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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조위 “해군·해경 세월호 CCTV 저장장치 조작 정황 있어”

[현장] 세월호 CCTV DVR 관련 조사 내용 중간 발표 기자간담회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발행 2019-03-28 20:17:23
수정 2019-03-28 20: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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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김철수 기자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2014년 6월 해군과 해경이 세월호 내 DVR(Digital Video Recorder, CCTV 영상 녹화장치)를 수거할 당시 석연치 않은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며 영상 증거 자료 조작‧편집 의혹을 제기했다. 특조위 측은 조만간 증거물을 수합해 검찰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특조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 관련 조사 내용 중간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문호승 특조위 부위원장은 "그간 조사를 통해 세월호 DVR 관련 중대한 사실을 밝혀내 국민께 보고드린다. 관련 증거에 대한 관계자의 제보가 절실하고, 증거 인멸 가능성도 커서 수사기관의 협조가 필요해 긴급히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 부위원장은 "세월호 안에는 DVR이 있었고, 그 안에는 선체 내 64개 CCTV 영상이 저장됐다. 침몰 직후에 이를 수거해 복구 분석했으면 침몰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있고, 구조 상황 파악과 희생자 수습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무슨 이유인지 DVR은 즉시 수거가 안됐고, 두 달 후인 2014년 6월 22일에서야 수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DVR 수거과정과 관련해 지금까지 의혹이 많았다"며, "특히 2017년에 선체 인양되면서 찾아낸 자동차의 블랙박스가 복원되면서 이같은 의혹이 더욱 강해졌다"며 자신들이 이같은 조사를 진행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김철수 기자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김철수 기자

특조위에 따르면, 2014년 6월 22일 해군 잠수사가 '세월호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해왔다고 주장한 DVR'과 현재 특조위가 보유중인 '세월호 DVR'이 상이한 것이라고 의심할 만한 단서가 발견됐다.

첫번째로, DVR 수거 과정에 참여한 해군 관계자의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드러났다.

2014년 6월 당시 바닷속에서 DVR를 수거한 A 중사는 세월호 안내데스크에서 이를 찾았고, 본체 케이블 커넥터(총 5개)의 나사(총 10개)를 푸는 방식으로 케이블 선과 DVR본체를 분리해 물 밖으로 가지고 나왔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수중영상을 확인해 본 결과, A 중사가 DVR 분리 및 수거작업을 하는 과정이나 들고 나오는 과정이 한 장면도 찍히지 않았다.  

또 잠수사가 케이블 커넥터의 나사를 손으로 다 풀었다고 한다면, 세월호 선체 수색 작업 당시 발견된 케이블 끝에 커넥터가 붙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수색 현장에서는 실제 커넥터로 확인되는 것이 발견되지 않았고, 연결 케이블은 절단된 채 발견됐다고 특조위는 설명했다.

또 A 중사는 수거 당시 DVR이 무거워 오른손으로 이를 쥐고, 왼손으로는 다른 잠수사(B 하사)가 끌어올려주는 엄브리컬(공기공급, 통신, 수심확인을 위한 연결호스)를 잡고 수직상승해 세월호 밖으로 나왔다고 증언했다. 그리고 들고 나온 DVR을 누워있는 세월호 우현 현측 외판에 올려놓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특조위가 수중영상을 확인한 결과, A 중사는 오른손으로 가이드라인을 잡고 스스로 식당을 거쳐 카페 창문으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DVR을 우현 현측 외판에 올려놓은 장면도 영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같이 해군 관계자의 증언과 증거가 엇갈리자, 특조위는 'DVR을 안내데스크에서 가져오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김철수 기자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김철수 기자

다음으로는 해군이 수거한 DVR(a)와, 해경이 바지선 위 마대자루에 보관하다 검찰에 제출한 DVR(b)가 외형상 차이, 상태 차이가 있다는 것이 발견됐다.  

DVR을 건져올릴 당시 수중 촬영된 영상에서 보면, DVR의 오른쪽 손잡이 안쪽 고무패킹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24일 촬영된 DVR에는 고무패킹이 그대로 붙어있다. 이 때문에 특조위는 각 시점에 촬영된 DVR이 다른 것이라고 판단하며, (a)와 (b)로 구분했다.  

또 DVR이 수거되던 22일 수중 영상에서는 DVR의 전면부 열쇠구멍이 잠금상태였으나, 23일 새벽과 24일 찍힌 증거들을 보면 열쇠구멍이 수평으로 돌아가 '잠금 해제'가 되어 있고, 내부 잠금 걸쇠도 부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조위는 22일 밤 수중영상과 23일 새벽 영상 사이 시간 간격이 35분에 불과하고, 수거 과정 동안 특별한 훼손 정황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같은 내용을 설명한 박병우 특조위 진상규명팀장은 "해군과 해경이 DVR 수거 과정에서 진실을 은폐하려 한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수의 국가기관이 이 과정에 개입한 것 같다"며, "특별법에 따라 수사 요청, 고발 등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또 "저희는 DVR이 2014년 6월 22일 전에 수거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 사전에 수거했다면 배에는 DVR이 없었을 것이고, 이를 이상없이 꺼내왔다는 걸 연출하기 위해 이루어진 상황이 아닌가 추정한다"면서도 "이를 특정할 상황은 못 된다.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 참사가 났을 때 누군가는 그 상황을 정확히 알고 싶어했을 듯 하다. 필요에 의해 사전에 수거하고 포렌식 진행한 후 내용 봤을 지도 모른다. DVR 데이터에 손을 댔는지 안 댔는지 저희가 지금 보고 있다. 그 부분 분석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고 덧붙였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김철수 기자

의혹을 제기하며 제시한 증거에 대해서는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았다"고 밝히며, "대법원에서 검증된, 많이 경험해 본 신뢰할 만한 기관이다. 법원 특수 감정인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저희가 이런 조사를 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몇개 더 있다. 현재 6월 22일 밤 11시 이후, DVR이 실린 언딘 바지선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TRS, 무선기록, 통신기록, 동선을 확인해서 수사기관에 증거로 넘길 예정이다"라며, "그날 바지선에 가족들은 없었고, 4.16기록단 독립PD 3인만 있었는데, (DVR 수거 과정이) 해군이 잠수해서 뭘 꺼낸지도 모를 정도로 조용히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조위가 제기한 의혹과 관련된 해군 관계자 A중사와 B하사는 현재도 군인 신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조위는 "두 사람은 수차례 조사를 받았고 이후에도 받을 것이다. 이들의 진술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받아야 한다. 이후에 특조위, 경찰, 검찰이 같이하면 조금 더 정밀한 조사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
박병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국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세월호 CCTV DVR(디지털영상 저장장치) 조사내용 중간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4·16 세월호 참사 관련 증거자료가 조작됐고 편집 제출됐다는 의혹 등에 대한 조사다ⓒ김철수 기자

이날 특조위 발표를 접한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측은 "경악을 넘어 분노에 치가 떨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당시 국정원 등 정보기관과 박근혜 청와대가 개입했을 가능성, 이들이 CCTV녹화 영상에 손댔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이날 중간발표를 계기로 "세월호 참사 전면 재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세월호 참사 특별 수사단'을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특조위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이날 오후 해군은 입장을 밝혔다.

해군은 "특조위 조사결과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당시 세월호 탐색 구조작전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현장에서 수거된 모든 증거물은 구조현장에 입회한 관계관들이 확인한 가운데 즉시 해경으로 이관하는 절차로 진행됐다. 2014년 6월 22일 수거된 DVR도 동일한 절차대로 당일 즉시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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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강력한 이의제기로 유엔안보리 규탄 수위 낮춰

러시아 보고서에 대하여②
  •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 승인 2019.03.27 14:48
  • 댓글 0

미국 대표단장 토마스 에클스는 본국의 로저 마이클 소장으로부터 러시아 조사보고서 요약본을 이메일로 전달받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보고서 요약본에 대해 익일 낮까지 분석하여 그 결과를 카트라이트 미 합참차장에게 보고하라는 지시를 받습니다.

제임스 카트라이트 대장은 오바마 정권의 합동참모본부 차장직을 맡고 있는 국방 핵심 참모입니다.

 

 

명령에 따라 토마스 에클스 소장은 러시아 보고서 요약본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여 다음과 같이 보고합니다.

러시아 보고서가 시간의 불일치(timing inconsistencies)를 지적하고 있다는 부분은 CCTV 시간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 국방부가 4분여 오차가 발생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관한 것입니다)

프로펠러는 ‘좌초(grounding)’로 인해 손상되었다고 러시아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으며,

어뢰 파편들의 부식상태를 볼 때 6개월 이상 물속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

그리고 토마스 에클스는 러시아 보고서가 천안함 침몰이 ‘기뢰(mine)’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결론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합니다.

당시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 사고의 원인으로 기뢰(mine)의 가능성을 언급한 배경에 대해 저의 분석과 견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 프로펠러를 조사한 결과 천안함이 반파되기 이전에 ‘좌초’로 인해 프로펠러가 손상되었다고 판단함. 그러나 ‘좌초’가 선체 반파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함.

2. ‘1번 어뢰’의 부식상태를 보았을 때 6개월 이상 되었으며 천안함 사고와는 관련이 없다고 판단함. 따라서 ‘어뢰’가 아니면서 선체에 큰 손상을 입힐 수 있는 것으로 ‘기뢰’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함.

3. 이 부분에서 러시아 조사단이 ‘충돌’의 가능성을 생각지 못한 것은 ‘충돌’은 상대 선박이 존재해야 하지만 당시 천안함과 충돌한 상대방에 대한 언급도 없을 뿐만 아니라 충돌이 존재했다는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겨우 7일간 조사를 실시한 러시아 조사단이 충돌 가능성을 언급하거나 염두에 두기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저는 분석합니다.

 

토마스 에클스는 러시아 보고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자신의 분석 결과를 보고합니다.

사실 토마스 에클스가 러시아 조사단 보고서 요약본에 대하여 “여러 개의 발생하기 어려운 증명되지 않은 사건들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 사건들로 발생하기 어려운 결론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한 것은 마치 우리 국방부나 군 당국의 견해를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게 할 정도입니다.

그 이유는 천안함 함미가 겨우 물 밖으로 첫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순간 미국 본부에 이메일로 <사고원인은 ‘비접촉폭발’(under water explosive not contact)>로 보고한 ‘토마스 에클스’이고, 그의 주장을 철저히 따르고 신봉하는 우리 군 당국 역시 그와 다를 수가 없는 것입니다.

미 합참 수뇌부의 고민
토마스 에클스의 보고와는 별개로 미 합참의 수뇌부는 러시아 보고서가 유엔안보리 의장성명문안 작성에 미칠 영향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한 것이 토마스 에클스가 수신한 이메일 속에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합참의 스터디번트 그레그 소장은 토마스 에클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美 NSA(안보국) 소속의 존스가 러시아 측을 접촉하여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문안에 따르도록 요청키로 하고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대응하지 말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레그 소장은 토마스 에클스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스터디번트 그레그 소장은 토마스 에클스에게 “카트라이트 장군이 혹시 한국측에 (러시아 보고서에 대해) 알려줬는지 묻더군요”라고 하자 토마스 에클스는 “아니요, 알릴까요?”라고 반문합니다.

그러자 그레그 소장은 “아니, 카트라이트 장군이 NSC에서 논의할 것이니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 보자”고 말합니다.

이 대화의 내용을 보면 러시아로부터 이미 러시아 보고서를 전달받은 미국이 한국측에는 그 내용에 대해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후 누군가로부터(발신자가 지워짐) 토마스 에클스에게 보내어진 이메일의 내용을 보면 한국측은 이미 러시아 보고서의 존재와 내용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미국 수뇌부는 한국측이 어디에서 얻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미 러시아 보고서 사본을 봤거나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한국측은 기분이 좋지 않고, 러시아측은 보고서 공개를 협박중이고 만약 러시아 보고서가 공개된다면 앞으로 진행될 과정이 뒤죽박죽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우려에 대해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은 다음과 같이 분석합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미국측의 우려는 현실로 불거지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수뇌부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러시아측과 적극적이고 원만하게 협의를 하였던 결과가 아닐까 분석합니다만, 아무튼 많은 논란 끝에 2010년 7월 9일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러시아측이 미국의 주장과 견해를 전폭적으로 수용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미국과 한국은 유엔안보리 의장성명의 내용 가운데 천안함을 침몰시킨 주체로 ‘북한’이 명시되기를 강력히 희망했겠지만, 결국 러시아의 강력한 이의제기에 힘입어 공격의 주체를 명시하지 않은 채 다소 후퇴한 표현인 ‘공격(Attack)을 규탄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 논란 가운데 매우 특이한 움직임을 보인 사람이 있는데 바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입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는 美 CIA 30년 근무 경력에 걸맞게 국제적으로 폭넓은 인맥과 정보망을 확보하고 있는 최고위 인사입니다. 그런 그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하여 놀랄만한 증언을 하였습니다.

러시아가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자체 조사결과를 공식적으로 공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난처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도널드 그레그(전 CIA국장 . 전 주한미대사)가 주장하는 내용이 어느 정도의 신뢰성이 있는지 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이명박 시절의 정부와 군 당국이 그러한 비중있는 인사의 주장과 견해를 무시하고 묵살한 것에 대해서만큼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국방부가 주장하듯 과학적이며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천안함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를 실시했다는 말이 공허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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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몰랐던 박근혜의 지나친 ‘김학의 감싸기’

박근혜, 김학의 검찰 총장으로 임명하려고 했다
 
임병도 | 2019-03-28 08:52:25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2013년 김학의 전 법무차관에 대한 성접대 의혹이 터졌을 때 기자는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채동욱 검찰총장을 대할 때와는 사뭇 달랐던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대응이었습니다.

2013년 3월 13일 김학의 당시 법무부 차관에 대한 성접대 의혹이 보도됩니다. 이틀 뒤인 3월 15일 김학의 법무 차관이 취임할 때까지 청와대와 법무는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오히려 김학의 법무부 차관의 변명을 대변인이 기자 브리핑에서 말하면서 무죄를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성접대 내사 의혹이 진행 중이었던 인물을 법무부 차관에 임명하면서 철저하게 그를 옹호했습니다. 이랬던 박근혜 대통령이 유독 채동욱 검찰총장에게는 냉혹했습니다.

조선일보의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자 의혹 보도가 나가자 채 검찰총장은 유전자 검사를 받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법무부는 다음날 바로 감찰 및 진상조사를 지시합니다.

김학의 법무차관에게는 그토록 관대했던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채동욱 검찰총장에게는 ‘진실 규명과 공직기강’을 강력하게 외쳤습니다.


박근혜, 김학의 검찰 총장으로 임명하려고 했다

▲2013년 성접대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박근혜 당시 당선인은 김학의 대전지검 고검장을 검찰총장에 임명하려고 했다.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2013년 2월 박근혜 당선인은 초대 검찰총장으로 김학의 당시 대전고검 검사장을 임명하려고 했습니다.

