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덜 야하게 바뀐’ 머라이어 캐리 아랍판 앨범 화제

 

 

덜 야하게 바뀐’ 머라이어 캐리 아랍판 앨범 화제
[쿠키 톡톡] ○…노래는 들어야 겠는데 사진은 너무 야하고,그래서 그들은 결국…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판매되는 머라이어 캐리의 앨범 자켓 사진이 원본보다 ‘덜 야하게’ 합성 처리됐다.

이슬람 국가 답게 푹 파인 가슴은 검은 색으로 감싸 버렸고 처리가 불가능한 사진은 아예 전체를 어둡게 처리하고 몸매를 알아볼 수 없도록 했다.

외국의 한 미디어 분석 사이트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켓 사진들과 사우디에서 판매되는 사진들이 얼마나 어떻게 다른지 비교 사진들을 올렸다.

사우디판 자켓사진을 보면 탱크탑은 반팔 셔츠로,미니스커트와 핫팬츠는 긴 바지로,어깨가 드러난 원피스는 긴팔옷으로 뒤바뀌었고 심지어 반짝이 의상은 민무늬 옷으로 변해있다.

네티즌들을 사우디판 자켓사진이 선보인 합성 실력에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매번 이런 식으로 작업을 했을 테니 이 정도의 감쪽같은 합성 실력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는 글을 올렸다.

비교 사진은 모두 8만7000여건의 클릭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네티즌들의 평점도 10점 만점에 8.25점으로 높다.

한편 지난 1991년 그래미상을 거머쥐면서 혜성처럼 등장한 머라이어 캐리는 이후 예전만큼의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새 앨범이 올해 그래미상 8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등 그는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크게 | 작게
[ 기사제공 ]  쿠키뉴스   |   쿠키뉴스 기사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튀김팔아 빌딩지었어요”…11년장사 비결은 ‘싸고 맛있게’

 

 

튀김팔아 빌딩지었어요”…11년장사 비결은 ‘싸고 맛있게’

[쿠키 사회] ○…“비결이 따로 있나요. 재료 아끼지 않고 듬뿍 쓰는 게 제일이죠”


올해로 11년째 튀김을 팔고 있는 이희순씨(여·45)의 가게 앞에는 튀김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1년 내내 북새통을 이룬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는 학생들, 주변에 직장을 둔 회사원, 동네 아줌마까지 구수한 냄새에 이끌린 사람들이 너나없이 튀김 먹는데 정신이 없다. 오징어, 고추, 김말이, 계란 등 각종 튀김의 가격은 공히 1개당 200원.


회사원 최기호씨(36)는 “일 때문에 점심을 거를 때마다 동료들과 함께 온다”며 “어묵 국물을 후후 불어가며, 천원 어치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양이 푸짐하고 맛도 좋다”고 자랑했다.





이씨가 처음 튀김장사를 시작한 건 지난 96년부터. 순창 출신인 남편 김상기씨(48)와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가, 장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고향을 등진 후 광주와 울산에서 잠시 살다가 11년 전부터 전주시 덕진동에서 본격적으로 튀김장사를 시작했다.


김씨 부부는 튀김을 팔아 알뜰살뜰 모은 돈으로 올 1월에는 4층짜리 신축빌딩의 건물주가 됐다. 이 곳에는 이씨의 튀김가게 외에 법무사 사무실과 의류점 등이 입점해 있다. 이씨는 건물에 입주하기 전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리를 옮겨가며 리어커에서 튀김을 팔아왔다.


이씨는 “건물에 들어온 이후부터는 구청 단속을 받지 않게 돼 마음이 한결 편히 장사를 하고 있다”며 “욕심 부리지 않고, 싸고 맛있는 튀김을 만들어 팔다보니 자연스럽게 손님들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장사를 하는 이씨의 가게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그야말로 ‘정신이 없을정도’로 손님이 밀려든다. 점심시간이 끝나기 전에 막 튀긴 튀김을 산더미처럼 쌓아놓지만, 2시께부터 학생들이 밀려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너무 힘들어 몇 번 종업원을 써보기도 했지만, 1년을 못 버티고 나가는 통에 지금은 김씨 부부만이 일을 하고 있다.


이씨는 “쉬지 않고 튀기려면 하루종일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힘들 수 밖에 없다”며 “고용하는 사람마다 1년을 못 버티고, 직접 장사를 한다고 나가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씨 가게에 튀김 매니아가 폭주하는 것은 재료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맛과 푸짐한 이씨의 인심이 한 몫을 한다.


튀김재료를 비롯해 밀가루, 기름 등 이곳에서 하루 평균 사용하는 재료비는 약 30만원. 매출의 70% 이상을 재료비 투자하기 때문에 튀김의 생명인 원재료 맛을 고소란히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서너 개를 덤으로 주는 이씨의 푸짐한 인심도 이미 손님들 사이엔 소문이 자자하다.


이씨는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있겠냐”며 “다만 내 일이다 생각하고, 즐겁게 하면 손님도 돈도 함께 들어오는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새전북신문 소성일기자 mokduri@sjbnews.com


<갓 구워낸 바삭바삭한 뉴스 ⓒ 국민일보 쿠키뉴스(www.kuki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크게 | 작게
[ 기사제공 ]  쿠키뉴스   |   쿠키뉴스 기사보기

이 기사, 고쳐주세요
메일로 보내기  |  프린트하기  |  스크랩
관련기사


[감동뉴스] 더보기
15년 만기적금으로 베푼 이웃사랑
라면 한그릇에 5만원 '아름다운 마음'
손님이 울면 '눈물 자장'은 웃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영혼결혼식이라도 신랑각시 예쁘네!&quot;

 

 

영혼결혼식이라도 신랑각시 예쁘네!"
북한산 국사당에서 열린 영혼결혼식
텍스트만보기   한성희(maldoror11) 기자   
▲ 영혼 결혼식을 위해 서낭문을 여는 굿을 하는 이정희 만신. 왼편에 있는 강지애(28) 만신은 내림굿을 받은지 4년 됐고 올해 2월 결혼한 새색시다.
ⓒ 한성희
"이 홍씨 총각 급했구만. 빨리 결혼식 올려 달라 성화네!"

이정희(48·서대문구 홍제동) 만신은 짓궂게 웃었다. 북한산자락에 있는 굿당 국사당에서 지난 11월 22일 '영혼결혼식'을 올려주는 굿판이 벌어졌다. 19살에 자살했다는 '홍씨 총각'과 18살에 죽었다는 '영심이 언니'가 영혼결혼식을 올리는 굿을 하는 도중, 이정희 만신의 이 말에 "그럼 빨리 올려줘야지.오늘 결혼식 못할까봐 걱정인가부지"하고 말을 받는 이영희(52·마포구 아현동) 만신의 얼굴에도 장난기가 돌았다.

▲ 영혼결혼식을 올리는 굿당에 영가를 위해 신랑신부 역할을 하는 인형과 신방을 꾸밀 이부자리, 예단이 놓였다.
ⓒ 한성희
모든 굿이 그렇듯이 이 굿도 서낭을 여는 산거리로 시작한다. 황해도 굿을 하는 이정희 만신은 꽃갓을 쓰고 경문을 외우며 부정을 씻고 신과 조상을 맞아들이는 의식을 진행했다. 도당문, 칠성문, 서낭문 등이 열려야 혼인문이 열리기 때문이란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시작한 영혼결혼식의 굿 순서는 서낭문 열기, 영혼결혼식, 뒤풀이 굿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정희 만신의 말에 따르면 결혼식을 보러온 조상신들이 홍씨 총각 어머니 유씨(73·서울 성북구)와 사설이 길어지자 다급한 홍씨 총각이 '빨리 결혼식 올려달라' 했다는 것.

옛말에 남녀가 성인이 되면 만나서 일가를 이루는 결혼을 인륜지대사라 했다. 결혼이란 인간에게 중대한 일 중 하나기에 결혼을 하지 못하고 죽은 사람에게는 원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처녀로 죽으면 처녀귀신, 총각으로 죽으면 몽달귀신이 된다고 한다.

▲ 이영희 만신이 인형을 안고 신랑신부 영가를 불러들이고 있다.
ⓒ 한성희
영혼결혼식은, 미혼남녀로 죽으면 한을 품은 채 구천을 떠돈다 하여 가족이 수소문해서 주선하여 치러주고 영가를 달랬던 우리민족 고유의 영혼관에서 비롯된 의식이다. 요즘도 심심찮게 영혼결혼식을 올렸다는 뉴스도 나오고, 망자의 한을 풀어준다는 영혼결혼식을 전문으로 하는 법사도 있다.

인형이 대신하는 신랑 각시

커다란 신랑각시 인형 한 쌍이 제물이 차려진 굿당 오른쪽에 세워져 있었다. 홍씨 총각과 '영심이언니'를 대신하는 인형이다.

"그래도 요즘은 인형이 나와서 참 편해. 예전에는 짚으로 만들었다우."
"그러게. 그거 짚으로 일일이 팔다리 만드느라 힘들었지."

무당이 된 지 10년 됐다는 이정희 만신과 13년 경력의 이영희 만신이 결혼식 준비를 하면서 주고받는 말이다. 이 두 만신은 물론 많은 영혼결혼식을 치렀다. 보통 망자끼리 올리지만 드물게는 산 자와 죽은 자의 결혼식을 하기도 한다. 죽은 사람과 결혼식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연들이 있단다.

"귀신도 신랑감 신붓감이 맘에 안 들면 아무리 결혼식 해줘야 소용없어요. 귀신들도 자기들끼리 맘에 들어야 한다니까요."

'귀신'이라고 거침없이 시원시원하게 말하는 이정희 만신은 어제 소주 9병을 먹고 오늘 굿을 한다고 해서 내 입을 벌어지게 만들었다.

"홍씨 총각 누나가 재수굿을 하는데 갑자기 홍씨 총각 귀신이 들어온 거야. 어머니가 재가해서 낳은 이복동생이 죽었다는 것만 알았지 살아 만난 적이 없기에 누나는 홍씨 총각을 잊어버리고 살았지. 그런데 홍씨 총각이 누나에게 나타나 장가보내 달라고 했다는 거야. 그것도 우리 집(이정희 만신 법당)에 처녀가 있다면서."

▲ 꽃갓과 부채, 방울을 들고 서낭문을 여는 굿거리 중인 이정희 만신.
ⓒ 한성희
2년 전에 '영심'이란 26세 처녀가 굿을 했단다. 그때 갑자기 죽은 언니가 나타나서 하소연하기에 이정희 만신이 달래어 자신의 법당에 앉혔다. 그러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홍씨 총각이 자신의 집에 처녀가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정희 만신은 영심이 언니의 존재를 잊었기에 자신의 집에는 처녀가 없다면서 속으로 '어디 가서 처녀 귀신을 구해 와야 하나'하고 걱정했단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두 영가가 결혼식을 올리는데 둘 다 마음에 들어 했단다. 굿을 시작하기 전에 만신들은 '총각이 키가 작고 예쁘장하게 생겼다'는 말을 했다. 오래 전에 죽은 아들의 결혼식을 보러온 어머니 유씨가 내민 누렇게 변한 주민등록증에는 홍00라는 이름과 주소, 그리고 소년티가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의 흑백사진이 붙어있었다. 지금까지 주민등록증을 간직한 유씨는 가슴에 죽은 아들을 묻었으리라.

