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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6/12/21
    긴 하루.(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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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6/12/20
    가족 셋이 나란히 병원에(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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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 눈!(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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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2006/11/26
    외롭지 않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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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6/11/22
    시원하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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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오늘 며칠째 아픈 두 사람을 나두고 외출을 했다.

 

다큐멘터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에 가기 위해서였다.

3시간 짜리 수업이었기에 왔다 갔다 하면 총 5시간 정도를 밖에 있어야 하니

나가기 전에 젖을 충분히 짜놔야했다. 안그럼 진짜 젖 불어 눈물난다.

 

여튼 사람들을 만났다.

시작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기분이 좋다.

눈에서 광채가 난다고 해야 하나? ㅋㅋ

 

주책 맞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마구 하고 왔다.

내가 워낙 다큐를 시작하는 데 힘들었기 때문에

시작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동안 내가 느꼈던 것을

나누고 싶어서 마음이 급해진다.

 

그저 오늘 만난 사람들이 오늘 내가 이야기한 쓰잘데기 없는 것은 모두 잊더라도

다큐 만들기가 얼마나 즐거운 일이며 다큐가 얼마나 멋진 소통의 도구인지만 느끼길~

 

사람들이 작업 막바지 스트레스를 잘 견뎌내길 바란다.

이건 지금 나한테도 하는 말!

 

자알~ 합시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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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하루.

어젯밤 블질을 하고 자려고 들어가는데 영 몸이 안좋았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좀 나을까 싶어서 목욕을 하고 욕실에서 나왔는데 미루가 통곡을 하는 소리가 들린다. 급하게 물기를 닦는둥 마는둥 하고 들어가 미루를 안고 젖을 먹였다. 뜨거운 샤워로 좀 나아지던 목이 다시 붓기 시작한다. 미루는 젖을 먹고 나서는 크게 운다. 겨우 재우고 나와서 진경맘이 알려준 소금물로 가글. 효과가 있는 듯 하다.

 

다시 자려고 들어갔는데

그때 부터 미루가 계속해서 깬다. 낑낑 거리다 울다 조금 자다 또 울다.

똥도 저번에 하루 세번 보고 나서 안봤으니까 6일째가 되었다. 배도 힘든지 끙 힘을 주다 다시 울고 몸도 점점 뜨거워 지고...그러다 똥을 두번이나 쌌다. 속도 시원하고 똥을 싸면 체온도 좀 떨어질터이니 다행이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체온을 재니 윽 38.9 도 이런...안되겠다.

 

그때 시간이 새벽 4시,

상구백을 깨워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기 시작했다. 체온을 내리는 방법중 하나다.

조금 하니 미루가 힘들어 한다. 매번 이 방법은 별 효과를 못 본다. 지대로 해야 하는 데 항상 하다가 미루가 힘들다고 울면 그만하게 된다. 결국 해열제를 먹이기로 한다. 타이레놀 시럽을 조금 먹였더니 열이 조금 내리는가 싶더니 잠이 든다. 난 미루 옆에서 겨우 눈을 붙인다. 한시간 정도 잤나. 감기기운이 있는 상태로 밤새 한숨 못 잤더니 몸이 가라앉는다. 

 

결국 다시 병원에 갔다.



의사샘 왈 "제대로 감기에 걸렸네요. 한 삼사일 열이 날꺼에요. 그러다가 나아요."

아...미루 탄생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심한 열은.

타온 약을 먹여도 계속 열이 난다. 오늘 타온 약에는 해열제 가루가 들어가 있는데 그게 영 힘을 못 발휘하는 듯 하다. 약을 먹이고 삼십분이 지났는데도 열은 내릴 기미가 없다. 또 약을 먹일 수도 없고 좀 더 기다렸다가 미지근한 물로 몸을 닦아 주기로 했다. 해열제 먹고 바로 닦아주면 체온이 더 올라간단다. 시간이 얼마 지나서 미지근한 물로 온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한 십분 하니 몸이 서늘해지면서 열도 내리는 것 같다. 미루가 잘 참아준게 고맙다. 수건으로 꼭 싸안고 젖을 먹이니 눈이 감긴다. 많이 졸린데도 열이 나니 힘들어서 잠을 못 잤나 보다. 조용히 눕히고 작은 손을 잡으니 쌕쌕 잠든다.

