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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9/30
    10월1일 플랭카드
    무화과
  2. 2008/09/30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 (2)
    무화과
  3. 2008/09/28
    북부지원 가는 길에
    무화과
  4. 2008/09/26
    땅 부자들의 피해의식
    무화과
  5. 2008/09/25
    한강의 야경(3)
    무화과
  6. 2008/09/16
    10월 1일 국군의날 군사퍼레이드 반대 웹자보 (3)
    무화과
  7. 2008/09/15
    잠자리 (1)
    무화과
  8. 2008/09/14
    3년만에, 그녀는(1)
    무화과
  9. 2008/09/14
    악몽
    무화과
  10. 2008/09/12
    비오는 가을 날엔 지하철을 타야한다.(1)
    무화과

10월1일 플랭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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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극복하는 일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을 따라 집에오다 보면 언제나 망설이게 되는 갈림길이 있다. 고척교, 다리위로 올라와서 경인국도를 타고 오는 길과 목감천의 자전거도로로 돌아오는 길, 두 갈래 길사이에서 나는 언제나 아주 잠깐이라도 망설인다. 경인국도의 장점은 시간. 고척교에서 우리집까지 경인국도는 거의 직선으로 쏴준다. 5km거리니 미친척하고 밟으면 10분정도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미친척하고 밟고 싶지는 않다.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심장은 귓가에서 소리보다 빠르게 두근거릴테니. 하지만 단점은 차와 함께 달리니 아무래도 무섭고, 특히나 남부순환로와 교차하는 오류IC는 차들이 어찌나 씽씽 달리는지 공포의 대상이다. 목감천으로 돌아오는 길은 약간 돌아서 시간은 더 걸리지만 자전거도로를 길게타서 안전하고 쾌적하게 달릴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늦은 밤에 올 때면 이 길 또한 두려움에 가득찬 길이 되어버린다. 자동차들의 속도와 사고에 대한 두려움과는 다른 원초적인 두려움. 고요하고 시커먼 하천과 습하고 차가운 공기와 사람 허리까지는 자라있는 풀들(실제로 낮에 보면 무릎정도밖에 안자란)이 가장 원초적인 두려움을 자극한다. 결국 어느 길로 가든 두려움은 피할 수 없다. 야구는 두려움과의 싸움이라고 한다. 방망이를 거꾸로 잡고도 3할을 친다는 양준혁은 어느 인터뷰에서 가장 어려운 공은 빠른 직구라고 했다. 몸쪽으로 붙는 빠른 직구는 아무리 프로선수라도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릎으로 공을 본다는 최고의 선구안을 가진 장성호도 같은 맥락에서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투수로 이혜천을 꼽았다. 빠르고 제구가 되지 않는 투수만큼 두려운 상대는 없다는 뜻이다. 이혜천이 마운드에 있으면 그냥 야구하기가 싫어진다고 한다. 한 편 2008시즌 기아를 상대한 팀들은 바로 다음 팀과의 경기에서 평균적으로 타율이 올랐다는 어느 야구광의 분석도 있었다. 빠른공을 던지는 선수가 많은 기아를 상대하면서 두려움을 어느정도 극복했기 때문에 다른 팀과의 경기에선 타율이 올랐다는 이야기였다. 부산의 롯데팬들에게 가을에도 야구하는 선물을 선사한 로이스터감독 또한 야구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훌륭한 타자의 조건인 3할 타자는 10번나와서 7번을 실패한 타자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결코 좋은 타자가 될 수 없다고 한다. 또한 투수도 홈런맞을까봐 걱정하게 되면 자신의 공을 던질수가 없다고 인터뷰하였다. 아웃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홈런 맞을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다시 돌아와서 인생 또한 피할 수 없는 두려움의 극복이 관건인거 같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 좋겠지만, 즐길 수 있는 두려움이란 애시당초 두려움이 아니다. 그렇다고 극복이라는 단어로 쉽사리 해결되지도 않는다.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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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지원 가는 길에

