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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3/28
    '초록'은 그저 색깔일뿐인가
    평발
  2. 2008/03/20
    조잡하고, 유치하고, 명청하긴
    평발
  3. 2008/03/13
    '참세상' 기사를 보다
    평발
  4. 2008/03/12
    우경화, 우경화, 우경화
    평발
  5. 2008/03/10
    가방 끈이 긴게 뭐!!
    평발
  6. 2008/02/21
    이른바 '백의종군' 주장에 대해
    평발

'초록'은 그저 색깔일뿐인가

* 민중언론 참세상[“‘작가주의 초록’과 단절..연대?통합 적극 고려”] 에 관련된 글.

 

 

환경주의나 환경운동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환경운동도 환경주의 운동도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내가 지지하는 진보신당은 녹색후보를 내놓지 못했다고 핀잔을 듣고, <참세상>에서는 초록정치연대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싣고 있다.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상종가를 치고 있는 희귀한 상징재라고나 할까.

위의 기사를 보면서,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하나는 '초록'이나 '녹색' 영역에 대해 내부로 향하는 시선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다음은 초록의 가치가 과연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아우를 수 있는가라는 점이다.

 

앞의 것은 운동권내에서 초록이나 녹색이 지니고 있는 기득권에 대한 문제제기고 뒤의 것은 초록의 정치화와 관계된다.

 

아주 짧은 생각이지만, 위의 두가지 질문을 가지고 인터뷰를 차분차분 뜯어보려 한다. (605)



우선, 시작부터 보자. 댓글로 말이 많은 기자답게 질문도 상당히 정치적이다.

 

이를테면 이런 질문. 

한국사회당과의 초록정치위와 진보신당과의 초록네트워크는 위상에 어떤 차이가 있나. 초록정치연대는 진보신당보다 한국사회당에 더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질문이다. 뭐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기자는 사람아닌가? 그런데 이건 유도질문 아닌가? 어쨋든 이에 대해 답을 하면서,

한국사회당은 쉽게 말해 소수자고 약자다. 진보정치 진영 내에서 민주노동당이 주류로 자리매김하면서, 이들은 비주류로서 설움을 많이 겪었지만 그 과정에서 진보가 뭔지, 사회주의가 뭔지 모색하고 성찰할 시간을 많이 가졌다고 본다.

 

라고 언급하고 있다. 아니 언제부터 소수자나 약자의 개념이 상대적이고 미시적으로 바뀌어 버리고 말았나? 우리집안에선 나혼자 남자니까 난 소수자고, 사무실 남자들 중에선 힘이 가장 약하니깐 난 약자인가? 

아니 정치적으로 볼 때에도, 그럼 친박연대는 소수자이고 약자인가? 이것 너무 우스운 코미디 논법아닌가? 그냥 정책면에서 건강하고 함께 할 만하다고 말하면 되지, 약자여서 소수자여서 생각이 건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너무 '도인' 흉내로 보인다.

어쨌든 지나가자. 아직 본론이 아니다. 초록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는 부분은 다음부분이다.

초록은 노자대립이 우리 사회 핵심적인 모순이라 보지 않는다. 노자대립도 우리가 안고 있는 주요 모순 중 하나지만 환경 위협도 우리가 안고 있는 전선 중 하나다.

노자대립을 제일 모순으로 보는 사람에게는 우리가 전혀 함께 할 수 없는 세력과 연대하려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세상이 변했다. 진보가 해결해주길 바라는 국민의 메시지는 노자 문제로 용해시킬 수 있는 차원이 아니다.

 

그런가? 나도 노자갈등이 모든 문제를 덮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답변자는 너무 나이브하다는 인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노자갈등 혹은 계급갈등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내재적이다. 이는 모든 문제가 노자갈등을 해결할 때 해소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문제자체가 그렇게 직조되어 있다는 의미다. 이는 초록의 문제라 해도 다르지 않다. 개발이데올로기는 바로 자본주의적 모순에 기대고 있지 않나? 이도 아니라면, 우린 채렵사회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난 이런 초록의 정신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금, 한국지형에서의 초록이 가지는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초록이 지나치게 현실정치에 빨려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위원장 직위를 떠나 초록정치연대의 한 활동가로서 전 찬성하지 않는다. 진보의 재구성을 요구받는 것은 진보가 우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국민에게 현실적인 대안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그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초록 정치에 대한 재모색이 필요하다. 반성 중 한 가지는 기존 초록이 ‘작가주의 초록’이었다는 데 있다. 초록에게 이론적 정합성은 있지만 국민들의 현실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었다. 우리는 그에 대한 모색을 해야 한다. 

