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다큐'에 해당되는 글 11건
- 배너 달자 2006/08/30
- W, 그리고 두번째다큐 근황 2006/04/25
- SHOUT-팀블로그 엽니다 (2) 2006/03/26
- 그녀들 (6) 2006/02/10
- 예고편-2 (10) 2006/01/23
- 12월 21일 리허설 2006/01/16
- <SHOUT>강화도 (4) 2006/01/09
- <SHOUT>공연 사진-1 (4) 2006/01/07
- 공연 하루 전 2005/12/29
- <SHOUT> 불현듯이 2005/12/21
- 멋진 그대-박향미 (3) 2004/11/25
[우리의 노래를 들어라] 배너를 달자
옆에 보면 이뿐 배너가 보인다
다는 방법은 http://blog.jinbo.net/shout/?pid=68 에 자세히 적혀있다
*7월 28일 저녁 7시경에 작성했고 8월 말까지 블로그 맨 앞에 올립니다
1.
W와 박향미를 촬영하는 다큐나루의 블로그
나루가 '토닥' 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해서 팀블로그를 만들었는데
이 일에 연관된 사람은
누구든 아이디와 비번을 공유해서 글을 올릴 수 있삼
현재 재원이랑 같이 제작일지를 쓰고 있다, 고 말하고 싶은데 하하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 말하는 게 정직하겠지...
하여간 비번을 알려달라고 하면 언제든 알려드리겠삼
2.
최근에 이들에 관한 다큐멘터리의 제목을
'우리의 노래를 들어라' 로 변경했다
블로그 제목도 바꿔야하는데 현재로서는 그냥 뒀다, 몇 달 동안 정도 들었고...??
기획서를 제출하려고 제목을 급하게 지은 탓도 있겠지만
나는 계속 계속 이 제목에 들어간 '그녀들'이라는 단어가 걸렸다
문법적으로 어떠냐, 의 문제가 아니라 그 단어가 주는 느낌이
나와 W, 영화와 W, 관객과 W, 영화와 관객 사이에
거리감을 심어주는 게 아닌가 싶어서...
그러다가 이들에 관한 기사를 쓸 일이 생겼다
무심코 '그녀들의 노래를 들어라-W'라고 제목을 붙였는데,
기사를 넘기고 나서야 '이거...이래서는 안되겠다'는 느낌이 확 왔다
새 제목 좋은가요?
3.
공연 보러 오세요
돈, 하나도 안아까와요
공연안내 - W 사월공연
2006. 3. 13
다큐나루의 두번째 다큐멘터리
http://blog.jinbo.net/shout 에서 계속 이어갑니다
만우, 재원이, 향미, 지은언니 그 외 관련된 친구들
즐겨찾기에 등록해주시고 회원가입도 하면 더 좋겠지요?
...라고 했더니 벌써 덧글이 여러 개 달렸네요
찾아와줘서 얼마나 반가운지 ^^
한창 글짓기 공부에 몰두하던 시절
한 선생님께서 '그녀'라는 말은 우리말이 아니라고 했다
여자든 남자든 '그'라고 부를 수 있고
'그녀'에 해당하는 우리말이 있었는데
'그녀'에 밀려 사라졌다고 했다
(정확한 소식통의 보완이 필요함!)
두번째 다큐를 기획하면서 여성음악인을 취재하고 싶었고
제목을 짓다가 '그녀들'이라는 말을 쓰긴 했는데
더 좋은 제목이 떠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제목이 아니라 자료다
아직 꼼꼼하게 찾아보질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자료 자체가 드문건지
한국여성음악인에 대한 책이나 기사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
아, 그 연재기사가 있었지!
요즘은 아주 게으른 독자가 되었지만
한때 날마다 들렀던 그 곳 '일다'에는 아래와 같은 기사가 있었다
관련기사: 한국여성음악인 재조명 1~10 (여성주의저널 일다 / 2004.3.1~5.9)
(링크가 안되네요...프리챌 자료실에 퍼다날랐던 기억이 나는데...)
내 두번째 영화는 그 기사에 빚을 지고 있다
'한국여성음악인'이라는 단어가 좀 부담스럽다면
'언니들'이라고 불러볼까
어린 시절부터 내가 흥얼거리던 많은 노래들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대부분 '언니들'의 노래였다
(한대수와 산울림과 아주 가끔 서태지와 초창기의 패닉과 불독맨션과...
