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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에서 지켜보아야 할 것들

일이 바빠 시간이 없지만 역사적인 시기를 경과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본다.

 

미 정부가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수천억 달러 혹은 조단위가 넘어가는 달러를 투입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정확한 내용이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아마 배드뱅크를 만들어 부실채권들을 정부가 사들인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들이다.

전 세계 증권시장이 폭등을 했다. 유럽도 중국도 러시아도.

러시아는 증권폭락이 하도 심각해 증권거래를 이틀이나 정지시켰다가 다시 거래를 재개했는데 20%나 올랐단다.

 

우선, 미정부 정책이 나온 시점이 미묘하다. 물론 세계 시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긴 했다.

그런데 리만 브라더스는 파산(챕터 11)으로 간 뒤 며칠도 되지 않아 골드만 삭스까지 위험징후가 나타나자 전격적으로 조치가 나왔다. 폴슨 재무장관은 골드만 삭스 출신이다. 이놈의 골드만 삭스는 웃기는 게 클린턴 때 재무장관을 한 루빈도 여기 출신이다. 즉 민주 공화 양당에서 모두 여기 출신을 끌여다 재무장관을 시켰고 시키고 있다. 리만 브라더스는 억울하다 하지 않을까? 폴슨은 결과적으로 경쟁회사는 보내고 자기 출신 회사는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한 이야기가 좀 나오지 않을까 지켜볼 일이다.

 

역사상 최대 구제금융의 구체적인 모습이 어떨지도 지켜볼 만 하다. 루비니 등 일부에서 이야기하듯이 주택소유자들의 빚을 탕감해 주는 방식도 있는 모양인데 이 안이 미국사회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지, 혹은 이와 관련한 대중운동이 일어나는지 일어난다면 어느정도 일어나는지, 오바마나 메케인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도 관심거리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서 부실자산을 정부가 매입을 하면 각 부실자산을 얼마에 사들일지 알아보아야 한다. 이들 부실자산과 관련한 시장 자체가 거의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더구나 주택 가격은 계속해서 내릴 것이고 이에 따라 모기지 기반 채권이나 이와관련한 파생상품 가격들이 계속해서 하락할 것이 틀림없는 상황에서 부실 자산 가격을 정확하게 책정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금융기관(자본)에 유리하게 가격이 책정이 될지 아니면 국민의 세금을 최대한 아끼는 방향으로 진행될지?

 

관련해서 부실자산을 정부에 넘긴다 하더라도 위험한 금융기관들은 많이 있을텐데 추가적인 파산이 어느정도 벌어질 지. 최근 증권시장의 '화폐기근'을 그대로 놔뒀을 경우 파산하는 금융기관들은 훨씬 많았겠지만.

 

그리고 이번 정책은 결국 크루그먼이 이야기하는대로 불가피한(체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에서 보면) 측면이 있지만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치료수단, 즉 성장률을 회복시키고 고용을 늘이는 정책이 아니라 단순히 지혈을 하는 정책인데 미국경제 및 세계경제의 위기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이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주택가격 하락이 어느정도 언제까지 하락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이번 조치가 나오기 전의 시스템의 위기 양상은 이제 더 이상 없을지 등도 지켜볼 일이다. 세계경제의 위기적 양상은 어떤 정도로 전개될지도.

 

그리고 미국 금융제도가 어떻게 변모할지, 즉 투자은행 독자모델은 종말을 고할지, '자산의 증권화' 및 이것의 투기화 양상은 어떻게 변할지,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의 지배력은 어떻게 변할지 등도 관심거리다.

 

마지막으로 자유시장에 기초한 미국 금융제도를 소리높여 외쳐온 매케인 진영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양당 후보자의 지지율은 어떻게 변할 지, 그래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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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5대 투자은행 중 3개가 사라졌다.

베어스턴스는 3월에 제이피모건체이스에게 헐값에 인수되었고,

몇달 전 "최악의 상황은 지다갔다"던 리만 브라더스는 아무도 살 사람이 없어서 파산신청을 했고,

리만 브라더스 다음 차례로 지목된 메릴린치(황소상징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는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되었다.

메릴린치 인수는 위기가 확산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미 정부, 연준, 그리고 월가가 공조한 결과다.

메릴린치는 자산이 1조달라를 왔다갔다 하는 거대 투자은행이다.

 

그런데 오늘은 미 최대 보험사 AIG를 시장이 내팽개치려 하고 있다. 장중이긴 하나 주가가 50% 이상 폭락했다. 연준에 400억 달러를 요청했다는 뉴스가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물론 서브프라임 사태로 수십억달러를 상각하였다.

 

워싱턴뮤추얼이나 와코비아 역시 위험스럽다.

 

그런데 루비니 교수는 진즉부터 5대 투자은행 전부(그러니까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매우 적은 나머지 두 회사, 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만 이제 남았네) 다 사라질 것이라 했다.

이유는 사업모델이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증권화[열풍]은 반 쯤 죽은 상태다")는 점, 연준 지원을 받게 되면서 낮은 차입비율, 높은 현금비율, 많은 자본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이 수익성을 갉아먹는다는 점, 단기자금을 빌려 장기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상업은행처럼 예금보험공사의 보장을 받는 것도 아니고 최근 미 연준의 대출지원을 받지만 이것도 제한적인 상황에서)을 들고 있다. 그래서 나머지 두 은행도 빨리 커다란 세계적인 상업은행에 인수 합병되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리고 루비니는 현재 국면이 9이닝 야구게임으로 치면 3이닝을 지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사태가 앞으로 더 도사리고 있을까? 결국 최대은행 씨티가 제물로 바쳐질 것인가? UBS나 영국계 은행 몇개도?

 

그린스펀마저 1세기에 한번 있을만한 금융위기란다.

 

미국에서나 전세계에서나 많은 고통이 뒤따를 것인 바, 이 고통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번에 반드시 더 나은 체제를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 자본주의적 금융, 금융세계화 등에 더 많은 관심과 비판이 필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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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틀리는 경제전망

진보진영은 별다른 수단이 없어서 각국 정부나 국제기구들의 내로라하는 경제 관련 기관들의 각종 경제 관련 전망치를 이용하곤 한다.