 

오래 잘줄 알았는데 열이 다시 나는지 40분 자고 깼다. 좀 달래다 젖 먹이고 다시 미지근한 물로 닦아준다. 그리고 징징징..

 

이렇게 하루 종일...약 먹이고 열 재고 울면 달래고 미지근한 물로 닦이고 다시 열 재고 젖 먹이고 재우고  등등을 반복 반복. 그래도 이번에는 물로 닦이는 것이 조금 효과가 있었다. 닦이고 나면 한시간 정도는 조금 덜 힘들게 있는다.

 

오후에 들어서는 데 상구백이 그런다. "하루가 참 길다."

상구백은 아직 감기로 골골...불쌍하다. 아픈데 푹 쉬지도 못하고.

입맛도 없는지 밥도 먹는둥 마는둥, 콩나물국이 있길래 거기에 밥을 넣고 끓여 같이 먹었다. 넘기기가 조금 수월하다. 난 체기가 있는지 머리가 아프다. 소화제를 먹어주는 센스~

 

지난 화요일에 상구백이 감기 기운 보일때 바로 미루와 격리 시켰어야 했는데 나도 아프니 그렇게 못했다가 미루가 감기 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지금은 오직 미루 감기퇴치에 정신 집중. 그리고 사실 다른 생각을 못하겠다. 아가가 너무 작은 아가가 아프다고 우니..느무 안쓰럽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열이 조금 내리면 미루가 웃는다.

그리고는 어느새 배운 소리들을 종합적으로 낸다.

약을 먹이면 뭐가 그리 억울한지 '브브브' 그런다.

금방이라도 말을 할 것 같다.

이제는 조금씩 소리에 감정들이 보인다.

정말 많이 자랐다.

 

병원에 전화를 세번인가 한거 같다. 마지막 전화는 이상하게 약을 먹여도 열이 안내린다는 것에 대한 문의. 역시 의심이 많다. 우린.--;;

 

병원에서 준 약 사이에 다른 해열제를 먹이라고 한다. 음....조제해준 약을 5시간 마다 먹이는데 그 사이에 다른 해열제를 또 먹이라니...아무래도 미루한텐 무리다. 그래서 어제 준 약에 집에 있는 해열제를 먹이기로 했다. 어제 준 약에는 기침약만 있고 해열제는 없었다. 시간 재서 약을 먹였다.

 

진짜 하루가 길다.

 

미루가 또 깼다.

 

이번에 앓고 나면 미루도 많이 자라겠지.

조금만 더 힘내자. 미루, 상구백, 그리고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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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셋이 나란히 병원에

너나나나님의 [밥하는 사람이 아프면 누가 밥하나] 에 관련된 글.

 

둘다 약 먹여 재우고 설겆이 하고 빨래는 돌아가고...

이제 겨우 나름 한가해졌다.

 

어제 상구백이 아프고 나도 위와 장이 아파서 사무실에 못 갔다.

나 아픈거야 대략 때우면 되는데 상구백이 아프니까 발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미루를 돌보기로 하고 집에 있었다. 몸도 아프고 옆 사람도 아프고

아기는 봐야하고...다행이 미루가 평소와는 다르게 많이 징징거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문득 '이 녀석 사실은 날 좋아했던 게 아닐까??' 란 묘한 생각이 솔솔~

집에 있는 날, 더군다나 아파서 있는 날인데도 왠쥐 헛트로 보내면 안될 거 같아서

청소를 했다. 그래야 낼 사무실 가서 일하고 저녁때는 좀 더 일찍 쉴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머리는 약간 멍멍했다. 월요일에 일이 발동이 좀 걸려서 담날 하려고

편집하고 있는 영상 중에서 손볼 부분을 문서로 정리해 놓았기 때문이다.

