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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두번째 집 다녀올게’ 세상으로 나온 최중증 발달장애인

등록 :2021-05-07 05:00수정 :2021-05-07 10:48
 
광주, 전국 첫 발달장애 돌봄센터
시설 아닌 지역사회 주택에서 돌봄
옷 갈아입기, 밥 먹기 등 일상 배워

“행동치료사 찾아오면 ‘엄마 빨리 들어가’
손짓하며 발걸음 떼…상상 못 했던 일”
연중무휴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장애인 새 복지모델, 전국 퍼지길”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시 남구 방림동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주택에서 최동민(가명·왼쪽)씨가 주거코치 최윤구씨와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마당에서 거실을 찍었다. 정대하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시 남구 방림동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주택에서 최동민(가명·왼쪽)씨가 주거코치 최윤구씨와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마당에서 거실을 찍었다. 정대하 기자

“자, 동민씨, (돌아왔으니) 옷 갈아입어야지요.”

 

지난달 30일 오후 5시45분. 조용하기만 했던 광주시 남구 방림동 한 단독주택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광주시 서구장애인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에서 돌아온 최중증 발달장애인인 최동민(가명·23)씨는 거실에 들어서며 “어”라고 대답했다. 20평(66㎡) 남짓한 이층집은 동민씨 등 발달장애인 2명이 사는 쉼터이자 ‘집’이다. 동민씨는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주거코치’ 최윤구(51)씨의 돌봄을 받으며 씻고,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이튿날 돌봄센터에 가는 생활을 한다. 언어장애도 있는 동민씨가 손짓을 섞어 “어, 어” 하자, 최씨가 “아, 동민씨, 배고프다고~” 하며 주고받는 대화가 거실 밖으로 흘러나왔다.

 

 
광주시 남구 방림동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주택. 정대하 기자
광주시 남구 방림동 최중증 발달장애인 지원 주택. 정대하 기자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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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성장애인과 지적장애인을 통틀어 이르는 발달장애인은 2020년 보건복지부 장애인 등록현황을 기준으로 전국 24만791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도전적 행동’을 보이는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3%가량이다. 동민씨도 이 가운데 한명으로 강박행동, 과잉행동, 얼굴 때리기, 상처 파기, 가구 무너뜨리기 등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심할 때는 공공기관의 장애인 복지서비스조차 받기 힘들다. 동민씨가 두달 전까지 머물던 ‘원가정’(원래 살던 집)도 창문이 모두 강화유리로 돼 있다. 유리창을 깨지 못하도록, 깨지더라도 다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동민씨의 도전적 성향은 코로나19 확산 뒤 주간보호센터에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심해졌다고 한다. 엄마의 머리를 끌고 몸을 밀쳐 다치게 하기도 했다. 그래도 올해 쉰일곱살인 엄마는 “더 아프지만 말라”며 모든 것을 감싸 안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엄마에게 우울증이 찾아왔다. 스스로 추스르기도 어려워진 것이다. “아, 이 세상에 너를 두고 어떻게 해야 하나….” 여느 발달장애인 부모처럼 동민씨 엄마도 ‘아들보다 하루 더 사는 게’ 소망이 됐다. 삶은 이들 모자에게 전혀 친절하지 않은 듯했다.

 

지난달 30일 행동치료사 류성훈(맨 오른쪽)씨와 발달장애인 최동민(맨 왼쪽)씨가 주간활동을 마치고 광주시 서구장애인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 앞에 도착했다. 정대하 기자
지난달 30일 행동치료사 류성훈(맨 오른쪽)씨와 발달장애인 최동민(맨 왼쪽)씨가 주간활동을 마치고 광주시 서구장애인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 앞에 도착했다. 정대하 기자
 

발달장애인 가정에 닥치는 절망감은 동민씨 가족 이상인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해 6월3일 오전 10시께 광주시 광산구 임곡동의 한 도로에 주차된 승용차에서는 모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코로나19로 주간보호센터가 문을 닫자 집에서 발달장애인 아들을 돌봐야 했던 엄마는 아들을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아들은 몸무게가 많이 줄었고, 죄책감을 느낀 엄마는 아들을 석달 만에 퇴원시켰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아들을 돌봐줄 다른 복지시설을 찾을 수는 없었다. 주변에 “성인이 된 아들을 집에서 돌보는 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던 엄마는 결국 아들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버스 타는 것을 좋아하는 발달장애인 최동민씨가 행동치료사 류성훈씨한테 일대일 돌봄을 받으며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류성훈씨 제공
버스 타는 것을 좋아하는 발달장애인 최동민씨가 행동치료사 류성훈씨한테 일대일 돌봄을 받으며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류성훈씨 제공
 

공동체에 충격을 던진 그 사건 뒤 실험이 시작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 고통과 책임을 본인과 가족에게만 지도록 해서는 안 된다.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시는 발달장애인 부모 단체, 장애인 활동가, 복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TF)을 꾸렸다.

전담팀에는 지난해 8월 광주시 발달장애인 전문관으로 임명된 김창우(52)씨가 참여해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위한 복지그물망을 촘촘히 엮었다. 2017년 영국 요크대에서 발달장애인 관련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은 김 전문관은 “발달장애인들이 활동하는 데 일대일 지원을 해달라”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절절한 요구를 담아내려면 주거코치가 24시간 함께 한 공간에서 이들을 돌보고 소통하는 24시간 돌봄 체계를 짜야 한다고 판단하고 여기에 몰두했다. 영국, 유럽이 2009년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한 뒤 국가가 이들의 돌봄 책임을 지는 모델을 본보기로 삼았다.

결국 전담팀은 지난해 9월 시 예산 32억원을 들여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하는 내용을 담은 ‘광주광역시 최중증발달장애인 지원 계획’을 내놨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들이 4월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관계자들이 4월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는 단독주택 2채를 마련해 18살 이상 최중증 발달장애인 4명을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주거코치가 돌보는 체계를 만들었다. 2014년 발달장애인법이 제정됐음에도 여전히 돌봄을 각 가정과 부모의 몫으로 넘겨온 한국 사회의 게으름에 변화를 시도한 것이었다.

지난 3월16일 동민씨 등 2명이 먼저 생활을 시작했고, 이달엔 1명이 추가로 합류한다. 주거코치 3명은 교대로 근무한다.

지원주택에서 동민씨는 혼자 옷을 갈아입고, 밥을 떠먹고, 칫솔질하는 등 ‘일상’을 배운다. 주거코치는 입소자들을 ‘○○씨’라고 부르고, 미세한 갈등은 손짓으로 소통하며 해결한다. 주거코치인 최윤구씨는 소통의 한 장면을 이렇게 소개했다.

“한번은 동민씨가 무슨 이유로 화가 났는지 저를 꼬집고 방으로 들어가더라고요. 그러더니 조금 있다가 똑, 똑 하고 노크를 해서 저도 따라 했지요. ‘화났느냐?’, ‘괜찮다’는 대화였지요.”

임은주 광주시 서구장애인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장은 “도전적 행동은 발달장애인이 ‘내 말을 들어줘. 내 생각을 좀 받아줘’라고 외치는 소리다. 그들의 행동엔 긍정적 지원을 하는 게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동민씨는 30일 오전엔 도심 여행을 했다. 평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는 행동치료사 4명과 함께 광주시 서구장애인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에서 생활하는데, 이날은 류성훈(30) 행동치료사와 함께 37번 시내버스에 올랐다.

지하철 교통카드도 처음 샀다. 류씨는 “(동민씨가 차 타기를 좋아하지만) 시내버스에 오르기까지 3시간 정도 걸리기도 했다. 재촉할 수도 있지만 동민씨가 스스로 선택할 때까지 기다린다”며 “발달장애인은 선택이 다소 까다로울 뿐이다. 자기 결정권을 존중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광주 서구장애인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 류성훈 행동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을 타고 있는 발달장애인 최동민씨. 류성훈씨 제공
광주 서구장애인복지관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 류성훈 행동치료사의 도움을 받아 지하철을 타고 있는 발달장애인 최동민씨. 류성훈씨 제공
 

주말이면 동민씨는 부모와 함께 살던 ‘원가정’으로 돌아간다. 요즘은 오랜만에 엄마를 볼 때마다 꼭 껴안는다. 엄마는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인 동민씨의 변화가 반갑다.

“아이를 보내놓고 잠도 못 잤어요. 아이가 머무르는 집 주변 골목길을 혼자 걷기도 하고요. 가족들은 아이한테 벌벌 하며 살았어요. 그런데 아들이 그곳에서 규칙을 배우며 달라지고 있어요.”

월요일 아침이면 집으로 찾아오는 행동치료사 선생님을 보면 동민씨는 표정이 달라진다고 한다. 신이 나서 ‘엄마 빨리 들어가’라는 손짓과 함께 가볍게 발걸음을 뗀다. 엄마는 “상상도 못 할 일이지요. 요즘은 정말 행복하네요. 한편으론 저만 이런 혜택을 봐 미안하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3월24일 오전 광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실에서 열린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김유선 장애인부모연대 대표로부터 감사편지를 받고 있다. 광주시 제공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3월24일 오전 광주시 장애인종합복지관실에서 열린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김유선 장애인부모연대 대표로부터 감사편지를 받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는 주중 집에서 지내는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주말·휴일 돌봄서비스도 도입했다. 주간활동서비스 제공 기관 등 7곳에서 40명까지 돌봐준다. 평일에 발달장애인 자녀들을 돌보느라 지친 부모들에게 주말에라도 휴가를 주자는 취지다.

최종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광주지부 사무처장은 “발달장애인들을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 주택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새로운 장애인 복지 모델이다. 주말·휴일 돌봄 지원 서비스도 전국 첫 사업이어서 반갑다”고 밝혔다. 김창우 전문관은 “광주시의 발달장애인 정책을 보고 광주로 이사 온 가정까지 생겼다. 광주가 첫걸음을 뗀 발달장애인 정책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area/honam/994231.html?_fr=mt1#csidx18d922e9f044adc9b9363fd15e0a00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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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강 ‘의문’ 사건 경쟁 보도 속 산업재해 사망 1면 배치한 한겨레

평택에서 컨테이너에 깔려 숨진 고 이선호씨 사연 1면에 다룬 한겨레…한강 사건 ‘신중 해야’ 전문가 의견 담은 한국일보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닷새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씨의 장례가 끝났지만 사인에 대한 의문을 두고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손씨와 함께 있던 친구 A씨에 대한 의심이 전해지면서 관련된 보도도 나온다. 다만 명확한 증거는 아직 없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한국일보는 프로파일러와 법의학자들을 인터뷰해 ‘전문가들이 본 한강 사건’이라는 기사로 이런 지적들을 내보냈다.

한겨레의 경우, 1면에 지난달 22일 평택항 부두 내에서 작업하다 개방형 컨테이너에 깔려 숨진 23세 청년 고 이선호씨의 사연과 그의 아버지인 이재훈씨 사진을 탑기사로 배치했다. 한강서 숨진 손씨 보도에 대해 손씨 아버지를 중심으로 보도가 나가고 있는데, 또 다른, 특히 산업재해로 아들을 잃은 아버지를 조명한 것이다. 고 이선호씨의 경우 보름 가까이 장례를 못 치르고 있는 상황이다.

