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단막극 폐지

from 자료실 2008/03/1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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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중 유일한 단막극 프로그램이었던 'KBS 드라마시티'가 폐지된다

사측은, 기대에 못미치는 실험성과 너무 빈약한 광고수익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작가와 피디들은 납득할 수 없는 논리라고 반발하고 있다.

시청률이 10% 미만이라는데 0.1%가  본다해도 존재의의가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가장 서운한 사람은 단막극을 좋아하는 시청자들일텐데 말이다.

 

*관련글 - PD저널, 경향신문, 프레시안, 연합뉴스, 연합뉴스 2

 

한국방송작가협회에서 발표했다는 성명서를 보고 싶은데

로그인을 해야 읽을 수 있다.

성명서는 모든 사람에게 공개하는 게 좋지 않나? 아쉽다.

 

*성명서, 전문을 구했습니다 (2008. 3. 18)



KBS <드라마시티>는 반드시 존속되어야 합니다


<드라마시티>는 공중파 3방송사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단막극 프로그램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KBS에서 이 <드라마시티>를 폐지하고자 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입니다.

단막극은 드라마의 기본입니다. 단막극의 기초가 튼튼한 작가라야 미니시리즈도 잘 쓸 수 있고 연속극도 잘 쓸 수가 있습니다. 스타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질 수 있지만 좋은 작가는 결코 하루 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 기본을 흔들어 놓고서야 어떻게 한국 드라마의 발전과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드라마시티>는 지금까지 신인 작가와 신인 연출자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신인들은 이 시간을 통하여 드라마의 경험을 쌓고 기량을 단련시킴으로써 이후 미니시리즈, 연속극을 감당해갈 수 있는 역량을 확장해왔습니다.
오늘날 세계로 뻗어가는 한류의 중심에는 누구나 아다시피 한국 드라마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한국 드라마의 만화방창은 이처럼 단막극의 기본에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기본이 무너진 우리 드라마의 품질은 보장할 수가 없습니다. 단거리 경주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선수한테 장거리 경주를 시키고 마라톤을 시키면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미니시리즈나 연속극이 무한경쟁을 계속하면서 드라마의 질적인 저하마저 우려되고 있는 시점에, 기본도 안된 작가들을 무한경쟁 속으로 밀어 넣는다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참으로 두렵습니다.
그것은 서서히 싹을 틔워갈 수 있는 많은 가능성들을 뿌리에서부터 잘라버리는 어리석음으로 판명될 것입니다. 그것은 한국 드라마의 미래를 짊어질 재능있는 작가 지망생들의 꿈을 빼앗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한국 드라마의 퇴화를 의미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은 곧 한류의 퇴화, 한국 영상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하물며 KBS는 공영방송입니다. 올바른 방송문화를 선도할 책임이 있는 기간방송사입니다. 때문에 상업적 논리로 <드라마시티>를 폐지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곧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KBS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보다 굳건히 지켜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작금의 <드라마시티> 폐지 논의에 대해 깊은 우려를 금치 못하며, <드라마시티>를 폐지하고자 하는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밝혀둡니다.


 2008. 3. 12



 한국방송작가협회


2008/03/15 09:07 2008/03/15 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