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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며칠전 양지볕 화분에서 자라던 작은 동백나무 가지에서도 붉은색 꽃잎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설마 저 꽃봉우리가 다 필까? 하고 의심했던 내가 부끄럽다. 자연을 아직도 모르는구나 하고!

 

무리를 떠나서 외롭게 자라는 동백꽃이 안쓰러워서 차라리 피지말지.. 하고 생각했는데...... 꽃이피면 더 안쓰러울것이라 생각했었다. 이제 어엿한 붉은색 꽃잎이 한장한장 벌어지는 것을 보니, 그 붉은 정열이 부럽기만 하다.

 

여기는 강원도 추운곳이라 원래 동백꽃이 자라지 않는다. 소설가 김유정 생가가 있는 이곳 춘천에서 김유정이 동백꽃이라고 말할 때는 동박꽃, 즉 생강나무를 뜻한 것이었다. 노란 생강나무...... 산수유나무와 비슷하게 생긴 이른 봄에 노오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말이다. 강원도사람들은 생강나무를 동박꽃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추운 강원도에서는 동백나무에서 기름을 얻지못하고, 생강나무에서 기름을 얻었기때문에, 동백나무처럼 기름을 얻는다하여, 생강나무이름을 동백나무로 불렀다고 한다. 참으로 강원도 사람들의 형식을 따지지 않고 내용에 충실한 모습이 아닌가?

 

동백꽃이 유난히 아름답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2001년경 거제도 대우조선을 방문했을 때 였다. 그 남도 섬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무리와 함께 바다의 바람을 당당하게 맞서고 서있는 붉은 꽃잎이 어찌나 아름답던지......꽃잎이 한장한장 떨어지지 않고 차라리 꽃받침째 떨어지는 그 모습이 어찌나 고결하고, 자존심 센 여인 같던지......

 

동백꽃이 떨어질때 떨어지는 눈물처럼 느꼈을 때는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에서였다. 어느 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된 하루와 눈물을 보고 공장을 나올때, 공장 곳곳에 서있는 동백꽃도 눈물을 흘리면서 서 있었다.

 

이제 곧 동백꽃이 한창 피었다가는,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의 눈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계절이다.

 

올해는 비정규직노동자의 대투쟁으로 동백눈물을 말끔히 닦아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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