"귀신은 나이 안 먹어요. 우리 집안 내 조카가 13살에 죽었는데 너무 어려서 그런지 장가보내달라고 안 하더라구. 해도 큰 일이지. 13살 먹은 신랑의 색싯감을 어디 가서 구해와?"
"그러게 말야. 장가보내 달래도 골 아프지."

두 만신들의 얘기를 듣고 있자니, 눈에 보이는 인간과 영의 세계를 넘나드는 대화가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이 영혼결혼식은 홍씨 총각 누나 이씨(48)가 올려주는 것이고 신랑집에서는 누나와 어머니가 참석했지만 신부집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친척도 없는 영심이라는 처녀는 형편이 어려워서 언니결혼식 굿 비용을 보태지도 못했는데 '미안해서 못 오겠다' 하여 괜찮다 했단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굿당에 앉은 누나의 표정은 굳어있었고, 어머니 유씨의 얼굴도 어두웠다. 유씨는 굿이 진행되는 도중, 주름진 얼굴에 흐른 눈물을 가끔 훔쳐냈다. 아들의 영혼결혼식이라도 19세 나이로 죽은 아들 생각에 기쁘기보다는 아픔이 더 큰 듯싶다.

▲ 청실홍실, 기러기, 국수와 예물이 놓인 초례청.
ⓒ 한성희
예물도 신랑신부 맘에 들어야

오후 2시를 훌쩍 넘은 시각, 홍씨 총각의 재촉(?)으로 초례청이 차려지기 시작했다. 한지를 깐 상 위에 소나무를 꽂은 소주병 둘, 기러기, 밤, 대추, 국수 두 그릇이 놓였다. 청실홍실을 나무 사이에 걸치고, 신랑 신부 자리 앞에 금박 입힌 시계와, 목걸이, 팔찌 등 결혼예물을 올려놨다. 산 사람 결혼식과 다를 바가 없다.

"이거 사러 갈 때 자기 맘에 안 들면 사지 말라 해요."

▲ "서방님 제가 입혀드릴께요." "아, 빨리 입혀!" 결혼식장은 웃음바다로 변했다.
ⓒ 한성희
상을 다 차린 후, 신랑(이영희)과 신부(이정희)는 신부활옷과 두루마기를 입기 시작했다. 보통 영혼결혼식에는 만신이 결혼예복을 입지 않고 인형을 안고 진행하지만 이정희 만신은 반드시 (예복을) 입어준다고 말했다.

"내가 서방님 옷 입혀 줄게."
"옷 단추 너무 채우지 마. 이따가 신방에서 벗을 때 힘들어!"

두 만신은 여전히 웃으며 짓궂은 농담을 주고받는다. 영혼결혼식은 점점 유쾌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옷을 다 입고 어머니에게 미리 신혼여행비 2만원을 받아 조끼주머니에 단단히 챙긴 신랑과 신부가 나란히 초례청에 인형을 안고 서서 절을 하면서 결혼식은 시작됐다.

▲ 신랑 입에 술잔을 대주고 있다.
ⓒ 한성희
절을 마치고 신랑 인형 입에 술잔을 대주고 나자 잔을 널름 받아든 신랑, 한 입에 털어 넣는다.

"좋다! 울 색시 참 예뻐요! 나 장가가니 참 좋아."

결혼식장은 와그르르 웃음이 일었다. 국수를 건져 신랑 신부 입에 대준 뒤에 예물교환이 있었다. 신랑신부에게 목걸이와 귀걸이, 반지, 시계를 걸어준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인형이 예물을 걸친 모습이지만 예뻐 보인다.

▲ 신부에게 반지와 시계, 목걸이 등 예물을 걸어준다. 이 예물들은 굿에 필요한 물품을 파는 곳에서 구입하며 도금한 것이다.
ⓒ 한성희
부부가 된 신랑각시는 어머니께 절을 올리고 누나와는 맞절을 했다. 결혼식은 30여 분 만에 끝났다. 결혼식을 했으니 이제 신방을 차릴 차례다.

신방 엿보기

신방으로 미리 정해놨던 굿당 하나가 다른 팀이 들어온다는 바람에 차질이 생겨버렸다. 다급하게 신방을 구하던 차에 주방 뒷방이 비어 있다고 해서 급하게 그리로 정한다. 그 동안에도 신랑은 '빨리 구하라' 성화를 부려 모인 사람들에게 한바탕 웃음을 선사했다.

▲ 결혼식을 마치고 어머니 유씨(73)에게 큰 절을 올리는 신랑신부.
ⓒ 한성희
신랑 신부와 새 이불과 예단, 속옷 등을 챙겨 이정희, 이영희, 강지애(28·서대문구 북아현2동), 세 만신이 가슴에 안고 신방으로 향했다. 요를 펴고 신랑신부를 눕힌 후 양옆에 속옷과 예단 한복을 차곡차곡 접어놓는다. 신혼부부를 마주 보게 다시 눕히고 이불을 덮어준 뒤 신방준비는 끝났다. 신방은 절대 아무도 들어오거나 엿보면 안 된단다.

신방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단단히 단속한 후 굿당에 돌아온 시간이 3시. 그제야 늦은 점심을 먹었다. 결혼식이니 물론 국수가 나온다. 국수를 먹을 때서야 내내 굳어 있던 어머니와 누나의 얼굴은 펴지기 시작했고 간간이 웃음도 보여준다.

▲ 신방이 없어서 주방 뒤편에 있는 이곳을 급히 구했다. 신랑신부 인형과 이부자리, 예단, 속옷을 안고 신방을 꾸미러 들어가고 있다.
ⓒ 한성희
"경사 맞으셨으니 축하드립니다. 좋은 구경 잘하고 갑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내 인사에 와줘서 고맙다고 답례하는 그들의 얼굴은 밝았다. 국사당을 나오면서 오늘 결혼식을 올린 신혼부부가 잘 살기를 기원해본다. 결혼식은 어쨌든 경사가 아닌가.
지난 11월 22일 국사당에서 5시간 동안 '영혼결혼식'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취재를 허락해주신 이정희 만신과 이영희·강지애·염정자 만신에게 감사 드립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신기한 착시를 만드는 사람들

 

 

뉴스홈 > 아햏햏뉴스

 

신기한 착시를 만드는 사람들

2005-11-22 14:31:20

 

시각(視覺)에 관해서 생기는 착각, 착시(錯視, optical illusion)의 사전적 의미다. 인터넷에 떠도는 착시 관련 사진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큰 호기심과 즐거움을 주는 것이 사실. 이런 이유로 여러 네티즌들에게 관심을 받아온 착시 사진을 직접 만들어 보이는 사람들의 모습 역시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종이로 때론 나무로 착시 현상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보이는 세계의 뒷편에 가려져 있는 '착시의 세계'를 재창조 해낸다.

'99익스프레스닷컴'(99express.com)에 올려진 착시 현상의 실제 모델들은 종이로 만들어져 있는데, 본격적인 비밀을 벗긴다기 보다는 기존에 그림으로 접해왔던 착시 모델들을 실제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종이로 만들어져 있고 실제 크기를 비교하기 위해 시계와 나란히 서 있는 착시 모델들은 기존에 보아오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반면 외국의 착시 관련 사이트에는 이런 모델들의 비밀을 벗겨주는 사진이나 구조물들이 올라와 시선을 끌기도 한다. '저런 것은 불가능하다'는 확신에 가까운 짐작만을 가지고 있던 네티즌들에게 이런 비밀들은 심하게는 충격을 주기도 한다.


<브루노 언스트의 'Misleiding'>

바닥에 누워있는 듯 보이면서도 한쪽 선이 공중에 떠있는 느낌의 삼각형 모양은 위의 '99익스프레스닷컴'에서도 실제로 만들어 보였던 모양이다. 하지만 언뜻 보기에는 신기하기만 할 뿐인 이 착시 모형은 뒷편에 거울을 대보는 순간 간단하게 실체가 드러난다. 실제로 두 직선은 바닥에 한 직선은 그와 직각을 이루는 공중에 있지만 각도를 살짝만 옆으로 돌리며 바닥에도 공중에도 있지 않은 착시 모형이 되는 것이다.


<브루노 언스트의 'Spiraal'>

거울을 비춰 착시 모델의 비밀을 벗겨준 이 작품(Misleiding)의 작가인 부르노 언스트(Bruno Ernst)는 이처럼 착시의 비밀을 담고 있는 책을 여러권 펴낸 디자이너다. 그의 착시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이상한 체스판'이다. 그의 1985년작인 이 체스판은 언뜻 보기에 중간에 정육면체가 돌출돼 있고, 그 위에 나이트가 옆에 퀸이 붙어 있는 듯 보이지만 유심히 보면 평면의 체스판에 채색을 달리해 그림자 효과를 준 것을 알 수 있다. 나이트는 돌출된 정육면체의 윗부분에 해당하는 평면 그림자 뒷칸에, 퀸은 그림자의 옆에 눕혀져 있는 모양이다.


<에셔의 전망대(사진 왼쪽)와 후쿠다 시게오의 전망대(사진 오른쪽)>

2층은 가로 방향으로 3층은 세로 방향으로 놓여져 있지만 이 두 층이 사다리를 통해 연결 되는 듯한 착시 그림을 실제 모델로 구현해 낸 작가도 있다. 광고 및 포스터 디자인으로 유명한 후쿠다 시게오(福田繁雄 Shigeo FUKUDA)가 만들어낸 이 작품은 '착시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에셔(M. C. Escher)의 작품 '전망대'(belvedere, 1958년)를 실제 모델로 만든 것이다. 작품에 숨어 있는 착시의 비밀이 드러나 있지는 않지만 그림으로만 가능하리라 생각했던 작품이 실제 모델로 드러나는 순간은 신기하게만 받아들여지고 있다.

에셔의 작품 중 '끝 없는 계단'이라 불리우는 작품 역시 실제 모델로 형상화가 가능하다. 계단만으로 이뤄진 사각형에는 계단 고유의 특성인 경사가 존재 하지만 이 그림 속 계단은 오르고 올라도 끝이 없는 구조로 그려져 있다.

실제로 계단이 만들어진 모형 역시 그림처럼 난해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지만, 보통 이 같은 착시를 불러 일으키는 방향과 정 반대에서 바라보는 모형의 모습은 기괴할 다름이다. 앞부분처럼 계단의 폭이 넓지 않고 촘촘하면서도 비틀어져 있는 모양을 하고 있는 것.


<매튜 해마커의 'Impossible Twisted Rectangle'>

이런 형상은 세로로 세워져 있는 반듯한 직사각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매튜 해마커(Matheau Haemaker)라는 작가가 만들어낸 이 사각형은 검정색 바탕에 그려져 있는 노란색 줄무늬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돼 있어 직사각형 모양 띠의 겉과 안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작품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면 이런 착시 효과를 주기 위해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모양을 볼 수 있다. 여러번 뒤틀리고 구부러져 있는 모양의 작품에서는 반듯한 직사각형을 읽을 수 없지만 각도만 적절하게 조화하면 하나의 완벽한 착시 작품이 되는 것이다.