얼렁 가서 편집해야 하는 데 하는 맘이 들어서 머리 속으로는 그 감을 잊어먹지 않으려고

계속 생각했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상구백은 여전히 얼굴이 벌겋고 열도 있고

게다가 미루가 새벽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으메....

 



아침만 먹고 병원에 가자고 하고는 얼렁 아침을 차렸다.

미루가 먹을 이유식도 만들고...겨우 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미루가 아침 낮잠에서 깼다. 깬 미루 데려다 이유식 먹이고...

이쁜 녀석이 어설픈 솜씨로 만든 브로콜리 + 애호박 + 닭 죽을 잘 먹어줬다.

고마운 놈이다.

그리고는 아침을 해치우고 미루 안고 상구백 데리고 병원에 갔다.

병원을 가려고 챙기는 데 나의 위도 짱하면서 당겨왔다. 아...

 

가족 셋이 나란히 진찰받게 생겼다.

다행이 미루가 다니는 소아과는 내과도 겸한다.

나는 감기가 걸려도 거길 간다.

거기 가면 의사샘이 이제 날 알아보기 때문에

모유수유하는 엄마한테도 괜찮은 약을 처방해준다. 

 

병원만 가고 나는 삼실에 가려 했는데

이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여튼 인간적인 육아를 하자고 해놓고 아픈 사람한테 아기 맡기고 가는 것은

인간적인 행위는 아닌 것 같았다. 결국 삼실은 이따 밤에 가자고 맘을 먹었다.

밤에라도 잠시 가서 편집감 잊어먹기 전에 조금이라도 해야지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오후 지나 상구백이 조금 나아지나 싶어니

저녁에 다시 얼굴은 벌겋고 기침은 거세지고 

미루는 재우는데 쾍쾍거고 목이 붓는지 힘들어 한다. 

결국 미루는 약을 먹이고 열을 재보니 열은 정상이다.

 

상구백이 무척 미안한 얼굴이다.

오후에 컨디션 나아졌다고 해서 동네에 사는 후배집에 가서

간식 먹고 놀다 저녁도 얻어 먹었는데

어찌나 수다를 떨던지...저러다 컨디션 다시 나빠지겠단 생각이 들어서

자제를 시켰는데도 뭐가 그리 신나는 지 미루가 자는데도 떠든다. 

그러더니 집에 돌아와서 다시 아픈거다.

그러니 지도 좀 미안하긴 미안한가 보다.

휴우...

 

어쩔 수 없다. 낼 아침에는 꼭 삼실을 가리라 맘 먹을 수 밖에.

우선 28일까지 정산해야 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 부터 어찌 해치워야 한다.

우선은 전화로 할 수 있는 일만 대략 했다.

아마 낼도 정산할 것들 때문에 이것 저것 하느라 결국 맘 먹은 편집은 또 못하겠지.

자기 전에 문서로 정리해 놓은 것만이라도 대략 한번 봐야겠다.

 

아프지 말자.

셋다.

내가 이기적인지는 몰라도..

아니 이기적이지 뭐.

아프면 너무 힘들다.

몸도 힘들고 맘도 힘들고

일이 안되니 더더더 지친다.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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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스. 미루, 이가 나왔다. 흐흐흐

한 이틀, 밤에 자꾸 깨더니 어제 보니 이가 보인다.

살덩이 속에서 햐얀 이가 하나 보이니...느무 귀엽다.

정작 본인은 너무 이상한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7개월 동안 입안이 매끄러웠는데

딱딱한 뭔가가 입안에 생겼으니 이상도 할 거다.

