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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나들이

비개고 해가 비치길래, 밥을 먹고 운동도 할겸 남산 공원을 한바퀴 돌아나왔다.

여전히 있을것은 그대로이던데, 왠지 내 마음만 횡해진 것 같아

씁쓸하게 뒤돌아나왔다.

 

핸드폰 카메라. 이거 혼자 놀기에 적절한 장난감인 것 같다.

 

 


공원 올라가던 길, 예전에 걷기 싫어서 헉헉 대면서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올라갔던 길.

오늘은 쉬엄쉬엄 풀 냄새도 맡으면서 소동물원쪽으로 길을 틀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동물원을 가는게 아닌데...

정돈되지 못한 조그마한 동물원에 5분정도 돌아보다가 획 지나쳐버리다.

간간히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시달리는 원숭이들.

 

얼마전에 디즈니에서 '마다가스카'라는 애니매이션을 내놓았던데,

영화에서는 사자도, 말 많은 얼룩말도, 사이코 펭귄까지도 철장없는 곳에서 살던데,

철장없는 곳에서 갇혀사는 동물들도 '야생'을 꿈꾸는 판에 이 원숭이들은 얼마나

도망치고 싶을까란 생각을 해봤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번 툭치면 그나마 이 개코원숭이는 짜증내며 반응을 보이던데

옆 우리에 있던 원숭이는 아예 땅바닥에 드러누워 신경도 안 쓰는 모습을 보며

인간이 얼마나 잔인한지 한번 더 실감.

 

 

 

 

'오리날다'

그건 노래가사에서나 이루어지나보다. 현실의 오리는 힘없이 날개짓만 하다가

이내 물먹고 주저앉아 버리더라.

그것도 조그만 틈새로 들락날락 할 수 있는 참새에게 먹이도 빼앗겨서...

 

 

 


 


 

남산공원.

사람들은 여기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나도 한장 찍어봤다.

역시 사람이 없이 살아있지 않는 사진은 어딘지 모르게 갑갑하고 딱딱한 느낌을 준다.

남산이 아니라 다른 곳 같다.

 


 

그리고 114계단. 내려가면서 정확히 세봤다.

예전에 내가 이 계단을 보면서 누군가에게 혹시 여기 "인정사정 볼 것없다"에 나온

그 계단이 아닐까라고 억지를 부렸던 기억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참 어처구니가 없다.

 

 

 

                   -2005.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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