고 이선호씨의 아버지가 6일 기자회견을 했기 때문에 이 사건을 다룬 언론이 한겨레뿐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1면에 이 사건을 배치한 것은 주요 종합 일간지 중에 한겨레가 유일했다. 한겨레는 이 사건을 1면에 이어 6면, 사설로도 다뤘다. 주요 종합일간지 가운데 이 사건을 다룬 신문과 면은 경향신문 10면, 서울신문 10면, 동아일보 14면이었다.

▲7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7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7일 한겨레 1면.
▲7일 한겨레 1면.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고 이선호씨는 제대 이후 틈틈이 아버지 이재훈씨가 다니는 인력사무소에서 함께 일을 다니면서 평택항에서 개방형 컨테이너 관련 작업, 내용물 검수 등 일을 했다.

지난달 22일 평택항에서 일하던 도중, 개방형 컨테이너의 양쪽 날개를 접어야 해서 안전핀을 제거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선호씨가 컨테이너 양쪽 구멍에 들어간 나뭇조각을 줍는 일을 하게됐다. 그때 맞은편에 있던 지게차 기사가 선호씨를 보지 못한 채 컨테이너 한쪽 날개를 접어 반대쪽 날개가 선호씨를 덥쳤고 참변을 당했다. 선호씨가 평소 하던 업무가 아니었고 안전 교육도 없는 상태였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또 김용균 닮은 비정규 청년노동자의 죽음”을 다루고 “이선호씨의 죽음을 외면한 채 ‘청년의 미래’를 말할 수 없다”며 “이번 사고의 진상과 책임 규명은 물론이고 중대재해처벌법의 전면 보완을 비롯한 산업안전 정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7일 한겨레 사설.
▲7일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은 10면에 기자회견 내용을 위주로 이 사건을 다뤘다. 동아일보는 사회 14면에 3문단 길이의 기사로 해당 사건을 다뤘다.

한강 실종 사망 사건에 전문가들 “증거 나오기 이전 신중해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지 닷새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고 손정민씨에 대한 보도도 계속되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실종 당일 행적을 대부분 파악했다고 밝혔고 친구 A씨의 아이폰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의 수사상황을 한국일보 2면, 세계일보 8면, 경향신문 10면, 동아일보 12면, 국민일보 15면에서 다뤘다.

특히 한국일보 2면은 손씨의 죽음에 대해 같이 있던 친구 A씨에 대한 의심과 궁금증이 커져가는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었다.

2면 “‘친구 행동 여러 가지 의문점’, ‘증거 나올 때까지 예단 금물’” 기사에서 한국일보는 “손씨가 실종될 당시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가 이번 비극에 모종의 역할을 했을 거라는 유족의 의심이 계속되면서 논란이 증폭되는 양상”이라며 전문가들 중 일부 역시 손씨 아버지가 제기한 의혹이 터무니없지 안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7일 한국일보 2면.
▲7일 한국일보 2면.

한국일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친구 A씨가 △한강 둔치에서 잠든 손씨의 상황을 손씨 부모가 아닌 자기 부모에게 알렸다는 점 △자신의 가족과 함께 사라진 손씨를 찾아 나선 점 △수색한 지 한참 뒤에야 손씨 부모에게 알린 점 등을 의문점으로 꼽았다고 한다.

이 기사에서 인용된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유족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항상 이유를 찾으려 하고, 그렇기에 다양한 의견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확신을 가질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만큼, (전문가 입장에서는) 신중을 기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전했다. 손씨의 법의학적 사인은 이달 중순쯤 부검 결과가 나올 때로 예상된다.

미국,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 지지

주요 종합 일간지들이 백신과 관련한 기사를 대부분 1면으로 다뤘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식재산권(지재권) 면제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이 1면으로 다뤄졌다.

경향신문은 1면 관련 기사에서 “백신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 특허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백신 생산기술 공유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실화되면 국내 제약사도 주요 백신 개발사의 기술을 활용해 백신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다만 지재권이 면제돼도 백신이 시급한 저개발국가일수록 복제약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7일 국민일보 1면.
▲7일 국민일보 1면.

국민일보는 미국이 백신 지재권 면제 지지에도 공급 확대까지는 아직 멀었다는 논조의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백신제조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서 제약회사의 기술이전 도움 없이는 의미없는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이 사건을 1면에 배치, “국제사회가 이 결정을 환영했지만 제약업계는 백신 개발에 따른 인센티브를 줄여 앞으로 감염병 대처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고 반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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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프로젝트' 삼성증권 출신, '이재용 증언'마다 쩔쩔

[이재용 공판기] "삼성일가 지분율 고려" 언급... 승계계획안 작성 핵심 증인, 심문 이어질 듯

21.05.06 22:37l최종 업데이트 21.05.07 10:21l
큰사진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에 출석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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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사 : "증인이 이메일로 보고한 것들을 보면, 당시 김○○ 미래전략실 부장과 연락을 많이 했다. 김 부장 위의 상사는 누구인가?"  
- 증인 : "상사는 이왕익 당시 상무다."
- 검사 : "그 위는?"
- 증인 : "김종중 전략1팀장이었는데..."
- 검사 : "그 위는?"
- 증인 : "외부에서 본다면 (당시 미래전략실장이었던) 최지성 실장님..."


사다리를 타듯 질문하던 검사가 정리했다. "그 위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있고. (정리하자면) 이재용, 최지성, 김종중, 이왕익, 김○○. 이런 라인 아닌가". 이 부회장이 직접 승계 관련 합병 계획 보고를 직접 받았는지 여부에 좀처럼 입을 열지 않던 증인은 이 질문에 "그렇게 기억한다"고 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권성수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핵심간부들의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2차 공판. 이 부회장 승계 계획안인 일명 '프로젝트G'를 작성하는 데 참여한 삼성증권 IB본부 출신 실무자 한아무개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2004년부터 2018년 초까지 삼성증권에서 일한 '삼성맨'으로 현재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다. 

"2013년의 VC가 누구냐"

G프로젝트 문건부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 계획을 수립할 당시 미래전략실(미전실) 관계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등 130여 건의 증거를 두고 심문이 진행됐다.

증거 제시는 '이재용 보고 사실'에 초점이 맞춰 있었다. 변호인 측은 이 부회장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유도 신문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다. 위 질문도 마찬가지다. 증인은 "보고하고 협의 하겠다 정도로 이해했지, 실제로 (이 부회장이) 어떻게 관련되어있는지는 알기 쉽지 않다"고 얼버무렸다. 검찰은 심문 중간 중간 이 부회장에 보고한 사실을 언급한 미전실 관계자의 메일 내용을 증거로 제시했다.
 

2013년 7월 24일<br />최 변호사님, VC 보고 후 일정이 첨부처럼 바뀌었습니다. 사회적 논란 소지는 배제하시고 법률적 측면에서 일정에 문제가 있는 지 검토 부탁합니다.

 
제시된 위 이메일 중에선 부회장을 뜻하는 'Vice Chairman'의 약칭 'VC'를 표기한 내용도 있었다. 미전실 준법경영실 소속 변호사에게 김○○ 미전실 부장이 보낸 메일로, 제일모직의 전신인 삼성 에버랜드 상장 일정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된 이후 변경됐다는 내용이다.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상장 일정에 이 부회장도 관여했다는 증거가 된 내용이다. 

증인은 다시 얼버무렸다. 검찰의 "VC가 뭐냐"는 질문에 그는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아마도 추측한다면"의 단서를 달고 '부회장'일 것이라고 했다. 검사는 "2013년 7월에 VC가 누군지 추정할 수 있지 않느냐"고 다시 묻자 "개인을 기준으로 그걸 어떻게 칭했는지 기억하기 어렵다"고 피해갔다. "결국 이재용에게 보고된 후 최종 일정이 변경된 것 아니냐"는 질문엔 "보여주신 문건만으로는 그렇게 추측할 수 있다"고 했다.
 

2013년 3월 22일 오전 11시 38분<br />급해서 아래와 같이 우선 보고했음.

 
김○○ 미전실 부장이 증인에게 미전실장과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한 사실을 언급한 대목도 계속 제시됐다. 검찰 측은 "증인에게 메일을 보내면서 미전실과 부회장에게 보고한다, 보고했다, 보고용이라 이렇게 했다는 부분이 있다"고 묻자 증인은 "이렇게 알려주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답했다. 검사 측이 다시 "미전실 간부가 거짓으로 기재했을 가능성도 있나"라고 묻자 "거짓으로 기재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G프로젝트는 "이건희 일가"를 위한 것
 

대주주 지분 강화. 삼성전자 물산 지배력 강화. 그룹 지분율 낮은 모직, 호텔, 기획 지분율 강화. (중략) 향후 후계 구도에 따른 지분 정리가 용이한 구조로 개편.
이건희 회장 사망으로 인한 삼성생명 지분 축소 시... (중략) 삼성물산은 대주주 지분이 1.4%에 불과하고 그룹 지분율이 13.8%에 불과해 지분확대가 필요.


검찰 측이 오전 심문에서 제시한 2012년 12월 증인이 작성한 프로젝트G 문건과  검토 결과보고서엔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계획안들이 줄줄이 열거돼 있었다. "제일모직은 사업 특성에 맞춰 분할 합병을 통해 사업을 조정하고 지배력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검찰은 여기서 또 물었다.

- 검사 : "삼성물산 지분 확대를 위한 보고서를 보면, 대주주는 누구를 의미하나?"
- 증인 : "전반적으론 삼성그룹의 경영 대주주를 말한다."
- 검사 : "그게 누구인가."


증인은 이 질문에 "이건희 일가"라고 답했다. 증인은 "지분이 축소돼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 부분을 해소하고, (변화하는) 규제에 맞춰나가면서도 경영권 위협이 없도록 만드는 것을 크게 전제하고 있다"고 문건의 작성 취지를 다시 설명했다. 다만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다"라고 첨언했다.

한편, 이날 공판은 해당 증인에 대한 검찰 측 심문으로만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거의 하루 동안 시간이 할애됐다. 이마저도 시간이 부족해 다음 기일에 이어 주신문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변호인들이 같은 증인을 대상으로 총 세 번의 기일에 걸쳐 반대신문을 예고한 터라, 검찰 측 재주신문까지 고려하면 해당 증인에 대한 심문은 6월 내내 이어질 전망이다.

그만큼 한씨가 해당 재판의 핵심 증인이란 뜻이기도 하다. 재판부는 재판을 마무리하며 증인에게 "(삼성 관련자와 앞으로) 접촉하지 않는 게 맞고, 주위 사람,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주지시켰다. (관련 기사 : '삼성일가 승계 프로젝트' 작성자, 이재용 재판 첫 증인된 까닭 http://omn.kr/1sy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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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kg 철판에 치여 숨진 20대 일용직 노동자 친구들 “남의 일이 아니었다”

故이선호산재사고대책위, 재발방지 촉구...“외주화 막아야”

이승훈 기자 
발행2021-05-06 18:13:35 수정2021-05-06 18:19:49
 
 고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 기자회견ⓒ대책위 관계자 제공

“텔레비전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 사고들, 무심히 지나쳤었는데…” - 평택항서 일하다 숨진 하청 일용직 노동자 故 이선호(23) 씨의 친구 배민영 씨

최근 경기도 평택항 신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FRC(FR컨테이너-Flat Rack Container) 작업 중 발생한 산재사망사고로 숨진 20대 청년노동자에 대한 애도와 재발방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故 이선호군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6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신 컨테이너 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 김용균, 건설노동자 김태규, 청년 장애인 노동자 김재순 이후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노동자들의 목숨과 안전은 늘 뒷전”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을 양산하는 위험의 외주화를 당장 막아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지난달 22일 이선호(23) 씨는 경기도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에서 FRC(FR컨테이너, Flat Rack Container) 내부 합판 조각을 정리하다가 컨테이너 좌우 기둥이 갑자기 접히면서 숨졌다.

