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어나 음악을 들었다. 씨디가 많아져 선택의 폭이 넓어지니 좋다. 비폭력적인 얼굴의 앤지니어가 누가 방콕에선 꼭 무예타이 경기장 가 봐야 한다고 그랬단다. 오늘 같이 가잔다. 처음에 좀 망설였다. 내가 격투를 싫어하는 평화주의자라서가 아니라 이미 다음의 이종격투기 카페에 가입해서 까다로운 정회원 승급심사도 받고 정회원 만 볼 수 있는 고화질 동영상 파일로 미국의 UFC 일본의 K-1,Pride를 볼 만큼 본 지라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아서였다. 효도르, 크로캅, 실바, 노게이라, 퀸톤잭슨... . 이런건 왜이리 기억을 잘하나? 10대때 영어공부는 하기 싫어도 좋아하는 음악그룹의 역사와 맴버 이름은 그냥 외워졌던 것이 생각난다. 금방 생각을 고쳐 먹었다. 기회가 있을때 봐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국에서 미술을 하다 향후전망을 고민하면서 여행온 남자도 합류하기로 했다. 씨암스퀘어에서 좀 더 가면 공원이 나오고 그 옆에 경기장이 있단다. 공원 동상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2.

네팔 카트만두 행 비행기표를 끊자. 저번에 가봤던 여행사에 다시가서 비행기표를 끊었다. 6775바트다. 17만원돈이다. 방글라데시 항공인데 다카에서 하루 숙박하고 식사제공하는 조건이다. 시간도 많은데 공짜로 방글라데시도 보고 나쁠 것은 없다. 인터넷을 한시간하고 먼저 조금 일찍 공원으로 움직였다. 한가로운 공원이다. 여기저기 서양인들이 자리를 펴놓고 널부러져 있다. 웃통을 벗고 있거나 수영복 차림은 아니다. 한 밴치에 않아 음악을 듣고 호수를 쳐다보았다. 약속시간이 거진 되어간다. 공원을 조금 돌다가 약속장소인 동상앞으로 갔다. 앤지니어가 저기서 온다. 그런데 시합장소가 여기가 아니란다. 두 군데 경기장에서 경기가 번갈아 열리는 데 저쪽이란다.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쪽으로 가야한다. 버스가 안 온다.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는 용케도 교통혼잡지역을 피해 경기장 앞에 도착했다.

 

3.

경기장 앞은 혼잡하다. 경기 직전의 분위기가 좀 느껴진다. 외국인 입장료가 상당하다. 1등석 1400바트, 2등석 1000바트, 3등석 500바트다. 3등석을 끊자고 했다. 분위기가 중요한 것 아닌가? 물론 링 사이드에서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를 함께 호홉하면서 보면 더 좋긴 하겠지만... . 경기장 옆 간이 식당에서 꼬치를 먹었다. 오랜지 주스를 사고 티켓을 끊고 들어갔다. 3등석은 생각보다 볼 만하다.   

 

4.

처음에 왜 한 사람이 저쪽으로 가라는 지 이유를 알았다. 관중석의 반은 돈을 거는 사람들이고 반은 그냥 보는 사람들이다. 경마장과 비슷하게 저쪽 반은 사람들이 서서 보고 꽉꽉 들어

찬다. 경기는 2분 5회전이다. 1회전은 마치 경마장에서 조그만 트랙에 말들 구경시키듯이 몸놀림만 보여준다. 1회전이 끝나고 쉬는 시간에 중간 중간 진행자들이 돈 거는 걸 접수한다. 어떻게 그 순간 얼마를 걸었는지 손짓 하나로 기억할 수 있을까? 돈의 힘인가?

 

5.

왜 경마장에서 마지막 바퀴에 말들이 커브를 돌아들어올때 돈 건 모든 사람들이 저절로 일어나 몸에 힘을 주는 그런거 여기도 있다. 자기가 돈을 건 선수가 킥을 한 번하고 주먹을 날릴때 마다 으씨하는 수백의 기합들이 매아리친다. 이거 재미있다. 9시 반까지 한 두어시간 보고 나왔다. 역시 중량급 경기가 KO도 나온다. 걸어 돌아왔다. 숙소 근처 카페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하다 앤지니어와 쌀국수 먹고 숙소로 들어갔다.

 

 

* 050307(월) 여행 102일차

(잠) 도미토리 선풍기룸 1750원 (70바트)
(식사) 아침 찰밥 매운국수 750원 (30바트)

          저녁 꼬치 1250원 (50바트)

(이동) 버스 100원 (4바트)
(간식) 캐롯주스 500원 (20바트)

          파인에플 250원 (10바트)
         오랜지주스2 1000원 (40바트)

         경기장안 주스3잔 750원 (30바트)

         맥주 500원 (20바트)

         쌀국수2 1000원 (40바트)

 (기타) 무예타이3등석입장료 12500원 (500바트)

           피씨방  750원 (30바트)


...................................... 총 21,100원

 


방콕 중심가에 있는 공원이다. 이 곳 근처 호텔에 머무는 서양인들이 여기저기 누워 했볕을 쬐는 곳이다











베트남 사이공에서 산 나이키 A급 짝퉁, 밑창이 편하다. 둘째발가락이 마디하나가 길다



이 곳 동상앞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앤지니어 친구가 오긴 왔다. 무예타이 경기장이 이쪽이 아니란다. 다시 카오산 쪽으로 갔다

 




3등석이지만 생각보다는 링에서 멀지않다. 두 손을 치켜든 것는 돈을 거는 신호다


사람들이 점점 몰려든다. 매일 경기가 있다고 한다


시합전의 세러모니다. 자신만의 특유의 몸짓으로 관중들의 시선을 끈다



돈을 거는 쪽으로 와 보았다. 자기가 건 선수가 킥 한 번 할 때 마다 으씨하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맞은편은 내가 앉았던 곳으로 돈을 안 걸고 보는 사람들 쪽이다. 한산하다

 





카오산 로드 매일 한 두 번씩은 왔다 갔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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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5 00:37 2005/04/25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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