이길준 재판보러 가는 길 북부지원은 너무나 멀어서 지하철에서 한 참을 자도 여전히 절반밖에 오지 못한길 나는 어쩌면 아직 삶의 반도 살지 못했을지도 감은눈 버럭 떴을 때 기차는 강과 하늘을 이어주고 있었다 하늘, 계절이 가득찬 하늘 높고 넓고 텅빈어 있는 풍요로움 해, 산산히 부서진 햇빛의 파편이 강물에 촘촘히 박혀 강은 은빛으로 잔잔하고 가을, 늦게 찾아온 손님 서둘러 떠나실까 마음졸인다. 풍경은 언제나 나를 기분좋게 하고 나는 문득 무언가 깨달음을 얻은 듯하여 거룩한 바보로 살아가야겠다고 다짐을 하게되고 *'계절이 가득찬 하늘'은 윤동주의 시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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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부자들의 피해의식

간만에 100분토론을 보면서 갑자기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토론자로 나온 한나라당 나성린의원의 이야기도 그렇고 중간에 시청자 의견으로 전화걸어서 필요이상으로 흥분한 서초동 사는 그 남자분도 그렇고 강남 사는 사람(나성린이 강남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의 의식을 대변한다고 보았기에)들이 종부세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피해의식이 상당하구나. 징벌적인 세금이라고 이야기한다. 하기사 그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 세금이 징벌처럼 느껴질 수 있을것 같다. 종부세 안내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한국사회 자체가 징벌이란것을 모르나보다. 자기는 10원 20원 모아서 10평에서 20평으로 30평으로 해서 겨우 자기집 마련했다는 그 서초동 사는 12억짜리 집에 살면서 700만원 세금낸다고 오열하는 남성분. 글쎄 내가 경제 관념이 워낙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나는 12억짜리 집만 있으면 세금 700만원 내도 참 좋겠다. 뭐 그사람은 돈모으려고 열심히 했을테고(무엇을 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돈모을 생각없어서 아무 노력도 안해서 이런말 하기 살짝 거시기하긴 하지만. 암튼 12억 짜리 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나보다. 700만원의 세금이 억울하겠지만 12억짜리는 커녕 억소리도 못나는 집가지고 있거나 아예 자기집 가지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한국에서 살아가는 일 자체가 억울함의 일상이라는 것을 모르나보다. 이 빌어먹을 부동산 땅투기 사회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에 겨운 일인데, 마치 자신들이 특별한 피해자들인것처럼 오버하는 모습에 토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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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야경

버스는 불빛의 속도로 다리를 지나간다 또 하루가 다리 저편으로 훌쩍 사라져버린다 미쳐 쫓아오지 못한 시간들이 그림자처럼 강물위에 출렁거린다 강물 위에 떠있는 저 일그러진 불빛들을 보라 흘러 떠내려가지도 못하고 쉴새없이 흔들리는 청춘을 보라 그마저도 제 모습 그대로 간직하지 못하고 모질지도 못한 바람결에 흔들거리는 반사체를 보라 다리 한가운데 버스를 세워놓고 내리는 상상을 한다 가끔씩은 나를 부르는 저 강물에 출렁이는 불빛처럼 내 얼굴을 비춰보고 싶기도 하다 흔들리는 불빛들이 묘하게 닮아보인다 버스는 어느새 강을 건너버렸다 한강의 야경에 파묻힌 찰나도 이미 지나간 시간이다 피곤한 머리가 차창으로 조용히 기울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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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국군의날 군사퍼레이드 반대 웹자보

공들인 시간이 그다지 길지 않아서... 그냥 짧은 시간에 깔끔하게 웹자보가 나와준다면야 나로서는 반가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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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

수 천 개의 눈망울을 커다랗게 뜨고선

꼬리는 쭉 뻗어 땅과 평평해지다 끝부분만 한껏 하늘을 향해서

비장한 각오처럼 날개를 파르르 떨며 나를 향해 돌진한다

저 목숨 건 비행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그렇다고 내 몸에 작은 생채기 하나 내기도 싫고해서

핸들을 돌리지 않은 채 비겁하게도 눈만 질끈 감았다

 

한가위 연휴 텅빈 강변북로보다 오히려 붐비었을 한강 자전거도로

수 천 개의 눈망울로 녀석은 무엇을 보았을까

흐릿한 잔상이 수 천 개나 보이면 그 중 어느 것에 진실이 담겨있을까

애시당초 두 개의 눈동자로 볼 수 있는 진실은 없는 것일까?

