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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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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7
    job을 구하다(10)
    붉은사랑

job을 구하다

휴가랍시고, 거의 도피에 가까운 일탈을,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지 벌써 4개월의 시간이 지났다. 걍 떠나는 것 빼면 목적도 분명하지 않은 이 여행을 이제야 불안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솔직한 고백도 아니게시리 사실, 부끄러움도 없이 지난 4개월간 뉴스한자락도 안보고 지내왔다. 도피하고 싶은 욕망에서 시작한 이 여행의 출발선에서 나는 생각하지 않는게 그 자체가 휴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3개월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정말 좋았던 휴가였던 셈이다. 막상 토론토에 와서도 선배집에 빌붙어 기거하던 한달동안, 내가 한 고민이라고는 "오늘은 뭘 먹을까?" 사실 그 생각만으로도 하루하루는 쉬이 갔다. 몇일전에 방을 구해 이사를 했다. 그러기 몇일전부터 느낀 이 불안감의 정체는 사실 "생각없음"이었다. 몇일사이이긴 하지만, 퍼득 정신이 들었다. 뭘 하겠다. 뭐 이런걸 정해놓은게 전혀없어서.... 우야되었건, 한달이 지나서야 여행도, 그렇다고 정착도 아닌 이 시간들에 불안감을 느낀 셈이다. '불법이주노동자'란 무거운 딱지를 붙이기에는 내가 그리 진지하지도 않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름 기쁜 소식인데, 햇빛 부족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우을증때문인지 되게 우울하게 글을 쓰고 있다. 우야되었건, 일식집 웨이트리스 잡을 오늘, 어리버리한 사장 덕에 구했다. 일해보기도 전에 짤릴 수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일해본적이 있다고 뻥치고, 일단 파트타임잡으로..........메뉴판을 보니 머리가 하예지더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나는 모든 명사에 약하다. 새해인사겸 전화했다가, 엄마에게 나름 기쁜 소식이라고 알렸더니, 여행이나 다니지 쓸데없이 고생한다고 혀를 차시지만, 돈 좀 주시면서 그런 야그를 하시면,,, 암튼! 별 잡다한 생각이 다 든 몇일이긴 했으나, 잡을 다행히 구했다. 그라고 아마도, 이제 생각을 좀 하고 살 듯 싶다. 자고 일어나니 몇시간 새 10센티 정도 눈이 쌓여있더니만, 오늘 하루종일 눈이 내린다. 몇 군데 가보지도 않았지만, 여행을 할 수록 한국이 참 복받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여행이 주는 새로움이나 아름다움은 낯설음에서 오는게 아닐까 싶다. 회색빛 하늘을 볼때마다 몸서리친다. 왜 이 나라 사람들이 따뜻한 봄이나 여름이 오면, 뛰쳐나가는지 이해가 가는 요즘이다. 햇빛 한줌이 을메나 소중한지......... 그립다. 햇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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