현란한 계량경제 예측모형, 수많은 방정식 등을 통해 나온 수치들은 우리를 주눅들게 한다. 그러나 아래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전망한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한국은행 자료에서 긁어왔음)처럼 이들의 전망은 자주 틀린다. 그것도 심하게 틀린 경우가 많다. 특히 경제위기 발생, 회복국면 진입 등 중요한 시기에는.

확실히 이들의 경제학이론 및 이것의 응용엔 커다란 하자가 있다.

 

EU의 2008년 유로지역 경제전망 조정내역

 ·경제성장률   : ‘07.11월 2.2% → ’08.2월 1.8%→ 4월 1.7% → 9월 1.3%

 ·인플레이션율 : ‘07.11월 2.1% → ’08.2월 2.6%→ 4월 3.1% → 9월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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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 브라더스와 워싱턴뮤추얼은

아무래도 사라질 것 같다.

최근 주가 폭락 양상을 보면.

리만 브라더스는 제 4위 투자은행이고(저번 3월 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던 베어스턴스보다 더 큰 은행이다), 워싱턴 뮤추얼은 제 1위 모기지 업체란다.

물론 주인이 바뀔 수도 있을텐데 누가 살까 싶다. 물론 베어스턴스처럼 미 정부의 암암리의 지원하에 다른 은행이 인수합병을 할 수도 있을 것! 암튼 이것도 사라지는 것이다.

 

산업은행이 리만 브라더스를 산다고 난리를 쳤는데...

현 산업은행장이 전 리만 브라더스 서울 지점장인가 하는 연고 말고 다른 커넥션이 있지 않았을까?

 

다음 차례는? 3위 투자은행 메릴린치나 4위 상업은행 와코비아가 아닐까?

 

위기가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아마 AIG나 씨티은행도...

 

다 한국경제 및 세계경제와 불가분의 사태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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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먼곳에'

김추자 노래가 많이 나온대서 보고 싶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의 얘기가 제각각이었다.

김용택시인은 좋다고 하고 젊은 사람들은 별로라 얘기했다.

영화를 보고 난 내 의견은? 좋았다!

영화는 주인공 순이(수애 분)가 베트남전에 참전한 남편을 찾으러 가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60년대 말 70년대 초 한국의 부끄러운 과거, 즉 한국군의 베트남전 참전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전자에 주목하는 경우 영화는 어색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고 후자에 주목하는 경우는 전자는 후자를 위한 장치일 뿐으로 여겨질 수 있을 것 같다. 위문공연단은 당연히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이야기하기 위한 매개다. 난 이준익 감독이 한국인의 일원으로서 한국의 베트남전 참전에 대해 자기비판을 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연배로 보아 이준익 감독이 전혀 책임질 사건은 아니지만.

다음은 영화에서 그려지는 우리의 부끄러운 모습들이다.

'돈벌기 위해' 월남전에 참전한 한국(베트콩에 의해 발설된다), 그러면서도 전쟁의 목적을 미국이 읊어준대로 '평화'라고 읍조리는 한국민. 아, 창피하다!!

전쟁에 사람의 희생이 없을 수 없다. 전쟁은 전쟁중 지하 땅굴에서도 아이들을 교육하는 베트남 민중들을 죽이고, (사고치고 월남에 파병된) 한국의 군인들도 죽인다. 돈벌기 위해 이런 짓을 하다니! 용납하기 힘든 부끄러운 과거임에 틀림이 없다. 박정희는 그만큼 반주변 한국의 처지가 처절했다 변명하겠지.

물론 전쟁에 참가한 군인들이 '평화' 따위엔 관심이 있을 리 없다. 당연히도 자신의 생존("돌아갈 수 있는 거냐 뭐냐, 씨발!")이 가장 중요한 문제고, 포탄이 떨어지는 전장의 불안 속에서 여성 위문공연단에 광적으로 열광한다.

공연단 비용으로 군수물자를 내주는 장교들과 전쟁중에도 돈벌이에 혈안인 공연단 단장도 있다. 공연단 단장은 심지어는 폭격으로 위문 공연이 중단되었고 여전히 포탄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팔기위해 군수물자를 빼낸다.

베트콩에 붙잡혀 있다가 미국군인들이 쳐들어 와 다시 베트콩과 함께 잡혀 있다가, 미국국가와 '오 대니보이'를 부르면서 사지에서 빠져 나오는 한국인 공연단들. 노래를 부르며 눈물 콧물이 범벅이 되어 손들고 빠져나오는 정진영을 비롯한 공연단은 미국에 종속된 반주변 한국의 처지를 적나라하게 상징하고 있었다(여기에서 정진영의 그 비굴연기는 압권이었다). 미군의 명령에 투덜거리면서도 그 명령을 거부하지 못하는 한국군 장교, 그리고 결국 남편을 찾기 위해 미군장교에게 몸을 허락한 순이도 마찬가지다.

 

한편 군공연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순이가 미군장교에게 몸을 허락한 이후 공연단 일원이 라이타를 켜 태워버리는 에피소드는 모든 이야기를 다 할려는 이준익감독의 영화의 특징이 아닌가 싶다. '왕의 남자'에서도 이런 느낌을 받았다. 여러 이야기가 있어서 풍부하긴 하지만 압축미는 떨어지는 느낌 같은 것이랄까...

 

수애가 부른 김추자의 노래들은 매우 좋았다.  이는 아이러니다.

나와 이준익감독을 포함한 우리세대는 80년대를 경과하면서 베트남전에 대한 비판적 의식을 어느정도는 획득하였다. 그런데도 베트남전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당시의 노래들(예를 들면 '월남에서 돌아온 쌔까만 김상사')을 흥얼거린다. 그 형식이나 내용이 제국주의적 미국 대중문화에서 자유롭지 못했을 노래들이 여전히 좋은 것이다. 

