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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과전망] 8월위기와 향후 한반도 정세전망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11/07 16:25
  • 수정일
    2015/11/07 16:2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김정은위원장 8월 위기시 전쟁까지도 염두
 
[분석과전망] 8월위기와 향후 한반도 정세전망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1/07 [12:2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5년 8.25남북고위급접촉 공동보도문 발표 직후 28일 북은 관련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했다고 보도하였다.     © 자주시보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위원장

 

한반도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관련 정부 부처 관리들에게 있어 정세를 조급하게 보거나 안일하게 보는 편향들이 없지 않다. 한반도 정세는 결국 북과의 의지의 대결, 힘의 대결을 본질로 하고 있다. 따라서 그 힘과 의지를 객관적으로 살펴 합리적인 대응책을 찾는 것이 정세분석가들의 본분이라고 본다.


최근 북의 의지 부분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되었다. 북의 당창건70돌최근 북의 의지 부분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되었다 기념행사 당시 해외동포들을 대상으로 조국통일연구원 림용철 부원장이 진행했던 남북관계에 관한 정세해설 강연 영상을 민족TV에서 최근 인터넷에 소개하였다.


강연에서는 8월 의문의 휴전선 지뢰폭발사건은 북이 결코 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문제삼아 대북비방방송을 재개하는 등 남측에서 심각하게 도발을 해왔기에 북이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북측이 생각하는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 2015년 8월 20일 김정은 제1위원장은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를 열고 휴전선지뢰폭발사건으로 촉발된 전쟁위기에 대한 단호한 대응책을 논의하였다.     © 자주시보


8월 위기 정국에 대한 북의 의지

 

강연에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전면전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암시도 내놓았다. 북에 준전시상태가 선포되자 우리의 예비군격에 해당하는 노농적위대, 청년근위대 등에 규정된 무기와 탄약까지도 전국적으로 일제히 지급되었었다고 한다.
당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맞이하고 보니 전에는 보이지 않던 나라의 작은 것도 한없이 소중하게만 느껴진다.”며 어떻게든지 전쟁을 막아내자며 결단을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외교관들을 총동원하여 국제사회 여론도 불러일으키고 미국과 국방부에서 함부로 오판할 수 없게 단호한 군사적 조치들을 취했다는 것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전쟁을 막는데서만 멈추지 않고 조성된 극단적인 정세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남북관계 개선의 전환적 국면까지 열어낼 결심으로 미국이 유엔정전위원회 차원의 대화를 제기했을 때 “미국은 끼어들지 말라, 이것 남과 북의 문제다.”라며 미국의 제안을 그대로 무시해버리고 48시간 최후통첩시간을 통해 남과 북의 대화의 물꼬를 터 결국 8.25남북공동보도문을 내올 수 있었다고 한다.


림용철 부원장은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배경을 미국이 을지훈련을 위해 한국에 와 있는 조건이라 북이 절대로 전쟁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국방부의 오판이 대북심리전 방송까지 재개하는 무모한 단계까지 가게 했고 북이 준전시상태 초강경 대응으로 나오자 결국 진짜 전쟁이 터질 것을 우려한 미국이 남측정부를 압박하여 8.25합의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인데 미국은 남측이 남북관계 개선에까지 합의를 한 것에 대해서는 예상치 못한 것이어서 불쾌하게 여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8.25합의가 나오자마자 게릴라식 작전으로 북의 지휘부를 타격하는 참수작전이요 뭐요 하며 심히 북을 자극하고 있으며 군사훈련도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오로지 북측의 시각이기는 하다. 그래서 그의 입장과 향후 움직임을 전망하는데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특히 ‘눈에 띄지 않던 나라의 나무 한그루 풀 한 포기도 소중하게 느껴졌다’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발언은 전쟁까지 염두에 두지 않았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감정이기에 더욱 그렇다. 심리전 확성기 방송을 48시간 안에 중단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아찔하다. 남북대화에 응하고 8.25합의를 이끌어낸 남측 정부의 판단에 대해서만큼은 여전히 높이 평가하고 싶다.


림용철 부원장은 강연 말미에 가서 남북관계의 전망을 그리 밝게 보지 않고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체질적 북에 대한 적대의식, 고질적인 외세의존 정책, 원래 의심성이 많은 박근혜 대통령이 북을 믿지 못하고 있는 점 등 때문에 8.25 이후 대북 적대정책이 계속 되고 있는 것으로 진단하였다.


또 북이 대화판을 깨지 못할 것이라는 박근혜 정부의 오판도 문제라고 지적하였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8.25를 통해 북의 기본목적이 대화에 있었구나하고 잘 못 생각하고 있다. 연초부터 우리 김정은 원수님은 남북정상회담도 못할 것 없다며 남북대화를 촉구하였으며 압박도 가했다가 어르고 달래는 등 실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런데도 남이 응하지 않자, 북이 정세를 극단적으로 몰아갔다가 타협하는 방법으로 남북대화의 길을 열려고 한 것이 아닌가라고 8.25를 분석하고 있는 것 같다.
또 남을 국제적인 대북압박에서 떼어내서 그 압박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미국과의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 북이 남측과 대화에 매달릴 수밖에 없나 보구나라고 어리석게 생각하고 있다.
거기다가 북이 올해는 당창건 70돌로 경축스런 분위기에서 보내고 싶어하기 때문에 북이 당분간은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북에 대한 자극과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진단하면서 림용철 부원장은 남북관계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 북의 조국통일연구원 림용철 부원장의 해외동포대상 강연 모습     © 자주시보

 


북의 전망

 

“우리는 지금까지 어떻게든지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해 계속되는 남측의 도발에도 참을 대로 참아왔다. 앞으로도 우리는 좀 더 참아보자는 것이다. 
앞으로도 북남관계를 우리민족끼리정신으로 자주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주동적으로 더 노력해가겠는데 문제는 남쪽이다. 남쪽이 동족보다 외세의존에 계속 선다면 북남관계는 파국상태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 북에 대한 인권문제, 핵문제를 거론하면서 대북압박을 가한다면 결국 남북관계는 다시 파산상태로 되돌아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 강연을 할 때는 한미정상회담 전이었다. 그의 우려대로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 북의 인권문제 핵문제를 거론하여 이후 북의 강력한 발발을 샀다.
그럼에도 남북노동자 축구대회와 이산가족상봉행사는 약속한 대로 추진되었다. 아직은 북도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 같다. 하지만 계속 남측이 북을 자극한다면 북에서도 강경대응으로 나설 우려가 없지 않다.


림용철 부원장이 강연에서 언급했던 강경대응은 핵시험이었다. 특히 이는 이미 계획된 인공위성 발사에 대해 남측과 미국에게 시비를 걸고 또 제재와 압박을 가해온다면 핵시험으로 응대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여 사실상 한반도는 다시 긴장의 골짜기로 굴러가고 있음을 암시하였다.


내년엔 총선이 있고 그 다음해엔 대선이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남북관계가 악화되어야 종북몰이 등으로 통해 선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천안함 사건 때처럼 가끔 그 역풍이 불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때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한반도 남북위기는 보수세력 집권에 도움이 되었다.
하기에 총선과 대선을 계기로 한반도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북은 누가 집권을 하건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이다. 자신들의 계획이 있고 짜놓은 조국통일 시간표가 있는 것 같다. 그 계획대로 밀고 가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물론 휴전선 지뢰폭발사건과 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한다면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점을 8.25국면 림용철 부원장 강연내용을 통해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돌발상황만 없다면 북은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북의 지방 곳곳까지 강성대국 이상사회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 지난 9월 중미정상회담 장면, 시진핑 주석은 태평양은 넒어서 중국이 미국과 함께 이용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등 강경한 중국의 의지를 가감없이 피력하였다.     © 자주시보


한반도 문제의 바른 해법

 

김명철 소장이나 여러 정세분석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그것을 이루는 데까지 빠르면 3년 늦으면 5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 후 본격적이고 주동적으로 미국을 압박하는 대미대결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북은 이미 세계적인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는 무기, 미국이 북과 대타협이건 전쟁이건 양단간에 하나를 결정하지 않을 수 없게 할 핵억제력 등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아직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데 그것을 공개하여 미국의 봉쇄망을 깨뜨리고 세계와 북이 전면적으로 교류하는 시대를 만든다고 해도 북 전국 곳곳을 전 세계에 내놓고 이상사회라고 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또 미국의 패권이 무너져도 국제사회가 큰 혼란을 겪지 않게 할 세계적 차원의 준비의 시간도 아직은 더 많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준비가 어느 정도 끝나면 북은 북 주민들도 모르고 있다는 무진막강한 힘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그 자체로 미국의 패권이 무너질 것이며 그것을 막자면 미국은 북과 전쟁을 결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북과 교류를 위해 줄을 서게 될 것이며 그 자체로 대북봉쇄는 풀리게 될 것이다. 그런 힘이 있다고만 하면 그렇다는 것이다.

이것이 북에서 늘 강조해온 무혈승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그 전에 미국이 북을 군사적으로 공격한다면 바로 전면전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북이 늘 강조해왔던 내용이며 이번 8월 지뢰폭발 전쟁 위기상황에서도 확인되었던 부분이다.


결국 미국은 북과의 대화를 서두르는 것만이 가장 좋은 답이라고 본다. 조금이라도 빨리 북과 관계개선에 나서는 것만이 미국의 체면을 그래도 좀 살리면서 한반도 문제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미국의 앞날을 건설적으로 개척해나갈 수 있는 방도도 찾게 될 것이다. 북과 전쟁을 하거나 북이 전면적인 공세를 펴는 과정에 굴복하여 대화마당에 나선다면 미국의 체면이 얼마나 처참하게 구겨질 것인가.


지금도 미국의 권위가 많이 실추되었다. 미국의 혈맹이라던 유럽도 미국 말을 잘 듣지 않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내놓고 미국에게 덤비고 있다. 여기서 더 미국의 권위가 실추된다는 것은 그 앞날이 끔찍해진다는 것이 아니고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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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사는길] 세계 자연재난지역 아동들의 현실

아이는 내게 물 한 컵을 건넸다
[함께사는길] 세계 자연재난지역 아동들의 현실
 
 
 
방글라데시, 아이티, 에티오피아, 캄보디아 그리고 필리핀의 공통점이 뭘까? 기후변화, 물 부족 혹은 재난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기후변화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환경 문제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이 범죄에서는 가해자(원인을 제공한 자)와 피해자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막대한 소비와 탄소배출은 도시에서 이루어지지만 정작 자연과 격리되어 사는 도시의 사람들은 기후변화 같은 이슈에는 무감각하다. 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고 전기나 자동차를 사용할 일도 별로 없을 만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고 있다. 그리고 재난 지역에서 가장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여성이나 아이들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극심한 물 부족이나 지진 같은 재난 지역에서 물을 긷는 것은 여성이나 아이들 몫이다. 미래를 위해 학업에 투자할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가벼운 질병에 걸리더라도 몇십 센트의 약을 구입하지 못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재난은 아이들의 교육, 보건 등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 것들을 누리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빈곤의 나락으로 아이들을 내몬다. 
 

▲ 에디오피아. ⓒ강제욱

 

▲ 에디오피아. ⓒ강제욱

 

▲ 방글라데시. ⓒ강제욱


에티오피아 같은 극심한 물 부족 국가의 아이들은 몇 시간을 걸어 물을 길어 오거나, 혹은 구걸이 고사리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다. 아이티 같은 대지진 피해지역의 조금 큰 아이들은 무너진 건물의 더미에서 전선을 주워 모아 전선 피복을 태워 얻은 구리를 고물상에 팔기도 한다. 

기온 상승으로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같은 매개성 질병이 캄보디아, 필리핀 그리고 몽골에서 급격하게 많아지고 있다. 캄보디아의 시골에서는 모기장이 이 아이들의 목숨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물을 마시고 잠을 자는 아주 일상적인 순간도 전쟁터처럼 위험천만한 시간이다. 비위생적인 하천 근처에 주로 살고 있는 아이들은 쉽게 위험에 노출된다. 슈퍼 태풍 욜란다가 지나간 필리핀 타클로반에서는 모기장도 사치다. 하천에는 쓰레기가 가득하고 악취가 진동한다. 창문도 벽도 태풍으로 잃었다. 대충 주어온 나뭇조각이나 망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는 정도다. 

재난 경험이 없는 지역의 도시에서 살던 어른이라면 한 시간도 견디지 못할 이 열악한 환경에서 신기하게도 아이들은 상황을 초월한다. 아이들은 꿈을 꾸기 때문이다. 폐허 위에서도 아이들은 생존을 배우고 이방인에게 물 한 컵을 건네는 여유가 있다. 아이들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빛이 나는 보석들이다. 그러기에 어른의 스승이다. 
 

