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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꾼다는 것 2-인디다큐에서 만나요.

영화제기간 동안은 제일 앞에 놀께요. 히....마이들 오세요.

 

Hyunhyun님의 [] 에 관련된 글.

인디다큐페스티발 2008이 이번주 금욜에 개막합니다.

무료 상영을 한다지요. 

무료 상영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들과 고민이 있습니다.

여전히 진행해야 할 논의들도 많고요.

우선은 올 한해 해보자고 했습니다. 무료 상영.

 

저는. 개인적으로 꿈을 하나 실현하는 계기로 삼고 싶습니다.

우리, 같이 할까요?


 

*국내 신작전 상영리스트

 



진즉에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그 동안 너무 다사다난하였지.--;;

그리고 또 제가 별 역할은 없지만 무료 상영을 결정했던 집행위원이기도 했다는 거지요. 혹 제 발언이 다양한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많이 소심해졌지요. 그냥 찬찬해졌다고 치죠. 제가 개인적으로 글을 쓴다고 해도 결국 자유롭지는 못하지요.

그래도 해볼랍니다.

 

여튼 시작하면요.

 

무료 상영 결정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는 솔직히 한국에서 독립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하기에는 부끄러운 이야기도 있었지만 그 이야기들까지 구구절절 풀기에는 제가 다양한 고민들을 고려할 만큼 지금 면민하지 못하지요. 근 2년을 일을 쉬다 겨우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으니 여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글은 매우 개인적인 꿈에 대한 글이 될거 같아요. 음...피해 갈 구멍이군요. ^^

 

전 무료 상영 이야기가 나왔을 때 문득 오래전에 들었던 러시아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 났습니다. 러시아 노동자들은 발레 공연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였지요. 저한테는 좀 헐거운 생각이지만 발레는 고급예술이고 고급예술은 비싸다 뭐 그런 생각이 있었기에 좀 의아했습니다. 적은 월급으로 근근히 살아야 하는 노동자들이 고급예술을 향유하고 좋아한다니...참 편견적이지요.

 

알고 보니 러시아에서는 발레공연이 무료였답니다. 언제쩍 이야긴지는 몰겠습니다. 그저 좀 오래된 이야기겠구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그 이야기를 듣고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약간 멍하기도 했고요. 사회구조 때문에 우리가 접어야 할 것들이 많았구나. 알아서 기면서 살았던 것이 많구나 그런 생각을 한 계기였으니까요.

 

영화제 무료 상영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거창(?)한 이야기를 하는 건...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입니다.

 

관객의 입장에서 만원이 있는데 보고 싶은 다큐는 다섯편이라면 결국 세편은 날라가는 건데 내 주머니 사정과는 상관 없이 자기가 보고 경험하고 느끼고 싶은 다큐를 다 볼 수 있다면....이건 꿈인거죠? 저한테는요.

 

그런데 또 제작자의 입장이 되면 무료 상영이란 이야기는 오랜 상처를 건드리는 계기가 되지요. 한 제작자로서 저도 그렇고요. 작업을 시작하면서 이런 저러한 곳에서 상영을 하자며 그냥 시디 하나 구워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서스럼 없이 하는 것을 들었지요. 솔직히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데...여튼 속상하고 그러다 조금씩 단단해져서 이제는 상영료에 대한 이야기를 낯 바꾸지 않으면서 하기 시작했지요. 당연히 상영료가 절대로 생계를 해결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도움은 되고 또 아무렇지도 않게 나의 노동과 작업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상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계기는 되었던거죠. 휴....구구절절하네요.

 

여튼 그러면서 한편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은 내가 하는 일을 내가 경험하는 것을 그냥 나눌 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을 끊임 없이 한다는 거죠. 나의 노동과 작업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음에 버럭, 불끈하면서도 말이지요. 아...참 메롱합니다. 여튼 그래서 참 밑도 끊도 맥락도 없어 보이는 꿈을....누구든 와서 볼 수 있는...물론 시간이 된다는 것도 참 힘든 사람들이 많지만...여튼 적어도 시간만 된다면 와서 볼 수 있는 그런 장을 만들고 같이 그 꿈에 젖고 그러고 그리고 나누고 그래서 다른 한편에 있는 사람은 또 힘을 얻고 그러고 싶다는 거지요.

 

 

한쪽엔 현실과 상처들이 있지만 또 한쪽엔 나누고 싶은 꿈이 있지요.

가끔 삶의 방식이 바뀌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주는 문구들을 보면 더 가슴이 쿡쿡합니다.

 

그래서 혼자서는 여러가지를 견주고 고민해야 하지만 여럿이라면...

영화제라면 꿈을 조금은 편안하게 안고 날아오을 수 있지 않을까

뭐...그런 생각인거였지요.

 

날아오르라고...말하지만 쉽지는 않네요.