김추자 노래를 부르는 수애와 그 노래에 열광하는 군인들은 베트남전 참전의 공범자이자 피해자들이고, 베트남전 참전 비판 영화에 베트남전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김추자노래를 이 영화의 주요 모티로 삼은 이준익 감독과 영화를 보고 영화속 노래를 흥얼거리는 나는 머리와 몸이 따로 노는 사람들인 것이다.

문제는 머리가 아니라 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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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와 한국경제의 위기

말지 요청으로 쓴 글임. 아마 9월호에... 오늘 환율도 폭등하고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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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의 위기적 양상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물가는 오르고 있고 고용은 별로 늘어나지 않고 있으며 소비는 침체하고 있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9%가 올라 1998년 11월(6.8%) 이후 9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식료품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품목으로 구성돼 있어 서민생활과 밀접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7.1% 올랐고, 정부가 특별히 관리하는 52개 품목으로 구성된 'MB물가' 상승률은 7.8%였다. 세계 각국 정부가 채택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은 물가억제를 가장 중요한 정책목표로 내세우고 있는데 그 기준은 2-3% 인상이다. 현재의 물가 상승은 이를 훨씬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6월의 실업률은 3.2%로 2007년 실업률과 동일하지만, 고용증가는 2007년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31만 5천명의 고용증가가 있었는데 올 해 6월에는 불과 14만 7천명 증가에 그치고 있다. 고용상황이 악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업률이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 실업률이 고용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신자유주의에서의 고용통계의 주요한 특징이다.

또한 6월중 소비재판매는 자동차, 차량용 연료 등을 중심으로  내구재 및 비 내구재 판매가 크게 부진하여 감소로 전환하였다. 전년 동월대비 소비재판매 증가율이 5월에는 3.0%였는데 6월에는 -1.0%를 기록하였다.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한국경제


그러면 한국경제에 경제위기가 도래했거나 도래하고 있는가?

사실 한국경제는 크게 보면 97-98년 경제위기 이후 장기불황상태라 할 만한데, 1999/2000년 거품으로 판명된 IT 호황, 신용카드 남발로 인한 2002년의 호황 이후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줄곧 3-5%대를 기록하고 있다. 위기 이전 7% 내외의 성장률에 비하면 현저히 낮아진 것이다. 또한 민족경제 구성원의 소득상황을 보다 잘 보여주는 국민총소득(GNI) 성장률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2년 이후 언제나 0-3%대를 기록하여 국내총생산 성장률보다 2%포인트 정도 낮았다. 즉 한국경제는 97/98년의 과잉축적-이윤율 저하에서 비롯한 경제위기를 계속적인 구조조정을 통해서 극복하고자 하였으나 이를 확실히 극복하지 못한 채 이전의 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런 장기불황 속에서도 작은 경기순환은 있는데 2년 정도를 주기로 짧은 경기회복과 경기후퇴가 반복되고 있다(<그림 1> 참조). 현재는 2007년 4/4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작은 경기순환이 후퇴기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후퇴는 단순한 경기후퇴에 그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97-98년 같은 구조적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구조적 경제위기가 도래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편 2개 분기 이상의 마이너스 성장을 미국에서는 통상 경기침체(recession)라 한다. 97/98년 위기 이후 한국경제에서는 97년 4/4분기부터 98년 2/4분기 동안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고, 2000년 4/4분기, 2003년 1/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다. 전자, 즉 97/98년에는 경기침체를 넘어 구조적 위기, 즉 공황에 이르렀고, 뒤 두 시기는 경기순환 상의 경기후퇴를 겪었을 뿐이다. 이 기준에 따른다 하더라도 한국경제는 지난 1/4분기와 2/4분기에 성장률이 낮아지긴 했어도 전기 대비 성장률이 0.8%, 0.8%를 각각 기록해 경기침제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물론 하반기 이후 경기침체에 빠질지 아닐지 또한 열려진 문제라 하겠다.


<그림 1> 분기성장률

 


이윤율로 본 한국경제


이제 현재의 경기후퇴가 단순한 경기후퇴에 머무르지 않고 구조적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적 경제위기는 과잉축적-이윤율 저하에 비롯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다. 이윤율 추세선(들쭉날쭉한 실제 이윤율궤도를 평활하게 만든 가상의 선)이 하락하면서 이윤율이 급격히 하락할 때 구조적 위기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림 2>의 제조업 유형자산영업이익률(=영업이익÷유형자산×100)을 이윤율 대용으로 삼아 이야기를 해 보자. 반도체산업의 호불황이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고는 있지만 일정한 참조는 될 수 있어 보인다.


<그림 2> 제조업의 유형자산영업이익률(1984-2007년)

 

자료: 한국은행, 『기업경영분석』, 각년호


그림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한국경제는 1979/1980년 이윤율이 급격히 저하하여 구조적 위기를 경험한다. 그 이후 전두환 정권의 폭압적인 노동탄압과 긴축정책, 그리고 ‘3저 호황’이라는 외부변수의 작용으로 86년 이윤율이 최고치를 기록한다. 그리고 나서 원화의 급격한 절하 등으로 89년 경기가 후퇴하자 신도시건설을 통해 경기후퇴를 일정하게 저지한다.

94-95년 반도체 호황으로 이윤율이 일정하게 회복하지만 90년대 중반 진행된 중화학 과잉투자는 결국 이윤율저하와 국제수지 악화를 낳아 1997/1998년의 구조적 위기를 초래한다. 97/98년의 위기는 금융위기 및 외환위기까지 겹쳐 한국자본주의 사상 유례가 없는 -7% 경제성장률을 기록한다.

김대중 정부 아래에서 정보기술(IT) 부분 거품 형성 및 붕괴로 2001년 이윤율이 상당한 정도 하락하였으나 구조적 위기에까지 이르진 않았다. 카드남발을 통한 소비촉진책 덕분이었으나 이는 다시 카드사 부실사태를 초래하였다. 노무현 정부 들어서는 구조조정과 빈약한 투자 덕분에 유형자산회전율(=매출액÷유형자산)이 제고되면서 이윤율이 일정하게 상승한다.