그래서 자꾸 혀로 이를 밀어내는 시늉을 하면서 "워워워"하면서 운다.

안쓰럽긴한데 자꾸 웃음이 난다.

그래도 지는 당혹스럽고 아파서 우는데 앞에서 웃으면 심정 상할까봐

표정관리하느라 아주 힘들다.

 

하루 하루 자리지 않는 날이 없다. 

오늘도 기는 것에 질적 발전을 했다.

미루는 부지런하다.

 

미루가 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상구백은 낼은 아프지 않기로 나랑 약속했으니 안 아플꺼다.

근데...자꾸 목이 아프다.

나야 말로 조심해야겠다.

 

빨래만 되면 얼렁 자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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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눈!

눈이 엄청 내린다.

밤이 늦었는데도 집앞 공원에 사람들이 나와서

눈이랑 놀고 있다. 

밖이 환하다. 

 

낼 미루가 깨면 눈을 보여줘야지~

미루 인생에 첫 눈.

뭔지나 알려나??

 

손에다 눈을 올려놔봐야지.

하얀것이 차갑고 금새 없어지는 것을 보면 미루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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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

요상한 포스팅이 첫화면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계속 보기가 뭐해서리.

밀어내기 블질.

 

 

며칠전 독립영화인의 밤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설레였다.

저번 인디다큐페스티발 개막식에도 잠시 다녀왔지만

개막식하고 개막작만 달랑 보고 와서 사람들하고는 인사만 하고

얘기를 지대로 못했다. 아쉽지 뭐.

 

여튼 여전히 젖이 불어서 세시간이나 네시간에 한번씩 유축기로 젖을 짜야하기 때문에

멀리는 갈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이 제한적이다.

 

여튼 한꺼번에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

워낙에 행사 자체가 10시 이후가 되야 지대로 시작이니.

미루 재워 놓고 함 가봐야지 했다.

근데 그날이 미루한테 눈 찔린 날이다.

아기가 아나? 엄마가 어디 가려는지...

여튼 심하게 눈이 찔리고 안자려고 발버둥치는 미루 땜시 지쳐 버려서

정작 미루가 잠이 든 10시. 갈 마음이 안났다.

근데 상구백이 등을 떠민다.

가서 사람들이랑 이야기 하고 오라고.

 

상구백과 나는 좀 다른 구석이 있는데

난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 반면에

상구백은 책을 읽으면서 자극을 많이 받는 편이다.

 

여튼 발이 무거웠지만 갔다.

 

으...갔더니 역시나 반가운 얼굴들.

난 좀 솔직한 편이다. 다큐를 보고 동종업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때는.

내가 느낀 것을 이야기하고 궁금했던 것을 물어 보고

그리고 또 하나 감독이 어떤 고민을 했나 확인한다.

진정 확인. 그래서 그 감독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확인한다. ㅋㅋ

좀 우습긴 하지만 나는 나 나름대로의 좋은 다큐가 있는 것 같다.

다큐를 보다가 불편했던 것이 있으면 확인해 본다.

그래야 그 감독을 오해하지 않을 수 있고 그리고 그 감독의 고민도 나눌 수 있으니까.

여튼 그런 대화를 좋아하는데 역시나 감독들을 만나니까 좋더라.

새롭게 알게 된 감독도 있었는데 대상과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또 다른 감독하고는 나레이션에 대한 이야기.

한동안 한국 독립다큐에서 일인칭 나레이션을 많이 쓰고 있다. 

감독이 직접 나레이션을 한다는 이야기다. 감독이 직접 나레이션을 하면 이점이 많은 것 같다. 밀착된다고 해야 하나? 감독이 목소리로 관객을 만나니 그 상황에 대해 밀착된 느낌이 든다는 거다. 나 같은 경우에는 징검다리로 일인칭 나레이션을 사용했다. 