 

어떤 이들은 무료상영을 통해서 좀 더 많은 관객이 올 것을 기대하기도 합니다만...솔직히 몰겠습니다. 영화제를 키운다는 것이 뭔지도 아직 몰겠습니다. 그냥 지금은 주머니 사정과는 상관 없이 자기가 느끼고 경험하고픈 영화를 맘껏 볼 수 있는 조건들에 대해 실험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배부르고 힘에 겨우니까요.

그리고 기꺼이 자기의 시간을 내서 오는 사람들을 맘 편히 맞을 수 있다는 맘에 흥이 겹기도 하고요.

 

 

관객, 제작자, 그리고 영화제를 꾸려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어쩜 상처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꿈을 불안하지만 하나 실현하고 그 파장들을 모아 모아 고민하고

다시 뭔가를 꾸릴 수 있는 힘만 남았으면 싶습니다.

 

그래서 참 별 볼일 없지만...저의 꿈이요.

그냥 이번에 같이 그 꿈을 꾸는 건 어떨지.

그래서 그 다음도 같이 고민해 주고 같이 가주면 어떨지.

그런 제안을 하게 되네요.

 

우리 같이 지난 일년여의 기간 동안 제작된 송송한 다큐멘터리들을 보면서 '지금'의 고민을 나누고 고민하는 짓을 7일 동안 꾸역꾸역(어떤 현실은 참 힘들잖아요?--;;) 찌득찌득 짜근짜근 하면 어떨까요? 딱 이것만 하면 어떨까요?

 

 

ps. 1.

 참...쓰고 보니 별거 없는 글이 되었네요. 그동안 밤잠을 설치며 생각했던 것이 무색하게요. 흨.

 

무료 상영을 결정했던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은 더 논리적이고 더 인과적이고 더 명쾌할 것입니다. 하지만 전 여기까지네요. 여럭이 없어요. 그냥 이번은 잘 경험하고 싶을 뿐입니다.  같.이.요.

 

ps. 2.

전 금욜은 오후 잠깐 빼고 종일, 월요일은 오후까지 있을 예정입니다. 슈아랑 같이 다큐 보고 수다 와장창 떨 사람음 붙어주세요. 아마도 영화 상영중에는 상영장에 중간 중간에는 부스에 앉아 있지 싶어요. 혼자 보기 심심하신 분들은 저랑 시끄럽게 영화 보는 것도 강추!!!(제가 좀 궁시렁 거리면서 영화를 봐서요. ^^;;)

 

ps. 3.

그리고 후원해주심 감사히 받겠습니다. 상영료 없는 대신 후원해달라하니 좀 뻘쭘하긴 한데...그래도 그게 더 폼나요. 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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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지 배려

미루 어린이집 어른 화장실에 써있던 문구..

 

세가지 배려.

자기를 위한 배려, 솔직하기

너와 나를 위한 배려, 너의 입장에서 듣기

우리를 위한 배려, 통찰력을 키우기

 

첫번째 구절이 마음에 콕 들어왔다.

자기를 배려해야 한다는 것도 좋았고.

남이 자기를 배려해주길 바라면서 살잖어. 우린.

기대하는 거지. 근데 그걸 나 자신이 할 생각은 못한 거지.

 

나에 대한 배려. 솔직하기.

 

그렇구나 그렇구나..

 

참 좋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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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

1.

좀 천천히 살아야지하면서도 늘쌍 급하다.

그래도 이제부터라도 좀 천천히..

 

2.

어제 미루는 새로운 어린이집에 갔다.

물론 두시간 정도 있었고 나랑 같이 있었지만..

담임선생님도 원장선생님도 공간도 모두 내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서 그런지 미루도 맘 편히 잘 있었다.

중간에 차 빼달라고 해서 잠깐 나갔다 왔는데도 미루는 울지 않고 잘 기다려줬고 그런 미루를 담임 선생님은 잘 살펴주었다. 참 좋았어.

낼은 두시간 정도를 엄마 없이 보내보자고 하시는데 난 떨려.

그래도 미루도 선생님도 잘 하실거라 맘 편히 먹어야지.

 

3.

영화제는 한참 진행중이다.

자원활동가들도 사무국사람들도 초청한 중국감독도 상영작 감독들도 집행위원들도 집행위원장까지 이쁘다. ㅋㅋ

 

그리고 관객들이 참 이쁘다.

주제에 대한 질문도 영화적 표현에 대한 질문도

같이 나와서 좋고 그리고 진지하게 질문해서 좋고

그러네....

 

영화제의 성격이 이렇게 만들어지나 뭐 그런 생각도 들고..

여튼 잼나네. 관객도 많이 온다. 것도 좋다.

 

4.

봄인 듯 한데..늘 그렇지만 봄은 오기 전과 간 후에 느낀다.

