장하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2021년 5월 16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공습을 당분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스라엘 지배세력은 공습중단론과 공습연장론으로 갈라져 논쟁을 벌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습중단은 곧 정전을 의미하므로, 이스라엘 지배세력 내부에서 정전론이 제기된 것이 확실하다.   

 

2) 2021년 5월 16일 미국은 이스라엘에 파견한 미국 연방정부 관리 120명을 군용 수송기에 태워 도이췰란드에 있는 람슈테인 공군기지로 긴급히 소개시켰다. 미국이 자국인들을 전선에서 해외의 안전비대로 긴급히 소개시키는 것은 패전위험이 조성되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내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무력충돌이 발생한 이후 가자지구에 1,000회 이상의 공격을 퍼부었고, 그와 대조적으로 이스라엘이 완전봉쇄한 가자지구에서는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중유마저 떨어지는 바람에 5월 16일 중으로 전기공급이 중단되었다. 전쟁이 그처럼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데, 느닷없이 정전론이 제기되고, 미국인들이 긴급히 다른 나라로 소개된 것은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다. 왜 그런 돌발현상이 나타났을까? 

 

의문을 풀어줄 결정적인 단서는 2021년 5월 13일에 일어난 놀라운 사건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5월 13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보도에 따르면, 알카쌈려단은 ‘대형 로켓’을 이스라엘의 라몬국제공항으로 발사했는데, 이스라엘군은 그 ‘대형 로켓’이 200km를 날아간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라몬국제공항은 홍해에 접한 최남단 항구도시 에일랏(Eilat) 외곽지대에 있다. 가자지구 남측 지역에서 그 국제공항까지 직선거리는 약 200km다. 2021년 5월 14일 알카쌈려단 대변인은 사거리가 250km인 아이야쉬(Ayash)-250 '신형 로켓‘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사거리가 250km이고 비행거리가 200km이면, 로켓이 아니라 단거리탄도미사일이다. 다시 말해서, 알카쌈려단은 사거리가 250km인 아이야쉬-250 신형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여 이스라엘의 라몬국제공항 활주로를 파괴한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250km에 이른다는 사실은 알카쌈려단이 그 미사일로 이스라엘 전역을 마음먹은 대로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공격할 결정적인 화력타격수단을 보유한 것이다. 

 

2) 사거리가 250km인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은 사거리가 210~300km인 이란의 파테(Fateh)-110 미사일과 성능이 유사하다. 파테-110 미사일의 탄두중량은 500kg이므로,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의 탄두중량도 500kg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알카쌈려단은 탄두중량이 175kg밖에 되지 않는 방사포탄을 쏘았지만, 이제는 탄두중량이 500kg이나 되는 강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게 된 것이다.

 

3) 알카쌈려단은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도 타격할 수 있고, 이스라엘 네게브사막지대에 있는 다이모나(Dimona) 원자력발전소도 타격할 수 있다. 이것은 그들이 전략적 타격수단을 보유했음을 의미한다. 이번에 알카쌈려단이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로 가자지구 북쪽에 있는 텔아비브를 타격하지 않고, 가자지구 남쪽에 있는 라몬국제공항을 타격한 까닭은, 그들이 전략적 타격수단을 사용할 결정적인 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카쌈려단이 발사한 아이야쉬-250 탄도미사일이 라몬국제공항 활주로를 파괴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이스라엘 고위관리들은 전률했다. 그래서 그들은 황급히 정전론을 제기했고,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또한 그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미국도 이스라엘에 파견한 관리들을 도이췰란드로 황급히 소개시킨 것이다.  

 

위와 같은 사실을 보면, 하마스는 이번 전쟁에서 또 다시 전술적 승리를 쟁취하고 정전복귀성과를 얻게 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정의의 전쟁은 반드시 승리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스라엘, 가자지구 외신 입주 건물 폭격... “언론 침묵 강요하는 전쟁 범죄”

가자지구 참상 보도 막으려는 악랄한 폭력 행위... 일가족 10명 몰살 등 최소 145명 사망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2021-05-16 10:09:35 수정2021-05-16 10:20:56
이스라엘군이 15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AP통신 등 외신들이 입주해 있는 12층 건물을 폭격해 파괴하고 있다.ⓒ뉴시스, 
 

이스라엘이 폭격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외신들이 입주해 있는 고층 건물을 폭격했다. 세계 언론인들은 이스라엘의 이러한 만행은 가자지구의 실상을 전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전쟁 범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에 의하면, 이스라엘군은 15일(현지 시간) AP통신, 카타르 국영 방송 알자지라 등 다수 외신 언론사가 입주해 있는 가자지구 내 12층 건물인 ‘잘라 타워’를 폭격해 완파했다.

폭격 한 시간 전에 이스라엘이 해당 건물주에 전화해 일방적으로 폭격 작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폭격을 중지하라고 이스라엘 총리실과 외무부에 전화를 걸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무시하고 폭격을 감행했다.

AP통신은 폭격 직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군이 AP와 다른 언론사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파괴했다는 것에 충격과 공포를 느낀다”면서 “세계는 이 일로 가자에서 일어나는 일을 더 적게 알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믿을 수 없는 만큼 충격적인 상황 전개”라면서 기자와 프리랜서 등 직원 12명이 겨우 건물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날 건물 붕괴 모습을 생중계하며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우리는 이번 조치로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번 폭격은 “가자지구 사람들이 당하는 말할 수 없는 학살과 고통을 감추고 언론에 침묵을 강요하는 전쟁 범죄”라고 강력히 비난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국제언론인협회(IPI)도 이날 이스라엘이 언론사 건물에 폭격을 감행한 데 관해 “인권과 국제규범에 대한 중대하고 근본적인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국제 언론인 보호단체들도 이번 행위는 “가자지구 사람들이 당하는 고통을 취재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폭격에 관해 “해당 건물이 하마스에 의해 군사적으로 사용된다”고 공습 이유를 주장했지만, 어떠한 증거도 내놓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P통신 기자들은 “해당 건물에 15년째 상주해 있었지만, 하마스 관련 어떠한 의심스러운 것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의 계속된 폭격으로 이날까지 어린이 41명을 포함해 최소 14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부상자도 95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공습에서 난민촌에 살던 어린이 8명과 여성 2명을 포함한 일가족 10명이 몰살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5.18학살 배후부터 쿼드 참여 강요까지, 미국을 규탄한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5/16 [00:18]
  •  
  •  
  • <a id="kakao-link-btn" style="font-variant-numeric: normal; font-variant-east-asian: normal; font-stretch: normal; font-size: 12px; line-height: 16px; font-family: dotum, 돋움, Arial; color: rgb(102, 102, 102);"></a>
  •  
  •  
  •  
  •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미 대사관 앞에서 정오부터 연속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진연은 ‘▲5·18 학살 배후 미국 사죄 ▲방위비분담금 인상 반대 ▲코로나부대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전시작전권 반환’의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제공-대진연]  

 

▲ 대진연 회원들이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진연]  

 

 

▲ 대진연 회원들은 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경찰이 이들을 가로막아 한동안 몸싸움이 벌어졌다.  © 김영란 기자

 

5·18민중항쟁 영령들의 한이 빗물로 되어 내리던 15일,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는 각계가 미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연속으로 열렸다.   

