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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남북경협 악조건 빌미로 IT사업가 간첩 만들려는 검찰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10/30 09:49
  • 수정일
    2019/10/30 09: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강석영 기자 getout@vop.co.kr
발행 2019-10-29 15:43:10
수정 2019-10-29 15: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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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마크
검찰마크ⓒ뉴시스
 

검찰이 남북경제협력사업의 취약한 상황을 악용해 IT 사업가에 국가보안법을 무리하게 적용한 정황이 법정에서 드러나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지난 25일 중국에서 북한 IT 기술자들과 사업을 하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IT 사업가 김호 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북한 기술자들과 경제협력 사업을 진행했던 또 다른 IT 기업의 서 모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검찰의 무리한 국보법 적용을 뒷받침해주는 증언을 내놓았다. 

김 씨 등은 북한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보안 프로그램임을 숨긴 채 공항, 관공서, 발전소, 대기업 등 국내 업체들에 판매·설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씨 등이 통일부 등 국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중국에서 북한 기술자들과 사업을 진행한 점 등을 지적하며 김 씨에게 불법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의심해왔다.

그러나 서 대표는 남북경협의 복잡한 절차와 이명박 정부 당시 5.24 조치 등으로 중국에서 북한 기술자들과 일하는 사업가들이 많았으며,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 대표는 남측에서 통일부 등의 승인을 받아 남북경협 사업을 하려면 비효율적으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토로했다. 그는 “북한과 사업을 하려면 사업 인력 반, 지원 인력 반이다. 중국과 사업하면 사업만 하면 되는데, 북한과 사업은 지원 인력을 더 배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에서 북한 개발자들을 만나기 위해 통일부에 신고할 뿐만 아니라, 북측에 송금하려면 한국은행에도 신고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워낙 까다롭고 복잡해 인력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직원 200인 이상의 중견 기업을 운영하는 서 대표는 “영세 업자들이 한국에서 그걸(통일부 등에 승인받는 등 절차) 다 지킬 수 있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국내 3명, 해외 10명 안팎의 소규모 사업을 진행했었다.  

8일 오전 10시 30분 남북경협사업가 김호씨 등 국보법 증거 조작사건 시민사회 석방대책 위원회와 김호 국보법 증거날조 사건 변호인단 주최로 ‘공판준비기일에 즈음한 석방대책위 기자회견’이 열렸다. 해당 기자회견에는 김씨 가족과 친지 등도 참석해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8일 오전 10시 30분 남북경협사업가 김호씨 등 국보법 증거 조작사건 시민사회 석방대책 위원회와 김호 국보법 증거날조 사건 변호인단 주최로 ‘공판준비기일에 즈음한 석방대책위 기자회견’이 열렸다. 해당 기자회견에는 김씨 가족과 친지 등도 참석해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민중의소리

이 때문에 서 대표는 김 씨처럼 중국 회사 등을 경유해 북한 개발자를 고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 영세 사업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서 대표는 5.24조치 이후 갑자기 한국은행에서 북한에 송금할 길을 막는 바람에 남북경협 사업가들은 사업을 접거나 중국에서 진행하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 KT 등 대기업도 중국에서 별도의 국가 승인 없이 북한 개발자들과 사업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따로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국가기관도 없었다고 서 대표는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북한 개발자들과 일하는 것과 관련해 통일부에 문의하니 ‘관할 소관이 아니라서 공식 답변이 어렵다’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아울러 프로그램 내 바이러스 등 보안 관련 문제는 북한보다 중국과 사업할 때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북한 개발자들과 일하면서 프로그램에 바이러스 등 보안 관련 문제가 있었다는 사례를 들어본 적이 있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서 대표는 “들은 적이 없다”라며 “조선족이 각종 바이러스로 한국 사이트들을 많이 해킹했다. 그 해킹 지시한 주체는 남측 동종 업계 종사자였다”라고 말했다.  

재판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김 씨는 “통일부에 신고만 해 왔다”라며 “통일부가 명확하게 (중국 법인 통해 북한 개발자와 사업하는 것이 위법인지에 대해) 고지한 적 없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5.24 조치 이후엔 국가정보원에도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국가의) 승인을 받아야만 (북한 개발자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남측으로) 들여올 수 있다는 규정은 없다”라며 “통일부도 (해당 사업의) 위반 여부를 모르는데 민간인에게 왜 위법성을 묻냐”라고 말했다. 이어 미승인이 문제라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야지 검찰은 왜 국보법을 적용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 사건 재판은 이미 올해 초부터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당시 법원 인사에 따라 새롭게 구성된 재판부는 이 사건 기록을 검토한 뒤 검찰이 국보법을 적용한 데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검찰 측에 ‘왜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 아니라 국보법 위반으로 기소했느냐’는 취지의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것이다. 

검찰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시종일관 북한 기술자와의 IT 분야 협업 및 북한 사이버테러의 위험성을 부각시키고자 증인들을 상대로 반북 정서를 확인하는 등 사상검증 위주의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증인신문을 통해서는 김 씨가 협업한 프로그램에서 악성코드가 발견됐다거나 북한 기술자와의 협업이 안보상 위험하다는 취지의 증언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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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개혁' 한목소리로 100회 강연 달성한 박용진

[인터뷰] "文정부가 못한 개혁, 文정부라서 해낸 개혁"
2019.10.29 19:22:04
 

 

 

 

'재벌 저격수',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30일 국회에서 재벌개혁 100회 강연을 끝으로 1년 반 넘게 이어온 재벌개혁 강연을 마친다.

'비리유치원 저격수'로 유명한 박 의원은 사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삼성과 재벌 '저격수'로 의정활동을 해온 세칭 '빠꼼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를 제기해 수십 년간 금융 당국이 방치해 온 과징금 징수와 차등 과세를 하도록 만들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을 지적하며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3월 16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100회를 목표로 재벌개혁 강연을 기획해 왔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의정활동을 한 박 의원이 관련 이슈를 국민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프레시안(최형락)


오는 100번째 강연에서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후퇴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한 생각을 밝힐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정부라서 거둘 수 있었던 재벌개혁 성과에 대해서도 강연을 통해 밝힌다. 이 강연에는 박상인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와 김경율 회계사가 참석한다. 

박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스스로가 대견하고 기특하다. 저의 재벌개혁과 관련된 진정성을 증명해 보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에 의정활동의 핵심 주제를 가지고 전국에 100회 강연을 목표하면서 다닌 사람이 있었나"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선거공약,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재벌개혁에 대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은 재벌개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재벌 특혜적인 시행령과 규칙, 부칙 다 방치한 채로 법만 바꾸자고 하면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할 수 있는 행정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했다. 그 이후에 '법안'"이라며 행정력을 동원해 개정할 수 있는 것부터 고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재벌개혁 관련 법 처리가 되지 않는 답답함도 토로했다. 그는 "상법개정안이 당론으로 발의돼있지만 논의도 안 하고 있다"며 "'이재용 법', '공인법인 3법' 등 각종 법안들이 올라와 있는데 이에 대해서 처리하려는 시도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박 의원과의 전화 인터뷰를 정리한 일문일답 전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프레시안 : 전국을 돌며 재벌개혁 강연을 100회를 했고, 이제 그 마무리다. 소감이 어떤가

 

박용진 : 처음 시작하고 계획할 때는 '언제 강연을 100회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는데, 많은 시민들의 박수 속에서 99회를 마쳤고 100회가 진행된다니 스스로가 대견하고 기특하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에 의정활동의 핵심 주제를 가지고 전국에 100회 강연을 목표하면서 다닌 사람이 있었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경제적 이슈가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경제활성화와 직결된, 꼭 필요한 민생문제 중 하나라는 점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제 자신이 한 뼘 더 큰 것 같다. 누가 보든 안 보든 국민들 속으로 들어가서 중요한 의제를 꾸준히 해냈다는 게 저의 재벌개혁과 관련된 진정성을 증명해 보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재벌개혁 강연을 통해 가장 말하고 싶었던 게 무엇이었나.

 

박용진 : 재벌개혁이 재벌대기업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역설적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고, 경제 문제에 있어서 경제 이슈가 정치 이슈 민주주의 이슈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재벌이 경제력, 금권으로, 돈으로 우리 사회의 입법·사법·행정부·언론을 장악하고 주물러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일을 좌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프레시안 :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가 대기업을 위한 것이라고 설파했는데, 왜 그렇게 생각했나.

 

박용진 : 대기업이 총수 일가에 복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누가 삼성의 훌륭한 인재들에게 공장바닥을 뜯어내게 했고, 감옥을 가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해서 AI 산업의 선두주자로 나서는 시기에 왜 삼성은 무려 15조 원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가 다 소각해버리는 엉뚱한 경영 판단을 하게 만들었었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 황당한 상황을 들여다봐도 재벌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서 대기업이 엉뚱한 경영 판단을 함으로서 스스로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재벌개혁은 재벌을 옥죄는 게 아니다. 재벌에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고 연장선에서 경제민주화가 경제활성화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프레시안 : 여전히 재벌개혁이 우리 사회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하는가.

 

박용진 : 그렇다. 재벌개혁을 일부 전문가들의 어려운 이야기 혹은 경제를 옥죄는 정책으로 볼 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이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최우선적 과제로 봐야 한다. 지난 촛불혁명에서 '정경유착'으로 표현된 일이 다시는 있어선 안 된다는 게 국민적 요구였고, 그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프레시안 : '재벌저격수' 박용진이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에 점수를 주자면 몇 점인가.

 

박용진 : 좋은 점수는 줄 수 없다. 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선거공약,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재벌개혁에 대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재벌개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정권교체를 한 건가 하는 답답함까지 토로하고 있다. 재벌개혁을 하려면, 검찰개혁 하듯이, 유치원 개혁하듯이 해야 한다. 법안만 내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실제로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유치원 개혁은 '유치원 3법'이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정부에서 시행령과 규칙을 변경하고 적용해서 실질적으로 이뤄냈다. 검찰도 시행령과 정부가 할 수 있는 행정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먼저 했다. 그 이후에 '법안'이다. 그런데 재벌 특혜적인 시행령과 규칙, 부칙 다 방치한 채로 법만 바꾸자고 하면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빨리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의 의지가 시험대에 올랐다. 

 

프레시 : '재벌개혁'을 위해 국회에서 해야 할 가장 시급한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용진 : 상법개정안이 당론으로 발의돼있지만 논의도 안 하고 있다. '이재용 법', '공인법인 3법' 등 각종 법안들이 올라와 있는데 이에 대해서 처리하려는 시도라도 했으면 좋겠다. 당론 법안도 있는데 왜 안 하는지 모르겠다. 20대 국회에서는 박용진이 혼자라도 재벌개혁 경제민주화에 자기 열정 쏟는 국회의원이고 싶었는데, 21대에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문제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하기 위해서 의원들을 모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재벌개혁을 위해 사회적인 관심과 에너지도 집결시켜야 한다. 이제는 조직화하고 집단화해서 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정치적 에너지를 모아야 하는 시기가 오고 있다. 

 

박정연 기자 daramji@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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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민족공조가 우리 모두가 살 길이다

이태선/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등 적극적으로 민족공조에 임해야 한다

프레스아리랑 | 기사입력 2019/10/29 [02:44]
 

 

 

남측정부가 오늘 오전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에다 통지문을 보냈다고 한다.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어 금강산 문제를 협의하자는 내용이다. 

 

통일부 대변인에 따르면 유엔 제재를 피하면서 어떻게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실무회담 목표에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을 재개해 관광도 함께 하는 방법, 민간단체 교류를 대폭 늘리면서 관광도 함께하는 방법, 특히 외국인 관광객이 중국을 거치지 않고 남북한을 직접 오가며 패키지로 관광하는 방법도 검토중이라는 것이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다. 남측당국의 이같은 반응이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또한 북측당국이 이를 어떻게 받아 들일지는 두고보아야 하겠으나, 일단은 지금이라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금강산 관광재개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나서겠다고 한만큼 긍정적인 신호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남측당국이 진정성이 결여된채 국민적 시선이나 의식해 마지못해 옆구리찔러 절받기식으로 남북문제에 임하려 해서는 제대로 된 결과물은 물론,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무능한 정부는 지금까지로 족하다.  

 

지금 남과 북의 겨레는 남과 북의 당국이 민족앞에 행한 약속을 지킬 것인지 아닌지를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정상이 합의하여 평양공동선언에도 나와있는 금강산 관광을 미국의 눈치를 보며 1년이 넘도록 실행을 못하고 있다가 북측에서 자체적으로 금강산 관광지구 일대를 금강산과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마식령 스키장이 하나로 연결된 문화관광지구로 건설한다고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를 요구하자, 그제서야 북측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해서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하기에 이른것이다.

 

이유야 이찌됐든 만나게 되면 남북이 민족의 공동번영을 첫자리에 놓고 협력하여 민족의 명산 금강산이 민족의 이익에 맞게 세계적인 관광지구로 새롭게 꾸려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그것을 계기로 막힌 남북간의 대화를 재개하고 막힌 출로를 열어 민족공조의 대의를 이어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에서 민주개혁세력이라 자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책임은 실로 막중하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라도 남북간에 합의한 6.15 공동선언, 10.4 선언, 평양공동선언 등 민족이 나아갈 길을 밝혀준 좋은 합의문들에 진정성있는 실천을 보여주어야 한다. 

 

남북관계 개선과 코리아반도의 평화에 대한 민족의 요구가 그 어느때보다도 높아가고 있는 때에 남북관계가 교착국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문재인 정부는 책임을 통감하고 남북관계에서 신뢰할수 있는 정책으로 전환하여야 할 것이다. 반북군사연습과 미국산 첨단무기의 도입은 남북의 화해에 전혀 도움이 안되며 민족공조로 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남북합의문들에 진정성있는 실천이 민족공조이다. 민족공조는 누구의 승인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며 남과 북이 민족의 힘에 의거하여 실천하는 것이다. 민족공조를 반대하는 세력은 자유한국당과 조중동을 비롯한 적폐세력이다. 대한민국의 민주개혁시민들은 민족공조를 위해 자유한국당과 조중동을 비롯한 적폐세력과 싸워야 한다.

 

이 싸움에서 민주개혁세력이 승리하여야 민족공조의 길로 온전히 나아갈수 있다. 민족공조가 우리 모두가 살 길이다. 외세에 의해 강요된 분단의 역사를 우리의 힘으로 끝장내고 남북의 화해와 공동번영, 그리고 통일로 나아가는 것은 이 시대 최고의 애국이다.  

 

이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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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를 반대하는 자가 부패비리의 주범이다

[사설] 공수처를 반대하는 자가 부패비리의 주범이다

패스트트랙 법안 국회처리가 임박했다. 이에 따라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준동 역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바야흐로 정국은 20년간 좌초를 거듭했던 검찰개혁법안을 성사시키는가, 또다시 실패하는가 하는 갈림길에 들어서고 있다.
지난 4월 29일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안, 검경수사권 조정안, 선거제도 개혁안 등 개혁법안들이 지정된 바 있다. 이들 법안들은 오는 29일 국회본회의에 부의될 예정이며, 그럴 경우 60일 이내에 본회의 안건상정과 표결이 가능한 상태이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이를 막기 위해 지난 패스트트랙 법안지정 당시보다 더한 짓도 불사하며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국회는 패스트트랙에서 시작해서 패스트트랙으로 끝나고 있다.
검찰개혁과 국회개혁이 개혁의 핵심과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검찰과 국회를 그대로 두고 어떤 개혁도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은 지난 1년이 고스란히 보여주었다. 그러나 개혁의 저항세력들은 어떠한 개혁법안도 토론과 합의에 의해서 처리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검찰개혁안과 선거제도개혁안이 패스트트랙말고는 다른 길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거꾸로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웅변해준다. 공수처 등 검찰개혁법안과 선거법안 등 개혁법안들은 패스트트랙 말고는 국회본회의에 올릴 방법이 없다. 이 과정에서 빠루가 등장하고, 동료의원에 대한 집단감금이 자행되었다. 국민들은 자유한국당 등 적폐세력들이 얼마나 악에 받쳐 개혁을 반대하고 있는지를 똑똑히 보게 되었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공수처이다.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법안 지정 당시에는 선거법을 주로 반대하고 나서더니 이제는 공수처법을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조국사태를 거치며 검찰개혁이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국민의 명령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개혁의 주전선이 공수처 설치 등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지난 역사에서 정치군부와 중앙정보부, 안기부의 하수인에 불과했던 검찰이 노태우 정권 이후 친미수구세력의 강력한 몸통으로 비대해지기 시작했고, 검찰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남길 정도로 지배층 곳곳에 포진하여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공수처 설치 논의 역시 20년이 넘었다. 96년 새정치국민회의의 부패방지법 발의에서 시작하여, 98년 당시 한나라당 총재 이회창이 직접 김대중 대통령에게 제안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동안 검찰은 고위 공직자들이 온갖 비리와 범죄를 저질러도 수사권과 기소권을 틀어쥐고 봐주기 수사로 그들의 비호세력임을 자임하였다. 정권의 임기초에는 정치보복수사의 하수인 역할을 다해왔고, 임기말이면 정권까지 겨냥한 표적수사를 통해 자기 힘을 키워왔다. 뿐만아니라 검찰 자신은 온갖 비리와 부패에 연루되어도 수사와 처벌의 성역으로 차단해왔다. 이러한 검찰권력을 통제하려면 검경수사권 조정 정도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공수처를 설치하여 감시와 견제, 통제를 가해야 한다는 결론이 진작부터 나왔던 것이다. 때문에 이번 검찰개혁은 공수처를 설치하는가 못하는가 여부로 그 성패가 좌우된다.