적장 봄에는 항상 뭐에 쫓기듯 사는 듯.

 

이번엔 제대로 느껴봐야지.

미루랑 많은 시간을 보내니 참 녀석이 애교스럽단 생각이 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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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었다..

왜 그런날...하루 종일 드라마나 보면서 멍하니 있고 싶은날.

그런 날이었지...오늘.

 

사람이 바라는 게 많으면 서운해진다.

근데 이번엔 바라는 이유가 좀 달랐던 거 같다. 

 

못된 성격 너무 오랫동안 토닥이며 자가발전하며 지낸거지.

비상시기가 한달에 두달에 세달에 네달에...자꾸 늘어나니.

솔직히 좀 지치네.

 

그래서 힘 좀 받아볼라했는데..

또 몰라주네.

 

참나.

 

뒷담화라도 해서 풀면 좋지.

 

여튼 생일이니까..

생일 뭐 별건가..그냥 한번 돌아보는 거지.

 

아까 미루를 재울때 꼭 안고 재웠다.

이제서야 그 작은 영혼을 안을 수 있다.

불안하지도 긴장되지도 않고

그냥 참 따뜻하게 행복했다.

 

나도 많이 컸지 싶다.

고마운 일이지.

히....

 

낼 수업해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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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포춘쿠키 놀이

써야 할 글은 안쓰고...

교육 준비는 집중이 안되고...

 

고민이 있는 거지요.

블로그세라피.

 

새로운 어린이집을 보고 와서 너무 맘이 편안했다.

이제 그곳에 보낼 수 있어서 너무나 다행이다. 

 

근데 사람이란...문제 하나가 해결되니 또 고민이다.

당장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에 기댈 사람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누군가는 그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한다.

 

올 상반기에 기획서를 써서 작업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그 시간을 같이 보내려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

아니 어쩜 무리를 하면 가능도 할꺼다.

 

근데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얻은 큰 교훈은

절대 무리하지 말자다. 무리를 하면 바로 그 후과가 나타난다.

나를 괴롭히고 아이를 기다려주지 못하고 주변을 원망하게 된다.

 

여튼 적응하는 시간을 위해 기꺼이 상반기 프로젝트를 포기하기로 했다.

나도 많이 성장한거야. 이전 같았으면 한참을 날 괴롭히고 그런 결론을 내리거나

아니면 무리를 하며 지냈겠지.

 

그런데 당장 4월에 보낼 생각을 하니 고민이다.

지금 해야 할 일들이 있다.

나는 영화제가 있고 상구백은 총선이 있고..

그리고 4월 중순에 있는 장기 여행.

이미 잡혀 있는 일정들이다.

 

나도 아이도 힘든 상황인데..

고민이다.

 

당장 새로운 어린이집으로 보내면 마음은 편할 듯도 한데

아이가 너무 볶이면 것도 좋은 일이 아닐 것 같고...

근데 하루라도 지금 다니는 곳을 더 다니는 것은 참말로 찜찜하고...

 

어찌해야 할 지 몰라...

일이 손에 안잡힌다.

진정..

 

그래서 포춘쿠키 놀이.  

계시가 필요한거야...

뭐가 보이나요???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로

발전될 수 있는 운세입니다.

 

일상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세요.

그 기대감이 당신을 열정적으로 만듭니다.

 

하나의 주기가 끝이 나면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새로운 행복과 만족을 위한 기회를

회피하거나 무시해선 안됩니다.

 

오늘 당신의 모습에서 사람들은

사랑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한걸음 먼저 다가 서십시오.

기다림보다 훨씬 쉬운일입니다.

 

당신의 곁에 있는 사랑은

대단히 편안하고 또한 매력적입니다.

 

애매한 곤경에 빠진다면

돌파구는 다른 곳에 있지 않습니다.

 

사랑이 당신의 가치를 높여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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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은 일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일, 쉽지 않다.

매번 지금 보다 조금 크면 더 수월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또 다른 복병이 기다리고 있다가 뒷통수를 씨게 친다.

그래도 그 시간들을 지내면서 얻은 것은 모든 일은 지나간다는 것이다. 

 

놀이집과의 인연은 1년 2개월로 끝인가 보다.

 

처음부터 놀이집의 가족운영체계, 불안한 고용문제 등으로 우리를 스트레스 받게 했었지만 우린 그저 담임선생님을 방패 삼아 지냈었다.

 

놀이집 다니기 시작한 한달만에 담임선생님이 바뀌어서 참 고민스러웠는데 다행이 그 선생님은 아이의 발달상황을 잘 이해해줬고 아이들마다의 특징을 존중해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서가 안정적이었다. 막판에는 나보다 훨 아기한테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참 고마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이 지난 연말 일을 관두면서 새로운 선생님이 오셨다. 미루는 지난 1월 한달 동안 많이 힘들어했다. 얼굴 빛도 많이 안좋아졌고 그나마 집에서는 잘 지냈지만 놀이집에 가려고 하면 많이 거부했었다. 그러다 어느정도 새로 오신 선생님에게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3월부터는 말을 해가며 싫은 감정을 토로했다. 흨....

