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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0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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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칭찬하기

역시 난 칭찬을 먹고 자란다.

크허...

그래서 오늘은 스스로 칭찬을 해볼까 한다.

 

미루가 이제 4개월이 지났다. 5월 17일생이니까...이제 4개월하고 5일 지났다.

그리고 이제 한달 있으면 이유식도 시작해야 한다.

참....

 

한 두어달은 모유수유 때문에 진짜 고생 많이 했다.

한달이 다 되어가서는 그만 젖몸살이 걸려서 고생을 이빠이 했다.

다들 자리를 잡아가는 한달 즈음에 난 젖몸살에 걸리고

젖꼭지는 이빠이 갈라져 젖 먹일때 마다 울었다.

그때는 몸이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남들 다 잘하는 건데 난 왜 이리 힘드나 하는 맘에

더 힘들었던 거 같다. 

 

근데 알고 보니 남들도 다 고생하더라...

다들 혼자서 힘들어 한거다.

육아의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 있듯이.

 

이제는 이전보다 나아진 것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육아라는 생활을 받아들이고 있는 거 같다.

 

유축기로 아직도 한번씩 젖을 짜는 데

이전에는 그 상황이 너무 싫었다.

유축기를 가슴에 데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멍하니 앉아 있어야 할 때는

젖소가 된 거 같기도 하고 우유 공장이 된 거 같기도 하고

여하튼 난 유난히 그 상황을 이겨내기가 힘들었다.

손목도 넘 아프고...

 

그런데 이제는 요령이 생겨서

책상에 앉아서 한손으로는 유축기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는

인터넷을 클릭하면서 블로그들의 글을 읽는다...

물론 넘 덧글을 달고 싶고

넘 글을 쓰고 싶지만

그건 좀 힘들다.

누가 손 안대고 유축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면 좋겠다.

ㅎㅎ

 

미루도 이젠 커져서 젖꼭지를 아프게 물진 않는다.

하루에도 수십번 내가 이놈의 모유수유를 왜 하나??

당장 관둬야지했는데...이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거 같다.

여전히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하는 두려움은 있지만

그래도 처음 보다는 참 잘하고 있는 거 같다.

장하다....히히...

 

미루는 아직 젖병을 안빤다.

같이 사는 사람이 한동안 바빠서 사무실 나갈 엄두를 못 냈다.

그러다 보니 맘 먹고 젖병을 물려야 하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일을 다시 시작하겠다고 큰소리 쳐 놓고 게으름이다.

 

그래도 4개월이나 잘 지낸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그리고 아기를 키우는 모든 엄마들에게도 칭찬해주고 싶다.

잘했어 슈아~~~!!!

다들 장해요~~~!!!

 

앞으로 더 힘든 일든 날이 많겠지만 그래도 뭐...

4개월이나 보내다니 진짜 내가 장하다.



오늘 수영을 했다.

4개월만이다.

 

한의사한테 물어 보니 해도 된다기에

무리하지 않고 함 해보자 했다.

 

약간 망설임도 있었다.

새벽 같이 일어난 미루가 안 자고 징징 거리다 겨우 자서

몸이 지쳐 있었고 글고 언제 미루가 깨서 젖달라고 울지 몰라

다음 기회로 미룰까 하다 그냥 수영장으로 향했다.

 

 

역시 난 물에서 왔나 보다.

물에 들어가 몸을 띄우는데

캬~

 

날아오르는 줄 알았다.

 

느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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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년? 아니 잔인한 사회!

엄마되기님의 [엄마의 시간] 에 관련된 글.

뻐꾸기님의 [몸에 대한 추억?] 에 관련된 글.
알엠님의 [하향평준화] 에 관련된 글.
초보좌파님의 ['엄마'는 없다] 에 관련된 글.

 

어제 위의 글들을 읽고 바로 트랙백을 날리려 했으나 아기 자고 나서 글을 쓰다 보니 시간이 없었고 그리고 글을 쓰려했던 당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나도 나름대로 고생 마이 한다 뭐 그런 모드가 되면서 글이 디지게 길어졌다. 그래서 다시 쓴다. 근데 역시 아기가 자고 있고 급한 마음이라 정리가 안될 거 같다. 그래도 함 해봐야지.