 

먼저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회원들이 미 대사관 앞에서 정오부터 연속 기자회견으로 반미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대진연 회원들은 ‘▲5·18 학살 배후 미국 사죄 ▲방위비분담금 인상 반대 ▲코로나부대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전시작전권 반환’의 내용으로 연속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진연은 “광주 학살을 묵인하고 조장했던 미국은 자신들이 5·18에 개입하며 시민들을 직접 학살하려 했던 공모자라는 사실이 속속들이 공개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5·18 광주학살 책임자 전두환과 진짜 주범 미국의 사죄를 받아낼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대진연은 “남북관계에 사사건건 승인 운운하는 미국의 태도와 한미연합군사훈련으로 한반도의 평화는 오고 있지 않다. 미국은 계속해서 한반도에서 자신들의 패권만을 위해 이 땅 살아가는 국민들의 안전을 앗아가고 있다”라고 짚었다. 

 

대진연은 기자회견 후에 대형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 전국민중행동(준)은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15일 오후 2시 진보당·대학생·노동자·빈민·시민단체 등 9개 단체 연속으로 미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 김영란 기자

 

 

▲ 각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규탄 발언과 ‘미국의 탐욕스런 청구서’를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 김영란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은 낮 2시 광화문광장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당국에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민중행동(준)은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오후 2시 진보당·대학생·노동자·빈민·시민단체 등 9개 단체 연속으로 미국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로 행진했다. 

 

각 기자회견에서는 미국 규탄 발언과 ‘미국의 탐욕스런 청구서’를 찢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미국의 탐욕스런 청구서에는 ‘▲남북관계 훼방 놓는 대북제재 ▲한반도 전쟁위기 촉발하는 전쟁 연습 ▲동북아 평화 위협하는 사드 추가 배치 ▲미국산 무기 대량구매 ▲한미일 군사동맹 ▲주한미군 주둔비 인상 강요 ▲한일과거사 문제 봉합 강요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지지’ 등이 쓰여 있었다.  

 

아래는 각계 기자회견에서 나온 미국 규탄 발언이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쿼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쿼드에 참여해서 우리가 얻는 이익이 무엇인가. 평화와 경제의 관점에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은 왜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요구하는가. 미국은 한국에 더 이상 간섭하지 말라.”  

 

“미국은 지속해서 한일관계 개선을 강요하고 있다. 이는 한미일 동맹 강화 등 미국의 군사전략을 완성해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한일관계에 개입하지 말라. 사사건건 우리의 문제에 개입하는 미국을 규탄한다.

 

“미국은 남북· 북미 합의를 무시하고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고,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패권 국가 미국을 반대한다.”

 

“미국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일동맹의 하부로 한미일동맹을 구축하기 위해 한국을 압박할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쿼드 참여이다. 미국은 부당한 요구를 중단하라.”

 

“미국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압박하고 있다.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화하기 위해서 과거사 문제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문제를 덮어놓고 무조건 일본과 손잡기를 강요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부당한 강요를 중단하라.”

 

단체들은 청와대 앞에서도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의 부당한 압력을 거부하는 당당한 대통령이 될 것을 요구했다. 

 

 

▲ 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는 오후 3시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한미동맹 해체! 미군철수! 전국반미공동행동(37차 반미월례집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 김영란 기자

 

또한 조국통일촉진대회 준비위는 오후 3시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한미동맹 해체! 미군철수! 전국반미공동행동(37차 반미월례집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와 문재인 정부의 민족자주 입장에 설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명분으로 대북적대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문재인 정부의 사대예속과 대북대결정책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는 한미정상회담을 반대한다”라며 “미국이 진정 북과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대북적대정책부터 철회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미국은 대북적대정책 즉각 철회할 것 ▲미국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에 나설 것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내정간섭 거부하고 민족자주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부산 아기 두꺼비 구조작전... 취재기자도 뛰어든 이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5/16 10:52
  • 수정일
    2021/05/16 10:5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부산 온천천 생태 연못, 비 올 때마다 반복되는 두꺼비 로드킬

21.05.15 19:49l최종 업데이트 21.05.15 20:03l
▲ 부산 아기 두꺼비 구조작전... 취재기자도 뛰어든 이유 15일 부산광역시 연제구에 비가 내리자 두꺼비 지킴이 환경단체 온천천네트워크, 생명그물의 활동가 일곱 명이 주말 휴식을 반납하고 출동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 현장으로 나와 아기(새끼) 두꺼비 구조작전을 펼쳤다. 기자도 취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장비를 내려놓고 한참 동안 활동가들과 함께 아기 두꺼비들을 도로 건너편으로 옮겼다. 그러는 사이 2차선 도로로 차량이 계속 오갔다. 주말이라 차량이 많지 않았지만, '떼죽음' 사태를 피하지는 못했다. 두꺼비 지킴이인 활동가들로부터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왔다. 영상 : 김보성, 온천천네트워크, 생명그물 편집 : 이주영
ⓒ 이주영

관련영상보기

 

 15일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의 생태 연못에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화단을 넘어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가는 과정이다. 수만 마리가 서식지를 찾아 이동했지만, 많은 수가 로드킬을 당했다.
▲  15일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의 생태 연못에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화단을 넘어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가는 과정이다. 수만 마리가 서식지를 찾아 이동했지만, 많은 수가 로드킬을 당했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발밑 조심해주세요."
"저기도 엄청 많아요."


15일 부산광역시 연제구에 비가 내리자 두꺼비 지킴이 환경단체 온천천네트워크, 생명그물의 활동가 일곱 명이 주말 휴식을 반납하고 출동에 나섰다. 이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 현장으로 나와 아기(새끼) 두꺼비 구조작전을 펼쳤다. 기자도 취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장비를 내려놓고 한참 동안 활동가들과 함께 아기 두꺼비들을 도로 건너편으로 옮겼다. 

구조 장비는 붓, 즉석밥 용기, 작은 그릇, 물통, 받침. 엄지손톱 크기보다 작은 두꺼비들을 로드킬(동물찻길사고)에서 구하기 위한 도구였다. 비닐장갑을 끼고 꼬물꼬물 움직이는 두꺼비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10분여 동안 수백여 마리가 통에 담겼다. 이런 식으로 구조한 두꺼비만 수천여 마리로 추정된다. 그러는 사이 2차선 도로로 차량이 계속 오갔다. 주말이라 차량이 많지 않았지만, '떼죽음' 사태를 피하지는 못했다. 두꺼비 지킴이인 활동가들로부터 안타까운 탄식이 터져 나왔다. 모두를 구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스팔트 도로 위를 지나던 두꺼비들이 바퀴에 깔리면서 운전자들은 의도치 않게 로드킬의 가해자가 됐다. 곳곳에서 차에 치이거나 발에 밟힌 두꺼비가 눈에 띄었다. 어림잡아 수만 마리의 아기 두꺼비들이 온천천에서 길 건너 연신초등학교와 한국전력 시설로 넘어가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비 내린 주말, 부산 도심서 펼쳐진 두꺼비 구조작전
 
 15일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의 생태 연못에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화단을 넘어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가는 과정이다. 수만 마리가 서식지를 찾아 이동했지만, 많은 수가 로드킬을 당했다.
▲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붓을 이용해 아기 두꺼비들을 통에 담고 있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온천천 아기 두꺼비 구조작전' 15일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의 생태 연못에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화단을 넘어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가는 과정이다. 수만 마리가 서식지를 찾아 이동했지만, 많은 수가 로드킬을 당했다. 구조한 일부 두꺼비.
▲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구조한 아기 두꺼비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지난 2월 성체 두꺼비 여러 마리가 부산의 도심 하천인 온천천 연못에 알을 낳았다. 60일 간의 유생 기간을 거쳐 지난달 1일과 5일 일부가 이동했고, 이날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면서 집단적 이주가 이루어졌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부산과 경남 일대의 강수량을 10~40mm로 예보했다.