아직도 가끔 흥얼거리는 몇 몇 남자가수들의 노래도 좋지만)
김추자에서 박향미에 이르기까지
나는 언니들 노래가 좋다
그 언니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만든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중매체에서 그 언니들을 다루는 방식은 불쾌하다
스캔들, 아니면 외모
패션, 아니면 춤실력
섹시한가 아닌가, 아니면 노골적인 사생활 들추기
어쩌다 가끔 '개성적'이라는 말로 대충 넘겨버리는
언니들에 대한 시선과 평가는 인색하다
아직은 그저 '더듬더듬 흥얼거리는' 얼치기 팬의 수준이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그들의 실력과 삶과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향미에게서도 많이 배워야 하지만
싸토에게서도 배울 것이 많다
그 두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오래 좋은 친구로 남아있기를 바라고
특히 싸토가 노래하듯이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건강해야해요!
삽입곡: 우리는 사막을 건너가야 한다
(박향미 작사, 이지은 작곡, 이승완 편곡)
2005. 12. 21 풍물패 더늠 연습실
12. 29 인천 학산소극장(공연 첫 날)
마음이 조금씩 따뜻해지는 것을
화면의 색감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연습하는 동안 날마다 초조하고 피로했으나
무대 위에선 반짝이는 날개를 달았던 그들을
별다른 기술적 장치없이 나타낼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어설프지만 색과 속도를 테스트해보면서
예고편2를 올린다
모두가 예술하는 세상을 꿈꾸는 W
그들을 응원하는 내 마음이 조금은 묻어나기를 바라면서...
*21일날 아침에 잠시 올렸다가 수정해서 다시 올려요
2005. 12. 21
인천 동암역 인근 '풍물패 더늠' 연습실에서
W가 리허설하는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연습실 입구를 올라가서
문을 빼꼼 열어보니
연수씨가 소품을 설치하고 있군요
향미는 자기가 맡은 멘트를 정리하느라 정신없고
푸른살이는 대본 외느라 바쁩니다
금례씨는 인형극을 올릴 무대를 직접 만들고
연수씨도 대본연습을 합니다
불을 켰다가 껐다가
음악을 틀었다가 껐다가
다들 자기가 맡은 일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처음 전체를 맞춰보는 리허설의 막이 오르자
진지한 관객들 표정, 먼저 무대미술을 맡은 하연씨
작품전시를 맡은 윤희씨
영화로 참여한 이란희 감독
인형극을 맡은 금례씨
연극을 맡은 연수씨
너무 긴장해서 대사를 까먹은 푸른살이는 웃고
고양이를 만난 소녀도 웃고
혜수는 얼른 케잌을 먹고 싶은데 빨리 안끝나서 삐지고
오랜만에 다같이 불현듯 송을 불러보고
신나게 춤도 췄습니다
이 날은 박향미의 생일이기도 했는데
란희씨의 딸 혜수가 그렇게나 바라던 케잌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장면은 나중에 예고편2를 통해서 보여드릴께요
향미, 개미갬, 준하, 연수, 그리고 'W'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강화도에 다녀왔다
서울에서 김포를 지나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에서 배를 탔다
준하는 처음에 뱃소리를 무서워하다가 갈매기를 보더니 웃었다
비석치기도 하고
(사실 어릴 때 이 놀이를 구경하기만 해서 규칙을 몰랐는데
이날 배웠다, 이번에도 촬영하느라 구경만 했지만...)
얼음땡도 하고
(두 남정네가 어찌나 적극적으로 노는지
거의 날아다녀서 상당히 흐릿하게 나왔음...)
강화도 교동의 초등학교에서 영양사로 일하는 분의 거처에서
저렇게 훌륭한 밥도 얻어먹었다
입을 앙 벌린 준하와 향미, 그들을 바라보는 개미갬
어슬렁 어슬렁 바닷가를 거닐다가
준하는 붕, 날아오르고
석화도 캐서 먹고
노을 앞에서 '2006년 맞이 달리기 퍼포먼스'도 해보고
사진이 잘 나왔나, 같이 들여다보는 개미갬과 연수,
그리고 가이아 홈페이지 만드신 분
드디어 해가 졌다
준하는 찌찌 먹고
어른들은...
설겆이 할 사람을 정하는 쪽지 게임도 하고
(마피아 게임, 이라고 아나? 난 첨 해봤다
그 사진은 다음에...
그리고 전 모씨가 새로 개발한 '인물 맞히기'게임도 재미있었는데
왜 이런말을 하냐면...술만 마신 줄 알까봐서...)