물론 이윤율 상승에는 반도체 호황, 대 중국 및 아세안 수출 호조, 임금인상 억제 및 노동법개악을 통한 저임 비정규직 활용 등이 기여를 하였을 것이다. 물론 회복된 이윤율도 86년의 이윤율 수준이나, 그림에는 역시 나타나지 않은 70년대 중후반의 이윤율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윤율은 일정하게 회복하여 수출 대자본은 엄청난 이윤을 축적하였다. 반면 투자 및 내수 부진, 노동권 후퇴 등으로 인해 노동자 민중의 생활 상태는 거의 개선이 되지 않았다. 부익부 빈익빈이 지속되었던 것이다.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 가능성


한편 2007년에 약간 치켜든 이윤율은 다시 하락하여 한국경제에는 또다시 구조적 위기가 찾아올 것인가? 필자로서는 이는 비우량 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론) 부실에서 비롯한 미국의 금융위기 및 이것의 세계적인 확산 여부와 8월 현재로선 약간 진정되고 있는 고유가의 지속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투기와 무역이 전 세계적으로 얽혀 있는 금융세계화 시대에 다른 나라나 지역의 경제위기, 특히 90년대 이후 일종의 세계의 ‘최종소비자’ 역할을 해온 미국경제의 과잉축적-이윤율 저하로 인한 경제위기는 한국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고, 현재의 고유가는 생태위기 및 이로 인한 경제위기는 논외로 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한국경제의 경상수지 및 소비 악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융위기의 영향


미국의 금융위기는 2009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90년대 중반부터 2006년까지 누적해서 70% 이상 오른 주택가격은 올해 5월까지 이제까지 대도시를 중심으로 20% 정도 하락하였는데 앞으로도 소득감소 및 연체율 증대 등으로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이는 주택대출자산에 근거하여 발행된 각종 채권 및 파생금융상품의 추가적인 부실을 가져오고 이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투자은행 등 각종 금융기관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상각이 약 5,000억 달러에 달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1조 달러를 넘을 것이란다. 미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의 지원을 받아 제이피모건 체이스에 인수된 제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뒤를 이을 투자은행, 상업은행들은 아직도 많이 있다는 것이 서브프라임론 사태를 정확히 예측해 유명해진 뉴욕대 루비니교수의 예측이다. 메릴린치, 리만브라더스 등 베어스턴스보다 큰 투자은행들, 제 4위 상업은행인 와코비아 등도 위험한 상태이고 주택담보대출 관련 시장의 반 정도를 점유하는, 민영화된 두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 맥도 부실해져 정부의 대규모 신용공여와 주식매입(더 나아가 국유화)이 예정되어 있다.

2007년 4/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 미국경제는 소득세환급 효과가 사라지는 올 해 하반기부터는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2008년 혹은 2009년의 이윤율은 전후 가장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던 81-82년 수준에 근접하거나 이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경제의 경기침체나 구조적 위기는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의 금융위기는 2007년 중반까지 전 세계적으로 폭등한 대부분의 세계 각국의 증권시장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이 대표적이다. 증권시장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에 거품이 형성된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주택시장 거품도 붕괴하고 있다. 이런 증권시장이나 주택시장의 폭락은 각국의 소비와 투자를 둔화시켜 각국의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키고 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가 2/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서 유럽연합 전체의 2/4분기 성장률이 -0.2%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도 2/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고 중국의 산업생산도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미국의 금융위기의 세계적인 여파는 금융경색 및 실질 이자율 인상을 낳고 있고, 상황이 더욱 악화한다면 몇 몇 취약한 개도국은 외환위기를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은 미국의 주택가격의 하락 양상 등을 보건대 2009년을 넘어서까지 진행될 것이다.

미국의 금융위기 및 이것의 세계적인 확산은 한국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장 주식시장 침체 및 소비 침체, 해외조달 금리 인상 등을 낳고 있다. 그리고 작년부터 진행된 건설부문의 침체를 연장시키고 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성장 둔화는 한국의 수출증가율도 둔화시킬 것이다.


고유가의 부담


2004년 이전에는 40달러 이하, 2005년부터 2007년 중반까지만 해도 80달러 이하였던 원유가가 한 때 140달러를 넘었다. 8월 18일 현재 113달러 정도이긴 하나 이런 정도의 원유가도 한국경제에 커다란 부담이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원유가 인상에 여러 원인이 개재되어 있긴 하지만 원유생산 및 공급상의 제약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런 생산 및 공급 제약이 원유생산이 정점에 달했거나 곧 도달할 피크오일적 상황이 큰 요인이라면 이는 이후 한국경제에 지속적인 부담이 될 것이다. 올해의 물가인상은 고유가가 주요 원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유가는 경상수지를 악화시키고 있다. 원유수입액은 올해 1월에서 6월까지의 합계액를 보면 수입총액의 약 19.8%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전년 동기의 15.9%보다 3.9%포인트가 늘어난 것이다. 2007년 1월에서 6월까지의 원유수입액이 약 270억 달러, 2008년 같은 기간의 원유수입액이 약 437억 달러여서 올 상반기만 약 167억 달러의 추가부담이 있었다(석유제품의 수출증가가 83억 정도 발생하여 이런 추가부담을 어느 정도 상쇄하였다). 이 대부분이 가격상승으로 인한 추가부담이었다. 상반기의 경상수지 적자가 약 53억 달러임을 감안하면 유가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결국 미국의 금융위기 및 이것의 세계적인 확산과 고유가가 지금의 대체적인 예측대로 2009년 혹은 2010년까지 지속된다면 한국경제의 구조적 위기 가능성은 매우 커질 것으로 보인다.


취약해진 대외변수


사실 미국의 금융위기나 고유가가 본격화하기 전, 노무현 정부 말기부터 한국경제의 대외적인 측면은 매우 취약해져 있었다. 우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있었다. 그리고 2005년 말 1,200억 달러를 넘긴 순대외채권 잔액은 2007년 말 355억 달러로 줄어들었다(IMF 위기 당시 약 -650억달러였다).