 현실 정치에 귀 닫고 우리 내부만 바라보고 정치를 할 수 없다. 진보 내 다양한 정치 세력과 부딪치고 토론하며 적어도 2년 내, 2010년 안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기회로서 ‘진보의 재구성’이 떠오른 것인데 우리 정치만 한다는 것은 한가한 발상이다. 주요섭 전 집행위원은 초록이 기존 진보와 차별화된 ‘등대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에 반대한다.

 

 흥미로운 것은 인터뷰 내내, 환경운동연합이든 녹색연합이든 시민사회영역을 넘어 사회적인 녹색의제에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세력에 대한 평가가 부재하다는 것이다. 무조건 초록의 가치가 중요하고, 자신들은 그것을 해결한 해법을 가지고 있다는 자기 최면식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그럼, 묻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인촌 장관은 10년도 넘게 환경단체에서 활동해왔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초록의 가치와 당신들의 가치는 다른가?

 

이미 대자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환경재단의 문제에 대해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회에서 초록의 의제만 퍼뜨릴 수 있으면 도구와 과정은 어찌해도 상관이 없는가?

 

참 답답하다. 구의원까지 해봤다는 사람이 이렇게까지 보고싶은 것만 보는 정치비젼을 가질 수 있는가?

 

난 진보신당 당원으로서, 모든 정책에 녹색이 녹아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빨간색과 녹색은 따로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공동체는 중요하지만, 그것을 옭죄고 있는 국가의 문제에 눈을 감는다면 정치적 무능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초록정치연대는 제갈길을 갔으면 한다. 참, '영성'에 기대는 '그노시시즘'은 좀 버리면 안되나? 그러다 초록교단이 만들어질까 두렵다.

 

참, 구태여 구분하지 않았는데 앞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

 

1, 초록 내부로 향하는 시선이 없다. - 맞다.

2. 초록의 정치적 스펙트럼은 넓을 수 있나 - 그렇다

 

난 위의 답안지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초록정치연대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 메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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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잡하고, 유치하고, 명청하긴


<또한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이날 다시 '종북주의' 문제를 꺼내들어 진보신당을 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민노당에 종북이미지라는 낡은 이데올로기를 덧씌우고, 종북주의 청산을 최우선 명분으로 내세우고 출발한 진보신당은 21세기 새로운 진보가치와 관련해 '반북 평화의 입장으로 한반도에 신냉전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인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아가 반북을 중심으로 해서 '이명박정부, 한나라당, 보수언론, 진보신당을 중심으로 하는 삼각정치동맹을 자신의 정치적 생존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해명도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진보신당을 겨냥해 "민노당을 낡은 진보, 구석기 진보라고 애써 부정하며 깎아 내림으로써 자신을 높이려는 정치세력의 악의적인 정치공세와 악선전에 대해 저희는 단호하고 강력하게 경고한다"면서 "저강도 네거티브 정치공세를 즉각 중단해 달라"고 말했다.>(프레시안 기사 중)

헉헉... 이 기사 보면서 웃다가 숨넘어가 죽는 줄 알았다. 이제 민주노동당은 코미디당으로 변신 중인가? 박종흡이라는 민중언론계 CEO라는 사람이, 자신의 입으로 '종북주의라는 낡은 이데올로기를 덧씌우고'라고 말하다니... .

일단 일보 전진한 셈이네. 종북주의가 낡은 이데올로기라는 것은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반북 평화가 남북분단체제를 도외시한다고? 하하하하 이 사람 되게 웃기네.

정확하게 하면, 반김정일체제가 맞지. 박 대변인이 보기엔 김정일체제가 부시체제보다 나쁘게 보이겠지만, 내가 볼 땐 거기서 거기거든. 웃기잖아? 그래서 조중동, 이명박이랑 진보신당이 삼각동맹이라고? 하하하하

그러면 민주노동당은 김정일과 이인삼각놀이 하고 있는건가?

저강도 네거티브 정치공세라.. 하하하하. 그렇게 핏대 세울 대상이 없어 진보신당보고 뭐란다. 흐흐.