 

이전 선생님은 관두면서 조심스럽게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기는 것도 고려해보라고 했다. 솔직히 그 선생님이 다른 곳으로 옮기면 그곳으로 따라 가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그 선생님은 수녀가 되려고 교육 받으러 일을 관두는 것이었다. 그래서 따라 갈 수도 없는 일이었고 그렇다고 다른 곳으로 옮기면 아이가 선생님도 친구도 장소도 다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감당이 안되었다. 아이가 적응하는 동안 내 일을 못하는 것이니까....난 솔직히 그때 내 생각만 했다. 안될 여러가지 이유들만 생각해 냈다. 결국 그냥 선생님만 적응해도 되는 지금의 놀이집에 계속 다니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그런데...

 

새로 오신 선생님과 아이가 적응하는 것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선생님은 그냥 믿어 달라는 말만 했다. 솔직히 그 말을 듣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는데 나의 질문들도 그런 대답을 바란 것이 아니었는데 그 선생님은 그 말만 되풀이 했다. 답답했다. 아이는 그 동안 계속 힘들어 했고...결국 원장과 담임선생님이랑 해서 면담을 했다. 참 어려운 자리였다. 잘 다니던 곳을 아이가 싫어하니 그 원인 다 새로온 선생님한테 돌아갈까봐 참 조심스럽게 자리를 제안했다. 아이가 적응을 잘 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보자...뭐 이렇게....돌아온 대답은 그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아이가 즐겁게 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였다. 그런 답을 원한 것이 아닌데....어려워....

 

난 그냥 아이가 그 놀이집에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었으면 했다. 자기를 존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즐겁게 이것 저것들을 시도하면서 지냈으면 했는데....

 

그런 와중에 일이 터졌다.



보통은 9시반쯤에 아이가 놀이집에 간다.

그런데 이번 학기부터 목욜 1교시부터 수업이 있어서 내가 먼저 집을 나서고 아이를 상구백이 데려다 준다. 그러다 지난 목욜 내가 집을 나서는데 아이도 따라 나서겠단다. 그래서 결국 대충 준비를 하고 상구백도 따라 나섰다. 난 그때 이미 늦은 상태였고. 상구백이 아이를 데리고 택시에서 내리고 난 계속 택시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그런데 상구백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루를 데리고 놀이집에 갔는데 항상 아침 일찍에 오는 00가 놀이집에 있었는데 밖에서 문이 잠겨있고 놀이집 안에는 어른이 아무도 없었다고. 허걱. 상구백이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리는데 아무 대답이 없길래 현관까지 갔단다. 그 사이 00는 초인종 소리가 나니 창문쪽으로 와 불안해 안절부절 못하고 있고. 상구백이 현관에서 아이 신발을 벗기고 있는데 이층에서 놀이집 조리사를 하시는 원장 어머니가 내려오시면서 놀이집 문을 열쇠로 열더란다.

 

참 놀라운 장면이었단다. 너무 당황스러워 있는데 그 조리사샘이 아이를 안고 안으로 들어갔단다. 조금 있다 교사들이 오고...

 

상구백은 상기된 목소리로 이 이야기를 전해줬다. 후.....

머리가 쩍 소리가 난다. 이제 막 걸음마를 하는 아이를 놀이집에 혼자 뒀다니...참 무서웠다. 그 아이는 얼마나 불안했을까? 근데 그 모양새가 몇번을 그리 했던 모양새라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이었다. 상구백은 전화로 화를 낼 모양새다. 그래도 상황이 있겠거니 싶어 그냥 어찌 되었는지 잘 물어보란 말만하고 전화를 끊는데 심장이 팔닥뛴다.

 

오후가 되서 미루를 데리고 집에 왔는데 원장한테서 전화가 왔다.

그리고는 어찌 자기들을 그리 나쁘게 생각하냐며 상구백이 오후에 전화해서 상황을 물어 본 것이 매우 불쾌했단다. 허걱. 자기들을 믿으니 아이를 보내는 것이 아니냐며 화를 낸다. 어이가 없다. 그런 일을 목격한 사람이 그냥 그 일을 믿고 넘어갈 수 있는 일로 여길까....

 

운영원칙을 보니 7시반에 문을 열어 7시반에 문을 닫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도 없는데 어찌 문 열고 기다리란 말이냐고 더 화를 낸다. 그렇다고 아이를 혼자 남겨둔다니 그게 더 황당하다. 아이 밥 먹이려고 이층에 밥 가지러 갔다고는 하지만 잠시 후면 당직선생님이 오신다는데 그 잠깐을 못 기다릴 일인가....그런 일을 무감각하게 넘긴다는 것이 솔직히 더 의심스러웠다. 이렇게 꼬물꼬물 불신이 쌓트니...심장이 퍼덕거렸다.