그런데 요즘 드는 생각은 이젠 그 일인칭 나레이션에 대해 성찰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거다. 어떤 표현을 할 수 있고 어떤 한계가 있고 어떨 때 쓰면 좋다 등등...이번 작업이 일인칭 나레이션으로 가야하는 데 좀 다르게 가고 싶단 욕심이 들기도 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더라.

 

그리고 시와가 지금 내가 하는 작업에 도움이 될만한 다큐를 추천해줬다.

이것도 큰 수확~~ (시와~ 뭐 잊은 거 없수??? )

 

그리고 개인 상담. 이건 개인 문제니 쓸 수 없지~

 

그리고 또 비밀 하나.

 

여튼 사람들과 다큐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좋다.

가뜩이나 오랜만에 만나다 보니 그 동안 고민 했던 것들이 엑기스로 막 나오는 것이

꽉차게 소통한 거 같아 '보람차기' 까지 했다.

 

2시가 되서야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물론 그 자리는 쭈욱 계속 되었고

 

가려고 일어났는데 손을 잡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 감독은

너무나 잡기 좋은 손을 가져서 둘이 한참을 손을 잡고 이야기를 했다.

이전에 봤을 때는 새침해서 날 안좋아하나 보다 했는데

자기가 맨정신엔 좀 그렇다고 술이 들어가서 용기를 냈는지

손을 꼭 잡고 꼭 다시 보고 여성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고 해서

나도 흔쾌히 꼭 보자고 하면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여튼 그렇게 잡기가 좋은 손은 처음이었다.

내가 참 좋아하는 손을 가졌다. 그 감독은.

담에도 꼭 잡아야지.

 

결국 젖이 불어서 시와랑 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낼름 돌아왔다.

그러면서 역시나 시와는 참 따뜻한 사람이란 생각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들었던 생각은

"사람들을 계속 만나자. 조금씩 활동반경을 넓히자.

그리고 상구백에게도 자극의 기회를 만들도록 옆에서 바람 넣자" 였다.

 

물론 상구백은 혼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스탈이긴 하지만

최근엔 집에 사람 불러다가 저녁 먹는 것도 즐기는 눈치다.

반찬은 얼마 없지만 그래도 사람 불러서 밥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게 즐겁단다.

뭐 그렇다고 나처럼 막 즐기는 건 아니고 이제 조금 그 재미을 안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 너무 들이밀면 뒤로 빠질지 모르니 조금씩 조금씩 즐기게 해줘야겠다.

 

여튼 자극은 좋은 것이다.

 

근데 음 밀어내기 블질.

이거 힘드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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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화장실...

가야하는데 미루가 8시 이후로 8번을 깼다.

상구백은 없고 미루가 언제 또 깰지 몰라 못가고 있다.

 

 

 

아!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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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성장중

미루는 항상 성장중이지요. ^^

그런데 그 성장중에도 급성장이있지요.

그때는 아가들이 참 힘들어한다고 하지요.

미루도 그럴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그럴때가 아닌가 싶어요.

배밀이를 얼마전부터 시작하더니

밤잠 시간이 조금씩 늦어졌답니다.

그러더니 급기야 지난 화요일부터는 10시가 넘어야 겨우 잠이 들었지요.

한 4시간 가량을 잠을 자니 마니 징징 거리면서 옆에 있는 사람을 탈진시켰지요.

그 시간동안 미루는 징징거리면서도 신나게 배밀이를 했답니다.

씩씩거리면서 너무나 힘차게 성실하게 그리고 집중해서 하는 모습이란..

누가 하라고 그랬나?

그냥 힘들면 자면 되는 것을...

근데 그게 아닌가 봅니다.

그렇게 집중해서 해야 하나를 배우나 봅니다.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웃기기도 합니다.

 

결국 스스로에게서 어렵게 얻어낸 밤중에 일하는 시간을 반납하게 됐습니다.

