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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후기

복잡한 인생이렷다.ㅋ

 

휴가같이 가자고 한 친구한테 안간다고 계속 버티다가 문득 바다가 보고 싶은 생각에 계획을

급수정해서, 다녀왔다.ㅋ 정작 바다는 한 시간, 그것도 밤에 본게 다지만.

다녀온 소감은? 좋았다.

 

1박 2일의 부안여행. 그러나 다녀와서 생각해보니 1박 3일의 여행이었다.

뭐, 결국 일주일 정도가 날아간 셈이지만, 덕분에 보름은 열심히 달릴 수 있어졌으니,

좋은게지. 미뤄둔 숙제 하나를 끝낸 느낌이다.

모든 조건은 여행을 어렵게했으나, 역시 마음이 시키는대로 하는게 인생 쵝오! 아니겠어?

아쉬운 건 있지만, 늘 그러하듯 아쉬운 여행일 수록 여행의 묘미가 더해지는게 인생의 묘미.

 

 

 

 

여행후기1 -자연이 내려준 최고의 선물

 

 주된 여행의 코스는 술.

 맥주, 소주, 막걸리를 때에 따라 가리지 않고 섭취했으니,  자연경관과 장소는 그저 안주에

 지나지 않을 뿐. 나야 술을 못 마시는 까닭에 맥주 세잔과 막걸리 반잔에 그쳤지만,

 나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야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술이 사람을 먹을 때까지 마셔댔다.

 

 그래서 애초 꼭 보고 말겠다고 마음에 품어두었던 내소사와 적벽강 등의 장소는 

알코올과 함께 증발해버리고, 채석강 등대 가는 길목에서 술 마시기,  밤에 본 격포 해수욕장의

파도소리 확인하기와 직소폭포 암벽에서 술 마시기가 다였다.ㅋ

 

 폭포까지 오르는 길이 힘들어서 짜증도 많이 났었지만,

맥주 한잔의 즐거움과 내려오는 길에 흠뻑 맞은 비가 꽤 즐거웠다.

바다나 계곡 물 모두 채워주지 못한 2% 부족했던 수분이 비로 인해 즐거워졌으니,

자연이 내려준 최고의 선물은 술도, 바다도, 계곡도 아닌 비가 제일이렷다.

 

 

출처: 네이버 블로그



여행후기2 -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 무렵

 

'타는 저녁놀'이라는 익숙한 이 말이 얼마나 멋진 말인지 처음 깨달았다.

도시에서 일몰을 보면서 붉게 물들은 구름을 볼 때마다, 바다를 꿈꾸곤 했는데,

바다에서 보는 일몰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구름이 붉게 물든 것과 달리, 물이 서서히 홍조를 띠는 건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항구로 들어오는 배가 서서히 물살을 가를 때 붉게 물든 물결이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광경,

부안 출신의 시인 '신석정'이 시로 1930년대의 자연을 말할 때,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 무렵' 보이는 '저녁해의 엷은 광선'들은 다시 내 눈앞에서 재현되었다.

 

직소폭포에서 내려올 때 본 '자욱한 물안개' 역시

카메라를 들고 내가 본 것들을 찍어왔으면 좋을 뻔 했다. 다음번엔 꼭 챙겨가야지.

 

 

아, 글 쓰다보니 보름달이 뜰 무렵에 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럼 파도소리만 무성한 밤바다도 조금은 익숙하게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환하게 비치는 달과, 달이 비치는 물결도.


출처:네이버블로그

 

 

 

 

여행후기3 -개인적 생각들.

 

자연경관이나 술 말고, 여행에서 좋았던 건 여행을 제안했던 그와 그녀의 문제의식.

짐작은 했지만, 가슴속에 품어둔 생각보다 말로 표현되는 생각이 더욱 좋았다.

술에 취해 자기들 말만 하고는 다른 사람 말은 듣지도 않긴 했지만 ㅋ

(어쩜 커플이 그렇게도 닮았는지~ㅋㅋ) 그건 그대로도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얼마전에 본 연극 대사가 많이 생각났다. 역사성과 일상성이라는 과제는

'우리'의 정체성 규명과 함께 '창조'의 흐름을 요구한다.

난 꽤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의도하지 않게 지금의 내 포지션에 대해 누군가가 했던 말이 자꾸 생각이 나서.

 

(아...이상한 내 성격이란, 원래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강압적인 말투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길래 난 생각이 다르다고 일축해버렸다.

물론 정말 다르게 판단하는 지점이 있었는데, 휴가와서 싸우고 싶지는 않아서^^;;)

 

 

어쨌든 이번 여행을 통해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는 생각이

좋았다고 표현할 수 있게 만든다.

참 훌륭하다고 칭찬해준다는 걸 깜빡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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