▲ 캄보디아. ⓒ강제욱

 

▲ 아이티. ⓒ강제욱

 

▲ 아이티. ⓒ강제욱

 

▲ 아이티. ⓒ강제욱

 

▲ 필리핀. ⓒ강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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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회담 예비접촉 3차례 제의...북, 사실상 거부


당국자, “남북관계개선 계기 이어가고 싶다”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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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06  18: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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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25합의 이후 정부가 당국회담 개최를 위한 예비접촉을 세 차례 제의했으나 북측은 지금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30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북측에 예비접촉을 제의하는 전통문을 보내려고 했으나 북측은 ‘아직 받으라는 이야기가 없다’며 수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21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당국회담 개최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10월 2일 예비접촉을 갖자는 제의를 했으며, 이에 대한 북측의 부정적 반응을 확인한 후 24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날짜를 명시하지 않고 재차 예비접촉을 갖자는 촉구 전통문을 보냈으나 북측으로부터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지난 8.25 공동보도문 1항에 합의된 당국회담의 개최를 위해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북측에 예비접촉을 제의했으나 북측은 첫 번째 제의에 대해서만 구체적인 언급을 하고 이후 제의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수령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 정부의 제의에 대해 당시 북측은 이틀 후인 9월 23일 판문점을 통해 “남북고위당국자 접촉합의가 성실히 이행되길 바란다”고 하면서도 “예비접촉 제의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또한 “대북전단 살포, 북한인권법 제정 논의, 북한 도발설 확산 등과 관련해서 통일부 당국자들이 남북대결을 선동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통일부는 공동보도문의 이행에 역행하는 불미스런 행위를 하지 말고 책임적으로 행동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부는 9월 24일 판문점을 통해 8.25 남북고위당국자접촉 합의가 성실히 이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측이 심사숙고해서 예비접촉 제의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했으나 지금까지 북측의 답이 없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다.

9월 23일 북측의 반응으로 봤을 때 10월 2일 예비접촉은 조금 어렵겠구나 하는 판단이 들어서 24일 다시 전통문을 보내 추후에라도 호응을 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며, 이때는 예비 접촉일을 2일로 명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9월 정부의 예비접촉 제의에 대한 북측의 거듭된 부정적 반응이 뒤늦게 알려진 것은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와 계기를 유지하려는 정부 당국의 보도자제 요청을 통일부 기자단이 수용했다가 북측의 당 창건 70돌(10.10.) 및 10월 하순에 개최된 이산가족상봉행사가 모두 끝난 상황에서 보도자제가 의미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다른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관계의 모멘텀을 잘 이어가는 차원에서 엠바고(보조자제)가 좀더 유지되기를 바란다”며, 당국회담 개최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북측에 잘못 전달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남북간 현안은 당국회담을 통해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며 “북측이 8.25 고위당국자 접촉시 합의사항에 대해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당국회담을 위한 예비접촉 제의를 수용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앞서 정부의 예비접촉 제의는 모두 통일부 장관 명의로 북측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앞으로 보냈으며, 북측은 지난 9월 2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명의로 통일부 앞으로 보내왔다.

9월 예비접촉 제의에는 통일부 남북회담본부장을 대표로 총 3명의 대표가 나간다는 내용 외에 회담 의제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는데, 당국회담을 위한 예비접촉의 성격상 회담 의제 등은 다루지 않고 당국회담에 누가 나올 것인지, 일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의 실무적인 논의가 이뤄지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당국회담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는 당국회담이 개최되도록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며, “다만, 아직까지 남북 간에 합의가 되거나 진전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당국회담과 관련해 남북간에 서로 제안이 오고 간 내용을 묻는 질문이 이어지자 “‘지금 노력하고 있는 단계이다’라고만 말씀드리고 적절한 시간에 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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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우성 "보름 만에 10kg 빠져, 목숨 끊으려 했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289] 2년 9개월 만에 간첩혐의 벗은 유우성씨

15.11.07 11:00l최종 업데이트 15.11.07 11:0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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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출신 간첩'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유우성씨가 2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이영광 시민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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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과 검찰의 증거조작으로 간첩 혐의를 받았던 유우성씨가 지난 10월 29일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0월 29일 대법원은 유씨의 국가보안법 무죄 판결에 대한 검찰의 상고와 자신이 중국 국적을 가진 채 북한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사실을 감추고 남한 정부의 정착지원금을 받은 혐의 등(징역 1년·집행유예 2년, 추징금 2565여만 원)에 대한 유씨의 상고 모두 기각했다.

유씨가 대법원의 판결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여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마이뉴스> 본사에서 그를 만났다.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소감과 함께 국정원 수사관에게 체포된 2013년 1월 이후, 2년 9개월을 어떻게 보냈는지 들어보았다. 다음은 유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사과는커녕 강제추방을 검토한다고..."

- 지난달 29일 간첩혐의에 대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셨는데 소감 부탁드립니다. 
"어느 정도 예상했어요. 없던 일을 있던 일처럼 만들어서 괴롭혔던 시간이 3년이잖아요. 너무 오래 걸려서 대법원 판결 순간에 옛날에 아팠던 일들이 생각나서 눈물이 났어요.

사실 대법원 판결이 나긴 했지만, 형사재판이 끝난 건 아닙니다. 국정원과 검찰의 증거 조작을 밝혀낸 것에 대한 보복으로, 검찰이 2014년 5월 추가사건으로 또다시 기소해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 형사재판이 안 끝나고 남아 있어서 마냥 기뻐할 수도 없어요. 

어떻게 보면 '본전'인 거잖아요. 1심과 2심 시간이 너무 힘들었어요. 제 동생을 6개월 동안 불법으로 독방에 가두고 폭행과 고문을 한 부분도 대법원이 다 인정했어요.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저뿐만 아니라 그동안 항소심을 하면서 간첩으로 조작되었던 분들을 만나봤어요. 저의 경우 짧은 시간에 간첩 사건을 조작했다는 것이 밝혀졌잖아요. 그런데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사건이나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은 몇십 년씩 교도소에서 살고 나오고서야 재심을 통해 무죄를 받았잖아요.

그분들의 억울한 심정을 저에게 빗댈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간첩 조작 사건이 우리 사회에서는 끊이지 않고 '이슈몰이'처럼 계속되는 것에 대해서 정부가 강력하게 제재할 수 있는 법안이나 환경을 만들기 바라는 마음은 그분들과 마찬가지예요. 정부가 더 이상은 재일동포 또는 탈북자들 등의 사회 약자를 상대로 간첩 조작 사건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그래도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가정보원의 합동신문센터(합신센터) 등이 공개되면서 탈북자의 실상이 알려진 건 성과인 듯해요. 
"맞아요. 그전까진 국민이 합신센터에 대해 몰랐죠. 영장도 없이 사람을 구금하고 독방에 가두는 건 몰랐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합신센터에서 북한 이탈 주민을 어떤 방식으로 구금하고 간첩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낱낱이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 판결문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대법원에서 조작된 부분과 일련의 있었던 사건들을 비교적 정확하게, 있는 사실 그대로 판결해준 것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매우 존경을 표합니다." 

- 판결 직후 사과를 받고 싶다고 하시던데 혹시 검찰이나 국정원에서 의견이 나온 게 있나요? 
"전혀 사과를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오히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판결 당일 법무부가 강제추방을 검토하겠다는 식으로 답변했다고 합니다. 

간첩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밖에 못 봤는데, 내가 간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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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출신 간첩'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유우성씨.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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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월부터라서 2년 9개월 정도 걸렸어요. 

"저 혼자 큰 사건을 밝혀낼 수 있었던 건 아니고 3년 동안 무료로 변호한 민변의 천낙붕, 장경욱, 양승봉, 김용민, 김진형, 김유정 변호사님 덕분이에요. 이분들은 자기 시간을 쪼개가면서 3년 동안 무료로 저를 변호해 주셨어요. 증거 찾으러 중국도 다녀오시고... 그분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이분들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종교인들도 계셨고, 특히 많은 기자님들이 정확한 사실을 보도해준 덕분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게 돼서 사건의 진실을 밝히게 된 겁니다.

하지만 진실을 밝혔음에도 그 누구로부터 사과 한마디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저한테 돌아온 건 사과가 아니라, 보복 재기소 및 괴롭힘이었습니다. 2007~2010년 사이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리한 사건을 재기소했습니다. 3년 내내 형사 재판 때문에 아르바이트 한번 제대로 못했는데 재기소 사건 1심에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 받았어요. 그리고 29일에 난 대법원 판결에서도 추징금 약 2500만 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조작 간첩사건 피해자로서 현재 제게 남은 건 빚과 추가 보복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얼마 전에 결혼했고, 가정이 있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강제추방 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가 일부 보수언론에서 들립니다. 자신들의 잘못에 대하여 반성을 하기는커녕 얼마나 더 괴롭히려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루빨리 형사 재판으로부터 자유로운 몸으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아요. 
"제가 1심 때는 8개월 동안 구치소 독방에서 살았어요. 조사받는 과정이 너무 억울해서, 심장 쇼크로 쓰러져서 실려 나가기도 했어요. 죽을 고비도 많이 넘었지만, 변호사님들과 사회에 계신 종교인들이 면회를 많이 와주셨어요. 또 편지도 수백 통 받았고요. 그런 분들이 있었기에 진실을 밝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와 동생이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아서 지금도 국정원 얘기만 들으면 너무 힘들어하세요. 아버지는 3년 내내 마음고생이 심하셔서 종양까지 생겼고, 얼마 전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어요. 옛날보다 더 많이 늙으셨고... 너무 가슴 아픈 부분인데 이젠 진실이 밝혀져서 다행인 것 같아요." 

- 2004년 탈북할 때는 이런 일을 당하리라곤 상상도 못 했을 텐데 처음 체포될 때 기분이 어땠나요? 
"낮엔 서울시에서 일하고 있었고 밤에는 사회복지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었어요. 공부해서 남북한 통일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는 작은 꿈을 갖고 사회생활을 했어요.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국정원 직원이 저희집에 와서, 그 자리에서 특수간첩죄 혐의가 있다며 가택 수색을 하고 저를 체포해갔거든요. 

국정원에 조사받으러 들어갔을 때는 제가 변호사님들도 못 만났어요. 변호사를 불러 달라고 해도 국선 변호사들은 국정원이 무서워서 안 왔어요. 10일 동안 저 혼자 조사를 받았어요, 밤에 울며 잠도 못 자고... 그때 너무 아팠던 심정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제 몸무게가 15일 만에 10kg 정도 빠졌어요. 

밥은 물론 물도 안 마셨어요. 입은 트고 눈은 충혈됐죠. 왜냐하면, 아무것도 모른 채 들어갔잖아요. 간첩이라는 건 드라마나 영화로밖에 못 봤는데 하루아침에 간첩이라고 몰아가면, 간첩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힐 방법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그 순간에는 너무 힘들어서 이대로 목숨을 끊을 생각도 수십 번 했어요. 

목숨을 끊으면 편해질 수 있잖아요. 하지만 그 순간 '내가 죽으면 몸은 편할 수 있는데 결국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억울하게 간첩죄를 쓰고 죽은 사람으로만 기억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악착같이 이 악물고 수사기관에서 버텼어요. 제가 검찰과 국정원 합쳐서 50일 동안 수사를 받았거든요. 동생과 대질시켜 달라는 제 요청은 하나도 안 들어주고... 일방적인 이야기만 듣고 간첩으로 몰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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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출신 간첩'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유우성씨가 2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이영광 시민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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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신분 포기하고 탈북, 힘들었지만 후회하지 않아

- 탈북한다고 대한민국을 꼭 와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 대한민국에 온 걸 후회했을 법도 한데 어때요?
"제가 북한에서 의학 공부를 했어요. 병원에서 의사 일을 하며 의학을 더 많이 배우고자 한국을 오게 됐어요. 북한에 인권이나 언론의 자유가 없는 게 싫어서 한국까지 왔는데, 제가 이런 일을 당하면서 '한국의 인권'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여긴 언론의 자유가 있긴 한데 언론의 자유라는 게 왜곡돼 있어요. 검찰에서 뿌리는 내용이 진짜인 것처럼 보도가 될 때 너무 힘들어서, 과연 목숨 걸고 한국에 온 게 잘한 건가란 고민을 했어요. 

그러나 지금 후회하진 않아요. 이 사건을 겪으면서 저를 변호했던 김자연씨와 결혼도 하게 됐고, 한국엔 나쁜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 좋은 사람이 더 많고 정의로운 사람도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들이 있기 때문에 진실이 밝혀졌고 사회에서 당당히 살고 있어요." 

- 의학 공부 때문에 한국에 오셨다고 하셨잖아요. 어떻게 보면 유학인데, 그러면 차라리 미국이나 유럽으로 가는 게 낫지 않았을까요? 
"제가 북한에서 한글로 초, 중, 고를 졸업했기 때문에 영어를 잘 못합니다(웃음). 한국에 와서 의대를 못 간 것도 영어시험을 통과 못해서예요. 전 한국은 한글로 시험 보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2007년 연세대 중문과에 입학해서 2011년에 졸업했고 탈북자 1호로 서울시 공무원이 됐죠. 그런데 '1호'가 좋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이런 사건에 휘말릴 줄은 몰랐죠." 