<매튜 해마커의 'Impossible Twisted Rectangle'>

이런 착시 현상은 제리 앤드류스(Jerry Andrus)의 사각형 틀에 갇힌 사진이나 혹은 놉 요시가하라(Nob Yoshigahara)의 작품에서도 볼 수 있다. 완벽히 마감되지 않은 나무 틀을 각도만 달리해 하나의 울타리로 만드는 방법이나, 나무 조각을 이용해 조합 불가능한 나무 벤치를 만드는 작품 역시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제리 앤드류스의 'Crazy Crate'>


<놉 요시가하라의 'Impossible Ledge'>

또한 외국의 사이트에서는 여러 사람들이 이러한 착시 현상에 대해 공부하며 다양한 작품을 만들고 동영상을 통해 작품을 전하는 활동이 펼쳐져 있기도 하다. 이들의 사이트(www.grand-illusions.com)에 실려 있는 동영상에는 신기하고 재미있는 착시현상들이 묻어나 있다.


<착시 동영상 : 출처 = www.grand-illusions.com>

시각 효과에서 얻는 다양한 즐거움은 '지각의 한계'를 느낌과 동시에 이런 착시 현상을 이용한 더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지각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끼게도 해준다. 한편 네티즌 사이에서 신기하게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착시 현상을 실제로 경험해 볼 수 있는 이미지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007 본드카, '다 모여라'

 

 

뉴스홈 > 아햏햏뉴스

 

007 본드카, '다 모여라'

2005-11-22 17:00:18

 

첩보원 '제임스 본드'(James Bond)가 주인공인 '007 영화'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본드걸'과 '본드카'. 영화에 여주인공 격으로 등장하거나 혹은 꼭 필요한 순간에 도움을 주는 '본드걸'과 첩보 활동에 큰 도움을 주는 첨단의 '본드카'는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더욱 크게 만들어준다.

최근 이런 007 시리즈의 본드카를 총 정리한 게시물이 인터넷에 올라와 여러 네티즌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1962년 숀 코너리가 주인공을 맡았던 '007 살인번호'(Dr. No, 1962)에서부터 가장 최근인 2002년 '007 어나더데이'(Die Another Day, 2002)까지 본드카는 다양한 변화를 거쳐왔다.

'007 살인번호'에 등장했던 파란색 본드카는 외형만 보더라도 지금과 달리 촌스러움이 느껴진다.


<살인번호(사진 왼쪽), 골드 핑거(사진 오른쪽)>


<썬더볼(사진 오른쪽), 카지노 로얄(사진 오른쪽)>

1964년작 '007 골드핑거'(007 Goldfinger, 1964)와 1965년작 '007 썬더볼'(Thunderball, 1965)에는 애스턴 마틴(Aston Martin)의 자동차 등장한다. '애스턴 마틴 DB5'가 개조된 이 두 시리즈의 본드카는 현재 미국의 테네시주에 있는 '스모키 마운틴 자동차 박물관'에 보관돼 있는데, 이 박물관의 의뢰에 의해 오는 2006년 1월에 열리는 경매에 붙여진다는 외신의 보도가 있기도 했다. '007 골드핑거'의 악당 골드 핑거의 자동차로는 롤스 로이스의 팬텀 3가 등장하기도 한다. '007 썬더볼'부터는 애스턴 마틴 외에도 포드의 자동차가 등장하기도 한다.


<여왕 폐하 대작전>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007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 1967)의 흰색 자동차에 이어 '007 여왕 폐하 대작전'(On her majesty secret service, 1969)의 포드 쿠거,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Diamonds Are Forever, 1971)에서는 포드 머스탱 마하1과 애스턴 마틴의 DB5가 대포를 달고 등장한다.


<나를 사랑한 스파이>


<포 유어 아이즈 온리>

로저 무어가 주인공으로 분한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The Spy Who Loved Me, 1977)에서는 물 속을 다닐 수 있는 자동차가 등장하는가 했다. 역시 로저 무어가 주연을 맡았던 1981년작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For Your Eyes Only, 1981)에서는 날아다니는 프랑스 시트로엥의 자동차가 출연하기도 했다. 이 시트로엥 자동차는 벽을 타고 비스듬히 주행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었다.

'007 옥토퍼시'(Octopussy, 1983)에는 벤츠와 이탈리아의 알파 로메오 GTV가 등장했다. 옥토퍼시와 같은 해에 만들어진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Never Say Never Again, 1983)에는 시보레 카마로의 자동차와 벤틀리의 자동차가 등장했다.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옥토퍼시'와 '네어 베시 네버 어게인'은 숀 코너리 대 로저 무어의 제임스 본드 경쟁을 벌였던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로저 무어의 옥토퍼시>


<숀 코너리의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


<뷰 투 어 킬>


<리빙 데이라이트>


<살인면허>

'007 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 1985)에서는 반으로 부서진 르노의 자동차를, 1987년작 '007 리빙 데이라이트'(The Living Daylights, 1987)에서는 다시 돌아온 애스턴 마틴의 모습이 보인다. '007 살인면허'(Licence To Kill, 1989)에서는 켄워스의 트럭이 등장해 멋진 폭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1990년대 들어서면서 BMW가 본드카 대열에 합류했다. 피어스 브로스넌이 주인공을 맡기 시작한 '007 골든 아이'(Goldeneye, 1995), '007 언리미티드'(The World Is Not Enough, 1999), '007 네버 다이'(Tomorrow Never Dies, 1997)에는 계속해서 BMW의 자동차들이 등장한다. '골든 아이'의 BMW Z3, '네버 다이'의 '750iL', '언리미티드'의 BMW Z8 등이 이 영화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도 했다.


<골든 아이>


<네버 다이>


<언리미티드>

특히 '네버 다이'에서는 휴대폰에 달린 리모컨으로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주인공이 자동차의 뒷좌석에 수그려 탄 채 총알을 피하며 전방 광경을 보여주는 리모컨에만 의존해 자동차를 운전하는 장면은 여러 영화팬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장면이다.


<어나더데이>

007 시리즈 중 가장 최근 작품인 2002년작 '007 어나더데이'(Die Another Day, 2002)에는 포드의 썬더버드가 등장한다. 썬더버드는 포드가 만든 2인승 컨버터블형 스포츠카로, V8 4.8리터(ℓ) 머큐리 엔진에 198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km 가속 시간은 10초, 최고 속도는 183km/h이다.

또 애스톤 마틴의 'V12 뱅퀴시'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 자동차는 6,000㏄ 12기통 DOHC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450마력에 최고속도 306㎞를 자랑하며,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4.7초, 가격은 자그만치 22만 8,000달러(한화 약 3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한편 '어나더데이'에서는 재규어의 자동차 'XKR'가 등장하기도 했는데,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인 릭윤이 악역으로 출연히 재규어의 자동차를 운전했다. 이 자동차에는 대포가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어나더데이>

약 40년간 이어져온 '007 시리즈'만큼이나 다양한 본드카가 여러 영화팬과 '007'팬들에게 보여지고 사랑받아 왔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동안 시리즈에 등장했던 본드카의 멋진 질주 장면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편 주드 로, 콜린 파렐, 이완 맥그리거, 클라이브 오웬 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새로운 제임스 본드로 확정된 스코틀랜드 출신의 대니얼 크레이그(Daniel Craig,37)는 오는 2006년 1월 촬영을 시작할 21번째 007시리즈 '카지노 로열'의 주인공을 맡게 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새 제임스 본드 '다니엘', 잘 할 수 있을까?

 

 

새 제임스 본드 '다니엘', 잘 할 수 있을까?
007시리즈 21편, <카지노 로얄> 내년에 개봉
텍스트만보기   박형준(ctzxp) 기자   
논란이 많은 새로운 제임스 본드 '다니엘 크레이그'

내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많은 애정을 가진 시리즈와 캐릭터를 꼽자면, 역시 007 시리즈와 제임스 본드는 결코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외모는 물론이고 능력까지 탁월하면서 적당히 인간적인 매력까지 안고 있어,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이렇게 친숙한 캐릭터는 생각보다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대단한 제임스 본드에게도 다소 거부감이 드는 모습은 있다. 사실 나는 바람둥이로 소문난 제임스 본드가 아름다운 여자들만 보면 정신을 못 차리는 장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여자들에게 정신을 빼앗기다 뒤통수를 맞고 기절한 뒤, 정신을 차리고 보면 어딘가에 묶여져 있는 그의 모습은 요즘 시대의 관점에서 보면 지나치게 느끼한데다가 그 패턴도 너무 일정해서 질린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차이다. 어쩌면 이 장면의 코믹한 분위기 때문에 제임스 본드를 더 좋아하는 마니아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주연배우가 캐스팅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던 007 21편 <카지노 로얄>이 드디어 내년에 개봉한다. <카지노 로얄>은 007 시리즈의 원작자인 이안 플레밍의 데뷔작이자, 그가 제일 아꼈다고 전해지는 시리즈인데, 그래서인지 이안 플레밍은 007 시리즈의 제작자인 해리 샐츠먼-알버트 브로콜리 콤비에게 영화화 판권을 넘기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카지노 로얄>은 이안 플레밍의 사망 이후 그 유가족이 판권을 미국 측 제작사에 넘겨 엉뚱한 코미디 영화로 제작되었지만, 마니아들은 이 영화를 007 시리즈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카지노 로얄>은 그 시리즈만큼이나 새롭게 6대 제임스 본드로 캐스팅된 다니엘 크레이그에게 많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 시선이 대부분 부정적이라는 것인데, 이전의 제임스 본드들에 비하면 그의 외모 자체도 매력적이지 않거니와 결정적으로 그의 이미지가 독일 병정에 가깝다는 것에 가장 큰 원인이 있는 듯하다.

사실 그의 캐스팅 이전에 출연이 유력했던 배우는 <엑스맨> 시리즈의 휴 잭맨과 <킹 아더>의 클라이브 오웬, 그리고 <폰 부스>의 콜린 파렐이었다. 특히 콜린 파렐은 피어스 브로스넌의 강력한 추천도 있었고, 심리적인 연기에 능숙한 배우이기 때문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기 좋은 배우라는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하지만 제임스 본드는 기본적으로 그 액션의 소화나 긴 촬영 기간, 그리고 실패 이후의 뒷감당 등 고려할 부분이 많은 캐릭터이기 때문에 유명배우들이 기피하기도 한다.

▲ 6대 제임스 본드로 캐스팅된 다니엘 크레이그
ⓒ2005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

숀 코네리도 007 시리즈에 출연하기 이전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무명이었고, 스타로 부각된 이후에는 여러 번 출연 의사를 번복했던 전례가 있었다. 그가 이따금씩 출연을 번복했던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힘들어서'였다고 한다.

게다가 로저 무어는 이안 플레밍의 추천이 말해주듯이 '너무 잘 어울려서' 이미지 변신에 실패했고, 조지 라젠비와 티모시 달튼은 '너무 안 어울려서' 실패한 이후, 지금까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연기 변신에 성공해 노년기에도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숀 코네리는 다양한 영화에 다양한 캐릭터로 출연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지금의 그 위치를 만든 것이다. 콜린 파렐이나 기타 많은 배우들의 거절에는 그런 이면이 숨겨져 있다.