 

 

고민은 트랙백을 타고~~~

 

 

요즘 난 진로 때문에 고민이다. 진로라고 하니 이상하지만 그게 딱 맞는 표현이다.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하나 아니면 아기를 내가 '전적으로' 키우고 같이 사는 사람한테는 '전적으로' 돈 벌러 가라고 해야 하나?

 

어떻게 해야 제대로 하는 건지 몰라 답답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아기를 키우나 궁금하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선배들을 보게 된다. 누리맘, 알엠, 스머프, 진경맘, 뻐꾸기, 모모...

 

그러면서 조금씩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어떻게 하면 지금처럼 징징거리지 않을 수 있는 지 그리고 쉽지는 않겠지만 육아를 좀 신나게 할 수 있는 지 등을 생각하고 있었다. 정말이지 요즘은 정신이 마이 황폐해졌다.

 

그러다 어제는 블로그의 글들을 읽으면서 나를 정리할 수 있었다.

우선 엄마되기님의 [엄마의 시간] 을 보면서 최근 며칠 동안 나의 심리상태를 정리할 수 있었다.

 

아이를 같이 키우는 것은 우리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나는 남자 여자 구분 없이 키워준 부모 덕에 경험적으로 성평등적인 경향이 있었고 같이 사는 사람은 평등이 정치적인 입장이니 사회적으로 여자에게만 부여된 육아를 같이 나누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리고 난 좀 이기적이어서 나 혼자 힘든 것을 참기 디지게 어려운 사람이다. 특히 같이 사는 사람이랑 있을 때는 유난히 그렇다. 왜냐? 그거이 지가 평등을 외치는 사람인데 당연히 평등하게 해야지 뭐 그런거다. 그러다 보니 이미 사회적으로 '남자', '여자'로 키워진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 것을 없애기 위해 둘다 부단히 노력해야 했다.

 

10살 때부터 맞벌이 부모덕에 밥을 해먹고 다녔어야 했던 나는 대학졸업하고도 하숙을 했던 같이 사는 사람이 밥 하나 못하는 것이 디지게 답답했다. 그래서 첨에는 내가 다 하다가 이건 아니지 싶어 일주일에 하나씩 음식을 하라고 했다. 근데 어떤 음식을 할 지 정해달라는 거다. 그리고 미리 미리 정해달라는 거다. 그래야 마음의 준비를 해서 토욜날 요리를 할 수 있다는 거다. 참 어이가 없었지만 월요일쯤 음식을 정해주고 토욜날이 되면 하루 종일 요리를 하는 사람을 옆에서 지켜봐야했다. 디지게 답답했다. 당시에는 파 다듬는 것도 한시간이 걸렸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평등을 지 정치적 입장으로 가지고 있기도 하고 같이 사는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기도 한 사람이니까 열심히 해서 지금이야 왠만한 주부를 능가하는 요리 솜씨를 가지고 있지만 그 동안의 각자 투쟁을 말로 하라면 좀 뭣하다.

 

왜냐? 알엠 말대로 "자랑하는 거지?", '그래도 **형은 괜찮지 뭐~'를 듣는 건 좀 힘빠지니까.

 

애초 우리의 계획은 혼자서도 키우는 아기를 둘이 키우니까 같이 사는 사람은 아기 키우면서 그 동안 활동하느라 못했던 것들을 하고 난 아기 키우면서 일을 반나절씩만 하기로 했다. 다만 아기 낳고 3개월 동안은 아기만 키우는 것으로 했다. 내가 산후조리도 해야 하고 같이 사는 사람이 아기 키우는 것도 익혀야 하니 말이다. 대신 가족들의 도움은 안 받는 것으로...