FR컨테이너는 개방형 컨테이너로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컨테이너다.

 

대책위와 안전보건공단 등에 따르면, 당시 선호 씨는 FR컨테이너 안쪽에서 합판 조각 등을 정리하고 있었고 반대편에서는 지게차 기사가 컨테이너 날개를 접고 있었다. 그런데 이 날개가 접히는 과정에서 발생한 진동 때문인지 엉뚱하게 반대편 선호 씨가 있는 곳의 날개가 접히면서, 300kg의 날개가 선호 씨를 덮쳤다.

고 이선호 씨는 바닥 홈 부분에 남아 있는 나무 잔해를 제거하다가 FRC 날개가 넘어지면서 사고를 당했다.ⓒ대책위 관계자 제공

선호 씨는 하청 일용직 노동자였다.

평택항은 평택지방해양수산청(해수청)이 총괄 관리하는데, 사고가 난 신 컨테이너 부두는 해수청의 위탁을 받은 항만하역 전문업체 ㈜동방이 운영했다. 동방은 이 일을 다시 일용직 인력 회사인 우리인력이란 곳에 위탁했다. 전형적인 재하청 구조였다.

선호 씨가 지난 1년 동안 담당해 온 일은 동식물 검수·검역을 위한 하역 등의 업무였다. 그런데 지난 3월 1일 원청 관리자가 바뀌면서, 선호 씨는 동식물 검역 관련일 뿐만 아니라 다른 일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한 4월 22일은 선호 씨가 처음으로 FR컨테이너 날개 작업에 투입된 날이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대책위 측은 “사전에 현장에서 어떠한 안전 교육도 없었고, 현장에 안전관리자·신호수도 없었으며, 안전모 등 안전장비도 지급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또 “FR컨테이너 날개는 진동에 의해서 넘어질 수 없다”라며 “만약 진동에 의해서 넘어진 것이라면, 불량이다. 약간 기울어져 있었다는 현장 증언도 있었다”라고 짚었다.

이어 “원청 직원은 (선호 씨에게) 나무 합판 잔해를 정리하라는 지시를 한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 FR컨테이너 작업을 하던 노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나무 합판 조각은 (별도 지시가 없으면) 원래 정리하지 않는다. 원청 직원이 두 번이나 나무 합판 조각 잔해를 정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호 씨 산재사망사고 진상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故 이선호 씨의 친구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기자회견에서, 故 이선호 씨의 친구 배민형 씨는 “그저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라며 “제 친구의 이야기였고 우리들의 이야기였다”라고 한탄했다. 그는 “천벌 받아 마땅한 놈들도 떵떵거리며 살아가는데 대학교 다니며 스스로 용돈 좀 벌어보겠다며 땀 흘리며 일하던 선호는 도대체 무슨 잘못이 있나”라며 “제 친구 선호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故 이선호 씨의 친구 김벼리 씨 또한 5일 페이스북에 “(친구의 소식을 듣고) 일주일 동안 무언가를 할 엄두가 안 나 이제야 글을 쓴다”라며 “하루 평균 7명이 산재로 희생된다고 한다. 그게 제 주변 친구가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라고 글을 남겼다. 김 씨는 “친구가 얼른 사고 책임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차가운 냉동고에서 나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적었다.

한편 친구들에 따르면 선호 씨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할 때도 부모님 걱정, 누나 걱정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선호 씨는 대학교를 다니면서 부모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이곳에서 1년 동안 일을 했다고 한다. 유족은 대책위와 함께 선호 씨의 입관절차만 진행한 채 원인 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장례식장에 15일째 빈소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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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 농업 문제는 "졍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

[북한경제 '전환기' 읽기] 식량 증산과 국가의 역할

북한 경제정책의 역사를 돌아보면 농업과 경공업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중공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뒷줄에 서 있었다. 중공업과 농업․경공업의 균형적 발전을 내걸었지만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의 지향은 중공업 우선으로 기울게 했다.

 

김정은 집권기의 '전환기' 경제에서는 이전에 비해 농업․경공업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인민들이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는 지도자의 발언이 그 상징이었다.

 

농업과 경공업의 정책에는 묵은 숙제도 있고 새로운 과제도 있다. 이것을 들여다봐야 '먹는 문제'의 해결과 생필품 공급의 앞길을 알 수 있다. 전국 각지의 협동농장에서 '분조관리제 안에서의 포전담당책임제'에 관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 중이다.

 

경공업 공장들에서는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이 구호를 넘어 실행력을 갖기 시작했다. 농업‧경공업의 실태와 향방을 가늠하기 위한 첫 행정은 북한의 정책과제들을 검토하는 것이다. 북한의 '먹는 문제 해결과 인민생활 향상'에 대해 총 7회에 걸쳐 알아본다.


 

"식량 문제는 인민생활 향상의 진일보와 나라의 경제발전과 관련되는 중대한 문제임을 자각하고 올해 알곡 생산 계획을 철저히 수행해야 한다."


 

조선로동당의 기관지 <로동신문>의 3월 11일자 사설 '새로운 5개년계획의 첫해 알곡고지를 무조건 점령하자'의 한 구절이다. 사설에는 전반적인 농업정책이 담겼다. 전당‧전국가적인 과제로 농업부문에 대한 국가적 투자, 공업의 농업 지원, 전 사회적인 농촌 지원, 화학비료‧연유(석유)‧전력‧농기계부속품 등의 적시(適時) 보장 등이 제시됐다. 농업근로자들에게는 종자개량과 과학농사, 저(低)수확지에서의 증산, 간석지 개간, 기계화 등을 촉구했다.

 

'먹는 문제' 해결에 초집중


 

올해 5개년계획(2021~25년)에 돌입한 북한은 '먹는 문제'에 초집중하는 모습이다. 북한의 농업생산을 관찰하는데 있어서 결과 못지않게 과정(정책)이 중요하다. 과정이 좋으면 좋은 결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기후조건을 비롯한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농업에서 그 생산량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올바른 정책에 따라 추수기까지 열심히 농사짓는 수밖에 없다. 북한 농정당국은 바로 그 문제 앞에 서 있다.


 

식량 자급자족을 향한 북한의 열망은 오래되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현 시기의 농업정책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먹는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그 열쇠는 지난 1월의 제8차 당대회와 2월의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찾을 수 있다.


 

당대회와 전원회의에서 제시된 정책들은 8년 남짓 정책 실험의 결과들이다.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의 병진노선',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에서 채택된 '5개년전략(2016~20년)', 2018년 4월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건설 총력집중노선', 2019년 12월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정면돌파전' 등의 곳곳에 농업정책이 담겨 있었다.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3일 "지금이야말로 한해 농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며 농번기를 맞아 모기르기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시리원시 해서협동농장. 신문은 "벼모판비배관리를 과학기술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로동신문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


 

'전환기' 북한경제에서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는 중대한 전환점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主打擊前方)"이라고 선언했다.


 

2020년 1월 17~19일 평양에서 열린 '2019년 농업부문 총화회의'는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에서 보다 큰 전진을 가져오기 위한 새로운 결의회의"였다(조선중앙통신, 1월 20일 자). 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불리한 기상기후가 계속된 조건에서도 올해 농사에서 최고 수확년도를 돌파하는 전례 없는 대풍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최고 수확년도를 돌파하는 전례 없는 대풍'이라 한 것으로 보아 2019년의 식량생산량은 약 550만 톤(정곡 기준) 이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필자는 연재의 앞부분에서 남한의 농촌진흥청이 북한의 2020년 식량생산량을 440만 톤으로 추정했다고 언급했다. 농촌진흥청의 북한 식량생산량의 2019년 추정치는 464만 톤이었다. 이 추정치는 수정되어야 할 것 같다.

 

북한이 '최고 수확년도를 돌파하는 전례 없는 대풍'이라고 했는데 생산량을 464만 톤이라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북한은 '대풍(大豐)'이라고 하면서도 알곡생산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이래 올해의 제8차 당대회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까지의 북한 농업정책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이를 보면 농업정책의 중점이 조금씩 변했음을 알 수 있다. 시기별로 유의미한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주제별 분류가 정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점은 아래의 경공업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북한 농업 정책의 흐름>


 

1. 2013년 3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① 농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 증대 

②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과학기술적 영농 

③ 알곡생산목표의 무조건 수행


 

2.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의 5개년전략


 

* 5개년 전략 수행기간= 식량문제, 먹는 문제 해결 및 식량공급의 정상화 

①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과학농사열풍 전개 

② 우량품종의 육종 증대, 지방별‧품종별 수요에 맞는 종자생산 

③ 지대별 특성과 자연기후조건에 맞는 작물과 품종 배치, 농작물 비배관리에서 과학기술적 요구 준수, 선진영농방법의 적극 도입 

④ 유기농법 장려,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를 확립할 데 대한 당의 방침 관철 

⑤ 집짐승종자와 먹이문제 해결, 사양관리의 과학화, 수의방역 대책의 확립 

⑥ 풀먹는 집짐승기르기의 군중적 운동 전개, 협동농장들의 공동축산과 농촌세대들의 개인축산 발전, 축산 열풍 전개 

⑦ 과수업의 집약화‧과학화 수준 제고, 과일생산 증대, 전국 도처에 건설한 남새온실과 버섯공장에서의 생산 정상화 

⑧ 농촌경리의 종합적 기계화의 본격적 실행(빠른 기간에 농산작업의 기계화 비중 60~70% 수준)

⑨ 농기계공장 설비와 생산공정의 현대적 개건, 능률 높은 농기계와 부속품의 대대적 생산

⑩ 협동농장에서 농기계 가동률 제고, 영농공정의 기계화 실행


 

3. 2019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 회의에서의 시정연설


 

① 종자와 비료, 물문제와 경지면적 보장에 특별한 주목 

② 과학적 농사방법 도입 

③ 농산작업의 기계화 비중 제고 

④ 닭공장‧돼지공장을 비롯한 축산기지들의 현대적 신설‧개건 

⑤ 집짐승사양관리의 과학화 

⑥ 풀먹는 집짐승기르기의 군중적 추진


 

4. 2019년 12월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


 

* 농업전선=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 

① 과학농법의 장악과 다수확열풍 전개 

② 농업부문의 과학기술역량과 농업과학연구기관들의 조성 

③ 농업 과학기술인재 육성사업 주력 

④ 농촌경리의 수리화 완성 및 흉풍(凶豊)을 모르는 농업생산토대 마련 

⑤ 농산작업의 기계화 비중 제고 

⑥ 농업토지의 통일적 관리 

⑦ 축산업과 과수업 등의 새로운 전환


 