한심한 것은 검찰개혁에 앞장서고 견제해야 할 입장에 서 있는 입법부의 자유한국당이 공수처설치를 저지하는 전위대로 나섰다는데 있다.
당장은 공수처를 저지함으로써 검찰의 기득권을 지켜주고 그 댓가로 패스트트랙 수사와 처벌에서 봐주기 수사를 기대하는 커넥션이 진행되는 양상이다. 검찰을 감시하고 견제해야 할 의회세력이 오히려 검찰의 주구노릇을 하고 검찰개혁 자체를 반대해 나서고 있으니, 자유한국당 해산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자유한국당은 어떻게든 공수처 처리를 막아보려고, 패스트트랙법안을 29일 본회의에 부의하는 것은 법사위의 법안 체계·자구 심사를 하지않아 절차상 위반이라며 사소한 것부터 트집을 잡고 나섰다. 또한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해결될 일을 기소권과 수사권을 가진 공수처라는 제2의 검찰을 만들려는 것은 검찰개혁방향이 아니라면서 예의 삼권분립론, 헌법위반론, 장기집권음모론까지 들고나와 반대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이런 터무니 없는 주장의 이면에는 검찰개혁이 종국적으로 국민의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진할 것이라는데 대한 두려움도 한몫하고 있다. 지금의 검찰개혁은 궁극적으로 검찰을 국민의 통제하에 두기 위한 다음 단계 개혁의 중간고리이다. 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우선은 검찰의 비대한 권력을 분산시키고, 삼권분립상의 견제와 감시기능을 강화하는 것이지만, 이러한 개혁이 심화되면 결국 국민의 직접적인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어있다.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은 구속력을 가진 기소심의위원회 등으로 발전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역진불가능한 국민의 직접적인 민주적 통제로 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자유한국당이 검찰개혁 반대논리를 뭐라고 주장하든 모든 목표는 일단 공수처 처리를 무산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검찰개혁 쟁점을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축소시키고, 다시 검경수사권조정과정에서 형애화시킴으로써 최종적으로 검찰개혁을 무산시키자는 음흉한 모략이 숨어있다. 정치검찰들 역시 조국장관에 대한 수사강도를 더욱 높이고 개혁진영에 대한 다양한 맞춤형 표적수사를 진행하면서 검찰개혁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사태는 정쟁이 아니라 전쟁으로 흐르고 있다. 개혁을 지속할 것인가 여기서 무너질 것인가를 가르는 전쟁이다.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개혁조차도 자유한국당의 정치난동과 정치검찰의 쿠데타에 의해서 무너질 수 있다는 엄중한 정세 앞에서 다시 촛불이 타오르는 이유이다.

사실 자유한국당이 검찰개혁을 무산시키고자 갖은 반대와 방해책동을 다 벌리고 있는 근본에는 결국 자유한국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의 기본대상이자 으뜸가는 적폐세력이라는 자기고백이 깔려있다. 공수처는 대통령 비롯한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관, 장성급 장교 등이 수사대상으로 되어있다. 현 집권세력이나 자유한국당 세력이나 다 공수처의 수사대상인 것은 차이가 없지만, 유독 자유한국당이 온 몸을 던져서라도 공수처를 막겠다고 하는 것은 그들이 고위공직자 부패비리의 진짜 주범이며, 썩은 내나는 온상이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의 계산은 명확하다. 검찰기득권을 지켜야 검찰과 언론의 유착시스템을 지킬 수 있고, 검언유착을 지켜야 자유한국당을 지키고 총선을 기약할 수 있다는 타산이다. 때문에 검찰개혁과 선거제도를 둘러싼 이러저러한 개별적 쟁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상황은 단순하고 명확하다.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는 자가 고위공직자부패비리의 주범이자 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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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자유한국당의 조롱이 도를 넘어섰습니다

‘환생경제’로 노무현 조롱했던 자한당, 이번에는 벌거벗은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자유한국당의 조롱이 도를 넘어섰습니다
 
임병도 | 2019-10-29 08:52:1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자유한국당의 조롱이 도를 넘어섰습니다.

28일 자유한국당은 ‘오른소리가족’ 제작발표회를 갖고, ‘벌거벗은 임금님’이라는 애니메이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벌거벗은 임금님’ 편에 나온 영상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가리키는 캐릭터가 벌거벗고 나옵니다. 수갑을 차고 경찰차 앞에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해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영상에서 문재인 대통령 캐릭터는 “신나게 나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버렸군”,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옷을 입을 줄 모르는 멍청이를 임금으로 둘 수 없죠. 차라리 부지런히 일하는 우리 집 소가 낫겠어”라는 조롱을 받습니다.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오른소리가족’ 제2탄 마지막에 나오는 대사. ⓒ유튜브 화면 캡처

영상은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이란다.”라는 대사로 끝이 납니다. 문재앙이라는 말은 극우 보수와 일베 등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조롱할 때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 뻔뻔한 변명

자유한국당의 동영상이 공개되자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비난이 인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이라면 아동에 대한 인격 침해,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 교재라면 국민 모독”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개인 페이스북에 “ 대한민국 제1야당이 내놓은 유튜브 콘텐츠가 이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실망을 금할 길이 없다”며 “정부와 야당 간에 정책에 대한 논쟁을 벌일 수는 있지만 상대를 폄훼해선 미래가 있을 수 없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지지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대통령을 추하게 풍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며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자유한국당을 비판했습니다.

영상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이 나오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동화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나?”라며 “정부가 듣기 좋은 소리만 듣지 말고 쓴소리도 들었으면 좋겠다는 취지였다”고 말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이창수 대변인도 “해당 동영상은 욕설이나 모욕이 아닌,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동화를 소재로 한 것일 뿐”이라며 “여당과 청와대가 나서서 표현의 자유에 재갈을 물리려고 하는가”라고 변명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했던 한나라당 ‘환생경제’

▲2004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는 내용으로 만든 연극 ‘환생경제’ ⓒ유튜브 영상 캡처

2004년 한나라당 국회의원 24명으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는 노무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욕하는 “환생 경제”라는 연극을 공연했습니다.

연극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빗댄 ‘노가리’라는 캐릭터가 나옵니다. 노가리는 술에 찌들어 살면서 이사 타령이나 하는 무능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노가리는 “이쯤 가면, 막 가자는 거지요?”라며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대사도 합니다.

“이런 육시럴 놈! 개잡놈 같으니라고!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불X값을 해야지!”
“근애, 너 이혼하고 그놈더러 그거나 떼 달라고 그래.”
박순자 의원(당시 비례대표, 초선)

“그래. 그놈은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이야.”
송영선 의원(당시 비례대표, 초선)

한나라당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노가리’ ‘XX할놈’ ‘X잡놈’ ‘부X값’ 등의 원색적인 표현으로 조롱합니다.

연극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등 인신공격이 주를 이룹니다. 극 중에서 박근혜 대표를 가리키는 ‘근애’만이 경제를 살릴 수 있다며 한나라당 홍보로 채워졌습니다.

당시 열린우리당의 강한 비판에 한나라당 의원들은 “연극은 연극일 뿐”이라며 “뭐가 문제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조롱과 풍자의 차이를 모르는 자유한국당

▲5.18기념식에 참석했다가 빠져나온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풍자한 시사캐리커쳐 ⓒ아트만두 최재용 작가

자유한국당은 오른소리가족 영상이나 환생경제 연극을 연극이나 동화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적 풍자도 해학도 아닌 조롱에 불과합니다.

풍자는 과장과 유머를 통해 현실을 보여주고 불의를 고발합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영상에는 오로지 비방과 욕설만이 가득합니다. 오히려 왜곡과 혐오만을 보여줍니다.

자유한국당은 표현의 자유를 운운하지만, 2012년 총선에서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과거 인터넷방송 막말과 2013년 홍익표 대변인의 ‘귀태’발언에는 국회 보이콧까지 거론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시기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도 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제작발표회까지 열면서 공식적으로 내놓은 ‘오른소리가족’은 정치적 품격이나 풍자는 찾으래야 찾을 수 없는 영상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제1야당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봐야 합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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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은 꼭 끓여 먹어야 한다?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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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9/10/29 09:36
  • 수정일
    2019/10/29 09:3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함께 사는 길] 믿고 마시는 수돗물을 위해·①
2019.10.29 08:09:50
 

 

 

"뮌헨에선 임산부에게도 수돗물을 권해요."

지난 6월 독일에서 50여 년을 거주한 임혜지 박사가 자택 싱크대 수도꼭지에서 받은 수돗물을 필자에게 권하며 한 말이다. 독일에서 건축학 박사학위를 딴 임 박사는 건축학 분야 외에 4대강사업 등 물 문제와 관련해 독일과 한국 상황을 비교분석한 글을 여러 차례 연재했다. 꼼꼼한 성격답게 자신과 가족들이 마시는 물에 대해서도 해박하다. 그는 "수돗물이 더 깨끗하고 사람에게 필요한 미네랄 같은 게 더 많기 때문에 시에서 적극 권장하고 있다"며 "독일 사람들도 수돗물에 대한 믿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유럽 음식점에선 유리병이나 와인병에 담긴 '탭 워터(Tap Water)', 즉 수돗물이 제공된다. 거의 모든 식당에서 정수기 물을 주는 우리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함께사는길


수돗물 직접 음용률 7.2퍼센트 

지난 5~6월 인천시 등에서 발생한 수돗물 녹물 사태로 수돗물 신뢰도가 흔들린다는 평가다. 원래 낮은 신뢰도가 이번 사태로 더 낮아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 수돗물 녹물 사태가 운영 미숙에 따른 인재라 평가되지만, 평균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수돗물 생산 시스템과 품질은 유럽연합(EU), 미국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와 비교했을 때 결코 뒤지지 않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공통된 평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166개 기준뿐만 아니라 국내 수질 기준이 더 깐깐하기 때문에 UN 등 국제기구와 해외 전문기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수돗물 소비자인 국민 인식은 그리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2017년 수돗물시민네트워크 등의 자료에 따르면, 수돗물 직접 음용 비율은 7.2퍼센트, 끓여서 먹는 간접 음용 비율과 합치면 49.9퍼센트다. 그나마 2005년 환경부 조사에서 확인된 직접 음용률 1.7퍼센트에 비하면 많이 상승한 결과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 직접 음용률 50퍼센트, 직·간접 음용률 70~80퍼센트인 상황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다. 우리나라 수돗물 품질은 세계적이지만, 그에 대한 인식이 낮은 건 무엇 때문일까? 또 이처럼 수돗물이 신뢰받지 못하게 된 건 언제부터였을까?  

수돗물 신뢰도 하락의 시작 

여러 원인이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잇달아 터진 수질 오염 사고를 수돗물 신뢰도 하락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본다. 구체적으로 1989년 수돗물에서 기준을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돼 논란을 빚었고, 1990년엔 염소 소독 과정에서 생성되는 총트리할로메탄이라는 발암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해 파동이 일었다. 1991년 두 차례에 걸쳐 발생한 낙동강 페놀 유출에 따른 악취와 건강 영향 사건은 국민적 분노를 야기했고 수돗물 인식 저하에 결정타로 작용했다. 당시 한 환경단체는 1950년 이후 발생한 대한민국 10대 환경 사건 중 낙동강 페놀 유출 사건을 1위로 선정할 정도였다. 이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정수기 판매가 보편화됐다는 분석도 있다. 

대문호 빅토르 위고는 <레 미제라블>에서 "큰 실수는 굵은 밧줄처럼 여러 겹의 섬유로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이를 과학적으로 풀어낸 것이 '하인리히 법칙'이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하인리히 법칙은 1:29:300으로 설명된다. 1931년 미국 산업 안전 분야 전문가 허버트 윌리엄 하인리히는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란 책에서 "하나의 대형사고 전엔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조들이 반드시 나타난다"라고 지적했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반 발생한 우리나라 수질오염 사건도 하인리히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즉, 앞선 시기부터 수많은 사고와 징조가 있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근대 정수시설이 도입된 건 1908년 9월 1일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뚝도정수장이 개통되면서부터다. 하지만 인구에 비해 상수도 확충은 더디게 진행됐다. 1945년 해방 직후 서울 인구는 110만 명으로 증가했지만, 수돗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해 만성적 수돗물 부족 현상이 일어났다. 이런 현상은 한국전쟁 이후 더욱 심화됐다. 전쟁 중 서울 정수장 30~90퍼센트, 지하에 매설된 송배수관 5~10퍼센트, 펌프장 60~80퍼센트, 통신 시설의 90퍼센트가 파손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도시 인구 유입은 계속됐다. 1950년대 말부터 서울은 200만 명을 넘어섰고, 1970년대 경제성장은 이농 현상을 부추겨 1980년대 후반 1000만 명을 돌파했다. 1960~1970년대 청계천 등 판자촌엔 아예 수돗물 공급시설이 없어 오염된 하천 옆 공동우물을 사용했다. 수돗물이 공급되는 지역이라 해도 1970년대까지 물 수요가 증가하는 여름철엔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는 '수돗물 대란'이 일상사였다. 1980년대부터 상수도 시설이 90퍼센트까지 확충해 현재는 거의 100퍼센트에 이르고 있다. 정책적으로 이전까지 공급량 확보에 치중했다면 1990년대부턴 수돗물 품질 개선에 주력해 현재는 고품질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돗물 불만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 한국 최초로 근대 정수시설이 도입된 서울 뚝섬 정수장. ⓒ함께사는길(이성수)


공급량 확보했지만 원수 수질은? 

서울 한강은 1950년대까지 겨울철 식용 얼음을 채취하고, 1960년대 초반까지 현재 광진교 부근에서 얼음에 구멍을 뚫고 식수로 이용했을 정도로 상태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1960년대 말부터 상황은 악화됐다. 인구는 폭증했지만, 하수처리시설이 없었다. 1969년 구의 수원지 부근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20.3ppm, 뚝도 부근 24.2ppm, 보광동수원지 부근 34.9ppm, 노량지수원지 부근 30.7ppm으로 하류로 내려갈수록 수질 상태가 좋지 않았다. 수인성 질병을 일으키는 대장균과 같은 미생물도 1970년대 후반 국제 기준치의 40배가 넘는 수치가 검출되기도 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수치였다.

수질 악화에 따라 1970년대부턴 기형 물고기 논란도 발생했다. 1976년에는 한강 하류 행주산성 부근에서 척추가 굽은 기형 잉어가 잡혔는데, 중금속에 의한 선천적 기형이란 전문가 분석이 뒤따랐다. 1979년에는 한강 상류인 뚝섬유원지 부근에서 척추가 'S'자로 굽은 물고기가 나오기도 했는데, 1980년대까지 이런 보도가 이어졌다. 한강에서 벌어진 수질 악화의 여러 징후와 증거는 곧바로 수돗물 인식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약 냄새가 나서 구역질이 나고 물을 끓여 먹게 됐다"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이는 수인성 질병 예방을 위해 염소 투입을 과도하게 늘리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1977년 조사에 따르면, 당시 수돗물을 직접 음용한다는 비율은 11퍼센트에 그쳤다. 이때부터 정수기 광고가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중반 일부 부유층에선 염소 냄새 제거를 위해 외국 제품을 본뜬 액티브카본(활성탄소)과 같은 소형 필터를 사용하기도 했다. 1980년대엔 무허가 정수기 업체가 난립하고 외국산 정수기 수입 크게 증가했다. 서울 시내 약수터 이용률이 증가하더니, 1989년부터 수질 사고가 터졌을 때는 수백 미터 줄을 서야 겨우 뜰 수 있는 말 그대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관습화된 수돗물 불신 

이러한 현상들은 수돗물 신뢰도가 1970~ 1980년대 대한민국 경제가 고도 성장기에 접어들면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걸 보여준다. 다시 말해 경제 성장을 위해 강이라고 하는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희생시킨 결과 시민의 공공재이자 공공 서비스로서 수돗물 신뢰도가 저하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신뢰 기반이 흔들리는 상태에서 앞서 언급한 대형 수질 오염 사고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수돗물 신뢰도 저하에는 먹는 샘물과 정수기 업체가 상업적 목적을 위해 수돗물 불신을 더욱 조장한 측면도 분명히 있다.

수돗물 신뢰도 저하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들이 많이 있다. 그 중 "어렸을 적부터 수돗물을 끓여 먹어야 한다는 관습적 익숙함"을 원인으로 꼽는 분석도 있다.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는 그의 저서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에서 "사람들은 꺼리는 음식에 대해 숭배하거나 혐오한다"라고 분석한다. 인도에서 암소가 숭배되고, 이슬람권에서 돼지가 혐오되는 건 사회적, 역사적, 생태적 특징이 반영된 하나의 문화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수돗물 신뢰도가 낮아진 이유도 이런 측면에서 살펴보는 게 필요하다.

수돗물이 제대로 대접받는 길 

다만, 수돗물 불신이 시작된 이후 30~40년 동안 우리나라 환경 의식과 관련 제도, 과학기술은 눈부시게 성숙했다. 당장 상수원으로 쓰는 강의 수질도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됐고, 국제사회가 인정할 정도로 고품질 수돗물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위험사회>의 저자인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과학적 합리성 없는 사회적 합리성은 맹목적이고, 사회적 합리성 없는 과학적 합리성은 공허하다"라고 했다. 결국 수돗물 신뢰도 향상은 수돗물에 대한 사회적 합리성과 과학적 합리성을 동시에 충족시킬 제도와 인식이 함께 해야 한다는 말이다. 시민들은 수돗물에 대해 더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행정기관은 시민들의 인식을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래야 수돗물이 제대로 대접받을 수 있다.

 

leecj@kfem.or.kr다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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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 당장 선언하라”

<추가> 개성.금강산범국본, 통일부앞 기자회견(전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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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8  14: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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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는 28일 오후 통일부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는 28일 오후 2시 통일부가 있는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당장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금강산관광지구를 찾아 “국력이 여릴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였다”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하여야 한다”고 지시한 바 있다.

참가자들은 이헌수 금강산관광재개 범강원도운동본부 공동대표와 김정수 6.15여성본부 상임대표 등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금강산 남북협력사업이 사실상 중단 위기를 맞았다”며 “남측 시설의 철거와 북측 자체의 관광지구 건설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발표 앞에서 우리는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나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인정하듯 금강산관광은 유엔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다”며 “우리 정부는 양 정상이 합의했음에도 미국만 의식한 채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아무런 방안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금강산관광이 현안이 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 많은 언론이 관심을 보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특히 “대북 제재의 덫에 정부 정책을 스스로 결박시킨 채 남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정책담당자들은 그 실책과 후과를 겸허히 인정하고, 한반도 당사자의 입장에 서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협상을 즉각 개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통일부 이상민 대변인은 28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북측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해서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하였으며, 관광사업자가 동행할 것임을 통지하였다”고 밝히고 “편리한 시기에 금강산에서” 만나자고 제의했음을 확인했다.

앞서 북측 금강산국제관광국은 25일 통일부와 현대그룹 앞으로 금강산지구 시설 철거를 통보하고 문서교환 방식으로 실무를 진행하자고 통지했다.

참가자들은 “우리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뜻으로 민간의 금강산 관광을 공식 신청하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범국민서명운동을 더욱 강력히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 21주년이 되는 11월 18일, 강원도 고성에서 각계 대표들이 참여하는 평화회의를 개최하여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각계의 목소리를 적극 규합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

   
▲ 김홍일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첫 발언자로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김홍걸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첫 발언자로 나서 “지금 한반도 평화가 기로에 서 있다”며 “지금 우리가 나서지 않는다면 금강산 같은 경우 외국자본에게 우리의 영산인 금강산의 운영권을 나중에 넘겨주는 그런 참담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김홍걸 의장은 미국 정부를 향해 “한국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막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고 북측에게도 “6.15이후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이 북측의 김정일 위원장과 합의한 부분에 있어서는 끝까지 약속을 지키고 민족경제를 키워나가자는 그 원대한 꿈을 절대 버리지 말기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한충목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지금 이 시간 6.15남측위원회 이창복 선생을 포함해서 18명의 평화시민대표단이 지금 유엔에 방문해 있다”며 “바로 오늘 이 자리에서 의논되고 있는 바들을 호소하고 있다”고 평화시민대표단의 방미 활동을 소개했다.

