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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작전 상영리스트

 

*보고 싶은 영화들

[진실의 문]을 연출했던 김희철 감독의 [무죄]

[모순이에게]를 연출했던 김재영 감독의 [천막]

[팬지와 담쟁이], [나의 선택, 가족]을 연출했던 계운경 감독의 [언니]

[갑각류를 요리하는 빨간조리법]을 연출했던 임은희 감독의 [섬이 되다]

 

*  *  *

무료상영에 관해 다양한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만나고 또 만나서 그 차이에 대해 이해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무조건 대동단결도 좋지 않고, 평행선을 계속 긋는 것도 좋지 않다

왜 차이가 발생하는 지에 대해서만이라도 대화하길 바란다

무료상영을 10년동안 하고 있는 인권영화제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들었다

관객은 어느 영화제가 무료라고 해서 갑자기 많이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일시적으로 수가 늘어날 수는 있어도 꾸준히 늘어나는 요인이 되긴 어렵다

한국의 독립영화, 상영공간과 기회가 많아지는 것만이 살 길은 아니다

결국, 상업영화도 독립영화도 좋은 영화를 계속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영화? 라는 질문에 대한

영화제 주최측의 답변에 가까운 글이 보이기에 아래에 퍼온다

 

 


인디 혹은 독립영화에 대한 오해의 한 가지는 독립영화를 메이저리그에 들어갈 수 없는 마이너리그나 2진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독립영화가 메이저리그의 입성을 위한 관문에 불과하거나 단지 훌륭하지 못해서 1진에 끼지 못한 존재라면, 그렇기 때문에 1진보다 너그러운 기분으로 봐줘야 한다면 독립영화란 사실 필요가 없습니다. 더 훌륭한 메이저리그를 즐기면 그만일 테니까요. 하지만 독립영화, 그 중에서도 독립다큐는 그런 존재가 아닙니다.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훌륭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독립영화, 독립다큐가 소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 훌륭함의 기준입니다. 결국 누구나 던지는 가장 근본적인 물음일 것입니다. 과연 무엇이 좋은 영화일까요?
영화를 음식으로 보자면 맛있는 음식이란 과연 어떤 것이냐는 질문이 될 것입니다.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지만 각자가 자기 입맛을 가지고 음식을 평가합니다. 그리고 입맛만큼은 남들이 뭐라 하든지 일단은 자기 입맛이 우선입니다. 많이 팔린 음식이라고 해서 꼭 맛있다는 법도 없고 갖가지 음식을 하나의 기준으로만 평가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이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질문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 질문에 대해선 단지 신선한 재료를 알맞은 방법으로 조리한 음식이라는 원론적인 대답 이외에는 나오기 힘들 테니까요. 물론 그 원론도 여러 얘기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 음식이 맛있는지 아닌지는 그 보다 더 여러 사람이 다르게 생각할 수 있고 치열한 논쟁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음식의 경우는 이구동성으로 여러 사람이 맛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소위 ‘웰 메이드’의 기준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부차적인 문제일 뿐입니다.

이번 인디다큐 2008 국내신작전에서는 총 63편의 독립다큐 접수작 중 13편을 골라 상영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3편은 40분 미만의 작품이고 나머지 10편은 60분 이상의 작품입니다. 네 사람의 국내 프로그램팀이 의견을 일치시켜 선택한 13편 중 어떤 작품은 쉽게 선택할 수 있었고 어떤 작품은 쉽게 선택되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영화제 일이란 현실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으니 그 점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다큐멘터리란 방송에서 보아오던 것을 떠올릴 수밖에 없나봅니다. 하지만 이번 선택에서 소위 방송다큐를 모델로 삼고 있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가급적 배제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단지 어떤 소재만 붙잡고 있을 뿐 별다른 매력이 없는 경우도 배제했습니다. 반면에 좋은 점을 갖고 있지만 단점에 가려져서 아쉽게도 선택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방송다큐란 불특정 다수를 위해 미리 정해진 시간에 맞춰 만들어진 만큼 아무래도 소재 중심의 쉬운 답안을 제시하기 마련입니다. 독립다큐에서조차 그러한 쉬운 답안을 - 그것이 모범답안이든 아니든 - 제시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어떤 답안을 제시하기 보다는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 그것이 아마도 독립다큐에서 기대할 수 있는 점일 것입니다. 무언가를 보여주는 방법에 있어서도 기존의 방법과 다른 방법을 쓴다면 정말 환영받을 일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방법이라고 해서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방법이 적절한 것인가는 그 방법이 새로운가 하는 점과는 또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만큼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합니다. 13편의 상영작이 모두 새로운 방법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오직 하나의 길이 남아있다>와 <섬이 되다>를 보신다면 통념적인 다큐멘터리들과 비교할 때 좀 색다른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개막작으로 선정된 <길>과 , <할매꽃> 등등을 보신다면 새로운 방법은 아니라 해도 답안을 제시하는 것과 무언가를 보여주는 것의 차이와 매력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2001년부터 시작된 인디다큐가 올해로 벌써 8년째가 되었는데 그 동안 보여줬던 독립다큐의 위상도 조금씩 변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단지 소재에만 국한된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내용과 형식에 있어서 자기 길을 발견해 가는 독립 다큐멘터리로서 앞으로 더 많은 변화를 기대해 봅니다.
2008/03/14 07:05 2008/03/14 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