M과 Q, 그리고 미스 머니페니가 없다면 제임스 본드는 없었다

▲ 가장 매력적인 '미스 머니페니'였던 로이스 맥스웰
ⓒ2005 MGM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007 시리즈는 제임스 본드 혼자서 열심히 몸을 움직인다고 만들어지는 시리즈가 아니다. 제임스 본드의 곁에는 M이 있고, Q가 있었으며, '미스 머니페니'가 있었다. 이들은 등장하는 시간은 짧지만, 언제나 제임스 본드의 곁에서 무시할 수 없는 양념의 역할을 하면서 시리즈의 재미를 만드는 일조해왔다.

이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캐릭터는 당연히 '미스 머니페니'라고 볼 수 있겠다. '미스 머니페니'로 출연한 로이스 맥스웰은 원래 남편이 심장병에 걸린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테렌스 영 감독에게 출연을 사정해 '미스 머니페니' 역을 맡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 그녀가 로저 무어와 애매한 로맨스를 나누는 장면을 보면, 말할 수 없이 우아한 기품이 느껴진다. 이후의 '미스 머니페니'인 캐롤리안 블리즈와 사만다 본드는 '미스 머니페니'라고 보기에는 다소 경박해 보인 덕분에 결국 그녀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캐롤리안 블리즈는 하필이면 그 당시의 제임스 본드가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티모시 달튼이었기 때문에 그 시너지 효과(?)가 만만치 않았다.

제임스 본드의 상관인 M은 현재 중견 여성 배우인 쥬디 덴치가 맡고 있다. '여성'이라는 그 자체에서 이색적이었던 쥬디 덴치는 놀라울 정도의 품위와 냉철함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성공적인 캐스팅으로 평가받는다. 쥬디 덴치의 이미지는 우리나라의 중견 탤런트인 반효정 씨와 다소 비슷해 보이는데, 이렇듯 품위와 냉철함을 겸비한 여성 배우를 찾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때로는 통제가 안 될 정도로 톡톡 튀는 제임스 본드를 능란하게 제어하는 그녀의 모습은 생각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또한 Q라면, Q로 등장한 데스몬드 리웰린의 영화 인생 그 자체였다. 007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시리즈에 출연한 배우인 그는 2편부터 19편까지, 총 18편의 007 시리즈에 출연해 특유의 재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왔는데, 만 85세의 나이로 007 시리즈 19탄인 <언리미티드>에서 간접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교통사고로 작고했다고 한다. 배우로서는 크게 성공했다고 볼 수 없는 그에게 몰렸던 많은 애도에서는 007 시리즈에서 보였던 노익장과 함께 톡톡히 양념의 역할을 해주던 그의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유머를 다시 보기 힘들 것이라는 아쉬움의 뜻이 느껴진다.

영화 속에서 이루어진 Q의 소개로 새로 무기발명가 역할을 맡은 R역의 존 클리즈는 영국의 유명 코미디 그룹인 '몬티 파이손'의 멤버라는 사실에서 말해주듯이 원래부터 코믹 연기에 능숙한 인물이기 때문에, 다행히 Q에 대한 아쉬움과 갈증을 어느 정도 해갈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쥬디 덴치와 존 클리즈의 맹활약을 기대한다.

말도 안 되는 팝콘 영화로 변질된 007 시리즈의 해답은?

한편으로 007 시리즈는 그 액션과 스펙터클의 비중이 커지면서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된다. 스펙터클의 확대에 치중하면서 지나치게 말이 안 되는 설정은 물론이고, 악당조차도 매력이 사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 우주복을 입고 있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이 이 영화의 황당함을 말해준다.
ⓒ2005 MGM
007 시리즈의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대표적으로 증명하는 영화는 11편인 <문레이커>다. <문레이커>에서 제임스 본드는 전 세계도 좁은 것인지 활동 영역을 아예 우주로 확장한다. 무중력 공간에서 열심히 악당을 물리친 뒤, 늘 그래왔듯이 '본드걸'과 포옹을 나누는 장면은 007 시리즈의 마니아가 봐도 더 이상 할 이 없는 장면으로 손꼽히기로 유명하다. <문레이커>는 그나마 덩치가 어마어마할 정도로 크고, 힘도 무척 셌던 악당인 '죠스'가 검은 뿔테 안경을 낀 소녀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이색적이었기 때문에, 무난한 영화로 기억남을 수 있었다.

17편인 <골든 아이>의 악당도 언론 조작으로 세계대전을 일으킨 뒤,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야욕에 불타는 미디어 재벌이 등장하면서 그 황당함의 깊이를 더했다. 제임스 본드의 존재 근거였던 '스펙터(SPECTRE)'와 냉전 체제가 사라진 뒤, 그 정도가 더 심해진 악당들의 황당함은 결국 그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북한의 등장과 함께 절정에 달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공상 과학 영화처럼 변질돼가고 있는 007 시리즈의 새로운 화두는 '복고화'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때 쿠엔틴 타란티노가 '피어스 브로스넌이 다시 출연한다면'이라는 조건과 함께 연출을 원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런 그에게 많은 기대가 몰렸던 이유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원상 복귀'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굳이 007 시리즈가 아니더라도 스펙터클과 액션을 원 없이 볼 수 있는 시대에서 원래부터 정통 스파이 영화였던 007 시리즈가 무리하게 스펙터클을 추구한다는 사실은 007 시리즈가 다른 영화와의 구별되는 뚜렷한 개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정 그렇게 믿을 만한(?) 악당이 없다면 다시 '스펙터'와 '블로펠드'를 부활시켜 다니엘 크레이그와 대결시키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고양이를 쓰다듬는 손'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던 블로펠드는 역대 007 시리즈에서 가장 무게감 있는 악당이었고, 그런 만큼 향수까지 느껴지는 악당이기 때문에 부활이 이루어진다면, 마니아들로서는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 될 것이다.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있다면 가장 개성적이었던 악당인 '죠스'도 다시 모습을 선보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화라는 것은 주인공도 그렇지만, 일단 악당이 벌이는 일이 기본적인 현실성이 깔려 있어야 하고, 악당들이 '현실 속에서 살아 있어야' 더 큰 매력이 느껴진다. 지금의 007 시리즈의 악당들이 벌이는 일은 너무 말이 되지 않아서 관객으로서는 동의하기 힘든 내용들이 많은 편이다.

영화는 그 규모가 작더라도 얼마든지 깊이를 추구할 수 있는 장르다. 007 시리즈의 초기작 3편은 시끄러운 총성과 화려하게 펑펑 터지는 폭발 없이도 인상적인 영화가 될 수 있다는 모범답안이 된 영화다. 결국 007 시리즈는 그렇듯 미래를 위해 오히려 과거로 돌아가야 한다는 숙제가 남겨진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니엘 크레이그는 어려운 때에 '독이 든 성배'를 들게 된 셈이다. 제임스 본드는 과거의 전형성과 함께 본인의 개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진정한 성배를 들 수 있는 어려운 캐릭터다. 하지만 <골든 아이>의 연출 경험도 있는데다가 조로 시리즈를 통해 액션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마틴 캠벨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이안 플레밍이 가장 아꼈다는 시리즈라는 사실에서 <카지노 로얄>의 경우 하드웨어는 잘 받쳐주는 영화다. 이 하드웨어의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는 핵심은 결국 배우, 그중에서도 새롭게 중심에 선 다니엘 크레이그가 얼마나 무난하게 제임스 본드를 소화할 수 있냐는 것이다.

그런 그에게 몰리고 있는 부정적인 견해엔 한편으로 새로운 희망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직접 보지 않은 이상, 우리의 예측은 영화를 보고 난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에 비하면, 의미를 찾기 힘든 해답 없는 논쟁이 될 수밖에 없다. '독이 든 성배'를 다니엘 크레이그는 어떻게 마실까? 영광스러운 술이 담긴 성배로 만들어 마실지, 아니면 독을 마시며, 티모시 달튼의 뒤를 이을지, 그 이후는 오직 그에게 달려 있다고 본다.

'조금 더 풍부한 표정으로, 그리고 조금 더 여유 있게.'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를 맡으면서 잊어서는 안 될 좌우명이다. 그가 지금까지 맡은 역할처럼 어둡고 경직된 분위기로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다면, 그 이후는 다른 사람이 말하지 않아도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모든 것은 그에게 달려 있다. 그가 숀 코네리만큼이나 최고의 제임스 본드가 되어 우리를 즐겁게 해주길 기대해본다.
오마이뉴스와 한겨레신문의 제 개인블로그에도 보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전설의 완성

 

 

아햏햏뉴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전설의 완성!

2005-11-11 14:02:53

 

영화는 처음부터 ‘매혹적인 볼거리’로 출발했다. 1895년 12월 28일, 파리의 그랑카페에서 기차가 도착하는 광경을 담은 ‘동영상(?)’을 보며 관객들이 혼비백산했을 때부터, 그리고 마술사 멜리에스가 1902년에 위대한 구경거리인 <월세계 여행>을 발표했을 때부터 그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의 각본 작업을 시작했던 1970년대 초의 미국에서는 이러한 시각적 경이에 대한 순수한 숭배 정신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할리우드에서 초대형 스펙터클 서사극은 1960년대 말을 기점으로 거의 자취를 감췄고, 한 때 ‘미국인의 신화’로 일컬어지던 서부극 역시 종말을 고하고 있었다. 신비평의 열풍 속에 재능 있는 신세대 감독들이 하나 둘 두각을 나타나고 있었지만, 이런 일군의 젊은이들 중 ‘스펙터클에 대한 구닥다리 숭배 정신’ 따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는 조지 루카스가 유일했다.

비평가 제이 콕스 - 그는 한 때 ‘타임’지에서 영화평론 글을 썼으며, 마틴 스콜세지와 조지 루카스의 절친한 친구이기도 하다. 후에 <갱스 오브 뉴욕>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 는 조지 루카스를 가리켜 “내가 만나본 중 가장 순수한 로맨티스트”라 평했다. 루카스는 머지않은 미래에 ‘시각적 경이에 대한 숭배 풍토’가 다시 도래할 것임을 굳게 믿고 있었다. 때 묻지 않은 순수성에서 비롯된 그의 선견지명(?)이야말로 훗날 <스타워즈>의 신화를 일군  원동력이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친구 루카스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나는 20년 가까이 루카스의 천재성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에 대해 알아내려 애썼다. 그러나 수많은 ‘연구’와 사색 끝에 나는 이런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루카스는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미래를 보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본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해 지난 20여년을 몸 바쳤다’”

2005년, 루카스는 자신이 보았던 미래의 ‘마지막 조각’을 드디어 공개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이하 <시스의 복수>로 줄임)를 본 대다수의 관객들, 특히 평론가들의 반응은 앞선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 때와는 사뭇 달랐다. “The Force returns with most of its original power regained in Star Wars: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토드 맥카시가 내린 이 짤막한 진단은 영화의 개봉 당시 주류 평론가들의 반응을 거의 정확하게 대변하고 있다. 평론가들뿐만 아니라 많은 <스타워즈> 골수팬들도 루카스가 (두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시스의 복수>에서 클래식 삼부작의 유려한 스타일을 드디어 부활시켰다고 목청 높여 외쳤다. 물론 이들의 진단은 여러모로 ‘정확’하다. (이런 종류의 논쟁에 있어서 ‘정답’이라는 건 있을 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간과한 부분들이 있다. 그리고 이 부분들이야 말로 어쩌면 <시스의 복수>가 지닌 ‘포스의 정체’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인지도 모른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시스의 복수>는 스타일이나 정서 상 <스타워즈> 클래식 삼부작 중 가장 유사하다고 느껴지는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과는 어쩌면 ‘대칭점’에 위치한 영화인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또 한 가지는 바로 ‘루카스는 프리퀄 삼부작을 연출함에 있어서 단 한차례도 방향성을 잃은 적이 없다’는 것이다. <시스의 복수>는 여러모로 앞선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들과 차별되는 작품이지만, 한편으로 그 ‘유려한 스타일’은 두 편의 앞선 에피소드가 있었기에 구현 가능한 것이었다. 바꿔 말하자면, 세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 간에는 분명한 연속점과 일관된 흐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이냐고? 자, 그럼 하나씩 풀어나가 보도록 하자.