검찰총장추천위원회는 채동욱 서울고검장, 김진태 대검찰청 차장,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 등 7명에 김학의 대전고검 검사장을 포함한 8명을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김학의 고검장은 최종 3인 명단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은 김학의 검찰총장이었지만, 이미 성접대 추문을 알고 있는 검찰총장 추천위원들은 도저히 추천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성진 위원장이 꾀를 내서 투표를 통해 김학의 고검장을 최종 후보에서 제외한 겁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김학의 고검장을 장관에도 임명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성접대 동영상 의혹으로 문제가 될 듯하니, 국회 인사청문회가 필요 없는 차관으로 임명한 것입니다.


조응천, 김학의 의혹 동영상 첩보 박근혜 청와대서 묵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7년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습니다. 조 의원은 “당시 김 전 차관 동영상 관련 첩보를 듣고 검증 보고서를 올렸으나 청와대 본관 쪽에서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왜 자꾸 무고하느냐’는 반응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조응천 의원은 “인사 검증을 해야 하는데, 위에서 그런 얘기를 했다는 소문이 들리니까 속으로 깜짝 놀랐었다”며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이런 첩보가 올라오면 정확한 사실 규명을 위해 철저한 수사나 내사를 지시했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무고를 운운하며 오히려 김학의 전 차관을 옹호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박관천, 김학의 전 차관 부인과 최순실과 친분이 있다

▲2015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으로 구속 기소됐던 박관천 전 경정은 검찰 수사 과정에 故최태민 목사의 딸이자 정윤회 씨의 전 부인인 최순실 씨가 권력서열 1위라고 주장했다. ⓒTV조선 캡처

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성접대 동영상 의혹이 제기됐던 김학의 고검장을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했을까요? 그 실마리는 2019년에서야 박관천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의 입에서 나옵니다.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은 2013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인사검증을 담당했던 박관천 전 경정을 불러 조사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박관천 전 경정은 당시 청와대가 김학의 법무차관 임명 전에 성접대 의혹과 동영상의 존재를 이미 파악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관천 전 경정은 성접대 의혹과 동영상을 알고도 박근혜 정부가 김학의 고검장의 법무차관 임명을 강행한 배후로 최순실씨를 지목했습니다. 박 전 경정은 김학의 전 법무차관 부인과 최순실씨가 친분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최순실씨는 변호인에게 전달한 진술서에서 “김학의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알고도 차관으로 추천했다고 하는데, 나는 김학의를 전혀 알지 못하고 그 부인과는 더더욱 일면식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범죄자를 비호한 세력까지도 처벌해야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김학의 전 법무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을 재수사하라고 검찰에 권고했습니다. 27일 국회 법사위에 출석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과 수사 주체에 대해 협의했다”며 “특별수사단을 구성하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검찰 특별수사단의 수사가 아니라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자유한국당이 왜 시간이 오래 걸리는 특검을 요구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성접대 의혹은 도피와 증거 인멸의 위험 때문에 하루빨리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김학의 전 법무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의 본질은 어떻게 범죄를 저지르고도 멀쩡할 수 있느냐입니다. 누군가의 비호가 없었다면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범죄자를 옹호한 최후의 1인까지도 끝까지 찾아 처벌해야 이 사건은 마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2013년처럼 또다시 흐지부지 된다면 이와 유사한 사건은 또다시 벌어질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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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대담 ‘우리는 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열려

통일 대담 ‘우리는 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열려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9/03/28 [09:5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지난 3월 22일 <함께 만드는 통일세상, 평화이음>이 '북의 정치제제에 대한 오해와 이해'라는 통일대담을 개최했다.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3월 22일 열린 통일 대담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왼쪽부터 황선 평화이음 이사, 김광수 박사, 문경환 연구원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비영리민간단체인 <함께 만드는 통일세상 평화이음>이 지난 22일 금요일 저녁 7서울 정동의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통일 대담을 개최했다.

 

황선 <평화이음이사가 진행한 이번 통일 대담은 김광수 북한 정치학 박사문경환 주권연구소 연구원이 나와 북 정치에 대한 이해현실 가능한 통일방안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황선 이사는 통일 대담을 개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에 조성된 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깨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황선 이사는 통일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가로막는 것이 북에 대한 편견이다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배우지만 현실적으로는 북과 같이하는 미래는 달갑지 않다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이런 사회적 분위기에는 북 정치북 지도자에 대한 생각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이 주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방치하면 통일에 대한 미래도우리 사회의 청사진우리 사회의 낙관도 가질 수 없다그래서 통일 대담을 통해 북에 대한 이해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통일 대담은 ▲ 2차 북미정상회담 과정에서 확인된 북의 정치상황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력 ▲ 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 북 지도자에 대한 오해와 진실 ▲ 북의 정책과 노선 ▲ 올바른 통일방안을 내용으로 1시간 30여 분간 진행되었다.

 

▲ 통일 대담 진행을 맡은 황선 평화이음 이사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통일 대담에서 김광수 박사는 우리 사회가 북에 대한 그리고 지도자에 갖고 있는 편견이 있는 속에서 새롭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에서 주목하는 것은 배장이 두둑하고인민제일주의라는 것이다핵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서방에서는 여러 가지 비판이 있었지만 국가핵무력을 결국 완성했고이를 바탕으로 인민생활 향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리더십이 있다또 하나는 예의를 아는 지도자라는 것이다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많이 공개되었고남측 국민들도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라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계속해 김광수 박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력에 대해서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 핵무력을 완성하면서 나타난 긍정적 정치력은 첫 번째로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다는 것이다미국이 회담에 어쩔 수 없이 회담에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두 번째는 정상회담 의제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한반도 비핵화로 만들었다는 것이다세 번째로 국방력에 기반을 두어 민생안정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마지막으로 핵을 중심으로 핵정치핵 사상을 이론적으로 정립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문경환 연구원은 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간에 나타난 북 주민들의 모습을 통해 본 북 사회에 대해서 진단해봤다.

 

문경환 연구원은 이에 대해서 “2차 북미정상회담 기간에 보였던 미국과 북의 모습은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라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에 있는 동안 청문회를 열어서 대통령을 공격했다미국 사회정치의 단면이다이에 비해 북은 김정은 위원장이 외국에 가 있는 동안 더 열심히 하자면 증산운동이 벌어졌다북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그리움과 충정을 안고 더 열심히 하자고그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에게힘을 주고 기쁨을 주자는 것이었다이는 동지애와 의리가 작동하는 정치사회적 문화라고 볼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진행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대회 선거에 대해서 김광수 박사는 사회주의자본주의와 차이를 이해를 해야 한다북만 그렇게 아니라 다른 사회주의 국가도 90%~100% 가까운 투표율과 찬성률이 나온다사회주의 선거는 추천과 찬반 제도로 진행된다문제는 왜 유독 북에 대해서만 색안경 끼고 보는가이다우리는 개인의 정치적 권리로 인식하며 투표 행위를 진행한다. 투표를 참여하지 않는 것도 유권자의 권리라고 본다그러나 사회주의특히 북의 선거는 개인의 정치적 권리가 아니고 정치 투쟁의 장으로 인식한다이 정치행위를 통해서 사회주의 체제를 더 유지하고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본다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선거제도투표에 대한 차이를 바라보고 인정해야 할 것임을 설명했다.

 

문경환 연구원은 일당독재는 하나의 당이 영구집권한다는 의미이다북은 헌법에 인민민주의 독재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북만이 아닌 다른 사회주의 국가들도 일당독재를 한다왜 사회주의 국가는 일당독재를 명문화하고 있는가사회주의 국가 건설 자체가 자본가들의 권력을 쥐고 있던 것을 노동자들이 당을 만들고 혁명을 통해 이룩된 것이다그렇다면 사회주의 국가 입장에서는 다시 자본주의 권력이 재창출되지 않기 위해서, 노동자의 당만이 집권할 수 있도록 명시한 것이다쿠바는 몇 년 전 헌법에 쿠바는 다시 자본주의로 복귀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사회주의 국가는 공산당노동당이 집권하는 것이 기본원리이다.”라고 이른바 일당독재에 대해서 설명했다.

 

문경환 연구원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은 후보 선출이 중요한데공장이나 농장에서 가장 존경받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후보로 된다그래서 찬성률이 높다대체로 노동자농민군인들 그리고 지식인들여성의 비중도 높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 김광수 북한 정치학 박사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 문경환 주권연구소 연구원     ©자주시보, 김영란 기자

 

남측이 갖고 있는 오해 중의 하나가 북이 정상적인 국가인가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통일 대담에서는 조명해봤다.

 

이에 대해 김광수 박사는 사회주의를 살펴보는 데 있어서 우리 안에 사대주의가 있다소련식 사회주의가 마치도 정답인 것처럼 본다는 것이다그러나 사회주의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사회주의도 중국식쿠바식북한식이 있고 자본주의도 미국식영국식한국식이 있는 것이다사회주의도 자기 나라 색깔에 맞는 옷이 있다그런데 소련식 모델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착각이다라고 주장했다.

 

문경환 연구원은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 중에서 하나가 북의 주민들은 북의 지도부에 결정에 강제로 따르는 존재로만 인식한다는 것이다북은 당에서 결정하면 우리가 한다는 구호가 있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북에서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을 잘 봐야 한다신년사의 예를 들어보겠다신년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혼자 작성하는 것이 아니다보통 전년도 7월부터 준비한다고 한다단위별로 다음 해 계획을 세워 국가계획위원회에서 올린다국가계획위원회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해서 국가계획을 세워, 보충된 의견을 단위에 내려 보내고다시 단위별로 논의해 올려 보내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되며 정책을 결정하는 상향식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있다그래서 북에서는 당에서 결정하면 우리들이 했다고 생각한다그리고 당 정책이 나오면 늘 모든 단위에서 해설 선전한다북에서는 당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이 언제나 주민들과 함께 진행되기에 정책을 주민들이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다라고 북의 정책수립 과정과 이를 이해하는 주민들에 대해서 설명했다.

 

통일 대담은 마지막으로 통일방안과 관련해서 김광수 박사와 문경환 연구원은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김광수 박사는 비정상적인 분단을 극복하고 정상적인 통일국가를 만들기 위해 통일방안 논의는 중요하다더 이상 분단을 후대들에게 물려줘서는 안 된다우리 사회에서 목적의식적으로 통일이라는 논의가 활발히 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하고 통일방안은 우리 식으로 해야 한다우리 식은 자주적이어야 하고두 체제가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자주적이라는 의미는 외세의 개입에 의해서 분단이 되었기에 이를 극복하는 과정자주적인 원칙이 필요하다그리고 두 체제가 공존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체재가 존재하고 남북 어느 한쪽도 자기 체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에 두 체제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통일방안의 방향에 대해서 견해를 밝혔다.

 

문경환 연구원은 남과 북은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 2항에서 통일방안을 합의했다우리는 615 남북공동선언 2항에서 밝힌 연합제안과 낮은 단계 연방제안의 공통성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앞으로 연구하면서 통일방안을 모색해야 한다연합제나 연방제의 공통점은 남과 북의 지방정부를 둔다는 것은 공통점이고차이점은 결국 중앙정부를 둘 것인가이다외부의 시각에서 볼 때 우리나라가 하나의 나라인가두 개의 나라인가의 문제이며체제가 다른데 어떻게 하나의 나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황선 이사는 매월 넷째 주 금요일에 전국을 순회하면서 통일 대담을 개최하는데 4월에는 부산에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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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황교안에게 '김학의 동영상' 말한 날, 확실히 기억"

청문회 현장서 2013년 당시 상황 증언... 황교안 "청문회 쟁점에 집중해야"

19.03.27 20:33l최종 업데이트 19.03.27 20:40l

 

 

 

청문회 나온 박영선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 청문회 나온 박영선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가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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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박영선 후보자와 (김학의 관련 대화를 나눈 것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박영선 : "거짓말이다."
 

박영선 청문회가 갑자기 '황교안 청문회'로 바뀌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인사청문회 도중 "2013년 법제사법위원장 재직 시절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임명 과정에서 검증이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 질의에 갑자기 황교안 대표의 이름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김 전 차관 임명 결정 전, 박 후보자가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국회로 불러 성폭행 영상의 존재를 언급했던 사실을 전하면서 "문제가 커질 것 같다"며 김학의 임명 재고를 요구했다는 것.

줄곧 사건에 대한 인지 여부를 부인해 왔던 황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서도 '사실무근'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 후보자는 이에 "제가 (김학의 동영상 때문에) 보자고 한 거다"면서 "(황 대표를 만나는) 장면이 또렷이 생각난다"고 반박했다.

"황교안은 알고 있었다"는 박영선, "기억에 없다"는 황교안
 

구호 외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문 정권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위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구호 외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문 정권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위원들과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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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후보자는 이후 답변에서도 같은 주장을 폈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사위원장 시절 황교안 장관을 불러 김 전 차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영상을 보니 몹시 심각하다, 임명되면 문제가 커진다' 이렇게 말한 거냐"는 질문에 "(영상은) 여성이 보기에도 부적절한 CD라 보다가 말았고, 가장 많이 본 분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었다"라면서 "(황 장관이 이에 대한 우려를) 인지하고 계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황 대표는 '시점'을 문제 삼았다. 자신이 장관으로 임명된 2013년 3월 11일과 김 전 차관이 임명된 3월 13일 이틀 사이에 박 후보자와 만난 기억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황 대표는 "이전에 (청와대 검증팀에서) 검증을 해보니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그 이후 (김 전 차관이) 임명이 됐고, 그 직후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법사위에 들어갈 때마다 반드시 들러 위원장에게 이야기를 했는데, 내 기억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문제되는 개입을 한 바 없다"면서 "청문회 쟁점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구체적 그림까지 그리며 반박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기자들과 만나 2013년 법사위원장 재임 당시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만나 '김학의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을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하고 있다.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기자들과 만나 2013년 법사위원장 재임 당시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만나 "김학의 사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당시 상황을 직접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했다.
ⓒ 조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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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원장실에 탁자가 길게 있었고, 황교안 장관이 여기 앉고 제가 여기 앉았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 정회 중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림까지 그려가며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박 후보자는 2013년 3월 11일과 13일을 기록하며 "당시 상황을 체크해서 알려 드리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일정은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당시 (김학의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황 장관님이 알아들을 만큼 이야기했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또한 해당 사실을 언급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청문회 날이라 말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용주 의원이 질의해 답변한 것"이라면서 "기회가 되면 말하겠다"고 밝혔다.

한 법조계 출신 청문위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이래저래 파악하면 일정들을 다 알 수 있다"면서 "황교안 대표가 법무부장관 임명되기 전이든 후든 법사위원장에게 당연히 인사하러 가지 않았겠느냐"면서 일정 확인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당 청문위원들은 박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거부하고 나섰다. 이들은 같은 날 오후 7시 30분으로 예정된 이후 청문회 대신 국회 정론관을 찾아 "장관 청문회와 연관 없는 과거 정권 이야기를 끄집어 내서 물타기를 했다"면서 "내로남불의 대명사가 된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박영선 인사청문회 보이콧 선언한 한국당  27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인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이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 보이콧 선언을 하고 있다.
▲ 박영선 인사청문회 보이콧 선언한 한국당  27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청문위원인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이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 보이콧 선언을 하고 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김학의 동영상" 말한 날, 확실히 기억한다"고 주장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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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노동개악에는 한국당과 한몸”

민주노총 1만명 국회앞 집회 “정부와 여당, 노동법 개악 시도” 진입 시도도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2019년 03월 27일 수요일
 

3월 임시국회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1만명의 노동자가 국회를 에워쌌다.