그런데 진짜 코미디가 뭐냐하면, 이런 논평이 진보세력의 연합을 주장하는 혁신안 발표와 함께 제출되었단 거야. 하하하. 종북주의 청산없는 진보대연합이라니,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는 건가? 아님 무생각, 무개념의 바보들인가?

오히려 대외적 정세를 이유로 스스로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는 이들이 진보정당일 수 있을까 궁금하다. 

에휴 바보들과 말을 섞으면 같이 바보가 된다. 그냥 무시하자. 내가 그런 정당의 창당발기인이었다니... . 자식한테는 두고두고 비밀로 할 일이다.

북한식 사회주의에 대해 'NO'해야 한다. 그리고 김정일 독재체제에 'NO'해야 한다. 그런 야만적 정권의 존재가 단지 미국이라는 또 다른 야만 때문에 정당화가 되어야 한다면, 우리 스스로 야만적이 되어야 할 이유는 수만가지가 넘을 것이다.

오히려 통일운동에 발목을 잡고 있는 세력이 어디인지 분명히 밝혀질 것이다. 국가보안법 위반을 무슨 훈장따듯이 거들먹 거리는 치들이 단 한명이라도 있는 한,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당이다.

참, 다른 이야기지만, 박종흡씨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나 제대로 내라. 정기구독자가 우스워 보이나? 도대체 제대로 나온 적이 없다. 무슨 월간지가 끄떡하면 3개월치 합본해서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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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기사를 보다

내가 진보넷으로 이사오고 나서 가끔 참세상에 들어가 보거든.

나름 트랙백 기능도 재미있고 해서 말이야. 그리고 민중의 헛소리같은 우파찌라시는 거슬리고 레디앙 같은 좌파찌라시는 민망하고... 뭐, 원래 내가 성격이 삐뚤어져서 말이지.

 

그런데, 참세상은 보면 볼수록 모종의 정파소식지 같은 생각이 든다 말이야. 혹시 '참세상파'가 있는 걸까?

며칠전에 트랙백을 했던 한국인권연구소라는 데의 논평에서 부터, 오늘 참세상 대문짝에 걸린 기사까지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뭘까 싶어...

 

뭐 기본적으론 민주노동당에 대해 싸늘했던 것 같고 노동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나오는 기사들은 이렇게 읽힐 수도 있고, 저렇게 읽힐 수도 있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다 말야..

 

나도 기껏해야 학교에서지만, 신문쟁이를 해보았던 경험에 비추어보면 '편집'의 묘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할까. 종이신문도 그렇지만, 인터넷신문도 지면 배치가 곧 해당 언론사의 주장인 셈이잖아.

 

그런데 오늘 참세상을 보니, 완전 민주노총 주장을 받아먹고 결국은 민주노동당의 입장을 두둔하는 것으로 읽힌다 말이야. 그냥 상식적인 수준에서 보면, 진보신당 김빼기 정도?

 

그래서 아침부터 생각이 드네. '뭐 이해? 도대체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에서 부터 다른 기사를 훝어 보고는 '도대체 이 놈의 참세상은 색깔이 뭐야?'하다가, 워낙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이 보이길래 '운동권 소식지인가?'정도로 정리되더라구.

 

혹시 참세상 사람들이 보게될까? 그럼, 참세상이란 이런 곳이요, 라고 가르쳐주길. 그리고 뭘 어쩌자는 건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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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화, 우경화, 우경화

* 민중언론 참세상[[정세칼럼] '진보'의 리트머스시험지, 진보신당과 사회주의정당] 에 관련된 글.

한국인권뉴스 대표라는 사람의 소위 '정세칼럼'을 보면서 한 마디는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우경화라는 말과 머리띠에 대한 것이다.

 

우선, 우경화라는 것에 대해.

 

노심당으로 간다고 우경화라고 주장한다면, 역사적으로 진정한 사회주의정당은 없었던 셈이다. 특정한 인물이 부각되지 않고 정당자체로 평가받은 사례가 과연 있었는가? 만약 필자가 그것을 알려주면 고맙겠다.

그런데 문제는 더 심각한데 있다. 일종의 비평의 딜레마라는 점인데, 특정 현상에 대한 비평은 보는 맥락에 따라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이다.

 

보자. 민주노동당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진보신당의 생존여부는 결국 이번 총선이다. 이번 총선에서 유의미한 성과 -단 1석의 국회의석 획득이라도 -를 내지 못한다면, 진보신당의 실험은 실패했다는 논평이 줄을 이을 것이 불보듯 뻔하다. 과연 이런 논평에서 필자는 자유로울까?