 

그런데 3개월이 지나 4개월을 앞두고 있는데 난 일에 복귀하지 못했다. '그래도 아기는 엄마가 키워야지' 하는 소리가 들리더라. 내 속에서. 그렇게 부단히 각자 속에 있는 '남자', '여자' 역할을 지우고 살면서 그저 같이 사는 사람으로서 인간으로만 살려고 노력했는데 여전히 내 속엔 '여자'가 많이 있더라.  

 

표면적으로는 모유수유 때문에 힘들었던 것도 있었던지라 아기에게 젖병 물리는 것이 느무 무서워 차일 피일 미루고 있지만 속으로는 아기는 자고로 엄마가 키워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사람들한테 아기는 누가 키워도 상관 없다고 해놓고서 말이다. 무섭다. 내 속에 내가 너무 많은 게...언제까지 이런 투쟁을 해야 하는 지, 자신의 욕망과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내 속에서 내가 아닌 나를 구분해 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밖에서 들어온 나와 나의 진짜 욕망을 구분해 내는 것이 가능한건지 회의가 들면서 서늘해졌다.

 

그러다 뻐꾸기님의 [몸에 대한 추억?]의 글을 봤다.

 



그 지도교순지 그 사람의 말이 느무 잔인했다. 내가 아기를 낳아보니 알겠더라 얼마나 몸이 힘든지. 내가 아기 낳고 언제 몸이 제대로 돌아오나 안달 나 있을 때 뻐꾸기님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몸이 제대로 돌아오는 데 세달은 걸리더란말. 그래. 딱 세달 걸리더라. 아니 지금도 삐그덕 거리지만 여튼 몸을 좀 움직이는 데 괜찮을 즈음이 세달이더라. 무섭다. 진경맘 말대로 군대이야기는 군대 근처에도 못 가본 내가 구체적으로 알고 있는데 왜 여자들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게 은폐되었는지 화가 났다.

 

화를 활활 내다가 문득, 뻐꾸기님한테서 날 봤다. 아픈 거 잘 표현 안하는 날 보면서 같이 사는 사람은 '아픈 거 참기' 참피언이라고 했다. 미루 날때도 진통이 오는 데도, 이게 진통이 아니면 어쩌지 아파해도 되나 확신이 안서서 참았다. 좀 미련한 건데...그렇다고 뻐꾸기님이 미련하단 야그는 아니고...여튼 이를 악물고 뭐든 해 내고 그리고는 집에 와서 끙끙 거리는 모습이 나를 보는 거 같았다. 왜 그리 비슷한지. 그리고 그 글이 너무 '엄마'틱해서 속상했다.

 

아기를 낳고 나서 앞으로는 나의 건강을 과신하지 말자 다짐했지만 과연 그게 잘 될지 모르겠다. 하지마 노력은 하자고 다시 다짐을 하게 됐다. 마치 엄마 모습을 보면서 '난 엄마처럼은 안 살거야' 하는 딸의 심정으로 말이다. 됀장.

 

그러다 알엠님의 [하향평준화] 의 글을 봤다.

우리 엄마 말이 생각 났다. "대방동에 공주가 있어."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난 우리 식구들 사이에서 공주로 통한다. 여동생이 10달 된 아기가 있다. 내 동생은 무지 고생하고 있다. 남편이 무던하고 사람은 좋은데 성별분업화된 사회에 평균치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고생이다. 아이도 드세고. 그런 동생을 본 엄마는 나한테 그렇게 이야기한다. '"그래도 넌 둘이잖니~"

 

요즘 난 말을 흐리는 버릇이 생겼다.  

공원에서 엄마들과 떠들다 아기 없이 장 보러 나온 나를 보면 엄마들이 묻는다.

“‘애기는?” “아빠가” “어머 아빠가 일찍 들어오시나 보네??” “아니 육아휴직 냈어요.” “어머 좋겠다.” “....”



난 할말이 없다.

‘네 좋기는 한데요. 통장에 잔고가 없어요.’ 첨보는 사람한테 그럴 수는 없는 거다.