5.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 5개년계획 및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의 내각사업보고

 

* 농업부문 5개년계획의 중심목표= 알곡고지의 무조건 점령, 식량의 자급자족 실현, 농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물질기술적 토대 구축 

① 종자혁명, 과학농사, 저수확지에서의 증산, 새땅찾기와 간석지개간에 주력 

② 농산과 축산‧과수 발전 

③ 농촌경리의 수리화‧기계화 

④ 어떤 불리한 기상기후조건에서도 농업생산을 안전하게 장성시키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과 물질기술적 토대 구비 

⑤ 농업근로자들의 생산적 열의 제고 

⑥ 농촌에 대한 국가적 지원 강화


 

6. 2021년 2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전원회의


 

* 알곡 생산계획과 수매계획의 철저한 집행, 알곡증산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 공고화 

① 농업성을 비롯한 농업지도기관들에서의 예견성 있는 농사작전 (재해성 기후에 대처한 과학적이며 현실적인 방책 수립) 

② 정보당 수확고 제고 및 다수확품종 육종 및 다수확품종의 재배면적 확대 

③ 지력(地力)의 결정적 향상 

④ 품종별 특성과 영농공정별에 따른 과학적인 재배방법 확립 

⑤ 영농기 전 저(低)수확지를 옥토로 만드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 및 전개 

⑥ 트랙터와 농기계 생산단위들의 물질기술적 토대 구비사업의 계획적 추진 

⑦ 관개체계와 시설물 복원, 관수면적의 확장 

⑧ 간석지 건설과 새땅찾기, 토지정리의 전개 

⑨ 축산물과 남새‧과일‧공예작물 생산 증대 

⑩ 올해 농사의 성패가 달려있는 영농물자의 국가적 보장 

⑪ 농업부문에서의 허풍 일소 

⑫ 농촌 리(里)당사업에서의 결정적 개선


 

김정은 시대 북한의 농업정책 과제들을 주제별로 분류하면 7가지로 나눠지고 이를 세분하면 17개가 된다. 농업정책의 방향성을 세부적으로 보기 위해 17개 소주제를 설명한다.


 

농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 증대 : [1] 농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1-①), 농촌에 대한 국가적 지원(5-⑥), 올해 농사의 성패가 달려있는 영농물자의 국가적 보장(6-⑩)


 

첫째,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 정부의 과제들이다. 

농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와 지원에서 중요한 것은 협동농장들에 공급할 화학비료이다. 화학비료는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평남 안주시), 흥남비료연합기업소(함남 함흥시), 순천인비료공장(평남 순천시), 쌍룡인비료공장(함북 김책시), 순천석회질소비료공장(평남 순천시), 안주흙보산비료공장(평남 문덕군) 등에서 생산한다.

 

비료를 생산하는 화학공장들은 모두 국영기업체이고 내각 화학공업성 산하에 있다. 농업생산을 총괄하는 내각 농업성은 비료 때문에 화학공업성의 협조를 얻어야 한다. 농약은 2.8비날론연합기업소(함남 함흥시), 명간화학공장(함북 명간군)에서 생산한다.


 

김정은 위원장은 2020년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인비료 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원료보장 대책 수립 △통합생산체계에 의한 생산 공정의 안정적 운영 △환경보호사업 중시 등 공장의 과업을 제시한 바 있다(<조선중앙통신>, 2020년 5월 2일. 이하 <연합뉴스>, <통일뉴스> 등에서 인용한 것이 표기되지 않은 경우 통일부의 <월간 북한동향>을 인용한 것임).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연유(석유)와 전력이다. 석유는 봉화화학공장(평북 피현군)과 승리화학연합기업소(함북 라선시)에서 공급된다. 봉화화학은 중국 다칭(大慶)유전에서 단둥(丹東)을 거쳐 북한 연결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되는 원유를 정제한다.


 

승리화학은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원유를 정제한다. 북한은 국내의 정제유 외에 상당량의 정제유를 수입한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농업용 정제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전력은 북한 전역의 수력‧화력발전소에서 송배전망을 타고 협동농장들에게 공급된다.
 

 

영농물자의 국가적 보장에서 중요한 것은 농기계 및 부속품공장의 가동이다. 농기계는 금성뜨락또르공장(남포시 강서구역), 원산충성호뜨락또르공장, 순천뜨락또르공장, 강계뜨락또르공장, 청진연결농기계공장, 신천연결농기계공장, 해주연결농기계공장, 해주농기계공장, 평양농기계공장, 신안주농기계공장, 정주농기계공장 등에서 생산된다.

 

대표적인 농기계부속품공장은 원산뜨락또르부속품공장, 사리원뜨락또르부속품공장, 정주뜨락또르부속품공장 등이다. 각 시‧군에 농기구를 생산하고 수리하는 중소형 농기계작업소들과 농기구공장들이 있다. 매년 모내기철에는 북한 언론에서 농기계의 완전 가동, 예비부속품의 충분한 확보와 이동수리활동 전개 등을 강조한다(<로동신문>, 2020년 5월 11일자 사설).


 

영농물자의 국가적 보장이라고 해서 협동농장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것은 아니다. 협동농장들이 영농물자를 구입해야 한다. 화학비료, 연유‧전력, 농기계‧농기계부속품 등은 농업생산의 기본물자들이다. 국가의 투자와 지원이 늘어나는데 비례하여 농업생산은 증대할 것이다. 협동농장들은 모내기와 온실재배에 필요한 박막(비닐) 등 여러 영농물자를 자체 조달한다.
 

 

농촌경리의 수리화: 관계체계와 시설물 복원 : [2] 농촌경리의 수리화 완성 및 흉풍(凶豊)을 모르는 농업생산 토대 마련(4-④), 관개체계와 시설물 복원, 관수면적의 확장(6-⑦)


 

농촌경리의 수리화와 관개체계도 농정당국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북한은 전기‧석유 등 에너지를 사용해 물을 끌어들이는 유역(流域)변경식‧순환(巡還)식 관개에 오랫동안 의존해왔다. 20m 이상 높이로 물을 끌어 올려야 해서 관개시설의 에너지 요구량이 많았다. 북한의 전력 부족과 홍수피해의 시설물 훼손 등으로 인해 관개시설의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유역변경식‧순환식 관개에서 자연흐름식 물길(水路) 관개로의 전환이 필요해졌다. 물길공사는 농업용수의 공급, 전력수요의 절감, 홍수 예방, 공업용수 확보 등에 필요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물길공사는 개천-태성호 물길공사였다. 1999년 11월에 시작된 이 물길공사는 2002년 10월에 완공됐다. 이 물길은 평안남도 개천시, 순천시, 숙천군, 평원군, 대동군, 증산군 등을 거쳐 남포시 강서구역의 태성호에 이른다. 개천-태성호 물길은 대동강 갑문에서 160㎞의 지상수로 및 90개의 물길굴로 이뤄져 있다.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황해남도 물길공사 1~2단계, 함경남도 금야군 관개수로 등이 완료됐다. 황해남도 물길공사 1~2단계는 황해남도 청단군‧봉천군‧강령군‧옹진군과 새로 개간되는 룡매도간석지 등 서해 곡창지대에 관개용수를 담당한다. 재령강‧예성강 하류지역의 홍수피해를 방지하는 역할도 한다. 
 

 

북한은 현재 청천강-평남관개 물길공사, 황해북도 황주긴등 물길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연흐름식 관개망은 농업용수의 해결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지하수 시설은 2020년 3월 기준으로 북한 전역에서 3만 1700여 개가 건설됐거나 보수됐다. 곡창지대인 황해남도에서는 1만 3400여 개의 지하수 시설이 건설됐거나 보수됐다고 한다(<로동신문>, 2020년 3월 29일).

 

농사채비에서 물 확보는 다른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이를테면 △양수기 수리 정비와 고압전동기 개조 △물길과 저수지‧저류지(貯留池, 배수로를 따라 모여드는 물을 관개에 다시 쓰기 위하여 뽑아서 주위에 모아 두는 곳) 건설 △졸짱(땅속 깊이 관을 박아 땅속의 물을 끌어올리는 시설) 박기와 굴포(논밭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보조 수원시설)‧우물파기 등을 해야 한다. 이 업무들을 계획에 맞춰 수행해야 하는 것이다. 태풍과 홍수로 파손된 관개 구조물들의 복구에도 힘써야 한다. 유실된 농지의 복구도 농사채비 기간에 마무리해야 한다(<로동신문>, 2020년 11월 23일).

 

토지정리, 간석지 건설과 새땅찾기 : [3] 농업토지의 통일적 관리(4-⑥), 간석지 건설과 새땅찾기, 토지정리의 전개(6-⑧)

 

이미 완료된 대규모 토지정리사업은 국가 차원에서 군 병력의 대거 투입으로 진행됐다. 토지정리사업은 소(小)구획 경지를 대(大)구획으로 정리해 기계화영농이 가능하도록 하려는 것이었다. 평야지대는 1500평, 중간지대는 800~1000평, 산간지대는 300~500평으로 논밭을 규격화했다.
 

 

토지정리사업은 1998년에 강원도에서 시작되어 1999년에 평안북도, 2000~2002년에 황해남도, 2002~2004년에 평안남도‧평양‧남포 등으로 지역을 옮겨가면 진행되었다. 2004년까지 정리된 토지는 약 27만 6000정보였다고 한다. 2004년 이후 황해북도, 개성, 함경남도, 함경북도, 량강도 등 전역으로 확대되어 김정일 집권기간에 거의 마무리됐다.

 

토지정리사업 이후 간석지 건설과 새땅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전자는 국가 차원에서, 후자는 지역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새땅찾기는 하천 복구정리, 도로와 물길 곧게 펴기, 비경지 개간, 공공건물 이전 등으로 농경지를 새로 찾아내는 것이다.


 

김성민 내각 농업성 국장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으로 새땅찾기 운동에서 9개월 동안 3만 7000여 정보의 농경지를 새로 확보했다. 2014년의 경작지가 총 191만 정보였음을 감안하면 새땅찾기 농경지는 적은 양이 아니다. 함경북도와 황해남도에서 각각 4000여 정보, 황해북도에서 3900여 정보, 평안북도에서 3500여 정보의 새땅을 찾아냈다고 한다. 새로 찾아낸 농경지에서 2020년부터 벼와 강냉이를 재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조선중앙통신>, 2020년 4월 21일).

 

북한에서는 1970년대 중반부터 '자연개조 5대 방침'을 실천해왔다. 그 주요 내용에 밭관개 완성, 경지정리, 토양개량, 다락밭 건설, 치산치수, 간석지 개간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자연재해가 있을 때마다 심각한 피해로 '실패가 입증된' 다락밭 건설 외에는 오늘도 유지되고 있다. 농경지 부족을 해소하려는 북한 인민들의 70여 년의 노력은 눈물겹지만 이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정에 있다.


 

[4] 농업성을 비롯한 농업지도기관들에서의 예견성 있는 농사작전(6-①)


 

내각 농업성, 도농촌경리위원회, 군협동농장경영위원회 등이 매년 농사작전을 전개함에 있어서 예측성이 중요하다. 특히 재해성(災害性) 기후에 대한 사전 대처가 중요하다. 북한은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의 피해가 유달리 크다.