민주노총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에 노동개악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는 노동법을 개악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경총 요구안과 함께 추진하는 정부 시도도 비판했다.  

 

▲ 민주노총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에 노동개악 시도 중단·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에 노동개악 시도 중단·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11일 발의했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앞서 대통령 직속 노사정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논의했지만 이달 초 무산했다. 이를 두고 사회적 대화를 존중한다고 밝힌 국회가 경영계 핵심요구안 입법화에 들어갔다는 비판을 받았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27일 정부·여당이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이원화를 골자로 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 민주노총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에 노동개악 시도 중단·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와 국회에 노동개악 시도 중단·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경총 비롯한 경영계가 주문하는 ILO 비준 ‘방어권’ 운운은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공격할 권리’를 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ILO 핵심협약 비준을 두고 “경영계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쟁의행위·단체교섭권 사안까지 경사노위에서 함께 타결하겠다”고 말했다. 경총은 정부의 ILO 핵심협약 비준 공약을 두고 ‘방어권’을 요구해왔다. 

민주노총은 여당을 향해 “민주 정당을 자처하면서도 노동기본권을 확장하라고 요구에, 오히려 개악하려는 시도를 이 순간 저곳(국회 안)에서 자행하고 있다”며 “노동개악에 관한 한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은 한몸이다. 더불어한국당”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국회 앞을 지나는 도로 250m를 채우고 국회에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과 차벽이 국회 담장을 둘러싸고 진입을 막아 충돌이 빚어졌다.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을 막은 경찰 앞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 펼침막을 들어보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을 막은 경찰 앞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 펼침막을 들어보였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7일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과 차벽을 뚫고 진입 시도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27일 국회 정문 앞에서 경찰과 차벽을 뚫고 진입 시도했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은 최근 성명에서 “우리 사회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해, 이를 국제기준에 맞추는 대신 ‘방어권’을 보장하겠다면 고개 끄덕일 사람이 있겠는가. 그러나 노동자 결사의 자유 보장을 둘러싼 정부와 국회, 경총의 주고받기 논리가 이와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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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주주들, 조양호 회장 이사직 박탈…국민연금 결정적 기여

조한무 기자
발행 2019-03-27 09:58:33
수정 2019-03-27 11: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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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박탈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박탈을 알리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김슬찬 기자
 

[기사보강 | 27일 11:00]

대한항공 주주들이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했다. 재벌 총수가 주주총회에서 이사직 연임에 실패한 첫 사례다. 결정적 역할을 한 건 국민연금이었다. 대한항공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주총 하루 전 극적으로 연임 반대 의사를 결정하면서 ‘주총장 총수 퇴출’이라는 첫 사례를 만들었다.

대한항공 주주들은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열린 57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재선임안을 부결시켰다.

승부는 2%로 갈렸다. 조 회장이 사내이사를 연임하기 위해서는 참석 주주 3분의2, 66%이상 찬성을 받아야 했지만 2%가 부족했다. 찬성표는 64%였다. 조 회장 연임 반대는 35%였다. 33%보다 딱 2% 많았다.  

팽팽한 표대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 건 국민연금이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주식 11.7%를 가진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주총 전날까지 의결권 행사 방침 결정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반대하는 측은 조 회장의 범죄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사 연임을 반대할 근거가 없다고 버텼다. 결국 위원들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표결이 이뤄졌고 이사 연임 반대가 6:4로 우세했다. 국민연금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사내이사 조양호 선임의 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 침해 이력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과 함께 약 20%가량으로 추산되는 외국 연기금의 역할도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주총 전부터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투자공사(BCI)와 캐나다연금(CPPIB), 미국 플로리다 연금(SBA Florida) 등은 연임에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 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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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스톤 호수에 ‘외래 물고기’ 풀었더니 곰과 수달이 굶주렸다

조홍섭 2019. 03. 26
조회수 2047 추천수 0
 
외래 곤들매기가 토종 송어 먹어치워…연쇄적 파급효과가 포유류와 맹금류로 번져
 
a1.jpg» 1994년 옐로스톤 호에 유입된 외래종 곤들매기의 일종(레이크 트라우트). 대형 포식 어종으로 유입은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제공.
 
1872년 세계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한가운데에는 소양호 150배 면적의 큰 호수가 있다. 장기간 잘 보전된 숲 속에 자리 잡은 맑고 찬 호수이다. 
 
그런데 1994년 옐로스톤 호에서 악명 높은 외래종 물고기가 발견됐다. 누군가 풀어놓은 이 물고기는 북아메리카 북부에 서식하는 연어과의 곤들매기 일종(레이크 트라우트)으로 130㎝, 46㎏까지 자라는 대형 포식자다.
 
a2.jpg» 옐로스톤 국립공원 한가운데 자리 잡은 옐로스톤 호수의 모습. 소양호의 150배 면적에 수심이 깊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제공.
 
지난 40여년 동안 이 외래종이 호수생태계에 초래한 변화를 추적한 결과가 나왔다. 토드 코엘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박사 등 미국 연구자들은 21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실린 논문을 통해 “한 종의 외래 포식 물고기는 손때 묻지 않은 고산 호수생태계의 물뿐 아니라 육상 생태계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외래종 곤들매기가 들어오기 전 이 호수의 최상위 포식자는 컷스로트 송어였다. 토착종 송어는 주로 호수의 얕은 곳에 살면서 물벼룩을 주로 잡아먹었다.
 
a3.jpg» 외래종이 오기 전 호수 안에서 최상위 포식자이던 컷스로트 송어. 옐로스톤 국립공원 제공.
 
호수 안에서 두려울 것이 없는 송어이지만 포유류와 맹금류 포식자의 밥이었다. 얕은 물에서 헤엄치는 송어를 물수리와 흰머리수리, 그리고 수달이 노렸다. 산란하러 개울로 거슬러 오르는 송어는 희색곰과 아메리카흑곰이 사냥했다. 1970년대에 이 호수의 토종 송어는 350만 마리에 이르러, 상위 포식자는 물론 낚시꾼의 주요 표적이었다.
 
외래종 곤들매기가 들어오자 이 모든 생태계가 흔들렸다. 곤들매기는 호수 깊은 곳에 주로 살아 물수리나 곰, 수달의 표적이 되지 않았다. 반면 토종 송어는 이 대형 포식자의 주요 식량이 됐다. 1998년 12만5000마리로 늘어난 외래종 포식자가 그 해에만 300만∼400만 마리의 토종 송어를 먹어치웠을 것으로 연구자들은 추정했다.
 
a4.jpg» 외래종 곤들매기 뱃속에서 나온 다양한 크기의 토종 송어. 옐로스톤 국립공원 제공.
 
외래종 곤들매기를 확인한 공원 당국은 즉각 자망을 이용한 제거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이 거대한 호수에서 특정 물고기를 잡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오히려 외래 곤들매기는 수백만 마리를 잡아냈음에도 계속 불어나 2012년에는 개체수가 100만 마리에 육박했다. 반대로 토종 송어의 개체수는 급감했다. 개체수만 준 것이 아니었다. 과거 소형(10∼28㎝) 개체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곤들매기에 잡아먹히기 힘든 대형(40∼60㎝) 송어가 훨씬 많아졌다.
 
a5.jpg» 외래 곤들매기(LKT) 도입 이전(왼쪽)과 이후의 생태계 먹이 그물 형태. 토종 송어(YCT)가 줄면서 조류와 맹금류 포식자에 이어 그들의 새로운 먹이에까지 영향을 끼쳤음을 보여준다. 토드 코엘 외 (2019) ‘사이언스 리포트’ 제공.
 
외래종 포식자의 영향은 토종 송어에 머물지 않고 먹이 그물을 타고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호수 주변의 생태계로 번져갔다. 과거 송어 먹이의 80%는 물벼룩이었다. 그런데 송어가 줄자 물벼룩이 늘어났고, 물벼룩의 먹이인 식물플랑크톤은 줄었다.
 
외래종이 들어온 뒤 녹조를 일으키는 식물플랑크톤이 줄어들자 호숫물은 더 맑아졌다. 당국이 외래 곤들매기 제거 작업을 강화하면 호수의 투명도는 떨어졌다.
 
토종 송어는 해마다 호수로 흘러드는 개울 상류로 산란하러 올라간다. 국립공원에 살던 곰들에게는 겨울잠을 앞두고 지방을 축적할 절호의 기회이다.
 
a6.jpg» 1897년 옐로스톤 호수에서 낚은 컷스로트 송어를 내보이는 낚시꾼. 얼마나 많은 송어가 살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1980년대 말까지 지류의 46%에서 곰의 송어 사냥이 관찰됐으나 2008, 2009, 2011년에는 그런 행동을 단 한 건도 목격하지 못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곰이 사냥한 송어의 수도 1980년대까지 연간 2만 마리 이상이다가 1990년대 말에는 2000마리, 2000년대 말에는 300마리로 곤두박질쳤다.
 
송어를 잃은 회색곰은 다른 먹이를 찾아야 했다. 연구자들은 “곰들이 대형 사슴인 엘크 새끼로 먹이원을 돌려, 2007∼2009년 동안에는 회색곰의 먹이에서 송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0%, 엘크는 84%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송어를 주식으로 잡아먹던 수달도 다른 어종이나 개구리로 먹이를 바꿀 수밖에 없었다.
 
맹금류 가운데는 전적으로 물고기만 사냥하는 물수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1980년대 말까지 해마다 평균 38개의 둥지를 틀던 것이 2000년대 중반에 11개로 줄더니, 2013∼2017년엔 3개의 둥지에서만 새끼를 길러냈다. 부화 성공률도 떨어져 2008∼2011년엔 새끼가 전혀 태어나지 않았다.
 
a7.jpg» 옐로스톤 호수의 핵심종이자 최상위 포식자인 컷스로트 송어의 그림.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연구자들은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인위적 환경교란이 거의 없어 이런 변화는 주로 외래종 포식자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까지 외래종의 영향은 물에서 육지 등 경계를 넘어서면 현저히 약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옐로스톤의 사례는 전혀 그렇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옐로스톤 국립공원 당국은 2000년대 말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외래종 관리를 대폭 강화한 결과 토종 송어의 번식과 곰의 사냥, 물수리 번식이 재개됐다고 연구자들은 덧붙였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Todd M. Koel et al, Predatory fish invasion induces within and across ecosystem effects in Yellowstone National Park, Sci. Adv. 2019;5: eaav1139, http://advances.sciencemag.org/content/5/M/eaav1139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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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균열은 문재인 정부가 아닌 한국 언론 ‘왜곡보도’ 때문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9/03/27 10:50
  • 수정일
    2019/03/27 10: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한미동맹 균열 언론 보도, 제목이 아니라 기사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임병도 | 2019-03-27 08:55:40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3월 25일 중앙일보는 <文 중재론 불쾌 폼페이오, 당분간 강경화 안 본다 해>라는 제목으로 한국 외교가 위기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중앙일보 기사만 보면 큰일 났습니다.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 외교장관을 만나지 않겠다니, 한미동맹이 무너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만합니다.

그런데 다음날인 26일 서울신문은 <강경화·폼페이오, 이르면 29일 뉴욕 회담… 한반도 비핵화 논의>라며 한미 고위급 대화가 이번 달에 열린다고 보도했습니다.

당분간 만나지 않겠다는 중앙일보의 기사가 무색해지는 보도입니다. 물론 회담이 다음 달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는데, 한미동맹이 문제가 아니라 폼페이오 장관의 일정 때문이라고 합니다.

폼페이오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론이 불쾌해서 강경화 장관을 만나지 않겠다는 중앙일보의 기사 제목은 <미국 “북 빅딜 설득을” 한국선 “중재자 당부” 발표>로 바뀌었습니다.

‘불쾌’, ‘만나지 않겠다’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과 비교해보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혀 다른 뉘앙스와 한미동맹의 느낌을 줍니다.


한미동맹 위기의 원인은? 한국 언론 보도 때문

▲3월 26일 조선일보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한미균열 비판 공무원 색출을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강 장관은 한국언론 보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조선일보PDF

3월 26일 조선일보는 <단독>이라며 <“강경화, 韓美균열 비판 공무원 색출 언급”>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과 지면판에 모두 실었습니다.

최근 강경화 장관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곤혹스럽고 답답하다’는 취지의 심경을 토로했다는 내용입니다.

조선일보 보도 이후 제목만 본 일부 보수 지지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강경화 장관이 사찰을 하는 등 독재 국가처럼 행동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기사를 읽어보면 강경화 장관이 곤혹스럽고 답답한 이유가 ‘언론 보도’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미동맹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이 문제라는 의미입니다.

조선일보는 강경화 장관이 바른 소리를 하는 공무원을 색출하는 나쁜 장관처럼 제목을 달았지만, 실제 강 장관의 불만은 ‘언론보도’ 때문이었습니다.


한미동맹 위기의 원인은? 절반이 트럼프 때문

▲중앙일보가 전문가 8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미동맹의 문제점은 절반은 미국, 절반은 한미 양국에 있다고 답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트럼프의 개인 성향을 지적했다.

3월 24일 중앙일보는 <워싱턴이 느끼는 한미동맹 위기의 원인은?….전문가 8인의 진단>이라며 한미동맹 관련 전문가 설문조사를 보도했습니다.

설문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은 미국에 나머지 절반은 한미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 결과만 보면 실제로 미국에 책임이 더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은 문재인 정부 때문에 한미동맹이 위기라고 주장해왔지만, 중앙일보의 기사를 자세히 보면 전혀 다른 결과입니다.

전문가들은 한미동맹 위기의 주 원인이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는 트럼프의 개인적 성향 때문’이라고 응답했습니다.

“트럼프는 동맹의 전략적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타운)
“비정상적인 트럼프의 성격 때문”(폴락)
“더 요구하고 덜 제공하며, 동맹의 공동 가치를 ‘서비스’정도로 안다”(자누지)

중앙일보는 “트럼프는 취임 후 5950번의 트위터 중 ‘동맹국(allies, ally)’이란 단어를 쓴 게 불과 11번이었다. ‘동맹(alliance)’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면, 한미동맹 위기가 문재인 대통령 때문이라는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의 주장은 틀린 셈입니다.


한미동맹 균열 언론 보도, 제목이 아니라 기사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3월 24일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뉴욕타임스의 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네이버 뉴스 캡처

3월 24일 대부분의 한국 언론은 뉴욕타임스의 ‘북한이 한미동맹 균열을 추구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인용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를 인용한 한국 언론 보도만 보면 북한이 한미동맹을 깨뜨리는 나쁜 존재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뉴욕타임스의 기사는 몇 가지로 나눠 읽어봐야 합니다. 먼저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재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도 그러고 싶지만, 현실은 불가능합니다. 북한의 주장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입니다.

다음으로 살펴볼 내용은 2차 북미협상에서 트럼프가 자리를 박차고 나간 이유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측근의 말만 듣고 협정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전합니다. 비록 하노이 회담은 결렬됐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거래 의향을 재차 확인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대북 추가제재에 대한 철회를 지시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북한에 대한 기존 제재에 더해 대규모 제재가 추가될 것이라고 오늘 재무부에 의해 발표가 이뤄졌다”며 “나는 오늘 이러한 추가 제재 철회를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강력한 제재를 주장하던 미국 측 입장과는 전혀 다른 정책 방향이었습니다.