미루를 낳기 전에 나름 계획한 것이 돈을 모아 놓는 것이었다. 대략 3개월 동안은 먹고 살 것을 통장에 비축해 놓는 것이었다. 그래 봐야 얼마 안된다. 우리 셋이 쓰는 한달 돈이 왠만한 사람 한달 용돈일테니까....우린 엥겔지수가 무지 높다. ㅋㅋ...여튼 3달이 지난 후에는 내가 벌든 같이 사는 사람이 벌던 하면 되는 것이었다.


얼마전 같이 사는 사람이 문득 그런다.


“두려워. 미루가 생기니까,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그런 생각이 들어. 그래서 좀 두려워.”


같이 사는 사람한테서 처음 듣는 말이다. 돈이 없어서 두렵다니...헝


난 당황스러웠지만 웃으며 야그했다.


“괜찮아, 없이 살면 돼!”


그래 없이 살면 된다. 우린 오랫동안 없이 살았다. 생활비 50만원으로 월세 20만원하는 데서 살면서도 틈틈히 생기는 원고료 등을 모아 적금을 붓기도 했다. 하지만 아기가 생기니 약간 문제가 달라졌다. 그리고 급기야 돈에는 그리 관심이 없는 같이 사는 사람이 두렵다는 말까지 했다. 참 맘 아팠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난 어느 순간 자기 하고 싶은 것에만 열중해 있으면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지 않는 같이 사는 사람을 원망했다. 그리고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말 무책임한 것은 나란 걸 깨달고 내 가슴을 쳤다.


난 어느 순간 '여자'인 내가 아기를 낳았으니 '남자'인 니가 돈을 벌어와야지 하고 같이 사는 사람이 알아서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길 기다린 것이다. '여자'가 '남자'가..이런 걸 디지게 싫어하면서도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더란 말이지..그리고 경제적인 것을 떠넘기면서 원망했단 말이지..참으로 무책임하다.

 

이렇게 여전히 내속의 내가 너무 많다. 방심하면 안된다.

 

차라리 몸이 디지게 힘들어도 돈 걱정 안하면 좋겠단 맘이 들었다. 챙피하다.

 

하지만. 육아휴직은 정말 좋은 것 같다. 남자에게 말이다. 여자에게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 칭찬 받을 일도 아니고 심지어 18개월이나 키워서 어린이집에 보내는데도 비정한 엄마 소리를 들어야 하는 일이 하지만, 남자는 칭찬 받는 일이다. 게다가 경험도 이빠이 확장된다.

 

얼마 전 같이 사는 사람이 어딘가에 쓴 글 소제목이 <우리는 자본주의를 '세탁기' 만큼 안다>였다.


미루가 처음 집에 와서 배냇저고리를 입을 때 아기 용품은 모두 다 삶아야했다.

그때 삶은 아기 옷들을 세탁기로 탈수해야 하는데 그걸 작동 못했던 같이 사는 사람은 이제 세탁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그리고 저런 제목으로 글을 쓴다. 아마 육아휴직을 안했으면 절대로 안나왔을 그런 제목이다. 그러니 육아휴직은 남자에게 삶의 지평을 넓히는 기회이다.

 

그러니 같이 사는 사람은 나한테 고마워 해야 한다. 육아휴직의 기회를 줬으니!!! 캬!캬!캬!

 

그러다 초보좌파님의 ['엄마'는 없다] 을 읽었다.

그래...이거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거다. 허울뿐인 모성이데올로기! 너무나 성스럽다고 항상 칭송하는 거. 그렇게 성스러운 것이라면 지들이 하지 왜 여자들 보러 하라고 하나. 뭐 그런거. 글을 읽다 내 속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래! 아빠도 아기 잘키워! 아니 누구든 인간대 인간의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되는 거야!!!'

그러면서 이제 일하러 나가야한단 생각을 했다. 같이 사는 사람한테도 더 진하게 아기 키울 기회를 주고 나한테도 일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

 

오늘 미루랑 아기마사지 강좌에 갔다. 극성은 아니고 그 강좌 선생님이 내가 모유수유 때문에 고생할 때 많이 도와줬고 참 매력적인 사람이라 계속 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어린 아기를 데리고 다녀도 욕 안 먹을 수 있는 소아과에서 하는 강좌이기 때문이다.