- 북한 사람들이 바라보는 한국은 어떤 나라인가요? 
"북한 사람들은 한국이 잘산다는 걸 TV나 라디오를 통해 다 알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을 동경하는 사람도 많아요. 북한 언론을 통해선 한국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나가고 있지만 (북한 사람들은) 안 믿어요." 

- 탈북자로 대한민국에 사는 것이 힘들 것 같은데. 
"한국에 사는 게 쉽지만은 않았어요. 북한에선 의학 공부를 해서 의사였지만 한국은 그런 부분을 인정 안 해줘서 막노동을 했어요. 그렇게 돈을 모아 학원에 다니면서 의대 준비를 했어요. 결국 의대를 못 갔지만, 사회에서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저같이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덕에, 이런 엄청난 사건을 당하고서도 오늘 인터뷰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힘든 부분은 있지만, 좋은 분들이 계셔서 꿋꿋이 버티며 살고 있어요. 탈북자들은 한국사회를 잘 모르기 때문에 사기를 당하거나 정착금을 날리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정착금을 날렸고요. 하지만 그런 일을 겪으며 배우는 거 같아요." 

- 본의 아니게 유명인이 되셨는데. 
"제가 유명인이 되고 싶어서 된 건 아니고 사건을 진행하다 보니 유명해지게 됐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제가 재북화교 출신이잖아요. 그래서 일부 보수언론에서는 추방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4대째 북한에서 살았어요. 고조할아버지가 독립운동하다 돌아가셨거든요. 

저희 조상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오긴 했지만 한반도에 저희 조상님들 피가 묻혀있거든요. 그래서 저도 한반도를 더 사랑하게 됐고 뼈를 묻으려고 한국까지 왔어요. 언론에선 여려 안 좋은 얘기를 하지만 저에겐 저를 지켜줄 좋은 분들과 가족이 있어요. 굳건하게 대한민국에서 좋은 일 하며 사는 게 꿈이죠."

- 만약 통일된다면 어딜 가장 가고 싶어요?
"고향이죠. 회령이에요. 고향엔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이 있어요. 그들도 보고 싶고 어린 시절 뛰놀던 고향의 향기도 느끼고 싶고, 한국의 선진 기술을 고향에 가서 나눠주고도 싶어요. 언젠가는 통일이 돼서 자동차로 고향을 방문할 날이 올 것으로 믿어요." 

- 마지막으로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제가 겪은 일처럼 (정권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없어지려면 많은 분이 억울한 사람들에 대해 귀를 기울여 주셔야 합니다. 한 명의 목소리는 호락호락하지만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목소리를 내면, 결코 국가가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제 사건을 응원해 주시고 관심을 두신 분들이 계셨기에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어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좋은 일 하면서 살게요. 그리고 다 같이 좋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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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자 출신 간첩'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은 유우성씨. 유씨 뒤의 사진은 14년 4월 무죄판결을 받기전 이희훈 오마이뉴스 기자가 촬영한 사진이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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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박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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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통일뉴스> 창간 15돌 기념공연 열려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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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05  18: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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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뉴스>가 창간 15돌을 맞았다. 4일 오후 서울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기념공연에 이계환 대표를 비롯해 전.현직 기자와 운영위원 등이 무대에 올랐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아직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우리에겐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멈추지 않고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 흔들림 없이 통일정론의 길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의 산물인 <통일뉴스>가 남북화해의 소식을 전한 지 15년이 됐다. 그리고 통일정론의 길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통일뉴스>가 창간 15돌을 맞아 4일 오후 6시30분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아직 가야 할 길이 있습니다'라는 주제로 기념공연을 마련했다.

   
▲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이날 "지금의 남북관계 개선이 계속 진행돼 통일뉴스가 창간 때 가졌던 꿈을 다시 그릴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통일뉴스는 아직 가야 할 길이 있기에 흔쾌히 그 길로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사진-류경완 통신원]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인사말에서 "잘된 일 뒤에는 백 명의 은인이 있다. 통일뉴스 15년사에는 100명, 아니 1000명, 아니 그 이상의 은인이 있다는 것"이라며 "통일뉴스는 6.15공동선언의 산물이다. 그래서 우리는 통일뉴스를 창간하면서 그 모토로 '민족화해의 소식을 전하는 통일정론지'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2015년쯤에는 '민족통일의 소식'을 전할 것으로 염원하기도 했는데, 알다시피 한반도 전쟁위기설을 거쳐 최근 남북 위기설까지 돌았다"며 "지금 통일뉴스는 민족통일의 소식은커녕, 민족화해의 소식도 아닌 민족대결의 소식을 전하는 것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15년을 회고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남북관계 개선이 계속 진행돼 통일뉴스가 창간 때 가졌던 꿈을 다시 그릴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며 "통일뉴스는 아직 가야 할 길이 있기에 흔쾌히 그 길로 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축사에서 "통일뉴스가 사업성보다는 민족적 양심에 따라서 이 땅의 자주적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공헌했다"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는가. 얼마나 고초가 있었겠는가. 그럼에도 묵묵히 언론으로 정도를 유지하며 15년을 버텨온 통일뉴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축하했다.

그리고 "이 땅에 언론이 많다. 자본에 편승하고 시류에 편승한 매체들이 대부분인데 통일뉴스만은 통일정론으로서 매체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오늘까지 우리에게 봉사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통일운동 모든 영역에서 하나도 빠트리지않고 살려서 보도하고, 국민들께 전하려고, 통일운동에 기여하려는 노력을 기억하고 간직해야한다"며 "그 길이 험하기도 하고 멀기도 한데 통일이 될 때까지 역할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이 축사를 하고있다. [사진-류경완 통신원]

홍용표 통일부 장관, 홍익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한상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박창일 '평화3000' 운영위원장,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탤런트 권재희 씨 등은 영상으로 축하인사를 보냈다.

이날 공연에는 가수 황미숙의 '타박네', '임진강', 전경옥의 '울려내주소서', '라구요', '이 작은 가슴', 전명신의 '독도아리랑', '배띄워라', 평화의나무 합창단의 '철망앞에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그날이 오면' 등이 무대에 올랐다.

또한,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가 <통일뉴스> 15돌 기념 감사패를 받았고, 통일뉴스에 만평을 싣고 있는 이진석 작가, 지철 후원회원에게도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날 행사에는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조순덕 민주화실천가수운동협의회(민가협) 의장,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조용준 '민족일보 기념사업회' 이사장,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장,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임수경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그리고 이활웅 <통일뉴스> 상임고문, 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등이 축전을 보내왔고,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이종흥 금강산기업인협회 회장 등이 화환을 보내왔다.

(수정, 19:41)

   
▲ 가수 황미숙 씨가 '타박네', '임진강' 등을 불렀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울려내주소서', '라구요' 등을 부르고 있는 가수 전경옥과 기타리스트 곽수환.[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국악가수 전명신 씨가 '배띄워라'를 불렀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평화의나무 합창단 공연.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이날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손미희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이진석 작가, 지철 후원회원 등에게 감사패가 전달됐다. [사진-류경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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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정부 법통’… 박정희가 5차 개헌 때 삭제했다

[국정화 불복종 확산]제헌헌법에 명시 ‘임시정부 법통’… 박정희가 5차 개헌 때 삭제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입력 : 2015-11-06 06:00:01수정 : 2015-11-06 08:26:48
 
ㆍ25년간 사라졌다 1987년 복원
ㆍ새 교과서로 다시 훼손 우려

대한민국의 임시정부 법통 계승이 1962년 5차 개헌부터 헌법 전문에서 25년간 사라졌다 1987년 9차 개헌에서 복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국정화한 역사교과서의 새 집필기준에 ‘1948년 건국’ 개념을 넣으려는 출발점이 오래전 박정희 정권에서 시작된 셈이다.

임시정부 법통은 광복 후 처음 제정된 1947년 제헌헌법에서부터 찾을 수 있다. 전문에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라고 하여 1919년 3·1운동을 계기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에 법통이 있음을 명확히 했다. 

 

이 전문은 1960년 11월 개정된 4차 개헌 헌법까지 변동 없이 이어져왔다.

임시정부 법통은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박정희 정권이 들어선 후 헌법 전문에서 처음 지워졌다. 박정희 의장이 이끈 국가재건최고회의가 주도해 1962년 12월 개정한 5차 개헌 헌법 전문에는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했다는 문장 대신 “대한국민은 3·1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을 계승하고 4·19 의거와 5·16 혁명의 이념에 입각하여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건설”한다로 바뀌었다. 임시정부 법통은 그 후 박정희 대통령 3선을 위해 만든 6차 개헌(1969년), 7차 유신 개헌(1972년), 전두환 정권 출범 후 탄생시킨 8차 개헌(1980년)에서도 인정되지 않았다.

헌법 전문에서 사라진 임시정부 법통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로 바뀐 현행 9차 개헌 헌법 전문에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로 환생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5일 “과거 박정희 정권이 헌법 전문에서 임시정부 법통을 지운 것처럼 이제는 역사교과서에서 임시정부 법통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며 “새로 나올 국정교과서에 1948년 건국론이 반영되면 이승만 정부의 요직을 차지했던 친일 세력이 ‘건국 유공자’ ‘근대화 유공자’로 둔갑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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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가 부풀린 집값 거품, 곧 터진다

 
[주간 프레시안 뷰] 임박한 위기
 
 
 
"서프라이즈?"

러시아를 방문한 최경환 부총리가 3분기 경제 성장률 1.2%가 "서프라이즈하다"고 말했답니다. 지난 2분기의 성장률이 0.3%에 비하면 네 배나 증가한 수치니까요. 한 발 더 나가서, "추경과 정부 소비 진작책 등의 효과가 '상당히' 반영된 것"이라고 은근히 자화자찬까지 했습니다.

곧 총선에 나설 정치인의 자기 광고를 탓할 수야 없겠지요. 언론들 역시 메르스 이후 민간 소비가 살아나면서 경제 성장률이 높아졌다고 평했고 진보 언론들은 빚에 의한 소비 증가이니 자랑거리가 못 된다고 비판했습니다. (☞관련 기사 : 3분기 1.2% 성장이 서프라이즈 아닌 '빚 성장'인 걸 모르나)

정말 그런지 아래 표를 보실까요?

매 분기 보여드리는 표니 프레시안 조합원도 이젠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이 표 안의 숫자는 직전 분기 대비 성장률입니다. 즉, 3분기(7, 8, 9월) 성장률이란 2분기(4, 5, 6월)에 비해서 얼마나 GDP(국내총생산)가 증가했는지 보여주는 수치지요. 괄호 안의 수치는 전년 동기에 비한 성장률, 즉 맨 오른쪽 사각형 괄호 안의 수치는 2014년 3분기에 비교한 성장률(연률)입니다.
 

▲ [표 1] 국내총생산에 대한 지출. 한국은행 '3/4분기 국민 총생산(속보)' 1쪽. ⓒ한국은행


3/4분기의 성장률은 지난 2/4분기에 비해선 1.2%이고,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6%(괄호 안의 수치)입니다. 2분기가 워낙 나빴기 때문에 꽤 높은 수치가 나온 거지 1년 전에 비교하면 고만고만한 성장입니다(1분기에는 2.5%, 2분기에는 2.2%니까요). 4분기에 획기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한, 금년의 연간 성장률도 2.5% 부근일 거라고 짐작할 수 있겠죠.

다음으로 모든 언론이 받아 쓴 것처럼 소비가 성장을 주도했는지 보겠습니다.

분기별로 보면 –0.2%에서 1.1%로 증가했으니 과연 소비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분명히 메르스로 인해, 2분기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가 회복된 건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작년 3분기에 비해서는 2.0% 증가한 데 불과합니다. 전체 성장률 2.6%에도 미치지 못한 거니까 소비는 오히려 성장률을 깎아 먹었다고 해야 옳습니다.

그럼 어느 분야의 지출이 증가한 걸까요? [표 1]을 보면 건설 투자와 설비 투자가 각각 4.5%(전년 동기비 5.2%)와 2.0%(6.8%)로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건설은 최 부총리가 자랑한 정책 덕에 늘어났을 테고, 설비 투자는 한국은행의 설명으론 기계류 중심으로 증가했습니다. 만일 건설과 설비 투자의 증가가 계속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경제 성장률은 2.5%를 달성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소비 절벽"과 가계 부채 대책

이렇듯 한국은행의 GDP 통계를 근거로 소비가 성장을 주도한 회복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다 알다시피 지금 보통 사람들의 소비는 가계 부채에 짓눌려 있습니다. 한 민간 금융 기관에선 "소비 절벽"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관련 기사 : 내년도 '소비 절벽' 오나…관건은 경제 심리 회복)

 

▲ [그림 1] 소비자 심리 지수 추이. ⓒ한국은행


[그림 1]에서 보듯이 소비자 심리 지수는 추세적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주거비가 상승하는 동시에 가계 부채가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앞으로 소비가 절벽에 부딪힐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더구나 집값과 전셋값을 올려줬다는 건 소득이 하층에서 상층으로 이전됐다는 걸 의미합니다. 부자들의 소비 성향이 더 낮으니까 앞으로 소비 증가율은 더 떨어질 겁니다. 즉, 정부의 공휴일 지정이나 개별 소비세 인하와 같은 정책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소비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정부도 가계 부채의 심각성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2일 정부는 '가계 부채 종합 관리 방안'을 발표했죠. 핵심은 주택 가격이나 소득 대비 대출 금액이 큰 경우 원칙적으로 분할 상환을 적용한다는 겁니다.