꼬리까지 떼어내고 아가미가 아닌 피부와 폐로 호흡을 시작한 아기 두꺼비들은 우천 시 흙냄새를 따라 본능적으로 뭍이나 산으로 이동한다. 수명이 20~30년인 두꺼비가 온천천 주변에 서식하며 해마다 산란과 이동을 반복하고 있다. 대구 망월지나 창녕 주남저수지 등 습지가 아닌 부산 도심 한가운데에서 두꺼비들이 이처럼 대거 산란하고, 대이동을 하는 과정은 생태계의 경이로운 장관이다. 

양서류는 기후변화에 민감한 종이다. 이들이 사라지면 도시의 기후와 환경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환경 지표 생물인 이들이 도시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생물 다양성과 건강성을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시는 두꺼비를 보호종으로, 환경부는 포획금지종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부산 온천천 아기 두꺼비들의 대이동은 고난의 연속이다. 달리는 자전거와 차를 피해 도로를 가까스로 건너야 하고 인도의 경계석은 또 다른 장애물이다. 황소개구리와 북미산 거북 등도 이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도시의 환경오염도 양서류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런 상황 속에 아기 두꺼비가 성체가 되기까지 생존율은 3%가 채 되지 않는다. 복을 상징하며 과거 흔하디흔했던 두꺼비가 어느새 멸종위기등급 '관심대상'이 된 이유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두꺼비가 죽어갑니다"
 
 비가 내린 15일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의 생태 연못에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화단을 넘어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가는 과정이다. 수만 마리가 서식지를 찾아 이동했지만, 많은 수가 로드킬을 당했다.
▲  비가 내린 15일 부산 온천천 주변에서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아기 두꺼비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비가 내린 15일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의 생태 연못에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수만 마리가 서식지를 찾아 이동했지만, 많은 수가 로드킬을 당했다. 구조한 두꺼비들을 건너편 화단 쪽으로 옮겼다.
▲  이날 구조된 두꺼비들은 건너편 화단 쪽으로 옮겨졌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어린 두꺼비가 로드킬 당하는 현장을 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두꺼비가 도로에 가득 있어요. 급히 구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입니다. 비가 오는 날만이라도 차량을 통제하고, 이동을 돕는 논의와 대책이 필요해요"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펼친 최대현 생명그물 대외협력국장은 온천천 두꺼비들을 살릴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말로만 '부산 생태도시'를 강조할 것이 아니라 두꺼비와 도심이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작은 연못에서 태어난 두꺼비는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든 도로와 구조물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부터 온천천을 관리하는 연제구청의 협조로 울타리가 세워졌고, 자전거 운행을 막아 연못 주변의 로드킬은 잦아들었다. 부산시 하천관리과도 환경단체와 함께 시민 협조 현수막을 내걸었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매년 서식지를 찾는 과정에서 '떼죽음'이 반복된다. 연못을 벗어나 아스팔트를 건너가는 아기 두꺼비들을 위해 필요한 것은 인간의 작은 배려다. 4~5월 대이동 기간 생태통로를 만들고, 이동 길목의 차량 우회만으로도 두꺼비의 생존확률은 훨씬 늘어날 것이다.

이지영 온천천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아파트나 집 앞에 양서류가 산다는 것이 고맙고 신기한 일이다. 두꺼비들이 없다면 우리도 살 수 없는 환경이라는 이야기다. 새끼 두꺼비를 위해 통행이 불편해도 괜찮다는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5일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의 생태 연못에서 아기 두꺼비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연못을 나와 화단을 넘어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 가야 한다. 이들의 여정은 쉽지 않다.
▲  부산 도심 하천인 온천천의 생태 연못을 나와 화단을 넘고 아스팔트 도로를 건너야 하는 아기 두꺼비들의 여정은 쉽지 않다.
ⓒ 김보성

관련사진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부수조작-5.18날조, 조선일보 폐간하라"

조중동폐간시민실천단, 투쟁 500일 맞아 조선일보 사옥 앞 기자회견

21.05.15 14:30l최종 업데이트 21.05.15 14:30l
 조중동페간 시민실천단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투쟁 500일째를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조중동페간 시민실천단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조선일보 사옥 앞에서 투쟁 500일째를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김철관

관련사진보기


조중동 폐간을 바라는 시민실천단체가 14일, 투쟁 500일 맞아 "조중동을 비롯한 기레기 언론을 끝장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중동과 TV조선, 채널A 등 보수 언론의 폐간·폐방 운동을 해온 조중동폐간무기한시민실천단(조중동폐간시민실천단, 단장 김병관)은 14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조선일보(TV조선) 사옥 앞에서 폐간 투쟁 50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했다.

이날 조중동폐간시민실천단은 "5.18 북한군 침투 조작사기집단 채널A와 TV조선은 폐방해야 한다"며 "부수조작으로 국민사기를 벌인 조선일보를 폐간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해 벽두부터 시작된 인류의 대재앙, 바이러스 팬데믹 조차 그들의 정쟁으로 삼던 조중동을 비롯한 저질 언론들은 세계 제일 K-방역에 딴지를 걸고, 백신과 얽힌 제약 재벌사의 마름이 되어 갖은 교설을 다 떨더니, 최근 유가 부수 조작이라는 파렴치한 행위의 극단을 보이고 있다"며 "구독자 부수를 속여 광고주로부터는 자본의 탈취를, 공공 홍보라는 미명하에 국가로부터는 허위 보상금을 챙겨, 그간 수십조의 혈세를 갈취한 국민 사기 집단을 전 민족의 이름으로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5.18 항쟁 북한개입설이 완전 날조였음이 장본인으로부터 엊그제 선포됨으로써 수십 년 제 국민 학살범과 언론이 한 패거리였음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말았다"며 "이제 최악의 두 뿌리를 같이 묶어 민족의 이름으로 반드시 처단해야 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이날 김병관 조중동폐간실천단장은 "외세에 복무하는 매국매족 언론들은 지구촌 최악의 전범국 미국 편으로서 우리 통일을 저지하고 분열을 조장하며,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전면적으로 가로막고 있다"며 "방사능 오염수의 태평양 방출로 다시는 회생 불가능한 바다는 물론 지구촌 전 생태계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일이어서, 현존하는 78억 인구가 공분하고 있는 이때 마셔도 된다는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조선일보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정치권과 오염수로 날마다 축배를 들고 영생하기 바란다"고 피력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서면으로 보낸 연대사를 통해 "일제 때는 일본천황에, 해방 후에는 다시 미국에 빌붙어 권력을 잡은 친일반민족세력에 동조하며, 철저하게 반민족, 반민주의 길을 걸어온 조중동"이라며 "우리사회에서 이들을 완전히 퇴출시키지 않은 한 국민통합은 불가능하다, 분단극복과 한반도 평화정착도 이룰 수가 없다, 조중동 언론적폐청산, 500일 투쟁을 동지적 연대로 뜨겁게 격려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희대의 신문부수 사기집단·5.18북한군 침투 사기조작, 조선동아 폐간하라 ▲우린 사기집단이었다, 족벌언론 일동▲조선일보 방 사장 비리를 단죄하자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선호야, 아버지 용서 마라”...청년의 빈소에서 바라본 한국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인쇄 글자 작게 글자 크게