한충목 대표는 “우리 8천만 겨레가 나아가야 될 길, 그 길에 문재인 대통령께서 그동안 하셨던 것처럼 온몸을 던지시라. 촛불의 바다에 모든 것을 던지시라”고 요구하고 “이것만이 문재인 대통령이 촛불정부로서 시민들과 함께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국제사회에 호소한다”며 “북한 사회를 제재와 고립으로 계속 몰아가서는 한반도의 평화가 있지 않고, 북한의 인권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이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과연 우리가 자주국가인가 주권이 있는 나라인가. 지금도 개성이 안 열리고 금강산관광 할 수 없는 것은 소위 워킹그룹이라는 이름하에 관료들의 고루한 생각으로 모든 것을 막는 그런 행태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용단을 내리셔야 한다. 우리가 자주국임을 나타낼 수 있는 그런 조치를 하루빨리 해주시길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전경수 금강산기업협회 회장은 “평양 공동선언 보고 저 잠도 못 잤다. 금강산 갈 준비했다”며 “대통령이 평양 가서 공동선언 합의문을 작성해 가지고 온 사항을 우리 통일부에서는 1년도 넘게 뭐했느냐”고 반문하고 “관료들은 자기 보신 때문에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는 대통령께서 단안을 내려서 금강산 관광 재개를 당장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 즉각 선언하라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에 즉각 나서라 △정부는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남북합의 즉각 이행하라 △대북제재 핑계 말고 남북협력 즉각 추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는 6.15남측위원회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 시민평화포럼 등 민간단체들과 개성공단기업협회, 금강산기업협회 등 당사자 단체들로 지난 7일 결성됐다.

   
▲ 기자회견에 언론의 관심이 쏠렸고,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안지중 6.15남측위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류종열 흥사단 이사장 등이 발언했고 김삼열 6.15남측본부 상임대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금강산 관광을 열자는 퍼포먼스로 마무리됐고, 최근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시설물 철거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라 언론의 취재 열기도 높았다.

 

[기자회견문(전문)]
금강산 남북협력사업, 이대로 끝낼 수 없다.
정부는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당장 선언하라!

금강산 남북협력사업이 사실상 중단 위기를 맞았다.
지난 2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남측 시설이 오랜 시간 방치되고 관리되지 않는다며 철거를 지시하고 자체로 새로운 관광지구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로 합의한 날짜에 와서 시설을 철거하라는 입장도 우리 정부와 현대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교류의 대표적 상징이었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1년, 그 동안 방치되어 낡은 시설들을 정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나, 이를 남측 시설의 철거와 북측 자체의 관광지구 건설 방식으로 추진한다는 발표 앞에서 우리는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

남북 양 정상이 지난 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을 우선 정상화하기로 약속했고, 올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의사를 밝혔으며 문재인 대통령 또한 긍정적 의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정부는 ‘대북 제재’를 이유로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추진한다는 입장 아래 미국의 노골적인 반대만 확인했을 뿐 남북 사이에는 아무런 논의조차 이어가지 못했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 눈앞에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나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인정하듯 금강산관광은 유엔 대북 제재 대상이 아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연간 2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 중국 관광통계국에 따르면 120만명의 중국 관광객이 북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나, 어느 한 나라도 유엔이나 미국에게 제재 위반으로 제지를 받았다는 소식은 없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양 정상이 합의했음에도 미국만 의식한 채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아무런 방안도 내놓지 못했다.
정부는 올해 한반도 평화경제구상, DMZ국제평화지대 구상 등을 연이어 발표했지만,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남북협력으로 진행되었던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조차 재개하지 못하고서야 DMZ의 평화적 이용과 평화경제란 현실성 없는 말의 상찬에 불과하다.

이제 정부는 결단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를 실현함에 있어 북미협상의 결과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북미협상만 바라보고 있을 것인가? 언제까지 남북관계를 북미대화에 종속시킬 것인가? 언제까지 개성공단과 금강산 기업인의 재산권 보호를 방치할 것인가?
통일부는 25일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금강산 관광의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더 이상 좌고우면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

대북 제재의 덫에 정부 정책을 스스로 결박시킨 채 남북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정책담당자들은 그 실책과 후과를 겸허히 인정하고, 한반도 당사자의 입장에 서서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협상을 즉각 개시해야 한다.
지금 직면한 위기를 마지막 기회로 만들기 위한 모든 노력을 신속하게 기울여야 한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는 상황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나아가 남북협력이 전면적으로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다.
우리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뜻으로 민간의 금강산 관광을 공식 신청하는 것은 물론,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범국민서명운동을 더욱 강력히 전개해 나갈 것이다. 또한 금강산관광이 시작된 지 21주년이 되는 11월 18일, 강원도 고성에서 각계 대표들이 참여하는 평화회의를 개최하여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를 촉구하는 각계의 목소리를 적극 규합해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 진전의 중차대한 기회를 이대로 저버리지 않기를 호소한다.

2019년 10월 28일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범국민운동본부



(추가,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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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다음엔 대동강변으로~” 금강산·개성도 열어젖힐 서울평양마라톤

6.15서울본부, 뚝섬공원서 서울평양시민마라톤대회… 1200여 명 참가해 평화·통일 기원

쌀쌀해진 주말, 27일 일요일 아침, 뚝섬한강공원에 ‘평화’, ‘통일’, ‘우리민족’, ‘하나’를 담은 노랫말이 시민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4.27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을 지지·이행”하고 “서울시민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소중함을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하며, “남과 북의 체육교류 행사를 대중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서울본부가 주최하고 서울평양시민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가 주관을 맡은 ‘서울평양시민마라톤대회’가 1200여 명의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 마라톤대회 출발선의 모습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이날 마라톤대회 부상은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권’이다. 오늘 서울에서 마라톤대회를 열고 상위 수상자들에게 매년 4월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권을 수여해 평양 대동강변을 달릴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서울평양마라톤대회’. 이번 대회 슬로건은 남북관계 발전, 평화와 통일을 스스로 만들어가겠다는 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 우리 힘으로 열어내자!’이다.

▲ 1~3위 입상자들에게 주어질 ‘평양국제마라톤’ 참가권과 트로피

한충목 상임조직위원장은 개회를 선언하며 “작년에 판문점에서, 평양에서, 그리고 백두산에서 남북 두 정상이 포옹하고 함께 손 흔드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 후 남북관계가 활짝 열릴거라 생각했는데 아직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날이 멀지 않았다는 것, 머지않아 남북관계가 열리고 개성·금강산도 열릴 것이다. 왜냐하면 서울시민이 이렇게 함께 모여 그날을 기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곤 “천만 서울시민과 3백만 평양 주민의 마음이 모이고 있다. 내년 4월엔 평양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할 수 있을거라 확신한다”며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이날 마라톤대회엔 마트노동자, 금융노동자, 건설노동자 등 노동자들의 참가가 눈에 띄었다. 최은철 민주노총 서울본부장과 서종수 한국노총 서울본부 의장도 대회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최 본부장은 “작년 평양 5.1경기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외친 것처럼, 우리 민족은 우수하다. 우리 민족은 강인하다.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한다. 평화번영, 통일을 향한 그 길을 함께 뛰자”고 응원했고, 서 의장도 “오늘 하루만큼은 걸으면서, 뛰면서 마음으로부터 남북이 소통하고 평화와 통일을 열망하는 마음을 나누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마트노동자들

참가자들은 “개성공단·금강산 우리가 열자!”, “평화도 통일도 우리가 만들자!”라는 구호를 외친 후 평화와 통일 의지를 발자국에 담아 출발선으로 이동했다.

이날 마라톤 코스는, 지난해 남북 두 정상이 선언한 4.27판문점선언 이행을 기원하는 의미의 ‘4.27km 걷기’ 코스와 ‘10km 달리기’ 코스다.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손을 잡고 출발선에 선 가족 참가자, 친구와 연인과 함께 신청한 청소년, 대학생, 청년 참가자, 직장 동료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친 노동자 참가자 등 1200여 명 참가자들은 10시가 갓 넘은 시각 출발을 알리는 우렁찬 징 소리와 함께 마라톤에 나섰다.

▲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한반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한강 강변을 달린 참가자들은 잠실대교-올림픽대교-천호대교를 지나 반환점인 광진정보도서관을 돌아 30여 분이 지난 시간 결승점에 속속 도착했다.

마라톤 신청자 중 10km 달리기에서 1~3위 입상자(남녀 각 3명)에게 평양마라톤대회 참가권이 주어졌다. 52명이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금융노조 우리에프아이에스지부는 단체상(최대참가상)을 받으며 3장의 참가권을 받았다. 단체상 2위(서울특별시 교육청 일반직 공무원 노조), 3위(서울교통공사노조) 팀에게도 각각 2장·1장의 참가권이 돌아갔다. 걷기·달리기 코스 완주자들 모두는 완주 메달을 받으며 기뻐했다.

▲ 10km 달리기, 안명헌 군이 1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10km 달리기 코스에서 1위로 결승점에 들어온 참가자는 열여덟 살의 안명헌(춘천 소양고등학교) 학생이다. “작년에 2등을 하면서 참가권을 받았지만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어 올핸 열심히 운동해서 1등을 하고 싶었다. 진짜 1등을 해 기쁘다”며 당찬 소감을 전한 안 군. 남북관계에 대해선 “두 정상이 만난 경험이 있으니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다 보면 남북관계도 금방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 몇 년 안에 꼭 평양에 갈 수 있을 거다. 평양거리를 꼭 뛰어보고 싶다”는 기대를 표했다.

여성부문 1위를 차지한 이지수(경기 고양) 씨는 “지난해 출산·육아 이후 다시 마라톤을 시작해 처음 참가한 대회가 평양서울마라톤대회”라며 “생각지도 못한 1등을 했다”고 기뻐했다. 이 씨는 “남쪽 땅이 아닌 곳에서 마라톤을 뛰는 첫 장소가 평양이었으면 좋겠다”면서 “더 열심히 연습해 평양에 가서 풀코스를 완주하고 싶다”고 했다. “통일은 꼭 되어야 하고, 이번 대회와 같은 문화체육 교류를 통해 통일이 더 빨리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소신도 전했다.

▲ 10km 달리기, 여자부문 1위 이지수 씨. 한반도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한편, 학생들과 평화·통일 염원을 담은 고깔모자를 직접 만들어 쓰고 온 경희대월드태권도(경기 광명)팀이 퍼포먼스 1위에 선정돼 참가권 3장을 획득하는 기쁨을 누렸다. 2위는 민중당 노원구 위원회팀이, 3위는 ‘정치하는 엄마들’팀이 차지해 역시 참가권을 받았다.

한편 대회장인 뚝섬 한강공원 수변무대엔 ▲북에서 고난의 행군 시절 먹었다는 ‘속도전 떡’ 만들기, 북한 물품 전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 범국민 서명 ▲통일퍼즐맞추기 & 통일염원 연날리기 ▲남북정상회담, 금강산·백두산 포토존 등 시민들과 함께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마음을 모으는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펼쳐졌다.

▲ (사)겨레하나는 마라톤대회 참가자들에게 ‘금강산 방문 희망엽서쓰기’를 받았다.

105개 단체가 마라톤대회 조직위원회에 참가했으며 서울시, 서울시교육청, 서울시의회, 광진구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후원했다.

2018년 서울평양마라톤대회에서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권을 획득한 53명과 이번 대회 참가권(입장자 및 추첨)을 획득한 23명 등 지난해와 올해 참가권을 받은 사람은 총 76명이다.

평양 대동강변을 달리는 날, 개성공단과 금강산, 남북관계가 열리길 고대하며 마라톤대회에 모인 참가자들은 “모두 함께 그 길에 앞장서자”는 결심을 나누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 4.27km 걷기 코스에 신청한 가족참가자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 4.27km 걷기 코스, 10km 달리기 코스 완주자에게 주어지는 완주 메달

 

▲ 평양국제마라톤대회 참가권 획득을 기원하며 한 참가자가 평양거리를 사진에 담고 있다.

 

▲ 2018 정상회담에서 남북 두 정상 모습이 담긴 퍼즐맞추기를 하는 가족 참가자

 

▲ 지난해 4월27일 두 정상이 만난 판문점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

 

▲ 평화·통일 염원을 담은 고깔모자를 직접 만들어 쓰고 와 퍼포먼스 1위를 한 경희대월드태권도팀

 

▲ 퍼포먼스 1~3위팀의 단체사진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 사진 : 함형재 담쟁이기자

조혜정 기자  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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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는 역적인가, 애국자인가?

박정희는 역적인가, 애국자인가?
 
 
 
김용택 | 2019-10-28 09:00:46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사람으로 태어나 한평생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변의 진리요, 자연의 섭리다. 이 세상에 태어나 흙으로 돌아 간 수많은 사람들… 그들 중에는 100년을 넘게 살다 간 사람도 있고 2~30년 짧은 인생을 살다 간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로 아무리 치열하게 산 사람도 그가 죽은 후 그 누구도 기억해 주지 않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2~30년 잠깐 살다 떠난 사람일지라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래오래 잊지 않고 기억되는 사람도 있다.

10월 26일은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사망한 지 40주기다. 박정희는 일제강점기인 1917년에 태어나 1979년… 62세의 짧은 인생을, 그것도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그의 부하의 총에 맞아 숨졌다. 우리 역사에서 박정희라는 인물만큼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된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박정희 그는 누구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추모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악인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사람이 박정희다. 박정희는 후세 사람들의 추앙의 대상이 되는 애국자인가? 아니면 민주주의를 파괴한 파렴치한인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주의란 주권자들이 나라의 주인으로 그들의 뜻에 따라 경영되는 나라다. 헌법에 명시한 공화국이란 한 사람이 아닌 모든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나라다. 다시 말하면 ‘모든 사람들이(민) 나라의 주인으로(주) 다 함께 뜻을 모아(공) 화합하며 살아가는(화) 나라(국)’다. 이런 민주공화국을 개인이 총칼로 뒤집고 자신의 뜻대로 체제를 바꾸었다면 이는 헌법을 위반한 역사의 죄인이다. 옛 전제군주시대로 말하면 나라의 주인(군주)를 배반한 역적이다. 역적을 추모하면 함께 공범자가 된다.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도 1961년 5월 16일을 ‘군사정변’이라고 적고 있다. 정변과 쿠데타는 어떻게 다른가? 국립국어원은 < ‘정변’은 ‘혁명이나 쿠데타 따위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생긴 정치상의 큰 변동’이고, ‘쿠데타’는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일>이라고 풀이해 놓고 있다. ‘5·16은 정변이고 12·12는 쿠데타’라는 말장난은 하지 말자. 힘(폭력)에 의해 정치체제를 바꾸었다면 정변과 쿠데타가 다를게 무엇인가? 그래서일까? 헌법에 명시한 ‘4·19혁명 정신’을 부정하고 5·16정신을 계승하자고 자유한국당과 수구세력들 그리고 사이비기독교인들이 박정희를 추모하고 있다.

우리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이렇게 시작한다. 3·1운동이나 4·19혁명의 이념은 불의에 항거한 정신인 정의다. 운동경기에 규칙이 있어 시비를 가려주듯 사람들 간에 이해관계의 충돌은 법이 해결해 주고 그 법의 모체가 되는 것이 헌법이다. 헌법이라는 규범은 구성원들의 합의에 의해 만들어 진 대 원칙이다. 그런데 그 헌법에 명시하고 있는 민주주의나 정의를 부정한다는 것은 국민으로서 함께 살아갈 구성원으로서 실격자가 된다.

박정희라는 자가 살아온 개인사도 존경받을 대상이 못된다. 일제 강점기 시절, 만주군관학교 훈도사절, 일본 왕에게 “죽음으로써 충성을 맹세한다”는 혈서를 쓰고, 다카키 마사오라는 일본식 이름으로 개명한 후 “일본인으로서 수치스럽지 않을 만큼의 정신과 기백으로서 일사봉공(一死奉公)의 굳건한 결심입니다”라는 편지를 쓰기도 했던 인물이다. 또 나라를 되찾겠다고 만주와 간도에서 왜놈들과 싸우는 민족투사들을 잡겠다고 간도조선인특설부대에 자원해 “독립군을 때려잡은..” 자가 박정희다. 이런 사람이 추앙의 대상이면 독립군은 무엇인가?

개인이 누구를 존경하고 추앙한다는 것은 개인의 가치관의 문제다. 그러나 헌법을 부정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사람이 애국자가 되고 탄핵당한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농단한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 제1야당의 대표가 되는 나라에 민주주의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헌법을 어긴 사람을 존경한다는 것은 헌법을 어기는 범죄다. 범죄자를 존경한다는 사람들은 범죄에 힘을 실어주는 공범자가 아닌가?

불의를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존재할 수 있는 근거가 필요하다. 그래서 북한을 악마로 만들고 그들을 지지해주는 대가로 외세와 손잡고 분단을 유지해 온 것이다. 주권자가 깨어나면 불안한 세력들… 주권의식, 민주의식을 마비시키기 위해 사익을 추구하는 언론과 손잡고 순진한 주권자들을 수탈하는 세력들… 독재자에게 입은 은혜를 갚겠다고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사익을 추구하는 세력들이 4·19혁명과 헌법을 부정한 박정희를 추모하고 있는 것이다. 박정희는 아직도 애국자인가?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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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꼭 봐야 합니다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 : 마지막 회] 영화 <삽질> 예비 관객에게 보내는 편지

 
본문듣기 등록 2019.10.28 07:12 수정 2019.10.28 07:25
 
영화 <삽질>이 11월 14일 전격 개봉합니다. 오마이뉴스가 제작했고, 투자배급사는 엣나인입니다. <삽질>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고, DMZ국제영화제, 서울환경영화제, 런던아시아 영화제 초청작입니다. 원작 도서는 <4대강 부역자와 저항자들>(오마이북)입니다.[편집자말]
 

▲ 영화<삽질> 포스터 ⓒ 엣나인필름

 
안녕하세요.

지난 12년 동안 4대강사업을 취재해온 오마이뉴스 김병기 기자입니다. 오는 11월 14일에 개봉하는 영화 <삽질>의 감독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23일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4대강사업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언론 시사회와 인터뷰 때 기자들에게 이런 취지의 말을 전했습니다.

"요즘 검찰개혁이 화두입니다. 조국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지켜보면서 2008년 9월을 떠올렸습니다.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들을 토끼몰이하듯 수사하는 대한민국 특수부 검사님들이었습니다.