스타일 상 <시스의 복수>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엑스포지션(Exposition, 예비서술장면: 서사극에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기에 앞서 인물들과 사건에 대한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설명적인 부분’) 장면이 모조리 ‘시각화’ 됐다는 점이다. 영화 연출에 있어 엑스포지션 부분은 영원한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이 부분은 관객에게 플롯을 이해시키고 주인공의 차후 행동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필수적인 요소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남용될 경우에는 영화 자체가 지루하게 되기 십상이다. 반대로 이 부분이 지나치게 부족하면 관객이 플롯을 따라잡지 못하고 영화 자체에 대해 흥미를 잃기 쉽다. 이 부분이 이상적으로 배치된 작품 중 가장 최근의 예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꼽을 수 있으며, 스필버그의 최신작 <우주전쟁>의 경우는 이 부분이 비정상적으로 부족했던 영화의 대표적인 예(물론 이것은 다분히 ‘고의적인’ 것이었다)이다. 보통 이 부분은 적절한 길이의 대사와 설명 조의 장면들로 구성돼 있는데, 클래식 삼부작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곤 하는 <제국의 역습>의 경우는 전통적 의미의 엑스포지션 장면들이 가장 멋들어지게 구현/배치된 예이기도 하다. 다시 <시스의 복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루카스는 <시스의 복수>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사소한 것들은 차치하고, 굵직한 사건들만 나열해도 다음과 같다:

1.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팰퍼틴의 유혹에 넘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

2. 아나킨이 형제와도 같았던 제다이들을 학살하는 장면 역시 설득력 있게 보여주어야 한다.

3. 공화국의 몰락과 제국의 성립 과정을 짧은 시간 내에 보여주어야 한다.

4. 30년 가까이 팬들이 꿈꿔왔던 클라이맥스 신, 아나킨과 오비완 간의 운명의 광선검 대결 장면을 최대한 길게, 그리고 임팩트감 넘치게 보여주어야 한다.

5. 쌍둥이의 탄생 과정, 아나킨이 ‘검은 마스크’를 쓰게 되는 과정, 그리고 요다의 은둔 과정도 보여주어야 한다.

만일 ‘정석대로’ 영화를 연출한다면, <시스의 복수>는 <반지의 제왕 3: 왕의 귀환> 수준의 러닝 타임을 가져야 했다! 그러나 루카스는 ‘피터 잭슨’이 아니다. 굳이 ‘상업적 딜레마’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영화가 인내심 부족한 ‘어린 계층’(혹은 ‘동심’)을 주된 타깃으로 한 것임을 감안한다면 - 비록 최종 결과물은 (<스타워즈> 시리즈로는 최초로!) PG-13등급이었지만, 그럼에도 <시스의 복수>는 여전히 ‘동심’을 겨냥한 것이었다 - 세 시간 이상의 러닝타임은 절대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루카스는 ‘과감한 생략의 미학’을 적용하기로 한다. 이와 관련하여 ‘눈에 띄는 부분’으로는 오프닝의 ‘클론 전쟁’ 신의 비중을 드라마틱하게 줄여버린 것을 들 수 있다. (본래 루카스는 <시스의 복수>를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으로부터 2년 뒤의 이야기로 설정하여, 오프닝 신에서 치열했던 클론 전쟁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영화의 길이가 부적절하게 길어질뿐더러, 플롯의 내용도 ‘아나킨의 변절’이라는 중심주제에서 크게 이탈할 위험성이 있었다. 결국 루카스는 <시스의 복수>의 시기를 <클론의 습격>으로부터 3년 뒤의 이야기로 재설정하여 막바지에 다다른 클론 전쟁의 상황만을 간단히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적용된 생략의 미학이다. 이는 바로 조금 전 언급한 엑스포지션 부분과도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이며, 많은 관점에서 ‘모험’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가 <시스의 복수>에서 이런 모험을 감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앞선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 - 나아가 클래식 삼부작을 포함해 다섯 편의 에피소드 - 전체가 관객에게는 거대한 엑스포지션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둘째, 관객들은 이미 <시스의 복수>의 결말을 ‘상세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사상 최초로) ‘결말이 만천하에 공개된 블록버스터물’이라는 <시스의 복수>만의 고유한 특질이야말로 루카스가 ‘러닝타임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열쇠였다. 루카스와 마찬가지로, 관객들은 오랫동안 <시스의 복수>의 이야기를 머리 속에 그려왔다. 루카스는 <시스의 복수>에서 관객들의 상상력을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할 구심점들만을 엑스포지션으로 배치하면 되는 것이었다. 이제 문제는 ‘그 구심점들을 얼마나 세련된 방식으로, 최대한 짧게 제시하느냐’로 귀결된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루카스는 ‘엑스포지션 전체를 시각적으로만 제시한다’는 다소 모험적인 전략을 내 놓았다. 엑스포지션 부분 전체에서 대사를 아예 없애거나 (삽입하더라도) 최소화 한다는 것이다. 비단 엑스포지션 부분뿐만이 아니다. (액션 장면 이외에) 캐릭터들의 심경 변화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장면이나 플롯의 전환점이 되는 주요 장면들 역시 대사를 극도로 자제한 채 오로지 ‘시각적’으로만 짤막하게 연출되고 있다. 말하자면, <시스의 복수>는 “영화는 볼거리이며 눈속임의 예술이다”라는 명제에 정확히 부합하는 영화가 된 것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는 (전술한 바와 같이) 루카스가 오랫동안 갈망한 ‘그런 종류’의 영화 형태이기도 하다. 바로 이것이 ‘전통적인 극영화 구성 방식’에 비교적 충실했던 <제국의 역습>과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자, 그럼 이 부분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자. <스타워즈> 클래식 삼부작 중 가장 (부당하게) 저평가 받는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에서 루카스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다음 신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6: 제다이의 귀환>에서

팰퍼틴 황제의 포스 라이트닝에 의해 죽어가는 아들 루크를 바라보며 다스 베이더는 ‘아들을 구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해서 황제의 편에 설 것인가’를 놓고 심하게 갈등하게 된다. 베이더의 복잡한 심경은 (놀랍게도) 이미지만으로 감상자에게 드라마틱하게 전달된다. 황제와 루크를 번갈아 바라보며 갈등하던 베이더는 결국 ‘최후의 결단’을 내리게 되는데, 감상자는 이 모든 과정을 눈으로 보듯 생생히 느낄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감상자가 이런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베이더가 ‘마스크를 썼기’ 때문이기도 하다. 즉, 이 장면에서 감상자는 (서술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상상력을 발휘해 베이더의 심경을 읽어내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시스의 복수>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된 ‘시각화’의 기본 원칙이었다. 예컨대, <시스의 복수>의 플롯 전개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음 장면을 보자

메이스 윈두를 비롯한 제다이 마스터들이 팰퍼틴 의장을 체포하러 떠난 후 아나킨은 팰퍼틴의 편에 설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갈등하게 된다. 이 부분은 사실 아나킨이 변절과 관련된 가장 중추적인 부분이기에, 대단히 치밀한 ‘설명’이 요구되는 부분이었다. 만일 감상자가 이 부분을 납득하지 못한다면, 영화는 완전히 실패작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루카스는 이 중차대한 장면을 단 한 줄의 대사나 독백도 없이 오로지 시각적 요소와 음산한 분위기의 음악만으로 ‘짤막하게’ 처리해 버렸다. 그러나 그 효과는 실로 막강하다. 루카스는 아나킨과 파드메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준 뒤, 아나킨의 암울한 표정을 클로즈업으로 부각시킨다. 감상자는 절묘한 편집과 음산한 음악을 통해 이 장면이 설명하고 있는 내용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완벽하게 읽어내게 된다. 감상자에게 이 짤막한 장면은 마치 10분은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상상력이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때문이다. 즉, 이 장면에서 감상자는 아나킨이 ‘사랑하는 이를 죽음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팰퍼틴의 유혹에 굴복하게 되는 과정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생생하게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시스의 복수>에는 이와 같은 장면이 상당히 많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신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다음 장면도 이런 부분의 대표적인 예다.

제다이 사원을 ‘쓸어버린’ 후 화산 행성 무스타파에 온 아나킨은 ‘수수께끼의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감상자는 직감적으로 이 장면이 의미하는 바를 ‘느낄’ 수 있다. 아나킨은 자신이 저지른 짓이 잘못된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길을 갈 수밖에 없다. 그의 눈물과 표정에서는 회한과 절망감, 그리고 결연한 의지가 동시에 엿보인다. 또한 이 장면을 통해, 감상자는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변절했던 아나킨이 이후 본래 목적에서 벗어나 ‘무한한 파워’에 집착하게 되리라는 것도 직감하게 된다. 이러한 시각적 암시 효과는 심지어 사소한 이야기 설정이나 디자인에 등에도 숨어있다. 이를테면, 영화의 초반부 공중전 장면에서도 중요한 메타포가 하나 부각된다. 바로 ‘아나킨이 컴퓨터와 로봇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는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의 클라이맥스 신에서 루크가 (오비완의 포스의 영의 충고에 따라) 컴퓨터에 의존하는 대신 ‘포스’를 이용해 X-윙을 몰던 장면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이는 후에 ‘기계에 생명을 의지하게 될’ 아나킨의 운명을 간접적으로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버스 장군’이 사이보그로 설정된 것 역시 이러한 아나킨의 운명을 시각적으로 암시하는 부분이다. 이런 보이지 않는 부분들로 인해 러닝타임 140분의 <시스의 복수>가 가진 ‘실질적 플롯 정보량’은 어마어마한 것이 되었다.