또한 아이엠에프 위기 당시 -850억 달러로 추정되는 순국제투자 잔액(순대외채권 잔액에 대외 주식투자 및 직접투자 잔액을 더하고 외국인 주식투자 및 직접투자 잔액을 뺀 것)은 2007년 말 -2,325억 달러가 되어 마이너스 규모가 거의 세배로 되었다.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누적에도 불구하고 순국제투자잔액의 마이너스 규모가 이렇게 커진 것은 1998년 붕괴한 증권시장에 야금야금 들어온 초국적 금융자본의 금융투기 이익이 막대했기 때문이다. 금융세계화로의 편입을 강화한 한국경제는 또다시 초국적 금융자본의 볼모가 되었다. 초국적 금융자본에게 귀속되는 이자, 배당, 미배당 수익은 막대해져 갔고, 초국적 자본의 약간의 유출만으로도 환율은 급등하여 한국경제의 불안정성을 증가시켰다. 실제로 미국의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2007년 내내 그리고 2008년 들어서도 주식시장에서는 초국적 금융자본의 이탈이 지속되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환율이 상승하지 않은 것은 채권투자나 은행차관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 환율상승 소동


이런 조건은 이후 한국경제의 대외불안을 가중시킬 것인 바 그 예시적인 사건이 이명박 정부 초기에 발생하였다. 전말을 살펴보자.

노무현 정부 말기의 경상수지의 적자전환은 환율상승 가능성을 높였고 환율이 약간씩 오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환율상승, 즉 원화가치 하락을 묵인하고 조장까지 하였다. 환율이 940원대에서 불과 두세 달 만에 1050원대까지 상승하였다. 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금융위기로 인해 달러가치가 하락하던 와중에 원화가치는 약세통화인 달러화에 비해서도 하락하였던 것이다.

이런 환율상승은 때마침 폭등하던 국제 유가 및 곡물가 인상에 더해져 수입물가를 폭등시켰다. 당연히 비판이 뒤따랐다. 서민의 삶을 살핀다면서 라면값까지 들먹이며 ‘MB물가’까지 만들어낸 정부로서는 진퇴양난에 처했다. 성장이냐 물가냐? 결국 물가를 잡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래서 환율상승을 억제하겠노라고 달러를 대규모로 내다 팔았다. 외환보유고는 줄어들었다. 순대외채권 잔액은 그렇지 않아도 4/4분기에는 마이너스로 돌아갈 것이라는 예측이었는데 그 시기가 더 앞당겨지게 되었다. 8월 들어 유럽연합과 일본 경제의 침체로 달러가 다시 강세로 돌아서자 환율은 다시 오르고 있다.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이명박 정부 초기에 환율인상을 조장하지 않았다면, 환율인상을 억제하느라 막대한 규모의 달러를 허비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이번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운용 실력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한국경제가 환율위기에 얼마나 취약해져 있는지를 드러내주기도 했다. 순대외채권이 마이너스로 돌아가고 순국제투자잔액 마이너스 규모가 더욱 증가하면서 환율위기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고 해야겠다.


글을 맺으며


대외변수의 악화에 따라 한국경제는 향후 2-3년 안에 구조적 위기를 경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만약 이번에 구조적 위기가 도래한다면 그 위기는 97-98년 위기와는 몇 가지 점에서 차별적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97/98년 위기가 금융세계화로의 편입 초기에 발생한 위기라면 이번에 도래할 가능성이 있는 위기는 금융세계화가 훨씬 더 심화된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점이다. 둘째, 첫째와 관련된 것으로서 97/98년 위기가 재벌의 내외자본 과다차입을 통한 과잉축적-이윤율 저하라는 내적 요인이 보다 결정적이었다면 후자는 미국의 금융위기와 고유가라는 외적 요인이 보다 결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자에도 경제위기 조건으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한 금융개방 강요가 있었고 경제위기 심화요인으로서 국제화폐기금(IMF)의 구조조정정책이 있었다는 점에서 외적요인이 가볍지 않고, 후자에도 취약해진 국내적 요인이 일정한 계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셋째, 후자가 고유가에 의해 일정하게 촉발된다면 그것은 생태적 제약이 처음으로 경제위기로 전화되는 것인데 그런 점에서 97/98년 위기와 다를 것이다. 넷째, 전자가 아시아 위기의 일부를 형성했다면 후자는 세계적인 위기의 일부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자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강화로 귀결되었다면, 후자에서는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강화가 대안으로 이야기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97/98년의 경제위기도 노동자 민중에게 엄청난 고통을 초래하였고, 이후 도래할 경제위기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실 경제위기가 채 극복되지 않은 일종의 불황상태에서 경제위기가 또다시 도래한다면 그 고통의 크기는 가히 짐작이 되지 않는다.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대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한 이론적 실천적 준비도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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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왜 이러나?

다 무너져가고 있는 미국의 투자은행을 인수하려 하다니! 투기도 문제지만 미 서브프라임 사태가 2009년 2010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고, 이 투자은행들의 수익모델이 무너져 있는 상황이라는데,

이런 은행을 인수해서 뭘 하려는지 이해가 안간다.

혹 한미 정부간 이야기가 있어서 산업은행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노무현 정권 말기에 메릴린치에 20억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 반 이상 손해가 난 상태고,

싱가폴 국부펀드가 미국 은행들에 투자를 해서 많은 손해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며칠전에는 하버드대 로고프라는 교수가 미 거대 은행이 무너질지 모르니 아시아 국부펀드들이 미 은행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경고도 있었는데 말이다.

중동국가들, 중국이나 일본, 그리고 러시아 같이 외환보유고가 어마어마한 나라들이 그런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하겠지만서도.

한국은 현재 외국돈이 빠져 나가면서 환율이 오르고 있는 상태다.

 

중국, 베트남에 투자해서 돈 날리고, 미국에 투자해서 돈 날리고...

 

 참 보통일이 아니다.