당시 검찰은 환경운동연합과 환경재단을 압수수색한 뒤 그 내용을 짜깁기해서 언론에 흘렸고, 두 단체는 재판도 받기 전에 파렴치한으로 낙인찍혔습니다. 11년이 지나서 조국 전 장관의 주변을 먼지떨이식으로 뒤지는 2019년 검찰, 바뀐 게 없는 겁니다. 영화 <삽질>에는 당시 검찰의 행태도 담겨 있습니다. 지금 왜 검찰 개혁이 절실한지를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오버랩] 2008년 검찰과 2019년 검찰
 

▲ 영화 '삽질'에 나오는 2008년 9월 환경운동연합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장면 갈무리 ⓒ 오마이뉴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당시 환경운동연합의 고문이자 환경재단 대표를 맡고 있었습니다. 최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4대강사업을 비판해온 대표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검찰은 환경운동연합뿐 아니라 후원기업 100여 개를 쥐 잡듯이 잡으면서 시민들의 후원금을 떼어먹은 파렴치한 단체로 몰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앙 환경운동연합은 풍비박산 났지만, 사실로 드러난 것은 단 1건, 어린이뮤지컬 회계 처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당시 검찰이 환경재단의 모든 장부를 압수해갔습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언론들은 '최열이 돈을 횡령해 딸의 유학자금으로 2000만원을 썼다'고 보도했습니다. 

검찰은 이 건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자 알선수재 혐의 등을 파면서 집요하게 괴롭혔습니다. 최 이사장의 한 지인을 불러 "최열에 대해 한 건만 불라"고 하다가 이런 협박이 통하지 않자 지인을 횡령 혐의로 실형까지 살게 했지만,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검찰이 뒤집어씌운 최 이사장의 혐의도 대부분 무혐의로 결론이 났습니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내용을 2심 재판부가 편법으로 유죄로 선고하면서 억울한 1년 징역형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추가 증거나 심리 없이 1심 판결을 뒤집는 것은 위법입니다. 당시 대법원에서 2심 판결을 확정한 사람은 신영철 대법관이었습니다. 이명박 정권 당시 '광우병-한반도대운하' 촛불 재판에 개입해 논란이 일었던 인물입니다.
 

▲ 최열 총장은 4대강사업을 받대하다가 2008년 검찰의 토끼몰이식 표적 수사로 고통을 받는 상황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영화 '삽질' 갈무리 화면) ⓒ 오마이뉴스

 
검찰은 4대강사업 반대 인사들에 대한 표적 기획수사를 벌였고 재판부는 최 이사장을 구속하면서 검찰의 손을 들어줬던 것입니다. 최 이사장은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명박 정권 때 쿨했다'는 취지로 말한 게 언론에 보도되자 자기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윤석열 총장이 국감에서 이명박 정부 때 정치적 중립이 잘 보장되었다고 말한 것을 전해듣고 한마디 안 할 수가 없다. 이명박 후보가 4대강 토목공사를 도와 달라고 해서 나는 '흐르는 물을 막아 맑아진 적이 없다'며 거절했다. 이후 4대강 공사를 추진하는데 내가 가장 걸림돌이 된다고 내가 일하고 있던 환경재단에 특수부 검사의 지휘로 재단의 중요 서류와 장부를 압수 수색했다.

특수부는 참고인으로 100여 명을 조사했다. 그 후 나를 수사했던 김광준 특수부장은 뇌물죄로 구속되었다. 파렴치한 검사였다. 검찰이 얼마나 권력의 충견이고 부패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세월은 흘러 이명박이 구속되었다. 그는 꾀병으로 병보석 되었고 지금은 자택에 있다. (후략)"


11년 전 4대강에서 '삽질'한 검찰과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최근의 수사를 지켜보면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절감했습니다.   

[거짓말] '4대강 삽질'은 끝난 게 아닙니다
  

▲ 지난 8월 29일 경북 달성군 구지면 내리 이노정앞 낙동강변에 짙은 녹조가 발생해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계대욱 사무국장이 경북 고령군 우곡면 포2리 곽상수 이장을 인터뷰하고 있다. ⓒ 권우성


'삽질 10년, 산 강과 죽은 강'의 기획을 마무리하면서 검찰 개혁 이야기부터 꺼낸 것은 아직도 '4대강 삽질'은 사회 곳곳에서 진행 중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검찰의 문제뿐만 아닙니다. 지난 8월말부터 오마이뉴스와 지역의 시민환경단체들이 공동 기획해서 내보낸 탐사보도 기사들이 이를 여실히 증명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제 4대강사업은 끝난 일이 아니냐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22조 2천억 원의 국민 세금을 낭비한 삽질은 일회성 사업으로 그친 게 아닙니다. 지금도 매년 5천억 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세금이 4대강사업 때 세운 16개 보와 시설물들을 유지관리하기 위해 낭비되고 있습니다.

그 돈이 4대강의 수질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면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취재진이 낙동강에 갔을 때에도 녹조가 창궐했습니다. 녹조 발생 원인은 햇빛과 수온, 인 등 오염물질, 체류 시간인데, 자유한국당 등의 반발로 인해 낙동강 수문을 열지 못하고 있습니다. 체류시간이 과거에 비해 10~20배 늘어났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입니다.
 

▲ 충남연구원이 제시한 녹조 발령 상황 ⓒ 충남연구원

 
반면 금강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 최근까지 순차적으로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3개 수문을 전면 개방했습니다. 위의 표만 보아도 "4대강사업과 녹조는 관계가 없다" "4대강사업으로 수질이 맑아졌다"는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 언론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수문을 열기 시작한 2018년부터 녹조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올해 녹조 관심이상 발령 일수는 '제로(0)'였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경제를 살리고 강도 살리겠다는 주장이 완벽한 거짓으로 드러나자 자유한국당과 일부 보수 언론들은 '4대강사업이 홍수와 가뭄을 예방했다'는 것을 부각시킵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곳에 쓰이는 막대한 세금 역시 아깝지 않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면 홍수와 가뭄 예방이라는 4대강사업 목적 자체가 거짓이었음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 4대강과 1996년~2005년 사이 국토 단위 면적당 침수피해액이 높은 지역을 표시한 지도(왼쪽)와 가뭄이 심한 지역 지도. 4대강사업의 대상이 된 지역은 가뭄과 홍수 피해가 거의 없는 지역으로 나타난다.(자료 국토해양부) ⓒ 국토해양부

  

▲ 2017년 6월, 환경부가 공개한 가뭄피해 지역 ⓒ 환경부

 
홍수와 가뭄은 4대강 본류가 아닌 지천이나 산간 도서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극복할 목적이었다면 4대강에 국민 세금을 쏟아 부을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자유한국당은 홍수, 가뭄을 예방하기 위해 4대강 보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자기 잘못을 감추려고 국민들이 낸 세금을 낭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비유했습니다.

"살갗에 대일밴드를 붙여서 치료할 수 있는 일인데, 심장 수술을 한 격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은 4대강 보의 수문을 열거나 해체하면 농업용수가 부족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지난 2월말부터 3달여 동안 <오마이뉴스>가 진행했던 '삽질의 종말' 기획 보도에서 거짓이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아래 영상은 지난 5월, 자유한국당과 일부 농민들이 농업용수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던 지역을 담았습니다.( https://youtu.be/x2FjjqYQ4Vc )
 

'물의 나라'였습니다. 당시 세종보와 공주보의 수문이 열린 상태였기에 보를 해체했을 때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모든 농수로에는 물이 철철 넘쳤고, 논에도 물이 꽉 차 있었습니다. 심지어 공사를 위해 포클레인으로 한 삽 푼 곳에도 물이 가득했습니다. 4대강사업의 거짓을 덮기 위한 거짓말이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영화 <삽질>을 제작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세금 낭비는 계속되고 있고, 누군가는 4대강사업 주동자와 부역자들을 향해 '도둑이야'라고 소리쳐야 하는 게 아닐까하는 심정이었습니다. 국민들이 제대로 알아야만 이 쓸모없는 삽질이 종말을 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훈] 우리는 4대강 삽질에서 배우지 못했습니다
 

▲ 23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삽질> 언론시사회에서 <오마이뉴스> 전 편집국장인 김병기(왼쪽부터) 감독과 김종술 시민기자, 안정호 기자가 4대강 사업을 12년간 끈질기게 취재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다시 23일 언론 시사회로 돌아와서, 저는 이날 영화를 본 언론인들에게 이런 취지의 말도 전했습니다.

"우리는 4대강 삽질에서 무엇을 배웠을까요? 22조 2천억 원이라는 막대한 교육비를 지출하고도 우리는 한 줄도 배우지 못한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함께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삽질>은 단순한 환경 영화는 아닙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가공할 만한 환경파괴를 담고 있지만, 그 이전에 불법과 편법, 비리와 탈법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우리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정원과 검찰, 기무사 등 국가권력 기관을 총동원해 민주주의를 허물고 이를 주도한 군상들이 지금도 호의호식하면서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마이크를 들이대는 제작진과 답변을 회피하면서 도망치거나 화내는 모습은 한편의 블랙코미디를 연상케 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검찰은 이들에게 모두 면죄부를 줬습니다. 비자금을 수사했던 검찰은 4대강 비자금의 제보자를 피의자로 둔갑시켜 윽박질렀고, 결국 돈 잔치 때 판돈을 거머쥔 자의 검은 얼굴을 가렸습니다.

우리가 그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기에 4대강사업은 계속되고 있고, 지금도 4대강 주동자와 부역자들이 활개를 치며 보의 수문조차 열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취지에서 지난 언론시사회 때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기억할 수 없고, 기억하지 않으면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책임을 묻지 않으면 삽질의 종말은 고사하고 제2, 제3의 삽질이 곳곳에서 등장할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4대강 삽질에서 아무 것도 배운게 없습니다."

[추적 다큐] 거대한 탐욕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간 비밀은?
 

▲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인 김종술, 정수근, 이철재 기자가 함께 모여 있는 모습.(영화 '삽질' 갈무리) ⓒ 오마이뉴스

 
사실 우리는 처음에 이 영화를 '휴먼 다큐'로 만들려고 했습니다. 4대강사업의 주동자와 부역자에게 책임을 묻는 것도 중요하지만, 희생을 무릅쓰고 죽어가는 강을 고발해 왔던 저항자들의 모습을 전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금강에 나가서 죽어가는 강을 고발했던 '금강 요정'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 지킴이'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시민기자), 4대강사업 찬동인 인명사전을 만들고 백서를 준비하는 이철재 에코 큐레이터(시민기자) 등 오마이뉴스 '4대강 독립군'이라고 불리는 이들입니다.

또 영혼을 잃지 않으려고 학자적 양심을 지켰다가 피해를 본 많은 학자들도 있습니다. 지금도 4대강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많은 환경운동가들도 있습니다. 이 분들이 없었다면 이 영화를 세상에 쏘아 올리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이분들이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제작자이기도 합니다.

추적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는 영화 <삽질>은 4대강사업이라는 거대한 탐욕의 톱니바퀴가 대체 어떤 힘에 의해 맞물려 돌아갔는지, 그 민낯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뿐만 아니라 MB의 기막힌 사기술과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린 부역자들의 현란한 말의 성찬도 보여줍니다. 4대강사업에 대한 수많은 파편들을 94분의 영상에 담은 총체적 결정판입니다. (삽질 예고편 영상 https://youtu.be/oP3y1XWAu0s )
 

영화 <삽질>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이 어떻게 개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 중 핵심은 검찰 개혁입니다. 11년 전 검찰이 제 역할을 했다면 지금쯤 4대강은 과거의 '산 강'으로 되돌아갔을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검찰이 재수사에 나선다면 왜 이명박 정권이 4대강사업을 벌인 것인지, 누가 22조2천억 원을 챙긴 것인지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는 11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부탁드립니다. 검찰 개혁을 바라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아주셨으면 합니다. '촛불'은 정권을 바꿨지만 세상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4대강사업은 끝난 게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손을 잡고 영화관 앞에서 줄을 서는 모습을 보인다면 삽질의 종말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 보내주시는 '좋은 기사 원고료'는 직업 기자인 저를 항상 부끄럽게 만드는 김종술 시민기자의 취재비용으로 전달합니다. 작은 정성이라도 모아주신다면, 이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가 4대강이 다시 살아나는 그날까지 지치지 않고 취재할 수 있는 데 많은 힘을 보태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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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김정은-트럼프 친분관계로 시간끌기는 “망상”

김영철 아태위원장 담화, 대미 강경파의 ‘경고’(전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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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7  09: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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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협상을 일선에서 이끌어오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관련 업무에 나서지 않았던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오른쪽)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27일 대미 담화를 발표했다. 사진은 올해 1월 18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는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27일 담화를 발표, “미국이 자기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경고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의 담화는 24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년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싶다”는 담화와 궤를 같이하지만 김 고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분관계’를 강조했다면, 김영철 부위원장은 좀더 강경한 ‘경고’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이 27일 전문을 보도한 담화에서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적대시정책에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있다”며 여러 사례들을 예시한 뒤 “제반 상황은 미국이 셈법전환과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압살하려 하고있다는것을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미국의 이러한 적대행위들과 잘못된 관행들로 하여 몇번이나 탈선되고 뒤틀릴번 했던 조미관계가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되고있는것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대통령사이에 형성된 친분관계의 덕분”이라면서도 “모든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못박았다.

“조미수뇌들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수 없으며 조미관계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라는 것.

담화는 “미국이 우리가 신뢰구축을 위하여 취한 중대조치들을 저들의 ‘외교적성과물’로 포장하여 선전하고있지만 조미관계에서는 그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수 있는 교전관계가 그대로 지속되고있다”며 연말까지의 시간끌기를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규정하고 “나는 영원한 적도,영원한 벗도 없다는 외교적명구가 영원한 적은 있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격언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 김영철 부위원장은 아태위원장 자격으로 “조미수뇌들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수 없”다고 미국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사진은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 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거쳐 귀환하는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에 책임을 지고 북미협상 일선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부위원장이 2차 북미 실무협상 내지는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막판 주자로 등판해 북측 원칙주의자들의 기류를 담은 강경 메시지를 던진 점에 눈길이 쏠린다. “조미수뇌들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수 없”다는 대목을 보여준 셈이다.

한편, 김영철은 당 부위원장으로서 해당 전문부서인 통일전선부장을 겸직해오다 장금철이 통일전선부장을 맡게 됐지만 통일전선부 대외기관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위원장 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이번에 확인됐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담화(전문)

최근 미국이 우리의 인내심과 아량을 오판하면서 대조선적대시정책에 더욱 발광적으로 매달리고있다.

얼마전 유엔총회 제74차회의 1위원회회의에서 미국대표는 우리의 자위적국방력강화조치를 걸고들면서 미조대화에 눈을 감고 들어가지 않을것이라느니,북조선이 FFVD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느니 하는 자극적인 망발을 늘어놓았다.

한편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유엔《제재결의》리행을 집요하게 강박하고있으며 추종국가들을 내세워 유엔총회에서 반공화국결의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책동하고있다.

지어 미전략군사령관지명자라는 놈은 국회 상원에서 증언하면서 우리 국가를 《불량배국가》로 악의에 차서 헐뜯었으며 미군부호전세력들은 우리를 겨냥한 핵타격훈련까지 계획하고있다고 한다.

제반 상황은 미국이 셈법전환과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기는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압살하려 하고있다는것을 보여준다.

미국의 이러한 적대행위들과 잘못된 관행들로 하여 몇번이나 탈선되고 뒤틀릴번 했던 조미관계가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되고있는것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대통령사이에 형성된 친분관계의 덕분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모든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다.

조미수뇌들사이의 친분관계는 결코 민심을 외면할수 없으며 조미관계악화를 방지하거나 보상하기 위한 담보가 아니다.

미국이 우리가 신뢰구축을 위하여 취한 중대조치들을 저들의 《외교적성과물》로 포장하여 선전하고있지만 조미관계에서는 그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수 있는 교전관계가 그대로 지속되고있다.

미국이 자기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면서 이해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다.

나는 영원한 적도,영원한 벗도 없다는 외교적명구가 영원한 적은 있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격언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

주체108(2019)년 10월 27일
평 양(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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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꺼내놓은 난해한 수수께끼

[개벽예감 369] 트럼프가 꺼내놓은 난해한 수수께끼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9/10/28 [08:5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조선외무성 고문이 발표한 중대담화

2.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3. 트럼프가 꺼내놓은 난해한 수수께끼 

4. 미국의 선택범위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5. 그는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는다

 

 

1. 조선외무성 고문이 발표한 중대담화

 

2019년 10월 24일 김계관 조선외무성 고문이 담화를 발표하였다. 그는 담화에서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조선의 대외사업에서 제기된 현안들을 보고하였다고 밝혔는데, 이것은 외무성 고문이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난 시기 조미협상에 조선측 수석대표로 참가하였던 김계관 고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조미관계가 어려운 고비에 이르렀을 때마다 중대담화를 발표하였는데, 이것은 그가 외무성 고문으로서 중요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김계관 고문이 발표한 10월 24일 담화가 정치적 비중을 지닌 중대담화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를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읽고 곡해하거나 또는 무심히 지나쳤다. 한심한 일이다.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는 읽기 쉬운 문장으로 작성되었지만, 오늘 중대한 고비에 이른 조미협상의 앞길을 밝혀주는 내용이 들어 있다. 그 의미를 파악하려는 것이 이 글의 집필목적이다.    

 

김계관 고문은 10월 24일 담화에서 “나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조미 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또 다시 언급하였다는 보도를 주의 깊게 읽어보았다”고 하면서 “며칠 전 내가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를 만나 뵙고 조미관계문제를 비롯하여 대외사업에서 제기되는 현안들을 보고드리였을 때 국무위원장 동지께서는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데 대하여 말씀하시였다”고 하였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1년 7월 28일 조미고위급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한 김계관 당시 조선외무성 제1부상이 회담장소인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난 2019년 10월 24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중대한 고비에 이른 조미협상의 앞길을 밝혀주는 담화를 발표하였다. 이 담화는 2019년 10월 2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발안에 대한 조선측의 반향이다.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는 조미 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에 대한 조선측의 공식적인 반향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를 정확히 독해하려면, 조미 수뇌들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부터 먼저 고찰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서로 존중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공식발언은 2019년 10월 21일 백악관에서 진행된 각료회의 모두발언 중에 나왔다. 각료회의에서는 국가안보현안들과 국가기밀사항들이 토의되므로 언제나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토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몇몇 각료들이 부연해설을 하고, 대통령과 백악관 취재기자들 사이에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다. 