10월 28일 은행연합회와 시중 은행들은 "내년부터 LTV가 60%를 넘는 신규 대출은 (…) 애초 검토했던 60% 초과분뿐 아니라, 전체 원금을 나눠서 갚도록 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기사 : 담보 대출 집값 60% 넘으면 대출 전액 분할 상환 검토)

예를 들어, 3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2억1000만 원을 대출받은 경우(즉, LTV가 70%인 거죠), 7월 구상이라면 60% 초과분인 3000만 원(2억1000만 원-1억8000만 원(3억 원☓60%))만 대출 약정 기간에 분할 상환하는 거지만 이제 전체 대출 2억1000만 원에 대해서 매년 원리금을 나눠 갚아야 하는 겁니다.

즉, 빚을 낸 다음 해부터 원금도 일부 갚도록 해서 대출 증가를 억제하고, 은행도 가계 빚을 빨리 돌려받으려는 겁니다. 금융 기관의 문제는 그 동안 남아도는 돈을 빌려 줄 곳이 없다는 거였는데 이젠 더 이상 위험한 대출을 늘리지 않고, 오히려 부실 채권이 되지 않도록 빨리 돈을 돌려받아야겠다는 겁니다. 그만큼 금융 위기의 위험성이 높아졌다는 얘깁니다.

"좀비 기업"과 구조 조정

경제가 수렁에 빠져들면서 정부가 기업 구조 조정에 나섰다는 얘기는 지난 번에 이미 전해 드렸습니다. 이번 주에는 정부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고 그 방법도 채권단에 맡기는 게 아니라 구조 조정 회사인 유암코에 맡기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그만큼 시간이 없다는 얘깁니다. (☞관련 기사 : 유암코, 11월부터 본격 부실 기업 구조 조정 착수)

금융위원회는 22일, '기업 구조 조정 전문 회사 설립 운영 방안'을 발표했는데요. 시중 은행의 부실 채권 관리 전문 회사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재원을 늘려, 11월부터 최대 28조 원 규모의 기업 구조 조정에 착수하겠다는 겁니다.

유암코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급증한 은행권 부실 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2009년 농협중앙회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등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민간 중심의 부실 채권 전문 회사로 자산 유동화와 기업 구조 조정 업무 등을 맡아왔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체 외부 감사 대상 기업 중 한계 기업(영업 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기업=이자 보상 배율이 1을 밑도는 기업) 비중은 2009년 12.8%에서 지난해 15.2%(3295개)로 증가했습니다.

이미 말씀드린 대로 대 중국 수출이 급감하면 한계 기업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겁니다. 금융 시장은 빡빡해질 텐데,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가 계속 증가할 수는 없겠죠. 즉, 이번 분기의 성장을 주도한 설비 투자는 앞으로 급감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부양책은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건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앞에서 본 가계 부채 대책은 그 자체로 주택 수요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돈 빌려 집을 사도 집값이 오르기 전에 원금까지 갚아 나가야 하니까요.

몇 번 말씀드린 대로 건설 경기를 일으키기 위해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 동시에 집값을 올리려면 가계가 빚을 늘려서 집을 사 줘야 합니다. 즉, 현재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부양과 가계 부채 증가는 한 몸으로 묶여 있습니다. 이런 부동산 부양책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주택 공급이 이미 과잉 상태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15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주택 인·허가 물량은 총 45만2185가구로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2%나 급증했습니다. 건설사들이 하반기 들어 아파트 분양 등을 더욱 늘리고 있어 올 한 해 전체 인·허가 물량이 70만 가구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국토교통부와 국토연구원이 2013년 장기 주택 종합 계획에서 추산한 연평균 주택 수요는 39만 가구인 데, 작년에 50만 가구가 이미 공급됐고 금년에 70만 가구가 더 증가한다면 이제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관련 기사 : 주택 인·허가 폭증, 공급 과잉 우려)

이런 상황에서 건설 투자가 더 증가할 거라고 믿을 수는 없겠죠. 아마 정부는 공공 쪽의 건설을 늘리려고 하겠지만 정부 빚 역시 GDP의 40%를 넘어섰습니다.

1997년 외환 위기 때는 기업 부채가 문제였지만, 가계와 정부는 여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기업, 가계, 정부가 동시에 문제입니다. 지난번 말씀드린 도화선 가운데 하나만 불이 붙어도 경제위기는 현실이 되고 말 겁니다. 물론 정부는 다음 대선까지 어떻게 해서라도 폭발을 막으려고 할 겁니다. 정부가 부산하게 움직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겠죠.

자신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판인데 국정 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박근혜 대통령, 그 효심 하나는 칭찬 받을 만합니다.

그래선지 역사 해석을 획일화하겠다는 발상에 환호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분위기가 경제 위기와 결합되면 파시즘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하면 이런 파국을 막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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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자거리 대형사진 모음

[사진] 미래과학자거리 대형사진 모음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1/05 [21:20]  최종편집: ⓒ 자주시보
 
 

미래과학자거리를 다양한 각도에서 근접촬영한 대형 사진이 인터넷에 소개되었다.

 

그 위용이 자못 당당하였다. 더무 화려해서 좀 차분한 색깔 배치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평양의 경우 그동안 하도 칙칙하네 어쩌네 하는 말들이 많았기에 이런 거리도 하나쯤은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미래과학자거리는 살림집만이 아니라 체육시설과 상점 등 주민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을 다 갖춘 종합살림집 단지로 지어져있어 사는데 부족함이 없을 것 같았다.

살림집 실내를 온화하고 따뜻한 색깔, 부드러운 아치 곡선, 원목으로 만든 가구와 바닥재 등으로 참 아늑하고 편안하게 꾸몄다.

건물 외양도 모두 직선과 곡선의 미를 적절하게 잘 살렸다는 점과 가급적 같은 모양의 건물을 최소화하면서 비반복적인 다양성을 잘 살려 지었다. 성냥갑식으로 모든 건물을 똑 같이 설계를 하면 설계비와 자재비 등 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이 자명한데도 이렇게 다채롭게 지은 것을 보면 과학자들을 위해서는 아낄 것이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과학중시정책이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미래과학자거리의 집을 분양받은 과학자들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별로 해놓은 것도 없는데 우리 과학자들에게 이렇게 큰 은정을 베풀어 주신 김정은 원수님께 과학 성과로 보답할 일념뿐이다."라고 가슴을 터치었다는 북의 보도가 인터넷에 소개된 것을 보면 이런 과학자중시정책이 북의 과학기술발전을 앞으로 더욱 폭발적으로 이끌 것으로 예견된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북이 공개한 과학기술을 보면 그 발전 속도가 상상 이상이다. 여기에 더 탄력이 붙게 되면 북은 명실상부한 과학강국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과학이 곧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중핵적인 요소라는 사실이다. 군사력도 높은 과학기술로 만든 무기에 의해 좌우되며, 경제력과 외교력도 결국 과학이 결정한다.

 

물론 그 과학도 과학자들의 의지에서 나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 의지는 전쟁과 같은 국가의 위기가 닥쳤을 때 최고로 발휘된다. 북은 미국과 항시적인 전쟁상황에 처해 있기에 이 의지도 강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 과학자를 내세워주고 물질적인 배려까지 안겨주었을 때 과학자들의 의지를 최상의 높이에 올려세울 수 있다.

그런데 북은 그간 미국과의 대결전 때문인지 핵심과학자들을 거의 공개한 적이 없다. 그러니 중고등 수학영재들이 김일성종합대학에 가서 당 간부를 하거나 무역일꾼, 방송, 유명 작가 등 돈을 많이 벌고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쪽으로 진출하고 싶어하는 경우가 많아 설득하는데 공을 들여야 했다고 한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그런 과학자들을 이제 과감히 내세우기 시작했으면 사회적으로도 높이 평가하고 정책적,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연풍호과학자휴양소, 은하과학자거리, 위성과학자거리, 김책공대교수살림집, 과학의전당 등 과학자중시정책을 반영한 수많은 휴양소와 살림집,도서관들이 도시마다 공장마다 생겨나고 있다.

 

최첨단과학기술은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많은 기초과학이 축척되어 있어야 한다. 북이 과연 이런 과학중시정책으로 세계 과학계의 최첨단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이 그런 고지를 빠른 시일 안에 점령한다면 통일조국 번영의 든든한 주춧돌을 쌓은 것으로 될 것이다.

 

하기에 남측에서도 북과 과학교류를 하루빨리 확대했으면 한다. 어차피 통일 이후 우리 민족이 살 길은 남과 북의 발전된 과학기술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자원이 부족한 남측의 경우 첨단과학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 분야가 아닐 수 없다.

 조선중앙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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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자거리 작은 사진모음-정치포털 서프라이즈 펌]

 
▲ 미래과학자거리 모습.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미래과학자거리 건물.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미래과학자거리에 위치한 쌍둥이 건물이 이채롭다.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장산분식당이 들어선 건물 위로 '인재강국화'라는 구호가 걸려있다.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미래과학자거리 내 육아원.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미래과학자거리에 들어선 학교.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건물에는 '최첨단을 돌파하라!'라는 선전문구가 세워졌다.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미래과학자거리 '소백산 정보기술교류소'.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대동강변에 위치한 미래과학자거리의 테니스 코트.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미래과학자거리 창광상점에 있는 전자기기제품 판매소. [사진출처-조선의오늘]
   
▲ 미래과학자거리 야경. [사진출처-조선의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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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억원' 낙동강 수영장, 결국 웃음거리 된다

 

앞다퉈 4대강 수변사업 벌이는 지자체... "낙동강 마지막 숨통을 끊어 놓는 일"

15.11.06 09:45l최종 업데이트 15.11.06 09:45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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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군이 벌이고 있는 '낙동강 수변레저공원조성공사'. 지자체발 4대강 삽질의 시작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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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미시의 자전거도로 조감도. '하천생태탐방로'란 제목에 '시민건강33바이크로드'란 부제를 달았다. 낙동강 우안으로 구미보에서 구미공단의 경계인 산호대교까지의 약 14킬로미터에 이르는 먼 거리다. 좌안으로 4대강자전거도로가 놓여 있다. 이 4대강자전거도로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 구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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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발 4대강 공사가 본격화하는 것인가? 지자체가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이른바 생태공원과 강변 둔치를 활용한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 달성군은 구지면 낙동강변에서 '낙동강 레포츠 체험밸리 조성사업'이란 이름의 77억 원 규모의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구미시 역시 600억 원 규모의 '7락6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이름의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칠곡군은 축구장, 풀장, 수영장까지 들어가는 157억 원 규모의 '낙동강 수변레저공원 조성공사'를 지난 여름부터 시작했다. 

이러한 개발은 여러 환경단체가 지적하듯, 4대강 사업 이후 '식수원 낙동강'을 위협하는 또 하나의 요소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 주민들은 4대강 사업 준공 이후 연례 행사처럼 맹독성 물질을 함유한 남조류가 대량으로 창궐하는 심각한 녹조현상 때문에 매해 식수 안전에 불안을 호소해 왔다. 이제는 지방정부까지 나서서 주민들의 불안을 부추기는 셈이다.

철새 보호지에 자전거 도로 공사하는 '철새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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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새도래지 해평습지의 강변둔치 한가운데로 자전거도로를 내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모습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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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구미시가 벌이는 자전거 도로 조성 공사로 칠곡보 상류 우안 둔치에서 벌어진 일을 보면 이러한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구미시가 '하천생태관광탐방로'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이 공사는 낙동강의 우안을 따라 구미보에서 산호대교에 이르는 총 약 14㎞ 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자전거도로 공사의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낙동강 좌안에 4대강 자전거길이 이미 놓여 있음에도 또 다른 자전거도로를 만드는 '예산 중복 집행'의 성격이 짙다. 이미 놓여 있는 좌안의 4대강 자전거 도로도 구미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는다. 일부 수도권에서 내려온 자전거 애호가들이 낙동강 종주 목적으로 간간이 이용할 뿐이다. 수요도 없는 자전거도로를 위해 예산을 탕진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강변 생태계만 파괴하는 4대강 사업의 폐해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강변 경관과 생태계를 망가뜨린다는 점도 우려된다. 이 자전거 도로는 철새보호지인 해평습지의 강변 둔치 중앙을 관통한다. '철새도시'를 표방하는 구미시의 행정이 맞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구미시 고아읍 낙동강변에서는 정자 '매학정' 아래 절벽을 깎아서 도로를 만드는 공사도 진행 중이다. '생태 탐방'라는 친환경적 이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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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숭선대교 상단의 매학정 아래로 길을 내 자전거도로를 닦고 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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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 절벽을 깎아 자전거도로를 내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모습이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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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환경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동식 구미 YMCA 사무총장은 "구미시가 4대강 사업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없이 비슷한 개발만 추진하고 있어 기가 막힌다"며 "제대로 된 타당성 조사나 생태적 고려 없이 진행되는 이번 자전거 도로 사업은 시민들의 혈세 낭비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천생태탐방로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오히려 공사를 하지 않는 것이 더 생태적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또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낙동강은 4대강 사업으로 물고기 떼죽음, 물 속 용존산소 고갈, 큰빗이끼벌레의 출현 등 급격한 생태 환경의 변화를 겪으며 시름시름 죽어갔다"며 "그런데 이번엔 지방정부가 수변 공간을 마구 개발함으로써 낙동강의 마지막 숨통을 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관해 구미시 담당자는 "이 사업은 3대문화권사업의 일환으로 중앙부처의 예산으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며 "매학정 아래 만든 도로는 공사를 위한 임시도로이다, 해평습지 둔치에 탐방로를 만드는 건 사실이지만 하천관리인을 두어 (탐방객들이) 강변으로 가지 못하도록 계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미 자전거길은 비교적 제방길을 많이 이용했고, 해평 습지에 조성 예정인 자전거 도로 또한 강 가장자리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철새 서식에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 해명했다.