 

강좌가 끝나고 같이 사는 사람은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 보러 가고

난 미루와 함께 버스를 타고 집에 왔다. 같이 사는 사람이랑 다녔을 때는 항상 택시를 타고 다녔는데 역시 난 태생이 빈티고 미루도 좀 컸고 해서 버스를 탔다. 버스에서 내려 집에 오는데 아기띠 멘 어깨가 빠지더라. 지금도 어깨가 디지게 아프다.

 

하루 아기띠를 메고 다녀도 이리 진이 빠지는 데 몇날 며칠을...음...

솔직히 둘이 키우니 평정심을 덜 잃었던 거 같다. 물론 힘들어서 아기 안고 울기도 몇번 했지만 적어도 내가 평정심을 잃으면 같이 사는 사람이 달려와는 주니까. 물론 평정심 잃은 나와 미루까지 커버해야 하는 같이 사는 사람은 스트레스 이빠이 받았다고는 하지만...여튼..육아를 한 사람이 맡아서 하는 거...그리고 일하면서 아기까지 키우는 거 ..혹은 아기를 안키우더라도 여자한테 가해지는 그와 관련된 모든 일이 난 잔인하단 생각을 했다. 잔인하다. 잔인하다. 이 사회가 참 잔인하다.

 

선배들...아기를 키운 선배들을 다시 본다. 다들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게 아기를 키웠다. 최선을 다하면서 그 시간을 꽉차게 살았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지. 하지만 너무 힘들어 상처가 남게 살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덜 힘들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상처로 남기고 싶지는 않다. 상처를 남기더라도 조금 덜 남겨야 한다. 그래야 선배들이 좀 위안을 받지 않을까???

 

둘이 같이 키우면서도 벅차서 헉헉거렸는데...이젠 내가 일하러 가면 같이 사는 사람이 혼자 아기를 보고 같이 사는 사람이 일하러 가면 내가 아기를 봐야한다.

 

디지게 힘들겠지. 근데 적어도 둘이 한꺼번에 아기 울음소리에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되고 한 사람이 육아 때문에 이빠이 힘든 하루를 보냈어도 다른 한 사람이 '너무 힘들었겠다~~~'하면서 호들갑을 떨수는 있지 않을까? 그래도 아기를 키워봤으니...둘다. 그럼 덜 외롭겠지. 이거이 상향된 육아라면 뭐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다.

 

남들이 "애를 남편한테 맡겨놓고 지 일을 한다고? 독한 년, 이기적인 년!" 해도 어쩔 수 없다. 둘이 나누기로 했고 그게 우리 둘의 정신 건강에 그리고 미루의 건강에도 느므 좋을 거 같다. 우린 이 잔인한 사회에서 좀 덜 외롭게 살고 싶을 뿐이다. 늙어서 둘이 "그땐 그랬지~~" 하면서 키득거릴 수 있게.

 

우선 젖병으로 엄마 젖 먹는 연습 부터 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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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미루.

나를 밀치는 저 팔을 보라.

그대 충분히 독립적인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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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독립..

전화가 왔다.

교육을 하란다.

음...슬슬 일을 해야지 하던 참에 좋다고 했다.

신나게 전화를 끊고 나니

좀 무리다 싶다.

 

미루는 아직 모유를 먹고 있다.

수업을 하게 되면 미루에게는 짜놓은 모유를 먹이고 

나는 수업 중간에 유축을 한다고 해도

교육이 하루 종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일정이라

무.리.다.

 

결국 전화를 다시 해

취소하고 말았다.

 

착잡한 마음에 장을 보려고 집을 나섰는데

집 앞 농구장에 근처 고등학교의 남자애들이 득시글..

이전에는 남자애들은 별로 쳐다 보지도 않았는데

미루가 생기고 부터는 남자애들도 유심히 보게 된다.

