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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지지] 에 관련된 글.

 

*전문 링크 - 더 이상 틈새의자유에 만족할 수 없다
 
                                                                                  2008년 4월 29일 화요일 

- 인권영화제가 거리 상영을 선택한 이유

 

                                                                                  김일숙(인권영화제 활동가)

 

사전검열제가 엄존했던 1996년, 인권영화제는 표현의 자유를 기치로 닻을 올렸다. 대학가 상영관을 찾아 상영하고, 이적표현물을 상영했다는 이유로 대표가 구속되었을 때는 거리로 나앉기도 했다. 그런 뒤에 영화진흥법이 재개정되어 형식상 사전검열제는 폐지되었고, 인권영화제도 2001년부터는 영화상영관으로 옮길 수 있었다.

 

13년째, 12회를 맞는 인권영화제는 올해 다시 거리에 선다. 지난 12년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전 검열을 거부해왔던 인권영화제는 현행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영비법)’이 허용하는 작은 틈새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현재 심의제도 자체가 표현의 자유에 어긋남을 알리고,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영비법 개정 운동을 하려고 한다. 우리가 보기에 국민의 ‘문화생활 향상’과 ‘영상물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비법에는 여전히 검열과 규제의 잔재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현행 영비법에 따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모든 영화는 상영등급을 분류 받아야 한다(29조 1항). 인권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영화가 아니므로 법해석에 따라 등급분류를 받을 의무는 없다. 그러나 ‘누구든지’ 상영등급을 분류 받지 아니한 영화를 상영하여서는 아니 된다(29조 3항)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벌칙을 가하도록 정하고 있다(94조). 결국 무료로 상영하여도, 영상등급을 분류 받지 않은 인권영화제는 대관을 허용하는 영화 상영관을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독립영화 또는 예술영화 전용관들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런 현실은 ‘국가’가 인권영화제 개막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상영관의 ‘영업 정지’나 ‘등록 취소’라는 행정처분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사전 검열의 잔재가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영비법은 등급 심의를 받지 않는 영화에 관해 일부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29조 1항). 대가를 받지 않고 상영하는 단편‧소형 영화,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추천을 받은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문화관광부 장관이 등급분류가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하는 영화가 그것이다. 이러한 예외조항은 사실상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고, 문화적 권리 향유를 위한 문화 공공성을 보장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부 예외 조항으로 문화 창작자와 수용자에게 틈새에서 소통하도록 할 것이 아니라, 문화향유자들이 서로 자유롭게 만나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도록 큰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등급분류는 문화적 생산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문화향유권을 보호하고, 사회공공성을 지키는 것이 목적이다. 따라서 거대한 영상산업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관객들을 위해 문화생산물에 대한 충분한 사전 정보를 기술하여 수용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 시장성과 관계없는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 실험적으로 제작되는 창작물, 특정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상물에 대해서는 등급분류를 면제해야 한다. 그것은 ‘문화 다양성’ 보장과 ‘문화의 질적 향상’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관객의 볼 권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현행 영비법의 등급심의제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주장의 근거 중에 하나로 ‘청소년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아마도 그것은 청소년들이 무방비 상태로 사회에 노출될 때의 위험성을 경계하는 것일텐데, 지금 현실에서 영비법의 심의제도를 통해서 ‘청소년의 보호’에 악영향을 미칠 영상물들을 골라낼 수 있을까? 이미 현실에서 청소년들은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서든, 다른 매체를 통해서든 자신들이 원하는 영상물에 쉽게 접근하고 있다. 영화와 사회를 연관시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작업이나, 그럴 듯 해 보이는 통념들도 실재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에 쏟아지는 모든 영상물에 대한 규제와 통제를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불가능한 것을 하려 할 때 강제성을 띠게 마련이다. 아무리 민간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진행하고 그 절차가 형식적인 수준이라 할지라도, 그 심의정책이 강제적이고 일률적이라면 검열의 성격을 벗지는 못할 것이다. 문화 다양성 안에서 토론과 합의를 통해 다원주의를 받아들이는 것, 그 속에서 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를 추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이것이 바로 문화 다양성과 사회공공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12회 인권영화제는 오는 5월 30일, 아직은 어느 거리일지 모르는 ‘어떤’ 장소에서 개막한다. 거리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워온 인권영화제의 의미를 직접 관객과 만나 공감하려고 한다. ‘사회공공성’과 ‘문화적 권리’의 확대라는 관점에서 구체적인 분석과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작업은 인권영화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권영화제는 수년간 심의 정책의 개선을 위해 싸워온 문화운동가, 영화인, 문화 민주주의 안에서 자유를 찾는 일반 시민들과 함께 ‘표현의 자유 확대를 위한 영비법 개정 공동행동(가칭)’을 꾸려서 이런 일을 해나갈 것이다. 끝까지 ‘표현의 자유’를 향한 열망을 포기하지 않는 개인과 단체의 지지가 이어지길 바란다. <끝>

 

*문단나누기, 밑줄과 굵은 글씨로 강조하기 등은 본문을 퍼온 뒤에 제가 했습니다.

 


계속 지지합니다.

 

4월 18일,

관련포스팅을 하고 나서 인권영화제 홈페이지를 수시로 확인했다

현재 상황에 대한 간단한 공지사항이라도 올라오기를 간절히 바랬고

일부 언론에서 다룬 기사 내용으로 인해 오해가 번지고 있는 지점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사실을 밝혀주었으면 싶었다

그리고 인권영화제가 12회를 맞이하기까지 해마다 작품을 상영했던

여러 감독들의 다양한 의견도 기다렸다.

오늘(5월 3일) 윗글을 발견하기까지 보름,

사람들은 말하기보다 침묵을 택하고 있다는 걸 알았고 

극장 혹은 영화제작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보다 관객들,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더 많이 걱정하고 발언하는 것을 목격했다

참 답답했다

그리고 결국 인권영화제는 거리상영을 결정했다

한국에서 독립영화를 단 한 편이라도 만들었던 사람이라면

독립영화를 단 한 편이라도 찾아가서 봤던 사람이라면

아니, 굳이 한국이 아니라도, 굳이 독립영화가 아니라도

'국가'라는 틀 내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모두

이 상황에 대해 책임이 있다

물론 짧은 포스팅 하나 달랑 올려놓고 기다리기만 한 나도

그 책임으로부터 조금도 자유롭지 않다

 

무엇이 검열인지,

인권영화제의 결정이 과연 옳은지

이들을 지지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각자 스스로 판단하겠지만

자신이 가진 책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008/05/03 13:25 2008/05/03 1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