얕은 강을 수심6m로 만든 뒤 바로 옆에 수영장 짓는다?

칠곡군이 벌이고 있는 '낙동강 수변레저공원 조성공사'의 주된 내용은 낙동강이란 오래된 '천연 수영장'을 놔두고 국민 혈세를 투입해 바로 옆에 인공 풀장과 수영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 이전에 낙동강은 수심이 얕아 누구든 들어가 수영을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4대강사업 이후 수심이 최소 6미터 이상으로 깊어지면서, 수영은커녕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 변했다. 야생동물도 강을 건널 수 없게 되면서 서식공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4대강 공사가 생태계 단절을 낳은 것이다. 

칠곡보 바로 옆인 칠곡군 약목면 덕산리에서 농사를 짓는 전수보씨는 이렇게 말했다.

"다 헛짓이라요, 국회의원 통해 600억 예산을 확보해서 이 일대를 개발하겠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엔 다리 하나 빼고는 다 헛짓입니더. 옛날에 그냥 강에 들어가 수영도 하고, 물고기도 잡고 했는데, 4대강 사업을 해서 이제는 물에 들어갈 수도 없도록 만들어 놓고, 그 옆에 풀장을 짓는다는 게 도대체 정신이 박힌 짓인가 말입니다. 국민 세금이 줄줄 새고 있어요." 

그는 또 "그 돈의 일부만 들여 배수터널을 만들어 칠곡보 밑으로 물을 빼주면 농사라도 제대로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절박한 사업은 안 하고 저런 헛짓에만 돈을 펑펑 쓰다니, 무슨 나라가 이렇습니까?"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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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곡군이 벌이고 있는 낙동강 강변레저공원 조성공사. 낙동강변에 풀장과 수영장을 짓고 있다. 사람도 없는 곳에 웬 수영장?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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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에 따르면 4대강 공사로 칠곡보가 들어서기 전 이 일대는 무척 아름다웠다. 인근 관호산과 낙동강이 어우러지며 아름다움을 선사하던 곳이었다. 또 낙동강은 물고기도 잡고, 수영도 할 수 있는 휴식처 같은 공간이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그 아름다움을 느닷없이 빼앗겨 버렸다. 

또한 낙동강은 칠곡보를 지나서 대구로 흘러가기 때문에 칠곡보 주변의 오염부하량은 대구 취수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이런 까닭에 이 일대의 광범위한 개발은 대구 시민들에게 달가움을 줄 리 없다. 백재호 대구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은 취수원 안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이곳의 오염부하량은 바로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을 취수하는 대구 취수원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낙동강을 함께 공유하고 사는 도시들은 서로를 배려하면서 낙동강변 개발을 최소화해 왔습니다. 4대강 사업 이후 이제는 지자체끼리 배려도 사라진 것 같습니다. 칠곡군과 구미시는 각성하고 지금이라도 그 사업들을 철회해야 합니다." 

현재 칠곡군이 벌이고 있는 수변레저공원 조성 공사 현장을 보면 백 위원장의 이야기가 전혀 과장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이곳은 하천에 콘크리트 타설을 할 수 없다는 하천법 규정까지 어기면서 불법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천법 제33조에는 "콘크리트 등의 재료를 사용하여 고정구조물을 설치하는 행위에는 하천점용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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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천에 웬 콘크리트냐? 하천법을 어기고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칠곡군. 시멘트와 콘크리트 독성물질의 그대로 강으로 들어가고 이것은 우리식수원을 위협한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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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칠곡군은 불법 공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칠곡군의 한 관계자는 "허가청인 부산국토지방청에 적법하게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약목면의 하수종말처리장과 연결해서 수영장과 풀장에서 나오는 오수를 전량 처리할 계획"이라며 수질오염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가청인 부산국토지방청은 "하천법 시행령 제36조 제3항에 따라 하천관리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경우 구조물의 구조강도를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고정구조물이라면 안전성 확보차원에서 허가청이 허가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이번 사업은 2013년 4월 2일 대구지방환경청에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받았으며, 수영장이 고수부지 아래 설치되어 이·치수에 지장이 없고, 미끄럼틀 등 돌출구조물은 전부 제외하는 등 최소한으로 허가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 의견은 달랐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는 "불가피한 고정구조물이란 교량을 놓을 때 교량의 상판을 받치는 교각 같은 것을 말한다"며 "수영장을 그런 불가피한 구조물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는 명백한 불법공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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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6m 깊이의 낙동강이 아니라 이런 낙동강을 원한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수영하고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살아있는 낙동강을 원한다. 지난 7월 아이들과 함께한 내성천 생태조사 때의 한 장면.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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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이 벌이고 있는 둔치 공사는 대단히 성급해 보인다.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계속된 녹조 발생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맹독성 남조류 때문에 식수 불안까지 야기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환경단체와 조류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대로 수문을 여는 것이 답이다. 그들 주장대로 수문을 열거나 보를 철거한다면 낙동강의 모습은 지금과는 다르게 자연하천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자연하천 바로 옆에 지어놓은 수영장과 풀장은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동시에 이 문제는 '가치'와도 연결돼 있다. 하천을 인간 편의를 위해 개발해야 할 대상으로 보느냐, 아니면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존의 공간으로 볼 것이냐 하는 점이다. 이른바 선진국들의 사례를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그들은 대부분 후자의 방식을 따른다. 세계적인 흐름을 돌아보면 우리의 선택은 자명하다. 


○ 편집ㅣ손지은 기자

 

덧붙이는 글 | 필자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으로 낙동강 4대강 사업 현장을 계속해서 모니터링해오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만신창이가 된 낙동강, 이제는 지자체발 4대강 삽질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고발합니다. 평화뉴스에도 함께 게재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쓴 글에 한 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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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언론은 기회주의자”

 
[이영광 기자의 발로go 인터뷰 1] 민언련 활동가 이봉우씨이영광 기자  |  balnews21@gmail.com

 

3일 오전 11시 황교안 총리가 담화를 통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행정고시를 확정했다. 행정고시 예고 한 지 22일만의 일이다. 지난 10월 12일 국정화 행정고시가 예고되자 우리사회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방송과 신문은 역사교과서 문제를 연일 보도했다.

하지만 언론의 문제점은 이번에도 똑같이 나타났다. 보수언론과 지상파 3사는 정쟁으로 몰아 사안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물타기 보도나 정부 여당의 주장을 받아쓰는 보도를 했다. 그러나 언론의 본질인 검증은 JTBC를 제외하고 다른 방송사에선 전혀 이루지지 않았다.

마침 언론을 모니터 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에서 이와 관련한 모니터를 발표해 자세히 듣기 위해 지난 2일 민언련 활동가인 이봉구씨를 만났다. 다음은 이씨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 이영광 기자

“언론의 국정화 보도, 전형적인 정부‧여당 프레임에 장단 맞춰”

- 지난달 12일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 이후 신문과 방송을 모니터하셨던데 총평을 해주세요.

“신문의 경우 경향‧동아‧조선‧중앙‧한겨레, 방송의 경우 KBS‧MBC‧SBS‧JTBC‧TV조선‧채널A의 저녁 종합뉴스를 모니터했습니다. 한 마디로 말씀드리자면 경향과 한겨레, 그리고 JTBC를 제외하면 국정화 사태를 제대로 보도한 언론은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경향‧한겨레‧JTBC를 제외한 언론들이 교과서 국정화를 그 자체로써 보지 않고 북한 또는 좌파사상을 끌어들여 이념적으로 오염시키고 여야의 정쟁으로 몰아갔다는 것입니다. 이는 전형적인 정부 여당의 프레임으로써 언론들이 이에 장단을 맞췄다고 할 수 있겠죠.”

- 늘 해오던 패턴이네요.

“그렇죠. 그동안 다른 사건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이번에는 문제가 많았어요. 특히 지상파 3사가 국정화를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보도량이 적어요. 저희가 10월 12~26일까지 모니터를 했는데 그 기간에 JTBC가 73건 정도로 하루 평균 5건 정도였고 지상파 3사는 20건 내외예요. 하루 평균 2건도 안 한 거죠.”

- 보도량 보다 내용의 문제가 더 클 것 같은데.

“맞아요. 보도량이 적어서 국정화 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사건의 개요 자체도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았어요. 국정화 비밀TF 경우 보도는 1~2건밖에 안 돼요. KBS는 1건이고 MBC, SBS가 2건씩 했는데 TF라는 게 있다고만 말한 거예요. 굉장히 중요한데 수박 겉핥기식 보도를 2건 한 거예요.

그리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국정화 사태 전체를 봐도 대부분 받아쓰기 보도를 하고 있죠. 교육부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거죠. 정부 여당 입장만 받아쓰는 보도는 특히 MBC가 그 비중이 높아요. 지금 다른 사건과 다르게 반대 여론이 끌어 오르고 있잖아요. 그러면 언론은 국민이 왜 반대하는지 알려야죠. 그러나 JTBC를 제외한 5개 방송사는 전혀 보도를 안 해요. JTBC가 가장 열심히 했죠.

물론 보수언론과 지상파 3사가 반대 여론을 언급하기는 해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 최대 역사학회인 한국역사연구회가 반대성명을 발표했다’고 한 다음에 ‘다른 보수단체는 거기에 반발하고 있다’라는 식으로 나열을 시키는 거예요. 반대여론을 다룰 거면 이 학회가 어떤 이유로 반대하는지 짚어야죠. 학회뿐만 아니라 대학도 60개가 넘는 곳이 집필거부 선언을 했는데 그런 걸 전혀 말 안 해요”

   
▲ <이미지출처=민언련>

“MBC, 정부 입장 받아쓰기 비율 가장 높아…편향적”

- MBC가 가장 편향적이라던데.

“아마 미디어오늘이 민언련 모니터 보고서를 보도하면서 그렇게 제목을 뽑았던 걸로 아는데 사실 MBC가 가장 편향적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실 편향성으로만 따지면 TV조선이 1등이죠. 그러나 MBC는 지상파고 공영방송이잖아요. 12~26일에 MBC는 그나마 적은 지상파 중에서도 18건으로 가장 적었어요. 그리고 정부 입장 받아쓰는 비율이 38.9%로 가장 높아요. 이 정도만으로도 편향적이라 할 수 있죠. 정부·여당 입장만 받아쓸 거면 뭐하러 공영방송하죠? 그래서 편향적이란 거예요.”

- 언론의 역할 중 하나는 검증이잖아요. 그러나 JTBC를 제외한 방송은 검증이 없었다던데.

“이게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신문마다 정치적 성향이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정부 정책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 그 문제점을 드러내서 검증하는 게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이에요. 이걸 경향, 한겨레, JTBC를 제외하면 아무도 안 해요. 이건 문제가 많죠.

보수언론이 정부 입장을 대변하고 싶으면 경향, 한겨레, JTBC가 제기하는 문제점에 정면으로 반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전혀 안 해요. 사실 불가능하죠. 그러니 검증을 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겁니다. 늘 하듯 정부·여당 입장 쫓아서 좌파 몰이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일부 여론이 있잖아요. 그런 행태를 계속 반복하고 있어요. 검증하면 합리적 논쟁이 될 텐데 전혀 안 하죠.

사실 언론 지형이 국민이 느끼는 수준보다 훨씬 심각한 정도로 무너졌어요. 특히 국정화 사태를 보면, 이 정도로 보수언론과 지상파 3사가 검증을 안 한 경우는 처음 봐요. 정말 전혀 안 했거든요. 그야말로 우기는 수준이죠. 물론 안 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없어서 못 하는 거죠.” 
“조선, 왜곡보도 심각…교묘한 보도로 국민 바보 취급”

- 신문 보도 태도가 어땠나요?