 

결국 원장선생님 상황은 이해하나 그래도 아이를 봐야하는 사람은 교사이니 다른 방식으로 일찍 오는 아이를 케어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의견을 전하고 통화를 마쳤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치더라도 정말 많이 이해해서...그래도 그런 일을 보고 놀란 사람의 마음을 달래주지는 못할 망정 협박하다니...솔직히 협박으로 느껴졌다. 흨...

 

그 날밤 불면의 밤을 보냈다. 도저히 잠이 안왔다. 모양새로 봐서는 매일 8시 10분에 오는 00는 당직 선생님이 오시는 8시 30분까지 여러번 그렇게 방치 되었을 터였다. 무섭고 가슴이 뛴다. 그 아이는 얼마나 그 시간이 불안했을까 싶고..또 그 문제를 제기한 우리가 얼마나 미웠을까 싶고 그리고 결국 미루도 이뻐 보일리 없고...담날 미루를 거기에 보낼 수 있을지 무서웠다. 요즘 일어나는 무수한 어린이집 괴담이 머릿속을 떠니지 않았다.

 

결국 마음을 달래려 품앗이육아의 꿈을 이루고자 이사하기로 했던 동네의 친구 아이가 다니는 곳에 미리 신청을 하러 갔다. 구립이라 미리 미리 신청해야하기에 갔더니 자리가 있단다. 그곳은 가리봉동에 위치해 있는데 요즘 한국 아이들이 적어서 자리가 있단다. 원장선생님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그 대화 내용들이 참 상식적이었다. 

 

근데 내 맘은 그 선생님과 나누는 대화가 편안하면 편안할 수록 참 서글펐다. 그 동안 우리가 놀이집 다니면서 참아 왔던, 눈치 봤던 이야기들을 그냥 편안히 이야기 나눌 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놀라우면서도 민망했다.

그 동안 얼마나 쓸데 없는 고민들을 했던지...얼마나 쓸데 없는 스트레스를 받았던지...서글퍼졌다.

 

지금 다니는 곳에서는 항상 우리가 넘 예민한 것이 아닌가 우리가 넘 오버하는 것이 아닌가 하며 우리의 근심들을 눌러 왔었다. 다행이 담임선생님이랑 대화가 통했지만 운영과 관련해서는 선생님도 별 힘이 없어서 늘 선생님과 이런 저런 차선책을 만들며 문제를 해결하곤 했었다.

 

돌아오는 길에 참 맘이 편안해졌다. 그래서 그냥 지금 자리가 있을 때 아이를 이리로 보내자 맘 먹었다. 집에서 거리가 좀 되지만 편안하게 낮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곳을 찾았다는 것이 넘 좋았다. 그리고 맘 편히 미루도 나도 지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너무 족할 거 같다. 

 

많이 많이 반성하게 됐다.

그 동안 내가 넘 오버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참아 왔던 것들...알고 보면 나의 억압들이 작동했던 거다. 내가 가지고 있는 억압들로 인해서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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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결국 가장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상구백도 장염감기에 걸려버렸다.

 

흨.

 

상구백은 장염감기에

미루는 코 감기와 기침감기

나는 장염감기로 축난 몸으로 생리중에 두 명 간호

 

ㅎㅎㅎ

 

아주 떼로 온다요.

 

게다가 낼은 남동생 결혼식이라 아침부터 서둘러야 하고.

 

 

 

 

***그리고 신변의 큰 변화가 생겼다. 어제 하루 머릿속이 아주 아주 복잡했는데 그나마 지금은 아주 나름 편안하다. 잘 될꺼야. 그리고 지나갈꺼야. 하고 주문을 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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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적인 밤

며칠 전부터 아프기 시작했다.

미루랑 매우 증상이 비슷했다. 열도 간간이 있고 속도 미슥거리고 장도 꾸룩 거리고...그러나 어른인 나는 토하거나 설사는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지내고 있는데...

 

어제 오후부터 그 증상들이 한번에 다 나타나면서

춥고 열나고 속이 정말 심히 매슥거리고 죽을 맛이었다.

이러다 쓰러지겠구나 했다.

 

오죽했으면 아이들 동선 때문에 정신 없이 바쁠 '하루'님에게 전화해 저번에 얻어 먹은 요쿠르트를 얻을 수 있느냐고 생떼를 썼을까?...흨..

다행이 '하루'님이 어디다 맡겨놓을 테니 찾아가라고 해서 얻어왔다.