 

그 아이들을 보니

크게 머리 속에 '독립'이 생각 났다.

'저 정도 나이에는 내가 필요 없겠지??'

 

난 그 나이에 부모가 귀찮았던 것 같다.

말도 안통하는 것 같고 잔소리만 하는 것 같고...

(사실 나의 부모님은 잔소리는 안했다.

워낙에 먹고 살기 바쁘셨던 분들이라.. )

그래서 독립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부모님이 더 독립하고 싶지 않았을까?

ㅋㅋ

 

미루가 사춘기가 돼서

'엄마는 몰라도 돼!'  그럼

난 좀 서운하면서도 속으로

'이제 독립이구나~~~' 하면서 키득거릴 거 같다.

 

므흣

버트, 먼 미래다.

이제 104일 지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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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모기!

오늘 밤에만 다섯 방을 물렸다.

 

미루는 재워서 모기장 안에 넣어 놓고

 

한쪽에서 책을 읽는데...

 

왜 나만 무냐고요.

 

간지러워 죽갔다.

 

집이 14층인데

 

여기까정 올라오는 모기 정말 시러!!!

 

잡은 모기를 책상에 모아 놓았다.

 

굉장하다.

 

디카 건전지가 다 되어 생생한 현장을 못 남기는 것이 아쉽다.

 

낼 건전지 사서 사진 올려야지.

 

아....모기 시러~~~

 

(수정)

 

일곱 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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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schua님의 [세상을 알아가는 50일] 에 관련된 글.

너나나나님의 [백일 잔치] 에 관련된 글.

 

미루는 며칠째 미열에 시달리고 있다.

이상하게 아침이면 열이 좀 났다가 점심을 지나 오후, 저녁, 밤이 되면

열이 내려서 평소 체온이 된다. 그러다 다시 담 날에는 열이 조금 오르고

열이 확 오르면 해열제라도 먹일텐데 그도 아니고

그져 37.5(귀체온계로)를 왔다 갔다 한다.

 

나는 미루의 열때문에 걱정이 많지만

미루는 열은 어찌 되었건 잘 먹고 잘 싸고 잘 놀고 잘 잔다.

그래도 걱정이 되니 낼은 병원에 가야지

아기가 아프니 시원스럽게 웃지도 못한다.

맘이 묵직하고 불편하다.

 

그래도 오늘은 미루가 태어난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양가 식구들과는 미리 미리 백일식사를 해서

대방동 3인방인 미루팀만 조촐하게 기념을 했다.

서로 토닥이면서 ㅋㅋ

같이 사는 사람은 또 찔끔.

그 신파는 깊이가 남다르다.

 

종종 내가 감당하지 못할 일을 저질렀구나 싶은데

그런 나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미루는 자기만의 시간을 하루 하루 살아간다.

그 날만큼 자라고 성장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한 인간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나도 미루만큼 하루 하루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럼

미루의 백일을 정리해 보자. 



미루는 이제 살이 올랐습니다.

아기치고는 말랐던 다리는 이제 토실 토실 변했습니다.

그 변화 만큼이나 그 동안 다양한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 유모차를 탔던 날은 징징거려서

미루는 안고 유모차는 밀고 겨우 공원에 갔는데

이제는 이렇게 타고 갑니다.

그래도 긴장된 모습은 감출 수 없습니다.

 

 

아빠와의 생활도 이제 이력이 났습니다.

아빠는 미루가 *을 싸면 꼭 이렇게 세면대로 가서 씻겨줍니다.

미루의 굴욕입니다.


 

"정말 창피합니다."


 

아빠가 밉습니다. 그래서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아빠! 할 말 있거든. 내 말 좀 들어봐~~나 창피하거든"

아빠는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맘을 달래는 길은 손을 빠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이것도 힘들었습니다."

 

오늘 삼신할머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백일상을 차렸습니다.

별거 없습니다. ㅋㅋ


 

왠지 이 사람들과 살면 재미날 거 같습니다.