술도 마시면서 밤늦도록 이야기 하다가
잠이 들었다
잠 못든 일행들은 새벽에 운동장에 나가 별을 보고 왔고
일찍 잠들었던 나머지 몇은 아침일찍 운동을 하고 왔다는데
나는 아침 9시가 넘도록 쿨쿨 잤다
개미갬과 준하가 포옹하는 동안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한 주인장이 뒤에서 웃고 있다
* * *
강화도에는 서너 번 가봤지만
이번처럼 편하게 놀고 잘 먹으면서 쉬다 오기는
처음이다
갈 때는 몇 시간 촬영만 하고 저녁에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일행들과 밥을 한 끼 먹고나서 그만 마음이 달라졌다
나는 사실 향미보다 준하에게 더 관심이 있는데
이 녀석이 처음에는 잘 웃지도 않고 몹시 새침을 떨더니
하루 하루 낯이 익어가자 하나 둘 재롱을 피우기 시작한다
지나가다가 살짝 미소를 짓기도 하고
까르르, 웃어대기도 하는데 너무 이쁘다
이 날 모인 분들은 인천에서 문화운동을 하고 있거나
상당히 오랫동안 궂은 일을 해온 정체불명(?)의 예술가이자 활동가들이다
개인적인 소망이나 욕망을 착착 접어놓고 숨가쁜 일에 뛰어들어서
한 해 한 해가 너무 분주했던 거 같고
그래서 올해부터는 한 달에 한번이라도 서울을 떠나
편하게 쉬다오자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내가 끼어들 자리가 아닌데 친구처럼 환대해주셔서 참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첫만남에서 '배려'를 보여준다
궁금한 것이 있어도 급하게 묻지 않으며
성급한 질문을 던져도 신중한 표정으로 대답해주셔서
나를 부끄럽게 한다
이 분들도 마찬가지다
작품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삶을 위해서
이 분들과 가깝게 지내고 싶다
W-불현듯 공연사진
2005. 12. 29. 인천 학산소극장
'열아홉, 스물'이란 단편영화로 공연에 참여한 이란희 감독
공연을 시작하기 전에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혹시 아이들이 울거나 다른 관객에게 방해가 될만한 상황이 벌어지면
앞에 있는 출입문으로 잠시 나갔다 오셔도 된다는 이야기를 하는 중
'열아홉, 스물'이란 영화는
가수 이상은을 좋아하고 가수를 꿈꾸는 한 여학생이 주인공이며
집안에서 벌어진 답답한 일들과 친구들과의 일상을 통해
그 시기 특유의 감수성을 드러낸 작품이다
*푸른살이의 동화구연 장면
어른을 위한 동화를 쓰고 직접 구연한 푸른살이는
'푸른살이의 꽁알꼴알'이라는 인터넷방송을 직접 제작, 진행했고
이번 공연에서는 나무와 목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배우 최금례의 인형극
철거지역에 사는 한 소녀와 까만고양이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 이야기
극중에서 하얀 괴물(?)과 고양이가 나타날 때 마다
객석에서 아이들이 금례씨의 대사와 소리를 흉내내며 즐거워했다
*배우 송연수의 연극 '변태'
고기집에서 음식 나르는 일을 하다가 퇴근한 엄마가
집에서 기다리던 아이(혹은 분신?)와 대화를 나누거나
남편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극이 이어진다
대사가 진행되면서 한숨과 짜증, 분노의 감정곡선을 따라
관객들의 마음도 같이 움직였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다들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다
*각기 다른 출연자들의 공연을 이어주고 마지막에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바람의 소리'라는 캐릭터를 맡았던 가수 박향미
공연 직전 일주일동안 감기를 앓아서 노래를 하기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곰털(?)같은 의상과 피리소리가 흥미로왔고 노래도 물론 좋았다
*공연을 마무리하면서 모든 출연자들이 무대에 올라와 인사를 하고
같이 '불현듯 송'을 불렀다
이번 공연의 타이틀곡인 이 노래는 가사가 몹시 의미심장하고 재미있다
관객들은 두 시간의 힘든 여정을 따라오다가 이 대목에서 우루루 일어나
박수를 치면서 즐거워했다
나중에 사진도 몇 장 같이 올려야지
지금은 간단하게 메모만...
소극장에 저녁6시 도착
특이하게도 동사무소 4층에 위치
무대 세트와 등장인물, 진행순서에 따라 조명을 맞춰보는 중
저녁식사를 하고나서 음향관련기기들이 배치되고
10시가 되어서야 셋팅이 90%정도 완료
다들 걱정스러운 얼굴
향미는 아직 감기가 낫지 않아서 목상태가 별로다
나도 며칠동안 하루 세 번 꼬박꼬박
그 독하다는 종합감기약을 먹었더니
머리가 무겁고 사물이 명확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우욱, PD-150, 내 인생의 걸림돌
카메라를 가벼운 걸로 바꾸고 싶다
11월말에 수리하고 나서 갑자기
오디오레벨 조절이 안되더니
오늘 다시 정신차려서 해보니까 된다
왜 안됐는지 그 이유는 비밀, 쪽팔리니까...