 

그런데 2019년 10월 21일 각료회의에서 대통령의 모두발언, 각료들의 부연해설, 그리고 백악관 취재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1시간 11분 동안 지속되었다. 현재 복잡한 정세 속에서 제기된 국가안보현안들과 국내정치문제들을 거론하는 동안 시간이 그처럼 길어진 것이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김(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옮긴이)을 좋아(like)하고, 그도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 나는 그를 존중(respect)하고 그도 나를 존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몇 차례 발언한 적이 있는데, 그 발언들은 모두 즉석기자회견 중에 나왔었다. 그런데 지난 10월 21일에는 즉석기자회견이 아니라 각료회의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발언하였으니, 그 발언내용에 무게가 실린다. 거기에 더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발언할 때 이전에는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는 존중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사용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대해 언급하였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동맹국 국가수반들에게 쓰지 않았던 존중이라는 특별한 외교용어를 사용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존중이라는 말은 그가 자신의 언어사용범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외교용어였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존중이라는 외교용어까지 사용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강조하자,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무심히 지나칠 수 없었다. 그래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김계관 고문의 10월 24일 담화를 통해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관계가 각별하다”고 화답했던 것이다.   

 

 

2.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주목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월 21일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에 관해 발언하는 중에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We get along)”고 말했다는 점이다. 이 짤막한 문장을 읽으면,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기 어렵다. 그가 말한 ‘사이좋게 지낸다’는 말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 알려면 그의 각료회의 모두발언을 좀 더 들어봐야 한다.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2016년 11월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퇴임을 앞둔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담화하였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회고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조선의 핵문제가 미국의 국가안보에) 가장 큰 문제인데, 자기는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나에게 그 문제를 해결할 방도를 모른다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아니라고 했다. 사실 그는 11번 전화를 걸었으나, 저쪽의 그 사람(man), 아니 저쪽의 그 분(gentleman)은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존중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내 전화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고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계관 고문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자신과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각별하다고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이제 분명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사이좋게 지낸다”고 말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이 직통전화로 직접 의사소통을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료회의 모두발언에 따르면, 지난 시기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11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를 존중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화를 전혀 받지 않았는데, 자신이 거는 직통전화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받고 있으므로, 상호존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 모두발언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그 사람’이라고 하였다가 얼른 말을 바꿔 ‘그 분’이라고 존칭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조선의 최고령도자와 직통전화를 통해 직접 의사소통을 하였다는 사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의사소통을 상호존중이라는 외교용어로 찬상하였다는 사실이다. <사진 2> 

 

▲ <사진 2> 이 사진은 2016년 11월 대선에서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당시 퇴임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을 만난 장면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9년 10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신과 오바마의 백악관 담화를 회고하면서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의사소통을 전혀 하지 않았지만, 자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통전화를 통해 직접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분관계를 상호존중이라는 특별한 외교용어로 형용하였다. 2019년 12월 말로 정해진 조미협상마감시한이 다가오면서 날로 압박감을 느끼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중이라는 외교용어를 사용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강조한 것은 마감시한이 지나기 전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행동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해놓은 조미협상마감시한을 약 두 달 앞둔 민감한 시점인 2019년 10월 하순, 협상마감시한이 다가와 압박감을 받는 트럼프 대통령이 존중이라는 외교용어를 사용하여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강조한 것은 무심히 지나칠 일이 아니다. 그것은 2019년이 가기 전에, 다시 말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해놓은 협상마감시한 안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행동인 것이다. 

 

만일 협상마감시한 안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의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없다면, 직통전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의사소통을 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자신의 친분관계를 존중이라는 외교용어로 찬상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조미협상을 재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사는 2019년 10월 2일 조선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진행되었을 때도 흔들리지 않았다. 2019년 10월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과격한 행동이 아니냐는 취재기자의 질문을 받고 직답을 피하면서 “지켜보자. 그들은 대화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곧 그들과 대화할 것이다. 지켜보자”고 답변하였다. 2019년 10월 25일 로벗 버크 미국 해군 참모차장이 국방기자협회 간담회에서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하는 조선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판세를 바꾸는 요인(game changer)이며 면밀히 주시해야 할 큰 우려라고 지적한 것처럼, 조선의 북극성-3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미사일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국가안보위협요인으로 출현하였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극성-3형 시험발사를 우려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조미협상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으니, 올해 안에 조미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그의 생각이 얼마나 긴절한지 알 수 있다. 

 

 

3. 트럼프가 꺼내놓은 난해한 수수께끼  

 

2019년 10월 21일 백악관 각료회의를 취재하던 백악관 출입기자들은 조미협상재개문제에 관한 질문은 하지 않고, 다른 현안문제들에 관한 질문을 이어갔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질문들에 답변하였다. 그 사이에 어느덧 시간이 흘러 1시간 10분을 넘기고 있었다. 각료회의 모두발언이 거의 끝나갈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질문하지 않았는데도 조미협상재개문제에 대해 스스로 입을 열었다. 그가 꺼내놓은 것은 풀기 어려운 난해한 수수께끼였다. 

 

“아마도 북조선과 관련하여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다. 북조선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어느 순간에 굉장한 재건(major rebuild)으로 될 것이다.” 

 

이 난해한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위의 인용문을 명료한 어법으로 다듬으면,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아마도 북조선과 관련하여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말은 조미협상이 재개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임을 예견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어떤 일’은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 말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예견은 조미협상이 재개되면 협상진전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해놓은 협상마감시한 안에 조미협상을 진전시키는 어떤 결정적인 돌파구가 열릴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2) “북조선에 관한 매우 흥미로운 정보가 있다”는 말은 조선에 관한 어떤 새로운 정보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매우 흥미로운 정보’라는 말은 중요한 정보라는 뜻이다. 그가 직통전화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접 의사소통을 하고 있으니, 조선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다는 그의 말은 전혀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이 아직 알지 못하는 새로운 정보, 다시 말해서 직통전화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서 들은 중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정보를 알았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조미협상을 진전시키는 어떤 결정적인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암시했던 것이다. 

 

(3)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런 일들은 어느 순간에 굉장한 재건으로 될 것”이라는 말은 이해하기가 더 힘들다. 2019년 10월 5일 어렵사리 성사되었던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기대와 어긋나게 결렬된 이후 지금까지 조미관계에서는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슨 일들이 진행된다는 말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직통전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진행한 것을 두고 그렇게 말한 것일까? 앞으로 조미협상이 재개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요구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뜻일까? <사진 3> 

 

▲ <사진 3> 이 사진은 2019년 10월 21일 백악관 각료회의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집하고 주재한 각료회의가 진행되는 장면이다. 그는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굉장한 재건'이라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꺼내놓았다. 여기서 재건이라는 말은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결렬되어 주저앉은 조미협상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다. 특히 그가 굉장하다는 형용사를 재건이라는 말 앞에 앉힌 것은 올해 안에 조미협상이 재개되어 조미관계에서 중대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수수께끼 같이 난해한 의문을 풀려면,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많은 일들이 어느 순간 굉장한 재건으로 될 것이라는 발언 중에서 ‘굉장한 재건’이라는 말에 시선을 돌릴 필요가 있다. 재건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고, 일상적으로 경제재건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므로, 미국의 정세분석가들은 ‘굉장한 재건’이라는 말을 조선의 인민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으로 해석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 짚은 것이다. 

 

문맥을 살펴보면, ‘굉장한 재건’이라는 말은 조선의 인민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 아니라, 조미협상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는 뜻이다. 따라서 재건이라는 말은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되어 주저앉은 조미협상을 재개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하다는 형용사를 재건이라는 말 앞에 앉혀 의미를 강조했다는 사실이다. ‘굉장한 재건’이라는 말은 올해 안에 조미협상이 재개되는 것은 물론, 그 협상에서 조미관계의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김계관 고문은 10월 24일 담화에서 “나는 이러한 친분관계에 기초하여 조미 사이에 가로놓은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두 나라 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전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마련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하면서 조미정상회담이 재개되어 양국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피력했다. 스톡홀름 실무협상이 결렬되어 주저앉은 조미협상을 다시 일으켜 세우면 양국관계가 전진될 것이라고 예상하였다는 점에서, 김계관 고문의 희망과 트럼프 대통령의 암시는 일맥상통한다. 

 

위와 같은 맥락을 이해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꺼내놓은 ‘굉장한 재건’이라는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 그것은 조미정상회담이 재개되어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정치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굉장한 변화를 암시한 것이다. 

 

그렇다면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정치적 합의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우여곡절 속에 지나온 기나긴 협상로정을 돌아보면,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정치적 합의는 미국이 조선에게 평화협정체결을 공약하고, 그에 상응하여 조선이 미국에게 핵동결을 공약하는 정치적 합의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이 정치적 합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각료회의 모두발언과 김계관 고문의 담화는 바로 그런 정치적 합의가 조미정상회담에서 이루어질 것임을 서로 다른 어법으로 예고한 것이다. 

 

 

4. 미국의 선택범위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낙관적 전망만 있는 게 아니다. 전망을 흐리게 하는 장애물도 있다. 조미협상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김계관 고문은 10월 24일 담화에서 조미협상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식견과 의사와는 거리가 멀게 워싱톤 정가와 미 행정부의 대조선정책작성자들이 아직도 랭전식 사고와 이데올로기적 편견에 사로잡혀 우리를 덮어놓고 적대시하고 있는 것이다.”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워싱턴 정가와 트럼프 행정부의 대조선정책작성자들이 덮어놓고 조선을 적대시하는 바람에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협상의 길이 가로막혔다는 것이다. 담화에 나오는 ‘워싱턴 정가’라는 말은 연방의회 지도자들을 뜻하고, 담화에 나오는 ‘미 행정부의 대조선정책작성자들’이라는 말은 각료들을 뜻한다. 다시 말해서, 연방의회 지도자들과 각료들이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협상의 길을 가로막은 장애물들이라는 것이다. 

 

조선을 적대시하는 연방의회 지도자들과 각료들은 가로막은 협상의 길은 평화협정체결의 길이다. 그들은 조미관계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시키는 평화협정체결을 외면하면서, 조선이 핵무기를 일방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느니, 조선이 핵무기를 폐기할 때까지 압박해야 한다느니 뭐니 떠들어대며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는 까닭은 조미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지 않을 수 없고, 주한미국군이 떠나면 한미동맹이 해체되어 결과적으로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잃어버릴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생각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단견이다. 조미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국군이 철수해야 하고, 철군 이후에는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잃어버리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런 과정에 미국의 국가안보가 부분적으로 훼손된다는 점이다. 그런데 만일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을 끝내 거부하고 핵대결을 불러일으키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부분훼손을 넘어 전면파탄으로 떠밀려갈 것이다. <사진 4> 

 

▲ <사진 4> 이 사진은 2019년 10월 2일 조선이 핵추진잠수함에서 수중발사한 잠수함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이 해수면 위로 솟구쳐 오르며 우주공간으로 날아가는 장면이다. 조선이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한 것은,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을 끝내 거부하고 핵대결을 불러일으키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전면파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기 전에 벌어진 핵대결에서도 패한 미국이 핵무력을 완성한 조선과 또 다시 핵대결을 벌이면 과연 무슨 수로 이길 수 있겠는가. 미국은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려야 한다.     

 

2019년 10월 2일 조선이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체계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한 것은,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을 끝내 거부하고 핵대결을 불러일으키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전면파탄을 면치 못할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잃어버리느냐 아니면 미국의 국가안보가 파탄되느냐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라는 사실이 자명해진다. 만일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국에 대한 지배권을 잃어버리면, 미국의 국가안보는 부분적으로 훼손되는 것에 그치지만, 만일 미국이 평화협정체결을 끝내 거부하고 핵대결을 불러일으켜 미국의 국가안보를 극도의 위험 속에 빠뜨리면, 미국의 국가안보는 전면적으로 파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느냐 마느냐 하는 양자택일은 미국이 국가안보가 부분적으로 훼손되느냐 아니면 전면적으로 파탄되느냐 하는 양자택일인 것이다. 

 

전면파탄을 피하고 부분훼손을 택하는 게 정상인데, 참 이상하게도 미국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를 줄곧 외면해왔으니, 이것은 미국의 국가안보가 부분적으로 훼손되는 것을 넘어 전면적으로 파탄되는 위험을 자초하는 극단적인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까닭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아도 자기의 국가안보가 파탄되지 않을 것이라는 오판에 빠져있기 때문이고, 최악의 경우 조선과 핵대결을 다시 벌이더라도 자기들이 이길 것이라는 오판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그런 전략적 오판에 빠진 것은,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기 직전인 2017년에 벌어진 핵대결이 앞으로 재연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미협상마감시한을 넘긴 2020년에 또 다시 핵대결이 벌어지면, 이번에는 핵무력을 고도로 완성한 신흥핵강국이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미국을 압도하게 될 것이다. 조선이 핵무력을 완성하기 전에 벌어진 지난 시기의 핵대결에서도 패한 미국이 핵무력을 완성한 조선과 또 다시 핵대결을 벌이면 과연 무슨 수로 이길 수 있겠는가. 미국은 전략적 오판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전략적 오판에 빠진 미국은 2019년 2월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실무협상에서 평화협정체결이 아니라 평화선언채택을 제의하였다. 이것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자기의 국가안보가 훼손되리라는 것을 우려한 미국이 국가안보훼손을 피해보려고 꼼수를 쓴 것이다.  

 

하지만 그런 꼼수는 통하지 않았다. 2019년 10월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에서 미국측은 조선측에 조미평화선언을 채택할 것을 또 다시 제의하였으나, 조선측은 그 제의를 거부하고, 협상을 일방적으로 중지시켰다.   

 

지금 조선이 미국에게 요구하는 ‘새로운 계산법’은 조미평화선언을 채택하려는 꼼수를 버리고,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건설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그러므로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평화선언을 채택하려던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새로운 계산법’을 택할 의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밝힐 때, 그때 비로소 조미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고, 미국의 국가안보가 전면적으로 파탄되는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조미평화선언을 채택하려던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조미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새로운 계산법’으로 돌아섰을까? 예리한 시선으로 최근 상황을 살펴보면, 그가 ‘새로운 계산법’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는 세 가지 징후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첫 번째 징후는, 스톡홀름 조미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통전화를 걸어 의사소통을 한 것이다. 

 

두 번째 징후는, 2019년 10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 모두발언에서 자신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이다. 

 

세 번째 징후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미협상이 재개되어 조미관계가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전될 것임을 ‘굉장한 개건’이라는 말로 암시한 것이다.  

 

 

5. 그는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낡은 계산법을 버리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돌아섰다고 해도, 각료들이 ‘새로운 계산법’을 끝내 반대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이 잡힐 것이다. 이것은 기우가 아니라, 이전에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을 철수하려는 의사를 밝힐 때마다 각료들이 반대하여 철수의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미국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바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언론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를 보도하였다. 그 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1) <뉴욕타임스> 2019년 9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군사기지에 대한 공습을 개시하려던 미국군 사령관에게 중지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원래 이란의 군사기지에 대한 공습작전은 이란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미국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것에 대한 보복조치로 준비되었다.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을 주축으로 편성된 미국 해군 제12항모타격단이 이란공습작전을 준비하였다. 제12항모타격단 소속 이지스미사일구축함들이 토마호크순항미사일을 심야에 기습발사하여 미국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이란의 방공기지를 파괴하려는 것인데, 방공기지가 파괴된 이후 이란이 반격에 나서는 경우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에서 함재기들을 발진시켜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는 작전계획이 추가되었다. 그런 공습작전계획에 따라, 10,000명이 넘는 해군병력과 해군항공대병력으로 편성된 제12항모타격단이 아라비아해 작전구역으로 긴급히 이동하여 발사준비를 갖추고 공격명령을 대기하였다. 긴장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란공습작전이 개시되기 몇 시간 전, 트럼프 대통령은 토마호크순항미사일로 이란의 군사기지를 공격하면 사상자가 얼마나 날 것인지를 미국 국방부에게 알아보라고 안보보좌관에게 지시하였다. 안보보좌관은 이란의 군사기지가 토마호크순항미사일로 공격받으면 150명 정도가 사망할 것이라는 미국 국방부의 보고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하였다. 보고를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과 상의하지 않고, 공격명령을 중지하는 결정을 단독으로 내리고, 곧바로 매티스 당시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공격을 하지 말라고 명령하였다.    

 

만일 미국이 정세를 오판하여 이란의 방공기지를 공격하였더라면, 이란은 중동지역에 배치된 미국군기지들에 대한 보복공격을 퍼부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에 돌입하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 조성되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방공기지에 대한 공격이 개시되기 직전, 전쟁위험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공격중지명령을 내렸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에서 공격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토의하였다면, 각료들과 논쟁을 하는 사이에 토마호크순항미사일들이 이란의 방공기지로 날아갔을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각료들과 상의하지 않고 단독으로 중대결정을 내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돋보인다.  

 

(2) <워싱턴포스트> 2019년 10월 13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며칠 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그보다 앞서 2019년 10월 7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수리아 철군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철군에 대한 지지여론을 조성하려고 했지만, 고루한 관념에 사로잡힌 각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철군의사를 가로막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의 철군의사를 끝내 관철시켰다. 미국 텔레비전방송 <NBC> 2019년 10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기자들에게 “나는 우리 병사들을 우리나라로 데려오기 위해 (대통령직에) 선출되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정적인 순간에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자기 의사를 관철시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돋보인다. <사진 5>   

 

▲ <사진 5> 이 사진은 2019년 10월 20일 수리아 주둔 미국군이 철수하는 도중 뛰르끼예군이 수리아-뛰르끼예 국경지대에 있는 쿠르드 무장단체를 공격하자, 뛰르끼예군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국경지대에서 일시적으로 이동을 멈추고 대기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들이 반대하는 가운데 며칠 동안 심사숙고한 끝에 수리아 주둔 미국군을 철수하는 결정을 내렸다. 그는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자신의 철군의사를 끝내 관철시켰다. 이런 사례는 그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중대결정도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불러일으킨다. 평화체제수립과 통일국가건설을 지향하는 민족의 양심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협정체결과 주한미국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철군의사를 관철시키는 것을 본 미국 군부는 대통령의 철군의사가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지 알 수 없어 당황했다. <NBC> 2019년 10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리아 주둔 미국군에게 철수명령을 갑작스럽게 내린 것처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군에게도 철수명령을 갑작스럽게 내리지 않을까 하고 우려하여 대비책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위에 열거한 두 가지 사례는 트럼프 대통령이 각료회의를 소집하지 않고 단독으로 중대결정을 내리거나 또는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중대결정을 내린 극적인 장면들을 보여준다. 이런 사례들은 그가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중대결정도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않고 극적으로 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불러일으킨다. 