“정부가 내세우는 프레임이 ‘제대로 된 교과서를 새로 만들자’는 거잖아요. 그걸 12일 발표했고 13일 첫 보도가 나왔는데 조중동 제목이 ‘제대로 새로 만들자’예요. 교육부 발표를 그대로 따온 거죠. 이건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는 거예요.

제대로 새로 만들자란 말엔 수많은 의미가 포함되어 있잖아요. 일단 기존 교과서가 모두 잘못되었다는 얘기죠. 그래서 보도 내용을 쭉 보면 특히 조선일보가 굉장히 심한데 ‘기존 교과서는 종북으로 김일성을 찬양하고 북한은 긍정적으로 얘기하면서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은 부당하게 비난을 많이 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아요. 그런데 이게 전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어요.

이게 안 되니까 10월 15일부터 교사로 방향을 틀어요. 이것 역시 조선일보가 심해요. 수업에서 교사들이 이런 말을 했다면서 그런 사례를 나열해요. 15일부터 '편향교사가 더 문제다'라는 연속 시리즈 보도를 내놓습니다. 이 교사 관련 보도는 정말 질이 나쁩니다. 제보를 받은 거라는데 녹취록도 나오지만 출처가 특정 보수단체예요. 꾸준히 제보받아 왔다면 그걸 왜 이제서야 문제 삼는지도 의심스럽고요.

일부 발언만 싹둑 잘라서 내보내는 것도 문제예요. 한홍구 교수 왜곡보도와 똑같은 겁니다. 한 교수 강의 전체를 보면 조선일보가 보도한 내용이 아니잖아요. 박정희 대통령이 죽었어야 한다는 저주의 말이 아니라 여순반란 사건과 연결되는 역사적 맥락의 이야기였죠. 이런 식으로 일부 발언만 자르면 왜곡의 여지가 많죠.

또 한가지 문제는 교사들의 발언과 교과서는 상관없다는 거예요. 이게 가장 악질적인 부분인데 교묘한 보도로 국민을 바보 취급해요. 그런 교사가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없으니 100번 양보해서 교실에서 문제 되는 발언을 하는 교사가 있다 쳐요. 그러면 우리 똑똑한 학생들에게 오히려 고마워해야 해요. 학생들이 제보했다잖아요. 그리고 우리는 그런 교사들을 징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 있어요. 교과서는 전혀 관련이 없는데 교사가 잘못했다고 하면서 교과서를 바꾸자는 거죠. 전혀 상관없는 걸 국정화 정당화에 쓰고 있다는 겁니다.”

- 이른바 진보언론인 한겨레와 경향의 보도량은 많지만 보수언론인 조선. 중앙, 동아는 적었는데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9월부터는 김무성 대표, 황우여 장관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니까 조중동도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보도량이 경향 한겨레보다 턱없이 적습니다. 사실 이렇게 민감한 문제에 조중동이 보도를 비교적 적게 하는 건 계속 있었던 일입니다. 최근의 사례만 봐도 성완종 게이트, 국정원 해킹 사태에서도 조중동은 진보언론보다 턱없이 보도가 적었어요. 이는 기본적으로 박근혜 정권과 얽힌 민감하면서도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일에 보수언론이 입을 다물어버리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정화 사태는 더 말할 게 없어요.

왜냐면 이건 너무 뻔한 문제거든요. 국정화가 잘못이란 건 모든 사람이 다 알아요. 전 세계에서 북한과 방글라데시 등 밖에 안 하거든요. 그리고 국정화 교과서가 민주주의에 어긋나고 교육에도 좋지 않다는 건 사회 통설이고 심지어 조중동도 반대했던 사안이란 말이죠. 그래서 더더욱 할 말이 없는 겁니다. 때문에 보도량이 적죠.

모니터 기간 11일간 보도량을 보면 가장 많은 조선일보가 72건이고 중앙일보는 49건이에요. 신문의 경우 방송보다 보도량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중앙일보는 하루에 4~5건밖에 안 했다는 거죠. 경향신문의 경우 하루에 12건씩 했어요.“

   
▲ <이미지출처=민언련>

“보수언론은 기회주의자…새누리와 속내 다를 바 없어”

- 보수언론이 초반에는 국정화를 반대하다가 교육부 발표가 나자 말을 바꾸던데.

“사실 보수언론의 태도는 좀 복잡합니다. 한 마디로 완전히 기회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중동도 10월 초까지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사설칼럼도 내고 그랬습니다. ‘진단과 처방이 잘못된 일’(동아일보 9일)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중앙일보 9일). 그 반대 이유도 진보적 매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문제’(조선일보 9일) ‘국격 훼손’(중앙), ‘정권의 역사 개입’(동아), 그 대안도 검정 강화로 나름대로 상식선에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속내는 새누리당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전 교학사 교과서 파동 때 ‘오죽하면 국정 전환 얘기까지 나올까’(조선 2013년 11월 7일)라며, ‘차라리 국정교과서로 회귀하든지’(중앙 2013년 10월) ‘차제에 국정교과서로의 전환 등 근본적 대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동아 2013년 11월 1일)면서 기존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는 점에서는 새누리당이나 뉴라이트, 대통령과 뜻을 같이한 것이지요. 국정화가 잘못되었단 걸 너무 잘 아니까 겉으로는 아닌 척 하지만 기존 교과서가 좌편향이라는 건 똑같았어요.

그래서 12일에 정부가 발표하고 새누리당이 강행 의지를 천명하니 기회주의적 입장을 드러내서 다시 충실한 나팔수 역할로 돌아갑니다. 초반에는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해서 설득시켜야 한다,’, ‘이왕 하기로 한 김에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식의 사설을 내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교과서 좌편향이고 교사도 좌파다. 야당은 발목 잡지 말고 민생이나 돌봐라’란 식으로 본색을 드러내죠. 사실 민생이나 노동 개혁을 제쳐놓고 교과서 문제를 트집 잡아 들고 나온 건 정부 여당이잖아요. 조중동의 또 하나의 공통점이 야당을 끌어들여서 발목 잡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왜곡과 거짓말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태도를 바꾼 거죠. 기회주의죠. ”

“진보언론, 보수언론과의 논쟁에서 주도권 잡아야”

- 한겨레와 경향 등의 진보언론은 문제점이 없나요?

“보수언론과 비교하면 문제점을 지적할 수가 없죠. 사실 모니터하고 비평하는 입장에서 보수언론의 대항마가 되어주는 진보언론에 고마움까지 느끼는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문제점이라기보단 바라는 점인데 진보언론이 잘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 논쟁을 주도한다는 느낌은 아니에요. 보수 언론에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잖아요. 그것에 대해 반박하는데 너무 많은 역량을 투여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물론 그것도 필요하고 해야죠. 그러나 저들에게 논쟁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끌려가는 느낌이 있어요. 지금 벌어지는 국정화 사태는 확대해보면 해방 직후 친일파들이 갑자기 반공 투사로 변신해서 현대사를 왜곡하고 혼돈에 빠뜨렸잖아요. 그 비극이 지금 반복되는 것이나 다름없어요. 친일을 덮으면서 종북 타령하고 무조건 경제개발 밀어붙여서 국민은 입 다물어라, 이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겨레와 경향은 저들의 의도가 뭔지 확실히 짚어줄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이건 단순히 교과서를 둘러싼 문제가 아니라 아픈 우리 현대사의 비극이 또 한 번 반복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김무성 대표가 우리 역사학계 학자들 90%를 종북 좌파로 몰아버렸는데 그러면 진보언론은 아니라고 반박하죠. 거기에 좀 더 나아가서 ‘학자들의 좌편향은 당연히 말도 안 되고 오히려 국정화를 추진하는 세력이 극우이고 반민족 세력이다’라는 논거를 제시하면서 논쟁을 주도할 필요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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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지금까지 2084곳 IS거점 정밀타격 초토화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5/11/05 06:33
  • 수정일
    2015/11/05 06:3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러시아, 지금까지 2084곳 IS거점 정밀타격 초토화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1/04 [23:5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is 거점을 정밀타격하는 러시아 공군     © 자주시보

 

러시아 항공우주군이 작전 개시 시점부터 IS와 알누스라 전선 거점 시설물들 2천여 곳을 파괴했다고 3일 안드레이 카르타포로프 국방부 군작전 총괄 책임자가 밝혔다고 4일 스푸트닉이 보도하였다.

 

안드레이 카르타포로프 국방부 군작전 총괄 책임자는 "러시아 항공우주군은 작전 개시일부터 1631회 출격해 2084곳의 테러리스트 군사 인프라 거점을 폭파했다"며 "287곳의 사령부를 비롯해 52개소의 테러리스트 훈련 캠프와 40여개의 지하 공장, 155곳의 연료 및 탄약고가 파괴됐다"고 설명했다.

 

스푸트닉은 여러 장의 관련 사진을 함께 보도하였는데 먼 공중에서 목표물을 정확하게 정밀타격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었다.
미국에서는 러시아가 무차별 폭격으로 시민들도 많이 다쳤다고 보도했지만 러시아에 공개한 폭격사진을 보면 IS군사거점만 족집게처럼 정밀타격하고 있었다.

 

오히려 얼마 전 아프간과 예멘 북부 등에서 미군기들이 국경없는 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치료하고 있는 병원을 반군 시설로 오인 타격하여 수많은 의사와 환자들을 폭사시켜 국제사회의 맹렬한 비난을 받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러시아 언론 스푸트닉에서 보도한 관련 사진이다.

 

▲ IS거점을 조준하는 러시아 우주항공군     © 자주시보
▲ 러시아 우주항공군의 IS 조준 거점 정밀타격     © 자주시보
▲ 초토화되는 IS거점     © 자주시보


 

▲ IS 대형 거점 시설을 정조준하는 러시아 우주항공군     © 자주시보
▲ IS조준 거점을 정확히 타격하는 러시아 우주항공군     © 자주시보
▲ 러시아 우주항공군 정밀타격으로 초토화되는 IS 대형 거점     ©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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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퉁'쳤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2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회담을 가졌다. 이후 그동안 냉랭했던 한-일 관계가 정상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양국이 정상회담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일본군 '위안부'문제에 대해 "조기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회담이 끝난 이후 일본에 돌아가 위안부 문제는 이미 1965년 한-일 협정으로 끝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위안부의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이전 입장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아베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의 시인과 사과는 없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대체 이 '가속화 협의'의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서 "어느 정도 일본과 타협하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아무런 성과도 없으면서 국민들에게 기대만 갖게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 전 장관은 "이번 회담은 결국 한-미-일이 손을 잡고 중국 압박을 강화하길 바라는 미국의 필요 때문에, 한-일 간 얼굴 한 번 보고 악수하면서 '한-일 관계 이제 더 이상 문제없다'는 모습을 외부에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0일 내년 5월에 제7차 노동당 당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980년 10월 10일 이후 36년 만에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 대해 정 전 장관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들어서면서 여러 면에서 군보다는 당 중심으로 갈 것 같은 암시가 많이 나왔다"며 "36년 만에 당 대회를 열겠다는 것은 지난 36년을 총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김정은이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가졌던 25분짜리 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인민 생활을 위한 경제발전과 이를 위한 주변 정세 안정을 좀 더 확실하고 자세하게 정리해서 비전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3년 반 만에 한-일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가속화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이후 한-일 관계가 정상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말 한-일 관계는 정상화 단계에 진입한 것인가요? 

정세현 : '정상화'라는 말을 쓰기도 민망합니다. 위안부 문제는 소위 말로 '퉁'치고 넘어간 겁니다. 박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던 시점에 연내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이야기했고, 그래서 국민들은 이번에 이 문제를 확실히 매듭짓고 넘어가려나 하고 기대했지만 결과는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는 이미 1965년 한-일 협정으로 끝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없는 셈입니다. 한-미-일이 손을 잡고 중국 압박을 강화하길 바라는 미국의 필요 때문에, 한-일 간 얼굴 한 번 보고 악수하면서 '한-일 관계 이제 더 이상 문제 없다'는 모습을 외부에 보여준 것에 불과합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일종의 '통과의례' 쯤으로 생각한 것 같습니다. 

위안부 문제 협의를 가속화하겠다는데, 이미 지난해 4월부터 올해까지 9번이나 한-일 국장급 회의가 열렸지만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가속화한다는 것이 어떤 다른 의미가 있는 겁니까? 아베 정부는 정부 차원에서의 시인과 사과는 없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는데 대체 이 '가속화 협의'의 목적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정도 일본과 타협하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아무런 성과도 없으면서 국민들에게 기대만 갖게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완고하게 버티는 일본을 향해 연내에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문제입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걸 인정 안 하고 그저 밀어붙인 겁니다. 그래놓고 대통령이 공언했던 것을 달성하지 못하면 책임은 누가 지는 겁니까? KF-X(한국형 전투기) 사업도 그렇고 책임지지 않는 것이 박근혜 정부의 '트렌드' 입니까? 