‘북미 관계’, ‘한미동맹’, ‘남북 관계’ 등을 보면 정말 복잡하고 미묘한 움직임들이 있기에 일반 시민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앵무새처럼 외신을 인용해 단신으로 보도하는 기사가 아니라, 정확하게 분석하고 예측하는 전문 기자들의 깊이 있는 기사입니다.

자극적인 제목으로 기사를 배치해 뉴스를 읽는 시민들의 눈을 현혹시키는 언론의 왜곡 보도와 어뷰징 기사가 계속 존재하는 한, 진짜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17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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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조사단, “1번 어뢰, 천안함 침몰과 무관하다”

러시아 보고서에 대하여①
  •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 승인 2019.03.26 14:55
  • 댓글 1

천안함 사고가 발생하자 MB정권과 군 당국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인 조사를 거듭 약속하였고 천안함 진상규명을 위한 민군합동조사단 구성을 발표하면서 군 전문가, 학계, 연구기관, 국회추천 조사위원 그에 더하여 다국적 조사단을 꾸린다며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전문가를 참여시켜 누가 보아도 객관적인 조사가 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는 국회추천 조사위원 가운데 당시 야당인 민주당 추천 조사위원 몫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만, 첫 조사 때부터 진상규명의 방향은 전혀 엉뚱한 쪽으로 흐르고 있었습니다. 미국 조사단은 오로지 ‘폭발’만을 브리핑하였고, 영국 조사단은 ‘폭발 계측 장비’에만 관심이 있었으며 호주와 스웨덴 조사단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었습니다.

상당한 시일이 흐르고 나서야 알게 된 사실입니다만, 미국 조사단 대표단장인 토마스 에클스는 미 해군 잠수함 프로젝트 전문가였으며 제3의 부표에 침몰한 미상의 잠수함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왔던 것이고, 영국의 대표단은 폭발 계측 장비 관련 사업가였으며 호주대표단은 미국과 영국의 최대 우호국으로서 동참하게 되었으며 스웨덴 전문가는 손상된 천안함 프로펠러 제작회사의 관계자였습니다.

미국 대표단이 설정하고 MB정부와 군 당국이 몰아간 방향으로 진행된 조사는, 오로지 야당 추천 조사위원인 저 혼자만의 강력한 반발과 항의 그리고 언론을 통해 세상에 공표하는 것조차 깔아뭉갠 채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으로 결론을 내리고, 2010년 5월20일 최종결과를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미국 주도하에 MB정부가 대행한 최종 발표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졌던 해양강국이 있었으니 바로 ‘러시아’입니다. 러시아 정부는 MB정부에게 천안함 조사 참여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MB정부가 받아들임으로써 최종결과발표 열흘 뒤인 5월31일 러시아 조사단이 한국에 입국하여 독자적인 조사를 실시하게 됩니다. 그 결과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내용은 미국과 MB정부의 최종결론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1. ‘러시아 조사단’ 조사결과에 대한 언론보도 내용

조선일보 2010. 6. 9
한겨레신문 2010. 7. 8

 

2. 국방부, “러시아 보고서, 들은 것도 받은 것도 없다”

 

그러나, 국방부는 “러시아發 천안함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전면 부인합니다.

3. 뉴스타파 - ‘러시아 보고서’ 드러나다 (2014. 10. 7)

뉴스타파 최승호 PD(현 MBC 대표이사)는 2014년 10월7일 러시아 보고서에 대한 심층취재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재미과학자 안수명 박사를 만납니다. 안수명 박사는 美 해군과 사업을 하는 對잠수함전 전문가입니다.

국방부 천안함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안수명 박사

 

안수명 박사는 천안함 보고서를‘ 비과학적이고 비양심적인 보고서’라고 못을 박고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하여 3년3개월 만에 중요한 자료들을 받아낸 사실을 공개합니다.

미국의 ‘정보공개법’에 따라 미 정부로부터 받아 낸 자료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토마스 에클스가 본부와 교신한 이메일 자료였습니다.

국방부가 마치 ‘신(神)’처럼 추앙하는 토마스 에클스가 본부와 교신한 내용 속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밀스러운 진실들이 담겨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러시아 조사단’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대한 보고서에 관한 내용입니다.

러시아 해군의 잠수함 및 어뢰 전문가로 구성된 러시아 조사단은 최종결과 발표 열흘 후인 2010년 5월31일 입국하여 7일간 언론과 접촉하지 않고 비공개 조사를 실시하고 돌아가며 “만약 천안함이 잠수함 어뢰에 격침당했다면 함상에 있는 사람들은 해군이 아니라 밥통”이라는 말을 남깁니다.

러시아 조사단이 러시아로 귀국하자마자 인타르팍스 통신을 통해 흘러나온 뉴스들은 “천안함 침몰 북한 소행 단정 못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미국 측은 대단히 긴박한 상황으로 접어들었음을 안수명 박사의 정보공개를 통해 제공된 ‘토마스 에클스의 이메일’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은 드미트리 메드메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의 자체조사 결과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로 알려줬으며, 러시아 정부는 미국 정부에도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전달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러시아의 조사결과로 인하여 유엔안보리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 규탄’이라는 문구 삽입 여부를 두고 한 달 넘게 합의점을 찾지 못하였으며, 러시아 정부가 한국 정부에 알리지 않은 사실에 대해 한국 정부가 상당히 당혹해하고 있다고 한겨레신문은 보도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한국 정부도 알고 있었음이 이후 토마스 에클스의 이메일을 통해 밝혀지는데, 토마스 에클스는 로저 마이클 소장으로부터 러시아 조사보고서 요약본을 이메일로 전달받게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토마스 에클스의 이메일 내용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  minplus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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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民)의 평화의지, 전세계에 알리는 위대한 날 되도록"

4.27 DMZ 민(民)+평화손잡기 결의대회...6.15남측위 동행 결정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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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6  17: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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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DMZ 민(民)+평화손잡기'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결의대회가 26일 한국프레스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달 후인 4.27에는 우리가 DMZ에서 손에 손을 잡고 평화의 시대를 알리는 민(民)+평화손잡기를 만들어 우리의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리는 위대한 날이 되도록 할 것이다."

'4.27판문점선언' 1주년에 즈음해 열리게 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DMZ 민(民)+평화손잡기'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결의대회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 공동위원장인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유지재단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1년전 남북 정상이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전 세계에 천명한 판문점선언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요즘 남북관계나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민이 나서서 출구를 만들어야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DMZ 민(民)+평화손잡기' 대회를 준비해 온 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는 오는 4월 27일(토) 14시 27분부터 중립수역인 강화에서 DMZ 고성까지 500km의 DMZ마을길(평화누리길)에서, 50만명의 시민이 손에 손을 잡는 평화 릴레이운동을 펼친다고 발표했다.

대회는 '꽃피는 봄날 DMZ로 소풍가자'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며, 코스는 DMZ를 따라 조성된 고성-인제-양구-화천-철원-연천-파주-고양-김포-강화 를 잇는 평화누리길 구간이다.

계산상으로는 500km 구간에 1m 간격으로 한 사람씩 서서 손을 잡으면 50만명이 되지만, 여러 여건을 감안해 전체 코스에 10개 거점 도시를 정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 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집결지 주차장과 분산 이동경로를 비롯해 편의시설과 의료 보건시설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표시한 구글지도(https://goo.gl/xoY4CG)를 작성하고 있으며, 4월 초에는 완성해 참가자들이 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에는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가 공동 추진단체로 참여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를 후원단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함께하기로 해 대회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왼쪽부터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유지재단 이사장, 조성우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 권영길 평화철도 이사장, 차경애 전 한국YWCA연합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조성우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격려사에서 '남과 북은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 자주의 원칙을 확인'한다는 4.27판문점선언 제1조 1항을 상기시키고는 "6.15남측위는 주권자가 손을 잡고 분명한 하나의 목소리로 메시지를 발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늦게나마 동행을 결정했다"고 힘을 보탰다.

이어진 격려사에서 권영길 평화철도 이사장은 "4.27 이후 삐걱거렸지만 9월 평양 5.1경기장에서 우리는 한민족이며 평화를 만들자는 감동적인 연설이 있지 않았느냐. 지금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평화와 번영, 통일로 가는 이 기운은 그 누구도 되돌릴 수 없다"고 하면서 "4.27에 신나게 소풍가자"고 기운을 북돋았다.

공동위원장인 차경애 전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생활 속에서 4.27선언의 정신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 땅 주인인 민이 손에 손을 잡고 나서야 한다. 3.1운동에서 보여준 일치를 보여주어야 한다. 전쟁은 정말이지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절절히 호소했다.

현재까지 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에는 광역과 기초를 망라한 38개 지역본부와 7개 직능본부가 출범했으며, 올해 3.1운동 100주년과 민족대표 33인의 의미를 담아 3차에 걸쳐 각 차수별로 133명의 추진위원을 위촉하고 문성근 영화배우, 강명구 평화마라토너, 이외수 소설가, 팟캐스터 김영민 PD 등을 홍보대사로 임명하는 등 조직을 확대하고 있다.

또 전국본부에는 조직위원회, 안전진행위원회, 생태환경위원회 등 위원회 조직을 구성하여 지역 및 직능본부의 활동 지원과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한 최종 계획을 막판까지 가다듬고 있다.

생태환경위원회 양재성 공동위원장은 이날 평화누리길을 걸을 때 '분단의 DMZ에 미안한 마음과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걷자'며, 순례길를 포함한 DMZ의 모든 개발계획을 포기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남북공동조사를 먼저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또 단기적으로는 감시카메라를 설치해서 철조망이 굳이 필요없게 되는 구간을 찾아 일부라도 철거하고, 판문점을 중심으로 남북 주민이 함께 사는 소규모 통일시를 만들어 보자는 상상력을 제시해 참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스스로를 농부라고 소개한 천호균 공동위원장은 당일 참가자들이 손수건과 텀블러, 배낭을 준비해 쓰레기 없는 대회가 되도록 하자고 호소하고, 최보결 무용가는 그저 서서 손잡기보다는 평화의 공명을 만들어내는 '평화의 춤'을 추자며 춤동작을 선보이기도 해 호응을 받았다.

정세일 조직위원장은 이날 대회 준비 상황을 설명하면서 "현재 전국 단위의 조직이 결성되어 정부·지자체 및 관계기관과 대회 준비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전국본부는 실제 대회 참가자를 조직하는 지역본부나 직능본부의 활동을 지원하는데 역점을 두고 상호 수평적인 조직관계가 되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또 "대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DMZ에 대해 평화·통일, 생태·환경, 공동체운동, 도·농상생 등 서로 이해과 관심이 다르다는 걸 최대한 반영해야 하며, DMZ 접경 마을 주민과 참가자들 사이에 줄여야 할 마음의 거리가 있을 수 있으니 50만명이 참가해 손잡는 결과 만큼이나 과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전국본부와 지역본부, 직능본부가 서로 인준서를 교환하고 지역본부·직능본부와 DMZ마을간 자매결연 서명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결의대회에서 전국본부와 지역본부, 직능본부가 서로 인준서를 교환하고 지역본부·직능본부와 DMZ 마을간 자매결연 서명을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라고 덧붙였다.

이승열 안전진행위원장은 현재 평화누리길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행정안전부 지역발전과와 국무총리실, 국방부,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 경찰청 등과 긴밀히 업무협의를 하고 있으며, 문화행사인 경우 불필요한 절차이지만 안전한 대회 진행을 위해 720시간(30일) 전부터 가능한 집회신고를 경기, 강원경찰청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DMZ 민(民)+평화손잡기' 대회 참가를 위해서는 홈페이지(http://www.dmzpeacechain.com)나 대표전화(1855-0427), 방문접수(각 지역본부 및 YMCA, YWCA, 흥사단 등)에서 중간 집결지역 10곳 중 손잡기 희망지역을 기재하면 된다. 참가비는 없다.

   
▲ 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 홈페이지. [캡쳐사진-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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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도에 대한 '가짜 뉴스', 이게 팩트다!

[장석준 칼럼] OECD 37개국 선거제 들여다보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의 선거제도 개혁 합의안이 나왔다. 네 당은 이 안을 공수처 신설 등 다른 개혁 법안과 함께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아직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이 안을 추인하지 않았고 패스트트랙에 올릴지도 최종 결정되지 못했지만, 촛불 항쟁 이후 오랜 선거제도 개혁 논의 끝에 이런 합의안이 나온 것은 분명 큰 성과다. 

합의안은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여러 시민사회 단체들이 바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아니다. 이른바 '50%' 연동형이다. 정당 득표율 그대로는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보다는 정당 득표율에 더 가깝게 의석을 배분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방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00%'(이런 수식을 붙이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수용하길 한사코 거부한 탓에 이런 복잡한 타협안이 나왔다. 

하지만 좀 복잡하기는 해도 현행 선거제도보다는 나은 개선안임에 분명하다. 선거의 비례성 원칙이 지금보다 훨씬 강화됐기 때문이다. 우선 비례대표 의석이 47석에서 75석으로 늘었다. 그리고 지역구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이 서로 전혀 상관없는 지금의 병립형이 아니라 어쨌든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각 당 전체 의석을 조정하는 (준)연동형이다. 비록 불완전한 형태일지라도 비례성이 중심이 된 선거제도로 나아가는 첫 걸음을 뗀 셈이다. 

OECD 국가 중 절대 다수가 완전한 비례대표제 지향  

왜 지금 시점에 선거의 비례성을 강화해야 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보다 촛불 이후 한국 사회의 요청에서 찾아야 한다. 다른 나라의 모범 사례(혹은 그 반대 사례)는 부차적인 고려 요소다. 나는 올해 초에 이 지면에서 이 점을 강조한 바 있다(관련 기사 :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할 근거, 촛불에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나라 선거제도의 전반적 추세를 들어 비례성 강화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싶다. 여전히 이게 개혁의 중심 이유는 될 수 없지만, 해외 선거제도 현황과 동향에 관해 워낙 가짜 뉴스가 판치다 보니 이 이야기를 안 꺼낼 수가 없다. 특히 선거제도 개혁을 수포로 돌리려 하는 자유한국당과 극우 언론들이 이런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자, 그럼 요즘 유행하는 이른바 '팩트 체크'를 한 번 해보자. 검토 대상은 일단 OECD 회원국으로 한정하겠다. 이른바 '선진국'들이다. 사실 좋은 접근법은 아니다. 민주주의 제도를 비교한다면서 부자 나라들만 포함시키는 사고방식에는 경제가 발전해야 민주주의도 발전한다는 선입견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이 글에서는 일단 편의상 OECD 가입 국가들의 선거제도에 초점을 맞추겠다. 어쨌든 이들 국가가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중 한국과 사회 상황이 가장 엇비슷한 나라들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니까 말이다. 

우선 가장 명확한 사실은 OECD 37개 국 중 대다수가 비례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의 26개 국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이스라엘, 터키, 뉴질랜드, 칠레, 콜롬비아. 