이틀 동안 밤에 일하는 데 역쉬~ 이 직업은 밤중에 집중도 잘되고 좋아~~

하면서 일하다 미루가 밤에 심하게 깨서 도저히 같이 사는 사람 혼자서는 마크가

안되고 글고 힘들어 하는 미루가 눈에 밟혀서 그만...밤 중에 집에 있지요.

집에서 일하자 했지만...뭐 잘 안됩니다.

그래도 시간을 잘 나눠서 해봐야지요.

삼실에서는 영상편집을 집에서는 문서작업을...

 

여튼...미루는 성장중입니다.

이 단단한 아기가 건강하게 잘 자라면 좋겠습니다.

급성장시기에는 밤중에도 자주 깨지요.

가끔 그렇게 깨서 젖을 먹이다 보면 이런 생각도 합니다.

이 아이가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

어떤 커피를 좋아하고 어떤 책을 주로 읽으며 어떤 영화를 좋아할까?

뭐 그런 것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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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를 안다는 것

자신을 안다는 것, 쉽지 않다.

난 이십대는 겉으로는 명랑소녀(--;;)였는데 속으로는 항시 바닥을 치며 살았다.

그러다 평생운세 뭐 그런데서 본 거 같은데 서른부터는 인생이 핀단 말에 필이 꽂혀서는 꼭 그럴꺼라 굳게 믿고 살았다. 근데 그게 주문이 되었는지 진짜 서른이 됐을때는 느무 행복했다. 마치 눈에 무슨 필터를 달고 있었는데 그걸 벗은 기분이었다.

 

그리고서는 다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다큐를 만들면서 나 처럼 재능없고

산만한 사람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 집중할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단 생각을 했다.

다큐를 좀 더 잘하고는 싶었지만 나의 허허실실한 성격으로는

걸작은 못만들겠다 싶었다. 그래도 행복했다.

걸작이 아니어도 평생 다큐를 만들어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나의 성격은 허허실실, 덤벙덤벙, 소심, 여전히 남아 있는 우울,

나름 약간 명랑, 씩씩한척 하기 등 불안하고 단순하고 복잡하다.

 

그런데...

 

어제 나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



육아를 시작하면서 육아와 일을 둘이 잘 나눠서 둘 중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살자는 것이 나와 같이 사는 사람의 예초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건 참 편리한 생각이었다.

육아는 둘만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사람이 하나 더 생기는 거였고 그 새로운 사람은 쉼없이 자라고 요구하고 변한다. 경험 없는 두 사람은 이 질적인 변화를 6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눈치챈다. 아마 내가 일을 마쳐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끝끝내 몰랐을 수도있다. 그저 하루 하루 땜빵하듯이 살았을거다. 최근까지도 난 그렇게 살았다. 일을 하다가도 아이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차면 그대도 집으로 달렸다. 그렇게 한시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몰아치는 것, 그건 사람을 참 지치게 한다. 그 사이 사이 각자 일을 하는 것은 엄청난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하다.

 

결국 어제 그 긴장감을 참지 못하고 둘다 터져버렸다.

그전까지 나름 조금씩 원칙들을 만들고 하나씩 하나씩 실험하고 있었는데

육아는 이전에 우리가 겪었던 시간과는 질적으로 다른 고민과 실험을 요구했다. 

 

며칠 전부터 그걸 깨달기 시작했고 그 구조에 대해 토론하자고 했지만

역시 시간이 부족해서 이야기만 꺼내놓고 진하게 토론하지 못했다.

 

그러니 서로 속으로 각자 대안을 생각하며 행동하게 되고

막상 앞에 있는 사람은 그걸 알지 못하니 서운하고 그러니 더 힘들고

말걸기가 그랬나? '이해받기'가 '이해하기' 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비슷한 거 같다.

 

둘다 너무 힘들어 폭발했는데

그 순간 난 맥이 풀렸다.

