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9시에 일어났다. 어제 밤에 온 한 남자와 얘기를 했다. 흰피부에 회사원타입이다. 방콕에 너무 오래있었다. 1층에서 주인에게 파타야 어떠냐고 물어보니 그냥 색스와 환락의 도시란다. 수영할 생각은 말란다. 그래 그냥 네팔로 가자. 밥 먹으러 나오는데 아까 대화한 한국남자가 뭘 물어본다. 같이 밥을 먹기로 했다. 나이는 마흔이란다. 앤지니어란다. 무슨 프로잭트를 마치고 도망쳐 나왔단다. 광양여자도 그렇고 나이 좀 있고 직장있는 사람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국에서 도망친다는 표현을 써야 여행을 할 수 있다는게 좀 그렇다. 한 2주 정도 시간이 있단다. 즐겨가는 공원안 노천식당으로 갔다.  식사를 같이 하고 그는 숙소로 들어가고 나는 여분 건전지를 챙겨서 짜뚜작 가는 3번 버스를 탔다.

 

2.

어제 하루 보아두었으니 오늘은 슬렁슬렁 봐도 된다. 딸기와 오랜지주스와 볶음면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시장 풍경들을 디카에 담았다. 여긴 예전 황학동과 같은 정통 벼룩시장은 아니다. 버스 오다가 본 길거리에 늘어선 좌판이 벼룩시장이다. 거기로 가자. 벼룩시장 느낌은 나는데 살 것이 없으니 흥이 좀 안난다. 좌판이 끝나는 데서 건너편으로 큰 할인매장이 있다.

런닝 하나와 과일주스와 새우깡을 샀다. 2층 식당가에서 순대 비슷한 것을 먹었다. 나와서 정류장에서 3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안온다. 한 4-50분 버스들을 쳐다보는데 526번 버스에 카오산 표시가 작게 되어있다. 저 버스를 타야 겠다. 에어컨 버스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버스도 있다. 카오산에 도착해서 피씨방에서 두시간 동안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저쪽 골목에 다섯장 사면 한 장 더 끼워주는 음악CD 파는곳에서 cd 열 세장을 샀다. 한 장은 덤으로 얻었다.

 

3.

숙소에 돌아오니 아침에 만났던 앤지니어와 한 허우대 하는 친구가 대화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친구 에베레스트 트레킹 갔다 오는 길이란다. 나이는 스물아홉인데 경기도 쪽에서 도자기를 굽고 있단다. 내가 맥주를 산다고 했다. 1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친구의 무용담을 경청했다. 2월에 다녀온 것인데 겨울 트레킹을 한 것이다. 자기는 20키로를 매고 보통 비행기로 가는 지리에서 루클라 까지 걸어갔는데 너무 힘들어서 나 한테는 말리고 싶다. 어떤 날은 숙소를 못 찾아 밤 9시까지 헤메다가 겨우 문을 두드려서 잘 수 있었다. 고쿄 피크의 한 코스는 정말 발 하나 겨우 뻗을 정도 만 폭이 있고 옆은 낭떠러지다. 그 코스에선가 눈이 쌓이던 때 숙소 사람에게 내가 혹시 안 오면 찾아봐달라라고 말하고 길을 나서다 목까지 눈에 갖혀있다 그 사람에게 구출되어 손 껍데기를 두 번을 벗기고 처방을 해서 손가락 자르기 직전까지 갔던 것을 겨우 치료했다. 올라갈때 마다 풍광이 달라진다... . 등등

 

4.

그래 이 친구의 말을 믿어보자. 이 친구 덕분에 설레임이 생겼다. 여행에도 리듬이 있다. 앙크로와트가 좋았다면 지금 방콕은 무미건조하고 최악의 인간형과도 마주쳤다. 다음 여행지인 네팔을 좀 기운을 높여보자. 히말라야에 대한 설레임을 증폭시켜보자.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히말라아. 에베레스트... . 창 브랜드 맥주 큰거 두 병을 먹었다. 그 친구는 한 잔을 먹고 내가 나머지를 다 먹었다. 오늘은 잠이 잘 오겠지.

 

 

* 050306(일) 여행 101일차

(잠) 도미토리 선풍기룸 1750원 (70바트)
(식사) 점심 해물볶음면  875원 (35바트)

(이동) 버스2번 450원 (18바트)
(간식) 딸기 500원 (20바트)

          오랜지주스 500원 (20바트)

        볶음면 250원 (10바트)
         아이스크림 250원 (10바트)

         과일믹스주스팩3개, 새우깡, 물 750원 (30바트)

         순대비슷한거 500원 (20바트)

         터키식 캐밥 1250원 (50바트)

          창 맥주 큰병 2개 2500원 (100바트)

(기타) 런닝 한 장 2125원 (85바트)

         CD음반 13장 25000원 (1000바트)

         피씨방  1500원 (60바트)


...................................... 총 38,200원

 

 

 

 


이 사진은 어제 국립도서관 입구를 찍은 것이다. 방콕에는 한국이라면 불가능한 장소에서 낮잠을 즐기는 개들이 정말 많다. 사람들은 공손히 피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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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4 21:30 2005/04/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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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양이
    2005/04/24 22:26 Delete Reply Permalink

    신문지 깔고 노는 모습이 우리랑 비슷하구만. 어제 수락산 갔는데 하늘 색깔이 비슷하군요. 같은 하늘이 도는 거니까-아니 지구가 도니- 같을 수도 있겠죠. ㅋㅋ 나도 에베레스트 트렉킹 꼭 한번 할랍니다. 호연지기가 길러지겠군요. 계속 부럽다. 파타야는 볼 것 없슴다. 안 가시길 잘했음. 계속 건강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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