 

이에 대해서 치산치수(治山治水)의 실패를 지적하는 분석이 많다. 북한 당국(당과 내각)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강하천 정리와 관개수로 정비를 잘할 것과 재해성 기후예측과 사전대비를 잘할 것을 강조해왔다.

 

기상예보 통보체계의 수립과 배수시설의 과학기술적 관리에 대해서는 《농업법》에서도 규정을 두고 있다(제58조). 당장은 기후예측에 필요한 위성자료를 구입하고 있고 장기적으로는 기상위성을 쏘아 올려야 한다는 것이 북한 정부의 생각이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50311234134747#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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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읍내서 찾아온 택배가 집으로 와 감격”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05/06 09:45
  • 수정일
    2021/05/06 09: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글·사진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입력 : 2021.05.05 20:42 수정 : 2021.05.05 20:43

 

강원도 양구군 오지마을 ‘온전한 택배 서비스’ 한 달 

양구지역자활센터 ‘드림배송반’ 직원들이 지난 4일 산골마을인 강원 양구군 웅진리 한 주민의 집 앞에서 배송할 물품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최승현 기자

양구지역자활센터 ‘드림배송반’ 직원들이 지난 4일 산골마을인 강원 양구군 웅진리 한 주민의 집 앞에서 배송할 물품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최승현 기자

 

택배업체 읍내 거점에서
지역자활센터가 수령 후
집집마다 배송 업무 맡아
군, 차량·유류비 등 지원
“어르신들이 특히 기뻐해”
 

“30여년 만에 집에서 택배를 받을 수 있게 됐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콕’하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지난해부터 택배 물량이 폭증하고 있다.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생활·건강 상품은 물론 식재료까지 택배로 받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에도 산간지역 오지마을에서는 집에서 택배를 받지 못하는 주민이 여전히 많다. 택배업체들이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배송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로켓배송, 새벽배송 등 ‘당일배송’의 영향권 아래에 있지 못한 주민들은 택배를 찾으러 읍내까지 40분~1시간가량 차를 타고 가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접경지역인 강원 양구군 양구읍 웅진리와 수인리, 월명리, 상무룡리, 국토정중앙면 두무리와 원리, 방산면 천미리 등 7개 오지마을이다. 택배업이 시작된 후 30년 가까이 온전한 택배서비스를 누리지 못했던 이곳 마을 주민들이 집에서 택배물을 받게 됐다.

오지마을에서 마음 편히 택배서비스를 받게 된 것은 불과 한 달여 전부터인데, 묘안을 짜낸 자치단체의 노력 덕분이다. 양구군은 지난 2월 CJ대한통운과 한진택배 양구대리점, 양구지역자활센터 측과 ‘택배 미배달지역 해소를 위한 배달 업무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다.

양구군은 지역자활센터에 보조금을 지급해 차량(트럭)을 구입하도록 하고, 유류비 등 택배 배송운영비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택배업체는 배송수수료 일정 금액(개당 1000원)을 자활센터에 지급하기로 했다. 자활센터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자활근로 참여자를 활용해 오지마을에 택배 배송을 시작했다. 최근 서울의 대규모 아파트단지에서 택배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는 딴 세상 얘기다.

지난 4일 오후 양구군 양구읍 ‘CJ대한통운택배 양구 서브 터미널’. 오지마을 택배 배송 실태를 살펴보기 위해 찾은 이곳에선 양구지역자활센터의 ‘드림배송 사업단’ 직원 5명이 최대 700㎏까지 적재할 수 있는 트럭에 택배상자를 싣느라 바쁜 손놀림을 이어가고 있었다.

김형묵 드림배송 사업단 반장(57)은 “워낙 먼 거리를 오가야 해 다소 힘들긴 하지만 택배를 받는 오지마을 주민들이 너무 기뻐하며 반겨줘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택배 터미널을 빠져나온 트럭이 12㎞를 달려 처음 도착한 곳은 소양호변 산골마을인 웅진리였다. 드림배송 사업단 직원에게서 택배물을 전달받은 주민 임덕훈씨(62)는 “수고하신다”는 인사말을 먼저 건넸다. 임씨는 “그동안 양구읍내까지 차를 타고 가서 택배를 찾아왔는데 이렇게 집까지 배달해주니 정말 고맙다”며 “도시에선 당연하게 여겨질 일도 시골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드림배송 사업단 직원들은 하루 평균 택배물 40~50개를 배달한다. 트럭을 타고 읍내에서 수십㎞ 떨어진 국토정중앙면 두무리와 방산면 천미리까지 순회하다 보면 오후 8시를 넘겨 일하는 경우도 있다.

이경우 양구지역자활센터장(44)은 “그동안 천미리 주민들은 택배를 찾기 위해 1시간가량 차를 몰고 읍내까지 오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며 “오지마을까지 택배를 배송해주는 사업을 시행하니 차량 운전이 여의치 않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가장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구군은 오지마을 택배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자 자활센터에 보조금을 추가 지원해 트럭 1대를 더 구입하도록 하고, 배송뿐 아니라 집하까지 담당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도서·산간 지역과 같은 물류서비스 취약지역에 대한 비용지원 등의 근거를 담은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5052042025&code=620110#csidxa6b4fa7131dcaba8a26d671a4b2c7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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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모욕죄 고소에 조국 답하라는 조선일보 사설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민주당, 장관 후보자들 일방 채택 안 돼”
조선·중앙, 모욕죄 고소 취하한 문 대통령 비판

신문들, 미 재무장관 금리 인상 발언에 ‘우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 4일 시사지 ‘디 애틀랜틱’과의 인터뷰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의 4조 달러 규모 추가 부양책과 관련해 “경제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다소 올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달 미국의 금리를 ‘제로금리(0~0.25%)’로 동결하면서 올해 안에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거라고 밝혔는데, 제롬 파월 주장과 배치된다.

옐런 장관 발언으로 미국의 증시는 요동쳤다. 특히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261.61(1.88%) 포인트 하락한 13633.50으로 마감했다. 기술주들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현 주가에 반영된다. 이 때문에 금리가 인상될 경우 타격을 받는다.

▲6일자 조선일보 8면.
▲6일자 조선일보 8면.
▲6일자 종합일간지 1면.
▲6일자 종합일간지 1면.

조선일보는 8면 기사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이 돈 풀기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 주요 인사가 금리 인상을 입에 올린 건 처음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옐런 장관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직접 거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행정부는 중앙은행의 고유 권한인 금리 정책에 언급을 삼가기 때문이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이미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코로나 사태로 억눌려있던 소비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연방준비제도가 그동안 국채 등을 사들여 푼 자금 규모가 7조 달러(약 7886조원)를 넘어서면서 연준이 조만간 긴축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면서도 “기준금리 결정은 연준의 고유 권한이 아니다. 옐런 장관이 조정할 권한이 없다. 하지만 직전 연준 의장을 지낸 옐런이 시장 반응을 떠보느라 일부러 금리 인상 시사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는 견해도 전했다.

2017년 이후 소비자 물가 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고, 미 재무장관의 금리 인상 발언 등이 전해지자 신문들은 ‘우려’의 목소리 사설로 보도했다. 4일 통계청 소비자 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 물가 지수는 한 해 전보다 2.3% 올랐다. 이는 2017년 8월(2.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018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0~1%대를 오갔다.

▲6일자 중앙일보 사설.
▲6일자 중앙일보 사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6일자 동아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2.3%는 한국은행의 물가 관리 목표(2%)를 웃도는 수치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의 파·달걀값 폭등에서 경험했듯이 인플레이션은 그 자체로 가계의 생계 부담을 가중시키기도 하지만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걱정스럽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옐런 장관은 이 발언 직후 ‘금리는 연방준비제도의 권한’이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미국 경제성장률이 7%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금리상승 가능성을 미리 경고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는 낙관론에만 기댈 게 아니라 세밀한 물가 관리와 통화 정책으로 인플레 공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외국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한국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한국은행은 아직 금리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았지만 시중 금리는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까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개월 연속, 신용대출 금리는 2개월 연속 올랐다. 이자 부담이 늘었는데도 지난달 5대 시중 은행의 신용대출은 7조원 가까이 급증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어 “정부는 확장 재정으로 퍼붓는 돈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는 않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과도한 돈 풀기를 자제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도 금리 인상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부채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일보 “민주당, ‘임혜숙·박준영·노형욱’ 일방 채택 안 돼”

지난 4일 국민의힘 등 야권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 장관 후보자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6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인사 검증을 받아야 한다.

임혜숙 후보자는 제자 논문에 남편 이름을 18차례나 기재해 남편 실적을 부풀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 박준영 후보자의 부인은 1000점 이상의 유럽산 도자기를 외교관 이삿짐으로 들여온 뒤 일부를 판매했고, 노형욱 후보자는 관사에 거주하면서 공무원 특별공급제도를 통해 세종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시세 차익을 거뒀다.

▲6일자 한국일보 5면.
▲6일자 한국일보 5면.
▲6일자 한국일보 사설.
▲6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야권이 ‘부적격’ 판정을 내리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민주당이 일방 채택하는 것을 우려하는 기사와 사설을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5면 기사에서 “현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된 장관급 인사는 29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가 또다시 임명을 밀어붙인다면 ‘30번째 임명 강행’이란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4·7 재보궐선거 패인으로 청와대와 여당의 일방통행식 국정 운영이 꼽히는 상황에서 민심 이반을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틈새를 파고들어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며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에서 이들의 자격을 면밀히 검증하지 않은 채 엄호하는 데만 열중했다. 청와대가 장관 후보자를 내려보내면 앞뒤 가리지 않고 옹호하는 행태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한 뒤 “문재인 정부 들어 여당 단독으로 보고서를 채택하고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 경우가 29번이었다. 여권이 민심을 살피지 않은 채 또다시 이 과정을 반복하면 4·7 재·보선 참패 후 반성하고 변화하겠다던 다짐이 허언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신문도 사설에서 “ 이런 후보들이 장관이 된다면 리더십의 원초적 흠결로 조직을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다. 더욱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해양수산부 등 주요 부처의 국정을 이끌 이들이 과연 공사 구분을 제대로 할지 걱정부터 앞선다”고 우려한 뒤 “엎질러진 물인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후보자를 다시 고르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조선·중앙, 모욕죄 고소 취하하며 여지 남긴 대통령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자신을 비판하는 전단을 배포한 시민을 ‘모욕죄’로 고소했다가 최근 비판이 쏟아지자 고소를 취하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대통령을 욕해서 기분이 풀리면 그것은 좋을 일”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추가 고소 가능성을 열어놓는 입장을 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4일 문 대통령의 고소 철회 소식을 알리며 “앞으로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의도적으로 훼손하고, 외교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어도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는 취지에서 개별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일자 중앙일보 사설.
▲6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이번엔 고소를 접지만 김씨는 잘못을 뉘우쳐야 하고, 향후 비슷한 일이 생길 경우 또 고소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풀이한 뒤 “김씨의 비난은 일반인이 아닌 대통령 등 권력자에 대한 것이었다. 아무리 거칠고 저열하게 느껴지더라도 권력자들은 참아내야 한다.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문 대통령이 계속해온 이야기”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이번 논란은 애당초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 대통령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더라도 스스로가 변호사이자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시민을 고소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에 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사설에서 “앞으로든 얼마든 고소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국민을 협박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석한 뒤 “여권 의원들은 지난달 모욕죄를 폐지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표현의 허용 여부를 국가가 재단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씨는 논문에서 ‘사회적 강자인 공인이 명예를 침해받았다고 형벌권을 동원하면 표현의 자유 제약’이라고 했다. 그래놓고 문 대통령이 모욕죄로 일반 국민을 고소한 것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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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56개 지자체 아동학대전담공무원 ‘전무’…경기도는 17곳

그나마 있는 곳은 복지부 배치 기준 미달…전담공무원 인력난 ‘가중’
경기도는 14개시·군, 56명에 그쳐…전국 102개 지자체도 기준 ‘부적합’
도 “복지부에 인력 충원 건의 중…복지부도 공감해”
복지부 “배치 기준에 맞게 인력 충원 예정…지자체에 빠른 배치 독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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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CG.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아동학대 CG.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동학대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아동 학대를 전담할 공무원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대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아동들, 그리고 아동학대전담공무원(전담공무원)들의 처우를 위해서라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3일 보건복지부와 경기도 등에 따르면, 복지부는 현재 지자체에 아동학대 신고 50건당 전담공무원 1명을 배치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를 도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신고 건수로 환산해보면, 2020년(8964건) 기준 도내에는 전담공무원이 약 179명이 배치돼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기준 도내에 배치된 전담공무원은 14개 시·군, 56명에 그친다. 나머지 17개 시·군에는 단 1명도 없는 실정이다.

