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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에서-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 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선운사에서, 최영미

 

 

봄이다.

한참 만개한 꽃들을 보면서 좋다,좋다하면서 지나치다가 

문득 최영미의 시가 떠올랐다.

시를 처음 읽었을 때에는 그저 사랑과 관련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자연에 대한 시인의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같다는 생각이다.

 

꽃은 정말 순간에 피었다가도 금세 영락의 순간을 맞이하고 만다.

봄은 정말 한 순간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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