1965년 당시 한-일 협정을 체결할 때도 굉장히 저항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산업화의 종잣돈으로 써야 한다는 이유로 무리하게 협상을 마무 리지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대일 청구권 자금으로 무상 3억 달러와 차관 2억 달러를 받았죠. 문제는 여기에 있는 겁니다. 아버지의 모든 것을 미화시키려고 역사 교과서까지 국정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는 대통령이, 이 문제만큼은 아버지의 잘못을 들춰내서 뒤집으려고 하는 것이 신기하긴 합니다만, 논의를 가속화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북핵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한-일-중 간에 합의했다는 내용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합의를 해놓고 합의했다고 국민들앞에 들이밀고 있는 셈입니다. 

3국은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의미 있는 6자 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기로 합의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의미 있는 6자 회담'은 비핵화 조치를 위한 북한의 선(先) 행동과 중국 역할론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연장선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이러한 조건이 붙지 않은 조속한 6자회담 재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연결될 수 있는 사안입니까? 이건 그냥 양쪽 입장을 한 문장으로 붙여놓은 것뿐입니다. 이걸 보고 합의했다고 믿으라고 하니, 국민을 바보로 알고 하는 소리 아닙니까? 

프레시안 : 당시 1965년 협정도 사실상 미국의 압력에 의해 체결됐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결국 미국이 원하는 한-미-일 군사 동맹을 위해 한-일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은 원하는 바를 얻었지만 우리는 아무것도 얻은 것이 없어 보입니다. 

정세현 : 앞서 지난 10월 20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한국의 지배가 유효한 범위는 휴전선의 남쪽"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북한지역으로 자위대가 들어갈 때는 한국의 동의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지난 2일 제47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 차 방한한 애쉬턴 카터 미국 국방 장관은 "한-미 동맹, 미-일 동맹은 국제법을 기반으로 한 동맹"이라면서 "국제법 안에는 각 나라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부분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진출에 대해 여지를 남겨둔 셈입니다. 

그런데 이건 우리가 싫어도,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위대의 북한 진출을 저지할만한 실질적인 장치가 우리에겐 없습니다. 그리고 국제법상으로도 남북은 유엔에 동시 가입했기 때문에 제3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별개의 나라가 맞긴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면 우리는 적어도 이 사안과 관련해 미국이 우리 입장을 지지하도록 만들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지지도 얻지 못했습니다. 

한-일 양국 정상은 3년 반 만에 만났지만 오찬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필요로 회담을 했다는 방증입니다. 결국 이 회담이 미국의 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이뤄진 것이라면, 미국의 확실한 입장 표명을 얻어내는 정도의 성과는 거둬야 했던 것 아닙니까? 물론 어차피 한반도 유사상황에서는 전작권이 없는 우리는 미국을 따라갈 수밖에 없지만, 죽을 때 죽을망정 할 말은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 지난 2일 정상회담 차 청와대에 방문한 아베 신조(왼쪽) 일본 총리가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청와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문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여기서도 우리는 '을'의 자세로 일본에 협조를 구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일본은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만 말했습니다. 강력한 반(反) 중국 경제동맹인 TPP에 참여하면 '균형외교'인줄 아는 박근혜 정부가 TPP 가입에 얼마나 몸이 달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셈입니다. 

남중국해 문제만 해도 일본은 할 말 다하고 갔습니다. 아베 총리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미국과 동일한 입장이고, 박 대통령에게 이 입장에 동조하라고 한겁니다. 

남중국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우리가 처한 주요한 외교적 딜레마 중 하나입니다. 일단 영해 범위부터 살펴보면, 확실하게 확립된 국제규범이 없는 상황입니다. 해양 강국은 육지로부터 3해리만 영해라고 인정합니다. 3해리 밖에서는 자기들 마음대로 활동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국가들, 예를 들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뒤늦게 해양 진출에 눈을 돌린 국가들은 12해리를 주장합니다. 

중국은 역사적 연원을 언급하며 남사군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명나라 초 해양 원정대 대장이었던 쩡허(鄭和)가 아프리카까지 다녀왔는데, 그가 거쳐 갔던 곳이 남중국해의 남사군도라면서 그의 해상 활동 기록을 기반으로 중국에 영유권이 있다는 겁니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자신들이 가장 먼저 지나갔던 곳의 근방에 인공섬인 수비 환초(중국명 주비자오·渚碧礁)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美濟礁)를 만들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이곳이 일대일로(一带一路) 중 '일로', 즉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한 전진기지입니다. 

미국 구축함은 이번에 이 인공섬으로부터 12해리 내 해역으로 진입했습니다. 중국의 인공섬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인데요. 중국은 구축함 등을 파견해 대응했구요. 이 부분에 대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일본 아베 정부는 우리에게 자신들의 편을 들라고 촉구하고 있는 겁니다. 아베 정부는 센카쿠 열도(尖角列島,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때문에 미국의 편을 들고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것이구요. 

그런데 여기에 잘못 끌려들어 가면 독도가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독도는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곳인데, 남사군도의 일부 섬 역시 중국이 실효지배를 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미-일의 뜻에 동조해서 중국의 지배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하면, 우리가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 문제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어지는 겁니다. 

또 우리가 미국편에 설 경우, 중국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가지고 우리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우리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이 됐습니다. 하나가 꼬이기 시작히니까 사방에서 꼬이는 셈인데, 여기서 우리쪽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어떻게 나올지 앞의 수를 미리 내다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대비가 약하다보니 남중국해에 대해서는 미-일에 "알겠다"고 하면서 중국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 된겁니다. 

프레시안 : 박근혜 정부의 외교 목표가 도대체 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남중국해 훈련은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라 태평양사령관이 밀어붙였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습니다. 

정세현 :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하고 레이더를 돌리면, 태평양에서 인도양으로 가는 미군 군함이나 비행기들이 사사건건 중국의 손바닥 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기존에 자기 바다처럼 쓰고 있던 미국 입장에서는 인도양으로 가는 길목을 확실하게 차단당할 위기에 놓인 겁니다. 태평양사령관으로서는 이러한 상황을 더 이상 묵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을 겁니다. 

36년 만의 당 대회, 김정은의 속내는

프레시안 : 북한이 내년 5월 초, 1980년 6차 노동당대회 이후 36년 만에 7차 당 대회를 열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북한의 전반적인 국가 운영 방향이 군 우선에서 당 우선으로 넘어가려는 시도라는 평가와 동시에 경제를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세현 :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 제1위원장이 들어서면서 여러 면에서 군보다는 당 중심으로 갈 것 같은 암시가 많이 나오긴 했습니다. 36년 만에 당 대회를 열겠다는 것은 지난 36년을 총정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뜻인데, 마침 김정은 자신의 집권 5년차이기도 합니다. 
 

▲ 1980년 열린 6차 노동당대회에서 김정일(왼쪽) 국방위원장이 김일성(가운데) 주석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 자료사진


마지막 당 대회였던 1980년 10월 10일 6차 당 대회 이후 북한은 1980년대 내내 제로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1990년대에는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구요. 1995년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임을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1996년 연말, 김정일은 김일성종합대학 개교 50주년 기념식에서 경제문제에 대해 당은 손을 떼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군이 경제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죠. 이후 1998년 김정일은 헌법을 고쳐서 국방위원회 중심으로 북한을 끌고 갔습니다. 

그런데 사실 북한 경제가 안 좋았던 책임이 당에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당이 열심히 했다면 이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당에 책임을 돌리고 손을 떼라고 한 것입니다. 그리고 선군정치를 표방하기 시작했죠. 

이 부분에서 김정은은 아버지 시대와 차별화되는 부분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아버지 시대와 똑같이 갈 수는 없고, 아버지 시대보다 경제가 나아진다는 느낌을 북한 인민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 책임도 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 열릴 당 대회를 당 중심으로 가기 위한 공식적인 출발점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김정은 본인의 호칭에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정일의 경우 1998년 본격적으로 본인의 통치를 공식 선언하면서 헌법을 고쳤습니다. 그러면서 헌법 전문에 김일성은 영원한 주석이라고 박아버렸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본인은 주석이라는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주석의 권한보다도 강화된 '국방위원장'이라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김정은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당 중심의 기조를 확실하게 가져간다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라는 이름으로 통치하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직함을 가질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직함에서 변화를 줄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프레시안 : 당 대회를 36년 만에 개최한다는 것은, 북한이 그만큼 체제의 생존에 대해 자신감을 가졌다는 표시라고 볼 수 있나요? 

정세현 : 그렇죠. 당 대회는 지난 당 대회를 개최한 이후에 새로운 당 대회를 열 때까지 중간 기간 동안 당의 사업을 종합·정리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난 36년 동안 북한 경제가 뚜렷하게 좋아진 징후는 없지만, 최근 경제 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김정은은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있었던 25분짜리 연설에서 밝힌 것처럼, 인민 생활을 위한 경제발전과 이를 위한 주변 정세 안정을 좀 더 확실하고 자세하게 정리해서 비전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프레시안 : 한편으로는 내년 3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중국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세현 : 당 창건일 기념행사 당시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그때 경제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사인을 주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당 대회와 연결지어서 생각해보면, 2월 16일 김정일 생일과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때까지는 특별한 일정을 잡기 어렵습니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서 5월 초면 계절적으로도 여러 희망이 부풀어오르는 시기라고 판단하고 이 때 당 대회를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당 대회를 잘 치르려면 북한 주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3월 말이나 4월 초쯤에 중국에 다녀와서 지원에 대한 확약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재화가 별로 없습니다. 외부로부터 지원을 보장받은 이후에 비로소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을 시작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일을 추진하지만, 사회주의 국가들은 대개 일의 결과를 정해놓고 움직입니다.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도 처음에 "당신들이 뭘 해줄 수 있는지부터 이야기 해라"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철도를 연결한다고 해도 얼마를 줄 것인지부터 약속하라고 하고 일을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일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북한의 일정을 보더라도 3월 말에 방중을 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내년 4월에는 최고인민회의를 할 텐데, 이 회의에서 전년도 결산하고 예산 통과시키고, 행정부 기구 개편 등등을 하게 됩니다. 이 회의 전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해서 중국 최고지도부로부터 큰 덩어리의 지원 약속을 받아내려 할 것입니다. 
 

▲ 지난 10월 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만난 김정은(왼쪽)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류윈산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AP=연합뉴스


프레시안 : 남북, 북-미 관계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임에도 북한이 저렇게 당 대회를 개최하려는 것은, 북-중 관계가 원상회복됐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일까요? 

정세현 : 그런 측면도 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외, 대중, 대남 정책이 과거와 조금 다른 패러다임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듭니다. 즉각적으로 반발하고 튀는 것보다는 한 템포 늦게 움직이면서 상대방의 태도 변화를 기다리는 대외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당 창건 70주년인 지난 10일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핵-경제 병진노선도 언급하지 않았고,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 발전에 필요한 주변 정세 안정 등을 이야기하면서 꽤나 얌전한 내용의 연설을 진행했습니다. 그랬는데 지난 10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나온 이야기는 북한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한 언사들로 꽉 찾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별다른 반발이 없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북한은 '줴쳐댔다'는 등 강한 언사로 남한 대통령을 비난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비난보다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과정에서 북쪽 적십자 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던 것처럼, 유화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내년 당 대회를 염두에 두고 상황을 관리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자신들의 귀책사유로 인해 유엔 제재에 돌입할 정도의 사고를 치면 중국의 지원을 받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렇게 되면 당 대회를 원만하게 치르기가 어려워집니다. 내년 당 대회를 잘 치러내서 김정은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내려면, 북한이 자기 성질만 부리고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뿐만 아니라 김정일과 김정은의 근본적인 차이도 있어 보입니다. 김일성 주석 때는 대외적으로 벼랑 끝 전술을 별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겠다는 강수를 둔 것도 사실상 김정일의 작품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김정일은 대체로 대미 관계에서 주로 벼랑 끝 전술을 써왔고, 대남 관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의 행태를 보면 일정 정도는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앞서 말한 대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 대신, 평화협정 이야기를 다시 강조했기 때문입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은 북-미 수교를 염두에 둔 발언입니다. 그리고 이는 곧 비핵화까지 연결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북한은 미국과 수교를 한 뒤에, "기왕에 있는 핵도 인정해달라"라고 말하고 버티고 있을 정도로 바보는 아닙니다. 미리 협상 카드를 꺼내지 않았을뿐이지, 사실상 미국에 비핵화 메시지를 전달한 겁니다. 물론 성김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기만전술이라고 하니까 북한이 좀 섭섭하긴 했을 겁니다. 

그래서 풍계리 핵실험장의 새로운 장소에서 굴착 공사를 하면서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을 수 있습니다. 1차 북핵 위기 때도 그랬습니다. 당시 1994년 제네바 기본 합의 체결 이후 케도(KEDO, Korean Peninsul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 협상이 한창일 때였습니다. 협상장에서 밀고 당기기가 굉장히 심했는데, 그 때 미국 측 이야기가 북한 사람들이 미국 위성을 통해 일종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미국 위성이 북한 상공을 지나가는 시간에 맞춰서 영변에서 수증기를 내보내는 식으로 북한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일종의 '보여주기'를 한다는 겁니다. 