 

그것만이 아니다. 미국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문제는 주한미국군 주둔비용 전액을 한국에게 떠넘기는 문제와 결부되었다. 2019년 1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된 국가미사일방어전략을 발표하는 행사에서 “동맹들에 대한 공정한 비용분담을 계속 주장할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는 부유한 나라들을 보호한다. 그들 가운데 많은 나라는 보호에 대한 대가를 너무 쉽게 지불한다. 이제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10월 하순 현재, 주한미국군 주둔비 부담에 관한 한미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주한미국군 연간주둔비용 48억 달러를 전액 부담하지 않겠다고 버티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을 구실로 주한미국군을 감군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감군조치는 조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기로 공약하는 것과 결부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조선과 미국의 정치적 합의, 그리고 주한미국군 주둔비 전액부담을 거부한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감군결정을 정당화, 합리화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이 녕변핵시설을 폐기하는 1단계 핵동결을 실행하고, 문재인 정부가 주한미국군 주둔비 전액부담을 거부하면, 그에 상응하여 미국은 1단계 감군조치로 주한미국군 2사단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2019년 1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국군 지상전투부대인 2사단이 감군대상 1순위라고 한다. 주한미국군 2사단 병력수는 18,500명이다. 주한미국군 총병력 28,500명 가운데서 18,500명을 1단계로 감군하면 10,000명이 남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산공군기지와 군산공군기지에 주둔하는 미국 제7공군 병력수가 약 10,000명이다.

 

조선이 녕변핵시설 이외의 다른 핵시설을 폐기하는 2단계 핵동결을 실행하면, 그에 상응하여 미국은 제7공군 10,000명을 2단계 감군조치로 철수할 것이다. 제7공군 10,000명이 철수하면, 마지막 3단계 감군을 기다리는 잔여장병 100~200명만 남는다. 주한미국군 단계적 철수는 그렇게 실행될 것이다.  

 

미국의 온라인 정치전문지 <더 힐> 2019년 2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 조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한국의 정세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중대한 양보를 받아내지 못하면서 주한미국군 감군을 명령하지나 않을까 우려했다고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를 바라지 않는 어중이떠중이들은 조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국군 감군을 명령하지 않을까 하고 우려했지만, 평화체제수립과 통일국가건설을 지향하는 민족의 양심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각료들의 반대의견을 듣지 말고 주한미국군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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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 왜 뿔났나?

문재인 정부를 바라보는 북의 시선, 바보야 문제는 ‘태도변화’야
김광수  |  no-ultar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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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0.26  01: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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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 정치학 박사(북한정치 전공)·<수령국가>저자·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


최근 북이 남과 미국을 다루는 태도는 확실히 다르다.

스톡홀름 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향한 북의 메시지는 비록 연내 시한이라는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매우 유화적이다. 김계관 외무성 고문의  10월 24일 개인 담화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년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
 
반면,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영 180° 다르다. 그것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선다. 그는 금강산 관광 지구를 현지지도 한 자리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쓸어내도록 하고...”에서 확실하게 확인된다. 문재인 정부에게 화가 나도 엄청 화가 나 있음을 알 수 있다. 

왜 이런 상반된 인식이 발생했을까?  

정말 이 상황을 정부와 청와대는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소망적 접근이 아닌, 내재적 접근을 통해 북의 정확한 의도를 분석해내는 것이 그 여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친(親)여권은 정권의 눈치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력이 부족하거나 정권 눈 밖에 나기 싫어서, 그리고 보수야권은 아예 ‘북(김정은) 생각읽기’에는 애당초 관심 없고 오직 문재인 정부만을 공격하기에 바쁘다(평화번영정책에 대해). 그렇게 지금 대한민국은 민족이 처해진 운명보다는 각자 각자도생(各自圖生)하면서 총선을 향해 무한질주 한다.  

백번 양보해 보수야권과 그 추종 지식인들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그러하지 말아야 할 자칭 친여 대북전문가들조차도 북의 생각읽기를 본질에서 찾으려고 하지 않고, 정부와 집권여당이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예의 그 희망적 사고에 맞는 맞춤형 ‘북 생각읽기’에 여념 없다. 

정말 이 시점에서 한반도 번영과 평화, 통일을 위해 전문가로서, 해당 관료로서, 청와대 참모로서 해야 될 일이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성찰적으로 고민하고 제언하기보다는 온통 기회주의자들뿐이다. 배는 가라앉으려고 하고 있는데 아랑곳없이 탑승하고자만 하는 이들로 넘쳐난다.    

이름하여 남북교류협력의 상징이고, 국민들 속에는 평화와 통일의 절실함을 심어줬던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게 생겼는데도 정부는 정부대로 상황 관리만 하려하고, 전문가들은 전문가대로 이 문제가 북미 고래 싸움에서 파생된 새우 등 터진 꼴로 시간이 좀 지나면 해결될 수 있다는 등 그렇게 진단해 낸다.

해서 이 글은 이런 상황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상황의 심각성과,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적폐정부가 물러나면 적어도 남북관계는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재개·개성공단 재가동 등 민족 내부문제 정도는 ‘순풍에 돛단 듯 잘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그런 기대와는 정반대로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한 남북관계가 잘 풀려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본질로 잘 읽고, 경색국면을 타개할 방도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데 (조그마한 도움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쓰여 진다. 그것도 아무도 접근하려 하지 않는 본질로서 말이다. 

우선은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배경에 대한 팩트 체크이다.  

① 김정은 위원장의 ‘선임자들’의 정책을 비판한데 대해 일각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을 지칭했다는 보도가 여과 없이 막 나오고 있는데, 엉터리 해석도 이런 해석이 없다. 북에서는 ‘영생’하는 ‘영원한’ 수령들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는 선대(先代)라는 표현을 쓰지 선임자라고 지칭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선임자들’은 금강산 관광 지구를 정책적으로 책임진 관계부분의 책임일꾼을 말한다. 이름하여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유관부서의 수장들을 일컫는다.  

② ‘선임자들’의 정책을 비판했다하여 금강산관광 개발 그 (정책)자체가 잘못되었다로 오독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김정은 위원장의 비판 문장을 맥락적으로 이해해보면 ▲남측의존 정책 ▲과도한 남북관계 발전과 연계 ▲‘우리식’ 건축물 양식 배제이다. 즉, 세계적인 명산답게 너무 남북관계에만 얽매이지 말고 ‘우리식 건설’ 작풍을 최대한 발휘하여 세계적인 관광시설, 인민의 휴양시설로 탈바꿈시키라는 것이다. 

③ 둘째(②)와 마찬가지로 김정은 위원장의 비판을 맥락적으로 이해해 본다면 남측 정부-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엄청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양공동선언 2조 2항에서는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에 합의했고, 이를 해결하는 방도로서는 4.27판문점선언에서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에 합의, 이것도 모자라 미국의 대북제재가 작동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본인이 직접 나서 올 신년사에서 ‘조건 없는’ 재개까지 언급했으나, 이를 함께 풀고자 하는 이행의지가 없는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강한 유감과 실망감의 표현이 그렇게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니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는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가 그 원인제공자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석을 해야만 문제의 본질이 정확하게 보이는 것이고, 그렇게 해석하면 또 문재인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는 한 개성공단(강조, 필자) 또한 그 운명이 금강산 관광과의 운명과도 하등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것이다. 그런데도 이 정부(통일부와 청와대)는 사태의 심각성을 그렇게 이해하려하기보다는 상황관리 차원에서 ‘남북관계가 완전히 문 닫힌 것은 아니며’, ‘협의’가 아니라 ‘합의’ 발언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며 이것은 보기에 따라 대화 모멘텀이 살아있다는 증명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낸다. 참으로 ‘편안한’ 해석이다.    

‘태도변화’ 없이는 금강산 관광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재가동 운명도 간단치가 않건만, 생각이 어쩌면 그렇게 나이브할 수 있을까? 

(그런 인식과는) 상관없이 촛불정부가 처해진 남북문제는 이렇게 바람 앞에 선 등불과 같다. 미국에게 그렇게까지 과잉충성 하지 않아도 되었건만, 친미관료들과 참모들로 인해 명(明)대신 미국(美)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현대판 신(新)재조지은(再造之恩)이 완벽하게 부활했다. 비례해 대한민국은 미국 스스로가 그렇게 말하고 있듯이 ‘대한민국은 자신들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나라(트럼프의 정확한 워딩은 "그들(한국)은 우리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가 아니라, 미국이 NO할 것이 두려워 ‘알아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뼛속까지 숭미사상 DNA가 내재되어 있는 현 정부이다.

과한 비유라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문재인 정부가 마음만 먹으면 미국의 대북제재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그런 사업이었다.

이는 멀리 갈 것도 없이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발언만으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개인 北관광, 제재대상 아냐.. 통일부 허락할지의 문제"(2019.10.24., 기자간담회 중에서) 발언이 그것이다.

사실 위 발언은 통일부 장관이 해야 될 워딩이지만, 오히려 외교부 장관의 입에서 나온 답변이라 그것이 더 아이러니할 판이다. 정상적이라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개인 北관광, 제재대상 아냐... 외교부가 허락할지의 문제’그렇게 해야 했고, 그러면서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외교부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뭐 그 정도는 해야 되는 것이었다. 

그래야 통일부의 존재이유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 발언이 통일부장관 대신, 외교부장관이 했다? 참으로 자기 역할이 뭔지도, 되게 못난 통일부이다. 정말 통일부가 왜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상황은 이렇다. 다음으로 우리가 한번 본질적으로 상황체크를 해야 할 부분은 북의 남에 대한 태도가 확연하게 바뀐 시점이 언제인지 한번 체크해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본질적인 의미에서의 정확한 해법을 찾아낼 수 있으니까. 

모르긴 몰라도 문재인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면서 이뤄진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난 이후부터가 분명한듯하다. 

이때부터 북은 남에 대해 선미후남(先美後南)으로 돌아섰고, 지금은 점차적으로 통미봉남(通美封南)으로까지 이동시켜 나가고 있다. 

비례해 북이 문재인 정부와 대통령에 대해서도 지난 적폐정부와 하등 다를 바 없는 비난을 쏟아낸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약칭, 조평통)가 8월 16일에 발표한 성명이 그 정점이다.

“아래 사람들이 써준 것을 그대로 졸졸 내리읽는 남조선 당국자가 웃겨도 세게 웃기는 사람인 것만은 분명하다(강조, 필자. 여기서 ‘남조선 당국자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하고 있음). 애써 의연함을 연출하며 북조선이 핵이 아닌 경제와 번영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역설하는 모습을 보면 겁에 잔뜩 질린 것이 역력하다. 두고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남조선 당국자들과 더 이상 할 말도 없으며 다시 마주앉을 생각도 없다(강조, 필자).”

그렇다면 북이 왜 이런 망발을 쏟아냈고, 위에서와 같이 ‘금강산 남측 시설물 철거’ 지시와 같은 그런 극단적 조치가 이뤄졌을까하는 문제인데, 여기에는 적어도 3가지 이유는 분명하다. 

그 전에 우선 단초를 한번 찾아보자. 북의 김성 UN대사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9월 30일)은 그 단초를 분명하게 찾아준다. 

"불과 한 해 전 북과 남, 온 겨레와 국제사회를 크게 격동시킨 역사적인 북남선언들은 오늘 이행단계에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대사는 "북남선언들의 이행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돌아앉아서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 군사연습을 강행한 남조선 당국의 이중적 행태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우리를 겨냥한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과 미국과 남조선의 합동 군사연습은 상대방에 대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며, 무력증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며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데 대한 불만이다. 이름하여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의 핵심은 국제적인 대북제제의 틀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금강산 관광 등 민족내부의 문제만큼은 당사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음에도 전혀 그렇게 하지 않으려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다.    

둘째는, 4.27판문점선언에 따라 남북 간에 조성되어 있는 군사적 긴장과 군비확산문제에 대해 군사적 긴장완화와 군축문제를 그 핵심으로 하는 남북부속합의서까지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F-35A 등 최신 공격형 무기 반입을 하는 등 그 역행에 대한 불만이다. 

셋째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간의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한 그 사전약속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전략자산무기 반입 등을 중지하기로 약속했음에도 이 약속이 지켜지고 있지 않은데 대한 불만인데, 이 불만이 문재인 정부를 향하는 지점은 미국이 이 약속을 지키려 하지 않을 때는 대한민국 문재인 정부가 이 약속이행을 미국에게 상기시키면서 미국에 대해 북과 한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선제적으로 한미 합동군사훈련의 불필요성을 미국에게 설득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고 있지 못하는 점(백번 양보하여 정부의 논리대로 작전권 이양으로 인한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정말로 최소한 꼭 필요하다면 이 문제는 북과 충분히 협의하여 북이 오해하지 않도록 사전 조치 후 시행하는 것이 맞지, 그냥 한미동맹의 논리에 포획돼 주권국가로서의 당연한 권리운운하면서 밀어붙이는 것은 아무래도 남북문제를 풀어가야 할 한 해당국가로서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또 지난 9월 한미 정상회담에서와 같이 향후 3년간 무기구매계획을 발표하는 등 군사 분야에서의 부속합의서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데 대한 불만이 극도로 달한 것이다.  

북이 문재인 정부에게 가지는 불만은 이렇듯 명확한 3가지이다. 그러면서 북은 또 향후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진전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해법도 내놓는다.  

김성 대사의 같은 날 발언인데, 거기서 그는 남북관계 개선문제와 관련해 "남조선 당국의 사대적 본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북남선언의 성실한 이행으로 민족 앞에 지닌 자기 책임을 다할 때에만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바로 위 사실로부터 향후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정상화되려면 적어도 2가지 입장이 or적이 아니라, and적으로 결합되어져야만 이제까지 드리워진 남북관계 먹구름이 걷어치워짐을 알 수 있다. 

첫째는, ‘외세 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에서 확인받듯이 민족공조에 나서라는 말이다. 이를 현재 처해진 북미 간, 남북 간의 상황과 조건을 고려하여 정치적 의미로 재해석해내면 한반도 비핵화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한미동맹에 근거해 자리매김 된 중재자 역할 대신, 때로는 판문점선언에서 확인되어진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에 선 당사자 역할로 되돌아오라는 말이고, 특히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나 개성공단 재개문제와 같은 그런 민족내부의 문제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당사자 역할에 충실하라는 말이다.     

둘째는, ‘북남선언의 성실한 이행’에서 확인받듯이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제발 이행하라는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김성 대사가 UN발언으로 확인되어진 ‘첫째, 둘째, 셋째’ 문제의식을 수용하는 것이다. 그 전제하에 이를 이번 금강산 관광 지구에 대해 ‘남측 시설물을 싹 들어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내용을 대입시켜보면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민족자주와 자결의 원칙으로 되돌아와야 하고, 정상간 합의된 남북선언에 대해서는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몸짓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예하면 금강산 관광의 경우 대북제재 사항이 아님으로 ‘조건 없이’ 즉시 이행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마련을 위한 남북이 함께 가칭 TF(강조, 필자. 명칭은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협상전략팀)를 꾸려 해법을 모색해보는 것이다.  

 

김광수 약력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그리고 현재는 부경대 기초교양교육원 외래교수로 출강한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 평화통일센터 하나 이사장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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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시위 연대기] ②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 홍콩과 함께 저항하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10/27 11:45
  • 수정일
    2019/10/27 11:45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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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한국인이 홍콩을 위해 할 수 있는 일
 

 

 

 

재개발과 철거, 저성장과 높은 실업률, 청년세대의 경제적 어려움과 문화적 척박함 등은 국경을 가리지 않고 벌어지는 공통 현상이다. '송환법'으로 시작된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시위는 그런 맥락 위에 있다. 홍콩 시위는 한국사회에, 그리고 한국 청년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있나. 이를 살펴보는 '홍콩시위 연대기'를 연재를 진행한다. 지난 7월 1일 열린 홍콩시위에 직접 참여한 상현 활동가가 총 3회의 글을 보내왔다. 
 
입법회 점거는 필자에게도 큰 사건이었다. 많은 장면이 겹쳐졌다. 우리는 종종 불신하고 욕하면서도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민주주의 국가가 나에게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고 내 삶을 파괴하거나 권리를 제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의 정당한 권리 요구가 국가에 의해 '폭도 행위'로 낙인찍히고 규제 없는 공권력의 폭력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섬뜩한 경험이 우리에게도 있다. 도망치던 홍콩의 시위대가 지하철 역사 안에서 경찰에게 붙잡혀 곤봉으로 두들겨 맞는 것을 보며, 필자는 2011년 한진중공업 해고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 영도로 갔던 때와 2014년 세월호 집회 진압, 2016년의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의 최전선이 떠올랐다. 손에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은 필자와 친구들은 경찰의 방패에 찍혀 멍이 들었고 최루액에 맞아 울었다. 비어 있는 총리 공관 앞에서 세월호 참사의 규명을 요청하던 필자와 시위대는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복했다는 이유로 연행돼 벌금형을 받았다. 
 
폭력을 겪고 이에 저항해본 사람이 타인이 겪는 폭력에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걸까. 한국의 국가폭력에 저항해온 필자에게 홍콩의 국가폭력은 모른 척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홍콩 역시 7월 1일 입법회 점거 시위 이후 민주화의 열망이 더욱 끓어올랐다. 청년 중심이었던 홍콩 시위는 '엄마 집회', '노인 시위' 등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시위 스킬도 늘어가고 있었다. 7월 말 쯤에는 경찰의 채증을 방해하는 레이저빔이 등장했다.
 
동시에 진영 간 갈등도 심해졌다. 친중파에 의한 '백색 테러'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의 폭력은 점점 수위가 높아졌다. 극심한 폭력 속에서 민주화를 외치는 홍콩 시민을 위해,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인 필자가 어떻게 힘을 보탤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홍콩 시민에게 필요한 것, 첫째도 둘째도 '외부의 관심' 
 
고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80년 광주의 진실을 처음 세계에 알렸듯, 그래서 국제사회가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가지고 군부 독재 세력의 폭력에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듯, 국가폭력의 주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외부의 관심이다. 홍콩에 가장 필요한 것은 외부의 관심일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인들은 대체로 홍콩에 큰 관심이 없다. 자신의 생활과 당장 접점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필자의 지인들만 보아도 홍콩 시위에 대해 이야기하면 "안타깝다"면서도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야"하는 반응이 돌아오곤 한다. 홍콩에 관한 언론 보도도 외신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인데 그마저도 시위대의 폭력행위와 친중파의 테러와 같이 '폭력성'에 한정돼 있다. 
 
홍콩의 현재 상황을 알리는 게 먼저였다. 홍콩에 다녀온 7월, 한국에 오자마자 당장 아시아 각지의 시민사회·커뮤니티·활동가들이 참여하는 토크 이벤트를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홍콩의 활동가들과 소통하며 홍콩의 현 상황을 알리는 연대 행사를 계속 진행했다.
 
그러던 중 8월 11일, 홍콩 경찰의 빈백탄 살포로 시위대 한 사람의 안구가 파열되어 실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분노한 홍콩의 시위대는 13일 홍콩 공항을 점령했다. 소셜미디어에는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한쪽 눈 가리기'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필자 또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 함께 연대하는 활동가들과 함께 본격적인 연대체 구성과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그렇게 탄생한 연대체가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 행동'이다. 영어로는 A.C.A.B(Asian Companions Against Brutality)인데, 경찰을 조롱하는 'All Cops Are Bastard'라는 의미를 연상케하는 일종의 언어유희였다. 홍콩에서 번역가로 일하는 친구가 만들어줬다.
 