 

평택항에서 갑작스럽게 컨테이너 작업에 투입 돼 일하다 300㎏에 이르는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씨의 아버지 이재훈씨(60). 박민규 기자parkyu@kyunghyang.com

평택항에서 갑작스럽게 컨테이너 작업에 투입 돼 일하다 300㎏에 이르는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씨의 아버지 이재훈씨(60). 박민규 기자parkyu@kyunghyang.com

 

또 한명의 청년 노동자가 일터에서 죽었다. 경기 평택항에서 아르바이트하던 만 스물셋의 청년 고 이선호씨다. 그는 원청의 지시를 받고 컨테이너 바닥의 나뭇조각을 줍다가 300㎏의 쇳덩이에 깔려 4월 22일 사망했다. 안전교육은 물론 신호수, 안전관리자도 없었다.

제도, 관행, 돈은 생명을 모른다. 같은달 28일 해양수산부 장관은 선호씨가 숨진 평택항을 방문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안전과 방역관리에 힘쓰는 현장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장관은 그날 코로나19 방역에 대해서만 말했다. 불과 엿새 전 같은 장소에서 있었던 선호씨의 죽음은 언급하지 않았다.

“곧 퇴임하는 장관이기 때문에… (보고를 안 했다).” 해양수산부는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대책위)에 이렇게 설명했다고 한다. 무심한 관행은 죽음에 대한 예의조차 집어삼켰다.

죽음에 대한 태도는 곧 생명에 대한 태도다. 눈물이 마르면 우리는 또 돈과 관행에 맹목적으로 복무할지도 모른다. 슬픔이 증발하기 전에 한국사회는 이 죽음을 오래 들여다봐야 한다.

지난 5월 9일과 11일, 12일 고 이선호씨의 빈소를 찾았다. 아버지 이씨를 여러차례 인터뷰하고 그가 조문객들과 나눈 대화, 원청기업 등의 대응을 기록했다. 청년 노동자의 빈소에서 마주한 한국사회의 살풍경을 다섯개의 열쇠 말에 담았다.
 

고 이선호씨가 일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군 제대 후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가운데)이다. 이재훈씨의 휴대폰에는 선호씨의 번호가 ‘삶의 희망’으로 저장돼 있었다.  ‘삶의 희망’ 글자 위 사진은 선호씨의 누나가 “(선호씨의 사진에) 어플리케이션으로 장난을 쳤던 것”이라고 한다. 선호씨는 생전에 “돈을 아껴 가족 선물을 챙기고, 조카들을 사랑한” 장난기 많은 막내였다. 이재훈씨 제공

고 이선호씨가 일하고 있는 모습(왼쪽)과 군 제대 후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가운데)이다. 이재훈씨의 휴대폰에는 선호씨의 번호가 ‘삶의 희망’으로 저장돼 있었다. ‘삶의 희망’ 글자 위 사진은 선호씨의 누나가 “(선호씨의 사진에) 어플리케이션으로 장난을 쳤던 것”이라고 한다. 선호씨는 생전에 “돈을 아껴 가족 선물을 챙기고, 조카들을 사랑한” 장난기 많은 막내였다. 이재훈씨 제공

증언 

“혹시 네가 착각한 것은 아닌가 (회사에서는)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아.”(이재훈씨)

“(고개를 가로저으며) 처음 보는 지게차… 나무….”(러시아 국적 이주노동자 A씨)

“처음 보는 지게차가 청소하라고, 나무 주우라고 했대요.”(A씨와 이씨 간 통역을 맡은 또 다른 이주노동자)

5월 11일 저녁 6시. 이재훈씨는 초조하게 기다려왔던 이주노동자 A씨와 마주앉았다. A씨는 선호씨가 죽던 순간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다.

사고 당일 선호씨와 A씨는 개방형 컨테이너 바닥에 있는 나뭇조각을 주우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치울 필요 없다, 그냥 가자”고 했고 선호씨는 “그래도…”라면서 컨테이너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후 300㎏에 이르는 컨테이너 날개가 선호씨를 덮쳤다.

아버지 이씨가 A씨와의 만남을 기다린 이유는 하나다. 원청은 ‘지시 여부’에 대한 입장이 모호하다. 원청기업인 물류업체 동방의 한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하고, 그 말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사측 태도에 분노한 이씨는 A씨의 증언을 재차 듣고자 했다. 5월 11일 A씨가 한 말은 사고 당일인 4월 22일 이씨가 이미 들었던 것과 같았다. 아들의 사망 직후 그는 A씨부터 찾아 녹음해 두었던 터였다.

목격자의 증언에도 원청은 왜 지시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까. 동방은 당시 사고현장을 비추고 있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내세운다. A씨가 지목한 지게차는 사고가 난 곳과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지시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A씨는 해당 기사가 한번은 지게차에서 내려 지시를 하고, 지게차에 올라탄 뒤엔 창밖으로 손짓해 재차 지시했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동방은 “지목된 지게차 기사는 지시 사실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경찰 조사결과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평택항의 개방형 컨테이너 바닥면 너머로 12일 고 이선호씨의 사고현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보인다. 연합뉴스

평택항의 개방형 컨테이너 바닥면 너머로 12일 고 이선호씨의 사고현장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보인다. 연합뉴스

동료 

아버지는 아들의 죽음을 직접 목격했다. 사고 시각은 4시 9분 무렵. 5시가 다 돼갈 때쯤 이씨는 자전거를 타고 항만으로 나갔다. 아들이 검역소로 돌아오지 않아서였다. 그리고 선호씨를 발견했다. 컨테이너 날개 밑에 “머리가 터져” 쓰러져 있었다.

“이게 뭐고. … 죽은 기가. 죽었나!”

이씨는 죽은 아들의 주변에 서 있었던 동료들이 잊히지 않는다. 사고 후 40여분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이씨에게 연락을 준 이는 없었다. “6명 정도 있었거든요. 그중에 제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없는 사람은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내 아들인 줄 다 알거든요. ‘빨리 와봐야 할 것 같다’라고만 해줬어도….”

‘119 신고’ 대목에선 그의 목이 메었다. “인간의 ‘극과 극’이 나옵니다. 사람이 깔리니까 (이주노동자 A씨는) 달려가서 그거(300㎏의 컨테이너 날개)를 들려고 하면서 무전으로 119 신고를 해달라고 합니다. 무전을 들은 직원이 현장으로 달려옵니다. 그러더니 119가 아니라 사무실에 전화를 합니다.”