 

우경화라는 것은, 정치적 이념의 기준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간이 있어야 우와 좌가 있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게 개인적인 신념의 수준과 제도정치에 대한 개입을 염두에 둔 정당운동의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 요즘에도 청와대에 깃발만 꽂으면 사회주의혁명이 달성된다고 믿는 낭만적 좌파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에 존재하는 흐름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왼쪽에 놓고 다른 쪽을 우경화되었다고 비판하는 것 만큼 편안한 포지션이 있을까 싶다.

 

그렇다면, 왜 수많은 사회주의당의 실험이 우리 역사에서 실패했는지 설명되어야 한다. 나는 비평가의 기본 소양은 정세적 판단이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현존하는 정치세력간의 싸움인 국회의원선거라는 국면에서 우경화하는 딱지를 붙임으로서 필자가 얻을 것은 자그마한 자기위안 정도가 아닌가 싶다.

 

이는 자연스럽게 머리띠의 문제와 연결된다.

 

머리띠와 투쟁조끼를 입지 않으면, 투쟁심이 없는 것인가? 이거야 말로 좌익소아병을 넘어선 불신화아닌가?

울산에서는 같은 투쟁조끼가 권력의 상징이 되고 있으며, 서울광장에 모인 김홍도와 그 무리들도 '구국기도회'하면서 머리띠를 묶지 않나?

 

물론 필자가 머리띠 자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망가 중심당을 우려하는 것이리라. 그런 연장선상에서 머리띠나 투쟁조끼가 부끄럽냐? 고 일갈하고 싶은 심정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건 순전히 오버다. 정치공간에서, 그것도 제도정치의 개입을 수단으로 삼는 제도정당에서 청바지 입고 투쟁하는 것은 정세적 판단이지 이념 변화의 증거라 몰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수준이라면 평생 개량한복을 입고다니는 사람만이 민족주의자라는 것인가?

 

비평의 미덕은, 한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데에 있지 주저앉히는데 있지 않다. 그런 점에서 진보신당을 사회주의정당과 비교하는 것은 '조크'성 발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동아리 수준을 벗어난 사회주의정당이 있기는 한 것인가? 제도를 통한 방법이 아니면, 그들이 무장혁명이라도 할 것이라 말인가?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절반 가까운 국민들은 무지몽매한 자가 아니면, 숙청대상인가?

 

도대체, 어떤 정세에 대한 글인지는 모르겠지만 비평의 미덕을 한 참 벗어난 글을 보는 것 만큼 고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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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끈이 긴게 뭐!!

신문을 보다가 진보신당-민노당 기사가 났길래 쓱 훝어 보는데, 천영세 대표가 한 말이 눈에 쏙 들어오더군. 진보신당을 겨냥해 '가방 끈이 길고 골방에서 책만 읽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쓴 것인데..

 

난 대학원 석사 공부를 마쳤다. 고로 가방끈이 긴 사람이라는 표현에 들어갈 것이다. 그런데 골방에서 책만 읽었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왜냐? 일단 천 대표의 말은 논리적 모순이 있다.

 

가방 끈이 길다는 명제와

골방에서 책만 읽는 사람이라는 명제는 등가가 아니다. 엄연히 다른 가치를 담고 있는 말이다.

 

그런데, 천대표는 이 둘을 교묘히 섞어서 가방 끈이 길면 -> 골방에서 책만 읽은 사람 이라는 등식을 만들어 냈다. 아하하. 그런데, 주지할 사실. 사실 천대표도 고려대 사회학과 대학원 출신이라는 것.

 

결국, 제 얼굴을 침뱉기 정도라 볼 수 있겠다. 거참, 참모들의 머리쓰는 수준이 고까워 죽겠다.

 

개인적으로 지난 연말에서 올해 초까지 민노당 게시판에서 소위 '개싸움'을 하면서, 제발 '공부 좀 하라'고 말한 적 있다. 자기의 주관적 세계가 진리인 줄 알고 있는 사람들, 자신이 하는 운동만이 제대로된 헌신으로 아는 사람들, 자신들이 '민중'이라 지칭하는 사람들만 민중으로 아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학습 좀 하라고 다그쳤다.