<스타워즈> 클래식 삼부작을 연출함에 있어, 루카스에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은 바로 ‘기술의 제약’이었다. 제이 콕스의 지적처럼, 클래식 삼부작 중 <에피소드 5: 제국의 역습>과 같은 (보편적 의미의) 걸작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설적으로 ‘구상한 것을 모두 시각화 할 기술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제약으로 인해 루카스나 (<제국의 역습>의 감독인) 어빙 커쉬너는 극적 감흥의 창출을 전통적인 내러티브 구성 방식과 연출, 아날로그식 편집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 이런 의미에서 <제국의 역습>은 스타워즈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가장 ‘전통적인 극영화 양식’에 가까운 작품이었다. 물론 프리퀄 삼부작의 제작 과정에서는 이런 기술적 제약이 거의(혹은 ‘아예’)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천혜의 환경’은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를 (성인) 관객들이 받아들이기 버거울 정도로 ‘유치한(?)’ 것으로 만든 결정적인 원인이기도 했다. 앞선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는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명적 제작방식’을 도입했음에도, 감성만은 구닥다리 어린이용 스페이스 판타지극의 그것을 그대로 차용했다. 바로 이것이 앞선 프리퀄 에피소드 두 편이 비평적 뭇매를 맞은 결정적 요인이기도 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열혈 팬인 케빈 스미스는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이 개봉한 후 많은 관객과 평론가들이 실망감을 표시한 이유를 “동심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부모가 자식에게 가지는 기대치’라는 비유를 들었다. 즉, 많은 관객들이 <보이지 않는 위험>을 본 뒤 “(어른이 된) 내가 그토록 너에게 기대를 걸었는데 이것 밖에 못 되다니!”라고 호통(?)을 쳤다는 이야기다. 루카스는 20여 년 전 클래식 삼부작을 보며 자란 어린이들의 대부분이 (어른이 된 후에도) 프리퀄 삼부작을 보기 위해 극장문을 노크하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계산하지 못한 것이 있었다면, 바로 이것이다 : ‘스타워즈 붐’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어른’들이 원하는 것은 ‘동심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른의 입장에서) 향수를 느끼는 것’이었다. 즉, 그들은 ‘동심을 겨냥한 영화’를 ‘어른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오류를 스스로 범하고 있었던 셈이다. 20여 년 전 <새로운 희망>을 볼 때의 ‘순수함’을 망각한 채 말이다. 앞선 두 편의 프리퀄은 거의 철저하게 ‘동심의 복고’ 쪽에만 초점에 맞춰져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프리퀄 에피소드를 보며 신비평적 관점으로 텍스트를 분석하고 배우의 연기력을 비판하며 정치성을 들먹이는 순간, 동심만이 발견할 수 있는 경이감은 공중분해 돼 버린다. 케빈 스미스는 살인적인 혹평을 던진 많은 어른들과는 달리, 어린이들은 <보이지 않는 위험>을 보며 (20여 년 전 바로 그 어른들이 그랬듯) 여전히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는 사실에 특히 주목한다. 비평적으로 뭇매를 맞았을지언정, <보이지 않는 위험>은 루카스가 타깃으로 한 ‘동심’에는 여전히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어른의 ‘변절’이나 ‘이율배반적 행위’는 결코 비난받을 만한 것이 못된다. 아니, 오히려 그것은 ‘신화의 창조자’인 루카스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었다. 21세기가 ‘불관용의 시대’이자 ‘순수를 상실한 시대’라는 점을 놓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시스의 복수>가 보여준 ‘변절(?)’은 바로 이 같은 자각에서 비롯됐으며, 그것은 나아가 ‘스타워즈의 신화’ 자체를 재정의하기에 이른다. 릭 멕컬럼의 표현을 빌면, <시스의 복수>는 'PG-18'등급 - 물론 이런 등급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 짜리 영화다. 단순히 <시스의 복수>에 사지가 절단되는 등의 잔인한(?) 신이 많이 나오기 때문만은 아니다. <시스의 복수>가 표방하고 있는 정서 자체가 아이들이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로 무겁고 심각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측면에서 - 그리고 PG-13등급을 받아 <스타워즈> 신화를 일군 ‘주된 관객층’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 <시스의 복수>는 분명히 ‘변질된 어른용 판타지극’에 가까운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결과’ <시스의 복수>는 앞선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가 받지 못했던 비평적 찬사를 획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이질적 변질’은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프리퀄 삼부작을 연달아서 DVD로 감상하면 실로 놀라운 점을 하나 발견하게 된다. 바로 삼부작 전체가 (아나킨의 성장 과정에 맞춰) 아이에서 어른으로 넘어가는 ‘순차적/연대기적’ 감성을 차례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동심’을 타깃으로 하여 출발했던 <스타워즈> 신화는 종국에는 ‘동심을 상실한 어른’들을 완전히 포용하는 데 이르게 됐다는 말이다. 그것은, 1973년 루카스가 <스타워즈>의 스크립트 초고를 쓸 당시 ‘궁극적으로’ 목표로 삼았던 것이기도 했다. 루카스가 30 여 년 전에 쓴 <새로운 희망>의 프로덕션 노트에는 자신이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코난 도일의 판타지 소설 <잃어버린 세계>의 서문에서 인용한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나는 단순한 계획을 세웠다. 반쯤 어른인 소년에게 혹은 반쯤 소년인 어른에게 한 시간의 즐거움을 주기 위하여.”

우선 리뷰글을 이제야(!) 올리게 된 점, 사과드린다. 다른 타이틀은 몰라도 <시스의 복수>의 리뷰만큼은 꼭 출시일 이전에 올리려 했지만, 결국 그렇게 되지 못했다(그 이유는 DP 운영진의 박건일 씨가 국내 DVD 게시판에서 상세히 언급한 바 있다). 사실, 글쓴이의 입장에서도 이런 초 대박 타이틀의 리뷰글을 뒤늦게 쓴다는 것은 여간 맥 빠지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스의 복수> DVD는 자세히 조명할 값어치가 충분한 타이틀임에는 (이미 타이틀을 구입하신 분들의) 대다수가 동의하실 것이다. 서설은 이쯤(?)하고 본격적인 타이틀 리뷰로 들어가도록 하겠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시스의 복수> DVD 메뉴화면 캡쳐사진

타이틀의 구성은 앞서 발매된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와 거의 동일하다. 영화 본편은 2.35:1 아나몰픽 와이드 스크린과 DD 5.1 EX 포맷을 지원하며, 루카스 및 스텝진의 음성해설이 수록돼 있다. (물론 여기에는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서플먼트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의 양과 내용, 구성도 앞선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와 거의 동일하다. 메뉴화면 역시 앞서 발매된 에피소드들과 완전히 동일한 컨셉으로 디자인됐으므로, 설명은 생략하도록 한다.

‘보나마나’ 최상급일 것이 뻔한 타이틀을 평가한다는 것은 여러모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크레더블> 때도 그랬지만, <시스의 복수>와 같은 ‘예정된 레퍼런스급 타이틀’은 첫 감상 때부터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에 초점을 맞춰 평가를 하기보다는 ‘과연 어디에 허점이 존재할까’에 중점을 두어 (약간 삐딱한 방향으로) 평가를 하게 되기 마련이다(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종국에는 백기를 들고 만다!). Digital-to-digital 방식으로 제작된 본 타이틀의 평가는 일단 ‘AV 퀄리티가 완벽하다’는 전제하에 시작해 부족한 부분이 발견될 때마다 점수를 조금씩 깎는 ‘감점법’을 적용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쓴이가 내린(그리고 DP 운영진이 동의한) 점수는 ‘올 10점’이다!

이미 타이틀을 구입한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겠지만, 한마디로 본 타이틀의 화질은 ‘기본적으로는’ 판타스틱하다. 여기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실 분은 거의 없을 것으로 믿는다. 자, 그럼 이제는 (약간 ‘치사한’) 감점법을 적용할 차례다(!) 본 타이틀의 화질은 어쩔 수 없이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 DVD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데, 사실 ‘완벽할 것’으로 예상됐던 <클론의 습격>의 화질은 약간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미세한 디지털 노이즈나 생각 외로 눈에 띄는 그레인 현상, 그리고 차가운 금속성의 질감 등이 그것이다. 물론 이런 약점들은 대형 스크린으로 갈수록 더욱 부각된다. 그럼 이번 <시스의 복수>에서는 이런 문제점이 100% 시정됐느냐? 안타깝게도 그것은 아니다. 물론 이번 <시스의 복수>의 촬영에 사용된 HDC-F950 소니 디지털 카메라는 <클론의 습격>에서 쓰인 HDC-F900보다 분명히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기술적인 설명은 차치하고, ‘결과적’으로 화질 면에서 가장 부각되는 향상된 부분은 바로 ‘그레인 표현의 정제감’이다. 쉽게 표현하면, 차갑고 기계적이었던 <클론의 습격> 영상에 비해 이번 <시스의 복수>의 그것은 보다 ‘부드러운 필름 질감’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DVD의 한정된 해상도와 화소 표현력으로는 이 향상효과를 그다지 느낄 수 없다. 물론 시각적으로 유난히 예민하신 분들 중에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본 타이틀을 감상하면서 화질의 향상 효과를 뚜렷이 느끼신 분들도 있을 것이나, 다수의 일반 감상자들은 그러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쓴이가 프로젝터 화면과 50인치 PDP, 36인치 CRT 디스플레이를 번갈아가면서 감상한 결과 이렇다: 화질이 <클론의 습격>에 비해 향상된 것은 분명하다. 입자의 표현이 한층 부드러워졌고, 원경의 윤곽선 노이즈도 줄어들었으며 질감도 한층 깊이 있는 것으로 ‘진보’했다. 그러나 그 향상의 정도가 ‘현격한 수준’은 아니다. 더불어, (상대적으로 <클론의 습격>만큼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표현상의 약점 또한 군데군데 눈에 띈다. 비교적 짙은 색감이 지배적인 부분에서는 그레인 현상이 눈에 띄며 원경에서 (비록 미세한 수준이긴 하지만) 지글거림과 노이즈가 감지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쓴이는 본 타이틀의 화질에 ‘만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것이 현 DVD 포맷으로 구현할 수 있는 화질의 ‘한계점’이라는 느낌이 워낙 강렬했기 때문이다.  

<시스의 복수>의 영상 정보량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극장에서 수차례 반복관람을 하신 분들은 아마도 예외 없이 이 영화의 놀라운 미장센 수준에 감탄을 금치 못했을 것이다. 이 영화에는 ‘정적인 장면’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적이라고 느껴지는 장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원경에서는 먼지 크기의 우주선 (혹은 기타 ‘사물’이나 ‘생명체’)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다. 물론 우주선이나 인물의 복장과 같은 기본적 요소의 질감 표현의 정교함은 세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한 마디로, <시스의 복수>는 기본적인 영상 정보량이 현 DVD 포맷의 한계를 너무나 뛰어넘고 있기 때문에 타이틀 감상 시 불만족스러운 요소들이 더욱 불거지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HD급 차세대 매체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글쓴이가 본 타이틀의 ‘한계’를 먼저 언급한 것은, 굳이 ‘우수성’에 대해 자질구레하게 설명할 필요성 자체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현 DVD 포맷이 구현할 수 있는 화질의 한계점’이라는 한 마디 표현으로 사실상 ‘게임오버’가 아니겠는가? 반복 감상할수록 한계점이 절실히 느껴지긴 하지만, 본 타이틀의 색감 및 디테일 표현 수준은 마냥 놀랍기만 하다. 거대한 우주선의 리얼한 표면 묘사에서부터 유타파우 행성의 돌리네 묘사, 그리버스 장군의 기계 몸을 장식하는 먼지와 녹, 무스타파 행성의 용암 등 모든 시각적 경이의 대상들이 감탄사를 자아낼 정도로 빼어나게 그려진다. 물론, 영상 면에서 본 타이틀의 하이라이트는 오비완과 아나킨이 무스타파에서 ‘운명의 광선검 대결’을 벌이는 신이다. 영상정보가 넘쳐나고, 운동량 또한 대단히 많은 현란한 신임에도, 입자가 흐트러지거나 디테일이 망가지는 등의 부작용은 발견할 수 없다. 감상자를 삼킬 듯 달려드는 용암의 움직임과 표현 상태도 리얼함의 극치에 달해있다. 이 밖에 CG로 그려진 배경과 캐릭터들의 그림자 및 명암 표현 상태도 매우 뛰어나 이질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잡티 따위는 러닝타임 전체를 통틀어 전혀 발견할 수 없다.  