그럼에도 이씨는 사람을 증오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대신 기업의 잘못된 관행을 짚고자 했다. “저는 (119 신고 전에 회사에) 보고했던 사람이, 인간성이 나빠서 그랬다고는 절대 생각 안 합니다. 들어보니 다른 회사들도 마찬가지더란 말입니다. ‘선보고 후조치.’ 회사의 사고대응 매뉴얼이 있는 겁니다.”

이씨는 “우리 아이가 그렇게 되기까지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두사람 가운데 한명은 이미 용서했다고도 했다. 컨테이너 날개가 바닥으로 넘어지게끔 충격을 가한 인물이다. 이 지게차 기사는 당시 다른 방향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고, “설마 거기에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가 얼굴을 들지 못한 채 빈소에 와 사죄했을 때, 이씨는 이렇게 말했다. “니 속은 어떻겠노. 단디 보고 하지 그랬나. 가서 소주나 한잔하시게.”

동방의 관계자는 119 신고 대신 ‘보고’가 먼저 이뤄진 이유에 대해 “해당 직원이 3개월간 병가를 다녀와 복귀했기 때문에 (경황이 없어) 사무실에 (먼저) 전화한 것 같다”면서 “4시 9분에 전화가 왔고, 4시 10분에 119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동방 측의 대응을 접한 이씨는 말했다. “왜 보고부터 했느냐고 물었는데, 1분밖에 안 걸렸다고 답하는 게 말이 됩니까.”
 

고 이선호씨의 중·고교 친구들은 사고 당일 병원에 모인 이후 20여일째 돌아가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어버이날, 선호씨의 친구들은 이재훈씨에게 카네이션을 드렸다. 이씨는 카네이션을 받고 아들의 영정 앞으로 가서 “선호야, 선호야, 이제 가자, 집에 가자”고 말하며 울었다고 한다. 선호씨의 친구가 빈소를 지키고 있다가 잠시 엎드려 있는 모습.  송윤경 기자

고 이선호씨의 중·고교 친구들은 사고 당일 병원에 모인 이후 20여일째 돌아가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어버이날, 선호씨의 친구들은 이재훈씨에게 카네이션을 드렸다. 이씨는 카네이션을 받고 아들의 영정 앞으로 가서 “선호야, 선호야, 이제 가자, 집에 가자”고 말하며 울었다고 한다. 선호씨의 친구가 빈소를 지키고 있다가 잠시 엎드려 있는 모습. 송윤경 기자

 

‘사람 놀리지(쉬게 하지) 마라.’

아버지 이재훈씨와 아들 선호씨가 고용된 인력업체 직원들은 원청으로부터 두가지 업무를 위탁받아 일하고 있었다. 동식물 검역, 화물 창고 관리였다. 이씨와 아들 선호씨는 그중 동식물 검역을 맡아왔다. 그런데 올해 초 부임한 임원은 근무방침을 다시 세웠다. 동식물 검역 작업을 마치고 쉬는 인력이 있으면 창고관리 업무에 투입시키라고 했다. 인력을 줄여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서였다. “사람을 놀리지(쉬게 하지) 마라.” 동방 측은 이렇게 강조했다고 한다.

“이러다 사고 난다, 사고 난다 했는데 결국 사고가 났어.” 이씨는 혼잣말하듯 말했다. 같은 인력업체 소속이었던 부자는 1년 4개월간 출퇴근을 함께했다. 구내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고, 퇴근 후엔 샤워기 하나로 목욕도 같이했다. 아들은 2019년 군 제대 뒤 대학 복학을 미룬 상태였다. “돈의 소중함을 알고 살라”는 의미에서 자신의 일터에서 일하게 했던 터였다.

선호씨의 사고는 안전을 살피는 “단 한명만” 있었다면 막을 수 있었다. 이씨는 울부짖었다. “단지 인건비 아껴보려고, 안전관리자 투입을 안 시킨 겁니다. 가진 자들은 얼마나 더 배가 불러야 합니까.”

동방 측은 “안전관리자가 있었지만 (안전관리 업무를 안 하고) 다른 작업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퇴근 시간이 됐으니까 일을 빨리하지 않았나…”라고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동방이 ‘안전관리자’로 지목한 직원 측은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해당 직원이 소속된 하청업체는 “이 직원은 CFS(창고) 관리 인력으로 파견돼 있었고, 안전관리 업무도 병행하라는 얘기는 계약서로는 물론 구두로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사측이 안전을 외면하고 아낀 비용은 인건비뿐만이 아니다. 현행법상 개방형 컨테이너 작업은 ‘리치스태커’ ‘보조스프레더’ 등 대형 전문장비로 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측은 그간 지게차들만 투입해왔다. 선호씨 사고를 조사 중인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10건 넘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청기업인 ‘동방’이 유족의 뜻은 외면한 채 지난 12일 평택항 사무실 앞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대국민 사과’. 연합뉴스

원청기업인 ‘동방’이 유족의 뜻은 외면한 채 지난 12일 평택항 사무실 앞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대국민 사과’. 연합뉴스

평택항 폐쇄회로(CC)TV 캡처.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 제공"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 none; outline: none 0px; vertical-align: top; background: none 0px 0px repeat scroll transparent; display: block; max-width: 710px;">

컨테이너 바닥의 쓰레기를 줍고 있는 고 이선호씨 위로 개방형 컨테이너의 날개가 쓰러진 후 약 13분 만에 응급차가 도착했다. 평택항 폐쇄회로(CC)TV 캡처.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실 제공

사과 

5월 12일 동방의 임직원은 평택항 사무실 앞에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10여명의 임직원이 카메라 앞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일방적 사과였다. 대책위는 그간 “진상조사, 대책 마련 후 유가족에게 사과를 하는 것이 순서다”라는 의견을 전했지만, 원청의 공개사과는 ‘강행’됐다.

유족에게 사과하는 대신 ‘대국민 사과’를 한 이유를 묻자 빈소에 와 있던 동방 관계자는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희가 발표한 건 유족에 대한 사과문이었는데요.” 이씨는 이날 원청의 사과문을 언론사 기자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했다.

물론 원청 기업만 사과한 것은 아니었다. 유력 대권주자들은 사죄와 애도의 글을 SNS에 게시했다. 여야 국회의원들과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경기평택항만공사에서도 빈소를 찾아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20여일째 빈소를 지켜온 선호씨 친구들에게 이들의 태도는 ‘위선’으로 각인돼 있다. “서로 책임을 떠넘겼어요. 고용노동부는 근로감독관이 부족해 더 위험한 시설 위주로 (감독을) 하고 있었다고 했고, 해양수산부는 평택항이 민간시설이라 관리가 어려웠다고 하고….”(김벼리씨·24)

나아가 청년들의 눈에 그들 세계의 ‘의전’은 “황당”하게 비쳤다. 지난 5월 8일 낮 빈소를 찾은 고용노동부 관계자들은 대책위와 대화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말을 끊고 우르르 1층으로 내려갔다고 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례식장에 도착했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에는 멍했어요. 바로 온 것도 아니고 사고 18일 만에 온 거였는데….”(김씨)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선호 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경기도 평택 안중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선호 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약속 

“안전보다는 이윤이 먼저인 기업들의 더러운 욕심, 그걸 바로 못 잡는 대한민국 정부가 문제입니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 골수팬이었습니다. 묻고 싶습니다. 4년 동안 도대체 뭐하신 겁니까. 직장에 갔던 근로자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회 바꾸겠다고 해놓고 뭐하신 겁니까.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무슨 낯짝으로 아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합니까.” 이씨가 인터뷰에서 피를 토하듯 한 말이다.