 

 

 

 

리먼, 산업은행 인수 가능성 보도에 `급등`
산업은행 "인수 포함 모든 가능성 열어두고 검토중"
로이터 통신 보도
입력 : 2008.08.22 22:14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미국 4위 증권사인 리먼 브러더스가 한국 산업은행(KDB)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급등세를 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산업은행이 리먼 브러더스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산업은행 대변인은 "리먼 인수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초 리먼 브러더스가 산업은행, 중국 시틱증권 등과 지분을 50% 매각하기 위한 비밀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 개장전 거래에서 리먼 브러더스(LEH) 주가는 14.6% 급등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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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경제위기 어떤 상태인가?

참세상에 실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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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미국 제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몰락할 무렵 신용경색과 경제위기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다가, 미 연방준비위원회의(연준) 지원 아래 제이피모건체이스 은행이 베어스턴스를 인수하고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었다. 그래서 대공황 전문가로서 미 연준 의장을 맡고 있는 벤 버냉키는 6월에 "미국 경제의 실질적인 하강 위험이 줄어들었다"고 언급하였고,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신용위기 최악의 상황은 이미 끝났거나 곧 끝날 것"이라 했다.

 

그러던 것이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민영화되었으나 정부가 일정하게 지원하는, 합해서 모기지 시장의 반 정도를 점유하는 거대 주택금융(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의 부실 소식으로 다시 금융시장이 요동을 쳤다. 미 정부는 재무부로 하여금 양 기관에 대한 신용공여한도를 각각 22.5억 달러씩 향후 18개월 동안 증액하고 필요할 경우 양 기관으로 대표되는 정부지원 모기지업체 발행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하여 의회의 승인을 얻었다(그린스펀은 최근 양 기관의 국유화를 주장하였고, 벤 버냉키도 최후의 카드로 이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은 다시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


이렇게 금융시장이 위기감에 휩싸이고 뒤이어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및 유동성 공급과 정부의 경기진작책 및 공적자금 투입 발표가 있으면서 시장이 상대적인 안정을 되찾는 식의 교대가 2007년 중반 비우량(서브프라임)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발발한 이후 1년간 계속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미국경제의 이런 불안한 행보에 유가 변수까지 가세하게 되었다.

 

그러면 미국경제는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가?
최근 발표된 속보치(나중에 수정될 수 있다)에 따르면 미국경제는 2/4분기에 연율로 환산하여 1.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9.2% 증가한 상품 및 서비스 수출(1/4분기에는 5.1% 증가하였다)과 6.7% 증가한 정부지출(1/4분기에는 5.8% 증가하였다)이 이 정도의 성과를 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그리고 국내총생산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1.5% 증가하여(1/4분기에는 0.9% 증가하였다) 경제성장률이 더 악화하지 않는 데 기여하였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미 정부가 4월부터 1,680억 불에 이르는 소득세를 환급해 주었고 이것이 소비지출을 어느 정도 늘리는 데 기여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금융시장 주변에서는 2.3% 정도의 성장률을 예측하였는데 이에는 약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1.0%로 발표되었던 1/4분기 경제성장률은 0.9%로 수정되었고, 0.6%로 발표되었던 2007년 4/4분기 성장률은 -0.2%로 수정되어 발표되었다. 대체로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우로 정의되는 경기침체가 시작되었는지 아닌지, 시작되었다면 언제 시작되었는지에 대해 그동안 논란이 있었는데 논자에 따라서는 미국의 경기침체의 시작시점을 2007년 4/4분기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상황이다.

 

그리고 최근 발표한 고용통계를 보면 7월 실업률은 4년 만에 최고치인 5.7%를 기록하였고, 고용규모는 7개월 연속 감소하였다. 4월까지만 해도 실업률은 5%였는데 그 사이 무려 0.7%포인트가 증가한 것이고 6월 실업률 5.5%보다 0.2%포인트가 상승한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은 경착륙이나 공황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불안불안하게 금융위기 상황을 헤쳐 나오고 있는 중이다. 그러면 미국경제는 앞으로도 약간의 어려움은 있겠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우선 주택가격 하락이 얼마나 더, 언제까지 하락할 것인가에 달려 있어 보인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불거진 미국경제의 위기적 양상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부실에서 시작하였다. 신용이 썩 좋지 않은 사람들이 모기지 은행에서 주택 자금 대출을 받아 주택을 샀는데(사실 이런 연유로 주택가격이 계속 오르고 주택부문의 성장도 과도하게 진행되었다. 즉 주택시장에 커다란 거품이 형성된 것이다), 이자부담이 늘고 소득이 감소하자 이들 중에 그 원리금을 제 때에 상환하지 못한 주택구매자들이 많아졌다.(이자부담이 왜 늘어났는가?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부분에서의 거품붕괴를 막기 위해 대폭 낮아진 기준금리는 2004년부터 오르기 시작했고, 많은 모기지들이 초기 2-3년은 낮은 이자율, 이후 7-8년은 높은 이자율을 지불하는데 2000년대 초중반 급격히 늘어난 서브 프라임 모기지들은 2000년대 중후반부터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했다. 소득은 왜 감소하였는가? 자동차 공업 부진 등으로 이들 지역의 실업이 늘어났고 당연히 소득이 감소하였다.)

 

모기지 은행에서 다른 금융기관으로 넘겨진 주택대출자산을 근거로 하여 채권(MBS, ABS)과 이보다 더 복잡한 채권들(CDO)이 발행되었는데(주택대출자산의 유동화) 이들의 가격이 하락하고, 이런 채권들을 보유한 각종 금융기관들(투자은행, 헤지펀드, 상업은행 등)이 부실해졌다. 물론 원리금을 못 갚은 주택소유자들의 주택은 값싸게 처분되고 주택가격은 하락하였다.

 

사실 주택가격이 오르고 있을 때에는, 원리금을 갚지 못할 사람들이 오른 주택가격에 기초해 다시 대출을 받아 문제를 연기할 수도 있었고 받은 현금을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었는데, 일단 주택가격이 내리기 시작하면 이것이 불가능하게 되고 하락한 주택가격은 대출금에 미달해 주택을 팔아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게 되어, 연체율은 더욱 높아지게 되고 결국 주택은 금융기관으로 넘어가 처분된다. 즉 연체는 주택가격 하락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연체가 늘어나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건설 축소 및 해당부문에서의 생산 및 소득의 감소, 금융기관의 부실 및 해당부분의 손실 확대, 신용경색으로 인한 금리상승과 이로 인한 소비 및 투자 축소나 주식시장의 부진, 그리고 이로 인한 소비 축소가 일어나게 된 것이다. 여기서 주택가격 하락은 현재의 위기의 크기나 깊이의 척도가 된다.