'아시아 공동행동', 동북아시아가 아닌 '아시아'가 된 이유를 좀 더 설명하자면 홍콩에서 본 동남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모습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은 홍콩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홍콩 내에서 이들의 열악한 지위는 매우 열악한데, 빈부격차가 큰 홍콩에서도 가장 낮은 곳에 있는 것이 이들이다. 홍콩의 주말에는 지하철이나 쇼핑센터 등지에서 돗자리를 펴고 있는 동남아시아계 입주 가사노동자들의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입주 가사노동자들은 주말에 가족끼리 있고 싶어하는 고용주를 위해 주말에는 집 밖으로 나간다. 그러나 특별히 갈 곳이 없으니 주말동안 노숙을 하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의 여성들이 홍콩으로 오게 된 데에는 동남아시아의 경제구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제조업이나 수출이 부진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주 사업은 바로 인력 송출 사업이다. 산업 기반이 약한 필리핀은 올해 적자상태인 한진중공업 수빅 공장을 인수할 계획이다. 군함을 만들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생각이다. 그 한진중공업 수빅 공장은 또 과거 불법파견과 부당해고 논란을 일으켰던 곳이기도 하다. 계속된 노동 분쟁으로 필리핀 정부는 노동자들의 소요사태에 대비해 현지의 경찰과 군인들까지 투입시키기도 했다. 
 
아시아 지역 내, 국경을 넘은 자본 이동과 그로인해 발생한 폭력에 국가의 책임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연결돼 있고 한 국가, 한 지역의 일들은 나비의 날갯짓처럼 우리 모두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국제연대, '아시아 공동행동'이 필요한 이유다. 
 
이름도 만들었겠다, 성명문을 작성하고 서명을 받았다. 성명문은 아시아의 여러 활동가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완성했다. 제목은 '홍콩 시위대에 대한 살인적인 국가폭력을 규탄한다'였다. 내용을 짤막하게 소개하자면, '80년 광주가 그랬듯, 민중의 도도한 저항과 국경을 넘은 연대가 이 폭력의 연쇄고리를 끊을 하나의 방법이며 아시아를 뒤흔들고 있는 역사의 역동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단지 목격자로서가 아니라 함께 싸우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서로를 연결하기를 제안한다' 
 
급하게 만든 것 치고는 꽤나 마음에 들었다. 광주를 굳이 언급한 것은 한국인들의 공감을 호소하기 위한 것도 있었지만 더 크게는 아시아 각지의 활동가 친구들 때문이다. 아시아 각지의 많은 활동가들이 자국의 민주화 항쟁을 우리나라의 광주항쟁과 연관시켜 설명하곤 한다. 아시아의 민주화 역사에서 한국의 광주민주화운동이 큰 획을 그은 사건임은 틀림없다.
 
성명문은 연대하는 친구들에 의해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됐다. 그리고 다시 중국어로 번역되었다. 집단 지성의 힘이었다. 온라인 서명 운동에는 사흘도 채 되지 않아 27개 단체 및 커뮤니티를 비롯해 280명이 넘는 개인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8월 16-28 홍콩 연대 행동 주간 
 

▲홍콩 연대 행동 주간 홍보 포스터. 활동가 안악희(가명)이 제작했다. ⓒ상현

8월에는 홍콩의 사태가 더욱 급박하게 흘러갔다. 업종 파업이 일어났다. 우리나라의 민주노총에 해당하는 '직공맹'이 주도했다. 홍콩 역시 중국 당국의 영향으로 노동운동이 많이 위축돼 있고 노조가 있어도 중국에 친화적인 어용노조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해 만든 직공맹이 파업에 나섰다는 것은 큰 의의를 지니는 일이다.
 
8월 11일 실명 사건을 기점으로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중학생(우리나라의 중·고등학생)이 시위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홍콩 당국은 조슈아 웡을 체포했다. 경찰이 지하철에 진입해 시민을 마구잡이로 때려잡은 것도 8월 말에 일어난 사건이다.
 
한국에서도 연대 활동이 바쁘게 이뤄졌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 행동'은 16일부터 28일을 홍콩 연대 행동주간으로 정하고 홍콩 사태를 알리고 관심을 촉구하며 중국정부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키웠다. 
 
1) 8월 16일, '기자 없는 기자회견 
 
"대한민국정부 대통령 문재인 귀하께, 홍콩의 국가폭력에 대한 입장표명을 요청합니다"
 

▲기자 없는 기자회견은 녹색당 서울시당의 이상희 공동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녹색당은 전국당 차원에서 본 성명에 연명한 터였다. 공동행동을 제안한 필자를 비롯, 신지예 전국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박상덕 경의선 공유지 활동가,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가 연대 발언을 했다. 기자회견 참여를 자원한 시민 한 분도 선언문을 함께 읽었다. ⓒ상현

성명문을 청와대에 전달하기에 앞서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실명사건 후 그 주 금요일에 연 기자회견이었는데 날짜가 너무 촉박했는지 기자는 단 한명도 오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필자와 다른 활동가들이 함께 종로경찰서의 경찰차를 타고 청와대 안으로 들어갔다. 연풍문 건물 안에서 시민수석 행정관이 요청서를 수리했다. 실제로 대통령에게 전달되었을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정부는 아직 홍콩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았다.
 
2) 8월 23일, 국경과 언어를 넘어 연대의 마음을 전하는 예술 행동
 
연대행사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뮤지션들의 공연도 있었다. 단언컨대 문화예술은 국경과 언어를 넘어 서로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하기에 빠르고 강력한 방법이다.
 

▲대구의 뮤지션 영교 씨가 조직한 프로젝트 그룹 '교수형'의 무대가 진행되고 있다. 영교 씨는 여성으로서 일상에서 느끼는 다양한 억압과 폭력에 대한 열렬한 저항정신을 노래하는 뮤지션이다. 이날 공연이 끝난 후 그는 필자의 집에서 묵고 다음날 데모 준비에 차출되어 헬멧을 날랐다. ⓒ상현

이날 참여한 뮤지션들 중 일부는 필자가 도쿄에 방문해 참여한 2020 도쿄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만난 친구들이다. 외에도 우리동네나무그늘, 동대문옥상낙원, 경의선공유지의 활동가들이 공연에 함께 해주었다. 
 

▲공덕역 경의선 공유지에 세워진 홍콩에 연대하는 메시지를 부착하는 '레넌 월'. 설치 이후 많은 포스트 잇이 붙었다. 대체로 홍콩을 지지하는 메세지였으나 후에 친중국 성향의 욕설 포스트 잇도 붙었다. ⓒ상현

이날 우리는 공덕역 경의선 공유지에 작은 레넌 얼을 세웠다. 香港加油(홍콩화이팅)이라고 아주 크게 쓰인 벽 앞에서 우리는 작은 연대 선포식을 열었다.
 
3) 8월 24일, 광화문에서 DDP로 - 노란 헬멧을 쓴 시위행렬
 
예술 행동 다음 날,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연대 시위를 진행했다. 홍콩 시민들과 연대의 의미로 '검은티셔츠, 노란헬멧, 안대'를 착용했다. 홍콩 시민들의 5대 요구안을 한국어로 담은 손피켓도 준비했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안'을 한국어로 옮겨 적은 손피켓 ⓒ상현

 

▲시위 참석자는 많지 않았지만 시위대의 구성은 다양했다. 대만, 일본의 나고야·오사카, 홍콩 등 아시아의 여러 곳에서 온 시민들이 동참해 말 그대로 '아시아 공동 행동'이 됐다. 중국 베이징 근교의 대학을 다니다가 한국의 대학에 유학 온 중국인 친구도 시위에 참여했다. 중국에서 VPN을 우회해 홍콩의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유학을 와서 직접 연대 행동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먼 타국의 땅이었지만 그는 마스크로 시위 내내 얼굴을 꽁꽁 감싼 채였다. ⓒ상현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시위는 동대문 DDP를 향한 행진으로 이어졌다. DDP는 홍콩 유학생들이 모여 한국인들에게 연대를 촉구하며 서명운동을 진행하던 곳이다. 쇼핑몰 앞에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우리를 향해 응원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몇몇 관광객들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주시하기도 했다. DDP에서 추모대를 만들어 국화를 헌화하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시위는 마무리됐다. 이날 쓰고 행진했던 헬멧에는 각자의 연대 문구를 적어 다음달 홍콩의 시위대에게 전달됐다. 
 

▲'香港加油(홍콩화이팅)'이라고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부터 동대문 DDP까지 행진이 이어졌다. 몹시 길고 지루한 행진 루트였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뮤지션 야마가타 트윅스터와 그의 시그니처 데모 장비인 '구루부 구루마'가 함께했다. 구루부 구루마는 영어의 ‘그루브groove’와 일본어로 차를 뜻하는 ‘구루마車’의 합성어다. ⓒ상현

 

▲DDP에 도착해 홍콩시위 희생자 추모제를 마치고 행진 때 착용했던 헬멧에 연대 메시지를 적고 있다. 이 헬멧들은 그 다음 달 필자가 홍콩에 전달했다. DDP는 재한홍콩인들의 연대서명 등 연대행사가 개최되고 레넌월이 만들어져 있는 장소다. 외국인 쇼핑객들이 많은 만큼 이목이 집중된다. ⓒ상현

4) 반송시위 '우산혁명 리부트' 상영회 개최 
 
일요일이었던 8월 25일에는 동대문 옥상낙원에서 홍콩 찬 체운 감독의 우산혁명 다큐멘터리 <Yellowing-우리들의 우산운동> 상영회를 개최했다. 서구 언론에서는 '우산혁명'이라 이름 붙였지만 홍콩에서는 '우산운동'이라 부른다. 일본에서 상영회가 열렸다는 소식을 접하고 직접 감독에게 연락해 상영 허락을 받았다. 상영료를 무료로 하는 대신에 우리가 한국어 자막을 제작하는 것이 조건이었다.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의 맥락을 '행정장관 직선제 요구·완전한 참정권 쟁취'라는 맥락에서 다시 보기 위한 상영회였다. 영화 상영 후 또 중국 노동운동을 연구하면서 국제연대활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의 강의도 이어졌다. 그는 중국의 노동운동과 여성운동에 홍콩 시민단체들이 큰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에 홍콩에 대한 탄압이 중국 전체의 시민운동 탄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홍콩의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갈 수 있었던 자리였다. ⓒ상현

5) 중국 대사관 항의 방문 
 
다음날에는 중국대사관에 항의 방문을 갔다. 홍콩에 대한 탄압과 폭력을 중단하고 홍콩 시민들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요청서 서류 봉투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시진핑 귀하'라고 적었다. 시진핑 주석이 이 요청서를 받아 읽을 가능성은 0에 가까웠지만 홍콩도 중국도 아닌 다른 곳에서 홍콩의 사태를 심각하게 주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중국 당국 관계자 한 사람이라도 더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 이 자리에는 일본 도쿄에서 교류 차 서울에 온 활동가가 동행했다. 
 

▲요청서 전달 직전 홍콩 경찰이 자행한 성폭력을 규탄하는 긴급 행동을 열었는데, 여행 차 한국에 온 홍콩인 관광객들이 마침 근처를 지나가다 레넌 월에 붙은 포스트잇 연대 메시지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상현

참 바쁜 주간이었다.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 행동>의 활동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었다. 재한홍콩인 유학생 집회 개최자가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 홍콩 연대 집회 협력을 요청했다. 심지어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가들이 우리가 발표한 선언문을 프랑스어로 번역해 연대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조금씩이지만 분명 점점 관계가 확장되어 가고 있었다.
 
한국의 민중가요가 홍콩 시위현장에서 불렸다는 것보다 현재진행 중인 아시아 풀뿌리의 자율적인 문화·학술교류 활동에 주목해보자 
 
한국 언론 보도를 보면 종종 홍콩의 시위 현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등 한국의 민중가요가 불렸다든가, <택시운전사>와 같은 영화가 상영됐다든가, 조슈아 웡이 "촛불시위에서 배웠다"고 말했다든가 하는 점을 부각하는 경향이 있다. 홍콩의 상황과 한국과의 연관점을 찾아 관심을 촉구하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가 그저 소위 말하는 '국뽕'을 자극하는 것에서 끝나버려 아쉬울 때가 많다.  
 
풀뿌리 활동가들의 자율적인 문화·학술교류에 주목하는 것은 어떨까. 필자가 만났던 광저우의 한 예술가는 중국에서는 출간이 되지 않는 일본의 사상가 기라타니 고진의 책을 해적판으로 돌려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만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청년 연구자는 "지금 중국의 진보적 학계 또는 노동계에서는 한국학자가 제시한 '민중' 개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이남희의 <민중만들기>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런던에서 유학중인 한 홍콩인 친구는 내게 2006년 홍콩에서 열린 FTA 반대 국제연대 투쟁 당시 한국 농민들의 현란한 투쟁 방식이 홍콩 반FTA 투쟁가들에게 엄청난 인상을 남겼다고 말한 적 있다.  
 
중요한 점은 홍콩 사람들이 한국으로부터 보고 배웠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유사점이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으니 서로의 운동에 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홍콩 시민들이 요구하는 민주화의 내용과 저항 방식도 한국의 사회 운동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현재 우리가 겪는 많은 일들은 이미 한 국가, 한 지역 내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국경을 넘는 자본의 이동과 이윤 추구, 금융자본의 먹튀, 약한 고리에서 이루어지는 강력한 노동권 탄압, FTA와 전쟁, 테러 등의 문제는 한 국가 차원이 아닌 세계 전체가 연결된 문제다. 국제연대로 풀어나가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지지를 보내야 한다. 
 
국제연대행동은 사회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경험이다
 
국제연대행동은 해외여행을 가는 것과 비슷하다. 그 사회의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에 함께 깊숙이 들어가 함께 고민하고 재해석하며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다. 주입식 제도교육을 받으며 포기하거나 질려버린 외국어에 대한 의지를 다시 불태우게 되는 것은 덤이다. 외국어 공부에 학을 뗐던 필자도 최근 광둥어 교재를 샀다. 대단한 언어능력을 가질 필요도 없다. 요즘엔 온라인 자동번역기의 수준이 꽤 높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국제연대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사진이나 영상이 가능하면 그것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글로, 가서 행동을 보태고 싶은 사람들에게 방법은 항상 열려있다. 
 
무엇보다 개인에게 국경이든 무엇이는 '넘어서는' 경험은 매우 소중하다. 내 삶을 규제하는 어떤 조건들을 넘어서는 경험, 그리고 그 속에서 같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동료를 발견하는 경험. 하다못해 놀러 갔을 때 가난한 나를 공짜로 재워주고 밥을 사 주는 해외의 친구가 한 명 느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물론 개인이 이런 활동에 활발하게 매진하기에는 우리 모두는 너무 바쁘다. 필자 또한 본업이 있는 사람인지라, 연말까지 처리할 업무가 밀려 죽을 지경이다. 한 가지 더 바람은 누군가는 과로하고 누군가는 실업상태인 한국 사회의 불합리한 노동구조도 바뀌었으면 한다. 홍콩 시위의 배경 중 하나도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살인적인 노동시간, 극심한 사회적 불평등이다. 이건 한국사회도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의 젊은이들이 불평등 타파를 외치며 홍콩과 같이 들고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민주주의는 근원적으로 민중과 특권층·엘리트층·지배계층 간 긴장과 투쟁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진행된 홍콩 국가폭력 규탄 집회에서 필자 상현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을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홍콩 국가폭력 규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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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사태’ 전후한 정세 동력과 변혁진영의 과제(1)

  • 김정호 북경대 박사
  • 승인 2019.10.26 18:56
  • 댓글 0

본 기고는 조국사태에 작용하고 본질적 정세는 한국자본축적체제의 위기라고 진단하는 필자의 견해가 돋보인다. 또한 이를 해결하는 근본은 재벌체제개혁이며, 이를 위한 변혁진영의 과제에 대해서도 매우 적극적인 제안을 던지고 있어 일독을 권한다. 분량이 많이 2회에 걸쳐 연속으로 연재한다[편집자]

‘조국사태’ 전후한 정세 동력과 변혁진영의 과제

1. 현 정세의 특징
2. 현 정국의 동력은 한국경제 축적체제의 위기로부터 온다
3. 관건은 재벌개혁

4. 재벌개혁에 대한 각 정치세력의 태도
5. 한국 변혁진영의 과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적격성 여부를 따지는 얼핏 사소한 쟁점이, 끈질기게 두 달 넘게 계속되었다. 한 쟁점이 이토록 오래도록 지속될 경우 대중들은 대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 같은 피로감은 자칫 정치에 대한 대중의 전반적인 무관심을 낳거나, 아니면 지나치게 집중도를 높여 강한 스트레스를 자아낸다. 만일 후자일 경우, 이 같은 스트레스는 사회적 긴장도를 너무 팽창시킨 나머지 자칫 한꺼번에 폭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평소엔 어떤 정치세력이나 언론들도 이렇듯 한 쟁점을 지나치게 파고드는 일을 터부시한다. 이러한 관례에 비추어 본다면 금번 조국사태는 매우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투쟁양상 역시도 매우 비타협적이다. 상대에 대한 일격필살의 ‘치명타’를 노리면서 각자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역량과 카드를 동원하여 전력투구(올인)하고 있다. 한쪽은 마치 놓칠 수 없는 좋은 ‘먹이감’을 발견한 듯 여기서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이며, 이 때문에 다른 쪽도 쉽게 발을 빼지 못하고 함께 맞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한 마디로, 정치세력들이 서로 배수진을 쳤다는 것은 이번 조국사태를 보는 사람들의 공통된 느낌일 것이다.
이 같은 정국은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지금 한국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으며, 과연 현 정세를 밀어붙이는 진정한 ‘동력’은 무엇일까? 일련의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1. 현 정세의 특징

정치권에서 이렇듯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이유에 대해, 어떤 이는 내년 총선 혹은 더 나아가 내후년 대선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 한다. 그렇다면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세력들은 지금과 같이 격렬한 공방전을 벌였던 것일까?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다. 매번 선거를 앞둔 공방전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강도와 양상은 각기 달랐으며 그 목적 또한 똑같을 수는 없다.
현 정세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 정국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국가권력 내부의 다툼이라 할 수 있다. 즉 하급기관인 검찰 권력이 상급기관인 청와대 권력에 노골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과거 노무현정부 시절에도 한 차례 나타난 적이 있었다. 사실 조국사태가 예상치 않게 이렇듯 커지고 완강하게 지속되는 것은, 검찰 권력의 저항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좀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다.
얼핏 검찰의 반항은 ‘부처 이기주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대통령이 검찰 내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을 강력히 주장하는 조국을 굳이 법무장관에 앉힌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라는 것이다. 여기에 때마침 그간 ‘적폐청산’이라는 대의명분에 밀려 내내 수세에 몰리면서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던 한국당과 검찰이 죽이 맞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수언론이 이에 가세하였다. 이리하여 검찰은 조국과 가족에 대한 혐의사실을 계속해서 흘리고, 이를 보수언론이 대대적으로 받아쓰고, 한국당은 국회에서 강력한 정치 공세를 폄으로써 지금의 조국정국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이 틀린 것은 아니며, 실제 사태는 그런 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우리는 표면상으로 드러난 것 이상의 좀 더 내면적인 것에 천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검찰개혁’ 사안 자체가 갖는 중요성이다. 만약 그것이 진보세력이 수구세력과 맞붙는 수많은 적폐청산 과제 중의 하나가 아니라, 현 한국사회의 보수연합세력에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결정적’ 사안이라고 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그럴 경우 검찰개혁은 개혁세력 입장에서나 보수세력 입장에서나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일종의 ‘전략 고지’의 성격을 지니며, 이 때문에 정치세력 간에 일전이 불가피해진다.