5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선호씨의 빈소를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노동자들이 안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드렸는데 송구스럽다”면서 “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산업안전을 더 살피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제발 이제는 이런 사고를 끝내야 한다”고 답했다고 한다.

2018년 고 김용균씨 산재사망 사고 때에도 문 대통령은 유사한 ‘약속’을 한 바 있다. 3년이 흘렀다. 일하다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을 얻어 사망한 이는 지난해에만 2062명이었다. 2019년(2020명)보다 되레 늘었다.
 

ps. 아들에게 

인터뷰에서 이씨에게 아들에게 남기고픈 말이 있는지 물었다. 그는 “사고 며칠 후 구내식당에 갔었다”는 말로 입을 뗐다. 선호씨가 평소 마시던 음료를 식탁에 올려놓은 뒤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들아, 너를 사지로 데리고 온 아버지를 절대 용서하지 말아라. 절대로 용서하지 마라….”

 
<iframe src="http://adv.khan.co.kr/RealMedia/ads/adstream_sx.ads/www.khan.co.kr/pvcheck@x01" width="1" height="1" frameborder="0" scrolling="no" marginheight="0" marginwidth="0" title="본문 배너 통계" hspace="0" vspace="0" allowtransparency="true" style="margin: 0px; padding: 0px; border-width: 0px; border-style: none; outline: none 0px; vertical-align: baseline; background: none 0px 0px repeat scroll transparent; display: block; width: 0px; height: 0px;"></iframe>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악의 산재사망 국가, 한국. ‘얼마나 더 죽어야 하느냐’는 산재사망 유족들의 절규에 한국사회는 이제라도 ‘응답’할 수 있을까. 일하다 죽은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150856001&code=940100#csidx3d25d74733ae1b2b5e0b6f9769f6923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제자를 떠올리며 재심 최후진술을 다듬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에 찢긴 스승과 제자... 32년 전 빨갱이'로 몰려 아직도 재판 중

21.05.15 11:24l최종 업데이트 21.05.15 11:24l

'

 지난 2020년 12월 8일 청주지방법원 앞에서 1인시위 하는 모습
▲  지난 2020년 12월 8일 청주지방법원 앞에서 1인시위 하는 모습
ⓒ 강성호

관련사진보기

 
5월은 사랑과 존경, 그리고 감사와 은혜를 기억하는 날이 많은 달입니다. 올해도 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전국에 있는 학교에서는 스승의 날 행사를 하며 스승 존경, 제자 사랑 정신을 기렸을 것입니다.

저는 해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혼자 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9년 9월, 해직 10년 4개월 만에 다시 교단으로 돌아와 학생과 함께해온 저는 '사제지간'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가슴이 아렸습니다.

32년 전 초임 교사 시절, 사랑으로 가르치고 존경으로 배워야 할 스승과 제자가 국가보안법 법정에서 피고와 증인으로 맞섰던 아픈 상처가 되살아나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 책장 깊숙히 묵어둔 서류철을 꺼내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32년 전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입니다. 1989년 5월 25일 새벽 1시경 제천경찰서 대공과 수사실에서 저와 대질신문하던 제자와의 답변이 적혀 있습니다.

스승과 제자를 피고와 증인으로 맞서게 한 악법

하루 전 오전 수업하던 교실에서 영문도 모른 채 경찰서로 끌려온 저에게 경찰은 간첩 혐의를 인정하라며 다그치고 있었습니다. 경찰서 대공과 수사실에 와서야 제가 교실에서 수업 시간에 '북침설 교육'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가 그런 얘기를 하냐며 그런 교육을 한 적이 없다는 저에게 경찰은 학생들과 대질신문을 했습니다. 제가 수사관에게 6.25가 북침이라고 말한 사실이 없다고 하자 수사관이 학생에게 묻습니다. 다음은 당시 진술조서를 그대로 옮긴 내용입니다.
 

"지금 강 선생이 진술하는 것과 같이 강 선생은 6.25에 대하여 말한 사실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때 학생들은 강 선생에게 "선생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저희가 들은 대로 이야기하는데 선생님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만 하십니까"하고 이구동성으로 반문하다.
"지금 학생들이 선생에게 항의하는 것 같이 피의자는 그런 말을 하였다는데 계속 부인만 하는 겁니까?"
"부인하는 것이 아니고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습니다."
(김00 학생) "제자가 선생님에 대하여 어떻게 감히 경찰서에 와서까지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강 선생님은 분명히 6.25는 남침이 아니고 북침이다고 말하였고 사진을 보여주면서 북한은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잘살고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불과 몇 시간 전 같은 교실에서 제 수업을 들었던 제자가 스승을 '간첩이라고 생각했다'라느니, '스승 앞에서 어떻게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제가 북침설 교육을 했다는 진술을 했습니다.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제자가 하는 말을 듣고 있어야 했던 저는 정말이지 가슴이 허물어졌습니다. 그렇게 저를 몰아붙였던 제자가 자신이 들었다는 그 수업 시간에 결석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서 얼마나 참담하고 허탈했는지 모릅니다.

이 조서 내용을 읽어보면 국가보안법이 얼마나 악마 같은 법인가를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한 교실에서 만난 스승과 제자가 경찰에서는 피의자와 참고인으로, 법정에서는 피고와 증인으로 맞서게 하는 반인륜적이고 반교육적인 악법이 국가보안법입니다.

반교육적이고 반인륜적인 국가폭력에 맞서

저에게 국가보안법이 어떤 법이냐고 묻는다면 두 단어로 이야기하겠습니다. 바로 '조작'과 '사냥'이라고 말입니다.

2007년 10월 국정원 과거사 진실규명위원회에서 발간한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이라는 보고서 내용 일부를 소개합니다. 보고서 369쪽 '전교조 조직탈퇴 및 와해 공작'이라는 항목에서 "1989년 당시 노태우 정권 안기부는 공안 차원에서 교직원노조를 내사하면서 전교조 결성을 전후로 본격화된 교사들의 국가보안법위반 구속을 통해 이른바 대국민 홍보심리전도 병행하였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국정원 보고서가 밝혔듯이 1989년 5월 24일 전교조 결성을 사흘 앞두고 발생한 '북침설 교육' 사건은 전교조 결성을 저지하기 위해 당시 안기부가 연출한 '조작극'입니다. 고향 경남 진주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충북에서 갓 교단에 선 초임 교사인 저는 안기부가 선택한 가장 적절한 '사냥감'이었습니다.


국가권력과 언론을 총동원한 국가폭력 앞에 저는 속절없이 '빨갱이 교사'이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빨갱이 교사'로 낙인찍힌 채 학교서 내쫓겨 감옥살이를 하고 10년이란 긴 세월을 학교 밖에서 떠돌아야 했지만 저는 교사이기에 결코 주저앉을 수 없었습니다.

제자의 입으로 스승을 간첩으로 내몰게 만든 반교육적이고 반인륜적인 국가폭력에 끝까지 맞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말겠다는 다짐 하나로 모진 세월을 견뎌왔습니다.