물론 지역구 의석도 있으면서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각 당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혼합형)'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독일 같은 나라도 있고, 지역구 없이 정당투표로만 의석을 결정하는 이스라엘이나 네덜란드 같은 나라도 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정당 지지율에 따라 의석이 결정되는 '완전한' 비례대표제다.  

이들과 달리 아일랜드의 경우는 정당명부 비례대표제가 아니라 단기 이양식 투표(STV)라는 독특한 선거제도다. 한 선거구에서 복수의 의원을 선출하되(이른바 '중, 대선거구제') 유권자가 한 후보에게만 투표하지 않고 여러 후보에 대해 선호도를 기입하는 방식이다. 정치학자들은 이 방식 역시 비례대표제의 한 형태라 분류한다. 실제로 이 제도 덕분에 아일랜드 의회는 온건 다당 구도를 유지해왔다.  

한편 위의 나라들 가운데 그리스와 터키는 좀 단서를 달아야 한다. 그리스는 정당투표로 의석을 나누지만 제1당에게 50석을 추가로 할당한다.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삼으면서도 제1당의 안정적 집권을 보장하려는 절충형 제도다. 옆 나라 터키의 경우는 정당이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는 최저 득표 기준이 무려 10%다. 역시 '완전한' 비례대표제가 골간이되 원내 진입 문턱을 높여 비례성을 다시 제한하는 묘한 제도다. 

그럼에도 위 26개 국의 선거제도에는 커다란 공통점이 있다. 다양한 방식을 통해 어쨌든 선거의 비례성을 최대한 보장하려 한다는 점이다. 26개 국이라면 OECD 회원국 가운데 70%가 넘는다. OECD 국가의 절대 다수가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지향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병립형에서도 비례성 강화가 대세  

OECD 국가 가운데는 우리처럼 지역구 선거와 비례대표 선거가 전혀 별개인 나라들도 있다. 이들 나라에서는 독일, 뉴질랜드 등의 연동형(혼합형)과는 달리 정당투표 득표율에 따라 각 당의 전체 의석 수가 결정되지 않는다. 정당투표 득표율은 각 당의 비례대표 의석 수만 결정할 뿐이다. 이름 하여 '병립형'이다. 한국을 제외하면, 이탈리아, 일본, 멕시코, 헝가리, 리투아니아가 이런 방식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위의 나라들 모두 전체 의석에서 비례대표 의석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보다 월등히 높다는 것이다. 즉, 어느 나라든 한국의 현행 선거제도보다는 선거의 비례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은 국회 총 300석 중 비례대표 의석이 47석이다. 비율로 따지면, 약 16%밖에 안 된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은 중의원 총 475석 중 비례대표가 180석이다. 약 38%가 비례대표다. 멕시코는 그 비중이 더욱 높다. 하원 500석의 40%인 200석이 비례대표다. 

나머지 세 나라는 아예 차원이 다르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의석의 거의 절반을 비례대표제로 뽑는다. 총 141석 가운데 지역구 선출이 71석이고 비례대표 선출이 70석이다. 헝가리는 비례대표 의석이 지역구 선출 의석보다 더 많다. 전체 199석 중 93석을 비례대표제로 뽑는다. 더 나아가 이탈리아는 하원 총 630석에서 398석이 비례대표 의석이다(약 63%). 지역구 선출 의석 232석보다 훨씬 많다.  

병립형이라고 다 같은 병립형이 아닌 것이다. 다들 한국보다 선거의 비례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는 오히려 비례대표 의석이 중심이고 지역구 선출 의석이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중간 결론이다. OECD 37개 국 중 26개 국이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지향한다. 그리고 5개 국이 병립형임에도 한국보다 선거의 비례성이 훨씬 높다. 합쳐서 31개 나라가 우리보다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남은 OECD 회원국은 다섯 나라,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뿐이다.  

이 중에서 오스트레일리아는 독특한 경우다. 오스트레일리아는 하원은 소선거구제-선호투표로 뽑고, 상원은 대선거구제-단기 이양식 투표로 뽑는다. 하원의 경우는 결선투표의 또 다른 방식이라 할 수 있는 선호투표를 실시하기는 하지만 어쨌든 승자독식 선거제도다. 반면 상원은 위 아일랜드 사례에서 본 것과 같은 일종의 비례대표제에 따라 구성한다. 하원의 승자독식 시스템을 상원의 높은 비례성으로 보완하는 셈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남는 나라는 단 넷이다. 한국보다 비례성이 낮은 선거제도를 취하고 있는 OECD 회원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이 네 나라다.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장점? 후진성!  

OECD 회원국 가운데는 거의 예외적이라 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지닌 이 네 나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선거제도에서 비례성은 고려해야 할 여러 요청 중 단지 하나일 뿐이며 이 네 나라는 비례성 대신 다른 더 중요한 장점을 갖춘 선거제도를 선택한 것일까? 아니면 단지 비례성 측면에서 극히 후진적인 선거제도를 아직 개선하지 못한 것일까? 

굳이 남의 나라 선거제도를 놓고 이런 논의를 하는 것은 자유한국당이 돌연 비례대표 의석을 다 없애는 방안을 선거제도 개혁안이랍시고 내놓았기 때문이다. 위 네 나라가 바로 비례대표제 없는 선거제도를 유지하는 국가들이다. 자유한국당은 OECD 국가 중 유독 네 나라만 채택한 완전 승자독식 선거제도가 우리의 미래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내가 보기에 저 네 나라는 현대 사회 현실과 정치 제도 사이의 모순과 충돌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국가들이다. 사실 점점 더 많은 국가가 선거의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가장 단순한 이유는 현대 사회가 더욱 더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다당 구도 속의 정당 간 투쟁과 협상, 타협이 현대 사회의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구에 반응하는 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승자독식 선거제도는 양당 중심 정치를 만드는 경향이 있지만, 이런 양당 구도는 미국이나 영국 같은 발전된 자본주의 사회를 제대로 반영하기 힘들다. 그래서 이를 반영할 다른 방식을 찾게 된다. 거대 정당 안에 사회적 토대가 크게 다른 분파들이 공존하며 투쟁하는 방식이다. 가령 영국 보수당 안에 열혈 브렉시트 찬성파와 유럽연합 지지파가 공존하고 노동당 안에 제러미 코빈을 지지하는 사회주의자들과 '제3의 길' 추종자들이 함께 있는 식이다. 

그러나 당 내 분파 투쟁은 정당 간 경합, 협상보다 투명하지 않다. 더구나 사회 세력 간 갈등이 당 내 분파 투쟁으로 표출되기 때문에 당 내 정치가 지나치게 과열된다. 이 때문에 영미식 선거제도가 강력한 거대 정당의 토대가 된다는 일부의 주장은 완전히 뒤집히고 만다. 브렉시트를 놓고 교착 상태에 빠진 영국 보수당과 노동당은 강한 정당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주류 리버럴과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의 생각이 전혀 다른 탓에 트럼프 정부에 맞설 혁신적인 정책을 좀처럼 내놓지 못하는 미국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미국이나 영국, 캐나다에서도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더 힘을 얻는 중이다. 개혁 방향은 대동소이하다. 선거의 비례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2015년 캐나다 총선에서 자유당 소속의 현 총리 저스틴 트뤼도는 소선거구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신 정당 지지 민심을 의석에 그대로 반영하는 선거제도를 채택하겠다고 했다. 대안으로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실시하는 선호투표제를 언급했고,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집권한 지 3년이 넘도록 선거제도 개혁에 미적대 지금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말이다.  

영국에서도 1980년대에 마거릿 대처가 과반 안 되는 지지율로 전횡을 일삼는 것을 경험한 뒤부터 선거제도 개혁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소선거구제의 고향이라 할 수 있는 나라라 개혁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영국 국민에게도 이미 비례대표제는 낯설지 않다. 가령 스코틀랜드 의회나 웨일즈 자치의회처럼 최근 신설된 대의기구는 하나같이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의회, 웨일즈 자치의회 모두 독일식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따른다. 

합의안에서 더 후퇴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OECD 회원국에 한정해 전 세계 선거제도의 추세를 살펴봤다. 어느 면으로 보더라도 눈에 확 띄는 첫 번째 흐름은 비례성 강화이고, 이 점에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의 선거제도 개혁 합의안은 현대 민주주의의 풍향과 일치한다. 

비록 복잡한 게 흠이지만, 이 흠은 비례대표제 탓이 아니다. 오히려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지향하면 할수록 선거제도는 단순해진다. 합의안의 약점은 기존 양대 정당 중 하나인 더불어민주당의 요구와 절충하려다 생긴 흠결이다. 모르긴 해도 이번에 비례성을 확대한 합의안을 관철하게 되면, 민심은 다시 더 완전한 비례대표제를 지지하는 쪽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아무튼 일단은 이 정도 합의안이나마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조금이라도 더 전 지구적인 예외 사례보다는 보편 경향 쪽에 근접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반도 평화 구축과 함께 이는 2016-17년 촛불 항쟁이 1987년 6월 항쟁에 준하는 역사적 변화의 계기인지 아닌지 판가름하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 

 

mendrami@pressian.com다른 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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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반파, ‘어뢰폭발 가능성은 0%’

<천안함 9주기 인터뷰> ‘천안함 살인사건’ 저자 이광섭
광주=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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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25  22: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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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살인사건...>의 저자 한민국 박사가 천안함 9주기를 앞둔 23일, 처음으로 <통일뉴스>와 이광섭이라는 실명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송정미]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수밀문 폐쇄’ 주장, ‘수밀문 폐쇄에 의한 반파’, 좀더 길게 한다면 ‘좌초 후 수밀문 폐쇄에 의한 반파’다. 여기서 핵심은 수밀문 폐쇄가 반파의 직접적 원인이고 46 장병들의 사망 원인이라는 거다.”

올해 1월 <누가 그들을 죽였는가? - 천안함 살인사건의 10가지 물리적 증거>(밥북 출판사)를 출간한 ‘한민국’ 심리학 박사가 천안함 9주기를 맞아 처음으로 ‘이광섭’(54)이라는 실명으로 23일 <통일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천안함 사건은 2010년 3월 26일 21시 22분 경 백령도 서남방 2.5Km 해상에서 경계 임무수행 중이던 해군 제2함대사 소속 천안함(PCC-772)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 어뢰공격으로 침몰하여,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된 ‘국가 안보차원의 중대한 사태’라는 것이 국방부의 공식 입장이다.

이를 근거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전쟁기념관에서 대북 제재인 5.24조치를 발표하기도 했지만 북한제 ‘1번 어뢰’의 피격으로 발생한 ‘버블제트’에 의해 천안함이 반파됐다는 국방부의 공식 발표는 숱한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 한민국, 『한사람을 기다리며 천안함을 고발하다 1.2』, 밥북, 2015.7.
한민국, 『누가 그들을 죽였는가? - 천안함 살인사건의 10가지 물리적 증거』, 밥북, 2019.1.

앞서, 2015년에도 <한사람을 기다리며 천안함을 고발하다>(밥북 출판사)를 두 권의 책으로 출간한 바 있는 그는 “조작이 불가능한 10가지 물리적 증거를 가지고 인과관계를 검토해본 결과 잠수함 충돌설은 두 개 내지는 세 개 인과관계가 성립하고, 어뢰 폭발은 두 가지 정도 인과관계가 성립한다”며 “이것은 다르게 말하면 가능성이 0%”라고 논박했다.

그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천안함의 반파 모습, 우리가 경시하는 생존자들의 상태, 사망자들의 상태”라며 △반파 후 함수가 오랫동안 표류하고, 함미가 곧바로 가라앉았다 △함미의 장병들은 대부분 큰 상처 없이 익사하였다 등 ‘10가지 물리적 증거’의 기준을 내세웠다.

<10가지 물리적 증거>

⚫증거1. 천안함의 좌현보다 우현의 손상이 훨씬 크다.

⚫증거2. 천안함은 중간보다 조금 뒤쪽이 절단되었다.

⚫증거3. 천안함의 우현하단이 수축하고, 좌현상단이 팽창하였다.

⚫증거4. 스크루 프로펠러가 전진모드에서 우현 프로펠러들이 안쪽으로 휘어졌다.

⚫증거5. 반파된 함수가 우현으로 넘어갔다.

⚫증거6. 반파된 함미와 파편들이 함께 있다. ☞ 반파와 동시에 함미가 가라앉은 증거

⚫증거7. 반파 후 함수가 오랫동안 표류하고, 함미가 곧바로 가라앉았다.

⚫증거8. 함수의 장병들은 큰 상처 없이 바닷물에 젖지 않고 생존하였다.

⚫증거9. 함미의 장병들은 대부분 큰 상처 없이 익사하였다.

⚫증거10. 천안함의 함미가 좌초하였다.

이같은 물리적 증거들에 부합하는 유일한 사고 원인은 ‘좌초 후 수밀문 폐쇄에 의한 반파’라며 “좌초가 원인이라기 보다는 좌추 후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데 거기서 수밀문 폐쇄라는 선택을 함으로써 반파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결과론적이지만 함장과 국방부의 판단착오”라는 것.

그는 2015년 첫 책을 낸 뒤 ‘천안함 살인사건’으로 단정하고 천안함 함장과 국방부를 고소했지만 모두 기각당했고, 지난해 3월에는 ‘천안함 46장병에 대한 함장과 국방부의 살인혐의 조사를 요청합니다’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내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그가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다음카페 ‘천안함의 재구성: 누가 그들을 죽였는가?’(http://cafe.daum.net/warship772)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사실은 지금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며 “지금 정부에서 전 정권 국방부의 입장을 수용한다니까 이번 정부도 사실은 책임이 있게 되는 것”이라고 짚고, “그래도 가능성 있다 생각하는 것은 (신상철) 천안함 재판부”라며 “TOD(열상감시장비)와 CCTV 조작을 지양하고 원본 공개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결국 9주기가 됐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죽은 자도 원통하고 산 자도 너무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라며 살아남은 장병들에게 “이제 그날의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라고. 당신들이 경험한 참혹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 국민들이 지금까지 그랬듯이 당신들을 따뜻하게 가슴으로 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천안함 사건이 5년이 흘러도 진상일 밝혀지지 않자 2015년 생업을 포기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매달려 왔다는 이광섭 박사는 ‘한민국’이라는 필명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본명으로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피해가 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와 국방부의 범죄행위에 맞서 싸운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했다.

심리학 박사이자 임상심리전문가인 그는 인터뷰 내내 ‘물리적 증거’ 보다는 자신의 ‘심리적 추론’이 앞서나가지는 않나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고, 자신의 결론에는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살아남은 장병들에게 마음의 상처가 될 소지는 없는지 조심스러워했다.

다음은 천안함 9주기를 앞두고 23일 오후 광주광역시 전남대 인근 한 카페에서 이광섭(필명 한민국) 박사와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죽은 자도 원통하고 산 자도 너무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 이광섭 박사와의 인터뷰는 23일 오후 광주광역시 전남대 인근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사진 - 송정미]

□ 통일뉴스 : 책을 두 차례 냈는데, 두 번 다 ‘한민국’이라는 필명을 썼다. 이유가 있나?