 

구체적으로 도내에서 경찰 아동학대 사건 신고량이 가장 많은 수원시는 전담공무원이 아예 없었다. 용인·안양·평택·파주·의정부·김포·광주·광명·이천·구리·안성·포천·의왕·양평·동두천·가평도 처지는 같았다.

 

그나마 있는 곳도 고양·하남·양주·과천·연천 1명, 남양주·여주 2명, 군포 3명, 성남·오산 4명, 화성 7명, 부천·안산 8명, 시흥 11명 수준에 머무르며 대부분이 복지부 전담공무원 배치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봐도 형편은 비슷했다. 전국 229개 지자체(전담공무원 467명) 중 127곳만 배치 기준에 맞게 배치돼 있다. 나머지 102곳은 배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으며, 특히 이 중 56곳은 전담공무원이 전혀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동학대 CG. (사진=연합뉴스 제공)
▲ 아동학대 CG. (사진=연합뉴스 제공)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전담공무원들은 업무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A 지자체 전담공무원은 “원래 (복지부) 기준으로 따져도 저희는 20명이 넘게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며 “적은 인력으로 주간 8시간 근무와 야간 당직까지 하루 24시간 신고 대응을 하고 있어 정말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효율적인 대응을 위해선 경찰처럼 교대 근무가 가능하게끔 근무 체계를 바꿔야 한다”며 “현재 전담공무원의 상황을 경찰로 따지면 주간엔 학대예방경찰관(APO) 역할을 하고, 야간엔 지구대·파출소 직원 역할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회피 1순위 보직이라 지자체 나름대로 인력을 가용하려 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B 지자체 전담공무원도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까 한 사건을 처리하러 나갔을 때 다른 신고가 들어오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워진다. 야간 내내 밀린 사건을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며 “그렇게 야간 내내 일한 뒤 다시 출근해 주간업무를 소화하고 있어 업무 강도가 엄청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담공무원 추가 및 신규 배치를 서둘러 강제할 순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아동복지법이 오는 10월 30일까지만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도와 복지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을 벌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아동복지법을 보면 올해 10월 30일까지 배치하게끔 돼 있다”며 “그러나 조사를 하거나 당직을 설 때 적은 인력으로 소화하는 것이 애로사항일 수 있어 지속적으로 전담공무원을 충원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복지부에서도 공감을 하고 있다”고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 배치 기준에 맞추려면 전국적으로 664명이라는 전담공무원이 배치돼야 한다”며 “현재 행안부로부터 이 인원에 대한 기준인건비를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지자체별로 채용 일정이라는 게 있다. 보통 연초에 계획을 공지하고, 연말 정도에 채용이 이뤄진다”며 “우선적으로 기존 인력을 전담공무원으로 배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부 지자체는 신규 인력을 채용해서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복지부가 강제할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당장 배치하지 않더라도 아동학대보호전문기관이 대신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며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전담공무원이 배치될 수 있도록 행정안전부와 저희가 최대한 빨리 배치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김기현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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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택배 150원 오를 때 개인 택배 2,000원 올라간 진짜 이유

“2~3% 남짓한 개인택배, 물량 감소에도 매출 타격은 미비”

윤정헌 기자 
발행2021-05-05 16:58:35 수정2021-05-05 16:58:35
 
택배 물량을 싣고 있는 택배기사ⓒ뉴시스 
 
최근 국내 주요 대형택배업체들이 기업택배에 이어 개인택배 요금을 인상한 사실 뒤늦게 알려졌다. 기업택배 가격은 100~150원가량 오른 데 비해 개인택배 인상 금액은 1천원~2천원에 달해 비용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figcaption>

5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지난달 19일부터 개인 고객 택배 가격을 소형(무게 5㎏ 이하, 가로·세로·높이 세 변의 합이 100㎝ 이하) 기준 2천원 인상했다. 동일권역 기준 4천원이던 소형 개인 택배비는 6천원까지 올랐다. 중형(15㎏ 이하)은 5천원에서 6천원, 대형(20㎏ 이하)은 6천원에서 7천원으로 각각 1천원씩 올랐다.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는 지난달 15일부터 소·중·대형 개인택배의 택비비를 각각 1천원씩 올렸다. 소형은 5천원, 중형은 6천원, 대형은 7천원이다.

소형 6천원, 중형 7천원, 대형 9천원 등 타 택배사들에 비해 높은 개인택배 요금을 받고 있던 CJ대한통운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이들 택배 3사는 개인택배비 인상 앞서 기업택배비를 인상한 바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1일부터 소형 기준 계약 단가를 1,600원에서 1,850원으로 250원 인상했다. 롯데택배도 지난 3월부터 소형택배의 배송비를 1,650원에서 1,750원으로 100원 인상했다. 무게와 길이에 따라 구간별로 인상 폭을 135원 안팎에서 각각 다르게 적용했다. 한진은 올해 초부터 기업 택배를 대상으로 한 소형택배 단가를 1,800원 이상으로 정해 계약하고 있다. 정확한 인상 폭은 밝히지 않았으나, 150원가량 인상된 것이라는 게 택배업계의 설명이다.

 

개인택배는 소비자가 직접 택배기사를 불러 택배를 보내는 것을 말한다. 개인이 콜센터나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택배를 요청하면 택배기사가 직접 찾아와 택배를 가져가는데, 바로 이런 물량들이 개인택배로 분류된다. 개인이 평소 알고 지내는 택배기사나 인근을 지나는 택배기사에게 택배를 요청하는 것도 개인택배에 해당한다.

기업택배는 택배사(택배 대리점)가 기업과 계약을 체결하고 배송을 맡아 처리해주는 택배를 말한다. 온라인 쇼핑몰과 TV홈쇼핑, 편의점 등이 택배사에 배송을 맡기는 물량이 기업택배다.

이처럼 기업택배에 비해 개인택배 요금이 큰 폭으로 인상된 데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택배사 관계자는 “국내에 택배가 도입된 이래 개인택배비는 수십 년간 인상되지 않았다. 인상요인이 있었음에도 억제해 왔던 것”이라면서 “하지만 지금은 택배기사 처우개선 등의 문제를 봤을 때 인상이 필요했다. 택배 요금 현실화 측면에서 당위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개인택배가 불특정 장소에서 소량씩 발생한다는 점과 비정기적으로 발생한다는 점 등도 큰 인상 폭의 요인으로 꼽았다. 이 관계자는 “요청이 들어오면 택배기사가 직접 물건을 가지러 가는데, 보통 1~2건 정도다. 적은 물량을 집화하는 데 많은 품이 든다”며 “반면 기업택배는 매일 고정된 장소에서 대량의 물량이 나온다. 때문에 개인택배와 기업택배는 비용 및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편의점 택배 자료사진ⓒGS25 제공

전체 물량 중 2~3% 남짓한 '개인택배' 안 써도 그만?
"개인택배 소요 편의점 택배로 옮겨 갈 것... 결국 기업택배로 돌아와"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지나친 인상 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택배의 경우 기업택배의 소형택배 인상 폭은 100원(6%)이지만 개인택배는 1천원(25%)이다. 기업택배비를 150원(9%) 정도 올린 한진은 개인택배를 2천원(50%)이나 인상했다.

이에 대해 일부 택배업계 관계자들은 전체 택배 물량 중 개인택배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개인택배 물량이 감소하더라도 택배사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작은 만큼 대대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택배업계 종사자는 “체감상 전체 택배물량 중 개인택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2~3%밖에 안 된다. 그나마도 편의점 택배로 넘어가는 지 개인택배 물량은 더 줄고 있다”며 “보통 매출 감소를 우려해 조심스럽게 소폭 가격 인상을 하지만 매출에 거의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만큼 이렇게 큰 폭으로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하는 시간에 택배를 보낼 수 있는 편의점 택배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개인택배 물량이 더 감소했다는 게 택배업계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실제 편의점 택배 서비스를 운영 중인 CU에 따르면 편의점 택배 이용건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이용 건수의 증감률을 살펴보면 1분기 21.5%를 시작으로 2분기 25.8%, 3분기 29.5%, 4분기 30.5%였고, 전체 신장률은 27.9%를 기록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높은 가격에 개인택배를 고객이 감소하더라도 택배물량이 감소하는 건 아니다”라며 “개인 택배를 이용하려던 소비자가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는 거다. 결국 택배사 입장에서는 개인택배가 기업 택배 물량로 바뀌는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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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 오염수·성노예 문제 ‘딴 목소리’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05/06 08:40
  • 수정일
    2021/05/06 08:4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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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 런던 G7회의장서 한미일·한일 회담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1.05.05 19:12
  •  
  •  수정 2021.05.05 20:17
  •  
  •  댓글 1
 
G7 외교·개발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는 런던에서 5일 오전 정의용 외교부장관과 모태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이 취임후 처음으로 만났다. [사진제공 - 외교부]
G7 외교·개발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는 런던에서 5일 오전 정의용 외교부장관과 모태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대신이 취임후 처음으로 만났다. [사진제공 - 외교부]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참석차 런던을 방문 중인 정의용 외교부장관은 5일 오전(현지시간) 한미일 외교장관회담과 한일 외교장관회담을 잇따라 갖고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 협의했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정의용 장관 취임 후 처음이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의용 장관은 안토니 블링컨(Antony J.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 敏充) 일본 외무대신과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3국 협력을 다짐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블링컨 장관은 미측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한일 양측에 설명하였으며, 세 장관은 향후 대북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3국간 계속 긴밀히 소통·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한미일 외교장관은 북한·북핵 문제 관련 그간 3국이 긴밀히 소통해 온 점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실질적 진전을 위해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런던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도 블링컨 장관은 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전해줬고 정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결정된 것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외교부는 “3국 장관은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역내 평화·안보·번영을 증진시키기 위한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지속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는 양측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 사안들도 다뤄져 주목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정 장관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이 “주변국과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이루어진데 대해 깊은 우려와 함께 반대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

나아가 오염수 방류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해양 환경에 잠재적인 위협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테기 대신의 반응은 전하지 않았지만 일본은 IAEA(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해양 방류는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미국도 이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대법원의 일본군 성노예(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에 대해서도 양측은 입장차를 드러냈다. 모테기 대신은 대법원 판결 문제에 대한 일본 측 입장을 설명해고, 정 장관은 일본 측의 올바른 역사인식 없이는 과거사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측 입장을 설명했다는 것.