 

주택가격은 이전 최고치에서 30% 내외의 하락이 있을 것이라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대도시 20개 지역의 주택가격을 재는 케이스쉴러지수(S&P/Case Shiller Home Price Indices)로는 지난 5월까지 최고치 대비 20% 약간 못 미치는 주택가격 하락이 있었다. 금융시장이 약간 안정을 찾은 시기여서인지 몰라도 5월의 주택가격 하락은 전월 대비 0.9%가 하락하여 약 2%가 하락했던 3월, 4월에 비하면 약간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앞으로도 10% 이상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하락은 2009년까지 계속될 것이라 한다.

 

이렇게 될 경우 보유자산의 상각을 계속 해나가고 있고, 딱히 영업상황도 개선될 기미가 없는 메릴린치나 리먼브라더스같은 미국 3, 4위 투자은행의 경우 베어스턴스의 길을 뒤따르지 말란 법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상업은행 4위 와코비아나 심지어는 자산규모 기준 1위 씨티은행의 안전한 운행도 장담할 수 없다. 이것은 이번 금융위기의 규모나 파장을 가장 정확히 예측하고 있어 이름을 드높인 뉴욕대학의 루비니 교수의 진단이다. 한 발 더 나아가 루비니 교수는 8,500개 대소규모의 은행 중 8% 정도가 파산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파산한 은행 예금 중 개인당 1억 한도 안에서는 보장을 해 주어야 할 책임이 있는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이야기한 패니메이나 프레디맥의 재국유화 가능성도 있고, 쓰러진 거대은행들에도 직간접적으로 공적자금이 투입될 것이어서 미 정부의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이다(‘부실의 사회화’).

 

미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주택시장 거품문제만은 아니다. 지금껏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해 오고 있던 3대 미 자동차업체(지엠, 포드, 크라이슬러)는 또다시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고 빈사상태에 놓여 있다. 고유가는 자동차 업계 전체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는데 이들 업체는 픽업트럭, SUV, 대형차 등 고유가에 특히 취약한 차들을 생산해 와 그 타격이 특별히 크다. 미국자본주의가 세계헤게모니로 등장한 데는 자동차산업의 발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는데 이들 업체들의 부진은 매우 상징적이라 하겠다.

 

미국경제의 앞날에 또 다른 변수는 미국을 제외한 세계 다른 국가나 지역의 경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경제와 여타 경제는 상호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표에 따르면 유럽연합, 일본, 영국 등 거대경제권의 성장이 매우 미약하다. 몇몇 나라는 경기침체에 들어갈 가능성도 농후하다. 영국, 스페인, 포르투갈의 주택시장 거품도 붕괴하고 있다. 뉴질랜드는 2008년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였고 2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어 경기침체에 들어섰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호주, 남아공 경제상황도 좋지 않다. 중국, 베트남, 인도는 주가가 폭락하고 있으며, 베트남, 인도, 필리핀 등은 대외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다. 즉 세계 다른 많은 지역이나 국가의 경제도 거품붕괴나 부진한 성장, 혹은 대외 경제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최근 미국경제의 성장을 그나마 지탱해 준 수출도 부진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이들 지역이나 국가들의 미국 내 투자자산에 대한 환수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09년 혹은 201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미국의 금융위기의 양상은 거대금융기관의 부실, 거대 자동차업체나 항공업체의 부실, 세계 여타지역의 경제위기나 개도국의 외환위기 등으로 인해 앞으로도 위기와 상대적 안정이 교차되는 싸이클을 지속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기존 제도들이 위기의 부담을 감당해내지 못하고 무너져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를 경험할 수도 있어 보인다. 이는 당연히 구조적 위기 내지 심각한 공황으로 이어질 것이다.

 

설사 공황까지는 가지 않을지라도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부실의 사회화와 이로 인한 재정적자 심화 등으로 미국경제는 최소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어떤 양상이든 임금억제, 실업률 및 비정규-단시간 노동의 증가, 물가인상 등으로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과 노동권은 심각히 훼손될 것이다.

 

이윤율 추이를 통해 본 미국경제 위기
이윤율 추이를 소묘해 보면서 이야기를 마무리하자. 이윤율 대용으로 비금융법인자본 수익률(이윤과 이자 등의 자본소득 ÷ 생산 자산[=고정자산+재고자산])을 이용하자.

 


미국경제의 이윤율은 65년까지 상승을 하다가 1982년까지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그 사이 작은 등락들이 있는데 새로운 정점들은 그 이전 정점들에 비해 더 낮고 새로운 저점들은 그 이전 저점들에 비해 더 낮다. 그리고 1997년까지 이윤율은 완만한 기울기로 다시 상승하다가 97년 이후 2007년까지는 이윤율이 다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82년부터 97년까지 작은 등락들의 정점들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고 97년 이후의 새로운 정점인 2004년의 정점은 97년보다는 낮다.

 

한편 82년 이후 가장 높은 이윤율을 보이고 있는 97년의 이윤율도 65년의 이윤율에 비하면 70% 정도에 불과하다. 윤소영(『이윤율의 경제학과 신자유주의 비판』, 2002)에 따르면 미국경제는 69-70년 순환적 위기, 73-75년 구조적 위기, 80년 순환적 위기, 81-82년 구조적 위기, 90-91년 순환적 위기를 경험한다. 구조적 위기란 이윤율 추세선이 하락하는 가운데 이윤율이 급격히 하락할 때 발생하는데 이는 공황으로 연결된다.