■ 이광섭 박사 : 솔직하게 말하겠다. 내가 생각할 때, 본명으로 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조금 피해가 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는 한민국이 대한민국의 한민국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부와 국방부의 범죄행위에 맞서 싸운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한민국이라는 필명을 쓰게 됐다.

필명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검찰이나 법원이나 청와대나 여러 군데서 내 본명을 알고 있다. 최근에 연락을 취하고 있는 해군 감찰반도 내 본명을 알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핸드폰 실명 확인을 하고 카페에 가입했다. 천안함 활동을 위해서 수많은 카페에 가입했는데 거기에도 내 본명이 다 들어가 있다.

□ 먼저, 천안함 사건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 계기가 있다면?

■ 그건 내 캐릭터하고도 좀 관련돼 있는데, 내가 충동적인 면이 좀 있다. 1주기 때 우연히 TV를 보는데 (천안함) 함장이 나와서 북한에 대해서 분노를 표현하는 것을 보고, 나도 화가 나더라. 자신의 부하들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저렇게 TV에 나와서 공개적으로 뻔뻔하게 북한의 책임 운운하고 보복을 운운하는 듯한 것을 보고 내가 너무 분노했다.

그래서 그날부로 싸우려고 했는데, 집에서 아이들한테 이야기 하니까 아이들이 말리더라. 하지 말라고. 우리집은 대체 어떻게 되느냐고. 그래서 5주기까지 보자. 5주기까지도 천안함 사건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때 아빠가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5주기가 됐는데도 문제가 해결 안 되니까 직장을 그만두고 그때 싸움을 시작했다. 그리고 5주기 때 천안함 장병 묘소를 참배하고 그 자리에서도 스스로 다짐했다. 억울한 죽음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맹세했다. 아이들과의 약속, 46 장병들에 대한 맹세를 지키는 차원에서 이것을 하고 있다.

□ 일반적으로 누구나 천안함의 의혹이 밝혀지기를 바랄 텐데, 생업을 접고 나선 것은 특별해 보인다. 수입쇠고기, 세월호 등 여러 사회적 현안들이 많았는데 유독 천안함 사건에 뛰어든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쇠고기도 마찬가지고 세월호도 마찬가지고 남들이 대부분 알고 투쟁을 하고 그러는데 내가 나설 이유가 없는 거다.

그러나 천안함 같은 경우는 내가 볼 때 적어도 진실을, 본질을 전혀 보지 못하고 엉뚱한 문제제기나 엉뚱한 논쟁 속에 빠져 해결은 멀어지는, 이런 현상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물론,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사실은 생존자들이 다 알고 있다. 그들은 알고 있지만 대부분 거짓말을 하고 침묵하고 있는데, 그 외에 진짜 천안함의 진실을 가지고 문제제기 한 사람은 아직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내용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알렸다.

□ 천안함 관련 책을 2015년에 두 권, 올해 한 권을 냈다. 천안함 사건 9주기가 되는데, 개인적 소회는?

■ 매우 안타깝다. 사실 죽은 사람도 너무 원통하고, 너무 처참하게 죽었다. 함미에 갇혀서 천천히 그것도 시간이 걸려서, 자기 동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죽었다.너무도 원통한 이유는 자신들이 믿고 따르던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으로 죽음을 당하고, 함미에 갇혀서 위기상황에 빠진 자신들을 아무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죽음의 과정에서 너무도 참혹하고 너무도 원통함 속에서 죽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런 게 안타깝다. 그리고 또 죽어서도 산 사람을 위해서 다시 매장당하는, 두 번 죽임을 당한 거나 마찬가지다. 죽음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죽음에 책임있는 사람이 다시 어떻게 보면 매장해 버린 거다. 진실이 알려지지 않게 바닷 속으로 매장해 버린 거다.

산 사람도 안타깝다. 언론에서 보면, 사실 살아남은 많은 사람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고 있다. 우리가 어떤 고통을 겪고도 웬만해서는 그 고통을 대개는 극복을 하는데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많은 경우에는 내 가슴 속에서 그걸 처리를 못하는 거다.

천안함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이유는 대부분이 제대로 극복하지 못하고, 그걸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묻어두니까 이 부분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작용하는 거다. 자기가 죽음의 처참한 것을 목격한 것도 있지만, 그 처참한 목격 속에서 내가 아무 것도 못했다는 죄의식 속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

이것이 극복되기 위해서는 그들이 그날의 진실, 가슴 속에 있는 참혹한 것을 그대로 표현해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결국 9주기가 됐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죽은 자도 원통하고 산 자도 너무나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 심리학 박사로 직업도 심리전문가인 것으로 아는데, 전문가로서 보더라도 돌아가신 분들도 원통하게 돌아가셨을 것이고, 살아있는 이들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면 직접 이들을 만나서 상담치료를 해볼 생각은 없나?

■ 그런 부분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자신의 가슴을 열기 전에는 사실 어려운 거다. 가슴을 열지 않고 지금 여러 가지 문제로 복합적인 마음이 있는 상태에서 섣불리 접근했다가는 혼란에 빠지고 오히려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가슴을 열기 위해서는 그런 조건이 만들어져야 된다는 거다. 사회적으로 천안함의 진실이 어느 정도 공론화 돼 문제가 해결되고 그런 해결 과정 자체가 그들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과 같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 이광섭 박사는 천안함 생존 장병들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표명했다. [사진 - 송정미]

□ 개인적으로는 심리전문가로서 전체도 풀어야 되고 개인도 풀어야 되는데, 우선 전체적으로 풀고 있다고 보면 되나?

■ 일단 사회적으로 풀어야하고, 그 다음에 개인적으로 그들에 대한 지지, 의료적 지원이나 나아가서는 생활이 어렵다면 경제적 지지까지도 이루어져야 한다. 경제적 어려움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관계가 있고, 그런 부분까지 국가가 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들이 말을 못하는 것도 국가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 2015년에 최초로 책을 발간하고 천안함 함장과 국방부를 고소도 하고, 여러 노력을 한 것으로 안다. 올해 초에도 다시 책을 발간했는데, 반향은 어땠나? 큰 반향을 기대하지 않았나?

■ 그 부분은 조금 다르다. 내가 심리학자지만, 사람들은 흔히 결국은 증언을 할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부정적으로 본다. 증언 안 한다. 그들은 거기에 대한 이유가 있다. 천안함 사건을 있는 그대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심리적 관점에서 보니까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책이나 글에서는 심리학적 관점에서는 언급을 안 한다. 추론적인 영역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반향이나 이런 것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큰 반향이 있으리라 예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게 쉽게 해결되지 않을 거라 예상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어도 마찬가지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 불편하다. 밝혀지지 않기를 원한다. 거기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국민들 다수도 마찬가지다.

□ 전문가로서 그런 심리적 기제들이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니 그런 측면도 조명이 필요할 것 같다. 두 번이나 책을 냈지만 쉽게 밝혀지지는 않을 걸로 봤다는 건가?

■ 그렇다. 이번 책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책을 낼 때도 사실은 지난 번 책 냈던 사장이 자비로 출판하는데, 내지 말자고 하더라. 왜냐하면 이미 끝났다고, 이미 천안함은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표현을 하더라. 출판사 사장이니까 천안함 관련 책들 판매 현황을 알 텐데, 거의 안 팔린다고.

그래도 이게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내 의무감에 의해서 마지막으로 낸 거다. 마지막으로 한번 싸워보겠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출판을 하게 됐다. 그래서 큰 반향 일으킬 거라 생각은 그렇게 안했다. 약간 이번에 자극적인 제목을 줬지만 역시나 예상한 바와 같이 뭐 큰 반향이나 이런 것은 사실 없다.

□ ‘좌초 후 반파’, 폭발이나 충돌이 없는 좌초 후 반파라고 큰 틀에서 추론하고 있는데, 정부 쪽은 폭발로 인한 버블제트, 어떤 분들은 충돌이나 잠수함 이야기도 하는데, 그런 것들이 다 배제된다고 봐도 맞나?

■ 일단 질문에서 ‘좌초 후 반파’라고 했는데. 제 주장은 좌초 후 반파가 아니다. 큰틀에서 보면 좌초후 반파는 반파의 직접적인 원인이 좌초라는 가정이 내포돼 있다. 그런데 나는 좌초가 원인이라기 보다는 좌추 후에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데 거기서 수밀문 폐쇄라는 선택을 함으로써 반파가 이루어졌다는 거다. 그래서 굳이 큰틀에서 짧게 표현한다면,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수밀문 폐쇄’ 주장, ‘수밀문 폐쇄에 의한 반파’, 좀더 길게 한다면 ‘좌초 후 수밀문 폐쇄에 의한 반파’다.

여기서 핵심은 수밀문 폐쇄가 반파의 직접적 원인이고 46 장병들의 사망 원인이라는 거다. 그리고 책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사실은 잠수함 충돌이나 정부의 어뢰폭발 이런 것은 1%의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천안함의 반파모습”

   
▲ 이광섭 박사는 ‘10가지 물리적 증거’에 입각해 사고원인을 ‘좌초 후 수밀문 폐쇄의 의한 반파’로 특정했다. [사진 - 송정미]

□ 10가지 물리적 증거에 비추어볼 때 논리정합성이 없다는 건가?

■ 논리의 기본이다. 인과관계에서 선행사건 A가 B의 원인이라면 A와 B는 인과관계가 성립돼야 한다. 결과들이 여러 가지 있으면 A와 B의 모든 인과관계가 성립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에 있어서는 인과관계가 모두 확립되는 게 사실 없지 않나.

10가지, 그것도 조작이 불가능한 10가지 물리적 증거를 가지고 인과관계를 검토해본 결과 잠수함 충돌설은 두 개 내지는 세 개 인과관계가 성립하고, 어뢰 폭발은 두 가지 정도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이것은 다르게 말하면 가능성이 0%라는 거다. 조작이 불가능한 모든 물리적 증거와 인관관계가 성립하는 원인만이 진실인 거다. 이것은 근대 논리학, 근대 합리론이 정립한 논리의 기초로 보고 있다.

□ 조작 불가능한 객관적 10가지 물리적 증거에 부합하느냐로 접근한 건데, 가장 논리적인 접근이랄 수도 있지만 거꾸로 어떤 결정적인 구체적인 물증이나 현실에서 증명된 것은 없지 않느냐는 반론도 가능할 것 같다.

■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객관적 증거로 TOD(열상감시장비)에서 반파 장면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 반파장면으로 원인을 알 수 있나? 거기에도 복잡한 추론이 필요하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이 뭐냐? 조작이 불가능한 천안함 반파 모습이다. 핵심적인 것, 본질적인 것, 핵심이 아닌 것, 부차적인 것, 이걸 기본적으로 구별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핵심적인 문제를 제쳐놓고 부차적인 문제, 핵심이 아닌 문제, 이런 사소하고 자잘한 것 가지고 이야기하고 논쟁하고, 이런 것을 볼 때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주장을 하는 거다. 여기에 대해서 실제 뭐가 없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 여기 시신이 있다. 옆에 칼이 있다면, 칼로 시신을 죽였을 거라고 추정하는 거다. 그러나 칼은 사실은 결정적인 증거가 아니다. 결정적인 것은 시신의 모습이다. 시신이 만약 동일한 칼 자욱이 없고 망치로 맞은 흔적이 있다면 칼은 아무 관계가 없는 거다. 어뢰도 마찬가지고 다른 것도 마찬가지다. 시신은 사망 원인을 알려주는 직접적인 증거다.

시신보다도 더 정확한, 조작이 불가능한 게 사실은 천안함이다. 천안함은 조작이 불가능하다. 시신이야 조작도 가능하고 결과도 조작할 수 있겠지만 천안함은 너무나 거대해서 개인이, 집단이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천안함의 반파 모습, 우리가 경시하는 생존자들의 상태, 사망자들의 상태, 이것이 가장 핵심적인 거고 가장 본질적인 거다. 가장 객관적인 거다. 여기에 근거해 내가 주장하는 거다. 그래서 결정적인 게 없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 그렇지만 사람들은 결정적 증언이나 물증을 내놔라 이런 식이다. 수밀문 폐쇄로 인해 천안함이 ‘사선 상태’에서 반파됐다는 게 핵심 주장이고, 거기에 근거해 함장과 국방부에 법적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선박사고시 침수가 되거나 하면 수밀문을 폐쇄하는 게 매뉴얼에 있나?

■ 그건 내가 정확히 모르겠다. 상식적으로 볼 때 수밀문은 존재 이유가 건물로 보면 방화벽이다. 건물에서 불이 났을 때 방화벽을 차단하고, 차단하기 전에 사람을 빼야 한다.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거다.

함선에서 수밀문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폭격이나 어뢰공격이나 여기에서 곧바로 배가 가라앉지 않고 그 사이에 사람들이 대피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이 대피 과정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수밀문 폐쇄의 기본적인 원칙이 사람들을 대피시키면서 수밀문을 폐쇄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볼 때는 천암함 같은 경우는 함미에 있는 사람을 함수로 이동시키면서 차례대로 수밀문을 폐쇄시켰어야 했다. 수밀문의 기본적인 원칙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말한다면, 심리학자 입장에서도 그럴 수 있다. 좌초했을 때 혼란이 있고 기본적으로 수밀문을 차단할 수 있다. 차단하고 그때 판단할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거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함미의 장병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CCTV로도 봤을 거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도 계속 차단한 상태로 있었다는 게 문제라는 거다. 적어도 좌초에서 반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 천안함이 반파되는 과정을 4단계로 나누어 제시했다. 이광섭 박사는 TOD 관측병들의 진술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출처 - 다음카페]
   
▲ 수밀문이 닫힌 상태에서 함미에 물이 차 '사선 상태'가 된 천안함이 압력을 견디지 못해 반파됐다는 것이 이광섭 박사의 논리적 추론이다. [자료출처 - 다음카페]

□ 그때 퇴선 명령을 내렸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물이 차오르면 퇴선명령을 내려 함미 장병들도 일단 배 밖으로 탈출했을 것이라는 거다.

■ 책에서는 말할 수 있는 부분과 없는 부분이 있는데, 이들이 왜 그러면 잘못된 판단이지만 수밀문을 차단한 상태에서 북상을 했느냐? 내가 볼 때는 일단 시간을 벌기 위해서 이런 측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함미가 좌초해서 물이 들어올 때, 최고속도로 간다면 배가 가라앉지 않고 뜬다.

문제는 갑작스런 상황이 전개된 것도 맞다. 백령도 근해에서 좌회전을 하면서 정지했는데 우측으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 좌회전을 하면서 우측으로 넘어가면서 정지하니까 그때부터 갑작스럽게 상황이 커져 버린 거다. 빨리 가던 추진력이 사라지면서 함미가 가라앉게 되는 거다.

이 상황에서는 수밀문을 열어야 할지, 그대로 있어야 할지 판단이 어려운 면이 있다. 사실 함미가 가라앉은 위기상황에서 수밀문을 열고 함미의 장병들을 탈출시키기는 어렵다. 함수의 장병들도 함께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상황이 오기 전, 바로 천안함의 좌초 직후에 함장은 함미의 장병들을 대피시키면서 수밀문을 차례대로 폐쇄시켜야 했다. 그리고 또 백령도 방향으로가 아니라 사실은 대청도 방향으로 바로 해안으로 대피했어야 한다. 결과론적이지만 함장과 국방부의 판단착오가 있다고 생각한다.