외교부는 “양 장관은 한일이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에 뜻을 같이하였다”며 “양 장관은 한일 간 현안 해결을 위해 양국 간 긴밀한 대화와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양 장관은 북한·북핵 문제 관련 한일 양국 및 한미일 3국이 긴밀히 소통해 온 점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실질적 진전을 가져오기 위해 지속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전했지만 구체적 협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일본은 북한·북핵 문제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연동시켜 이 문제의 우선적 해결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이번 한일 외교장관회담 결과 보도자료에는 납북자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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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깅’을 아시나요? 2050년 어린이날 지키는 2021 어린이들

등록 :2021-05-05 04:59수정 :2021-05-05 07:07


 ‘2050 어린이날을 지켜라’ 챌린지

가정, 학교 등에서 자발적 참여
땀나고 숨차도 20ℓ 봉투 채워
 
대구 달서구 진월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교사가 봉숭아어린이공원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신민철씨 제공
대구 달서구 진월초등학교 3학년 학생들과 교사가 봉숭아어린이공원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신민철씨 제공
 
“우리 동네가 깨끗해져서 뿌듯했어요! 그렇지만 쓰레기가 많아서 북극곰이랑 북극에 사는 물고기들이 걱정되기도 했어요. 우리만 노력하면 되는 게 아니라 모두가 다 노력해야 하잖아요.”(12살 김귀태)

“저는 길에 쓰레기를 버린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쓰레기를 줍다 보니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린 사람들이 미웠어요.”(8살 봉세은)

 

 ‘동네를 뛴다. 쓰레기를 줍는다. 지구의 미래를 지킨다.’ 귀태와 세은이는 요새 ‘플로깅’에 빠져있다. 플로깅은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15일까지 진행하는 ‘2050년 어린이날을 지켜라’ 플로깅 챌린지에 아이들과 어른들이 미래의 어린이들이 살아갈 지구를 위해 참여하고 있다. 미래세대를 위해 집 근처 공원과 학교 주변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 활동을 하자는 취지다.

 

대구 달서구 진월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봉숭아어린이공원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신민철씨 제공
대구 달서구 진월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봉숭아어린이공원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신민철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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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진월초 3학년3반 학생 17명과 교사 신민철(30)씨는 지난 3일 오전 1시간가량 학교 인근 공원에서 플로깅을 했다. 담배꽁초와 플라스틱컵이 가장 많이 나왔고, 음식물쓰레기와 오래돼 악취가 나는 음료 등도 나와 아이들이 코를 부여잡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담배꽁초가 왜 이렇게 많은지’, ‘어른들은 왜 쓰레기를 그냥 두고 가는지’ 계속 물어봤어요. 색이 들어간 페트병 등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에 대해 설명해주니 ‘쉽게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면 되잖아요. 왜 그렇게 만들어요?’라는 질문이 나왔는데 답하기 어려웠습니다.”진월초 최영은(9)양은 플로깅에 참여해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우리 주변의 쓰레기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평소에 엄마랑 자주 가는 공원인데 이렇게 쓰레기가 많은 줄 몰랐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이 나서다 보면 언젠가는 깨끗한 마을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지난 2일 가족과 함께 경기도 여주에서 플로깅에 참여한 봉서휘(11)양도 “운동도 하면서 아픈 지구를 위해 무언가 해서 마음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대전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과 어린이들이 대전 대덕구 길치근린공원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대전종합사회복지관 제공
대전종합사회복지관 직원들과 어린이들이 대전 대덕구 길치근린공원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대전종합사회복지관 제공
 
지난 3일 낮 1시간30분가량 플로깅을 한 대전종합사회복지관 어린이 8명도 저마다 든 20ℓ 봉투를 채우고, 힘들었지만 보람찼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23.3도를 기록해 뛰면 땀이 나는 날씨였다. “목이 엄청 마르고 더워서 숨이 찼어요. 그래도 뿌듯해서 또 하고 싶어요.”(11살 김태희) “지나가는 어르신들이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셔서 더 기분이 좋았어요.”(12살 방은설) “몰래 길에 쓰레기를 버린 적이 있는데, 앞으로는 절대 버리지 않겠다”는 솔직한 ‘고백’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빙하가 녹아 살 곳을 잃은 북극곰이 불쌍하다”, “우리와 물고기가 먹는 미세 플라스틱이 걱정된다”, “지구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을까 봐 두렵다” 고 앞다투어 말하는 아이들은 기후위기에 둔감한 어른들 보다 더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다.

두 아이와 함께 플로깅에 참여한 봉원훈(42)씨는 “미래세대를 위해 어른들도 환경보호에 앞장서야 한다”며 아이들의 노력에 어른들이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구는 ‘우리가 잠시 빌린 것’이라고 하잖아요. 우리 아이들도 지구에서 건강하게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봉서휘(11)·봉세은(8)양 가족이 경기도 여주 강천섬유원지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봉원훈씨 제공
봉서휘(11)·봉세은(8)양 가족이 경기도 여주 강천섬유원지에서 플로깅을 하고 있다. 봉원훈씨 제공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3928.html?_fr=mt1#csidxe0013ee1d0f1ef0ab987aee53814a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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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델리의 화장터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

정혜연 기자
발행2021-05-05 07:56:17 수정2021-05-05 07:5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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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필리핀에 가야하나요?" 한국서 나고자란 어린이의 외침

[고기복의 이주노동 보고서] 어린이날, 부모의 마음으로 읽는 유엔아동권리협약

21.05.04 18:26l최종 업데이트 21.05.04 18:26l
 울고 있는 아이.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  가족 동반을 허락하지 않는 대한민국 외국인력정책은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동들이 통계에 잡힐 가능성을 배제해버린다. 매해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를 하는 통계청 자료 역시 15세 이상 국내 상주인구를 기준으로 하므로 어떤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은 없음)
ⓒ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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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대한민국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가입하며 국적·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국내 거주하는 모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모든 아동은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정한 기본적 권리들을 보장받고 있을까요?

지난 4월 19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이민조사과가 발표한 '장기체류 외국인 아동에게 조건부 체류자격 부여' 제도를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주아동, 정확한 통계가 없다

이 제도는 국내에서 출생한 후 15년 이상 국내에 계속 체류하면서 대한민국 중‧고교 교육과정을 받고 있거나 고교를 졸업한 외국인 아동을 대상으로 학교 재학, 법 위반 여부 등 일정한 심사를 거쳐 학업 등을 위한 체류자격을 부여합니다. 법무부는 이 제도를 시행하는 이유 중 하나로 체류 자격 때문에 미등록 이주아동의 학습권 보장이 되지 않는 현실은 1991년 대한민국이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내용과 정신에 배치될 수 있다는 지적을 수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중 학습권 관련 부분만 살펴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제2조 제1항. 아동 또는 그의 부모나 후견인의 (중략) 사회적 출신, 재산, 무능력,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에 관계없이 (중략) 이 협약에 규정된 권리를 존중하고, 각 아동에게 보장하여야 한다.<br /><br />제28조 제1항. 당사국은 아동의 교육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며, 점진적으로 그리고 기회균등의 기초 위에서 이 권리를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월보에 따르면 2021년 3월 말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백만 명이고, 그중 미등록자는 39만 명입니다. 그런데 이 자료에서 미등록이주아동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가족 동반을 허락하지 않는 대한민국 외국인력정책은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동들이 통계에 잡힐 가능성을 배제해버립니다. 매해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를 하는 통계청 자료 역시 15세 이상 국내 상주인구를 기준으로 하므로 어떤 통계에도 잡히지 않습니다. 

출입국 통계월보, 교육부 학생 통계, 국내 주재 각국 대사관에 등록된 국내 출생 아동, 부모를 따라 입국했다가 체류 기간을 넘긴 아동, 대한의사협회에 집계돼 있는 미등록 이주아동 등을 참고할 수 있기는 하나 현실적으로 이런 자료들을 수집하여 통계를 내기가 불가능합니다. 결국 2~3만 명 정도로 관련 단체들이 추산할 뿐입니다. 

존재 자체가 불법인 아이들

미등록, 또 다른 말로 불법체류자인 이주아동들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자마자 존재 자체가 불법이 돼버립니다. 아동이지만 당연히 누려야 할 생존권, 학습권, 보건 의료권, 문화 여가를 즐길 권리, 사회권 등 그 어떤 것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려서부터 장기체류하고 있는 아동과 그 부모들은 언어적 문화적 정체성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주아동 지원 활동을 하는 단체들도 똑같은 주장을 합니다. 제발 대한민국에 살게 해달라는 염원을 담아서 말입니다.  법무부 역시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배경 중 하나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하여 장기간 거주하며 공교육까지 이수한 외국인 아동은 언어・문화적으로 사실상 우리 국민에 준하는 정체성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을 들고 있으니 그런 주장이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법무부 발표를 듣고 기뻐하는 마리아도 같은 말을 합니다. 

"한국에서 살고 싶어. 내 친구들이 모두 여기에 있는데, 한국말밖에 하지 못하는데 왜 필리핀에 가야 해?"

마리아가 오랜 미등록 생활에 지쳐 귀국하려고 했을 때 아들이 한 말이었습니다. 마리아는 울고불고하는 아들의 마음을 모른 체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모든 게 자신의 불찰이라는 마리아는 아들에게 더 어렸을 때부터 모국에 대해 가르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자책하고 있습니다. 

법무부 발표 전에 출입국 단속에 걸렸다가 보증금 1200만 원을 내고 보호일시해제된 마리아는 그간 사연을 적어 출입국에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꿈을 가지고 대한민국에서 일하러 왔고 사장님께 인정도 받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다가 한 남자를 만나 사랑을 하게 되었고 아들을 낳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제 아들은 외모는 필리핀 사람이지만 내면은 그렇지 않습니다. 