그 바쁜 사람한테 생떼 쓴 거이 창피하지만 그때는 더 아프면 안되는데 하는 맘이 너무 컸다. 게다가 미루도 봐야하는데 아프면 잘 못 돌봐줄것이고...그럼 괴롭잖어. 

 

삼실에 널부러져 있다가 미루를 찾아와서는 젖을 먹였다.

미루는 점점 상태가 좋아져서는 이제는 웃기도 잘하고 이전 만큼은 아닌데 몸놀림이 다시 스피드를 갖기 시작했다. 근데 미루 찾으러 오면서 했던 말이 화근이었던게지....미루가 아빠 데리러 가자고 옷도 양말도 벗지 않는다. 오잉..

다시 아픈 배를 부여잡고 상구백을 데리러 가기로 했다.

 

겨우 겨우 집에 도착했다. 얼렁 하루님이 준 요쿠르트를 먹었다. 속이라도 편안해지려고. 이전에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그때도 미루가 장염에 걸렸는데 미루는 낫고 그게 나한테 온거지. 그때 하루님(오늘 유난히 님자를 붙이고 싶네..마이 고맙거덩. 히~)이 준 요쿠르트를 먹고 신기하게 나았던 경험이 있었다. 그것만 믿고 마구 먹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속이 안좋길래 다시 먹었다. 음...

 

좀 쓰러져 있다 미루를 재우고 나왔는데 정말 속이 너무 안좋은거다.

그때 부터 일이시작됐다. 집을 대충 치우고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그때 시간이 10시 조금 안됐나 그때 부터 해서 밤 12시 반까지.

화장실을 34번 정도 왔다 갔다했다. 정말....흨.

화장실에서 나와서 쓰러져 누우면 다시 1, 2분도 안되서 다시 화장실을 향해야했다. 내 태어나서 그렇게 자주 화장실을 드나들었던 적이 없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몸 속에 이 많은 것이...참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조금 지나자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너무나 성가셨다. 설사를 하면 탈수 때문에 문제라고도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난 왔다 갔다하는 것이 너무 성가시단 생각만 들었다. 그런데...조금 지나니 너무 힘들어 지는 것이다. 몸이 축 처지고...흨...좀 걱정도 되기 시작했다....이러다 진짜 탈수를 하면 어떻게 되는거냐...뭐 그런 의문이 갑자기 화르륵 들고. 그래서 아기들을 키울때 꼭 필요한 '삐뽀삐뽀119'의 설사편을 찾아보기도 했다. 참나...좀 무서웠거덩.

 

응급실을 갈까도 생각했는데 음...가도 뭐 링겔 정도 맞을 텐데....그거 맞으러 혼자 응급실을 가야한단 생각이 좀 서글펐다. (아기를 깨워 상구백까지 데려갈 순 없는 일이고 아기가 생기니 이런 것도 달라진다. ..음)가면 따뜻한 핫팩(이거 파란꼬리님이 알려준 방식으로 해봤는데...어제는 좀 급해서 베개보에 현미찹쌀을 넣어서 사용했다. 아주 좋더라. 고마워요.)을 할수도 없고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자주 화장실에 가야하는데 가는 동안 어쪄란 말이냐고. 흨...그래서 그냥 집에서 죽염 먹고 물 많이 먹고 핫팩하고 화장실 가고 뭐 그러기로 했다. 그런데 그러다가 낭중에는 이게 언제까지 이러려나...뭐 그런 생각이 들면서 좀 아득해지기도 했다. 그래도 다행이 12시 반 넘어서부터는 화장실 가는 인터벌도 좀 길어지고 어느순간 잠을 잘 수 있게 됐다.

 

그 와중에 미루는 한번 정도 깼는데...너무나 고마웠다.

9시쯤 잠 든 미루가 1시쯤 깨서 젖을 먹이고 아침 7시에 일어날 때까지 한번도 깨지 않았다. 고마웠다. 마이...

 

여튼 기적 같은 밤이었다.

근데 그렇게 아프면서 미루 생각이 자꾸 났다. 뇬석이 이렇게 아팠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마구 미안해지면서 안쓰럽고 눈물이 났다. 아마도 내가 미루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 지 알라는 더 잘 이해하려고 노력하라고 준 기회 같기도 하다. ㅋ..넘 거창한가? 그래도 뭐 그런 생각이 들었다구. 난 좀 미루는 단단한 녀석이라 잘 견뎌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거덩. 아파도 별 표시 안내고 지내다 스르르 낫기도 많이 했으니...물론 몸 컨디션 맞춰주려 노력은 하지만 많이 힘들거란 생각을 은연중에 안했던 것이다. 미안해. 미루. 더 잘 살펴볼께.

 

어쨌든 살았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어찌나 입이 땡기던지, 상구백이 죽 끊이는 동안 미루 때문에 사다놓은 바나나를 두개나 먹고 현미뻥과자를 마구 마구 먹고 그러다 넘 피곤해져서 잠이 들어버렸다.