공연실황을 촬영할 영상담당자가 따로 있었다
한시름 덜었다고나 할까
근데 음향팀에서 공연실황 오디오녹음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현재 장비의 문제로 공연에 필요한 사운드를 트는 것만 가능
음......부지런히 레벨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찍는 수 밖에...
내일(목) 오후 1시 최종리허설 약속
두번째 다큐멘터리 작업을 진행하다가
'W라는 모임을 알게 되었다
이들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고
이제 일주일 남았다
어제 저녁에 리허설을 촬영했고
아마도 30일까지는 이들과 같이 움직이게 될 듯
홈페이지를 준비중이라고 하는데
더 자세한 소식은 차차 전하기로 하고
웹 홍보물에서 퍼온 글로 그들에 대한 소개를 대신한다
* * *
W의 첫걸음마!
W가 거리를 통과해서 공간으로 들어갑니다.
가슴 떨리고 혼란스러운 혼례를 앞두고 어색한 함을 받듯이...
설레임과 두려움을 벗삼아 거리에서부터 한발한발 딛고 가다보면
어느덧 공연장 문턱을 넘어서고 있겠지 하는 맘입니다.
모두들 오랜만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린아이와 같습니다.
우리가 잘 걸을 수 있도록 동지들의 응원을 바랩니다.
아주 조금씩 준비를 했습니다.
낯선 시선으로부터 자유롭고
모든 가능성과 희망에 너그러워져서
스스로 취해가듯이
그렇게 공연을 한 잔 한 잔 마셔보렵니다.
"W"가 뭐야?
2005 겨울전람회 “W-불현듯”입니다.
개인 문화예술활동가들이 한 날 한 장소에서 각 자의 작품을 주욱 늘어놓습니다.
정윤희의 미술전시 ‘일상 공간의 신선하고 재미난 변신’
권춘희의 퍼포먼스 “파블로프의 개, 춤추다”
푸른살이의 어른을 위한 동화 “이 세상 처음 눈뜰 때 갖고 있던 그런 날개”
이란희의 영화 상영 “열 아홉, 스물”
송연수의 연극 공연 “변태 revolution"
최금예의 인형극 공연 “소녀, 이별하다”
박향미의 노래 공연 “바람의 소리를 들어라”
김하연의 무대 미술
2005년 12월 29일(목), 30일(금) 오후 7시
학산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W’란?
생산하는 “W”, 표현하는 “W”, 길을 찾는 “W”, 연대하는 “W”
W는 여자, 생산하는 자다. W는 표현의 무기이다.
마음이 기거하는 가슴, 몸을 지탱하는 엉덩이, 그리고 길을 걷는 발뒤꿈치이다.
W는 우리가 걸어왔고 걸어가고 있고 찾고 있는 길의 이미지, 형상(刑狀)이다.
W는 길을 찾는 동무들 간의 연대의 손(가락)짓이다.
‘V’자를 양 손으로 그린 후 양 검지를 붙여보시라!
‘불현듯’이란?
불이 현 듯, 불을 켜서 일어나는 것과 같이!
부처님도 이렇게 돌연, 갑자기, 문득, 별안간 깨달음을 얻으셨을까?
우리도 어느날 별안간 몸 안에서 불꽃이 튀겨 이렇게까지 되었답니다.
이 시대를 문화예술로 살아가는 까닭은?
우리들은 각 자 미술, 연극, 음악, 노동문화 등의 분야에서
진보적이고 창조적인 예술 활동을 위해 나름의 노력들을 기울여왔다.
한때는 예술 집단에서였고, 현재는 대부분 개인 작업을 하고 있으며
새로운 분야에 도전을 하고 있다.
우리들은 각 영역에서 잔뼈가 굵어진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의 여자들이다.
우리들은 지난 시절 집단에서의 갈등, 전망의 혼란, 결혼과 육아
그리고 시대의 (멈춰진 듯한 숨가쁜) 변화를 경험하였다.
우리들은 그 여정이 지속되는 현재의 시점에서
소소한 일점을 찍으며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에 대해
숙고하고 성찰하려고 한다.