실제로 조국사태가 상당기간 지속되면서 검찰개혁과 관련하여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이 언론과 SNS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대체로 모아지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검찰은 한국사회에서 특별한 지위와 역할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처럼 노골적 폭력에 의존하기가 어렵게 된 지배세력이, 오늘날의 형식 민주주의 진전에 발맞추어 자신들의 보호막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검찰 권력이라는 것이다. 한국 검찰은 국제적으로도 드물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몸에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치중립’이라는 명목 하에 그 수장인 검찰총장의 임기는 보장된다. 이리하여 검찰은 사실상 국민의 감시통제로부터 벗어나게 되었으며, 심지어 경우에 따라서는 대통령의 지휘통제권마저 미칠 수 없는 권력기관으로 변했다. 재벌과 보수언론 등 기득권세력들은 이러한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의 속성을 파악한 후, 대기업 사외이사, 전관예우, 김&장 같은 법률로펌에의 영입과 같은 갖가지 매수와 특혜 수단을 통해 이들 소수정예 집단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이리하여 검찰 권력은 재벌총수와 언론사주, 그리고 고위 권력층이 법을 위반할 때마다 축소수사, 불기소 등으로 그들을 보호해주는 방패막이 되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정적을 쓰러뜨리는데 있어서는, ‘피의사실 유포’를 통해 언론과 공조함으로써 그 무엇보다도 예리한 공격무기가 되었다.
여기서 검찰-언론의 밀착 사례는 해외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그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인데, 이의엽 민중교육연구소 소장이 자신의 칼럼에서 소개한 책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 일본의 사례, 1945-2012년』(마코사키 우케루 저)의 내용에 따르면, 일본의 자민당 내 친미파와 자주파 간의 대립에서 미국은 자주파를 견제하고 관리하는 수단으로 일본의 검찰 권력과 언론을 종종 이용한다는 것이다. 다음을 보자.

“정치인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피의자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기 전까지 수많은 언론 보도가 쏟아진다. ‘단독’이라는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는 대부분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또는 ‘익명을 요구한 검찰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이라고 정보의 출처를 댄다. 검찰 쪽에서 누군가가 흘려줬고, 언론이 그대로 받아쓴다는 의미다. 검찰이 ‘유포’하고, 언론이 ‘추정’한 혐의들은 독자들에게 유죄의 ‘심증’을 갖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피의자는 재판을 받기도 전에 이미 여론재판을 통해 범죄자로 낙인찍히는 마녀사냥을 당하는 셈이다.”(이의엽, “정치검찰을 물리쳐야 한다”)

작금의 조국사태의 진행과정을 잘 묘사하고 있다. 또 브라질의 온라인 저널 ‘디 인터셉트(The Intercept)’의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 브라질의 노동자당 권력이 몰락하고 룰라가 구속된 최대의 부패 스캔들 ‘페트로브라스 사건’(일명 ‘세차작전’,Operation Car Wash)에서도 현지 검찰-언론의 콤비가 큰 역할을 하였다고 전한다.
이 같은 국내외 사례들을 보노라면, 우리는 왜 그동안 삼성 이재용 등 재벌총수와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의 사주들이 그토록 많은 범법행위들을 저지르고서도 지금까지 별 탈 없이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한 마디로 검찰 권력은 1987년 이후 파쇼권력이 사라지고 형식적 민주화를 이룬 한국사회에서 재벌을 비롯한 지배세력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보호장치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검찰개혁과 긴밀한 연관을 갖고 있는 조국사태를 단순한 보수세력이 만난 우연한 ‘호재’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개혁과 수구세력 간에 ‘전략 고지’를 놓고 벌이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여진다. 그런 면에서 일찍이 노무현정부 시절의 개혁 추진과정에서 검찰 권력에 막혀 일차 패배의 쓰라린 경험을 겪었던 것은 개혁세력 모두에게 있어선 소중한 교훈이었다. 지금 이 ‘전략 고지’를 둘러싼 전투의 승패가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이후 정국의 양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문재인정권은 왜 이렇듯 보수세력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조국 임명을 강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적당한 타협의 길은 없었던 것일까?
그것은 문재인정권으로서도 그 정도 강도의 ‘적폐청산’을 수행해야지만 촛불혁명을 통해 자신에게 권력을 맡긴 대중의 분노를 잠시나마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사회적 모순이 격화할수록, 그리고 이 때문에 대중들의 변화에 대한 갈망이 강할수록, 그것을 대변하는 ‘개혁정부’ 역시도 급진적일 수밖에 없게 된다. 물론 개혁세력의 공세가 거칠어짐에 따라 보수세력의 저항 역시도 필사적이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개혁-반개혁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정세를 한 발짝씩 고양시켜가는 변증법이다. 지금은 이 같은 변증법이 작동하는 정세인 것 같다.

2. 현 정국의 동력은 한국경제 축적체제의 위기로부터 온다

여기서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긴장도가 고조됨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과 같은 강도 높은 개혁을 계속해서 밀고 나갈 수밖에 없게 하는 대중의 불만의 강도에 주목해야 한다. 그 같은 대중적 뒷받침이 없었다면 검찰-언론-한국당 보수세력이 조성하는 입체적인 여론전에 밀려 아마 조국카드를 진작 포기하고 말았을 것이다. 사실 9월28일 서초동집회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집권 민주당 내부의 동요는 상당하였다. 따라서 다시금 시작된 ‘촛불집회’의 진정한 원인을 규명하는 일이 필요하다.
먼저 우리가 유념할 것은, ‘촛불집회’라는 형식은 동일할 지라도 군중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항상 동원이 가능한 ‘상비군’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그 핵심부대는 일정하다 할지라도, 집회 군중은 매 시기 갖가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문재인정부를 탄생시킬 때의 촛불집회의 군중과 이명박정부의 수입 쇠고기 파동 때의 그것은 서로 다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3년 전 박근혜 탄핵을 몰고 왔던 촛불집회의 군중 역시도 이번 조국사태의 그것과 완전히 동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촛불집회 ‘형식’이나 누가 표면상 주최했느냐는 측면보다도, 우선 금번 대규모 촛불집회가 성립하게 된 사회적 요인에 더 주목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축적양식’이 근본적으로 한계에 부딪칠수록, 정치적으로는 그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요구의 폭과 강도는 높아진다. 지금의 대중의 불만과 고통은 1990년대 이래 한국사회에 정착된 축적양식의 위기를 반영한다. 그 근거는 앞서 언급한 대로, 개혁세력과 보수세력 간에 검찰개혁이라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전략 고지’를 놓고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1987년 이후 파쇼권력이 사라지고 형식적 민주화를 이룬 한국 정치사회 현실에서, 검찰 권력은 재벌을 비롯한 지배세력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핵심 보호장치이다. 이것이 제거되면 통치세력은 큰 타격을 받게 되며 이 때문에 결사저항을 하고 있는데, 문재인정부는 그 저항을 기필코 돌파하기 위하여 군중을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정면충돌이야말로 한 사회의 대변혁기에나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한국경제는 1990년대 들어 외주화, 고용 유연화, 비정규직 확대를 주된 내용으로 하는 소위 ‘신경영’ 정책을 추진하였다. 1990년대 후반의 IMF 외환위기를 넘긴 후 이 같은 신경영에 기반한 새로운 축적체제는 한국사회에 정착되었다. 때마침 확장기를 맞이한 세계경제와 거대한 이웃나라 중국의 고도성장은 이 같은 한국경제의 신축적체제의 발전을 위한 우호적인 외부환경을 제공하였다.
2000년대 초 이후 비정규직을 적극 활용하고 여기에 일정 수준의 응용기술을 결합시킨 한국경제는 세계시장에서 상당한 위력을 떨쳤다. 2008년 말 금융위기가 도래한 이후에도, 아직 세계 각국이 기존의 금융 중심 패러다임에서 제조업으로의 전환을 미처 이루지 못한 2014년까지만 해도 이러한 새로운 축적모델은 여전히 유효하였다. 철강, 조선, 자동차, 전자, 반도체 등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주력산업은 이 시기에도 계속해서 호황을 누렸다. 비록 사회 전반으로는 비정규직이 꾸준히 증가하고 사회적 빈부격차 역시도 확대됨으로써 사회적 불안요인이 누적되어 갔지만, 그 대신 대공장 정규직노동자들은 상대적 고임금과 안정된 직장을 보장받아 자본에 포섭됨으로써 전체적으로 노사관계는 큰 무리 없이 안정되었다. 우리는 이 시기까지를 (비정규직에 기초한) 새로운 축적양식의 상대적 안정기라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상대적 안정은 세계 각국이 금융위기의 충격으로부터 점차 회복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동요되기 시작했다. 한편으로 각국은 ‘제조업’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경향은 마침 앞으로 기존 경제에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몰고 올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되면서 가속화되었다. 다른 한편, 이 무렵부터 중국이 산업화 과정을 일차 마무리함으로써, 이제 중국은 한국의 거대한 수출시장이 아닌 무서운 경쟁상대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이후 정착되어 온 한국의 ‘비정규직(저임금) + 중간수준 응용기술’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중국의 노동력은 한국의 비정규직보다도 아직까지 훨씬 저렴하고, 그러면서도 기술수준은 거의 한국을 추격하고 일부 분야에선 앞서나가기까지 하였던 것이다. 특히 튼튼한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친환경에너지, 양자통신,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는 기초과학이 취약한 한국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제 한국은 시간이 흐를수록 그동안 황금알을 안겨주던 중국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으며, 다른 세계시장에서도 중국에 밀려 국제시장 점유율이 점차 축소되고 있는 형국이다.

지금까지의 축적방식으로는 더 이상 한국경제의 존립이 어렵게 되었다는 점이 이제 시간이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다. 전통산업 분야에서는 중국에 밀리고, 그렇다고 해서 미래 산업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듯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을 유지할 수 없으면서도, 새로운 대안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한 사회 ‘위기상황’의 전형적인 규정이다. 현재 대중들이 겪고 있는 불안과 고통, 예컨대 날로 증가하는 실업자와 고용에 대한 불안감, 자영업자의 파산, 가계부채의 끝없는 증가, 젊은 청년세대들의 좌절감, 입시지옥 등은 바로 이처럼 갈수록 생명력을 다해 가고 있는 한국경제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대중은 지금 이 같은 절망적 상황에 처해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치권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그를 위한 대대적인 사회 전반의 개혁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되돌아보면 1990년대 이후 정착되어 온 비정규직에 기초한 새로운 축적양식은, 과거 ‘개발독재하의 축적양식’(1960~1987)이 그러하였듯, 대략 ‘30년 주기’의 자기 생명을 마쳐가고 있으며 그 본격적인 해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가 신경영 전략의 도입과 정착기였다라고 한다면, 2000-2014년은 그 발전기라 볼 수 있으며, 조선업종 불황과 4차 산업혁명 및 중국경제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한 2015년 이후는 쇠퇴기에 해당된다. 이제 2020년 이후에는 해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정세를 밀어부치고 있는 동력은 바로 이 같은 축적양식의 위기가 불러일으키는 광범위한 대중의 불안과 고통이라 할 수 있다.

3. 관건은 재벌개혁

위에서 거론한 1990년대 이후의 한국 축적체제는 ‘재벌체제’로 상징되며, 따라서 당연히 재벌개혁이 초점이 된다. 그동안 문재인정부가 걸어온 2년 반의 기간을 되돌아보면, 이 핵심문제를 건드리지 않은 채 주변만 맴돌면서 우회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정치 분야에서는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시키는 등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다른 분야 특히 경제 분야의 성과는 미진하였다. 예컨대 경제분야의 대표적 정책이라 할 수 있는 최저임금제와 52시간 노동시간단축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갖가지 장애에 부딪쳐 그것을 주도하던 청와대 경제수석 장하성의 교체에서 보듯 거의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공공기관 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약속 역시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또 다른 대표적인 문재인정부의 야심작인 북방정책 역시도 북미 간 핵협상의 부진함으로 별반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내외적인 각종 악재에 휩싸인 한국경제는 나날이 악화되어 가고 있으며, 경제문제는 문재인정부의 그간의 개혁성과를 모조리 빼앗아갈 만큼 최대의 우환이 되고 있다. 이처럼 문재인정부의 지금까지의 개혁이 보여주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재벌문제를 비켜가고서는 어떠한 성과도 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30대 재벌 매출액이 GDP의 80%에 이르는 한국적 상황이 말해주듯, 사회적 부의 대부분을 재벌이 장악한 상황에서 그 점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1980년대 후반까지는 많은 문제가 주요하게는 '민주화' 문제로 귀결되었다. 그 점은 노동자, 재야지식인, 청년학생, 종교계, 농민 등 누구의 눈에도 분명하게 보였다. 왜냐하면 이들이 무슨 일을 할라치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독재가 나서 탄압하고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각 부문의 주체들은 민주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한 발짝도 나갈 수가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였다. 예컨대 노동자들이 자본가에 대항해 자신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기본 조직인 노조를 하나 만들고 싶을 때도 그러하였는데, 이 시기엔 이 같은 노조결성 조차도 '반공'의 이름 아래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이처럼 언론, 결사, 사상의 자유가 심각하게 억압받는 상황 속에서 노동운동은 제대로 성장하기가 힘들었다. 또 농민이 추곡수매가 인상과 농가부채 탕감을 요구할 때도, 학생들이 자치조직으로서의 학생회 부활과 학내 민주화를 요구할 때도 그러한 탄압에 직면하여야만 하였다. 문인과 언론인과 예술인도 예외가 아니어서 그들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심각한 제약을 받았다. 그러기에 이들은 민주화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그 투쟁 대상을 '군사독재'로 설정하고 그것의 타도를 위해 자신들의 부문운동의 고유한 영역을 넘어 반독재투쟁에 나서게 되었다.

이와 비슷하게, 오늘날 재벌문제는 한국사회 곳곳에 침투되지 않은 곳이 없다. 한국의 재벌들은 '글로벌 경영'이라는 화려한 외형과는 달리, 여전히 기본적으로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기반함으로써 비정규직을 양산시킨다. 한국의 재벌문제는 또한 이 같은 비정규직문제를 매개로 해서 기타 사회문제를 한층 증폭시킨다. 예컨대 교육과 청년실업 문제가 그러하며, 남녀 성차별 문제 역시 그러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청년실업의 주요한 원인이며, 그것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를 매개로 하여 표출되는 경우가 많다. 또 이 같은 비정규직의 비참한 삶을 피하기 위해 학생들은 일찍부터 입시준비에 매달려야 하는데, 이는 복잡한 교육문제를 야기시킨다. 최근의 '미투'로 명명되는 성폭력 문제 역시도 비정규직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예컨대, 직장 내 성폭력은 상 하급 간의 신분상 차이를 매개로 발생하는데, 정규직 상사와 비정규직 하급자 간의 심각한 격차는 그 같은 성폭력이 매우 손쉽게 발생할 수 있게끔 만든다.

한국의 재벌체제는 또한 우리사회의 각종 비리의 온상이자 공적체계를 무너뜨리고 비선조직의 번성을 낳게 하는 비옥한 토양이기도 하다. 얼마 전 탄핵정국의 직접적 계기가 되었던 '최순실 사건' 역시도 좀 더 근원을 캐보면, 외환위기 이후 출현한 한국경제의 소수 ‘상위’ 재벌에의 경제력집중 문제가 놓여 있다. 외환위기 이후 살아남은 삼성, 현대, SK, LG 등 상위 재벌들은 자신들의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정치계는 물론 사법·관료·언론·문화계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 전반에 '재벌장학생'을 키울 정도로 무소불위한 힘을 갖게 되었다. 이 같은 재벌체제야말로 불법상속, 비자금조성, 탈세, 뇌물공여, 회계조작, 정경유착 등 갖가지 부정부패와 범죄의 온상이 된다.

이렇듯 한국의 중대한 사회문제는 그 어느 것 하나 재벌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다. 1970-1980년대에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통해 군사독재를 타도하지 않고서는 사회진보가 불가능하였듯이, 지금은 재벌체제의 근본적 개혁을 통하지 않고서는 한국사회의 발전은 꿈꿀 수가 없다.
이러한 상황을 문재인정부도 잘 알고 있으리라 본다. 현 정부가 그동안 재벌개혁에 소극적이었다고 해서 아예 그것을 포기했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문재인정부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인데, 지금 웬만한 반대를 무릅쓰고 검찰개혁을 강하게 밀어부쳐야 하는 이유를 우리는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즉 검찰개혁은 재벌개혁이라는 한 단계 높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 경제가 줄곧 하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중의 생활고에 대한 불만을 달래 줄 다른 마땅한 방책이 없다. 내년 총선과 내후년 대선이 다가오고 있는 시점에서 검찰개혁을 통해 문재인정권은 자신의 개혁 이미지를 쇄신하여야만 한다. 그와 함께 다음 단계의 더 지난한 개혁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볼 때 지금은 현 정권이 사활을 건 승부수를 던질 때인 것이다.

여기서 잠시 문재인정권의 검찰개혁이 성공할 경우를 상정해 보자. 이 경우 재벌개혁의 본격화로 인해 한국사회는 1990년대 들어 성립된 신 축적모델 (필자는 이를 ‘후기 신식국독자’ 체제라고 부른다)의 해체과정이 보다 가시화될 것이다. 그리하여 누구의 눈에도 한국사회가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이 명확해질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지금의 검찰개혁을 둘러싼 공방은 1987년 민주화 대투쟁과 마찬가지로, 한 축적체제를 마감키 위한 ‘선행적인 상부구조 변화’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지금 주도세력인 자유주의자들이 애초 의도하는 바대로 그것이 좀 더 발전적인 축적제제가 될 것인지는 별도의 문제이다. (계속)

김정호 북경대 박사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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