아침시간을 확보하길 원하는 같이 사는 사람과

아침시간에 잠을 자야 하루를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나는

끊임 없이 서로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번제를 쓰기도 하고 나는 아침시간에 깨어있으려고 일찍 자보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내가 6시부터 9시까지는 미루를 보는 것으로 했다.

멍해진 정신으로 나머지 오전시간을 다 날리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 사는 사람의 새벽시간을

보장해주는 것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다 폭발해버렸으니 결국 그 모든 방법이 별 소용이 없단 이야기가 되고

난 맥이 풀렸다. 그렇게 노력했는데 방법이 없다니.

그리고 내가 일을 그만두는 방법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단 생각을 했다.

내가 괜시리 일 욕심을 내서 이렇게 모든 사람이 힘든 거란 생각을 했다.

그렇게 노력했는데 일을 접는 방법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이라니.

난 실패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죽고 싶었다.

극단적인 말인데..

 

그때 기분이 딱그랬다.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을 하겠는가...그냥 죽는 수 밖에. 그리고 입밖에 냈다.

아마 이 말에 같이 사는 사람의 이성이 작용햇나 보다.

 

좀 진정하고 나니 살 방법을 생각하게됐다.

"나한테 일주일만 시간을 줘.

일주일만 일만할 시간을 줘."

 

그래서 얻은 시간이 밤 시간이다.

어제 난 전쟁을 치루고 2시에 작업실에 가 6시에 집에 왔다.

집에 와서 난 미루 목욕시키고 같이 사는 사람은 저녁을 차리고

같이 저녁을 먹고 미루 젖을 먹이고 그리고 재우고

다시 작업실로 왔다. 8시 조금 안된 시간.

 

그리고 2시간 반 일을 하고 10시 반 조금 넘어서 다시 집에 왔다.

같이 사는 사람은 그제서야 잠자리에 든다.

난 젖을 먹이고 11시부터 집을 치웠다.

쓸고 닦고 빨래를 해 널고

그리고 컴 앞에 앉으니 1시반.

구성안을 조금 더 들여다 보고 싶었다.

한시간 정도 구성안을 들여다 보니 몸이 자야한다고 아우성을 친다.

3시에 가까운 시간.

 

같이 사는 사람이 깨운다.

핸드폰을 켜니 6시 10분.

또 하루가 시작이다.

 

그래도 내게 일주일이 생겼다.

일주일 동안 내 체력이 얼마나 견뎌줄지 모르지만

그리고 오늘은 같이 사는 사람이 교육을 가 이미 하루를 날렸지만

그래도 일주일이 생겼다.

 

그리고 날 알게 됐다.

 

밤에도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나니

난 마치 파워 나간 로봇이 다시 충전되서 불이 들어오는 것 마냥

쒸잉하고 살아났다. 행동지침이 생긴거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나?

행동지침에 맞춰 사는 사람.

난 그냥 허허실실한 사람인데..참.

 

여튼 그런 나의 모습이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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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다.

붉은사랑님의 ["얼굴들"] 에 관련된 글.

할일이 코 앞에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어서 길게는 못쓰고

그저 노트 정도. 그래도 적어 놓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을 토해놓아야 또 생각할 공간이 생긴다.

한마디로 성능 나쁜 컴이다. 내 머리는.

 

여튼 다들 꼭 봣으면 하는 다큐다.

 

<얼굴들> - 지혜 감독

 

보는 내내 고마웠다. 감독이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그녀들에게도 고마웠다.

다큐를 보고 나서 감독에게 메세지를 날렸다.

'외롭지 않게 해줘서 고마워~'

 

투쟁을 하는 그녀들,

그녀들의 얼굴 속에서 나를 발견한다.

투쟁을 하면서도 가사, 육아는 그녀들의 몫이다.

단식을 하면서도 식구들 먹을꺼리 걱정이다.

 

인터뷰하는 중에도 물 심부름.

헐레벌덕 들어와 저녁을 차리고는 힘들어 먹지도 못하고

식구들 밥 먹는 모습만 쳐다 보면서 한켠에 앉아 있는...