필리핀에 간 적도 없고, 필리핀 사람들과 어울린 적도 없어 필리핀 말도, 음식도 먹을 줄 모릅니다. 한국말을 하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는 평범한 아이입니다. 아들이 자라가면서 제 비자는 만료됐고 필리핀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들을 생각하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아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큰사진보기 지난 2020년 10월 28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미등록 이주아동과 청소년 기본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주배경아동·청소년 기본권 보호 네트워크 등의 주최로 열렸다.
▲  지난 2020년 10월 28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미등록 이주아동과 청소년 기본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주배경아동·청소년 기본권 보호 네트워크 등의 주최로 열렸다.
ⓒ 고기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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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정체성 때문에 아동의 권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반외국인 정서를 가진 국민을 설득하는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청주지방법원은 청주출입국관리사무소장이 미등록 이주아동에게 내린 강제퇴거명령 취소를 명하며 판결문에 이렇게 밝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출생하여 현재까지 사실상 오직 대한민국만을 그 지역적·사회적 터전으로 삼아 살아온 사람을 무작정 다른 나라로 나가라고 내쫓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생존권을 보장하여야 할 문명국가의 헌법정신에 어긋난다. <br />(...) 대한민국에서 초·중·고 정규교과과정을 모두 이수한 원고를 강제로 내쫓는 것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경제적·인적 피해를 입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즉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12년의 정규교육과정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성장한 원고를 이제 와서 내보내는 것은 그에 투자한 시간과 비용, 노력을 감안할 때 큰 손실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판결은 미등록 이주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도록 정부에 촉구하면서 유엔아동권리협약이 말하는 권리보다 대한민국에 얼마만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존재인가에 방점을 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정작 중요한 아동의 기본권적 권리를 외면할 수 있습니다. 아동의 권리는 그 정체성과 관계없이 '아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보장받아야 합니다. 아동은 단순한 보호대상이 아니라 존엄성과 권리를 가진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의 생존권, 보호권, 발달권, 참여권 등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아동은 기본적인 삶을 누릴 수 있어야 하고, 모든 형태의 위험, 차별, 학대와 방임, 차별, 과도한 노동, 약물과 성폭력 등 아동에게 유해한 것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또한, 교육을 받고 문화생활을 즐기고 여가를 즐기며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일에 의견을 말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권리 등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내용과 정신에 따르면 미등록 이주아동의 경우 합법체류로 봐야 함이 타당합니다. 

마리아가 한국에 더 있고자 하는 이유는 오직 하나, 아들 때문입니다. 청소년기에 있는 아들이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갈까봐 노심초사하는 마음은 여느 한국 부모와 다를 바 없습니다. 

어린이날에 부모의 마음으로 '유엔아동권리협약' 네 가지 원칙을 함께 살펴봤으면 합니다. 
 
무차별의 원칙 : 모든 아동은 부모님이 어떤 사람이든, 어떤 인종이든, 어떤 종교를 믿든, 어떤 언어를 사용하든, 부자든 가난하든, 장애가 있든 없든, 모두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합니다.<br /><br />아동 최선 이익의 원칙 :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것을 결정할 때에는 아동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br /><br />생존과 발달의 원칙 : 아동은 특별히 생존과 발달을 위해 다양한 보호와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br /><br />아동 의견 존중의 원칙 : 아동은 책임감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자신의 능력에 맞는 적절한 사회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갖고, 자신의 생활에 영향을 주는 일에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의견을 존중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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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 등린이, 헬린이?...'○린이'에 담긴 편견

[청소년 인권을 말하다] 어린이날 맞아 '주린이'. '등린이', '헬린이' 이제 그만 쓰기를

○린이, 누군가의 호칭을 빌려오는 순간에 대해

 

'다들 많이 사용하는 말인데 뭐가 문제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린이'가 주로 사용되는 맥락을 살펴보면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읽어낼 수 있다. '○린이'라는 표현은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나 취미의 첫 글자와 '어린이'가 합쳐진 것이다. 왜 새롭게 시작하는 무언가를 지칭하는 용어인 '입문자'나 '초보자'를 대신해 '○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지 먼저 질문해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어린이를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 바라보기보다 모든 영역에서 '초보자'라 생각하기에 이런 호칭이 문제없이 사용되는 것 아닐까. 어린이는 곧 미성숙하고 서툰 존재라는 편견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린이'라는 표현은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알려주는 상황에서 흔하게 쓰이곤 한다.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알려주는 사람은 '어른'으로, 가르침을 받고 배우는 사람은 '어린이'로 상정하면서 가르치는 사람의 권위를 높이는 것이다. 어린이는 어른의 가르침에 고분고분 따라야 하는 '가르침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어린이를 낮춰 보는 인식이 녹아 있다.

 

이런 점에서 아무런 고민 없이 공공기관, 언론에서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재생산하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를 함부로 단정 짓는 태도, 어린이 차별적인 우리 사회의 문화를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내가 나를 호칭하는 이름이 되기 싫을 때


 

'○린이'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쓰이는 것을 목격하며, 어린이라는 호칭이 지금까지 어떻게 쓰여 왔는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한국 사회에서 어린 존재를 지칭하는 말들은 그다지 매력적인 것이 아니었다. 나는 생일이 일러 학교를 한 해 빨리 들어간, 흔히 말하는 "빠른년생"이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주변 친구들로부터 본인을 언니라고 부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래서인지 나도 늘 '언니'가 되고 싶었다. 나이가 한 살 적은 것뿐이었지만 부족한 사람으로 여겨지고 무시해도 되는 위치에 놓이곤 해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위축되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았다.

 

나는 특히 나를 어리다고 지칭하는 말들이 싫었다. '어린이'라는 호칭은 언제든 벗어나고 싶은, 들을 때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게끔 하는 말이었다. 스스로 어린이임을 드러내기보다는 부정해야 되는 순간이 대부분이었다. '어린이'라고 불릴 때는 내가 배제되거나 무시당할 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정체성에 붙여지는 이름을 부정하고 싶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들의 삶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린이'라는 표현은 '결정 장애'와 같은 표현과도 닮아 있다. '결정 장애'라는 표현도 우유부단한 태도를 장애에 빗대어 사용하는 점에서 장애에 대한 차별적 시선이 담긴 말이다. '○린이', '결정 장애'와 같은 표현을 특정 상황에 쓰는 것은 존재에 대한 편견임과 동시에 사회적 소수자의 특성을 극복해야 되는 무언가로 여기게끔 한다. 이런 식의 표현은 소수자들이 스스로를 부정해야 하는 순간에 놓이고 사회에서 존재 자체가 지워지는 현실을 드러낸다.

 

어린이 해방의 의미를 되찾기 위해


 

스스로 어린이임을 부정하다가도 어린이임을 강조하게 되는 날이 바로 어린이날이었다. 그것도 그냥 어린이가 아닌, '착하고 귀엽고 말 잘 듣는 어린이'로 자신을 드러내야 했다. 다른 어린이들에게도 이러한 경험이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어린이날이 다가오면 선물을 받아내기 위해 어른들이 원하는 어린이의 모습을 보여주려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평소 내가 싫어했던 모습들을 마구 보여주며 선물을 받아내기 위해 애를 썼다. 어쩌면 어린이날은 어린이들이 본연의 모습보다는 어른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하는 날, 어린이의 부자유함과 우리 사회의 어린이 혐오를 목격하기 쉬운 날인지도 모른다.


 

현재 어린이날은 어린이들과 놀아주거나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는 날 정도로 여겨진다. 하지만 어린이날이 만들어진 취지를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1922년 첫 어린이날에는 "어린이에게 경어를 써 달라"고 하며 어린이의 권리를 보장하고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할 것을 요구했던 역사가 있다. '어린이'라는 호칭 자체에도 너무도 하찮아서 지칭하는 말조차 없었던 나이 어린 존재에게 이름을 붙인 어린이해방운동의 정신을 담고 있다. 어른과 동등한 존재이자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로서 '어린이'라는 호칭을 요구했지만 현재는 이러한 의미는 많이 퇴색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라는 호칭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부족함이 배제의 이유가 되지 않길 바라며


 

'○린이' 표현 속에 있는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지적하면, "어린이는 아직 부족하고 가르침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맞고, 어른들이 자신을 그렇게 지칭하는 게 왜 문제냐"라는 말이 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린이'라는 표현을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는 모습이 바로 어른들의 권력을 드러낸다.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배워야만 하는 존재,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그 사람의 온전한 삶을 지우는 일이다. 언제나 배워야만 하는 존재로 여겨지는 어린이·청소년들은 '○린이'라는 표현을 쓸 필요도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많은 어린이·청소년들이 나처럼 어린이로, 청소년으로 불리는 것을 피하고 싶어 할 것이다. 취미로 무엇을 배울지 고민하며 배움을 정할 수 있는 이들, 그렇게 삶이 지워지지 않는 이들에게 '○린이'라는 표현이 쉽고 재미있는 것이다.


 

한편, '○린이'라는 표현을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 어린이 중에도 똑똑한 어린이도 있고 부족하지 않을 때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어린이도 부족하지 않고, 배우지 않아도 되는 존재라고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TV 프로그램 속에 나오는 흔히 '영재'로 여기지는 어린이를 예시로 들며 어른보다 뛰어난 순간이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이 세상과 뛰어남을 평가하는 기준 자체가 어른 중심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이러한 이야기는 어른스러운 어린이와 그렇지 않은 어린이를 다시 나누는 기준밖에 되지 않는다.


 

'○린이' 속에 담긴 어린이에 대한 편견을 비판하는 것은 어른들의 시선에 들어맞는 어린이만 인정받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나 누군가가 부족하다고 전제하더라도 그들의 언행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회가 되는 것을 바란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바랐던 것은 "빠른년생이면 친구지."라는 말이 아니라, 나이가 달라도 그 속에서 위축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린이 말고 초보자라는 말을 쓰세요."라는 말보다 "부족하면 늘 배워야만 해?", "자격과 조건이 미달하면 차별받아야 돼?"라고 되묻고 싶다. '○린이'라는 표현으로 어린이의 삶을 납작하게 만들지 말자.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50416363892350#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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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미국 대북정책 중심은 외교... 북한이 기회 잡기를 희망”

미 국무장관, 최근 북한 반발 성명에 ‘외교’ 강조해 해명하면서도 공은 다시 북으로 넘긴 듯

김원식 전문기자
발행2021-05-04 09:33:54 수정2021-05-04 11:12:44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참석을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자료 사진)ⓒ뉴시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의 중심은 외교에 있다면서, 북한이 이러한 외교적인 기회를 잡기 희망한다고 밝혔다.</figcaption>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게재된 녹취록에 따르면, 블링컨 국무장관은 3일(현지 시간) 도미닉 라브 영국 외교장관과 함께 한 화상 기자회견에서 북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 (대북) 정책은 잘 조정된(calibrated) 실용적인 접근법”이라며 “미국과 동맹 그리고 주둔군의 안보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이를 탐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진행하면서 한국과 일본 등 가까운 동맹 파트너들과 매우 긴밀한 조율과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나는 북한이 이러한 외교적인 관여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향해 전진할 방법이 있는지 살펴볼 기회를 잡기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수일, 그리고 수개월 내에 북한이 말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행동하는 것까지 지켜보려고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외교에 중심을 둔 분명한 (대북)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이러한 기초 위에서 관여하기를 희망하는지 아닌지 결정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국의 대북정책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정교하게 이뤄졌다”면서 검토 과정도 설명했다. 그는 우선 북한 이슈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문제이고 과거 오랫동안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를 거치면서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접근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그러한 역사를 고려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무엇이 효과가 있고 없는지, 어떻게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할 수 있는지 고려하길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로 우리는 정교한 방식으로 이 일을 했다”면서 “이 문제에서 이해관계를 감안해 우리의 가까운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서 시작해 우려하는 모든 나라와 매우 적극적으로 협의하는 것을 보장하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이날 언급은 북한이 최근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해 반발한 데 관해 ‘외교’라는 측면에 중심이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다만 북한의 성명(말)뿐만 아니라 행동도 지켜볼 것이라며, 북한에 다시 공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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