그래서 계속 살아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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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하루.

미루가 아팠다.

아침 부터 열이 나기 시작해서는....흨...

하루 종일 열이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병원 샘은 목이 부었다고 했다.

며칠 바람이 신나게 불더니 건조했던지....

아님 에어컨 때문인지...불쌍하다.

우는 소리도 다르다. 징징징.

 

소염제도 먹고 타이레놀 시럽도 먹고

미지근한 물로 몸도 닦아주고...

겨우 겨우 열을 잡았다.

 

미루도 힘겨웠고

같이 사는 사람도 힘겨웠고

나도 힘겨웠다.

 

오랜만에 빡센 하루를 보냈다.

 

휴우...아프지 마라. 미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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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뭐 워낙 누군가가 나의 사생활을 매우 사실적으로 까발려서

궁굼해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누군가가 궁금해 하거나

혹은 내 스스로 나중에 뭘 느꼈는지 잊어 먹을 지도 몰라 적는다.

(진짜루 안 적어 놓으면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고

심지어 내일이 오늘 같은 그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

 

1. 운동을 시작했다.

언제부터인가 내 인생에서 운동을 안하면 몸이 쑤시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어떤 선배는 내 보러 운동중독이라고도 했다.

계절에 맞는 운동을 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봄에 날이 살살 풀려갈 때는 걷기다.

집에 가는 길에 한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걷는 거다. 대략 40분 정도의 거리.

운동장 걷는 것 보다 목표도 있고 길을 걷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매번 걸을 때 마다 다른 길을 찾아 보는 재미도 있다. ㅋㅋ

그리고 날이 선선해지는 가을즈음에는 자전거.

물론 어느때도 좋지만 그래도 날이 선선할 때 해질녘 한강변을 달리는 기분은

째지다 못해 시원하다. ㅋㅋ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수영이 최고다. 

물 속에 들어가면 집중도 잘 되고 스트레스도 해소되고

특히 조용해서 좋다. ㅋㅋ 평화롭다.

 

이런 운동을 한동안 못했다.

임신해서도 출산 전날까지 수영도 하고 출산하는 날은 걷기도 했는데

미루가 생긴 이후부터는 한번도 운동을 못했다. 몸이 근질근질.

정신적으로도 힘든데 스트레스 해소도 못하고...이중상중으로 힘들었다. 에공.

 

그러다 저번 주 부터 운동을 시작.

우선은 실실...요가를 시작했다.  집앞 구민체육센터에 등록...어찌나 떨리던지.

첫날은 몸이 정말 재각각 놀아서 불러 모으느라고 바빴다. 

애들아 나 운동해야 하거든 얼렁 모여! 정신 좀 차리자구!

이리로 와! 휴우....

이걸 계속 할 수 있나..넘 무리하는 것은 아닌가. 아직 몸이 말을 안듣는구나.

뭐 그런 생각을 했는데 어제는 나름 괜찮았다.

뼈에 무리가 가는 자세는 그렇지 않은 자세를 하면서 넘기고

나름 조금씩 몸을 풀고 있다. 살 것 같다. 헤~~~

 

2. 정스럽다.

같이 사는 사람은 내가 어떤 것을 표현하면 가끔은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표현들인데 그저 그 상황을 설명하다 보니 나오는 표현들이다.

그 중에 하나가 정스럽다는 거다.

그 표현은....미루가 태어나고 부터 생긴 건데,

미루가 막 태어나고 간호사 샘이 내게 안게 해줬는데

날 한눈을 뜨고 딱 쳐다 보는 거다.

'당신이 그 사람이야?' 하고 말하는 것 처럼.

여기서 그 사람이란...떠드는 사람

 

미루를 임신했을 때 화장실에서 일을 보면서 막 미루한테 뭐라 이야기하고 있는데

밖에 있던 알엠이 애가 태어나서 '어 세상은 왜 이리 조용한 거야?' 할꺼란다.