 

이제 슬슬 몸을 더 쉬게 하고 원기회복해야지. 바닥을 쳤으니 말이다.

후....다행이야.

 

그리고 스페셜 탱큐~~

하루, 파란꼬리, 상구백, 미루...

덕분에 살았시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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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남자 싫다. 좋은 사람이 좋다.

좋은 남자.

언젠가 하루가 그런 말을 했다.

유령이 있다고 '평균적인 남자'라는 유령.

딱 보기에도 가부장적인 사람인데도 자기는 '평균적인 남자'들 보다는 낫다고 한단다.

음...듣자 마자 손벽을 쳤다. 마자마자하면서.

 

성별 구분 없이 그냥 좋은 사람이면 안될까?

물론 남자로 키워진 것을 어쩌겠냐고 배 째라고 나오면 우잉...어쩔 수 없지.

근데...그런 거 말고 그냥 가슴을 열고 부당한 것들을 느끼면 되지 않겠어.

 

구조적인 것들의 문제를 느끼고 움직이면 되지 않겠어.

그렇지 가진 사람은 버리지 않지...깜빡했구나. 허걱.

 

그래도 그냥 좋은 사람이면 좋겠다.

 

난 그려...

인간에 대한 연민이 있어 발 걸음 멈출 수 있고

생각하는 것을 현실화할 수 있을 만큼 솔직하고

등등등...

 

가끔 좋은 사람이 좋은 남자처럼 굴때

우엑이다요.

교육 받은 것이 어쩔 수 없다쳐도 좀 실망된다요.

 

"이런 남자 없을꺼야."

 

그냥 다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난 그냥 사람이랑 산다요.

 

이런 글 쓰면 사람들은 그러겠지. 그래도 그만큼 하는 것도 어디냐고.

햐...힘 빠진다. 그래도 어쩌겠어. 내가 아주 까칠하신데.

 

아...부모님에게 감사.

나를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평등한 인간으로 키워주셔서.

캄샤캄샤 베리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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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미루.

금욜부터 미루가 아프다.

 

아침부터 배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 갔더니 뭔 바이러스라고...열도 나도 좀 있으면 토하기 시작할꺼고 열이 멈추고 나면 설사가 시작된단다고 했다. 아흐...어쪄냐...다행이 금욜 약속이나 그런게 없어서 우선은 일을 쉬고 미루랑 집에서 룰루랄라 하기로 했다. 

 

오전은 그런대로 넘어가서 다행이 그냥 넘어가겠다 싶었다. 낮잠 자고 나서 뭔가 먹일려고 부엌에서 꿈틀거리고 있는데 옆에 와 있던 미루가 조용히 우엑...한다. 아래로는 설사를. 흨...한 바가지를 토를 했다. 지도 당황스러웠던지 잉~ 하고 운다. 우는 미루를 안고는 "놀랬지. 아파서 그런거야. 많이 놀랬겠다. 가서 깨끗히 닦자"하고는 화장실로 데려가 홀딱 벗기고 목욕을 시켰다. 물기 닦이고 옷을 입혔더니 맘이 편안해진 듯 하다. 젖도 좀 먹이고...이번에도 역시 모유 먹인 덕을 톡톡히 했다. 아무것도 못 넘기는 녀석이 젖을 먹으며 맘도 달래고 속도 달래는 것 같았다.

 

요리하던 것을 마저 하려고 부엌으로 갔는데 어어하더니 또 우엑...흨...다시 옷을 갈아 입히고 달래고...약을 먹였다. 그래도 계속 배가 아프다고 해서 업어주기로 했다. 올만에 아기띠를 꺼내서 업어줬더니 등에 기대어 쉰다. 아가야...힘내라. 곧 나을꺼야. 곧.

 

그 사이 부재중 전화가 와서 얼른 통화를 하는데 등 뒤에서 우엑...등이 척척하다. 전화를 얼렁 끊고 아기를 내리고 다시 옷을 갈아 입히고....불쌍하다. 겨우 달래서 젖을 먹이니 지쳐서 그런지 잠을 잔다. 꼭 껴안꼬 한참을 있다 누워자는 것이 편할 듯 해서 침대에 가 눕혔다.

 

잠시 한숨 돌리고 있는데....집을 치웠다. 아가가 아픈데 집까지 정신 없으면 기운 빠질 것 같아 집을 치웠다. 빗질을 하는데 또 우엑...자다가 속이 불편했는지 일어나 우엑...얼렁 달려가 안아 올리니 토한 것이 얼굴을 확 덥쳤다. 흨...불쌍한 것...얼렁 데리고 화장실로 가서 닦고 마음을 달래주고....

 

이런식으로 2시간 동안 5번을 토했다. 내려놓으면 힘들어 해서 계속 젖을 먹이고 재웠다. 팔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등도 아프다. 흨...