“TOD나 CCTV 원본을 내라고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광섭 박사는 더이상의 저술 활동은 필요하지 않다며 TOD나 CCTV 원본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 송정미]

□ 1월 책 출간 이후 새롭게 추론이 진전되거나 새로 발견된 사실, 또는 책에 다 담지 못한 것이 있다면?

■ 그 이후 새로 발견된 사실은 없다. 이번 책은 새로운 내용이라기 보다는 추가된 내용이 있지만 기본적인 주장, 골격은 2015년에 출간한 책에 기본적으로 내용들이 다 있다. 2015년 책은 두 권이고 사람들이 보기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좀 물리적 증거 중심으로 간략하게 범죄를 밝혀보자 해서 이번에 책을 쓴 거다.

□ 유일하게 천안함 관련해 진행 중인 신상철 씨 재판에 많은 증인들이 법정증언을 했다.

■ 그 수많은 사람들이 사실은 왜 증언을 하지 않는가. 그런 부분들은 상당히 심리학적인 부분과 관련돼 있다. 생존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목격자들도 있는데 그 사람들도 증언하지 않는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심리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추론의 영역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 이후에 이 사안이 어떻게 풀려나가야 한다고 보나?

■ 쉽지 않은 문제다. 내가 함장과 국방부를 2015년에 살인혐의로 고발했다. 그런데 기각하고 거기에 대해서 함구했다. 사실은 검찰이나 수사기관이든 정부기관이든 기본적으로 진실을 밝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된다.

사실은 지금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 지금 정부에서 전 정권 국방부의 입장을 수용한다니까 이번 정부도 사실은 책임이 있게 되는 거다. 이상적으로 보면 정부에서 진상규명이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렵다.

그래도 가능성 있다 생각하는 것은 천안함 재판부다. 그런 의미에서도 신상철 씨 재판이 중요하다. 거기서 가장 먼저 TOD와 CCTV 조작을 지양하고 원본 공개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TOD나 CCTV 시간이 다 조작돼 있다.

TOD는 상단과 하단을 잘라서 검게 처리하고 그 위에 다시 뭘 쏘아서 시간이나 방위각을 표시해서 그걸 다시 합친 거다. 왜 이리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TOD 동영상을 만들어서 국민들에게 공개했겠나. CCTV도 마찬가지다. CCTV원래 화면에 시간이 포함됐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잘라서 따로 제시하지 않나. 그게 뭐냐? 왜 시간을 따로 분할을 해서 다시 붙여서 이런 식으로 조작을 하나?

그걸 천안함 재판부에서 걸고 넘어져야 한다. 사실 국방부가 조작된 증거를 천안함 재판부에 제출하는 것은 범죄행위다. 당연히 범죄행위다. 신상철 씨 측에서 TOD나 CCTV 원본을 내라고 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고소도 해보고 청와대 국민청원도 해봤는데, 이후에 저술이든 활동 계획이 있나?

■ 저술활동의 계획은 없다. 사실 저술이 더 이상 필요 없다 생각하는 것이, 2015년 책과 이번 책으로 국방부가 자행한 범죄는 완전히 규명됐다고 생각한다. 이걸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또 다른 문제다.

그리고 강연이라든가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하고, 토론회도 참여하고 이렇게 하고 싶다. 그런데 이제 분위기가 그렇게 요구하는 곳이 있을지 모르겠다.

□ 하고 싶은,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마지막으로 천안함 사고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이제 그날의 고통스러운 기억에서 벗어나라고. 당신들이 경험한 참혹한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우리 국민들이 지금까지 그랬듯이 당신들을 따뜻하게 가슴으로 품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수정, 26일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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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의 파격적인 정치스타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9/03/26 10:38
  • 수정일
    2019/03/26 10: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4.27시대연구원의 ‘북 바로알기 100문100답’ 맛보기(1)

4.27시대연구원이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성급 다가온 북한(조선)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돕고자 올 상반기 중에 (가칭)<북 바로알기 100문100답> 단행본 출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맛보기로 몇 꼭지를 민플러스에 공개하오니 많은 관심과 지적 부탁드립니다. 첫 순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스타일에 관한 것입니다. [편집자]

[문] 김정은 위원장의 정치 스타일, 국정운영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무엇인가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파격(破格)’이 아닐까 싶은데요. 새것에 민감한 젊은 지도자이기에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기존 관행이나 형식에 얽매지 않는 행보가 두드려진다고 하겠습니다.

가까운 예로는 이달 중순 치러진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687명의 명단을 발표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북의 최고지도자가 1948년 정권 수립 이래 처음으로 최고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에서 빠지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북의 공식 설명이 없어 추측만 가능한데 아마도 형식주의를 싫어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이 반영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각 지역 선거구에서 뽑는 만큼 실제 지역을 대표할 인물을 뽑는 게 맞다고 판단한 건 아닐까요? 물론 다음달 14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전 인민의 대의원’으로 선출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지켜볼 일입니다. 

그 직전 있는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김 위원장의 서한 역시 놀랄만합니다. 최고지도자(수령)의 위대성을 교양하는데서 나타난 ‘신비화’ 경향을 꼬집었습니다. 이 역시 전례 없는 일이지요.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위대성 교양에서 중요한 것은 수령은 인민과 동떨어져있는 존재가 아니라 인민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며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헌신하는 인민의 령도자라는데 대하여 깊이 인식시키는 것”이라며 “만일 위대성을 부각시킨다고 하면서 수령의 혁명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위대성 교양 역시 인민의 눈높이에 맞게 ‘진실’에 근거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즉 “수령의 사상리론도 인민들을 존엄높이 잘살게 하기 위한 인민적인 혁명학설이고 수령의 령도도 인민대중에게 의거하여 그 힘을 발동시키는 인민적 령도이며 수령의 풍모도 인민을 끝없이 사랑하고 인민에게 멸사복무하는 인민적 풍모라는 것을 원리적으로, 생활적으로 알게 하여야 한다”는 겁니다. 

앞서 신년사 발표에서의 잇단 파격도 눈길을 끌었지요. 
올해 1월1일 신년사를 집무실 소파에 앉아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하듯 발표한 것도 이채로웠지만 사실 더 놀라웠던 건 두 해 전인 2017년 신년사였습니다. 
그는 조선중앙TV로 전국에 중계된 신년사 말미에 “또 한해를 시작하는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나를 굳게 믿어주고 한마음 한뜻으로 열렬히 지지해주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을 어떻게 하면 신성히 더 높이 떠받들 수 있겠는가 하는 근심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운을 떼곤 “언제나 늘 마음뿐이였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해를 보냈는데 올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반성과 다짐을 밝힌 건데요, 이 역시 전례 없던 일입니다. 

김 위원장의 파격은 내치(內治)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그의 거침없는 언행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 기억하겠지만,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만난 지난해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첫 악수를 나누면서 김 위원장이 건네 화제가 됐던 말입니다. 문 대통령이 분계선을 넘어 방남하는 그에게 “나는 언제쯤 (북에)넘어갈 수 있을까요?”라고 묻자 즉석에서 분계선 북쪽으로 함께 건너갔다 오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이어 판문점 남쪽 평화의집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선 점심식사를 위해 평양에서 냉면을 준비해 온 사실을 알리다가 “(평양이)멀다고 말하면 안 되겠구나”하고 말해 첫 상봉에 긴장된 회담 분위기를 일순간 누그러뜨리기고 했지요. 

이뿐이 아닙니다. 이후 9월18~20일 평양 정상회담은 파격의 절정이었습니다. 
남쪽 정상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한 것도 처음이고, ‘9월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한 이튿날 저녁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함께 관람하고 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 앞에서 직접 공개 연설한 것도 처음입니다. 더욱이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네요. 
김 위원장은 또 리설주 여사와 함께 이날 점심(옥류관)과 저녁(대동강수산물식당) 모두를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하기도 했습니다. 당초 예정에 없던 일정이라고 합니다. 그 다음날 백두산 산행도 마찬가지지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파격은 이어졌습니다. 
지난해 6.12싱가포르 정상회담 전날 밤 예정에 없던 싱가포르 쥬빌리 다리 산책은 물론, 지난 2월27일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중국대륙을 종단하는 4500km 기차여행도 그렇습니다. 또 두 차례나 현장 미국 기자의 질문에 대답한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 확대정상회담 직전 기자가 “비핵화할 것이냐”고 물은데 김 위원장이 “그럴 의지가 없었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능란하게 답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대답”이라고 감탄하기도 했지요. 북의 최고지도자가 미국 기자의 즉석 질문에 답변한 건 처음입니다. 
잇단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외교행보는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지난해 4.27 판문점회담 이후 4차례 중국 방문과 싱가포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및 베트남 방문 등 숨 가쁘게 일정을 이어왔지요. 

이런 김 위원장의 파격 행보들은 어쩌면 그가 집권한 때부터 예견됐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 선출돼 공식 집권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2012년 5월초 평양 만경대유희장 현지지도에서 그가 격노했다는 사실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직접 보도블록 사이 잡풀을 뽑으며 “일꾼들의 눈에는 이런 것이 보이지 않는가.…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려는 양심이 있다면 이렇게 일할 수 있는가”라고 엄하게 질책했다는 내용인데요, 선대 최고지도자들의 현지지도 보도에선 없던 양상입니다. 일부러 공개한 거겠는데요, 김 위원장이 “이 기회에 (일꾼들의)인민들에 대한 복무정신을 똑바로 간직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하겠다”고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형식주의와 무사안일에 경고장을 날린 셈이지요. 

그리고 두 달 뒤인 7월초 북의 조선중앙TV와 로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모란봉악단 시범공연을 관람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그와 한 여성이 나란히 선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했습니다. 부인 리설주 여사였습니다. 리 여사의 신원은 10여일 뒤 조선중앙TV 등이 김 위원장의 릉라인민유원지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며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김정은 원수가 부인 리설주 동지와 함께 준공식에 나오시였다”고 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이 또한 선대 지도자들 시대엔 전례 없던 것이었습니다.

4.27시대연구원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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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강공책, 과연 성공할까?

[아침햇살18]미국의 대북강공책, 과연 성공할까?
 
미국에게는 자기 정책을 실행할 방도가 없다
 
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19/03/26 [09:38]  최종편집: ⓒ 자주시보
 
 

1. 미국이 대북강공책을 벌이고 있다.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북한에 강한 압박을 넣고 있다. 미국의 소리(VOA) 3월 20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정의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의 개념은 “영변 핵시설 등 모든 핵연료 주기와 주요 부품과 핵분열 물질,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폐기하며,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영구히 동결하는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핵연료 주기(Nuclear Fuel Cycle)란 우라늄 광석을 핵연료로 만들고, 핵연료를 원자로에서 사용하고, 폐연료를 재처리하거나 저장소에 저장하는 전 과정을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핵무기 원료를 추출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이 FFVD란 현존하는 핵무기에 더해 미래의 핵무기 생산 가능성도 없애며, 미사일은 물론 북한이 인정한 적도 없는 생화학무기 프로그램 영구 동결까지를 말한다. 

 

또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 주민들을 위한 더 밝은 미래는 검증된 비핵화 뒤에 와야 한다”면서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제재 강화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선 비핵화 후 제재해제 입장을 강조하는 폼페이오 국무장관     © 자주시보

 

동시행동도, 단계적 해법도 버리고 일방적으로 북한의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미국의 태도는 협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본질에서 대북적대정책에 기초한 강공책이며 리비아처럼 무장해제시켜 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빅딜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은 협상을 계속 하려 한다는 분위기를 만들어 북한을 헷갈리게 만들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위장술일 뿐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북강공책은 과연 성공할까? 상대를 적대시하고 와해시키겠다면 실행 방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이 다른 적대국가들, 구 소련, 중국, 북한, 시리아, 이라크, 리비아, 베네수엘라 등을 상대로 써먹은 수법들을 보면 크게 네 가지 방도가 있었다. 

 

첫째는 정치사상적으로 상대를 분열시키고 내부 혼란을 조성하는 것이다. 둘째는 군사력으로 상대를 위축시키고 직접 공격해 초토화하는 것이다. 셋째는 경제적 압박으로 내부 혼란을 유도하고 파국으로 이끄는 것이다. 넷째는 외교적으로 철저히 고립시켜 외부의 도움을 차단하는 것이다. 이상이 미국이 지금껏 사용해온 전통적 수법이며 북한에게도 이런 방법을 사용할 텐데, 과연 유용한지 살펴보겠다. 

 

2. 정치사상적 공작

 

정치사상적 공작의 핵심은 지도부와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지도부가 국민의 지지를 잃으면 국정 운영이 어려워지고 경제, 국방 등 사회 전 영역이 취약해지며 심각한 사회혼란에 이어 정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 또한 국민 속에서 국가와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떨어져 군사, 경제적 압박에 쉽게 무너지고 만다. 미국은 북한 지도부와 체제를 비난하는 대북방송을 지속적으로 해왔으며, 공작원과 탈북자를 동원해 직접 침투하거나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식으로 사회혼란을 유도해왔다. 

 

하지만 현재 북한의 모습은 미국의 정치사상적 공작이 무용지물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도부와 국민 사이의 일심단결은 파괴되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지금 해외 언론 어디서도 북한 내부가 분열하고 갈등한다는 소식은 들어볼 수 없으며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북한 국민의 지지가 탄탄하다는 얘기만 나오고 있다.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관람해 화제를 모았던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보자. 학생부터 전문 배우까지 무려 10만여 명이 출연해 1시간 20분 동안 진행하는 이 공연은 몇 달 동안 준비와 연습을 거친 대작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관람한 공연은 원래 내용과 크게 달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측 고위 관계자가 “9·9절에 봤던 것과 비교해보면 내용이 70% 바뀌었다, 9·9절 뒤로도 5차례 정도 대집단체조를 했는데 나머지 닷새 동안 어떻게 이렇게 바뀌었는지 내가 봐도 신기하다”고 말한 이야기를 전했다. 공연 총연출을 맡았던 김목룡 북한 피바다가극단 총장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남측 성원들을 배려해 직접 수정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도자의 결정에 따라 몇 달 동안 연습해야 하는 공연을 5일 만에 해낼 수 있으려면 지도자와 국민 사이에 철저한 신뢰와 지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공연 장면     © 자주시보

 

지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자국 대통령이 중요한 회담을 위해 해외에 나간 사이에 청문회를 열어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러나 북한은 자기 지도자가 먼 길을 떠났다며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머나먼 외국방문의 길에 오른 최고지도자에 대한 그리움과 충정을 안고 위훈을 떨쳐나가자”고 호소했고 “온 나라는 불도가니마냥 끓고 있다. 각지의 일꾼들이 현장에 좌지를 정하고 화선식 지휘를 하고 있으며 공장, 기업소들과 중요대상 건설장들, 사회주의 협동벌과 과학연구기지, 교육기관을 비롯하여 그 어디에서나 영도자에 대한 그리움이 무서운 힘으로 폭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미국의 정치사상적 공작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앞으로도 기대할 게 없을 것이다. 

 

3. 군사적 수단

 

미국이 즐겨 사용하는 군사적 수단은 크게 3가지 형태가 있다. 