여하튼 미루가 태어나기 전 미루한테 무지 말을 많이 했는데

그냥 심심하기도 하고 가끔은 미안하기도 해서 그랬던 거 같다.  

 

암튼 미루가 그렇게 날 쳐다 보는 데 어찌나 정스럽던지.

그 전날 만 해도 같이 사는 사람이랑

아기가 태어나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보는 순간 정이 팍 드는데 좀 이상한 기분이었다.

 

그러다 미루랑 지내면서 너무 힘들어서

내가 이런 책임을 생활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회의하면서

정스럽다는 표현을 잠시 잊었는데

요즘은 가끔 젖을 먹이고 나서 잠이 든 미루를 볼때는

정스럽다는 표현이 스물스물 기어올라온다.

 

가끔 사람 같은 짓도 하는데

지금 옆에서 자면서 방구를 꾸웅 꼈다.

웃긴다.

 

모성애는 타고 난 것이 아니다.

그저 살면서 정이 든다고 할까?

너무 너무 불안한 존재이던 것이 이제 조금씩 사람 같아 지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정이 생기는 거 같다.

 

가끔 같이 사는 사람이랑 "우리가 이렇게 힘들게 키운 거 알까?" 하다가도

"몰라도 돼. 그냥 우리 둘이만 기억하자.

우리 둘이 나중에 늙어서 재미나게 이야기하게.

어짜피 자식은 힘들게 키운거 몰라 그리고 몰라야 해."

그러면서 서로 토닥인다. 크흐.

 

3. 그리고 일도 디지게 하고 싶다.

그 동안 알고 지내던 곳에서 이런 저런 것을 하자고 연락이 온다.

참말로 그전에 그렇게 하고 싶었건만 아직 때가 아닌 듯 했고

그녀들의 상처를 막 들이밀면서 카메라에 담고 싶지도 않았고

서서히 조금씩 농 읶어 가서 편안하게 카메라를 들 수 있을 때가 되서

내가 보고 싶은 것도 보기 싫은 것도 담을 수 있을 때가 되면

그때 시작하려고 기둘리고 있었는데

지금 하자고 달겨든다. 참말로...미치겠네.

아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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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엄마되기님의 [사람이 죽었다] 에 관련된 글.

상처는 다른게 아니다.

내 앞의 사람이 나와 소통하려 하지 않고

이해하려 하지 않고

소외시키는 거

그게 상처다.

 

건설노동자들이 포스코를 점거농성할때,

언론과 정치권, 그리고 인터넷의 네티즌들의 댓글을 보면서

그 보수성과 이해하려하지 않는 목소리에 치가 떨렸다.

그리고 조금씩 목이 메이고 답답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하는 짓거리.

매번 이런 깡패짓을 지켜만 봐야할까?

이 미친짓을 언제까지.....

이런 일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는 것이...

 

살아가는 날 만큼

조금씩 상처가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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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중.

아기랑 잠시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했었는데,

자격지심인지 사람들이 내게 이렇게 이야기 하는 듯 하다.

 

"어머, 애기가 목도 못 가누는데 뭐한다고 데리고 나왔을까?"

"참 철도 없다."

"아기가 불쌍하다."

"꼭 저러고 싶을까?"

 

안그래도 아기와 관련해서 이런 저런 책임을 져야 하고

아기를 무한 책임으로 보살펴야 하는 것에 대한 압박 때문에 허덕이고 있는데

그 눈빛들은 내가 무지 뭔가를 잘못한다는 듯 책망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아기랑 나가면 눈치가 보인다.

그러다 이내 화가 난다. 

 

왜 아기 엄마는 아기 엄마만일까?

여자는 아니고 사람은 아닌가?

욕망이 있는 사람이란 걸 인정하지 않을까?

접어야 하는 욕망들 때문에 힘든 것은 왜 생각 안할까?

 

답답하다.

 

아기 엄마는 이 사회의 마이너다.

마이너는 그 만큼 상처 받고 억압 받지만 성찰 할 수 있다.

이전 같았으면 몰랐을 것들을 알아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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