본 타이틀의 사운드트랙에 대한 설명은 이 한마디로 족할 듯하다. “이것은 <스타워즈> 시리즈 중 ‘가장 최근작’의 사운드트랙이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시스의 복수>의 사운드트랙은 ‘공격적’이다 못해 ‘전투적’이기까지 하다. 당장 오프닝의 그 유명한 ‘우주 공중전 롱테이크 신’에서부터 감상자는 온 몸을 휘감는 멀티 서라운드 음향의 위력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스카이워커 사운드의 음향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세삼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만, 본 타이틀의 사운드트랙은 파워가 다소 과도하게 강조된 전작 <클론의 습격>보다도 더욱 섬세하고 깊이가 있다는 느낌이다. 음향 요소들간의 배치도 대단히 논리적이며 스코어의 음량과 재생 상태도 이상적이다. 백 서라운드 채널의 활용도 우수하며 다이내믹한 채널 간 음향의 이동 효과도 두드러진다. 저음을 특별히 선호하여 우퍼 볼륨을 다소 과다하게 키운 상태에서 감상하는 습관이 있으신 분들은 ‘놀라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란다. 또, 무작정 볼륨을 올려 본 타이틀을 감상하시다가는 이웃집 사람들에게 ‘저음 테러범’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으니 각별히 유의하시길.

본 타이틀은 음향 요소도 다채롭기 그지없다. 당장 전술한 오프닝 전투 장면만 하더라도 수십 대의 우주선 소리에서부터 ‘삐빅~’하는 로봇의 소음, 인물의 대사와 스코어 등 셀 수 없이 많은 음향 요소들이 뒤섞여 있는데 음간의 간섭 현상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시스의 복수>는 영상 몽타쥬와 더불어 사운드 몽타쥬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화인데 이런 면에서 볼 때 DVD 음향의 명료한 표현 상태는 단순히 AV적 쾌감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영화감상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이 측면에서 본 타이틀의 음향을 평가하자면 ‘10점 만점에 10점’이 아깝지 않다. 특히 무스타파에서의 ‘운명의 대결’ 장면에서 스코어와 주변 음향들이 이루는 멋진 앙상블은 영상과 더불어 본 타이틀 사운드트랙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중상을 당한 아나킨이 검은 마스크를 쓰고 ‘거친 호흡’을 처음 내뱉을 때의 감흥은 (글쓴이가 너무 자주 쓰는 표현이긴 하지만) 감상자를 ‘졸도 지경’으로 몰고 가기에 충분하다. 음향 설계 면에서 본 타이틀은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이 있는데,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에 비해 대사 부분의 음량이 약간 작다는 것이다. 이것은 글쓴이가 앞에서 언급한 영화 자체의 특성(대사가 아닌 비주얼로써 플롯을 전달하는 영화)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물론 이 때문에, 영화의 스코어와 음향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는 측면도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본 타이틀의 서플먼트 구성방식은 앞선 두 편의 프리퀄 에피소드의 그것과 거의 동일하다. 영화 본편 디스크에 수록된 음성해설 트랙에는 조지 루카스, 릭 멕컬럼(제작자), 그리고 특수효과 팀원들(롭 콜만, 존 놀, 로저 가예트)이 참여했다. 참여자들의 명단에서 대충 짐작하시듯, 본 트랙은 철저한 ‘정보 전달’ 위주의 음성해설 트랙이라 할 수 있다. 아마도 ‘발랄하고 위트 넘치는’ 음성해설 트랙을 선호하시는 분들은 본 음성해설을 다소 ‘지루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본인에게는 실례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루카스의 음성은 단시간 내에 듣는 이의 졸음을 유발하는 ‘자장가형’ 음성이다! 게다가 녹음에 참가한 특수효과 스텝들의 해설 역시 지나칠 정도로 진지하다) 그러나 극장에서 영화를 수차례 관람한 뒤 물음표를 산더미처럼 껴안고 있던 열혈 팬의 입장이라면, 본 트랙에서 건질만한 유용한 정보가 적지 않다. 특히 특수효과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루카스가 틈틈이 제공하는 제작 관련 뒷이야기들과 연출 컨셉도 귀 기울여 들을 만하다.

서플먼트 디스크에 수록된 부가영상은 모두 1.85:1 아나몰픽 와이드스크린 포맷으로 제작됐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메인 메이킹 다큐에 해당하는 1분 안에 Within a Minute: The Making of Episode III(약 1시간 19분 분량)다. 다큐멘터리 모음 메뉴인 ‘다큐멘터리와 단편’ 내에 포함된 이 영상물은 일반적인 메이킹 다큐와는 차별되는 독특한 컨셉으로 제작됐다. 본 영상물이 제재로 다룬 것은 약 48초 분량의 ‘무스타파 결투(오비완과 아나킨 간의)’ 신이다. 이 짧은 신을 완성시키기 위해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어야 했는데, 본 영상물은 그 험난했던 제작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48초에 불과한 신의 제작과정은 넓게 보자면 ‘영화 전체의 제작 과정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감상자는 본 메이킹 다큐를 통해 <스타워즈> 프리퀄 제작팀이 확립한 독특한 제작 프로세스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이킹 다큐, '1분 안에 Within a Minute: The Making of Episode III'

<스타워즈> 프리퀄 삼부작, 특히 <시스의 복수>의 제작과정은 가히 ‘영화사의 제3의 혁명’이라 부를 정도로 획기적인 것이었다. 각본 작성->사전 제작->촬영->편집 및 후반 작업으로 뚜렷이 구분된 전통적인 영화 제작 방식과는 달리 <시스의 복수>의 제작 과정은 각 단계의 장벽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다. 루카스는 ‘확정되지 않은 컨셉’으로 각본 초고를 작성한 뒤 후반 작업이 끝날 때까지 그것을 계속 수정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끊임없는 회의를 거쳤고, 스텝들의 창조적인 의견을 수용해 반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시스의 복수>에도 ‘Principal Photography' 단계가 분명히 존재하긴 했지만, 기실 후반 작업이 시작된 뒤에도 끊임없이 재촬영이 이루어졌다. (물론 배우들은 영화 제작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리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편집 역시 최초 촬영 단계에서부터 계속 진행되어 최종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특기할만한 점은, 편집 과정이 ‘디지털 후반작업’과 긴밀하게 맞물려 있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즉, 촬영분에서 미진한 점이 발견됐으나 재촬영이 곤란한 경우는 디지털로 이미지를 수정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특히 <시스의 복수>는 1억불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 영화로는 최초로 ‘스튜디오 내에서만’ 촬영이 진행된 혁명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예외가 있다면, 오웬 부부가 루크를 건내 받는 엔딩 장면(<클론의 습격> 제작 당시 미리 촬영), 그리고 배경으로 실제 촬영분이 일부 포함됐다는 정도일 것이다) 따라서 배우들은 늘 블루/그린 스크린을 배경으로 하여 연기를 해야 했다. (사실 프리퀄 삼부작에서의 배우들의 연기는 이런 ‘기본적 제약 사항’을 어느 정도 고려하여 평가해야 마땅하다. 또한, 이안 멕디아미드나 이완 멕그리거, 사뮤엘 잭슨 등 주요 출연진들이 기본적으로 연기력이 출중한 배우라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이완 멕그리거의 경우는 <보이지 않는 위험>때부터 알렉 기네스 경의 독특한 발음을 흉내 내야 한다는 ‘또 다른 연기상의 제약’이 있었다) 이런 독특한 제작 환경을 미리 이해한 후 본 다큐를 감상한다면 재미가 배가될 것이다.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에피소드 III의 스턴트 It's All for Real: The Stunts of Episode III'

다음으로 수록된 다큐멘터리는 실감나는 장면을 위해: 에피소드 III의 스턴트 It's All for Real: The Stunts of Episode III(약 11분 분량)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본 영상물은 스턴트 코디네이터 닉 길라드가 안무한 스턴트에 관해 다루고 있다. <시스의 복수>에서 젊은 배우들은 대부분 격렬한 스턴트 장면들을 직접 소화했지만, 때로는 스턴트 전문 대역이 활약하기도 했다. 특히 이안 멕디아미드나 크리스토퍼 리와 같은 ‘어르신’ 배우들이 활약하는 신에서, 이런 스턴트 전문 대역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시 됐는데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후반 디지털 보정 과정에서 스턴트 대역의 얼굴을 배우의 것으로 ‘바꿔치기’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본 영상물에는 이 모든 것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소개된다.

다음 영상물은 선택된 자 The Chosen One(약 15분 분량)로, ‘다스 베이더의 비극’에 관한 다채로운 뒷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신화의 창조자’인 루카스가 직접 설명해주는 플롯의 뒷이야기와 해석이 담겨있으므로, 절대 놓치지 마시길.

다음 메뉴는 (아마도 본 타이틀을 구입한 분들이 가장 관심을 가질) 삭제 장면 Deleted Scenes이다. 서플먼트 중 유일하게 돌비 디지털 5.1 포맷을 지원하며 총 6개의 신으로 구성됐는데, 각 신의 제목 자체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여기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겠다. 대단히 흥미로운 내용들임에 틀림없으나, 생각보다 양이 적다는 점이 아쉽다. 많은 분들이 기대했던 오프닝 전투신의 확장버전이 빠진 것(물론 특수효과가 완성되지 않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은 이해할 수 있으나, 제작 초기 단계에 거론됐던 ‘소년 한 솔로의 등장 신’과 같은 것은 각본이나 스케치 버전으로라도 따로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것은 글쓴이의 주관적인 푸념일 뿐 ‘딴지 거리’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삭제 신들은 독립적으로 감상할 수도 있고, 루카스 및 스텝들의 인트로와 함께 감상할 수도 있다. 요다가 데고바로 은둔하는 신은 제작자 릭 멕컬럼이 가장 아쉬워한 삭제 장면이기도 한데, 이 장면의 인트로 부분에서 릭 멕컬럼은 ‘철없는(?) 발언’을 하기도 한다. “감독이 언젠가 영화를 감독판으로 재편집을 해서 이 장면을 영화 속에 삽입했으면 좋겠어요” (릭 멕컬럼은 자신이 무심코 던진 이 한마디가 ‘포스병 환자’들의 심장박동수를 얼마나 증가시킬지 정말 몰랐단 말인가?!)

다음 메뉴는 15개의 웹 다큐멘터리가 수록된 웹 다큐멘터리다. 많은 분들이 이미 이전에 감상을 하신 영상물일테니, 설명은 생략하도록 한다. 이 외에 독점 공개하는 제작 현장 사진(기쁘게도 ‘100% 한글화’된 텍스트 설명이 포함됐다), 게임 예고편(디스크를 X-Box 콘솔에 넣고 작동시키면 'STAR WARS BATTLEFRONT II'의 데모 버전을 즐길 수 있다), 포스터, 극장 예고편 등이 서플먼트로 포함됐다.   