 

적은 밖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내속에도 있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으니까.

난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일상적인 투쟁을 한다.

혼자 가사노동을 하고 목이 메이지 않으려 노력한다.

끊임 없이 나의 감정과 상황을 이야기하고 이야기하고 이야기한다.

가끔 너무 구구절절해 구차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그렇게 이야기 안하고서 모른다고 속상해하면 오히려 더 외롭다.

그래서 구차하더라도 자세히 아주 자세히 말한다.

그래서 조금씩 쟁취한다. 그렇게 쟁취하는 데 8년이 걸렸다.

하지만 조금만 상황이 달라지면 질적으로 다른 투쟁을 또 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묘미인지도 모른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하나씩 구조를 읽어내고

요구사항을 만들고 요구사항을 이야기하고 또 앞의 사람의 요구사항을 듣고

평등하기 위해 끊임 없이 투쟁하는 거.

가끔 외롭긴한데 나만 그런게 아니다.

그녀들이 있다. 다들 그렇게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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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다.

몇개 쓸 포스팅이 있는데 우선 이것부터..

 

오늘 나루가 삼실에 와서 모니터링을 해줬다.

모니터링이라함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영상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는 거다.

 

진정 욕 얻어 먹었다.

 

근데 참 시원하다.

 

지금 진행하는 작업은 곡절이 많다. 

 

몇개 안되는 촬영분을 가지고 좌절 이빠이하면서 구성하고 편집 들어갔을 때

알엠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괜찮다고 힘내라고 해서 겨우 힘내

구성하고 편집을 했다.

 

출산전에 가편을 마무리해야 한다해서 정신 없이 마무리를 했는데

진정 가관이다. 인터뷰와 나레이션의 압박으로 도저히 안되겠다 싶었다.

 

가편을 놔두고 출산을 하고 육아휴가에 들어갔는데(물론 자체적으로) 

그때 때때로 사람들이 와서 봐주고 갔다.

그때 들은 이야기는 '지금도 괜찮다'와 '편안하니 보기 좋다'였다.

그 반응이 이상했다. 난 아무리 봐도 가관인데...

그래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그 말이 진정이길 바라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좌절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해준 거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 덕분에 접지 않고 왔으니)

 

그래서 본격적으로 일을 다시 시작할 즈음해서는 그대로 마무리에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을 슬슬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여성영화제에서 가편을 보고 상영을 한다고 하니...

아 진정 봐줄만은 한가 보다...하면서 자신에게 괜찮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근디...아무리 나레이션을 고치려 해도 진도는 안나가고

꼼꼼히 봐준 사람의 메일을 보면서도 고개는 끄떡이는 데 출구를 못 찾으면서

계속 그 자리에 맴돌고 있는 나를 보면서 갈비뼈를 갈고 있을 즈음...

 

나루가 해성처럼 나타나 욕을 시원히 해주고 갔다.

 

아...진정 시원하다.

 

가슴속에 계속 윙윙 거린다.

 

나루의 말이.

 

핑계 대지 말아라.

그리고 대상화시키지 말아라.

그리고 실망시키지 말아라.

 

첫번째는 아이 이야기고

두번째는 내 주인공들이고

세번째는 내 관객들이다.

 

완성도 떨어지면 어떠랴.

아이를 핑계 대서, 내 주인공을 대상화시켜서, 내 관객을 실망시켜서,

미안해지면 안된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토막 시간에 집중할 수 없다고 투덜댄 것도

내가 덜 마려워서 그런거다. 덜 배고파서 그런거다.

더 치열해야한다.

 

집안일 좀 덜하고

토막 시간이라도 고맙게 집중해서 쓰고.

알고 보면 작업을 못하는 조건은 내 안에 있었다.

 

나루한테 다시 고맙다고 이야기해야겠다.

나루 고마워.

 

얼렁 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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