이번에 풍계리에서 저런 활동을 하는 것도 일상적인 행동인지 미국 관측위성이 북한 상공을 지나갈 때만 보여주는 행동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행동이 미국에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평화협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해달라는 겁니다. 평화협정 체결되지 않으면 핵실험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좋으냐고 미국에 되묻는 거죠. 기만전술이라고 판단하지 말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는 고도의 사인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항상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인데, 북한이 유연하게 나오는 것을 '아 드디어 굽히고 나온다'라고 해석하면 호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분단된 상태의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권은 북한이 군사적으로 남쪽을 위협하지 않도록, 한반도 안보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일단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이 있으면 이쪽에서도 좀 여유를 두고, 대북지원을 좀 완화하고 덩어리 큰 지원도 승인해주면 북한에서도 반응이 올 겁니다. 

지난 8.25 합의 이후 지금까지 당국회담이 열리지 않고 있는데 굵직한 정상회담이 끝났기 때문에 이제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합의한 날로부터 70일이 넘도록 우리도 아무것도 하지 않아놓고, 합의 이행하지 않는다면서 북쪽에 책임을 묻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겁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할 때는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더니 왜 당국 회담은 이렇게 미온적으로 나가는 겁니까? 일단 남북이 대화를 하면, 그게 고위급이든 실무급이든 간에 대화가 진행되면 한반도 상황은 요동치지 않습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현재 정부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저는 한반도가 어디 다른 데로 이사 간 줄 알았습니다. 정말 신뢰 프로세스를 잘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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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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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공연... 500명 관객 운집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공주님과 몇몇의 뜻"

[현장] 가수 이승환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공연... 500명 관객 운집

15.11.05 00:13l최종 업데이트 15.11.05 00:25l

 

 

▲ 국정화반대 콘서트장 에워싼 관객들 4일 오후 홍대앞 롤링홀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콘서트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를 보기 위해 수백명의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날 콘서트에는 이승환, 피아, 십센치, 데이브레이크, 가리온, 로큰롤라디오, 타틀즈 등 뮤지션과 웹툰작가 강풀, 주진우 기자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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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창하는 이승환, 열광하는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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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4일 오후 7시에 시작한다고 했다. 하지만 오후 6시, 이미 길게 늘어선 줄은 골목을 끼고 늘어서 있었다. 약 200m를 가는 데 한 시간이 걸렸다. 

이 느림보 걸음에도 불평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라도 해야지"라며 걱정스럽다는 듯 대화를 나누는 두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어떤 커플은 이어폰을 한 쪽씩 나눠 끼고 휴대폰으로 교과서 국정화 찬반 논란을 다뤘던 토론 프로그램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줄 곳곳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의 모습도 있었다. 대학교 이름이 새겨진 점퍼를 입은 학생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모두 가수 이승환의 '긴급 공지'에 달려온 15세부터 29세 사이의 청년들이었다. 이승환은 지난 2일 자신의 SNS에 "국정화 역사 교과서 반대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고, 같은 날 오후 그의 소속사 드림팩토리는 "우리의 한쪽 눈을 가리려고 하는 모든 어른들에게 '역사를 바로 배우고, 현재를 두 눈 똑바로 뜨고 보고 있다'는 우리의 목소리를 들려줄 때"라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공연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 개최를 알렸다. 약속된 시간 공연이 열리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롤링홀에는 약 500명의 관객이 몰렸다. 

"이렇게 모인 우리들이 애국자인 것 같다"

먼저 무대에 선 이승환 밴드는 시작부터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이내 마이크를 잡은 이승환은 "어린 학생들이 아주 나지막하지만 굉장히 마음을 울리는 그런 문구들을 쓴 피켓을 들고 거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미안했다"며 "여러분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확정 고시한 정부에 쓴 소리를 쏟아냈다. "99.9%가 편향된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느 쪽이 더 편향된 것일까"라고 운을 뗀 이승환은 "대다수인 99.9%가 쓰는 교과서가 편향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듣도 보도 못한 궤변"이라며 "오히려 0.1%의 억지 때문에 (교과서가) 바뀌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해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또 그는 "0.1%의 권력자들을 위한 그런 사회, 교과서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포효하는 이승환 "0.1%의 권력자들을 위한 그런 사회, 교과서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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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오후 홍대앞 롤링홀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콘서트 '한쪽 눈을 가리지 마세요'에서 가수 이승환이 열창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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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 십센치, 데이브레이크, 가리온, 로큰롤라디오, 타틀즈까지 총 6팀도 '선배' 이승환의 부름에 흔쾌히 응했다. 이들을 두고 이승환은 미리 "선뜻 나서지 못하는 자리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응해 준 후배 뮤지션들에게 특히 감사하다, 그 정도로 사안의 심각성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며 재차 고마움을 전했다. 

이들 또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목소리를 보탰다. 힙합 듀오 가리온은 공연 중간 무반주로 선보인 "내 한 쪽 눈을 가리지 마, 한 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지 마"라는 랩으로 자신들의 뜻을 대신했다. 밴드 로큰롤라디오는 관객들을 향해 "이렇게 모인 우리들이 애국자인 것 같다"는 말을 남겼고, 비틀즈의 노래만을 부르는 밴드 타틀즈는 "옛날 노래는 시간이 지나도 좋듯, 역사는 시간이 지나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들었다 놨다' '좋다' 등의 히트곡을 선보인 데이브레이크도 한 마음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많은데 밖으로는 얘길 다 못한다, 하지만 이 자리로 조금 해소되는 것 같다"고 입을 연 데이브레이크는 "우리들이 의외로 나이가 많다, 아이가 있는 멤버도 있다"며 "그 아이들이 편협한 시각으로 (세상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건 단순하지만 아주 상식적인 생각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십센치도 짧지만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관객의 요청에 '스토커'라는 곡을 즉석으로 연주한 이들은 "(노래를 부르다) 우리가 스토커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렇게까지 하는데, 이렇게까지 공연하고 목소리를 내는데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이들에게는) 우리가 스토커처럼 보이는 건가 싶다"고 말했다.

"자기는 옷도 몇 벌씩 갈아입으면서, 왜 교과서는 하나만 보라 하냐"

한편 이날 콘서트에는 이승환의 친구이자 그와 함께 자선재단 <차카게살자>를 설립한 주진우 <시사인> 기자, 웹툰 작가 강풀도 함께 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주 기자는 "여러분들이 어른 몇 명 때문에 고생이 많다"라며 "(다른 것들은)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하는데 왜 교과서는 북한과 비교하는지 모르겠다, 그럴 거면 북한으로 가든가"라고 일갈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주 기자는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권을 향해 직접적으로 날을 세웠다. 주 기자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공주님과 몇몇의 뜻이다"라며 "자기는 옷도 몇 벌씩 갈아입으면서, 왜 교과서는 하나만 보라고 하는 거냐"고 꼬집었다. 또 "권력을 가진 어른들은 여러분에게 바른 길을 알려주지 않는다"며 "몇몇 어른들의 잘못으로 나라가 잘못되고 있다, 아주 구리다"고 성토했다. 

이어 주 기자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눈을 부릅뜨고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잘 보고 있으라"고 말한 그는 "여러분들은 (정치에) 관심 없을 거라고 무시하는 그런 사람들은 나중에 꼭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 기자는 "화를 내야 한다, 투표할 때 놀러가지 말고 잘 찍어야 한다"며 "평소에 즐겁게 지내다가 때가 되면, 4월이 되면, 2년 후가 되면 여러분을 무시했던 이들을 꼭 밟아야 한다"는 말도 남겼다. 

주 기자에 이어 마이크를 잡은 만화가 강풀은 "나는 이 사람을 모른다"는 농담으로 웃음을 불러 일으켰다. 이내 표정을 바로 한 그는 "어느 순간 보니 어린 친구들 중에 5.18과 8.15를 헷갈리는 친구들도 있더라, 그런데 그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전달을 제대로 못 해준 우리의 잘못이라 생각한다"며 "역사라는 건 참 중요하다, 과거의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 않고 현재를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 중요한 시기다, 모두 힘내자"고 덧붙였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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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저지세사모 <세월호를 잊지 않고 끝까지 행동할 것> ... 평화미국원정단 80일째

 
  • 뉴욕뉴저지세사모 <세월호를 잊지 않고 끝까지 행동할 것> ... 평화미국원정단 80일째
     
     
    평화미국원정단은 미국원정 80일째인 1일 오후3시반부터 뉴저지주 한아름식품(에디슨)앞 도로변에서 뉴욕뉴저지세사모(세월호를 잊지 않는 뉴욕뉴저지사람들의 모임)주최의 <세월호인양, 진상규명>을 위한 평화적인 피켓시위에 동참했다.
     
    뉴욕뉴저지세사모는 세월호를 잊지않고 추모하며 남코리아의 민주주의회복을 위해 작년세월호사고직후 모임을 결성한 다음 미동부지역곳곳에서 자발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매월 첫주 일요일 오후2시부터 2시간가량 정기시위를 진행하는 뉴욕뉴저지세사모는 이날 이곳에서 뉴저지동포들을 중심으로 6번째 시위를 전개했다. 이들은 지난 추석연휴를 맞으며 뉴저지오버팩공원입구에서 <세월호진실알리기>집회를 진행해 시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다. 또 뉴욕맨해튼에 위치한 뉴욕타임즈빌딩앞에서는 지난해부터 매월 셋째주 일요일에 정기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뉴욕뉴저지세사모 결성초기부터 계속 활동해온 한 회원은 <이 주변에 1만5000여명의 동포들이 거주한다. 6개월동안 매달1차례씩 세월호피켓시위를 진행해오고 있다>며 <세월호사건을 풀 의지조차 없는 박근혜는 미쳤다>고 분노했다. 그는 <세월호는 두번다시 일어나면 안된다. 억울하게 죽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세월호사건만큼은 꼭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자>고 강력히 호소했다.
     
    이어 세사모회원이 <남코리아가 유신독재시절로 회귀하고 있다>고 비난하자 원정단은 80여일의 원정단활동을 소개하며 <미군이 주둔하며 미핵항공모함을 끌어들여 북침핵전쟁연습을 벌이는 것도 모자라 탄저균을 불법으로 들여와 우리민족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며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계속해서 원정단은 <국정교과서예산을 몰래 편성해 비공개로 의결하는 등 오만가지짓을 다하고 있다>고 말하며 <국내외곳곳에서 더 힘찬 투쟁을 벌여 박근혜를 몰아내고 미군도 탄저균을 가지고 떠나게 만들자>고 힘주어 말했다. 
     
    뉴욕뉴저지세사모와 원정단이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세월호시위를 힘차게 벌이자 지나던 한 운전자는 경적소리를 여러번 울리며 시위대를 응원했다. 또 길가던 시민들은 <화이팅!>을 외치며 세월호시위를 적극 지지했다. 또 맞은편에서 신호대기중이던 운전자들은 피켓시위를 지켜보며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었다.
     
    시위를 마친 뉴욕뉴저지세사모와 원정단은 수고했다는 인사말을 나누며 평화미국원정단의 80일간의 활동과 세사모활동을 서로 공유하고 격려의 말을 나눴다. 세사모의 한 회원은 <매일 백악관앞에서 피켓시위를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대단하다. 필요한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하라>며 힘차게 응원했다.
     
    한편 뉴욕뉴저지주에 코리아동포는 28만여명이 살며 뉴저지주 에디슨가 주변에는 1만5000여명의 동포들이 거주한다. 뉴욕뉴저지동포들은 <잊지말아요> 세월호전시회를 28일 오후6시 뉴욕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회에는 단원고아이들의 미술작품, 사진, 노래 등도 함께 하는데 전시회에 참여하는 안산단원고 최윤아양은 <하루아침에 동생을 잃고 지난 18개월간 세월호의 비극을 절감했다>며 <전시회를 통해 희생된 아이들의 꿈과 만남을 기억할 수 있는 자리를 갖고 싶다>고 전시회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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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코리아연대, 제12차미대사관진격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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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5/11/04 13:45
  • 수정일
    2015/11/04 13: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영상] 코리아연대, 제12차미대사관진격(11.2)

     

     

    코리아연대(자주통일과민주주의를위한코리아연대) 양고은공동대표와 회원이 2일 제12차미대사관진격투쟁을 결행, 성공했다.

     

    코리아연대는 <미대사관 제12차진격투쟁>영상을 제작, 배포했다.

     

    <미국에 요구한다>


    1. 탄저균·보툴리눔실험, 오바마대통령 공개사과! 
    2.. 효순·미선살해범 인도와 SOFA 개정! 
    3. 북침핵전쟁연습·북침세균전실험 중단!

    4. 북미평화협정체결과 미군철수!

     

    <코리아연대는 선포한다>


    1, 미대사관을 향한 평화적인 진격투쟁 계속! 
    2. <탄저균 가지고 미군은 떠나라> 평화대장정 추진! 
    3. 반미반박근혜 대중집회개최하고 실천행동조직! 
    4. 국제적인 동시다발 평화적 반미시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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