1.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이것은 (극장판) <스타워즈>의 마지막 에피소드다. 위대한 스페이스 서사시의 완성 과정을 생생히 목격한 당신은 어쩌면 영화사에서 가장 축복받은 이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DVD의 음성해설의 끝부분에 담긴 루카스의 메시지를 Final Verdict으로 대신하도록 한다.

“이 (시리즈)는 원래 약 2년 정도면 끝날 간단한 영화에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20년이나 걸리는 작업이 됐습니다. 제작도 정말 힘든 일이었고, 어찌 보면 제 삶을 정의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제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지만 이런 길을 걸어왔고, 영화가 제게 던진 도전을 받았다는 것이 정말 기쁩니다. 제작의 결과에 만족합니다. 모든 에피소드들과 전체적 줄거리에 만족합니다. 이제 끝까지 완성해서 정말 마음이 편합니다. 결승점까지 왔잖아요? 전 세계가 아직도 이 영화를 보고 있다는 사실이 마냥 행복합니다” - 조지 루카스

2. 한글 자막의 번역 상태가 다소 아쉽다. 본 타이틀은 극장 개봉 당시에 쓰였던 한글 자막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이 자막은 <스타워즈>의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관객을 지나치게 배려한 탓에, 의역의 정도가 심한(혹은 ‘심각한’) 부분이 자주 눈에 띈다는 문제가 있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이 부분은 ‘일장일단’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번역자에게 <스타워즈>의 세계에 충실한 ‘전문적인 번역’을 요구하는 것은 - 열혈 팬들의 검수를 거치지 않는 한 - 무리라고 생각되지만, 적어도 <스타워즈> 시리즈라면, 자의적인 의역보다는 최대한 본래 대사에 가까운 ‘직역’ 형태의 번역이 더 어울린다 할 것이다. 감상자의 입장에서, 'Star Systems'를 ‘태양계’로 잘못 번역한 것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두 문장 이상 되는 길이의 의미심장한 대사가 어이없이 짤막하고 가벼운 느낌의 문장으로 둔갑해버린다든지, 본래 대사에 있지도 않은 묘한 뉘앙스의 ‘한국 신세대형 유머’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등의 경우는 실로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비록 얼마 안 되는 수일지는 몰라도) <스타워즈> 시리즈의 열혈 팬들까지 고려한 한글 자막이 수록됐으면 하는 아쉬움(혹은 ‘욕심’)이 든다.

3. <스타워즈> 6부작이 ‘완성’된 지금, 모든 팬들의 관심은 루카스의 다음 횡보에 집중돼 있다. 루카스는 현재 ‘또 한명의 테크놀로지 전사’ 제임스 카메론과 ‘공모’하여 3-D 시네마 혁명을 추진 중이다. 루카스가 <스타워즈> 6부작을 3-D 버전으로 재포장하여 2007년부터 차례로 개봉할 예정이라는 소식은 이미 많은 분들이 접하셨을 것이다. 이 획기적인 ‘로드쇼’와 더불어, 그는 (현재 3-D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카메론과 함께 3-D 영화를 효과적으로 안방에서 구현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잊지 마시라. <스타워즈>의 신화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을. (2005.11.10.)

※ 본 리뷰의 저작권은 dvdprime.com에 있습니다.
저작권자의 동의 없는 무단 전재는 실정법에 위반됩니다.

DP 평가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 가치
  9
  10
  10
  10
  10

9.8

회원 평가
작 품
화 질
음 질
스페셜 피쳐
소장가치
10
10
10
10
9

 이 기사는 DVD PRIME에서 만들어 클린레터에 실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모여라! 재밌는 '교과서 튜닝'

애새끼덜 일단 맞아야^^

 

 

모여라! 재밌는 '교과서 튜닝'

2005-11-12 09:06:07

 

 

  조금만 지나면 고3 수험생들이 힘들게 준비해온 수학능력시험을 치르게 된다. 수능시험이 끝나고 나면 쳐다도 보기 싫은 것이 바로 교과서 및 참고서들이다. 이에 기말고사까지 끝나고 나면 바로 버리거나 헌 책방에 팔아버리는 경우가 대부분.

  그런데 이런 교과서들을 보고 싶게 만드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교과서 튜닝'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는 게시물들이 바로 그것. 교과서 표지에 글씨나 그림을 이용해 표지를 바꾸는 것은 예전부터 많은 학생들이 해오던 일종의 낙서다. 그런데 단순히 글자 한 두개를 바꾸던 예전에 비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교과서 낙서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교과서 튜닝의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하지만 'dmstjsj'과 같은 네티즌은 무엇보다 기존의 글자와 그림에 글자를 빼거나 더하는 형식으로 바꾸는 것이 정석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국사'가 있으면 '국'과 '사' 사이에 다른 단어를 넣어 '순대국밥사줘'로 바꾸는 것이다.

  그 외에도 '과학'을 '고문과 학살'로 바꾸고 '벌써 20명 째'라는 글을 삽입하거나 피를 흘리는 눈의 모습을 그려넣은 것도 인상적이다. '체육'교과서를 '카트캡터 체리의 육체미'로 바꾼 것도 이러한 경우에 속한다.


  기존의 글자를 그대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약간의 변형을 통해 재밌는 낙서를 만들어내는 경우도 많다. '불량가출청소년 3년꿀은'은 '가정'책에서 '정'자를 '청'으로 바꾸어 재밌게 바꾼 경우다. 표지에 그려진 가족사진에 '가족이 그리워'라는 말풍선이 인상적이다.

  '국어'의 '국'을 '붕'으로 바꾸어 만든 '민물 붕어찜'도 재밌다. '불법 체류'책이 되어버린 '체육'책도 마찬가지다. 특히 표지에서 장애물 달리기를 하는 여자 선수 옆에 경찰을 그려 넣는 재치를 보인 네티즌도 있었다.

  이렇게 글자를 이용한 낙서는 한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ENGLISH'의 'E'를 지우고 'KO'를 그려넣어 '2년동안 배운건 KONGLISH'로 바꿨다. 뿐만 아니라 'ENGLISH'를 교묘히 바꾸어 '토요미스테리'를 만들고 거기에 괴물들의 모습을 그려넣어 만화책처럼 바꿔놓은 영어책도 있다.

  한편, '세계사'를 '섹시코만도'로 바꾼 교과서의 경우, 예전에는 직접 책의 표지를 그리는 방식을 이용했다. 하지만 요즘 게시물 중에는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깔끔하게 합성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교과서 튜닝에 일정한 주제를 갖춘 방법도 있다. '성 교육부'에서 출판한 '정자 활동 실습'이 그 중 하나. 성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야한꿈자리''섹욕과긴장그리고흥분''음란물은생활의활력'등도 비슷한 교과서 낙서다.

  또 '노름''판치기'등으로 바꾼 교과서도 네티즌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표지 속 인물들에 대사를 집어넣거나 설명을 첨가했다.

  이러한 게시물들을 본 네티즌 중 일부는 '책을 소중히 다뤄야 할 학생들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릴 적에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아이디어가 좋다''책 표지에 낙서한다고 해서 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재치 있어 좋다'라는 반응을 보인 네티즌들도 많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우린 이렇게 놀아요&quot;, 학생들의 GIF 애니 인기

 

 

우린 이렇게 놀아요", 학생들의 GIF 애니 인기

2005-11-14 09:47:10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의 단면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진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GIF 애니메이션 파일 형식으로 만들어진 이 사진들은 요즘 학생들의 학교생활 모습으로 재미와 웃음을 동시에 주고 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www.naver.com) 붐 게시판에 ‘xiahfkqnld’라는 ID의 네티즌은 여학생들의 학교생활 모습이 담은 사진들을 올렸다. 친구들과 재미있게 어울려 노는 여학생들의 모습은 움직이는 GIF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여학생들도 이렇게 놀면서 지낸다”라고 말하면서, 여학생들만 모인 반에서도 다른 학생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생활한다고 덧붙였다. ‘wndus1209’, ‘kwon7845’ 등의 여러 네티즌은 “우리 학교 친구들도 이렇게 논다”며 공감한다고 말했다. ‘dlarnrxor’라는 ID의 네티즌은 “남녀공학만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노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어 보인다”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러한 사진들은 한 동작씩 촬영한 여러장의 사진을 하나의 GIF 애니메이션 파일로 만든 것이다. 이러한 GIF 애니메이션은 컴퓨터 사진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간단히 만들 수 있고, 용량이 크지 않아 많은 학생들이 이와 같은 사진을 만들어 올리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노는 모습을 실감나면서도 약간 과장되게 보여줄 수 있고, 하늘을 나는 등의 현실에서 불가능한 모습들도 연출이 가능해 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한편, 남학생들의 재미있는 학교생활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도 눈길을 끈다. 이 사진들도 GIF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인데, 여학생들의 사진보다 좀 더 독특하고 기발한 놀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1. 무중력 신발 착용 > < 2. 괴롭히지 맙시다 > < 3. 백일 때부터 불도를 닦았다는 >


< 4. 춤 신동 > < 5. 벌레 인간 > < 6. 회심의 똥침 >


< 7. 스트리터 파이터(1) > < 8. 마하의 영역에 다다른 학생 > < 9. 스트리터 파이터(2) >


< 10. 만화 따라하기 > < 11. 스트리터 파이터(3) > < 12.. 해리포터 >


< 13. 수퍼 손가락 > < 14. 매트없이 2 >


< 15. 멀리뛰기 세계 신기록 > <16. 천정 짚고 돌아다니기 >

다리 대신 팔을 이용해 걷는 모습, 주먹을 맞고 멀리 날아가는 모습, 교실 바닥을 애벌레처럼 기어가는 모습 등 재미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또한 게임 <스트리터 파이터>와 영화 <매트릭스>, <해리포터>를 패러디한 사진들도 눈에 띈다.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남학생들의 노는 모습이 너무나 재밌다”고 말하면서, 사진 촬영을 위해 학생들의 고생이 많았겠지만, 힘들게 만든 사진들을 보면서 매우 뿌듯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GIF 애니메이션 사진들은 젊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학교를 졸업한 네티즌들에게는 즐거웠던 학창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폰카로 촬영한 같은 방식의 폰카애니 또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이와 같은 작품들은 네티즌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더해져 또다른 놀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오늘의 유머

번호 : 9723     ▒ 글쓴이 : 매트릭스 (zjstk) ▒ 조회 : 2165     ▒ 추천 : 1    
소림탁구


헉... 대단하군 @_@;;

 

박지성, 히딩크 떠난 이유
환경친화형 모피코트

쓰기 답변 수정 삭제 추천 이전 다음 리스트
▒ 번호 : 9613     ▒ 글쓴이 : 코믹 (zjstk) ▒ 조회 : 3848     ▒ 추천 : 2    
얘네들도 세월은 못 피해가는구나...
23425.GIF
    


▒ 게시일 : 2005-11-06 오전 1:08:20   from 221.147.56.145 ▒ 첨부 : 23425.GIF     
로그인 후 글쓰기가 가능합니다.  
  • 진짜 깬다
      11-07  삭제하기

     

    현재 0 byte / 최대 200 byte (한글 100자, 영문 200자)


    쓰기 답변 수정 삭제 추천 이전 다음 리스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