국가보안법, 이제는 정말 없애야
 
 청주지방법원 재심결정문
▲  청주지방법원 재심결정문
ⓒ 강성호

관련사진보기

 
전교조 창립 30주년을 맞이한 2019년 5월 28일, 저는 청주지방법원에 재심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9년 11월 28일, 재심 개시 결정문을 받고 2020년 1월 30일 재심 첫 공판을 시작하여 2021년 6월 10일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열여덟 여고생이 마흔여덟 중년이 되었지만 선생님을 교단에서 내몰았다는 죄책감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는 제자를 떠올리며 최후진술을 다듬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제자에게. 불행했던 시대의 아픈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단 하나, 네 잘못이 아니란다. 선생님은 그때나 지금이나 너를 미워하거나 원망한 적이 없단다..."

스물여덟 청년 교사가 정년을 앞둔 지금, 제 마지막 소망은 단 한 가지입니다. 스승과 제자를 갈라놓은 국가보안법, 이제는 정말 없애야 합니다. 진실을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제 작은 용기와 실천이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며, 국가보안법이 없어지는 그 날까지 저는 발걸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 진실을 밝히기 위한 30년
ⓒ 강성호

관련영상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가보안법 폐지 대세 거스르는 공안적폐들이 도발한 사건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1/05/15 [10:54]
  •  
  •  
  • <a id="kakao-link-btn" style="font-variant-numeric: normal; font-variant-east-asian: normal; font-stretch: normal; font-size: 12px; line-height: 16px; font-family: dotum, 돋움, Arial; color: rgb(102, 102, 102);"></a>
  •  
  •  
  •  
  •  
 

“이번 사건으로 국가보안법은 사문화되지 않았으며, 얼마든지 이를 빌미로 공안적폐 세력들이 반북대결 구도를 부활시킬 수 있음이 명백해졌다.”

 

국가보안법폐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이 14일 성명에서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로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이 체포된 것과 관련해 이처럼 주장했다.

 

국정원과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 합동수사단은 14일 오전 이 연구위원 집을 압수수색하고 체포했다.

 

국민행동은 성명에서 국가보안법 회합통신 조항에 대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조항이라며 “전 국민에 대한 사상 검열로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조항을 동원해 민주주의와 민중생존, 자주와 통일을 향한 국민의 노력을 탄압하는 행태는 중단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민행동은 특히 이 사건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고, 10만 국민동의 청원 등 악법 폐지 운동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국민행동은 역사를 되돌리려는 적폐들의 시도에 맞서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적극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한국진보연대·자주평화통일실천연대·국가보안법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14일 이 연구위원이 수용된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보안법 폐지와 이 연구위원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아래는 국민행동 성명 전문이다.

 

---------------아래-------------------

 

[성명] 국정원과 공안당국의 국가보안법 폐지 딴지 걸기를 강력 규탄한다!

 

국가보안법 폐지의 대세를 거스르려는 공안 적폐들이 몸부림치고 있다.

 

오늘 국가정보원이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로 체포하였다.

 

이는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국민동의청원이 4일 만에 7만 명을 돌파하고 폐지 법안이 준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보안법 폐지로 향하는 국민의 여론에 정면으로 맞서는 국정원 등 공안적폐 세력의 도발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제기된 국가보안법 폐지 요구에 대해 “이미 사문화되었다”라며 이 문제를 회피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국가보안법은 사문화되지 않았으며, 얼마든지 이를 빌미로 공안적폐 세력들이 반북대결 구도를 부활시킬 수 있음이 명백해졌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사문화되지 않은 국가보안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공안적폐 세력들의 준동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분명한 행동으로 대답해야 할 것이다.

 

문제가 된 회합통신 조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참으로 가당치도 않은 시대착오적 협박이자, 무한대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조항이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전세계인들과 SNS를 하는 시대이며,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만나고, 남북 정상회담을 단기간 수 차례 진행하고 공동선언까지 발표한 시대이다. 이런 때 여전히 북한을 ‘적’으로 강제하고 북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불법으로 규정하며 그것이 “국가의 존립, 안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하는지 검열하겠다”는 구태를 반복하겠다는 것인가.

 

문재인 정부는 이 자의적 문구에 의해 수많은 민주 인사들, 통일 인사들이 희생되었음을 상기해야 한다. 전 국민에 대한 사상 검열로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조항을 동원해 민주주의와 민중생존, 자주와 통일을 향한 국민의 노력을 탄압하는 행태는 중단되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법으로 강제하는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않고 남북관계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이며, 지금의 유례없는 남북관계 단절 상황이 문 정부의 바로 그런 모습 때문이라는 계속되는 지적을 경청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막고, 10만 국민동의 청원 등 악법 폐지 운동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국정원과 공안당국의 행태를 강력 규탄하며, 반민주, 반인권, 반통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향한 발걸음을 더욱 다그쳐 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국민들께, 역사를 되돌리려는 적폐들의 시도에 맞서 10만 국민동의청원에 적극 참여하고, 기어이 이번 기회에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해주실 것을 호소드린다.

 

2021년 5월 14일

 

국가보안법폐지 국민행동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해찬의 마음은 이재명에게로?

등록 :2021-05-14 05:00수정 :2021-05-14 08:30

 
정치BAR_송채경화의 여의도 레인보우
이해찬 조직 ‘광장’, 이재명의 ‘민주평화광장’ 대거 합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 9. 11. 연합뉴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 9. 11. 연합뉴스
 
지난 12일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는 전국조직인 ‘민주평화광장’이 출범했습니다. 민주평화광장은 국회의원, 정치인, 각계 인사 등 발기인만 1만5천여명인 대규모 전국조직입니다. 현재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후보들 가운데 조직 규모면에서는 단연 압도적입니다. 이들은 이재명 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민주평화광장의 전신인 ‘광장’은 원래 이 전 대표의 조직이었습니다. 2007년 이 전 대표의 대선 출마를 앞두고 전국에 있는 이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모여 출발한 게 바로 ‘광장’입니다. 이 전 대표가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이후엔 연구재단으로 성격이 바뀌었습니다. 출범 뒤 14년이 흐른 현재 이 전 대표는 이 조직에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와 뜻을 함께 하는 이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민주평화광장’은 이 ‘광장’에 민주당의 ‘민주’와 경기도의 ‘평화’ 가치를 담아 이재명 지사의 지지자 모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러나 조직과 사람을 그대로 물려받은 셈이니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 지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게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실제로 이해찬 민주당 대표 시절 각각 대변인과 비서실장을 지낸 이해식·김성환 의원 등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민주평화광장에 합류한 상태입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시절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조정식 의원은 민주평화광장의 공동대표입니다. 또한 이 전 대표와 이 지사는 이따금씩 만나는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사 쪽은 “‘될 사람 밀어주기’가 이 전 대표의 원칙”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렇지만 이를 ‘친문 이해찬이 비문 이재명을 밀고 있다’로 단순 해석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특히, 이해찬 전 대표가 측근들에게 이 지사를 지지하라고 ‘오더’를 내렸다거나, ‘친문 지지자’들이 이해찬 전 대표를 따라 대거 이 지사를 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됩니다.
 