 

좌파의 역사는 이론의 갱신으로 이루어졌다. 그람시의 표현에 따르자면, 개개의 국면은 그것을 이해하는 국면적 이해방식을 요청한다. 이런 방식에 '개량'이란 주홍글씨를 새기고 아주 쉽게 반통일 세력으로 몰아붙이는 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갱신이 없는 이론이었다고 생각한다.

 

민노당의 분열을 미제국주의의 공작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철썩같이 믿고 성명으로 발표하는 요상스런 집단이나, 그런 논리 구조를 그대로 가져와 논쟁의 질을 떨어뜨리는 무뇌아들 보다는 가방 끈이 긴게 무어 대수인가.

 

골방에서 조차 좀처럼 책을 읽지 않는 자들이 정당운동을 하겠다고 설치는 것은,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마루타 실험을 하겠다는 오만의 발로다. 최소한의 사고실험을 거치지 않은 공약을 들고 나올 셈인가?

 

천 대표의 말을 곱씹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이렇다. 역시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는 희대의 말장난은 그냥 나온게 아니라고 말이다.

 

제발 공부 좀 하시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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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백의종군' 주장에 대해

심상정, 노회찬 의원에 대해, 그리고 최근의 단병호 의원에 대한 훈수가 줄을 잇고 있는 모양이다.

 

우스운 것은 대부분의 훈수가 '고언'이라는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이런 저런 말들로 '백의종군'을 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우스운가?

 

첫째. 고언이란, 같이 하는 자가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충고와 고언의 사전적 의미는 다르다. 그 다름의 핵심에는 말하는 자의 위치에 있다. 즉, 말의 대상이 서있는 자리와 말하는 자가 같은 자리에 서 있느냐 혹은 다른 자리에 서 있느냐로 구분된다. 그런 점에서 같이 하지도 않으면서 고언이랍시고 지껄이는 말들은 짜증난다. 일종의 같은 판에 있지 않냐고?

 

그렇게는 연결되겠다. 그렇다면, 그런 고언과 연결되는 백의종군의 내용을 보자. 백의종군의 유명한 사례로는 이순신의 것과 근래에 박근혜의 것이 있겠다. 이 둘의 백의종군이 가지는 특징은 '신분보장'이다, 이순신의 경우에는 정치적 백의종군에 가까웠다. 당시 조정 내부에서는 유성룡 등 이순신의 중용을 위해 몸을 던지 이들이 있었다. 박근혜의 경우, 더 말할 것이 무엇인가.

 

노회찬, 심상정, 단병호에 대해 백의종군을 이야기하는 하는 것은 쉽다. 일순간 그렇게 말하는 자는 순결한 도덕성의 화신이 되어 버리고, 예의 백의종군을 하지않는 이들은 한 줌 권력의 아집에 사로잡힌 이가 되어버린다. 얼마나 확실한 선인가?

 

하지만 나는 반대다. 여기서 백의종군은 알량한 전략가들의 자기만족에 다름아니다. 내가 정치가로 이 세명을 여전히 신뢰하는 것은 스스로 정치의 바닥에서 몸을 망칠 각오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지방의원의 임금이 노조 전임자의 임금보다 적다는 이유로 선거에 나서지 않는 소위, 노동 활동가들을 보면서 짜증에 앞서 연민이 느껴졌었다. 그럼에도 이런 자들은 나름 노동현장에 복무한다는 위치만으로 아무 말이나 해도 괜잖은 것인가?

 

노동정치는 노동자 정치와 다르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노동자 정치인 만들기와 다르다. 상식아닌가.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의 장에서 좀더 영약해지는 것이다. 정치에서는 인파이터만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노회찬, 심상정, 단병호는 안에서 싸우는 사람이다. 필요하다면, 전 국회의원의 상징을 이용하고 언론플레이를 열심히 해주길 빈다.

 

누구는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순수한 것에 집착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글쎄,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세상의 때에 더렵혀 있다. 그것이 정상아닐까.

 

노회찬, 심상정, 단병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주저앉히기 위해 노력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게 맞다. 그들이 지난 4년간의 정치적 자산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용인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전체의 것으로 전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별개다.

 

때 아닌 훈수쟁이들과, 고고한 척하는 이야기들이 판을 치는데 우스운 일이다. 무슨무슨 파라는 이유로 칼을 휘두르고, 사민주의-의회주의라는 말로 깔아뭉게는 초딩 수준의 말들이다. 아무리 싸움을 못해도 링안에서 싸우는 선수에게 욕을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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