 

첫째는 강한 군사적 압박을 지속적으로 가해 상대가 극도의 긴장과 경계심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람도 극도의 스트레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자율신경에 혼란이 조성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건강을 크게 해친다. 마찬가지로 국가도 극도의 긴장과 경계심이 지속되면 국가 체계가 정상가동을 못하고 사회 전반에 피로감이 쌓여 마비 현상이 온다. 실제로 미군은 정찰기가 북한을 지속적으로 정찰하거나, 한미연합훈련을 예고 없이 장기간 지속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작전계획 5030을 작성하였다. 연중 거의 쉬지 않고 진행하는 한미연합훈련도 이런 성격을 포함하고 있다. 

 

둘째는 중소규모의 전투를 통해 상대방을 약화시키고 군사적, 심리적 타격을 주되 전면전으로 나가지는 않는 것이다. 외과수술식 타격, 저강도 전쟁 등이 포함된다. 실제로 미군은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 오시라크(Osirak) 핵시설을 집중 폭격한 사례를 본 따 북한 내 전략 거점만 선별해 정밀 타격하겠다는 작전계획 5026을 작성하였다. 

 

셋째는 전면전인데 이라크처럼 직접 전쟁에 참여하는 방법도 있고 리비아처럼 내전으로 위장해 간접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실제로 미군은 전면전을 통해 북한 전역을 점령하겠다는 작전계획 5027을 작성하였다. 현재 위의 작전계획들은 작전계획 5015로 통합되었다. 

 

그렇다면 미국의 이런 군사적 수단이 과연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먼저 두 번째 수단인 중소규모 전투의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푸에블로호 사건, EC-121 격추사건, 판문점 도끼사건 등 각종 군사적 충돌에서 미국은 매번 패배하였다. 1994년에는 영변 핵시설만 외과수술식으로 폭격하려 했으나 핵시설 정보도 부족하고 북한의 보복으로 인한 전면전 우려 때문에 포기하였다. 

 

다음으로 세 번째 수단인 전면전의 과거 사례인 한국전쟁을 살펴보자. 정전협정에 서명한 클라크 유엔군 사령관은 1954년 출간한 회고록에서 “나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승리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정전협정에 서명한 최초의 미군 사령관이 되었다는 부끄러운 이력을 갖게 되었다. 나는 패배감을 느꼈다. 솔직히 말해서 협정 조인을 끝낸 후 형언할 수 없는 좌절감에 빠졌다”고 하였다. 정전협정 당시 미군 사령관이 한국전쟁을 패배했다고 인식한 것이다. 이후로도 푸에블로호 사건 등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미국은 말로만 전면전을 다짐했을 뿐 정작 전면전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검토 결과 승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소규모 전투나 전면전으로는 미국이 북한을 이길 수 없었다. 그런데 위의 사례들은 모두 북한이 핵개발을 하기 이전 사례다. 당시 북미 사이의 군사적 대결은 전통적으로 북한이 미국에 공세를 취했지만 압도적이진 않은 모습이었다. 지금은 국가 핵무력을 완성했기에 상황도 바뀌었다. 이제는 북한의 공세가 미국을 압도한다. 

 

그렇다면 첫 번째 수단인 군사적 압박은 어떨까? 원래 군사적 압박은 북미 사이에 막상막하의 상황이었다. 미국이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하면 북한도 국가 전체가 긴장하며 맞대응하였고, 이에 미국도 긴장하면서 훈련을 취소 혹은 단축하거나 조용히 진행(이른바 로우키)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2017년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후 막상막하의 상황이 북한의 압도적 상황으로 바뀌었다.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 직후인 2017년 12월 2일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가장 크고 시급한 위협은 북한의 장거리 핵미사일 개발”이라고 말했다. 그 전인 2월 27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첫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미사일 발사, 핵실험이나 연구는 없다”면서 “더 이상 북한의 핵 위협은 없다”, “모든 사람들이 내가 취임했던 날보다 훨씬 더 안전해졌다는 것을 이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랑하였다. 

 

미국 지도부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도 북한의 핵미사일에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하와이를 떠들썩하게 했던 북한 미사일 발사 오보 사태나, 올해 1월 네스트 보안 카메라의 북한 핵미사일 경고 오보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미국은 결코 나와 우리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걸어오지 못합니다”라고 선포하였고 지난 3월 6일 제2차 전국당초급선전일꾼대회 참가자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우리 국가에 대한 제국주의자들의 날강도적인 전쟁위협이 무용지물로 된 것”이라고 하였다. 북한 국민들이 즐겨 부르는 ‘내 나라의 푸른 하늘’은 이런 ‘승리자’의 여유를 보여준다. 

 

이처럼 북미 사이의 군사적 대결에서 북한의 우세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압박을 가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게 없다. 실제로 미국은 그간 한반도 전쟁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 독수리(Foal Eagle),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3대 훈련을 모두 중단했다고 선언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사실은 키리졸브 연습의 명칭을 ‘동맹’으로 바꾸고 독수리 훈련을 연중 대대급 규모의 훈련으로 대체했을 뿐이다. 중단했다고 선언하고 몰래 하는 꼴이다. 

 

실제로 군인들이 훈련을 하면서도 중단했다고 선언하는 상황 자체가 미국에게 수모를 안겨준다. 뭐가 무서워서 훈련을 훈련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름을 바꾸냐는 조롱을 피할 수 없다. 군인과 국민도 열등감, 패배감에 빠져 사기가 떨어진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핵위협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단을 선언해야만 했다. 

 

북한의 이른바 동창리 미사일 기지 움직임을 이야기하면서도 군사적 대응을 언급하지 못하는 사정도 마찬가지다. 원래대로라면 ‘만약 미사일을 쏘면 요격하겠다’, ‘정밀 타격을 통해 미사일 발사를 사전에 차단하겠다’, ‘전략자산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반응이 나와야 한다. 과거 북한이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거나 심지어 인공위성을 발사해도 이런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대북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경고만 할 뿐 아무런 군사적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혹시 이미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위협비행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결코 공개할 수 없는 처지다. 

 

4. 경제적 압박

 

보통 미국의 경제제재가 들어가면 웬만한 나라들은 심각한 혼란과 경제 붕괴를 경험하며 굴복하거나 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제재에 북한은 굴복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70년 넘게 지속되어 왔으며 최근 몇 년 사이에 사상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지만 북한 경제는 오히려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시기도 이겨낸 북한을 경제적 압박으로 굴복시키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사실 북한은 처음부터 자립경제노선을 걸어 외부 충격에 면역력을 키워 왔다. 1962년 소련이 자국 중심의 사회주의 경제 통합 시도였던 코메콘(COMECON: 경제상호원조회의) 가입을 요구했을 때도 자립적 민족경제노선을 고수하며 가입을 거절했다. 이로 인해 소련의 경제적 압박을 받기도 했지만 굴복하지 않았다. 

 

이런 북한의 모습을 미국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아마도 한국이 그동안 약간의 경제적 압박에도 미국에게 쉽게 굴복해왔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예를 들어 60년대 황태성 사건을 보자. 박정희 대통령이 친형보다 더 따랐다던 황태성은 1961년 박정희가 쿠데타로 집권하자 남북협상을 위해 한국에 밀사로 들어왔다. 그러나 미국에게 민족주의자 혹은 공산주의자 의심을 받고 있던 박정희 대통령은 황태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버렸다. 그러자 미 중앙정보국(CIA)이 직접 조사를 한다며 넘겨달라고 요구했다. 당시는 한미양해각서에 따라 CIA가 지휘하는 미군 502군사정보단이 대공 용의자를 조사하는 우선권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박정희 대통령은 주저했다. 자신을 만나러 온 사람을 미국이 조사하고서 남북 사이에 비밀 접촉을 한다고 판단하면 안 그래도 의심받는 처지에서 낭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황태성 인계를 거부하자 미국은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1961년 10월 경 2주 동안 미군에게 황태성을 인계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원조 밀가루를 받을 수 있었다. 

 

미국이 원조 중단을 무기로 한국 정부를 위협한 게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미국의 신용평가기관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말만 해도 한국 정부는 겁을 먹고 무릎을 꿇는다. 

 

5. 외교적 수단

 

미국이 국제무대에서 북한에 대한 고립과 압박을 지금껏 가한 것보다 더 가할 수 있을까? 찾아봐도 특별한 수단이 없다. 반면 북한의 입장에서는 대외환경이 점점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 

 

지난 3월 20일, 미국이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하는 속에서도 중국의 해상 운송 업체인 보하이페리는 북한 남포시와 옌타이-남포, 다롄-남포 노선 독점 운영권을 골자로 하는 전략적 협력 의향서를 체결했다. 남포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해상 환적 유류 수입의 근거지로 꼽은 곳이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재무부가 중국의 ‘다롄 선 문 스타 국제물류무역’이 남포를 통해 대북제재를 위반했다며 제재를 가한 적도 있다. 한 마디로 중국이 미국의 대북제재를 무시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오는 5월부터 옌지-평양 항공 노선도 재개하기로 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나온다.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 3월 19일 모스크바에 도착, 수차례 크렘린궁을 방문해 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조율하고 23일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났다. 언론은 조만간 모스크바 혹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1일 베트남을 공식친선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베트남 사이의 친선협조를 강화하며 특히 경제, 과학기술, 국방, 체육문화예술, 출판보도부문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를 새로운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로 하였다. 

 

물론 남북관계는 앞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미국의 승인을 받아 움직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이 남북관계 악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대북강공책을 써도 북한이 ‘새로운 길’이나 핵대결로 가지 못할 것으로 기대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북한이 일시적으로 철수한 것을 보면 미국의 기대는 재론의 가치도 없는 것 같다. 

 

북한은 통일의 첫 번째 원칙으로 민족자주를 꼽는다.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민족자주와 민족자결을 기본 원칙으로 합의했다. 이것이 갖는 의의를 잘 알아야 한다. 북한의 정책은 북한이 이야기한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 북한은 남북관계도 민족자주를 전제로 한다. 북한은 미국의 연장선 위에서 미국의 정보원 역할이나 하는 한국 대통령과는 대단결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말하는 민족대단결의 전제는 어디까지나 민족자주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승인이나 기다리는 한국 정부와 대화할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 같다. 

 

한편 미국은 외교적 수단에서 여전히 중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초반부터 북한 문제를 자신의 최대 국정현안이라 규정하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2017년 2월 27일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직면한 최대 위협은 북한”이라며 중국의 협조를 촉구했다. 수전 손턴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대행도 2017년 4월 17일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을 발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시 열린 중-미 정상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 등 중-미 현안을 제쳐두고 북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미국은 심지어 중국과의 무역분쟁조차 북미 대결의 수단으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8월 29일 트윗을 통해 “우리와 중국 간의 대규모 무역분쟁 때문에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다고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하면서 “동시에 중국이 북한에 자금, 연료, 비료 및 다른 상품을 포함한 상당한 원조를 제공하는 것으로도 알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날 기자 인터뷰에서도 “북한 문제의 일부는 중국과 무역분쟁 때문에 야기된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국은 북한으로 가는 경로이며, 93%의 상품과 물자가 중국을 통해서 북한으로 간다”, “(무역전쟁 때문에) 중국이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고, 북한과 우리의 관계 측면에선 훨씬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하였다. 쉽게 말해 북한은 중국의 지원이 없으면 버틸 수 없으니 무역분쟁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면 중국이 북한을 굴복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 중-미 정상회담.     © 자주시보

 

볼턴 보좌관은 지난 3월 21일 인터뷰에서 “중국은 북한을 거세게 압박하는 문제에서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중국은 분명히 북한의 지배적인 무역 파트너이고 북한 대외무역의 90% 이상이 중국과 이뤄진다”며 “우리는 중국과 지금 무역협상 중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단단히 결심한 상태”라고 하였다. 이를 해석하면 중국이 북한을 제대로 압박하면 무역분쟁에서 중국에게 양보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여전히 중-미 무역전쟁을 대북압박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미국의 바람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 일단 중국이 압박한다고 북한이 굴복하지도 않을 것이며 나아가 중국이 미국의 뜻대로 움직일 가능성도 낮다.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려면 무역분쟁에서 중국이 치명적 타격을 입어야한다. 그러나 여러 언론 보도를 보면 무역분쟁에서 타격은 중국보다 미국이 더 크게 입는 듯하다. 미국의 블룸버그는 2017년 1월 24일 무역전쟁을 시작하면 중국보단 오히려 미국 기업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무역분쟁 발발 후 미국 기업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중국산 저가 부품을 사용하는 애플, 휴렛패커드 등 미국 정보통신기업과 미 소매업협회는 미 무역대표부에 관세부과 반대 서한을 보냈고 미 정보기술산업위원회도 미 재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관세부과를 반대했다. 2017년 7월 6일 미국의 1차 보복관세 이후 미국의 대중국 월별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은 계속 증가했지만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줄어든 것이다. 2018년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는 2006년 이후 사상 최대치인 4192억 달러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탈리아가 3월 23일 중국의 전략 사업인 일대일로에 동참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은 자신의 동맹인 유럽 나라들에 일대일로 불참을 요구해왔다. 미국은 중국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며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지만 이 역시 흔들리고 있다. 모나코는 이미 화웨이와 5세대 이동통신 장비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독일 역시 5세대 이동통신 구축에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독일이 입장을 철회하지 않으면 안보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겠다며 협박했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단호히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북한을 압박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지금 중국은 북-중-러 협력체제를 강화할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경제적으로 훨씬 이익이기 때문이다. 

 

6. 미국이 강공책에 매달리는 이유

 

지금까지 미국이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살펴봤지만 대북강공책이 성공할 방도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미국은 왜 대북강공책에 매달리는 것일까? 둘 중 하나일 것이다. 

 

첫째, 미국의 패권적 본질이 바뀌지 않아, 즉 욕심을 못 버려서 대북적대정책에 매달리는 것일 수 있다. 사람이 욕심에 눈이 멀면 사리분별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국가도 과욕을 부리면 주관주의에 빠져 자기 생각대로 상대가 움직이며 자신이 이긴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진다. 그래서 패권주의와 주관주의는 함께 다닌다. 미국은 패권에 집착하면서 구태에서 헤어나지 못해 고장 난 레코드처럼 똑같은 이야기만 무한반복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둘째, 북한의 압박에 초보적인 정책적 지성을 완전히 잃은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지금 미국의 모습은 이성적으로 정책을 세우고 수단과 방도를 찾아야 하는데 이런 것 없이 막무가내로 대북정책을 가져가고 있다. 국가 정책 작성의 초보적인 절차와 기능마저 마비된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으로 대북제재 취소를 언급했다가 미국 행정부가 일대 혼란에 빠진 사건을 보면 사정이 매우 나빠 보인다. 전 세계가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 정부의 행태를 두고 럭비공 같다, 미치광이 같다는 평을 하는데 실제로 미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사람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대상을 만나면 공포에 질려 이성이 마비되고 만다. 소련도 무너뜨린 미국이 북한을 어쩌지 못하고 쩔쩔매는 상황이니 충분히 정책적 공황상태에 빠질 수 있다. 공황상태의 국가가 어떤 정책을 편다고 해서 그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글은 주권연구소와 자주시보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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