먼저 이해찬 전 대표를 ‘대표적인 친문’으로 분류하는 게 애매하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몇 년 전 이해찬 전 대표와 강성 친문 지지자들 사이에 강한 마찰이 있었습니다. 바로 ‘혜경궁 김씨’ 사건입니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트위터 사용자(혜경궁 김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대표적인 친문이면서 당시 경기지사 예비 후보였던 전해철 당시 의원(현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는데, 이 ‘혜경궁 김씨’가 바로 이 지사의 부인이라는 의혹입니다.검찰 수사 끝에 ‘트위터의 계정이 이 지사의 부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났지만, 친문 지지자들의 이재명 지사에 대한 앙금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강성 친문 지지자들은 이 사건이 진행중이던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해찬 전 대표에게도 ‘이재명 지사를 감싼다’며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이었던 이화영 전 의원(현 킨텍스 대표이사)이 당시에 경기도 부지사로 임명된 것도 ‘이해찬-이재명’의 연결고리로 자주 언급됩니다. 이런 ‘구원’ 때문에 이해찬 전 대표가 이 지사를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열성 지지자들이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이해찬 전 대표의 측근들에게 ‘오더’가 떨어진 것 같지도 않습니다. 사실 이해찬 전 대표는 한 번도 이재명 지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적은 없습니다. 
 
이 전 대표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민주당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실제로 이 전 대표와 친한 또다른 의원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당의 원로로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누구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하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습니다.이 전 대표와 친하면서 이재명 지사를 돕는 의원들은 이 전 대표의 ‘오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이 지사를 돕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해찬 당 대표 시절에 당직을 맡았던 한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님은 일절 말씀을 안 하신다. 우리가 알아서 (이재명 지사를 지지)하는 것”이라며 “대표님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를 잘 만들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해왔고 광장의 멤버들은 이재명 지사가 이에 대한 대안이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평소에 사회를 변화시킬 진보적인 인물이 당이나 정부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합니다. 그는 줄곧 개혁노선이 강하거나 민주화운동 경력이 있는 인사들을 지지해 왔습니다. 이런 기준에서 가장 잘 들어맞는 후보가 이재명 지사가 아니겠냐는 게 당 안팎의 해석입니다. 물론 대선 승리를 위해 ‘당선 가능성’도 고려된듯 합니다. 이재명 지사의 측근인 한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의 복심이라는 분들을 만나보면 이들이 이 지사를 돕고 있는 걸 이해찬 전 대표도 ‘양해’했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더’가 아닌 ‘양해’입니다.이 전 대표와 친한 이들이 이 지사를 돕고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현재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이 전 대표가 직접 입을 열지 않는 한 속마음을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대선 경선이 끝나서 민주당 후보가 확정돼야 본심을 밝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전 대표가 분명한 속내를 밝히지 않는 한, 이 지사의 ‘이해찬 마케팅’은 계속될 거 같습니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bar/995186.html?_fr=mt1#csidx4d9df9c9af9215ca3ad155b6729bbba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사망 1년 3개월 만에… 법원 “고 이재학 PD는 청주방송 노동자”

근로자지위확인 2심 승소, 부당해고 인정… 눈물 지은 유족 “방송계 더 많은 변화 바란다”
 

‘무늬만 프리랜서’의 억울함을 호소하다 숨진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가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2심에서 승소했다. 그가 부당해고된 지 3년, 사망한 지 1년 3개월 만이다.

청주지법 2-2민사부(이성기·최유나·오태환 법관)는 13일 오후 2시 고 이재학 PD가 청주방송을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선고 기일을 열고 원고 승소로 판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증거에 의하면 고 이재학이 청주방송 근로자였던 점과 부당해고 당한 점이 인정된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한다. 청주방송은 원고들에게 각 3150만원을 지급하고 소송 비용을 부담하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이재학 PD가 소송을 처음 제기한 지 2년 8개월 만에 나왔다. 이 PD는 2018년 4월 자신과 동료 프리랜서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다 기획제작국장의 일방적 명령으로 해고됐다. 당시 그는 일주일에 한 번 방영되는 프로그램의 회당 인건비를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은 여러 프로그램을 동시에 제작해 수입을 충당했지만 방송작가의 인건비는 턱없이 적었다. 방송작가의 회당 작가료는 30만원, 한 달 120만원 꼴이었다.

▲고 이재학 PD 근무 모습.
▲고 이재학 PD 근무 모습.

 

이 PD는 2004년 청주방송 조연출로 일을 시작했다. 일을 쉰 2010년을 제외하면 2018년까지 만 13년을 청주방송 조연출 및 연출로 근무했다. 보통 제작하거나 편집할 프로그램을 2~4개씩 동시에 맡았고 청주방송 정규직 PD의 지휘·감독을 받았다. ‘무늬만 프리랜서’ 지위로 상사의 말 한마디에 해고된 억울함에 2018년 9월 청주지법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냈다. 지난해 1월22일 1심에서 패소했고, 2주 뒤인 2월4일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신규식 청주방송 대표이사는 선고 후 “회사에게도, 청주방송 구성원에게도 너무 아픈 사건이었다. 청주방송은 이를 오래 기억하고, 더 나은 일터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며 “늦었지만 유족이 치유 시간을 갖는 첫 날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은 비정규직 직원의 정규직화 등 이행 과제를 남겨둔 데 대해선 “지난해 7월 합의에선 3년에 걸친 순차적인 이행을 약속했지만 오는 6월 내로 불법적인 문제는 다 해결하겠다. 이게 회사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유족 “방송계 ‘무늬만 프리랜서’ 근절에 선례되길”

이재학 PD 사망 직후 사건 진상규명 등을 위해 꾸려진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선고 후 청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는 13일 오후 청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학 PD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2심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사진=손가영 기자
▲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는 13일 오후 청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학 PD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2심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사진=손가영 기자

 

유족 이대로씨는 “(부당해고된 뒤) 3년의 시간이었다. 중간에 형은 어쩔 수 없이 먼저 떠났지만, 오늘 그토록 원했던 명예회복이 됐고 억울함이 밝혀졌다. 형이 원했던 대로 형의 말이 진실이었다”며 “(판례가) 방송계 선례가 돼 방송노동자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방송계를 계속해서 더 바꿔내면 좋겠다. 형이 원했던 건 자기 싸움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방송계의 잘못된 관례들 모두 뜯어고치는 것이었고, 그랬으면 좋겠다”며 “긴 시간 관심 갖고 함께 싸워준 분들께 감사하다”고 밝혔다.

방송작가 출신의 이미지 언론노조 특임부위원장은 “더 이상 이재학 PD처럼 억울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없도록, 여기 모인 사람들에게 과제가 주어졌다”며 “방송사는 시대가 바뀌었음을 알고 스스로 과감히 낡은 관행을 푸는데 나서달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도 방송·미디어 비정규직 남용 문제에서 책임이 자유롭지 않다”며 “고용노동부는 이번 지상파 방송3사 근로감독을 내실있게 하고, 방송사업 재허가 조건으로 비정규직 인력 현황 자료를 제출케 한 방송통신위원회는 면밀히 자료를 검토해 행정처분도 강력히 해달라”고 밝혔다.

대책위에서 지난 1년 3개월 간 싸웠던 김선혁 민주노총 충북본부장은 “대한민국엔 노동자를 위한 노동법원이 없다. 노동 전문 판사도 없다”며 “법을 악용해 노동자를 탄압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노동법원을 요구하는 투쟁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