 

널리 알려진 대로 미국자본주의는 70년대 중반 징후적 위기가 발생한다. 이를 계기로 하여 미국자본주의는 성장기에서 불황기로 진입한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이익을 향유하면서 5-60년대 황금기에는 현저히 미달하지만 일정한 호황을 구가한다. 90-91년 순환적 위기를 한차례 겪었을 뿐 97년까지 이윤율이 추세적으로 상승한다. 이윤율이 상승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제국주의 그룹들 중 최정점에 위치하면서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의 편익의 대부분을 영유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국내 노동자의 노동권과 개도국의 발전의 권리가 희생되었다. 97년 이후 이윤율은 다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미국자본의 해외부문으로부터의 수익률은 아직도 증가하거나 유지되고 있는 반면에 국내에서의 수익률이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97년 이후를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후반부라 일컬을 만하다.

 

이런 설명 틀에서라면 2001년의 위기는 구조적 위기라 할 수 있을 것이고, 2009년 혹은 201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이 되는 현재의 금융위기의 결과는 2001년 위기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윤율도 2001년의 이윤율보다 더 낮아질 것이다.

 

윤소영(『마르크스의 경제학비판』, 2005)은 미국자본주의의 최종적 위기를 2010년대로 예상하고 있는데, 2009년 혹은 2010년 이후 또 다른 회복국면이 있을지라도 이때의 이윤율은 2004년의 이윤율보다 더 낮을 것이고 이 정점 이후 이윤율 하락은 81-2년의 수준을 하회할 것이다. 미국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권과 공적자금 투입기관들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둘러싼 투쟁을 완강하게 전개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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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사태 10

 

이데일리에서 퍼 옵니다. .....

 

외화차입 시장엔 어느새 IMF 공포가…
우리銀 가산금리 외환위기 버금
"은행 유동성 확보가 우선"
입력 : 2008.07.14 12:04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프라이싱(pricing)만 보면 외환위기 상황입니다. 문제는 프라이싱이 아니라 발행이 안 된다는 겁니다. 지금은 유동성 확보가 제일 중요합니다."

국내 은행권의 외화차입 시장이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경색이 금융권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금융회사의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달 초 5년 만기 글로벌본드를 발행하려던 우리은행은 발행계획을 전면 보류했다.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크레딧 디폴트 스왑(CDS)이 치솟으면서 외화채권 발행을 위한 가산금리가 외환위기 직후 수준인 6개월 라이보(Libor)+300bp 이상으로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발행 자체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관련기사 2008.07.08 우리은행, 글로벌본드 발행 보류

◇ 한국물 발행금리 IMF 버금가는 수준

이 같은 가산금리 수준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1998년 발행된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가산금리는 미 국채수익률(T)에 341bp를 더한 수준으로 변동금리로 환산할 경우, 6개월 라이보(L)+270bp로 추정된다. 이를 우리은행(당시 한빛은행)이 발행했다고 가정할 경우, 발행금리는 라이보(L)+500bp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물론 외환위기 직후 우리은행이 해외 채권을 발행한 물량이 없어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능하다.

우리은행이 외환위기 이후 해외채권을 발행한 것은 2000년 3월로, 당시 2년 만기 사모채권에 발행금리는 라이보(L)+145bp 였다. 2001년 발행한 10년만기 공모 후순위채권은 미 국채수익률(T) 대비 539bp의 가산금리가 붙었다. 변동금리로 환산할 경우, 라이보(L)+460bp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에는 정부를 제외한 금융회사의 해외채권 발행이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현 상황을 외환위기 때와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만기나 발행 규모 등을 무시할 경우 외환위기 직후 자체 신용으로 해외 채권을 발행했을 경우 발행금리는 라이보(L)+300~400bp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외환위기 당시와 현재 한국물의 발행금리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신용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의 상승 추세를 보면, 발행 자체가 여의치 않다는 점에서 외환위기 직후에 버금간다는 것이 IB들의 관측이다.

외국계 IB 관계자는 "프라이싱(pricing)만 보면 외환위기 상황이라고 할 수도 있다"면서 "문제는 프라이싱이 아니라 발행이 안된다는 점이다. 지금은 유동성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외화차입 시장이 외환위기 때 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면서도 "과도한 프라이싱이 아니라면 현 상황에서는 발행에 나서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 금융기관 유동성 확보 시급

▲ 자료: 블룸버그, CMA
한국물 중에서도 특히 금융회사의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은행 신한은행의 CDS 프리미엄은 신용등급이 두 단계나 낮은 GS칼텍스보다도 높게 형성돼 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신용위험은 한국전력, 삼성전자, 포스코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수준이다.(좌측 그림 참고)

이인우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금융회사의 CDS 프리미엄은 항상 제조업체들에 비해 낮게 형성돼 왔다"면서 "(글로벌 신용경색과 뒤이은 신용위기 여파로) 금융부실이 문제가 되면서 금융회사들의 신용위험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IB 관계자는 "한국물의 벤치마크라고 할 수 있는 수출입은행 CDS 프리미엄이 토지공사나 한국전력보다 더 높다는 것은 그 만큼 시장이 힘들다는 방증"이라며 "은행들이 서둘러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주요 공기업들이 외화차입에 나서고, 우리은행이나 농협중앙회 외에 다수의 한국계 기관들이 외화차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8~9월쯤에는 가산금리가 400bp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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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사태 9

패니 매와 프레디 맥에 공적자금 투입이 이야기되고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두 회사의 주가 폭락은 흡사 2000년도 닷컴기업 주가 폭락과 비슷해 보인다.

작년 10월부터 11월 중반까지 일차로 폭락했다가 올 3월, 즉 베어스턴스로 인해 금융시장이 대 혼란에 빠진 시기에 2차로 폭락했다가, 이번에 3차로 폭락을 하고 있다. 모기지 금융의 약 60%를 소화하던 두 기관에 공적자금이 투입된다면 그 규모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mortgage.bc.gif

 

아래 그래프는 리만 브라더스 주가 그래프다. 리만 브라더스는 3월에 좀 하락했다가 5월부터 속락하고 있다. 70달러를 넘던 주가가 현재 장중이긴 하지만 14달러 정도로 역시 약 80% 정도 하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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