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오징어3- 최승호
- 2009
-
- 사람 그리기
- 2009
-
- 2009/09/22(4)
- 2009
-
-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정희성
- 2009
-
- 나무 - 이형기
- 2009
비개고 해가 비치길래, 밥을 먹고 운동도 할겸 남산 공원을 한바퀴 돌아나왔다.
여전히 있을것은 그대로이던데, 왠지 내 마음만 횡해진 것 같아
씁쓸하게 뒤돌아나왔다.
핸드폰 카메라. 이거 혼자 놀기에 적절한 장난감인 것 같다.
공원 올라가던 길, 예전에 걷기 싫어서 헉헉 대면서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올라갔던 길.
오늘은 쉬엄쉬엄 풀 냄새도 맡으면서 소동물원쪽으로 길을 틀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동물원을 가는게 아닌데...
정돈되지 못한 조그마한 동물원에 5분정도 돌아보다가 획 지나쳐버리다.
간간히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원숭이들.
얼마전에 디즈니에서 '마다가스카'라는 애니매이션을 내놓았던데,
영화에서는 사자도, 말 많은 얼룩말도, 사이코 펭귄까지도 철장없는 곳에서 살던데,
철장없는 곳에서 갇혀사는 동물들도 '야생'을 꿈꾸는 판에 이 원숭이들은 얼마나
도망치고 싶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 툭치면 그나마 이 개코원숭이는 짜증내며 반응을 보이던데
옆 우리에 있던 원숭이는 아예 땅바닥에 드러누워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을 보며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한번 더 실감.
'오리날다'
그건 노래가사에서나 이루어지나보다. 현실의 오리는 힘없이 날개짓만 하다가
이내 물먹고 주저앉아 버리더라.
그것도 조그만 틈새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참새에게 먹이도 빼앗겨서...
남산공원.
사람들은 여기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나도 한장 찍어봤다.
역시 사람이 없이 살아있지 않는 사진은 어딘지 모르게 갑갑하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남산이 아니라 다른 곳 같다.
그리고 114계단. 내려가면서 정확히 세봤다.
예전에 내가 이 계단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혹시 여기 "인정사정 볼 것없다"에 나온
그 계단이 아닐까라고 억지를 부렸던 기억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어처구니가 없다.
-2005. 6.17
댓글 목록
우울씨
관리 메뉴
본문
얼마전에 동물원 갔었는데.. 정말 경악을 했다는. 잔인한. 동물들이 사람들한테 시달려서 말라죽어가고 있었어요 ㅠㅠ 그리고 저 계단은 113인데.. 속설에 따르면 간혹 뭔가에(계단귀신이라고 함) 홀린 사람들이 114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더군요. 으헉~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