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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대회날 소회

노동자대회날 소회

저도 오랫만에 못뵈던 동지들을 만나서 나름대로 즐거웠습니다. 11월 12일 오후 3-4시경, 춘천에서 막 출발하려고 하는데, 기아자동차 화성의 한 동지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날라왔습니다. 수원을 출발한다고...... 음! 나보다 먼저 도착하겠군^^ 역시 그 동지가 약간 먼저 도착했습니다. 저도 부랴부랴 가는 와중에 기차를 노치는 바람에, 한시간을 밖에서 떨다가 가까스로 기차에 몸을 싣고 달렸습니다. 여의나루에서 내려서 걷는동안, 대전에서 올라온 한 학생동지의 한자쓰기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젊은 친구가 참 대단하구나!! 싶었습니다. 그친구왈 "한자를 쓰면 깊어지고, 글쓰기에 도움이 된답니다^^ 한번 실행해보시죠^^"

10시쯤 전야제장소에 도착해보니,일단 한구석에 예술무대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달빛아래 강가에서 예술무대를 차려놓고 노동자의 문화가 꽃피고 있는 모습을 보니 흐믓했습니다.^^ 사실은 저는 11월 13일이 전태일동지의 분신한 날이란 것도 잊은 채 그냥 달려왔기 때문에 와서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본대회에서는 무슨 토막극이나, 연극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반대편에 구속노동자 겨울나기 주점에 들어가서 화성에서 올라온 동지들과 결합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앞쪽에는 강원도 춘천에서 올라온 학생들도 또한 있었습니다.. 동지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하다고, 근처의 여수건설, GS 칼텍스, 광주 동지들을 만났습니다. 삼호중공업의 동지들도 만났습니다. 2003년도에 현장프로젝트를 했다고, 저를 보고 반가와하시니 저도 또한 매우 즐거웠습니다. 

한강강변을 걷는데, 왜 그렇게 분위기가 있는지? 달을 아스라이 떠있고, 강물이 흐르는 호젓한 한강변을 걷고 있다니...... 강변이 넓어서인지, 무대장치를 조금만 벗어나도 달빛에 취해 마치 속세를 떠나도 될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정말 달밝은 달밤에 한강변, 조심해야합니다^^"

광주동지와 만나서 다시 예술무대장소로 가서, 한노정연동지들을 만나보고... 곧이어 "전국활동가대회"도 참여했습니다. 많은 연사의 이구동성: "민주노총의 복원과 혁신, 그리고 아래로부터의 혁신!!" 결의문낭독을 보고, 또 주점으로 향했죠... 강대 학생들이랑 풀무원동지들이 하는 주점을 가보려고요......

풀무원주점에서 기아 자동차 화성동지 (다른 동지)를 만나, 회포를 풀었습니다.

잠시 잠자리를 걱정하는 사이, 수원에서 전화했던 동지의 동료네 집이 바로 근처란 이야기를 듣고 너무 좋았습니다. 드디어 따뜻한 곳으로 가는구나!! 그 집에 가서는 그 동지들이 술을 마셔대건, 떠들어대건 상관없이 저는 그냥 쿨쿨 꿈나라로 향했답니다...... 디자인을 전공한다는 그 여성동지, 우리나라 고대역사이야기를 재미있게 했습니다. 역시 예술가와 역사가는 통하는구나......

다음날 그 여성동지가 맛있게 해주는 밥 (고추초저림, 깻잎, 마늘초처림, 2004년도김장김치,칼치,황태국,계란부침등 럭셔리아침상)을 먹고, 오후 1시, 딱 시간을 맞추어서 종묘에 [비정규직노동자사전집회]에 참석을 했습니다. "비정규직철폐"를 외치는 동지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여러사람이 함께하면 시간약속을 잘 지키겠구나!"하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시간약속을 잘 못지키걸랑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래도 요새 많이 좋아졌습니다..

본대회는 4시가 넘어서야 시작했습니다. 본대회는 빨리 끝날 것이라고 예상되었죠. 너무 늦게 시작했으니까요...... 정재환비대위위원장에 이어 한국노총대표의 발언을 들었습니다. 사실은 본대회에 오면서 좀 갑갑한 면이 있었습니다. 전야제에서의 그 많은 사람들, 민주노총의 혁신과 아래로부터의 혁신을 주장하던 동지들, 전태일열사의 뜻을 이어받자는 맹세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힘들지만 꿋꿋하게 싸워나가겠다는 각오들... 이들에 비하면, 본대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노동자들이 이렇게 많이 모였는데, 도대체 뭐하는 것입니까?" 주최측에게 이렇게 묻고 싶었습니다. 비대위위원장 발언의 핵심은 민주노총의 복원이며, 전태일열사의 계승을 주장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아쉬웠던 것은 향후 어떻게 싸울 것인지? 결연하게 싸울 것임을 좀 더 당당하게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텐데......도대체 "어떻게 복원하겠다는 것인가?"

뒤를 이은 한국노총대표의 발언은 가히 저에게 충격적이었습니다. 앞으로 국회에서 비정규법안및 노동법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고, 이 때 "때를 놓치지말고" 산별노조, 노조전임자임금문제등을 제기해서 해결해야한다는 것입니다. "한국노총의 대표의 발언은 노동자계급의 자존심을 한순간에 꺽는 발언이군, 노동자계급의 끓어오르는 혁명성을 개량성으로 저렇게도 천연덕스럽게 바꾸어놓다니......"

이 문제를 가지고 또 노대가 끝나고 저녁 8시까지 기아화성의 또 다른 동지들과 토론을 했습니다.

(이번 노대에서는 기아 화성동지들을 주로 뵈었네요^^)

오늘, 11월 14일, 아니나 다를까, 이 동향과 전망을 보니, 한국노총은 이미, 비정규직 법안에 대한 노사합의를 제안했고, 다시금 노사합의가 시작되고 있다고 합니다......

민주노총의 비대위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한번 우려가 되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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