우리들은 스스로를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그러하듯,
문화예술의 현장에서 가까스로 제 몸을 태우는
바람 앞의 불씨로 형상(形象)한다.
우리들은 그 불씨가 꺼지지 않기를 욕망하며
유일무이하게 그런 힘을 가진 인간의 입김을 쏘이고자
함정이 있을지도 모르는 공간으로 그들을 유혹한다.
우리들의 소박한 공연이 힘겨운 세상과 마주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작은 즐거움과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대학로에서 '소주 한 잔'이라는 공연이 있었다
그 자리에 가기 전까지는 몰랐다
비정규직과 이주노동자를 위한 콘서트였다
'돌속에갇힌말'에 음악을 맡았던 지은언니가 가자고 해서
얼떨결에 따라나선 자리였다
최근에 나는 어쩐지 쑥스러워서
집회나 토론회, 콘서트 같은 데에 참석한 적이 거의 없다
누가 같이 가자고 해도 오랫동안 망서리기만 했는데
이번에는 갔다
내가 움직였던 이유는 오로지 그 사람
'박향미' 때문이다
작년 겨울
그를 만난 적이 있다
지은언니와 그는 꽃다지에서 함께 일했던 선후배이자 친구다
그런데 그가 첫 독집앨범을 내고서 자취를 감추었다고 했다
지은언니는 그가 사라진 지 일년만에
동해에서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필요할만한 물건들을 챙겨서 차에 싣고 떠났다
그들은 서로 만나지 못하던 시간동안 일어났던 일들에 관해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고
나는 그저 옆에서 어색하게 웃고 있었다
그 여행에 내가 동행하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지만
대학로 소극장에서 노래하는 그를 다시 만나게 되자 마자
잊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그에게 빚이 있었다
그 날 동해에서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내게 시디 한장을 건네주었다
사인도 해주세요, 라고 말하자
나루 언니와 좋은 인연이 되길, 이라고 적어주었다
그리고 그 시디는
내가 영화 한 편을 간신히 편집하는 동안
든든한 응원가를 들려줬다
태어나서 가장 힘겨웠던 지난 여름
선풍기를 종일 틀어놓고 땀띠가 돋은 온몸을 긁어가며
봐도 봐도 낯선 '프리미어'와 씨름을 할 때
몇 번이나 갑자기 컴퓨터가 꺼졌을 때
하드디스크에 저장했던 파일들이 날아가 버렸을 때
나는 그의 노래를 들었다
그 노래를
눈 앞에서 생생하게
그가 직접 부르는 걸 듣고 있자니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소름이 스물스물 기어오르다가
눈물을 감출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제가 서울을 떠나 동해에 있던 2년동안
좋은 일과 안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좋은 일은...떡두꺼비같은 딸을 하나 낳았다는 것이고
안좋은 일은...그곳에서 뭔가 열심히 해보려고 하다가
오해를 받고 왕따가 되었다는 겁니다...
항상 옆에 있어서
그게 너무 당연해서
소중한 줄 몰랐던 동지들, 친구들이 제게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이 노래는 제가 저를 위해서 불렀습니다
전에는 제가 여러분에게 노래로 힘을 드렸다면
이제는 제가 여러분의 힘을 받고 싶습니다...'
그는 그렇게 말했다
어떤 모임에서 독립한다는 건
한편 기쁜 일이지만 한편 착잡한 일이다
그는 꽃다지가 고향이고 거기서 행복했겠지만
아름답지 않은 추억들도 많을 것이고
우여곡절끝에 독집앨범을 만들었을 것이다
힘들게 만든 앨범을 제대로 홍보해보지도 못하고
혼자 객지로 떠나 혼자 아이를 낳아야 했던 일도,
그 아이와 함께 그 곳에서 투쟁현장을 찾아 노래를 하고
노래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다가
상처만 안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게 된 과정도,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으리라
그런 그가 허리까지 닿는 치렁치렁한 머리를 휘날리며
다시 무대에 섰다는 것이
그리하여 환하게 웃는 얼굴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
감동이었다
당신은 그의 노래를 들어보았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주저앉지마라'
혹시 그 노래를 구할 수 있다면 덧글 달아주세요
그리고 멋진 가수 박향미의 노래를 꼭 들어보세요
그의 목소리에는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삶의 그늘과 그 그늘을 지워내는 시퍼런 의지가 담겨있습니다
당신도 분명 가슴이 두근거릴걸요
* 이 글을 작성한 뒤로 [우리의 노래를 들어라]를 기획했습니다
관련된 다른 글들과 작업과정은 또 다른 블로그에 옮겼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