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책을 냈습니다 - <...
- 무화과
- 2022
-
- 자음과모음 부당 전...
- 무화과
- 2015
-
- 앤지 젤터와 이석기(3)
- 무화과
- 2013
-
- 출판노동자들의 노...(2)
- 무화과
- 2013
-
- 보리출판사 6시간제...(55)
- 무화과
- 2013
1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수 천 개의 눈망울을 커다랗게 뜨고선
꼬리는 쭉 뻗어 땅과 평평해지다 끝부분만 한껏 하늘을 향해서
비장한 각오처럼 날개를 파르르 떨며 나를 향해 돌진한다
저 목숨 건 비행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그렇다고 내 몸에 작은 생채기 하나 내기도 싫고해서
핸들을 돌리지 않은 채 비겁하게도 눈만 질끈 감았다
한가위 연휴 텅빈 강변북로보다 오히려 붐비었을 한강 자전거도로
수 천 개의 눈망울로 녀석은 무엇을 보았을까
흐릿한 잔상이 수 천 개나 보이면 그 중 어느 것에 진실이 담겨있을까
애시당초 두 개의 눈동자로 볼 수 있는 진실은 없는 것일까?
수 천 개의 세상 속에서 녀석이 본 것이 무엇인지
끝내 알 지 못한채로 여전히 바퀴를 저어간다
적막같은 순간이 지나가고 감은 눈을 살며시 떴을 때
빨갛게 피에 젖은 녀석의 꼬리가 눈앞을 스쳐간다
다행히도 나는, 살생을 안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겨우 두 개의 눈을 가졌을 뿐이다
3년만에 보는 그녀의 얼굴은
한가위 보름달처럼 둥글게 부풀어 올라
요란하지 않고도 빛나는 광채를 세상에 뿌렸다
그녀는 나를 보며 행복하냐고 묻는다
행복한걸까? 알 수 없어서 고개 돌려 휭 둘러보다
빨간 십자가의 건물들에서 눈을 멈추고
살며시 미소지으며 그녀를 마주본다
달콤한 그녀의 눈빛을 받으며
자분자분 나의 소원을 그녀에게 고백한다
그녀는 왠지 생뚱맞은 표정이다
해매다 반복되던 일상적인 소원인데
3년만에 들려주는 나의 이야기인데
좀 귀기울여 들어주면 하는 마음도 들지만
조용한 산사에 청명한 풍경소리마냥
그녀는 웃고 있고
가득찬 세상의 슬픔이 그녀의 얼굴에 어른거려
나 또한 울며 웃고 있다
댓글 목록
시와
관리 메뉴
본문
무엇이 두려우신가요- 글들을 읽자니 잠이 달아나네요 @_@부가 정보
무화과
관리 메뉴
본문
그러게요. 무엇이 두려웠던건지 기억이 안나네요ㅠㅠ 청년치매인가봐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