 

병원에 전화를 했더니 너무 토하면 탈수가 올 수 있으니 큰 병원 가서 링겔을 맞으란다. 아구야....이 어린 것 손에 그걸 마쳐야 한다니....물 잘 먹이며 견뎌보기로 했다. 다행이...아기가 지 상태를 아는 지 평소에는 찾지 않던 물을 찾는다. 다행이지. 그 이후로는 계속 물과 젖으로 버텼다.

 

담날, 토요일부터는 토하는 것은 멈추고 설사를 시작했다. 열은 조금씩 있었지만 그래도 잘 견뎌냈다. 그래도 내가 일이 없는 날이어서 같이 집에서 보낼 수 있었다는 것이 불행중 다행이지. 둘이 뒹굴뒹굴 거리면서 집에서 놀았다. 것도 할만했다. 아기가 힘든데 엄마가 옆에 있으니 맘이 편한지 잘 웃고 그런다. 아프긴 해도 히...이쁘다. 대신 와장창 설사. 온 집안이 *바다가 되었다. 7차례....흨...그리고 조금씩 입맛도 돌아오는 지 입에도 안되던 밥도 먹었다. 물론 완전 맨밥이긴 했지만 그게 속이 편한지 그것만 조금 먹었다. 그게 어디야...그거 다행이지.

 

그리고 일요일 여전히 설사를 하긴 하는데 오후부터는 조금씩 덩어리가 생겼다. 근데....문제는 나의 체력이 바닥이 된 것이다. 흨....목욜부터 안좋았었는데 점점 더 상태가 나빠지더라...흨...

 

참 긴 삼일이었다.

 

아가가 아픈 건...참 그렇다. 게다가 이제 말을 하기 시작하니 "배 아파요" 뭐 이런 소리를 하면서 울면 속이 말이 아니다.

 

그 와중에도 이쁜 짓도 한다.

 

이쁜짓 퍼레이드 1.

속이 안좋으니 뭔가 입에 넣을 맘은 없는데 그래도 밥을 먹고 있는 아빠를 보니 좀 먹고 싶었나 보다. 아빠한테 말을 건다.

"아빠, 밥 맛있어요?" 허걱, 졸지에 밥 먹다 마구 미안해진 상구백.

이제 질문을 하는 미루다. 성의껏 대답해야 한다. 아님 놀린다. 흨..

 

2.

너무 피곤해 눈을 감고 누워있는데 옆에서 차가 그려져 있는 스티커를 가리키면서 "이게 뭐에요?" 한다. 살짝 눈을 뜨고 보니 분명 구급차이다. "구급차" 그랬더니. "구급차 아니에요" 그런다. 엥~ "그럼?" 하고 되 물었더니 "기린" 그런다. 엥? 눈을 뜨고 보니 분명 구급차이다. "구급차잖아~" 하면서 눈을 감았는데 "구급차 아니에요. 돼지에요." 그런다. 엥~ 눈을 확 뜨고 "어디?" 하니...씩 웃는다.

이게 뭐다요...흨..이제 농담도 하신다.

 

3.

혼자 뭔가를 하다 잘 안되는 지 낑낑 된다. 그러더니 "죽겠네" 그런다.

아구구...내가 뭔가 하다 열이 나면 하는 말이다. 참말로 말 조심 와장창 해야겠다.

 

4.

오후에 하두 힘들게 해서 알바 하러 간 상구백을 데리러 가기로 했다. 차를 타고 가서는 차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좀 조용하다 싶어서 노래를 불렀다. 미루가 요즘 좋아하는 자전거송. 근데 반응. "가만히 해" 잉? "뭐라고?" "가만히 해" 이게 뭔 말인가? "가만히 있으라고?" 그랬더니 "응" 그런다. 그래서 조용히 가만히 있었다. 이제 아주 주문이 섬세하시다.

 

5.

오늘 아침, 미루는 몸은 많이 지쳤지만 그래도 상태는 나아졌는지 밤에 나름 잘 잤다. 나는 어젯밤 안그래도 컨디션 난조였는데 청소한다고 걸레질을 두번씩 했더니 밤새 앓았다. 컨디션이 더 안좋았다는 거지...그런데 미루가 일어나 젖을 먹으면서 난 간지럽힌다. ㅋㅋ...넘 간지러워.  웃는다.

 

미루에게

미루야...힘들었지. 제대로 돌봐주지 못해 미안해. 아픈거 다 못 느껴서 미안해. 그래도 우리 참 가깝게 느껴져서 좋았어. 너의 작은 요구들이 잘 보여서 참 좋았어. 이쁘더라. 많이 자랐더라. 참 많이 자랐더라. 잘지내자. 엄마가 좀 더 여유 있게 지낼께. ^^ 글고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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