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13
40분이면 도착한다는 김해였지만
졸다 말다 깨어도 아직 하늘이다
땅에 내리지 못하는 비행기에
슬슬 체온이 올라간다
서울로 돌아오는 KTX는
열차길로 뛰어든 외로운 생명 때문에
엉덩이와 허리가 아프도록
엉금엉금 기어간다
열차에 부닥쳤을 그 외로움은
잠간의 안타까움이 삼켰고
다시 체온이 올라가고
알 수 없는 짜증이 머리에 머문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다
한계단이라도 앞서려고 밀치는 사람들 때문에
온몸으로 분노가 몰려 온다
보내야 할 곳으로 보내지 못하는
어설픈 분노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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