 

수 천 개의 세상 속에서 녀석이 본 것이 무엇인지

끝내 알 지 못한채로 여전히 바퀴를 저어간다

 

적막같은 순간이 지나가고 감은 눈을 살며시 떴을 때

빨갛게 피에 젖은 녀석의 꼬리가 눈앞을 스쳐간다

다행히도 나는, 살생을 안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겨우 두 개의 눈을 가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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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만에, 그녀는

3년만에 보는 그녀의 얼굴은

한가위 보름달처럼 둥글게 부풀어 올라

요란하지 않고도 빛나는 광채를 세상에 뿌렸다

 

그녀는 나를 보며 행복하냐고 묻는다

행복한걸까? 알 수 없어서 고개 돌려 휭 둘러보다

빨간 십자가의 건물들에서 눈을 멈추고

살며시 미소지으며 그녀를 마주본다

 

달콤한 그녀의 눈빛을 받으며

자분자분 나의 소원을 그녀에게 고백한다

그녀는 왠지 생뚱맞은 표정이다

해매다 반복되던 일상적인 소원인데

3년만에 들려주는 나의 이야기인데

좀 귀기울여 들어주면 하는 마음도 들지만

 

조용한 산사에 청명한 풍경소리마냥

그녀는 웃고 있고

가득찬 세상의 슬픔이 그녀의 얼굴에 어른거려

나 또한 울며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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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차례지낸 후 아침먹고 동생침대에 누워서 녹색평론 지난호를 읽어볼까 하다가 깜박 잠이들었는데 정말이지 푹잤다. 자면서 꿈을 꿨는데, 이런 악몽을 다 꾸다니. 서울구치소. 뭔가 잘못되었는지 또다시 병역법위반으로 구속이 된것이다. 낯설지는 않은 징역생활이었지만 나는 너무나 답답하고 억울해 재판에서 한 번 제대로 사워봐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논리를 준비한다. 신기한 점은 교도관 중 한 명이 지금 서산에 내려가 노동운동 하고 있는 선배였다는 점. 그 선배한테 원래 구속되던날 저녁에 만나기로 했던 오리한테 오늘 못가게 되었다고 전화좀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여옥이나 오리한테 전화해서 변호사좀 보내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미 병역거부로 살았는데 또 1년 6개월을 살려고 생각하니 너무 막막했던 느낌이 잠에서 깬 지금도 남아있다. 방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부르뎅을 알고 있다는 사람이 있었던듯하다. 부르뎅이 서울구치소에서 이감간지가 언제인데 아직까지 서울구치소에 있다니 굉장히 오래 있는 사람이었나보다. 암튼 이런 꿈을 꾸다니. 기분이 언짢다. 명절이 심심하다 보니 별의 별 꿈을 다 꾸나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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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가을 날엔 지하철을 타야한다.

비가 오는 가을날엔 지하철을 타고 시내에 나가야 한다. 버스가 막히기 때문만은 아니다. 막장같은 어둠의 땅속에서 참고참고 견디다 못해 빠른 속도로 땅위로 뛰쳐나온 지하철은 한강과 만난다. 상류쯤에서 흘러내려온 빗물들이 섞여서 한강은 높고 거칠고 투박하다. 지하철 바퀴의 반복적인 기계음에 익숙해질 무렵 누런 한강물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소리가 귓가에 아른거린다. 물리적인 시공간에선 불가능한 소리의 전달이 풍경을 타고 흘러 내 귀에서 무정형의 연주를 들려준다. 아... 이 순간을 위해 그 어두컴컴한 지하의 숨막히는 공기도 꾹 참아가며 지하철은 냅다 달렸는지도 모른다. 비가와서 자전거를 탈 수 없지만 비오는 가을날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 순간은 자전거를 타고 안양천변을 달리는 순간만큼이나 소중하다. 덧글) 잠시 깼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꿈을 꿨다. 결혼식이었다. 한화의 류현진이 결혼을 하고 있었다. 근데 신부가 혹시나 했는데 세상에 강유미였다. 강유미가 강유미와 결혼을 하다니. 갑자기 문득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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